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8기 제46대 봉화군수에 취임한 박현국 군수(국민의 힘·전 도의원·63)는 ‘군민이 주인인 희망찬 봉화’를 슬로건으로 정하고 힘찬 출발을 했다.박 군수는 군민과 희노애락을 함께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공감 행정을 통해 군정의 모든 정책에 군민참여를 실현하고 정체되어 있는 봉화 발전을 위한 참신한 정책추진으로 ‘1조 원 소득의 희망찬 봉화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박 군수가 내세운 5대 핵심공약은 △부자농업인 육성 △국내 최대 산림클러스터 조성 △사계절 테마 국제 관광벨트 조성 △봉화형 정주여건 조성 △열린 군정 실현 등이다. 특히 봉화의 우수한 농산물을 비롯한 풍부한 산림자원, 청정한 관광자원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봉화형 먹거리 산업들을 추진해 지역경제에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희망찬 봉화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민선 8기 박현국 봉화군수를 만나 앞으로 4년간 이끌어 가게 될 군정 운영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민선 8기 봉화군수로 취임한 소감은.△군민 여러분이 보내주신 과분한 지지와 성원에 힘입어 제46대 봉화군수에 취임하게 됐다. 저를 믿고 봉화의 미래를 맡겨주신 군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봉화에서 태어나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봉화를 가슴과 눈에 담으며 고향 사랑을 키워왔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하는 봉화형 농업과 체류형 관광산업으로 농촌과 상경기를 살리고 인구가 늘어나는 봉화를 군민들과 함께 만들어 가겠다.-현재 가장 시급한 현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지금 봉화의 현실은 그리 밝지 않다. 계속되는 인구감소, 심각한 노령화, 불안정한 농가소득 등 지방소멸의 위기를 절실히 체감하고 있다.최근 발표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봉화군의 1인당 총소득은 26백만 원 수준으로 급속한 기후변화로 농작물 작황은 부진해지고 농촌인구의 고령화로 농업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는 상황이다. 또한 현재 지역 관광산업의 패러다임이 머물다가는 관광으로 바뀌고 있지만 봉화군은 관광객들이 머물 수 있는 체류형 숙박시설이 부족한 실정이다. 봉화의 주 소득원인 농업의 경쟁력과 부가가치를 높여 부자농촌을 만들고 관광산업을 농업과 더불어 육성해 나가는 데 있어서 고민이 깊다. 이러한 문제들을 지역 여건에 맞는 다양한 정책개발을 통해 앞으로 해결해 나가려고 한다.-‘1조 원 소득의 봉화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5대 핵심공약을 자세히 소개한다면.△대표적인 공약으로 창의적인 농정혁신을 통해 부자 농업인을 육성할 계획이다. 작목별 농민 보조금 지원을 확대하고 외국인근로자 농촌일자리 중개센터를 건립해 영세농업인의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하겠다. 또 봉화형 스마트팜 기반 조성사업, 6차 산업 창업 및 활성화 지원 등 농업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과감한 투자로 변화하는 영농 트렌드를 선도해 미래형 농업도시로 탈바꿈시켜 나가겠다. 기후변화에 대응한 대체작목 발굴을 지원하고 청년농업인 육성을 위한 인큐베이팅 사업을 통해 지속가능한 농업생태 구축을 위해서도 적극 노력할 예정이다.봉화의 풍부한 산림자원을 활용해 국내 최대 산림클러스터 조성에도 힘쓸 계획이다. 한국임업진흥원 분원 유치 등으로 산림분야 연구 인프라를 확충하고 산림 고부가가치 산업을 적극 육성해 군 면적의 83%를 차지하는 산림을 봉화발전의 새로운 장으로 만들어 나가겠다.이와 함께 봉성~춘양~소천~명호를 잇는 사계절 테마 국제 관광벨트 사업을 역동적으로 추진해 스쳐가는 관광이 아닌 머물다가는 관광으로 관광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전환하고 봉성 베트남마을 조성과 분천산타마을 테마파크 조성 등 국제적 수준의 관광콘텐츠 확충으로 지역 관광의 매력을 한층 더 끌어 올리겠다.또한 지방소멸 위기 극복을 위해 공공임대주택 확충과 귀농귀촌인 문화·복지 인프라 확충 등 봉화형 정주여건 조성에 힘쓰며 군민 소통행정 강화를 위한 군민참여 군정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상시적 주민소통 행정시스템을 구축해 군민의 목소리를 가까이하고 군민이 참된 주인이 되는 열린 군정을 실현하겠다.-고령농 중심 봉화의 농업이 발전하기 위한 방안은.△농촌 인구의 고령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고령농가의 노후준비는 미흡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농업에 종사하는 노인들은 노후복지가 되는 국민연금과 노인기초연금, 노인일자리 참여급여 등에 국한되어 영농에 종사하지 않으면 노후생활이 어려운 형편이다. 고령화에다 농번기 일손 부족으로 농작업 근로인력 확보를 위해서는 농협과 연계한 농촌중개인력센터 운영과 외국인의 계절 근로자 도입도 확대해 노동력 고령화를 대체할 수 있는 인력 수급지원 체계로 농업경영의 안정화를 하도록 할 계획이다.노인들에게 재배하기 편리한 기후변화 대응 대체작목의 발굴지원, 영농작업의 원활한 위탁이 되도록 위탁영농 농업법인 육성확대, 작목별 농업분야 보조금과 농산물 판로대책도 소농, 영세농 등 고령 농업인들에게 우선 배려할 것이다.농업용 드론 기구를 통한 벼재배 병충해 방제작업을 밭작물에도 확대하고, 대형농기계 사용이 어려운 고령 농업인을 위한 소형농기계의 권장 보급, 어르신 전용 농기계에 대한 수리센터 운영 등 고령 농업인들이 많은 배려를 받을 수 있는 농정시책을 추진할 계획이다.또한 농업 외 안정적인 소득확보를 위한 사회서비스형 노인일자리 확대,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농어촌공사와 농지를 담보로 연계한 농지연금 제도도 권장할 계획이다.-농특산물 활성화 방안은.△봉화가 자랑하는 3대 작목인 사과, 고추, 수박은 국내 최고의 맛과 품질을 자랑하는 봉화의 대표 우수 농산물이다.우리 지역 대표 농산물들이 하루빨리 전국적인 브랜드로 자리 잡아 우수한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는 농가의 수익이 개선되고 봉화 농업의 체질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우선 봉화 대표 농산물 통합 브랜드 CI 및 BI 개발을 시작으로 최근 SNS 마케팅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라이브커머스, 인플루언서 브랜디드 콘텐츠, 웹드라마 등 다양한 공감형 온라인 콘텐츠 제작과 적극적인 SNS 바이럴 마케팅을 수반하는 뉴미디어 마케팅 전략을 펼치겠다. 더불어 대도시 프로모션 행사와 상설 온라인 농산물 축제 등 다양한 프로모션이 진행된다면 봉화의 대표 농산물들이 전국적인 명품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끝으로 앞으로 4년간 군정을 어떻게 이끌어나갈지.△평소 지속가능한 봉화발전의 미래비전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을 해왔고 위기를 극복하고 대처할 수 있는 현실적인 실행방안들도 차곡차곡 챙겨 왔다. 이제부터 군민을 위한 봉화의 시간이 시작되도록 그동안 준비해온 군민행복 실천방안들을 과감하게 추진하겠다. 군민 모두를 진영·계층·지역 가리지 않고 화합의 장으로 모시고 소통하면서, 주민들의 의견을 군정에 적극 반영해 진정으로 군민이 주인이 되는 봉화를 만들어 가겠다.봉화/박종화기자 pjh4500@kbmaeil.com
2022-07-31
당연한 이야기지만, 세상 어느 누구도 폭염과 폭우가 지루하게 반복되는 여름날의 더위를 피할 수 없다.그 옛날 ‘하늘을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봉건국가의 최고 권력자인 왕도 움직임을 자제하고 가만히 앉아 있거나, 약해진 기력을 보충할 보양음식을 먹었을 뿐 별다른 피서법이 없었다. 왜냐? 1902년 전엔 에어컨이라는 게 없었으니까. 존재하지 않는 걸 왕과 고관대작의 방에 설치할 수는 없지 않은가.많은 이들이 에어컨의 혜택(?)을 누리는 21세기가 됐지만, 더위가 가져오는 불쾌지수의 상승을 온전히 막을 수는 없다. 24시간 내내 에어컨 밑에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요즘처럼 그칠 줄 모르는 무더위가 장기간 지속되면 누구나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된다. 사소한 일에도 짜증을 내고, 그럴 일이 아닌데도 다툼은 잦아진다.이럴 때면 조용한 활엽수 그늘 아래서 마음을 평화롭게 만들어주는 시 한 편을 읽는 것도 효율적인 피서법이 아닐까?백석문학상 수상자인 박철(62) 시인의 ‘그대에게 물 한 잔’은 힘겹게 2022년 여름을 지나고 있는 우리들에게 작지만 맑은 힘을 준다. 이런 노래다.우리가 기쁜 일이한두 가지이겠냐마는그중의 제일은맑은 물 한 잔 마시는 일맑은 물 한 잔 따라주는 일그리고당신의 얼굴을 바라보는 일.불쾌지수 상승과 폭발하는 스트레스를 잠시잠깐이나마 잠재우는 짧고도 편안한 시다. 나도 한 잔 마시고, 사랑하고 아끼는 이에게 시원한 물 한 잔 따라주고 싶어지는. □ 옥산서원 계곡서 만나는 퇴계 이황 글씨인격의 도야와 학문의 완성을 삶의 금과옥조(金科玉條)로 삼았던 조선의 선비들 역시 겉으로 엄살을 떨지는 않았겠지만, 힘들게 여름을 났음이 분명하다. 그들 역시 더위와 추위를 느끼는 인간이었을 테니.하지만, 세상에 이름을 떨친 조선 유학자들의 피서법은 오늘날 보통 사람들과 달리 호들갑스럽진 않았을 것으로 짐작된다.경주 옥산서원 뒤편 넓고 평평한 바위엔 회재 이언적이 이름을 짓고, 퇴계 이황이 쓴 글씨가 선명하게 남아있다. ‘세심대(洗心臺)’다. 이름 그대로 마음을 씻는 공간. ‘대한민국 여행사전’은 세심대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옥산서원은 김굉필, 정여창, 조광조, 이황 등과 함께 ‘동방오현(東方五賢)’ 중 한 사람인 회재 이언적을 모신 서원이다. 선조 5년(1572) 사당을 세우고 그 후 선조 7년(1574) 서원으로 승격되면서 선조로부터 옥산서원이라는 이름을 하사받고 사액서원이 되었다. 서원 앞으로는 계류가 흐르는데 작은 폭포 용추 위로 걸린 외나무다리가 서원으로 드는 제 길이고 용추 위 백여 명도 앉을 만한 너른 바위가 세심대다.”옥산서원 세심대 주변엔 시원한 물이 흐른다. 더위를 식히고자 이곳을 찾은 경주시민과 여행객들에겐 최상의 피서지.아이들은 물장구를 치거나 물총을 쏘며 놀고, 어른들도 체면 불구하고 양말을 벗은 채 뜨겁게 달아오른 맨발을 계곡물에 담근다.그렇다면 조선의 선비들은 어땠을까 상상해본다. 이른바 ‘양반 체면’에 옷을 벗고 물에 뛰어들었리는 만무했을 테고, 방이나 정자에서 유교 경전을 읽다가 하루에 한두 번쯤 세심대에 서서 세상사와는 무관하게 오랜 세월 흘러온 물을 보며 시상(詩想)을 떠올리지 않았을까. □ 회재 이언적은 독락당에서 어떤 여름을왕에게 권위를 인정받은 옥산서원은 서원 자체의 아름다움과 주변 풍광의 시원스러움이 한국의 어느 서원에도 빠지지 않는다.서원을 거닐던 70대 어르신 한 명은 “안동을 비롯해 경상북도의 서원을 여러 군데 가봤지만, 옥산서원만큼 자연과 잘 어우러진 풍경을 사람들에게 선물하는 곳은 보기 드물다”고 했다.직접 가서 둘러본 기자로선 그 말에 반박하고 싶지 않았다. 이 옥산서원의 핵심 중 핵심이자, 가장 근사한 건축물이 독락당(獨樂堂)이다.“제 아무리 어진 선비라도 삶의 어느 한 순간엔 세속의 일을 잊고 스스로의 즐거움을 찾는다”는 솔직하고 낭만적인 이름을 가진 독락당.‘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국내 여행 1001’이란 책에는 독락당을 그림 그리듯 묘사하는 문장이 나온다. 그 일부를 아래 인용한다.“회재 이언적의 은신처로 만들어진 독락당은 자연과 어울리는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계정과 함께 가옥의 한 공간을 차지하는 사랑채를 독락당이라 칭하지만 특별한 구분 없이 안채와 사랑채, 별채를 함께 독락당이라 부르기도 한다. 뾰족한 솟을대문을 지나 만나게 되는 것은 나지막한 담장이다. 안채와 사랑채를 가로지르는 담장은 부녀자의 생활공간인 안채를 분리시키고 찾아오는 이방인들을 자연스럽게 사랑채 공간으로 안내한다. 미로를 걷는 듯 복잡한 낮은 담장 길은 양편을 막는 사잇길을 지나 옆을 흐르는 시냇물로 연결된다. 회재가 학문을 연마하고 문학과 예술을 즐겼을 독락당 창살을 열어젖히면 계곡과의 경계를 짓는 담장 사이로 시냇물을 살펴보는 열린 공간이 펼쳐진다. 마루에 앉아 바라보는 계곡의 모습은 한 폭의 그림이다…(후략).”책의 설명은 과장이 아니다. 실제로 만나본 옥산서원, 세심대, 독락당은 비교적 번잡스럽지 않게 삼복더위를 피할 수 있는 맞춤한 여름 여행지였다.회재와 퇴계 등 조선 성리학의 완성에 작지 않은 역할을 한 선비들의 역사적 흔적, 여기에 짙은 그늘과 차가운 물소리의 시원스러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앞서도 말했지만, 더위는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여름 한철의 고통이자 짜증스러움이다. 세상과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던 500여 년 전 회재의 여름도 다를 바 없었을 터.무더위가 주는 고통과 짜증스러움을 현명하게 이겨낸 사람에겐 ‘가을’이라는 자연의 선물이 주어진다. 그 옛날 독락당에서 회재 이언적이 받았던 그 선물을 우리도 기다려보자. 영원히 지속되는 여름은 없으니. ‘숨은 보물' 정혜사지 13층석탑독락당 인근 ‘신라시대 석탑'독특한 축조 방식 눈길 끌어옥산서원과 세심대, 독락당을 돌아보고 물놀이까지 즐겼다면 인근에 ‘숨은그림찾기’처럼 존재하는 정혜사지 13층석탑을 찾아가보면 어떨까?독락당 지척에 우뚝 선 이 탑은 국보 제40호다. 서원에서 조선 선비의 숨결을 느껴보고, 세심대 인근에서 시원한 계곡의 풍광을 만끽한 후에 주어지는 보너스 같은 게 바로 정혜사지 13층석탑 인근 풍광.오가는 사람들이 적은 곳에 있지만 이름 그대로 ‘국보’이니 탑에 지나치게 가까이 접근하면 스피커를 통해 경고방송이 나온다는 걸 알고 가야 놀라지 않는다.지금은 터만 남은 정혜사는 신라 선덕왕 원년(780)에 중국 당나라에서 온 백우경이란 사람이 살던 집을 절로 고친 것으로 알려졌다.정혜사지 13층석탑은 1층은 크고 높은데 비해, 2층부터 급격히 작아지는 독특한 형태로 주목받는다. 이 탑은 일반적인 신라시대의 축조 양식에서 벗어난 형태고, 신라 석탑 중 유일한 13층탑이라고 한다.“옥산서원을 지나 옥산리의 독락당에서 북쪽 700m쯤 되는 곳에 있다. 정혜사지 일대의 경작지에는 기왓장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데 과거 정혜사의 중심을 이루었던 사역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13층석탑은 각 부의 양식과 조성수법에서 오직 하나 밖에 없는 특이한 유례를 보이고 있다. 1962년에 국보로 지정됐다”는 것이 정혜사지 13층석탑에 관한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설명.비단 고대 건축과 역사에 큰 관심이 없더라도 어디서도 보기 힘든 특이한 양식의 이 탑을 피해갈 이유는 없다. 게다가 쉽사리 만나기 힘든 ‘국보’ 아닌가.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2-07-26
코로나 사태로 온라인으로 진행됐던 봉화은어축제가 3년 만에 오프라인 축제로 돌아왔다.제24회 봉화은어축제가 7월 30일부터 8월 7일까지 9일간 봉화읍 내성천 일원과 신·구시장에서 ‘봉화에서 COOL하게! 은어로 FUN하게!’라는 주제로 열린다.봉화은어축제는 2019년까지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5년 연속 우수축제로 선정됐으며, 2020년엔 ‘대한민국 축제 콘텐츠 대상’에서 축제관광부문 대상, 2021년엔 비대면 축제 대상을 수상하는 등 매년 50여만 명이 찾고 있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한여름 축제이다.올해는 3년 만에 대면 축제로 개최되는 만큼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따른 축제관광 트렌드에 맞춰 내성천의 깨끗하고 시원한 물에서 은어와 함께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 버릴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준비했다.은어 반두·맨손잡이 체험, 은어 먹거리 장터 등 행사·체험 프로그램과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줄 풍성한 음악 공연, 아이들이 좋아하는 샌드아트 모래 놀이장 및 물놀이장까지 전 연령층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 은어잡이 행사·체험 프로그램봉화은어축제의 핵심 콘텐츠인 은어 반두·맨손잡이 프로그램은 축제 기간 동안 매일 진행된다.반두잡이는 주중 3회·주말 4회, 맨손잡이는 주중 4회·주말 5회로 운영되며, 입장료는 1만 원이다.(축제장 내 부스에서 사용가능한 상품권 3천 원이 포함)봉화 최고의 은어잡이를 뽑는 제3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배 어신(魚神)선발대회도 8월 6일 오후 4시 내성천 반두잡이 체험장에서 개최된다. 300명 한정 신청자를 사전 접수(참가비 2만 원) 받아 제한된 시간동안 반두로 가장 많은 은어를 잡은 어신 1, 2, 3등을 선발해 상과 상금을 수여한다.축제 속의 야시장은 8월 2일과 3일 양일간 내성천 특설무대를 중심으로 열리며 저녁 시간 무더위를 날려줄 시원한 음료와 봉화에서만 맛볼 수 있는 송이빵과 같은 별미들이 판매될 예정이다.봉화군의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는 문화유적 탐방투어 버스는 축제기간 동안 오전과 오후 각 1회 운영된다. 문화관광해설사의 고품격 해설을 들으며 분천산타마을,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생태예술제(문수골 가재마을)를 탐방할 수 있다. □ 축제와 함께 즐기는 연계·부대행사 프로그램은어축제기간 동안 다채로운 연계·부대행사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코로나19 여파로 2년간 온라인으로 개최됐던 한여름 분천산타마을이 올해는 7월 23일 개장식을 시작으로 8월 21일까지 30일간 운영된다.‘여름’이라는 콘셉트에 맞게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 줄 트리전망대 물총대전 등 주말 이벤트와 이색 거리 공연, 분천 산타 마을 캐릭터들과 즐기는 마칭밴드 퍼레이드 등 다양한 특별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도착! 미션 드림팀’, ‘찐 산타를 찾아라’ 등 게릴라성 현장 미니게임 이벤트도 열린다. 기차여행을 통해 잠깐의 휴식과 충전의 시간을 갖고 싶다면 백두대간 협곡열차(V-train)을 이용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코레일 관광열차 V-트레인은 내부가 통유리로 된 개방형 열차로 분천역에서 철암역 사이의 백두대간 협곡을 시원하게 감상할 수 있다. 열차는 1일 2회 운영되며 예매는 코레일 앱과 현장에서 가능하다.또한 봉화은어축제에 뜨거운 열기를 전해줄 전국여자 프로볼링대회가 은어축제 사전홍보 기간인 7월 26일부터 29일까지 4일간 봉화군 국민체육센터 볼링경기장에서 열린다. 여자부 개인전과 단체전이 펼쳐지며 결승전은 SBS Sports를 통해 생방송 될 예정이다.2022 생태예술제는 8월 6일과 7일 이틀간 문수골 가재마을에서 열린다. 가재 잡기 체험, 문화예술 공연, 예술인의 밤이 개최되며 은어축제 행사장에서 투어버스를 연계 운영한다. □ 다채로운 공연 프로그램봉화은어축제의 화려한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 공연은 7월 30일 오후 7시 30분 특설무대에서 개최되며 봉화 출신 가수 최우진과 인기가수 김혜연, 유승우 등이 출연해 축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킬 예정이다.이밖에도 은어축제 기간 동안 장민호, 이찬원, 임찬이 함께 하는 미스터트롯 콘서트와 인기 록밴드 국카스텐이 꾸미는 ROCK 콘서트 등 다양한 주제의 공연들이 매일 펼쳐진다.8월 7일 폐막식 공연에는 정동원, 오유진, 남승민, 김연자가 출연해 축제의 마지막 무대를 꾸미며 이어 진행되는 폐막 드론쇼와 불꽃쇼를 끝으로 봉화은어축제 마지막을 수놓을 계획이다.특히 봉화군은 코로나19의 장기 확산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축제기간 중 특별 방역대책을 추진할 예정이며, 코로나19 재유행 우려 및 감염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축제장 내 다중이용시설은 수시로 소독하고 일 2회 축제장 내 현장방역과 소독제 비치, 마스크 착용 등 관광객들이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할 수 있도록 홍보할 계획이다.박현국 봉화군수(봉화축제관광재단 이사장)는 “3년 만에 대면으로 개최되는 은어축제인 만큼 즐겁고 유익한 다양한 콘텐츠를 많이 준비했다”며 “예전처럼 봉화은어축제장에 많은 분들이 찾아오셔서 추억과 재미, 감동과 기쁨을 모두 찾아가셨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봉화/박종화기자 pjh4500@kbmaeil.com
2022-07-25
포항이 한때 울산과 더불어 고래잡이로 유명한 도시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이제 많지 않다. 포경 금지령이 있기 전까지는 적지 않은 포경선이 동해를 오가며 밍크고래 등을 잡았다. 포획과 해체 과정을 거친 고래고기는 일본으로 수출되기도 했다. 전라북도 어청도를 거쳐 포항과 울산, 강원도까지 고래를 쫓아 거친 바다를 항해했던 뱃사람들은 이제 백발의 노인이 되었거나 세상을 떠났다. 70여 년 전에는 오징어 기름을 종이우산에 칠했다는 이야기도 요즘 세대에게는 생소하다. 모두가 20세기 중반의 이야기다. 이를 들려주는 최일만 선생의 목소리에 신명이 붙었다. 홍 : 고래잡이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나요?최 : 일제강점기 때 포항에 포경선 두 척이 있었지. 구룡포에서는 포경 금지령 직전까지 고래를 잡았어. 당시 영국에서 “1990년 이후엔 한국의 포경 금지령을 풀어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아직 풀리지 않았지. 1970~1980년대 전국에 포경선이 스물한 척 정도 있었어. 매년 3~4월이 되면 포경업자들이 울산에 모여 회의를 했어. 언제쯤 고래가 처음 출몰하는 어청도에 갈 것인지 결정하기 위해서였지. 고래는 다니는 길이 있어. 포항과 울산 근해에서는 5~6월에 밍크고래가 많이 잡혔지. 한여름에는 강원도 주문진 인근으로 포경선이 몰렸어. 고래잡이는 바다가 거칠어지는 겨울에는 하지 못하니까 10월이면 끝나. 고래를 잡을 수 있는 기간은 1년 중 7개월 정도야.홍 : 포항의 포경업 이야기를 좀 더 해주시죠.최 : 포경 금지령이 내리기 전 울산에는 포경선을 두세 척 가진 회사와 한 척만 가진 개인이 있었어. 배를 여러 척 가진 곳은 법인을 세워 운영했지만, 한 척을 가진 이들은 법인이 없어 우리에게 대신 고래고기를 팔아달라고 했지. 물량이 많을 때는 이런 요청을 거절했는데, 나중에는 이익금 중 30%를 효창수산이 가지기로 하고 위탁판매했어. 그러다가 포경 금지령이 내려졌지. 고래잡이 방식은 근해 포경과 원양 포경이 있는데, 일본은 원양 포경을 하는 회사가 일곱 개나 있었어. 한국에는 부산에 한 개가 있었는데 버티지 못하고 폐업했지. 선단을 구성할 만한 여러 척의 배가 없었고 재정 또한 어려웠던 탓이야. 그래서 한국의 고래잡이는 먼바다가 아니라 가까운 바다에서 이뤄졌어.홍 : 포항을 떠나 있던 기간은 군대에 있었을 때인가요?최 : 남들보다 조금 늦게 입대했어. 강원도 20사단에서 31개월 복무했지. 결혼은 1965년, 그러니까 스물아홉 살에 했고. 아이들 넷을 키우면서 일만 하느라 너무 바빴어. 자식들이 어릴 때 함께 놀아주지 못한 것이 미안하고 후회스러워. 아이들의 입학식과 졸업식에도 가보지 못했거든. 그 시절에는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아버지가 식구의 생계를 해결하기 위해 눈코 뜰 새가 없었어. 직업 특성상 매일 새벽에 시장과 항구로 나가야 하니 다정한 아버지가 되기 힘들었지. 다만, 내가 어릴 때 서당에서 배운 사람살이의 기본을 자식들에게 자주 들려줬던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야.홍 : 연세에 비해 건강이 좋아 보입니다.최 : 아침 일찍 일어나는 생활습관 덕분인 것 같아. 지금도 아내와 매일 오전에 꽤 먼 거리를 걸어. 청년 시절부터 육체노동으로 단련된 것도 나이 먹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야. 수산물을 많이 먹는 일본 사람들은 장수하는 편이지. 내가 특히 좋아하는 요리는 오징어 내장과 시래기를 넣고 끓인 찌개야. 열일곱 살에 강원도에 일하러 갔다가 처음 맛본 음식인데, 비교 대상이 없을 정도로 맛깔스러웠어. 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실인데 오징어로 기름을 짜기도 해.홍 : 오징어 기름은 어떤 용도로 쓰입니까?최 : 과거에 울릉도와 구룡포에서 오징어 기름을 많이 짰어.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인근과 구룡포에 그 작업을 하는 공장이 있었지. 오징어 기름은 경상남도 의령과 함안의 죽세품 공장에 팔았어. 비닐우산이 생산되기 전에는 잘게 쪼갠 대나무에 종이를 붙여 우산을 만들었어. 종이가 비에 젖지 않으려면 기름칠을 해야 하는데, 그때 오징어 기름을 사용했지. 오징어 기름은 고급 페인트의 재료로도 썼는데, 모두 1950~1960년대 이야기야. 그때는 밤을 까서 일본으로 수출했고, 산초나무 이파리까지 따서 수출하던 시절이지.홍 : 오징어는 울릉도에서 많이 잡혔지요?최 : 그렇지. 오징어잡이 어선을 가졌을 때 몇 번 가봤고, 오래전에 여객선을 타고도 다녀왔어. 지금이야 쾌속선를 타고 세 시간 남짓이면 울릉도에 닿지만, 그때는 저녁 8시쯤 출발하면 다음 날 아침에야 도착했어. 1950년대엔 포항과 울릉도 사이를 목선이 오갔고, 한참 후에야 400t쯤 되는 청룡호가 취항했지.『한국세시풍속사전』에 의하면 오징어는 함경북도 연안과 울릉도, 독도 부근에서 봄부터 가을까지 많이 잡힌다. 오징어류는 염분이 높은 곳을 좋아한다. 이와 함께 부유생물을 주식으로 하기 때문에 밤에 표층으로 많이 올라온다. 오징어는 수직 운동이 심해 낮에는 100~200m 깊이에 있다가 밤이 되면 얕은 수면으로 올라와 소형 어류를 잡아먹는다. 이때 행동이 공격적이면서 불빛에 잘 모이는데 이 습성을 이용해 채서 낚는 채낚기가 대표적인 어법이다. 채낚기는 플라스틱, 나무, 납으로 미끼 모양을 만들어 낚시 채에 붙인다. 색채를 넣거나 형광물질을 발라 자연산 미끼처럼 보이도록 하고 집어등(集魚燈)으로 어획 효과를 높이는 게 특징이다. 홍 : 죽도시장에서 번영회 활동을 시작한 시기는 언제입니까?최 : 1990년 초부터 사단법인 죽도시장번영회 대의원과 이사를 맡았어. 회장이 된 건 1993년이야. 이후 2016년까지 회장직을 이어갔지. 마지막 7~8년 동안은 회장 자리를 넘겨주고 싶었는데 쉽지 않았어. 결국 ‘회장은 3년제로 연임할 수 있다’고 규정을 바꾼 후 그만뒀지.홍 : 죽도시장번영회 회장은 선거로 뽑나요, 추대인가요?최 : 경선도 했고 추대 방식으로 뽑기도 했어. 경선을 하다 보니 상인들 사이에 우애가 나빠져 추대 형식으로 바꿨지.홍 : 1990년대 이후 죽도시장은 어떻게 변했습니까?최 : 아주 오래전에는 시골 장터와 다를 게 없었어. 포항제철이 들어오면서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어. 열악했던 시장 환경도 점차 좋아졌지. 1990년대에 구획정리가 마무리되었고 화장실도 깨끗하게 정비되었어. 내가 1995년에 포항시의원이 되었는데, 그때는 칠성천 주변 환경이 좋지 못했어. 그래서 출마하기 전부터 시의원이 된다면 가장 먼저 칠성천을 복개하겠다고 결심했지. 7년간 시의원으로 일했는데 그중 칠성천 복개 과정이 뚜렷한 기억으로 남아 있어. 쉽지 않은 사업이었지만 보람이 컸던 일이야.홍 : 그즈음 아케이드도 설치되었지요?최 : 칠성천 주변의 환경이 개선될 무렵에 아케이드를 만들기 시작했어. 죽도시장의 규모가 작지 않으니 한꺼번에 설치할 수 없어 순차적으로 세웠지. 현재는 구 죽도파출소에서 남빈동 과메기거리까지 90%가량 아케이드가 설치되었어. 10년 이상 걸린 사업이야.홍 : 칠성천 복개와 아케이드 설치를 할 때 문제는 없었습니까?최 : 대부분의 죽도시장 상인들이 원했던 일이었어. 시장은 조그만 사업도 상인들 동의 없이는 진행하기가 어려워. 아케이드를 설치해야 하는데 도로에 기둥을 세웠던 상인들이 그걸 빼지 않겠다고 해서 마찰이 있기도 했어. 불법 건축물이었지만 오랜 시간이 흘렀으니 점유권을 인정하지 않기가 어려웠던 탓이지. 하지만 칠성천 복개와 아케이드 설치처럼 공공의 이익과 관련된 문제라면 누가 나서서 추진해야 하지 않겠나?대담·정리 : 홍성식(본지 전문기자) / 사진 촬영 : 김훈(사진작가) / 사진 제공 : 김진호(사진작가)
어떤 이들은 양산이 영축산 통도사 빼면 볼 것 없지 않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하지만 양산에서 통도사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코끼리 다리를 만지고 코끼리라고 하는 것만큼 우스운 이야기다. 양산 곳곳을 여행해보면 얼마나 많은 볼거리와 느낌있는 여행지가 있는지 알게 될 것이다. 낙동강 자락이 한 눈에 들어오는 임경대는 물론이고 ‘경남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내원사 계곡까지 가슴까지 청량해지는 눈부신 여행지가 가득하다. 자연속에서 힐링을 원한다면 양산으로 오시라. 오솔길을 걸어도 좋고 사찰 속에서 사색에 잠겨도 좋다. 양산에 가면 자연이 나를 푸근하게 안아주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불보사찰 통도사통도사를 가보지 않고 양산을 이야기 할 수 없다. 양산에 많은 절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역시 압권은 통도사다. 영축산 줄기에 자리한 통도사는 신라시대 선덕여왕 15년(646년)에 창건된 천년고찰(千年古刹)이다.통도사는 사찰로 들어가는 입구부터 절경이다. 매표소인 무풍한송에서 일주문까지 보드라운 흙길이 이어진다. 무풍한송(舞風寒松)은 ‘바람은 춤추고 소나무는 차다’는 뜻이니 길이 가진 이름이 한 줄 시와 다름없다. 길 옆 작은 개울의 청량한 물소리를 들으면 더운 여름의 열기조차 사그러지는 것 같다.통도사에서 꼭 눈여겨봐야 할 것은 현판들이다. 당대 명필로 이름났던 추사 김정희와 흥선대원군의 글씨를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통도사는 우리나라 삼보사찰(三寶寺刹) 중 하나다. 삼보(三寶)란 불가에서 보물처럼 소중히 여기는 세 가지로 부처를 상징하는 불(佛), 부처의 말씀인 경전을 상징하는 법(法), 부처님을 따라 수행과 중생 구제를 하는 승(僧)을 말한다. 그중에서도 부처의 말씀을 기록한 대장경을 봉인한 해인사를 법보사찰, 보조국사 지눌을 비롯해 16명의 국사를 배출한 송광사는 승보사찰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통도사는 부처님의 진신사리와 금강가사를 모시고 있는 대표적인 불보사찰이다. 통도사에 모시고 있는 진신사리는 불골(부처님의 유골) 불아(부처님의 치아) 불사리(부처를 다비하여 얻은 유골)로 자장율사가 당나라로부터 가져온 것이다. 통도사 대웅전은 특이하게도 사면에 이름이 제각기 달려 있다. 동쪽은 대웅전, 서쪽은 대방광전, 남쪽은 금강계단, 북쪽은 적멸보궁의 현판이 걸려 있다.통도사는 부처님의 진신사리의 위용 때문인지 대웅전에 불상을 모시지 않는다. 대신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금강계단이 불상을 대신한다. 금강계단은 ‘금강과 같이 단단하고 보배로운 규범’이라는 뜻이다. 부처님이 항상 그곳에 있다는 상징성을 띤 것이기도 하다.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진 금강계단은 바로 부처님의 계 그 자체인 것이다. □ 서운암 수 천개 장독대 장관통도사의 암자여행은 또 다른 묘미를 준다. 통도사의 자장안에는 무려 19개의 암자가 자리하고 있는데 마치 통도사를 중심으로 요새를 이룬 것 같다. 통도사 암자 중 관람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 서운암이다. 통도사 주차장 쪽으로 난 길을 따라가면 보타암과 취운암을 지나 서운암이 나타난다.서운암은 고려 충목왕 2년인 1346년에 충현대사가 창건했고 조선 철종 10년인 1859년에 남봉대사가 중건했다고 전한다. 옛날에는 초막인 인법당이 전부였는데 근래에 성파(性坡)스님이 현재의 모습으로 일구었다고 한다. 스님은 지난해까지 통도사의 방장(方丈)을 지냈고 올해 한국불교 조계종의 제15대 종정(宗正)에 추대됐다.서운암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수 천 개는 족히 되는 장독들이다. 바람과 햇살에 익어가는 된장독과 고추장독, 간장독이 늘어선 풍경은 가히 장관이다. 전국을 돌며 장독을 모으고 옛 방식대로 장을 담그기 시작한 것이 성파스님이다. ‘신분제가 있었던 시절에도 왕족이나 양반, 상놈 할 것 없이 똑같이 사용했던 게 장독이니 우리에게 이만큼 소중한 문화유산이 어디 있겠느냐’라는 것이 스님의 생각이다. 그렇게 독을 모으고 장을 담근 지 10년이 넘었고 지금 서운암의 재래식 된장은 양산시의 특산품으로 지정되어 있다.서운암에 또 하나의 볼거리는 작은 불상이 무려 3천여 개나 모셔져 있는 삼천불전이다. 성파스님이 1985년부터 5년 동안 흙으로 구워낸 도자기로 만든 삼천불이다. 서운암 주변은 무려 100여 종이 넘는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 있는 야생화 군락지이기도 하다.통도사에서 반드시 들러봐야 할 곳은 극락암이다. 극락암은 우리 시대 큰 스님으로 이름이 높은 경봉스님이 정진했던 곳이다. 스님이 워낙 고명하다보니 수많은 이야기를 숨겨놓고 있다. □ 오봉산 임경대와 내원사 계곡도 절경양산 정취를 한눈에 굽어보려면 오봉산의 임경대를 찾아보는 것이 좋다. 양산 8경 중 7경이기도 한 오봉산 임경대(臨鏡臺)는 통일신라시대 대문장가였던 고운 최치원 선생의 시에서 유래한다.최치원 선생은 벼슬길에 물러난 뒤 문득 이 일대 암벽 위에 서서 낙동강을 바라보며 한 편의 시를 썼다.“안개 낀 봉오리 뾰족뾰족 물은 늠실늠실/ 거울 속 인가가 푸른 봉우리 마주했네/ 어디로 외로운 배 바람 잔뜩 안고 가나/ 별안간 날던 새 자취 없이 아득하네/ 낙동강의 비친 산의 모습이 마치 거울 같다”임경대는 이 시에서 유래했다. 임경대는 지난 2001년 개봉했던 ‘엽기적인 그녀’에서 전지현과 차태현이 이별을 했던 장소다. ‘견우야 ~미안해~’라고 애절하게 외치던 장소가 바로 임경대다.임경대의 풍경은 시시각각 변한다. 구름이 흘러갈 때는 운해로 뒤덮혀 바다처럼 떠다니고 황혼이 깃들 무렵이면 온 천지가 붉은 빛으로 물들여진다. 뿐이랴 눈이라도 내리면 설국이 펼쳐진다.양산의 또 다른 절경인 내원사 계곡은 ‘경남의 소금강’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절경이 펼쳐진다. 영남 알프스의 남쪽 주봉인 천성산에서 발원한 계류가 북쪽으로 흐르며 만든 내원사 계곡은 기암절벽이 계곡마다 펼쳐져 있어 신비한 느낌을 준다. 계곡 곳곳에 3층 바위와 작은 폭포와 소 병풍바위가 둘러 쌓여 있다.통도사가 남성적인 느낌이 강하다면 내원사 계곡에 있는 내원사는 다분히 여성적이다. 내원사가 비구니 스님들이 정진하는 곳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부드럽고 고운 선을 지닌 절의 모습이 어머니의 모습처럼 소담하기 때문이다. 내원사는 신라 선덕여왕 시기 원효대사가 창건한 사찰로 한국전쟁 때 전소되었으나 1958년 비구니 수옥 스님이 중창했다.함께 가볼만한 곳양산에는 여름을 시원하게 즐길만한 곳이 많다.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이 햇빛을 받아 아름다운 오색무지개를 만든다 해서 붙여진 ‘무지개폭포’는 물이 차고 주변이 시원해서 여름철 피서지로 각광받고 있다. 가지산, 신불산, 영취산, 오봉산, 천태산 등이 만나는 곳에 있는 원동자연휴양림은 울창한 숲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천혜의 장소로 이름이 높다. 물을 테마로 한 양산테마파크와 도심 속 힐링장소인 양산디자인공원, 연인들끼리 방에서 편하게 영화를 볼 수 있는 양산영화공장도 들러볼만 하다.놓칠 수 없는 맛집양산 통도사 앞에 있는 산채전문점인 경기식당은 영축산에서 자생하는 고사리, 산나물, 푸른나물 등 7가지의 각종 산나물을 비빔밥 재료로 사용해 향이 독특하고 산나물 특유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우거지 국도 담백하다. 양산의 향토음식이기도 한 민물 매운탕은 산바다집이 유명하다. 메기 매운탕을 특히 잘한다. 잡내가 전혀 없고 얼큰하면서도 시원하다. 손영환 비빔국수는 각종 야채와 과일을 자연 발효시켜 소스를 만들었다. 매콤달콤한 맛이 일품이고 뒷맛이 개운하다./최병일 작가
2022-07-21
여행 없는 여름이 너무 길다. 대다수 한국인들에게 한여름에 훌쩍 떠나는 며칠간의 휴가는 삶의 에너지로 역할 한 것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그러나, 2020년 벽두. 누가 청하지 않았음에도 불현듯 찾아온 ‘코로나19 바이러스’ 탓에 제대로 된 여름휴가를 즐기지 못한 것이 벌써 3년째 접어들었다.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이 완화된 올해는 ‘그래도 좀 나으려니...’ 기대했건만, 그 기대가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는 2022년 여름이 야속하다. 한반도 중부에서는 연일 폭우가, 남부엔 견디기 힘든 폭염이 긴 기간 지속되는 와중에도 어김없이 여름휴가철은 눈앞에 다가왔다.다시금 증가한다는 코로나19 감염자 관련 보도를 보자면 아직 해외로 떠나기엔 시기상조(時機尙早)인 것 같고, 어쩔 도리 없이 사람들과 다닥다닥 붙어서 더위를 식혀야 하는 실내수영장과 워터 파크 등은 여전히 조심스럽다.이럴 땐 그래도 ‘거리두기’가 가능하고, 가까운 곳에 자리한 피서지를 찾는 게 인지상정. 그럼 어디에 그런 곳이 있을까?경북도에 거주하며 ‘물 좋고 시원스런 휴가지’를 검색하는 이들이라면 경주 옥산서원(玉山書院)을 올여름 가족 피서지로 결정하는 게 어떨까 싶다.비교적 조용한 계곡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고, 거기에 더해 조선의 우뚝한 유학자가 남긴 역사의 향기까지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옥산서원 일대다. □ 유네스코도 인정한 한국 정신문화의 핵심 공간평일 한낮. 다소 번잡한 경주 시내를 벗어나 옥산서원이 자리한 안강읍 옥산리로 가는 길. 여름을 여름답게 하는 매미 소리가 요란했다. 어느새 도시의 짜증스러움은 저편으로 사라지고, 잊고 살았던 어린 날 시골의 성하(盛夏) 풍경.쭉쭉 높다랗게 자라나 더위를 식히는 풍성한 그늘을 품은 수백 년 된 나무들이 도열한 군인처럼 옥산서원 방문자들을 반기고 있었다.입에 발린 수사지만 경치가 그저 그만이다. 더할 나위 없는 피서지로 느껴졌다.도착했으니 이제 옥산서원이 어떤 곳인지를 알아볼 시간. 서원 입구의 표지판이 사적 제154호인 이 서원의 연혁(沿革)을 설명하고 있다.“옥산서원은 회재 이언적(李彦迪·1491 ~1553)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고자 세웠다. 이언적은 조선 중종 때의 문신으로 그의 성리학은 퇴계 이황에게 영향을 주었으며, 종묘에 명종의 공신으로 모셔져 있다.그가 타계한 후 1572년에 경주부윤 이제민이 지방 유림의 뜻에 따라 서원을 창건했으며, 1574년에는 선조에게서 옥산서원이라는 이름을 하사받아 사액서원(賜額書院·왕으로부터 편액·서적·토지·노비를 받아 그 권위를 인정받은 서원)이 됐다.고종 5년(1868) 흥선대원군이 ‘서원 철폐령’을 내렸을 때도 헐리지 않고 그대로 살아남은 47개의 서원과 사당 중 하나다.”사실 옥산서원은 서원 자체보다 맑은 물이 흐르고 산새가 지저귀는 주변의 빼어난 풍광으로 여행자들에게 더 유명하다.하지만, 서원이 지닌 가치와 그 안에 깃든 조선의 선비정신을 이해하고나면 옥산서원의 기와 하나, 사람들이 오가는 조그만 문 하나에 담긴 세세한 사연에도 자연스레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한국의 ‘서원’은 우리나라만이 아닌 세계의 역사·문화학자들이 지대한 관심을 가지는 건축물이다.그런 차원에서 유네스코(UNESCO·교육·과학·문화의 보급과 교류를 통해 국가간 협력증진을 목적으로 설립된 국제연합 전문기구)는 한국의 몇몇 서원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기도 했다.옥산서원은 소수서원, 도산서원, 남계서원, 도동서원 등과 함께 ‘조선시대 전국 각지의 지식인들이 제향을 올리고 강학을 하며 성리학 교육 체계를 만들어 가던 공간’으로 인정받았다.성리학이라는 조선의 통치·사회이념이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 외에도 옥산서원은 건물이 지닌 형식미도 높게 평가받는다.전문가들은 “동시대에 만들어진 다른 사원들이 자유로운 건축 양식을 보이는데 반해 옥산서원은 틀에 짠 듯 질서정연한 형식을 갖췄다”고 입을 모은다.건축물 자체에서 긴장과 절제가 느껴진다는 건 ‘조선 선비’ 회재 이언적의 품성과도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 □ 유학 강의 듣는 어르신들 모습에 겹쳐진 회재의 그림자방앗간을 찾았으면 떡을 뽑아야 하고, 포도청에 갔으면 억울한 사연을 알려야 하는 법. 서원을 방문했으니 안을 둘러봐야 하는 게 정해진 수순이다.옥산서원의 입구인 체인문을 지나 이언적의 위패가 봉안된 체인묘를 가장 먼저 만나봤다. 품격과 기품이 느껴지는 미려한 문이고, 건축물이었다.제사를 올리기 위한 제수를 보관하던 전사청을 지나 그 옛날 경주 지방의 유학자들이 학문을 연구하던 무변루와 구인당 등을 보러 가니,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 수십 명이 젊은 강사에게 ‘유학(儒學) 강의’를 듣고 있었다. 옥산서원에 썩 잘 어울리는 모습.그랬다. 이언적이 살았던 15~16세기 조선의 학자들은 땡볕이 쏟아지고, 장마철 습기가 방바닥에 곰팡이를 피우는 한여름에도 의관을 제대로 갖추고 사서(四書)와 삼경(三經), ‘춘추(春秋)’와 ‘예기(禮記)’를 읽었다. 그게 그 시절 선비들의 점잖은 피서방식이었음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기자가 옥산서원을 찾은 날은 기온이 섭씨 35도를 오르내렸다. 말 그대로 찜통더위. 그럼에도 강사의 말을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 메모까지 하는 어르신들 모습에서 ‘현대를 사는 회재’를 보았다고 하면 과장일까?이쯤에서 옥산서원의 주인이라 해도 좋을 회재 이언적이 어떤 사람인지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기자의 얕은 역사지식으론 짧고 알기 쉽게 설명하기 어려우니 아래 ‘한국 미의 재발견-궁궐·유교건축’의 한 부분을 인용한다.“회재는 조선 중종 때의 성리학자이자 문신이다. 주희의 주리론적 입장을 성리학의 정통으로 밝힘으로써 조선시대 성리학의 방향과 성격을 정립하는데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호를 ‘회재’라 한 것은 성리학을 집대성한 주희의 호인 회암(晦庵)에서 회(晦)자를 취함으로써 주희의 학문을 따랐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회재의 성리학은 이후 퇴계에게 이어진다. 회재는 1610년(광해군 2년) 9월에 김굉필, 정여창, 조광조, 이황 등과 함께 문묘에 종사됐다. ‘동방오현(東方五賢)’이라 불리는 이들은 조선조 도학(道學)의 우뚝 선 봉우리로 평가받는다.회재의 고향은 경주 양동마을이다. 만년에 관직을 그만두고 양동에서 그리 멀지 않은 경주 안강읍 옥산 시냇가에 자리를 잡은 후 안채를 짓고 개울에 면하여 사랑채 독락당(獨樂堂)과 정자 계정(溪亭)을 경영한다.자연을 벗 삼으며 약 6년간 성리학 연구에만 전념했다. 그런 연유로 회재가 세상을 떠난 후 독락당에서 가까운 곳에 계곡을 사이에 두고 옥산서원이 창건되었다.” □ 옥산서원 계곡에서 들려오는 아이들 웃음소리물론 다른 견해도 있겠지만, 회재에 관해서는 “고위직을 두루 거치고 높은 학문적 성취를 이루었음에도 어느 한 편에만 서지 않고 중용(中庸)을 지킨 조선의 학자”라는 평가가 일반적이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는 이에 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쓰고 있다. 다음과 같은 문장이다.“이언적은 사화(士禍·조선시대 선비들이 정치적 반대파에게 몰려 참혹한 화를 입었던 사건)가 거듭되는 사림(士林)의 시련기에 살았던 선비로서, 을사사화 때는 좌찬성·판의금부사의 중요한 직책으로 사림과 권력층 간신 사이에서 억울한 사림의 희생을 막으려고 노력하다가 결국 사화의 희생물이 되고 말았다.”그래서일까? 이언적의 넉넉한 품이 옥산서원과 주변 자연환경까지 자신의 풍모를 닮게 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서원을 나와 졸졸거리는 물소리를 따라 검고 평평한 바위가 인상적인 계곡으로 올라갔다.유치원에서 소풍을 온 것인지 아장아장 걷는 아이들이 차가운 물에 발을 담그고 한낮의 무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그래. 어리다고 더위를 느끼지 않을 턱이 없다. 그네들의 천진난만한 피서가 더 없이 귀여워 보였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2-07-19
신현국 문경시장이 지난 1일 취임 이후 문경발전을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다.긍정의 힘만이 문경 발전을 앞당길 수 있다는 신현국 시장은 필사즉생(必死卽生)의 각오로 문경의 미래를 개척해 나가겠다고 한다.자신을 지지해준 시민에게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는 신현국 시장.그는 주어진 4년 임기 중 자신의 약속을 반드시 지켜 문경시민의 은혜에 보답하겠다는 굳은 결의를 주저없이 내비쳤다.대구지방 환경청장을 역임하고 문경시장을 두 번이나 거친 그는 공직과 행정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다.취임사에서 찬밥, 더운밥 가리지 않고 문경 미래에 도움이 되는 것은 뭐든지 하겠다고 했다.새롭게 문경시정의 책임자로 돌아온 그에 대한 문경시민의 기대도 남다르다.취임 직후 MOU 체결, 국민의 힘과 당·정 정책간담회 개최 등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는 신현국 시장을 잠시 만나 시정구상과 각오를 들어봤다. -취임직후부터 엄청 바쁘신 것 같습니다.△네, 지난 8일에 골프장인 버드힐 문경CC 조성사업, 12일에는 경비행기 이착륙장, 훈련장 등을 갖춘 항공테마파크 조성 MOU를 체결했습니다. 그리고 9일에는 당·정 정책간담회를 가졌고, 그 외에도 서울, 세종, 대구 등 공약사업 추진을 위해 분주하게 다니고 있습니다.-시장 취임 전부터 상당한 준비를 하고 계셨던 것 같습니다.△지난 6월 1일 지방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되고 제가 시장으로서 해야 할 일만 생각했습니다. 무엇이 문경을 발전시킬 것인지, 시민들이 진정 원하는 바는 무엇일지. 이번에 체결한 업무 협약 건도 취임 전부터 준비해왔기에 빨리 추진할 수 있었습니다.현재 문경은 인구 감소 문제로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문경을 살릴 길은 ‘개발’에 있습니다. 대학·공공기관 유치하고, 기업과 민자사업 유치해야 문경이 발전합니다.앞으로 우리 시는 투자양해각서(MOU) 체결을 최대한 활용하여, 사업에 추진력을 받게 할 것이고, 시는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또한 찬밥, 더운밥 가리지 않고, 문경에 도움이 되는 일은 무조건 도전할 것입니다. -시장님의 각오가 시정 슬로건에 담겨져 있는 것 같으신데.△민선8기 시정 슬로건을 ‘긍정의 힘! Yes 문경’으로 정하였습니다.1% 가능성에도 포기하지 않고 국군체육부대를 유치한 것처럼 소극적 시정, 부정적 관점을 타파해 발전도 Yes, 화합도 Yes, Yes! 긍정의 힘으로 시정을 이끌겠습니다. 대학 유치, 기업 유치에 온 힘을 다해 인구 늘리고, 경제 살리는데 집중할 것입니다.-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문경도 인구감소, 원도심 공동화 같은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인구증가와 원도심 활성화 방안을 이야기해 주시죠.△저는 인구 감소 해결책으로 대학 유치, 기업유치와 같은 대규모 유치를 통한 인구 유입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습니다.특히 저의 공약 사항 1번과 2번이 대학 유치인데, 학교 유치로 학생들을 유입해 상주 인구를 늘리고자 합니다. 예를 들어 숭실대의 경우 교양 과정 캠퍼스로 문경 캠퍼스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기존의 주소 갖기 운동 등은 숫자 늘리기 밖에 안 되기에 문경에서 소비하고 생산하는 경제 인구를 증가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또 문경의 원도심이 많이 위축되어 있습니다. 코로나19 장기화의 영향도 있고, 인구가 줄어들다보니 빈 점포도 많이 생겼습니다. 저는 원도심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문화의 거리를 활성화시키고, 제2청사도 시내에 설치하고, 점촌역 인근의 도심지를 개발할 방안도 계획하고 있습니다.하지만 무엇보다 원도심이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인구 증가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이에 학교 유치, 기업 유치에 더 집중하고자 합니다.-선거로 갈라진 민심을 하나로 묶을 방안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제가 11년 만에 다시 문경시장(민선 4, 5기 시장역임)으로 취임할 수 있도록 해주신 이유도 이것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갈등과 반목을 지속해서는 안됩니다.문경은 인구 감소, 상경기 위축 등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해묵은 갈등은 털고, 오직 문경 발전만을 보고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런 측면에서 공무원 인사 역시도 실력 위주로 탕평책을 쓰겠다는 것이며, 취임 직후 공무원들에게도 공정한 행정을 주문하였습니다. 지켜봐주시기 바랍니다.문경/강남진기자
예년보다 일찍 다가온 폭염과 폭우가 사람들을 힘겹게 하고 있다. 어느 곳 할 것 없이 지역 불문이다.아침부터 푹푹 찌는 더위가 시작되거나, 예상하지 못한 급작스런 소나기에 난처한 경우가 적지 않다. 이른바 ‘견디기 힘든 여름’이 지속되고 있다. 올 여름은 뜨거운 공기를 외부로 내보내지 못한 채 그 열이 스트레스와 폭염을 부르는 ‘열돔 현상’으로 낮 최고기온이 영상 38도를 오르내리는 더위와 잠을 이루기 힘든 열대야가 벌써부터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 세계적 경제 침체로 인해 사람들의 몸과 마음 모두가 지쳐가고 있는 상황. 한 가지 어려움이 또 생겼다. ‘코로나19의 재확산’이 눈에 띄게 드러나면서 팬데믹과 엔데믹의 무너져버린 경계로 인해 혼란스러움까지 가중되고 있다.몇 해 전이라면 여름휴가 계획을 세우며 행복감에 들떴을 시민들은 스태그플레이션의 영향 아래 물가 변동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겹친 사회적 악재 속에서 어쩔 줄 모르는 상태에 빠져 있다. 누구랄 것 없이 힘든 2022년 여름을 맞고 있는 것. 이럴 때는 차라리 모든 걸 잠시 잊고 일상에서 벗어나 맘 편히 쉬어가는 것도 마음과 몸을 달래는 하나의 방편이지 않을까?이런 상황 속에서 청정 자연을 배경으로 시원스런 여름 휴가지로 각광받고 있는 청송군이 느긋한 쉼을 갈구하는 이들에게 “행복한 여행을 위해서라면 모든 걸 가볍게 준비해야 한다”는 말을 전하고 있어 주목된다. 여러 가지 조건이 즐거운 여행을 막고 있지만, 모처럼 다가온 휴가철을 마냥 걱정 속에서 보낼 수만은 없는 일.‘맑고 깨끗한 공기를 맛보며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는 여행지’를 지향하는 ‘산소 카페 청송군’이 준비한 볼거리와 먹을거리, 그리고 즐길거리를 아래 소개한다.건강과 치유를 동시에 맛볼 수 있는 공간으로의 떠남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을 듯하다. ▲역사와 힐링의 공존하는 ‘신성계곡 녹색길’가장 먼저 소개할 곳은 청송군 신성계곡이다. 여기는 관광공사가 주관한 여름철 관광지로 선정될 만큼 피서의 명소로 유명하다.갯버들 하천 길, 갈대 봇도랑 길, 방호정 길, 자암 길, 하천 과수원 길, 백석탄 길로 이어진 12km의 길은 맑은 물과 푸른 숲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길게 이어진 녹색길을 따라 새소리와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걷다 보면 일상에서 벗어나 코로나 블루(우울증)로 인해 지친 영혼을 치유하는 안식의 시간을 갖게 된다. 또한, 이 길은 신성리 공룡발자국화석, 백석탄 등 4곳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명소를 품고 있다.신성리 공룡발자국의 경우 2003년 산사태 발생으로 발견된 곳으로, 발자국 수는 약 400개.공룡 모형이 설치돼 있는 소공원은 학습장과 포토존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리고 인근 신성리지질학습관에는 지질공원에 대한 다양한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신성계곡은 절경과 맑은 물, 그리고 빽빽한 소나무 숲을 자랑하며, 방호정에서 고와리 백석탄에 이르는 15km의 계곡 전체가 청송8경의 1경으로 지정된 곳이다.도지정 민속문화재 제51호인 방호정은 방호 조준도가 지은 정자로 돌아가신 어머니를 사모하는 마음이 간절하여 생모 안동 권씨(安東權氏)의 묘(墓)가 바라다 보이는 곳에 세운 정자다. 신성계곡을 찾게 된다면 꼭 들러봐야 할 명소.여기에 더해 안덕면 고와리 계곡에 있는 백석탄은 알프스산맥의 미니 암봉 같은 바위군으로 하얀 바위 사이로 흐르는 옥 같이 맑은 물은 ‘이곳이 바로 선계가 아닌가’라는 착각 속으로 방문객을 이끈다.계곡 흐름에 따라 오랜 시간 동안 수마(水磨)되고 침식돼 암반에 항아리 모양의 깊은 구멍들이 생겨 있으며, 조선 인조 때 경주 사람 송탄 김한룡이 이곳의 시냇물이 맑고 아름다워 고계(高溪)라 칭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달기약수탕에 갔다면 약수 닭백숙도 맛보길이미 전국적으로 유명한 달기약수탕은 청송읍 부곡리에 위치하고 있다. 그 유명세가 시작된 것은 지금부터 130여 년 전 조선 철종 때다.금부도사를 지낸 권성하가 벼슬에서 밀려나며 낙향해 부곡리에 살면서, 마을 사람들과 수로공사를 하던 중 바위틈에서 솟아오르는 약수를 발견하게 됐다고 한다.그 물을 먹어보았더니 갑갑했던 가슴에서 시원한 트림이 나오고 속이 편안해져 그 후에도 즐겨 마시게 되었다.이곳 달기약수탕은 아무리 가뭄이 심해도 솟아나는 물의 양에 변함이 없고 엄동설한에도 얼지 않으며, 색과 냄새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또 약수로 밥을 지으면 푸른색 윤기를 돌면서 찰기도 있어 지친 여름철 입맛을 돋우는데 그만이라고 한다.또한 매년 음력 3월 30일이 되면 마을 주민들은 이곳에서 권성하 공을 기리며 약수가 끊이지 않고 솟아오르기를 기원하는 약수령천제를 지내고 있다.그 명맥이 40년 넘게 유지되고 있어, 청송 달기약수터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또 하나의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해 준다. 달기약수탕까지 와서 시원한 달기약수 한 모금을 마셨다면, 주위의 먹을거리를 둘러보는 게 당연한 순서일 것이다. 이는 더위에 지친 몸의 원기를 회복하고 싶은 여름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즐거움이다.달기약수탕 인근에는 약수와 각종 약재를 사용해 맛깔나게 끓여낸 약수닭백숙을 여름철 보양식으로 판매하는 식당이 적지 않다. 이중 한 곳에 들러 백숙을 맛보는 것도 청송 여행의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약수닭백숙은 철분 함량이 높은 약수가 닭의 지방을 제거해 맛이 담백하고 소화가 잘된다고 알려졌다. 위에도 부담이 적다.달기약수에 닭, 인삼, 황기, 감초, 대추, 녹두 등을 넣어 푹 고아서 닭이 알맞게 익으면 닭은 건져내 따로 담고, 국물에 쌀을 넣고 죽을 쒀 닭고기와 함께 먹는 게 이른바 ‘청송 약수닭백숙 맛있는 먹는 방법’이다.이 닭죽은 위와 장에 좋고 몸의 기운을 돋우어 준다고 해서 해마다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온다. 그렇기에 청송군엔 경치 좋은 곳에 자리한 오래된 닭백숙 맛집이 유난히 많다. ▲얼음골과 잘 정돈된 캠핑장도 청송의 매력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는 여름이라면 청송군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적인 여행지가 바로 청송 얼음골이다.얼음골 계곡 주변은 한여름 외부 온도가 영상 32도를 넘으면 얼음이 어는 곳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청송 얼음골은 골이 깊고 수목이 울창하며 다른 지역 관광지와 달리 상대적으로 인적이 드물다. 그렇기에 산새들의 지저귐 속에서 계곡의 골을 따라 부는 시원한 바람과 맑은 공기를 한껏 느낄 수 있는 명소로 잘 알려져 있다.수려한 산세와 울창한 수목 덕분에 전국에서 가장 맑은 공기를 맛볼 수 있는 명소로 자리 잡은 청송은 캠핑과 삼림욕을 즐길 곳이 많다는 것도 자랑 중 하나다.청송자연휴양림, 부남면 청송오토캠핑장, 상의자동차야영장, 수달캠핑장 등이 바로 그곳이다.이곳들 모두는 꼭 여름이 아니더라도 사시사철 가족단위 캠핑객들이 찾는 곳으로, 도시에서의 바쁜 삶을 짧은 시간이나마 잊고 자연 속에서 치유를 찾아가는 ‘힐링 여행지’로 이름을 높이고 있다.장기화 되고 있는 코로나 블루(Corona blue)에서 벗어나 진정한 휴식의 시간을 가지고 싶은 마음은 사람들의 보편적 심정이다.성큼 다가온 여름휴가 시즌을 맞아 도심을 피해 싱그러운 자연과 깨끗한 물, 여름이 주는 풍성한 기운을 즐길 수 있는 ‘산소카페 청송군’에서 작지만 의미 있는 ‘마음의 쉼표’를 그려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김종철·홍성식 기자
2022-07-18
민선 8기 제10대 경산시장에 취임한 조현일 시장. ‘꽃피다 시민중심 행복경산’을 슬로건으로 28만 명의 경산시를 이끌어 나갈 조 시장의 시정은 변화의 중심에서 머물고 싶고 살기 좋은 도시, 차이가 차별되지 않도록 시민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다. 또 직접 발로 뛰어 시민과 소통하고 공유하며 좋은 기업을 유치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아이와 부모가 모두 행복한 명품교육 도시, 살고 싶은 웰니스도시 조성 등 경산의 행복한 미래 대전환을 꽃피우는 것이다. 민생부터 챙기고 경쟁력 있는 도시, 명실상부한 대학도시, 교육도시, 시민의 행복공동체 구현, 시민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는 조 시장과의 일문일답으로 경산시의 미래를 예측해 본다. -민선 8기 제10대 경산시장 취임을 축하하며 앞으로 4년간의 경산시정 추진의 가장 중요 포인트는 무엇인가.△누구나 수긍하고 인정하는 인사다. ‘인사가 만사’라고 말하듯이 인사를 통해 공직자의 사기를 북돋우면 시민의 행복은 따라온다고 본다.28만 시민과 공직자들이 어우러질 때 양질의 행정서비스가 제공되고 시민 중심의 행정, 원-스톱의 행정으로 시민의 만족도는 저절로 높아질 것이다. 격무부서의 공직자들이 실제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인사를 정착시키고자 외부인사로 구성된 인사혁신TP 팀을 운용해 인사를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다. 즉 관행과 정으로 포장된, 청탁으로 인사가 좌우되지 않을 것이다.-평소에 자주 사용하는 사자성어(四子成語)나 격언이 있다면 무엇이며 그 이유는.△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고진감래(苦盡甘來)다. 선출직은 어려움도 많고 힘든 사람들도 보게 돼 이들에게 늘 고생 후에는 좋은 일이 반드시 있을 것이니 희망의 끈을 놓지 말 것을 이야기했고 나 자신에게도 입버릇처럼 각인시킨 말이다. 희망은 모든 것을 견딜 수 있기 때문에 시민과 공직자들에게 말이 아닌 실천으로 고진감래의 모범을 보여 줄 것이다. 지금의 경산이 있는 이유가 우리의 앞사람들이 희망으로 열심히 살았기 때문이라 확신한다.-앞으로 4년간 경산시정에서 가장 이루고 싶은 것은.△와촌과 남천을 연결하는 종축 고속화도로의 완공과 신대구부산고속도로의 구일(남천) 하이패스 IC 개설이다. 종축 고속화도로는 국도 25호선과 4호선을 연결하고 청통와촌 IC에 연결돼 지역의 남·북부권의 균형발전과 산업단지의 물류 수송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종축 고속화도로의 한 축을 담당할 남산~남천 국도 대체 우회도로는 지난해 12월 제6차 국도·국지도 5개년 계획에 이미 신청됐다. -시민이 행복한 경산을 만들기 위해 △살고 싶은 도시환경 등 5대 시정목표를 설정했다. 5대 시정목표를 자세하게 설명해달라.△경산시정의 5대 목표는 살고 싶은 도시환경을 포함해 △일자리 중심 미래경제 △지켜 주는 행복 복지 △시민 중심 적극 행정 △사람 중심 교육문화 등이다.첫째, 살고 싶은 도시환경을 위해 대구 도시철도 1·2호선 진량 연장 순환선 추진과 대구 도시철도 3호선 경산 연장, 광역도로 신설로 동서남북 어디나 통하는 쾌적하고 안전한 도시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와촌~하양~진량~남산~남천을 연결하는 경산의 대동맥 종축 고속화도로는 지하철 연장과 맞물린 시너지 효과로 경산의 균형적인 발전의 큰 틀이 될 것이다.둘째, 일자리 중심 미래경제는 기업과 일자리가 넘치는 ICT(정보통신기술) 허브도시이자 미래경제도시 경산을 위한 것이다. ICT는 정보 기기인 하드웨어와 운영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정보를 수집·생산·가공·보존·전달·활용하는 모든 방법을 말한다.대임지구의 경산지식산업센터와 경산미래융합타운, 대학들의 창업센터가 융합되면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ICT 창업의 메카로 경산이 자리 잡을 수 있다.셋째, 사람 중심 교육문화는 시대가 원하는 미래 인재의 숲, 명품 교육도시 조성과 다양한 문화와 찾고 싶은 즐거움이 넘쳐나는 웰니스(웰빙과 행복, 건강의 합성어) 도시를 조성하는 것이다. 교육혁신 시범도시 사업추진으로 대학이 지역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진정한 대학도시 경산을 건설하겠다.넷째, 지켜 주는 행복 복지는 근심 걱정과 차별 없이 지속 가능한 돌봄 서비스로 책임지고 늘 지켜 주는 복지를 실현하는 것이다.육아와 문화생활이 동시에 가능한 생활문화센터, 작은 도서관 등 생활권 문화시설과 프로그램 확충, 공공시니어타운 조성, 노인·장애인 일자리 확대 등을 시행하게 된다. 또 지역 곳곳을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풍부한 관광명소로 만들고 일상 속 소확행이 누구에게나 보장되는 ‘생활관광 핫플레이스 경산’을 완성하는 것이다.다섯째, 시민 중심 적극 행정은 존중받는 시민의 힘이 확실한 경산발전의 에너지로 작용하는 것으로 시민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시민의 복리를 위해 신바람이 나게 일하는 즐거운 공직문화를 만들어내겠다. 시민 중심의 열린 행정, 현장에서 보고 들으며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을 시정에 담아내고 시민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은 충분한 숙의 과정을 거칠 것이다. -시민들에게 부탁하거나 요구할 것이 있다면.△지켜봐 달라는 것과 힘내시라는 것이다. 선거로 민심이 갈라진 것을 봉합, 화합·협치할 시간을 주고 느긋하게 지켜봐 주는 것이다. 경산시정을 시장 독단이 아닌 경쟁자의 좋은 의견은 시정에 반영해 추진하는 협치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시민들의 가계 안정을 돕기 위한 특별지원금을 추석 전에 지급할 예정으로 추경과 정부의 교부세로 560억원의 특별지원금 재원을 마련해 1인당 20만원을 경산사랑카드로 지급해 지역의 내수경기를 활성화 시킬 것이니 민선 8기를 믿고 기다려 주었으면 한다.경산/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2022-07-17
지난 9일이었다. ‘특정한 사람’과 ‘소수의 동호인들’만이 즐기던 춤으로 인식됐던 남아메리카 춤 탱고(Tango)가 시원스런 바다를 배경으로 대중화돼 주목을 끌었다.한여름 밤을 뜨거운 열기로 수놓은 ‘영덕 고래불 해변 탱고 페스티벌’은 멀고 먼 나라의 이국적인 문화로 생각되던 탱고를 영덕군민은 물론, 경북도민들에게 한 걸음 더 가깝게 만들어준 행사로 호평 받았다.이 페스티벌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열려 뜨거운 열정과 서늘한 감각을 동시에 간직한 춤 탱고를 알리는 행사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기실 탱고는 한국엔 덜 알려졌지만, 아르헨티나를 포함한 남미와 스페인 등 유럽 전역 춤 애호가들 사이에선 그 인기가 예전부터 높았다.그래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화 거장들도 자신의 작품 속에 탱고를 주요한 소재와 핵심적 주제로 여러 차례 사용한 바 있다.뒤늦게 경상북도에 찾아온 ‘탱고 유행’. 몇몇 춤 평론가에 의해 ‘옷을 입은 채 느끼는 황홀한 감각’으로, 때로는 ‘절망을 이기는 흥겨운 에너지’로 이야기 되는 탱고를 다룬 영화 몇 편을 아래서 살펴본다. △ 그래도 삶은 아름다운 것… ‘여인의 향기’한때는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고, 그 뜨거운 열정으로 인해 고위급 장교가 됐지만, 예기치 않은 운명으로 인해 눈 뜬 장님이 된 늙은 사내가 있다. 괴팍한 성격으로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는 미군 예비역 중령 프랭크(알 파치노 분).피해갈 수 없는 모모한 상황으로 인해 철없는 고교생 찰리(크리스 오도넬 분)는 이 괴팍한 예비역 군인과 어쩔 수 없이 내키지 않는 뉴욕 여행을 하게 된다. 때는 크리스마스 시즌.모두가 즐거운 그 기간에 둘은 티격태격 전혀 즐거울 것 없는 둘만의 여행을 억지로 지속한다. 그런데, 이 지루하고 권태롭던 여행이 ‘탱고 한 판’으로 반전된다. 영화 ‘여인의 향기’다.뉴욕의 고급 레스토랑. 오지 않는 연인을 기다리던 젊고 아름다운 여성 도나(가르베일 앤워 분)에게 프랭크가 “춤을 추자”고 청한다.처음 보는 늙은 사내의 뜬금없는 제의. 도나는 당혹스럽다. “나는 춤을 추지 못해요”라는 도나에게 프랭크가 말한다. “탱고는 추는 게 아니라 느끼는 것”이라고.비싼 양복과 화려한 원피스를 갖춰 입은 식당 손님들 사이에서 프랭크와 도나가 심장 박동처럼 흔들리는 선율을 타고 매혹적인 탱고를 추기 시작한다. 춤이 시작되자마자 순식간에 두 사람에게 주목되는 수백 개의 눈동자.장님인 프랭크는 도나의 얼굴은 물론, 춤추는 공간의 넓이도 알 수 없다. 그러나, 그게 무슨 문제일까? 프로페셔널 댄서보다 더 멋지게 도나를 리드라는 프랭크의 탱고 스텝. 박수가 쏟아지는 건 당연지사.영화의 마지막. 아무 것도 혼자 힘으로 할 수 없는 장님이 됐다는 절망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프랭크에게 찰리가 말한다.“당신은 앞으로도 오래 살 자격이 있어요. 왜냐고요? 눈 뜬 사람보다 더 근사하게 탱고를 출 수 있잖아요.”영화 ‘여인의 향기’는 우리에게 이렇게 속삭인다.“탱고는 어떤 죽음도 삶보다 따뜻할 수 없다는 걸 알게 해준다”고. △ 더 이상 꿈꾸지 못한다면 인생은 무엇인가?… ‘고래와 창녀’루이스 푸엔조(Luis Puenzo·76)는 탱고가 생겨난 나라 아르헨티나의 ‘생존한 최고 감독’이라 불러도 무방하다.탁월한 역사인식과 과거에서 현재, 그리고 미래를 환상적 메타포 안에 효율적으로 엮어내는 루이스 푸엔조의 탁월한 연출력은 이미 아카데미를 비롯한 세계 여러 영화제에서 인정받은 바 있다.그의 대표작이라 칭해도 좋을 ‘고래와 창녀’는 2004년 감독한 영화다. 1936년. 이데올로기와 종교 탓에 수십 만 명의 사람들이 비참한 죽음을 맞았던 스페인 내전과 21세기 스페인 마드리드의 우울한 풍경의 교차.여기에 모성(母性)의 상징이라 할 여성의 가슴과 드넓은 ‘바다의 어머니’ 고래를 동일한 의미망 안에서 유기적으로 결합해내는 감독의 연출력은 ‘고래와 창녀’를 ‘금세기 놓쳐서는 안 될 영화’ 중 하나로 기억되게 했다.이 영화에도 탱고를 추는 장면이 등장한다. 아르헨티나의 땅 끝이자, 지구의 땅 끝이기도 한 파타고니아(Patagonia) 지방.1933년. 아름다운 스페인 여자 로라는 깊고도 깊고, 멀고도 먼 대서양 건너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로 간다. 이유는 단 하나. 20세기 초반 인간에겐 절대적 가치로 느껴졌던 ‘자유’와 ‘사랑’을 찾아서였다. 그러나, 개개인의 삶에는 희망과 더불어 절망이 병존하는 법. 그건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당신 없이는 세상 어떤 것도 의미가 없다”는 로라를 혼자 남겨둔 채 연인 에밀리오는 낡은 비행기를 타고 더 먼 곳으로 떠나버린다.고통과 절망의 끝에서 장님이 연주하는 반도네온(bandoneon·탱고에 사용되는 손풍금) 리듬에 맞춰 느리고 슬픈 탱고를 추는 로라.카페 안 수백 개 백열등의 환한 불빛으로도 달랠 수 없는 로라의 외로움을 반도네온 소리와 느린 탱고 스텝이 위로해준다.다음 날. 남극에서 불어온 차가운 바람이 몸과 마음을 흔들리게 하는 해변에서 로라는 상처 입은 채 바닷가로 떠밀려온 거대한 고래를 만난다. 이 고래는 10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후 유방암을 앓는 로라의 손녀 베라에게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루이스 푸엔조는 ‘사라진 가슴’과 ‘사라진 고래’를 아르헨티나 탱고 선율 속에 부활시킴으로써 ‘예술적으로 승화된 은유’의 힘을 관객들에게 선물한다. 어디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아프지만 그렇기에 더 매력적인 풍경이었다. △ 환멸 속에서도 인간은 살아야 한다…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앞서 ‘여인의 향기’와 ‘고래와 창녀’가 그래도 남아있는 삶의 희망과 미래를 낙관한다면 지금 이야기 할 영화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는 환멸의 오브제(objet)로 탱고를 삽입하고 있다.이미 오래전부터 문명과 진보의 정점(頂點)이라 지목된 도시 프랑스 파리. 제대로 된 정신상황을 가질 수 없었던 폴(마론 브란도 분)은 세상의 어떤 부분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우연히 만난 딸 또래의 여성 잔느(마리아 슈나이더 분)는 폴이 가진 서러움과 환멸의 일정 부분을 이해하는 듯하다. 마음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는 건 나이와 무관하게 어려운 일.지난세기 ‘문명의 절정’이라 불리던 파리. 그 도시의 조그만 아파트에서 만난 둘은 ‘처음이자 마지막 같은 성교’를 치른다. 그 장면엔 어떤 화려한 장식도 없다. 그저 쓸쓸하고 메마른 시퀀스(Sequence).‘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는 다수의 영화평론가들이 “다시는 만들어지기 힘든 영화”라고 부른 작품이다. 이탈리아의 영화 거장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의 명성에 가장 큰 힘을 실어준.왜였을까? 그건 바로 ‘탱고 페스티벌’이 열리던 20세기 후반의 ‘기이한 풍경‘을 영사막 위에 옮겨놓았기 때문이 아닐까?‘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는 장동건보다 잘생긴 말론 브란도(Marlon Brando)가 출연한 거의 마지막 영화였다. 그는 말했다.“인간이 살아있다는 실감을 느끼는 건 춤추는 순간 뿐”이라고. 마지막.어쨌건 탱고는 춤의 하나일 뿐이지만, 삶의 많은 부분을 끌어안으며 오랜 시간 세상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이 애정이 올해부터 시작된 ‘영덕 해변 탱고축제’를 통해 어떤 방식으로 변화할까? 이를 궁금하게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2-07-12
국내외에서 온 수 백여 명의 ‘땅게로스’(탱고 추는 사람)·‘땅게라’(탱고 추는 여자)들이 9, 10일 이틀 동안 동해안 대표 관광지인 영덕 고래불 해변 바다를 탱고의 물결로 수놓았다.영덕군과 영덕문화관광재단이 주최하고 대구 국제 탱고 마라톤 운영위원회, 경북매일신문, KM 미디어가 주관해 올해 처음 국내 최초로 푸른 물결이 넘실거리는 해변에서 펼쳐진 ‘2022 영덕 고래불 해변 탱고 페스티벌’은 규모와 내용면에서 국내 대표 탱고 축제로 자리매김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또한 관람객들을 위한 탱고 강연회와 체험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져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해변 축제로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전국에서 참가한 탱고 동호인들의 잭인질(Jack Jill) 챔피언십대회의 열띤 경쟁과 아르헨티나 탱고 마에스트로의 공연 모습 등을 카메라에 담았다. /편집자 주
2022-07-10
‘섬은 멀리 있어야 아름답다’라는 시의 한 구절은 이제 옛말인가 싶다. 닿기 어려워 신비롭던, 저만치 혼자 떨어져 외로움이 묻어 있던 섬을 쉽게 드나들 길이 있으니 말이다. 배를 타고 물살을 가르며 섬으로 가던 바닷길은 이제 추억 속에 접어두자. 365개 섬들이 바다 위에 흩어진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여수에서 시리게 푸른 바다 위에 뻗어있는 대교를 달리면 아름다운 섬에 금세 닿는다. 심리적 거리가 좁혀진 섬, 화태도와 낭도에서 한여름의 낭만을 즐겨보면 어떨까.□ 걷고 싶은 섬, 화태도 한국 세번째로 긴 길이 1천345m 화태대교 건너돌산도 서남단 크고 작은 9개의 섬들로 둘러싸여아름다운 해안길·낚시 명소 등 아늑한 풍경 뽐내여수시 남면 화태리의 화태도는 돌산도 서남단에 있는 섬이다. 한반도 모양을 닮은 섬은 임진왜란 때 왜병이 쳐들어오는 것을 돌산도에 알렸다고 해 췻대섬이라 불렀다.이순신 장군이 마을 뒷산인 노적산을 군량미 적재지역으로 위장했다고 해 ‘벼 이삭 수(穗)’를 써 수태섬으로도 불렸다가 ‘벼 화(禾)’를 써 화태가 됐다. 화태도는 돌산도, 송도, 월호도, 개도, 대두라도, 나발도, 대횡간도 등 크고 작은 9개의 섬이 감싸 아늑하다.육지에서 배로 드나들던 화태도에 2015년 돌산도와 화태도를 잇는 화태대교가 놓였다. 화태대교는 길이가 1천345m로, 인천대교와 부산항대교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긴 사장교다. 쭉 뻗은 대교를 달려 바다를 건너면 섬 해안을 따라 둘러있는 아름다운 길을 걸을 수 있다.여수갯가길의 5번째 코스인 ‘화태갯가길’ 비렁길에는 동백나무와 후박나무가 수런거린다. 소나무 숲길은 청량하다. 바다와 섬들을 끼고 걷는 어촌마을은 호젓하다. 꽃머리산에 올라 내다보면 화태대교가 당당한 자태를 뽐낸다. 다도해에 떠 있는 수많은 섬은 신기루처럼 아득하다.화태도는 조선 중기에 기마 목장으로 지정돼 섬에서 말을 키웠다고 한다. 말을 운반하던 마족선착장은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성지다. 고기를 낚는 것인지, 세월을 낚는 것인지, 갯내음 나는 포구에 걸터앉은 강태공의 표정이 느슨하다.월전포구는 ‘달밭기미’라 불렀다. 기미는 ‘작은 만’을 뜻한다. 마을은 포구 쪽에서 떠오르는 달빛을 받아 그윽하다. 작은 항구를 비추는 노란 월전등대는 포구 끝자락에 달처럼 걸려있다. 등대 앞에 서면 나팔처럼 생긴 나발도가 보인다.화태갯가길의 마지막 여정지 묘두마을로 향한다. 바다로 툭 튀어 나간 섬의 지형이 고양이를 닮아 마을 이름을 묘두라 부른다. 둥근 곡선을 그리는 앞바다에는 가두리 양식장이 수상가옥처럼 떠 있다. 이곳 주민들은 대부분 양식업을 한다. 감성돔, 참돔, 우럭, 농어 등 여수 양식어류의 40%가 화태도에서 나온다니 화태도는 그야말로 멋과 맛의 보고다. □ 낭만의 섬, 낭도둘레길 비경의 집합소 ‘여산마을’ 따라 걷다보면바다·방파제·등대 등 최고의 절경 한눈에 펼쳐져주상절리·해식동굴 등 자연의 작품도 신비함 더해화양면에서 여수섬섬길을 따라 섬과 섬 사이를 달려가면 낭만의 섬 낭도를 만난다. 조발도를 잇는 화양조발대교, 둔병도를 잇는 둔병대교, 낭도를 잇는 낭도대교를 차례로 건너면 된다.섬 모양이 여우를 닮아 ‘이리 낭(狼)’을 써 낭도라 불리는 섬은 이웃한 섬들 가운데 가장 크다. 섬에 들어서면 여산마을이 마중한다. 마을을 두른 산이 수려한 여산마을은 낭도 여행의 핵심이다. 낭도 둘레길 3코스 중 여산마을에서 출발하는 둘레1길은 비경의 집합소다.마을을 천천히 걷는다. 마을 입구에 정박해 놓은 고깃배들이 소박하다. 집 담장마다 알록달록한 그림이 걸려있는 갱번미술길은 갤러리 같다. 바다로 눈을 돌리면 낭도방파제의 빨간등대가 보인다. 등대 너머로 고흥 나로도 우주발사대가 우뚝 솟아있다. 길을 따라가면 고운 모래가 펼쳐진 낭도해수욕장에 이른다. 파도가 잔잔한 바다는 호수 같다. 경사가 완만하고 물이 맑아 어린아이들과 해수욕하기에 좋다.바다를 따라 난 둘레길은 낭도 최고의 절경을 품고 있다. 주상절리와 해식동굴이 어우러진, 신선이 살만한 신선대는 자연 스스로 빚어낸 작품이다. 겹겹이 쌓인 퇴적층 기암절벽인 친선대는 신비롭다. 간조에 해수면이 낮아져 너른 바위가 드러나면 공룡 발자국 화석도 볼 수 있다. 1억 년 전 중생대 백악기 시절, 공룡들이 무리 지어 살던 땅. 긴 세월이 흘러 공룡은 전설로 남았지만 어린 공룡들은 이곳에 보행렬 발자국을 남겨 그들의 존재를 알린다.산타바해변 쪽으로 걸어가면 바위섬 끝자락에 하얀 등대가 서 있다. 남포등대는 물속에 잠겨 보이지 않는 바위나 암초를 피하라며 뱃길을 밝힌다. 지나는 선박들이 언제나 그를 바라보니 홀로 있지만 외롭지 않을 것 같다. 바닷길을 나와 산타바오거리로 가면 둘레2길로 이어진다. 여기서 낭만 가득한 바다를 다시 만난다. 금빛으로 반짝이는 모래가 길게 펼쳐져 장사금(長沙金)이라 불리는 바다의 해안선은 그림 속에나 나올법하다. 산이 품어 초록으로 빛나는 해변은 영화 ‘킬링로맨스’의 촬영지이기도 하다.둘레길을 걷고 나면 마른 목을 적시고 싶을 터. 여산마을 입구로 되돌아오면 100년 전통 도가에서 빚은 낭도 명물, 젖샘막걸리를 맛볼 수 있다. ‘여수 앞바다 낭도에 하나뿐인 술도가에서 빚는 술. 억겁의 시간 졸여지고 졸여진 심층수 마른 젖 빨아 당기듯 뽑아 올려 빚었다는 술.’은 톡 쏘는 느낌 없이 목 넘김이 부드럽다. 탁하지 않은 우윳빛의 깔끔한 맛이다. 4대를 이어온 이유를 알 듯하다.어느덧 바다에는 섬 그림자가 드리운다. 물빛은 더 깊어지고 낭만이 물든 섬은 고요하다.‘에어비앤비 카테고리’에서 만나는 색다른 여름 휴가지무더위를 날려버릴 시원한 여름 휴가지를 찾는 사람들을 위해 에어비앤비가 새로운 검색 기능을 도입했다. 단순히 여행 목적지와 날짜를 검색하던 기존방식에서 ‘에어비앤비 카테고리’의 56개 카테고리로 수백만 개의 독특한 숙소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멋진 수영장’, ‘서핑’, ‘한적한 시골’, ‘열대 지역’, ‘기상천외한 숙소’ 등 여름휴가 시즌에 최적화된 카테고리를 활용해 보자. 새로운 여행지에서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멋진 수영장’을 가진 이색 숙소눈앞에 시원하게 펼쳐진 수영장을 찾고 싶다면 ‘멋진 수영장’ 카테고리를 둘러보자. 여기에 해당하는 숙소는 첫 번째 사진에서 수영장이 표시된다. 숙소 위치도 지도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제주의 ‘아모르데이’는 바다가 내다보이는 수영장에서 바닷속을 노니는 돌고래들을 감상할 수 있는 이색적인 숙소다. 순천의 ‘빌라오’는 한옥 독채로, 마당에 프라이빗한 수영장이 있어 한적하고 오붓한 여름휴가를 보내기에 좋다. △‘서핑’하며 빈티지 즐기자서핑이 취미인 사람은 ‘서핑’ 카테고리에서 양양, 태안, 제주 등 서핑하기 좋은 해변에 있는 숙소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양양의 ‘월화여인숙’은 죽도해변과 인구해변 근처에 있으며, 1979년에 지은 오래된 여인숙을 새롭게 단장한 곳이다. 빈티지한 멋이 풍기는 우아하고 세련된 공간에서 휴식할 수 있다. 제주의 ‘바당올레662’는 바닷가 바로 앞에 있어 바람과 파도가 좋은 날이면 바로 나가 서핑을 즐길 수 있다. △‘한적한 시골’의 정취 제대로‘한적한 시골’ 카테고리에서는 조용한 시골 분위기가 가득한 숙소들을 만나볼 수 있다. 함양의 ‘소소한’은 햇살이 따사롭고 풍경이 아름다운 집이다. 하루에 한 팀만 머물 수 있어 여름휴가 동안 유유자적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가평의 ‘모원당’은 전통적인 한옥 독채로 자연과 가까워 투박하고 정겨운 시골 마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이솔 객원기자 esol@kbmaeil.com
2022-07-07
지난 7월 1일 민선8기 구미시장에 취임한 김장호 시장은 “혁신과 변화를 갈망하는 시민들과 함께 새롭게 도약하는 구미의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그의 이런 다짐은 새로은 시정 슬로건 ‘새희망 구미시대’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김 시장은 구미가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선 지역경제부터 반드시 살려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취임식 이후 첫 공식일정을 기업체 방문으로 시작한 것만 봐도 기업유치와 지역경제살리기를 가장 최우선에 두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김 시장은 청와대·행정안전부·국토부 등 중앙정부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과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을 활용해 구미 경제를 반드시 살릴 수 있다고 자신한다. 이에 본지는 김장호 구미시장의 지역 경제를 살리기 전략이 무엇인지 살펴봤다. - 구미경제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통합신공항 이전을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구미를 배후 중심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 신공항과 구미5공단은 직선거리로 12㎞ 떨어져 있어 하늘길이 열리면 가장 큰 혜택을 보게 된다. 그 혜택을 최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신공항과 연계된 철도와 도로건설에 집중하고 추진할 것이다. 서대구에서 신공항으로 오는 철도의 구미지역 역사조성, 장천에서 군위IC간 국도 확장, 구미5공단∼서군위IC간 지방도 확장 등 신공항과 연계된 철도와 도로건설을 추진하겠다. 또 공항이 조성되면 구미는 배후도시로서의 기능을 갖춰야한다. 통합신공항이 아시아의 거점공항이 되도록 해야한다. 구미 5개의 글로벌 산업기지와 함께 국제적인 업무 기능을 갖춘 시설들을 조성해 아시아의 중산층, 비즈니스맨들이 구미로 오도록 하겠다. 그렇게 해야만 우리 젊은 청년들의 양질의 일자리가 생기고 인구 또한 늘어날 것이다.- 공무원 최초로 KORTA로부터 외자유치 기여공로를 인정받아 포상금까지 받은 것으로 안다. 앞으로 구미국가공단에 외자유치 계획은 있는지.△구미 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기업유치가 최우선이다. 이를 위해 각종 불필요한 규제를 타파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만들겠다. 또 실무 중심으로 행정과 협업할 수 있는 ‘구미시 기업유치단’을 구성해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기업유치 활동을 펼칠 것이다. 큰 줄기로 첨단 소재·부품·장비 관련 대기업 증설유치, 통합신공항 조성에 발맞춘 항공관련 산업유치, 정부 과제인 국내 복귀기업·외국인투자기업 유치 등에도 매진할 것이다. 또 가용할 수 있는 인력풀, 예산투입, 정보력을 총동원해 실질적이고 괄목할 만한 성과를 반드시 내도록 하겠다.- ‘변화와 혁신’에 대해 설명한다면.△구미가 과거의 영광에 머무는 것이 아닌 세대를 이어 발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제는 변하지 않으면 살아 남지 못한다. ‘혁신’만이 살길이다. 구미의 산업은 제조업 중심으로 가면서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 투트랙으로 가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특히, 신공항시대에 발맞춰 지속가능한 산업 생태계로 혁신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해야만, 청년들이 떠나지 않는 도시가 된다. 공무원 내부 조직에서의 혁신은 시장인 나부터 솔선수범할 것이다. 과거의 리더십으로는 안된다. 혁신이라는 것은 당연히 시장부터 혁신해야 간부들도 혁신하고, 그래야 다른 일반직원들도 혁신한다. 그런 차원의 혁신이 이뤄져야만 구미가 진짜 바뀌었다는 말이 나올 것이다. 작은부분이긴 하지만 지금 구미시는 서류가 꼭 필요한 보고를 제외하곤 모든 보고를 단톡방을 이용하고 있다. 시장으로 취임하자마자 직급별 단톡방을 만들었다. 거기서 시장인 나도 의견을 내고 다른 직원들도 자신의 의견을 거리낌 없이 내도록 했다. 또 지금같은 시대에 사무실까지 와서 보고를 하는건 이미 늦다. 불필요한 형식을 없애고 오직 시민과 구미시의 발전을 위한 일만 하는게 ‘변화와 혁신’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이계천 통합·집중형 오염지류 개선사업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데△선거 당시 이계천 통합·집중형 오염지류 개선사업의 사업비가 840억원 정도인줄 알았는데 최근에 타당성조사에서 1천500억원, 지금은 사업비가 1천700억원으로까지 늘어난 것을 알게됐다. 사업비가 거의 두배이상 늘어났기 때문에 이 부분은의 원인을 정확하게 살펴봐야한다. 개인적으로는 이계천 사업을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사업비가 너무 많이 늘어났기 때문에 어떻게 하는것이 인동동과 진미동 주민들의 경제생활에 피해가 없도록 할 수 있는지 검토를 하고 있다. 가능하다면 사업을 완수를 하겠지만, 사업비 부담으로 진행하기 힘들다면 다른 방법이 있는지도 현재 연구하고 있다. 주민들의 의견도 들어봐야한다. 사업지역에 완충지역도 있고 여러 문제점이 산적해 있다. 지금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은 어떤게 구미전체 발전에 도움이 되는지를 우선적으로 검토해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인재 육성’필요성이 대두되는데 이를 위한 방안은.△구미시가 혁신하려면 ‘인재’가 매우 중요하다. 모든 혁신은 사람으로부터 나오고, 좋은 인재를 잘 육성하고 활용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지역의 대학과 기업 그리고 관련 기관 등과 잘 협력해 인재를 키우고 잘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 또 구미시부터 공무원 스스로 혁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인재가 제대로 된 일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연공서열과 나이를 혁파하고, 인사에 있어 기회는 공평하게 주고, 평가는 공정하고 투명하게 해서, 결과를 누구나 예측 가능하도록 해 능력과 성과 중심의 인사를 하겠다. 김장호 구미시장 - 낙후된 농촌지역 활성화 방안은△구미는 도농복합도시로서 도시와 농촌이 상생하며 발전해야 한다. 제가 경험한 선진국의 농촌은 아름답고 살기 좋은 곳이었다. 농민이 잘 살아야 선진국이다. 우리의 농촌은 낙후되어 있고 심각한 고령화 문제를 안고 있다. 농촌에 편의시설과 문화복지시설을 확충하고 농축산분야 예산 확대, 스마트농업지원 등을 통해 농민이 잘살고 젊은이들이 농촌으로 들어와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도록 노력하겠다.-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혁신을 통해 구미가 사람부터 경제까지 ‘구미가 변했다’는 이야기를 꼭 듣도록 하겠다. 그래서 구미가 다시 대구 경북을 먹여 살리는, 나아가 대한민국을 먹여살리는 경제와 산업 중심지로서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 또 문화와 예술이 흐르는 낭만문화도시를 조성해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겠다. 41만 구미시민의 역량과 에너지를 모아 작금의 어려운 구미를 반전시키고, 통합신공항시대에 대비해 구미의 발전과 혁신의 밑그림을 착실히 그려 나가겠다. 물이 낮은 곳으로 흘러 세상을 공평하게 만들 듯 제도가 잘 미치지 않는 곳부터 챙겨 구미시민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어 가겠다./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몇 해 전. 불교미술사학자인 동국대학교 한정호(52) 교수를 만난 적이 있다. 당시 한 교수는 아래와 같은 말로 신라를 포함한 고대 유적과 유물의 복원에 관한 조심스러움을 언급했었다.“(유적과 유물의 조사·발굴·복원은) 올해 발굴하는 것보다 내년에 발굴하면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 10년 후면 더 많은 정보를 빼낼 수 있다. 예를 들어 과거엔 유적 발굴을 하다가 쥐똥이 나오면 버렸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의 성분 분석만으로도 당시 사람들이 뭘 먹었고, 어떤 기생충이 있었는지를 알 수 있다. 매장된 사람의 유전자 분석을 통해 성별은 물론 나이까지 알 수 있게 됐다. 지금도 유적 발굴 기술이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기술은 끊임없이 진화한다. 또 하나는 보존처리 기술이다. 이것 역시 후대로 갈수록 발전할 것이 명약관화하다. 이 모든 걸 떠나서 유물은 ‘현재 상태’가 가장 안전한 상태다. 온전하게 보존돼 있는 것을 인간의 호기심을 해소하기 위해 파내는 것이 과연 온당한 것인지는 진지하게 논의돼야 할 문제다.”역사 속 유물과 유적의 발굴은 인류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가는 힘겹지만 고귀한 행위라는 건 이론(異論)이 있을 수 없는 당연명제다.하지만, 그 과정이 어떠해야 하는 것인지는 학자들과 발굴자들, 문화정책 입안자와 집행자간의 의견이 갈릴 수밖에 없다. 이는 지향점과 목적이 다르기 때문. □ 세울 것인가? 그냥 그대로 둘 것인가?종교적 관점에서 보자면 세상 모든 것에는 나름의 역할과 몫이 있다. 그건 부처상과 예수상이 마찬가지. 섬기는 신의 형상은 그 종교를 믿는 이들에겐 절대가치에 가깝다. 만약 손상되거나 파괴됐다면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리는 게 더없이 중요할 터.오랫동안 기독교적 세계관을 음악을 통해 설파해온 ‘시인과 촌장’의 하덕규(64)는 이렇게 노래했다.세상 풍경 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경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후략)남산 마애불과 종교적으로 보다 밀접하게 연관된 한국 불교계는 이보다 한 발 더 나아간 입장이다. 지난해 늦가을 열암곡에 쓰러져 있는 부처를 다시 세우기 위한 법회가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부처님 바로 모시기’라는 이름으로 열렸다.조계종 총무원장 등이 참석한 이날 법회에서는 “경주 남산에 쓰러진 채 엎드려 있는 마애불을 온전히 일으켜 세워 불교 중흥을 이루겠다”는 다짐이 여러 차례 오간 것으로 전해진다.이처럼 불교계의 지향은 남산 마애불이 일어서는 것에 맞춰져 있다. 불교가 신라의 통치이념이자 사회를 작동시키는 기본철학으로 역할했던 7세기와 8세기의 모습으로 바위에 새겨진 부처의 형상을 복원시키고 싶은 것. 하지만, 합리와 이성이 지배한 21세기 한국사회의 역사학자들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앞서 한 교수의 말처럼 섣부른 계획과 기술 아래 진행되는 유물의 복원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기 때문.□ 경주문화재연구소 학자들의 오랜 노력들바닥과 겨우 5cm의 간격을 두고 쓰러진 채 발견된 남산 마애불을 8년 동안 연구·조사하고, 복원의 방법을 고민해온 경주문화재연구소의 학자들은 지난 2015년 ‘정비보고서’를 출간하며 그 과정의 어려움을 아래와 같이 서술한 바 있다.“마애불상(남산 마애불)의 보존과 안전을 위해 상태를 점검하고, 3D스캔을 이용한 형상분석을 실시했습니다. 또한, 보존 상태를 파악하고 그 변화를 알기 위하여 편광현미경, SEM-EDX, XRF, XRD분석을 통해 암석의 성분을 조사하고, 초음파 탐사와 적외선 열화상 탐사를 실시해 풍화 훼손 정도를 정량화했습니다. 이러한 조사·분석 결과는 이후 사면 안정성 평가를 가능하게 하였고 그에 대한 안정화 대책방안을 낼 수 있는 기초자료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마애불상의 발견 이후 그동안 보존·정비 방안과 주변 학술연구·조사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조사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각계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마애불상 원래의 상태로 복원하기 위한 최적의 이전 방안 등을 제시했습니다…(후략)”경주문화재연구소의 ‘정비보고서’를 꼼꼼히 읽어보면 2012년 봄과 여름 사이 짧은 기간에만도 여러 차례의 자문회의와 안전진단 등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아래 인용하는 대목이다.△마애불상 변위측정 계측기 설치 및 점검(2012.03.20)△남산 열암곡 마애불상 암석 2차 안전진단(2012.04.10~2012.05.09)△마애불상 이전방안 1~3차 검토회의(2012.04.12, 2012.04.25, 2012.04.26)△마애불상 회전 방안 및 지반안정화 검토회의(2012.05.10)△마애불상 자문위원단 구성 및 자문회의 개최(2012.06.18) 이처럼 불교계와 역사학계는 각자의 방식대로 남산 마애불의 입불(立佛·쓰러진 부처를 일으켜 세우는 것)을 위해 오랜 시간 애쓰고 있다. 그 지향과 목적은 차이가 있겠지만.□ 경주시, 장기 계획 아래서 남산 마애불 복원에 애써남산 마애불이 쓰러진 상태로 발견된 지 15년. 그간 조사와 연구, 복원 프로젝트 수립에 애써온 이들이 적지 않다. 2022년 현재는 그 책임을 경주시와 문화재청 등이 맡고 있는 상황.경주시청 문화재과 관계자는 2015년 경주문화재연구소의 ‘열암곡 마애불상 정비보고서’가 발간된 이후 남산 마애불과 관련해 진행된 복원사업에 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2016년에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쓰러진 남산 마애불 입불 방안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고, 2018년에는 불상 인근 정비 방안 연구와 실시설계가 추진됐다. 그 결과 지난해엔 열암곡 마애불상 주변에 옹벽과 보호각을 설치하는 정비공사가 준공됐고, 올해 5월엔 역시 한국건설기술원의 주도로 불상의 보존관리 방연연구가 시행됐다.”경주시는 쓰러진 채 오랜 세월을 지내온 남산 마애불을 일으켜 세우는 건 “신라 유물의 가치를 회복하고, 안전하고 편리한 관람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역사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새로운 교육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한다.해당 마애불이 산 속 깊은 위치에 있다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암부착망(산사태나 장마 등에 바위가 붕괴되지 않도록 씌우는 철망), 배수로, 계측시설을 설치하고, 입불을 위한 각종 실험과 기본·실시설계를 진행한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그러나, 남산 마애불을 일으켜 세우는 것에 반대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현대적 기술을 이용해 한시바삐 남산 마애불을 과거 존재했던 위치에 세워야 한다”는 의견만큼이나 “고대의 유적과 유물은 무너지거나 폐허인 상태로도 얼마든지 귀한 가치가 있다”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는 것.경주시 문화재과 역시 이런 어려움을 “다시 복원하는 것이 좋을지, 그대로 두는 것이 더 좋을 것인지 등 입불에 대한 여러 견해가 많아 공론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부연하고 있다.또한 제대로 된 입불을 위해선 ‘실대형 실험(Full scale Test)’ 등의 안정적인 복원 방안도 지속적으로 연구돼야 하는 어려움 역시 엄존한다. 여러 조건을 볼 때 쉽지 않은 일이다.779년(신라 혜공왕 시절) 혹은, 1430년(조선 세종 시절) 쓰러져 긴긴 세월 땅을 보고 엎드린 남산 마애불은 내년 1월 ‘열암곡 마애불상 보존관리 방안역구용역’이 완료되고, 그해 입불을 위한 실대형 실험과 기본설계를 마치면, 80t의 거대한 몸을 일으킬 준비를 끝내게 된다.경주시는 실시설계와 입불 공사가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오는 2025년엔 남산을 찾는 시민과 여행자들이 마애불의 얼굴만이 아닌 몸 전체를 볼 수 있을 것이라 예측한다.과연 그 과정에서 어떤 변수와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벌어질 것인지 적지 않은 이들이 쓰러진 경주 남산 마애불을 주목하고 있다.끝/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2-07-05
대구 북구가 역사와 문화를 아우르는 관광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칠곡지역의 수려한 자연경관, 구암동고분군과 팔거산성의 살아 숨 쉬는 역사, 금호강, 경북대박물관 등 지역에 산재한 풍부한 문화관광자원을 개발하고 재조명해 관광자원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지난 2020년에 관광종합개발 10개년 계획을 수립해 기존 관광자원 활성화 및 신규 잠재자원 발굴·육성 등 단계별 개발을 통해 체계적인 관광발전의 토대를 마련했다.특히, 다양한 관광자원을 발굴해 ‘일상이 여행이 되는 생활관광도시’의 관광비전을 제시하면서 역사·문화·관광도시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옛 경북도청 터가 지난해 도심융합특구 선도사업지로 선정돼 산업·주거·문화 등 우수한 복합 인프라를 갖춘 도심 내 고밀도 혁신 공간으로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이곳은 창의적인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며 글로벌 문화예술창조도시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워 문화예술 허브로 조성하는 안이 국정과제로 반영됐다.배광식 북구청장은 “역사·문화·관광도시로서의 위상을 높이고자 기존의 대표 관광자원과 문화유산들은 더욱 보강해 새로운 자원 개발과 홍보에 힘쓰고,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 발굴로 관광, 문화산업이 지역경제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코로나 팬데믹으로 위축됐던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일상이 즐거운 행복한 문화 북구로 도약하는데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 북구 8경 지역관광을 선도하다북구 8경은 전문가와 지역주민의 의견수렴을 통해 지난 2017년 3월에 선정했다.제1경 금호강하중도, 제2경 꽃보라동산, 제3경 운암지수변공원, 제4경팔달대교야경, 제5경 경북대학교캠퍼스, 제6경 함지공원, 제7경 구암서원, 제8경 침산정 등 지역 명소 8곳이다. 이 곳에는 2019년부터 2021년에 걸쳐 관광객 홍보를 위한 명소별 입구 관광안내표지판 설치를 시작으로 인생샷 포토존 및 야간 조명시설을 조성 등 사진찍기 좋은 명소화 사업을 완료했다. 북구 8경은 대구 북구의 상징이자 주요 관광명소로서 관광객들에게 볼거리, 즐길 거리에 더해 남길 거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조성해 많은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지역문화발전을 선도할 북구 대표 거리 조성길이라는 개념은 단순한 이동수단의 개념을 넘어서 문화와 역사를 배경으로 한 주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도시공간이다. 북구도 사람과 자원, 문화가 유통되는 길, 역사와 전통이 이어지는 길이 필요하다.문화예술거리 이태원길은 칠곡의 천재 소설가 이태원을 기리는 문화예술거리로 특색적인 문화자원으로 관광화해 북구의 대표 거리로 육성하고자 조성됐다.소설가 이태원을 중심 콘텐츠로 삼은 ‘이태원길’에서는 그의 생애를 볼 수 있는 ‘문학관’과 그의 소설 ‘객사’를 각색한 거리극도 관람할 수 있다. 또한, 거리 활성화를 위한 ‘초청공연’, ‘예술장터’ 등을 마련해 시민들에게 즐거운 경험과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강북에 문학을 테마로 한 이태원길이 있다면 강남에는 도시의 역사를 테마로 한 ‘옥산로 테마거리’가 있다. 도시철도 3호선 북구청역에서 호암로까지 이어지는 1.6km 구간에 가로환경의 개선 등을 통해 스포츠와 역사, 종교가 어우러진 현대화된 명품거리로 재탄생하고 있다.이 밖에도 중구와 협력해 경제발전의 역사적 의미가 담긴 장소를 직접 걸어보는 ‘경제신화도보길’ 체험관광코스를 운영하고 있다.삼성그룹의 모태인 삼성상회, 제일모직뿐만 아니라 대성산업, 평화산업 등 북구와 중구에서 경영을 시작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일명 ‘경제신화’ 기업들의 역사를 엿볼 수 있으며, 걷기를 통해 건강과 힐링을 동시에 충족시켜 주는 관광코스로 시민들의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 친수적 문화휴식 공간 조성북구는 금호강 오토캠핑장, 유채꽃이 만발하고 가을에는 코스모스가 절정을 이루는 노곡동에 있는 하중도, 동화천과 팔거천, 운암지와 서리지 등 친수적 문화휴식 공간을 조성해 자연과 수변이 조화를 이루는 도시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일상 속 바쁜 도심을 벗어나 가까운 곳에서 캠핑 낭만을 즐길 수 있는 금호강 오토캠핑장은 2019년 개장해 최근 붐 업하는 오토캠핑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춰 인기몰이 중이다.금호강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자리 잡은 도심 속 힐링쉼터인 금호강 오토캠핑장은 코로나19로 여가활동이 제한된 지역주민들에게 캠핑 체험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고, 장기화하는 코로나19 상황을 극복하는데 도움을 주는 공간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북구 노곡동에 있는 하중도는 봄이면 유채꽃이 만발하고 가을에는 코스모스가 절정을 이루어 대구시민의 사랑받는 관광지로 손꼽힌다. 하중도 명소화 사업을 통해 진·출입 보도교, 다목적 광장 조성 등으로 시민들이 좀 더 편리하게 방문할 수 있어 한층 활기를 찾고 있다. 올해 말까지 보도교 경관 조명과 하중도 조명 설치공사 등이 마무리되면 야간에도 아름다운 하중도의 모습을 관람할 수 있어 북구 최고의 관광지로서 하중도 역할이 기대된다.북구는 수변도시로서의 면모를 강화할 하천정비와 개발사업에 박차를 가해 안전한 도시의 토대가 될 동화천과 팔거천, 운암지와 서리지에 생태와 문화라는 새로운 옷을 입힌 정비과정을 통해 수변환경이 환경과 생명의 도시문화로 재조명 받고 있다. □ 구암동고분군과 팔거산성대구 북구는 금호강, 팔거천 주변을 따라 고대 선사유적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유산이 존재하는 곳이다. 특히 구암동고분군과 팔거산성은 도심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삼국시대 문화유산이다.구암동고분군은 2018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된 이래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이에 맞춰 다양한 정비사업이 추진 중이다. 1975년 발굴조사된 제56호분에 대한 재발굴을 시작으로 58호분, 5호분 등이 도굴되지 않은 채 발굴조사되어 토기류, 말갖춤새, 철기류, 장신구 등 다양한 유물이 출토되면서 고고학적 성과가 축적됐을 뿐만 아니라, 1호분 주변 정비 등을 통해 탐방객들에게 보다 쾌적한 관람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고분군과 인접한 시 기념물 팔거산성의 발굴조사에서 대구지역 삼국시대 산성 처음으로 목간이라는 유물이 확인돼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북구는 이미 발굴조사가 완료된 구암동고분군 56∼58호분에 대한 봉분복원 설계사업, 304호분 정밀발굴조사, 사유지 매입사업, 56호분 기록화 용역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팔거산성 2차 정밀발굴조사, 사적 지정 학술용역도 추진하고 있다.팔거산성이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승격되면 적극적인 국·시비 확보를 통해 체계적인 정비와 복원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로써 구암동고분군과 함께 지역을 대표하는 삼국시대 문화유산으로 거듭남과 동시에 지역의 역사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주민 중심의 특색있는 축제 및 문화행사금호강바람소리길 축제는 대구의 대표적 수변자원인 금호강을 무대로 펼쳐지는 북구의 대표축제다.가을에 금호강변에서 느낄 수 있는 음악과 문화가 힐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축제로 누적 관람객이 20만명을 넘는 등 대구에서도 규모가 큰 축제로 2020년 예비문화관광축제로 지정됐다. 코로나19로 2년 연속 축제가 취소돼 아쉬움을 남겼으나 올해는오는 9월 24일부터 25일까지 금호강 산격대교 하단 둔치 일원에서 열린다. 축제는 친수지구로 지정된 금호강을 배경으로 체험 등의 행사와 다채롭고 풍성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향후 전국적 규모의 축제로 발전시킬 계획이다.이 밖에도 지자체 최초의 떡볶이 페스티벌인 ‘떡잘알 프로젝트’, ‘북꾸러운 스타킹’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북구가 지닌 가치를 재발견한다.□ 전문적인 문화예술활동을 통한 새로운 비전행복북구문화재단은 다채로운 문화행사와 프로그램으로 문화 다양성을 품은 지역의 대표 문화 플랫폼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지역 내 무용, 연극, 음악, 전통분야의 유망예술가들의 작품을 교육청과 협력해 지역 고교생들에게 선보이는 ‘유망예술가발굴프로젝트’와 가곡의 도시 대구의 전통을 잇고 청년 작곡가를 발굴하는 ‘대학창작가곡제’를 준비하고 있다. 어울아트센터 상주단체로 활동중인 ‘CM심포니오케스트라’의 공연 기획, 북구의 대표 문화공간인 ‘이태원길, 범 내려온다’등 야외전시와 토요문화골목시장 등 북구만의 특색을 담은 풍성하고 차별화된 문화 프로그램을 추진할 예정이다.전시로는 기존에는 지역 출신 청년예술가들을 선정해 진행하던 ‘EAC 시즌 전시’를 다양한 연령층의 작가들을 초대해 예술의 장을 선보이는 등 지역예술인을 위한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하는 실험예술발굴 지원사업을 시행한다. /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
2022-07-04
길고 긴 인류의 역사. 그 속에서 유적은 물론, 번성을 누렸던 거대한 도시 전체가 자연재해나 전쟁에 의해 파괴되거나 통째 사라져버리는 경우를 드물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전 세계 관광객들이 ‘잊을 수 없는 고대 유적지’로 지목하는 폼페이. 이탈리아 캄파니아 나폴리 인근에 위치한 이 도시는 역사를 잘 모르는 이들에게도 낯선 이름이 아니다.지금은 사라진 고대 로마의 도시들 가운데 가장 유명하다고 불러도 좋을 폼페이. 귀족들의 휴양지로 이름 높았던 이 도시는 지금으로부터 2천여 년 전 여름 ‘베수비오 화산’의 폭발로 하루 만에 완전히 폐허가 됐다.폼페이가 실재했다는 증거는 1592년 운하 건설 과정에서 발굴된 유물과 유적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600여 년 전 인도 중부에 존재했던 힌두왕국 함피. 16년 전 여행자로 이곳을 찾았을 때 내려쬐는 뜨거운 햇살 아래 곳곳에 남겨진 수많은 힌두사원을 보며 문화충격을 받은 기억이 있다. 폼페이는 화산 폭발이라는 자연재해 탓에 유적과 유물이 1500년 이상 화산재에 덮여 있었다.반면 함피는 인간의 욕망이 야기한 종교간 전쟁 때문에 ‘파괴된 유적의 도시’가 됐다. ‘두산백과’는 함피를 아래와 같이 설명한다.“고대 인도의 대서사시인 ‘라마야나’에 등장하는 왕국 키슈킨다의 중심지로 인도신화의 신(神) 비슈누의 7번째 화신인 라마가 다녀간 곳이라고 한다. 14세기에서 17세기 사이 남인도에서 번성한 힌두왕조 비자야나가르왕국의 수도였으며 그 사실을 증명하는 유적지가 남아 있다. 무슬림연합국의 침략을 받아 왕조가 망하면서 폐허가 됐다. 함피엔 비루팍샤사원·하라자라마사원·비탈라사원 등이 있다. 시바신을 모신 비루팍샤사원에는 높이가 50m에 이르는 큰 문이 있고…” □ 남산 마애불을 쓰러뜨린 지진은 언제 발생했을까폼페이나 함피처럼 도시 전체를 황량하게 만들어버린 큰 규모의 재해나 전쟁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80,000kg짜리 남산 마애불을 넘어뜨린 건 무엇이었을까.학예연구관 이희진의 논문 ‘경주 남산 열암곡사지 석조불상 연구’엔 남산 마애불이 바위에 새겨졌던 위치와 쓰러진 형상, 정확한 크기까지가 서술돼 있다.“열암곡사지 마애석조여래입상(남산 마애불)은 2007년 석조여래좌상 주변 발굴조사 과정에서 발견되었는데, 석조여래좌상에서 남동쪽으로 약 30m 거리, 30도 정도 경사진 산 사면에 마애불상이 새겨진 면이 바닥으로 향한 채 앞으로 넘어져 있었다.마애여래입상이 위치한 곳은 열암곡사지 석조여래좌상과 같은 능선에 연결되어 있는 선상에 있고 건물지 축대 인근에서 발견된 것으로 볼 때, 열암곡사지 사역 내에 석조여래좌상과 같이 모셔졌을 것으로 생각된다.마애여래입상이 위치한 곳은 산 사면과 노두(露頭)가 발달되어 있는데 원래는 노두에 얹혀 있던 것이 후대에 외부의 어떠한 충격으로 넘어졌던 것으로 추정된다. 마애여래입상은 화강암(약 250×190×620cm, 무게 약 80t) 한 면에 높은 돋을새김으로 표현돼 있다. 여래상의 머리에서 발끝까지 460cm, 연화대좌가 100cm로 전체 높이가 560cm에 이르는 대형 마애불인데, 여래상의 머리 위쪽 끝 부분과 허벅지 부분만 암반과 돌덩이에 닿아 여래상을 지탱하고 있다…(후략)”엄청난 무게와 높이를 가진 이 불상은 왜 쓰러졌을까? 가장 먼저 머리를 스치는 의문이다. 당연한 수순처럼 발견 당시인 2007년부터 이에 관한 연구와 조사가 지속됐다.오랜 세월 몸을 숨기고 있던 남산 마애불이 사람들 앞에 모습을 다시 드러낸 지 2년쯤의 시간이 흐른 2009년 6월 부경대학교 환경지질과학과 지질구조재해연구실은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여래입상 붕괴에 대한 지질학적 접근’이라는 논문을 발표한다.당시 이 연구에 참여한 학자들은 “경주는 양산단층과 울산단층이 만나는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최근 양산단층과 울산단층 주변에서는 20여 개의 제4기 단층이 보고돼 이 단층들의 활성도와 고지진과의 연관성이 주목을 받고 있다”며 “역사적 기록으로 볼 때 경주 지역에서는 많은 인명과 문화재가 대규모 지진에 의해 피해를 받았음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신라 혜공왕 시절의 지진이 마애불 붕괴의 원인?이 논문은 다음과 같은 내용도 담고 있다.“경주 남산의 열암곡에서는 석불좌상 정비사업 중 8세기 후반의 것으로 추정되는 마애여래입상(남산 마애불)이 전복된 상태로 발견됐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 마애여래입상의 붕괴가 779년의 경주 지진과 같은 지질재해와 연관될 가능성을 검토하고, 이 불상의 원위치와 방향을 추정하였다…(후략)”실제로 혜공왕이 왕위에 오른 지 15년째 되던 해인 779년 신라에선 큰 지진이 발생했다.김부식의 역사서 ‘삼국사기’에도 ‘혜공왕 15년 봄 3월, 경도에 지진이 있어 주민들의 집이 무너지고 죽은 자가 100여 명이었다(十五年 春三月 京都地震 壞民屋 死者百餘人)’는 기록이 나온다.남산 마애불은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이후인 7세기 후반에서 8세기 초반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만약 혜공왕 시절의 지진으로 불상이 전복됐다면 새겨진 후 얼마 되지 않아 몸 전체가 뒤틀려 쓰러지는 비극을 맞이한 것이 된다.인명 피해와 함께 적지 않은 유물과 유적의 파괴까지 동반했을 지진만이 아니었다. 혜공왕 시절엔 다른 흉사(凶事)도 많았다.커다란 호랑이가 왕궁에 들어와 사람들을 위협하며 어슬렁거린 일이 있었고, 국가가 관리하던 황룡사에 유성이 떨어져 한바탕 난리가 벌어지기도 했으며, 정치적으로도 크고 작은 혼란이 지속됐다.12년이라는 길지 않은 기간 동안 여섯 차례의 지진이 연이어 발생하자 “왕의 덕이 부족해 땅이 흔들리고 집이 무너지니, 왕은 몸가짐을 바르게 하고 정치를 똑바로 하라”는 상소까지 빈발했다.샤머니즘(Shamanism)에 기대 세상사를 해석하는 이들이라면 ‘불교국가인 신라에서 자연재해와 정치 다툼으로 백성이 고통 받았으니, 이를 안타깝게 여긴 불상이 쓰러진 것“이란 의견을 내놓을 수도 있을 듯하다. 물론, 이런 견해가 이성적일 수는 없다. □ 부경대 지질구조재해연구실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추정은…앞서 언급된 부경대 환경지질과학과 지질구조재해연구실의 논문은 과학적 조사와 분석을 통해 다음과 같은 추정을 사람들 앞에 제시한다. 남산 마애불의 붕괴 이유에 관한 것이다.“마애여래입상(남산 마애불)의 붕괴 원인은 이 불상의 크기와 무게로 미루어볼 때 인위적인 파괴나 이동에 의해 붕괴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이며, 특히 이 불상의 얼굴 부분이 전혀 손상을 입지 않고 온전하게 보존돼 있는 것으로 미루어 인위적 파괴보다는 갑작스런 지진이나 홍수와 같은 큰 자연적인 재해에 수반된 진동이나 산사태 등에 의해 붕괴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여기에 더해 “(붕괴돼 쓰러져 있는) 현재 위치에서 반경 약 12 m 이내의 사면 상부에 존재하는 자연암반에 조각되었던 것으로 판단되었다”는 연구 결과를 서술하고 있다. 7~8세기 최초로 남산 마애불이 새겨졌던 위치를 가늠해낸 것이다.지난 2018년에는 남산 마애불을 쓰러뜨린 건 1430년에 발생한 규모 5.8의 경주 지진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문화재청이 의뢰한 관련 연구를 수행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남산 마애불은 약 600년 전 넘어진 것이며, 그 원인은 1430년 경주 일대를 뒤흔든 지진으로 보인다’는 견해를 내놓았다.이 지진에 관해서는 ‘세종실록’에 그 기록이 남아 있다. 아래와 같은 문장이다.“1430년 9월 30일 경상도 경주(慶州)·신령(新寧)·흥해(興海)·청하(淸河)·영일(迎日)·밀양(密陽)·김해(金海)·울산(蔚山)·의성(義城)·영해(寧海)·하양(河陽)·문경(聞慶)·진보(眞寶)·장기(長鬐)·청도(淸道) 등 고을에 지진이 일었다.”어쨌건 15년 이상 축적된 학계의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남산 마애불을 쓰러뜨려 땅을 보고 엎드려 있게 만든 건 지진이 분명해 보인다. 신라 혜공왕 때의 지진이건, 조선 세종 때의 지진이건.그렇다면 이제 남아 있는 가장 큰 의문은 “왜 아직 남산 마애불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는가”라는 게 아닐까./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2-06-28
포항세명기독병원은 지난 23일 본관 10층 광제홀에서 정형성형병원 개원 20주년 기념식을 열고 축하하는 자리를 가졌다.이날 기념식은 정형성형병원 류인혁 원장의 인사와 포항세명기독병원 한동선 이사장의 축사를 시작으로 지난 20년간 정형성형병원 발전에 기여한 직원에 대한 공로상 수여 및 상지관절센터, 하지관절센터, 척추센터, 성형재건센터 대표들이 지난 2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을 마련했다.류인혁 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2002년 당시 세명정형성형외과의원을 운영하며 가장 큰 고민이 정형외과 환자가 가진 내과적인 문제가 원스톱으로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었다”며 “환자가 늘고 수술 건수가 많아지며 그 고민이 점차 깊어질 때 한동선 원장님께서 함께하자는 제안에 마음이 움직였고, 포항지역에도 환자들이 믿고 찾는 병원을 만들고 싶다는 일념으로 합병을 선택했다”고 소회를 밝혔다.이어 “지난 20년 동안 우리 직원들이 한마음으로 노력해 준 덕분에 정형성형병원이 전국에 소문난 정형외과 분야 대표병원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우리의 최종 목표는 지역을 넘어 우리나라 중심병원, 더 나아가 정형외과 분야 세계적인 병원으로 발전하는 것인 만큼 더 연구하고 공부하는 자세로 병원을 찾는 환자 치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2002년 6월 정형성형병원 발걸음 시작20년 전 포항기독병원은 14개 진료과에 전문의 24명이 진료하는 종합병원이었다. 그 당시 IMF가 지나가며 의료계 또한 그 파급을 피해 갈 수 없었고, 고가의 수입 장비를 대부분 리스로 구입했던 병원들은 경영 부담으로 이어지며 전국 병의원 폐쇄율이 연평균 10%를 웃돌았다. 한동선 병원장은 수도권 대학병원 교수로 재직 중이던 1998년 초 부친(한영빈, 포항기독병원 설립이사장)의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로 급하게 원장으로 부임해 IMF의 여파를 고스란히 겪는 상태였다.한동선 병원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살아남기 위한 방편으로 고심 끝에 병원을 전문 특성화 병원으로 전환하고 50년간 이어오던 병원 명칭을 변경하며 변화를 위해 집중했다”며 “그 첫 번째 선택이 실력 좋기로 소문난 세명정형성형외과의원과의 합병이었다”고 말했다.2002년 포항기독병원은 14개 진료과에 전문의 24명, 운영 병상 214병상에 직원 수 232명인 포항시 5개 종합병원 중 5위에 해당하는 병원이었다. 그리고 20년이 지난 지금 포항세명기독병원은 24개 진료과에 전문의 126명, 운영 병상 776병상, 전체 직원 수 1천900여명에 이르는 포항지역 대표병원으로 성장 발전했다.포항세명기독병원의 발전 성과를 단순히 한 의료기관의 발전으로만 보기에는 부족하다. 병원은 일반 산업과 달리 기계가 대신할 수 없는 수많은 일자리를 만들고,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이 있는 지역은 의료비 역외 유출을 막아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역할을 담당한다.세명기독병원 정형성형병원은 정형외과 전문의 2명과 성형외과 전문의 1명 등 전문의 3명으로 출발했다.병원은 이후 발전을 거듭하며 2011년 관련 전문의 20명이 진료하는 연간 내원 환자가 10만명을 넘어서는 단계에 이르자 ‘정형성형센터’를 ‘정형성형병원’으로 확대 개편했다. 이어 정형성형병원에 상지관절센터, 하지관절센터, 척추센터, 성형재건센터로 세분화하며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했다. 정형성형병원은 개원 원년부터 매년 10% 넘는 성장을 이뤄내며 개원 20주년을 맞은 현재 관련 전문의 29명이 연간 외래 환자 20만명, 수술 1만건을 진행하는 국내 정형성형 분야 대표병원으로 발전했다. □ ‘전문 분야 NO1’ 지향하는 정형성형병원류인혁 원장은 정형성형병원이 인구 50만명인 중소 도시 포항에 위치하면서도 국내 정형외과 분야 선두에 오를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을 상지관절센터, 하지관절센터, 척추센터, 성형재건센터로 세분화한 동시에 질환별 맞춤형 진료 시스템을 갖춘 덕분이라고 강조한다.정형성형병원은 상지관절센터에 전문의 7명, 하지관절센터에 전문의 6명, 척추재건센터에 전문의 6명, 성형재건센터에 전문의 2명 통증 치료와 마취를 담당하는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8명 등 29명의 전문의가 각각 분야별 진료를 통해 전문성을 강화했다.이 같은 시스템은 연간 1만명에 못 미치던 정형외과 내원 환자 수를 연간 20만 명이 넘게 찾는 국내 정형외과 단일 분야 1위 병원으로 탈바꿈하게 만들었다.수술 분야의 발전은 더욱 눈부시다. 2001년 연간 400여건에 못 미치던 정형외과 수술 건수가 현재 연 1만례를 넘어서 우리나라에서 정형외과 수술 가장 많이 하는 병원’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2020년 기준 서울에 위치한 국내 탑5 병원 중 A병원이 6천425건, S병원 6천59건과 비교하면 더욱 놀라운 결과다. □ 정형성형병원의 큰 놀라움은 학문적 노력정형성형병원 의료진들은 학문적 노력을 지속해 왔고 2006년 이후 SCI 급 국제학회지에 게재된 논문만 31편에 이른다. 발표한 논문은 외국 교과서에 게재되고 임상 의사에게 관련 질환의 치료 방향을 제시하는 근거로 인용되며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무엇보다 개원 당시부터 매년 어깨, 팔꿈치, 손목, 관절경 수술, 발목, 척추 등 각 분야별 전국 규모의 학술 심포지엄을 꾸준히 주관 개최하는 한편 일정 기간 근무한 의료진들은 원할 경우 외국의 유수 대학 연수를 지원하며 진료서비스 향상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또 소속 의료진들은 대한수부외과학회, 대한미세수술학회, 대한관절학회, 대한척추학회 등 여러 학회에서 중심적으로 활동하고 류인혁 원장의 경우 2022년 대한수부외과학회 회장으로 추대되며 진료와 연구를 병행하는 국내 정형외과 분야 발전에 디딤돌 역할을 다하고 있다. □ 대학병원급 이상의 진단 장비와 수술 장비 구축으로 치료 효과 극대화정형성형병원은 최신의 최첨단 장비를 갖춘 것으로 유명하다.2016년 대구·경북에서 가장 먼저 도입한 640채널 CT 3.0T MRI는 의료진들의 질환 진단과 수술 결정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어깨와 팔꿈치, 손가락, 손목 관절과 하지관절의 발목, 무릎, 대퇴 관절 등 모든 관절 수술에 활용되는 가장 최신의 관절경 수술 장비 8세트를 갖췄다. 이 장비는 영상 전송 장치를 갖춰 실시간으로 수술 장면 저장이 가능하다.견관절 수술용 beach chair set spider 3대는 어깨 수술 환자의 고정 장치로 회전근개파열(RCT) 수술 및 어깨 관절 주위의 수술 시 안정적인 자세를 잡아줘 수술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게 도와준다. 이 외에도 최첨단 미세혈관 접합 수술용 현미경 OPMI Vario S88 2대와 뼈 수술에서 직접 뼈를 보며 정확한 수술에 필요한 c-ARM 장비를 수술방마다 구비하고 이들 장비에서 취득한 영상은 곧바로 의학영상정보시스템(pacs)으로 전송 저장해 결과 학인이 바로 가능하다.경북 동해안권은 바다를 끼고 있고 철강 공단이 많은 지역 특성상 사고가 많고 고난이도의 수술과 치료가 필요한 중증 환자 발생률도 높다. 이런 중증 외상 환자 치료를 위해 우수한 의료진 확보와 첨단 장비와 편리한 시설에 대한 투자를 끊임없이 이어가는 포항세명기독병원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2022-06-27
봉화군 춘양면 서벽리 일원에 위치한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고산식물 등 기후변화에 취약한 산림생물자원의 보전과 관리를 위해 2009년부터 2015년까지 국비 2,200억원이 투입되어 설립되었다. 임시개원을 시작한 2016년부터 올해 6월까지 누적 방문객은 78만 명에 달한다. 수목원은 그동안 방문객은 산림생물자원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전파하는 역할을 다하고 있다.2022년 현재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내에 39개의 전시원이 있으며 대표적으로 고산식물 수집 및 보존을 위한 암석원, 진달래속 식물 수집 및 보전을 위한 만병초원 등이 조성되어있다. 백두대간수목원이 산림보전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역할과 효과를 소개한다. □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산불피해 회복, 산림보전·복원’ 위해 ‘총력’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올해 3월 발생한 울진·삼척 산불피해지 보호구역에 대하여 산림청의 의뢰를 받아‘울진·삼척 보호구역 산불피해지 산림생태복원 전략 수립’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본 사업은 민·관·학이 함께 참여한 공동조사단을 편성하여 과업을 수행하며, 수행기간인 5월부터 9월까지 토양, 식생 및 동식물자원 등 다양한 생태 환경 분야를 조사하여 산림피해 현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유형별 산림생태복원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또한, 산불피해 회복을 위해 공공정원 조성과 무료관람서비스 제공 등 적극적인 지원책을 마련하여 추진하고 있다. 희귀 동식물의 서식지인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의 원활한 복원을 위해 정밀조사를 적극 추진하여 산불 피해지 생태복원 및 복구대책을 앞장서 마련할 계획이다.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지난 2019년도 백두대간 생태계의 보전정책 지원과 연구를 하는 산림복원지원센터로 지정되었다. 2020 세계산림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훼손된 산림면적은 약 4억 2천만ha로 우리나라 산림면적의 약 66배라고 한다.우리나라도 황폐화된 국토의 녹화에 성공하였지만 다양한 원인으로 여전히 산림면적은 줄어들고 있다. 산림복원은 이러한 산림을 복구하고 생태계의 기능을 회복시키고 인간의 복지와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한 중요한 일이다. 따라서 숲의 면적을 넓히고 복원하기 위한 사업은 가장 시급한 일 중 하나이며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 산림복원’에 관심을 갖는 이유다.산림생물자원의 보전을 강화하기 위해 백두대간 산림생물 자원의 조사, 멸종위기종 모니터링 등을 통해 보전기반을 구축하고, 백두대간 산림훼손지역의 산림생태계 복원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자생식물 종자정보구축, 복원용 종자생산을 위한 시드존(Seed Zone) 설정, 작물재래원종과 아시아권역 유용식물자원 수집 및 현지외 보전 등을 통해 야생종자의 글로벌 보존체계를 갖추어 나가고 있다. □ 태범, 무궁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유학’ 활발한 근황 전해작년 10월 에버랜드에서 태범, 무궁 남매가 한국 호랑이 공동 연구를 위해 국립백두대간수목원으로 유학을 왔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범궁남매를 위해 지난 1월부터 호랑이숲 운영을 중단하고 시설을 개선했다.하나로 된 대방사장에 철책을 설치하고 2개의 방사장으로 나눴다. 또한 환경개선을 위해 연못과 그늘동굴, 행동풍부화를 위한 놀이기구를 설치했다. 범궁남매는 약 6개월여 동안 적응기간을 거쳐 지난 4월 15일 호랑이숲 재개장에 맞춰 관람객에게 첫선을 보였다.범궁남매는 두살배기로 덩치는 크지만 아직 성장하는 단계로 호랑이숲에 적응을 위한 지속 훈련중에 있다. 현재 두 마리 모두 잘 적응하여 야외 대방사장에 나와 산책과 물놀이, 장난감 놀이 등 자유롭게 활동하고 있으며 식단으로는 쇠고기와 닭고기 4~6kg을 섭취하고 있다.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앞으로도 보유한 호랑이들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관리할 것이며 호랑이숲의 새로운 변화를 통해 동물복지에 기반한 시설운영을 실현토록 노력할 것이다. 또한, 관람객을 대상으로 호랑이 보호교육을 실시하여 백두산호랑이 보전의 장을 구현하고 장기적으로는 호랑이 개체 수 확대 및 생태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다. □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지역축제 ‘봉자페스티벌’, 경제적·비경제적 성과 톡톡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지역상생 협력체계 구축을 위해 지역 산·학·연·관·민이 참여하는 지역상생협력 및 지역특성산업지원을 벌이고 있다.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이를 위해 △계약재배 및 재배기술 보급 △지역 상생형 ESG 콘텐츠 개발 △청년 스타트업 지원 사업을 실시하는 등 ESG 경영을 통한 사회적 가치 실현에 앞장서고 있다. □ 지역농가와 위탁 계약재배 통한 상생 페스티벌 개최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지역상생협력 프로젝트 일환으로 국민과 지역민이 함께하는‘봉자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봉자 페스티벌’을 통해 지역 임·농가들은‘봉자 페스티벌’에 필요한 각종 야생식물을 위탁 재배해 조달한다.‘봉자 페스티벌’에 활용된 식물을 공급하기 위해 지난해 한 해 경북 봉화지역 32개 지역 농가가 계약재배사업에 참여했다.이를 통한 경제적·사회적 가치도 크다.‘봉자 페스티벌’을 통해 신규 창업 10건과 32명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봉자 페스티벌’에 참여한 지역 농가는 5억 8천5백만 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봉자 페스티벌’을 통해 수목원의 보유기술인 재배기술을 보급함으로써 지역 농가의 재배기술 역량도 크게 높였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 작년 한 해 초보 지역 농가를 대상으로 전수한 재배기술은 모두 15건으로 전년 대비 7%나 늘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SNS 홍보채널을 활용해 지역 농가들의 애로사항을 실시간 청취하기도 했다.□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수목원 ESG 콘텐츠 개발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수목원의 공간과 자원을 적극 활용해 지역에 전시 문화를 확산하는 동시에 지역 예술인을 육성 및 지원하는 지역 상생협력사업을 진행중이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지난해 주민 참여형 강연과 음악회 등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문화가 있는 날’을 운영했다. 또한 지역상생협력 프로젝트 추진으로 지난해 7월 ‘제 16회대한민국 CSR/ESG’대상 지역사회 부문에서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을 수상했다. 더불어 경북지역 산림관광·문화 확산 공로를 인정받아 경북도지사 표창을 받았다.인 / 터 / 뷰 이종건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원장 이종건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원장세계유일 야생종자 ‘시드볼트’ 보유한 亞 최대 수목원답게 차별화 운영 노력-원장 취임 2년이 되셨습니다. 지금까지의 성과와 소회를 말씀해 주세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재작년 7월 부임 당시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사무처의 세종 이전과 국립세종수목원의 개원으로 조직이동이 활발히 이루어졌습니다. 따라서 임기동안 조직의 조기 안정을 위해 업무시스템 정착에 최우선을 두었습니다.더불어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고산식물 보전의 차별화를 두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특히, 수목원 내 멸종위기 고산칩엽수 보전원을 조성하여 현지외 보전에 힘쓰고 있습니다.또한 보전가치가 높은 멸종위기식물의 복원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볼트를 통해 산불로부터 피해를 입은 강원도 울진과 삼척지역의 산림자원과 천연기념물을 보호하는 중기계획을 수립하였습니다.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그린바이오 산업을 위한 연구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작년, 에센셜 오일 효능과 관련한 특허 3개를 출원해 (주)에세파인에 기술이전 하였으며 (주)드문 연구 수요를 반영하여 제품 효과를 검증하고 신제품 개발과 출시에 도움을 주었습니다.그 외에도 지역민과 함께하는 봉자페스티벌 개최를 통한 일자리 창출 및 지역 경제 활성화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함으로써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였습니다.앞으로도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국민에게 사랑받는 최고의 수목원·정원 서비스 전문 기관이 되기 위해 산림청 및 관련 민·관 단체와 협력하여 국민행복에 기여할 것입니다.-마지막으로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을 찾는 방문객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소속으로 백두대간 및 고산지역 산림생물자원 보전을 위해 설립된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전체 구역 5,179ha내에 206ha, 39개 전시원을 가진 아시아 최대수목원이자 세계 유일의 야생종자 영구저장시설인 시드볼트를 보유한 수목원입니다.또한 6마리의 백두산호랑이가 사는 호랑이숲과 백두산·한라산 및 중앙아시아지역 등 고산식물을 보유한 수목원으로 다른 수목원보다 많은 분야에서 차별되는 수목원입니다.천혜의 자연경관 조건을 가진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3,940여종에 달하는 우리 자생식물을 관람할 수 있으며 산림생물자원의 보전과 활용가치에 대한 중요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봉화/박종화기자 pjh4500@kbmaeil.com
“청송을 다르게! 바르게! 풍요롭게! 우리만의 색깔을 입히겠습니다.”지난 6·1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윤경희 청송군수가 민선8기 출범을 앞두고 향후 군정 추진방향을 발표했다.윤경희 청송군수는 “지난 민선7기 숨 가쁘게 달렸었던 4년간의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하며, 동시에 민선8기 청송의 미래를 향한 뜨거웠던 선거 열기를 다시 한 번 가슴 깊이 새겨본다.”며, “코로나19로부터 빠른 일상회복을 위해 군민들과 함께 하는 민선8기 청송군의 군정비전은 군민의 결집이 군정 운영의 중심이 되는 ‘하나 되는 청송, 그 이상의 도약!’이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민선7기의 성공적인 군정운영 경험이 있지만, 현재 유례없는 혼란스러운 세계상황과 경제 상태에 맞물려 민선8기 군정운영을 시작하기에 참으로 어깨가 무겁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이러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청송군민들은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제 자리에서 본인의 생업과 본분을 놓지 않는 훌륭한 군민이다.”며 “이런 위대함을 청송군의 도약으로 보답하기 위해 이전과는 다르고, 바르고, 풍요로운 민선8기의 3가지 군정 목표를 정하고 크게 발걸음을 내딛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청송군의 민선8기 군정비전은 ‘하나 되는 청송, 그 이상의 도약!’이다. 여기에는 군민이 필요로 하고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발굴하고 추진함에 있어 군민 모두가 행정과 하나 된 마음으로 고민하고 노력해 나가고,특히 지역의 소득 증대와 군민 삶의 질 향상으로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이루어 ‘청송군의 무궁한 발전과 군민의 안녕’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의지를 담았다.또한 이를 실현할 군정목표는 “(다르게!) 새롭게 피어나는 미래농촌”, “(바르게!) 발맞춰 함께하는 나눔복지”, “(풍요롭게!) 문화로 미소 짓는 상생경제”로 설정했으며, 더 나은 내일을 위한 힘찬 발걸음을 준비하고 있다. □ (다르게!) 새롭게 피어나는 미래농촌농업이 주를 이루는 청송군은 봄을 시작으로 사계절 동안 여러 농업재해가 매년 발생하고 있다. 이에 군은 자연재해가 닥쳐야만 해결하는 방안이 아니라, 농업재해를 당한 농민의 상심을 빠르게 달래고 다시 일터로 나갈 수 있도록 농업재해 대응 예산확보와 지역할증폐지 등 농작물 재해보험 제도를 크게 개선할 방침이다.이러한 지원을 시작으로 농민들이 애써 키워온 농축산물의 가격안정화와 수급조절 위해 농축산물 가격안정기금운용, 청송사과의 품질 향상을 위한 경북 미래형 2축형 사과원 조성, 청송과수 표준 메뉴얼 제작으로 청송사과 재배시스템을 혁신시킬 계획이며, 황금사과의 열풍을 일으키고 지역의 새로운 소득원이 되기 위한 기틀인 ‘황금사과 연구단지의 조성’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복안이다.또한 청송사과유통센터의 시설을 확충해 손쉽게 청송사과를 팔고 만날 수 있는 유통구조로 개선한다. 농민은 농사에만 전념하고 행정에서는 선진기술 도입·보급으로 농사짓기 좋은 환경을 닦아 기존 농업인뿐만 아니라 귀농인과 청년농부가 많아지는 다양한 지원 사업을 시행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 (바르게!) 발맞춰 함께하는 나눔복지이어서 군민의 신체건강과 심리적 만족감을 뒷받침하기 위해 활기찬 사회활동 지원에 앞장선다. 이는 다양한 계층이 더불어 살고 있는 청송군민의 행복을 위해 두루 살피겠다는 의미이다.우선 노인 사회활동 지원을 더욱 확대하고 거점경로당을 조성하는 한편, 행복청송 군민대학 운영 등으로 평생학습의 기회를 제공하고, 청송군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함께하는 이웃사촌 복지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다. 아울러 산남지방 건강증진센터를 활성화 위해 걷기프로그램, 건강 체조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여 건강불평등을 해소하며, 지역아동센터를 확충하여 돌봄을 공백하고 지역아동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해 나간다.또한 신축·이전한 청송인재양성원에 도시수준의 학습 시스템을 도입하여 지역 청소년의 학습권을 보장해 주는 등 학생과 부모 모두가 만족하는 교육여건을 다져 나가며, 여기에 청송의 역사를 기억하기 위한 항일의병기념공원 보수 및 콘텐츠 개발로 역사교육을 시행하여 청소년들에게는 역사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방침이다.특히 청송버스 무료승차 지원으로 다양한 혜택을 교통제약 없이 누릴 수 있게 도와 드리며, 나아가 청송을 방문하는 모든 이들이 편리한 교통으로 지역 구석구석 찾아볼 수 있도록 할 전략이다. □ (풍요롭게!) 문화로 미소 짓는 상생경제청송은 농업이 주를 이루는 지역이지만, 관광지로서의 발전 가능성도 넘치는 곳이다. 천혜의 자연환경이 곳곳에 산재해 있고 대한민국 최고의 맑은 공기를 가지고 있기에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관광지에서 차별화된 체류형 관광지로 발돋움할 계획이다.이를 위해 한국 관광100선에 이름을 올리며 정평이 나있는 주왕산 국립공원과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른 산소카페 청송정원을 필두로, 골프장을 골자로 한 산림레포츠 휴양단지를 완공하고, 주산지 테마파크 조성사업 마무리, 한국산림사관학교 신설 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어 간다.또한 전국규모 체육대회와 전지훈련을 유치하고 청송군을 배드민턴메카로 육성하여 여러 분야의 방문객들을 사시사철 청송으로 불러들일 예정이다. 관광객들의 증가량과 지역민 소비촉진에 발맞춰 청송사랑화폐 10% 상시할인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관광객, 군민, 지역상인 모두에게 실질적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한다.특히 올 가을에는 반드시 대한민국 대표축제인 청송사과축제를 개최하여 청송사과의 우수성과 관광지로서의 매력을 뽐내 관광객, 지역민 모두 한바탕 신나게 놀 수 있는 지역행사로 만들어 나간다.이와 함께 군은 장기적으로 지역과 사람을 이어주는 통합신공항과 연계한 동서횡단 철도 건설, 남북 9축 고속도로 조기 건설 등 광역교통망 확충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심혈을 기울인다. 윤경희 청송군수는 “지금까지 늘 그래왔듯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듣기 위해 발로 직접 뛰면서 청송군의 발전과 군민의 복리 증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아울러 군민의 안전한 정주여건 조성을 위해 전선 지중화사업, 지방상수도 확장, 탄소중립 지원센터 설립, 액화석유가스(LPG) 보급·확대 등으로 쾌적한 삼의 터전을 만들어 나간다는 전략도 세웠다.끝으로 군민과 함께 머리를 맞대 신뢰받는 행정을 펼칠 계획이다. 공약이행을 위한 공약배심원단 운영, 군정발전 방안과 주요정책 수립과 자문, 시책 발굴 위한 지역발전협의회 운영, 새내기 공무원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로 청송군의 미래를 모색하기 위한 ‘청송어람’을 운영하며, 특히 민선8기의 다양한 사업을 스마트마을방송 서비스를 통해 시간·장소 제약 없는 송수신 서비스로 주민들에게 홍보하여 예산절감과 행정신뢰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윤경희 청송군수는 “앞으로 4년간 해야 할 것도 많고, 군민을 위해 하고 싶은 일도 참 많다.”며 “지금까지 늘 그래왔듯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듣기 위해 발로 직접 뛰면서 청송군의 발전과 군민의 복리 증진에 최선을 다해 군민의 가슴에 다정한 바람이 풍성하게 일렁이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김종철기자 kjc2476@kbmaeil.com
2022-06-26
세상의 길들에 존재하는 다양한 것들을 만나기 위해 우리는 긴 혹은 짧은 여행을 떠났다. 코로나19라는 전염병이 급습하기 전까지는. 사나운 빗줄기처럼 몰아쳐 온 역병의 기세는 한참을 집 주변만 서성이게 했다.이제 비가 걷히고 어두운 구름이 물러간다. 해가 비쳐 살갗에 닿는 공기가 다르게 느껴진다.우리의 여행은 다시 시작된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를 때, 들판에 핀 꽃들과 밤하늘에 빛나는 별들이 전하는 소소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좋겠다. 이곳에 펼쳐놓는 여행의 단상과 기록들이 길잡이가 되어 길 위에서 뜻밖의 풍경들을 마주하길 바란다.6월의 제주에는 수줍은 신부의 부케 같은 꽃다발이 지천으로 피어난다. 노란 유채꽃이 봄의 전령이라면 파스텔을 칠해 놓은 듯한 탐스러운 수국이 제주의 여름을 알린다. 화사한 봄꽃이 저문 제주에 여름이 짙어지면 다양한 빛깔의 수국이 향연을 펼친다.어떤 색을 뿜어낼지 그 속내를 알 수 없어 더 신비로운 수국은 색마다 다른 꽃말을 지닌다. 한결같은 사랑을 속삭이다가 쉽사리 마음이 변하는 변덕을 부린다. 심보가 도깨비 같아 도채비꽃(도깨비꽃)이라고 불리는 수국이 다채로운 색을 뽐내는 여름 제주로 꽃놀이를 떠나보자. □ 제주 서쪽 관광명소 트로피칼 한림공원제주시 한림읍에 있는 한림공원은 1971년 10만여 평의 황무지 모래밭에 야자수 씨앗을 심어 일군 테마파크다. 에메랄드빛이 물든 협재해수욕장과 금능해수욕장 사이에 있어 수많은 사람이 찾는 관광명소다.이 테마파크에 계절마다 다른 꽃을 피우며 매월 축제가 열린다. 6월에는 수국 동산에서 하얀빛, 핑크빛, 붉은빛, 보랏빛, 파란빛까지 다양한 색이 쏟아져나온다. 꽃잎의 색이 다른 이유는 토질 때문이다. 수국의 안토시아닌이라는 성분이 산성토양에서는 알루미늄 이온과 만나 푸른색 꽃이 피고, 염기성 토양에서는 알루미늄 이온과 결합하지 못해 붉은색 꽃이 핀다. 한그루에 다양한 색의 꽃이 피는 경우는 여러 갈래로 뻗은 뿌리가 닿는 토양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수국이 도깨비 같은 변덕을 부리는 이유인 셈이다.한림공원은 수국만 보고 가기에는 아깝다. 한라산 화산 폭발로 용암이 흘러 생긴 경이로운 동굴도 있다. 천연기념물인 협재굴과 쌍룡굴은 용암동굴이면서 석회동굴에서 볼 수 있는 석순과 종유석들이 자라고 있다.여름 수국을 즐기다가 시원한 동굴 안에 들어가 흘린 땀을 식히기에도 더할 나위 없다. □ SNS 수국 명소 카페 마노르블랑서귀포시 안덕면에 있는 마노르블랑은 경관이 빼어난 산방산이 정원 배경이다. 개인 소유의 카페는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언덕 위에 얹은 하얀 집이 그림 같고, 정원에서 계절마다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나 SNS 사진 명소로 입소문이 나 있다.6월이면 카페 정원에는 어김없이 수국이 만개한다. 웅장한 산방산과 어우러진 꽃밭은 수국 명소로 알려지면서 수많은 사람이 찾아온다.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야외 스튜디오처럼 잘 가꾼 포토존에서 꽃을 배경 삼아 인생 사진을 남긴다.산책로에는 사람 키를 훌쩍 넘는 붉은 수국 담길이 이어진다. 꽃이 열어 놓은 사잇길을 걷다 보면 삶에도 꽃길이 펼쳐질 것 같다. 산방산만 바라봐도 좋은 곳에 아름다운 꽃들이 덤으로 피어 있으니 시원한 커피 한 잔과 더불어 눈의 호사를 누려보면 어떨까. □ 조용한 바다마을 위미리 수국길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는 남쪽의 조용한 바닷가 마을이다. 옛날에는 ‘쉐미, 뛔미’라 이름 불렀고 한자로 ‘우미촌(又尾村)’이라 표기했다. 해안 산기슭을 따라 중산간 지역까지 길게 펼쳐진 마을 북쪽에는 큰동산·족은동산·쇠동산이 있다. 쇠동산의 지형이 마치 소가 누워있는 모습이고, 족은동산(작은동산)이 소의 꼬리와 닮아 ‘우미’라 부르다 지금은 ‘위미’로 바뀌었다.서귀포에서 남원까지 이어지는 해안도로의 잔잔한 풍경을 따라가다가 닿게 되는 위미리는 겨울에는 바닷가 동백나무 군락지에서 붉은 꽃이, 여름에는 길가에서 푸른 꽃이 반긴다. 위미리 수국길의 꽃들은 여름의 아름다운 한 장면을 위해 인내하다가 길가에서 짧고 굵게 피어난다. 마을은 고즈넉한 포구를 품고 있다. 위미항 방파제에 핀 한 다발의 수국은 엽서 한 장에 담긴 그림 같다. 화려하게 가꿔 놓은 수국 명소보다 조금 쓸쓸하지만 항구를 포근하게 감싼 서정적인 마을 안으로 들어가 보면 제주의 속살을 마주한 듯 마음이 따뜻해진다. □ 사랑을 맺어주는 혼인지 수국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에 있는 혼인지도 수국 명소로 이름난 곳이다. 짙은 파란색 수국이 가득한 혼인지에는 설화가 전해진다. ‘제주’는 고려시대에 붙여진 이름으로 그 이전에는‘탐라’라 불리는 섬나라였다.탐라국의 시조인 삼신인(三神人) 고을나, 양을나, 부을나는 수렵 생활을 하다가 온평리 바닷가에 떠밀려 온 오색찬란한 나무상자를 건져 올렸다. 상자 속에는 벽랑국의 세 공주와 오곡백과가 들어 있었다. 삼신인은 세 공주를 각자의 배필로 정하고 온평리 혼인지 연못에서 혼례를 올렸다.나무상자에서 나온 망아지와 송아지를 기르고 오곡 씨앗을 뿌려 농경 생활을 시작했다. ‘온화하고 평화롭다’라는 뜻의 온평리는 탐라국의 시작을 알린 곳으로 이때부터 제주가 흥하게 됐다는 전설이다. 이런 이유로 온평리는 혼인지 마을로 불리면서 전통혼례를 치르고 싶은 사람들이 찾아온다.혼인지에 수국 피는 계절이 오면 연못가에서 푸른 꽃들이 물안개처럼 피어오른다. 돌담을 따라 삼공주추원사까지 이어진 꽃길은 공들여 장식한 결혼행진 무대처럼 화려하다. 햇살에 부푼 꽃다발 앞에서 두 손을 꼭 잡은 커플들의 얼굴이 꽃잎처럼 화사하다. □ 환상의 드라이브 길 종달리 수국길제주시 구좌읍 종달리는 작은 종달새의 지저귐이 들릴 듯한 조용한 마을이다. 조선시대 제주에 부임한 제주 목사(지금의 제주도지사)가 성산읍 시흥리를 시작으로 마을을 순회하다 종달리에서 행차를 마쳤다고 해서 ‘마칠 종(終)’, ‘도달할 달(達)’을 써 이름 지었다. 끝에 도달한 동네, 종달리는 제주목의 마지막 마을이자 제주 올레의 마지막 코스다.낮은 지붕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은 유명한 소금 생산지였다. 소금의 질이 좋아 임금에게 진상했다고 한다. ‘소금바치’라 부르는 소금밭 자리에 지금은 억새가 자라고 철새가 날아든다.마을 한가운데 우뚝 솟은 오름, 지미봉에 오르면 푸른 바다와 성산일출봉, 우도까지 시원하게 내다보인다. 제주다운 모습을 간직한 마을 해안은 용암이 식으면서 구멍 뚫린 기암괴석이 널려 장관을 이룬다. ‘고망난돌(구멍난돌)’을 시작으로 6㎞나 해안을 따라 나 있는 드라이브 길은 수국의 성지다. 바다와 엉킨 꽃무리는 환상적이다. 바다 너머 우도를 배경으로 도드라진 꽃들은 제주 수국 여행의 백미다. □ 석양빛에 물든 우도 수국제주시 우도면의 우도는 ‘소가 누워 머리를 내민 모습과 같다’라고 해 이름 붙여진 화산섬이다.1697년 조선 숙종 때 국유목장을 짓고 국마(國馬)를 사육하기 위해 섬에 사람들이 드나들었고, 헌종 때 김석린 진사 일행이 정착했다. 구좌읍에 속해있다가 1986년 우도면으로 승격했다. 제주 본섬에서 약 15분 정도 배를 타고 들어가야 만날 수 있는 우도는 산호가 반짝이는 백사장과 우도 8경이 신비로운 섬이다.여름이면 소의 머리 부분에 해당하는 쇠머리오름과 우도 등대공원 일대에는 수국이 들꽃처럼 피어난다. 바람 많기로 유명한 섬, 바람이 흥겹게 노래하면 꽃들이 현란한 춤을 춘다. 색의 일렁임을 따라 천천히 쇠머리오름 정상에 오르면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 너머로 한라산과 성산일출봉까지 한눈에 들어온다.숙박이 아니면 차량 진입이 금지된 섬 안에서 스쿠터나 우도 전기차를 빌려 마을을 달리다 돌담 따라 핀 수국을 마주하는 것도 즐겁다. 해가 바다로 내려앉으면 사람들은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섬은 고요하다. 섬에서의 하룻밤, 석양이 짙어질수록 쪽빛 바다는 붉게 물들고, 파스텔 수국 빛은 아련하다./제주=글·사진 이솔 객원기자 esol@kbmaeil.com
2022-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