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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우리는 가라앉지 않는다’ 2021 신진작가 공모 3인 초대전

대구 달서문화재단 웃는얼굴아트센터는 차세대 미술계를 이끌 신진작가를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한 ‘2021 신진작가 공모·초대전’을 11일부터 9월 11일까지 한 달간 달서갤러리에서 연다.이 전시는 ‘우리는 가라앉지 않는다’를 주제로 어려운 사회상황 속 예술에 대한 의지를 지닌 청년 작가들의 패기 넘치는 마음을 담고 있다.지난 5월 심사를 통해 엄선된 3명의 신진작가는 차례로 9일간씩 전시를 선보인다.이요한 작가는 평면 페인팅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프린팅 작업을 선보인다. 작가는 개인이 느끼는 결핍의 감정을 시각적 재구성을 통해 여러 공간에 형상화 시킨다. 종이로 분할된 작품들은 영화의 프레임처럼 상호 유기적 관계를 맺으면서 결핍의 감정이 축적되고 시간이라는 필터를 거쳐 기억들이 주관적으로 변형돼 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전시는 11일부터 19일까지.임지혜 작가는 매일 배달되는 신문을 가위로 오려 풀로 붙이는 콜라주를 만든다. 동시대 가장 교과서적인 이미지를 담고 있는 신문을 작가적 시각으로 해석하고 위트를 담아 재조합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비판과 풍자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뉴스 콜라주와 일상 속 즐거운 상상을 콜라주로 풀어내 동화 같은 풍경 속으로 초대하는 작업 두 가지를 보여준다. 전시는 23일부터 31일까지.미소 작가는 타인의 상실에 대한 애도를 작업으로 나타낸다. 전시장에는 사라진 시간, 공간, 존재까지 세 부류의 상실이 각기 어울리는 매체로 등장한다. 인터뷰 요청을 통해 사람들이 풀어내지 못한 상실과 그 사람의 일생을 회화와 영상으로 제작해 작가 스스로에게는 애도를, 보는 이에게는 타자의 상실에 대한 공감과 자기 삶의 위로, 그리고 우리가 직면한 어려움과 불안으로부터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 전시는 9월 3일부터 11일까지./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03

대구시향 마티네 콘서트“북유럽 정취 만끽하세요”

여름철 덥고 습한 날씨 속에 음악으로 청량감을 더해 줄 대구시립교향악단 ‘마티네 콘서트 Ⅱ : 북유럽 클래식’이 오는 5일 오전 11시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다.서늘한 북유럽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노르웨이의 그리그, 핀란드의 시벨리우스 작품을 대구시향 류명우 부지휘자의 지휘와 해설로 만난다.먼저 우리에게 친숙한 그리그의 ‘페르귄트 모음곡’중 4곡을 발췌 연주하는 것으로 막을 올린다. ‘페르귄트 모음곡’의 총 8곡 가운데 가장 유명한 ‘아침의 기분’을 비롯해 ‘아니트라의 춤’, 모두에게 친숙한 ‘솔베이그의 노래’와 ‘산속 마왕의 궁전에서’를 연주한다. ‘페르귄트 모음곡’은 노르웨이의 민속 설화를 소재로 쓴 희곡으로 게으르고 놀기 좋아하는 페르 귄트의 “인생의 방황과 기다림의 여정”을 곡으로 표현한다.이어 ‘북유럽의 쇼팽’이라 불리었던 그리그의 유일한 피아노 협주곡 ‘피아노 협주곡 가단조’중 제1악장을 들려준다. 정상급 피아니스트 정나영의 협연으로 선보이는 이 곡은 북유럽적인 서정성으로 가득 찬, 따스하고 밝으면서도 장중하고 민족적인 명곡이다. 암석이 많은 산악, 그것과 맞물린 해안, 안개에 젖은 짙은 조수의 내음, 그리그가 사랑했던 노르웨이의 정경과 민요풍 선율이 어우러진 매우 아름다운 곡이다.마지막 무대는 핀란드의 국민 작곡가로 칭송받는 시벨리우스의 ‘카렐리아 모음곡’이 장식한다.핀란드의 동남부 카렐리아 지방은 호수와 삼림이 가득하고, 풍부한 전설과 수많은 설화가 있었던 곳으로, 시벨리우스가 신혼여행지로 삼을 만큼 애착을 가졌던 곳이다. 러시아로부터 되찾아야 하는 빼앗긴 땅 카렐리아의 역사를 묘사하는 이 작품은 밝고 낭만적인 선율을 지니고 있어 오늘날 시벨리우스의 작품 가운데 대중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작품 중 하나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02

“포항 팝업전서 문화권리 행사하세요”

“문화도시 사업은 시민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문화로 삶이 변화하는 포항시를 만드는 과정입니다. 시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팝업전시를 준비했습니다.”(재)포항문화재단이 법정 문화도시 사업 2년 차를 맞아 그간 추진과정을 시민과 공유하고 소통을 위한 ‘문화도시 포항 팝업전시 문화시민청’을 오는 8일까지 꿈틀로 대안공안 298에서 운영하고 있다.이번 전시는 법정 문화도시 조성사업이 총 5년간 200억원 규모의 문화생태 구축사업으로서 다양한 정책사업을 펼치는 가운데, 추진과정에서 시민과 보다 밀접한 문화적 관계를 형성하고 시민사회의 이슈에 맞는 문화적 솔루션을 찾는 과정에서 시민과 소통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문화도시 포항 팝업전시 문화시민청’은 예비사업 과정을 거쳐 법정 문화도시 지정 이후 2년 간 추진해온 사업 중심의 ‘아카이브 전시’와 시민의 문화적 권리를 높이고 문화시민 성장을 통해 삶의 전환을 위한 ‘나의 문화권리 찾기’, ‘문화청원’으로 구성돼 있다.특히 ‘나의 문화권리 찾기’는 셀프 사진촬영 체험 형식으로 일상생활에서 침해되거나 포기한 시민의 문화적 권리를 생각해 보고 스스로 적극적인 문화권리 행사를 유도하고 있다.‘문화청원’은 ‘국민청원’에 착안해 시민들이 원하는 문화적 요구사항이나 희망하는 문화프로그램, 원하는 문화적 환경 개선 등을 언제든지 요청할 수 있는 소통채널이다. 이번 전시과정에서 수렴된 내용을 바탕으로 별도의 온라인 소통플랫폼을 구축해 시민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할 계획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02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을 수 있을까?

대구 행복북구문화재단 어울아트센터 갤러리 금호·명봉은 기획전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을 오는 9월 11일까지 연다.이번 전시는 ‘코끼리를 어떻게 냉장고에 넣을 수 있을까?’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시작된다. ‘사고의 전환’을 요구하는 이 질문은 사람들에게 있어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기도, 다양한 수학, 물리학적으로 접근해 다양한 답변을 내놓기도 한다. 이러한 답들은 ‘정답’을 떠나 각자의 시선에서의 사고 전환이 전제돼 있다.청년 작가들의 생각과 작업 방법 또한 이 답들과 유사하다. 류현민, 변카카, 신명준, 이승희, 홍희령 5명의 청년작가는 고정관념을 탈피한 유연한 사고로 실험적인 시각을 작품에 반영했다.류현민은 이상과 실재의 간극 속에서 불완전한 주체의 실패와 상실에 주목해 작업한다. 작품 ‘다른 어딘가(Somewhere else)’는 수평선 너머를 응시하고 있는 작가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이 사진을 가리고 있는 야자수 패턴의 패브릭, 선풍기로 구성돼 있다.신명준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방치된 사물을 수집해 가치를 부여하고, 새로운 공간으로 재공간으로 표현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전시에 출품한 ‘Object Room’, ‘Green Object’, ‘Green Screen’은 녹색 오브제들의 파편들을 작가만의 새로운 시각으로 재배치하고, 새로운 가치를 찾고자 했다. 변카카作 이승희의 ‘집(Zip)’은 바퀴 달린 나무배와 길게 뻗어있는 집 구조물, 도시의 풍경을 담은 영상으로 표현된다. 관람객은 밧줄을 통해 집 내부로 들어가 영상을 볼 수 있다.변카카는 크레용과 파라핀 왁스를 활용해 만든 인간 형태의 조각 ‘통제(Restraint)’를 통해 삶과 죽음을 표현한다. 벽에 기댄 조각은 흔적을 남기며 닳아 없어지는 모습을 표현했다.홍희령의 ‘여기가 지상낙원 Ep2’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 진정한 지상낙원이 어디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관람자는 전시장에 놓인 빈백(Beanbag) 의자에 앉아 전시장을 떠돌아다니며 공중에 매달린 액자 속 숫자를 망원경으로 볼 수 있다. 액자 속 숫자는 세계 각 유명 휴양지의 좌표를 의미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02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웰컴 홈: 향연’‘RM 효과’ 개막 한 달 만에 2만 명 발길

대구미술관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웰컴 홈: 향연’이 개막 한 달 만에 2만여 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가며 온·오프라인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대구미술관 ‘웰컴 홈: 향연’은 이건희 컬렉션 중 대구에 기증된 21점을 소개하는 특별전으로 지난 6월 29일 공개했다. 첫날부터 매진된 특별전은 여름방학 및 휴가철에도 연일 매진돼 전시 종료일인 오는 29일까지 약 4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이와 함께 지난 주 방탄소년단 공식 트위터에 올라온 ‘RM 인증샷’이 화제를 모아 대구미술관 특별전에 대한 온·오프라인 열기가 한층 뜨거워졌다.대구미술관 인스타그램의 관련 포스팅에는 ‘가야할 이유가 한 가지 더 생겼네’, ‘헐… 이게 머선일인강니’, ‘서울아니고여?? 대박’, ‘방탄이 우리랑 같은 작품을 보고 간건가!’, ‘나의 전시욕구를 일의켜주는 주니님 대구까지 어떻게 가지’, ‘If I happen to visit Korea, I will directly visit here.(한국을 방문한다면, 여길 직접 가봐야지)’와 같이 한국어뿐만 아니라 영어, 스페인어, 아랍어, 프랑스어 등 다양한 외국어 댓글이 하룻밤 사이 250여 개 올라왔다.대구미술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RM 방문 소식을 확인한 관람객들은 버킷햇 등 RM과 비슷한 의상과 포즈로 동일한 장소에서 인증샷을 남기기도 하고 사진 속 작품인 유영국 ‘산’(1970’s) 시리즈를 더욱 관심 있게 관람하기도 했다. 전시 관람의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된 ‘RM 오마주’는 전시 종료까지 진풍경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최은주 대구미술관장은 “SNS에 RM 방문 소식이 올라간 다음 날부터 모자를 쓰고 사진 찍는 관람객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그 자체로도 남녀노소 관심을 가졌지만 RM 방문 이후 전시를 흥미롭게 감상하고, 즐기는 분들이 더욱 많아졌다”고 말했다.이번 특별전에서는 이인성 ‘노란 옷을 입은 여인상’과 이쾌대 ‘항구’, 서동진 ‘자화상’, 서진달 ‘나부입상’, 문학진 ‘달, 여인, 의자’, ‘변종하 ‘오리가 있는 풍경’, 유영국 ‘산’ 시리즈, 김종영 ‘작품 67-4’등 이건희 컬렉션 21점과 대구미술관 소장품 및 대여 작품 20여 점도 함께 전시해 대구미술관 기증 작품의 가치를 더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01

“마음을 풍요롭게 바꾸어 놓는 미술의 힘”

“미술은 단순히 여가활동이나 치료의 일환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힘들게 살아가는 이들의 마음을 풍요롭게 바꾸어 놓는 힘이 있습니다.”지역에서 몇 안 되는 미술치료사인 김윤희 맘꽃놀자아트테라피체험농장 대표의 말이다.김 대표는 평소 야외 활동이 어려운 부모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연(연꽃) 농장에서의 체험을 통한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게 하는 미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그의 미술 프로그램은 기존 회화 방식이 아니다. 연잎을 활용하는 체험, 연자방 공예, 주위 나뭇가지, 꽃 등 다양한 자연 매체를 활용해 표현 방식과 소통 구조를 탐색하는 활동으로 진행된다. 지난달 31일 포항시 북구 매산리 그의 체험농장에서 농산물과 미술, 미술과 자연 그리고 치료가 필요한 이들에게 어떻게 접목 시킬 수 있는지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눴다.-미술치료란 무엇인가.△현재는 임상미술상담이라고 명칭이 바뀌었으나 통상 미술치료라 쓰고 있다. 여러 정서적 신체적 문제 활동의 보완 대체요법의 한 분야이며, 의학적 치료과정에서 시너지 효과를 준다. 다양한 미술 매체를 사용해 내담자가 감정이나 내면세계를 표현하여 기분이 이완되도록 하여 스트레스를 줄인다. 크게 두 가지 범주로 나누는데, 스스로 작품에 몰입하면서 내면의 불안감과 갈등을 극복하는 방법, 두 번째는 내담자가 자신의 욕구나 스트레스를 작품에 표현하는 방법으로 치료사가 상징적인 요소를 파악하면서 상담하고 치료를 진행한다.-맘꽃놀자아트테라피체험농장을 개원하게 된 계기는.△대구에서 미술치료사로 활동을 하다가 포항 굿네이버스에서 근무를 잠깐 하게 되었다. 시원한 포항 바닷가에서 파도 소리를 들으며 작은 조개껍질을 줍고, 예쁘게 생긴 아기 주먹만 한 돌을 주우면서 내가 힐링이 되는 것을 느꼈다. 우리 아이들도 이 자연과 가까이 키워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3년의 긴 귀농 준비를 마치고 2017년에 귀농하여 이제 5년차 농부가 되었다. 오랜 고민 끝에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연(蓮)을 선택했다. 연은 은은한 향이 있으며(코), 푸른 잎과 꽃이 편안함을 주고(눈), 연잎차, 연잎밥. 연자, 연근 등 버릴 것 없이 모두 건강한 먹거리(입), 만들기 재료(촉감)로도 충분하다. ‘맘꽃놀자’의 맘은 마음과 엄마를 뜻한다. 꽃은 자연과 아이의 뜻을 품고 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마음껏 놀자’의 의미도 있다. 맘꽃농장에 오는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농장 이름을 짓게 되었다.-체험농장을 열기까지 대표님이 쌓아온 이력은.△미대를 졸업하고 학원에서 그림을 가르치면서 정말 다양한 아이들을 만났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심리에 대해 궁금한 것들이 많아지기 시작했고, 대학원에서 미술치료를 공부해 ‘재활심리치료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내담자 부모교육도 중요했기에 감정코칭 강사, MBTI(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 전문자격, 연근 수확을 위해 포크레인 기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식물에 대해 더 알아야 했으므로 복지원예사 자격증까지 땄다. 지금도 끊임없이 노력 중이다. 시청에서 매년 개설하는 농업 관련 수업에 늘 참석하고 있다.-체험농장의 주요 프로그램을 소개해 달라.△주요 활동은 연을 활용한 체험들이다. 연자방을 활용한 만들기, 연잎 차 만들기, 연밥 만들기, 원예 활동, 장애 아동을 위한 미술 활동, 자연 매체 탐색 후 활용 미술, 연밭 둘레길 산책, 집단미술 활동, 미술치료, 부모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자연과 미술을 결합한 맘꽃놀자아트테라피체험농장이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과연 효과가 있을까.△물론이다. 대부분 사람에겐 자연 귀소본능이란 것이 있다. 우리가 자연에 가면 마음이 편해지는 이유이다. 미술치료의 효과는 검증이 되어있으니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사실 원예치료에서도 자연에서 살아있는 식물이 주는 치료 효과에 대해 효과를 검증하는 논문들이 수도 없이 많이 나와 있다. 자연 매체를 다루어 활동하는 미술은 말할 것도 없이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생각한다.-미술 치료사로서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미술이라고 하여 꼭 미술 도구를 들고 그림을 그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 미술은 마음이 투사되어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마음 표현을 자연스럽게 배워나가는 과정이다. 모든 색에도 파장이 있다. 적외선 치료는 붉은색 파장으로 물리 치료를 한다. 이처럼 한 가지 색도 자체에서 나오는 파장이 나에게 영향을 준다. 모든 매체도 그렇다. 움직이지도 않고 크지도 않다고 영향이 없는 것이 아니다. 작은 자연 매체에도 큰 자연이 모두 들어가 있다고 생각한다.-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지금 이 자리에 제대로 갖춰진 교육농장과 치료농장을 짓고 싶다. 아이가 변화하려면 집에 오래 함께 있는 부모에게 먼저 변화하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 아이, 성인 미술치료 활동도 하겠지만, 부모교육을 많이 다루고 싶다. 마음이 편안한 엄마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마음도 몸도 건강하다. 아이들이 맘꽃농장에서 자연을 제대로 접하며 입만 벌리고 웃는 가면 웃음이 아닌 마음에서 우러나는 진정한 웃음으로 아픈 마음 힘든 마음이 눈 녹듯 사라져버리길 바란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01

천마 그레이스 코러스, 15일까지 2차 단원모집

김산봉 지휘자 행복한 합창단을 추구하는 천마 그레이스 코러스(합창단)가 15일까지 단원을 모집한다. 지난 6월에 창단된 천마 그레이스 코러스는 영남대 천마아트센터의‘천마아트센터 예술단 아카데미’상주단체로 매주 수요일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고 있다. 만 50세(40대도 가능) 이상 여성으로 노래를 좋아하는 마음과 열정만 있다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천마 그레이스 코러스는 탁월한 해석력과 음악성으로 대구·경북 아마추어 여성 합창단을 이끄는 김산봉 지휘자가 이끌고 있다. 현재 장현숙 단장 등 20여 명의 단원이 활동 중인 그레이스 코러스는 35명을 목표로 2차 단원을 모집 중이다(월회비 5만원). 모두가 행복한 합창단, 모두에게 행복한 합창단을 목표로 열심히 훈련 중인 그레이스 코러스는 오는 12월 연합 송년 음악회를 시작으로 찾아가는 음악회, 봉사음악회, 특별연주회, 초청연주회 등으로 많은 사람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 김산봉 지휘자는 계명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영남대 합창 지휘 음악학 박사를 수료, 고령군소년소녀합창단, 대구레이디스 코러스, 대구중구청여성합창단 지휘자 등을 역임하고 현재는 천마 그레이스 코러스와 영남일보·대백여성·수성문화재단·구미새마을여성·고령군문화원합창단 지휘를 맡고 있다. 또 대구 합창연합회 부회장, 가야 합창연합회 회장, 음악이 흐르는 도시 대표(TBC 합창 페스티벌 음악감독)으로 지역의 합창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단원 신청은 천마아트센터 홈페이지(www.cmac.ac.kr) 공지사항에서 신청서를 다운로드 후 caruso30@naver.com으로 접수하면 된다. /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2021-08-01

“뇌를 알면 나를 안다?” 뇌에 관해 궁금하다면…

왜 뇌는 당신의 뇌처럼 진화했을까? 누가 봐도 확실한 답은 ‘생각하기 위해서’다. 우리는 흔히 뇌가 일종의 ‘상향 진보’ 방식으로 진화했다고 추정한다. 말하자면 하등동물에서 고등동물로 진화해서 피라미드 맨 꼭대기에는 어떤 동물들보다도 더 정교하게 설계된 ‘생각하는 뇌’인 인간의 뇌가 있다는 식으로 가정한다. 리사 펠드먼 배럿 미국 하버드대 법·뇌·행동센터의 수석과학책임자는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더퀘스트)에서 우리 뇌가 생각하기 위해 진화했다는 발상은 인간 본성에 대한 엄청난 오해들의 근원이 돼왔다고 주장한다.저자는 “일반적으로 뇌는 사고를 위한 기관으로 여겨지지만 뇌는 생각하기 위해 있는 게 아니다”라고 단언한다. 뇌는 몸에서 뭔가 필요할 때 충족시킬 수 있도록 자동으로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인 ‘알로스타시스’(Alllostasis·변화를 통해 몸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능력)를 해내는 기관이라고 말한다. 에너지가 필요하기 전에 그 필요를 예측하고 가치 있는 움직임을 효율적으로 만들어내면서 생존을 위해 신체를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즉, 인간의 뇌가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작은 벌레에서 진화해 아주아주 복잡해진 신체를 운영하는 것이라고 요약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7-29

재미와 감동의 시집 ‘마주보기’… 국내 첫 완역판 출간

“슬픔은 금방 사라진다./슬픔은 쉽게 찾아오지만 매번 또 사라진다./이렇게 우리를 들었다 놓았다 한다./영혼은 점점 길들여진다.”- 에리히 케스트너 ‘누구나 아는 슬픔’ 중독일 작가 에리히 케스트너(1899~1974)의 대표 시집 ‘마주보기’(이화북스출판사)는 1980년대 후반 서정윤 ‘홀로서기’, 도종환 ‘접시꽃 당신’과 함께 국내 시집 붐을 일으켰던 베스트셀러 시집이다.이화북스출판사가 2004년에 다른 출판사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정식 계약판으로 출판됐다가 절판된 ‘마주보기’를 국내 최초 완역판으로 최근 출간했다.캐스트너가 1936년 발표한 이 시집의 원제는 ‘에리히 캐스트너 박사가 시로 쓴 가정상비약’이다. 삶에 지치거나 감정이 메마를 때, 사랑이 떠나갈 때, 결혼 생활이 위기에 빠질 때, 나이 드는 게 슬플 때 등 여러 상황과 감정에 맞춘 처방전 같은 시들을 선사한다.‘호주머니가 텅텅 비었을 때’, ‘정치에 식상했을 때’, ‘사랑을 잃었을 때’ 등등의 경우에 맞춤형의 짧고 쉬운 시를 통해 올곧고 순수한 인간의 마음을 노래하며 병든 인간혼을 교정하고 정화하고 치료한다.시인 캐스트너 역시 문학은 동시대의 아픔을 담아 가장 쉬운 말로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문학관을 바탕으로 이 시집을 썼다고 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7-29

우리가 몰랐던 조선시대 여성들은 어땠을까?

엄격한 유교 사회였던 조선시대에서 여성들은 순종과 인내를 미덕으로 살아갔다. 황진이, 허난설헌, 신사임당 같은 상황적 한계를 뛰어넘어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고자 했던 뛰어난 여성들이 있었는가 하면 남성 위주의 가부장적 사회에서 그늘과 같은 존재로 여성으로서의 억압된 삶을 살아야 했던 많은 여성이 있었다.‘또 하나의 조선’(한겨레출판)은 신분상으로는 밑바닥 여종에서 왕비까지, 지역으로는 남녘 산골 촌부에서 한양 마님까지, 나이로는 10대 소녀에서 여든 할머니까지, 정사(正史)라고 하는 실록이나 양반 남성의 문집으로 구성되는 조선 ‘너머’의 조선 이야기를 담았다.‘우리가 몰랐던 조선시대 여성들 이야기’를 주제로 그늘에 가려져 있던 주변적 여성 52명의 삶을 조명한다. 여자라는 이유로 자신의 개성과 재능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기조차 버거웠던 시대, 저마다의 방식으로 자취를 남긴 여성들이다.책은 장희빈, 대장금, 황진이처럼 널리 알려진 인물들을 비롯해 ‘음란하고 아름다웠던’ 낙안 김씨, 당대에선 드물게 여식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 담긴 성장기의 주인공 숙희, 마을을 돌며 근심을 위로했던 무녀(巫女) 추월, 상속받은 액수의 세 배로 재산을 불린 ‘자산 관리의 달인’ 화순 최씨 등 시대의 한계와 인간의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여성들의 다채로운 서사를 담았다.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인 저자 이숙인은 이번 책에 대해 “자료가 남아있어도 주목되지 않은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데 사소한 기록 하나 없이 자신의 삶을 살아내었을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을 것인가. 이 책은 짧게나마 기록에 남은 자들을 통해, 소외되었던 여자들을 기억하려는 시도이다”라고 말한다.이 책의 1부 ‘구체적으로 살고 입체적으로 존재하다’는 자신의 운명 안에서 나름대로 개성 있게 살았으나 ‘시대가 주목하지 않았기에’ 상대적으로 사소하게 여겨진 여성들에 관한 이야기다. 일례로 경북 칠곡 지역에서 칠십여 생을 살다 간 신천 강씨는 딸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점잖게 박제된’ 양반가 여성의 이면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첩을 들인 남편에 대한 울분을 토로하고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강씨의 목소리는 500년 전을 살던 한 여성의 솔직하고 인간적인 모습을 날것 그대로 전한다. 이렇게 역사 속 인물을 입체적으로 해석하는 작업은 2부 ‘성녀와 마녀의 프레임을 넘어’에서도 돋보인다. 허난설헌, 대장금, 논개 등 상대적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여성들도 낯선 맥락 속에 배치될 때 기존의 도식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난다.황진이는 남성의 시각으로 재단돼온 ‘사랑의 화신’이나 ‘성녀(聖女)’ 같은 상징을 벗고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거듭난다. 저자는 또한 우리에게 폐비 윤씨로 더 잘 알려진 제헌왕후가 ‘현숙한 왕비’에서 도저히 중전 자리에 둘 수 없는 악녀가 되는 데 걸린 고작 7개월의 시간을 따라가며, ‘구성된 죄’의 전후를 살핀다. 장희빈에게서 300년 넘은 ‘악녀’ 꼬리표를 떼어낸 뒤, 그녀가 냉엄한 역사 현장에서 겨우 열 살 남짓한 아들의 미래를 기원했던 평범한 여자였음을 설명하기도 한다.책은 ‘공식적인’ 가부장제 사회에 각자의 방식으로 균열을 시도했던 여성들의 상처와 성취를 동시에 들여다보기도 한다. 3부 ‘닫힌 운명에 균열을 내다’에서는 주로 그 치열한 분투를, 4부 ‘시대의 틈에서 나를 꽃피우다’에서는 크고 작은 성취를 볼 수 있다. 성범죄 가해자를 직접 응징하고 자수한 김은애, 20세에 과부가 돼 늙고 가난한 시부모를 부양하던 중 ‘음란하다’는 헛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박씨 부인, ‘열녀’가 당사자의 뜻이라기보다 다양한 시선에 의해 주문되고 제작됨을 보여주는 배천 조씨 등은 지금의 우리가 과연 그들로부터 얼마나 나아갔는지, 또는 얼마나 겹쳐 있는지를 돌아보게 한다.시대의 한계와 운명에 기꺼이 도전하는 여성들의 모습은 가슴 벅찬 울림을 준다. 여자들의 외출이 엄격히 규제됐던 사회에서 ‘여행’에 승부를 건 두 여성, 남의유당과 김금원이 만들어낸 풍경들은 호쾌하고 통쾌하다. ‘밥이나 하고 옷이나 만들던’ 여자들의 일을 지식의 영역으로 체계화한 이빙허각, 당시 일반적이던 도피로서의 여성 불교가 아니라 창조적이고 적극적인 여성 불교의 힘을 보여준 이예순, 글과 시로 고통을 치유하고 존엄을 회복한 김호연재와 김삼의당 등은 강하고 명민한 여성들의 아름다운 성취를 보여준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7-29

제임스 홀리스가 탐험한 인생의 지혜를 말하다

“지금 삶이 힘든 건 결국, 아직 나를 모르기 때문이다.”‘나를 숙고하는 삶’(마인드빌딩)은 ‘내가 누군지도 모른 채 마흔이 되었다’, ‘나는 이제 나와 이별하기로 했다’의 저자이자 저명한 융 심리학 전문가인 제임스 홀리스가 인생 후반기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담긴 책이다.제임스 홀리스는 ‘나를 숙고하는 삶’을 통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가장 충만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사는 지혜를 스스로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다.저자는 시인과 소설가, 철학자, 심리학자들의 문장에서 얻은 깨달음과 상담자들과의 다양한 면담 사례, 도스토옙스키, 융, 니체, 러셀 등 여러 예술·철학자들의 작품을 인용하며 그가 탐험한 인생의 지혜를 전한다.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쯤, 결국 자기 내면과 진심 어린 대화를 나누며 삶의 의미에 대해 깊이 숙고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나를 찾는 여행이자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발견할 수 있는 지름길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인간의 마음은 탐색하는 마음이어야 한다. 인간의 잘못을 탐색하는 마음, 실패를 탐색하는 마음이어야 한다. 인간의 마음은 인간의 잘못을 탐색할 때 비로소 인간의 마음이다.”(335쪽)/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1-07-29

“한국화만의 에너지 느껴보시죠”

김선두 작가 “지루할 겨를 없이, 한국화만이 갖고 있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흐름의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경주엑스포대공원 솔거미술관 한국화 특별전 ‘산모롱이 느린 선 하나’ 전시에 함께하고 있는 서용 작가와 김선두 작가는 전시 참가의 의미를 이같이 밝혔다.한국화의 거장으로 손꼽히는 이종상 선생의 제자인 두 사람은 다른 분위기의 화풍으로 각자의 한국화를 그려내고 있다.‘천상언어’ 시리즈로 이번 전시에 참여한 서용 작가는 둔황 벽화 연구를 바탕으로 전통적인 벽화기법을 현대적으로 재창조해낸다.서용 작가는 “무당이 신의 말을 전하듯이 나는 꽃으로, 나무로 또는 바람으로 들었던 신의 말을 그림이라는 도구로 풀어놓는다”고 작품관을 전했다.‘천상언어’ 작품들은 부처의 일대기를 함축적으로 그려낸 변상도의 일부다. 변상도는 불교 경전의 내용이나 그 교의를 알기 쉽게 상징적으로 그린 그림을 나타낸다.서용 작가는 “작품은 보는 사람의 해석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다”며 “예술을 통해 사람들이 기쁨과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이 신의 뜻을 전하는 작가의 의도가 맞닿은 것이다”고 강조했다.서용 작가가 막고굴 벽화 연구를 통한 짙은 인상의 화풍을 그려낸다면 김선두 작가의 작품은 풍경 중심의 편안함으로 대표된다.김선두 작가는 ‘느린 풍경’과 ‘낮별’ 시리즈로 이번 전시에 참여했다. 그의 작품은 전통 한국화 기법인 이동시점을 극대화해 풍경 안에서의 시점을 매개로 인간도 자연의 일부임을 해학과 풍자로 표현한다.기술적 특징으로는 장지에 수십 번 색을 쌓아 올려 유화와는 다른 은은하고 밝은 한국화의 특징을 여실히 보여준다. 서용 작가 그는 “전통적인 기법에 내용은 이 시대의 것을 접목하려고 노력한다”며 “방식은 전통이지만 관점을 달리하면 한국화도 새로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또 “진경산수와 같은 풍경에 동물과 반사경 등을 매개로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며 “반사경을 통해 삶의 속도를 줄이고 뒤를 돌아볼 수 있는 느림과 한 곳에 시선이 집중돼 주변 풍경을 보지 못하는 새와 곤충 등을 통해 삶의 깨달음을 전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서용과 김선두 작가는 중견 한국화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한국화를 새롭게 조명하는 이번 전시에 대한 남다른 기대감을 남겼다.이들은 “한국화를 범주로 하는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한국화의 콘트라스트를 폭넓게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한국화만이 갖고 있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흐름을 갖는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입을 모았다.솔거미술관 한국화 특별전 ‘산모롱이 느린 선 하나’는 오는 10월 3일까지 계속된다. /윤희정기자

2021-07-28

인디플러스 포항, ‘단단한 영화전’ 개최

포항문화재단 독립영화상영관 인디플러스 포항은 오는 30일부터 31일까지 단단한영화전 ‘서울독립영화제 순회상영회 인디피크닉 2021’을 상영한다. 이번 상영회에서는 서울독립영화제 2020의 화제작 7편을 만나볼 수 있다.올해로 18회를 맞는 순회상영회 인디피크닉은 독립영화의 저변확대와 지역 및 부문의 상영 활동 지원을 목적으로 전년도 서울독립영화제의 상영작을 소개해왔다. 인디피크닉 2021은 총 7개의 단편 섹션으로 구성돼 있다. 인디플러스 포항에서는 7개의 섹션 중 서울독립영화제 수상작 모음인 ‘단편1: K-하이퍼리얼리즘’과 독립영화에 떠오르는 라이징 스타 변중희 배우에게 독립스타상을 안겨 준 ‘실버택배’를 포함한 ‘단편2: 허스토리, 귀를 기울이다’를 상영한다.특히 이번 인디피크닉 2021에서 주목할 부분은 단편 중심으로 관객들 앞에 나섰다는 것이다. 변화된 배급 환경에서 단편영화가 관객을 만나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서울독립영화제는 많은 지역과 극장들을 통해 상영의 장을 만듦으로써 단편영화 활성화에 보탬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선한 취지와 독립영화의 새로운 활기를 위해 지역과 극장들도 동참하고 있다.‘단편1: K-하이퍼리얼리즘’은 서울독립영화제 2020 수상작 섹션으로 삶에서 무언가를 잃고, 유령이 돼버린 두 연인의 일상을 표현한 단편 애니메이션 ‘유령들’(우수단편상), 변해가는 창신동의 풍경을 주인공 명선을 통해 보여주는 영화 ‘실’(단편대상), 영구임대아파트단지에 살아가는 가양7단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가양7단지(최우수단편상)’ 등 총 3편으로 구성돼 있다. 부제처럼 한국의 하이퍼리얼리즘이 무엇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줄 예정이다.엄마와의 이별에 대비해 엄마를 기록하는 딸의 이야기를 다룬 단편 애니메이션 ‘나와 승자’, 최선을 다해 살아온 평범한 사람이 인생의 끝을 재앙으로 맞지 않기 위해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실버택배’(독립스타상), 가장 친밀한 사람의 고통을 외면하려는 사람의 이야기인 ‘자매들의 밤’, 몸이 아프고 난 후 다시 느끼는 세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여름의 나무들’ 등 총 4편은 ‘단편2: 허스토리, 귀를 기울이다’에서 만나볼 수 있다. 여성 감독들의 감성과 섬세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7-28

‘미술점빵’에서 만나는 예술가와 시민

대구 지하도 유일한 문화예술거리인 아트랩(ArtLab):범어(전 범어아트스트리트)는 팝업스토어 ‘미술점빵 in 범어’를 오는 8월 20일까지 지하도 범어역 11번 출구 앞 스페이스1 전시장에서 진행한다.‘예술을 파는 점포’라는 의미를 담은 ‘미술점빵 in 범어’는 범어아트스트리트의 새 이름 ‘아트랩(ArtLab):범어’로서 처음 선보이는 프로그램으로, 미술작품과 굿즈를 판매하는 팝업스토어다. ‘미술점빵 in 범어’는 일상 공간에 작가와 시민의 교류의 장을 마련함으로써 작품 구매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저변을 확대하고자 마련됐으며, 관람에서 구매와 판매까지 이어지는 환경 조성을 통해 지역 작가들의 창작·창업활동 영역의 확대를 도모하고자 기획됐다.팝업스토어에서 소개되는 작품들은 주로 회화 작업으로 구성된다. 작품에 대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작가들이 현장에 상주하며 구매자들과 직접 대면하며 작품에 대한 설명을 나눌 예정이며, 작품 또한 접근성이 쉬운 가격대를 바탕으로 판매함으로써 시민들은 보다 쉽게 문화향유를 할 수 있다.팝업스토어는 대구문화재단의 아트랩:범어, 대구예술발전소, 가창창작스튜디오 입·출신 작가를 비롯해 대구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김윤경, 민주, 박규석, 박지연, 변지현, 이향희, 조원득, 황해연 등 8명의 작가들이 일주일 단위로 2명씩 본인들의 작품과 굿즈를 진열해 점포를 운영한다.30일까지 열리는 1회차 참여 작가는 김윤경, 박지연 작가다. 김윤경 작가는 ‘빛, 색, 순환하는 이미지’라는 키워드로 오래된 그림이나 조각, 흑백 사진 등을 활용한 패러디의 반복을 통해 원본과 복제의 의미를 환기시킨 작품들을 선보인다. 박지연 작가는 한쌍으로 인식되는 물체들 중 하나의 부재에 대한 이야기를 ‘여기에 남은 선명한 자국, 시각의 틀, 흔적들’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낸다.2회차(8월 2∼6일)는 이향희, 박규석 작가가, 3회차(8월 9∼13일)는 황해연, 변지현 작가가 참여하며 마지막 4회차(8월 16∼20일)는 민주, 조원득 작가가 ‘미술점빵 in 범어’를 운영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7-27

해설이 있는 ‘백조의 호수’ 더 깊은 감동

포항문화재단이 오는 31일 오후 3시와 6시 하루 두 차례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유니버설발레단의 해설이 함께하는 백조의 호수’공연을 개최한다.세기를 넘어 관객을 매혹시키는 최고의 클래식 발레 ‘백조의 호수’는 차이콥스키의 음악, 클래식 발레의 거장 마리우스 프티파와 레프 이바노프의 안무로 대표되는 작품으로 백조들의 군무와 호숫가 장면이 관람의 백미로 꼽힌다.발레 ‘백조의 호수’는 낮에는 백조로 변하는 마법에 걸린 공주 오데트와 그를 구하려는 왕자 지크프리트의 사랑 이야기로, 고난도 군무와 화려한 의상 등으로 유명한 명작발레다.특히 호숫가 장면의 백조 군무, 왕궁의 화려한 세트와 의상, 어릿광대의 고난도 테크닉, 발레리나의 32회전 푸에테(Fouett00E9), 각국의 캐릭터 댄스, 흑조 파드되 등 드라마틱한 내용과 볼거리로 초연 후 100년이 지난 현재까지 대중의 사랑을 받고있는 최고의 클래식 발레다.이번 공연은 전막을 챔버 버전으로 줄거리와 무관한 춤을 생략하는 대신 해설을 곁들여 짜임새 있게 구성함으로써 발레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더라도 누구나 쉽게 감상할 수 있도록 기획했고, 아시아 최초 마린스키발레단 솔리스트를 역임한 유니버설발레단 유지연 부예술감독이 해설을 맡아 공연을 이끌 예정이다. 유니버설발레단은 1984년 설립된 한국 최초의 민간발레단으로 1985년부터 해외투어를 시작해 발레의 변방이나 다름없던 한국 발레를 세계 무대에 소개해 왔다. 그 결과 창작발레 ‘심청’과 ‘춘향’을 발레의 본고장 러시아와 프랑스에 역수출하는 성과를 낳기도 했다. 이외에도 지난 36년간 3천여 회 국내외 무대를 누비며 명실상부 한국을 대표하는 발레의 명가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공연은‘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사업 민간예술단체 우수공연 프로그램’선정을 통해 추진되는 것으로,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며 작품성 및 대중성 등에서 검증된 민간우수 예술단체의 작품을 지역에 유치해 문화 향유 신장에 기여하는 취지로 진행된다.박창준 포항문화재단 문예진흥팀장은 “코로나19로 위축된 현 상황에서도 방역과 거리두기 좌석제 운영 등으로 시민들의 최소한으로 누릴 수 있는 문화 향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많은 관람을 부탁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7-27

“내 그림을 보는 순간 즐거움이 전해지길”

윤경희 청바지 작가 포항 화단의 ‘청바지 작가’ 윤경희(58) 작가의 작업은 독특하다. 그는 청바지를 꿰매고 잘라 화면에 오브제로 사용하는 다른 작가들과 달리 청바지를 캔버스로 사용한다.특히 5년 전부터 선보이고 있는 ‘빽 있는 여자’ 연작은 많은 이들로부터 획기적이고 재미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포항시 북구 신흥동에 있는 작업실에서 만난 윤 작가는 인터뷰 요청에 자신이 대단한 뜻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며 손사래부터 쳤다. 지난 25일 윤 작가와 만나 나눈 그의 삶과 작품 이야기를 정리한다.-청바지에 명품가방을 그리는 청바지 작가로 유명하다.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2010년쯤 나름 큰돈 들여서 산 내 청바지가 낡아서 못 입게 되었는데 버리자니 아깝기도 해서 어떻게 해서라도 살려 볼 방법을 고민해보다가 사용하게 됐다. 좀 멀쩡한 부분을 잘라서 판넬 위에다 콤퍼지션(composition)을 잡으면서 자르고 붙여서 캔버스로 사용한 것이 시작이다. 낡은 청바지의 재활용(recycle)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나는 낡은 청바지의 ‘화려한 변신’이라고 부른다.-작품 제작과정과 작품이 주는 의미를 소개한다면.△시작은 내 낡은 청바지로 시작했지만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청바지의 역사와 변천사 등등 흥미로운 요소들을 많이 접하게 되었다. 또한 청바지로 인한 환경문제까지도 알게 되었다. 내 작업으로 인해 아주 조금이지만 환경문제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다. 제작과정은 먼저 낡은 정도에 따라 색바램이 다른 여러 가지의 청바지 천을 자른 후 계획한 그림 사이즈의 판넬 위에 콤퍼지션을 잡은 후 붙여서 말린다. 그다음 그리고자 하는 그림을 세밀하게 스케치한 후 스케치에 따라 젯소(석고와 아교를 혼합한 재료) 작업을 한다. 젯소 작업을 하는 이유는 청바지의 고유 색이 올라오기 때문이다. 완전히 마른 후 유화로 스케치된 그림을 그린다. 두께감이 없는 아크릴 대신 유화를 쓴다. 소재 선정에서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이다.-살면서 오직 한 가지만을 추구하는 것은 ‘절대 고독한 일’이 아닐까.△결론을 말하자면 ‘절대 고독’ 일 수도 있고 ‘절대 환희’ 일 수도 있다. 나에게는 양자가 공존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고독’을 없애기 위해 여러 가지 행위들을 하지만 나는 고독하기 때문에 그림을 그리고 그림을 그리는 순간만은 너무나 즐거운 환희를 느낀다. 그림은 나에게 있어서 인생 그 자체다. 살면서 그림과 떨어지려고 여러 가지 다른 직업들을 가져보기도 했지만 결국은 그림 속에서 살고 있다. 옛날 초등학교 시절 소년동아일보 주최 어린이 사생대회에서 입선했을 때 부상으로 받은 크레파스가 지금도 또렷이 기억난다.-‘빽 있는 여자’ 연작을 그리는 이유는.△초기에는 풍경화나 꽃그림 등을 그렸는데 낡은 청바지의 의미와는 크게 느낌이 와 닿지 않았다. 소재를 찾기 위해 고민하던 중 가까운 친구가 늦은 결혼을 하면서 소위 명품이라는 백을 나에게 선물로 주었다. 순간 느낌이 왔다. 낡은 청바지 위에다 명품 백(bag)을 그리자. 그 후 줄곧 ‘빽’을 그리고 있다. 명품 백을 사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명품 백을 손에 넣기 전까지는 허영이 가미된 가슴 떨림으로 가득하지만 백을 사는 순간 고가의 명품 백은 중고가 되고 만다. 중고가 되어도 명품은 명품 백이지 하면서 스스로 위안을 삼으며 살아간다. 이런 마음과 생각들을 내가 그리고 싶은 것이다. 낡은 것이 있으니까 새것이 돋보이고 값싼 것이 있으니까 값비싼 것이 잘 보이는 것 아닐까. 때로는 낡은 명품가방을 그리기도 하지만 때로는 백화점 진열장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가방을 그리기도 한다. 명품을 사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허영심과 가슴 떨림을 그대로 전하고 싶어서다. -포항시립미술관 도슨트(전시물 설명 안내인)로도 10여 년 활동하고 있는데 그림 인생에 어떤 도움을 주나.△내가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에게 미술관에서의 관람예절과 그림 감상하는 방법과 창작이란 것을 가르쳐주기 위해서 도슨트 교육을 받았다. 그후 나에게는 쉬운 미술 작품인 듯한데 관람객들이 어려워하는 것을 보면서 도슨트의 필요성을 느꼈다. 내가 남에게 물질적으로는 도움을 준 적은 많지 않지만 도슨트 활동을 하면서 정신적으로도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보람이라고 할 수 있겠다. 도슨트 활동을 하면서 아직까지는 나 같은 작업을 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도 나의 그림 인생에 도움을 주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앞으로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왜 그림 작업을 하느냐고 물으면 나는 한마디로 ‘자기만족’이라고 답한다. 나는 그림(=내 만족)을 그리기 위해 부지런하게 산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림을 그리는데 들어가는 재화를 구해야 하고 항상 그림 소재와 새로운 회화방법을 강구해야 되기 때문이다. 내 그림은 밝고 예쁜 그림들이다. 난 작업을 할 때 너무 행복하고 즐겁게 일한다. 내 그림을 보는 순간의 짧은 시간만이라도 보는 사람들에게 나의 즐거움이 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래서 나는 ‘즐거운 환쟁이’다. /윤희정기자

2021-07-26

‘일본 명단편선’ 10권 번역 완간

일본 근현대를 대표하는 명작가 42명의 명작 단편소설 127편을 번역한 ‘일본 명단편선’(지식을 만드는 지식)이 출간됐다. 우리나라 일본문학 연구자 63명이 번역해 펴낸 이번 명단편선은 127편의 작품을 인생, 재난, 근대, 동물, 광기, 남녀, 계절, 일상, 허무, 구원 등 10개의 주제로 구분해 각 권에 13편 정도씩 담았다.일본 근대문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작가 나쓰메 소세키를 비롯해 단편소설의 귀재로 통하는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탐미주의의 대표 작가 다니자키 쥰이치로, 일본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다자이 오사무 등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작가의 작품 외에도, 일본 1천엔짜리 지폐의 초상인물인 여류작가 히구치 이치요, 신감각파의 대표작가 가지이 모토지로, ‘괴담’의 작가 고이즈미 야쿠모 등 다소 생소한 작가들의 숨은 보석 같은 명작들이 포함돼 있어 주목받고 있다.역자들은 대부분 일본근현대문학을 전공한 전문가들로서 대학원을 수료하고 국내 또는 일본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국내외 대학의 일어일문학 관련 학과 교수 및 강사로 재직중이다.공동 번역자인 위덕대 일본언어문화학과 이정희 교수는 “이번 ‘일본 명단편선’전 10권 출간을 통해 한국에서 일본문학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형성될 것을 기대한다”며 “ 다양한 작품을 통해 일본인의 정서나 일본문화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기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7-22

방랑자들의 굴곡진 삶, 슬픔과 좌절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V.S. 나이폴의 ‘자유 국가에서’(민음사)가 최근 국내 출간됐다. 영국령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인도 이민자 3세로 태어난 나이폴은 식민지 상황 아래서 피지배자, 주변인이 겪는 혼란을 그린다. ‘오리엔탈리즘’의 에드워드 사이드 등은 나이폴이 식민지 역사와 제3세계의 현실을 외면한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나이폴은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담론보다는 피지배자가 경계인으로서 겪는 인간적인 갈등에 더 주목한다.이 작품은 부랑자, 집시, 외국인 노동자, 식민지 파견 행정관 등 식민지를 둘러싼 다양한 방랑자들의 굴곡진 삶을 제시하며 정체성을 둘러싼 이방인의 고뇌를 다룬다. 네 편의 단편과 한 편의 중편으로 구성된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 모두 모국을 떠나 삶의 뿌리와 공동체를 상실한 채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삶을 살아간다.나이폴은 식민지에서 태어나 본국의 이민자로 살았던 개인적 경험을 확장시켜 식민과 탈식민, 유럽과 비유럽의 대립 구도, 식민지 독립 후 문화적 혼돈기의 삶을 소재로 개인의 정체성 문제를 깊이 있게 다뤘다. 유럽 중심의 식민주의가 어떻게 세계사를 왜곡하고 개인의 삶과 희망을 짓밟는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7-22

단편영화처럼, 삶의 단면 녹여낸 51편의 작품

“벚꽃이 전쟁처럼 흩날리는 저녁/ 바그다드 도서관이 불에 탄다/ 길 위에 사람들은/ 낡은 책 안으로 사라져가고/ 죽음은,// 검은 주머니 가득/ 모래 폭풍을 싣는다/ 어둠을 달리던 바람의 마차들/ 달빛 아래 드러나는 폐허의 이빨들/ 희망도/ 절망도/ 깨진 꽃잎을 주워 담으며 중얼거린다//…봄은,/ 학살이다// 홀쭉해진 계절을 틈타/ 별빛도 마른 티그리스 강가/ 어린 소녀들의 물동이 안에서도/ 달은 자라고/ 포탄이 떨어진 자리마다/흰 꽃이 선다//”- 최미경 시 ‘4월’ 전문포항에서 북 콘서트 ‘언니네 책다방’ 등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펼치고 있는 최미경 시인이 등단 17년 만에 첫 시집 ‘저녁 7시에 울다’(달아실출판사)를 출간했다.최미경 시인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뒤 2000년 농민신문 신춘문예에 동화, 2004년 국제신문 신춘문예에 시로 등단했으며, 장편 동화 ‘폭풍소녀 가출기’와 청소년 성장소설 ‘너의 눈을 내 심장과 바꿀 수 있기를’을 낸 바 있다. 최미경 시인. 최 시인은 첫 시집 ‘저녁 7시에 울다’에서 “아름다운 것들은 서로 닮아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태내에 지니고 있는 가장 원초적인 정서, 곧 ‘슬픔’을 아름다움으로 미화시키는 현명함을 시로 표현했다. 이 책에 실린 ‘너는 You are’ ‘나는 I am’ ‘그 혹은 그녀 He or She’라는 3개의 주제로 한 총 51편의 작품들은 감정의 근원적 주제에 대한 탐색을 보여주고 있다.그의 작품은 탄탄한 구성력과 참신성이 돋보이는 문장력을 배경으로 기민한 통찰력과 상상력을 동원해 진실하고 아름다운, 삶의 고유성을 말하고 있다. 최 시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누군가를 만나고 그리워하며 애증과 결별을 반복하는 과정이 삶”이라며 “그러한 단면들의 연속성을 편집하여 단편영화처럼 재구성해 시로 녹여내고자 했다”고 말한다.문학평론가 박성현 시인은 시집 ‘저녁 7시에 울다’에 대해 “이 시집은 죽음의 ‘구원’과의 양립 가능성에 대한 상상의 구체화”라며 “이에 대한 그의 생래적 감각을 만나볼 수 있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2021-07-22

중국 공산당 창당 100년 역사 대탐구

중국공산당이 지난 1일 창당 100년을 맞아 성대한 축하 행사를 열었다.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베이징의 천안문 광장에 올라 “중화민족이 지배당하고 괴롭힘을 당하던 시대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며 “그 어떤 세력이든 우리를 괴롭히면 강철 만리장성에 머리를 부딪혀 피를 흘리게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아편전쟁 이후 굴욕의 한 세기를 보낸 중국을 세계적인 강대국으로 부상시켰다는 자부의 선언이다. 1921년 당원 50명으로 출발한 공산당이 이끄는 중국은 2020년 GDP는 전년대비 2.1% 성장했다. 이런 성적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세계 모든 국가들이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것과 대비되는 것이며, 초강대국인 미국과의 경쟁에서도 꿋꿋이 버텨낼 정도로 강한 국가로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현대와 중국’(나무발전소)은 전 고려대 중국학연구소 연구교수였던 신봉수씨가 간결하고 명확한 방식으로 현재의 중국을 만들어낸 ‘과정’, 그리고 현재 중국 사회나 경제, 정치, 외교의 특징을 설명해준다.책은 서구의 가치관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정치제도, 경제제도, 국제관계 등이 중국에서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 추적한다. 아편전쟁부터 시진핑 시대까지 기독교 문명과 유교 문명의 만남을 충돌·굴절·변용이라는 핵심어로 요약하며 냉전 후 사회주의 현대 중국을 탐색해나간다. /윤희정기자

2021-07-22

팔공산 주변 17∼18세기 불전 3채 보물로

팔공산 주변에 17∼18세기에 지어진 불전(佛殿) 3채가 보물로 지정됐다.문화재청은 경북유형문화재인 ‘칠곡 송림사 대웅전(大雄殿)’, 대구유형문화재 ‘대구 동화사 극락전(極樂殿)’, 대구문화재자료 ‘대구 동화사 수마제전(須摩提殿)’을 보물로 지정했다고 21일 밝혔다.세 건물은 임진왜란 이후인 17∼18세기 팔공산 일대에서 활동한 동일한 계보의 건축 기술자 집단이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며, 영남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건축 특성이 잘 보존된 것으로 분석된다. 칠곡 송림사 대웅전은 사찰에서 중심이 되는 건물로, 정확한 창건 연대는 알려지지 않았다. 임진왜란을 겪고 1649년 재건됐으며, 1755년과 1850년에 건물을 보수하는 중수 작업이 이뤄졌다. 현재 규모는 정면 5칸, 옆면 3칸이다. 17세기 이후 다시 지은 사찰 건축물이 대부분 정면 3칸, 옆면 2칸인 점을 고려하면 이전 방식을 따르는 것으로 보인다. 중수를 거듭하면서 외관이 변했으나, 옛 부재를 최대한 재활용했고 공포(지붕 하중을 받치기 위해 만든 구조물) 등에서 팔공산 사찰 특유의 건축기법이 확인돼 역사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팔공산을 대표하는 사찰인 동화사 극락전과 수마제전도 17∼18세기 건축 수법을 엿볼 수 있는 건축 문화재다. 대구 동화사 극락전은 1600년(선조 33년)에 중건을 시작했다. 지금의 극락전인 금당(金堂)을 제일 먼저 건립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문헌기록을 통해 1622년에 중창된 사실이 확인됐다.동화사 극락전은 창건 당시 기단과 초석을 그대로 사용해 감주나 이주 없이 동일한 기둥 간격의 평면을 구성했으며 상부 목조가구의 기본틀, 마룻바닥 하부에 방전(方塼·네모난 벽돌)이 깔려 있는 등 옛 기법이 많이 남아있다.동화사 수마제전은 극락전의 뒤쪽에 있으면서 고금당(古金堂)이라고 전한다. 1465년(세종 11년)에 건립됐고, 임진왜란 뒤 1702년(숙종 28년)에 중창했으며 현재의 건물도 17세기 이후의 기법과 옛 기법이 공존하고 있다. 사방 1칸 규모로, 구조가 복잡하고 장중한 느낌을 주는 다포식 공포에 맞배지붕으을 올렸다. 맞배지붕은 옆에서 보면 ‘ㅅ’자 형태다.이처럼 사방이 1칸이면서 다포식 공포와 맞배지붕을 채택한 불교 건물은 국내에서 동화사 수마제전이 유일하다고 알려졌다. 전반적으로 17세기 이후 기법과 옛 기법이 공존하며, 공포 의장에는 송림사 대웅전이나 동화사 극락전과 마찬가지로 17∼18세기 팔공산 지역 특징이 남았다./이곤영·김락현기자

2021-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