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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신공항 건설에 지역업체 참여 길 넓혀야

그저께 대구정책연구원에서 열린 대구경북신공항 건설 2차사업 설명회는 100군데가 넘는 지역건설사가 참석해 신공항 사업에 대한 지역업계의 관심도를 반영했다. 단군이래 우리지역에서 이뤄지는 최대규모 공공사업이어서 지역업체의 관심이 높은 것은 당연하고 또 이런 점을 고려, 대구시도 지역업체만을 위한 별도의 사업설명회를 열었다. 문제는 11조5천억원이 드는 군공항 이전사업에 지역의 업체들이 얼마나 많이 참여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건설사 관계자도 지역업체 참여 방법에 초점을 두고 많은 질문을 던졌다.직접 답변에 나선 홍준표 대구시장도 “신공항 사업은 대구경북의 100년 미래를 바라본 지역사업인 만큼 지역의 우수 기업이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사업규모가 방대해 자본력이 앞선 대기업이 공동출자법인(SPC)의 주도권을 쥐게 되면 지역업체들은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는 업계의 우려를 무시할 수는 없다. 군공항 이전사업은 과거에는 없었던 지역에서 이뤄지는 대역사(大役事)다. 후적지 개발과 주변 공단조성 등 신공항 개발로 발생하는 사업의 규모는 가히 역대급이다. 이번 사업은 신공항 조성으로 지역의 산업구조를 혁신시키는 데 목적이 있지만 신공항 건설과 연관된 사업의 발주로 지역 경제를 진작시키는 것도 사업 시행의 주요 이유다. 지역업체를 이 사업에 많이 참여시키는 것은 사업 목적에 부합하는 일이다. 대구시가 앞장서 지역업체의 참여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신공항 특별법에도 지역기업에 대한 우대 근거가 마련돼 있다. 대구시는 향후 시행령에서 지역업체가 참여할 좀더 구체적 내용을 어떻게 담을지 고민해야 한다. 홍 시장은 “원청업체의 갑질 행위를 적극 막겠다”고 밝혔으나 과거 관행으로 볼 때 하청구조의 지역업체의 불이익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한편 지역업계도 지역의 산업구조를 바꿀 역대급 공사가 지역에서 발주되는 만큼 사명의식을 갖고 이에 대한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특히 높은 기술력과 성실 시공으로 기업이 도약하는 기회로 삼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2023-06-22

경북형 라이즈사업, 시군발전의 새 동력되길

라이즈(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사업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경북도가 지난 21일 도내 대학총장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라이즈 지역협업위원회 지역대학 분과위’를 열었다. 지방정부와 대학이 동반 발전할 수 있는 지원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라이즈는 지방정부 주도로 대학을 지원하는 체계이며, 2024년까지 시범지역 운영을 거쳐 2025년 전 지역에 도입된다.경북도는 분과위 회의에서 라이즈사업 시행과 관련한 다양한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대학들로선 가뭄에 단비와 같은 내용이었다. 경북도는 우선 지방정부 가용 재원의 10%를 대학에 투자하기로 했다. 단 대학이 지역기업에 필요한 인재를 공급할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경북도는 특히 글로컬 대학으로 선정된 대학들에 대해서는 지방비 1천억원을 추가 투자한다고 했다. 일단 예비 글로컬 대학으로 선정된 안동·경북도립대(통합추진)와 포항공대, 한동대가 유리한 위치를 확보했다. 인재양성 시스템은 도내 22개 시·군 모두를 대상으로 가동된다. 각 시·군마다 특화산업이 있는 만큼, 대학과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관련인재를 육성한다는 생각이다. 경북도는 이와 관련, 지난주(15일) 지자체와 대학, 공공기관, 기업 간 협업체계 구축을 위해 라이즈 지역협업위원회 업무협약을 체결했었다.정부는 지난 3월 대학지원에 관심이 있고 관련 조직을 운영해 온 광역자치단체 7곳을 라이즈 시범지역으로 선정했다. 당시 대학가에서는 이들 시범지역이 글로컬대학 선정에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소문이 나돌아 시끄럽기도 했다. 경북도는 연내에 라이즈 전담조직(대학협력관)을 만들고, 시범사업이 끝나는 2025년 이후에는 이 조직을 확대해 교육정책국 직제를 신설한다는 방침이다. 라이즈사업에 대해서는 그동안 지방정부의 대학지원 역량과 정치적 중립성 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이를 시범시행하고 있는 각 지방정부는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되지 않도록 대학들과 긴밀히 협력해 라이즈사업이 지역발전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023-06-22

포항 송도해수욕장 개장 또 연기… 실망이다

올해는 반드시 개장될 것으로 기대했던 포항 송도해수욕장 재개장이 또다시 연기됐다. 작년에 이어 또다시 연기됨으로써 송도해수욕장 재개장으로 기대했던 주변 일대 경제 활성화 기대는 물론 포항의 명물 탄생을 학수고대했던 시민들의 실망감도 크다.포항시와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은 송도해수욕장 복원을 목표로 2008년 설계에 들어가 2012년 294억원의 예산을 들여 각종 공사를 시작했다, 모래 유실을 막기 위한 수중방파제(잠제) 3기를 설치했고, 2021년에는 돌제(모래가 바다로 쓸려나가는 것을 막기위해 바다 방향으로 직각으로 설치한 해안 구조물)를 철거했으며 모래 15만루베를 채우는 양빈공사도 지난해 마쳤다. 또 백사장에 채워진 모래 성분이나 기울기, 수심 등이 해수욕장 운용에 적합하다는 판정도 받았다. 올해는 반드시 재개장될 것으로 보였던 송도해수욕장이 바다시청 등 기반시설 미비로 또다시 연기 발표된 것은 매우 유감이다. 수년 전부터 재개장을 목표로 준비를 해왔음에도 주민과의 갈등으로 기반시설이 미비하다는 것은 연기 이유가 될 수 없다. 행정의 미숙을 탓할 수밖에 없다. 이미 한차례 연기를 경험한 바 있어 재개장에 따른 행정 준비가 충분했어야 했다. 많은 시민이 실망하는 것은 당연하다. 포항 송도해수욕장은 일제 강점기인 1913년 포항이 읍으로 승격한 그해에 정식 개장한 해수욕장으로 역사와 유서 있는 우리고장 자랑이다. 백사송림(白沙松林)의 휴양지로 전국적 명성을 날린 곳이다. 1970∼1980년대는 동해안 최고 해수욕장으로 전성기에는 한철 12만명의 피서객이 다녀가기도 했다.나이 든 대구와 경북도민이면 누구나 한번쯤 이곳을 다녀간 기억이 있는 추억의 장소다. 포항시민도 언제나 쉽게 찾아와 마음의 위안을 얻는 곳이어서 송도해수욕장 재개장이 주는 의미는 크다.특히 해수욕장 재개장으로 관광객 유입 등 지역 경제활성화와 지역발전을 촉진할 것으로 가졌던 기대가 무산된 것도 실망이다. 행정의 집행은 시민과의 약속이다.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될 일이다.

2023-06-21

글로컬대 계기, 지방대학들 혁신에 속도내라

정부가 지난 20일 글로컬대학 15곳을 예비선정했다. 대구·경북에서는 20개 학교가 응모했지만 안동대·경북도립대, 포항공대(포스텍), 한동대 등 3곳만 예비 지정됐다. 이번 글로컬대학 공모에는 총 108개 대학이 신청서를 제출할 만큼 경쟁이 치열했다. 예비선정 대학들은 9월까지 혁신과제를 구체화하는 실행계획서를 제출해야 하며, 정부는 이중 10개 내외 대학을 최종적인 글로컬대로 지정한다. 글로컬 대학은 말 그대로 로컬대학을 국제적인 일류대학으로 육성해보겠다는 취지에서 나온 정책이다. 글로컬 대학이 되면 5년간 1천억원이 지원되며, 경북도는 추가로 대학 당 1천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예비선정된 경북지역 4개 대학은 모두 파격적인 혁신안을 내놓았다. 안동대-경북도립대는 입학정원을 대폭 감축하고, 인문학 중심의 공공형 대학으로의 대전환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포항공대는 학과 간, 지·산·학 간, 국가 간 경계를 허무는 ‘3無 교육혁신’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한동대는 경계를 허무는 교육혁신을 위해 100% 학생맞춤형 전공 선택, 미국 미네르바대학, 애리조나대학과 연계한 원 칼리지 공동학습 과정을 운영하기로 했다. 예비선정에서 경북대, 영남대, 계명대 등 대구권 ‘빅3’대학이 모두 탈락한 것은 충격적이다.정부가 글로컬 대학이라는 정책을 내놓은 취지는 지방대학을 국제적인 대학 흐름에 합류시켜 생존력을 높여보자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 대학의 세계적인 경쟁력은 계속 추락하는데다, 대부분 지방대학은 학령인구 급감으로 입학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대학들이 독자생존하려면 깜짝 놀랄만한 변신을 해야 한다. 이번에 예비선정된 대학들도 그동안 혁신장애물로 여겨졌던 학문·학과간 칸막이, 대학간 경계, 대학·산업계간의 협력부재 등을 개혁하는데 초점을 맞췄다.예비선정된 대학들은 최종문턱을 넘을 때까지 구체적인 혁신실행계획서를 준비하는데 최선을 다해야겠다. 그리고 이번에 탈락한 대학들도 2차선정에 대비해 혁신적인 개혁모델을 연구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2023-06-21

공교육 내 수능출제로 ‘사교육 지옥’ 해소 기대

정부가 그저께(19일)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이른바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을 출제하지 않기로 했다. 킬러문항은 그동안 사교육 주범으로 꼽혀 왔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킬러문항에 대해 “약자인 우리 아이들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이라고 한 말에 공감이 간다.킬러문항 출제배제에 대해서는 교육계와 학부모 대부분이 환영하고 있다. 본지 기자가 취재한 내용을 보면 킬러문항은 당연히 없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주류다. 한 학부모는 “킬러문제로 낙심하던 아이들을 생각하면 최상위 ‘그들만의 리그전’이 사라져야 한다. 교과서내에서 변별력있게 문제를 내준다면 불필요한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그들만의 리그전’은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일타강사들이 몰려있는 대형입시학원에 일찍부터 다니며 킬러문항에 대비해온 학생들을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이번 수능부터 공교육 교과과정내 출제 방침을 밝히자 가장 반발하는 측도 대형입시학원인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포항지역 한 현직 교사는 “수능 변별력을 높인다는 핑계로 교과서에 없는 비문학 문항이나 융복합형 문제를 낸다면 사교육 받을 여건이 안 되는 농어촌 학생들은 어떻게 버티겠느냐”고 말했다. 백번 맞는 말이다. 서울지역 부유층 자녀는 대형입시학원들이 제공하는 킬러문항을 반복적으로 공부하며 수능에 대비할 수 있지만, 농어촌 지역 학생들은 아예 킬러문항을 접할 기회조차 없는 게 현실이다. 다만 수험생들 사이에선 “수능이 몇 달 남지 않았는데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나오는데, 오는 9월에 치러지는 모의고사 때 ‘공교육 과정 내 준킬러문항’ 유형이 어떤 것인지를 명확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 고교 교사들은 교육 과정 내에서 통합형 유형으로 문제를 내면 얼마든지 난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사교육비 부담은 치명적 사회문제가 된 지 오래다. 청년들의 결혼기피나 저출산의 근본적 원인이 사교육비 때문이라는 분석도 많다. 현 정부의 ‘공교육 내 수능출제’ 정책이 일관되게 유지돼 학생들이 ‘사교육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23-06-20

경북 농업대전환, 내친김에 지방소멸도 막자

경북도가 농업소득 두 배를 목표로 지난해부터 준비해 왔던 기계화와 규모화 등을 기반으로 하는 농업대전환 사업이 본격화됐다. 도는 지난 19일 문경시 영순면 율곡리 혁신농업타운 들녘에서 23개 시군과 함께 농업대전환 성공을 염원하는 콩파종 행사를 가졌다. 경북도의 농업대전환은 농민도 도시민처럼 잘사는 농촌을 만들겠다는 이철우 경북지사의 꿈이 담긴 정책이다. 이 지사는 지난해 각계 전문가로 구성한 경북도 농업대전환추진위를 발족하고, 9월에는 농업연수단을 이끌고 스마트팜 강국인 네덜란드를 방문했다. 네덜란드는 과학영농과 규모화 영농으로 농가소득이 8만달러로 도시근로자보다 높은 나라다. 우리나라는 농가소득이 도시근로자 소득의 64%다. 경북도가 마련한 농업대전환 정책의 핵심은 농업에 첨단과학을 접목시키는 것과 기계화가 가능하도록 규모화하는 것이다. 콩파종 행사를 벌인 영순 들녘은 지난해 도가 실시한 혁신농업타운 공모에 선정된 우수 공동영농사업지구다.늘봄영농조합법인을 중심으로 110ha에 마을 80농가가 이곳에서 공동영농을 한다. 1년동안 벼농사 한 번만 하던 이 들녘은 이제 하절기에는 벼 대신 콩을, 동절기에는 양파와 감자를 심는 2모작으로 전환했다. 경북도는 이곳에서 종래 연간 13억원을 올리던 총생산액이 공동영농으로 바뀌면서 45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농가소득도 2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경북도는 이날 현장에서 국내 최대 식자재유통 회사인 CJ프레시웨이와 시군이 함께 협약을 맺고 농산물 판로 확보의 길도 넓혔다. 또 도는 현재 육성 중인 혁신농업타운 3곳과 함께 노지작물 2모작 영농특구 4곳도 육성할 계획이다. 소득이 있으면 인구의 유입도 쉽기 마련이다. 특히 첨단과학을 기반으로 한 기계화 영농시스템이 도입되면 청년농의 유입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외국의 사례처럼 농업에 대한 거부감이 줄면서 청년들의 농촌 진입이 늘어나는 것이다. 경북도의 농업대전환이 첨단과학과 접목해 농가소득을 배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된다면 지방소멸의 문제도 여기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2023-06-20

괴담으로 인한 수산업계 타격, 누가 책임지나

일본 정부가 곧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산업계의 피해가 현실화하고 있다. 우려한대로, 오염수의 안전성 여부와는 상관없이 이미 시장에서는 수산물 소비가 위축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12일 터널에 일반 물과 해수를 주입해 방류 시운전을 시작했으며,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최종 보고서를 토대로 장기간에 걸쳐 방류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지난 18일 경북 동해안 최대 규모 어시장인 포항 죽도시장에서는 평소 주말과는 달리 고객들의 발길이 많이 줄어들었다. 관광객들의 죽도시장 이용은 예전보다 20~30% 줄고, 해산물 택배 주문도 30%이상 감소했다. 해산물 코너를 찾은 고객들은 상인들로부터 할인 판매 제안을 받았지만 대부분 외면했다. 특히 활어시장이 타격을 받았다. 일부 고객은 횟감을 가리키며 “일본산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 한 40대 주부는 “오염수가 한국까지 오는데 수년이 걸린다고 하지만 아이에게 해산물을 먹이기가 두렵다”고 말했다.한덕수 국무총리가 그저께 고위당정회의에서 밝힌 것처럼, 현재 정치권이 원전오염수 처리문제를 악용해 괴담을 유포하면서 국민불안을 조장하는 행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민주당은 최근 한국 주변 바닷물과 수산물이 방사능에 오염될 것이라는 근거없는 괴담을 퍼뜨리며 어민과 상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현실적으로 일본의 원전오염수 방류는 우리 정부가 반대한다고 해서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국민이 오염수 안전성 여부를 매일 파악할 수 있도록 과학에 기반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해양 방사능에 대한 조사 지점을 대폭 늘리고, 세슘·삼중수소 농도 분석 주기도 단축해야 한다. 그리고 죽도시장 같은 대형 수산물 시장의 경우, 정기적으로 해산물 방사능수치를 검사해서 브리핑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가짜 뉴스나 괴담이 발붙이지 못한다. 야당도 우리 수산업계 종사자들의 생계를 걱정한다면, 정치적 이득을 위해 국민불안을 증폭시키는 행위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

2023-06-19

경북서도 과수화상병 발생, 비상한 대책 필요

경북 안동에서도 ‘식물구제역’으로 불리는 과수화상병이 발병해 과수농가가 비상이다. 안동농업기술센터는 지난 13일 경북 안동 예안면 한 농가에서 과수화상병 확진을 확인함에 따라 주변 2km이내 101개 농가에 대한 감염 예찰을 실시한 결과, 추가로 6군데 농가에서 과수화상병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농림부와 농촌진흥청, 경북도농업기술원 등과 함께 대책회의를 열고 과수화상병 확산 방지에 진력하고 있다고 한다. 과수화상병은 사과, 배 등 과수나무에 발생하는 세균성 병해로 주로 개화기인 5∼7월께 나타난다. 이 병에 걸리면 잎이나 꽃, 가지, 줄기, 과일 등이 화상을 입은 것처럼 조직이 검게 변하고 서서히 말라 죽는다. 일단 감염되면 치료나 방제약이 없다. 100m이내 과일나무를 뿌리째 뽑아서 태운 뒤 땅에 묻는 방식으로 폐기한다. 또 확산방지를 위해 이동을 통제하는 것은 필수다.우리나라에서는 2015년 5월 경기도 안성에서 처음으로 발병했으며 현재는 충청권과 강원 등지로 확산되는 추세에 있다. 올해는 지난 5월 경기와 충청에서 이 병이 처음 발견됐으나 이달 들어 충북 증평과 전북 무주, 경북 안동에서 발병하고 강원지역으로 확산되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내 최대 사과 주산지인 경북 북부권인 안동에서 이 병이 발병해 올 사과 농사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된다. 방역당국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현재로선 농가의 조기 신고가 유일한 가장 좋은 예방이다. 그러나 농가들이 초기 증세를 잘 모르는 데다 냉해 피해와 증세가 비슷해 조기 신고가 늦어지고 있어 걱정이다.안동시 등 방역당국은 피해농가에 대한 예찰을 강화하고 집중 방역에 나서고 있으나 인근 시군 농가들은 행여 이 병이 옮겨올까 봐 노심초사 중이다. 공들여 일궈놓은 과수나무들이 하루아침에 배어나 가는 억울한 일은 없어야 한다. 올해는 가뜩이나 서리나 우박 등의 피해로 많은 농가들이 시름에 빠져 있다. 방역당국은 철저한 정밀예찰 활동과 농가교육, 또 신속한 대응으로 피해농가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잘 관리 하길 바란다.

2023-06-19

대구시·경찰 충돌, ‘무늬만 자치경찰’이 원인

그저께(17일) 대구 동성로 일대에서 열린 퀴어문화축제장에서 대구시 공무원과 경찰이 정면충돌하는 충격적인 사태가 벌어졌다. 대구시는 이날 행사를 ‘불법 도로 점거 시위’로 보고 반월당네거리에서 동성로로 진입하는 행사준비 차량을 차단했지만, 경찰은 ‘적법한 집회’라며 오히려 차량진입을 위한 길을 터주다가 공권력끼리 충돌한 것이다. 퀴어문화축제는 차별과 혐오를 반대하는 성소수자 집회이며, 지난 2000년 서울을 시작으로 지금은 전국 9개 도시에서 열리고 있다. 대구에서는 지난 2009년부터 매년 열려왔으며, 집회를 반대하는 기독교 단체와 충돌을 빚어왔다. 대구기독교총연합회는 이번에도 법원에 집회금지가처분 신청을 했지만 기각당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구 중심상권의 이미지를 흐리게 하고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성문화를 심어줄 수 있다는 이유로 동성로를 막는 집회를 반대해왔다. 그는 이날도 직접 현장에 나와 “대구경찰청장의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대구경찰청장에게 대구시 치안을 맡기기 어렵다. 완전한 지방자치 경찰 시대라면 내가 즉각 파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경찰청은 법원판례(공공의 안녕을 위협한다고 볼 수 없는 경우 행정대집행은 위법)를 근거로 이날 동성로 무대·부스설치를 막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한다.지난 2021년 7월 1일 시행된 자치경찰제는 ‘지역주민을 위한 치안 서비스’에 한해 지방자치단체에 경찰권을 부여했지만, 통제권한은 별도의 조직인 시·도 자치경찰위원회에 맡겼다. 자치경찰이 정당 소속 단체장의 통제를 받을 경우 선거 목적에 이용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행정안전부 산하에 경찰국이 있긴 하지만 치안 상황 지휘·감독권은 국가경찰위원회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민선단체장 시대 개막 이후 일선 행정기관과 경찰과의 갈등은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됐지만, 이번처럼 ‘공권력 충돌’로 나타난 것은 처음이다. 이 사태를 계기로 시·도자치경찰위 권한 강화를 비롯한 자치경찰제도 개선에 대해 사회적 공론화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

2023-06-18

경북연구원, 전국 최고 싱크탱크로 성장하길

경북연구원이 지난주 공식적인 출범식을 가졌다. 대구경북연구원에서 경북연구원으로 독자체제 출범을 알리는 행사다. 1993년 대구권 경제사회발전연구원으로 출발해 1992년 대구경북개발연구원, 2004년 대구경북연구원으로 활동했으나 올 1월 대구와는 분리를 선언한 이후 경북연구원으로 독자적인 출범을 시작한 것이다. 이날 출범식에서 경북연구원은 미래가치 창조의 중심 ‘Highest 경북 실현’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30여 년 동안 연구원은 혁신도시 건설과 경북도청 이전 등 대구시와 경북도의 굵직한 정책의 싱크탱크 기관으로서 역할을 수행해 왔다. 이제는 경북을 중심으로 정책을 개발하고 경북발전에 초점을 둔 연구에 집중하게 된다. 물론 대구와의 역사지리적 관계를 고려한다면 상생의 관계를 버릴 수는 없다. 유철균 원장도 “대구시와의 분리를 발전적 분리로 보고 선의의 경쟁을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유 신임원장은 전 이화여대 교수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로 잘 알려져 임명 때부터 그의 역할에 건 기대가 컸다. 아이디어가 중요한 4차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인문학적 역량을 갖춘 인물로 평가됐다.경북은 산업과 농촌이 공존하는 지역이다. 또 동해안을 끼고 있으며 뛰어난 자연환경을 가진 관광지와 원전이 집중된 곳이기도 하다. 예로부터 웅도라 부르며 인구와 면적이 전국에서 가장 컸다.신라 천년의 문화와 선비정신과 호국충절의 고장, 그리고 새마을운동이 시작된 곳이다. 경북의 찬란한 명성을 회복하고 경북의 특화된 정책을 발굴하는데 연구원은 온 힘을 쏟아야 한다. 특히 군위·의성에 들어설 신공항을 중심으로 지역산업이 새롭게 도약할 수 있게 각종 아이디어도 많이 생산해야 한다. 싱크탱크가 얼마나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느냐에 따라 경북이 새롭게 태어날 수 있다는 생각을 잊지 말아야 한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본격적인 지방시대에 대한 연구원의 준비도 남달라야 한다.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인 지방자치가 이곳에서 뿌리내릴 수 있게 미래지향적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유 원장의 말대로 세계 최고의 지방정부 싱크탱크로 성장하길 바란다.

2023-06-18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 사업, 정부현안 됐다

철강생산의 고로(용광로) 공정을 수소환원제철 공법으로 전환하는 포스코의 획기적인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 정부가 적극 지원하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 포스코가 추진하는 수소환원제철 공법은 ‘탄소제로(0)’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철강생산과정에서 코크스(탄소 덩어리) 대신 수소를 이용하는 기술이다. 포스코 등 세계 주요 제철사가 지금 쓰고 있는 전통적 고로 공정은 철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대량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해 지구온난화의 주범이 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포스코는 그저께(14일) 산자부 황수성 산업기반실장이 포항제철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2025년까지 수소환원제철 기술인 ‘하이렉스’ 설계 기술을 확보하고, 2030년까지 100만t급 실증 생산 설비 개발을 완료하겠다”고 말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도 이날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총회에서 “수소환원제철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2035년 이후 상용화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한국의 2050년 산업 부문 탄소배출 감축 목표는 2018년 대비 2억1천만t인데, 이 중 약 40%가 수소환원제철 도입을 통해 가능하다고 한다. 산업부는 다음 달 중 ‘탄소중립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 연구 수행 기관을 선정해 포스코를 본격 지원한다. 해당사업에는 2030년까지 국비 6천947억원이 투입되며, 이 중 1천204억원이 철강업계에 지원된다.얼마 전 일부 시민·환경단체의 반대로 주민설명회가 무산되긴 했지만, 포스코는 포항제철소에 남은 용지가 거의 없어 바다를 메워 수소환원제철소 용지를 확보할 계획이다. 사실상 제철소를 새로 짓는 작업이어서 인·허가 과정이 복잡하고 비용부담이 크다. 전체 매립지 면적은 135만㎡(약 41만평) 규모이며, 총사업비만 최소 20조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인·허가 과정도 그렇지만 기술설계와 공장건립에는 정부지원이 필수적이다. 우리나라 철강업계가 지금과 같이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반도체나 이차전지처럼 관련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를 비롯해 정부 차원의 다양한 지원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

2023-06-15

D-15 맞는 ‘대구광역시 군위군 시대’

앞으로 15일후면 경북도 군위군이 대구시 군위군으로 바뀐다. 대구시가 달성군을 편입한 이래 28년 만에 행정구역이 확대되는 것으로 시민의 기대 또한 크다.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으로 대구시는 전국 특별·광역시 중 가장 넓은 면적(1천499㎢)을 보유하게 된다. 서울시 면적의 2.5배다. 행정구역은 군위군 1읍 7면이 더해져 7구 2군 10면 133동 체제로 개편되고 인구도 238만251명으로 2만3천여명이 더 는다.군위군은 대구시 편입으로 행정, 복지, 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대구시와 똑같은 혜택을 누리게 된다. 7월부터는 75세 이상 노인은 시내버스와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칠곡경북대병원역에서 군위읍과 우보면을 오가는 급행버스가 신설되고, 학교 급별로 학군도 조정된다.대구시는 내달 1일 군위군의 대구 편입에 앞서 최종 보고회를 겸한 점검회의를 가졌다. 기관마다 군위군의 대구 편입에 따른 준비가 속속 마무리되는 단계다.대구경북 신공항 건설에 따라 이뤄지는 군위군의 대구 편입은 대구시 발전에 획기적 전기가 될 전망이다. 대구시 계획대로 중남부권 중추공항이 군위에 들어서고 인근에 첨단산업단지 등이 조성되면 대구는 국제공항도시이자 성장경제 도시로서 훌륭한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특히 신공항을 중심으로 이뤄질 경제적 변화는 대구의 미래를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요인으로 모두가 기대한다.대구로 편입되는 군위군의 대규모 땅(614㎢)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것은 앞으로 대구시가 풀어갈 과제다. 대구의 성장과 변화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신공항을 중심으로 대구의 미래 50년을 견인하겠다고 밝힌 것은 군위군의 광활한 토지 자원을 잘 활용하겠다는 뜻도 있다. 군위군의 대구 편입이 행정 통합 의미보다 대구 경제발전과 미래를 기약한다는 것을 시민이면 누구나 잘 안다. 7월부터 시작하는 대구시 군위군 시대는 대구의 새로운 출발점이라는 생각으로 대구시가 마지막까지 빈틈없는 준비에 나서야 한다. 대구 미래 50년을 이끌 ‘대구광역시 군위군 시대’를 희망의 눈으로 바라보자.

2023-06-15

“세계가 주목하는 로봇기업이 대구에 온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베어로보틱스가 대구테크노폴리스에 입주하기로 하면서, 대구가 로봇산업 중심도시임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최근 소프트뱅크 투자유치와 함께 차세대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기업으로 주목받는 이 기업은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주행 서빙로봇을 개발한 업체다. 베어로보틱스는 올 하반기 테크노폴리스 내 2만2천424㎡(6천783평) 부지에 글로벌 거점 역할을 할 ‘테크센터(연구·제조시설)’를 착공해 내년말부터 본격 가동한다. 테크센터에서는 제품 개발과 품질 테스트, 플랫폼 기술개발 등의 업무를 한다. 베어로보틱스의 대표적 상품인 서빙로봇은 지금 일본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있다. 구글 엔지니어 출신인 하정우 베어로보틱스 대표는 국내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 유럽, 동남아로 사업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실리콘밸리 한인 스타트업 가운데 유니콘이 될 가능성이 가장 큰 기업으로 손꼽힌다. 하 대표가 지난 12일 대구시와 투자협약을 체결하는 자리에서 “앞으로 대구지역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한 말이 든든하게 들린다.지금 세계 로봇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자영업자들이 구인난을 겪으면서 유행처럼 서빙로봇을 도입하고 있다. 국내에서 시판된 서빙로봇 수는 2019년 50대 수준에서 지난해엔 5천대 규모로 늘었다. 대구시는 이런 추세에 맞춰 로봇산업을 5대 신산업으로 선정해 집중 육성하고 있다.베어로보틱스의 투자를 계기로 대구는 명실상부한 로봇산업 기지가 됐다.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대구에는 현재 200곳이 훨씬 넘는 로봇제조 기업이 운영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은 HD현대 계열의 현대로보틱스다. 현대로보틱스는 지난 2017년 달성군 유가읍에 공장을 지으면서 대구의 로봇 간판기업이 됐다. 삼익THK와 아진엑스텍도 대구를 대표하는 로봇기업군에 속한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밝혔지만, 대구경북 신공항 개항과 함께 대구가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연결된 로봇제조산업 허브로 자리잡길 기대한다.

2023-06-14

경북대, 반도체 인재양성 요람으로 거듭나길

경북대가 교육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추진하는 반도체 특성화대학 지원사업 대상에 최종 선정됐다. 2023학년도 반도체 특성화대학 지원사업에서 비수도권으로서는 경북대와 부산대. 고려대(세종) 등이 선정됐다.경북대는 이번 선정으로 앞으로 4년간 국비 271억원과 지방비 25억원, 대응자금 14억원을 포함하면 총 310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하게 된다.경북대는 앞으로 전자공학부 주관으로 신소재공학부 및 물리학과가 참여하는 반도체 특성화사업단을 구성, 이를 운영해 나가며 반도체 특성화융합전공을 신설해 반도체 인재를 본격 양성해 나갈 계획이다.지금 지방의 대학들은 사활을 건 생존경쟁에 나서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대학으로 몰리는 학생들로 지방의 대학들은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학과가 수두룩하다. 교육부도 지방대학의 이런 문제점을 풀기 위해 올해 중 10개의 지방대학을 글로컬대학으로 선정, 1천억원의 예산을 지원해 육성하겠다고 밝혔다.지자체와 지방대학이 상호 협력해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경쟁력 있는 대학만이 살아남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지방대학에 대한 구조조정이 사실상 시작된 셈이다. 올 대학 정시모집에서 정원미달 대학의 86%가 지방 소재 대학이었던 것만으로 지방대학의 경쟁력은 이미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경북대의 특성화대학 선정은 이런 위기 속에 맞은 호재다. 특히 경북대는 권역별 반도체공동연구소 사업에 이어 특성화대학까지 선정됨으로써 학교 발전의 중대 고비가 됐다. 반도체 관련학과를 중심으로 대학의 위상을 끌어올려야 한다.한때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대학으로 알려진 경북대가 많은 지방대학 중 하나로 전락한 위상을 다시 찾아야 한다. 수도권으로 집중되는 시대적 흐름 때문에 불가항력적 측면도 있었으나 이제 이를 전기로 삼아 지역거점대학으로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반도체 인력 양성은 국가적 과제다. 경북대는 특성화대학 선정을 계기로 전국 최고 반도체 인력을 양성하는 등 K-반도체 인재양성의 요람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것이 지역사회의 활로를 열어주는 길이기도 하다.

2023-06-14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울진군의 경사

울진 신한울 3·4호기 건설공사가 곧 재개됨으로써 윤석열 정부의 ‘탈원전 복구’가 피부로 느껴진다. 신한울 3·4호기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7년 탈원전 정책으로 건설이 백지화됐었다. 그 후 현 정부는 출범직후인 지난해 7월 발표한 ‘새정부 에너지 정책방향’에서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를 결정했다. 신한울 3·4호기 건설은 1천400㎿급 원전 2기를 짓는 사업이며, 여기서 생산하는 전기로 4인가족 500만가구가 사용할 수 있다.정부는 그저께(12일) 세종시에서 전원개발사업추진위를 열고 ‘신한울원자력 3·4호기 전원개발사업 실시계획 승인안’을 의결했다. 전원개발사업 실시계획은 대규모 전력공급원개발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각종 인·허가 사항을 일괄 승인받기 위한 제도다.이날 의결로 사업자인 한수원은 도로점용, 하천점용, 공유수면 사용, 농지전용, 산지전용 허가 등 관계 법령에 따른 20개 인·허가를 일괄적으로 해결하는 효과를 얻었다. 또 같은 법에 따라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수용·사용과 이주대책 수립 등의 근거도 확보됐다. 현 정부가 원전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한수원은 우선 발전소 부지부터 다지기 시작하고, 마지막 관문인 원자력안전법상의 건설허가가 완료되면 원자로 시설공사에 들어간다. 원전 부지 공사와 별도로 원자로, 발전기 등 원전의 핵심 기기인 ‘주기기’는 이미 수주사인 두산에너빌리티 공장에서 제작하고 있다.문재인 정부 때 원자력안전위원회는 2020년 3월 완공된 신한울 1호기에 대해 11차례 회의를 열며 무려 15개월간 가동을 막아 울진지역에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가져왔다. 다행스럽게도 신한울 3·4호기 건설이 조기에 이루어져 경제활성화에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한 조사결과에 의하면, 신한울 3·4호기가 울진 지역에 2조3천600억원의 경제적 효과와 2천200여 명의 고용효과를 가져온다고 한다. 신한울 3·4호기 건설에는 약 11조7천억원의 공사비가 투입된다. 울진군이 다시 한국원전의 메카로 자리잡게 된 것을 실감한다.

2023-06-13

다부동전적기념관 호국 성지화, 바람직하다

경북도가 칠곡 다부동전적기념관 주변을 국가적인 호국 및 보훈 성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3년간 450억원을 들여 6·25전쟁 영웅인 고 백선엽 장군의 기념관을 증축하고 다부동전투 스포츠센터, 피난 땅굴, 휴게광장 등이 구비된 호국 메모리얼파크를 조성한다는 것이다.또 민간단체가 만들어 설치장소를 찾지 못하고 있는 한미동맹의 주역인 이승만 전 대통령과 트루만 미국 전 대통령의 동상도 다음달 27일 다부동전적기념관으로 옮겨 제막식을 가질 예정이라 한다.그리고 칠곡군과 칠곡군 한미친선위원회가 6·25전쟁을 승리로 이끈 미8군 사령관 월턴 해리스 워커장군의 흉상도 제작해 이곳에 세울 것으로 알려져 다부동 전적기념관은 명실상부한 6·25전쟁을 기념하는 국내 최대 호국 성지가 될 전망이다.특히 백선엽 장군은 6·25전쟁 당시 칠곡 다부동 전투에서 북한군 3개 사단을 물리치는 전과를 올린 전쟁영웅으로 다부동전적기념관의 가치를 더 높게 해줄 것으로 보인다.다부동 전투는 1950년 8월 3일부터 29일까지 경북 구미시 해평면과 의성군 단밀면, 칠곡군 가산면 다부리에 걸쳐 벌어진 6·25전쟁 중 가장 치열한 전투다. 대구에 이어 부산 점령으로 6·25전쟁을 승리로 이끌겠다는 북한군의 대규모 공세를 낙동강 전선에서 막아낸 전투다. 또 6·25전쟁의 전세를 역전시킨 전투로도 유명하다. 이 전투에서 북한군은 2만여명, 국군은 1만여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경북도의 다부동전적기념관 일대에 대한 호국 성지화 계획은 6·25전쟁 발발 73주년을 맞는 호국보훈의 달을 더욱 뜻깊게 한다. 북한의 핵개발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등으로 국가 안위에 대한 비상한 관심이 필요한 시기여서 더 바람직하다.6·25 전쟁의 수많은 영웅들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것은 국민의 당연한 도리로서 교육적으로 의미가 크다. 전쟁기념관은 전쟁의 폐해를 알리기도 하지만 국가를 수호해야 한다는 의지를 다지는 장소가 되기도 한다. 다부동전쟁기념관이 세계적인 호국 성지로 거듭나 많은 이가 찾는 명소가 되길 바란다.

2023-06-13

경북도, 수소환원제철사업에 행정력 집중

경북도가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 프로젝트를 성사시키기 위해 총대를 멨다. 포항제철소 앞바다 132만2천300여㎡를 매립해 조성할 계획인 수소환원제철소가 인허가절차 첫 단계인 주민설명회에서부터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환경문제와 수산업계의 이해관계가 얽힌데다, 인허가 과정이 복잡한 수소환원제철 프로젝트를 포항시와 포스코만의 인력으로 감당하기에는 힘이 부칠 수밖에 없다. 경북도는 탄소배출을 제로로 만들기 위한 수소환원제철 프로젝트와 연관산업이 향후 포항뿐 아니라 경북전체의 주요 경제축이 될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경북도는 우선 이 프로젝트를 효율적으로 진행시키기 위해 TF를 구성하기로 했다. 국장급이 팀장을 맡을 TF는 앞으로 정부 관련부처(15~16개)와 1대1 매칭을 통해 행정절차를 밟아 나간다는 계획이다. 경북도는 TF가 관련부처와의 협의나 주민공람 콘텐츠 보강 등을 최대한 빠르게 진행할 경우, 주민설명회를 8월중에 다시 개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수소환원제철 프로젝트에 대해 포항지역 여론은 찬반으로 갈라진 상태다. 찬성하는 측은 포항제철소가 철강생산을 하루빨리 수소환원제철 방식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탄소중립시대에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반면 포항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해 송도상가번영회, 영일대해수욕장상가번영회, 경북사회연대포럼 등은 ‘포항제철소 5투기장(수소환원제철소 예정용지의 옛이름) 반대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조직적인 반대 활동을 하고 있다. 바다매립이 영일만 환경을 위협한다는 이유에서다.포스코로선 수소환원제철사업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과제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지 못하면 사실상 미국과 유럽의 수출시장이 막힌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도 지난 9일 철의 날 기념식에서 “철강산업에서 탄소 중립 도전은 매우 빠르고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밝혔다. 경북도가 조만간 가동할 수소환원제철 관련 TF가 정부부처, 포항시, 포스코와 긴밀히 협조해서 인허가 절차를 원만하게 해결하는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

2023-06-12

연내 대구 미래 밑그림 완성, 대구굴기 보여야

홍준표 대구시장은 “올 연말까지 대구경북 신공항건설과 달빛내륙철도 특별법 제정, 3대 특구 지정 등 대구 미래 50년을 향한 핵심정책에 대한 준비를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일 시장·구청장·군수회의에 참석한 홍 시장은 이같이 밝히고 일선 시군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30년 가까이 GRDP 전국 꼴찌 등 대구의 초라한 경제성적표를 거머쥔 홍 시장은 일찌감치 대구굴기(大邱5D1B起)를 선언한 바 있다. 올 신년 인사로 “올해를 250만 대구시민이 힘차게 일어서는 대구굴기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밝히기도 했고, 대구시 청사에 그의 의지를 담은 ‘대구굴기’ 현판을 달기도 했다.“굴기란 벌떡 일어선다”는 뜻이다. 중국이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가장 많이 쓴 표현이다. 홍 시장 출범 후 대구굴기는 이제 대구의 혁명적 변화를 알리는 키워드가 됐다. 대구시민도 홍 시장이 밝힌 대구굴기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상당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특히 국회의원과 광역단체장 등 화려한 정치적 경력을 보유한 홍 시장의 안목과 추진력이 대구굴기를 이끌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이날 회의에서 그가 밝힌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다.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은 공구별 동시 착공을 통해 당초 계획보다 빠른 2028년 개항을 목표로 추진하겠다는 것. 그리고 K-2 후적지는 금호강을 활용해 싱가로포르 마리나베이와 같은 글로벌 수변도시로 개발해 금융·관광·산업 중심도시로 조성하겠다고 했다. 또 경북도청 후적지 일대를 도심융합특구로 만들고 대구와 광주를 1시간대로 연결하는 달빛내륙철도는 신공항 개항에 맞춰 개통하기 위해 특별법도 연내 제정할 것이라 했다.대구굴기를 위한 핵심 사업들이 대략적인 방향을 잡았으나 실제 목표대로 추진하는 데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중앙정부와 정치권의 협조없이는 실현 불가능한 부분도 있다.홍 시장의 대구굴기에 대한 의지와 더불어 지역 정치권의 협조와 지역사회의 일치단결된 힘은 정책 성공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홍 시장이 내건 대구굴기 정책이 대구가 일어서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지역사회의 모든 역량이 모아져야 할 것이다.

2023-06-12

“포항과 포스코, 한마음 돼 현안 극복하자”

지난 9일은 포스코가 첫 쇳물을 뽑아낸 지 50년이 되는 날이다. 한국철강협회는 이날을 ‘철의 날’로 지정해 매년 기념행사를 열고 있다. 포스코는 이날 포항에서 포항제철소 역대소장과 퇴직 직원들을 초청해 다양한 행사를 했다. 포스텍 체육관에서 열린 홈커밍데이 행사에는 포스코 성장 신화의 주역인 퇴직 직원과 가족 등 2천700여명이 모여 달라진 제철소 모습을 둘러보면서 회포를 풀었다. 포항제철소 창립멤버인 이구택 전 포스코 회장(1994년 포항제철소장 재임)은 이날 “첫 쇳물이 나왔을 때 저절로 만세가 외쳐지고 눈물이 났다”고 회고하면서, 포스코 후배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1970년 4월 1일 공사를 시작한 포항제철소는 1973년 6월 9일 1고로(용광로)에서 처음 쇳물을 생산했다.포스코가 출선(出銑) 50년을 맞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최대 현안은 ‘탄소배출 제로(0)’ 시대를 열기 위해 화석연료 대신 수소를 활용해 철강을 생산하는 일이다. 포스코는 자체 개발한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2030년까지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의 로드맵 실천을 위해서는 정부와 포항시민의 전폭적인 협조가 전제돼야 하는데, 수소환원제철소 부지 조성을 위해 지난 1일 개최한 주민설명회부터 시민단체 등의 반대에 부딪혀 제동이 걸린 상태다.오는 15일 포스코 범시민대책위원회가 포항에서 열 계획인 ‘포스코홀딩스 및 미래기술연구원의 실질적인 포항 이전과 최정우 회장 퇴진요구’ 집회도 포항지역사회를 극도로 분열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포항상공회의소는 지난주 “포항의 미래가 달린 이차전지 특화단지 선정을 앞두고 지역사회가 분열돼 안타깝다”는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포항상의도 밝혔듯이, 포항은 지금 현안 극복을 위해 총력을 쏟아야 할 때다. 이러한 중요한 시기에 지역사회가 첨예한 갈등을 겪는 모습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경북도와 포항시, 포스코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시민사회가 미래동력 확보를 위해 한마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2023-06-11

대구경북도 전세사기·깡통전세 위험성 높다

정부가 지난 열달간 전세사기에 대한 특별단속을 벌여 전국적으로 3천명 가까운 전세 사기범을 검거하고 그중 280여명을 구속했다고 발표했다.대구와 경북에서도 183명을 붙잡아 이 가운데 15명(대구 8명, 경북 7명)을 구속했다. 수사과정에서 확인된 피해규모가 4천억원을 넘어섰다. 연령별로는 사회초년생인 20대와 30대 피해가 가장 많았고, 주택 유형별로는 다세대주택이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한다.범죄 유형별로는 금융기관 전세자금 대출 등 공적자금을 소진하는 허위 보증·보험, 조직적으로 보증금 또는 리베이트를 편취한 무자본 갭투자, 불법 중개행위 등으로 다양했다.특히 이번 수사 과정에서 전세 사기 가담의심자 중 43%가 공인중개사나 중개보조인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었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꼴이라 관련자에 대한 엄벌이 필요하다.정부는 특별법을 만들어 전세사기 피해주택을 LH가 매입, 피해자에게 임대해 주도록 했으나 피해에 대한 근본적 해결은 될 수가 없다. 특히 대구와 경북은 부동산경기 침체로 미분양 아파트가 많은 데다 하반기 신규 입주물량까지 몰려 역전세난 등 전세를 둘러싼 사회적 문제 야기가 우려된다. 주택금융연구원은 올 하반기 경북은 공동주택의 40%, 대구는 30% 이상이 역전세 현상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집값과 전셋값 하락으로 나타난 역전세는 세입자가 전세금을 온전히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이에 대한 대책이 꼭 필요하다.지난 8일 대구서도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대책위원회가 출범했다. 전세사기와 깡통전세에 대한 피해가 사회적으로 미칠 여파가 심각함을 알리는 신호다. 정부차원의 특별한 대책이 당연히 나와야겠지만 지역단위 행정도 사회문제 될 부분을 먼저 살피고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전세사기나 깡통전세 문제는 정부의 집값 안정대책이 실패한 때문으로 나타난 것으로 현 정부는 전 정부의 실패 정책을 탓하기 전 실패한 정책을 회복하는 데 총력을 쏟아야 한다. 특히 대구경북은 전세사기나 깡통전세로부터 안전지대가 아님이 확인된 만큼 대구시와 경북도의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

2023-06-11

포항과 포스코, 윈윈할 수 있는 지혜 모을 때다

포스코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가 다음주 열 예정인 ‘최정우 포스코 회장 퇴진 요구’ 집회를 앞두고 포항지역사회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범대위는 오는 15일 포스코 본사 앞에서 포스코홀딩스 및 미래기술연구원의 실질적인 포항 이전과 최 회장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가질 계획이다. 특히 이날 집회에서 최 회장의 화형식을 비롯한 극단적인 시위까지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포스코측이 긴장하고 있다. 포항지역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범대위는 포스코홀딩스의 실질적인 포항이전 등을 요구하며 지난해부터 집회를 이어오고 있다.범대위 시위가 과격화할 조짐을 보이자 포항청년회의소 등 포항지역 3개 청년단체는 그저께(7일) ‘포스코 지주사와 미래기술연구원 직원들의 포항근무 문제로 지역사회 갈등이 장기화하는 것이 우려스럽다’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청년단체들은 성명서에서 “일년여를 끌었던 포스코 지주사 소재지 포항이전 논란이 일단락된 상황인데도, 범대위가 200명도 채 안 되는 포스코홀딩스 서울 근무 인원 모두가 포항에 내려와야 한다고 주장하며 지역사회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청년단체들이 성명서에서 밝혔듯이, 포항지역사회가 포스코그룹 본사직원들의 근무지 문제로 또다시 홍역을 치르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현재 포항과 포스코는 서로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야 할 현안이 쌓여 있다. 포항시는 당장 이차전지 특화단지 유치와 포스텍 연구중심 의대 설립을 위해 포스코의 지원을 받아야 하고, 탄소중립 문제가 발등에 떨어진 불인 포스코도 수소환원제철소 부지 조성을 위해 포항시민들의 협조를 얻어내야 한다. 이러한 현안은 양측 모두 생존이 걸린 중대한 사안이다.포항지역 시민단체와 포스코의 갈등은 서로에게 상처만 입히는 결과를 가져온다. 포항시와 포스코는 지난해 포스코홀딩스 본사 서울이전 문제로 만들어진 상생협력TF를 아직도 가동하고 있다. TF회의에 시민단체의 요구를 공식안건으로 올려 대화를 통해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해법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2023-06-08

대구시 올해는 청렴도 하위 불명예 벗어야

대구시가 전국 광역단체 중 최하위권 수준에 머물고 있는 청렴도를 높이기 위해 총력을 쏟는다고 한다. 그저께 대구시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2023년 자체 청렴도 측정 결과 및 대책회의를 가졌다. 이날 회의에서 홍 시장은 “부서별 청렴취약 요인을 분석, 개선 대책을 마련하고 올해는 반드시 청렴도 최상위권으로 도약할 것”을 당부했다. 대구시는 지난 1월 권익위가 발표한 2022년도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종합청렴도 4등급을 받아 전년에 이어 연속 하위등급 판정을 받았다. 특히 청렴체감도는 최하위 등급인 5등급으로 밝혀져 공직사회의 기강해이가 심각한 수준에 와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품게 했다.평소 공직자의 청렴을 자주 강조한 홍 시장이 이번만큼은 대구 공직사회의 기강을 바로잡아 청렴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보여 2023년 권익위 발표의 공공기관 청렴도 결과에 관심 쏠린다.대구시는 청렴도 개선이 지지부진함에 따라 고질적인 비리를 저지르는 공무원에 대해서 무관용 원칙을 적용,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청렴정책 제도기반 확립과 반부패제도의 생활규범화 등 4대 전략 20개 세부과제를 계획해 현재 추진 중이다. 지난 4월과 5월 대구시 자체조사에 나서 내부청렴도와 외부청렴도 평가결과가 비교양호한 것도 확인했다. 시는 그동안의 청렴도 개선 노력이 성과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하지만 청렴도는 한사람 혹은 한 부서의 잘못으로 전체가 나쁜 평가를 받을 수 있기에 긴장감을 늦추면 안 된다. 공직사회가 시민으로부터 신뢰를 받는 것은 공직사회의 정직성과 청렴도 때문이다. 대구시의 청렴도가 전국 꼴찌에 머물고 있으면 대구 공직에 대한 시민 불신이 커지게 마련이다. 뿐만 아니라 대구시민도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어서 청렴도 개선은 매우 중요한 일의 하나다.특히 대구시는 지역의 공공기관을 대표하는 위치에 있다. 대구시의 깨끗한 청렴문화는 곧 지역사회의 표상이 된다. 대구시 공직사회는 분골쇄신의 각오로 대구시 청렴도를 끌어올리는 데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2023-06-08

포항 영일만에서 크루즈 관광 시대 열자

크루즈 관광은 배를 타고 여러 유명 관광도시를 순회하는 여행의 한 패턴이다. 비행기로 여행하는 것 보다 경비가 적게 들고 배 안에서 숙박과 식사, 엔터테인먼트 등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어 새로운 관광산업으로 주목을 받는다.매년 수 백만명의 관광객이 크루즈여행으로 세계 유명관광지를 돌고 있다. 국제도시들도 이런 추세에 맞춰 크루즈 관광객 유치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국내서도 부산과 인천, 강원도 등지에서 크루즈관광의 모항내지 기항을 자처하며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부산은 한해동안 100척 이상 크루즈선이 부산항을 찾아오는 도시로 크루즈관광이 매우 활성화된 곳이다. 코로나19로 중단했던 부산시의 크루즈관광이 최근 재개되기 시작했다는 소식도 들린다.경북 포항의 영일만항도 2019년 12월 국제크루즈선을 처음으로 띄웠다. 영일만항을 출발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등을 연결하는 크루즈 시범사업은 코로나19로 한 번하고는 중단됐다. 코로나 사태가 끝난 지난 5일 포항시는 11만t급 국제크루즈선 코스타 세레나호를 유치하고 일본 오키나와 미야코지마, 대만 기륭 등을 6박 7일 다녀오는 크루즈 시범사업을 재개했다. 탑승객 3천명 모집도 성공했다.포항시는 이번 운항으로 영일만항이 크루즈 관광의 모항내지 기항으로서 가능성을 점검하고 제반 문제점도 살펴볼 예정이라 한다. 포항 영일만항은 경북도내 유일의 국제선사를 갖춘 항만이다. 내년 8월이면 국제여객터미널 기능을 확장 준공도 한다. 환동해 중심도시를 지향하는 포항으로서는 크루즈관광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세계 최고 철강업체인 포스코가 있는 포항을 국제적으로 알리고 죽도시장을 비롯 경북도내 각 관광지를 잘 연결하면 포항은 크루즈선의 기항지로서 부족함이 없다.다만 국제 선사로서 필요한 인프라를 보완하고 크루즈 관광 전문인력 양성 등의 숙제는 앞으로 풀어가야할 일이다. 경북도가 목표하는 외국인 관광객 300만명 유치도 크루즈 관광 활성화로 활로를 찾을 수 있다. 경북의 크루즈 관광 시대를 포항에서 열어가자.

2023-06-07

음식물가 상승, ‘상대적 박탈감’ 심화시킨다

삼겹살이 서민음식이란 말은 옛말이 됐다. 1인분(100g)이 보통 1만2~3천원가량 해 3~4인 가족이 삼겹살로 외식을 하려면 10만원 가까이 든다. 5월 기준, 외식 삼겹살 가격은 2년 전보다 16.1% 뛰었다. 지난달에는 서민 음식의 대표격인 라면 값도 올랐다. 라면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24.04로 1년 전보다 13.1% 올랐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2월 이후 14년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통계상으로는 최근 우리나라 물가가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은 것으로 나타나지만, 서민들이 실생활에서 느끼는 먹거리 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5월 소비자물가지수를 보면 치즈, 피자, 빵, 김밥 등 먹거리 지표인 가공식품과 외식 부문 세부 품목 112개 중 31개의 상승률이 10%를 웃돌았다. 통계물가와 체감물가가 차이를 보이는 것은 유독 먹거리 물가가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음식물가가 급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장 원유가격 인상이 예고되면서 우유가 들어가는 아이스크림, 빵 등의 가격상승으로 이어질까 봐 소비자들이 크게 걱정하고 있다.물가당국도 먹거리 물가 상승세가 민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매우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설상가상 전기요금을 비롯해 공공요금 인상도 이미 예고된 상태다. 통계를 내세워 소비자물가 안정세를 강조하더라도 체감물가가 실질적으로 꺾이지 않는다면 소비자들이 수긍하지 않는다. 현재 우리나라는 고액 연봉자가 급증하면서 국민 모두가 느낄 정도로 소득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1분기 가계 동향조사’에서는 전국가구 중 적자가구(한계가구) 비중이 26.7%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소득양극화는 사회 구성원 간의 갈등과 불안의 최대 요인이 된다. 특히 먹거리 물가의 급격한 상승은 서민들에겐 엄청난 스트레스를 준다. 정부가 시장경제를 통제할 수는 없겠지만, 물가상승 요인을 철저히 분석해서 서민들이 먹거리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덜 느끼도록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2023-06-07

보조금 비리, 철저히 책임 묻고 환수조치를

정부가 지난 1월부터 29개 부처별로 최근 3년간 민간단체에 지원된 국고보조금 사업을 전면 감사한 결과, 곳곳에서 비리행위가 밝혀져 충격적이다. 공익성을 내세운 일부 비영리 민간단체의 국고보조금 횡령 수법이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그저께(5일) “이런 도둑에게 빨대 꽂은 기회를 준 문재인 정권의 책임을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보조금 사용과 관련한 정부부처 조사결과는 빙산의 일각이고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는 비리행위가 더 심각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아직 조사결과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국 243개 지자체도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비영리 민간단체에 지급한 보조금 사용내용을 전수조사했었다. 아마 이번 정부부처 조사 결과와 비슷한 유형의 비리행위가 만연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021년 9월 “고(故) 박원순 전 시장 시절 10년 동안 서울시가 시민단체에 지원한 보조금과 민간위탁금 등이 1조원에 달했다. 서울시의 곳간이 시민단체 전용 ATM기로 전락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NGO지원법’은 김대중 정부 시절인 지난 2000년 만들어졌다. 정부가 직접 하지 못하는 공익 활동을 시민사회가 해결한다는 명분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일부 민간단체들은 그동안 정부 감독의 사각지대에서 그들만의 성역을 구축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묻힌 민족영웅발굴’ 사업을 한다며 보조금을 받아 현 정권 퇴진운동 강의를 편성하는가 하면, 통일지원사업 보조금을 수령해 유흥업소에서 사용하기도 했다. 해외출장비를 받아 개인여행을 가는 파렴치한 비리행위도 있었다.정부가 보조금 관리 체계를 전산화해 불법행위를 차단하겠다고 했지만, 이번 기회에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수립해 세금 낭비를 막아야 한다. 우선 전국적인 비영리 민간단체의 현황부터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일일이 보조금 지급내용의 공익성·타당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도 밝혔듯이, 일벌백계 차원에서 이번에 밝혀진 보조금사용 비리에 대해서는 철저히 책임을 묻고 환수조치도 해야 한다.

2023-06-06

호국과 충렬의 정신을 배우는 보훈의 달

6월은 6·25 전쟁일과 현충일이 있어 호국보훈의 달이라 한다. 6·25전쟁이 끝나고 정전상태로 70년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우리는 안보의 위협을 느끼며 산다. 중국과 러시아의 보호 아래 북한은 핵무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고, 미국과 중국의 강대강 대립은 국제사회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세계 경제가 전쟁의 영향을 받아 오일쇼크와 공급망 위기, 스태그플레이션 등으로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특히 강대국 사이에 낀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위치를 보고 한반도의 우리 처지가 남달라 보이지 않는다. 70여 년 전 북한의 기습 남침으로 시작한 6·25 전쟁을 통해 우리는 전쟁의 참혹상을 경험한 바 있다. 대한민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비극적 상황에 동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이런 동병상련의 아픔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수 백만명의 희생자가 발생하고 국토의 30% 이상이 황폐화된 우크라 전쟁의 상흔은 6·25전쟁의 아픔을 반추케 하는 것이다.힘의 논리가 통하는 냉엄한 국제사회에 우리는 어떻게 국가를 지킬지가 큰 과제가 아닐 수 없다. 한미일의 군사동맹 강화 등 국제사회의 공조를 통해 북한 핵에 대응하고 한편으로는 자주적 안보 능력 확보에도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올해 보훈의 달은 국가보훈처가 국가보훈부로 승격하면서 그 의미가 더 뜻깊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희생한 이들을 기억하지 못하는 나라는 선진국일 수 없다. 선진국일수록 순국선열에 대한 예우를 경건히 하고 그들의 정신을 널리 전한다. 국가 유공자를 예우하고 그들의 희생 정신을 기리는 것이야말로 국가의 안보를 더 공고하게 하는 길이다.보훈의 달을 맞아 순국선열과 전몰장병의 넋을 기리는 동시에 안보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넓혀가는 노력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북한의 위협을 대수롭지 않은 듯 여기는 사회 풍조가 불식되도록 올바른 안보교육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일반 가정서는 현충원이나 전쟁기념관 등을 찾아 호국과 충렬의 정신을 느껴보는 것도 보훈의 달을 뜻깊게 보내는 좋은 방법이다.

2023-06-06

첫발부터 제지당한 포스코 수소환원제철소

포스코가 포항제철소 앞바다 135만㎡(약 41만평)를 메워 건설할 계획인 수소환원제철소 용지 조성사업이 첫 단계인 주민설명회부터 브레이크가 걸렸다. 2050년 탄소중립 목표달성을 위해 반드시 현재의 포항제철소 고로를 수소환원제철 방식으로 전환해야 하는 포스코로서는 비상이 걸렸다.지난 1일 포항근로자종합복지관에서 국토부 주관으로 열릴 예정이었던 주민설명회는 시민단체 등의 반대에 부딪혀 시작도 못하고 취소됐다. 주민설명회는 지난달 24일부터 공람이 시작된 ‘포항국가산업단지(수소환원제철 용지조성사업)변경안’의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교통영향평가서, 재해영향평가서에 대한 주민의견을 듣는 자리였다. 포항환경운동연합 등 8개 단체로 구성된 포항제철소 5투기장반대대책위는 이미 설명회 하루전 포항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양생물이 서식하는 바다를 메워 부지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었다.주민설명회가 시작단계에서 무산된 것은 포스코와 포항시의 준비미흡도 한몫했다. 포스코 측이 수소환원제철소 건설과 관련된 자료를 인터넷에 올려놓긴 했지만, 설명회 자리에서는 관련자료를 배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포항제철소 소재지가 지역구인 조영원 포항시의원이 지적한 것처럼, 설명회 장소에 포항시와 사업 승인권을 가진 국토부 담당자들이 참석하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포스코측이 설명회 일정을 다시 잡기로 한 만큼, 철저한 준비를 해서 이해관계 주민 모두가 사업내용을 숙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포스코가 포항제철소를 수소환원제철 방식으로 전환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사실상 새로운 제철소를 건설하는 작업이어서 수십조원의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철강기업의 탄소중립은 생존의 문제가 되고 있어, 유럽연합 등은 천문학적인 지원을 통해 자국 철강산업을 보호하고 있다. 포항시민들이 끝까지 수소환원제철소를 건설하려는 포스코의 계획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포스코로서는 여유부지가 있는 광양제철소 쪽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포항시민들의 냉철한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2023-06-04

전기요금 지역별 차등화, 기업유치 청신호다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분산에너지 특별법은 전기 등 국내서 사용되는 에너지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지역별로 전기요금을 차등화시키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특별법은 전력을 사용하는 지역이나 그 인근에서 만들어 쓰는 일정규모 이하의 에너지를 자유롭게 생산·소비할 수 있도록 법제화했다. 중소규모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와 소형 모듈원자로 등을 분산에너지 개념에 포함시킴으로써 국가적으로 에너지 사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이와함께 지역별로 전기요금을 다르게 적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이 법안에 넣음으로써 원전이 많은 경북으로선 기업유치 등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는 비수도권 지자체의 오랜 숙제 중 하나다. 경북과 부산, 대전 등 대규모 원자력발전소와 화력발전소를 가진 지역에서는 전력을 생산하는 지역과 소비지역이 동일한 요금을 내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을 오래전부터 해왔다. 지역마다 다른 전력자립도와 송·배전 비용. 발전소 건립에 따른 보상 등을 충분히 고려해 지역별로 전기요금을 차등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특히 전기요금의 차등화를 통해 수도권에 있는 전기 다량소비 기업의 지방이전을 유도해 지역균형발전에도 도움을 주자는 것이다. 지역별 전력 자립도를 보면 서울 4%, 경기도 60% 정도인데 반해 경북은 200%에 육박한다.경북도는 최근 분산에너지 특별법 통과와 함께 전기요금 지역별 차등화가 실시될 것에 대비해 반도체, 데이터센터 등 전력 다소비 기업유치를 위한 대응 전략 마련에 나섰다고 한다. 특별법 통과에 따라 부산, 울산 등 타 도시도 비슷한 움직임에 나설 것으로 보여 경북도의 발빠른 대응이 반드시 필요하다.전기료 차등제가 실시되면 전기사용에 대한 기업의 인식이 달라지면서 값싼 지역으로 공장 이전을 고려할 기업도 생겨날 것이다. 전기료 차등제에 맞춰 경북도는 지역민이 실감할 수 있는 정책과 원전인근 산단 등 도내 각 지역에 기업이 찾아올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2023-06-04

코로나격리 해제됐지만 긴장상태는 유지를

정부가 어제(1일) 코로나19 위기경보 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조정하면서 확진자 격리 의무가 해제됐다. 앞으로는 마스크도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등 일부 시설에서만 의무적으로 착용하면 된다. 지난 2020년 1월 20일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지 1천229일 만에 일상생활속 방역 규제가 모두 풀린 것이다. 다만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과 요양원 등 감염취약시설에서는 당분간 마스크를 계속 써야 한다.이제 일상생활 속에서의 방역 조치는 모두 풀렸지만, 아직 긴장의 끈을 놓기는 이르다. 코로나 감염으로 인한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자체 공공의료체계를 구축해서 분야별 대응을 계속 하기로 한 조치는 바람직하다.대구시는 8개 구·군과 함께 32개팀 191명으로 구성된 전담대응기구를 계속 가동하며 감염취약시설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할 예정이다. 중증 확진자 입원을 위한 병상 46개도 계속 가동한다. 치료제 처방 담당약국도 확대운영한다. 경북도는 권역을 6개 중진료권으로 나누고 책임의료기관(공공병원 중심)을 선정해 필수의료 협력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공공보건의료 협력강화 추진단은 경북대병원과 계명대·대구가톨릭대·영남대 의료원, 대구파티마병원, 동국대경주병원, 칠곡 경북대병원과 3개 지방의료원, 의사회 등으로 구성된다.대구·경북은 지난 2020년 2월 갑자기 닥친 코로나 펜데믹으로 의료시스템 붕괴 직전까지 가는 위급한 상황을 경험했다. 그러나 물리적인 ‘도시봉쇄’ 없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극복할 수 있었다. 성숙한 주민의식과 비상대응능력 때문이었다. 대구·경북의료계와 주민들이 똘똘 뭉치고 전국의료진과 구급대원, 국민들의 아낌없는 지원과 연대 속에 코로나와의 싸움에서 세계가 놀라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앞으로도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바이러스로 인해 새로운 전염병 대유행 사태가 충분히 올 수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를 중심으로 긴장상태를 유지하면서 어떤 전염병이 와도 극복할 수 있는 공공의료체계를 항상 갖춰두고 있어야 한다.

2023-06-01

‘이건희 컬렉션’ 문화예술 저변 확대 기회로

대구미술관이 지난 2월 21일부터 84일간 전시한 이건희 컬렉션 한국근대미술 특별전에 12만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같은 내용을 전시한 울산(10만명), 부산(7만명), 경남(6만명)보다 훨씬 많은 관람객이 다녀간 것은 대구시민의 문화예술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입증한 결과다.이번 전시회는 대구미술관 소장품과 국립현대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등이 소장한 44명의 작가 작품 81점이 전시됐다. 2011년 대구미술관 개관 이후 관람객 수 기준으로 역대 4위를 기록했고, 1일 관람객 수가 1천432명에 이른다. 교과서에서 만날 수 있는 유명작가의 그림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기회인데다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에 대한 지역의 특별한 향수가 더해져 컬렉션의 흥행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이 된다.특히 65세 이상 노년층 관람객(7천714명)이 전년보다 12배나 많은 것은 눈에 띄는 변화다.대구는 문화예술이 강한 도시다. 특히 근대미술분야는 서동진, 이인성, 이쾌대 등 근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이 활약한 도시로 유명하다. 6·25전쟁 중에도 전국의 예술인이 모여 근대미술전을 열기도 한 곳이다. 대구시 달성군이 국립근대미술관을 대구에 유치하려는 것도 이런 시대적 배경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문화예술은 단순히 감상만하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다. 문화예술을 산업의 한 분야로 인식하는 문화산업 시대가 열리고 있다. 스페인의 북부 항구도시 빌바오는 구겐하임 미술관 유치로 일약 세계적 문화관광도시로 성장했다. 한해동안 100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간다. 관광수입이 1천억원에 이른다고 한다.문화예술을 한 도시의 특성으로 규정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대구는 국제뮤지컬 페스티벌과 국제오페라 축제 등으로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도시다.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출범을 계기로 대구시민 중심의 메세나 운동도 전개하고 있어 문화예술의 저변확대가 절실하다.이건희 컬렉션을 계기로 좋은 작품 전시회를 더 많이 만드는 한편 간송미술관 개관을 계기로 지역 문화예술의 힘을 더 자극시켜나가는 운동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

2023-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