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고령군이 ‘2017 올해의 관광도시’로 선정됨에 따라 지역관광 발전에 있어서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다. 경북에서는 최초로 ‘올해의 관광도시’로 선정되면서 경북의 작은 소도시이자 대가야의 도읍지 고령을 본격적으로 대외홍보를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지역의 관광산업을 주도하며 자생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민간조직 고령군관광협의회도 구성하였다.고령군은 올해의 관광도시 사업을 통해서 관광산업에 대한 지역 주민의 인식개선, 콘텐츠 상품개발, 관광환경개선사업, 온·오프라인 홍보 이벤트를 통한 관광마케팅 등이 추진되었으며, 관광상품개발과 관광객 수용대세 개선 등 지역관광 발전을 위한 토대 마련과 매력적인 관광목적지로 변모하기 위한 노력을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고령관광의 달민선 8기가 시작되자 고령군은 낙동강을 인접하고 있는 지자체간 연계 협력사업을 추진했다. 8월 29일 대구 달서구청에서 이남철 고령군수, 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 최재훈 대구 달성군수 등 3개 지자체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역연계 관광사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였고, 그 첫 번째 사업인 지역연계 투어버스 ‘달리고’(달서구+달성군+고령군=달2고) 사업은 3개 지자체의 주요 관광지를 연계하는 투어버스를 운영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며, 대구시관광협회를 통해 9월 중순부터 사업을 시작하여 고령관광의 달에도 대구지역 관광객을 유치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지역 간 연계협력을 통해 관광사업의 활로를 개척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지역 가치를 창출하는 모범 사례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관광객 유치활동으로는 ‘체험! 경북 가족여행’, 시군대표관광지 육성사업-‘왕의 길 현의 노래(王道絃歌)’, 고령 일주일 살아보기 등을 통해서 수도권 대상의 관광객을 모집하고 1박 2일 체류형 관광프로그램으로 시행하였다. 그 외에도 보조사업으로 추진된 버스투어 사업, 팸투어 등을 고령관광의 달에 집중하여 실행함으로써 침체된 지역의 관광산업 재건에 심혈을 기울였다. 대가야생활촌에서는 입장료 50% 할인과 3대 문화권 사업(사계)을 펼침으로써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단위 관광객에게 즐길거리를 제공했다. ◇ 고령관광의 달 운영성과이번 고령관광의 달 이벤트를 마치고 관내 주요 관광지점별 관광객 수를 집계한 결과 10월 관광객 수는 7만5천964명으로 전월(5만4천180명)보다 2만1천784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월 대비 40% 증가, 전년도 동월대비 24% 증가한 수치다.이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일상 회복 움직임에 따라 즉각적인 홍보전략과 차별화된 관광마케팅 추진으로 지역 관광산업을 견인하고 내수 확대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진단된다.지산동 고분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이후를 대비한 ‘기념사업’을 ‘기원사업’으로 변경 추진함으로써 고령군에 대한 관심도를 증대시키고, 대가야 역사와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콘텐츠를 제시하여 여행수요를 충족시킴으로써 만족도를 상승시켰고, 세계적인 음악공연을 포함한 다채로운 공연프로그램은 글로벌 문화에 대한 지역주민과 관광객의 욕구를 충족시켰다. 게다가 친환경 캠핑페스타로 지역과 미래를 배려하는 바람직한 캠핑문화 정착과 기부문화의 선례도 남겼다.그렇지만 야간에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 부족, 관광의 달 이벤트에 관내 업체의 낮은 참여율과 할인율, 다양한 숙박시설의 부재로 체류형 관광상품의 부재, 지역민들의 낮은 인지도 등은 이번 캠페인의 한계점으로 드러났다. ◇ 빅데이터 분석결과고령군은 행정안전부 빅데이터 공통기반 플랫폼인 ‘혜안’을 활용한 고령관광의 달 동안의 빅데이터를 분석했다. 분석대상으로는 고령군 관광에 대한 소셜데이터(뉴스, 블로그, 트위터)를 가지고 데이터과학 기반의 소셜분석기법을 활용하였다. 해당 기간에 ‘고령군’을 키워드로 하고 관광, 여행, 캠핑, 야행, 투어, 공연, 맛집, 숙박, 체험, 마케팅 등을 포함하도록 했고, 계약, 입찰, 검진 등 관광의 달 목적에 맞지 않는 다수의 배제어를 적용하였다.일별 검색추이 현황을 살펴보면 ‘고령관광의 달’ 캠페인 초기 2회의 주말연휴기간과 우즈베키스탄 국립심포니 오케스트라 초청공연, 문화재야행, 친환경캠핑, 트롯한마당 행사 전후 매체별 연급 빈도가 급증하였다.키워드 검색 현황에서는 지산동 고분군, 이남철, 경상북도, 대가야, 고령딸기, 가락 트롯마당 순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긍정적인 단어가 88.4%로 많이 언급되었고 긍정키워드는 기대, 노력, 발전, 최선, 행복 순으로 나타났다. 관광의 달 첫 번째 주말 연휴에 긍정키워드가 급증했으며,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여행수요의 폭증과 연관되고, ‘영주시’는 배제어로 포함했음에도 불구하고 노력과 기대감의 키워드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우즈베키스탄 초청공연과 부산국제관광전으로 긍정 키워드가 다시 증가하였으며, 문화재야행과 캠핑페스타로 지속적인 긍정어가 표출되었다. 이번 빅데이터 분석결과를 요약해본다면, 주요 미디어를 통한 고령군 관광 키워드 언급에 대하여 분석해본 결과 뉴스와 블로그에서 각각 69.8%, 16.1%로 나타나 뉴스매체의 언급이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고, 고령관광의 달 캠페인 기간 중 특히, 이남철 군수의 적극적인 행보가 두드러지게 나타났으며, 관광지로는 지산동 고분군, 대가야박물관을, 지역특산품으로 고령딸기를 선호함을 주요 키워드로 알 수 있다.매체유형 검색결과 뉴스매체에서 월등하게 언급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여 블로그를 통하거나 시대적 트렌드에 부합한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의 매체를 통해서 집중적인 관광홍보가 필요하고, 지산동 고분군과 대가야박물관 등 관심도가 높은 관광지를 중심으로 주변 관광지 및 문화시설과 연계하고 이색적인 관광이벤트를 개최함으로써 고령군 방문 만족도를 극대화하여 재방문율을 높일 수 있는 관광서비스시스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 관광마케팅의 변곡점 도래고령군은 그동안 지역발전을 위한 방편으로 관광산업을 육성해왔다. 2014년 조직개편에서 관광 행정조직을 세분해 인력을 배치했고, 많은 예산을 들여 각종 관광자원개발사업을 추진했다. 대외적으로는 관광마케팅 부서와 고령군관광협의회라는 민간조직도 구성해 운영해왔다. 그런데도 관광을 통한 지역경제 유발효과는 미미하다. 이는 관광산업의 성장과정에서 고령군이 아직 체류형 관광지로 발전하지 못한 요인으로 진단할 수 있다.최근 관광 빅데이터 분석결과를 살펴보면 고령 관광객의 주된 연령층이 50~70대로 확인되고 있다. 물론 코로나 사태로 유·초등 현장체험학습이나 수학여행 등 학생단체의 이동이 다시 활성화되지 못한 원인도 있지만 20~30대의 고령군 방문율은 매우 저조하다. 이에 대한 원인을 살펴보면 고령군이 역사관광을 중심으로 관광자원 개발을 하다 보니 매력도가 떨어지고 지역문화 또한 가야금 등 정적인 요소가 대부분이다. MZ세대가 선호하는 역동적인 체험거리가 없고, 최신 관광트렌드를 반영한 매력물이 없다.지난 2015~2022년까지 약 8년간을 돌이켜보면 관광객들이 즐길 수 있는 체험요소는 예전보다 오히려 줄어들었다. 즉, 체험거리가 줄었기 때문에 체류시간도 늘어날 수가 없다. 관광시설은 수요자 중심이 아닌 공급자 중심으로 설계되고 개발됐다. 그렇다 보니 단체관광객이 방문하면 시설 규모에 맞춰 프로그램이 운영돼 체험행사 운영시 정체현상이 빚어지고 불편하게 된다.다양한 체험거리가 있어야 고령이 체류형 관광지로 발전할 수 있다. 기초적인 관광인프라부터 점검하고 확충해야 한다. 교통, 숙박, 음식, 서비스 등 기본적인 태세를 잘 갖춘 상태에서 홍보·마케팅을 해야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가령, 상점을 개점했으면 상품진열대에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이 다양하고 품질이 좋아야 장사가 잘되는 이치와 똑같다. 지금껏 지산동 고분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만을 위해 노력을 해왔고 등재 이후 파생될 수 있는 지역의 관광수요에 대해 예측하고 준비하지도 못하고 있다. 민선 8기를 맞아 고령관광은 새로운 시대적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관광트렌드를 외면하고 역사관광자원만 개발할 것인지, 관광객의 수요 욕구를 반영한 매력적인 관광자원을 개발하여 지역에 대한 관광매력도를 끌어올릴 것인지를 선택해야 한다. ◇ 2023~2024 한국방문의 해 대응 전략12월 12일 정부는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제7차 국가관광전략회의를 개최하고 제6차 관광진흥기본계획(2023~2027)을 심의·의결하였다. 2023년을 관광대국의 원년으로 삼고 2023-2024 한국방문의 해로 선포하고 ‘한국문화(K-Culture)와 함께 관광매력국가’ 실현을 위한 관광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고령군은 2023-2024 한국방문의 해 사업추진과 더불어 정부의 관광진흥 기본방향을 충분히 검토하여 효과적인 관광개발과 관광마케팅을 펼쳐야 굴뚝 없는 산업의 대명사인 관광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다. 즉흥적이고 임시방편의 관광은 결국 원점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관광산업은 고령군의 지속가능한 발전모델로 육성해야 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이제는 고령군의 미래관광을 고민하는 생산적인 관광행정을 펼쳐나가야 한다. 고령/전병휴기자
2022-12-14
불어오는 바람이 부쩍 차가워진 12월 중순. 매운 날씨 탓에 야외활동을 하기 어려운 시기다. 너나없이 따뜻한 거실이나 방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이럴 땐 영화 한 편 감상하는 것도 잠시잠깐 추위를 잊을 수 있는 유용한 여가 보내기 방편이 아닐까.세상엔 감독과 배우의 숫자만큼 다양하고 많은 영화가 있다. 그중 어떤 걸 선택해 볼지는 개인의 취향에 달렸다.혼자 있을 때면 생각이 많아지고 무언가를 골똘히 고민해보는 계절인 겨울. 내친김에 인간과 세상이 어떤 양상으로 존재하고, 변화해나갈 것인지 한 번쯤 떠올려보고 싶은 이들에게 어울리는 영화 2편을 소개한다. 운명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살인자 ‘향수’20세기 초반의 유럽 진보 소장학자들은 이렇게 말했다. 무정부주의와 변형된 마르크시즘이 횡행하던 때다.“모든 극단은 불온하고 위험하다. 그러나, 아름답다.”이 명제가 비단 사회학과 정치학에서만 적용된 건 아니다. 예술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다. 기존 질서와 시스템에 대한 변혁이 숨 가쁘게 진행된 것처럼,사물을 유사하게 모사만 해오던 화풍이 변했고,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 실존주의가 문학 서술의 새로운 사조로 떠올랐으며, 이른바 ‘전위예술’이 등장했다.그러나, 이 극단 추구가 20세기 초반부터 시작됐다는 건 어쩌면 우리의 착각일지도 모른다.문학애호가라면 기억할 것이다. 지난 시절 한국에 불어 닥친 ‘파트리크 쥐스킨트 열풍’의 진원지가 된 소설 ‘향수’가 톰 튀크베어 감독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진 것을.이 소설과 영화의 배경이 된 때는 18세기 프랑스. 좀 더 구체적으론 파리와 그라스란 도시다. 원작자와 감독은 문장과 영상을 통해 말한다. “극단의 추구는 이미 그때부터 시작됐다.” 누구도 감지하지 못하는 미세한 향기까지 맡을 수 있는 한 사내가 파리 빈민가에서 태어난다. 장 바티스트 그루누이. 이 극단의 향기중독자는 극단적으로 매혹적인 향수를 만들어내는 게 꿈이다.그러나, 극단의 아름다움에 이르는 길은 극단의 수단 없이는 불가능한 법.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을 몰고 다니는 이 불온하고 위험한 사내는 아름다움을 위해 살인이란 극단적 방법을 선택한다. 아니, 선택한 것이 아니라 운명이 그를 ‘그 방식(살인)’으로 몰고 갔다고 봐야 옳겠다.대체 그 향수는 무엇을 재료로 만들어진 것이었을까? 쥐스킨트의 명성을 제외하고도 빼어난 이 영화는 시종일관 우울하고 어두운 톤으로 진행되며, 침울한 목소리로 관객들에게 묻는다.“만약 당신이 그루누이라면 어떻게 했겠는가?”어쩔 수 없는 운명의 길과 피해가야 마땅한 현실의 길 사이에서 망연한 표정으로 헤매는 주인공과 관객들이 동시에 어른거린다.관객들이 ‘향수’에 열광한다면 그것은 쥐스킨트의 명성에 힘입은 바 크겠지만, 영화 자체로도 완성도가 빼어나다.당대 유럽 풍경의 사실적인 묘사는 물론, 속도감 있고 스릴 넘치는 편집과 연출기법이 튀크베어 감독의 만만찮은 공력을 짐작케 한다.고대 이집트의 전설에 매혹된 극단적 감각의 사내는 과연 불온과 위험을 넘어 극단의 아름다움과 조우할 수 있었을까? 만약 그랬다면 그는 진정으로 행복했을까? 또한, 그 행복은 오래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 읽는 행위가 전제돼야 상상력을 펼쳐 감동에 이를 수 있는 문자예술(소설)과 달리 가만히 앉아 보는 것만으로도 일정 정도의 깨달음과 즐거움을 주는 영상예술. 영화 ‘향수’는 읽는 재미와는 또 다른 보는 재미를 준다. 어떤 거냐고?한물간 향수 제조자 주세페 발디니 역할로 잠시잠깐 등장하지만, 그 존재감이 누구보다 강렬한 명배우 더스틴 호프만과의 만남, 영화 말미 광장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춤과 같은 난교, 마지막 장면의 충격적 재현이 그렇다. 실험과 독창성이 빚어낸 걸작 ‘홀리 마운틴’보통의 사람들로부터 “저 사람은 천재”라는 이야기를 듣는 예술가들에겐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독창성의 획득, 흉내 낼 수 없는 창조력, 거기에 미래를 예측하는 혜안(慧眼) 등이 바로 그것.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남아메리카 칠레 출신의 러시아계 감독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는 재론의 여지없이 천재다. 그것도 앞에 ‘위대한’이란 수식어를 붙여도 좋은.대학에선 심리학과 철학을 공부하고, 자유의 성지로 일컬어지는 파리로 훌쩍 날아가 마임(Mime·대사를 사용하지 않고 표정과 몸짓으로 전달되는 연극)을 수련한 그는 세계 2차대전 이후 전 유럽을 휩쓸었던 초현실주의의 세례를 받은 마지막 세대다.또한, 영화감독이기 이전에 자신이 선택한 문예이론으로 세계를 해석하고 바꾸고자 했던 혁명가였다.실험과 도전, 생경함과 낯설게 하기, 더불어 앞서 언급한 독창성과 창조력에 미래 예측력까지 두루 갖춘 조도로프스키의 영화.그가 자그마치 47년 전에 만든 ‘홀리 마운틴’. 영화는 그 당시부터 극장을 찾은 사람들의 경악과 고개 갸우뚱거림, 한숨을 불렀다.조도로프스키가 한국 관객들에게 전혀 생소한 감독은 아니다. 1989년에 연출한 ‘성스러운 피’는 국내에서도 개봉돼 흥행에선 실패했지만, 소수의 뜨거운 마니아를 만들어냈다.하지만, ‘성스러운 피’는 조도로프스키가 만든 가장 쉽고 대중적인 작품. 그럼에도 상영 도중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고 객석에서 일어선 관객들이 적지 않았다.‘홀리 마운틴’에는 ‘성스러운 피’보다 훨씬 더 많은 상징과 복선이 숨겨져 있다. 마치 매우 복잡한 추리소설 수십 권을 한꺼번에 읽는 느낌이다. 한마디로 해석이 난감한 어려운 영화라는 이야기.영화를 시간 때우기 방편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홀리 마운틴’을 만난다면 감독과 관객 모두에게 불행이다. 그러니, 이 영화를 보기 위해선 단단한 각오가 필요하다.“영화 한 편을 두고 의미 부여가 과하다”고 할 사람도 있겠다. 그러나, 천만에.해괴한 영화 문법과 비교 대상이 없는 이질적인 촬영기법, 거기에 천재의 광기까지 참을성 있게 견뎌낼 각오가 되어있지 않은 사람에게 ‘홀리 마운틴’ 관람은 고문에 가까울 것이기에.장황한 사전 설명과 달리 영화의 줄거리는 간략하고 간명하다.남아메리카의 한 나라로 짐작될 뿐, 어딘지 명확히 알 수 없는 땅에 떨어진 신(神)을 닮은 사내. 자기표현에 서툰 이 사내는 여러 협잡꾼들에게 휘둘리다 불구의 난쟁이와 함께 정체 모호한 지도자를 따라 불멸의 산을 찾아 나선다.그들 곁에는 권력과 돈이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하며 살아온 또 다른 일행이 있다. 그리고, 이어서 펼쳐지는 갖가지 사건들….2시간이면 볼 수 있는 영화 한 편 속에 감독이 담을 수 있는 메시지는 얼마나 될까?‘홀리 마운틴’ 안에는 자본주의 비판, 신의 존재에 대한 회의, 유럽의 남미 침략에 대한 은유, 권력의 본질에 대한 연구, 구획되지 않는 자아와 타자 사이, 인간의 유한성과 세계의 영원성 탐구 등이 모조리 담겨있다.그것도 매우 세련된 방식으로 포장된 상태다. 이 영화가 1975년에 만들어졌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 하나하나가 초현실주의 회화 같은 수백 개의 영화 속 장면들이 하나로 융합되면서 뿜어내는 빛이 눈부시다.그 빛을 조율하는 조도로프스키의 감각은 “놀랍다”는 말만으론 표현이 불가능하다. 스탕달 신드롬(Stendhal syndrome·빼어난 예술품 앞에서 느끼게 되는 정신적 충격)을 불러온다는 평론가도 있었으니.아흔을 넘겼음에도 나이와 무관하게 창작과 예술에 대한 열정을 놓치지 않은 이 늙지 않는 천재는 알프레드 히치콕과 조지 로메로를 흠모해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소설가를 지망하는 문학청년이라면 누구나 톨스토이를 읽는다. 그러나, 톨스토이를 읽는 청년 모두가 톨스토이처럼 쓸 수는 없는 법. 허나, 조도로프스키는 그걸 해냈다. 히치콕과 로메로를 뛰어넘은 것이다.이 단정이 비단 기자만의 판단이 아니라는 걸 영화를 본 사람들이 증언해줄 터.‘홀리 마운틴’을 만난다는 건 셀 수 없이 많은 명화가 끝없이 이어진 어두운 복도를 설레는 마음으로 걷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 ‘가슴 떨림’에 동참해보길 권한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2-12-13
가야고분군 중 하나인 고령 지산동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는 언제 확정될까? 비단 고령군민만이 아니라 이를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듯하다.세계유산(世界遺産·UNESCO World Heritage)이란 유네스코에서 보존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지정하는 인류의 보편적인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을 말한다. 유네스코는 이러한 유산들을 지속적으로 ‘세계 유산 목록’에 등재해왔다.가야고분군은 문화유산에 해당하며, 만약 등재된다면 한국의 16번째 세계유산이 된다. 지산동고분군은 연속유산(지리적으로 연접하지 않는 각 하위 요소로 구성된 유산)인 가야고분군 중 하나에 해당된다.가야고분군은 고령 지산동고분군을 비롯해 김해 대성동고분군, 함안 말이산고분군, 합천 옥전고분군, 고성 송학동고분군,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고분군, 창녕 교동과 송현동고분군 등 7개의 고분군을 포함한다.대가야의 역사가 숨 쉬는 고령 지산동고분군은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3년에 김해 대성동고분군, 함안 말이산고분군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된 바 있다.지난 2018년에는 합천 옥전고분군, 고성 송학동고분군,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고분군, 창녕 교동과 송현동고분군 등 4개의 고분군이 추가돼 가야고분군 유산 범위가 확대 결정됐고, 2019년 7개 가야고분군이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된 것.지산동고분군은 올해 세계유산위원회를 통해 최종 등재여부가 결정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한 국제 정세의 악화로 지금은 등재 여부를 논의할 세계유산위원회가 잠정적으로 연기된 상태다.현재 외교부와 문화재청은 국제 정세 변화를 파악하며, 지산동고분군의 세계유산등재 여부와 시기를 추측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신라에 의해 대가야의 역사는 지워졌지만그렇다면 고령 지산동고분군은 어떤 역사적·문화적 의미를 가진 것일까? 지산동고분군은 5~6세기에 걸쳐 축조된 대가야 지배층의 집단묘역이다.대가야는 기원후 42년 시조 이진아시왕이 건국해 562년 멸망 때까지 지속된 고대국가다. 대가야의 중심은 지금의 고령군이었고, 고령군은 대가야 멸망 후 대가야군(大伽倻郡)을 두었다가 신라 경덕왕 시기(757)에 고령군(高靈郡)으로 개칭됐다.‘삼국사기’ 등 각종 역사서를 볼 때 당시 대가야는 ‘가라(加羅)’로 불리었음을 알 수 있고, 대가야라는 명칭은 고려시대 기록에서부터 나온다.대가야는 전기 가야사회를 주도했던 금관가야가 쇠퇴한 이후 5세기부터 급속하게 성장해 후기 가야사회를 주도했다. 6세기에는 그 영역이 합천, 거창, 산청, 함양, 남원, 장수, 여수, 순천까지 뻗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지산동고분군은 대가야의 전성기였던 5~6세기에 가야권역 최대 규모로 축조됐다.대가야는 562년 신라 진흥왕에 의해 멸망했는데, 신라는 대가야를 멸한 후 대가야군을 설치하고 지배세력을 해체시키는 등 대가야를 역사 속에서 지우려 했다.이로 인해 지산동고분군에는 대가야 멸망 이후 더 이상 가야고분이 축조되지 않았으며, 대가야를 점령한 신라의 고분만이 만들어졌다. 멸망 후 대가야의 고분문화는 의외의 지역인 강원도 동해시 추암동고분군에서 확인되고 있다. 이는 대가야 지배세력을 와해시킨 신라의 사민정책(정치적 목적에 의해 백성들을 강제이주 시키는 정책) 때문이라는 것이 역사학계의 추정.이처럼 대가야는 주체적 기록을 남기지 못했고, 나라의 역사가 철저히 지워지는 수모를 겪었다. 하지만, 현재는 각종 문헌과 고고학 자료를 통해 대가야의 역사가 복원되는 중이다. □ 발굴·조사, 지속적으로 진행대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미루어 짐작하게 해주는 귀한 유적 지산동고분군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조선 초기에 작성된 ‘신증동국여지승람’ 고령현 고적조에 등장한다. 거기선 “현의 서쪽 2리 남짓 되는 곳에 옛 무덤이 있는데, 세간에서는 금림왕릉이라고 일컫는다”고 쓰고 있다. 그러니, 그 시기부터 지산동고분군을 왕릉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최초 발굴조사는 일제강점기인 1910년 동경제국대학 세키노 타다시 교수가 조선총독부의 의뢰를 받아 진행했다. 일제강점기 동안 시행된 조사는 모두 8차례다.하지만, 그때 진행된 지산동고분군을 비롯한 가야유적의 발굴과 조사는 식민사관인 임나일본부설(일본이 한반도 남부 가야 지역에 일본부를 설치해 통치했다는 주장)의 증명을 위한 정치적 목적이 짙었다. 또한, 발굴·조사에 대한 기본적인 자료조차 남아있지 않다.유일하게 위치를 알 수 있는 곳이 금림왕릉, 즉 현 5호분(구 39호분)인데 이는 지산동고분군 안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가장 큰 고분이다. 이마저도 조사 기록은 남아있지 않고, 당시 사진과 출토 유물 일부만이 전해질 뿐이다.지산동고분군이 사적 79호로 지정된 것은 문화재보호법이 제정된 1962년의 이듬해인 1963년 1월 21일이다. 1970년대 후반엔 문화재관리국의 ‘가야문화권 유적 보존을 위한 정화사업’의 한 방편으로 지산동 44·45호분이 경북대학교 박물관과 계명대학교 박물관에 의해 발굴·조사됐다. 이 중 44호분은 직경 27m의 대형 고분으로 내부에서 주곽 1기·부곽 2기·순장곽 32기가 확인됐다. 이 고분은 한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순장된 무덤이다.44·45호분의 발굴과 조사는 가야사 연구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그즈음부터 방치됐던 가야사 연구가 다시 적극적으로 진행된다. 1978년에는 32~35호분이 발굴·조사됐고, 이를 통해 대가야식 묘제의 정형이 재차 확인됐다, 32호분에선 가야 최초의 금동관이 출토돼 학계의 관심을 끌었다.다음에는 30호분과 73~75호분 등 5세기 전반기, 그러니까 지산동고분군 조영 초기에 축조된 고분이 조사됐고, 최근엔 그간 비밀스럽게 존재했던 고분군의 남쪽 구릉에 위치한 518호분과 604호분이 조사되기도 했다. 남쪽 구릉의 고분 또한 북쪽 구릉 것과 마찬가지로 대가야 양식의 묘제와 부장품이 확인됐다.지산동고분군에 대한 발굴과 조사는 앞으로는 꾸준히 이어져 5세기 중후기에 축조된 고분의 형태를 보다 정확하게 확인하고, 더 나아가 대가야 매장문화의 비밀을 밝혀낼 것으로 전망된다. □ 세계유산 등재로 가야의 비밀 밝혀지길지산동고분군은 고령시를 병풍처럼 감싼 해발 310m의 주산으로부터 남쪽으로 뻗은 가지능선을 따라 조영돼 있다. 능선의 정상부엔 대형분이 있고, 그 주변으로는 중·소형분이 분포된 것이 특징.현재까지 확인된 봉토분은 706기다. 봉토가 남아있지 않은 소형 무덤을 포함하면 그 수가 수천에 이른다고 한다.북쪽과 남쪽에 만들어진 고분은 크게 볼 때 ‘대가야 고분문화’라는 동일한 양상을 보여준다. 다만 북쪽 구역의 구릉은 주산의 주능선에 해당하며, 이곳에 축조된 고분은 남쪽 구역의 고분에 비해 입지와 규모면에서 우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이는 보다 좋은 곳에 무덤을 만들어 대가야사회에서 지배층의 권위를 과시하고, 사회적 지배관계를 확립하는 효과를 기대했을 것으로 보는 게 학자들의 견해다. 그러니, 북쪽 구릉에 자리한 대형분에 묻힌 이들은 대가야의 최고 지배층이었을 가능성이 높다.지산동고분군을 포함한 대가야고분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순장곽. 한반도 고대사회에서 순장(신분이 높은 이가 죽었을 때 강제 혹은, 스스로 죽어 함께 묻히는 장례풍습)은 적지 않게 확인된다. 이런 경우 대개 매장주체부 또는, 부장공간에 순장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지산동고분군의 경우엔 순장자를 위한 단독석곽을 묘역 안에 마련하고 있다. 이는 지산동고분군을 중심으로 한 대가야고분에서만 보이는 특징이다.지금까지 확인된 가야고분군은 모두 1천여 기. 수많은 가야고분군은 묘제양식과 토기양식의 분포를 통해 7개의 문화권으로 분류됐다. 고분군의 규모와 유물 등을 통해 각 문화권의 중심고분군이 확인된 것이다. 그 중심고분군이 세계유산 등재를 기다리는 7개 가야고분군이다.우리나라 고대사회의 한 축이었던 가야는 500년 이상 한반도 남부에 실제로 존재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주체적 역사서가 없어 가야의 역사를 제대로 연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고령 지산동고분군을 포함한 가야고분군의 세계 유산 등재는 가야 역사를 비롯한 정치·경제·문화의 복원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기에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오른 가야고분군이 언제 정식 등재될 것인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켜보는 이들이 많다.고령/전병휴기자 kr5853@kbmaeil.com
2022-12-08
문경 지역의 오랜 숙원사업인 중부내륙철도의 문경~김천 구간 철도 건설사업이 지난달 통과되면서 그간 사업추진을 위해 노력해온 문경시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신현국 문경시장은 너무 기쁘고 반가운 소식이라며 사업 성사를 크게 반겼다. ◇중부내륙철도의 문경~김천 구간 사업 예타 통과 소감지난 11월 28일 예타를 통과한 이 사업은 중부내륙철도를 거제까지 잇게 되는 총사업비 1조3천31억원의 대형국책사업이다.2019년 5월 착수한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를 위해 문경시는 김천·상주시와 함께 서명운동을 실시해 3개시의 인구 중 80%가 넘는 24만5천명의 서명을 받아 대통령실을 포함 중앙부처에 탄원서 전달하고 총리실,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에 호소문을 제출하는 등 수십 차례 관련부서를 방문해 예타 통과를 위해 노력해왔다. 경북도를 포함한 문경·상주·김천 시민과 공직자의 하나된 마음과 노력으로 예비타당성조사 종합평가회의에서 비용편익분석(B/C) 결과가 기준값 1.0 보다 낮은 0.58 정도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정책성 분석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11월 28일에 열린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극적으로 예비타당성조사가 통과된 것으로 보고 있다.신 시장은 “비록 비용편익 분석에서는 낮은 값을 받았지만 철도는 공급을 통해 또 다른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국가기간사업이므로 지켜봐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특히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낙후된 경북북부지방의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역시 부지런히 두드리면 열리는 법이라며 그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재차 언급했다.◇중부내륙철도의 문경~김천 구간 사업 예타 통과 예상 효과중부선(수서~김천~거제) 노선 중 유일한 미연결 구간으로써 사업이 시행되면 서울에서 거제까지 준고속 철도망이 완성되어 수도권과 중부내륙의 낙후지역, 남부내륙을 연달아 연결하는 산업벨트 구축으로 지역 균형발전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사업이 최종 추진되면 수서에서는 문경까지 65분, 김천까지는 90분, 거제까지는 180분이 걸려 구간별로 기존 이동시간보다 짧게는 60분에서 길게는 100분 가까이 이동시간이 대폭 단축되는 효과가 생긴다.이렇게 되면 문경시는 수도권, 남부권이 연결되는 철도 교통 중심지로서 지역경제 신 성장의 중심축이 되어 인적·물적 교류가 활성화되고 특히 문경시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기업, 대학교 유치와 관광에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 시장은 “이번 예타 통과까지 함께 노력해 준 문경시민과 중앙부처, 경북도 등 모든 분들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한체대 유치 추진의 목적과 효과신 시장은 자신의 주요 공약사항으로서 수도권과 지방의 균형 발전을 도모하고 인구감소로 인한 지방소멸의 위기 극복을 위해 한국체육대학교의 문경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한체대 이전으로 학생과 교직원을 전입인구와 상주 인구로 확보해 인구 감소를 막고 지역 내 경제 활성화를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특히, 국군체육부대를 위시해 각종 스포츠의 전지훈련장이자 크고 작은 대회가 열리고 있는 스포츠 중심 도시인 문경은 수도권과의 수월한 접근성과 편리한 교통, 쾌적한 훈련시스템이 구축되어 체육훈련 활동에 우수한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따라서 많은 엘리트 국가대표 선수들이 활동하고 있는 한체대가 이전할 최적지로 문경시가 최적지라는 것.◇한체대 유치 추진 진행 상황과 전망추진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정책 전담 부서를 신설하였고, 문경시민들의 간절한 꿈과 희망의 뜻을 모아 범시민 서명운동을 전개하여 내부 의지를 다졌다. 곧 문경의 각계 인사가 참여하는 한국체육대학교 유치추진위원회를 발족해 유치활동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당장은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 힘들기 때문에 꾸준히 관련 부처와 다방면 인사들을 직접 만나 추진 당위성을 설명하며 유치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추가 기관 유치 계획한체대에 이어 숭실대 제2캠퍼스 유치도 추진중이다. 서울 상도동에 위치한 숭실대학교와 관내 위치한 문경대학교를 통합해 숭실대학교 제2캠퍼스를 만들어보자는 구상. 숭실대의 경우 문과대와 공과대학으로 편중된 학부 구성을 통합을 통해 다양화하고, 문경대의 경우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대학 존폐 위기에서 벗어날 기회가 된다는 것.먼저 숭실대 측에는 이미 숭실대 연수원이 있는 점을 활용해 학교를 설득하고 있다. 지난 사과축제기간에는 직접 숭실대 캠퍼스에 가서 ‘문경감홍사과나눠주기’ 행사도 진행하였는데, 이렇게 잦은 접촉을 통해 숭실대 학내 구성원들에게 문경시의 존재를 알리고 친근감을 형성하려 노력중이다. 문경대의 경우 최근 통합을 우려하는 의견을 내기도 하였지만 학령인구감소라는 직면한 문제를 맞아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위해 우리시에서 내민 손을 잡으리라 확신한다. 얼마 전 구성된 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문경시와 문경대, 숭실대간의 3자 MOU를 체결할 수 있도록 노력 중입니다. 서로 간 큰 틀에서 통합이 합의되면 세부안을 맞춰 빠른 시일 안에 진행 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문경관광 산업 발전을 위한 계획문경새재를 비롯한 우리시의 자연과 관광자원은 풍족하고 그것 자체로도 훌륭하지만, 이제는 추가적인 자본 유치를 통해 한 층 더 도약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오랜 시간 전부터 주장해왔던 문경새재 주흘산 케이블카 설치로 대규모 관광산업 활성화가 큰 과제다. 현재 문경새재 케이블카는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을 추진 중에 있으며 제영향평가와 같은 인허가 문제도 빠른 시일 안에 통과할 수 있도록 부서에서 지혜를 모으고 있는 중이다. 이제 막 발걸음을 뗀 수준이고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문경시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선 가보지 못한 새로운 시도가 반드시 필요한 법이다. 지켜봐 주기 바란다.◇가을축제(오미자, 사과, 한우)에 대한 평가와 추후 개선점하반기 가을축제는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오미자 축제는 동로면 이 떠들썩하게 사람들이 찾아 난리통을 이뤘고, 사과축제는 문경새재의 그 넓은 주차장이 가득 차고 축제장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축제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투자’라는 시정방향에 따라 가을축제는 모든 프로그램 구성과 인기가수들이 출연한 축하공연까지 전국 최고의 수준으로 진행되었고, 그 결과 농가 매출 증대와 참여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내며 다시 한번 더 축제를 위한 투자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는 행사였다. 특히, 우리시 주도로 전국방송으로 진행된 공중파 프로그램이 방송되고 나서는 문경새재의 사과축제 현장뿐만 아니라 시청 당직실까지 문경사과를 찾는 사람이 많아 담당 부서에서 판매 안내를 하느라 일이 제대로 진행이 안될 정도였다.이 모든 게 중생종 대표 명품사과인 ‘문경감홍사과’의 우수한 상품성과 민관 모두의 힘을 모아 일궈낸 알찬 홍보와 축제 구성을 통해 탁월한 경쟁력을 확보한 덕분이라 생각한다.아쉬운 점은 지난 오랜 시간동안 축제 예산이 정체되어 더 크게 성장 할 수 있었음에도 그러지 못했다는 점이다. 내년부터 예산을 현실에 맞게 증액해 기간과 컨텐츠를 늘려 더 많은 분들이 축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할 예정이니 이 역시도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문경 발전을 위한 적극적인 성원과 지지를문경시민들께서 오랜 시간 공백기를 보냈던 저를 다시 불러주신 것은 심각한 인구감소에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적극 대응해 문경의 미래인 우리 젊은 세대들이 살아갈 만한 문경 땅을 만들어 달라는 기대가 컸기 때문이라 생각한다.앞서 말씀드린 공약사항 중에 쉬운 내용은 하나도 없다. 따라서 ‘Yes’라는 긍정의 힘만이 위기의 절박한 문경을 구할 수 있는 만큼, 쉽지 않지만 조금씩 나아가야만 하는 우리 시정 목표를 시민분들께서도 함께 공유해주시고 격려와 적극적인 지지를 부탁드린다.문경/강남진기자 75kangnj@kbmaeil.com
2022-12-07
걷기 여행이 열풍이다. 사실 걷기 여행은 코로나19 시기에도 유행했지만 코로나 시대가 끝나가는 시기에도 가장 각광받는 여행 패턴으로 떠올랐다. 다비드 르 브르통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 사회학과 교수는 “걷기는 사람의 마음을 가난하고 단순하게 하고 불필요한 군더더기들을 털어낸다”고 했다. 걷기를 통해 여행의 즐거움뿐만 아니라 삶의 깊은 성찰과 철학까지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이번 주말 강원도 철원에 있는 한탄강의 비경을 따라 걷기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 한탄강을 발아래 두고 벼랑 사이를 걷다한탄강 주상절리길 트레킹의 시작점은 두 군데다. 강원 철원군 갈말읍 군탄리 드르니마을 매표소와 순담매표소 중 어느 곳에서 시작해도 좋다. 물윗길까지 걷고 싶다면 드르니마을에서 들어가는 편이 낫다. 드르니마을은 ‘왕이 들렀다가 간 마을’이라는 뜻이다. 태봉국을 세운 궁예가 고려 왕건에 쫓겨 피신할 때 이 마을에 들렀다가 나갔다고 한다.전에는 한탄강의 깊고 험한 골짜기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배를 타야 했지만 최근 한탄강을 감상하는 법이 달라졌다. 철원군은 지난해 11월 한탄강 협곡의 험한 절벽 사이로 길을 내고 일반에 개방했다. ‘한탄강 하늘길’로 불리는 잔도(棧道)다. 잔도는 험한 벼랑 같은 곳에 선반처럼 매단 길이다. 한탄강을 발아래 두고 벼랑 사이로 걷는 길이다. 지상에서 20~30m 높이의 깎아지른 절벽에 위태롭게 매달려 있는 길이 3.6㎞나 이어진다. 드르니 전망대에서 얼어붙은 한탄강을 내려다보며 서서히 길을 나섰다.“협곡에 잔도를 설치하는 데 꼬박 4년이 걸렸어요. 공사비가 300억원이나 들었죠. 강 건너편이 경기 포천 땅인데 이쪽에선 자재가 들어올 길이 없어 저쪽에서 협곡을 건너 이리로 줄을 연결해 날랐습니다.”김영애 한탄강지질공원 해설사의 설명이다. 예전에는 한탄강의 절경을 주마간산 격으로 감상했지만 잔도가 생기면서 주상절리의 협곡을 보다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게 됐다.한탄강 협곡과 주상절리는 화산이 폭발해 마그마가 흐른 자리에 생긴 지형이다. 수십만 년 전 북녘땅 평강군 오리산에서 수차례 마그마가 분출했고 한탄강을 따라 철원과 포천, 연천을 지나 파주, 문산까지 100㎞ 이상 흘러온 마그마가 식은 뒤 용암대지가 강의 침식 작용을 받으면서 주상절리가 형성됐다. 국내에서 유일한 현무암 협곡이다. 2020년 7월 서울 여의도 면적의 400배에 달하는 한탄강 일대 1천165.61㎢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됐다. ◇ 아찔한 절벽, 한 폭의 수채화 풍경원래 한탄강은 사철 매혹적인 걷기 길로 유명한 곳이었다. 봄이면 분홍색 진달래꽃이 계곡을 물들이고, 여름이면 주상절리길 곳곳에 있는 폭포의 풍광이 장쾌하다. 단풍과 절벽이 어우러지는 가을을 지나 소복하게 눈이 내리면 한탄강은 한 폭의 수채화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잔도라 걷는 내내 상공에서 협곡을 감상한다는 점, 스릴감이 넘친다는 점이 이 길의 인기 포인트다. 지상 수십 미터 높이에서 바라보는 주상절리는 올려다볼 때와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게다가 잔도는 격자형 철재로 만들어 시선을 아래로 돌리면 바닥까지 훤히 보인다. 풍경과 아슬아슬한 재미를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잔도길은 잘 정비돼 있다. 포인트마다 안내판이 있고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곳곳에 폐쇄회로TV(CCTV)가 설치됐다. 13개의 출렁다리(잔교)와 10개의 쉼터에는 각각 지질이나 풍경과 관련한 이름이 붙었다. 현무암 주상절리가 급경사를 이루는 ‘쌍자라바위교’, 주상절리 틈에서 자라는 돌단풍을 만날 수 있는 ‘돌단풍교’, 화강암과 현무암이 공존하는 ‘현화교’, 갈라진 암석이나 지층을 볼 수 있는 ‘단층교’, 빠른 물살에 깎여 우뚝 서 있는 듯한 화강암을 볼 수 있는 ‘선돌교’ 등이 대표적이다. 화강암과 현무암이 공존하는 한탄강의 절경을 감상하기 적당한 포인트는 현화교와 쌍자라바위교다. 화강암과 현무암의 부정합이 신비롭다. 단층과 이름이 아닌 2번 홀교는 예외다. 인근 한탄강CC 골프장 2번 홀에서 골프공이 날아오는 곳이라 붙인 이름이다. 골프공에서 탐방객을 보호하기 위해 다리에 보호망을 설치했다. ◇ 다리와 쉼터마다 이야깃거리 ‘풍성’쉼터에는 저마다 사연이 있다. ‘동주황벽 쉼터’는 볕을 받아 황토 빛깔로 변한 주상절리를 볼 수 있는 곳이다. 동주는 철원의 옛 지명이다. ‘샘소쉼터’에는 암석 사이로 솟는 샘이 있고 ‘돌단풍쉼터’는 돌단풍이 아름다워 붙은 이름이다. 협곡의 비경이 드러나는 곳에는 전망대를 설치했다. 드르니 스카이전망대, 순담 스카이전망대, 철원한탄강 스카이전망대 등 3개다. 철원한탄강 스카이전망대는 잔도 중간 바닥이 투명한 강화유리로 돼 있어 한탄강 협곡 아래가 아찔하게 보인다.잔도 구간에는 매점이 없고 음식물도 먹을 수 없다. 트레킹 코스에 10개의 쉼터가 있어 쉬어 갈 수 있다. 매표소 입장 시간은 겨울철 기준으로 매일 오전 9시~오후 3시. 입장료는 일반인 기준 1만원인데 50%를 철원사랑상품권으로 돌려준다. 매주 화요일 휴무. 물윗길의 고석정 꽃밭에 임시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인근 놀이마당에는 얼음트레킹을 하기 어려운 이들을 위해 겨울의 추억을 간직할 눈썰매장과 얼음썰매장, 얼음미끄럼틀 등이 조성됐다.철원한탄강주상절리길 순담매표소에서 고석정(강원기념물)이 멀지 않다. 고석정은 한탄강 변에 있는 정자로, 일대의 협곡을 통칭하기도 한다. 정자 앞에 우뚝 솟은 바위가 웅장하고, 주변에 은빛 모래톱이 펼쳐져 이색적이다. 지금의 정자는 현대에 새로 건립했으며, 일대 풍광이 아름다워 많은 영화와 드라마를 이곳에서 촬영했다. 같이 가볼만한 곳 - 철원 한탄강 은하수교한탄강의 새 명물로 떠오른 철원한탄강은하수교도 놓칠 수 없다. 철원9경에 속하는 송대소 주상절리 협곡에 건설한 총 길이 180m, 폭 3m 현수교다. 주변 지형과 어우러지도록 설계한 은하수교는 철원군 상징물 중 하나인 두루미를 형상화했다. 은하수교 개통으로 양쪽 유역을 편하게 오가며 한탄강의 빼어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철원 노동당사(국가등록문화재) 맞은편에 조성한 철원역사문화공원도 꼭 가볼만하다. 철원이 번성했던 근대의 시가지 풍경을 재현해 놓았다. 철원역을 중심으로 학교, 우편국, 극장, 의원, 여관, 기와집, 초가집 등이 들어섰다. 철원역에서 모노레일을 타고 소이산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다. 공원 입장료는 없다. 모노레일 이용료는 어른 5천원, 청소년 3천원, 어린이 2천원이며 요금의 절반 이상을 철원사랑상품권으로 돌려준다./최병일 작가
2022-12-01
대구·경북을 비롯해 부산, 경남, 울산 등 영남권역의 로컬크리에이터 발굴·육성에 앞장서고 있는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의 노력이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난 2020년부터 영남권역의 유망 로컬크리에이터들의 사업화 자금 지원부터 네트워킹, 제품 및 기업 홍보, 판로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로컬크리에이터 육성은 수도권 과밀화 현상, 지방 소멸 위기, 양극화 현상 등의 문제에 당면한 지방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키는 혁신주체로 성장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가 추진하고 있는 로컬크리에이터 지원 사업들과 성공 사례를 들여다봤다. 편집자주 □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의 로컬크리에이터로컬크리에이터란 지역을 뜻하는 로컬(local)과 콘텐츠 제작하는 사람을 뜻하는 크리에이터(Creator) 합성어로 지역에 남거나, 혹은 지역으로 돌아와 지역의 생활문화(Lifestyle) 및 유휴자원에 비즈니스모델을 접목해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 ‘가치’를 만들어내는 창업가를 말한다.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역의 고유한 특성을 살리면서 지역의 창조적 콘텐츠 발굴과 지역 특색에 맞는 로컬 산업의 성장이 지역 창업 생태계 활성화에 중요한 과제로 여기고, 로컬의 명소로 거듭난 부산 영도에서부터 천년고도 신라 문화와 황리단길 같은 문화·관광자원이 풍부한 경북 경주까지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며 다양한 유·무형의 자원을 가진 매력적인 지역에 맞는 사업을 지원하기로 하고 로컬크리에이터들을 선발했다.선발된 영남권 로컬크리에이터들은 지역 고유 자원을 바탕으로 로컬푸드, 지역기반 제조, 거점브랜드, 지역특화관광 등 다양한 로컬 창업 분야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 성과 또한 다채롭다.경북센터는 중기부 로컬크리에이터 사업 주관기관으로 올해 일반트랙 31개팀, 협업트랙(로컬크리에이터인 기업 3개사 이상이 한 개의 팀을 만들어 협업 과제를 수행) 2개팀을 육성하고 있다.□ 로컬크리에이터 지원경북센터는 영남권 로컬크리에이터에게 사업화 자금 지원부터 네트워킹, 제품 및 기업 홍보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 로컬크리에이터 일반트랙에 31개사 선정해 운영중이며, 예비창업트랙 7개사(사업자등록이 없는 예비창업자)에게는 사업화자금 최대 1천만원을 지원하며, 기창업트랙 24개사(7년 미만 창업자)은 사업화자금 최대 3천만원을 지원한다.협업트랙은 2개사에게는 사업화 자금 최대 1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협업트랙 모집에 무려 66개팀이 지원해 3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사업자금 뿐만 아니라 로컬크리에이터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체화하고, 로컬 브랜딩 전략 전문 교육인 ‘로컬창업 아카데미’와 지역 내 로컬크리에이터 선진지를 탐방하고, 로컬 선후배 기업간 교류를 통해 우수 기업 벤치마킹 기회를 제공하는 ‘로컬 인사이트 트립’도 지원한다.이밖에도 로컬기업 대상 홍보영상 콘텐츠 제작을 지원한다. □ 므므흐스 부엉이버거로컬크리에이터 사업의 대표적인 우수사례로는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수제버거 판매와 6차산업 스마트마켓 등 체험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므므흐스 부엉이버거’가 있다. ‘므므흐스 부엉이버거’는 지난 10월 28일 세종시 조치원 1927아트센터에서 열린 중기부 주관 ‘2022 로컬페스타’에서 올해의 로컬크리에이터 최우수팀에 선정됐다. 올해의 로컬크리에이터는 ‘2022년 지역기반 로컬크리에이터 활성화 지원사업’에 참여한 전국 170개 로컬팀 가운데 우수한 성과를 보인 팀에게 수여되며, 최우수 1개팀, 우수 5개팀을 선발했다.므므흐스는 ‘모든날 매순간 행복한 사람들’의 초성을 딴 약자로 경북 칠곡군 왜관읍의 매원마을에 위치해 있다. 1년에 약 8만 명이 찾는 ‘시골 수제버거집의 기적’으로도 불린다. 이 곳은 1980년대 마늘공장이었던 폐허공장을 수제버거매장으로 재탄생시켜 흑마늘 진액 햄버거 번, 능이버섯 패티 등 인근 농가의 친환경 채소와 토마토를 활용해 로컬과 건강을 모두 잡은 아이템이다.햄버거의 종류는 총 17가지로 매콤해서 깔끔하게 먹을 수 있는 오리지널버거, 불고기소스 맛을 내 어린이와 남성 손님이 많이 찾는 데장부버거, 5가지 버섯소스를 아낌없이 넣은 트러플머쉬룸크림버거 등 기본구성 버거 외에도 커스텀으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므므흐스는 지역의 식재료를 탐구하고, 인근 농가와의 협업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고 있다.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하는 왜관 김인철 농부의 완숙 토마토를 버거 속재료로 사용중이며, 경북 양돈가를 살리기 위한 식재료 개발도 진행중이다. 협업한 농가에게는 무료로 홍보영상 제작을 진행해 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홍보하고 있다.구건호 대표는 청년창업사관학교 12기 출신으로 로컬식 재료의 RD 및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으며, 배민화 대표는 배달의민족 배민아카데미 사이다특강, 정부부처 멘토 등 다양하게 활동하며 므므흐스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힘쓰고 있다.므므흐스는 로컬식재료와 음식점을 결합한 그로서란트 형태의 ‘므므흐스 로컬편의점’을 므므흐스 옆 공간에서 현재 공사중이며, 오는 12월 오픈을 앞두고 있다. □ 영남권 우수사례와 지속가능한 로컬크리에이터영남권 로컬크리에이터 우수사례로는 세계 수산업을 선도하는 통영 수산식품 ‘웰피쉬’가 있다. 경남 해양의 수산물 자원을 활용해 K-수산간편식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2022년도 상반기 아마존을 통해 약 3만불의 수출실적을 달성했으며, 국내 유통부분에서는 GS25 편의점 납품 예정 등으로 전년도 대비 약 4배이상 매출 향상이 기대된다.통영 수제맥주 ‘라인도이치’는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맥주로 인지도 확보하고, 전국 브랜드로 발돋음하고 있다.특히 2022년도 개봉작인 영화 ‘한산’의 콜라보 제품을 출시했으며, 전국프랜차이즈 ‘생활맥주’ 납품을 진행했다. 해외수출을 위해 미국 괌 하야트 호텔 등과도 협의 중에 있어 국내외 다양한 판로 확보와 성장이 기대되는 로컬기업이다.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는 오는 12월 6일 부산 영도 ‘무명일기’에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지속가능한 로컬비즈니즈’라는 테마로 ‘2022 영남권 로컬크리에이터 페스타 - 영남에 있데이’를 개최한다.영남권 로컬 창업의 미래와 지속가능성에 대해 논의하고 네트워킹할 수 있는 자리로 로컬크리에이터 명사 특강, 로컬 제품 전시 및 체험 등으로 지역의 로컬크리에이터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장으로 운영할 계획이다.이문락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경북센터가 지역의 다양한 로컬크리에이터들을 지속 발굴해 청년 인구 감소로 인한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 창업생태계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2-11-14
가을의 끝에 비극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깊은 슬픔 속에도 일상은 이어지고 햇살은 온기를 나누려는 듯 따갑게 쏟아진다. 짙게 물든 산이 병풍을 두른 강원도 원주에는 자연의 품에서 차분히 빛나는 문화 예술 명소들이 있다. 넉넉한 품을 지닌 자연과 예술 명소를 찾아 아픔으로 멍울진 마음의 위로를 받아보면 어떨까.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과 자연이 조화로운 뮤지엄산(Museum. Space. Art. Nature.)원주시 지정면에 있는 뮤지엄산(Museum SAN)은 일본의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건축물이다.그는 오사카의 ‘빛의 교회’, 홋카이도의 ‘물의 교회’ 등 독특하고 창의적인 건축물을 내놓아 세상을 놀라게 했다. 산속 깊은 곳에 있는 뮤지엄산은 노출콘크리트, 빛, 물을 조화롭게 사용해 자연을 건축물에 담아내는 건축가의 철학이 담겨있다.뮤지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플라워가든을 만난다. 여름이면 정원에 붉은 패랭이꽃들이 지천으로 깔린다. 꽃밭 너머로 안토니 카로 등 세계 유명 작가들의 조각품들이 자연과 어우러진다. 산책로를 따라가면 하얀 자작나무가 숲을 이룬 길에서 상쾌한 공기가 뿜어나온다. 맑은 숨을 들이쉬며 걷다 보면 뮤지엄 외관에서 가장 돋보이는 빨간 조형물 ‘아치웨이(Archway)’가 길을 열어준다. 그 사이로 보이는 단정한 건물은 고요한 물에 반영돼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듯하다. 워터가든은 빛과 물을 이용한 건축물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 아닌가 싶다. 워터가든과 이어진 본관은 네 개의 윙(wing) 구조물이 사각, 삼각, 원형의 공간들로 연결돼 있고, 종이박물관과 미술관으로 이용된다.내부에 전시된 작품 관람도 의미 있지만 자연을 건물 품 안에 들이고자 한 건축가의 의도를 찾아보는 것도 숨은 재미다. 종이박물관에서 청조갤러리로 향하는 길목에는 콘크리트 벽을 두른 삼각형의 작은 공간이 있다. 삼각코트 안에 들어가 고개를 들어본다. 벽으로 막힌 건물에서 삼각 모양으로 파란 하늘 보인다. 건축가는 이 장소를 무(無)의 공간이자 사람(人)을 상징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단절된 고요한 공간에서 하늘을 열어 대지와 하늘을 사람으로 잇고자 했다는 건축가의 마음이 드러난다.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의 미디어 작품 ‘커뮤니케이션 타워’를 볼 수 있는 특별전시관, 백남준 홀도 인상적이다. 약 9m 높이의 원형 공간 천장에는 하늘을 상징하는 둥근 유리창이 나 있다. 동그란 빛은 돌벽에 반사돼 어두운 방 안을 환히 비춘다. 바닥이 투명해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작품은 빛을 받아 생동감 있다.건물 밖으로 나가면 뮤지엄의 마지막 정원 스톤가든이 나온다. 신라 고분을 모티브로 만든 정원은 돌을 쌓아 우리나라의 9개 산을 구현했다. 평평한 돌바닥에는 단아한 곡선이 아름다운 스톤마운드와 키 큰 소나무들이 솟아 있다. 해외 작가의 조각품이 더해진 정원은 근사하다. 스톤가든을 지나면 제임스 터렐관에서 빛과 공간의 예술가 ‘제임스 터렐’의 신기한 작품이 펼쳐진다. 건조한 콘크리트 건축물은 공간에 예술을 덧대고 계절마다 변하는 자연의 빛을 머금어 시시각각 다른 매력을 뽐낸다. ◇한 그루만으로 웅장한 반계리 은행나무은행나무는 수많은 그루가 줄지어 물들 때 멋이 난다. 원주 반계리에는 그런 은행나무들이 떼로 몰려와도 비교되지 않는, 존재감 넘치는 전설의 은행나무가 홀로 서 있다. 멀리서도 황금빛 수형이 보일 만큼 거대한 반계리 은행나무는 높이가 32m, 둘레가 16.27m나 된다. 촘촘하게 잎사귀가 달린 가지가 사방으로 뻗어 있어 나무는 더 웅장하다. 은행나무의 정확한 나이는 알 수 없으나 1964년 천연기념물 제167호로 지정할 당시 800년 정도 된 것으로 추정했다. 예전에 반계리에 살던 사람이 심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오랜 옛날 어떤 대사가 이곳을 지나다가 물을 마신 후 들고 있던 지팡이를 꽂아 놓고 간 것이 장엄한 은행나무로 자랐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모습 자체가 신비로워서였을까. 마을 사람들은 이 은행나무에 커다란 흰 뱀이 살고 있다고 믿었다. 이를 신성시해 아무도 손대지 못했다고 한다. 가을에 이 은행나무가 황금빛을 뿜어내면 다음 해 풍년이 든다는 전설도 전해진다.은행나무 앞에 가까이 서면 그 모습을 눈에 다 담을 수 없다. 나무 하나 빙 돌아보는데 숲을 둘러보는 기분이다. 황금빛 나무 아래 널따란 땅도 노랗다. 은행나무 하나 보기 위해 마을 좁은 길을 따라 하나둘 모여든 사람들 입에서는 저절로 탄성이 새어 나온다. 감히 가장 아름다운 은행나무라 꼽을 만큼 찬란한 반계리 은행나무에서 가을의 절정을 맛본다. ◇한국 문단의 대가 박경리문학공원흥업면으로 가면 대하소설 ‘토지’의 작가 박경리 선생이 살던 집을 공원으로 만든 박경리문학공원이 있다. 박경리 선생은 1980년 서울을 떠나 원주에 새로운 터전을 마련해 18년간 살았다. 텃밭에서 채소 농사를 지으며 ‘토지’의 제4부와 제5부를 집필해 완성했다.‘토지’는 26년 긴 시간에 걸쳐 완성된 5부 20권 분량의 대하소설이다. 갑오개혁 이후인 1897년 한가위부터 1945년 8월 15일 광복을 맞이할 때까지 한국 근대사를 배경으로 경남 하동 평사리, 지리산, 서울, 간도, 러시아, 일본, 부산, 진주 등에서 광활한 이야기가 펼쳐진다.박경리문학공원에는 ‘토지’의 육필원고와 만년필, 국어사전, 손수 옷을 지은 재봉틀, 귀하게 간직한 달항아리, 직접 조각한 여인상, 손수 지어 즐겨 입던 옷, 농사지을 때 쓰던 호미와 장갑 등 선생의 유품을 전시한 ‘박경리문학의 집’이 있다. 선생의 작품세계와 삶의 자취를 엿보고 나서면 그대로 보존된 집필실과 뜰이 있는 옛집으로 이어진다. 선생은 마당에 배추 심고, 고추 심고, 상추 심고, 파 심고, 고양이들과 정붙이고 살았다. 마당에는 즐겨 앉던 바위에 고양이와 함께 앉아 쉬고 있는 모습의 동상이 있다. 선생이 뿌리를 내려놓은 듯 지금도 알이 굵은 배추가 자란다.소설의 배경지였던 평사리마당은 ‘토지’ 속의 주 무대인 평사리를 형상화했다. 마을 앞을 굽이치는 섬진강 물줄기, 선착장, 둑길 등을 소박하게 꾸며 놓았다. 옛집 뒤쪽에는 ‘홍이동산’이라는 언덕이 있다. ‘토지’의 어린 주인공인 ‘홍이’에서 이름을 따온 동산은 평사리 마을 뒷동산을 의미한다. 홍이동산에서 비탈을 따라 내려가면 평사리에서 신작로와 철길을 거쳐 간도 용정으로 떠나던 여정을 그려낸 용두레벌이 나온다. 하동 평사리에서 간도 용정까지 3천여 리의 무대가 3천여 평 작은 공원에 펼쳐진다.어깨 부빌 거리도 없고, 기대어볼 만한 언덕도 없었다던 추운 원주에서의 삶. 그러나 서울 갔다 오는 날 서원도로 들어서면 고향길 돌아온 듯 마냥 마음이 놓였다던 박경리 선생은 “그 세월, 옛날의 그 집, 나를 지켜 주는 것은 오로지 적막뿐이었다, 그랬지 그랬었지, 대문 밖에서는, 늘 짐승들이 으르렁거렸다, 늑대도 있었고 여우도 있었고 까치독사 하이에나도 있었지, 모진 세월 가고, 아아 편안하다 늙어서 이리 편안한 것을,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고 남몰래 시를 썼다. 선생이 정붙인 ‘옛날의 그 집’ 마당에는 가을빛 짙은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고 이내 후두둑 붉은 낙엽비가 내린다. /글·사진 이솔 객원기자
2022-11-10
금오산(金烏山)은 매년 3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구미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1970년 6월 한국 최초의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금오산은 뛰어난 경관과 수많은 문화유적, 편리한 교통으로 전국 산악인과 관광객, 시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 오고 있다. 하지만, 관광객 대부분이 당일 일정으로 금오산도립공원을 찾다보니 금오산 지역을 관광활성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구미시도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하고 있다. 구미시가 지역의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는 관광산업을 금오산도립공원을 중심으로 알아봤다. ◇다양한 이름을 가진 금오산금오산(金烏山)은 다양한 이름을 가진 산으로도 유명하다. 지금의 금오산은 아도가 부처님의 자비를 전하고자 고구려에서 내려와 구미 도개에 있는 모례네 집에 머물고 있던 중 어느 날 저녁놀 사이로 황금빛(金) 까마귀(烏)가 바위산 속으로 날아가는 것을 보고 그 산을 금오산(金烏山)이라 불렀다고 전해지기도 하고, 천지개벽이 일어나 온 세상이 물에 잠겼을 때 산봉우리가 거무(거미)만큼 남아서 금오산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또 한 때는 중국 달마대사와 소림사로 유명한 숭산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해 해주의 북숭산과 짝을 지어 남숭산이라고도 했다.금오산은 총 면적이 37㎢로 구미, 김천, 칠곡 3개 기초자치단체에 걸쳐 있다. 3개 기초자치단체에 걸쳐있어서인지, 아님 산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이 다 달라서인지 지역마다 금오산을 다 다르게 부르기도 했다. 산 동쪽인 칠곡·인동에서 바라보면 산 능선이 부처님이 누워 계신 모습과 닮았다하여 와불산(臥佛山)이라 부르고, 산 북쪽 선산에서 바라보면 산봉우리 끝이 붓끝 같다고 해 필봉(筆峰), 산 서쪽 김천에서 바라보면 부잣집의 곡식을 한데 쌓아놓은 노적 같다고 해 노적봉(露積峰)이라고 불렀다. ◇금오산 관광 자원금오산도립공원은 구미시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만큼 다양한 관광자원들을 품고 있다. 신라말기 도선이 창건했다가 임진왜란 때 소실된 옛 대혈사 터 위에 1925년 다시 세워진 사찰 해운사를 비롯해 도선이 참선해 도를 깨우친 곳이라는 도선굴, 보봉(성주봉 933m) 아래 절벽바위에 새겨진 부처님 전신상인 마래여래입상, 약사봉 절벽에 붙어있는 암자 약사암, 세상을 먼저 떠난 손주가 다음 생에는 건강한 몸으로 태어나길 바라는 할아버지의 사연을 담고 있는 오형돌탑, 금오산성과 성안마을습지, 다혜폭포 등이 금오산의 대표적인 관광자원이다. 여기에 1974년에 개통돼 지금까지 운행되고 있는 케이블카와 험한 비탈길로 숨이 할딱거린다고 해 붙여진 이름의 할딱고개와 너른바위 전망대도 있다.60년 만에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온 관광자원도 있다. 달이 걸린다는 뜻의 금오산 정상 현월봉(懸月峯)이 그 주인공이다.1953년 주한미군이 산 정상을 포함한 2만2천585㎡ 부지에 통신기지를 세워 일반인들은 해발 고도로 10m 낮은 지점까지 올라가는 데 만족해야 했다. 그러던 중 2011년 구미시가 미군 측과 협상을 벌여 무인기지로 운영되던 군 부대 중 일부 5천666㎡를 돌려받았다. 이후 통신사 중계탑 철거 등의 작업을 마치고 2014년 10월 25일 공식 개방되면서 많은 산악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산 입구에는 호텔 금오산, 금오랜드, 성리학역사관, 채미정, 금오산 생태올레길 등이 관광객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금오산 올레길금오산의 사계절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금오산 올레길은 구미시민들에겐 일상의 공간으로, 관광객들에겐 잊지 못할 추억의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금오산 저수지는 1945년 1월 1일 저수지 공사를 시작해 1946년 완공한 인공 저수지이다. 644만 4천㎡ 규모 면적에 수혜 면적은 60만㎡이다. 금오산 올레길은 저수지 둘레 2.4㎞ 구간으로 조성됐다. 이 길에는 수변산책로, 부교, 생태습지, 수변공연장, 전망대, 조각공원, 휴식공간 등이 조성돼 있어 구미시민들이 사계절 가장 산책하기 좋은 장소로 꼽는다. 다른 지역의 여느 올레길과는 다르게 출발점이 정해져 있지 않다. 금오산 저수지 밑 대주차장에서 가장 많은 시민들이 출발하긴 하지만, 백운교 인근과 경상북도환경연수원 주차장에서 출발하기도 한다. 어떤이는 금오랜드 맞은편에 위치한 박희광 선생의 동상이 출발점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어떤 지점에서 출발하든 금오산 올레길은 사계절 내내 절경을 선사해 주는 곳이다. 날이 좋은 날이면 수달 가족이 헤엄치는 모습을 볼 수도 있고, 백운교 밑에서는 잉어떼들이 모여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물위를 걷는 듯한 느낌을 주는 부교도 이색적인 체험이 될 수 있다.부교 끝 지점에서 야산으로 약 400m 올라가면 금오산 저수지를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올레길을 걷다보면 곳곳에 인생샷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도 나온다. 또 금오산 올레길에는 구미시 최초 공립박물관인 성리학역사관이 위치해 있다. 2020년 10월 개관한 성리학역사관은 8만4천285㎡ 부지에 전시관 3개동, 체험관 3개동, 강당, 카페동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넓은 부지를 이용해 모든 시설을 한옥건물로 지어져 금오산 풍경과도 매우 잘 어울리며, 건물 사이사이 만들어진 연못과 폭포도 볼거리다. 어린 자녀들과 함께 금오산 올레길을 찾는다면 아름다운 풍광의 올레길을 걷다 잠시 성리학역사관에서 전통문화 체험도 해 볼 것을 추천한다. ◇금오산 관광활성화구미시는 금오산도립공원의 관광자원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계획들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금오산 관광 시설 개선을 위해 전망대와 케이블카 등의 관광인프라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금오산 인근 관광 편의시설에 대한 실태조사를 통한 개발계획 수립을 위해 지난달 타당성조사 및 기본구상계획용역을 시작했다. 시는 내년 4월 공원계획변경 및 기본계획용역도 시행하고, 2024년 10월에는 실시설계 용역을 시행할 계획이다. 시는 이 모든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2026년 5월쯤에는 금오산 관광자원개발 사업을 착공한다는 방침이다.구미시가 추진하는 관광활성화 방안을 들여다보면 우선 금오산도립공원 주 진입로 상습정체를 해결하기 위한 진입도로망 확장 및 우회도로 개설 사업과 금오지에 춤추는 경관분수 조성사업, 금오산 잔디광장 야외공연장 설치사업, 제5 주차장 조성공사, 할딱고개 전망대 설치공사, 등산로 위험구간 정비사업 등이 있다. 구미시는 케이블카 조성사업은 민자로 추진할 계획이다. 구미시의 이러한 노력을 당일 여행지였던 금오산도립공원을 머무는 여행지로 거듭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구미시만 이러한 노력을 하는 것은 아니다. 구미의 대표 숙박시설인 호텔 금오산도 머무는 관광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객실 수 130개인 4성급 호텔 금오산은 그동안 관광객보다는 비즈니스를 위한 국내외 바이어들에 초점이 맞춰진 숙박시설이었다. 하지만, 구미시의 관광활성화 정책에 발맞춰 금오산도립공원과 연계한 관광상품으로 전국의 관광객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최근에는 인근 관광자원들과 연계한 상품을 만들어 홈쇼핑에서 판매하기도 했다. 금오산의 가을 정취를 고스란히 담은 이 상품은 방송시간 마감 전에 모두 소진되면서 매주 주말 80여 그룹의 전국의 관광객들을 금오산으로 불러모으는 역할을 하고 있다.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2-11-02
안동과 영천 등 유명 관광지에도 단풍이 곱게 물들고 있다. 한 번 가보고 싶어도 못가봤던 두 지역의 단풍명소들을 소개한다. 이번 주말 모든 것을 훌훌 털고 꼭 한번 단풍여행을 떠나보자.낙동강변 유려한 물길 따라 형형색색 안동이 빛난다△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내는 ‘낙강물길공원’은행나무와 메타세쿼이아 등이 주를 이룬 안동댐 수력발전소 입구는 10월 말이면 울긋불긋 색깔의 향연을 펼친다. 특히 발전소 입구 좌측에 자리한 낙강물길공원(구 안동폭포공원)은 초록의 수련이 짙게 깔린 인공연못 위로 붉게 물든 단풍나무가 드리워진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또한, 안동시가지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 안동루에 오르면 왼편의 샛노란 은행나무 길과 오른편의 새빨간 단풍나무 길이 마치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 가을 감성으로 가득해진다. △ 옐로우 카펫 따라 거니는 월영공원국내 최장 목책교로 안동호를 가로지르는 월영교가 있는 월영공원 은행나무 길은 가을을 만끽하기에 최고의 장소다. 특히 강변을 따라 백여 미터가 넘게 조성된 은행나무 길은 샛노랗게 물든 잎들이 길 위로 소복이 내려앉아 장관을 이루고 있다.연인과 걷기에는 최고의 장소다. 특히, 은행나무 길 뿐만 아니라 울긋불긋 소소한 단풍나무와 물안개 낀 월영교의 몽환적인 분위기가 함께해 매년 이맘때 즘 사진작가들로부터 사랑받는 곳이기도 하다.△‘안동민속촌’과 ‘안동호반나들이길’안동민속촌은 또 하나의 작은 안동이다. 안동댐으로 수몰된 민속 문화재가 한자리에 모여 있어 그 의미로도 남다르지만 안동호의 풍광을 안고 에두른 8만여 그루의 나무와 민속촌의 초가 지붕은 예 선조들이 보는 가을의 못브을 재현한다. 또한, 안동민속촌을 지나 안동댐 보조호숫가를 따라 도는 호반나들 역시 단풍 명소이다. 이 길은 호수 속에 반영된 단풍과 고요한 숲 내음으로 마음의 안식을 찾을 수 있는 곳이다.△천년사찰 세계유산 ‘봉정사’천년사찰인 세계유산 봉정사는 늦가을 정취가 만연할 때 고즈넉함이 더욱 깊어지는 곳이다. 봉정사를 에두른 비스듬히 살아온 고목들은 우리나라 최고의 목조건축물인 봉정사 극락전의 품위에 걸맞게 고혹적인 붉은 단풍으로 자태를 뽐낸다.특히, 이곳에는 단풍 외에도 가을 국화가 만개해 꽃과 단풍이 어우러지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세계유산 ‘하회마을’과 ‘도산서원’세계유산 하회마을에 가을이 오면 제방을 따라 심긴 벚나무와 전통가옥, 그리고 집안에 심어진 감나무 등이 단풍에 물들어 각각의 색깔을 뿜어내며 한 폭의 풍경화를 연출한다도선서원은, 진입로의 진 붉은 빛깔의 단풍나무는 물론 도산서당과 전교당에도 울긋불긋 단풍이 들어 아름다운 서원의 곡선미와 함께 더욱 화려해진다. 시사단을 마주하고 앉아 나지막이 내려다보이는 풍광에 노을까지 가세하면 그 풍광은 가히 최고라고 할 수 있다.△갑시다, 나랑. 나랑 ‘만휴정’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촬영장소로도 유명 ‘만휴정’도 추천하는 장소다. 가파른 기암에 흐르는 송암폭포 곁으로 자리한 아담한 정자가 하나 눈에 띄는데, 바로 만휴정이다. 이곳은 가을이면 본래 하나의 자연인 듯, 단풍으로 물든 깊은 산새 안에 어우러진 정자가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가을엔 핑크샤워 ‘안동강변 핑크뮬리 그라스원’울긋불긋 익숙한 가을단풍에 질리면 탈춤공연장 앞을 찾으면 된다. 바로 안동강변의 ‘핑크뮬리 그라스원’이다. 이곳은 가을이면 이색적인 ‘핑크샤워’ 할 수 있는 곳이자 영가대교를 배경으로 다양한 포토존을 담고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 곳이다. 핑크뮬리는 실물로도 고혹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지만 사진에 담을 때 더 빛을 발한다. 살짝 밝은 필터를 적용하면 어디서나 인생샷을 건질 수 있다. 아기자기 숨은 단풍비경이 반기는 ‘별의 도시’ 영천별의 도시 영천 가을이 깊어가면서 밤 하늘의 별빛은 더 영롱해지고 대지는 울긋 불긋 오색 물감으로 물들어 간다. 영천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만큼 발길 닿는 곳마다 단풍이 선사하는 비경이 눈앞에 펼쳐진다.△하늘을 향해 걷는 길, 보현산 천수누림길전국에서 별이 가장 잘 보이는 영천시 보현산 정상(해발 1천124m)에는 국내 최대 천문대인 보현산천문대가 위치해 있다.보현산 정상인 시루봉에서 천문대로 약 1km 이어진 천수누림길은 천수를 누릴 수 있는 하늘길이라 해 붙여진 이름이다. 산림 훼손 없이 친환경적으로 조성된 데크길을 따라 걷다 보면 이름 모를 야생화와 오색 단풍나무로 가을의 정취에 흠뻑 빠질 수 있다.데크길 정상에 서면, 맑은 가을 하늘을 향해 걸어온 듯한 착각이 들 만큼 사방이 뻥 뚫려 영천시가 발아래 펼쳐진다. 산 정상에 있는 천수누림길로 가기 위해서는 산허리를 타고 구불구불 이어지는 도로를 타고 올라가야 하는데 억새로 어우러져진 이 길 또한 절경이다. △ 자양면 곳곳에 숨겨진 단풍 명소자양면은 영천댐과 어우러진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자동차로 영천댐 일주 도로를 달릴 때 보이는 가을 경치는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장관을 연출한다. 영천댐은 높이 42m, 제당길이 300m에 9,640만톤의 저수량을 가진 다목적댐이며 댐 주변을 따라 펼쳐진 벚꽃나무 길로 계절마다 다른 절경을 이뤄 데이트 코스로 인기가 높다. 특히 자양면에는 문화유적도 곳곳에 산재해 있는데 자양면 소재지 입구인 성곡리에는 강호정, 하천재, 삼휴정 등 유형문화재인 6개의 고택이 모여 있는 고즈넉한 산길이 있다.영천댐 수몰지구로 편입되어 현 위치로 이건 되었으며, 들어오는 입구부터 우거진 소나무 숲은 찾아오는 이들에게 대자연의 청량함을 선사한다. 송림을 지나 단풍으로 둘러싸인 6개의 고택을 따라 걷노라면 속세에 찌든 고단함을 잠시나마 내려놓을 수 있다. △은해사 굽이굽이 암자 기행영천시 청통면에 자리 잡고 있는 천년고찰 은해사는 국보 제14호인 거조암 영산전을 비롯해 백흥암, 운부암, 중암암, 기기암 등 8개의 산내 암자와 54여 개의 말사를 거느린 조계종 제10교구의 본사로 그 위용이 남다르다.일주문을 지나 대웅전, 템플스테이 연수원까지 이어지는 알록달록한 단풍으로 뒤덮인 산길을 쉬엄쉬엄 걷다보면 가을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100년 넘은 소나무숲과 100여 년생 참나무와 느티나무가 서로붙어 자라고 있는 연리지가 방문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특히 천년고찰이라는 역사에 걸맞게 괘불탱(보물 제1270호), 대웅전 아미타 삼존불 등 많은 소장 문화재들이 있으며, 대웅전 보화루, 백흥암 등의 현판 글씨가 모두 조선시대 명필 추사 김정희의 친필이어서 더욱 새겨 볼만 하다.△ 500년간 자리 지켜온 은행나무가 있는 임고서원500년 동안 임고서원의 입구를 지키고 있는 은행나무는 가을에 더 우아한 자태를 뽑낸다. 가을이 되면 노랗게 흐드러진 은행나무는 은은하면서도 웅장한 자태에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지난 세월을 품고 있는 듯하다.영천시 임고면 양항리에 소재하는 임고서원은 고려 말 충절을 지킨 충신 포은 정몽주(1337~1392) 선생의 위패를 모시고 있다. 임고서원을 둘러싸고 있는 산들도 알록달록하게 물들어 고즈넉한 서원의 지붕들과 어우러지며 아름다운 경치를 제공해준다.특히 임고서원 옆 임고 초등학교는 아름다운 학교 숲 대상에 선정된 적이 있을 정도로 플라타너스 나무와 은행나무 등 수령이 오래된 아름드리나무가 인상적이다./조규남·피현진기자
2022-10-27
한국의 정원은 시간이 만든다.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가 제자리를 잡기까지 비우고 채우는 자연의 섭리가 작동한다. 정원은 단지 관상용이 아니다. 선비들의 숨은 이야기가 있고 정원을 만들기 위해 정성을 기울인 정원사의 땀이 섞여 있다. 정원을 거닐면 바람이 사각거리며 스쳐가고 울울한 대나무가 밤새도록 울어댄다.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가을에 더 가까이 하고 싶은 정원들을 소개한다. ◇남종화처럼 아름다운 풍경-진도 운림산방진도 운림산방(명승)은 ‘남종화의 대가’소치 허련이 말년에 낙향해서 지은 화실이다. ‘첩첩산중에 아침저녁으로 피어오르는 안개가 구름 숲을 이룬다’는 뜻으로 풍경이 매우 아름답다.진도에서 태어난 허련이 초의선사와 추사 김정희를 스승으로 모시고,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화가가 돼서 임금 앞에 나아가 그림을 그리는 최고 영예를 누린 이야기는 운림산방의 격을 높인다. 운림산방은 허련의 삶과 주변의 빼어난 풍광, 아름다운 남종화까지 산책하듯 만나는, 가을에 딱 어울리는 공간이다.소치1·2관에는 허련부터 5대에 이르는 작품과 홀로그램, 미디어 아트 등을 선보여 여행자가 미술에 친근하게 다가갈 기회를 마련한다. 운림산방 관람 시간은 오전 9시~오후 5시 30분(동절기 오후 4시 30분 / 연중무휴)이다. ◇사유의 가을 정원,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옥상정원국립현대미술관(MMCA) 과천의 옥상에 ‘시간의 정원(Garden in Time)’이란 이름의 지름 39m 원형 구조물이 설치돼 있다.‘자연의 순환’ ‘순간의 연속성’ 등을 시각화한 작품으로 야외미술 활성화를 위해 기획한 프로젝트다.계절과 날씨에 따라 작품에 투영되는 빛과 그림자가 변화한다. 자연의 감각과 예술이 공명하는 시공간을 표현했다. 1층부터 3층까지 나선형 통로를 따라 이동하며 미술관의 미적 경험을 주변으로 확장한다. 원형의 옥상정원뿐만 아니라 인근 청계산과 서울대공원 호수까지 포괄하는 작품이다. ‘시간의 정원’ 안에는 황지해 작가의 ‘원형정원 프로젝트 : 달뿌리-느리고 빠른 대화’가 전시돼 있다. 옥상정원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개방한다. 월요일은 휴관한다. ◇사랑이 깊어지는 정선 로미지안가든강원도 정선에 자리한 로미지안가든은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남편이 직접 가꾼 특별한 정원이다. 아내만큼 나무 한 그루, 돌멩이 하나도 소중히 여기다 보니 무려 10년 세월이 걸렸다. 이곳의 랜드 마크 ‘가시버시성’은 부부의 순우리말인 가시버시란 이름처럼 사랑과 믿음에 대한 글귀가 눈길을 사로잡는다.베고니아를 1년 내내 감상할 수 있는 ‘베고니아하우스’도 특이하다. ‘프라나탑’과 ‘붉은자성의언덕’ 등 정원을 꾸미는 동안 느낀 깨달음을 풀어낸 공간이 다양하다. 전문가와 함께 ‘금강송산림욕장’에서 명상을 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로미지안가든 관람 시간은 오전 9시~오후 5시다. ◇‘바람보다 앞서가지 마세요’, 천상의 정원수생식물학습원은 코로나19 시대를 거치면서 떠오른 명소다. 2020년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가을 비대면 관광지’에 들어 널리 알려졌고, TV 방송을 타면서 옥천의 대표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학습원을 가꾼 주서택 원장은 오랫동안 목사로 활동하다가, 이른 퇴임 후 도시 사람들이 자연의 품에서 쉴 수 있는 장소를 마련했다.학습원은 대청호 품에 안긴 사색과 성찰의 공간으로, ‘수생식물학습원’이란 공식 명칭보다 ‘천상의 정원’이란 별칭이 잘 어울린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천상의 바람길’이다. 호젓하고 아기자기한 산책로 곳곳에서 불쑥 대청호가 나타난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당’, 학습원이 한눈에 펼쳐지는 전망대, 수련이 가득한 연못 등을 둘러보는 맛도 일품이다. 수생식물학습원 이용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동절기 오후 5시), 일요일에 쉰다.◇닫힌 듯 열린 마당 정원, 안동 봉정사 영산암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안동 봉정사에는 부속 암자 영산암(경북민속문화재)이 있다. 우화루의 작은 문으로 허리를 굽혀 들어가면 우리 옛집과 마당이 어우러진 신세계가 펼쳐진다. 영산암을 구성하는 크고 작은 전각 6동 가운데 자리 잡은 마당에는 소나무와 배롱나무, 맥문동 같은 화초가 어우러져 무심한 듯 아름다운 정원을 이룬다.‘한국의 10대 정원’으로 꼽히는 이곳은 3단으로 된 마당 아래쪽에 풀꽃이 있고, 가장 넓은 중간 마당은 바위 위에 솟아오른 소나무를 중심으로 배롱나무와 석등이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삼성각이 있는 위쪽에서는 마당이 한눈에 보인다. 영산암(봉정사) 관람 시간은 오전 7시~오후 7시(동절기 오전 8시~오후 6시/연중무휴)다. ◇조선 선비의 낭만 별서 정원, 밀양 월연정월연정(경남유형문화재)은 조선 중종 때 한림학사를 지낸 월연 이태가 관직을 버리고 낙향해 지었다. 쌍경당과 그 옆에 자리한 제헌, 월연정 등을 아울러 ‘월연대 일원(명승)’이라 부른다. 먼저 만나는 곳은 쌍경당. 쌍경(雙鏡)은 ‘강물과 달이 함께 밝은 것이 마치 거울과 같다’는 뜻이다. 쌍경당 옆에는 이태의 맏아들 이원량을 추모하는 제헌이라는 건물이 있다.쌍경당 옆 얕은 계곡에 놓인 쌍청교를 건너면 월연정에 닿는다. 월연정은 앞면 5칸, 옆면 2칸의 팔작지붕 건물이다. 한가운데 방이 하나 있고 사방이 마루다. 마루에 앉으면 가을빛을 안고 흘러가는 밀양강이 내다보인다. 보름달이 뜰 때 달빛이 강물에 길게 비치는 모습이 기둥을 닮아 월주경(月柱景)이라 하는데, 옛사람들은 월주가 서는 보름마다 이곳에서 시회를 열었다고 한다. ◇가을 단풍 맛집 · 켄싱턴호텔 설악설악산을 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켄싱턴호텔 설악은 뛰어난 입지로 ‘가을 단풍 맛집’으로 손꼽힌다. 켄싱턴호텔 설악은 사계절 아름다운 설악산의 자연 경관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호텔은 지하 1층, 지상 9층 규모로, 총 108개의 객실을 갖추고 있다.애비로드 스카이라운지는 비틀즈 멤버 전원의 친필 사인이 새겨진 기타, 존 레논이 직접 착용한 오리지널 수트, 폴 매카트니의 친필 악보, 비틀즈의 첫 골든디스크 등 국내외에서도 쉽게 접할 수 없는 40여 종의 비틀즈 소장품이 전시돼 있다. 레스토랑 ‘더 퀸’에서는 영국의 로열패밀리가 보내온 왕실 연하장, 조지 6세의 친필편지, 윈저공작 부부의 사진과 친필사인 등 영국 왕실의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는 전시품들이 마련돼 있다.호텔의 각 층마다 국내외 유명 인사들의 발자취를 엿볼 수 있는 소장품을 만날 수 있다. 5층은 ‘스포츠 스타 플로어’로 야구, 축구, 농구 등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 스타들의 추억이 가득한 소장품, 6층은 40여 개국 주한대사의 소장품, 7층과 8층은 각각 ‘싱어 플로어’, ‘무비스타 플로어’로 유명 가수들과 영화배우들의 작품, 기념사진, 친필 사인이 새겨진 기증품을 만날 수 있다.켄싱턴호텔 설악은 호텔에서 완벽한 휴식을 위해 영국 콘셉트의 스위트 객실로만 구성된 ‘영국에서의 하룻밤 패키지’를 오는 12월 31일까지 선보인다. 패키지는 △스위트 객실 1박, △더 퀸 조식 뷔페 2인, △더 퀸 와인 파티 2인, △아메리카노 2잔(무제한), △비피터 하우스 투어, △설악산 입장권 2매로 구성됐다.패키지에 포함된 조식과 와인 파티는 영국 왕실의 소장품이 전시된 레스토랑 ‘더 퀸’에서 이용할 수 있다. 호텔 내 전시된 영국 및 국내외 유명 스타들의 소장품과 관련된 역사와 스토리를 소개하는 ‘비피터 하우스 투어’를 운영한다.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며, 신청은 프론트 데스크에서 할 수 있다. 예약 및 문의는 (033)635-4001./최병일 작가
5년만의 원자력 산업 생태계 부활이다. 지난 5월 윤석열 정부는 원자력 강국으로 재도약을 천명했다. 최근 원자력 산업 수출에도 강한 의지를 보였다. 탈 원전 정책으로 그간 성과는 추락했고 빛이 바랬다. 현 정부의 탈 원전 정책 폐기로 이제 원자력의 불확실 상황이 정리가 됐다. 새로운 도전을 격려하고 원자력 산업의 중심지인 경북·경주의 현재와 미래를 현 시점에서 짚어보기 위해 ‘2022 경북 원자력포럼’을 마련했다.25일 경주 블루원리조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이번 포럼에서는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원자력산업과 관련된 화두들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펼쳤다. 김무환 포스텍 총장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김호진 경주시 부시장, 김규태 동국대학교 교수, 박상덕 서울대학교 박사, 이병호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가 주제발표를 진행했다. 김무환 포스텍 총장 기조강연 - 김무환 포스텍 총장“과학기술 인재 양성·기술개발로 지방소멸 대응”원자력-혁신에너지 등 미래 대표 과학기술분야의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분야 최고의 전문가 영입과 양성, 이들이 일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기업, 지속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정주 여건이 필수적이다. 또한 우수한 인재와 함께 세계적으로 기술적 우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연구가 지속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과 지방 정부, 연구소, 대학이 함께 장기적인 계획 아래 같이 움직여야 한다. 인재 영입과 양성, 기술 개발을 위해서는 필요한 자금과 함께, 지방 정부의 의지와 지원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그러나 지방 정부가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인재 확보와 매년 필요한 RD 비용을 충분히 투자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다. 그러다 보니 중앙정부 주도의 공모과제 선정의 기회를 기다리게 된다. 이제 경주시와 경북도가 선택 분야 육성을 위한 확고한 지원 의지와 협력을 통해 유·무형의 자원을 스스로 준비할 때이다. 중앙정부도 지방의 특색에 맞는 분야를 스스로 키울 수 있도록, 연구 예산 집행의 자율권을 부여하는 블록펀딩을 통한 지원을 대폭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결론적으로 혁신에너지로서의 원자력 분야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지방정부와 연구소(문무대왕과학연구소), 기업(한수원, 한국원자력환경공단) 및 대학(동국대, 포스텍)이 한 방향으로 함께 협력해야 한다. 나아가 원자력산업에 필요한 융합 분야는 폭 넓은 타 지역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지방소멸을 같이 막아내야 할 것이다. 김호진 경주시 부시장 주제발표 - 김호진 경주시 부시장“클린에너지 문제 해결 SMR 국가산단 유치 과제”‘글로벌 첨단원자력 기술 허브 미래도시’를 지향하는 경주의 미래, 나아가 경상북도의 미래는 원자력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현재 경북은 국내 원전 24기 중 19기를 운용 중이다. 또한 울진 신한울 2기와 울산 지역 신고리 2기를 건설하고 있기도 하다. 2006년 한수원을 유치한 경주와 경북은 이후 양성자가속연구센터와 혁신원자력연구단지도 유치했고, 혁신원자력 연구단지도 지난해 착공했다.혁신원자력의 최적합 지역으로 주목받는 경주는 혁신원자력 RD 연구기반을 갖추고, 원전 수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지역 상생의 기틀을 만들겠다는 이른바 ‘K-원자력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구하고 있다. 이는 미시적으로 4개 분야 12개 과제로 요약된다.그렇다면 이를 구체화시키기 위한 향후 경주의 전략과 과제는 무엇일까? 먼저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에 기여하는 클린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SMR 국가 산업단지다. 이는 제20대 대선 공약이자 국정과제로 채택되기도 했다.이외에도 문무대왕 과학연구소의 지속적인 발전 전략 수립, 초임계 CO2 발전시스템의 첨단화, 수소 에너지 혁신 클러스터의 구축, 원자력 신재생 상생단지 조성을 통한 신재생 에너지 보급 확대, 2040년까지 주요 사업으로 진행될 차세대 극한환경 연구개발 클러스터 조성, 같은 기간까지 진력할 양성자 가속기 첨단 연구단지 구축 등이 향후 남은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김규태 동국대 석좌교수 주제발표 - 김규태 동국대 석좌교수“고준위 방폐물 관리사업 성공추진 위해 힘 모아야”고준위 방폐물 관리정책 로드맵에 의하면 2023년까지 부지 선정절차를 착수하고, 2036년까지 관리시설을 확보하는 것이다.2043년까지 사용후핵연료 중간시설을 확보하고, 지하연구시설 건설 및 운영을 착수한 후 2050년까지 지하연구시설의 실증을 종료한다. 2060년까지 영구처분시설을 확보하는 것이다.이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지역 지원과 소통체계의 구축, 기술개발과 인력의 양성, 전담조직의 구축과 법 체계의 개편이 필수적이다. 한편, 가압경수로 습식저장시설의 포화시점을 고려하고 사용후핵연료 중간저장시설의 확보 전까지는 주민의견을 수렴한다. 원전부지 내 건식저장시설을 구축하고 이 시설에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할 계획이다. 향후 사용후핵연료 중간시설이 확보되면 즉시 원전 부지 내 건식저장시설에 저장된 사용후핵연료를 확보된 중간시설로 이송할 계획이다.현재 고준위 방폐물 관리 관련 국가정책의 법제화를 위해 김성환, 김영식, 이인선 의원 등이 고준위 방폐물 관리 특별법을 발의한 상태에 있다. 발의된 법안은 향후 국회소관위원회에 병합심사 예정이다.EU 의회에서는 금융이나 자금이 기업의 환경친화 경영과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인 녹색분류체계를 올해 7월 가결했다. 이 체계에는 원자력이 포함돼 있다.국내에서는 지난 9월 원자력이 포함된 녹색분류체계 개정(안)이 발표된 상태에 있다. 박상덕 서울대학교 박사 주제발표 - 박상덕 서울대학교 박사“원자력 로봇·추진체 인간영역 확장에 기여할 것”최근 글로벌 화두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탄소중립이다.탄소중립을 달성하는 수단으로 원자력의 친환경성이 부각되고 있다. 무탄소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원자력을 청정에너지로 분류했고 유럽에서는 최근 친환경 에너지에 원자력을 포함했으며 우리나라도 이에 따라 친환경으로 분류하고 있다.원자력은 청정 전기를 직접 생산해 탄소중립에 기여하기도 하지만 고온수전해 기법으로 수소를 생산해 수송 부문이나 제철, 시멘트 공장 등의 탄소 배출을 저감할 수 있다. 고온 수전해는 저온 수전해와 비교할 때 전 세계적으로 초기 진입 단계이기에 우리나라가 중간진입 전략으로 원자력 강국이 된 것처럼 노력 여하에 따라 수소 강국도 될 수 있다.원자력 산업에도 4차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해 컴퓨터에 원전의 쌍둥이를 만드는 디지털 트윈 기술이 있다. 이 기술은 원전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대폭 높여 준다. 원자력 로봇은 방사선 준위가 높은 장소에서 사람이 하는 일을 대신해 작업자의 방사선 피폭을 줄이게 한다. 우주용 원자력 로봇이나 원자력 추진체는 인간의 영역을 확장하는데 큰 기여를 할 것이다. 3D 프린팅과 같은 혁신 제조 기법과 머신 비전과 같은 혁신 건설 기법으로 원자력발전소의 건설단가 상승을 억제해 싼값에 전력이 가능해 지고, 그 결과 가난한 사람들을 건강하게 지켜주는 사랑의 에너지가 될 것이다. 이병호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 주제발표 - 이병호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소형모듈식 원자로 개발, 지속가능한 산업 시대로”소형모듈식원자로 SMR은 국제적으로 전기출력 300MWe이하의 작은 원자로를 칭하는 것으로 현재 한국의 전기 생산을 위한 대형 원자력 발전소와 크게 구분돼 나뉜다.여기서 모듈의 의미는 원자로내 주요기기 부품을 의미할 수도 있고, 원자로 자체를 의미할 수도 있다. 이렇게 여러 주요부품을 원자로 내에 모듈식으로 배치하거나 원자로를 모듈식으로 여러 기 배치함으로 안전성, 유용성, 경제성 등을 제고할 수 있다.SMR은 전기생산, 공정열 이용, 수소생산, 해수 담수화 등의 다양한 목적으로 적용이 가능하며, 특히 적절한 출력변동 등을 통해 재생에너지와도 공존이 용이하다.전세계적으로 70여 개 이상의 SMR이 개발중이며, 원자력선진국은 SMR 개발 주도권 확보를 위해 국가적 지원을 하고 있다.SMR은 지속가능한 원자력 산업전환의 기회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SMR이 개발 중이다. 국내 원전 추가 건설은 한계에 도달했다. 임계규모 유지가 어려운 대형 원전 사업구조와 공기업 위주의 독점 구조의 한계가 있다. 이러한 한계는 내수에서 수출로, 대형에서 소형으로, 공공에서 민간으로의 이동으로 극복해야 할 것이다. 또 대형원전 경험의 활용과 산학연의 긴밀한 협조, 인허가 기술 개발로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특히 SMR 개발을 위해서 인공지능, 자율운전, 3D 프린팅 등의 선진 기술이 원자력에 접목된다. SMR 기술 개발의 완성을 통해 원자력은 미래에도 지속가능한 원자력 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부용기자
2022-10-25
특정한 어느 도시를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이미지들이 있다. 그 이미지가 강렬한 곳 중 하나가 청송군이다.맑고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가을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주왕산과 아삭아삭한 식감과 달콤한 맛으로 사람들을 유혹하는 사과는 ‘산소카페’를 지향하는 청송군이 내세워 자랑할 수 있는 이미지들. 맛있는 사과와 청정한 자연환경이라는 청송의 호감 가는 이미지는 그곳을 다녀온 이들의 머릿속에 오래 남는다. 여기에 즐길거리와 체험 관광이 더해진다면 어떨까? 도시의 이미지는 더 좋아지고, 관광객의 발길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터.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청송군은 내달 초 지역의 대표축제로 자리 잡은 ‘청송사과축제’를 열어 답답한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즐거움의 시간을 선물할 예정이다.□ 코로나19로 미뤄졌던 축제… 3년만의 만남‘산소카페 청송군’은 한국에서 가장 아름답고 청정한 자연을 배경으로 성장하고 있는 고장이다. 바로 이 청송군이 청송사과 수확철을 맞아 풍성하고 다채로운 축제를 마련했다.제16회 청송사과축제는 ‘황금진 청송사과, 세상을 밝히다’란 주제로 오는 11월 2일부터 6일까지 5일 동안 청송읍 월막리 현비암 앞 용전천에서 많은 이들이 기다렸던 화려한 막을 올린다.청송군은 이번 축제를 통해 ‘산소카페 청송군’,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국제슬로시티’, ‘산소카페 청송정원’ 등을 효과적으로 알림으로써 청송이 최고의 청정 관광도시임을 부각시킬 계획이다.청송군 관계자는 “이와 함께 용전천 현비암 주변 경관에 화려한 빛을 수놓을 야간 경관조성사업을 축제와 연계해 다른 지역 어디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축제장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혀 기대감을 높였다.□ “축제 형태 다양화로 청송사과 우수성 알릴 터”전 국민을 공황과 스트레스 속으로 내몰았던 ‘코로나19 사태’ 이후 3년 만에 개최되는 청송사과축제는 대면 축제의 한계를 벗어나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지속가능한 프로그램 개발로 글로벌 축제로의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지난 13일부터 포털사이트 다음(daum)을 통해 ‘청송사과축제 대표 체험프로그램 4종’이라 부를 수 있는 ‘청송퀴즈’ ‘만유인력-황금사과를 찾아라’ ‘도전-사과 선별 로또’ ‘꿀잼-사과난타’를 온라인 게임으로 개발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게 축제 형태를 다양화했다는 것도 이번 청송사과축제의 특징이다.이를 통해 “대한민국 ‘문화관광축제’의 면모를 갖춰나감과 동시에 한국 대표 브랜드 청송사과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는 것이 청송군의 복안. 여기에 볼거리와 즐길거리도 더해졌다. 기존 ‘청송사과 꽂줄엮기 경연대회’를 전국대회로 확대해 진행함으로써 보는 즐거움이 있는 축제로의 다양성을 모색했다. 이는 향후 시상 훈격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으로 격상시키고, ‘청송꽂줄엮기’를 문화재로 지정하기 위한 초석을 마련하기 위한 조처이기도 하다.제16회 청송사과축제를 주도적으로 준비한 이들은 “주민 참여 활성화와 완성도 높은 볼거리 제공을 위해 8개 읍·면 꽃줄엮기 코칭을 시행해 대표 프로그램의 인지도를 높여갈 계획”이라고 입을 모았다. □ 누구나 참여해 즐기는 다양한 프로그램 준비올해 청송사과축제는 청송군 대표 브랜드를 이미지화 한 ‘드론 라이트쇼’를 통해 축제의 흥겨운 개막을 알리게 된다.이어 사과축제의 킬러 콘텐츠인 ‘만유인력-황금사과를 찾아라’, ‘도전-사과 선별 로또’, ‘꿀잼-사과난타와 사과 방망이 체험’, ‘사과 낚시’ 등의 흥미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해 전 연령대의 사람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다는 것이 청송군의 계획이다.관광객과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과 8개 읍·면 주민과 풍물단이 함께 하는 ‘청송사과 퍼레이드’, ‘청송군민 노래자랑’ 등의 프로그램이 상승효과를 일으킨다면 축제를 통해 군민과 여행자들 모두가 하나되는 계기도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행사장 주무대에서는 11월 2일 김희재, 박서진 등이 출연하는 문화제 축하공연이 준비돼 있다.이어 11월 3일에는 현숙, 배일호, 강진, 최진희, 한혜진, 박상철, 금잔디, 류지광, 안성훈, 우연이 등이 함께하는 ‘MBC 가요베스트’ 녹화 공연과 청송 군민상 시상식, 명예군민 위촉식이 개최된다.11월 4일 이찬원, 양지은, 조명석 등 다양한 가수들이 참석자와 함께 흥겨움을 나눌 세계유교문화축전(트로트 콘서트)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이외에도 “축제 기간 동안 시니어 한마당, 독도사랑스포츠공연단 공연, 그 외 다수의 축하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가 준비돼 있다”는 것이 청송군의 부연이다.□ 청정한 ‘산소카페 청송’ 알리는 축제로…또한 사과축제와 함께 하는 어르신 노래자랑, 재능기부공연 등의 소공연장 행사와 사과 깜짝 경매, 원산지 표시 위반자 의금부 압송 시연, 2022 청송황금사과배 전국 고교장사 씨름대회 등 특별 행사도 축제 기간 내내 관광객·주민들과 함께 한다. 더불어 청송사과 전시·홍보관 운영, 황금사과 품평회, 사과요리 전시와 체험, 사과 떡 나눔과 무료 차 시음 등의 상설행사도 마련돼 있다.다채로운 축제 프로그램과 여러 행사는 청송사과축제를 찾은 관광객들에게 볼거리와 즐길거리, 차별화된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3년 만에 새롭게 개최되는 이번 청송사과축제는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청송사과의 우수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한 윤경희 청송군수는 “산소카페 청송군의 도시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이번 축제가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온라인에서도 펼쳐지는 흥겨운 축제앞서 잠시 언급한 것처럼 2022년 청송사과축제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돼 즐거움과 흥미를 배가시키고 있다.청송군은 지난 13일부터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제16회 청송사과축제’의 온라인 행사를 일찌감치 오픈해 ‘오프라인 축제와 유기적으로 연계시킨다’는 계획의 구체화에 힘을 더하고 있다.제16회 청송사과축제는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비대면 소통의 중요성이 높아진 축제 트렌드를 반영하고자 노력했고, 기성세대와는 달리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MZ세대를 겨냥해 축제 형태를 다양화시키고자 고민의 시간을 가졌다.그 결과 대면 축제와 온라인 축제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축제로 진행되는 것이 이번 청송사과축제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다.온라인 축제 프로그램은 청송사과축제 홍보와 더불어 킬러 콘텐츠라 불러도 좋을 청송 퀴즈, 만유인력-황금사과를 찾아라, 꿀잼-사과난타, 도전-사과선별로또를 온라인 게임으로 개발함으로써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남녀노소 모두가 참여하고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장점.청송군은 참여 접근성이 좋은 포털사이트를 활용한 온라인 축제를 통해 사과축제 대면 프로그램을 간접적으로 체험함으로써 축제에 대한 적극적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이는 현장 관람객 유치를 확대하고, 향후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해 청송사과축제 개최의 지속성과 안정성을 보여주는 효과를 얻고 있다. 더불어 “축제의 글로벌화를 위한 새로운 시도가 될 것”이라는 게 온·오프라인 축제를 준비한 청송군의 기대다.올해 청송사과축제는 오랜 시간 이어진 코로나19의 피로감에서 벗어나 지친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즐거운 행사와 흥미로운 공연을 즐기며 마음 속 응어리를 풀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11월 초순엔 다채로운 볼거리와 먹을거리, 즐길거리가 준비된 사과축제의 현장 청송군으로 가을 여행을 떠나보는 게 어떨까?/김종철·홍성식 기자
2022-10-24
2022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가 반환점을 돌아 종점을 향해 달리고 있다.엑스포는 한 국가, 또는 특정 지역의 문화나 산업 형태를 소개하는 성격을 띠고 있다.엑스포는 일정한 기간과 장소를 통해 경제·산업·과학·학술·예술·문화·농업 등에 대한 상호 비교 분석 및 정보 교환, 산업의 발전을 키워나가는 형태를 갖추고 있다영주시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3일까지 개최 중인 2022영주세계풍기인삼축제는 인삼을 주제로 한 6차 산업과 인삼산업의 다변화를 위해 개최한 행사다.이번 엑스포는 고려인삼의 홍보와 한국 최초 재배삼의 시배지인 풍기의 역사성 재조명, 우수한 풍기인삼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인삼산업 변화의 추구, 6차 산업의 새 지평을 여는 계기가 되고 있다. □ 2022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풍기인삼축제는 24년을 이어온 지역의 향토 축제인 반면, 고려인삼의 시배지이자 세계 최대의 인삼시장을 자랑하는 풍기에서 개최하는 이번 엑스포는, 엑스포라는 말 그대로 국제적인 규모와 체제를 갖추어 개최되는 산업형 박람회다.인삼을 통한 인류의 건강과 생명에 대한 이해와 비전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코로나19 팬데믹이 세계적으로 장기화 되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 수출과 관련해 인삼시장도 크게 위축받고 있다.이번 인삼엑스포를 통해 우리 인삼의 우수성과 가치를 국내외에 널리 알리고 수출과 내수 시장 확대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인삼 산업이 재도약하는 계기의 발판을 삼게 된다.이런 목적을 기반으로 2022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는 9월30일부터 10월23일까지 경북 영주시 풍기인삼문화팝업공원 일원에서 개최 중이다. 이번 엑스포는 전시, 교역, 이벤트, 체험, 교육, 여가,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00만 관람객을 목표로 하는 이번 엑스포는 폐막 5일을 앞두고 70만을 돌파해 폐막식이 있는 이번 주말 인파를 예상하면 당초 100만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세계시장 진출을 위해 40여개 기업체들이 인삼교역관을 통해 세계제일 풍기인삼에 대한 홍보와 세계시장 판로 확대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특히 인삼산업이 6차 산업으로 발전 할 수 있는 계기 마련을 위해 참가 기업 및 수출입 관련 바이어들의 상담이 이어지고 있어 인삼 산업의 새 지평을 열고 있다는 평이다. □ 볼거리, 체험거리, 이모저모2022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는 인삼산업의 미래상, 생활과 접목성, 인삼의 효능과 특성, 세계시장을 겨냥한 판로 확대, 인삼의 역사, 인삼과 어우러진 한국 전통문화의 연계성과 학술대회, 체험과 볼거리가 있는 공연 이벤트가 어우러진 행사로 추진 중이다. 엑스포장 내 주제관은 인삼을 배우는 역사 이야기, 인삼의 최초 시배지 풍기의 역사적 사실과 배경, 한국 인삼의 발전상을 한눈에 볼수 있다.생활과학관은 우리 생활 속에 녹아 있는 인삼의 이야기와 현대 과학으로 증명된 인삼의 가치, 한의학적으로 바라보는 인삼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을 엿보는 공간이다.인삼홍보관 국내 16개 인삼 도시와 인삼산업의 과거, 미래 비젼을 제시하고 약 50여개 기업이 인삼, 홍삼, 가공제품 전시 판매와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수출 협약을 맺는 공간으로 관광객들의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한국전통예술의 음악과 무용을 통해 풍기인삼의 우수성과 비상하는 미래를 알릴 수 있는 스토리로 진행 되는 주제공연과 흥겨운 길놀이와 상황극, 캐릭터 퍼포먼스가 함께하는 신명나는 놀이마당 형식을 통해 관람객과 소통하는 엑스포 퍼레이드, 전국 K-POP 커버댄스 경연대회, 전국 슈퍼밴드 경연대회, 전국 청소년트롯가요제 등 전국 경연 프로그램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2022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 경과2022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는 2017년 엑스포 유치 선포식을 시점으로 올해까지 6년간 준비과정을 거쳤다.엑스포 예산은 총 317억으로 88만3천㎡ 규모의 주행사장 및 부대 행사장이 꾸며졌다.영주시와 (재)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조직위측은 엑스포를 통해 생산 및 부가가치 유발 3천479억원, 취업유발 2천798명의 파급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2016년 고려인삼 시군협의회 출범과 함께 공동 발전 방안이 도출 되면서 엑스포의 밑그림이 그려졌다. 영주시는 2017년 주민 여론조사 및 부지선정 용역과 2018년 엑스포 기본구상 및 타당성 연구 용역을 완료했다. 2018년 농식품부 방문 엑스포 유치 관련 업무 협의를 시작으로 경북도 지방재정영향평가, 2019년 행안부 중앙투자심사 승인, 국토부 지역수요 맞춤지원 공모사업 선정, 엑스포장 부지매입, 2020년 엑스포 추진단 출범, 2021년 풍기인삼팝업공원조성 등을 거쳐 2022년 9월 30일 개장했다. □ 2022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의 의미2022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는 영주 역사상 최초로 개최되는 국제행사로, 인삼의 저변을 확대하는 국제 박람회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건강식품의 수준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생명산업으로 범위를 확장시키기 위한 학술대회와 포럼 등도 함께 개최돼 의미를 더한다.인삼의 종주국으로서 영향력 확대와 건강산업에 대한 관심을 증대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엑스포 개최로 얻어지는 기대효과는 크게 세 가지로 꼽을 수 있다. 먼저 경제적 효과로는 생산 유발 효과 2천474억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 1천5억원과 2천798명의 취업 유발효과를 기대된다. 두 번째로 사회적 효과로 국내외 관광객 유치로 관광산업 인프라 구축, 관광상품 개발을 통해 새로운 도약 기반을 마련한다.마지막으로 지역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로 문화적 욕구 충족과 문화 지식 함양, 자긍심 고취, 지역의 화합 분위기를 조성하는 문화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해외시장 수출길 청신호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 기간중 수출협약 2천50만 달러, 수출상담 실적 1천506만달러를 달성했다. 이 수치는 기업과 바이어 간 40여 회의 상담을 통해 당초 목표한 500만 달러 수출계약과 1천만 달러 수출 상담을 크게 초과 달성한 것으로 산업엑스포로서의 면모를 제대로 확인시켜주고 있다.엑스포 잔여기간을 고려하면 수출협약 및 상담액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인삼의 산업화·세계화를 위해 열리는 2022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 K-인삼 산업의 수출 경연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해외 시장 네트워크 구축이 쉽지 않은 국내 인삼업체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한류 콘텐츠의 선풍적인 인기로 인삼에 호기심을 가지기 시작한 해외의 젊은 소비층을 공략하기 위해 액상형스틱, 차, 음료 등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삼·홍삼 가공품을 다양하게 선보여 해외 바이어들의 관심과 문의가 높았다. 이런 현상은 다양한 고객층 증가에 따른 수출길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영주시는 2022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를 통해 인삼 교역 확대를 위해 세계 각국의 바이어를 대상으로 풍기인삼의 우수성과 지속적 수출 전략을 모색해 수출 지역을 다변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방침이다.2022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는 가족 단위, 어린이 관람객들의 취향까지 사로잡으며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행사라는 평이다.이 같은 평가는 다양한 연령대의 관람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콘텐츠 개발과 인삼, 세계를 품고 미래를 열다라는 엑스포 슬로건처럼 아이를 품는 것이 미래를 여는 일이라는 미래지향적 계획이 있었기 때문이다. 영주시는 엑스포를 통해 새로운 영주의 미래를 개척한다는 계획이다. 영주/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2022-10-19
덥지도 춥지도 않은 날씨, 소슬하게 불어오는 바람, 저 먼 산에서 사람들을 유혹하는 색색깔의 나뭇잎….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집에만 있기에는 뭔가 아쉬운 가을날이 성큼성큼 지나가고 있다. 누구라도 가방을 꾸려 낯선 곳으로 떠나고 싶은 계절. 지루한 일상을 벗어나 눈에 보이는 모든 게 새로운 공간으로 가고 싶어진다. 그러나, 여러 가지 문제로 집을 벗어날 수 없는 이들도 적지 않은 게 2022년 10월 오늘의 현실. 이 안타까움을 달래줄 적당한 방법이 없을까? 단풍 든 숲이나, 석양 아름다운 바닷가로 갈 수 없는 독자들을 위해 자신의 ‘가슴 안으로’ 떠나 지나온 삶을 돌아보게 하는 ‘여행 같은 영화’ 2편을 추천한다.중년을 소년 시절로 데려가는 ‘와이키키 브라더스’과거를 떠올리며 눈물짓는 따위는 분명 젊음의 몫이 아니다. 그러기에 시인 황지우는 이렇게 노래한다. “슬픔처럼 쌍스러운 것이 또 있을까”.그렇다. 미래를 설계하지 못하고 과거에 기대 현실을 겨우 견뎌내는 삶은 분명 쌍스러운 것이다. 그러나, 잊었던 유년의 기억에서 지금의 자신을 있게 만든 편린을 찾아내고, 그로 인해 젖어오는 가슴으로 훌쩍이는 인간을 단죄할 자격은 누구에게도 없다.임순례 감독의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군사독재 따위의 정치적 상황과는 무관하게 따스함으로 추억되는 1980년대와 정글의 법칙만이 남은 21세기를 오가며 진행되는 영화.‘와이키키 브라더스’가 그려내는 사람들. 현실에서 그들의 삶은 비루하고, 참혹하기 짝이 없다. 반면 그들의 과거는 비참한 지금의 삶과는 대비되는 빛나는 아름다움이다.오래된 온천 도시 나이트클럽에서 취객들의 흐느적거리는 춤을 위해 기타를 연주하는 성우(이얼 분). 하지만 그에게도 찬란한 시절은 있었다. 바로 보컬그룹을 이끌던 고교 시절.성우의 첫사랑 인희(오지혜 분)의 삶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남편과 사별한 채 야채트럭을 몰며 고무줄바지 차림으로 살고 있지만, 그녀에게도 조안 제트보다 더 멋지게 ‘아이 러브 로큰롤(I Love RockRoll)’을 부르던 여고 시절이 있었다. 성우의 고등학교 친구들인 민수와 수철, 인기의 삶도 지지부진하기는 마찬가지. 보컬그룹을 함께 하며 즐거운 추억을 공유한 친구들이지만, 그들을 묶어주던 음악이라는 연결고리는 끊어진지 오래. 민수는 약삭빠른 처세술을 익힌 속물로 전락했고, 시청 건축과 직원이 된 수철은 환경운동가가 된 인기와 사사건건 대립한다. 그들 사이에 우정 따위의 단어가 틈입할 여지는 없어 보인다.빛나던 그들의 과거와 참혹한 현재를 오가는 카메라. 그 속에서 자신의 과거와 현재까지 읽어낸 사람이 비단 기자 하나만일까?건들거리는 폼과 위악으로도 숨길 수 없던 맑은 꿈들. 별을 노래하는 시인이나, 아프리카 오지를 탐험하는 여행가가 되고 싶었던 소년들. 인간은 선하고 아름다운 존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던 시절.그러나 지금은? 저마다 몇 푼 월급에 목을 매고, 꿈과는 동떨어진 일을 죽지 못해 해내며 스트레스로 마신 술에 위장에 탈이 나기 시작하는 중년으로 살고 있는 ‘한때 소년이었던’ 중년들.이런 생각을 하며 지켜보는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화면은 우리를 고문한다. 그러나 고맙게도 임순례 감독은 “인생은 환멸”이라는 결론으로 관객을 이끌지 않는다.죽음 곁으로 사라진 늙은 음악가를 대신해 나이트클럽 웨이터 기태(류승범 분)는 몰락해가는 성우의 밴드에 합류한다. 이는 ‘음악이 돈과 밥이 되어주지 못해도 그 길을 가려는 사람은 언제고, 어디에서고 있기 마련’이라는 예술에 대한 낙관을 보여주는 것에 다름 아니다.멤버들과 싸우고 밴드를 떠나 마을버스 기사로 살아가는 드러머 강수(황정민 분)와 호색한 건반 연주자 정석(박원상 분)이 핸드폰으로 나누는 ‘눈물의 화해’는 감독이 품고 있는 인간에 대한 낙관을 드러내기에 모자람이 없다.“그래도 생은 살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는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핵심어를 함축해 보여주는 영화의 라스트 신이 눈에 선하다.밀려나고 또 밀려나 가 닿은 남도의 끝자락 여수. 성우의 기타 연주에 맞춰 첫사랑 인희가 촌스런 무대의상을 입고 노래를 부른다. 더 이상 예쁘장한 여고생도, 자존심으로 뭉친 콧대 높은 소녀도 아닌 중년여자 인희가 노래를 부른다. 아직도 사랑은 포기 못한 우리의 희망, 그 은유가 아닐까? 비록 비루하고, 참혹할 따름인 세상일이라도 인생이란 진지한 것이며, 언제나 죽음보단 삶이 따뜻했다.. 둘이 함께 걷는 길의 따스함 ‘싱글라이더’정호승의 시(詩)에 가수 이지상이 곡을 붙인 노래가 있다. 사는 것이 덧없고 쓸쓸할 때면 볼륨을 낮추고 조용히 따라 부르고 싶은 노래.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도입부는 이렇다.울지 마라외로우니까 사람이다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염세주의 철학자들이 세련되게 해석한 비극적 세계관을 알지 못해도 좋다. ‘존재한다’는 것에 관해 한 번이라도 깊이 생각해본 사람은 안다. 인간의 내부엔 크건 작건 외로움의 사막 또는, 쓸쓸함의 우물이 들어서 있다는 사실을.여기 예상치 못했던 사건 탓에 잘나가던 증권회사 지점장에서 오갈 데 없는 실직자가 된 한 사내(강재훈·이병헌 분)가 있다. 영어도 배우고 자립 기반도 만들기 위해 멀고 먼 외국에서 2년 가까운 시간을 고생해 2천만 원의 돈을 모은 젊은 여성(유진아·안소희 분)도 있다.지점장과 성공한 호주 워킹홀리데이 경험자가 되기 위해 둘은 얼마나 큰 노력을 기울였을까. 하지만, 자신의 존재 바깥에 있는 ‘동정 없는 세상’은 두 사람이 오늘에 이르기까지 흘린 눈물과 땀에는 관심이 없다. 그저, 아무렇지도 않게 되물을 뿐이다.“그래서 어쩌라고? 세상에 슬픈 게 너 하나야?”이주영 감독은 자신이 각본까지 쓴 영화 ‘싱글라이더’를 통해 이 처참한 질문 앞에 선 두 사람의 길고도 짧은 궤적에 카메라를 들이댔다. 담담하고 건조한 연출이 관객들을 슬픔으로 이끈다. 먼저 흥분하고, 교사처럼 가르치려는 감독은 분명 아닌 듯해 믿음이 간다.직장에서 밀려난 한 사내가 아내와 아들이 있는 호주를 찾아간다. 그러나, 아내는 이미 자신과는 다른 꿈을 꾸며 살아가고 있다. 갑자기 낯설어진 아내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는 사내.20대 초반에 낯선 땅에 와서 죽으라고 일만 했다. 겨우겨우 모은 작지 않은 돈. 그걸 좀 더 좋은 조건의 환율로 바꾸고 싶었던 여학생은 불행한 사건에 직면한다. 이런저런 과정을 거쳐 친구가 된 두 사람. 둘 앞엔 누구도 쉽게 상상하지 못했던 결말이 기다리고 있는데….강재훈이 처한 벼랑 끝 상황은 어디에서 연유한 것일까? 무엇이 자신감 넘치던 그를 외롭고 난감한 처지로 이끌었을까? 그건 바로 아내를 포함한 타자에 대한 무관심과 소통의 부재가 아니었을지. 눈 밝은 이들은 이주영 감독이 무관심과 소통 부재의 사내 강재훈에게 준 마지막 선물이 곤경에 처한 소녀 유진아였다는 걸 어렵지 않게 알아차린다.다른 사람의 고통을 이해하고, 어려움에 처한 남을 돕는 일에 익숙하지 않았던 강재훈. 그는 유진아를 통해 자신의 메말랐던 삶을 진지하게 돌아보게 된다.‘싱글라이더’의 마지막 장면은 따스함으로 인해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래 머물 듯하다. 원시의 파도가 몰려오는 황량한 공간. 그 무인지경의 길을 강재훈과 유진아는 혼자가 아닌 둘이서 걷고 있다.이지상이 노래한 정호승 시의 한 구절처럼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라는 걸 우리는 이미 안다.하지만, 하나가 아닌 둘, 둘이 아닌 셋이라면 그 ‘견딤’이 조금은 덜 쓸쓸하지 않을까?/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2-10-18
문경시는 오는 15일부터 30일까지 16일간 문경새재 야외공연장 일원에서 ‘백설공주가 사랑한 문경사과’라는 주제로 2022 문경사과축제를 연다.이번 축제는 △개막식, 폐막식, 축하공연 등 공식행사와 △문경사과 홍보관 등 전시행사 △사과특판, 온라인 스토어, 농특산물 판매 등 판매행사 △사과따기 체험, 사과럭키박스, 사과배 레이스 등 체험행사 △문경사과 학술 세미나, 애플데이, 사과나눔행사 등 특별행사 △문경산악체전, 전국 장애인 행복 걷기대회 등 연계행사로 치러진다.오는 15일 오후 2시 야외공연장에서 열리는 개막식에는 인기가수 이찬원, 홍자, 주미 등이 출연해 축제의 흥을 돋우고 방문객의 만족도를 높인다. 또한 축하공연으로 16일 가수 태진아, 주미, 임혁이 출연하며 25일은 현숙, 서지오, 문연주가, 폐막식인 30일은 주미, 남일해가 각각 무대를 달굴 예정이다.야외공연장 잔디광장에서 열리는 문경사과 홍보전시관에는 △문경사과 이야기 △문경사과 품평회 출품 사과 전시 △사과 가공품 전시 △문경사과 포토존 등으로 꾸며진다.옛길박물관 앞에서 펼쳐지는 판매장에는 19개 부스에서 감홍, 양광, 시나노 골드 등 이 시기에 출하되는 사과들이 판매되면 축제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구매가 가능하며, 문경농특산물 판매장에는 오미자, 표고버섯, 약초, 농산물 가공품 등 20여개 부스가 운영된다. 행사장과 13개 농장에서 이뤄지는 체험행사는 △사과따기 체험 △사과 럭키박스 △사과배 레이스 △사과 가위바위보 △사과 사행시 △사과 높이쌓기 △사과껍질 길게 깍기 △사과 빨리 쪼개기 △사과 바람개비 만들기 등이 있다. 25일 문경관광호텔에서 열리는 문경사과 학술세미나는 사과재배농업인과 농업인대학 교육생 등이 참석해 ‘지역에 맞는 사과재배기술 정립 및 문경사과 발전 방안’에 대해 열띤 토론을 펼칠 예정이다.문경농협 주관으로 열리는 애플데이 행사는 25일 야외공연장에서 문경사과 홍보와 노래자랑 및 장기자랑, 축하공연 등의 내용으로 진행된다.문경사과축제추진위원회는 축제 기간 중 주말에 문경새재 일원에서 방문객들에게 문경사과를 나눠주는 나눔행사를 가질 계획이다.사과축제와 연계한 행사로 22~23일 문경산악체전이 열리며, 26일에는 경북장애인체육회 주관으로 전국 장애인 행복 걷기대회도 야외공연장에서 열린다. 신현국 문경시장 최근 2년 동안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비대면 축제로 진행돼 많은 아쉬움을 샀던 문경사과축제가 드디어 3년 만에 일상으로 돌아와 대면축제로 개최됩니다. ‘백설공주가 사랑한 문경사과’라는 주제어로 문경새재도립공원에서 전시행사와 판매행사, 그리고 공연행사가 알차게 진행됩니다.문경사과는 일교차가 큰 백두대간 산간 분지 지역의 비옥한 토질과 기후, 기상재해가 없는 축복의 청정 자연환경에서 전국 최고의 사과재배 기술로 생산하여 육질이 단단하고 향이 짙으며 당도가 높아 꿀사과라 불리며, 특히 축제기간에 주력품종으로 판매되는 문경감홍사과는 높은 당도를 자랑하며 식감이 좋아 한번 먹어보면 다시 찾게 되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사과로 인정받았습니다.문경시에서는 2008년부터 매년 한·일 사과재배 기술교류와 일본전문가 초청교육을 통해 해마다 500여명의 사과재배 농업인들에게 지속적인 선진재배 기술을 보급하고, 농업인대학 사과반 과정을 운영하며 매년 100여명의 수료생을 배출하고 있습니다. 또한 2009년 ‘사과연구소’를 건립하여 지역특성에 맞는 품종 시험재배와 농업인의 현장 실습 등을 꾸준히 진행하며 고품질 사과생산의 전초기지로 활용하고 있습니다.특히, 매년 사과축제기간 중 사과 품평회를 개최하여 문경지역 사과재배 농가가 출품 생산한 사과의 외관심사와 포장심사 등 엄격한 기준을 통해 선발하여 고품질 사과생산을 위한 내부 경쟁을 유도하고 있으며, 선발된 사과는 축제 기간 중 사과홍보전시관에 전시하여 문경사과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데 사용됩니다.최근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하여 잠시 주춤했던 지난 2년의 시간을 뒤로 하고, 사과 생산농가와 사과축제추진위원회에서는 이번 대면축제를 통해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가기 좋고, 놀기도 좋은 문경새재에서 열리는 문경사과축제에 많은 분들께서 방문하여 이찬원, 태진아같은 인기가수의 공연, 맛 좋은 사과와 온가족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축제 프로그램, 그리고 가을을 품은 문경새재를 함께 즐기는 시간을 여유롭게 가져보시길 바랍니다.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에서 최초 육성된 국산품종인 감홍사과는 홍로보다 대중적인 인지도는 떨어져도 맛에서는 전혀 뒤처지지 않습니다. 10월 상·중순경에 수확하는 감홍은 재배가 까다롭고, 보관기간이 짧은 단점이 있지만 식감은 연하고 과즙이 많으며, 압도적인 단맛(15~16brix)에 약간의 신맛(산도 0.4%)이 잘 어우러져 한번 감홍을 먹어본 사람은 다시 찾게 되는 고유한 매력을 가진 품종이라 할 수 있습니다.우리시에서는 부사보다 평균 당도가 2~4brix 높고 식감이 좋아 경쟁력 있는 감홍을 지역특화품종으로 보급하기 위해 시범사업과 보조사업을 지원해왔고, 더불어 문경감홍사과재배연구회를 중심으로 재배기술을 교육하고 관리하여 문경의 감홍 재배면적은 10년 전보다 2배 정도 증가하여 2022년 현재 400ha에 이를 정도로 크게 늘어난 상태입니다.올해 초 포항에서 열린 과수산업 발전방안을 위한 농림축산식품부 주관 간담회에서는 시장 개방화에 대응하여 사과 경쟁력 제고를 위한 방안으로 문경 감홍사과의 집단보급 성공사례가 소개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코로나19의 예상치 못한 등장으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진 지금, 특히 무엇을 먹든지 개성있고 맛있는 것을 선호하는 현상이 트렌드가 되며 맛에 있어서는 어떤 사과보다도 탁월한 ‘감홍’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문경사과축제 현장에 방문하셔서 직접 감홍사과를 맛보고 즐겨보시길 권해드립니다.얼마 전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던 문경오미자축제에서는 ‘축제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투자’라는 시정방향에 따라 모든 프로그램 구성 및 축하공연까지 전국 최고의 수준으로 진행되어 농가 매출 증대와 참여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내며 다시 한번 더 축제를 위한 투자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보름 간의 문경사과축제에서도 주력상품인 감홍사과의 주산지에서 열리는만큼 전국 최고의 위상에 맞게 탁월한 맛으로 대표되는 ‘문경사과’의 강점을 적극 활용하고 체험·판매행사의 완성도를 높여 성공적인 축제로 평가 받을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였습니다.추후 우리시에서 개최하는 문경약돌한우축제와 더불어 내년 진행할 축제들 또한 적극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최고를 지향하며 코로나19로 위축된 지난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는 기회로 만들어 문경의 새로운 성장 동력원으로 구축하여 경제활성화에 앞장설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문경/강남진기자 75kangnj@kbmaeil.com
2022-10-13
커피가 ‘한국인의 기호품’으로 자리 잡은 지 이미 오래다. 21세기 초반만 해도 인스턴트커피에 설탕과 프림을 섞은 믹스커피가 주류였지만, 대세가 원두커피로 기운 후 향과 맛에 민감해진 이른바 ‘커피 애호가’도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전국이 그러하니 포항이라고 다를 바 없다. 관광객들에게 ‘푸른 물결 동해를 품은 포항의 핫 스폿’으로 불리는 영일대해수욕장엔 현재 수십 개의 커피숍이 성업 중이다.한꺼번에 100명이 넘는 손님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커피전문점부터 10여 평 남짓의 조그만 커피 가게까지 그 형태도 다양하고, 거기서 만들어내는 커피의 맛과 향 또한 소비자의 취향에 맞춰가며 다양해지고 있다.유별나게 느껴질 수도 있는 한국인의 커피 사랑은 각종 조사를 통한 데이터를 봐도 어렵지 않게 드러난다.올해 초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사람들에게 물었다. “당신은 어떤 음료를 가장 좋아합니까?”이 물음에 “커피”라고 답한 이들이 32.4%. 설문조사에 응한 답변자 셋 중 하나가 커피를 즐겨 마시는 음료로 지목했다. 탄산음료(7.7%)와 우유(11.3%)를 압도하는 결과였고, 2위로 조사된 과일주스(18.1%)보다 2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커피전문점과 커피소비량 증가의 중심엔 ‘MZ세대’가...또 다른 조사에선 한국 커피전문점의 시장 규모가 43억 달러로 나타났다.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다. 중국의 인구가 한국의 30배에 가깝고, 미국 소비자의 높은 구매력을 감안한다면 이는 의외의 결과로 다가온다.커피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커피 수입액은 1조 원에 육박했다. 이는 1년 사이에 2천 억 원이 증가한 것. 이쯤 되면 2022년 현대 한국인들은 옛사람들이 밥 먹고 숭늉 마시듯 커피를 즐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하다.한국 커피시장의 급격한 팽창과 늘어난 커피 소비량의 중심엔 세칭 ‘MZ세대’가 자리했다.남과는 다른 것, 기존에 있는 것들과는 구별되는 아이템을 선호하는 그들은 오늘도 새로운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는 ‘인생 커피’를 찾아 외국 커피 프랜차이즈점부터 원두 볶는 고소한 향기 가득한 동네 커피숍까지 찾아다닌다. 물론 나이 지긋한 이들 중에서도 커피 애호가는 어렵지 않게 발견된다. 회갑을 넘겼음에도 하루에 커피 4~5잔을 마시는 교수, “커피 향기 없는 아침을 상상할 수 없다”는 중년의 사업가도 기자 주위에 있다.현실이 이렇다보니 다수의 MZ세대와 기성세대가 함께 생활하는 공간인 대학에 커피전문점이 늘어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지난 2020년 말 포항공과대학교(POSTECH·총장 김무환) 내에 문을 연 coffee nearme(커피 니얼미·일명 커미)는 독특하고 특색 있는 커피전문점이다.포스텍에서 시작한 로컬 카페 ‘커미’는 포스테키안(포스텍 학생들과 구성원들을 지칭하는 단어)의 행복을 위해 학생들의 감성과 라이프스타일을 담아 학교에서 직접 기획한 카페로 이름을 알렸다.“이는 대한민국 공대 중 처음으로 학생들의 행복을 위해 기획돼 상표 등록을 마친 카페”라는 게 포스텍 복지회 이주상 팀장의 설명이다. ▲한국 공대 최초로 학교에서 기획해 상표 등록한 ‘커피 니얼미’“포스텍 학생들의 일상에는 다양한 방식으로 커피가 함께 존재한다. 모닝커피로 하루를 시작하거나, 바쁜 강의와 일과 중에 잠시 여유를 즐기기 위해 커피를 마시기도 하고, 밤샘 연구나 공부를 위해 ‘커피는 연료와 같다’며 즐겨 찾는 등 커피는 학생들에게 매우 가깝고 친근한 친구와 같다”는 부연이 이어졌다.덧붙여 몇 가지를 더 물었다.-학생들의 복지 확장 차원에서 카페를 오픈한다는 건 30년 전에 학교를 다닌 나로서는 쉽게 받아들여지지가 않는다.“지금과 그때는 많이 다르다.(웃음) 커미 오픈 당시에도 교내에 카페가 두 군데 있었다. 그곳들을 새롭게 리모델링할 시기도 됐었고, 포스텍 학생들에게 바로 내 옆에 있는 친구처럼 친근하고 따뜻하고 위로가 되는 카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포스텍 자체 브랜드 커미는 그런 이유로 론칭됐다.”-커피 니얼미의 오픈 과정이 궁금하다.“2020년 12월 7일 포스텍 학생회관 1층에서 처음 영업을 시작했다. 기존의 노후된 카페를 새롭게 만들고자 재능 기부 디자이너의 도움을 받아 브랜드 네이밍, 공간 리모델링, 카페 운영체제 개선, 웨이브온 커피와의 콜라보를 시작할 수 있었다. 포스텍 학생회관점 공간 리모델링 비용은 포스텍 철강대학원 이종수 특임교수가 기부금을 출연했다. 그리고, 국내 최고 카페 중 하나인 웨이브온 커피의 좋은 원두와 함께해 학생들로부터 호평 받았다. 커미 카페는 포스텍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근로 장소이기도 하다.”-‘웨이브온 커피와의 콜라보’라고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웨이브온 커피는 부산 기장에 자리한 로스터리 카페(원두를 직접 볶고 갈아 커피를 만드는 가게)다. 아름다운 부산의 바다, 매력적인 장식으로 꾸며진 공간, 직접 로스팅한 커피로 유명하다. 불과 4~5년 만에 웨이브온 커피는 기장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2020년엔 한국 라떼아트 챔피언십 공식 원두 공급사로 선정되는 등 실력과 도전정신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웨이브온 커피의 모습이 젊고 도전적이며 실력을 갖춘 포스텍 학생들과 일맥상통 하는 게 있어 커미와 어울리는 파트너라고 믿게 됐다.” ▲포스텍 도서관 방문한다면 향기로운 커피 한잔을웨이브온 커피에서는 포스텍만을 위한 원두도 브랜딩했다. 이름하여 ‘P.320’. 포스텍엔 매년 유능한 공학도를 꿈꾸는 학생 320명이 입학한다. 소수정예다 P.320은 그 상징성을 담은 이름.이 원두의 선정을 위해 웨이브온 커피에서 기존에 제공하던 원두와 포스텍만을 위해 새롭게 브랜딩한 원두 등을 가지고 교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테이스팅(사전 정보 없이 시음하는 것)을 진행했다. P.320은 그 과정에서 가장 많은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고 한다.“브라질, 콜롬비아, 과테말라 커피콩을 브랜딩 해 로스팅 작업을 거친 P.320은 깨끗한 단맛과 탄탄한 바디감, 길게 이어지는 향기가 장점”이라는 게 포스텍 복지회의 설명. 더불어 우유와 섞어도 맛있는 커피라고 한다. 즐기는 방법도 에스프레소, 모카포트, 프렌치프레스, 핸드드립 등 다양하다.당연한 이야기지만 대학엔 학생 외에도 교직원 등이 함께 생활한다. 그들도 ‘커미’를 좋게 평가하는지 궁금했다. 또한, 학교 바깥의 커피전문점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있는지를 물었다.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학부생과 대학원생뿐만 아니라 교직원들도 커미를 애용한다. 포스텍 캠퍼스엔 커미 외에도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 포항의 로컬카페 등이 있다. 그중 커미 카페는 가장 접근성이 좋고, 저렴한 가격에 높은 품질의 원두커피를 제공하고 있기에 포스텍 구성원들이 즐겨 이용하고 있다. 아메리카노 가격은 레귤러 사이즈가 2천500원이다. 오픈 당시의 가격을 현재까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얼마 전인 지난 8월 말에는 포스텍 학내 도서관인 박태준학술정보관 1층에 ‘커미 도서관점’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포스텍은 박태준학술정보관을 지역사회 시민들에게 개방하고자 리모델링을 추진했고, 1층에 커미 카페가 입점하게 된 것.커피가 남녀노소 불문 ‘한국인이 가장 즐기는 음료’라는 사실을 감안해 정신의 향기를 높여줄 책과 향긋한 커피를 매칭시킨 것으로 보인다.그곳에선 커미 1호점인 학생회관점에서 판매하는 메뉴는 물론, 웨이브온 커피의 스페셜티 원두도 판매된다. 커미 학생회관점과 동일하게 가격이 저렴하고, 고급 원두도 판매하고 있어 포스텍 구성원들과 도서관을 방문하는 시민들에게 동시에 사랑받고 있다고.낙엽 떨어지고 차가운 바람 불어오기 시작한 만추지절(晩秋之節). 만약 포스텍 도서관을 찾는다면 향기로운 커피 한잔으로 가을의 우울을 떨쳐보면 어떨까?/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2-10-11
높은 산 아래 맑은 물이 흐르는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경상북도 봉화는 이름처럼 맑은 청량산이 커다란 품을 펼치는 고장이다. 청량산 깊은 골짜기마다 이름난 고찰을 품고 있고, 속세를 떠나 산속에서 글을 읽으며 지냈던 선조들이 남겨놓은 문화유산이 가득하다.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계절, 붉은빛이 물드는 숲길 따라 물길 따라 봉화의 청량산으로 떠나보면 어떨까. △12개 봉우리와 27개 사찰 품은 청량산경북 봉화군 명호면 북곡리 태백산맥 줄기에 솟아 있는 청량산은 자그마한 금강, 소금강(小金剛)이라 부를 만큼 봉우리마다 수려한 기암괴석이 장관이다. 1982년 경상북도립공원으로, 2007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돼 산천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았다.청량산에는 최고봉인 장인봉을 비롯해 선학봉, 자란봉, 연화봉, 자소봉, 금탑봉, 경일봉, 축융봉 등 12개의 봉우리(육육봉)가 연꽃잎처럼 산을 두른다. 봉마다 학소대, 금강대, 어풍대, 원효대, 반야대, 의상대, 밀성대 등의 대(臺)가 있다. 27개의 사찰과 암자 터도 있다.청량산은 신라시대에 높은 봉우리의 이름을 의상봉, 보살봉, 반야봉, 문수봉, 원효봉이라 부를 만큼 불교문화의 흔적이 가득했다. 유교가 국가이념으로 자리 잡은 조선 중종 39년(1544), 당시 풍기 군수였던 주세붕이 청량산을 다녀간 뒤 불교식 이름의 열두 봉우리를 지금의 이름으로 바꿨다. 시절에 따라 불가의 산은 유가의 산이 됐다.청량산을 이야기하면서 조선시대 최고의 학자, 퇴계 이황을 빼놓을 수 없다. 퇴계는 어린 시절부터 청량산에서 글을 읽고 사색을 즐겼다. 안동의 도산서당에서 제자를 가르치면서도 틈틈이 산을 찾았다. 서당을 세울 때 청량산과 현재의 도산서원 자리 중, ‘어디에 서당을 지을 것인가’ 고민할 만큼 청량산을 사랑했다. 퇴계의 시조 ‘청량산가(淸凉山歌)’의 “청량산 육육봉을 아는 이는 나와 백구(白鷗), 백구야 훤사(喧辭)하랴, 못 믿을손 도화(桃花)로다, 도화야 떠나지 마라, 어주자(魚舟子) 알까 하노라”는 구절에서 청량산이 세상에 알려져 더럽혀질까 걱정하는 마음이 드러난다. △청량산 최고의 풍경 연출하는 응진전청량산 아래에는 낙동강 긴 물줄기가 흐른다. 산 입구에서 바라보면 강을 따라 마치 주상절리를 옮겨 놓은 듯한 절벽이 솟아 있다. 이 절벽은 옛날부터 학이 날아와 새끼를 치고 서식해 학소대라고 부른다.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사이에 두고 학소대와 나란히 서 있는 금강대 또한 비경이다.청량산 입석에서 금탑봉을 향해 천천히 올랐다. 봉우리 사이로 가는 길은 마치 그림 속을 걸어 들어가는 기분이 든다. 바위가 층층이 쌓아놓은 금탑 모양을 하고 있다는 금탑봉은 3층 층암절벽이다. 암벽 층마다 소나무들이 테를 두른다. 금탑봉은 예전에 신라의 대문장가 최치원의 이름을 따서 치원봉으로 불렀다. 봉우리 기암괴석 동굴 속에서 최치원이 마시고 더 총명해졌다는 총명수가 샘솟는다. 봉우리 아래에는 절벽이 병풍처럼 두른 암자, 응진전이 있다. 원효대사가 머물렀던 암자로 663년 세워졌다. 가을이면 오랜 세월이 녹아든 응진전에 붉은 단풍 물결이 덮쳐 청량산 최고의 풍경을 만든다.금탑봉보다 높은 곳에 있는 김생굴에서는 통일신라시대 글씨의 대가, 김생이 9년간 글씨를 수련했다고 한다. 여기에 재미있는 설화가 있다. 어느 정도 실력을 쌓고 하산하려는 김생에게 갑자기 길쌈을 수련한 청량봉녀가 나타나 실력을 겨루자고 했다. 조선 최고의 명필 한석봉과 그의 어머니 일화처럼, 어두컴컴한 굴속에서 불을 끄고 서로의 실력을 발휘해 비교해보니 청량봉녀가 짠 천은 흐트러짐이 없었고, 김생의 글씨는 고르지 못했다. 부족함을 깨달은 김생은 1년을 더 수련하고 세상에 나가 최고의 명필이 됐다고 한다. 이곳에는 김생이 붓을 씻었다는 우물, 세필정도 남아 있다. △전설과 보물 간직한 천년고찰 청량사청량산 자락에는 응진전과 더불어 유서 깊은 문화유산이 있다. 연화봉 기슭 구불구불 험한 산길을 따라 거친 숨을 내쉬며 걷다 보면 활짝 핀 꽃 안의 꽃술처럼 청량산 열두 봉우리가 품은 청량사를 만난다. 천년고찰 청량사는 신라 문무왕 3년(663)에 원효대사가 창건했다. 예전에는 연대사(蓮臺寺)로 불리며 30여 개의 암자를 거느렸던 큰 사찰이었다. 연대사는 무너져 터만 남았고, 연대사 부속 건물 중 하나였던 유리보전이 청량사라는 사찰로 이름을 바꿨다.경상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유리보전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소박한 건물에 팔작지붕을 얹었다. 처마 선은 단정하다. 기둥 위에 용머리와 용 꼬리가 장식돼 있다. 유리보전 현판은 고려 말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이곳에 왔을 때 쓴 친필이라고 한다.유리보전 앞에는 세 갈래로 가지가 뻗은 소나무가 서 있다. 적막한 산속에서 세월을 꿋꿋이 견뎌온 소나무에는 전설이 전해진다. 원효대사가 청량사를 지을 때, 절 아랫마을에서 논을 갈고 있는 농부와 소를 만났다. 뿔이 세 개나 달린 소는 농부의 말을 듣지 않고 날뛰고 있었다. 원효대사는 농부에게 소를 시주하라며 소를 받아 돌아왔다. 제멋대로였던 소는 절에 와 고분고분 말을 듣고 청량사를 짓는데 필요한 재목과 물건을 밤낮없이 날랐다. 절의 준공을 하루 앞둔 날, 소는 숨을 거뒀다. 원효대사가 죽은 소를 묻었더니 그곳에서 가지가 셋인 소나무가 자랐다. 이를 ‘삼각우송’이라 하고, 소 무덤을 ‘삼각우총’이라 불렀다.오랜 설화처럼 청량사에는 오래된 보물도 있다. 청량사 건칠보살문수좌상은 흙으로 형태를 만들고 그 위에 삼베를 입혀 칠을 발라 말리는 과정을 반복하다 일정한 두께가 되면 조각해 만든 불상으로 눈 부위에는 장식을 새겨 넣었다. 보기 드문 건칠불상(종이불상)은 얼굴, 신체, 옷을 입은 모습으로 보아 12~13세기 고려시대 불상으로 추정된다. 복장유물은 불상을 만들 때 사리나 경전 같은 유물을 가슴이나 배속에 봉안한 것인데, 건칠불상과 함께 경상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청량사 지장전에 봉안된 목조지장보살삼존상은 16세기에 만들어진 불상으로, 유교 시대에 만들어진 불상이 드물다는 점에서 조선 불교 조각의 흐름을 알 수 있는 귀중한 유물이다. 청량사는 지금은 작고 소박한 사찰이 됐지만 신라, 고려, 조선시대에 이르는 다양한 유물을 간직한 거대한 박물관 같다.청량사 유리보전 옆 가파른 산길을 따라 오르면 하늘과 가장 가까운 다리를 만난다. 산이 하늘 높이 닿을수록 골짜기는 깊기에, 하늘다리를 향해 오르는 산길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고생 끝에 오른 청량산의 명물 하늘다리는 2005년 90m 길이로 설치됐다. 해발 800m의 자란봉과 선학봉을 연결한다. 깊은 산속에 설치된 다리를 건널 때 골짜기를 따라 불어오는 바람에 등골이 서늘하지만 눈이 시리도록 아름답게 펼쳐진 능선을 바라보면 두려움은 금세 사라진다. 같이 가볼만한 곳청량산 물길 매호유원지봉화군 명호면 도천리에 있는 매호유원지는 낙동강과 운곡천이 만나 청량산을 휘도는 부드러운 물길이 아름답다.태백산맥과 일월산맥 황우산의 만나는 곳이라 산수가 수려하다. 산과 물이 만나는 모습이 매화꽃이 떨어지는 모습 같아 매호(梅湖)라 부른다. 범바위에서 내려다보면 한반도 모양처럼 보이기도 한다.매호유원지는 은어와 잉어가 많이 잡혀 옛날부터 낚시터로 이름났다. 산이 깊고, 물길도 깊어 등산하면서 래프팅도 즐길 수 있다.낙동강과 운곡천이 만나는 지점과 가까운 곳에는 옛날 용이 살았다는 못, 용소가 있다. 명주꾸리 세 개를 풀어 넣어야 할 만큼 깊다고 한다.매호유원지 하류 암반에서는 마르지 않는 샘처럼 용천수도 흘러나온다. 봉화 청량산은 산 좋고 물 좋은, 그야말로 백두대간 천혜의 자연이다./봉화=글·사진 이솔 객원기자
2022-10-06
소통과 화합, 현장행정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이남철 고령군수가 오는 8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젊고 힘있는 고령의 미래를 준비하며 청사진을 그려온 이 군수.고령군은 역점시책으로 불리는 5·5·5프로젝트의 실현을 위한 각종 사업을 진행하며, 청년층 유입과 주거 환경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또한, 공약 실천을 위한 구체적인 추진계획도 착착 수립하고 있는 상황. 미래세대인 아이들을 위한 교육 환경 개선과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아래에서 민선 8기 100일을 맞이한 고령군의 현재 상황과 향후 미래 계획을 상세하게 알아본다. □ 지역 발전과 지방소멸 대응에 지속적 노력5·5·5프로젝트는 ‘인구 5만-신규주택 5천호-청년인구 5천’을 골자로 하는 민선 8기 고령군의 역점시책이다. 이 시책의 해결 방안은 ‘지속 가능한 산업경제’ ‘사람중심 고령발전 인프라’ ‘사통팔달 교통’ ‘앞서가는 미래 스마트 농업’. 신규 산업단지 조성으로 일자리를 만들고, 신도시를 개발해 대규모 주거단지를 조성함으로써 일자리와 주거, 교육문제로 인근 대도시로 빠져나가는 젊은 층을 정착시키는 동시에 지역으로의 유입과 접근성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령군은 프로젝트의 성공과 지역 위기 극복에 대한 의지로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를 방문해 군에 신규 주거단지와 산업단지 조성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인구 관련 사안은 고령군이 당면한 과제로 군은 특정 부서만이 아닌 전 부서와 전체 공직자가 하나 돼 협력해 나가야 할 중대한 사안임을 인지했다. 또한 지역 주민의 지속적인 관심과 협조도 당부했다.한편, 군은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한 스마트 산업단지 조성과 함께 투자유치 업무의 효율적인 추진을 위해 조직 개편도 시행할 예정이다. 고령군은 2021년 10월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됐다. 이후 TF팀을 구성하고,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청년, 농업, 정주여건에 대한 복합적 해결방안을 수립했다. 이런 노력의 결실은 지난 8월 지방소멸대응기금 170억 확보로 귀결됐다. 또한 공모사업의 경우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 332억, 농촌공간 정비사업 250억, 다산 청년 복합귀농타운 조성사업 50억 등 민선 8기 출범 이후 3개월 간 총 15건 848억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 군정 방향과 목표 설정 후 현장행정 추진지난 8월 말. 고령군은 민선 8기 공약 및 주요사업 보고회를 개최하고 50여 개의 공약을 확정하면서 향후 고령군이 그려갈 청사진을 공유했다. 군민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실질적이고 실현 가능한 공약사업을 시책화 해 앞으로의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발표한 것이다.‘대가야’의 존재가치를 제고하며 가야문화 콘텐츠 글로컬화를 위해 스마트관광에 노력을 기울일 것이고, 낙동강변 다산 은행나무숲과 같은 자연을 활용한 새로운 관광거점을 개발할 것이며, ‘빛과 꽃’으로 물들이는 전반적인 도시경관 개선 향상을 위해 다각도로 힘쓸 계획이라는 것이 주요 방향. 교육 분야는 ‘대가야교육원’의 운영 방안을 전면 재검토하고, 아이들과 청소년을 위해 한 발 앞선 미래를 내다보는 4차산업 대비 교육정책이 반영된 방향으로의 개편이 필수적이라는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를 위해 창의 융복합 프로그램 운영과 센터 건립 등을 구상 중이다.스마트 부자농촌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 시설 현대화 및 과학영농 기술 도입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 흐름. 거기에 따라 스마트팜 보급 확대와 지역농협과의 협력 및 외국 지자체와의 협약 체결을 통한 인력중개, 외국인 계절근로자 도입 등의 형태로 농촌인력뱅크를 운영해 농번기 인력수급 문제도 해결할 예정이다.민선 8기 출범 후 고령군은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군정으로 대가야역사문화클러스터 1단계, 도시재생 뉴딜사업, 동고령IC 물류단지 조성 등 주요 사업장에 대한 현장 방문을 실시했다.여기서 이남철 군수는 추진상황 파악 후 업무 관계자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시간도 가졌다. 보다 나은 방향으로의 사업을 제안하고 피드백을 받기도 하는 등 현장의 소리에 귀 기울이면서도, 예산집행의 합리적 운용과 안전사고 예방에 유의해 줄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지난 8월 수도권의 기록적 폭우에 이은 9월 초 태풍 힌남노의 북상으로 한반도 전체에 긴장감이 맴돌았다. 남부권인 고령 지역도 안심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군은 재난 대비 시설물 점검에 앞장섰고, 직원들의 비상대기 또한 이뤄졌다. 그 결과 고령군은 큰 피해 없이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태풍이 지나간 즉시 재난 취약지대를 확인함과 동시에 민관이 합심해 가로 환경정비 등에 나서 안전한 지역민의 명절 연휴를 지켜낸 것. 고령군은 이에 그치지 않고 수해가 극심한 포항과 경주를 방문해 군수를 포함한 공직자와 민간단체 등 200여 명이 복구지원에 나섰다. 삶의 터전을 잃은 이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희망을 전한 것이다. □ 공감행정 실현과 지방시대 준비이남철 군수 취임 100일. 군 집행부와 고령군의회는 20회 가까이 8개 읍면의 주민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군민들의 의견과 바람을 듣고, 고령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였다. SOC, 교육, 도시환경, 복지, 관광 등 주민의 질문과 요청사항은 다양한 분야에서 쏟아졌고, 고령군은 군민의 대표기관인 의회와 협심해 군민에게 최상의 공공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약속했다. 고령의 미래를 위해 군민의 동행과 협조를 구하기도 했다.민선 8기 공약에도 확정됐듯 군민과 함께하는 소통콘서트는 앞으로도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이게 바로 군민의 마음을 읽는 공감행정 아닐까.‘지방 소멸’의 위기 속에서 고령군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170억의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확보했다. 이를 대도시로부터 유입되는 청년들을 위한 전반적인 정주여건 개선에 집중 투자할 계획. 청년 희망이음센터를 건립해 취업과 창업을 지원하고, 귀농·귀촌 통합플랫폼으로서 다산 좌학리 일원에 3천 평 규모의 스마트팜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는 청년 복합귀농타운 조성사업과 연계해 지원하게 된다.이밖에도 아이나라키즈교육센터 증축, 청년지원플랫폼 문화예술창작소 등 유입되는 청년층과 기존 젊은 세대에 안정적인 삶의 여건을 조성하고자 고령군은 앞으로도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열린 지방시대를 맞아 지역 동반성장의 길 또한 함께 걷는다. 이웃 지자체로서 고령과 달성은 상생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상생사업으로 추진한 ‘사문진교 야간경관 개선사업’이 마무리 돼 지난 10월 1일엔 ‘달성 100대 피아노’ 공연에 앞서 공동점등식을 가졌다. 그보다 앞선 8월엔 고령군-달서구-달성군 3개의 지자체가 지역연계 관광사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주요 관광지를 연계하는 ‘달리고’ 투어버스를 운영하는 등 행정구역을 넘어선 관광체계도 구축됐다. 지자체 간의 이런 협업은 지방시대를 열어가는 의미 있는 발걸음이 될 것이다. □ 화합과 상생 그리고, 젊고 힘있는 고령고령 다산면과 달성 다사읍을 잇는 강정고령보 우륵교 개통 문제는 수년째 이어져온 지역 현안이다. 생활권과 경제권을 함께 하는 인근 지역민 삶에 직결되고, 또한 지자체 간 민감할 수 있는 사안이라 고령군은 상호 발전적 방향으로 대응할 여러 접근방식을 모색 중이다. 우선 첫 단계로 강정고령보 개통을 위한 추진대응 TF팀을 구상 중이며, 구체적 운영계획과 실천과제를 발굴해 실행에 옮길 예정. 이 사안에 있어 기관 간의 우호적인 관계 유지에 계속해서 노력을 기울이면서, 민간 차원으로의 접근 또한 확장시켜 문제해결의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고령군민의 오랜 숙원 해소와 지역을 초월한 화합과 상생협력의 가치를 실현시킬 더 큰 행정으로 나아갈 때가 아닐까.펜데믹 장기화에 따른 경기 침체와 인구 급감 등 지역의 위기를 극복하고, 젊음의 기운으로 들썩이는 새로운 희망의 바람이 고령에 다시 불어올 수 있을까. 군민과 함께 시작한 100일, 그리고 같이 걸어갈 4년. 화합된 힘과 변화하는 혁신으로 비상하는 고령의 저력이 유감없이 발휘될 수 있을지. 이전과 달라질 고령을 지켜보는 이들이 많다. 고령/전병휴기자 kr5853@kbmaeil.com
가을 여행지로 각광받는 유명한 산은 물론 우리가 생활하는 주변 이름 없는 조그만 산에도 울긋불긋 단풍이 물들어간다. 만산홍엽(滿山紅葉)의 가을이 무르익고 있다. 푸르게 높아진 하늘 아래 바스락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데이트 하는 젊은이들의 환한 얼굴이 정겹다. 중년들은 그 모습에서 자신의 과거를 본다.가을은 누가 뭐래도 ‘생각하고, 고민하는’ 계절이 아닐까? 그래서다. 오래전 선현들은 이때를 독서하는 시간으로 쓰라고 조언했다.‘활자’보다는 ‘영상’에 익숙한 MZ세대들은 아무래도 책 읽기보다는 영화 보기에 익숙한 듯하다. 인간이란 시대의 변화와 처한 환경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존재. 그러니, 독서 대신 영화 관람을 선택하는 이들을 나무랄 이유는 전혀 없다.사람들은 시기와 감정 상태에 따라 영화를 받아들이는 태도가 달라진다. 더위가 짜증을 유발하는 여름엔 시원한 액션영화나 오싹한 공포물이 인기고, 슬프거나 우울한 날엔 고전 로맨스영화를 찾게 된다. 그렇다면 가을엔 어떤 영화가 어울릴까? 앞서 말한 것처럼 생각할 거리와 고민거리를 던져주는 조금은 묵직한 주제의 영화가 좋지 않을까.다양한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영화를 찾아보기 쉬워진 시대다. 아래 소개하는 영화 2편을 만나며 사색하는 가을 속으로 들어가 보는 건 어떨지. ‘신과 인간’ 진지한 질문 던지는 ‘에이리언: 커버넌트’인간은 무엇이고 어디에서 온 것일까? 누군가의 피조물일까, 그게 아니면 수만 년에 걸친 생물학적 변화의 산물일까? 존재와 실존에 관해 고민해본 사람이라면 한 명 예외 없이 떠올렸을 의문이다.인간이 창조된 존재인지, 진화의 과정에 있는 고등한 생물인지를 놓고 벌어진 설왕설래는 인류역사상 가장 뜨겁고 주요한 논쟁 중 하나였다.이른바 ‘창조론-진화론 논쟁’. 수많은 신학자가 이 논쟁에 끼어들어 창조론을 옹호했고, 자연과학자인 다윈(Charles Darwin)과 라마르크(Jean Lamarck)는 탁월한 연구 성과로 진화론에 힘을 실었다.수 세기에 걸친 인간 세상 화두였으니, 문학과 영화에서도 이 두 가지 학설이 갈등하고 충돌했던 것은 불문가지다. 학구적 정열을 간직한 시인이나 소설가 또는, 영화감독은 자기 뜻을 문학·영상으로 정리해 독자와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이런 문제적 작품들은 한쪽의 찬사와 동시에 다른 한쪽의 격렬한 비난을 받았다. 인간과 구별이 거의 불가능한 AI 월터(마이클 패스벤더 분). 리들리 스콧 감독은 AI를 창조론 옹호의 영화적 수단으로 사용한다.이미 40년 전 ‘블레이드 러너’를 통해 디스토피아가 된 미래사회와 인간의 형상으로 제작된 리플리컨트(복제인간)가 겪는 혼란과 갈등을 비판적으로 성찰한 리들리 스콧. ‘에이리언: 커버넌트’ 역시 이전 작품들과 유사한 철학적 질문을 사람들에게 던지고 있다. 이 영화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전작 ‘프로메테우스’와 여러 측면에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고, 어찌 보면 후속편으로도 읽힌다.영화의 도입부. 인간과 구별이 거의 불가능한 AI인 월터가 자신을 만든 사람에게 묻는다.“당신이 나를 만들었다면, 당신을 만든 것은 누구인가요?”‘에이리언: 커버넌트’는 이에 관한 답변을 생략한 채 전개된다. “영화를 보면서 스스로 답을 찾아보라”는 감독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프로메테우스’는 아주 멀리 떨어진 행성에서 온 외계인의 DNA가 지구의 단세포생물을 만들어내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는 진화론을 정면에서 부정하며 창조론의 손을 들어주는 것임이 분명해 보인다. 더불어 논쟁을 부를 소지가 다분한 영화적 설정. 리들리 스콧의 창조론 옹호와 지지는 ‘에이리언: 커버넌트’에서도 연속해 드러난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간을 외부적 환경변화에 한없이 무기력한 동물로 묘사하고, 우리가 통상 인간의 특질로 이해하고 있는 동정심과 합리적 결단력을 AI에게 부여하는 장면 등을 통해서다. 여기엔 “진화의 결과가 이 정도라면 참혹하지 않은가”라는 환멸의 질문이 깔렸다.리들리 스콧 정도의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라면 갑자기 튀어나온 우주 괴물이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유치한 권선징악의 결말이 아닐 것이란 정도는 영화팬이라면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 그런데, ‘프로메테우스’에 이은 ‘에이리언: 커버넌트’는 그 예상도 훌쩍 뛰어넘어 무겁고 난해하기 짝이 없다.여든다섯의 영화감독, 이제는 ‘철학자’로 불러도 좋을 리들리 스콧은 리하르트 바그너의 클래식이 배경음악으로 깔리는 ‘에이리언: 커버넌트’의 결말을 통해 자신이 변하지 않을 창조론자라는 걸 보여준다. 그게 어떤 장면이냐고? 그걸 말해주면 영화 보기가 너무 싱거워지지 않겠나.마지막으로 남는 의문 한 가지. 합리와 과학을 신뢰하는 유럽에서 태어나 생활해온 리들리 스콧이 합리와 과학에 더욱 근접한 진화론이 아닌 창조론에 경도된 이유는 뭘까? 그가 독실한 종교인이라서? 그게 아니면, 삶보다는 죽음에 가까운 나이이니 곧 만날 신(神)과의 우호적 관계 설정을 위해서? 노감독은 영화 안과 밖에서 끊임없는 질문을 던진다.그러니, ‘에이리언: 커버넌트’는 재론의 여지없이 ‘사색의 가을’에 맞춤한 영화다. 답을 찾기 위해선 어떤 방식으로든 생각을 해야 하니까. 담담한 카메라에 담긴 괴물들의 세상 ‘소리도 없이’미세한 감정의 일렁임, 사소한 표정 변화 하나 없이 억울하게 죽은 사람의 몸뚱이 피를 닦고 자루에 넣어 땅속에 묻는 사람.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애를 술 섞은 음료수 먹여 장기매매 브로커에게 판매하는 사람. 유괴를 생존을 위한 비즈니스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세상의 비난과 손가락질을 받을 행위가 분명함에도 위와 같은 일들은 어제도, 오늘도 있어왔고, 내일도 행해질 것이 분명하다. 싫어도 부정할 수 없다.때때로 현실은 어떤 공포영화보다 끔찍하다. 그런데, 이런 세속 풍경에 카메라를 들이대면서도 침착함과 평정심을 지킨다? 쉽게 이르지 못할 경지. 이는 ‘소리도 없이’가 주목받는 영화인 이유다.몇 년 사이 개봉된 어떤 한국 영화와도 닮지 않았다. 답습과 반복의 흔적이 없다. 그래서다. 돌올하고 이채롭다. 신인 감독이 보여준 기대 이상의 연출력.거기에 멀쩡한 인간의 얼굴을 하고 끔찍한 짐승의 범죄를 아무렇지도 않게 행하는 조연 배우들의 연기가 일품이다. 주연 유재명과 유아인에게 결코 밀리지 않는다.마지막 장면은 세칭 ‘열린 결말’이라 해석의 가능성이 다양하다. 그랬기에 영화에 관해 이렇다, 저렇다 입을 대는 관객들이 많았다. 좋은 영화는 많은 이들이 논쟁에 참여하게 하는 법.‘소리도 없이’는 법 없이 살 수 없을 듯한 착한 사람들이 법을 어기며 나쁜 짓을 하며 지내다가, 개입되기 원하지 않던 사건에 휘말리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착하고도 나쁜’ 어른 둘 사이에 ‘선악의 포지션이 불분명한’ 열한 살 아이가 끼어든다.그때부터다. 영화는 기존의 상식과 보편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어 의외의 결말을 향해 질주한다. 스토리는 치밀하고, 전개는 정교하며, 앞서 말한 것처럼 배우들의 연기는 핍진하다. 상업적 할리우드 스타일을 답습하는 한국 영화가 가진 약점 중 하나가 과잉이다. 관객이 흥분하기 전 연출자가 앞서 흥분하고, 울거나 웃을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울어라” 혹은 “웃어라” 먼저 옆구리를 찌르거나, 뺨을 친다. 이래서는 감동에 가닿을 턱이 없다.‘소리도 없이’의 가장 큰 미덕은 감독이 먼저 흥분하거나, 감정 과잉에 빠져 오버하지 않는다는 게 아닐까 싶다. 어떤 심각한 사건이 일어나도 홍의정 감독의 카메라는 정중동(靜中動) 담담함을 지킨다.물론 ‘소리도 없이’의 모든 게 다 좋지는 않다. 몇몇 장면에선 앞뒤의 인과가 흐릿하고, 영화에서 벌어진 일의 수습 과정을 납득할만한 설명 없이 건너뛰기도 한다.그러나, 이런 흠결은 전체의 맥락에서 보여준 큰 장점에 비하면 그야말로 소소하게 느껴질 뿐, ‘영화 보는 즐거움’을 깨뜨리지 못한다. 가을 밤, 진지한 표정으로 혼자 보기 딱 좋은 작품이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2-10-04
2022 안동 국제 탈춤 페스티벌과 경북매일신문이 주관한 낙동강 7경 문화 한마당 행사가 3일 안동시 경동로 탈춤 축제 메인 행사장 일원에서 열렸다. 하회 별신굿 탈놀이와 다양한 공연 및 체험 행사로 열린 탈춤 축제와 인기 가수의 신명나는 공연이 이어진 낙동강 7경 문화한마당의 이모저모를 화보에 담았다. 듀엣 1+1로 활동 중인 가수 김민교와 이병철이 문화한마당 객석에서 관객과 함께 호흡하며 흥겨운 공연을 펼치고 있다./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낙동강 7경 문화한마당 행사장을 깜짝 방문한 이철우 도지사가 객석에서 시민과 함께 흥겨운 공연을 즐기고 있다. 3일 오후 안동시 경동로 메인 행사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탈 조형물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3일 오후 안동시 경동로 거리무대에서 김종흠 명인이 장승 깎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낙동강 7경 문화한마당 행사장에서 이병철 씨가 객석까지 내려와 시민과 함께하며 신명나는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낙동강 7경 문화한마당 무대에서 양하영 밴드가 가슴앓이와 갯바위 등 히트곡을 선사하고 있다. 낙동강 7경 문화 한마당 행사장을 찾은 외국인들이 K-트로트의 묘미를 만끽하고 있다. 낙동강 7경 문화한마당 무대에서 옛 안동역 앞에 노래비가 세워질 만큼 큰 인기를 끈 노래 ‘안동역에서’의 주인공 진성 씨가 자신의 히트곡을 열창하고 있다. 낙동강 7경 문화한마당 무대에서 미스 트롯 출신 강혜연이 자신의 히트곡을 열창하고 있다.
2022-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