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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ㆍ특집

경북판 ‘메타버스’, 새로운 대한민국 중심 도약 ‘큰 걸음’

경북도는 올해 ‘다시 대한민국 중심으로! 메타버스 수도 경북’이라는 목표 아래 돈 되는 메타버스, 사람이 몰리는 메타버스, 디지털로 통합하는 메타버스를 추진방향으로 잡고, 도정 대전환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경북도는 △메타버스 인재 양성 △메타버스 산업 육성 △ 메타버스 문화·관광 활성 △메타버스 특화 서비스-존 조성 등 4대 분야 20개 중점과제를 통해 메타버스 크리에이터 양성, 메타버스 아카데미 개설, 메타버스 영재교육센터 구축, 메타버스 전문학과 개설 지원, 메타버스 글로벌 한글캠퍼스 구축 등 ‘메타버스 수도 경북’의 기본 구상을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 2월 24일 메타버스와 현실을 융합한 신개념 디지털 방식으로 ‘메타경북 정책자문단 출범 및 메타버스 수도 경북 비전선포식’을 열고, 지방자치단체로는 최초로 메타버스 관련 정책자문단을 출범하는 등 기업 얼라이언스를 구축했다. 이 자리에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네이버, 아마존 등 메타버스를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경북도는 메타버스 경북의 정의를 본캐릭터(본캐) ‘새바람 행복경북’, 부캐릭터(부캐) ‘메타버스 수도 경북(메타경북)’이라고 내리고, 정책자문단으로 하여금 메타버스 전략과제 기획·발굴, 산업·기술 동향 공유, 연구지원 등 메타버스 수도 경북 조성을 위한 브레인 역할을 맡겼다. 특히, 경북도는 이철우 도지사의 지시에 따라 각 실국별 1 메타버스 프로젝트(24개), 시·군별 1 메타버스 프로젝트(23개), 산하공공기관별 1 메타버스 프로젝트(28개)를 추진과 대구광역시와 함께 할 수 있는 메타버스 사업도 발굴한다. 이 프로젝트는 총 88개로 향후 시·도민들이 메타버스 공공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 대표 사업이다.여기에 88개 메타버스사업에 대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사업성(돈 되는 메타버스) △대중성(사람이 몰리는 메타버스) △적합성(디지털로 통합하는 메타버스) △시급성(우선순위) 등을 감안해 정책자문단으로부터 전략자문을 구하고, △(플랫폼) 메타버스 대구경북 신공항 및 4대 한류 프로젝트 △(교육·체험) 지자체 최초 MR(혼합현실)기반 메타버스 교육·체험센터 △(인재양성+취업연계) 메이저 기업·대학 등과 협업을 통한 메타버스 아카데미 등을 대표사업으로 선정했다. 메타버스 대구경북 신공항 및 4대 한류 프로젝트는 도 및 시·군, 단체 등의 메타버스사업을 담을 대표 플랫폼으로 1단계로 올 하반기부터 메타버스 신공항 및 한글·한복·한식·한옥 등 4대 한류 메타버스 체험-존 서비스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이후 2단계로 실국 분야별 메타버스사업 및 시군별 특화 메타버스사업을 연동, 3단계로 타 광역지자체 메타버스 플랫폼과 연결하는 등 시·도민들에게 다양한 메타버스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경북도는 메타버스 신공항은 해외 유명한 공항의 출입국 프로세스, 스마트 시스템 등을 메타버스로 먼저 실험하고 체험한 뒤 실제 대구경북 신공항에 접목시킨다는 전략도 세웠다. 이를 위해 경북도는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 컨설팅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지자체 최초로 구축하는 MR(혼합현실) 기반 메타버스 교육·체험센터는 포항공대의 메타버시티 MR 강의실을 벤치마킹해 올 하반기부터 도민들에게 메타버스를 실감 있게 체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특히, 경북도청 내 도민들의 접근성이 좋은 유휴공간을 리모델링해 메타버스 체험 공간, 교육 공간, 휴게 공간 등을 마련하고 메타버스 기본개념, 제작기술 기초교육, 콘텐츠 제작 등 학생, 기업인들의 눈높이에 맞는 체험·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할 방침이다. 메타버스 아카데미는 인재양성과 취업연계에 주안점을 두고 청년들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교육 제공을 통해 메타버스 개발자 및 창작자를 양성하여 메타버스 창작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선수학습, 자기주도 학습, 기업연계 학습 등 단계별 학습프로그램과 국내 주요기업 및 전문가 밀착 학습지원으로 메타버스 우수인력을 양성해 수요가 있는 기업에 인력 풀을 제공한다. 또한, 온라인 학습과 함께 MR기반 메타버스 체험·교육센터를 연계해 학습효과를 극대화시키고 하반기에는 권역별 아카데미 개설도 준비하고 있다.이와 함께 발굴된 4대 분야 메타버스사업도 전문가 자문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하고 정부사업과 매칭, 사업 규모화 등을 통해 국비, 민자 등을 확보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경북도는 메타버스사업의 구체적인 논리개발 및 타당성 확보를 위해 △메타경북 마스터플랜 수립 △메타버스-NFT(블록체인) 생태계 구축·연계 △메타버스 국책 및 지역거점기관 유치·설립 △메타버스 사회혁신센터 구축·운영 등의 연구용역을 6월 중 마무리할 예정이다.국회에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경북도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지역 국회의원들과 지난 3월 ‘메타버스 수도 경북 조성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메타버스 수도 경북 조성 및 메타버스 산업 선점’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이날 세미나를 통해 경북도는 RD 지원, 기반구축, 규제 샌드박스 등 종합적인 로드맵 수립과 메타버스 정책을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메타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는 점을 의원들에게 인식시키고, 메타버스를 창작할 크리에이터 양성을 통한 크리에이터 경제육성, 일하는 방식의 변화와 생산성 혁신, 공공 메타버스 인프라 서비스 구축, 메타버스 육성을 위한 정책적 지원방안 마련 등을 제안했다.경북도는 메타버스 선점을 위해 서울시와도 협업도 진행했다. 양 시·도는 업무협약을 통해 새로운 디지털 환경에서 선제적인 메타버스 서비스를 시·도민들에게 제공하고 상호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모범적 메타버스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메타버스 사업 상호 공유 및 기술 증진 △인재, 산업, 문화, 관광 등 분야별 메타버스를 활용한 정책을 발굴 및 협업사업 추진 △반기별 ‘서울경북 메타버스 협업회의’ 개최 △지역 소재 메타버스 기업, 기관, 대학 등 민간 차원의 교류 지원 △‘서울경북 메타버스 Alliance’ 구축 등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경북도는 이러한 메타버스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예산확보의 구체적인 목표도 내놨다. 국비의 경우 올해 정부 메타버스 예산 5천560억 원의 10%인 500억 원을 확보하고 지방비는 2026년까지 300억 원을 투입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경북도는 정부, 국회 등에 ‘메타버스 수도 경북 조성’의 핵심사업인 메타버스 융합산업 클러스터 조성과 디지털플랫폼정부 대표과제를 건의하고 사업채택, 예산확보 등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이와 관련, 이철우 지사는 “4차 산업 메타버스 시대는 반드시 온다. 아이디어와 아이템을 바탕으로 철저히 준비해 메타버스를 통한 경북 대전환과 다시 대한민국 중심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새 정부가 목표로 하는 디지털 플랫폼정부 구현과, 메타버스 선도국가로의 도약은 경북에서 시작하고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2-06-23

취약 작업자 고위험 작업 막고… 지게차 사고 원천 차단

□ 가상제철소로 스마트팩토리 미래 그린다지난해 포스코는 연원료 최소 비용·최적 배합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디지털 트윈 포스플롯(Digital Twin PosPLOT)을 개발했다. 포스코는 제선·제강 공정을 가상의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해 탄소배출 등 환경 영향과 수익성을 종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PosPLOT은 POSCO Process based Lowest-cost-oriented Optimization Technology의 약어로, 철강사업에서 가장 큰 비용을 차지하는 연원료 부문에서 최소비용으로 최적의 배합을 찾으려고 개발한 포스코 고유의 시스템이다. 포스코는 원료 가격 변동성 증가와 탄소배출 이슈 등 경영환경 변화로 연원료 투입과 배합을 상시 조정해야 했지만, 원료의 수많은 성분들을 고려하며 공정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증하기에는 많은 인력과 시간이 필요했다. 이에 포스코 기술연구원은 2014년부터 복잡한 최적해를 계산하는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고, 2019년부터는 철강부문 선임조직에서 시스템 개발을 주도하면서 생산기술·마케팅·구매투자본부간 적극적인 소통과 그룹사의 협업으로 연구 결과가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디지털 트윈 포스플롯 시스템을 활용하면 품질, 원가, 생산 영향은 물론 ESG관점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 변화까지 2분 이내에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디지털 트윈 포스플롯은 2020년 말 정식 오픈해 현재 약 350명의 직원이 활용하고 있으며, 유관부서 간 실시간으로 정보를 교류하는 플랫폼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직원들의 일하는 방식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어 전사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원료실 담당자는 “디지털 트윈 포스플롯을 활용해 구매, 조업, 품질 조건을 변경하며 최적해를 산출할 수 있어 연간 구매전략 수립에 유용하다. 제철소의 가공비를 고려한 사용성을 쉽게 시뮬레이션할 수 있어 유용하다”고 했다.2022년에는 경영계획 수립단계에 시스템을 활용하고 수익성 향상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디지털 트윈 포스플롯은 포스코의 IT 인프라를 기반으로 동종업계 최초로 온라인 가동되고 있으며 기술력을 인정받아 2021년 8월 25일 개최된 포스코 기술컨퍼런스에서 기술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이 디지털트윈 모델 공장으로 선정됐으며, 향후 탄소강공정 중심의 디지털 트윈 포스플롯을 스테인리스 공정까지 확장하고, 디지털 트윈 컨셉에 맞춰 시스템 리뉴얼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향후 탄소중립 전략 수립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할 계획이다.□ 안전한 작업장 구현도 스마트하게최근 포스코의 화두는 ‘스마트 안전(Smart Safety)’이다. 지난해부터 포스코는 스마트 기술을 활용한 작업안전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산업용 로봇, 스마트 CCTV 등을 이용해 고위험 수작업을 자동화하고, 밀폐공간 유해가스 존재 여부를 사전 감지할 수 있는 스마트세이프티볼(Smart Safety Ball)을 개발했다.최근에는 제철소 작업안전관리를 위해 포스코 ICT와 함께 ‘작업현황 종합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했다. 포스코가 개발한 ‘작업현황 종합 모니터링 시스템’은 작업별위험정보, 개소별 작업자 현황, 관계사 투입 현황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관련 인원은 누구나 각 작업 개시 전부터 안전에 필요한 모든 요소들을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해 안전사고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안전관리 시스템이다. 기존에도 포스코는 제철소 내 작업 및 작업자 정보를 관리하고 관련 부서 및 담당자에게 제공해왔다. 그러나 작업관리자가 직접 수기로 작성했기 때문에 실시간 통합관리 측면에서 한계가 있었다.포스코는 이러한 현장 작업자들의 VOC를 수렴하고 문제점을 반영해 제철소 환경에 최적화된 통합 작업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키로 했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포스코는 포스코ICT와 협업해 ‘작업현황 종합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을 완료했으며 현재 전 사업장에 적용 중이다.특히 작업관리자는 시스템을 통해 작업자의 안전교육 이수 여부, 작업 수행 이력 등의 정보를 사전에 확인하고 최적의 안전작업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기존에는 작업계획 수립 시 작업자의 과거 이력정보를 알 수 없었으나, 현재는 ‘작업현황 종합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온라인 상으로 사전 등록된 작업자의 작업이력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안전교육 미이수자, 초도 작업자, 고연령자 등은 시스템에서 별도 표시돼 미적격자의 작업 투입을 제한하고 취약 작업자의 고위험 작업 배치를 방지할 수 있다. 또한 ‘작업현황 종합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계획된 작업자와 실제 투입되는 작업자를 현장에서 최종 확인할 수 있어 임의의 작업자 변경에 따른 마지막 안전 리스크까지 관리할 수 있다. 만약 작업 수행전 해당 작업을 위해 결정됐던 작업자 대신 임의의 작업자가 긴급히 투입되면 사전 작업미숙지로 인한 각종 안전 리스크 요인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업 수행전안전미팅(Tool Box Meeting)에서 작업자가 출입증을 스마트폰에 태깅(Tagging)하면 계획된 작업자와 실제 작업자의 일치 여부가 확인된다. □ 곳곳에 자리잡아가는 스마트 시스템‘작업현황 종합 모니터링 시스템’은 5월 현재 관계사를 포함해 1만1천여 명 이상의 제철소 내 근무자들이 활용하고 있다. 특히 실제 제철소 내 작업을 수행하는 포스코 및 관계사 직원들로부터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는 ‘작업현황 모니터링 시스템’에 대한 사용자들의 VOC를 정기적으로 청취하고 있으며, 관계사 직원을 포함한 모든 직원이 활용하는 실질적 안전관리툴(Tool)로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지속 개선해나갈 방침이다.지난 5월에는 RIST, 포스코홀딩스미래기술연구원, 중소기업과 협업해 지게차 자동정지기술을 개발했다. 일반적으로 지게차에 적용되는 안전 기술은 충돌 위험시 운전자에게 경고 알림을 보내는 정도에 그친다. 그러나 지게차 자동 정지 기술은 ‘영상 인식 기술’, ‘자동 정지 제어’ 등이 적용돼 충돌에 따른 재해를 원천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지게차 자동 정지 기술에 적용된 ‘영상 인식 기술’은 AI·딥러닝 기술을 적용해 사람과 사물을 구분해 인식한다. 지게차에 설치된 광각렌즈로 촬영한 영상을 바탕으로 지게차와 사람간의 정확한 거리를 산출해 경고 알람을 울린다. 지게차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기존에는 지게차와 작업자에 태그(Tag)를 부착해 거리를 측정해 왔는데, 이번에 개발한 새로운 기술은 별도의 태그 없이 충돌 위험을 감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여기에 ‘자동 정지 제어 기술’을 더해 안전사고 위험을 원천 차단했다. 지게차가 주변 작업자에게 접근하면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지게차가 단계적으로 자동 정지한다. 충돌 위험 거리가 6m 이내일 경우 알람이 울리고(1단계), 4m 지점에서는 감속이 시작되며(2단계), 2m 이내로 작업자가 근접하면 지게차가 자동 정지한다(3단계).이외에도 지게차에 설치된 조명을 활용해 지게차 주변의 위험 구역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기술도 적용됐다. 현장 작업자가 지게차 주변 위험구역에 진입하면, 지게차 조명이 붉은색으로 바뀌어 작업자가 스스로 위험을 인지하고 대피할 수 있도록 돕는다.포스코는 제철소 내 기술 적용 이후 협력사까지 확대해 협력사 ‘영남산업’과 ‘대명’의 지게차에도 신기술을 적용했다. 향후 포스코는 해당 기술을 필요로 하는 국내 기업 및 기관에 포스코의 경험과 기술을 전파하고 지게차와의 충돌사고를 예방해 산업안전 확보에 기여할 예정이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2022-06-23

돌고 돌아 4년 만의 보수 회귀… 정치 다양성 회복 급선무로

올해는 대통령선거와 제8회 전국동시 지방선거가 한꺼번에 실시됐다. 대선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당선된 이후 3개월 만에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은 국민의힘 후보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지지율을 보이며 4년 전과는 판이한 정치지형을 보였다.대구·경북 지역은 대선 승리 이후 더욱 강한 보수성향을 보이며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 2명 전원과 대구 8곳과 경북 23곳의 기초단체장 31명중 무소속 당선자가 탄생한 영천·의성·울릉 등 3명을 제외한 28명이 당선되는 결과를 낳았다. 지난 2018년 제7회 지방선거 당시 대구 달성군과 경북의 김천, 안동, 영천, 봉화, 울진 등 모두 6곳에서 무소속 기초단체장이 배출됐다. 특히 경북 구미시장에는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는 이변이 발생하기도 했다.하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구·경북은 4년전 보다 국민의힘 강세가 더 뚜렷해졌고 보수의 심장임을 재확인하게 됐으며 일당 독주체제를 더욱 공고히 했다.본보는 창간기념을 맞아 14대 대선과 지방선거로 달라진 대구·경북지역의 달라진 정치지형을 점검하면서 일당 독주체제 극복을 위한 다양성 부족이라는 과제해결 방안을 논의해 본다. (편집자 주)□4년 만에 보수로의 회귀제8회 전국동시 지방선거에서 전국적으로 경기도와 광주·전남·전북 지역을 제외하곤 대부분 지역에서 국민의힘 소속 광역·기초단체장 들이 대거 당선됐다. 전국 교육감도 지난 지방선거 당시와 비교할 때 17명 중 8명이 보수성향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진보시대의 막을 내렸다는 지적이다.물론 대구·경북지역도 예외는 아니었고 몇몇 광역·기초의원을 제외하면 거의 이변은 없었다.선거 결과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 등 광역단체장 2명이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고 기초단체장은 대구 8곳 전원, 경북은 영천과 의성·울릉 등 3곳의 기초단체장만을 제외하고 20곳에서 모두 승리해 대구·경북지역이 여전히 보수의 텃밭임을 재확인했다. 이는 대선에서 정권을 잡은 윤석열 정부의 출범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지역 유권자들이 절대적인 지지를 보낸 것으로 분석됐다.4년전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미시장이 당선된 것과 비교할 때 상당히 달라진 정치지형임을 알 수 있다. 그나마 무소속 후보들이 당선되는 이변이 연출됐을 뿐이며 경북지역을 중심으로 무소속 바람이 거세게 일 것이라는 관측도 들어맞지 않았다. 무소속 당선자들도 면면을 살펴보면 모두 친 국민의힘 성향으로서 실질적으로는 보수진영 인사의 전원 당선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이런 성적표를 받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대선 승리후 보수층이 더 결집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게 지역 정치권의 분석이다.제1야당인 민주당은 대구·경북 지역 31곳을 통틀어 겨우 11명의 후보만을 등장시켜 체면을 구겼고 대구시장에 후보를 낸 정의당과 기본소득당은 기초단체장 후보를 단 한명도 내지 못했다.□제3회 지방선거때부터 특정정당 독점화그동안 8차례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국민의힘과 보수 정당 후보들이 100% 당선된 경우는 몇차례 되지 않아 싹쓸이는 거의 없었다.민자당이 여당이었던 제1회 지방선거때 대구는 자민련의 오기환 동구청장, 이재용 남구청장·이명규 북구청장·김규택 수성구청장·황대현 달서구청장·양시영 달성군수 등 6명은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었다. 경북은 민주당 박기환 포항시장과 박팔용 김천시장·정동호 안동시장 등 14명이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이에 대구·경북지역에 모두 20명이나 민자당 출신 이외의 인사들이 당선되면서 비주류 정당과 무소속 기초단체장들이 나오면서 지역 정치색이 어느정도 다양성을 보였다.제2회 지방선거에는 대구는 이재용 남구청장이 무소속으로 당선됐을 뿐이고 경북은 자민련 김학문 문경시장·김수남 예천군수, 새정치국민회의 신정 울진군수 및 무소속 정동호 안동시장 등 모두 5명이 당선되면서 다양성을 이어갔다.제3회에는 대구는 전원 한나라당이 당선됐다. 경북은 박팔용 김천시장·박인원 문경시장 등 2명이 무소속 당선돼 이때부터 지역에 특정정당 싹쓸이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제4회때 대구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모두 당선되면서 대구가 특정 정당의 텃밭화의 길을 걸었고 경북은 정윤열 울릉군수·이태근 고령군수·박영언 군위군수·김복규 의성군수 등 4명이 무소속 당선되면서 무소속 명맥을 유지했다.제5회에는 보수당이 아닌 무소속은 대구의 경우 서중현 서구청장·김문오 달성군수 등 2명, 경북은 김주영 영주시장·신현국 문경시장 등 모두 8명의 무소속 기초단체장이 나와 특정 정당 일색이라는 색깔론에서 벗어나는 듯했다.그러나 지난 제6회 지방선거에서 대구는 전원 새누리당으로 채워졌고 경북은 무소속 이정백 상주시장·김주수 의성군수·한동수 청송군수 등 단 3명으로 대폭 감소했다.제7회 지방선거에서 보수진영 후보를 제외한 기초단체장 당선인은 대구는 무소속 김문오 달성군수, 경북은 민주당 장세용 구미시장을 제외한 김충섭 김천시장 등 5명이 무소속 후보로 당선돼 비주류의 명맥을 이어갔다.하지만 이번 제8회 지방선거에서 대구·경북은 보수당의 텃밭으로 회귀했다.□중선거구제로 그나마 희망의 불씨는 살려지역에서 제대로 후보를 내지 못했던 민주당은 제8회지방선거에서 광역·기초의원 56명을 배출해 그나마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당초 민주당은 대구·경북에서 공천 파동 등으로 인해 전멸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주류를 이루는 등 선거 여건과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보수텃밭에서 민주당은 광역·기초의원들이 선전하며 그나마 재기 가능성을 보여 진보 셩향의 지역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불씨를 안겨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기초의원의 경우 2∼5인까지 선출할 수 있는 중대선거구제의 덕을 톡톡히 봤다는 평가다. 중대선거구제 선거 특성상 다소 낮은 득표율로도 충분히 당선권에 들 수 있었기 때문에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지역에서 2∼3위 권에 들어 당선된 케이스가 많았다.민주당은 대구의 경우 지역구 기초의원 24명, 광역 비례 1명, 기초 비례 1명 등 총 29명이 당선됐고 경북은 지역구 기초의원 21명, 광역 비례 2명, 기초 비례 4명 등 총 27명이 당선됐다. 중대선거구제의 효과가 아니었다면 이보다 더 못한 결과를 보였을 가능성이 크다.□다양성 확보 위한 선거구제 변경 시급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정치권에는 특정지역 특정정당의 독점화라는 고착화된 상황의 타개책 마련이 우선적인 과제로 부상했다. 그 대안이 한 선거구에서 2∼5명을 선출하는 중대선거구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특정 정당으로의 쏠림을 방지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고 이미 특정 정당이 지방 의회 의석 대부분을 독식하는 현상이 반복돼 온 자치구·시·군의회 선거에 지난 2006년 지방선거부터 이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광역의회의 반대 등으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만 실시됐고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시범지역에만 도임되는 등 전국적으로 실시하지는 못했다.우리나라는 3차 개헌 후 참의원 선거시 이 선거제가 처음으로 도입됐고 제4공화국과 제5공화국 당시 국회의원 지역구 선거에 중선거구제를 채택한 바 있다.하지만, 일본이 실시하고 있는 중선거구제하에서 후보자는 득표활동을 위한 정책보다는 이익유도에 집중하고 지역구에 고착화된 고정지지표를 바탕으로 한 번 당선되면 이후 어렵지 않게 재선, 다선에 등극하는 단점이 드러났다.지방분권운동 대구경북본부 공동대표인 조정 변호사는 “현재의 특정정당 독점화를 깰 수 있는 것은 중대선거구제로의 변화를 통해 지역정당 출현 등 다양성이 확보돼야 정치의 발전을 기할 수 있다”며 “정치권은 중대선거구제의 단점보다는 제대로 된 지방분권 실현과 특정정당으로의 쏠림현상만이라도 개선하도록 선거구제도의 개선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2022-06-23

경북 동해안 신성장 기반 ‘원전 클러스터 조성’ 청신호

경상북도의 역점사업인 동해안 원자력 거점 조성계획이 탄력을 받는다.문재인 정부시절 탈원전 정책에 따라 이미 예정된 원전도 백지화 되는 등 경북도는 엄청난 난관에 봉착했다.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탈원전을 공식폐기해 원전 클러스터를 꿈꾸는 경북에 새로운 희망의 불길이 되살아났다.윤석열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에 ‘탈원전 정책 폐기, 원자력산업 생태계 강화’가 포함됐다.국정과제에는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 및 기존 원전의 계속운전을 비롯한 원전의 적극적 활용, 원전 핵심기자재에 대한 국산화, 첨단기술 확보를 위한 RD, 인력양성을 통한 원전 생태계 경쟁력 강화,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을 목표로 하는 원전수출산업화, SMR(소형모듈원전) 개발 및 원전연계 수소생산 등 차세대 원전기술 확보 주요 사업이 포함됐다.또 한미 원전동맹 강화 등을 골자로 한 원자력 협력 외교 강화, 고준위 방폐물 처분 방안 마련을 위한 방폐물 관리, 원자력 안전 확보 등의 내용도 담겼다.□ 원전 클러스터 탄력신 정부의 원전강화 방침에 따라 경북도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확정된 후 발 빠르게 동해안 원자력클러스터 추진위원회를 개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원자력 주요 사업을 건의하고 소관 중앙부처를 방문해 설명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 핵심 사업들이 국정과제에 담기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경북도의 건의 내용은 신한울 3·4호기 건설 즉시 재개, SMR특화 국가산단 조성, 원자력 활용 수소생산 실증 및 국가산단 조성, 국립탄소중립 에너지미래관 설립, 글로벌 원자력 공동캠퍼스 설립, 지방이전 과학기술연구기관 지원 특별법 제정 등이다.원전산업의 국정과제 반영으로 경북 원전사업 육성이 강한 탄력을 받게 됐다. 중단됐던 신한울 3·4호기 건설 및 기존 원전 계속운전으로 소요되는 각종 부품 발주 등 원전 산업계 일감이 창출될 전망이다.탈원전 정책으로 침체됐던 원전기술 연구개발 및 인력양성도 활성화 돼 원전 생태계 경쟁력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SMR 시장을 선점하고 수소경제 시대를 선도한다는 계획에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경북도는 이미 경주에 SMR 개발을 담당할 문무대왕과학연구소를 조성 중이며, SMR 사용화를 통한 수출 공급망 확보를 위해 SMR 특화 국가산단 유치를 추진 중이다. 울진에는 원자력 활용 수소생산 및 기업유치를 위한 수출·실증단지를 조성 할 계획이다.원자력의 고온 열과 전력을 활용, 값싸고 질 좋은 그린수소 대량생산도 기대된다.이외에도 경북도는 원전해체, 소형모듈원자로 등 첨단기술 수요에 따라 우수한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글로벌 원자력 공동캠퍼스를 조성할 계획이며, 국립 탄소중립 에너지미래관 설립과 한수원 아트센터 및 연수원 설립도 추진한다.앞으로 경북도는 확정된 국정과제가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소관 중앙부처, 국회 등을 찾아 관련 사업을 설명하고 국비 반영 등 각종 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과거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경북은 가장 큰 피해를 봤다. 우수인력의 유출, 원전생태계 파괴 등 문제도 심각했다. 새 정부의 탈원전 정책 폐기는 당연하며 좋은 결정”이라며 “원전사업재개는 우수한 인력이나 인프라가 더 유출되기 전에 빨리 진행돼야 하는 만큼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 SMR 기술개발, 원전활용 수소생산 등 주요 사업이 신속하게 진행 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의 지원을 이끌어 내고, 관련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 소형모듈원자로(SMR) 탄소중립시대EU 집행위는 최근 원전 투자를 친환경,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지속가능한 녹색금융 분류체계(그린택소노미)로 분류하는 기준안을 확정했다. 이에, 과학기술 전문가들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이행과 친환경에너지 전환 추진과정에 원자력의 역할을 인정한 당연한 결과로 이해하고 있다.최근 미국은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원전을 무공해 전원으로 발표했으며,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들도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계획을 발표한 것은 EU 그린 택소노미와 맥락을 같이한다.원자력에 대한 재평가는 발전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제로에 가까워 탄소중립에 기여하고, 태양광ㆍ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변동성도 보완할 수 있다는 원전의 장점에 기인한다.경북도는 지난해 7월 착공한 문무대왕과학연구소를 향후 미래 원자력 먹거리인 ‘글로벌 초기 SMR 원전시장 선점’의 초석으로 보고 있다. 경북도는 현재 국비 2천700억원을 포함한 총사업비 6천540억원을 들여 경주 감포읍 일원에 국내 SMR 연구개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혁신원자력연구단지 조성 공사가 진행 중으로 2025년 완공 목표다.경북도는 연구단지를 바탕으로 SMR 제조, 소부장 기업 집적을 위한 SMR 산업클러스터 조성을 통해 장래 지역에 SMR 특화 국가산업단지를 유치한다는 구상이다.또한 국내 대학뿐만 아니라 IAEA 연계 국제 교육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글로벌 원자력 공동캠퍼스 조성과 국립 탄소중립 에너지미래관 설립 등 각종 연계 사업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아울러, 수소생산에 적합한 SMR인 고온가스로(HTGR)를 활용해 미래에너지라 불리는 그린수소를 대량 생산하기 위한 연구개발 인프라를 구축하고 ‘원자력 활용 그린수소 생산·실증단지’ 조성을 통해 수소 저장·운송·활용 등을 산업화한다는 전략이다.이를 위해 현재 추진 중인 타당성 연구용역을 올해 마무리하고 산업부와 과기부 등 정부에 국비 반영을 위한 예비 타당성조사를 신청할 계획이다.경북도 관계자는 “과거 원자력은 해외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0%에 달하는 우리나라의 기저전력으로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왔다. 향후 국가 에너지주권 확보와 탄소중립 실현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앞으로 SMR을 중심으로 산업과 일자리를 연계해 환동해 지역을 SMR 글로벌 거점지역으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원자력클러스터 2조5천억원 투입윤석열 정부의 탈원전 정책폐기에 따라 원자력 클러스터 추진위원회의 역할이 강화될 전망이다. 위원회는 원전지역 지역발전과 주민의 생활향상에 기여하기 위해 지난 2012년에 구성된 자문회의 기구이다.하지만, 지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방침에 따라 다소 맥이 빠졌으나 윤석열 정부에서 원전을 강화함에 따라 상당한 역할이 기대된다.원자력 클러스터 추진 전략목표는 당초 4개 분야 12개 사업에서 현실에 맞게 수정·보완을 거쳐 연구실증, 인력양성, 산업육성 등 5개 분야에 19개 세부사업으로 재구성하고 경주 및 울진 동해안 지역에 2조4천578원을 투입할 계획이다.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지난 4월 경북도는 이철우 지사가 첨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향후 전략을 세밀하게 논의했다.특히 회의에서 울진이 주목을 받았다. 울진군은 계획된 신한울 4기가 건설되면 총 10기의 원전을 보유한 최대집적지로서, 원자력을 활용한 수소생산 실증단지 조성사업 추진을 위해 정부에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할 계획이다.윤석열 대통령의 원자력 수소기술 개발 공약인 ‘수소병합원전 개발 및 수출상품화’와 맥락을 같이해 귀추가 주목된다.또 새 정부의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계획에 발맞춰 ‘SMR특화 국가산업단지’와 차세대원자로를 연구할 혁신원자력연구단지와 연계한 관련 소부장 산업을 육성하고 원전수출 시장을 선점한다는 구상이기 때문이다.원자력클러스터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경북도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도 불구하고 문무대왕과학연구소, 중수로해체기술원, 방사성폐기물정밀분석센터 등 굵직한 사업을 유치하며 RD기반을 확보하는 등 미래원자력의 경쟁력을 확보해 왔다”면서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원전정책 대전환기를 맞은 만큼 정부와 긴밀하고 신속한 협의로 원자력클러스터 사업에 대한 지원을 이끌어 내겠다”고 밝혔다./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2022-06-22

‘듣고 즐기는 뉴스’로… 활자뉴스의 이유있는 변신

경북매일신문이 새로운 언론매체로의 진화를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올해 창간 32주년을 맞아 AI 뉴스 플랫폼을 이용해 신문 기사를 영상으로 제작하는 획기적인 AI 뉴스 서비스를 제공해 인기몰이 중이다.경북매일의 실시간 뉴스를 현직 뉴스 진행자를 빼닮은 AI 아나운서가 자체 제작 유튜브를 통해 직접 전달하는 경북매일신문의 AI 뉴스 서비스는 활자로는 미처 표현하지 못하는 생생한 소식을 영상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전국 언론사 중 최초인 경북매일의 AI 뉴스 서비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매체의 다양화로 종이신문의 한계를 극복하는 도전과 혁신의 첫 사례로 의미가 깊다. △새로움을 향한 사회적 대화의 시발점스마트폰이 보급되고 디지털 기술이 강화되면서 이제 신문은 더이상 종이매체에 머물 수 없게 됐다. 웹, 모바일을 겨냥한 매거진과 뉴스레터들이 또 다른 읽을거리로 부상하면서 디지털은 신문의 또 다른 생존전략 영역이 됐다.신문 미디어가 어떻게 변해야 할 것인가, 어떻게 바뀌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이미 지난 10여년 전부터 시작됐다. 스마트 미디어의 대명사인 ‘스마트폰 신문’은 뉴스의 즉시성과 휴대성의 장점을 통해 ‘종이 신문’을 능가하고 있다. 실제로 뉴미디어가 등장하면서 신문 구독률은 급격히 떨어졌다. 이런 변화로 인해 정치·경제·사회적인 공공문제에 대한 참여와 관심이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민주사회로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언론학자들의 우려도 있다.니콜라스 네그로폰테 교수는 지난 2010년 8월 ‘테크놀러지의 미래’를 주제로 한 컨퍼런스에서 “종이책은 죽었다”고 했다. 그는 종이 시대의 종말과 함께 종이 신문은 앞으로 5년 안에 사라질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종이 신문과 스마트 미디어 융합의 시대 흐름에 따라 경북매일은 뉴스 서비스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만들어냈다. 신문 읽기 과정이 일방향이 아닌 상호작용성이 강조되는 방향으로 진화함에 따라 AI 아나운서를 통해 영상과 소리를 활용한 쌍방향 정보처리 방식을 적용해 ‘들으며 즐기는’ 뉴스 제공이라는 혁신을 이루게 된 것이다. △이용자 니즈(needs)가 길잡이신문(news paper)은 말 그대로 새로운 정보나 소식을 전하는 매체다. 뉴스 수용자인 독자들에게 정기적으로 기사를 제공하며, 그들의 정신적 욕구를 만족시켜주고 그 대가로 이윤을 추구하는 공공성을 지닌 문화적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다. 보다 나은 세상 구현에 나서는 선봉자가 되는 것이 신문의 임무다.최근 정보화 시대와 4차 산업혁명의 급격한 문명적 변화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은 사물인터넷, 로봇, 인공지능과 같은 뉴테크놀러지 등과 같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기술적 발전을 통해 더욱 편리한 생활을 하고 있다. 대세인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물결 속에서 어떻게 발전하고 적응할 것인가는 신문 산업의 중요한 과제일 수밖에 없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신문시장도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20페이지 이상 빽빽하게 글로 채워진 지면을 소화해야 하는 신문 읽기는 현대인들에게 많은 시간이 드는, 불편하고 골치 아픈 일이 됐다. 기사체의 문장은 블로그나 SNS 글과 달리 딱딱하기 이를 데가 없다. 경북매일 AI 뉴스는 실시간으로 경북매일 뉴스를 AI 아나운서가 들려주기 때문에 초스피드 시대에 걸맞는 실시간 정보전달의 메커니즘을 구축한다. 뉴스 전달 방식도 유익하고 흥미적인 요소를 갖춰 영상과 텍스트가 결합돼 흡인력을 가질 수 있다. 플랫폼의 다양화를 통해 쇠퇴해가는 종이신문의 한계를 극복하고 수익 기반 확대 및 매체 영향력을 회복하기 위한 조건이 되기도 하다.신문이 생산자인 신문사의 이윤 확대와 사용자인 독자의 윤택한 생활에 공헌하기 위해서는 상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사용자의 니즈를 추출, 반영하는 전략이면서도 트렌드 중심의 프로세스를 통한 고부가가치의 디자인 모델을 필요로 한다. 올해로 창사 32주년을 맞은 경북매일신문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명실상부한 디지털시대를 선도하는 혁신적인 미디어로 새로운 길을 가고자 한다. 새로운 시도는 많은 설렘도 주지만 두려움을 수반한다.더 많은 독자를 만나기 위해서는 한 가지 플랫폼에 의지해서는 안 될 것이다. 사람들의 시선이 어디로 향하는지, 콘텐츠가 더 많은 독자를 향해 흐를 수 있도록 물꼬를 트고, 새로운 플랫폼을 고안해야 한다. 그 저변에는 신문 매체 이용자인 독자에 충실하고자 하는 언론 정신이 길잡이 역할을 할 것이다. 언제 어디서든 본지 뉴스 접해 현장기자 캐릭터 개발도 추진경북매일 AI 뉴스 제작을 책임지고 있는 최상석 미디어본부장으로부터 경북매일 AI 뉴스 제작 현황을 들어보고 앞으로의 발전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AI 뉴스와 일반 뉴스의 차이점은 무엇인가.△AI 뉴스는 글자 그대로 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을 이용해서 글자를 음성으로 변환하는 시스템을 활용해서 신문기사를 방송뉴스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신문이라는 활자매체가 눈과 귀로 보고 들을 수 있는 영상매체로 바뀌는 것이다. 뉴스 기사의 전달이라는 본질적인 역할은 변함이 없지만 뉴스 수용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경북매일신문의 뉴스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다.-뉴스 제작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나.△지난 20대 대선 기간에 선보였던, 당시 윤석열 대통령 후보의 AI 영상이 큰 화제가 됐다. 그 영상을 제작했던 ‘(주)딥브레인’이라는 회사의 뉴스제작 플랫폼을 활용해 경북매일신문 AI 뉴스를 제작하고 있다. 김현욱 AI 아나운서가 메인뉴스를 맡고 있는데 신문기사를 입력하면 김현욱 아나운서의 음성과 몸짓으로 전달된다. 여기에 동영상과 자료 사진을 배경으로 하고 자막을 넣어 실제 방송 뉴스처럼 만들어 내고 있다.-독자들이 경북매일 AI 뉴스를 볼 수 있는 방법은.△월요일부터 금요일 오후 6시에 5분 정도의 길이의 ‘경북매일 헤드라인 뉴스’를 유튜브에 업로드하고 이를 경북매일신문 홈페이지에 같이 올리고 있다. 홈페이지에서 뉴스를 클릭하시거나 ‘경북매일신문’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시면 놓치지 않고 AI 뉴스를 시청하실 수 있다.-경북매일 AI 뉴스는 어떤 차별점이 있나.△신문사에서 AI 아나운서를 전격 도입해서 방송을 만드는 시도는 경북매일신문이 아직까지 유일하다. 전국 최초일 뿐만 아니라 어쩌면 세계 최초일지도 모르겠다. 기존 신문매체에서도 영상뉴스를 만드는 곳이 많고 유튜브 채널로 유통하는 방식은 흔해졌지만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AI 아나운서를 활용해 독자들이 보다 편하고 이해하기 쉬운 방법으로 다가갔다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싶다.-앞으로의 계획은.△현재는 기존에 제작이 완료된 AI 아나운서를 활용하고 있지만, 새로운 모델을 발굴하고 신선한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는 것도 과제 중의 하나다. 이외에도 현장에서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는 기자 캐릭터를 개발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 한가지 더 덧붙이자면, AI 캐릭터를 뉴스 전달 뿐만 아니라 지역홍보, 기업체 정보 전달, 시민 캠페인 등에 활용하는 방안도 적극 고려 중에 있다. 경북매일신문이 지역 정론지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독자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뉴스 서비스를 계속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겠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22

탁 트인 바다 위 새로운 랜드마크, 관광객이 몰린다

포항시가 천혜의 해양관광자원을 적극 활용하며 철강산업도시에서 매력적인 해양문화관광도시로의 시원한 변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6·1지방선거를 통해 ‘3기 이강덕호’ 출범이 확정되면서 1∼2기에 걸쳐 이강덕 포항시장이 역점 추진한 해양문화관광도시 포항이 마침내 완성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 스카이워크, 스페이스워크에 해상케이블카까지포항시에 따르면 도심에 위치해 접근성이 뛰어난 영일대해수욕장을 중심으로 정상에서 바라보는 영일만 해안 경관이 매우 아름다운 환호공원, 포항시립미술관, 송도해수욕장과 포항운하 등을 포함한 환호동∼중앙동∼송도동 일원 2.41㎢가 지난 2019년 영일만관광특구로 지정됐다.시는 최근 일상 회복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영일만관광특구협의회와 함께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트렌드에 맞춘 특구의 관광컨텐츠 및 관광상품 아이디어 발굴 등을 논의하는 간담회를 개최하며 특구 관광활성화에 매진하고 있다.포항은 경북 해안선의 절반에 해당하는 총 204㎞에 달하는 천혜의 해안 절경이 남북으로 길게 펼쳐져 있다. 북으로는 화진·월포·칠포, 남으로는 구룡포·칠포·도구 등 해수욕장과 오도리 등 피서와 휴식을 즐길 간이 해변과 ‘SNS’를 통해 인생사진을 촬영할 ‘뷰맛집’ 곤륜산 등 다양한 천혜 해안 절경과 기암괴석들이 마치 목걸이를 이루는 진주처럼 바닷가를 따라 알알이 박혀있는 것이 포항만이 가진 소중한 해양관광 자산들이다.포항시는 이를 더욱 활용하고 천혜의 바다 경관을 체험할 색다른 볼거리와 즐길거리인 청하면 이가리 닻 전망대와 동해면 연오랑세오녀테마파크, 환호공원의 스페이스워크와 여남동의 스카이워크, 영일대와 송도 해수욕장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워터폴리 전망대 등을 최근 연이어 조성했다.특히 지난 4월 임시개장 이후 평일 1천500명, 주말 3천명 이상 몰리며 유명세를 타고 있는 국내 최대 해상보도교인 스카이워크도 이달부터 야간 운영을 시작, 밤바다 정취를 만끽하며 한층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스카이워크는 평균 높이 7m, 총길이는 463m에 이르는 전국에서 가장 긴 해상 보도교로, 바닥이 투명한 특수유리로 제작돼 마치 바다를 걷는 듯한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다. 출입구가 해안 산책로와도 연결돼 있어 바다와 육지를 넘나들며 아름다운 포항 영일만 바다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으며, 이달부터는 멋진 조명과 함께 야간개장을 통해 밤바다의 아름다운 풍경까지 감상할 수 있다.또한, 지난해 11월 개장 이후 누적 관광객이 50만 명을 훌쩍 넘긴 ‘스페이스 워크’는 전국적인 핫플레이스로 급부상한 국내 최초·최대 체험형 조형물이다.마치 우주를 걷는 기분이 든다는 의미로 스페이스 워크로 이름 붙여진 이 철제 조형물은 길이 333m에 이르는 트랙이 높이 57m까지 뒤엉켜 공중에 떠 있는 것 같은 신비로운 기분과 함께 푸른 동해 바다를 한눈에 보고 직접 느낄 수 있어 하루 평균 3천명 이상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이와 함께 영일대해수욕장 일원 환호공원과 여객선터미널을 가로지르는 길이 1.8㎞의 해상케이블카를 조성 중이다.해상케이블카가 건립되면 영일만관광특구를 대표하는 핵심이자 스페이스워크 등과 연계해 관광객들을 더욱 유인하는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포항의 도심 해양관광과 MICE 산업의 허브이자 중심축이 될 국제전시컨벤션센터 건립과 500실 규모의 특급호텔 유치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 ‘호미반도 해안둘레길’로 이어지는 끝없는 발길호미반도와 영일만을 품은 해안둘레길에도 언텍트 힐링 관광을 즐기려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포항시 호미곶∼송라 지경리까지 긴 해안에 설치된 데크로드와 전망대, 방향표시판과 포토존, 로프난간 등 해안둘레길 풀코스 112㎞ 중 아직 설치되지 않은 일부 잔여 구간을 조만간 완공할 예정이다.이를 통해 아름다운 포항의 해안선을 따라 각 지역의 역사와 전설의 이야기까지 담은 트레킹로드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며 인근 카페와 식당 등과 연계해 관광벨트로써 해양 관광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이와 함께 올해의 세계등대유산으로 지정되며 세계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은 호미곶등대와 국내 유일의 국립등대박물관, 호미곶해맞이광장과 새천년기념관, 동빈내항의 포항함 체험관과 포항을 배경으로 한 인기 힐링 드라마 촬영지인 구룡포와 청하 일원의 아름다운 해안 경관들도 빼놓을 수 없는 포항의 해양 관광 자원이다.특히 포항시는 천혜의 해안경관과 바다 생태계의 보고인 호미반도 일원에 ‘국가해양정원’을 조성해 해양생태·문화·관광 거점으로 만들기 위해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경북도 등과 힘을 합쳐 국가해양정원 지정을 위해 지난 4월 연구용역 최종보고회와 전문가자문회의를 가진데 이어 올해안에는 국가사업 반영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이 사업은 호미곶 일대 해양생태계를 비롯해 장기면의 장기읍성·유배문화, 동해면 연오랑세오녀 설화와 국내 최대 규모의 모감주나무 군락, 구룡포읍 근대역사(적산가옥거리) 등의 생태·문화·역사인문 자원을 아우르는 것이 목표이다.호미반도 일원에 해양정원센터, 바다도서관, 친환경버스투어 등을 계획하는 국가해양정원을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해양 생태계 보호와 인문 교육까지 어우러진 특별한 친수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이와 함께 포항시는 흥해 오도 주상절리 탐방로, 여남지구 해양문화 공간 조성, 마리나 계류장 등 포항의 매력적인 해양 명소를 활용해 체험, 관광 자원화하는 시도를 지속 추진 중이다. □ 해양관광을 중심으로 포항관광 리부팅 선언포항시는 해양문화관광과 더불어 해양레저 중심 도시로의 도약 또한 꿈꾸고 있다.‘전국 3대 서핑의 성지’로 불리며 전국에서 온 서핑객들로 넘쳐나는 흥해읍 용한리 해변에 최근 ‘용한서퍼비치’를 조성했다. 이곳에는 장비보관실, 탈의실, 샤워실 등 각종 편의시설과 포토 존도 마련해 더욱 편리하게 서핑을 즐길 수 있어 서핑객들의 방문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시는 각종 전국대회와 국제대회 유치까지 준비해 명실상부한 최고의 서핑의 중심지로 만들 계획이다. 또한 영일대해수욕장에서는 패달보트, 카약, 딩기요트 등 다양한 해양스포츠를 교육받으며 즐길 수 있고, 포항운하에서는 포항 비치 맨발걷기, 야간 카약 등 다양한 체험 행사가 수시로 진행돼 시민들에게 친숙하게 해양 레포츠를 다가가고 있다.포항시는 올해 포항관광 리부팅(Re-Booting·새로운 시작)을 선언하고 포스트 코로나시대 변화된 관광 트렌드를 적극 반영하고 포항만의 관광 생태계와 콘텐츠를 더욱 확보해 관광스펙트럼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관광생태계 혁신, 관광콘텐츠 확장, 타깃별 전략마케팅 강화 빅이벤트 축제 개최 등 4대 분야 20개 과제 발굴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됨에 따라 올해 하반기부터 대형 축제를 철저한 사전준비를 거쳐 2년 만에 정상 개최, 관광을 통한 지역경제 상생을 견인할 계획이다. 지역대표축제인 포항국제불빛축제를 오는 9월쯤, 포항해병대문화축제는 10월쯤 개최할 예정이다. 시는 변화된 관광 추세에 발맞춰 호미곶에서 ‘포항캠핑페스타’를 7월에, 도심 철길숲에서 ‘철길숲야행축제’를 8월 새롭게 마련하면서 지역 관광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을 계획이다.이강덕 포항시장은 “포항만이 가진 해양과 문화, 관광 자산을 지속 발굴하고 활용해 관광, 레저, 문화가 공존하는 환동해 해양문화관광도시 포항을 만들어 가겠다”며 “이를 위해 민관 협력과 포항만의 관광 정체성 확립을 강화하고, 관광이 지역 경제 활력소가 돼 포항의 미래먹거리인 관광산업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2022-06-22

2고로 생산량 年 8만5천t 늘고 불량률은 63% 줄었다

2019년 7월 3일 포스코는 철강산업 고유의 스마트 공장 플랫폼을 구축해 국내 최초 등대공장으로 선정됐다. 등대공장이란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을 활용해 세계 제조업의 미래를 이끌고 있는 공장을 의미한다. 세계경제포럼(WEF)이 2018년부터 선정하고 있으며, 해마다 2차례에 걸쳐 발표되는 가운데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2019년 7월 포스코가 등대공장에 등재됐다. 등대공장 선정 이후 3년이 지난 지금, 포스코의 스마트팩토리는 얼마나 진화했는지 상·하 두편으로 나눠 살펴본다.등대공장 상징 ‘스마트 2고로’쇳물 생산, 직관서 데이터로 예측포항제철소 2고로는 2017년 이후 5년에 걸쳐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고로 형태로 운용되고 있다. 스마트 고로는 제철소 고유의 스마트팩토리 기술로 기존 조업 기술을 성공적으로 대체하고 있다.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고로의 내부 온도는 최대 2천300℃까지 치솟기 때문에, 고로 내부를 육안으로 확인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기존에는 표면의 온도, 압력, 가스 성분으로 용광로 내부의 상황을 추정했고, 고로 운전 또한 수동제어로 실시됐기 때문에 제철 공정은 숙련된 직원의 경험에 의존하는 프로세스로 여겨져 왔다.새롭게 제시된 ‘스마트 고로’는 실시간 측정된 데이터로 수많은 케이스를 학습하고, 용광로 상태를 스스로 체크해 조업 결과를 미리 예측한다. 이를 바탕으로 조업 조건을 선제적으로 자동 제어해 품질 편차가 적은 쇳물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이다. 경험과 직관에 의해 제어되던 쇳물 생산을 데이터에 맡기게 된 것이다.스마트팩토리 기술개발을 위해서 2018년 산·학·연의 ‘스마트 고로’ 협력체계가 구성됐다. 세계 최고 수준의 조업 기술을 보유한 포스코, IoT 센서 및 영상처리기술과 빅데이터 솔루션을 제공하는 국내 벤처기업, AI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지역 대학·연구소가 세계 최초의 인공지능 활용 고로 자동제어를 위해 머리를 맞댔다.산·학·연 협업 체계를 구축을 시작으로, 포스코 고유의 스마트팩토리 인프라인 ‘포스프레임(PosFrame)’이 적용됐다. 시범운영을 거쳐 2019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전 제철소 스마트화에 나섰고, 2020년에는 조업을 넘어 설비·물류·안전·사무 등으로 스마트팩토리 적용 범위를 확대했다.스마트 고로의 정보는 포스프레임에 모인다. 제철소는 생산 계획부터 최종 제품을 고객사에 인도하기까지 모든 공정이 연속적으로 이뤄진다. 여의도 3배 면적의 제철소에 산재된 수백 개의 공장들에서 생성되는 정보들을 한 곳에 모으고, 이를 정형화·데이터화하기 위해서는 제철소 특성에 맞춘 데이터 플랫폼인 포스프레임이 필수적이다. 포스프레임을 이용해 약 3개월 후의 쇳물 생산량을 예측하고, 이후 제품 생산까지 연결해 고객사에 차질 없이 전달하는 것이 최종 목표이다.포항제철소 2고로의 스마트 고로 도입은 철강 생산량 증대와 품질 향상에 획기적으로 기여했다. 생산량이 연 8만5천t 증가했고, 품질 불량률이 기존 대비 63% 감소했다. 8만5천t은 중형 승용차를 연간 8만5천대 더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직원들의 근무 여건 또한 개선됐다. 수동제어가 자동제어로 전환되니 작업자의 안전도가 향상됐고, 단순·반복 업무에서 벗어나 직원의 창의성을 발휘해 성과를 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포항제철소 2고로는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2019년 대한민국 최초로 세계경제포럼(WEF)에 의해 ‘등대공장’에 선정되기도 했다. 포항제철소는 2고로에 적용한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3·4고로로 확대 적용해 운영하고 있다.소Lot 주문 처리, 12→ 1시간으로주문량 미달에 긴 처리시간 안 보내제철소 생산 계획 담당자들은 더는 ‘소Lot(제철소에서 요구하는 최소 주문량에 미달돼 생산단계에서 제약을 받는 주문)’ 주문을 처리하는 데 긴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 인공지능이 단 1시간 만에 소Lot 주문을 판단하고 설계하기 때문이다. 기존엔 주문이 들어오면 담당자가 일일이 소Lot 주문인지 파악하고 이 주문과 함께 작업할 수 있는 다른 주문이 있는지 확인해야 했다. 고객 입장에서도 양이 적은 주문은 출강될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 급한 주문일 때는 납기를 맞출 수 있을지 고민이 컸다. 소Lot 주문 처리에 드는 평균 시간은 무려 12시간이었다.이제는 단 1시간이면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주문의 소Lot 여부를 판단해 준다. 포스코는 그간의 데이터를 분석해 소Lot 주문에 영향을 주는 인자 12개를 도출해내고, 인공지능이 스스로 주문을 판단할 수 있도록 학습시켰다. 그 정확도는 무려 97%에 달한다. 소Lot 주문이 원가 낭비 없이 최적으로 제작될 수 있도록 설계 사이즈를 맞추는 것도 정확도가 99.9%다. 그야말로 완벽에 가까운 수준이다.제선부 3소결공장 공정자동화 이뤄조업 편차 60% 개선·연료비 19억 절감철의 원료인 철광석은 용광로에 들어가기 전 소결 공정을 거친다.균일한 크기와 성분의 소결광을 만드는 것이 작업의 핵심. 하지만 철광석과 코크스는 육안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울 만큼 알맹이가 작다. 작업자의 숙련도와 노하우에 따라 소결광의 품질이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이제는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공정을 제어한다. 포항제철소 제선부 3소결공장은 스마트 센서를 활용해 작업자가 육안으로 확인해야 했던 부분들을 데이터화하고 이를 딥러닝을 통해 인공지능이 스스로 실시간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자동 제어 시스템 적용 결과 조업 편차는 60% 개선됐으며 3%에 달하는 연료비가 절감됐다. 연 단위로 환산하면 19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버튼 하나로 깨끗한 쇳물 분리성분 이상률 0%… 작업자 사고 막아포항제철소 제강공장에서는 버튼 하나로 출강이 이뤄진다. 출강은 고로 쇳물을 전로에 받아 정련한 뒤 깨끗한 쇳물(용강)만 분리하는 공정이다. 이전에는 작업자가 일일이 수십 차례의 출강 작업을 직접 감당했다. 고온, 고열의 작업 환경상 안전사고 위험이 있고 작업자의 숙련도와 집중력에 따라 미세한 품질 편차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포스코는 2018년 제강 공정에 스마트 기술을 도입하기로 결정,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선에 나섰고 2020년 5월 국내 최초로 출강 공정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했다. 작업자들은 현장에서 일정 거리가 떨어진 조작실에서 원격으로 고열의 출강 조업을 면밀하게 살피고, 정밀하게 조작한다. 컴퓨터 화면 속 시작 버튼을 누르면 출강 공정에 필요한 일곱 가지 절차가 자동으로 이뤄진다. 포스코의 원터치 출강 자동화 시스템은 성분 이상률 0%를 기록했다.열연 全 공정 통제 ‘통합운전실’ 구축세계 처음… 연간 9만t 열연재 증산포스코가 2020년 7월, 세계 최초로 열연 전 공정(가열, 압연, 권취)에 스마트 기술을 적용해 한곳에서 컨트롤할 수 있는 통합운전실을 구축했다. 기존에는 압연된 소재를 두루마리 형태로 돌돌 말아주는 권취 공정의 운전실이 분리돼 있어 작업 효율이 떨어졌다. 이를 해결하고자 포항제철소는 권취 자동 운전 기술을 개발하고 권취 운전 기능을 가열·압연 운전실로 이전해 전 열연 공정 운전실을 통합했다. 가열 공정의 경우, 인공지능을 적용해 품질 편차를 획기적으로 줄였고, 압연 공정은 조업 상황에 따라 최적의 압연량을 자동 설정해 주는 스마트 기술로 제품 손실을 크게 줄였다. 전 공정에서 스마트화를 추진해 통합운전실을 갖춘 포항 열연부는 연 9만t의 열연재 증산을 기대하고 있다. 열연 전 공정이 스마트팩토리화돼 통합운전실에서 컨트롤되는 것은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세계 최초 사례다.인공지능 초정밀 도금 제어 기술 개발89%이던 도금량 제어 적중률 99%로앞선 공정을 통해 생산된 강재 중 일부는 그 목적에 따라 도금 공정을 거치게 된다. 기가스틸 등 고급 자동차 강판이 도금 공정을 거치는 대표 강종이다. 세부 과정을 말하자면 먼저 열처리한 강재를 용융아연 욕조에 담갔다 꺼낸다. 그다음 강판 표면에 응고되기 전의 아연을 에어나이프가 미세하게 깎아내 도금량을 제어한다. 숙련된 작업자가 일일이 이 과정을 제어했는데, 정확한 도금량은 아연이 완전히 응고된 후에야 측정이 가능했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최적의 도금량을 제어하는 것이 난제였다.포스코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지능 초정밀 도금 제어 기술을 개발했다. 바로 딥러닝을 이용해 제품의 강종, 두께, 폭, 조업 조건과 목표 도금량을 스스로 학습해 정확히 제어하는 것이다. 그 결과 기존에는 89% 수준이었던 도금량 제어 적중률이 이제는 99% 이상을 웃돌고 있다. 이 기술은 포항, 광양제철소 모든 도금공장에 적용됐고, 우리나라 ‘국가핵심기술’로 등재돼 있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2022-06-22

결실 거둘 4년, 기업 찾고 일자리 넘치는 ‘더 큰 경주’로

국민의 힘 주낙영 현 경주시장은 지난 6·1일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78.86%라는 압도적 지지로 재선에 성공했다. 주 시장은 지난 4년은 지역발전을 위해 일을 만들어가는 과정이었다면 미래 4년은 계획했던 일의 결실을 거두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기에 중단 없는 경주발전을 위해 한 단계 더 도약하겠다는 강한 포부를 드러냈다. ◇ 더 큰 미래 경주 위한 10대 공약 실현 매진지난 4년간 오직 경주발전만을 바라보고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 혁신원자력 연구단지·중수로 해체기술원 등 원전 국책사업 유치·착공, 7천389억의 역대 최다 규모 국비확보의 성과를 거뒀다. 또 전기차 완성차 공장 등 신성장산업 유치, 각종 정부 공모사업 선정을 비롯해 도심 고도제한 완화 등 수십 년간 해묵은 지역 고질 숙원해결의 실타래를 푼 시기였다고 자평했다.주 시장은 미래 경주 100년 대계를 위해 △역사문화관광특례시 지정 등 ‘세계적인 역사문화도시 육성 △한류관광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 등 ‘관광산업 혁신을 통한 관광객 2천만 시대’ 개척 △미래 자동차 부품산업 혁신 생태계 조성 등 ‘미래 첨단 신성장산업 육성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조성 등 ‘온(溫)가족 행복누리도시 구현’ △ICT 기반 스마트팜·스마트축산 확대 보급 등 ‘젊은이가 돌아오는 부자 농어촌’ 건설 △동천·황성 그린뉴딜 천년숲길 조성 등 ‘쾌적하고 아름다운 친환경 도시’ 조성 △도심 고도제한 완화, 도심상권 르네상스 추진 등 ‘침체된 도심 경제 활성화’ △청년 복지 행복하우스 등 ‘희망무지개 7대 청년정책’ 추진 △클린경주, 메타버스 디지털 시장실 개설 등 소통·공감하는 ‘열린 시정’ △안강 칠평로 도시계획도로 개설 등 ‘미래 네트워크형 사통팔달 교통망 구축’ 등 더 큰 미래 경주를 위한 10대 공약을 내걸었다.이들 공약은 경주에 남다른 애정을 지닌 윤석열 정부와 함께 실현시켜 나갈 것을 다짐했다.경주는 역사문화도시이지만 한수원, 월성원전, 중저준위방폐장, 한국원자력환경공단 등 원전-건설-운영-해체-처분으로 이어지는 원전산업 전주기 사이클이 집적되어 있는 원전 메카이기도 하다.새롭게 출범하는 현 정부의 친 원전 정책에 따른 원전산업 부활에 발맞춰 지역경제 회생화 국책사업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우선 정부의 기후변화 위기대응과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국립 탄소중립에너지미래관 유치, 원자력에너지 원천 기술발전과 안전관리 체계 강화 등을 위해 ‘원자력안전재단’ 등 원안위 산하기관 경주이전, 방폐물 지역자원시설세 근거 지방세법 개정, 2GeV급 양성자가속기센터 용량 확대, 원전 중수로 해체기술원 조기완공, SMR(소형원자로) 특화 국가산단 조성, 미래형 원자력 연구 산실인 문무대왕과학연구소 조기 완공에 모든 행정력을 올인 한다는 계획이다.◇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유치에 사활또 시는 20년 만에 한국에서 미·중·일·러 등 21개국의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 회원국 정상들이 한 자리에 모여 상호 경제·기술협력, 무역·투자 자유화 촉진, 새로운 시장 확대 개척 등 국제 정책포럼이자 문화관광도시 경주발전을 10년 앞당길 수 있는 ‘2025 APEC 정상회의’ 유치에 사활을 걸었다.시는 그간 ‘2012 APEC 교육장관회의’, ‘2015 세계물포럼’, ‘2016 유엔NGO 컨퍼런스’, ‘2017 세계유산도시기구 세계총회’ 등 국제행사의 성공적 개최 경험과 △아름다운 세계문화유산의 보고 △역사와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 △세계 정상 경호에 유리한 보문관광단지 등을 비롯해 △석굴암, 불국사, 동부사적지 등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이라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많은 역사문화유산을 갖추고 있어 세계 정상들에게 진정한 한국의 아름다움을 보여줄 수 있다는 큰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행사장소인 화백컨벤션센터는 지난 2015년 개관 이후 연간 약 200건의 국제·국내행사를 개최하여 오고 있으며, 추가로 사업비 238억원을 투입해 2023년 완공 목표로 ‘화백컨벤션 센터 전시장 증축’ 등을 통해 APEC 정상회의 개최 장소로써 위용을 갖출 예정이다.APEC 정상회의 개최로 경제 유발효과가 1조원 육박, 경북지역 경제에 9천72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4천654억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 7천908명의 취업 창출 효과가 예상되고 특히 세계적인 역사문화도시 경주의 도시브랜드의 상승효과가 상당할 것이다.시는 국제행사 유치노력에 이어 침체된 지역상권 활성화에도 전력을 다할 계획이다. 이에 지난해 10월 문광부·중기부 공모사업인 ‘상권 르네상스’ 사업 선정에 이어 올해 3월에 ‘2022 스마트관광도시 조성사업’이 연이어 선정되어 총 150억을 들여 중심상가 등 구도심을 배경으로 2026년까지 상권활성과 관광혁신 두 마리 토끼를 겨양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주 핵심은 현재 전국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는 황리단길과 대릉원으로 몰려드는 관광인파를 옛 경주의 상권 중심인 중심상가 등 구도심으로 유도해 지역상권 활성과 젊은 층의 일자리 창출을 비롯해 다양한 관광인프라 구축 등 도심 활성화를 역점 추진한다.◇ 경주발전 위한 시민의 성원과 협조 당부여기에 올해 3월 문체부 주관 민간 관광기업 발굴·육성을 통한 지역 관광활성화를 위한 ‘경북관광기업지원센터’를 유치해 사업비 108억으로 2026년까지 관광스타트업 창업·기업 맞춤형 창업 육성 지원, 전통형 관광기업 개선 지원, 관광 일자리 허브 구축을 위해 입주기업 공간을 20곳을 마련하고 신규 벤처기업 발굴·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창업과 일자리 지원, 융자, 연구개발(RD) 등 관련 정책도 제공한다. 이를 통해 메타버스 시스템과 스마트 관광 플랫폼 등 디지털 인프라 구축으로 경북도 전체 관광산업을 선도할 관광거점도시를 구축할 계획이다.경주는 역사문화 원전산업 도시지만 경북도 23개 시군 중 자동차 관련 산업이 1천300여개로 도내 64%를 차지하는 중소 자동차 부품산업도시로 급변하는 자동차 산업의 환경변화에 선제적 대응을 위해 ‘미래차 자동차 부품 혁신 클러스터’ 도시를 조성해 나간다. 지난해 12월 안강지역에 전기차 완성차 공장 투자유치 성과에 이어 올해 4월 3천300억 규모의 ‘노후 산업단지 대개조’ 공모 선정, ‘423억 규모의 전기이륜차 배터리 공유스테이션 기술개발 및 실증사업’에 선정돼 내년부터 울산과 연접한 외동소재 일반산단에 △영세 노후 산단환경개선 △고부가가치 소재산업 육성 △미래형 모빌리티 부품 전진기지 구축 △e-모빌리티 배터리 공유스테이션 통합관제허브센터 건립 △배터리 관련 기술 국산화와 서비스 표준화 등 국내외 비즈니스 모델 검증 등 미래형 모빌리티 부품 전진기지를 구축할 계획이다.주낙영 경주시장은 “시민들의 변함없는 성원에 먼저 감사를 드린다”며 “미래 경주 100년 대계를 위한 시민과의 약속한 10대 과제 81가지 공약의 성공적 추진, 2025 APEC 정상회의와 미래 먹거리 원전 국책사업 유치, 미래 자동차 혁신클러스터 구축, 지역 상권 활성화, 7대 청년정책 사업, 시민복지 사업 확대 등 미래 지향적인 경주발전의 기틀을 확고히 다지겠다”고 다짐했다.경주에 기업과 사람이 몰려오고 일자리가 느는 더 큰 경주, 더 나은 경주 미래를 위해 혼신을 다 할 각오지만 사업 성공을 위한 시민의 적극적 성원과 협조를 간곡히 당부했다. /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2022-06-22

2030년, 중남부권 거점 경제물류공항으로 새롭게 탄생한다

오는 2030년이면 대구·경북 신산업의 성장거점이자 대구·경북의 미래 100년 먹거리를 책임질 수 있는 중남부권 거점 경제물류공항인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이 새롭게 탄생한다.글로벌 항공수송 역량을 갖춘 중남부권 거점 경제물류공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중장거리 노선 운항이 가능한 활주로와 연간 1천만명 이상의 여객과 경제물류공항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충분한 규모의 터미널을 갖추어야 한다.대구시는 여·야 국회의원, 관계부처 차관 등이 참여하는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의 건설 지원을 위한 여·야·정 협의체’ 운영을 주도해 신공항 건설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방안들을 발굴하고 실현시켜 나가고 있다. □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 추진소음과 고도제한으로 인한 생활권과 재산권 침해로 공항 이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날로 높아지자 대구시는 대구·경북의 관문공항 기능을 수행하는 제대로 된 경제물류공항 건설과 국가균형발전과 지역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지난 2016년 7월 11일 박근혜 대통령의 민간·군공항 통합이전 추진 지시로 시작된 이 사업은 국무조정실 주재 ‘대구공항 통합이전 TF’ 3차 회의에서 군공항은 ‘기부 대 양여’ 방식, 민간공항은 현 민간공항 부지매각대금과 정부재정을 활용해 민·군공항을 통합 이전하는 방식과 일정을 확정했다.공항 유치 희망 지자체간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된 최종 이전부지 선정 과정을 슬기롭게 넘기며 군공항 이전을 추진하는 지방자치단체 중 전국 최초이자 유일하게 2020년 8월 28일 군위군 소보면과 의성군 비안면 일원을 최종 이전부지로 확정했다.현재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은 군공항 ‘대구 통합신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통해 군공항 시설 규모 및 배치 등을 포함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민간공항은 국토교통부가 2020년 10월 ‘대구공항 민간공항 이전 사전타당성 검토 연구용역’을 착수하여 민간공항의 항공수요, 시설 규모 및 배치, 사업비 등을 검토하고 있다. 군공항은 2022년 기본계획 수립이 완료되면 기획재정부의 ‘기부 대 양여’ 심의를 거쳐 국방부와 합의각서를 체결한 후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되며, 민간공항은 202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2023년 기본계획을 수립한 후 2024년 군공항 이전사업과 동시에 착공하게 된다. □ 중남부권 거점 경제물류공항으로 건설새롭게 탄생하는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은 대구·경북의 미래 100년 먹거리를 책임질 수 있는 중남부권 거점 경제물류공항으로 건설돼 대구·경북 신산업의 성장거점 역할이 기대된다.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에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조기 건설을 포함시켜 사업추진의 큰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신공항이 경제물류공항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이와 연계한 신공항 주변지역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항공산업과 물류산업 단지 조성, 관련 기업 유치를 통해 항공산업과 물류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하고 공항도시도 건설해 공항과 주변 산업단지 종사자 등이 정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대구경북통합신공항이 글로벌 항공수송 역량을 갖춘 중남부권 거점 경제물류공항으로 자리매김하면 항공산업, 물류산업 등 공항 기반 산업과 더불어 관광·문화가 융합된 복합신도시가 형성되어 지역의 새로운 성장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20년 7월 대구경북연구원에 따르면 통합신공항 건설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는 53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대구·경북 생산유발액 35조9천669억 원, 부가가치유발액 15조3천171억 원, 취업유발 인원 40만5천544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으며, 전국적으로 미칠 총 경제적 파급효과는 생산유발액 53조3천408억 원, 부가가치유발액 20조5천564억 원, 취업유발효과 49만1천812천여 명으로 분석했다. □ 통합신공항 접근교통망 확충통합신공항이 성공한 공항이 되기 위해서는 접근교통망을 확충해 공항 이용객들이 어디서나 빠르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대구시는 도로망 구축을 위해 4차 순환도로, 조야~동명 광역도로, 금호JC에서 의성IC간 중앙고속도로 확장, 신공항 IC 및 진입도로 건설 등 도로망과 대구~경북 광역철도 등 철도망 구축사업도 추진하고 있고, 경북도도 6개의 도로와 3개의 철도망 구축 등 공항 접근성 개선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가장 중요한 접근수단인 대구~경북 광역철도는 2021년 7월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된 데 이어 8월 비수도권 광역철도 선도사업으로 선정되어 9월 사전타당성 검토용역을 시작했다. 경북도가 추진 중인 북구미IC~군위JC 고속도로 사업은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에 반영되었으며 중앙선(도담~영천) 복선화는 이미 공사가 진행 중이며, 김천~신공항~의성 철도 및 군위 관통도로, 경북도청~신공항 도로 건설사업도 국가계획에 반영되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이와 함께 공항 급행버스와 공항 리무진, 도심공항터미널 설치도 항공수요의 증가 추이에 맞추어 점진적으로 추진할 계획인 등 신공항 접근성 향상 SOC사업들이 계획대로 완료되면 대구 도심에서 신공항까지는 30~40분대에 접근 가능하며 충청, 호남, 강원권에서도 빠르고 편리하게 신공항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 공항후적지 개발통합신공항이 군위·의성에 신설되면 대구·경북은 중남부권역을 아우르는 물류·여객 중심지로 부상한다. 현재는 지방 어디에도 대규모 물류공항이 없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평당 1천만 원 수준의 수도권에서 기업활동을 하지만 물류여객 중심의 통합신공항이 건설되고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기업부지도 분양받을 수 있다면 굳이 수도권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대구시는 대구 도심에 위치한 210만평의 대규모 K-2 종전부지를 장기 비전과 전략을 가지고 통합신공항과의 접근성을 최대한 활용하여 글로벌 관광·상업도시 조성과 4차산업 기반의 첨단산업(로봇·UAM·AI 등) 유치를 통해 대구의 새로운 신성장 거점으로 개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앞으로 특별법 제정을 통해 관광특구, 규제자유특구, 경제자유구역, 연구개발특구, 특별건축구역 등 다양한 규제완화 방안과 함께 조세와 부담금 감면 등 정부의 재정지원도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각종 규제완화와 투자기업에 대한 획기적 재정지원을 통해 초고층 개발과 대규모 쇼핑몰을 들어오게 해서 문화, 관광, 레저 복합단지로 개발하는 등 수도권 대기업들이 지역으로 내려와서 마음 놓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간다는 것이다. □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 제정대구경북통합신공항은 군공항과 민간공항을 동시 이전하는 사업으로, 군공항은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의한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민간공항은 ‘공항시설법’에 따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이전부지가 확정되고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장기간 대규모 재정이 투입되는 국가안보시설이자 국가 중요기반시설인 민·군공항 건설사업을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국가책임과 지원근거를 명확히 하는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지난 2020년 9월 홍준표 국회의원이 ‘대구통합신공항 특별법’을 발의하고 2021년 1월 추경호 국회의원이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 특별법’을 발의했으나 끝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국가 주도의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조기 건설이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로 반영된 만큼 대구시와 경북도는 물론 지역 정치권을 역량을 모으면, 올해내 특볍법이 제정 될 것으로 기대된다./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

2022-06-22

영천, 행복나눔·행복금고 사업으로 위기가구 돕는다

영천시가 민·관 협력을 통해 복지사각지대 제로를 추진한다.시는 복지사각지대를 없애고 ‘어느 한 사람, 어느 특정 계층만이 아닌 각계각층의 모든 시민이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영천’을 만들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이를 위해 공적 지원부터 민간자원 연계까지 맞춤형 복지 지원으로, 지역에서 소외되는 이웃이 없도록 심혈을 기울일 예정이다. □ 소외계층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행복나눔 지원사업’ 추진연말연시 희망2022 나눔 캠페인으로 모금된 성금 중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정기탁성금 1억8천만원을 영천시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연계해 소외계층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행복나눔 지원사업에 투입한다.지원대상은 기준중위소득 100%(4인 가구, 5,121천원) 이하의 복지사각지대 저소득 가구이다. 지원내용은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으로 생계유지가 어려워진 위기가정에 생계·의료·주거환경개선비 등을 신속하게 지원하고,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른 결식우려가 있는 저소득계층 320가구에 주 1회 1개월간 밑반찬을 전달하며 안위를 살핀다.또한, 치아가 없거나 부실해 음식물 섭취가 어려워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는 만 65세 이하 저소득계층 중 틀니가 필요한 대상자에게 틀니 시술비를 지원하며, 기초수급·차상위 가구 중고등학교 입학생에게 교복비를 지원한다. □ 복지사각지대 제로를 위한 위기가구 기획 발굴 실시가족 해체, 지역 사회와의 단절에 따른 고립문제 및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해 위기징후 정보를 통한 1인 중장년 위기가구 1천78세대를 조사해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연계하고 건강 및 안부를 확인하고 있다.상담 중 희망하는 가구에는 영천살피미 앱을 설치하여 지정시간 동안 휴대폰 사용이 없는 응급상황 발생 시 등록한 보호자에게 구호문자가 자동 전송되는 신속한 현장 대응 체계를 마련한다.또한, 관내 아파트 관리비 체납가구 전수조사를 통해 대상자의 생활실태와 욕구를 파악하고 긴급복지 지원이나 주거급여 등 이용 가능한 자원정보를 제공하고 있다.위 같은 다양한 위기가구 상시 발굴체계 구축으로 정보취약 가구가 복지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조기 발견하고 지원한다. □ 민관 협력 통한 자원발굴 및 연계 강화17일에는 2022년 제2회 버팀목 간담회를 개최하여 사례관리 실무자 회의 및 복지자원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회의는 영천시의 사례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민·관의 사례관리사 27명이 참여해 △관내 복지자원 공유 △상호학습 △대상자 연계회의 순으로 진행했다. 회의를 통해 고난도 사례 및 위기가구 발생 시 민·관이 함께 해결방안을 찾고 중복지원을 방지하는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지난 13일에는 영천지역자활센터에서 희망복지팀이 의뢰한 독거어르신 댁을 방문, 청소사업단 참여자들과 함께 어르신 집을 청소하고 소독하는 봉사활동을 펼쳐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든든한 복지안전망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우리동네 이웃사촌과 함께하는 ‘따숨쿠폰 사업’ 지원‘따숨쿠폰 사업’은 동네 주민이 주체가 되어 직접 참여 가게를 모집하고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찾아내 ‘이웃이 이웃을 도와주는’ 주민 중심의 복지공동체 만들기에 한발 앞장 선 복지정책이다. 이 사업은 읍·면·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중심이 되어 홍보 활동을 펼치고 신청을 받으며, 현재 지역 내 음식점, 이·미용, 목욕탕 등 생활밀착형 따숨가게 145개소에서 매월 무상이용 쿠폰을 발행해 주변의 어려운 이웃에게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최근에는 따숨가게 참여자들의 자발적인 후원으로 따숨꾸러미 사업도 추진되고 있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이웃에 대한 관심과 나눔 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 마을복지재원 스스로 더하기 ‘함께모아 행복금고 사업’ 지원영천시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업무협약을 통해 지원하는 민·관 협력 사업인 ‘함께모아 행복금고 사업’은 복지사각지대 문제 해결을 위해 지역사회 스스로 복지재원을 마련하여 사업을 추진한다.현재 읍·면·동에서 자체 모금한 4천700만원의 성금으로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특화사업을 추진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에게 보탬이 되고 있다. 주요 특화사업으로 따뜻한 밥상사업을 시행한 북안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관내 저소득 독거노인 및 장애인 세대에 밑반찬 지원과 안부 확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동부동과 자양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붕괴 위험이 있는 독거노인 가구에 각계계층의 재능기부자와 후원자를 발굴해 민·관 협력으로 사랑의 집짓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 외에 경로효친 사상 고취를 위한 어버이날 카네이션 달아드리기, 취약계층 구급함 지원 사업 등 민·관 협력을 통한 지속적인 재원을 마련해 지역민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위기가구 지원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영천시는 정기적인 모니터링으로 위기가구의 생활 실태를 파악해 적극적인 발굴 및 신속한 지원으로 사회구성원 누구도 위기가구가 발생하지 않도록 포괄적이고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여 한층 강화된 복지서비스 제공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최기문 영천시장은 “우리 주변에 위급하고 절실하게 도움이 필요하지만 마땅히 주변에 도움을 청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복지사각지대 가정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며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문제는 모든 사회구성원이 함께 해결해야 할 공통의 숙제인 만큼 시민 상호 간의 신뢰와 정을 바탕으로 지역공동체가 함께 ‘지속 가능한 사회복지 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영천시에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영천/조규남기자 nam8319@kbmaeil.com

2022-06-21

‘파손 방지’ 우선… 치밀한 복원 계획 마련돼야

676년. 백제와 고구려를 병합하고 삼국통일을 이룬 신라는 7~8세기 문화예술은 물론, 정치와 경제, 종교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낸다.그 시기 신라의 지배층은 국가가 관리하는 거대한 사찰을 연이어 건립하고, 영적인 힘이 깃든 산으로 인식되던 경주 남산에 수많은 불상을 세웠으며, 산 속 커다란 바위에 부처의 형상을 조각한다.신라는 석가모니의 이상(理想)이 현실에서 실현되는 불국정토(佛國淨土)를 꿈꾸던 나라였으니, 불교와 관련한 대형 프로젝트가 곳곳에서 진행됐던 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지금은 쓰러져 그 전체 모습을 숨기고 있는 남산 열암곡의 마애불도 그 시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높이가 5m에 육박하고, 새겨진 바위의 무게가 80t에 이르는 남산 마애불이 우뚝 섰던 날. 그 웅장함과 빼어난 예술성 앞에 불교를 숭상했던 수많은 신라 사람들이 감탄하며 합장배례(合掌拜禮) 하지 않았을까?이희진의 논문 ‘경주 남산 열암곡사지 석조불상 연구’는 7~8세기 열암곡 마애불상을 포함한 경주 남산에 조성됐던 거대한 불교 유적이 발견됐을 때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남산 열암곡사지(列岩谷寺址)는 고위산 남서쪽 백운계(白雲溪) 본류의 오른쪽 열암곡에 위치한 절터다. 경주시 내남면 노곡2리 마을회관에서 백운암으로 향하는 길을 따라 가면 열암곡이 있으며 다시 800m 정도 오르면 열암곡사지에 이르게 된다. 현재의 열암곡사지는 보수된 모습이지만 그 전에는 건물의 초석들과 넘어지고 깨진 불상의 부재들이 주변에 흩어져 있었는데, 2007년 경주문화재연구소에서 주변을 발굴조사하고 불상과 절터를 보수·정비하였다. 그 과정에서 보수·정비된 석조여래좌상과 30m 정도 거리에서 5m가 넘는 대형 마애여래 입상이 넘어진 채 발견되면서 크게 주목받은 바 있다.”그야말로 ‘우연한 발견’이었다. 의도하거나 목적하지 않았던 상태에서 발견된 쓰러진 남산 마애불. 하지만, 발견이 우연했다고 이후 이어진 연구와 보존·복원 노력까지 우연에 기댈 수는 없었다.신라 불교예술의 주요한 유물임이 분명한 남산 마애불은 최초로 현대인 앞에 모습을 드러낸 2007년부터 지금까지 ‘역사의 필연’을 증명하는 불상 중 하나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 2007년 발견 때부터 진행된 연구와 보존·복원 노력남산 마애불, 혹은 열암곡 마애불상으로 지칭되는 불상은 ‘귀한만큼’ 그 연구와 조사, 보존과 복원 과정도 조심스럽고 까다롭게 진행됐다. 국가의 예산이 투입되고, 고대사와 신라의 문화를 연구하는 단체의 적지 않은 인력들이 동원돼 이 불상의 비밀을 해석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남산 마애불을 포함한 그 일대 고대 유적에 관한 발굴조사는 ‘경주 남산 일원 종합정비사업’이란 큰 틀 아래서 이뤄졌다.미시적으로 ‘남산 열암곡 마애불상 긴급정비사업’이라 지칭된 이 프로젝트는 남산 마애불을 안전하게 보존하고 주변을 정비하는데 목적이 있었다.이와 관련 당시 조사를 주도한 경주문화재연구소는 “열암곡 마애불상이 위치한 지점은 경사가 심한 사면이었다. 추가적인 슬라이딩(미끄러짐에 의한 붕괴)의 우려가 제기되었기에, 불상 전면으로 임시 옹벽을 구축해 슬라이딩을 방지하고자 했다”고 설명한다.바위에 새겨진 불상이 붕괴된 채 발견되었기에 정비사업 초기엔 더 이상의 파손을 방지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는 이야기다. 임시 옹벽은 모래주머니에 흙을 채워 넣는 방식으로 축조됐다.훼손을 막은 이후인 2008년 초반기엔 사진 촬영과 인근 스케치, 유적을 3D스캔으로 형상화하는 작업이 이어졌다.다음 단계로 열암곡 마애불상 암석에 대한 안전진단 연구용역이 의뢰됐고, 이를 통해 암석의 조사와 마애불에 새겨진 바위의 성분이 분석됐다. 쓰러진 마애불이 발견된 2년 뒤에는 모래주머니로 쌓은 임시 옹벽의 붕괴를 우려하는 학계의 지적이 있어, 구조적으로 안정적인 옹벽 시공 방법인 자연석 석축이 만들어졌다.남산 마애불은 발견된 위치의 특성상 주변 세굴(洗掘·물에 의해 바닥이 파이는 것)과 토사 유실의 위험성이 상존한다. 이를 방지하고 유물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서는 주변의 정비공사가 필수적이었다. 이런 작업은 2011년 상반기까지 꾸준히 계속됐다. □ 마구잡이식 유물 복원은 불행 불러올 수 있어발견되거나 발굴된 유적과 유물은 비단 한국에만 있지 않다. 그것들에 관한 연구와 조사, 보존과 복원을 위한 투자는 세계가 보편적이다.몇 해 전 이란을 여행했을 때 아케메네스 왕조의 광대한 유적지 페르세폴리스를 찾았다. 자그마치 2천500여 년 전 축조된 페르시아의 대표 유적.아시아는 물론, 아프리카에서까지 조공을 받던 강위력한 고대 제국 페르시아의 왕들은 페르세폴리스에서 휴양을 즐겼다. 한국에서도 개봉돼 인기를 끈 영화 ‘300’에 등장하는 크세르크세스(Xerxes)도 그 왕들 중 하나다.하지만, 영화는 짧았다. 마케도니아의 정복자 알렉산드로스 3세는 아케메네스 제국을 짓밟고, 페르세폴리스를 폐허로 만들었다.그래서, 지금 우리가 볼 수 있는 건 부서진 거대한 열주(列柱)가 서있고, 곳곳에 깨어진 조각상이 남은 황량한 페르세폴리스다.그러나, 그곳은 어떤 유적지보다 인상적이다. 역사의 흔적은 파손된 자체로도 크나큰 문화예술적 감흥을 사람들에게 선물하는 법이므로.억지스럽고 조잡하게 진행된 복원은 차라리 망가진 채 남겨진 유적과 유물만 못하다. 기자는 그런 사례를 2011년 라오스에서 직접 목격했다. 라오스 북부에 자리한 루앙프라방은 14세기부터 16세기에 이르는 기간 동안 란쌍왕국의 번성했던 수도였다. 주변 국가들을 제압하며 번영을 누렸던 란쌍왕국의 지배자들은 7~8세기 신라의 왕들이 그랬던 것처럼 적지 않은 불교 사원을 만들었다. 라오스도 신라처럼 불교국가였으니 당연했다.그러나 오늘날 루앙프라방의 불교 사원들은 시멘트로 덕지덕지 보수된 불탑과 석상으로 인해 건립 당시의 신비함과 우아함을 잃고 있다. 막무가내식 유물 복원이 어떤 의도치 않은 불행한 결과를 가져오는지 보여주는 라오스의 불교 사원들.그래서다. 쓰러진 남산 마애불의 복원은 지극히 조심스러운 작업이다. 철저한 사전조사와 치밀한 복원 계획 없이 함부로 불상을 일으켜 세우려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게 역사학계의 공통된 목소리.경주문화재연구소를 포함한 남산 마애불 보존·복원의 주체들이 주변 환경 보존과 과학적 검증을 위해 ‘보존 관련 전문가 검토회의’를 열어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불상이 새겨진 암석에 대한 정밀한 안전 진단과 변위측정 계측기 설치 등도 이런 필요성에 의해 진행된 작업이었다. □ 다시 궁금증 하나… 남산 마애불은 왜 붕괴됐는지철학자 칼 마르크스(Karl Marx·1818 ~1883)에 의하면 ‘모든 결과에는 원인이 있고, 어떤 현상도 본질에 우선할 수 없다’.이를 남산 마애불 복원에 대입한다면 먼저 불상이 무너진 이유를 정확히 파악해야 앞으로의 복원 해법이 나온다는 이야기가 성립된다. 원인 분석에 이은 결과 예측이 필요하다는 말이다.단단한 바위에 새겨진 열암곡 마애석불이 힘없이 무너진 이유는 상당한 강도의 지진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건 역사학계의 공통적인 해석이다. 그러나, 지진 발생의 시기가 언제였는지에 관해서는 의견이 나뉜다.부경대학교 환경지질과학과 지질구조재해연구실은 지난 2009년 발표된 논문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여래입상 붕괴에 대한 지질학적 접근’에서 남산 마애불의 붕괴 시기를 아래와 같이 추정했다.“2007년 5월 경주 남산의 열암곡에서는 석불좌상 정비사업 중 8세기 후반의 것으로 추정되는 마애여래입상(남산 마애불)이 전복된 상태로 발견됐다...(중략) 이 마애여래입상의 붕괴가 779년의 경주 지진과 같은 지질 재해와 연관될 가능성을...(후략)”그로부터 11년이 흐른 2018년에는 남산 마애불 붕괴를 가져온 지진이 1430년 발생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주장이다.이 두 가지 지진 발생 추정 시점에는 600년 가까운 시차가 있다. 어떤 게 보다 합리적인 추측일까? 다음 회에선 이를 포함한 또 다른 ‘남산 마애불’의 비밀을 살펴볼 예정이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2-06-21

도전과 혁신 DNA로 ‘행복한 고령’ 만든다

고령군이 오랜 기간 지속해서 꿈꿔온 것은 ‘군민의 행복’이었다. 군의 슬로건으로 이야기되는 “누구나 살고 싶은 도시”도 그런 차원에서 만들어졌다.고령군은 최근 10년 이상 내외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그럼에도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더 새롭고 희망찬 고령군’으로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3년을 지속된 ‘코로나19 사태’의 어둠 속에서도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대처로 어려움을 이겨온 고령은 이제 지역 실정에 맞는 다양한 정책과 실천을 통해 한 단계 더 나아간 고령군을 꿈꾸고 있다.지난 12년간 도시 경쟁력과 주민 행복감을 높이기 위해 도전과 혁신을 지속한 고령의 그간 행적을 아래에서 구체적으로 점검해보고자 한다. □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군민의 행복’지역민 삶의 질을 한 차원 끌어올리고자 수년 간 다각도로 열정을 쏟은 결실은 고령군 전반에 가시적인 성과로 잘 드러나 있다.보건소 신축을 시작으로 추후 이어진 2015년 문화·체육·복지 복합시설인 대가야문화누리 건립은 주민들의 일상을 새롭게 바꿨다.대가야문화누리는 삶의 품격을 높인 공간으로 자리매김했고, 이후 다산면 행정복합타운, 출산통합지원센터와 아이나라 키즈교육센터, 파크골프장, 쌍림면 행복이음터 등을 지속적으로 건립했다.현재는 다목적 군민체육관 신축, 다산 건강가족센터, 대가야 청춘누리관과 어르신 백세건강센터 건립, 대가야읍·다산면 도시재생사업 등을 추진함으로써 고령군민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데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사람 중심의 쾌적하고 안전한 도시 환경 구축도 고령군의 행정 목표였다. 이를 위해 도시가스 공급 확대, 지방상수도 급수구역 확장, 노후관로 개량, 하수관거 확충 등 다방면의 정주여건 개선사업을 추진했다.여기에 더해 각종 재난상황 및 사건·사고를 즉각 파악해 대처하는 재난 통합시스템과 스마트 관제시스템을 구축했고, 다산 119 안전센터 개소로 군민 생명과 재산 보호는 물론 양질의 소방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그외에도 고령군 CCTV 통합관제센터 운영, 개진면 신안지구 수해상습지 개선사업, 소하천정비 종합계획 수립·추진, 회전교차로 설치 확대는 군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환경을 완비하는데 일조했다.지난 2020년 2월 코로나19로 감염자가 폭증하던 위기의 순간에는 주민과 군청이 합심해 선제적 방역 조치를 취함으로써 당시 대구와 인접한 자치단체 중 가장 적은 수의 확진자를 보였다. 이후엔 코로나19 백신예방접종센터 개소, 경북 최초 음압형 워크스루 선별진료소 설치, 발 빠른 백신 보급·접종 등도 신속하게 이어져 안팎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 경제 기반 구축으로 삶의 질 높아져기업 경영에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지기 위해 사통팔달의 교통망 구축을 추진한 것도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그 계획 아래 광주-대구고속도로 확장, 국도 26·33호선, 국지도 67호선(우곡~운수), 월성~송곡간 광역도로, 다산 산업레저 연계도로, 성산 인안산업단지 연계도로, 동고령 물류단지 진입도로가 개통됐고, 운수~용암간 국지도 67호선과 성산 득성~다산 송곡 간 지방도 905호선 확장사업도 진행 중이다.동고령 일반산업단지 조성 및 열뫼·월성·송곡 일반산업단지 조성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동고령IC 인근 물류단지 건설로 낙동강 경제벨트도 완성 단계에 이르고 있다. 또, 대가야시장 활성화를 위한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 대구경북 최초 모바일·카드형 지역사랑상품권 출시, 청년 일자리 및 청년 창업지원 사업, 시가지 전선 지중화 사업을 통한 도시미관 개선사업 등도 지역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적지 않게 기여했다.□ 문화관광의 21세기로 향해 가는 대가야 고령고령군은 5개 시·도 26개 시·군이 참여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행정협의회인 가야문화권 지역발전 시장군수협의회의 의장군이다.이 위치에 걸맞게 지난 10여 년간 영호남의 공동 발전 방안을 모색하고, 통합과 상생의 마중물 역할을 수행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그간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 제정, 가야문화권 조사·연구 및 복원 정비 국정과제 선정 등의 성과를 거뒀고, 대가야읍에 자리한 지산동 고분군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최종 등재를 앞두고 있다.대가야의 옛 도읍으로서 역사성과 상징성을 부여하고자 기존의 고령읍을 대가야읍으로 명칭 변경해 군민의 자부심을 높이고, 고령군을 대가야 역사문화 도시로 각인시키는 계기도 마련했다. 또한 대가야 정체성 확립을 위해 가야국의 시조인 ‘정견모주’와 대가야국의 시조인 ‘이진아시왕’의 정부 표준영정 지정 및 대가야 종묘 건립, 대가야 대종 제작 등도 의욕적으로 추진했다. 이런 역사문화 콘텐츠를 각종 관광자원 개발사업과 연계해 대가야 문화벨트를 완성시킨다는 것이 고령군의 복안이다.가야금의 발상지이자 우륵의 고장으로서 도립 국악단 이전, 고령군립가야금 연주단과 우륵청소년 가야금연주단 창단, 전국 우륵가야금경연대회 개최, 뮤지컬 ‘가얏고’ 제작 등을 통해서는 국악도시로 자리 잡았으며, 2014년엔 서양의 현악기인 바이올린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크레모나시(市)와 우호교류를 맺기도 했다.2005년 처음 시작돼 2022년까지 개최된 대가야체험축제는 매년 30만 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찾는 대구·경북 대표축제로 자리 잡았다.이 축제는 민감하게 변화하는 관광 트렌드에 맞춰 민관 합동의 고령군관광협의회를 구성해 경쟁력을 강화한 덕에 수차례 대한민국 우수축제로 지정됐고, 2017년에는 고령군이 올해의 관광도시로 선정되는 등 구체적 성공 사례도 적지 않았다.얼마 전 열린 2022년 대가야체험축제는 일상으로의 복귀를 바라는 이들이 응답이라도 하듯, 수많은 인파가 몰리며 여행자들의 주목을 끌기도 했다. □ 선진 농업도시와 화합의 행정도시로…21세기 농업이 처한 어려움 속에서 안정적인 소득 기반을 갖추고 새로운 희망을 창출하기 위한 고령군의 노력도 꾸준히 지속돼 왔다.고부가가치 농업도시 조성을 위해 농·축산산업 지원조례 제정, ICT스마트팜 시스템 도입, 농업회의소 설립, 기후변화 대응 작목 보급, 스마트농업 및 정밀과학농업 확대, 땅심 회복 지원사업과 농업인 교육 및 전문경영인 양성에 힘썼고, 농기계임대사업소 확충과 무인항공 병해충 방제사업 등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애플수박, 한라봉, 블루베리, 아로니아 등 새 소득 작목 개발보급 사업도 추진해 농산물 생산 품목 다각화를 통한 기후 변화와 소비자 트렌드 변화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했다. 여기에 “농산물의 안정적 판로 확보와 산지 마케팅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쏟았다”는 것이 고령군의 설명이다.이와 함께 교육행정 서비스의 질적 강화를 위해 교육지원청을 신축·이전하고, 미국·중국 등 청소년 국제교류사업 확대했다.자아실현의 실천적 학습 시스템을 갖춘 평생교육의 강화와 다산도서관 건립 등 지역 교육 여건 개선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청렴한 공직사회를 위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청렴자가학습시스템을 도입하고, 공사와 관련된 부정부패를 예방하고자 계약 사업주에게 청렴 알림문자를 발송한 것도 좋은 평가를 얻었다.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고령군은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최근 3년간 연속 2등급을 달성했다.앞으로도 고령군은 ‘희망차고 행복한 도시’ ‘대한민국 대표 행복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군민과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다수가 공감하는 행정을 펼칠 계획이다.새롭게 시작되는 민선8기 고령군은 또 어떤 변화와 발전의 청사진을 그려가며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줄까? 이에 주목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령/전병휴기자 kr5853@kbmaeil.com

2022-06-19

다시 하늘과 맞닿을 날, 천년을 숨겨온 미소와 만난다

경주국립공원 새갓골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남산에 오를 준비를 했다. 관광객이나 여행자가 드문 평일 오전이었다.까마득히 먼 옛날 8세기에 만들어져 수백 년 전에 쓰러졌고, 아직 넘어진 그 형상 그대로 엎드려 땅을 보고 있는 ‘열암곡 마애불’을 조용한 가운데 세밀하게 관찰하고 싶어서였다.주차장에서 만난 경주국립공원 안내원은 “가볍게 산책하듯 올라가면 됩니다. 20~30분이면 도착할 수 있을 걸요”라며 더위가 시작된 초여름 산에 오를 기자의 긴장감을 풀어줬다.그러나, 매일 남산을 오르내린다는 안내원과 보통 사람의 산행 속도는 달랐다. 체감하는 힘겨움 역시 같을 수 없었다.한 번도 쉬지 않고 30분쯤을 헉헉대며 걸었다. 종아리는 뻐근했고 셔츠가 땀에 젖었다. 그때서야 마침내 거대한 바위 전면에 몸을 숨긴 마애불이 우뚝한 콧날을 드러냈다.마애불(磨崖佛)은 ‘바위에 새겨진 부처’를 의미한다. 경주만이 아닌 한국, 더 나아가 인도와 중국에도 다양한 기법으로 새긴 마애불이 적지 않다.지난 2000년으로 시간을 되돌려보자. 아프가니스탄 바미안 지방의 암벽에 우뚝 섰던 2개의 불상, 즉 마애불은 높이가 각각 52.5m와 34.5m였다. 세계에서 가장 컸던 이 마애불은 불교 유물을 이단(異端)으로 규정한 과격 이슬람 세력에 의해 폭파됐다.탈레반이 주도한 이 행위는 인류의 공동자산이라 할 문화예술을 모독하고, 인간이 축적한 역사의 시간을 거스르는 행동이었기에 세계 각국의 비판을 받았다.경주 남산의 마애불은 이 같은 인위적인 이유로 쓰러진 것은 아닌 듯하다. 대부분의 학자들은 신라 혹은, 조선시대에 발생한 지진이 남산 열암곡 마애불의 붕괴 이유라고 추정하고 있다. □ 마애불, 경주 남산에서 1천200년의 시간을 뛰어넘다남산 마애불은 높이가 4m60cm, 부처가 새겨진 바위의 무게가 80t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 불상이 온전한 형태로 지금까지 보존됐더라면 4세기 중국에서 만들어진 둔황의 천불동(千佛洞)에서 받은 감동을 경주에서도 느낄 수 있지 않았을까?이마에 맺힌 땀을 닦고 유물 보호를 위해 쳐놓은 철망 가까이 다가가 마애불의 얼굴을 올려다봤다.매끈한 코와 얼굴 형상이 어제 만든 것처럼 또렷했다. 도저히 1천200년 전에 새겨진 불상이라고는 보이지 않았다. 바위에 깃든 부처는 저 홀로 시간을 뛰어넘고 있었다. 경외감이 느껴졌다.경주 남산은 1971년 경주국립공원 남산지구로 지정됐고, 1985년엔 사적 제311호가 됐다. 지난 2000년 12월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경주 역사유적지구)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아름다움과 그 안에 간직한 수많은 유물을 인정한 결과다.‘남산 마애불’ 또는, ‘열암곡 마애불상’으로 불리는 이 유물은 언제 어떤 경로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을까?이 의문에 관해 경주문화재연구소가 펴낸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상 정비 보고서’는 이런 답변을 들려준다.“2007년 5월 22일 경북 경주시 내남면 노곡리 산119번지, 열암곡 석불좌상((列岩谷 石佛坐像)에서 남동쪽으로 30m 정도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되었다. 당시 이곳에는 열암곡 석불좌상과 그 주변 사역에 대한 발굴조사가 진행 중이었다. 사역 안에는 광배와 대좌를 갖춘 열암곡 석불좌상의 구성 부재가 흩어져 있었으며, 석불좌상의 보수·정비를 위해 유실된 부재 여부와 사역 배치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주변 다른 불상의 조사와 발굴 과정에서 그야말로 ‘우연히’ 찾게 된 남산 마애불은 발견 당시부터 역사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언제 만들어진 것인지” “왜 쓰러졌는지” “어째서 일으켜 세우지 못했는지” 등의 의문은 발견 후 15년이 지난 현재까지 온전히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다. □ 안전한 보존 위해 철 구조물과 CCTV 등 설치바위에 불상을 새기는 건 흔하게 볼 수 있는 불교미술의 한 양식이다. 학자들은 2~3세기 고대 인도의 석굴사원 조영에서 마애불 양식이 시작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양식이 서역을 거쳐 중국과 한국으로 넘어왔다고 보는 게 일반적 견해.인도의 경우 초기에는 바위로 생성된 굴의 벽에 부처의 일대기와 관련 설화를 표현하다가 차츰 불상을 새기는 방식으로 변화했다.한국의 경우엔 7세기를 전후해 충청도 해안 지역에서 마애불이 처음 나타나기 시작한다.경주 마애불은 신라가 통일 후 번성기를 누리던 8세기 즈음에 새겨진 것으로 학계에서는 추측하고 있다.발견 당시와 달리 현재는 보존과 복원을 위한 과정이 진행 중이라 쓰러진 마애불 바로 앞까지는 접근이 어렵다.외부 요인 탓에 발생하는 미세한 움직임을 관찰하기 위한 기계 장치가 설치됐고, 더 이상의 훼손을 막기 위해 철망과 CCTV도 갖춰졌다. 또한, 인근 바위의 추가적인 붕괴를 방지하고자 철 구조물까지 추가로 제작됐다.첨단 장비와 육중한 철제 구조물로 현대적 보호 장치를 완비해놓았음에도 남산 마애불 주위에선 고대의 신비스런 향기가 수시로 풍겨온다.불상의 코와 바닥의 간격은 겨우 5cm 안팎. 어떤 역사학자는 이 틈을 ‘기적의 5cm’라 명명하기도 했다. 남산 마애불은 쓰러지는 순간에도 수백 년 후 자신을 발견할 사람들을 배려한 것일까?□ 발견 초기부터 붕괴 이유 파악과 복원 논의 진행돼지면에 거의 닿을 듯 엎드린 형태라 남산 마애불의 전체 형상을 육안으로 확인하기는 어렵다.다만 발견 초기부터 마애불의 보존과 복원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경주문화재연구소의 아래 설명을 통해 전체 모습을 대략 짐작할 수 있다.“열암곡 마애불상은 소발의 머리에 높은 육계가 표현되어 있다. 타원형의 얼굴에는 오뚝하게 솟은 코와 아래로 내리뜬 길고 날카로운 눈매, 그리고 도톰하고 부드럽게 처리된 입술 등이 조각돼 있다. 귀는 어깨 바로 위까지 내려오고 목에는 볼륨감 있는 삼도가 표현됐다. 불상의 수인은 왼손 등을 바깥으로 하여 손가락을 가지런히 펴서 가슴 위에 얹었으며, 오른손 역시 손등이 밖을 향하고, 엄지손가락을 안으로 감싼 채 네 손가락을 가지런히 하복부에 대고 있는 특이한 형식이다.”남산 마애불이 쓰러진 이유가 무엇인지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견해가 있다. 지난 2018년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1430년에 발생한 규모 6.4의 지진으로 넘어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하지만, 다른 연구자는 신라시대에 발생한 지진이 마애불을 넘어뜨렸다고 주장하기도 한다.정확한 붕괴 이유 파악과 함께, 보존과 복원을 위한 노력도 15년간 꾸준히 이뤄졌다.“미적경관 정비, 탐방객을 위한 출입로, 마애불상 주변 배수로 작업 등 마애불상의 안전과 관람을 고려한 일련의 작업들이 하나씩 추진되었고, 마애불상 아래 석축 축조와 수목 식재 등을 통한 주변 지반의 붕괴를 미연에 방지하도록 하는 조치가 이어졌다”는 것이 이와 관련한 경주문화재연구소의 부연이다.그렇다면 남산 마애불이 발견된 2007년부터 2022년 현재까지 붕괴 원인 조사, 보존·복원 방안 연구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돼 왔을까? 다음 회에선 그것들을 알아보기로 한다. 기왕 경주 남산까지 갔다면…바로 옆 쪽 ‘열암곡 석불좌상’‘봉화곡 봉수대’ ‘염불사지’ 등발걸음마다 역사·예술 ‘만끽’쓰러진 마애불을 보러 경주 남산까지 갔다면 주위에 흩어져 있는 귀한 신라의 유적과 유물을 함께 보지 않을 이유가 없다.경주국립공원 새갓골주차장을 출발해 남산 마애불상이 위치한 곳까지 오르면 바로 옆엔 ‘열암곡 석불좌상’이 자리해 있다. 파손된 채 흩어진 조각을 모아 복원한 불상으로 연꽃무늬 대좌와 화려한 광배가 눈길을 끈다.산행을 좋아하는 관광객이라면 거기서 더 올라가 ‘봉화곡 봉수대’와 8세기 신라 불상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준다는 국보 ‘칠불암 마애불상군’과 만나도 좋을 듯하다.조금 더 힘을 내서 등산을 지속한다면 ‘기이한 승려의 염불 소리가 먼 산에서 서라벌 성안까지 들렸다’는 설화가 전하는 ‘염불사지’에도 이를 수 있다.역사와 불교문화에 관심이 있는 여행자라면 시간을 내 한 번쯤 찾아보길 권한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2-06-14

‘사통팔달 철도망’ 시동 김천, 철도교통 허브 도약 날개 편다

김천시는 국토 중심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과 사통팔달의 교통의 중심도시로서 KTX, 일반철도, 고속도로, 국도가 십자축을 이루며 교차하는 남부내륙의 교통 요충지이다.지난해 발표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김천∼거제, 김천∼문경, 김천∼전주를 연결하는 철도 신설과 대구권 광역철도 김천 연장 등 4대 사업이 모두 반영됐다. 김천시는 이러한 교통 인프라 확충을 성장 동력으로 십분 활용하여 미래 100년을 내다보는 지역발전의 기반을 튼튼히 다지고 있다.최근 국토교통부에서 김천에서 거제를 연결하는 남부내륙철도 건설사업은 기본계획을 확정하고, 2027년 준공을 목표로 기본 및 실시설계를 착수함에 따라 상반기 타당성조사 발표 예정인 중부내륙철도(김천∼문경)와 연계하여 수도권과 남해권을 연결하는 광역철도망이 구축되어 김천이 철도교통의 중심허브 도시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뿐만 아니라 김천에서 전주를 잇는 동서횡단철도도 금년 상반기 사전타당성조사용역을 착수하였고, 높은 경제성을 확보한 대구권 광역전철 김천 연장 사업 또한 높은 경제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재선에 성공한 김충섭 김천시장은 “물류·교통의 허브도시로 거듭날 김천시는 혁신도시와 일반산업단지의 순조로운 정착에 이어 인구 30만 이상의 중추도시로의 발전을 실현하는 중대한 기회를 가졌을 뿐만 아니라, 국토균형발전의 거점도시로 도약할 여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자부했다.남부내륙철도(김천∼거제간)기본·실시설계 추진… 2027년 개통총연장 177.9㎞ 총 4조8천억원 투입1966년 기공식까지 치른 김천∼삼천포간의 김삼선(金三線) 철도가 김천∼사천(舊삼천포)∼거제 간 남부내륙철도로 이름표를 바꿔달고 사업에 착수했다.정부의 ‘2019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에 포함되어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사업으로 선정된 후 기본계획을 확정·고시했고, 현재 기본 및 실시설계를 추진중에 있다.경북 김천시에서 경남 거제시까지 연결하는 남부내륙철도는 총연장 177.9㎞에 4조8천억원을 투입하여 2027년 개통하게 된다. 철도가 완공되면 김천에서 서울까지 1시간 30분, 거제까지 1시간 10분에 도달이 가능하여 수도권과 중부내륙 및 남해권을 연결하는 중심지로서 김천이 교두보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김천시는 김천∼거제간 남부내륙철도의 조기 착수를 위해 철도가 통과하는 9개 시군과 행정협의체를 구성하여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하였고, 김충섭 시장과 송언석 지역 국회의원이 함께 정부를 비롯한 관련기관을 수차례 방문·건의한 결과 2019년 12월 기본계획수립 용역이 착수됨에 따라 남부내륙철도 건설 사업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됐다.남부내륙철도 건설로 김천시는 남해권의 풍부한 해양·관광자원과 수도권의 인적·물적 자원을 효과적으로 공급하는 물류교통의 거점도시로 새롭게 도약할 뿐만 아니라, 인접한 구미, 상주, 영동, 무주 등의 자치단체와의 연계를 통한 문화, 관광, 지역 특화사업 발전도 크게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부내륙철도(김천∼문경·수서간)문경~김천 구간 71㎞ 1조2천억 들여상반기중 예비타당성 조사결과 발표김천시는 수서∼문경간 중부내륙철도를 남부내륙철도(김천∼거제)와 연계한 철도교통망을 구축하기 위해 많은 정성을 드렸다. 이를 위해 관련부처를 방문·건의한 결과, 2016년 제3차에 이어 2021년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철도운영 효율성제고를 위한 단절구간 연결사업”으로 반영되었으며, 올해 상반기 중 예비타당성 조사결과를 발표 할 예정이다.중부내륙철도는 수도권인 수서에서부터 이천, 충주를 거쳐 문경을 잇는 철도사업으로서 2구간으로 분리 추진되고 있으며, 이천∼충주구간은 2021년, 충주∼문경 구간은 2023년 준공 계획이다.중부내륙철도 문경∼김천간 건설사업은 총연장 71㎞에 1조 2천억원이 투입되며 사업이 완료되면 기존의 중앙선·경북선의 용량부족 해소는 물론 철도운영의 효율성을 증대시키고 나아가 국토 균형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매우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김천∼문경간 철도는 수도권과 남부권을 연결하는 또 하나의 국가 대동맥을 구축하고 남부내륙철도(김천∼거제간)와 연계하는 내륙철도망이 완성됨으로써 국토의 효율적인 발전과 연결이라는 측면에서 김천시가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동서횡단철도(김천∼전주간)지난해 타당성 인정 노선 특별 지정연내 사전 타당성 조사 마무리 계획동서횡단철도는 제2차에 이어 제3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반영되어 사업의 필요성은 공감하였으나, 사업추진이 더딘 상황이었다.그러나 김천시는 철도관계 부처에 지속적인 건의요구를 하는 한편, 지난 2020년 11월 경상북도와 전라북도를 비롯한 철도노선 지자체장의 공동건의문과 시민들의 호소문 제출 등을 거쳐 지난 2021년 7월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타당성이 인정되면 사업을 추진하는 노선”으로 특별 지정되었다.금년에 사전타당성 조사용역에 착수하여 금년 12월 완료할 계획으로 김천시는 국토교통부와 철도통과 노선 지자체와 긴밀히 공조해 노선신설의 경제성 확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대구권 광역철도 김천 연장국가철도망구축계획 신규 사업 반영사업완료땐 1일 61회·15분간격 운행경부고속철도 개통에 따라 기존 경부선의 여유 용량을 활용한 저비용 고효율 사업인 대구권 광역철도가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기본 계획을 수립하고 2019년 4월 착공하는 등 본격적으로 건설되고 있다.대구권 광역철도는 1,200억원을 투입하여 대구시청으로부터 반경 40㎞이내에 전체구간이 포함된 구미에서 경산까지 총 연장 62㎞를 광역철도 노선으로 지정하고 2023년 개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김천시는 도시간 대중교통 역할 수행은 물론 지역발전과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구미까지 계획된 대구권 광역철도를 김천까지 연장해 줄 것을 적극적으로 요구하기 위해 김천∼구미간 연장 사전타당성 조사용역을 실시했으며, 그 결과 경제성과 사업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이에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 신규사업으로 반영되어 대구권 광역철도의 김천 연장을 위한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사업이 완료되면 1일 61회, 15분 간격으로 운행된다.김천시는 “대구권 광역철도 김천 연장 운행으로 대구와 경북남서부지역이 하나의 생활권으로 형성되면서 지역의 균형발전과 경제권의 확대 등 대구·경북의 상생발전을 더 촉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재선에 성공한 김충섭 김천시장은 “교통 인프라 확충을 성장 동력으로 십분 활용하여 미래 100년을 내다보는 지역발전의 기반을 튼튼히 다지겠다”며 철도와 연계한 미래 신산업 육성 의지를 피력했다. 김천시는 도로교통 여건 개선과 도시의 균형발전을 위해 도로교통망 확충 및 SOC기반 구축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김천에서 거창을 연결하는 국도3호선 확장사업은 총연장 44㎞에 4,300억원을 투입하여 2022년 개통될 예정이며, 김천에서 구미 선산간 국도59호선은 총연장 16㎞에 495억원을 투입해 2023년 준공예정으로 토지보상 및 구조물 시공 공사를 진행에 있다.또한, 도심지 교통체증과 국도의 기능향상을 위한 국도대체우회도로 건설사업은 총 4개 구간을 단계별로 시행하고 있다. 2,573억원을 투입해 1·2단계 양천∼농소월곡∼어모옥률간 18.2㎞는 개통되었고, 현재 3단계 구간인 어모옥률∼대항대룡간 6.94㎞는 1,235억원을 투입해 2023년 개통 예정이며, 4단계 구간인 대항대룡∼양천구간은 제5차 국도·국지도 건설계획에 반영되어 설계용역에 곧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도심 네트워크 간선도로망 확충사업으로 시청에서 혁신도시간 연결도로 개설사업은 총 연장 5.6㎞에 1,483억원을 투입해 4~6차로로 2023년 개통예정으로 시청에서 환경사업소 1구간은 대신터널과 함께 2021년 10월 개통했으며, 국도·고속도로, 감천을 횡단하는 교량 설치를 완료했고 현재 경부선 철도 횡단교량을 시공 중에 있다. 그 외 김천대학교∼봉산면간 도로확장 2.2㎞ 구간에 255억원, 대홍맨션∼묘광마을간 도로확장 2.45㎞ 구간에 176억원, 신음동 금음마을∼아홉사리 도로개설 0.7㎞ 구간에 95억원, 양천 진입도로 개설 0.25㎞ 구간에 75억원 등 총 14개 지구에 2,3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연차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김천시는 도심네트워크 간선도로망 확충 및 도시계획도로 개설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도심지 교통체증을 해소하고, 농촌지역의 정주여건 개선을 위한 지역현안 도로사업을 통해 지역균형 발전을 촉진시켜 농촌과 도시의 조화로운 발전과 미래에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어 가고 있다.김천/나채복기자 ncb7737@kbmaeil.com

2022-06-13

영주 미래 100년, 산업·문화·먹거리로 키워나간다

영주시는 지역의 균형적 발전과 미래지향적 행정 계획을 바탕으로 후손에게 물려줄 경쟁력 있는 도시 건설을 위해 다양한 제도의 개선과 100년 먹거리 마련을 위한 노력에 중점을 두고 역량을 모으고 있다.이 가운데 산업을 통한 미래 역량을 결집한 베어링산업 국가산단, 2022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 세계 속의 문화관광 중심 도시로서의 성장, 한 테마파크 사업으로 추진 중인 선비세상은 영주 미래의 새로운 동력이 될 전망이다.◇첨단베어링산업 국가 산단첨단베어링 국가산업단지조성사업 시행예정자인 경상북도개발공사가 국가산업단지계획 승인 신청서를 지난달 26일 국토부에 제출해 본격적인 절차에 들어갔다.영주시는 국내 베어링산업 앵커기업인 일진그룹 (주)베어링아트를 발판으로 첨단베어링산업을 지역의 대표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국내 유일의 베어링 전문연구기관인 하이테크베어링 시험평가센터 건립, 베어링 관련기업, 연구소 유치에 나서는 등 베어링산업 중심지 기반구축을 적극 추진 중이다.베어링 클러스터 사업은 총 5천억원 규모로 국토부 사업으로 2천500억원이 투여 되는 베어링국가산업단지 조성사업과 산업부 사업으로 2천500억원이 투자 되는 첨단베어링 제조기반 구축, 핵심원천기술 개발과 고부가 베어링 제조기술개발, 베어링 전문 인력 양성 및 사업화 지원 사업으로 구분된다.사업대상지는 영주시 적서동, 문수 권선리 일원에 130만㎡ 규모로 조성된다.영주를 중심으로 인접한 중부내륙 3개도 8개 시군(충북동부, 강원남부, 경북북부) 1만5천개 일자리 창출과 인근 동양대학교 외 6개 지역대학 인재확보 및 청년 일자리 창출에 큰 몫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베어링클러스터 조성 사업은 2027년까지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산~영주~울진 잇는 중부권 동서횡단철도중부권 동서횡단철도는 충남 서산을 출발해 당진·예산·아산·천안, 충북의 청주·괴산을 거쳐 경북의 영주·문경·예천·봉화를 지나 울진까지 한반도 동서를 가로지르는 330㎞의 철길이다.중부권 동서횡단철도는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였지만 경제성 평가에서 낮은 평가를 받으며 지난해 6월 정부의 제4차 철도망 구축 계획에 반영되지 않았다.그러나 이번 대선 과정에서 여·야 후보가 모두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공약을 내놓으면서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 되고 있다.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당시 동서횡단철도를 공약에 반영시키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동서횡단철도를 예타 면제사업으로 적극 추진할 것이라 해 사업 추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동서횡단철도가 성사될 경우 영주시는 철도구간 연계 12개 도시와 관광,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부분에 접촉이 가능해져 지역간 균형발전 및 영주지역 성장에 또다른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중부권 12개 시·군은 동서횡단철도 건설을 촉구하고자 2016년 시장·군수들로 구성된 협력체를 구성, 사업의 조기 추진을 위해 공동으로 대응해왔다. ◇한(韓) 테마파크 선비세상한국문화의 전통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선비인성 교육의 중심지가 될 한국문화테마파크 선비세상은 다양한 체험 콘텐츠와 차별화된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명실상부한 한국문화·선비문화의 메카로 개장을 앞두고 있다.대한민국 한(韓) 문화의 중심지가 될 선비세상은 한복, 한식, 한옥, 한글, 한지, 한음악 등 6가지 테마의 매력 있는 한 스타일을 담아내고, 전통문화와 선비정신의 세계화, 관광화, 산업화를 이루어 영주의 100년 미래 문화산업으로 키워나가게 된다.영주가 가진 유네스코 세계유산 소수서원과 선비촌을 활용한 인성 프로그램 활성화와 세계인성 포럼 개최, 선비대상 시상, 국립인성교육진흥원 유치로 인성교육의 중심도시로 성장시켜 나갈 예정이다.선비세상은 전국 단일 최대 전통문화 단지로 한옥, 한복, 한식, 한글, 한지, 한음악 등 브랜드 6개 분야가 주 테마다.선비세상은 총 사업비 1천473억 원을 들여 순흥 선비촌 인근에 96만974㎡ 규모로 조성 중이다.영주시는 옛 전통과 선비문화를 영주의 대표적 경쟁력으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이를 위해 순흥면과 단산면 일원 960,974㎡(약 30만평)면적에 총사업비 1천670억원을 들여 한테마파크 선비세상은 한문화 RD지구, 전통숙박, 전통문화지구로 꾸며진다.◇2022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5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국내 재배삼의 시배지인 영주시 풍기읍 풍기인삼문화팝업공원 일원에서 ‘인삼, 세계를 품고 미래를 열다!’라는 주제로 올해 9월 30일부터 10월 23일까지 2022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를 개최한다.이번 엑스포는 인삼의 ‘생명력’, ‘인류 행복’, ‘미래 산업’ 등 3가지 핵심 가치를 바탕으로 고려인삼의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알려 인삼 종주국으로서의 위상 회복과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인삼이 먹을거리로서만이 아니라 다양한 산업으로 나갈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고자 개최된다.2022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는 국내·외에 풍기인삼의 브랜드 가치 극대화를 통한 미래가치를 공유하고 고려인삼 산업의 해외 진출과 투자 활성화를 통한 영주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풍기인삼을 기반으로 한 신산업 육성과 지역 경제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엑스포를 통해 생산유발 2천474억원, 부가가치 유발 1천5억원, 취업인구 2천798명과 인삼산업 경쟁력 강화와 발전을 통해 산업적 기반 조성과 인삼의 주산지이자 시배지로서의 위상과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사회적, 문화적 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소득 작목 영주 별사과, 한라봉영주시 봉현면 가을향기 농원을 운영 중인 장석철(59)씨가 품종 개발한 ‘별 사과’가 소비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으며 영주시의 새로운 신소득 작목으로 주목 받고 있다.영주 지역에서만 생산되는 별 사과는 가을 스타라는 신품종으로 한입 크기의 사과로 생김새가 별모양을 닮았다.별사과는 2017년 5월 국립종자원에 품종등록을 했다. 별모양이 선명하고 빨간색을 띠는 가을 스타는 10월 말부터 수확이 시작된다.당도는 17-19Brix로 육질이 단단해 저장 기간이 길며 맛과 향이 깊다. 별 사과는 육질이 단단해 저장 기간이 길고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변질 가능성이 낮아 상품화에 경쟁력이 높다.별사과는 재배농가가 늘면서 작목반을 형성하는 등 영주 신소득 작목으로서 기반을 다져나가고 있다.시는 IoT 기반으로 2018년도부터 실시한 만감류 지역적응 시험연구를 통해 한라봉으로 널리 알려진 부지화가 영주지역에서 재배 가능하고, 경영비 분석 결과에도 신소득작목으로 육성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만감류는 감귤나무 품종과 당귤나무(오렌지) 품종을 교배해 새로 육성한 감귤류 과일을 지칭하는 것으로, 생육비대와 열과 방지를 위해 5~6월에는 하우스 내 주간 온도가 28℃이하로 관리를 해야 하고, 7~9월에는 하우스 내부 온도가 30℃이하로 관리한다.영주시에서 생산되는 부지화는 스마트팜을 통한 생산량 증가와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네이밍으로 소비자들에게 쉽게 기억되며 많이 찾는 농산물 브랜드로 성장 가능성을 높여 별사과와 함께 신소득 작목으로 미래 농업을 열어나가고 있다. 영주/김세동기자

2022-06-07

피어린 의병 격전지이자 3대 대장 최세윤 출생지 포항엔 추모비 하나 없어

의병들은 홍해 전투 이틀 후에 다시 청하군 읍내를 공격해 순검 김학윤의 의복 및 관급품을 빼앗고 연이어 흥해 분파소를 공격해 적 2명을 죽이고 무기를 압수하였고, 분파소 및 관계 건물 3동을 소각했다.12월 5일에는 영덕군 주방(周防)에서 일본군 영덕분견대를 야간에 습격해 격파하였으나, 12월 6일 새벽에 일군경의 기습으로 의병 제2초장 남경숙이 전사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이날 의병들은 마산(馬山·이전평 동방 약 4리)으로 퇴각했다. 이튿날 남경숙의 전사에 격분한 정환직이 부하 83명을 데리고 영덕을 역습했다. 이때 무기 28정을 빼앗고, 쟁암동(靜岩洞)에서 적 2명, 유암동(酉岩洞)에서 적 1명, 도천동(道川洞)에서 적 4명을 죽인 후 영덕읍의 분파소 및 관계 건물을 소각시켰다.이에 일본군은 바닷길을 이용해 도망했다. 영덕에서 일본군이 패하여 도망가자 정환직은 본진을 이끌고 청하로 회군했다.이 무렵 일본군은 계속 지원을 받아 그 기세가 강성했던 반면, 의진은 탄약과 장비가 고갈된 상태. 정환직 부대의 관동으로의 북상계획은 현실적으로 좌절되었고 눈앞에 있는 적과 투쟁하기에도 힘겨웠다.1907년 12월 8일 청하군 각전(角田·뿔밭)에 모인 의병들에게 정환직은 힘겨운 결정을 내렸다. “내가 먼저 관동에 들어가 여러분들을 기다릴 것이니 여러분들은 각지로 나아가 탄약과 의복 등을 구해 관동으로 들어오라”고 명했다.이에 따라 의병들은 별도로 계획을 세우고 상인 혹은, 농부로 변장해 각지에서 탄약을 구한 뒤 관동지방에서 다시 회합하기로 기약 없는 약속을 하고 소부대별로 헤어졌다. △정환직, 죽장 상옥에서 체포돼 영천에서 피살청하군 뿔밭에서 소부대로 나눈 의병들은 각자 무리를 이루어 일본군을 공격하면서 북상을 시도했다. 정환직은 대부분 부하를 해산시킨 후 6명만 데리고 청하군 북면 고천동(高川洞·현재 죽장면 상옥리)에 사는 동서 구칠서의 집으로 갔다.나머지 분산된 의병들은 뿔밭에서 고개를 넘어 상옥을 거쳐 영덕 옥계계곡을 지나 개별적으로 북상했다. 그러나 불행히도 1907년 12월 10일 옥계계곡 끝머리에 있던 영덕군 대서면 옥녀암동 민가에서 북상하던 정환직의 부하 이봉수와 박기원이 미리 정보를 알고 포위망을 좁혀오던 일본군 보병 14연대 11중대에 포로로 잡혔다.니시오카 중대장이 이끄는 11중대는 이들을 고문해 정환직의 움직임과 각 부대가 사방에 흩어져 은신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정환직의 은신처를 알아낸 니시오카는 이날 오후 1시경 부대를 출동시켜 1907년 12월 11일 오전 5시 30분 상옥리 계곡에 산재해 있는 90여 호에 달하는 민가를 수색하기 시작했다.한편, 정환직은 전날 상옥1리에 있는 구칠서의 집에서 하루를 묵었다. 정환직은 같이 데리고 온 의병 6명을 턱골바위 고개에 배치해 적의 동태를 살피게 했다.1907년 12월 11일 아침 8시 30분경 정환직은 급히 구칠서의 집을 빠져나와 그곳에서 북쪽으로 약 500m 떨어진 턱골바위 매복지로 갔다. 이때는 이미 일본수비대가 상옥 2리 쪽에서 그곳을 향하여 내려오는 중이었다.이를 본 의병 보초 중 몇 명이 지레 겁을 먹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도망가지 않고 현장에 남아있던 3명의 의병은 정환직을 보호하기 위하여 끝까지 응사하였으나 일부는 현장에서 즉사하고 일부는 체포됐다.정환직 역시 이날 오전 8시 40분경 일본군들에게 체포되었다. 정환직은 청하군에 있던 수비대에 인치되었다가 1907년 12월 17일 대구로 호송되던 중 영천 남교(南郊)에서 총살됐다. 산남의진의 총수이자 제2대 의병 대장이었던 정환직이 일본군에게 재판도 없이 총살당함으로써 산남의진은 또다시 큰 시련을 맞게 되었다.1907년 12월 11일, 정환직이 체포되던 날, 일본군 수비대는 사지를 갈가리 찢어 누구 시체인지 분간하지 못할 정도로 훼손한 의병의 시신 3구를 죽장면 상옥리 현장에 둔 채 정환직만 데리고 떠나버렸다.이 시신들은 3일간 현장에 방치되다가 왜군들이 완전히 철수한 것을 확인한 마을 주민들이 대충 사지와 목을 맞추어 관도 없이 그곳에 묻었다. 이들이 끝까지 목숨을 걸고 정환직을 보호하기 위해 항전한 것으로 보아 산남의진 본부에 속한 심복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나, 그들이 누구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흥해 사람 최세윤 3대 대장, 옥중에서 순국정환직이 일본 군사들에게 총살을 당함으로써 대장이 없는 과정에서도 산남의진 의병들의 투쟁은 계속 이어졌다.1908년 1월 8일 의병 약 30명이 영천 북안면에서 일본인 오우라 다쓰조(大浦辰藏)를 살해하였다. 1월 12일 손수조 등 의병 200여 명이 이석이의 지휘로 청하주재소를 공격하였으나, 의병 19명이 전사하는 피해를 보았다.의병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이튿날 의병 수십 명이 흥해 순사주재소를 습격해 일본인 순사 1명과 한국인 순사 1명을 총살했고, 1월 25일 의병 약 50명이 의성분파소의 적수비대를 습격했으나 소득 없이 퇴각하였다.같은 날 이진규 등 의병 수십 명이 청하군 순사주재소를 습격하였으나, 이진규가 체포되는 비운을 겪기도 했다. 이후 산남의진은 흥해사람 최세윤을 추대해 3대 대장으로 삼았다.최세윤 부대는 무기와 인원, 보급 등 여러 가지 여건이 갖추어지지 않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경상북도 전역에서 1910년 6월경까지 활동을 했다. 그러나 결과는 무수한 희생자만 나왔다.이런 피해는 산남의진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었다. 1907년 7월부터 1908년 5월 19일까지의 의병 희생자가 총 1만3천445명에 달했다. 이에 비하여 일본 측은 수비대 56명, 경찰 55명, 헌병 4명으로 모두 115명이 사살되었다.단순계산으로 일본 군경 1명당 의병은 117명이 숨졌다. 이를 보면, 1905년부터 1910년 말까지의 국권 회복을 위한 의병 활동인 후기의병 전쟁은 의병과 일본 군경 간의 전투라기보다는 일본 군경에 의한 일방적인 의병 학살 전쟁이라 해야 맞는 말이다. 결국, 최세윤은 1911년 초가을, 장기군 용동에서 체포되어 서대문형무소에서 수감생활 중 순국했다.△포항에도 최세윤 추모하는 비석 하나는 세워야3대 대장까지 없어진 산남의진은 각기 흩어져 항전을 계속하다가 대개는 순절, 투옥 또는, 국외로 망명했다. 산남의진 선봉장으로 끝까지 살아남았던 우재룡은 1915년 7월 15일 대한광복회를 결성한 주역 중 한 사람이 되었다.일제강점기 36년의 설움을 극복하고 나라를 되찾았을 때, 그 광복의 중심에 섰던 대한광복회에서는 그 이듬해인 1946년 2월에 산남의진 창의대장 정용기와 참모장 손영각 등 많은 장졸이 전사한 포항 죽장 입암전투지를 찾아 위령제를 올렸다.이를 계기로 산남의진의 역사를 공적인 기록으로 남기자는 의견이 모아졌다. 집필자인 이종락·이병기 등은 의진에 직접 참여하여 활동하였던 이순구를 비롯한 참여 의사들의 증언과 유족들의 증거자료들을 참고하여 ‘산남창의지’를 써서 남겼다.그간 이어진 3회의 연재기사를 통해 확인했듯 일제강점기 참담한 상황에서 보여준 산남의진의 애국심과 투쟁의지는 실로 위대한 것이었다.그렇기에 산남의진의 대장 정용기·정환직 부자의 출생지인 영천은 일찍부터 산남의진 의병들을 추모하는 기념물을 건립하고 관련 행사를 열어왔다. 인근 영덕 또한 당시 의병장이던 신돌석 장군을 추모하며 신돌석기념관을 세웠는가 하면, 성역화사업을 지금도 이어가고 있다.하지만, 산남의진 3대 대장 최세윤이 태어난 포항엔 그를 기념하는 추모비 하나 없다. 산남의진 1~3대 대장들과 함께 나라를 지키고자 목숨을 걸었던 700여 명의 의병들은 대부분 포항 죽장 일대 사람들이 아닌가. 그들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것이야말로 지역의 정체성과 자긍심의 문제와도 연결되는 것일 터. 그래서 제의한다.포항시민의 힘으로 도시공원 한 모퉁이에라도 좋으니 산남의진 추모비 하나쯤은 세우자. 이름 없이 죽어간 의병들의 넋을 거두고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서도 이제 이 일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포항 흥해 사람 최세윤 대장이 지하에서나마 웃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은 이제 우리들의 몫이다. /이상준(향토사학자·본지 객원 편집위원) 홍성식기자끝

2022-06-02

죽장 입암리 항일 무장투쟁… 통곡의 전투로 남다

1907년 10월 2일 영천군 자양면 검단동의 본가가 불타버린 것을 확인한 후 포항 기계 안국사로 돌아온 정용기는 야간회의를 열고 북상에 대한 부장(副將)들의 의견을 다시 모았다.이날 회의에서 정용기는 병사들에게 ‘10일간 휴가를 보낸다’라는 결정을 내렸다. 병사들 대부분이 기계·죽장·청송·청하·영일·흥해 등지에 본가를 둔 사람들이었기에 집안도 둘러보고 가족도 만나볼 수 있는 여유를 주고, 강릉 북상을 위해 그동안 입고 있던 얇은 의복을 동복으로 바꾸어 입고 오도록 하기 위함이었다.영장(營將)들에도 각기 부하를 끌고 각지로 가서 의복을 구해오도록 하였다. 정용기 자신은 본진 150여 명을 이끌고 죽장면 매현리(梅峴里)에 유숙하며 휴가를 간 장병들의 귀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세기 부장, 일본군을 선제공격 했지만…그런데 1907년 10월 6일 오후 4시에 갑자기 척후로부터 ‘우리를 추격하는 일본군이 청송에서 죽장으로 이동한다’는 보고를 받았다. 이에 정용기는 일본군이 만약 죽장면으로 들어온다면 중심 마을인 입암리에 유숙하리라 예측하고, 당시 매현리 본영에 함께 있던 부장 중 우재룡·김일언·이세기 등에게 각기 부대 하나씩을 이끌고 적소에 매복하여 있다가 적의 길목을 차단하도록 지시하였다.만약 적이 들어오기만 하면 10월 8일 새벽에 입암을 공격할 것이며, 이때 적의 퇴로를 차단하여 적 전부를 섬멸할 계획임도 주지시켰다.1907년 10월 7일 정용기의 명을 받은 세 부장은 작전에 따라 명령받은 매복 장소로 향하였다. 그런데 선발대로 나선 이세기 부장이 죽장면 광천(廣川)으로 매복 나갔다가 왜병 수 명이 이미 죽장면 소재지인 입암 1리 안동 권씨 문중 재실에 들어와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더군다나 왜병들은 고지기(庫直)인 안도치(安道致)에게 저녁밥을 시켜놓고는 대청인 영모당(永慕堂)에 총을 모아 세워둔 채 보초 없이 모두 누워 쉬고 있다는 것이다.이세기는 왜군들로부터 주문을 강요받고 닭을 잡아서 재실 앞 개울로 내려와 잡은 닭을 손질하던 안도치로부터 적의 병력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그는 본부에 연락할 필요도 없이 현재의 군사로도 충분히 방심한 적들을 제압할 수 있다고 봤다. 이런 기화가 다시는 없다고 생각한 의병들은 왜군들을 향하여 일제히 선제공격을 가하였다. 갑자기 총소리를 듣고 놀란 것은 인근 매현에 있던 정용기 이하 본진의 군사들이었다. 그들은 매복 나간 군사들이 급습을 당한 줄로 알고 단숨에 달려와 영문도 모른 채 이세기 부대에 합류했다. 의병 150명은 이날 밤 9시 30분 시무나무걸(야연림·惹煙林) 소하천 둑을 따라 엎드린 채 왜군들이 있는 영모당 대청을 향해 집중사격을 가했다. 한참 동안의 집중사격 뒤, 일본군의 응사가 없자 의병들은 일본군이 모두 전사한 것으로 판단하고, 원촌(院村) 입암서원 쪽으로 퇴각했다.의병들은 서원 맞은편에 있는 길옆 주막에서 승전을 자축하며 늦은 저녁밥을 먹었다. 권씨 재실에 들어간 일본군 청송수비대 11중대 미야하라(宮原) 소대가 의병들로부터 공격을 받자 마루 밑바닥에 납작 엎드려서 죽은 시늉만 하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상대방의 동태를 파악하고 있었다는 것을 꿈에도 모른 채였다. △통곡의 입암지변(立巖之變)이날 의병들은 사정거리로 인정할 수도 없는 100여m 밖 원격사격으로 러·일전쟁을 치른 경험이 있는 일본군 청송수비대 병력을 건드리기만 했던 셈이다.상대방이 오합지졸이라는 것을 파악한 소대장 미야하라 소위는 치밀하게 의병들의 움직임을 주시하였다. 이들은 의병들이 그곳으로부터 약 1.5㎞ 떨어진 입암서원 앞 주막에서 술과 야식을 먹으며 방심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파악했다.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접수한 수비대는 10월 8일 오전 0시 20분부터 공세로 전환하였다. 고성능 무라다(村田) 연발총으로 무장한 일본군 수비대는 의병들이 모여있던 주막을 둘러싸고 집중사격을 가하였다.의병들의 화승총과 창칼은 이들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화력과 전술로 비한다면 일본군 1명이 의병 100명을 상대하고도 남았다. 9월 초하루여서 달빛도 없었다. 그때 의병들은 대부분 흰옷을 입고 있었고 왜군들은 검은 군복을 입고 있었으니 이것 또한 결정적으로 불리한 점이었다. 이날 약 4시간 30분 동안 벌어진 입암서원 격전에서 대장 정용기, 중군장 이한구, 참모장 손영각, 좌영장 권규섭 등 수뇌부를 비롯해 19명의 의병이 한순간에 전사했다. 반면에 일본군은 2명의 부상자밖에 나지 않았을 정도로 전쟁은 일본군의 일방적 승리였다.입암마을 수십 동의 민가도 소실되었다. 그것도 모자라 일군들은 양민 수십 명까지 학살하고 동민들이 보관하고 있던 귀중품들을 약탈해갔다. 입암 전투는 패전의 참화를 전국에서 가장 먼저 겪은 의병항전이었다. 죽장면 방흥리 이한구의 묘. 1908년 봄 최세윤은 권대진, 정화재, 정진소 등과 함께 죽장 임암전투 전사 현지에 가매장 했던 이한구를 죽현산(竹縣山)으로 이장했다. △아버지가 아들의 대장직을 이어받다1907년 10월 8일 새벽, 정환직은 영일 기북면 막실에 있는 처남 이능추의 집에서 입암전투의 비보를 접하고 놀란 나머지 황급히 현장으로 달려갔다. 입암서원에 도착하여 확인한 아들 정용기의 시신에는 총상이 10여 군데나 있었고, 핏자국이 서원의 온 집안에 퍼져 있었다. 정용기가 체포되었다가 석방되어 재기한 지 5개월 만에 또다시 의진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입암 전투로 의진의 지휘부가 무너지자 남은 장령들이 정환직에게 의진을 이끌어 줄 것을 간곡히 청하였다.정환직도 의진 총수로서 지금까지 이를 총괄해 왔던 만큼 더는 사양하지 못하고, 제2대 대장직을 맡았다. 그때 정환직의 나이 64세였다.정환직은 의진을 재편하고, 1907년 10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의진은 청송 보현산과 영일 북동대산(北東大山)을 거점으로 삼았다. 이곳은 오늘날 청송군·영덕군·영천군·포항시(영일군)의 접경지로 공격과 후퇴가 쉬울 뿐 아니라 진영을 분산·집합시키는 데에도 적합한 천혜의 요충지였다.본격적인 진용을 정비한 정환직은 1907년 10월 16일 약 200명의 의병을 이끌고 흥해분파소를 공격하여 적 수 명을 죽이고 분파소 및 관계 건물을 소각하였다.10월 29일 다시 의병 약 150명을 인솔하여 흥해 분파소를 습격하여 우편국과 분파소를 불태우고 소장 이치하라 다메타로(市原爲太郞)와 그의 처 지요(千代)와 딸 우시키쿠(午菊)를 총검으로 살해하고 그곳에 보관된 돈 300여 관(貫) 및 기타 군수물을 빼앗고, 건물 13동을 불태웠다. 살아남은 일본 순사들은 겁에 질려 가족들을 인솔하여 포항으로 피신해버렸다.11월 3일에는 의병 약 50명으로 영천 신령을 공격하여 분파소에 보관하던 총기 60여 정을 빼앗고 분파소 및 순검의 주택을 소각하고 이튿날에는 군위군 의흥(義興) 분파소를 습격하여 분파소를 불태우고 총기 49정을 빼앗았다.다시 청송으로 가서 11월 8일 청송군 유전(楡田)에서 일본군을 만났으나 패전하여 무기 131정을 빼앗기고 의병 조재술은 좌측 다리에 관통상을 당하였다. 그런데도 11월 11일 청하에서 영천수비대와 교전하였고, 11월 16일 정완전(鄭完全)· 우재룡과 함께 흥해를 습격하여 분파소를 불태우고 일본 순사 곤지(權治) 및 한국인 순검 정영필(鄭永弼)을 죽이고 순사 숙사 2동, 한인 순사 가옥 1동, 관유 건물 3동을 소각하였다./이상준(향토사학자·본지 객원 편집위원)·홍성식기자

2022-06-01

흥해·청하·장기·죽장… 포항 영일권, 의병 격전 중심에 서다

산남의진(山南義陣)은 을사늑약 직후 영일과 영천, 청송 등지의 백성들이 산남(문경새제 이남이란 뜻으로 영남 또는 교남과 같은 말이다)에서 일으킨 민간저항운동 조직의 하나다.영해 방면의 신돌석 의진, 장기(長䰇) 방면의 장헌문 의진과 기각지세(掎角之勢)를 이루면서 일본군 수비대를 교란했다. 의진의 창의소(倡義所)는 영천시 자양면 검단동(현재의 행정구역으로는 자양면 충효동)에 두었지만, 실질적인 의병본부가 전반기에는 포항 송라면(당시 청하군) 북동대산에, 후반기에는 포항 장기면(당시 장기군) 남동대산에 있었다.의군 참여자들도 영일군 죽장·상옥 지역의 유림과 산간포수들이 많았다. 산남의진의 대장들이 순국하거나 체포된 장소 또한 모두 포항권역이었다.제1대 정용기 대장은 죽장면 입암 전투에서 순국하였고, 제2대 정환직 대장은 죽장면 상옥에서, 제3대 최세윤 대장은 장기면 용동에서 체포되었다.큰 격전지도 흥해와 청하, 장기, 죽장, 상옥 등지였다. 산남의진의 전 활동 기간 포항 영일권은 항상 그 중심에 놓여있었던 것이다.산남의진은 정환직(鄭煥直)이 처음 결성했다. 그는 1887년 44세의 늦은 나이로 벼슬길에 올라 의금부도사·중추원의관 등을 두루 역임했으며 누구보다도 고종의 신임이 두터웠다. 을사늑약 직후인 1905년 12월 5일 고종황제는 그에게 밀지를 내려 창의를 준비하라고 했다. 정환직은 장남 정용기(鄭鏞基)를 불러 그 뜻을 알리고, 고향인 영천으로 내려가 의병을 일으켜 경북 동해안을 따라 북상하라는 지시를 내렸다.1905년 12월, 아버지의 뜻에 따라 정용기는 절친한 동지 이한구, 손영각, 정순기와 같이 영천 자양면 검단동에 창의소(倡義所)를 마련하고 의병을 모았다. △아들 정용기(鄭鏞基)가 1대 대장을 맡다산남의진은 정환직을 총수, 정용기를 대장으로 하고, 그 아래 중군·참모장·소모장·도총장·선봉장·후봉장·좌영장·우영장 등 16개 부서의 부대장(部隊長)을 뒀다. 전체 병력은 약 1천여 명. 각 부 장령은 본영의 지휘에 따라 각기 50~100명의 소부대를 지휘하였다.그 무렵, 영해(寧海)에서도 신돌석(申乭石)이 의병을 모아 기병했다. 두 의진은 서로 긴밀한 연락을 취하며 협조해 싸우기로 하였다. 당시 신돌석은 안동 진위대(鎭衛隊)의 공격을 받고 있으므로 산남의진이 남쪽에서 동해안을 따라 공격해 올라가면 견제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산남의진 또한 영일 죽장을 거점으로 하여 북진하면서 영덕 신돌석 장군과 합세한 후, 동해안을 따라 산악유격전을 펼치며 서울로 쳐 올라가기로 작전을 세웠다.정용기는 1906년 3월 행진을 시작하여 영천· 청송지방을 경유하고, 각 부대를 조종하며 북상했다. 서울에 머물던 정환직도 군대를 탈영한 군인 등 4월 중순에 모집된 의병 100여 명을 강원도 강릉의 남쪽 금광평(金光坪)으로 보내 남으로부터 올라오는 산남의진을 맞이하도록 모든 준비를 하고 있었다.그런데 의진이 출진한 지 달포가 지났을 무렵, 정용기를 대장으로 하는 산남의진은 신돌석(申乭石)의진이 영해에서 일본군 수비대에게 패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정용기는 이를 돕기 위해 수백 명의 군사를 이끌고 영해 방향으로 진군해 들어갔다.경주 진위대가 이런 움직임을 눈치 채고 저지에 나섰다. 정용기 부대가 1906년 5월 21일, 영일군 신광면 우각리에 이르렀을 때였다. 갑자기 한 무리의 병사들이 나타나더니, 자신들은 경주 진위대의 병사로서 대장 참령(參領) 신석호(申錫鎬)의 명을 받고 왔다며 인사를 했다.정용기는 본진 군사들을 진정시키고 이들을 만나보니 한 통의 편지를 꺼내 놓았다. 그 내용에는 ‘어느 대관이 서울에서 체포되었다 하니 존공(尊公)의 아버지(大人)가 아닌가? 이 일을 해결하자면 좋은 기회가 있기에 공을 만나고자 요청한다’라는 내용이었다.여기서 ‘존공의 아버지’는 바로 정환직이었다. 정용기는 이 편지를 진실로 믿고 뒷일을 중군장 이한구에게 맡기고는 혼자 경주로 신석호를 만나러 갔다가 붙잡히고 말았다.결국, 경주 진위대의 속임수에 걸려든 것이다. 정용기는 대구에 있는 경북경무서로 이송되어 구속되었다. 이렇게 서울 진공 작전은 출발부터 난관에 봉착하였다. △의진 재기를 논의해 다시 의병을 모으다한편, 아들 정용기의 구금 소식을 들은 정환직은 백방 요로에 힘을 써서 5개월 만인 1906년 9월 20일 경북경무서에서 아들을 석방하는 데 성공했다.정용기는 고향 영천으로 돌아와 옥고의 여독으로 수개월 동안 병상에 누워 있다가 몸을 추스른 뒤 1907년 4월에 들어 이한구·손영각·정순기 등과 만나 의진 재기를 의논했다. 이들은 1907년 6월 초순부터 본격적인 의병모집에 들어갔다. 정용기의 구속 등으로 1906년 7월 말 의진 활동이 중단된 지 약 1년 만에 다시 의진이 재결성된 것이었다.진용을 정비한 산남의진은 1907년 7월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에 들어갔다. 때맞춰 일본군 토벌대의 감시와 탄압도 강화됐다. 의진은 정환직으로부터 1907년 5월에 관동으로 들어가 서울로 진공하라는 명령을 받은 적이 있었으나 정용기가 오랫동안 신병을 앓고 있었는데다 군사 모집과 군수물자 확보 또한 여의치 않아 약정은 실현되지 못했다.그 과정에서 일본군과의 항전은 이어졌고 의진은 수많은 희생자를 냈다. 특히 무기도 열악했지만 탄약은 극히 부족한 상태였다. 의병들은 탄약과 보급이 떨어지면 산중 사찰이나 동굴을 근거지로 삼아 숨어 있다가 최신식 무기로 무장한 일본군이 접근해 오면 대항하여 싸웠다. 그 결과 수많은 의병이 이름도 남기지 못한 채 사살됐다.‘영릉의진(寧陵義陳)’의 신돌석 부대도 전반기에는 울진과 삼척을 공격하여 맹위를 떨쳤지만, 후반기에 일본군이 적극적으로 공격하고 나서기 시작하면서 관동으로 북상할 수 있는 통로를 열지 못하고 있었다.정용기는 신돌석 부대를 지원하는 한편, 동해안 쪽으로 척후병을 파견하면서 줄곧 길을 찾았다. 1907년 8월 초에는 청송·신령·의성 등지로 부대를 이동하면서 무기와 군량을 모으고 지역 실정과 적세를 탐지했다.1907년 8월 25일 의병 약 300명으로 청하 읍내를 공격하여 적 1명을 포살하고 분파소(分派所) 및 관계 건물을 소각했다. 일본군의 공세를 피하기 위해 이동할 때에는 부대를 해산하고 개별적으로 농민이나 상인 등으로 위장하여 약속한 장소로 모이게 하는 식으로 추격을 따돌렸다.△의병의 본거지 안국사가 불타다상황이 여기에 이르자 일본군 남부수비대장 요다(依田) 소장은 특별 조처를 내렸다.1907년 9월 5일 일본군 제14연대와 제47연대의 병력을 동원하여 경북지역 의병을 탄압하기 위한 ‘토벌대’(대장: 菊池 대좌)를 편성한 것이다. 기쿠치(菊池) 대좌가 이끄는 토벌대는 조직적으로 의진을 공격했다.정용기도 물러서지 않았다. 1907년 10월 2일 의병 약 150명으로 고향인 영천 자양(紫陽)을 공격하였다. 이날 일본군인 1명을 생포하여 사살했다. 정용기의 보폭이 넓어지면서 1907년 10월 2일 흥해 분파소 순사들에게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그들로부터 통보를 받은 일본군 14연대 소속 영일수비대와 청송수비대는 연합작전으로 정용기 부대의 행적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1907년 10월 4일 포항 기계면 안국사(安國寺)가 일본군에 의해 소각당했다. 일본 측 보고서에 따르면, 그들이 안국사를 불태운 이유가 의병의 본거지이고 그 절에 있는 승려도 폭도였기 때문이라고 했다./이상준(향토사학자·본지 객원 편집위원)홍성식 기자

2022-05-31

청송군, 천혜의 자연환경에 관광산업을 더하다

그간 청송군은 ‘내륙의 섬’이라 불릴 만큼 오지로 인식돼 왔다. 경상북도의 다른 지자체와 마찬가지로 인구도 줄어들고 있는 게 부정할 수 없는 현실.하지만, 주왕산과 주산지 등이 만들어내는 깨끗한 자연환경과 전국적으로 유명한 특산물인 사과, 여기에 ‘산소카페’라는 도시 슬로건에 어울리는 맑고 시원한 공기가 합쳐져 관광지로서의 매력은 결코 작지 않은 곳이 청송군이다.재론의 여지없다. 21세기 최고 유망산업 중 하나는 관광업이다. 최근 청송군은 이에 착안해 2가지 사업을 의욕적으로 펼치겠다는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어 주목된다.대중제 골프장을 필두로 하는 산림레포츠 휴양단지 조성사업과 여행자들의 호평 속에 성장하고 있는 ‘산소카페 청송정원’의 획기적인 보완과 개선이 바로 그것.이러한 사업들의 추진은 ‘골프 대중화 시대’를 맞아 증가하고 있는 골프 애호가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가족단위 관광객들에게 매력을 어필하는 청송정원의 아름다움까지 더해져 괄목할 정도의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듯하다.아래에서 그 2가지 프로젝트의 현재 진행 상황과 향후 전망을 세밀하게 짚어보고자 한다. □골프장 등 산림레포츠 휴양단지 조성으로 관광산업 비전 제시청송군이 열정적으로 추진 중인 ‘청송 산림레포츠 휴양단지 조성사업’의 실적은 이제 가시화 단계에 들어섰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평가다.군은 파천면 신기리 산30번지 일대에 청송 산림레포츠 휴양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할 민간 사업시행자 공모를 지난 3월 23일부터 진행했다.국제산악연맹 청송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을 비롯해 전국산악자전거 대회, 청송사과 트레일런, 전국모터사이클챔피언십 등 굵직한 전국 단위 대회를 해마다 열어온 청송군은 여기에 더해 산림레포츠 휴양단지를 조성함으로써 앞으로 ‘산림레포츠를 선도하는 도시’로 입지를 굳힐 것이란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이와 관련 “2025년 완공을 목표로 민간투자를 유치해 185만 5천227㎡ 부지에 27홀 대중제 골프장과 산림레포츠 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라는 게 청송군 관계자의 설명이다.민자 유치 공모의 핵심은 144만 1천142㎡ 규모로 만들어질 골프장의 운영을 맡을 민간 사업시행자의 모집.사업대상지는 군유지가 75% 이상이며, “현재 경상북도에 용도 지역 변경신청 절차를 앞두고 있다”고 청송군은 부연했다.군은 입지조건도 덧붙여 공지했다. 사업이 진행될 지역은 당진과 영덕을 잇는 고속도로의 청송IC에서 8분 거리에 위치한다. 교통 접근성은 물론, 주왕산 국립공원과 가까워 편리함에 탁월한 전망이 더해진다. 골프장이 들어서기에 최적의 자리다.“향후 공모에 선정된 민간사업자에게 토지를 매각해 사업자가 건립 후 소유·운영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이란 게 청송군이 내놓은 방침이다.사업 신청자격은 신청접수 마감일 기준 재무상태표 상의 자본총합이 100억 원 이상인 법인(컨소시엄 포함)이어야 한다. 4월 1일까지 사업 참가 의향서를 제출받은 결과 모두 17개 업체가 신청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청송 산림레포츠 휴양단지 조성사업의 신청접수 마감은 6월 10일이다. 마감 후 청송군은 신청자가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평가해 6월 16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발표할 예정.평가는 이 사업과 관련된 전문가로 구성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심의위원회와 청송군이 진행하게 된다. “절대평가 부문과 상대평가 부문을 합한 점수가 가장 높은 업체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다”는 것이 청송군의 부연이다.사업 신청 마감을 앞둔 청송군은 “골프장을 포함한 양질의 산림레포츠 휴양단지를 만들어 미래 관광산업의 비전을 제시하겠다”며 “민간사업자가 선정되면 일자리 창출과 상권 활성화 등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는 ‘산소카페 청송정원’청송군이 ‘산소카페’라는 도시 슬로건에 어울리게 조성한 청송정원은 파천면 신기리 일원 13만6천m²에 만들어졌다. 이곳은 국내 최대 규모의 백일홍 화원이다.지난해 9월 1일에 개장한 청송정원은 평일 평균 약 1천 명, 주말 평균 약 5천 명에 달하는 여행자들이 방문해 그해에만 총 10만 여 명이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송의 새로운 관광명소가 된 것이다.‘산소카페 청송정원’을 운영한 청송문화관광재단은 주말마다 꽃밭음악회와 버스킹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고, 관계 부서와 협력해 청송사과즙 나눔 행사, 청송사과빵 시식회도 진행했다.코로나19 사태의 기나긴 그늘 속에서 우울해하던 사람들은 1억 송이에 달하는 백일홍의 자태와 향기에 큰 위로를 받았다. 향후 ‘위드 코로나 시대’가 일상화되면 청송정원의 매력은 더욱 크게 부각될 전망이다.이미 지난해 말 청송군은 입장료 3천원을 내면 정원에서 나갈 때 청송사랑화폐 3천원을 되돌려줌으로써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안정적인 운영과 체계적인 방역시스템을 구축해 청송정원이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향후 다양한 개선책을 내놓겠다는 방침을 세웠다.올해도 산소카페 청송공원의 인기는 지난해와 다르지 않았다. 아니 더 높아졌다. 지난 5월 5일 청송정원에서 열린 어린이날 행사에는 3천여 명의 인파가 몰렸고, 아이들과 부모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했다.이는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2년간 청송에서 어린이날 행사가 열리지 못했던 만큼 기대감에 부푼 지역 어린이들과 가족들은 물론이고, 인근 시·군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행사장을 찾은 결과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가족간 사랑 확인하는 이벤트 열릴 청송정원으로미세먼지 한 점 없는 날씨에 짙푸른 청보리가 넘실거리고 푸르른 하늘까지 더해져 청송의 5월은 싱그러움의 절정을 이룬다. 그랬기에 산소카페 청송정원은 방문객들의 발길을 오랫동안 붙잡을 수 있었다.이날 행사에 참석한 어린이들은 청송정원 걷기, 꿈의 오케스트라, 마술쇼, 댄스, 태권도 시범 등의 다채로운 공연에 푹 빠졌다. 에어바운스 체험과 예쁜 사진 콘테스트, 장기자랑과 각종 체험행사 등의 프로그램은 아이들은 물론, 함께 온 부모들까지 환한 미소로 이끌었다.청송정원을 배경으로 가족사진을 찍던 방문자들은 “오랜만에 아이들과 함께 아름다운 정원을 걸으니 기분이 너무 좋고, 마음까지 시원스러워졌다”고 입을 모았다.어린이날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른 청송군은 앞으로도 가정의 화목과 가족간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각종 이벤트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앞으로 청송정원을 찾을 여행자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산소카페 청송정원과 청송 산림레포츠 휴양단지 조성사업으로 탄생할 골프장 조성이 예정된 지역은 약 2km의 가까운 거리. 이 두 곳의 유기적이고 효과적인 연계는 미래 청송 관광산업의 발전을 이끌 핵심 키워드가 될 듯하다./김종철·홍성식 기자

2022-05-23

문화유산 품은 자연 속 문경… 여행 떠나볼까

◇ 한국 관광의 별 문경새재한양과 영남을 이어주는 영남대로의 관문, 문경새재백두대간의 조령산을 넘는 이 고갯길은 옛 길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걷기 좋은 길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 중 아이들의 소풍지로 문경생태미로공원과 옛길박물관을 추천한다. 문경생태미로공원은 문경새재 옛길박물관 건너편 자연생태공원 부지 안에 조성되었으며, 기 조성된 생태연못, 생태습지를 중심으로 도자기 미로, 연인의 미로, 돌미로, 생태미로 등 4개 테마로 이루어진 미로를 비롯한 유아체험 숲 놀이터, 각종 동물 조형물과 항아리 계곡 등 다양한 볼거리로 꾸며져 있다.특히, 4개 미로 중 돌미로에는 쿨링포그 시스템이 설치되어 미로찾기에 즐거움이 더해지고 있다.쿨링포크 시스템은 정수 처리한 깨끗한 물을 특수 노즐을 이용해 미세한 크기의 인공안개로 분사된다. 여름철 쿨링포크 시스템의 분사된 물 입자는 주위 온도를 최대 10℃까지 낮춰 무더운 날씨에도 미로공원을 이용하는 관광객들이 시원하게 즐길 수 있고, 물안개가 시야를 적당히 가려 한층 더 마로 찾기에 즐거움을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옛길박물관은 이름 그대로 옛길을 주제로 만들어진 박물관이다.문경에는 문경새재, 우리나라 최고의 고갯길인 하늘재, 옛길의 백미 토끼비리, 영남대로 상의 허브 역할 담당했던 유곡역 등 길과 관련된 문화유적이 많다. 옛길박물관은 이러한 문경의 역사 문화적 정체성을 잘 나타내기 위해 건립된 박물관으로 옛길 위에서 펼쳐졌던 각종 문화상을 담아내고 있다.옛 사람들은 여행을 하면서 무엇을 지니고 다녔으며, 괴나리봇짐 속에는 무엇이 담겨 있을지.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작고 앙증맞은 유물들을 감상할 수 있다. 그 옛날 길 위에서 이루어졌던 각종 여행기와 풍속화, 중요민속자료 제254호인 문경 평산 신씨 묘 출토복식과 같은 문경의 문화유산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문경단산관광모노레일 · 편안히 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방법문경 단산관광모노레일은 단산(해발 956m) 북쪽 능선의 약 1.8km 구간을 오르내리는 장거리 산악 모노레일이다. 상행 35분, 하행 25분 소요되는 8인승 모노레일을 타고 오르다 보면 사방이 탁 트여 백두대간의 광활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등산이 어려운 아이들, 어르신들에겐 산 정상을 체험하기 쉽지 않으나, 문경에서는 모노레일로 쉽게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어 힐링 관광지로 인기를 얻고 있다.상부 승강장에 내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으로 이어진다. 활공장과 곳곳에 설치된 포토존(초승달 포토존, 그네 포토존, 어린 왕자 포토존, 하늘쉼터)에서 인생샷을 남겨도 좋다.최근에는 하부 승강장에 VR장비를 착용하고 게임을 즐기는 가상체험존이 만들어져, 대기 시간을 즐겁게 보낼 수 있다. ◇돌리네? 교과서에서 배운 ‘돌리네’ 직접 찾아가보자!생명의 보금자리 문경 돌리네습지.습지라고 하면 하천이나 호수, 갯벌과 같이 물이 느리고 고이며, 머무는 곳을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산 속에서 습지를 만날 수 있다면? 국내 유일의 내륙형, 산지형 습지. 돌리네습지가 바로 문경에 있다.돌리네(Doline)라는 지역명은 석회암지대에 생성된 접시모양의 움푹 파인 땅을 의미한다. 그 지하부에는 탄산칼슘이 지하수에 씻겨나간 자리에 크고 작은 천연동굴이 형성된다.이 동굴을 통해 비가 오는 족족 빗물이 빠져나가니 돌리네는 보통 건조한 지형이다. 하지만 문경시 산북면 굴봉산에 위치한 문경 돌리네습지는 석회암 지역이지만 특이하게도 물이 풍부하게 고여 있고, 한여름에도 물이 마르지 않아 매우 희귀하다.그 이유는 오랜 세월 석회암이 빗물에 녹아내리고 남게 된 점토 물질인 붉은 땅, 테라로사에 있다. 물 빠짐이 잘 안 되는 테라로사에 물이 고이고, 식물이 자란다. 이곳에서는 물이 풍부해 예부터 농사를 지었는데, 지금도 농사짓던 논과 오미자 밭, 사과나무 과수원이 있다.또한, 돌리네습지에는 습지 생태계, 초원 생태계, 육상 생태계가 공존해 731종에 이르는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특히 수달, 담비, 삵, 구렁이 등 멸종위기 야생동물과 꼬리진달래, 낙지다리, 들통발 등 희귀식물까지 서식하고 있어 학생들의 학습장으로 최적이다. ◇ 문경에코랄라 광부의 하루를 디지털 실감 콘텐츠로 체험문경에코랄라는 국내 최초의 문화·생태·영상을 테마로 하는 문화콘텐츠 테마파크이다. 주요 시설로는 백두대간의 생태와 문화, 영상 콘텐츠 체험을 할 수 있는 에코타운과 에코스튜디오, 유아 및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야외체험시설로 꾸며진 자이언트 포레스트와 함께 석탄박물관, 탄광촌, 가은오픈세트장, 모노레일 등이 있다.백두대간과 생태에 관한 미디어아트 전시 공간인 에코써클과 나만의 영상을 기획하고, 각종 특수장비로 촬영 후 편집이 가능한 에코 스튜디오는 높은 만족도와 성취감을 안겨준다. 에코랄라에 왔다면 광부의 하루를 체험할 수 있는 은성갱토 실감체험관을 만나볼 것.1994년 은성탄광이 문을 닫은 이후 석탄을 채굴하던 갱도는 문경석탄박물관 개관과 함께 실제 갱도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이용되었다. 석탄을 캐던 갱도 공간에는 홀로그램, 증강현실 등 첨단 기술과 음악이 합쳐져 마치 광부들과 함께 탄광 속을 탐험하는 것과 같은 생생함을 느낄 수 있다.◇ 문경철로자전거석탄을 실어 나르던 폐선로에 자전거를 전국 최초로 도입한 문경.문경 철로자전거는 2005년 개통한 진남역 구간을 시작으로 총 5개 구간을 운영하다가 현재는 진남역과 구랑리역 2구간을 운영하고 있다.문경 여행에서 철로 자전거를 빼놓을 수 없는 이유는 아름다운 문경의 절경을 온 몸으로 감상하며, 힐링 여행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문경 철로자전거는 반자동 철로 자전거를 운영하고 있지만, 최근 진남역 구간에 전자동 철로 자전거를 도입해 시범 운영하고 있어 힘들이지 않고 편안하게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수 있게 된다./강남진기자75kangnj@kbmaeil.com

2022-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