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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ㆍ특집

창원 천주산

4월이 되면서 산과 들에 꽃들이 피어나 상춘객들이 전국의 관광지나 산을 찾게 되지만 날씨가 변덕스러워서 산악사고가 종종 일어나게 된다. 특히 늦겨울에서 초여름 사이, 주로 봄철에 많이 발생한다는 통계가 있다. 전국적인 통계는 아니지만 서울시 소방재난본부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서울에서만 산악사고 신고건수가 총 1천572건으로 하루 평균 3건씩 신고됐으며, 최근 3년간(2012~2014년) 산악사고로 사망한 사람이 63명으로 나타났다.모든 사고가 그렇지만 봄철 산악사고는 산행 요령을 익히고 대비를 잘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단체산행 시는 안내자들이 있어 위험구간에서 주의를 당부하지만 개별산행이나 가족, 친구 등이 산행을 할 때에는 봄철 안전한 봄철 산행 요령을 익히면 도움이 된다.무엇보다 등산하기 전에 10분 정도 사전 운동을 해 몸을 풀어 줘야하며, 산행은 오전에 시작해 늦어도 해지기 1시간 전에는 완전히 하산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변덕스러운 날씨에 대비해 얇은 옷을 여러벌 준비하는 것도 안전 등산을 위한 지혜이며 등산 중 음식과 물은 조금씩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산행 시 비탈길을 피하고 등산로를 따라 산행하며, 협곡을 지날 때는 낙석물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무엇보다 등산코스를 완주할 경우에는 체력분배를 잘 해야 하는데, 오를 때 40%, 내려갈 때 30%를 쓰고 30%는 남겨둬야 하며, 등산 중에는 30분 정도 걷고는 5분 정도 휴식하는 것도 체력 안배에 도움이 됨을 알아야 한다.등산을 할 때에는 충전된 휴대전화와 예비 충전 배터리를 지참하고, 등산로에 있는 산악안내판을 살펴 주변 위치를 숙지하는 것이 만약의 사고에 유용하게 대비할 수 있다.산행요령과 관련해 지난해 강화 마니산에 올랐을 때 함께 간 사진작가 전 선생이 사진을 찍으려 뒷걸음치다가 낙상한 사고도 있었으니 필자는 단체등산이나 개별등산을 할 때 안전수칙에 대해 철저히 지키는 편이다.봄철에 산에서 아름답게 피는 꽃은 진달래와 철쭉이다. 이맘때가 되면 전국의 산들은 진달래가 제철이다. 이번 등산도 지난주에 이어 진달래 군락지를 찾아가니 창원 천주산이다.천주산 등산은 필자에게 있어 두 번째다. 2년 전 봄에 천주산을 다녀와서 그 기록들을 2013년 5월 3일자 경북매일신문에 `향기로운 봄꽃 향연에 취해 멈춰선 발걸음`이란 제목으로 게재한 바 있다. 하지만 진달래 군락지로 전국적으로 유명한 산이니 다시 찾게 된 것이다.대구에서 일행을 태워 오전 7시에 출발한 차는 고속도로와 국도를 달려 오전 10시경 창원시 북면 마산외곽고속도로 주변에 있는 천주산 입구에 도착했다. 입구로 들어오니 `천주산진달래축제`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게시판과 거리 양편 나무들 사이에 빼곡 들어찼고, 등산 온 사람들의 모습도 많이 보인다.일행은 차에서 내려 등산장구를 챙기고 간단히 몸을 풀고서는 바로 등산을 시작한다. 천주산 등산 들머리는 달천계곡주차장에서 시작되는데, 관리사무소가 있는 건너편이다. 통상적으로 보면 정자를 거쳐 달천약수터, 만남의 광장, 전망대를 지나 천주산 용지봉에 올랐다가 함안경계 삼거리로 내려와서 달천계곡으로 해서 주차장으로 원점 회귀하는 코스다. 거리로는 약 6.4km에 2시간 반이 소요된다. 필자는 일행을 뒤로 하고 조금은 빠른 속도로 많은 등산객을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코스는 정자로 가서 천주봉에 올랐다가 팔각정을 거쳐 만남의 광장으로 가서는 위에서 적은 통상적인 등로를 따라서 용지봉에 올랐다가 달천공원주차장으로 내려올 계획이다.달천계곡으로 들어서서 초입에는 벚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있고, 또 휘날리는 모습이 보기에 좋다. 계곡을 따라 길을 걸으니 물 흐르는 소리가 계속 들려온다. 마침 오늘이 천주산진달래축제일이라 많은 산행인들 속에서 함께 산행하니 초입부터 걸음이 더뎌진다.주차장에서 1.2km 지점에 도착하니 다리건너기 전 길가 왼편에 허목 선생비가 있다. 조선시대 숙종 때 영의정을 지낸 허목 선생이 창원 달천동에 기거하면서 계곡 암반에 달천동이라 각자한데서 달천계곡 지명을 얻었다고 한다. 달천계곡 암반에 달천동(達川洞)이라는 글씨를 음각해 유명해진 곳이다.그곳을 보고나서 산행을 계속해 정자에 이르러 잠시 쉬다가 다시 임도를 타고서 산행하여 조망바위에 오른다. 천주봉이 가깝게 보이고 그 너머에서 진달래군락지가 펼쳐지고 있는데, 등산갟들이 줄을 이어 오르는 모습이 보인다.평평한 평지로 돼 있는 천주봉에 올라 주변 조경들을 보고선 복잡한 산봉우리에서 벗어나 팔각정 쪽으로 내려선다. 200m 아래 팔각정에 도착하니 그 위에 먼저 산행온 사람들로 가득하다. 비좁은 틈을 헤쳐 팔각정에 그냥 올라보고서는 이내 내려서서 만남의 광장으로 향한다.700m거리에 있는 만남의 광장으로 가면서 다가서는 풍경들을 마음에 담는데, 야산 등성이에 군락지가 아름답기 그지없다. 2년 전에 이곳을 왔을 때는 등산로 초입에서 82세된 기인을 만나 그 분이 올라오면서 한번도 쉬지 않고 연거푸 부르는 노래를 듣느라 주변 경관을 살피 수 없었는데, 이번에는 등산 온 우리 일행과 떨어져서 홀로 오르니 진달래 군락지 주변 경관들을 살필 수 있어 또한 좋다.만남의 광장 길에는 더 많은 등산객들이 모여 있다. 이곳이 산행을 시작한 달천공원주차장에서는 2.2km지점이고, 용지봉 정상까지는 1.5km만 가면 된다.천주암길과 달천약수터길, 그리고 천주산팔각정에서 오는 길과 마주치는 곳이니 여러 갈래 길을 통해 등산객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만남의 광장에서 용지봉을 오르기 위해 잘 정비된 원목계단을 타고 올라간다. 오면서 보니 이곳뿐만 아니라 군데군데에서 산길과 안내판이 잘 정비돼 있다. 아마도 행사를 앞두고 창원시에서 많은 신경을 쓴 것같이 보인다.원목계단을 지나서 천주산 용지봉으로 오르는 사이에는 편백 숲길도 있고, 또 정상까지 가는데 헬기장도 있다. 헬기장 양편으로 진달래 밭이 펼쳐지는데 산행온 사람들이 여기저기 서서 사진을 찍으며 풍경들을 즐기고 있는 모습을 보노라면 필자의 마음까지 흐뭇해온다.이윽고 정상 바로 밑의 전망대에 올랐다. 시야가 확 터지면서 진달래 군락지가 더 잘 보인다. 붉게 타고 있는 진달래 모습은 자연의 요정처럼 보인다. 등산객들 속에 휩쓸려 첮주산 정봉인 용지봉에 올랐다. 표지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등산객들 속에서 차례를 기다린다.천주산(638.8m)은 창원시와 마산시, 함안군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산명의 한자를 풀이하면 `하늘의 기둥`이다. 즉 `하늘을 받치고 있다`는 뜻을 가진 산으로 이 산을 담산, 작대산, 청룡산 등의 이름으로 불렸는데, 주봉인 용지봉(龍池峰) 주변 일대에 진달래 군락지가 유명하다.용지봉에서는 창원 시내와 마산 앞바다가 훤히 조망된다. 필자는 눈 아래 펼쳐지는 진달래 군락지에서 화사하게 피어난 꽃들을 보면서 바람을 불적마다 서걱이는 풍경들을 보면서 올라오면서 느꼈던 정감들을 풀어놓는다.“바람이 불적 마다/ 꽃가지 흔들거리는 모습/ 고와서 서러운 길이다./ 저만치에서 마을을 돌아/ 산등성이 오르는 길가/ 개나리 지는 그늘에/ 벚꽃 물결이 넘친다.// 한 묶음씩 헤아려보면/ 연분홍으로 뒤덮인 모습/ 부끄러운 새악시볼 같이/ 어여쁜 단장으로 묻어나지만/ 주변이 온통 붉게 물든/ 천주산에 오르다가 보면/ 천지가 진달래 숲이다”(자작시`천주산 가면서` 전문)천주산 진달래 밭은 우리가 즐겨 부르는 `고향의 봄` 창작 배경지로 유명하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로 시작되는 노래가사처럼 여기가 바로 그 유명한 진달래의 꽃밭이다. 산 아래 마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이원수 선생(1911~1981)은 천주산과 일대에서 피어난 봄꽃들을 보면서 `고향의 봄`이란 동시를 지었으며, 1926년 잡지 `어린이`에 이 동시를 발표해 등단했다고 전해진다.산위에서 진달래 향연에 넋을 빼앗겨 시간을 보내다가 다시 내려서서 함안경계 삼거리 쪽으로 하산한다. 15분 정도 내려서는 동안 진달래 밭은 계속 이어지고 있고 등산객들로 붐빈다.필자는 계속 하산해 달천계곡을 타고 20분 정도 내려서서 오후 2시30분경에 출발했던 주차장에 도착하니 우리 일행들이 몇 명 보였다. 어떻게 일찍 내려 왔느냐 물어보니 그들은 천주산에는 오르지 않고 만남의 광장으로 해서 용지봉만 다녀왔다고 웃으면서 대답한다.▲ 손경찬/수필가·예술소비운동 본부장여기서 우리 일행들은 오후 3시에 만나 산행을 모두 끝내고 마산어시장에 들렀다가 대구로 돌아간다. 아직 시간이 남아있어 필자는 차에 올라 오늘 올랐던 천주산을 다시금 생각해본다.자꾸 귓가로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이라는 노래가 들려오는 것 같다. 이때쯤이면 활짝 피어난 진달래로 산이 불타는 듯하는 천주산에 `고향의 봄` 향연이 그리움으로 익어간다.글·사진= 손경찬/수필가·예술소비운동 본부장

2015-04-24

驛舍 개발·집창촌 정비 `동시에`

정부의 `성매매 집결지(집창촌) 폐쇄 방침`에 따라 전국 지자체들이 지역의 골칫거리인 집창촌에 대한 대대적 정비를 추진하고 있다. 반면 포항시는 속칭 `중앙대학` 인근의 옛 포항역 복합개발이 추진되는 등 재개발의 호기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상) 적극론·신중론 속 존폐 기로(중) 성매매 여성 자활에도 관심을(하) 이강덕 시장 체제, 폐쇄 `호기`시는 지난 15일 철도시설공단, 코레일과 함께 옛 포항역사 개발과 관련한 실무협의체를 구성키로 하고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사업은 정부의 행복주택, 문화광장 등을 포함해 구도심 재생사업에 일대 전기가 예상된다.하지만 복합개발부지에 맞닿은 집창촌이 제외된 사실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 높다.포항중앙상가상인회 한 관계자는 “예산이 부족하다는 구태의연한 변명으로 뒷짐을 지는 시를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집창촌 바로 옆의 주택이나 공원 신설 계획은 말이 안된다. 집창촌 정비 계획이 선행돼야 한다”고 꼬집었다.그동안 포항시 핵심상권인 중앙상가 인근의 집창촌은 전체 도시 이미지 등 도심환경을 실추시킨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더구나 경찰 수뇌부 출신 이강덕 시장의 `4+1 창조도시 클린포항` 기조와 도심 한복판 집창촌은 너무나 모순이라는 의견이다.충북 청주와 강원 춘천 등 지자체들의 사례는 대조적이다.청주시는 성매매특별법 시행 후 사그라지던 집창촌 분위기가 다시 활발해지자 지난 2010년 맞닿은 부지에 청소년광장을 조성했다. 시행 초기에는 언론의 질타와 비판 여론이 많았다. 하지만 광장이 활기를 띄면서 집창촌이 위축되는 상쇄효과를 거뒀다.이후 2011년 국토교통부의 공모사업에 집창촌 정비를 포함한 `옛 역사 복원`이 선정돼 2013년 한 해 3천300여㎡의 토지를 매입해 일부 성매매업소를 철거하는 데 성공했다.생존권과 기득권을 주장하며 영업을 이어가던 7곳에 대해서는 지난해 3월 경찰, 충북여성인권상담소 늘봄 등과 민·관 협력특별팀을 구성해 계도와 단속을 병행했다. 또 5월부터 성매매 영업을 알고도 전·월세 계약을 맺은 건물주까지 단속하는 초강수로 자진 폐업을 유도했다.권순택 청주 중앙동 도시재생추진협의회 위원장은 22일 본지 통화에서 “집창촌을 정비하려면 지자체와 경찰, 시민단체 등의 꾸준한 민관 협력체 가동이 필요하다”면서 “무엇보다 나약한 성매매종사자 단속 보다는 건물주나 업주에 대한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전국 최초로 조례를 제정해 성매매여성들의 자활을 지원한 춘천시는 업주와 성매매여성들이 `자진폐쇄`를 결정하는 놀랍고도 유례없는 성과를 낳기도 했다.2013년 3월부터 성매매여성들의 자활에 힘쓰고, 부지 매입에 나선 춘천시는 업주들의 반발로 다소 갈등이 있었지만, 그해 8월 업주에게 600만원씩 주거 이전비를 보상하는 등 물질적 지원으로 충돌없이 평화적 폐쇄를 마무리했다.이에 대해 ㈔포항지역사회연구소 이재섭 이사장은 “도심에 집창촌이 위치한 포항은 지금 포항역 이전과 복합 개발에다 경찰 수뇌부 출신 시장의 취임으로 폐쇄의 호기를 맞고 있는 만큼 지역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찬규기자 ack@kbmaeil.com

2015-04-23

솔향 고을, 향토음식 이어온 팔순의 손맛이 아름다웠다

강릉(江陵)시청은, 스스로 `솔향(松香) 강릉`이라 부르고 있다. 영어 명칭은 `파인·시티(Pine City)`라나….정녕 소나무 우거진 도시다. 가로수는 물론, 시내 곳곳에 소나무공원이 즐비하다.조선조(朝鮮朝) 성종 때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강릉의 당시 이름은 `강릉대도호부`로, `철국(鐵國)` 또는 도원경(挑源京), 북빈경(北濱京)이라고 불렸다 한다. 도원경은 `이상적인 아름다운 서울`, 북빈경은 `북쪽 바닷가의 서울`을 가리킨 명칭으로, 당시의 선비들이 강릉을 크게 칭송했음을 짐작케 된다. 강릉은 일찌기 이상향(理想鄕)이었던 셈이다.초당두부, 김치와 먹으면 환상의 콤비순두부 청국장·감자옹심 명품 먹거리사임당·율곡 출생 `오죽헌` 잘 보존돼커피농장·커피박물관 색다른 볼거리강릉이 당시 철국(鐵國)이라 불렸던 것은 이 고장에서 무쇠가 캐지고, 제철(製鐵)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고대의 강릉에서 철광석이 발굴되었던 것이다. 고대의 무쇠는 보물이었다. 무쇠를 가진 자가, 권력을 차지하는 시대였기 때문이다. 생선이 풍성하게 잡히는 아름다운 바닷가에서 무쇠까지 캐지니, 당시의 강릉은 `이상향(理想鄕)`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따라서 고을사람들의 인심도 좋았다. `강릉대도호부(江陵大都護府)` 대목의 풍속편에, 고을 사람들은 성실하여 욕심이 적어, 청탁하거나 구걸하지 않는다고 적혀있다. 삼(麻)을 심고 누에를 치며, 옷감도 만든다고 덧붙이고 있다. `학문을 숭상하여 다박머리 때부터 책을 끼고 스승을 따른다. 게으름 부리는 자는 여럿이서 함께 나무라고 꾸짖는다`고도 쓰여져 있다. `노인을 공경하여, 좋은 계절을 맞이하면 나이 70세 이상 된 노인을 청하며 경치 좋은 곳에 모셔 위로한다….`고도 적고 있다. 토산품도 풍성하게 소개해 놓았다. 모시·활을 만드는 뽕나무, 잣, 오미자, 송이버섯, 인삼, 벌꿀, 소금, 미역, 김, 해삼, 전복, 문어, 방어, 대구어, 연어, 도로묵 등등.`소금`을 만든다는 데 눈이 번쩍 뜨인다. 그 옛날, 강릉 바닷가의 어디서 소금을 만들었을까. 강릉은 아주 개화된 고을이었던 것이다. 무쇠와 소금은, 고대 정부의 으뜸가는 귀중품이었다.일찌기 `경호(鏡湖)`라 불린 경포대(鏡浦台) 소개도 소상히 하고 있다. 조선조의 태조(太祖)와 세조(世祖)는 감탄하며 순행한 사실이 기록되어 있다. 신라 때 울릉도(당시 `우산국`)을 합병했을 당시, 가짜 사자 여러 마리를 만들어 배에 싣고 가 “항복하지 않으면 사자를 섬에 풀어 죽이겠다”고 협박, 항복을 받은 이사부(異斯夫)의 일화도 덧붙이고 있다.서기 512년(신라 지증왕 13년) 때의 일이다. 강릉은 역사적 인물의 풍성한 산지(産地)이기도 했다. 우선, 우리나라 여성 특히 어머니들의 사표(師表)가 되는 사임당(師任堂·1504~1568) 신씨(申氏)가 태어난 고장이요, 그의 아들 율곡(栗谷) 이이(李珥·1536~1584)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현재 강릉시 죽헌동에 있는 오죽헌(烏竹軒)은 신사임당이 태어나고 율곡도 탄생한 고옥(古屋)으로 보물 제165호로 삼아져 보존되어 있다. 신사임당이 그린 그림과 수예품을 비롯하여 일용품까지 여기에 알뜰히 모아 전시하고 있다.신사임당은, 5만원짜리 고액 화폐에 그려진 인물이다. `신사임당`하면, 5만원권의 대명사처럼 여겨져 있기도 하다. 신사임당의 5만원권에 앞서 만들어진 1천원권의 인물상은, 아들 율곡의 얼굴이다. 놀랍게도 어머니와 아들이, 조폐공사가 만든 우리나라 화폐에 함께 그려져 있는 것이다. 화폐에 이들 모자(母子)를 그린 화가는 이종상(李鍾祥)씨. 초대 서울미술관장을 지냈다. 오죽헌 안에는 5만원권을 커다랗게 촬영, 비치해 놓은 코너가 있다. 신사임당의 얼굴 부분만 도려내어져 있어, 그 얼굴 부분 뒤에 앉아 사진을 찍으면 `5만원권의 주인공`이 되도록 꾸며 놓은 것이다. `여러분도 화폐의 인물이 되어 보세요`란 글이 5만원짜리 지폐 사진 위에 쓰여져 있다.간수 대신 바닷물 넣어 만드는 초당두부강릉 향토 음식의 명품으로 손꼽히고 있는 것은 두부요리이다. 특히 `초당 두부`가 유명하다. 강릉 바닷물을 간수로 써서 만든 두부 요리이다.강릉 출신, 조선 때, 최초의 한글소설 `홍길동전`을 쓴 허균(許筠)의 아버지 허엽의 호는 `초당(草堂)`이었다. 조선조 광해군(光海君) 때, 당파 싸움의 화를 입어 강릉 바닷가로 피해 온 허엽은 강릉산(産)의 콩으로 두부를 만들게 된다.두부를 만들자면 간수가 필요하다. 그러나 바닷가에선 간수를 구할 수가 없었다. 콩 즙(汁)에 간수를 넣어야 두부가 만들어지는데, 간수가 없으니 궁리 끝에 간수 대신 정갈한 바닷물을 콩 국물에 넣어봤더니 콩즙(汁)이 잘 굳어지고, 맛있는 두부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그 후, 강릉(江陵) 산 두부는 간수 대신 신선한 바닷물을 써서 만들게 되었다 한다. 그 연유로 강릉산(産) 두부는 바닷물을 간수 삼아 쓰는 `초당 두부`라 일컬어지게 되었고, 지금도 초당마을의 명산품으로 손꼽히고 있다.그러나 두부에도 단점이 없지않다. 비타민A 성분이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두부를 먹을 때는 비타민A와 비타민C까지 함유한 당근을 함께 넣어 조리하면 좋을 것이라 한다. 김치 역시 비타민A와 비타민C가 풍부해, 두부와 김치는 환상의 콤비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순두부 청국장도 강릉 명품 요리순두부를 곁들인 청국장도 강릉명산 음식의 한가지이다. 점심시간에 200여명의 고객을 맞이한다는 `차현희 청국장` 가게를, 강릉시청 관광과의 소개를 받아 찾아갔다. 가게 주인 차현희씨는 늘씬한 키의 미인이다. 순두부를 썰어넣은 청국장과 세가지 생선구이, 생두부 김치와 미역무침, 강릉 콩잎무침 그리고 막걸리 한병까지 곁들인 점심 밥상이 딱 벌어지게 펼쳐진다. 1인당 1만3천원. 막걸리 한병 값이 3천원이니, 이 진수성찬 1인분 가격은 1만원인 셈이다. 결코 저렴하지 않다. 그래도 발디딜 자리가 없다. 가게 옆에 덧붙여 지은 순두부 제조공장은 가히 목욕탕급이다. 특허번호 10-0834719호. `강릉순두부`의 미래는 마냥 밝다고나 할까. 미인이 활짝 웃고 인사했다. 강릉 특산 감자 옹심의 쫄깃한 맛강릉시 토성로 171번지에 자리한 감자옹심 가게도 성업중이었다. 강릉 특산의 감자를 생강과 함께 빻아 반죽한 다음, 옹심으로 만들어 쪄서, 육수물에 끓여 먹는 강원도 특산 음식이다. 만두처럼 쪄서 먹는 감자 송편도 쫄깃하여 맛있다. 감자 옹심국 한사발에 8천원, 감자 송편 13개에 4천원, 막걸리 한사발에 5천원이다. 오후 3시가 되었는데 발 디딜 자리가 없다. 81세의 주인 김순자씨는 30년째 딸과 함께 가게를 꾸려왔다 한다.손님 방과 이웃한 부엌 옆방에서 종일토록 옹심 빚는 작업에 분주하다. 고향의 토산품으로 고향 음식을 평생 만들어온, 그 팔순의 손이 아름다왔다. 국내 최초의 커피 농장·박물관이 강릉에국내 최초의 커피 생산농장에서 커피 열매가 열리고 있다.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 왕산로 2171-19 산중에 있는 이색 농장이다. 커피 뮤지엄도 있고, 커피 식물원에서는 빨간 커피 열매가 열리고 있다. 아주 신기하다. 커피나무도 처음 만나게 되고, 빨간 커피열매도 처음 본다. 커피열매가 새빨간 작은 공 모양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커피박물관에서는 각양각색의 커피 도구와 만나게 되고, 신기한 커피의 역사도 알게 된다. 이를테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커피를 마신 사람이 19세기초의 고종황제라든가하는 일까지 알게 되고, 섬세하고 아름다운 커피잔 셋트가 많은 데도 놀라게 된다. 아무튼 모르고 있던 것을 알게 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그리고 아름다운 것을 보게 되는 것은 더욱 고마울 일이다.글·이영희(작가·전 포스코인재개발원 교수) 사진·하홍걸 작가

2015-04-23

“승객불편 해소 뒷전… 책임 떠넘기기 급급”

경북 동해안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이 될 KTX 포항~서울간 직결선에 대한 동해안 지역민의 기대는 엄청나다. 특히, 철강산업을 토대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던 포항시는 최근 불어 닥친 세계적인 경기한파와 중국 철강 업체의 거센 도전으로 진퇴양난에 빠진 암울한 상황에서 KTX 서울 직결선 개통을 통해 새로운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서울을 가기 위해서 먼 길을 돌아야만 했던 영덕과 울진 군민들 역시 KTX 개통으로 수도권의 접근성이 편리해졌다. 또한 관광객 유치 증대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굳게 믿고 있다.이처럼 KTX 포항역은 포항시에 국한되지 않은 영덕, 울진 등 동해안 관광벨트를 묶는 요충지로서 부각되나, 개통 3주가 흐른 지금 많은 불편이 뒤따르고 있다.KTX 이용객들은 주차장에서 주차 후 한 참을 돌아가야 하고, 수 십분을 기다려 주차장을 빠져 나와야 하는 등의 불편을 감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다 역사 대합실의 빈약한 편의시설은 지역민은 물론 관광객들에게 불편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승객 불편을 해소해야 할 유관기관들이 정례화 된 소통창구 없이 제 주장만 앞세우며 책임을 서로 떠넘기고 있다는 데 있다.최근 본지가 보도한 `포항역 긴급점검` 시리즈로 포항시는 20일 포항역장, 코레일 관계자, 버스 및 택시기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시민 불편사항과 KTX 교통개선 대책회의를 가졌다.그러나 포항시와 코레일은 이날 회의에서 승객 불편 최소화라는 대의명분 아래, 각 기관들이 요구 사항만 나열했고, 정작 서로 협조 해 줄 수 있는 협업사항은 뒷전이었다는 후문이다.앞서 포항역 건립 과정에서 포항시는 주차장 증설과 시 이미지에 걸맞는 조형물 설치, 역사내 차로 확장 등을 코레일과 공단에 요구했지만 묵살 당해 불편한 기색이다. 반면, 코레일과 공단은 당초 1층에 설치될 관광안내소, 포항특산물 판매장 등을 포항시 요구로 3층에 설치하면서 불편을 초래했다고 맞서고 있다. 또한 역사내 불법 주정차에 대한 포항시의 도움이 없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각 기관 간 소통 부재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이대로라면 승객 불편은 더욱 가중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이에 따라 포항시와 코레일,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은 정례화 된 소통 창구 신설로 작은 문제부터 차근히 풀어나가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김기태·전준혁기자

2015-04-22

세 가지 재료로 오감 자극 `밀복지리`

`죽음과도 바꿀 만한 맛`으로 불리는 복어는 바다요리의 최고 재료로 꼽힌다. 우스꽝스러운 모습과는 달리 맛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생선 중의 으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복어를 먹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맹독성에 대한 도전`이라는 긴장감이 더해져 입 안 가득 생선 특유의 풍미와 함께 혀끝까지 떨림을 전하기 때문이다. 남구 연일읍의 `서화정`은 복지리부터 복불고기, 복튀김 등 복어요리 전문점이다. 특히 이 집 대표메뉴로 꼽히는 `밀복지리`는 오직 복어 생선살과 국물 맛을 살려 조리해 입맛을 유혹한다.복어는 다른 어떤 조리방법보다도 지리로 요리했을 때 제 맛을 발휘한다. 특히 이 집 밀복지리는 겉보기엔 단출해 보이지만 최소의 재료들로 최대의 맛을 끌어낸 것이 특징이다. 맑은 국물은 시각, 향긋한 미나리는 후각, 쫄깃한 생선살은 촉각, 아삭하게 씹히는 콩나물은 청각을 맡아 최상의 미각으로 최고의 오감을 완성한다.팔팔 끓는 뚝배기에 담겨 나오는 밀복지리는 한 눈에 봐도 맑은 국물이 가장 먼저 눈길을 끌며 속이 뻥 뚫리는 듯한 청량감을 전한다. 덕분에 뚝배기 속 미나리와 복어, 콩나물로 이뤄진 3단이 층층이 훤히 내비쳐 오히려 특별할 게 없어 보이는 첫 인상을 풍긴다. 하지만 국물 한 숟가락 맛보면 `아차!` 싶다. 사이다처럼 톡 쏘는 청량감 대신 깊은 산속 약수 한 모금이 전하는 듯한 개운함에 숟가락은 입과 뚝배기를 반복해 오간다. 복어 생선살의 식감 또한 젓가락에게 쉴 틈을 허락하지 않는다. 살이 야물고 튼실한 복어는 비교적 젓가락으로 쉽게 발라먹을 수 있는데다가 통통하고 쫄깃한 식감이 씹는 즐거움을 더한다. 와사비를 푼 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면 복어살 사이사이로 틈틈이 전해지는 짭조름한 맛이 두 눈을 감고 미간을 찌푸리게 만든다.여기에 각종 반찬까지 가세해 입 속으로 복을 전한다. 특히 복어 살을 발라 여러 나물들을 곁들여 먹으면 그 풍미가 배가 된다. 그 중에서도 상추와 당근, 양파 등을 새콤달콤한 양념에 버무린 겉절이야말로 구미를 당기게 한다.직장인 이동구(41·남구 효자동)씨는 “말간 국물 그 자체만으로도 최고의 풍미를 느낄 수 있는 밀복지리는 복어 요리의 최고봉”라며 “미나리의 알싸한 향과 콩나물의 시원한 맛이 더해져 숙취와 해독에도 제격”이라고 말했다.(문의 054-285-2020, 오전9시~오후9시30분, 매주 일요일 휴무)/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2015-04-20

강이 오염되면 바다도 오염, 지구생태엔 상·하류 구분없다

형산강의 환경은 지난 세월 동안 다양한 범주의 오염원들로 인해 시달려왔다. 전통적인 오염 원인으로 꼽히는 축산 폐수에 이어 지난 1970~80년대 도시화와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생활 하수와 산업폐수로 형산강은 몸살을 앓았다. 하지만 환경에 대한 각종 규제가 강화되고 처리 시설이 대대적으로 확충되면서 최근 형산강의 수질은 상당한 개선 효과를 이뤄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일반 주민은 물론 일부 농민들의 비뚤어진 환경의식과 곳곳에는 환경 훼손 실태에 못 미치는 행정의 사각지대가 방치되면서 형산강의 수질환경은 여전히 위협받고 있다.하천변 불법소각·폐농산물 투기 등 훼손행위 상습 반복 상류지역 축산분뇨·폐수 무단 방류도 고질적 골칫거리경주·포항시, 형산강 물 문제 협력 최우선 과제 삼아야△불법 소각 및 투기 행위시민단체인 형산강환경지킴이 회원들은 지난 14일 경주 도초마을 앞 강변에 쓰레기 불법 소각 및 매립 현장을 발견하고 경주시에 신고했다. 문제는 이 같은 불법이 상습적으로 반복되고 있지만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회원들은 이미 지난 2월6일 도보탐사 과정에서 이를 발견하고 신고했지만 2월 25일 현장을 다시 방문한 결과 그대로 방치되고 있었다.회원들에 따르면 당시 경주시의 공무원은 “관할 동장에게 수거를 지시했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결과는 이와 딴판이어서 당사자가 허위 답변했거나 동장이 이를 묵살했다는 사실은 분명해졌다.김상춘 형산강환경지킴이 회장은 “환경단체가 두번 세번 신고하고 처리를 당부해도 공무원들은 마치 쇠귀에 경 읽기 하듯 한다”면서 “책임의식을 갖고 해당부서가 직접 처리해도 될 일을 행정기관의 고질적인 습성인 서로 떠넘기기를 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김 회장에 따르면 그동안 여러 차례 요청 해왔듯이 상습 불법 훼손의 현장에는 사후 처리 보다는 경고 또는 홍보 현수막이나 표지판을 부착해 미연에 방지하는 방식으로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안강읍 청령리의 낚시터 주변도 상습적인 불법소각 현장으로 지목되고 있다.농민들의 폐농산물 불법 투기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17일에도 경주시 안강읍의 형산강교 아래 하천변에는 인근 작목농가에서 생산된 것으로 추정되는 폐 토마토가 대량 투기돼 비뚤어진 농심에 경종을 울렸다. 또 경주의 소티남길56의 한 농장 앞에도 폐 대파 쓰레기가 불법 폐기된 현장이 발견되기도 했다. △하천변 불법 경작지지난 17일 확인된 경주시 금장교 주변 불법 텃밭에는 봄을 맞아 경작자들이 가져다 놓은 각종 비료들이 발견됐다.이곳에는 이미 퇴비가 시비돼 비가 내려 녹은 성분이 강으로 흘러들면 부영양화를 유발하게 될 것이 뻔했다. 또 안강읍 청령리 마을 주변에도 불법텃밭이 행정 당국으로 부터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은 채 방치돼 있었다.이 같은 하천변 불법 경작지는 4대강 사업 대상지에서는 모두 철거됐지만 사업에서 제외된 형산강 일대에서는 여전히 오염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경작 주민들은 심지어 텃밭 부근 곳곳에 분뇨 구덩이까지 조성해 놓아 여름철 우기에 강이 범람할 경우 그대로 유입될 뿐만 아니라 안전사고의 우려까지 크다.형산강 하천변의 관리권도 문제이다. 이는 국토교통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맡고 있지만 부산에 소재할 뿐만 아니라 관할권도 영남권 전역으로 광범위해 단속의 손길이 못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또 과거에는 농민들의 생계형으로 간주돼 제재에 관대한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 들어서는 인근 도시 거주민들이 여가 목적으로 조성한 사례도 많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희망농원과 천북산단의 문제형산강 곳곳에 자리 잡은 점오염원 가운데 희망농원과 천북산업단지는 각각 축산폐수와 산업폐수의 실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형산강 지류인 신당천 상류에 자리 잡은 희망농원의 축산분뇨는 고질적인 골칫거리로 지목돼 왔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형산강환경지킴이 회원들은 지난 2월 등 여러 차례에 걸쳐 현장을 방문해 문제를 확인하고 경주시에 지속적인 조치를 요구해왔다. 당시 축사 앞에 설치된 노천정화조에서는 인근에 경주시가 운영 중인 에코 물관리센터로 유입되는 관로와 우수 관로가 각각 설치돼 있었다. 하지만 1~2일 전 내린 비에 우수관로를 통해 축산분뇨가 그대로 신당천으로 유입된 흔적이 남아 있어 관리 실태의 심각함을 드러냈다. 에코센터 유입 관로 입구의 거름망도 온갖 축산폐수 찌꺼기와 스티로폼으로 인해 막히기 직전의 상태여서 정화조에서 흘러 넘친 폐수가 우수관로로 유입될 수밖에 없음이 드러났다.이 같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경주시의 명확한 개선의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특히 이곳이 한센인들의 집단거주촌인 특성 상 함부로 행정력의 잣대를 적용하기에 어려움이 많다.형산강 수질환경 분야의 전문가인 동국대학교 최석규 교수는 “과거에 비해 형산강의 환경이 많이 개선됐다고 하지만 희망농원의 현실을 보면 여전히 점오염원 관리실태가 심각함이 드러난다”고 지적했다.천북산업단지는 아래에 자리 잡은 포항시 상수원 취수구로 인해 그동안 방류수 배출에 대한 많은 우려가 제기돼 왔으나 여전히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지난 2월에는 방류 폐수에서 심한 악취가 나고 짙은 색의 오염물질이 확인돼 경주시에 신고민원이 접수되기도 했다. 그 결과 주변 일대가 청소되는 등 환경정화가 이뤄졌지만 악취와 탁도는 여전한 실정이다. △경주·포항시 공조 절실이 같은 현실에도 불구하고 형산강 물 관리 문제에 대한 경주시와 포항시의 공조는 여전히 개선할 과제가 많다. 최상류인 울산광역시 울주군과의 공조 체계도 전혀 정비돼 있지 않다. 이에 따라 경주시와 포항시가 최근 최양식·이강덕 시장의 관계 개선 행사를 계기로 형산강 물 문제를 협력 현안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사)포항지역사회연구소 이재섭 이사장은 “경북도가 주도하는 형산강프로젝트에 수질 개선 사업이 제외돼 있는 만큼 두 도시의 시장들이 손을 잡은 마당에 더 이상 물관리 사업의 협력을 늦춰서는 안 된다”면서 “단체장들의 의지가 확고해도 실무자들이 따라 주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포항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휘 위원장은 “경주시민들도 포항보다 상류에 있지만 오염된 강이 바다로 흘러들면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강의 상류와 하류는 형식적인 구분에 불과할 뿐 결국 환경의 고리는 상·하도, 전·후도 없다”고 말했다./임재현기자 imjh@kbmaeil.com

2015-04-20

창조경제 이끌 `나노융합기술` 전문인력 양성 주력

미래 먹거리 산업은 과학기술의 발달에 달려있다. 특히 경북은 농산업이 발달한 지역특성상 과학기술로 인한 먹거리 산업개발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경북도는 향후 지역산업을 이끌어 가기 위해 최첨단 산업인 나노산업에 주력하기로 하고,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 내는 것은 물론 경북도 차원의 각종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다.이에따라 본지는 경북도의 주력산업인 나노산업, 포스텍의 IT인재양성, 경북산학융합본부, 지역혁신인력양성소, 과학벨트 DUP연합 등 과학기술융합의 핵심사업들을 5회에 걸쳐 살펴본다.경북권 12개 특성화고 `나노인재` 맞춤형 교육포스텍 나노융합기술원 연구교육 인프라 갖춰신산업 발굴·기술지원·일자리 창출 성과 기대□ 경북의 새로운 먹거리산업경북도는 나노기술이 기술융합을 바탕으로 하는 기본적인 속성을 갖는 매우 중요한 기반기술로 인식, 나노기술의 발전이 지역의 전통적 제조업과 첨단산업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 이 분야개발에 힘을 쏟기로 했다.정부의 나노기술종합발전계획과 창조경제실현 정책추진에 발맞춰 나노인력사업을 포함한 나노기술기반 융합사업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며 신산업 발굴, 일자리 창출 및 기술지원을 통한 중소기업 경쟁력 제고 등의 성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아울러 경북도에서 역점을 두고 지원하는 3D프린팅, 인쇄전자, 첨단 메디컬 등의 관련분야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김학홍 경북도 창조경제산업실장은 “경북도의 산업육성정책 핵심은 일자리 창출이며, 지역산업에 맞춤형 인재를 공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인력양성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노융합기술은 첨단산업의 밑바탕이 되는 기반기술인 만큼 나노 전문인력 양성이 지역 산업의 경쟁력을 앞당기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성화고, 나노교육의 메카로지난해 11월 늦가을, A군(18)은 고3 수험생인 친구들이 학교로 등교하는 동안 회사로 출근하고 있다. 아직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았지만 예닐곱 살 나이 많은 대졸 신입 직원과 같은 연봉을 받으며, 입사동기 중 회사 내에서 나노 공정장비를 가장 잘 다루고 있어 승진 1순위로 꼽힌다.이처럼 직장인으로서 인정받는 A군이 주위 친구들과 다른 점은 단 하나, `나노융합 기술인력 양성교육`을 받았기 때문이다.최근 우리나라의 최고 화두는 창조경제이다. 그리고 창조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자리 창출이다. 요즈음 청년 실업층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정부 및 지자체 역점정책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목표 역시 일자리 창출이다.이토록 모두가 일자리 창출과 취업을 외치고 있을 때, 경북도에서 지원하는 사업으로 교육수료생 중 95%이상의 높은 취업률을 자랑하는 특성화고 학생 대상 `나노융합 기술인력 양성사업`(이하 나노인력사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산업통상자원부와 지자체 등이 공동주관하고 전국 6개 시·도의 나노인프라기관이 교육하는 나노기술 인재양성과 더불어 관련기업 취업까지 연계하는 사업이며 특히, 경북도가 역량있는 포스텍 나노융합기술원(이하 기술원)을 통해 타 시·도 보다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6개 시·도의 나노인프라기관은 포스텍 나노융합기술원(경북권), 대구TP 나노융합실용화센터(대구권), 전자부품연구원 나노기술집적센터(전북권), 나노종합기술원(대전권),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나노기술집적센터(광주권), 한국나노기술원(경기권) 등으로 나뉜다.□ 첨단산업 나노산업 전문가 육성경북도는 2012년 시범사업을 거쳐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한 2013년부터 나노인력사업을 지원해 오고 있으며, 올 해에도 상반기 교육생을 모집해 도내 12개 특성화고 3학년 35명의 선발된 학생을 대상으로 기술원에서 6개월간 나노인프라를 활용한 전문인력 양성교육을 실시한다.경북권 12개 특성화고는 경북과학기술고, 경북하이텍고, 경주공고, 금호공고, 문경공고, 상산전자고, 상주공고, 신라공고, 영천전자고, 포항여자전자고, 포항제철공고, 흥해공고 등이다.상·하반기 2차례 진행되는 교육은 6개월 동안 연수형식으로 이뤄지는데, 실습교육이 총 교육시간(700시간)의 60%이상 편성되어 있으며, 최소한 2가지 이상의 관련 장비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도록 집중 실습과정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참여 기업의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교육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이론중심의 다른 인력양성사업과 달리 나노인프라기관의 첨단장비와 시설, 전문 인력을 활용한 나노공정 및 측정분석 분야에 대한 장비실습 위주의 교육을 통해 수료생은 기업현장에 바로 투입될 수 있다는 것이 나노인력사업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실제 교육생들은 △나노기술 전문용어에서부터 물리·화학·전기·자기적 법칙, 표면 구조 및 특성에 관한 체계적인 개념을 이론교육을 통해 정립하고 △멘토링식(멘토 1명에 멘티 2명) 나노 전문가 육성 집중실습 프로그램에 참여해 반도체 공정, OLED 공정 및 측정분석 분야의 맞춤형 기술역량을 키우게 된다. 이를 통해 이론교육을 포함한 실습, 장비 운용 등의 전 교육과정을 마치면 나노분야 전문기술인으로 거듭 난다. 이처럼 수준 높은 교육과정은 수료생들의 높은 취업률로 이어진다.경북도는 나노인력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산업부 및 도 교육청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며 교육수료생의 취업지원을 위한 참여기업과도 협약을 맺었다.□ 나노 선두주자 나노융합기술원포스텍에 위치한 기술원은 연면적 1만2천827㎡(약 3천880평) 규모로 클린룸동과 연구개발동, 지원동 등을 갖춘 나노전문연구기관으로, RD공정 및 특성평가 지원뿐만 아니라 기업과 공동으로 전력반도체를 직접 생산하고 있다. 또한 8명의 박사급 연구원과 20여명의 전문장비 운영요원 등 총 45명의 전문연구인력을 보유하고 있다.특히 기술원에서는 2013년 `나노전문인력양성센터`(이하 센터)를 설립하고 지난해 말에는 5억여 원을 들여 교육실과 전산실로 이뤄진 최신 교육공간을 마련했다. 이 곳에서는 올 해부터 특성화고 학생뿐만 아니라 기업재직자, 대학생들을 포함해 연간 1천여 명을 대상으로 첨단 나노분야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교육생들에게는 전문기술능력 배양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인성·교양·안전교육·체육활동·연수발표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포스텍의 각종 문화공연에도 참여시켜 창의적 의사소통 능력을 기르는데에도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원거리 교육생을 위한 전용 기숙사도 설치돼 있다.전력반도체 전문 생산기업인 메이플세미컨덕터㈜ 김권제 사장은 “나노기술 기본교육을 마친 교육수료생들은 인재에 목말라하던 중소기업에게는 마치 단비와 같은 맞춤형 인재다. 2012년부터 올해까지 20여 명을 채용했는데 이들을 주축으로 회사를 키워 나가려고 한다”며 나노인력사업의 성과를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다.□ 나노 기술이란?나노(Nano)의 어원은 원래 그리스어의 난쟁이를 표현하는 나노스(Nanos)에서 유래한 말로 `10억분의 1`을 의미한다.1nm(나노미터)는 머리카락 굵기의 약 10만분의 1 크기의 원자를 3~4개 붙여놓은 정도의 크기다.나노기술은 물질을 나노미터 크기의 범주에서 조작·분석하고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내는 과학기술로 1959년 미국의 물리학자 리차드 파인만이 그 가능성을 제시한 이후, 현재는 미래산업을 주도하는 첨단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가장 큰 특징은 기존의 기술분야를 가리지 않고 모든 분야에서 적용되는 높은 기술 집약도와 경제적 파급성을 갖고 있다.나노기술은 △반도체 집적회로 △건강용품에 사용되는 은나노 입자 △화장품이 피부 깊숙이 스며들게 도와주는 나노캡슐 △폐수 정화 가능한 나노파이버 정수기 필터 등에 적용되며 미래에는 △고품질의 인조 다이아몬드 △탄소 나노튜브를 활용한 우주 엘리베이터 △혈관 청소용 나노로봇 등의 분야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2015-04-20

“주말 1만명 이용하는데 음식코너는 3곳뿐”

포항역의 효율적인 공간 활용을 통한 편의 시설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빈약한 먹거리 부스와 승객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 크게 부족해 불만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철골조로 웅장하게 지어진 포항역사의 연면적은 5천676㎡규모에 달하지만 실제로 승객들이 이용하는 공간은 3층(면적 3천46㎡)에 위치한 대합실이 전부다. 이중 편의시설 공간은 음식부스 3곳과 편의점 1곳 뿐이다. 여기다 음식을 먹을 수 있는 20여개의 테이블(4인기준)을 공유하다보니 주말 이용객들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앉을 자리조차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부 승객의 경우 서서 음식을 먹는 모습도 자주 목격된다. 실제로 음식점과 편의점 등의 공간은 240㎡에 불과해 3층 전체 면적의 7.8%에 지나지 않는다.동대구역 대합실에는 30여개의 음식코너가 마련돼 있고, 신경주역엔 4~5곳의 음식 코너가 있지만 포항역에 비해 면적이 넓어 포항역과는 대조를 보이고 있다. 또 주말에는 하루 평균 1만여명 정도가 이용하는 포항역 대합실에 설치된 의자도 150여석에 불과해 승객들이 편히 앉을 곳조차 부족하다.서울에서 출장차 포항에 온 최모(34)씨는 “포항역의 편의시설은 형편없는 수준이다. 가까운 신경주역만 하더라도 다양한 음식점이 있고 규모도 포항에 비해 매우 큰 편”이라며 “포항역 대합실에는 쉴 수 있는 공간이 매우 협소하고 편의시설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인근 흥해읍 이인리 주민 김모(36·여)씨는 “인근에 대형 프렌차이즈 음식점 등이 없어 포항역이 건립되면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 설 것으로 기대했으나 대합실에 가보고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다”며 실망감을 나타냈다. 또 전국 지자체가 각 KTX 대합실에 특산물코너를 운영해 특산물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포항역에 마련된 포항시 특산물코너는 협소하고 초라해 영 볼품이 없다.포항시 농특산품 공동브랜드인 `영일만친구`를 등록한 한 상인은 “포항역 특산물코너에 우리가 생산한 물품을 입고하려고 했으나, 공간이 협소하다는 이유로 입고를 거절당했다”고 토로했다.사정이 이런데도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시민과 승객의 불만은 공감하지만 수송수요에 따라 편의시설 등을 설치했다는 입장이다. 공단측은 당초 포항역의 수송수요를 약 1만2천600명으로 예상, 여기에 맞춰 대합실의 규모나 편의 시설 등을 결정했다는 것.한국철도시설공단 영남본부 문영기 차장은 “동대구역은 평일 하루 5만명, 주말 8만명이 이용한다. 그 수요에 맞춰 각종 편의시설과 규모가 결정된다. 포항역은 현재 1만여명이 이용해 예측수요에 부합하다”면서도 “다만 포항역 이용객 수요가 늘어날 경우 그에 맞는 규모로 증축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김기태·전준혁기자

2015-04-20

떠나고 싶지만 밥벌이가 없어요

옛 포항역 집창촌 50대 이상 여성 30% 차지60~70대는 성매매 호객행위로 생계 이어가직업교육 등 사회복귀 지원 프로그램 마련을글 싣는 순서(상) 적극론·신중론 속 존폐 기로(중) 성매매 여성 자활에도 관심을(하) 이강덕 시장 체제, 폐쇄 `호기`옛 포항역 인근 성매매집결지(집창촌)을 철거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성매매 여성들이 자활할 수 있도록 정부는 물론 포항시가 적극 도와야 한다는 지적이다.전국의 집창촌은 경찰의 지속적 단속으로 쇠퇴 일로를 걷고 있다. 그러나 이곳을 떠난 여성들이 키스방, 안마방, 오피스텔 등 음성화된 성매매업소로 다시 유입되고, 인터넷과 SNS를 통해 개인적으로 영업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 해외로 원정 성매매를 떠났던 여성들이 경찰에 덜미를 잡히기도 했다.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을 한쪽을 누르면 다른 한쪽이 부풀어 오르는 `풍선효과`에 비유해왔다. 정부와 지자체의 성매매 여성들을 위한 재활 프로그램 등이 뒷받침되지 않아 정책의 개선 효과가 떨어진다는 설명이다.최근 철거 여론이 높아진 옛 포항역 인근 집창촌 업주와 여성들도 최소한의 이주 대책과 여성들의 취업 대책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이곳에서 일하는 한 30대 성매매 여성은 “예전에 지급되던 40만원 정도의 자립지원금도 2009년부터 나오지 않아 새로운 직업 교육을 받기가 더 힘들어졌다”면서 “`떠나라`고 하기에 앞서 최소한의 재활 프로그램 등 생존권을 보장해 주는 것이 순서 아니냐”고 말했다.최근 새날포항여성인권지원센터에 대한 성매매 여성들의 상담 증가 추세를 보더라도 이들 여성의 전직 의지를 알 수 있다.센터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268명의 성매매 여성이 자활프로그램에 참여한 가운데 2010년 34명, 2011년 50명, 2012년 214명 등 꾸준한 증가 추세에 있다.성매매 피해여성들은 학력과 경력이 대부분 부족한 상황이어서 상대적으로 취업 조건이 까다롭지 않은 네일숍, 마사지숍, 소규모 음식점 등의 창업이나 미용사, 요양보호사, 간병사 등으로 직업을 전환하는 경우가 많았다.새로운 직종으로 전환하기가 쉽지 않은 50대 이상의 고령 성매매 여성에 대한 자활 프로그램도 시급하다.취재 결과, 포항역 인근의 집창촌은 20~30대 보다 40대 이상 여성의 비율이 높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고령인 성매매 여성은 정부의 자활 지원정책에서도 소외되고 있다.특히 30여개 업소에서 영업하는 80여명의 여성 중 50대 이상도 30%를 차지한다. 심지어 과거 이 업종에 종사하던 60~70대 할머니들은 성매매를 알선하고 소개료를 받아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호객이 유일한 수입원이라는 한 60대 할머니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느라 이 나이 먹도록 이곳에서 생활했는데, 배운 것도 없고 마땅한 기술도 없어서 다른 일은 꿈꾸기도 힘들다”면서 “이곳을 떠나고 싶지만 굶어 죽지 않으려니 어쩔 수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새날포항여성인권지원센터의 한 관계자는 “성매매에 유입된 여성들은 단순히 경제적 궁핍뿐만 아니라 가정, 학교, 지역사회 등 다양한 생활공간으로부터도 소외돼 있다”면서 “경찰의 단속에 앞서 생계형 종사자들이 사회에 실질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도 절실하다”고 말했다.한편, 경북에는 성매매 여성 자활센터가 없어 이들의 사회 복귀를 위한 지자체의 예산 배정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안찬규기자ack@kbmaeil.com

2015-04-20

여수 영취산

봄이 이상하다. 4월이 됐건만 비도 자주 내렸고, 흐린 날씨가 많은데다가 밤낮의 일교차가 크니 화창한 날씨로 이어지지 못한다. 주말을 이용해 야외를 찾는 상춘객들이 많지만 지난 주말에 이어 이번 주말도 흐리니 봄기운을 제대로 느낄 수가 없다. 시기적으로 이때쯤이면 봄빛이 완연하고 바람기는 있으나 날씨가 화창해 봄나들이가 딱 좋은 철인데, 흐린 날씨니 상춘하는 관광객들이나 등산객들에는 밋밋한 기분을 들게 한다.전국서 유명한 진달래 군락지발 디딜 틈 없이 등산객 몰려돌고개·골망재·개구리바위…산 곳곳마다 붉은 꽃단지천년 호국사찰 흥국사도 반겨하지만 산길을 걷거나 봄꽃들이 군락지를 이루어 무더기로 피어있는 곳을 지나면서 보면 물빛 안개 속에서 흐릿하게 보이는 모습이 더 환상적이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4월 들어 찾아가는 산은 거의가 봄꽃들이 피어 경관이 좋은 곳들이다. 이번에 오르는 여수의 영취산이나 다음 주에 약속된 창원 천주산은 진달래 군락지로 유명한 곳이다.우리나라 산 가운데 봄에 피는 진달래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지역을 살펴보면 여수 영취산, 창원 천주산, 거제의 대금산이나 계룡산, 마산 무학산, 강원도 정선 땅 두위봉 진달래 군락지를 꼽을 수 있다.흐린 날씨라 대구에서 출발하면서 혹시 비가 오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고속도로를 타고 여수의 영취산 입구까지 오는 동안은 비가 내리지 않아 다행이었다.예비군 훈련장 입구에 도착해보니 진달래 축제를 해서 그런지 전국에서 몰려온 사람들이 매우 많다. 우리 일행들은 간단한 운동과 함께 등산 장비를 챙기고서 등산을 시작한다.영취산 등산코스는 3가지로 구분되는데, 1코스는 GS정유 뒤 임도삼거리에서 억새평원, 진례산, 봉우재로 해서 영취산에 올랐다가 흥국사로 하산하는 코스다. 2코스는 1코스와 같은데, 도솔암를 지나 봉우재를 보고서 흥국사로 내려오는 코스이고, 3코스는 상암에서 출발해 봉우재에 올랐다가 진달래군락지를 거쳐 영취산 정상을 보고서 흥국사로 내려오는 코스다.영취산 산행은 돌고개에서 진례봉 정상에 올랐다가 흥국사로 내려오는 4.3km 등산코스가 일반적인데, 우리 일행들은 예비군훈련장에서 출발해 영취산에 올랐다가 봉우재, 시루봉을 거쳐 전망대, 흥국사 절 길을 걸어 임도로 하산해 주차장에 도착할 예정이니 그 길이 포함돼 있다.들머리가 있는 예비군 훈련장에서 산행을 시작해 전망대 쪽으로 올라간다. 오늘이 영취산 진달래 축제행사를 하는 날이어서 산행하는 사람들이 많다. 올해 봄에 들어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함께 산행길을 걷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긴 행렬을 이루어 전망대에 다다른다. 가까이 남해 바다가 있고 그 앞에 자리하고 있는 여수국가산업단지가 보인다. 여수산업단지는 지난 1967년에 조성해 1979년 10월에 완공된 거대한 석유화학단지로 규모로는 세계 4위이자 동양에서 최대의 크기이다.요즘에는 여수산단이 여수시의 야간 관광지 중 하나로 인기를 끌고 있다. 밤에는 사업장들이 커놓은 조명으로 인해 엄청난 볼거리가 되는데 산업단지 야경을 둘러보는 관광코스도 있다.전망대에서 여수산단을 보며 잠시 쉬다가 다시 발걸음을 옮겨 가마봉 쪽으로 향한다. 조금 더 걸어가니 산자락 아래 여기저기서 진달래 군락지가 보이고 붉은 꽃단지가 위엄을 나타내기 시작하는데, 안개에 휩쓸려 그런지 별천지 같은 느낌을 준다.영취산에는 군데군데 진달래 군락지가 있는데, 돌고개군락지를 비롯해 골망재, 개구리바위, 정상군락지, 봉우재 등 군락지가 많다. 이렇게 영취산에 진달래 군락지가 생긴 것은 조금전에 설명한 여수산업단지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나돈다.산업단지가 생기자 공장 매연으로 인해 가까이 있던 영취산이 산성화되면서 산에 심겨진 나무들이 대부분이 죽고, 억척스러운 진달래만 살아남았다는 것인데, 영취산은 돌산이라서 나무가 자라기 힘든데다가 오래전에 큰 산불이 난 뒤에 진달래가 군락지를 이뤘다는 말도 전해진다. 아무튼 영취산 진달래는 유명하다. 여수시에서는 해마다 4월 초에 3일간 `영취산 진달래 축제`를 여는데, 지난해 축제 기간에만 10만 명 이상이 찾아왔고 올해도 그 정도 예상하고 있는데, 오늘이 마침 일요일이자 축제 마지막 날이라 산을 찾는 사람들이 무척 많다.등산을 시작하면서 비는 조금씩 내리고 있지만 그다지 많은 량은 아니어서 등산객들과 축제행사에 참석하는 시민들이 어울려 산길을 올라가는데 너무 많아서 행렬이 길게 이어지고 있다.산길을 걷다 보니 억새밭이나 바윗돌 위에서나 군데군데에서 등산객들이 쉬고 있다. 진달래 터널을 지나고 가마봉까지 안개가 자욱한 능선을 따라 걷는 기분이 신비롭게 느껴지기도 한다.가마봉에서 암봉을 거쳐 조금 가니 희뿌연 안개 속에서 영취산 진례봉이 모습을 나타내는데 봉우리에 사람들이 가득하고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영취산이란 이름의 유래는 석가모니가 최후로 설법했던 인도의 영취산과 모양이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추측된다. 옛 문헌에 따르면 영취산은 흥국사 동남쪽에 위치한 439m 봉우리이고, 동북쪽 봉우리를 기준으로 왼쪽에 있는 510m 봉우리가 진례봉으로 기록되어 있는바, 두 산을 아울러 영취산이라는 이름으로 통용되고 있다.영취산 진례봉에 도착했다. 진례봉은 그 높이가 510m로 영취산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다. 사람들 틈을 부비고 들어가 진례봉 정상 표지석에서 사진 촬영을 한 후 주변을 둘러보는데 사람들이 워낙 많아 더 있기가 불편하다.진례봉을 내려서면서 저 아래에 있는 진달래 군락지를 보며 자연이 피우는 모습들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생각하며 시상을 정리해본다.`영취산을 오르면서/ 진달래 터널을 거닌다./ 전국에서도/ 군락지로 소문난 곳이니/ 꽃 핀 풍경이 대단치 아니하랴/ 여기저기서 예쁜 꽃들이/ 주변을 불타게 한다.// 진례봉 정상에 서서/ 저 아래 언덕을 바라보니/ 흐린 날씨 속에서도/ 진달래꽃들은 서로 엉키어/ 온통 붉게 물들이고 있다./ 영취산 진달래 군락지엔/ 산객들이 축제를 한다`(자작시 `영취산에 올라` 전문)계단을 내려서서 도솔암을 지나 봉우재로 가면서 보니 주변에 군락지들이 연거푸 이어져 있고 그곳마다 사람들의 행렬이 줄을 잇는다. 봉우재로 가는 길이 비가 오는데다가 등산객들이 많으니 진행이 더딜 수밖에 없다.진달래가 제철을 만났듯, 매년 진달래가 피는 철이면 영취산에서는 봉우재가 사람들로 가장 붐빈다. 가까이에 널따랗게 펼쳐지는 진달래밭까지 가장 쉽게 오를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봉우재서부터 가까이 있는 시루봉까지 진달래 군락지가 시작되는 길이다. 여기서 시루봉 정상을 향해 난 길은 급경사를 이루고 있으나 군데군데에 있는 바윗덩어리는 자연적인 진달래밭 조망대로 안성맞춤인 것이다.진달래가 무더기로 피어난 길을 따라 시루봉 정상을 향해 오르면서 도중에서 만나는 널찍한 암반을 딛고 올라서 영취산 동릉의 풍경을 보니 안개가 끼어 흐릿한 가운데도 어렴풋이 나타나는 선들이 아름답고 게다가 꽃들이 있어 멋진 풍광들이다.진달래 군락지를 지나서 영취봉 돌탑을 보고서 길을 내려서서 전망대쪽으로 향한다. 전망대에 올라서서 지나온 길을 보면서 산봉우리들을 바라보니 아직도 많은 등산객들이 봉우리에 올라 영취산의 자연풍경들을 구경하는 모습들이 보인다.영취산 진달래 군락지는 다 지났지만 아직도 산행길에는 전국에서 찾아온 등산객들이 많아 가는 길이 더디다. 산행길 밑 뿌연 안개 속에서 천년 고찰 흥국사가 나타난다.흥국사는 고려시대인 1195년(명종 25년)에 보조국사 지눌이 창건한 절로 지눌은 절 이름을 일어날 흥(興)자와 나라 국(國)자로 하여 흥국사라 하고, 나라가 흥하면 절이 흥한다 하면서 농어민과 고락을 함께하는 호국사찰이라 했다.임진왜란 때에는 충청·전라·경상도의 3도 승군들이 이 사찰에 주둔하면서 좌수영의 3군수군 절도사인 충무공 이순신을 도와 왜적을 무찔렀고, 정유재란 때도 승병들이 머물면서 훈련을 받은 유서 깊은 곳이다.▲ 손경찬/수필가·예술소비운동 본부장우리 일행은 흥국사 절 옆길로 해서 임도를 따라 하산해 주차장에 도착했다. 여기에도 등산을 마친 산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4월 초 흐린 날씨 속에서 비가 오락가락했고 사람들이 많아서 지치기도 했지만 진달래로 유명한 영취산 산행을 끝내고 나니 마음이 흐뭇하다.죽은 땅 위에서 끈질긴 생명력으로 진달래의 군락지를 이뤄내 마침내 유명해진 영취산. 연약한 작은 꽃들에게서 강인함을 배웠으니 그래서 자연에게 얻는 지혜와 교훈은 귀중한 것이다.

2015-04-17

“열차 출발·도착마다 북새통… 불법유턴 아찔”

포항시가 KTX 포항역 인근에 별도로 마련한 공영주차장이 이용객들의 편의를 고려하지 않은 채 조성됐다는 지적이다. 포항시는 KTX 서울-포항 직결선 개통에 따른 주차장 확보차원에서 역사 아래 인근 1만4천800㎡ 면적에 405면 규모의 공영주차장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이 공영주차장은 역사 입구로 바로 연결된 코레일 부설주차장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 이용객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주차장의 하루 요금은 5천원으로 코레일 부설주차장(1일 1만원, KTX이용시 7천원)에 비해 2천원~5천원 가량 싸다.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곳 공영주차장 이용객들의 불만이 쇄도하고 있다.현재 공영주차장에서 포항역사로 진입할 수 있는 길은 왼쪽으로 돌아서 올라가는 한 곳뿐. 공영주차장에서 포항역으로 바로 연결돼 있는 언덕에는 철재 펜스가 설치돼 있어 이용객들은 가까운 곳을 두고도 먼 곳으로 빙 둘러서 가야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일부 이용객은 불편한 인도를 피해 위험을 무릅쓰고 주차장 출입로를 이용하고 있다.공영주차장 이용객 김모(50)씨는 “역사로 향하는 출입로가 역사 방향에 있지 않고 엉뚱한 곳에 있어 한참을 헤맸다”며 “요금정산소에 물어본 뒤에야 조그만 샛길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공영주차장 이용객 뿐 만 아니라 진입 차량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 공영주차장에서 KTX포항역사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회전해서 역사 앞쪽을 한바퀴 빙 돈 다음에야 가능하다. 특히, 열차 출발·도착 시에는 승용차와, 택시, 버스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이 일대는 아수라장이 되기 일쑤다. 이 때문에 공영주차장을 빠져나온 일부 차량은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불법 유턴을 감행하는 아찔한 광경도 수시로 목격된다. 또 공영주차장 출구를 가로 막으면서 길게 늘어선 택시들도 차량 운전자의 시야를 막아 사고 위험까지 도사리고 있다. 포항시 도성현 교통행정과장은 “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해 펜스 중간지점에 진입로를 추가로 개설하기 위해 철도시설공단측과 현재 협의중에 있다”며 “차량 출입로도 역사 내 시설이라 시에서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김기태·전준혁기자

2015-04-17

창의 인성교육은 全人 양성교육

2014년 4월 16일은 전 세계가 슬픔에 잠긴 날이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세상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제발 돌아오라고 그토록 목 놓아 불렀건만 아직도 9명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1. 프롤로그2. 첫번째 밥상 : 인성 교육 곱씹기3. 두번째 밥상 : 담백한 인성 교육4. 세번째 밥상 : 의미 교육5. 네번째 밥상 : 메아리 교육6. 다섯번째 밥상 : YHY 교실7. 여섯번째 밥상 : 과수원 길을 따라서8. 일곱번째 밥상 : 자연 옮기기-생태도감9. 여덟번째 밥상 : 자연의 밥상-노작교육10. 아홉번째 밥상 : 공동체 밥상 -마을학교11. 열번째 밥상 : 맛있는 인성 밥상 완성인성교육진흥법 7월 시행윤리도덕교육 지향 교육부협의의 인성교육 탈피해야정부와 유가족들은 `4·16 세월호 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고,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295명의 고귀한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는 바다 깊은 곳에서 침묵 중이다. 세월호는 교육계에 인성 태풍을 몰고 왔다. 그 태풍의 눈은 일명 이준석 방지법으로 불리는 인성교육진흥법이다. 만장일치로 국회를 통과한 인성교육진흥법은 7월에 시행된다.그런데 그 시행령을 두고 걱정이 태산이다. 시행령 제정을 위한 공청회 이후 여러 평가들이 나오고 있는데, 하나같이 부정적인 평가들뿐이다. `인성과 밥상`은 예견된 부정적인 평가들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보고자 시작됐다.특히 인성 교육이 윤리 도덕 교육으로 전락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출발했다.그런데 지금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보면 교육부는 인성 교육을 윤리 도덕 교육으로 몰아가고 있다.교육부에서 제시한 인성 덕목의 예시가 그것을 잘 증명해 주고 있다. 교육부는 인성 덕목의 예로 정직, 책임, 존중, 배려, 공감, 소통, 협동 등을 들었다.정말 이대로 인성 교육이 추진된다면 인성 교육은 어쩌면 창의 인성 교육의 최대의 벽이 될지도 모른다.인성과 밥상은 인성 교육 곱씹기에서 공동체 밥상까지 참된 인성 교육을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해보는 자리였다.첫 번째 밥상에서 참된 인성 교육을 위해서는 인성에 대한 개념부터 정확히 하자고 제언했다.하지만 인성교육진흥법 시행을 불과 몇 달 앞둔 지금에도 인성 교육에서 가르치고자 하는 인성에 대한 개념이 정확히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러니 모든 것이 모호할 수밖에 없다.인성교육진흥법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인성에 대한 정확한 정의부터 내려야 한다. 그래서 인성과 밥상에서는 `자신만의 생활스타일로서 다른 사람들과 구분되는 지속적이고 일관된 독특한 심리 및 행동 양식`이라는 국어사전의 의미를 차용하여 인성을 정의했다.인성 안에는 개성, 감성, 지성, 창의성, 도덕성 등 여러 가지 개념이 내포돼 있다.이 중 어느 하나만 부각시켜서는 안 된다. 한 쪽이 커지면 분명 한 쪽은 작아지기 때문이다.일부에서는 인성 교육을 `마음의 바탕이나 사람의 됨됨이 등의 성품을 함양시키기 위한 교육`이라고 정의하고 있는데, 이는 인성 요소 중 도덕성만 강조하는 협의의 개념이다. 분명한 건 인성 교육은 인간 교육이기에 이런 협의의 개념으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제2의 이준석 같은 사람이 나오지 않기를 바람으로, 또 대한민국 모든 학생들의 자신의 소질을 찾고 더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인성 교육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인성과 밥상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창의 인성 교육이란 “지성, 개성, 감성, 창의성, 윤리성, 운동성, 사회성”의 조화로운 발달을 이룬 전인(全人) 양성을 위한 교육이다./영천 산자연중학교 교사끝

2015-04-16

“출구서 30분씩… 대구도 갈 시간”

지난 2일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돌입한 KTX 포항역에 수만여명의 승객들이 몰리면서 쾌조의 출발을 보이고 있다. 첫 주말 이틀 동안만 무려 1만여명에 육박하는 승객들이 이용하는 등 포항을 비롯 영덕, 울진 등 동해안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하지만 개통 1주일 만에 곳곳에서 개선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개통이후 드러난 문제점을 3차례에 걸쳐 긴급 진단 해 본다. “30분이면 대구에 벌써 도착할 시간인데…”포항역 주차장 요금소가 한 곳 뿐이어서 이용객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KTX 개통으로 철도는 고속시대를 맞았지만 역 주차장 시설은 이를 따라 가지 못하고 있는 것. 역 앞에서 수십여 분에 이르는 정체가 반복되기 일쑤였고, 주말이면 길게 늘어선 차량행렬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이용객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주말인 지난 11일 오후 6시께. 포항역은 조금 전에 도착한 열차로 역을 빠져나오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KTX열차에서 하차해 곧장 자신이 주차한 차량으로 분주한 발걸음을 옮겼지만 주차장은 10여 분 이상 꼼짝달싹하지 않았다. 단 한 곳 뿐인 주차장 요금소에 한꺼번에 차량이 쏟아져 정산대기행렬이 길게 이어지면서 빚어진 일. 실제로 이날 주차장 요금소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에 주차한 차량이 출구를 빠져 나오는 데 20~30분의 시간이 소요됐다.주차장 이용객 안모(47·남구 대송면)씨는 “서울에서 포항까지 2시간 조금 넘게 걸려 도착했다. 그런데 포항역 주차장을 빠져나오기 위해 10여m를 이동하는데 20분이나 걸렸다”며 “역사 규모에 비해 주차장도 작고, 출구를 한 곳만 만든 것도 이해하기 힘들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이용객 성모(39)씨도 “역사 주차장에서 빠져 나오는 데 KTX로 포항에서 대구까지 갈 수 있는 시간이 걸려서야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여기다 주차장 이용객의 불편 해소에 도움을 줄 주차장 무인요금 정산기가 제 구실을 못해 이용객들의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포항역은 해결책을 마련은 커녕 코레일과 철도시설공단으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포항역 관계자는 “주차장의 경우 설계와 시공은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담당, 운영은 코레일네트웍스가 맡아 운영하기 때문에 우리의 주 업무는 아니다”고 했다.이와 관련 철도시설공단 영남본부 관계자는 “출구가 한 곳인 것이 문제가 아니라 무인정산기의 홍보가 덜된 것이 문제인 것 같다”며 “주차권을 미리 정산하는 곳이 어딘지, 실제 운영되는지를 파악하는 중”이라고 해명했다. 코레일 네트웍스 관계자도 “주차장 출구문제와 무인정산기의 점검 여부는 좀 더 확인을 해 보겠다”고 답변했다./김기태·전준혁기자

2015-04-15

驛 이전으로 철거여론 비등

구 포항역의 부지 재개발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인근 집창촌의 철거를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도 최근 폐쇄 의지를 천명한데다 전국 지자체들도 도시정비 과정에서 집창촌 철거를 잇따라 성사시킨 것으로 드러나 포항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본지는 전국 집창촌 재개발 사례를 통해 지역의 실태를 점검하고, 추진과정에서 예상되는 문제점과 대안을 모색해본다.글 싣는 순서(상) 적극론·신중론 속 존폐 기로(중) 성매매 여성 자활에도 관심을(하) 이강덕 시장 체제, 폐쇄 `호기`지난 9일 `성매매특별법`의 위헌 여부를 가리는 첫 공개변론이 헌법재판소에서 열렸다. 이러한 사회분위기에다 도심 포항역이 폐쇄되면서 역 일대 집창촌이 재조명되고 있다.이 법 제정의 발단은 2000년 9월과 2002년 1월 전북 군산 대명동과 개복동에서 잇따른 화재로 14명의 성매매여성이 참변을 당하면서다. 이를 계기로 불법 감금과 인권 실태가 수면위로 떠올랐고, 2004년 9월 23일 특별법 시행으로 이어졌다. 이후 경찰의 집중단속 대상이 된 집창촌의 밤이 사그라들기 시작했다.6·25전쟁 마지막 해인 1953년 역 인근에 생겨난 포항의 집창촌(속칭`중앙대학`)도 쇠퇴일로에 접어들었다.한 업주는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200~300여 명의 여성이 생계를 이어갔다”면서 “지금은 70~80여 명이 일하는 정도”라며 분위기를 전했다.이런 가운데 지난해 12월 4일에 이어 최근 정부가 또 다시 폐쇄 방침을 밝혀 집창촌이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다. 지자체들과 경찰은 물론 세무서까지 나서 폐쇄에서 더 나아가 도시재생사업을 위한 부지 활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실제로 춘천시의 속칭 `난초촌`에는 공영주차장이 들어섰고, 파주시의 `용주골`은 대규모 아파트단지 사업, 전북 전주시 `선미촌`은 인근 한옥마을과 연계한 한옥 게스트하우스 거리 조성 등 지역 특색에 맞는 다양한 개발 방안이 쏟아지고 있다.대구시도 최근 경찰과 함께 `자갈마당`폐쇄 특별팀을 구성해 실태조사와 함께 단속에 나섰다. 인근 경상감영·근대골목 등과 연계한 `순종황제 어가길`조성, 지역 예술가들을 위한 창조 공간 조성을 모색 중이다.하지만 포항시는 전국적 추세에 크게 못 미치는 모습이다.한 관계자는 “업소 부지 매입에 예산이 많이 들어 엄두도 내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성매매 여성들에 대한 사후 대책도 동반돼야 하는 만큼 쉽게 결정할 일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시가 철도시설공단 등과 공동 추진 중인 역 부지 활용 사업과 별도로 전담팀을 구성해 도시 이미지 개선과 삶의 질 향상 차원에서 폐쇄를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박현기(48·남구 이동)씨는 “이강덕 시장의 `창조도시 클린포항`기조와 도심 한복판에 홍등을 내건 집창촌은 너무 상반된다”면서 “경찰 출신 시장으로서 시민들이 옛 역광장을 자녀와 손 잡고 거닐 수 있도록 변모시켜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안찬규기자ack@kbmaeil.com

2015-04-14

아낌없는 투자·무료진료… 공공의료기관 모범사례로

1939년 5월 자혜의원으로 첫 발을 디딘 포항의료원(병원장 변영우)은 지난 76년간 지역 내 `의료안전망 파수꾼`으로서 책임감과 사명감을 발휘해왔다. 차별화된 규모와 의료서비스를 자랑하는 무료진료 뿐만 아니라 우수 의료장비에도 아낌없이 투자해 지역을 대표하는 공공의료기관으로서의 모범사례로 재조명되고 있다.□ 이동검진차량 끌고 3천500여명 진료포항의료원이 자부하는 대표적인 활동 중의 하나는 바로 `찾아가는 행복병원` 운영이다. 매주 화·목요일 각종 장비를 갖춘 대형 이동검진차량에 10여 명의 의료진이 탑승해 도내 7개 시·군의 의료취약지역을 찾아가 순수 무료진료를 실시한다. 농·어촌 지역의 의료혜택을 필요로 하는 환자들에게 남녀노소, 경중과 빈부에 관한 차별 없이 동등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지역 보건소와 연계해 사전 보고를 받아 진료를 실시하고 사후 처방까지 책임지고 있어 연 평균 3천500여 명에게 의료혜택을 전하고 있다.기획전략실 관계자는 “포항의료원의 찾아가는 행복병원 운영은 규모나 질적인 부분에서 경북에서 유일할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도 인정받는 공공의료 활동”이라며 “추진 경과에 따르면 매년 무료진료 인원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 우수한 장비, 최고의 의료진 등을 동원해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호스피스완화 병동 구축포항의료원은 최근 본관 건물을 새롭게 단장하고 노인요양병원과 장례식장을 신·증축했다. 더불어 별관 병동 2층을 호스피스완화병동으로 리모델링했다.포항의료원에 따르면 포항, 경주, 영덕, 울진, 울릉 지역 내 인구 대비 매년 1천400여 명의 말기 암 환자가 발생한다. 경북 지역 내 호스피스완화병상은 수요 대비 공급이 크게 모자라는 실정이다.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이 만 65세 이상의 지역민이 차지하는 포항의료원은 노령의 주요 환자들을 위한 최적의 의료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노인 전문 병원`으로서의 공공의료 역할에 무게를 실어나갈 방침이다. 특히 호스피스완화병동은 넓고 쾌적한 병실과 함께 임종실, 진료실, 상담실, 목욕실 등을 갖추고 이·미용서비스, 원예치료, 미술치료 등 각종 프로그램을 실시할 예정이다. 최고의 시설에서 최적의 환경 아래 진료와 치료, 휴식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 2월 병원 내 직원숙소까지 완공해 우수 의료진 영입에 적극 나설 뿐만 아니라 야간 응급환자 발생 시에는 전문의가 즉시 진료할 수 있는 응급진료체제도 갖추게 됐다.□ 최고 사양 CT 등 첨단장비 투자포항의료원은 자기공명영상장치(MRI), 전신전산화단층촬영장치(CT), 초음파영상장치, OCS(처방자동전달시스템), PACS(의료영상저장전송장치) 등 고급의료장비를 도입해 진료환경 및 의료서비스 향상을 추구한다. 특히 지난해 경북 지역 최초로 최첨단 MRI장비인 `3.0T 지멘스 MAGNETOM Skyra`와 CT장비인 `SOMATOM Definition AS+`를 도입했다. 최고 사양을 갖춘 최신 장비로 알려져 있으며 기존 기기에 비해 보다 나은 진료 및 치료 결과를 내는데 제 역할을 발휘하고 있다.포항의료원 관계자는 “환자 중심의 진료 환경을 조성하는데 큰 틀을 마련하고자 최고 수준의 의료장비를 갖추는데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며 “수도권의 대형 병원들과 견주어도 뒤처지지 않는 첨단의료장비를 갖추고 있으니 지역 주민들이 적극 활용하길 바란다”고 전했다.“병에 관한 올바른 인식 갖고 지역병원 활용해야”인터뷰 변영우 병원장-병원 입구에 세워져 있는 대형버스가 눈에 띈다.△`찾아가는 행복병원` 이동검진차량이다. 초음파장비, 골밀도측정기 등 각종 의료장비를 갖춘 버스를 타고 매주 2회 포항, 경주, 영천, 경산, 영덕, 청도, 울진을 순회하며 무료진료를 실시한다. 개인이나 민간병원의 손길이 뻗지 못하는 의료취약계층을 찾아가 의료안전망 역할을 수행하고자 한다. 공공의료기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여기며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힘쓰고 있다. 규모나 의료서비스 등 전국에서 경북 유일의 무료진료 시스템이라고 자랑할 수 있다.-지역을 대표하는 `경로당`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 노인 환자들이 북적이는 이유는.△지역 내 종합병원들과 비교해 노인과 관련된 의료서비스에서는 차별화된 강점을 지니고 있다. 종합병원 이전에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생활이 어렵고 돈이 없는 노령의 환자들이 편안하게 찾아올 수 있는 병원으로 다가가고자 한다. 비용을 떠나 병원을 찾는 모든 환자들에게 양질의 진료와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포항의료원의 존재 이유다.-어르신건강대학도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노령화사회를 맞아 사회공익 차원에서 어르신건강대학을 3년째 운영 중이다. 상·하반기로 나눠 모집하는데 지금까지 15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졸업생들이 여기저기 추천하고 다니며 지역 내 어르신들을 모아온다. 이들을 위해 건강강좌 및 교양특강, 노래교실, 원예활동, 문화탐방 등 각종 프로그램을 알차게 구성해 12주간 진행한다. 건강한 경북, 건강한 포항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여기며 이들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일할 수 있도록 돕는데 의료진들이 힘을 모아 동참하고 있다.-공공의료기관으로서 운영 등에 관한 고민은.△영리를 추구하는 타 병원들과는 달리 공공병원으로서 수익보다는 환자들의 건강을 먼저 추구한다. 하지만 그동안의 진료수가로는 병원 운영에 어려운 점도 있었다. 지난해엔 6급 이상 직원들의 월급까지 동결했다. 입원실이나 진료 및 치료 현황을 보면 병원 운영이 잘 되는 편에 속하는데 막상 따져보면 계산이 안 맞았다.(웃음) 오는 15일부터는 신포괄수가제가 적용돼 운영 형편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진료비가 비교적 저렴한 편인데.△양심적 진료에서만큼은 자부한다. 실제로 일반 병원에서는 13만이 드는 진료과목도 우리 병원에서는 같은 진료인데도 8만원이 든다. 적정 수준이 맞지 않는 것이다. 최근 지역 내 종합병원들의 규모가 커지면서 점차 수익창출에 치중하다보니 수가 차이가 크게 벌어진 것도 사실이다. 병원이 수익을 내는 만큼 지역민과 지역사회에 돌려주는 것도 의료기관의 역할이라고 본다.-최근엔 소아과진료와 관련해서도 칭찬이 자자하다.△부모의 최대 관심사는 아이다. 아이의 건강과 관련된 문제는 특히 더 신경이 쓰는 부분이다. 이러한 부모 마음을 소아과 진료의사와 간호사들이 먼저 이해하고 친절하며 상냥하게 응한다. 주부들 사이에서 꼼꼼하고 상세한 진료로 지역 내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도 화제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 병원내 `친절생활화 운동`이 효과를 발한 것으로도 평가된다.-최근 KTX개통 관련 환자유출 등 우려 목소리가 높은데.△교통 여건이 나아졌을 뿐이지 크게 우려할 부분은 아니라고 본다. 사람 마음이라는 게 병이 생기면 큰 병원에 가고 싶어진다. 지방에서나 수도권에서나 진료 결과는 같은 병일뿐이다. 병은 고칠 수 있는 병과 없는 병이 있다. 고칠 수 없을 때에는 다시 지방으로 돌아올 줄도 알아야 경제적, 심리적 부담을 덜 수 있다. 포항의 의료시설 및 의료진 수준도 수도권과 비교해 절대 만만치 않다. 내 가족들도 몸이 불편하면 우리 병원에 와서 진료 받도록 한다. 지역 내에서도 90% 이상 치료 가능하니 병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고 가까이 있는 병원을 잘 활용할 줄도 알아야 한다./김혜영기자

2015-04-13

도심속 진달래산천서 맛보는 시래기밥

`저것은 맨 처음 어둔 땅을 뚫고 나온 잎들이다/아직 씨앗인 몸을 푸른 싹으로 바꾼 것도 저들이고/가장 바깥에 서서 흙먼지 폭우를 견디며/몸을 열 배 스무 배로 키운 것도 저들이다…마침내 사람들이 고갱이만을 택하고 난 뒤/제일 먼저 버림받는 것도 저들이다`시인 도종환은 시집 `해인으로 가는 길`에서 시래기의 헌신을 노래했다. 흔히 시래기는 남은 채소를 말린 것쯤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건조 과정을 통해 숙성을 겪은 시래기는 그 어떤 식재료보다도 깊은 맛을 자랑한다.남구 대잠동의 `진달래산천`은 시청 근처 식당들이 즐비한 곳에 홀연히 자리 잡아 도심 속 자연을 머금은 듯한 공간이다. 내부가 비교적 넓지 않은데다 각종 그림과 서예 작품들로 벽면을 꾸며 아기자기하면서도 편안하고 아늑한 전통찻집 분위기를 자아낸다. 여기에 이 집 별미로 꼽히는 무청 시래기밥은 자연 담은 각종 반찬들과 함께 한상 차려져 입맛을 유혹한다.소박한 접시에 담겨져 나온 각종 나물들은 봄의 완연한 기운을 생생하게 전한다. 살짝 데친 두릅은 본연의 향을 그대로 머금고 있으며 매콤하게 무친 미나리도 제 향을 온전히 품은 채 담아냈다. 된장에 버무린 시래기나물과 특유의 향 간직한 재피나물까지 봄꽃축제만큼이나 화려한 봄나물 향연이 펼쳐진다. 퍼슬퍼슬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반들반들 윤기 뽐내며 등장한 무청 시래기밥은 봄나물 향연을 더욱 빛낸다. 채소의 잘 익은 맛이 배어 있는 무청 시래기는 밥알 사이사이로 단맛을 포갠다. 굳이 양념장을 넣어 비벼먹지 않아도 제 맛을 발휘하는 이유다. 목 넘김까지 부드러워 남녀노소 간편한 영양식으로도 제격이다.밑반찬의 구성과 맛 또한 구색을 갖췄다. 각종 야채와 두부가 두드러진 된장찌개는 시래기밥과 환상 궁합을 자랑한다. 무를 넣어 시원한 맛을 더한 도루묵조림 또한 시래기밥의 담백한 맛과 어우러져 입맛을 돋운다. 간장에 조린 우엉조림까지 어느 것 하나 맵거나 짜지 않아 자극적인 맛은 찾아볼 수 없다. 심심하면서도 깔끔한 뒷맛이 잠을 잔 듯 개운하다.덕분에 이 집엔 식재료 본연의 맛을 즐기려는 40~50대의 단골들이 주를 이룬다.주부 황정연(41·남구 연일읍)씨는 “시래기밥 뿐만 아니라 모든 요리들이 정갈해 이곳으로 옮기기 전 오천에서 운영할 때부터 단골이었다”며 “특히 이 집은 옥수수막걸리가 맛있어 비오는 날 여고동창생들과 자주 찾는 아지트”라고 말했다.(문의 054-293-4440, 정오부터 자정까지 운영, 매달 마지막 주 일요일 휴무)/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2015-04-13

고창 선운산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 바람 불어 설운 날에 말이에요. 동백꽃을 보신 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 말이에요…나를 두고 가시려는 님아 선운사 동백꽃 숲으로 와요. 눈물처럼 동백꽃 지는 그곳 말이에요. 눈물처럼 동백꽃 지는 그곳 말이에요.미당 서정주 시인 낳은 고장산봉 위용 넘치고 빼어난 경관`호남의 내금강` 별호 얻어백제때 창건 고찰 선운사3천여그루 동백나무숲 `장관`높지않은 산 전국 등산객에 인기지난주 필자는 고창 선운산을 다녀왔다. 산행하면서도 좋은 풍경들이 흐린 날씨에 가리어 자연의 풍치를 제대로 볼 수 없었으나 그렇다 해도 지금까지 산행하면서 가슴에 담아두고 싶은 몇 안 되는 산중의 하나다. 그래서인지 나중에 다시 와야 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선운산을 두고 도솔산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산행 이야기에 곁들어 이 지역의 특색을 적어본다. 지역 주민들 혹은 고창을 아는 사람들은 `고창`의 상징성을 말할 때에 선운산 복분자 술과 풍산장어, 선운사의 동백을 떠올린다. 또 한국시단의 대표적 시인인 미당 선생을 자랑한다.복분자술이 유명하고, 함께 들면 더욱 일품인 풍산장어는 일반화되어 고창의 특산품으로 전국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고창 출신인 미당 서정주 시인은 시에 대해 문외한이라 하더라도 그의 시 `국화 옆에서`가 워낙 유명해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또 하나 고창을 대표하는 것은 선운사이다. 이 지방에서는 선운사와 관련이 깊은 `선운산 보은염`이 일반화 되어 있는데, 보은염은 은혜에 갚는 소금을 말한다. 그 유래를 살펴보면, 백제 위덕왕 24년(577년)에 검단 선사가 선운사를 창건한 이후 사찰 인근에서 헐벗고 끼니를 굶는 백성들이 많아 검단 선사께서 그 사람들을 교화하고 소금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 생계를 유지하게 했다. 그 이후 생활 터전을 잡은 사람들이 마을 이름을 선사의 이름을 따서 검단리라 부르고 검단 선사의 은덕에 보답하기 위해 대를 이어 지금까지 1500여 년 동안 선운사 부처님께 소금공양을 올리고 있는데, 그 소금 이름이 `선운사 보은염`인 것이다.선운산 자락에 있는 선운사는 조용한 사찰이지만 워낙 널리 알려진 까닭으로 고찰을 감싸고 있는 선운산이 덩달아 인기가 높은 산이다. 산림청이 정한 100대 명산에 포함되는 이 산은 100대 명산 중에서도 가장 낮은 산이지만 전국에서 등산객들이 많이 찾아들고 있다.선운산이 전북 고창 땅에 있으니 대구에서 고창으로 가려면 한창 걸린다. 다행이 잘 닦여진 고속도로 덕분에 쉽게 갈 수 있는데, 일요일 새벽에 출발한 차는 88고속도로를 달린다. 담양과 백양사를 지나 선운사 주차장에 도착하기까지 차를 타고 오면서 긴 시간을 필자는 서해안의 봄 풍경과 유명하다는 선운사를 보는 기대에 부풀었다.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 바람 불어 설운 날에 말이에요. 동백꽃을 보신 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 말이에요…` 또한 송창식이 부른 `선운사`라는 노래도 있어 그 가사를 음미하면서 가는 길이라 거리에 비해 지겹지는 않았는데, 도착하면 선운산에 올랐다가 선운사 뒤편의 동백나무숲에 들려 송창식의 `선운사` 노래말처럼 바람에 날려 동백꽃이 후두둑 지는지를 한번 유심히 살펴볼 작정이다.오전 11시에 우리 일행들은 선운사 주차장을 출발해 선운사 계곡으로 오른다. 선운산 코스는 단순하다. 등산객들은 주차장에서 출발해 마이재를 거쳐 선운산 정상인 수리봉(혹은 도솔산)을 먼저 오른다. 다시 소리재, 낙조대로 해서 천마봉을 보고서 선운사로 내려오는 코스를 택한다. 선운사 절 입구에서 오른쪽 등산로를 따라 마이재 방향으로 들어선다. 왼편으로 가면 도솔암과 천마봉, 낙조대가 나타나는데, 결국은 한 바퀴 돌아 원점 회귀하는 같은 코스가 된다.마이재를 오르는 길은 주능선까지는 경사가 상당히 한데, 주능선에 올라서보니 편안한 등로가 이어진다. 이곳이 이름난 곳이기에 서울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오는 등산객들이 많다.출발지점에서 1km 남짓 걸어오니 마이재 정상이다. 정상에서 보니 선운산 정봉인 수리봉이 저만치에서 보이는데, 여기서 오른쪽으로 가면 경수봉으로 가는 코스다. 마이재에서 훤히 보이는 선운산 정봉까지는 600m 정도 거리지만 일부 구간이 급경사를 이루고 있다. 산이 높지 않아 일행들은 편안한 마음으로 선운산 정상으로 오른다.수리봉에 올랐다. 옛적에는 이 봉우리를 도솔산이라 불렀다. 통상적으로 고창 선운산이라 할 때에 수리봉을 비롯해 경수봉, 천마봉을 포함해서 선운산이라고 부른다.수리봉을 뒤로 하고 하산해 개이빨산으로 향한다. 이름이 이상하다. 아마 산모양이 개의 이빨처럼 생겼다 해서 그렇게 부르고 있다. 산 능선을 타고서 개이빨산을 지나 소리재를 넘는다.골짜기를 타고 올라가 소리재를 넘으면서 보니 눈앞에 낙조대가 펼쳐지는데, 선운산의 최고 절경이라는 명성답게 주변의 풍치가 예사롭지 않다. 가면서 눈을 돌리니 멀리에서 고창 시가지가 보이고 가까이로는 도솔암이, 또 그 아래쪽에는 선운사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드디어 일행들은 260여개나 되는 마의 철계단을 건너 낙조대에 도착했다. 낙조대는 해발 335m 밖에 안되지만 이곳에서 바라보는 서해 일몰은 일대 장관이라 유명한 곳이 됐다.아직 일몰시간이 안 되어 낙조대 전망대에서 주변의 절경을 마음에 담는다. 또 여기가 MBC 인기드라마를 장식했던 `대장금` 최상궁 촬영장소라는 것을 떠올리며 천마봉 쪽으로 하산한다.하산하면서 눈 아래 나타나는 도솔암과 진흥암을 보며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긴다. 천마봉을 지나 도솔암 서쪽 내원궁 밑 절벽의 마애불 조각상이 유명하다.조심스럽게 선운사 쪽으로 하산하면서 일행들은 도솔암을 지나 진흥암에 이른다. 지나는 주변 산들이 군데군데 암릉으로 돼 있고 특이한 모습에 다시한번 자연의 신비함에 감탄한다. 이곳에는 진흥굴이 있는데, 신라 진흥왕이 왕위를 버리고나서 입산, 수도한 곳이라 전해지고 있다.진흥암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곧장 내려서니 삼거리길이 나온다. 왼편으로 계속 가면 수리봉과 개이빨산의 중간지점과 마주치는 길이다. 삼거리길을 지나서 800m정도 걸어가니 도솔재쉼터인데, 여기서 선운사 까지는 1km 거리다.도솔재 쉼터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길을 내려와 선운사에 도착하니 오후 5시 30분이 됐다. 오전 11시에 나선 등산길이 그럭저럭 6시간 반이나 흘렀는데, 좋은 날, 좋은 산에 오르면서 좋은 경관을 보며 좋은 생각을 많이 했으니 이번 등산에서는 더 이상 바랄 게 없다.선운사는 백제 위덕왕 24년(577)에 고승 검단 스님이 창건한 사찰이다. 창건과 관련해 설화가 전해오고 있는데, 검단 스님이 산세를 살펴보니 용이 살고 있는 연못이 상서로워서 용을 몰아내고 연못을 메웠다. 그 즈음 아랫마을에서 눈병이 돌았는데, 신기하게도 연못에 숯을 한 가마씩 갖다 부으면 눈병이 씻은 듯이 나았다는 것이다. 마을사람들이 너도나도 숯과 돌을 날라다 연못 속에 던졌더니 큰 못은 메워졌고, 그 자리에 검단 스님이 절을 세웠으니 선운사이다.사찰의 세운 내력을 생각하면서 경내를 한 바퀴 돌아보고서는 뒤편 동백나무숲으로 발걸음을 향한다. 숲에 홀로 앉아서 바람에 조금씩 흔들이는 수많은 나뭇가지를 보니 그 무리들 속에서 요정처럼 매달려 있는 동백꽃 모습은 정말 멋지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다른 곳 동백꽃보다 가장 늦게 피는 선운사 동백 숲은 소문나 있다. 5,000여 평 산비탈에 숲을 이룬 수백 년 묵은 3천여 그루 동백나무는 3월부터 4월까지 피워내는 꽃이 장관을 이룬다. 선운산의 고요한 산 그림자와 선운사의 아늑한 모습에 필자의 마음은 마치 참선을 하듯 말할 수 없이 편해져 온다. 그 속에서 오늘 하루의 의미 있는 시간들을 헤아려본다.`산행 길에서/ 땀 흘리며 마이재를 지나/ 도솔봉으로 불리는/ 수리봉 위에 앉았다가/ 봄바람을 맞대고서는/ 낙조대를 거쳐 선운사/ 동백나무숲으로 내려섰다네.// 저어기 눈앞에서/ 무더기로 펼쳐지는/ 동백꽃 요정들이/ 그 사이 힘들었던 산행의/ 노고를 말끔히 씻어주는구나./ 일순간에 황홀경에 빠뜨리는/ 선운사의 빨간 요정들`(자작시 `선운사 동백꽃` 전문)과원에서 오랫동안 동백꽃에 취해 있다 보니 바람결에 가수 송창식이 부른 선운사 노래가 들려오는 듯하다. 다시금 생각해보니 아침에 이곳 선운산으로 오는 차안에서 생각했던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이 선운사 동백이라고 표현했으니 그럴듯하다.선운사에 오면 “떨어지는 꽃송이가 내 맘처럼 하도 슬퍼서 당신은 그만 당신은 그만 못 떠나실 거예요”라는 노랫말처럼 쉬 떠나지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봄철에는 동백, 여름에는 녹차 밭, 가을은 단풍이 예쁘게 물들고, 겨울에는 설경이 유달리 아름다운 곳이 바로 선운산이요, 선운사이다. 여기에 시인의 명시마저 얹혀 풍경을 더한다.▲ 손경찬/수필가·예술소비운동 본부장`선운사 고랑으로/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고/ 막걸릿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 것만 상기도 남았습니다./ 그것도 목이 쉬어 남았습니다.` (서정주의 시, `선운사 동구` 일부) 이번 선운산에 등산 와서 산행을 마치고나서 선운사 동구를 걸어본다. 고창이 낳은 대시인, 미당 선생의 시에 담겨 있는 육자배기 가락이 필자의 가슴을 꼭꼭 찌르며 그대로 전달되는바, 애달픔과 함께 무언으로 전달되는 떨림에 필자는 작은 위안을 받았다.그것은 필자가 본격 등산하면서 산행기를 경북매일신문에 연재한 이후 이번 100회째 산 이야기가 작은 산이면서도 내게는 큰 산으로 다가선 선운산이라는 데서 그 의미를 느껴본다.

2015-04-10

인구 10만 복합형 자족도시 기반 조성 6월말까지 마무리

올해 하반기 경북도청 이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경북도개발공사(사장 배판덕)가 오는 6월 말 조성공사 준공을 목표로 기반시설 확충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도청, 교육청 이전 등 신도시 건설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도청이전 신도시 건설사업 추진과 주요 공공기관 이전 현황 등을 알아본다.1단계사업 공정률 90%… 도로·상하수도 등 건설`스마트시티 구현` 2단계사업 2017년 공사 들어가이전기관 잇따라 착공… 용지분양율 50% 넘어서□ 도청 신도시의 청사진도청이전 신도시 건설사업은 사업시행자인 경북도개발공사에서 안동시 풍천면과 예천군 호명면 일원에 전체면적 1만966㎢, 총 사업비 2조1천579억원을 투입해 2010년부터 2027년까지 3단계로 나눠 추진하고 있다. 1단계 사업은 오는 6월말까지 기반조성공사가 마무리 될 계획이다.도청이전신도시는 한국적 이미지를 담은 녹색성장 행정중심도시 건설을 목표로 추진되며, 개발방향은 역사와 전통이 살아있는 문화도시, 저탄소 녹색성장을 주도하는 전원형 생태도시, 경북의 신성장을 이끌어가는 명품행정 지식산업도시로 건설해 인구 10만명의 복합형 자족도시로 성장시킬 예정이다.특히 유교의 본고장 안동과 아름다운 생태환경을 간직한 예천을 거점으로 지역 균형발전을 이끌어갈 새로운 경제발전의 중심축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신도시 1단계 조성공사 현황현재 도청이전 신도시 건설사업 1단계 조성공사는 6월 말 준공계획으로 토공, 우수, 오수, 상수공 등 부지조성 공사는 완료 1단계 전체 공정률은 90%, 마무리 단계로 도로경계석 시공, 포장공사, 가로수 식재 및 가로등 공사를 추진 중에 있다.도청 신도시 공동구 설치사업은 신도시 내 지하 시설물의 반복 굴착 및 쾌적한 환경조성을 위한 구조물로 광로 2-1에 설치, 사업비 299억원, 길이 3.3㎞ 규모로 현재 공정률 100% 완료 후, 시운전 과정을 거쳐 6월 준공 예정이다.도청 신도시와 주변지역에서 발생하는 생활하수 및 각종 오수를 처리하기 위한 공공하수처리시설 설치사업은 한국 환경공단에서 위탁 시행하는 사업으로 풍천면 도양리 일원에 사업비 531억원을 투입, 3단계로 추진 중이며, 현재 1단계 공정률은 91%로 오는 7월 도청 신청사 이전시기에 차질 없도록 성능보증 시운전을 거쳐 준공할 예정으로 있다.도청 신도시에 생활용수(먹는물)을 공급하기 위한 용상정수장 개량, 송수관로 및 배수지 설치공사는 안동시에 위탁 시행하는 사업으로 사업비 829억원으로 용상취수장과 제1정수장을 하루 3만t 규모로 개량 및 송수관로 34㎞ 등을 설치하는 공사로 개발계획에 따라 3단계로 추진 중이다.현재 공정률은 72%로 오는 8월 공사 준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며, 2014년 11월부터 도청신청사에 용수공급을 개시해 사용 중에 있다.송전선로 지중화 공사는 상주에서 풍산 간 가공선로 중 도청신도시 구역에 해당하는 7.6㎞를 지중화하는 사업으로 사업비 167억원, 현재 공정률은 81%로 6월말까지 철탑 철거 및 지중화공사 완료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호민지 비상방류 취수탑 설치공사는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시행하는 사업으로 취수탑, 방류문 3개소 등을 설치하며, 사업비 50억 원, 현재 공정률은 90%로 6월말까지 공사완료 목표로 계속 공사 중이다. □ 2단계 조성공사 추진 계획도청신도시 2단계 추진계획은 지난 2014년 12월 도청신도시 2단계 실시설계용역에 착수해 진행 중이며, 2016년 실시계획 수립 및 설계완료, 2017년 공사착공, 2020년사업 준공을 목표로 차질 없는 2단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스마트시티 구현을 위한 도청신도시 U-city 건설사업은 3단계로 추진, 지난해 10월 유비쿼터스도시 사업계획 승인을 완료한 뒤 현재 실시계획 승인신청 준비 중이다.1단계 사업은 신도시 1단계 사업면적인 4.89㎢에 사업비 210억원을 투자, 올 중순에 U-City 시스템구축공사 및 도시통합운영센터 공사를 착공할 계획이다.2016년까지 공공정보통신망, 도시통합운영센터 등 기반시설 구축해 대중교통 정보제공, 실시간 교통제어, 공공지역 안전검사, 공동구 관리 등 우선 6개 시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자전거도로 구축사업은 국가 자전거도로 네트워크 구축사업 기본계획에 따라 추진하는 사업, 수변공간과 공원·녹지를 연계해 도청신도시 전체구역을 순환하는 자전거 전용도로 42㎞ 구축공사 연내 준공을 추진하고 있다. □ 공공기관 이전 및 정주여건주요 공공기관 이전 추진현황은 경북도교육청이 오는 7월 준공을 목표로 현재 공정률 46%, 경북지방경찰청이 2016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지난 1월말 착공, 경북도선거관리위원회, 안동보훈지청 등 정부지방합동청사로 입주를 희망하는 6개 기관이 현재 공사 설계 추진 중에 있다.그 외 여성가족플라자 및 보훈회관 등이 올 상반기에 각각 설계 및 착공될 예정이다.교육여건 및 초기 생활권 정주여건 상황은 도청신도시 1단계 내에 7개 학교 설립예정으로 유치원 3개 초등학교 2개 중학교 1개 고등학교 1개이며 유치원, 초등 및 중학교 각 1개교는 금년 9월 개교 예정이고 고등학교 1개교는 2017년 3월 개교예정이다.도청신도시 초기 생활권 정주여건 마련을 위한 1단계 아파트 공급은 현재까지 총 16필지, 9천775세대, 이 중 공무원 임대아파트(임대)가 644세대로 금년 12월 준공 예정이며 현대아이파크 및 우방에서 시행한 일반 분양아파트 2천373세대가 각각 오는 12월, 2016년 4월 및 2017년 6월에 입주예정으로 호반건설에서 시행한 분양아파트 1천822세대는 오는 11월 입주자 모집공고 계획 중에 있다. □ 도청 신도시 용지분양 현황도청신도시 1단계 분양대상 토지는 공동주택용지 16필지, 단독주택용지 572필지, 공공청사 4필지, 상업업무시설 223필지 외 총 895필지, 분양대상 면적은 212만3천932㎡로 이달 초 현재, 공공청사 3필지, 공동주택 13필지, 단독주택 391필지, 업무시설 55필지, 주차장용지 5필지 등 총 507필지, 117만1천3㎡, 면적 대비 55% 분양 완료했다.2015년도 분양계획은 상반기 중에 업무시설 및 주차장용지 36필지, 주거전용 단독주택 84필지 등을 공급하고, 하반기 중에 한옥주택용지 73필지, 공동주택용지(임대) 3필지, 상업 및 업무시설용지, 주유소용지 등을 공급할 계획으로 2015년에 총 349필지 72만6천112㎡를 공급할 계획이다.석태용 경북도개발공사 신도시건설본부장은 “경북도청이전신도시건설사업은 경북의 700년 혼(魂)을 옮겨가는 역사적 과업으로, 조성공사 추진에 막중한 책임감과 함께 보람도 느낀다”면서 “올 하반기 도청신청사가 이전하는데 차질이 없도록 조성공사를 6월말까지 열과 성을 다해 추진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예천/정안진기자ajjung@kbmaeil.com

2015-04-09

[창업 청년CEO를 찾아] (7) 꾸밍쿠킹스튜디오 변상연·김다영 대표

바쁜 사회생활에 지쳐 있는 현대인에게 최근 유행하는 트렌드 중 하나가 먹방, 맛집 등 `요리`를 통한 마음의 치유라 할 수 있다. 맛있는 요리를 먹는 순간만큼은 누구나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해지기 때문이다.꾸밍쿠킹스튜디오의 김다영(26)·변상연(29) 대표는 요리를 통해 느꼈던 마음의 안정을 타인에게도 전하고 싶다는 의지로 요리의 길을 직접 찾아나선 사례다.이들이 운영 중인 `쿠킹스튜디오`는 요리를 체험하고 배우는 공간으로 주로 베이킹, 초콜릿 등 디저트류를 만들 수 있으며 어린아이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찾는다. 겉으로 보기엔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 일에 불과하지만, 함께 요리를 만들며 나눌 수 있는 교감 등을 통해 정서적으로도 편안함을 느끼고 잠시라도 `힐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의미를 부여했다.처음에 막상 스튜디오를 차린다는 계획을 세우고는 걱정이 태산같이 앞서기도 했다.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서는 요리와 미술 등을 병행하는 강좌가 많이 활성화돼 있었지만, 아직 지역 내에서는 크게 알려지지 않아 스튜디오 운영이 얼마나 잘 될지 미지수였다. 하지만 문을 연 지 수개월째인 지금은 소문을 타고 제법 많은 이들이 찾아오고 있다.여태 수업을 하면서 기억에 남았던 에피소드는 없느냐고 묻자, 변 대표가 문득 떠오르는 학생이 있다며 이야기를 꺼냈다.“한 자매가 강좌를 들으러 왔었는데 중학생이었던 언니가 엄하게 자랐는지 늘 주눅이 들어 요리를 하면서도 망치면 어떡하나 걱정하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어요. 하지만 요리란게 답이 없잖아요. 좋아하는 방식으로 만들고, 즐겁게 먹을 수 있으면 그게 정답이며 잘하고 있다고 늘 격려해줬어요. 그랬더니 아이가 자신감을 되찾는 모습이 눈에 띄더라고요. 그때 느꼈죠. 요리에는 마음을 열 수 있는 무언가가 있구나”이처럼 눈앞에서 `요리가 가진 힘`을 느꼈다는 이들은 더 많은 사람을 만나 함께 요리하며 따듯함을 전해주고 싶다는 마음이다. 이에 수업 레시피도 타인과 함께 작업할 수 있으며 사회성·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부분을 주로 몰두해 연구하고 있다.이밖에 꾸준히 경주시 장애인 복지관을 찾아 시각장애인을 위한 재능기부를 하며, 이들이 도리어 마음의 눈으로 만드는 요리에 대해 배우고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또한 향후 포항이나 인근 지역에서도 재능기부가 더 필요한 곳이 있다면 얼마든지 환영이라는 입장이다.마지막으로 김 대표에게 더 하고 싶은 이야기는 없느냐고 묻자, 잠시 망설이다 말을 이었다.“요리를 통해 사람의 마음을 감싸 안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저희 모두 다른 공부를 하다 지친 마음에 요리를 배웠고, 무척 힘이 됐거든요.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삶에서 무척 중요한 것 같아요. 단, 자신이 창업 등으로 직접 길을 개척하게 되면 어떤 일을 하더라도 최고가 되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몇 배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느낍니다.”/고세리기자manutd20@kbmaeil.com

2015-04-08

쪽빛 바다 주홍빛 일출 `신선의 땅` 황홀경에 취하다

따뜻한 봄 기운을 느끼려면 울진으로 떠나자. 울진군은 천혜의 풍경을 자랑하는 관동팔경(關東八景) 중 망양정(望洋亭)과 월송정(越松亭)이 있을 만큼 자연 경관이 빼어난 곳이다. 최근엔 또 하나의 관광명소가 탄생했다. 은어와 연어 회귀천인 울진 왕피천과 남대천, 말루·현내항을 잇는 남대천 은어아치 보행교가 그것이다.바다와 강이 맞닿은 곳에 조성된 은어아치 보행교를 배경으로 동해의 부상(扶桑)을 박차고 떠오르는 일출은 그야말로 `장엄`이다.남대천 가르는 아치 보행교동해안 해맞이 명소 급부상해안 기암절벽에 선 망양정`수로부인의 연정` 고스란히□ 남대천 은어(銀魚)아치 보행교맑은 햇살이 부서져 은빛 해비늘이 돋는 코발트빛 바다, 신라 수로부인의 은밀한 연정과 망양정·월송정의 200리 관동팔경을 따라 석류알처럼 쏟아져 나오는 스토리텔링, 후포·죽변항이 풀어놓는 싱싱한 먹을거리, 은어와 연어, 그리고 울진금강소나무를 좆아 빠져드는 힐링…. 봄볕과 봄바람이 `생태문화관광도시` 울진의 속살을 간지럽힌다.울진의 옛 이름은 `선사`다. “신선이 떼배를 타고 유유자적 자연에 묻혀 삶을 영위하는 고장”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때문에 울진은 예로부터 `신선의 땅`으로 불렸다.임광원 울진군수가 2010년 민선 5기 단체장으로 취임하면서 울진군의 전략적 가치로 `생태문화관광도시 건설`을 내건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세계적 명품브랜드로 각광받고 있는 `울진미역`을 얻기 위해 울진의 사람들은 아마득한 시절부터 오동나무 10여개 내외를 나란히 엮어 만든 일종의 원시적 고깃배라 할 수 있는 `떼배`를 이용했다. 지금은 흔하지 않지만 떼배로 싱싱한 돌미역을 건져 올리고 뭍으로 나르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돌미역 주산지인 `짬`에서 해녀들이 건져 올린 돌미역을 가득 싣고 배를 저으며 바람을 따라 뭍으로 오는 어부의 모습은 한 편의 그림이자 오랫동안 울진사람들이 지켜 온 `생태어로`의 역동적 현장이다.특히 동해의 절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울진읍 염전마을에 조성된 관동팔경 녹색경관길 남대천 은어 아치 보행교는 은어 조형물과 함께 동해의 일출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국 최고의 `일출 경관지`로 각광받고 있다. 울진군이 2013년 2월에 첫 삽을 뜬 남대천 은어 아치 보행교는 47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지난 2월 완공됐다.□ 기성 조도잔(鳥道棧)과 수로부인코빌트빛 바다와 붉은 장엄이 연출하는 빛깔은 가히 자연만이 가져다주는 `황홀`이다. 송강 정철 선생이 일찍이 울진 망양정을 찾아 비로소 눈으로 확인한 `천근(天根·하늘뿌리, 수평선)`이 `푸른빛과 붉은 빛이 어우러진` 형용할 수 없는 빛깔을 선사한다.망양정이 본래 기성면 망양리에서 이곳 근남면 산포리로 이건하기 전 송강 정철이 밟은 망양정은 바다와 맞닿은 해안 절벽 위에 자리를 틀고 있었다.이는 조선조 최고의 진경화가인 겸재 정선의 `망양정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겸재 정선의 `망양정도`는 그야말로 해안 기암절벽에 단아한 모습으로 푸른 동해를 조망하는 당시의 망양정을 실사(實寫)처럼 보여준다. 파도가 햇볕에 흰 포말을 유리알처럼 부수며 해안절벽을 오르는 모습은 상상 속에서도 황홀 그 자체다.망양정에는 사뭇 가슴을 치는 수로부인의 연정이 오롯이 녹아있다. 남편인 강릉태수를 만나기 위해 당시 신라 수도인 동경(현 경주)을 떠나 험한 파도 넘실대는 바다길을 따라 먼 여정에 나선 수로부인이 울진 땅 기성에 도착해 `열정의 스캔들`에 빠진다.삼국유사는 수로부인이 얽힌 소중한 사랑의 노래 두 편을 남겼다. 하나는 `헌화가(獻花歌)`요 또 하나는 `해가(海歌)`다.최근 영덕군이 진작에 새천년도로를 개설하면서 수로부인 설화를 차용해 관광명소 조성에 나선 강원도 삼척시에 `헌화가 발상지는 영덕`이라며 화살을 날렸다.영덕군은 지난해에 `수로부인 헌화가 재조명 학술심포지엄`을 갖고 영덕군 굴곡포가 `헌화가의 발상지`라고 주장하고 `임해정이 울진 월송정 인근`이라고 제시해 두 지자체간 논란의 불을 당겼다. 당시 심포지엄에서 전영권 교수(대구가톨릭대학교 지리학)는 `수로부인 행로의 문화·역사·지리적 분석`이라는 학술논문을 통해 “영덕 굴곡포가 헌화가의 배경 발상지”라며 이의 근거로 “삼국유사 `수로부인 조`의 배경과 굴곡포의 지형적 배경이 맞아떨어지고, 굴곡포로부터 이틀거리인(1일 도보 30㎞ 기준) 울진 평해 월송정이 삼국유사 수로부인 조에 나오는 임해정”임을 제시했다.이 같은 주장에 근거해 “영덕 굴곡포가 헌화가의 발상지”일 경우 울진군 월송정 일원은 삼국유사의 `해가`의 발상지 `임해정(臨海亭)`이 유력해지며 이와 반대로 삼척시의 주장대로 `삼척 새천년도로 일원이 해가의 발상지`이면 `울진은 헌화가의 발상지`가 되는 셈이다.하지만 최근 일부 사학자들과 울진지역 향토사학가들은 “울진 기성 옛 망양정 부근이 수로부인 관련 배경지”임을 비정(批正·비평해 바로잡음)한 바 있다.실제, 조선 숙종·영조 대의 뛰어난 문인인 옥소(玉所) 권섭(權燮·1671~1795)의 `옥소고(玉所稿)` `유행록(遊行錄)` 권2(卷二)에 “임의해대는 망양정 아래에 있다”는 기록에 미뤄 옛 망양정 부근이 임해대(정)로 확인될 경우, 울진 망양정 부근이 `수로부인 관련 역사문화적 배경지`로 새롭게 조명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특히 옥소 권섭 선생의 `기성팔경` 등 옛 문헌기록에 나타나는 기성 망양리의 해안 절벽을 잇는 옛길인 `조도잔(鳥道棧)`으로 미뤄 `기성 망양 해안`이 수로부인의 해가(海歌)의 현장이라는 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울진/주헌석기자 hsjoo@kbmaeil.com

2015-04-08

국물 속 고기 고명 돋보이는 `소고기국`

포항시외버스터미널 근처의 `궁물촌`은 대합실만큼이나 다양한 복장을 갖춘 사람들을 마주치게 되는 곳이다. 배낭을 멘 연인부터 넥타이를 맨 직장인, 작업복 차림의 근로자, 조끼를 갖춰 입은 택시기사까지. 다들 각양각색의 차림새이지만 오직 단 한 순간, 주문할 때만큼은 미리 입을 맞춘 듯 `소고기국`으로 하나 된다. 이 집은 국내산 한우 1등급 갈비를 사용해 정성 담긴 맛과 푸짐한 양을 자랑한다.2대째 내려오는 오랜 전통이 국물 맛에 배어 있는데다 아낌없이 재료를 그릇에 담아내 시민들은 물론 지역을 오가는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자자하다.둥글고 넓적한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져 나오는 소고기국은 가장 먼저 튼실한 소고기 고명이 눈길을 끈다. 수북이 담긴 콩나물과 나박나박 썰어 넣은 무 사이로 제법 두툼하고 큼지막하게 토막낸 소고기가 숟가락이 아닌 젓가락부터 유혹한다. 실제로 이 집 단골들은 국물에 밥을 말기 전 우선 고기부터 몇 점 건져내 배추에 올려 쌈을 싸 먹는다. 오동통한 소고기의 쫄깃한 식감이 배추의 아삭함과 어우러져 애피타이저로서도 손색이 없다.빨갛지만 맵거나 짜지 않고 오히려 고기육수의 구수하고 개운한 맛에 자꾸만 들이키게 되는 국물 또한 이 집 소고기국의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다. 덕분에 밥을 말아 넣은 소고기국밥은 각각의 재료들 중 어느 것 하나 이질감 없이 입 안에서 어우러진다. 국물과의 혼연일체를 자랑하는 밥알들은 사각사각 씹히는 깍두기와도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하며 목구멍으로 술렁술렁 넘어간다. 소고기국 주문 시 `단짝`을 이루는 만두 또한 인기메뉴로 꼽힌다. 얇은 만두피가 다진 고기와 야채를 부드럽게 감싸 식탁과 뱃속을 더욱 풍성하게 채운다.관광객 김하랑(24·부산시 진구)씨는 “소고기국에 밥을 말아 먹는 국밥이야말로 진정한 패스트푸드이면서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든든한 한끼”라며 “일반 소고기국과는 달리 소고기가 두툼해 식감이 남달라 `밥심`이 단단해졌다”고 웃었다.(문의 054-273-9777, 24시간 운영, 연중무휴)/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2015-04-06

물포럼 성공개최 연계 글로벌시장 선점 야심찬 프로젝트

대구시는 오는 12일부터 17일까지 대구·경북 일원에서 열리는 제7차 세계물포럼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이를 계기로 물산업 클러스터를 조성, 국내외 물산업을 선점할 계획이다.대구시와 환경부는 올해부터 2017년까지 총사업비 3천137억원을 투입해 달성군 구지면 대구국가산업단지에 물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물산업 클러스터에는 `물산업 진흥시설`과 `물산업 실증화단지` `물산업 집적화단지`가 들어설 계획이다.물산업 클러스터는 그동안 대구시가 구상했던 `포스트 세계물포럼`을 현실화하기 위한 것으로 물포럼 개최 후 물과 관련된 전 분야를 하나로 응집해 대구를 국내 물산업 중심도시로 육성, 세계적인 물산업 허브도시로 도약하려는 야심찬 프로젝트다.달성 국가산단에 3천억원 투입 2017년까지 조성낙동·금호강 인접 기업·연구시설 유치 최적 입지1조4천억원대 생산·고용·부가가치 유발효과 기대□ 물산업 클러스터물산업 클러스터는 2017년까지 국비 2천500억원 등 총 사업비 3천137억원을 투입해 달성군 구지면 대구국가산업단지 내 64만5천㎡ 면적에 각종 물산업 RD와 생산시설이 융합된 단지를 조성하는 것이다.이 사업은 2010년 녹색성장위원회가 `물산업 육성 전략`으로 2020년까지 약 3조2천여억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작됐고, 2012년 환경부가 물산업 특화지구 조성 계획을 밝히면서 윤곽이 잡혔다. 18대 대선에서 새누리당이 대구지역 공약으로 이 사업을 약속하면서 본격 추진됐다. 지난해 말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기술성, 정책성, 경제성에서 타당성을 확보했다. 올 3월부터 설계, 시공, 착공을 통해 2017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물산업 클러스터에는 △물 관련 기업 집적단지 △물산업 기술 실증화 시설(공업용수 정수장, 정수·하수·폐수 재이용을 통한 수처리 테스트베드 조성) △물산업 진흥시설(물융합 연구동, 산학캠퍼스, 글로벌 비즈니스센터) 등이 들어선다.물산업 진흥시설은 7만㎡의 부지에 물융합 연구동과 비즈니스센터, 산학캠퍼스 등이 들어서며, 국가 물산업 육성의 컨트롤 타워로서 산학융합 기술개발, 기업실험·연구공간 제공, 교육 기술교류, 신기술 전시·홍보, 산·학·연 물산업 전문인력을 매년 100명씩 양성하게 된다.물산업 실증화단지에는 상수와 하·폐수, 재이용 등 물과 관련된 모든 신기술을 테스트하는 시설이 들어서며, 48만㎡의 물산업 집적화단지에는 물 관련 강소기업 200개를 육성, 신기술 개발 지원, 마케팅 및 해외진출 지원, 기술 및 정보공유 등을 통해 시너지효과를 내게 된다.대구시는 이곳에 100여 개 물 관련 기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두산중공업 등 30개 물기업과 경북대, 계명대 등 12개 대학, 대구테크노파크 등 3개 연구기관 등 모두 45개 기관단체와 물산업 클러스터 성공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최적의 입지대구가 물산업 클러스터의 최적지인 것은 지리적, 역사적인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우선 지리적으로는 낙동강, 금호강과 인접해 수량이 풍부해 용수 공급이 원할하고 대도시가 발달하면서 많은 양의 하·폐수가 발생하는 등 정수와 하·폐수 재이용을 통한 수처리 테스트베드, 물산업 기술 실증화 시설, 물융합 연구의 최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역사적으로는 1990년대 초 페놀 수질오염 사건 이후 각종 오염사고를 겪은 이후 대구는 최첨단 정수 처리시설을 갖췄고 음식물 처리시설이나 폐수 병합 처리시설, 침출수 등의 고도로 선진화된 처리 시설을 갖춘 하수 처리장을 가동하는 등 위기를 극복한 사례를 남겼다.대구시는 물산업 클러스터 유치 이후 올해 1월 환경정책과 내에 사무관을 팀장으로 하고 8명으로 구성된 `물산업 클러스터 추진팀`을 별도로 만들었으며 4월 세계물포럼이 끝나면 인원을 더 늘려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물산업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물 관련 부품 및 소재의 중소 물기업 뿐만 아니라 대기업까지 들어오는 등 다양한 물기업들이 집적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게다가 국가산단이 전자·통신, 첨단기계, 미래형자동차 등 신성장동력 산업을 주요 기반으로 하고 있어 다양한 사업과 연관 효과는 물론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물기업 육성이 기대되고 있다.□ 신성장 동력 창출2005년 이후 국가성장동력의 물산업을 키우고 있는 이스라엘은 18개 정부부처 및 관련기관이 참여해 2007년 270개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을 유치했고, 8천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었으며, 1조1천억원의 수출효과도 얻었다.2013년 15개 정부기관이 참여해 물재생시스템사업을 바탕으로 물산업 클러스터를 시작한 싱가포르는 GE와 지멘스 등 50개 이상의 글로벌 물산업 기업을 유치했으며, 120여개 테스트베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2015년까지 1만1천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 계획이다.이처럼 21세기 블루골드로 불리우는 물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이스라엘과 싱가포르 등 각국에서는 정부부처와 관련기관, 기업 등이 대대적으로 물산업에 뛰어들고 있다.이에 물산업 클러스터를 통해 물산업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려는 대구시는 국가산업단지 및 물산업 클러스터에 입주하는 기업에 대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방침이다.우선 대구시는 물산업 클러스터 컨트롤 타워를 통해 벤처·창업, 기술상용화, 기술 인·검증을 지원하고 물산업 집적단지와 상수·하폐수·재이용 테스트베드(test bed)를 구성하며, 산·학캠퍼스와 글로벌 비지니스센터, 물융합 연구동을 통해 물산업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또 국내외 우수한 물기업 유치와 민간기업 참여를 확대시키기 위해 입주기업에 인센티브를 적용한다. 수도권 이전 기업에는 입지금액의 30% 이내, 설비투자금액의 12~22%의 보조금이 지원되고 법인세 5년간 100%, 취득세 면제, 재산세 5년간 100%의 세제 지원이 있다. 대규모 투자기업에게는 시의회 승인을 통해 총 투자금액의 50% 이내, 20인 초과 고용 1인당 최대 300만원, 20명 초과 교육인원 1인당 최대 3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할 계획이다.또한 향후 물산업의 조기 정착 및 활성화을 위해 정책 아젠다를 발굴하고 물산업 창조 포럼을 설립해 물산업 클러스터 진흥시설, 실증화 시설을 효과적으로 구축하고 기업집적단지를 성공적으로 조성·활성화해 정보공유 및 공동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한국개발연구원(KDI)이 물산업 클러스터 조성사업의 기술성, 정책성, 경제성 등을 평가한 결과 사업 편익이 2조153억원, 경제성은 B/C=1.28로 나타났다. 기업집적단지 입주로 인한 부가가치 창출과 실증화시설의 비용 절감, 추가매출액 증가 등의 효과가 훨씬 커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물산업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전국의 생산유발효과는 4천689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1천919억원, 고용유발효과 3천598억원, 취업유발효과 4천52억원으로 추산된다.물산업 클러스터 조성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재정·정책·국비 지원이 필수인 만큼 중앙 정부의 강한 의지와 협조가 필요하고 지방자치제는 끝까지 사업을 진행하고 추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협력체제를 구축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해외 사업을 개척하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 기업이 합심해 물산업 클러스터를 성공적으로 추진해 대구가 물산업 메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

2015-04-06

상류부터 물샐틈 없는 오염원 관리가 수질개선 해결 열쇠

전례 없는 대협력의 시대를 맞고 있는 경주시와 포항시의 최근 우호 친선 기류는 가히 `형산강 데땅트`로 불러도 될 만큼 봄바람 속이다. 하지만 형산강이 처한 지리적·행정적 현실은 두 지자체는 물론 경남권역인 울산광역시와의 관계에도 언제든 균열을 가할 만큼 복잡미묘하다. 특히 유로 연장이 지난 2000년 5월 정부가 공인한 63.95㎞로 다소 짧지만 지자체 3곳에 걸쳐 있어 환경오염 등 수질 관리문제는 언제든 갈등의 뇌관으로 잠재돼 있다.영일만에 유입되는 3급수이하 수질 되풀이되는 江하구 `적조` 주범으로하수처리 방류수 유입·골재 채취 등유지수 고갈·자정기능 상실 부추겨□형산강의 수질 실태지난 2001년 본격 실시된 (사)포항지역사회연구소와 경주환경운동연합의 `형산강 프로젝트` 당시 단행본 `형산강`과 함께 수질환경조사보고서가 발표돼 관심을 모았다. 이후 관련 연구 실적이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아 14년 간의 수질환경 및 수계관리의 변화를 비교하기는 쉽지 않다.당시 수질환경조사를 주도한 최석규 동국대 생태교육원 교수(당시 서라벌대 교수) 등에 따르면 일단 울산과 경주의 발원지를 모두 비교해야 한다. 과거 울산 측 복안천의 수질은 봉계지역 불고기단지의 생활하수로 인해 상류이지만 이미 2~3급수이다. 경주 건천읍 대천은 중류인 건천을 지나면서 2~3급수로 오염된 후 형산강 합류지점에서 자정작용에 의해 1~2급수로 회복된다.이후 본류에 유입되는 남천은 토실과 황성동의 생활하수, 용강공단과 경주하수처리장의 배출수, 희망촌 가축배수 등에 의해 2~3급으로 악화된다. 이후 안강에서 발원한 칠평천도 아파트 생활하수에 2~3급수로 악화돼 기계천과 함께 형산강 우안으로 유입된다. 포항에서도 상수원인 유강취수장 지역에서 3~4급수로, 다시 철강공단의 배출수 등에 의해 3급수 이하로 악화돼 영일만에 최종 유입된다. 하구에 매년 되풀이되는 적조는 이 영향도 크다.이로 인해 2~3급수인 복류수를 식수로 이용하는 포항시는 형산강 수질관리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수질개선 비용에 비해 효과는 완만하며 특히 상류에 대단위 하수처리장이 건설돼 하류에 처리수를 배출함으로써 부작용마저 보이고 있다. 여기에 상류의 하천이 건천화돼 생태계 전반이 파괴됨으로써 자정기능 상실로 수질개선이 한계에 이르고 있다.하지만 전반적인 환경개선 효과를 부인하기는 어렵다. 최석규 교수에 따르면 지난 14년간 경주시와 정부 등의 노력으로 외부 유입 오염물은 대폭 감소했다. 하지만 상류인 경주 신당리 일대 희망촌의 가축 분뇨가 여전히 유입되는 등 포항 상수원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오염원에는 아직도 큰 변화가 없다고 지적됐다. □ 전반적 개선 속 오염 여전형산강 수질의 개선을 더디게 하는 원인 중 하천 유지수 문제를 빠트릴 수 없다. 형산강은 하상 구배가 매우 급해 우기는 물론 평상 시에도 하천수가 급격히 영일만으로 빠져버린다. 따라서 우기를 제외하면 고질적인 수량 부족이 심각한 현실이다. 여기에 경주 서천과 북천을 각각 지나면서 대규모 하수종말처리장과 덕동댐, 보문저수지도 수량 고갈의 한 주범이다.하천을 가로지르는 수중보도 하천 유속을 감소시키고 아래 편 인공 소에 하천수가 정체돼 특히 여름철 생활하수의 오니가 침전되고 용존산소를 고갈시켜 수서생물의 감소를 유발한다. 이처럼 인공적인 하천 변형 실태 가운데 콘크리트 호안도 직강화돼 미생물과 원생동물 부착을 막아 자정 작용을 막고 있다. 특히 둔치 이용 실태 중 울주지역 복안천 주차장, 경주 서천 강변 주차장, 북천의 경작지, 하상을 이용한 도로와 경작지 등도 자연형 호안으로 복원하고 철거하는 등 근본적 친수환경공간으로 재창조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 같은 수질오염 실태는 당시 두 시민단체와 학계, 포항시 공무원 등이 참가해 실시된 형산강 보트 탐사에서도 상당 부분 확인됐다. 대부분의 구간은 고무보트 운행이 어려울 만큼 수량이 부족해 참가자들이 애를 먹었다. 동국대 하천변 모래톱에서는 골재채취가 극성을 부려 유속 가속화에 따른 자정 기능의 상실을 부추기고 있었다.용강공단 쪽 레미콘공장에서 건너편 나원리 방향으로는 차량 이동거리 단축을 위해 하천을 굴착해 도로를 조성한 현장이 목격되기도 했다. 이어 경주시하수처리장 배출구 근처에서는 방류수로 인한 탁도와 부유물질의 퇴적실태가 확인됐다. 또 건천-포항 산단 근처 지점의 둔치 경작지에서는 농약과 비료 등 유기물질의 유입 현장도 목격됐다. 하류에서도 포항 유강 외팔교에 이르자 물색깔이 갈색에 가까웠으며 연일대교에서 영일만까지 약 4km에 걸쳐 연일과 양학의 배수펌프장, 하수처리장 방류구, 구무천 등 오염원이 집중돼 우염부하량을 더하고 있었다.지난 2007년 5월 창립 이래 회원들이 사재를 들여 답사와 환경보호활동을 하고 있는 형산강환경지킴이 김상춘 회장은 “지자체들은 관련 실태가 나아졌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지난 3일 답사에서 울산과 경주의 경계지점 하천에서 송아지 매립 사체가 발견될 만큼 환경관리의 사각지대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8년째 꾸준히 포항·경주지역 환경감시활동 펼쳐와 형산강의 파수꾼 ① 형산강환경지킴이형산강 유역에서 강의 혜택에 감사하며 삶을 영위하는 이들, 한사람 한사람은 모두 강의 과거와 현재를 지키고 후손을 위해 미래를 도모하는 강의 파수꾼들이다. 그들의 영역은 형산강이 생업의 터전인 농·어업인과 문화역사지리 답사자 등 개인에서 환경단체 등 NGO까지 미치지 않은데가 없다. /편집자 주형산강환경지킴이(회장 김상춘)는 지난 2007년 5월 9일 결성 이래 올해로 8년째를 맞이하면서 포항과 경주를 통틀어 환경보호와 답사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순수 민간조직이다.지난 2007년 11월 19일 형산강 `걸어서 발원지까지`도보탐사 출정식을 한 뒤 모두 3차의 활동을 마무리하고 매년 50회 이상의 자연정화와 문화유적탐사, 환경의식 확산 등의 활동을 벌였다.이 같은 공로로 지난 2009년과 2010년에는 2년 연속으로 (구)낙동강유역환경청의 민간단체 수질보전 지원사업자로 선정되고 김관용 지사가 선정하는 경북환경상(2010년)을 수상했다. 또 지난 3월에는 화성장학문화재단 등이 주최하고 대구시와 경북도 등이 후원하는 제21회 늘푸름환경대상의 우수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현재 회원은 121명이 등록돼 있으며 지난 2011년 김 회장이 취임한 뒤 2012년 12월에는 형산강발원지 표석을 설치하기도 했다. 이 같은 활동 외에도 형산강환경지킴이가 꾸준히 긴장을 놓지 않고 있는 분야는 울산과 경주, 포항 일대에 대한 환경감시활동이다. 특히 지난 3일 상류지점인 울산광역시 울주군 봉계~중리천 도보탐사에서는 봉계불고기단지 인근 하천에서 폐 송아지 매립 현장을 확인해 울산과 경주 인접지 일대 환경사각지대 실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 송아지 사체 매립현장은 이미 지난 2011년 5월 경주에서도 이 단체에 의해 확인, 보도돼 파장이 일기도 했다.이에 대해 김상춘 회장은 “대부분 불법 현장을 지자체에 신고해도 묵살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세계물포럼 행사 개최국의 위상에 관련 정책에 크게 못 미치는 만큼 회원들과 함께 형산강 생태환경보호 노력에 더 역점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임재현기자 imjh@kbmaeil.com

2015-04-06

군위 아미산

기암절벽이 아담하게 빚어진 얼마 전 모임에 갔다가 지면이 있는 사람이 내게 다가와 “군위 아미산에 가봤느냐”고 물었다. 그는 아마도 필자가 정기적으로 등산을 즐기고, 매주 경북매일신문에 산행기를 게재하는 것을 알고서는 물은 것 같은데, 아직 가보지 못했다고 대답해주었다. 그랬더니 아미산이 높지도 낮지도 않고, 또 험하지도 평이하지도 않으면서 한 번쯤 올라볼만한 산이라고 등산을 권한다. 덧붙여 삼국유사의 전설이 있는 군위를 자랑했는데, 아무래도 그분 고향이 그쪽 지역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군위는 대구에서 가까운 곳으로 승용차로 한 시간만 달리면 다다를 수 있는 곳이건만, 바삐 살다보니 역사와 신비감이 흐르는 삼국유사의 고장을 찾아보지도 못했다. 지인의 말을 듣고 기회가 되면 군위에 등산가보기로 마음먹고 있던 차에 기회가 주어졌다. 공교롭게도 영남CEO아카데미 산우회에서 이번 가는 코스가 군위 아미산이다. 산우회 임원들이 바뀌고 나서 첫 등산지로 가까운 아미산으로 정했으니 따라가기로 했다.역사·신비감 흐르는 산국유사 고장 뜻깊은 산행촛대봉 등 기암절벽 어우러져 `작은 설악` 애칭사전에 산행 정보를 알아보고, 군위에 관한 자료도 챙겨보았다. 군위는 필자가 사는 인근지역이어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다녀올 수 있는 곳이지만 인연이 닿지 않아 상세히는 알 수 없었는데, 자료를 보고서, 또 전에 지인이 삼국유사의 고장이라고 일러준 게 생각났다.아미산의 이름 유래에 대해선 아래에서 적겠지만, 중국 사천성에도 아미산이 있다. 이 아미산은 중국의 4대 불교 성산으로 유명한 산이다. 국내에는 이곳 군위 이외에도 강원도 홍천, 충남 보령, 전남 순천에 아미산이 있다.군위 아미산 인근의 인각사 절에서 보조국사 일연이 삼국유사를 저술했는데, 그런 인연 등으로 봐서 다른 지역의 아미산도 불교와 연관이 있는 듯하다.아미산 등산을 생각하니 그렇잖아도 작년에 군위 고로면 일연공원 산책로에 삼국유사 향가비가 세워졌다는 언론보도가 생각이 나서 호기심에서 향가비부터 먼저 살펴보았다.일연은 삼국유사를 저술한 분이다. 그가 저술한 삼국유사는 삼국사기와 함께 고조선과 신라, 백제, 고구려 등 삼국시대의 여러 가지 귀중한 자료를 담고 있는데, 전래되는 향가 25수 가운데 14수가 삼국유사에 들어있으니 고문학적 가치도 더하고 있다.삼국유사에 담긴 향가 14수 가운데, 필자는 충담사가 지은 안민가(安民歌)를 읽어보고서 이것이 국민을 편하게 해주는 비결이구나 생각했다. 그 글에 나오는 임금은 임금답게, 신하는 신하답게, 백성은 백성답게 해야 나라 안이 태평해 질 것이라는 내용에 수긍이 간다.그렇게 되어 삼국유사의 고장인 군위의 아미산으로 등산가게 됐고, 주말 아침에 약속한 장소에 가니 지인들이 몇몇 나와 있었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잠시 기다리자 차가 도착했다. 차를 타고 다음 코스에서 다른 회원들을 태운 뒤 이번 산행지인 군위군 고로면으로 향했다.11시 반경이 조금 지나 아미산이 보이는 큰작사골삼거리 주차장에 도착했고, 먼저 영남CEO아카데미산우회 회원들이 시산제를 올렸다. 지난 2월 영남CEO아카데미산우회 총회에서 제4대 김이진 회장이 선출된 후 첫 등산인지라 전망이 좋은 양지쪽을 골라 시산제를 준비한다.그 사이에 필자는 주변의 산들을 대강 훑어보니 아미산이 그리 높지는 않지만 입소문대로 산봉이 특이하게 생겼다. 아미산은 암릉 타는 코스도 있어 `작은 설악`으로 불리고 있다.산우회 간부들과 회원들이 시산제를 올리는 동안 곁에서 지켜보다가 의식이 끝나자마자 필자는 일행을 뒤로 두고 먼저 산에 올랐다.아미산 등산코스로는 세 개의 코스로 나누어진다. 제1코스는 아미산 주차장에서 무시봉을 지나 아미산에 올랐다가 장곡자연휴양림으로 내려가는 길로, 8.3km 거리에 6시간이 소요된다.2코스는 아미산 주차장에서 절골삼거리, 병풍암삼거리, 대곡지를 거쳐 출발지로 되돌아오는 코스인데 5.7km 거리에 3시간 반이 소요되며, 제3코스는 아미산 주차장에서 출발해 큰작사골삼거리에서 대곡지로 돌아 출발지로 되돌아 오는 코스로 4km 거리에 2시간 반이 소요된다.필자는 산우회가 시산제를 지낸 큰작사골주차장에서 절골삼거리, 무시봉을 지나 아미산 정상에 올랐다가 전망바위를 거쳐 병풍암삼거리에서 아미산 주차장으로 내려서는 코스를 택했다.시산제가 끝난 시간이 11시 50분경이어서 아미산에 올랐다가 주차장으로 내려오려면 바쁜 걸음을 해야 할 판이다. 등산 거리는 7km나 되고 빨리 다녀오면 3시간 정도 걸릴 것 같다.필자는 서둘러 일행보다 먼저 산행을 시작했다. 작사골삼거리에서 절곡삼거리로 가는 길은 편안한 숲길이다. 우리 일행말고 등산 온 팀들이 저 앞에 가는 것이 보인다. 가기 편한 길이어서 걸음을 빨리해 그들 앞을 지나 계속 행보를 한다.언덕길을 넘고 절골삼거리를 지나니 등산로 길가 평평한 길에 벤치가 만들어져 오가는 사람들이 잠시 쉬는 모습이 보이다. 출발점에서 1.1km 정도 걸어가니 무시봉이 저만치에 나타난다.무시봉의 높이는 667.4m다. 봉우리 위에는 육산의 흙이고 돌무더기가 있는데 중앙에 무시봉이라는 표지석이 서 있다. 무시봉 표지석을 사진 찍고서 지나서 조금 가니 소나무 숲 사이로 아미산 모습이 가까이 보인다.무시봉에서 아미산까지는 1km 거리다. 아미산에 도착해 점심 식사를 하려다 너무 늦을 것 같아 무시봉을 내려서서 숲길 가에 자리잡고 준비해온 음식으로 간단히 먹고 잠시 쉰다.다시 발걸음을 옮겨 아미산 바로 밑 급경사 언덕길을 올라선다. 드디어 아미산 표지석이 있는 정상에 서보니 멀리에서 구비구비 산줄기들이 이어져 있다. 숲나무로 둘러싸여 있으니 전망은 그리 좋지 않은데, 멀리 보현산과 면봉산이 보인다.보현산이 있는 그 너머가 내게는 항상 그리운 동해바다이다. 산위에 올라 멀리 산들을 바라보고 그 너머에서 보이지는 않지만 동해바다를 생각하니 푸른 바다에서 너울거리는 파도소리가 귓가에까지 들려오는듯하다.아미산의 유래는 삼국유사를 저술한 일연의 시에서도 나타난다. `높은 위에 또 하나의 높은 산이 있다`는 의미에서 아미(峨嵋)산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산 아래 마을인 양지리마을에서 보면 이 산이 애기동자승의 모습을 띄어 앵기랑바위라 불러져왔다. 보는 각도에 따라 모습이 다른데, 석산리 마을에서 보면 코끼리의 모습이고, 학암리 마을에서 보면 큰 바위로 왕암바위로 통칭해왔다.아미산 정상에서는 뛰어나지 않지만 아미산 주차장이 있는 초입에 우뚝 솟은 촛대봉과 3봉 앵기랑바위는 암반으로 형성돼 있는데다가 풍경마저 좋아 많은 사람들이 오르는 봉이다. 우리 일행들은 큰 작사골 주차장에서 시산제를 지내고 등산을 시작한 관계로 촛대바위에는 오르지는 못했지만 그곳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으니 역시 빼어난 모습이 작은 설악이라 할만하다. 정상에 서서 가까이, 멀리 있는 산들을 보며 잠시 풍경을 즐기다가 봄빛에 흠씬 취한다. 호시절에 날씨마저 화창한데 멋진 자연경관을 마음에 담고 있으려니 기분마저 흐뭇하다.아미산을 내려서서 300m 정도 내려서니 발미곡삼거리다. 직진하면 방가산을 지나 장곡자연휴양림으로 가는 길이고, 우회전하면 전망바위로 해서 아미산주차장으로 가는 길이다.하산길에서 전망바위를 타고 내려와 전망대에 섰다. 전망대에서 봄이 익는 자연 풍경에 젖어들어 아미산을 올라서면서부터 생각나는 글을 다시금 정리해 읊어본다.`아미산/ 아름다운 이름처럼/ 아담한 산이다./ 작은 공룡이라고도 하고/ 작은 설악이라 불리는데/ 그만큼 산이/ 볼품이 있다는 게다.// 봄꽃이/ 다투어 피기 시작하던 날/ 아미산을 오른다./ 하늘을 나는 구름조차/ 가벼운 깃털 같아 보이는 오늘은/ 산이 멋있어 그런지/ 좋은 일이 있을 것만 같다.`(자작시 『아미산을 등산하다』 전문)▲ 손경찬/수필가·예술소비운동 본부장아미산 정상에서 내려선다. 조금 내려서니 등산로 양옆으로 소나무들이 빼곡하고 그늘진 곳에서는 낙엽이 수북 쌓여있다. 한겨울이 아니라 미끄러울 리 없어 편하게 낙엽을 밟고 걷는다.낙엽을 밟고 어느 정도 내려서니 다시 급경사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조심조심 내려서면서 병풍암에 도착해 들러보고서는 서둘러 하산한다.조금 더 걸어가니 절골삼거리에서 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가 나타나고, 여기서 아미산 주차장까지는 계속 내리막이 이어진다. 대곡지를 지나가니 저만치에 이번 등산의 종점, 아미산 주차장이 보이고 벌써 일행들 몇 명이 서성이는 모습들이 보인다.마침내 주차장에 도착해 시계를 보니 오후 3시를 가리키고 있다. 출발한지 3시간 10분 정도가 걸렸는데 시간상으로 보나 거리상으로 보나 힘든 코스의 산행은 아니었다.오늘 대구에서 가까이 있는 아름다운 산, 아미산 등산은 즐거웠다. 설악산의 용아장성의 일부를 옮겨놓은 것 같은 뽀족한 암봉은 가히 `미니 설악산`이라 해도 좋을 성 싶다.

2015-04-03

전통이 사람·가정·사회 살려

우리나라 상황을 나타내는 여러 지표 중에서 재앙으로까지 불리는 것이 있다. 바로 `세계 최저출산율`이다.우리나라 저출산 문제에 대해 영국의 데이비드 콜먼 교수는 인구 감소로 지구상에서 제일 먼저 없어질 나라가 대한민국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콜먼 교수의 경고가 단순히 경고로 그치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듯 최근 우리나라에는 `딩펫족 (dinkpe族)`이 빠르게 늘고 있다.산자연中 마을학교 운영할아버지·할머니 명예교사마을 역사·문화 등 가르쳐자연스레 전통우수성 습득1. 프롤로그2. 첫번째 밥상 : 인성 교육 곱씹기3. 두번째 밥상 : 담백한 인성 교육4. 세번째 밥상 : 의미 교육5. 네번째 밥상 : 메아리 교육6. 다섯번째 밥상 : YHY 교실7. 여섯번째 밥상 : 과수원 길을 따라서8. 일곱번째 밥상 : 자연 옮기기-생태도감9. 여덟번째 밥상 : 자연의 밥상-노작교육10. 아홉번째 밥상 : 공동체 밥상 -마을학교11. 열번째 밥상 : 맛있는 인성 밥상 완성딩펫족은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하면서도 의도적으로 자녀를 두지 않는 맞벌이 부부를 일컫는 딩크족(DINK : Double Income, No Kids)과 애완동물을 뜻하는 펫(pet)이 결합한 합성어다.딩펫족은 아이 대신 애완동물을 기르며 사는 맞벌이 부부를 뜻한다.우리나라에는 딩크족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유로 한 자녀 가정도 늘고 있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가족 형태는 핵가족을 넘어 초핵가족으로 변하고 있다.가족 형태의 변화는 밥상 풍경도 변화시켰다. 많은 가족이 둘러앉아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며 밥을 먹는 장면은 이젠 명절, 또는 영화에서나 볼 수 있게 됐다.가족이라고 해봐야 서너 명뿐인데, 그들조차도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전무한 게 우리 밥상의 현실이다.그래서 요즘 밥상은 단순하게 생존을 위한 수단으로 바뀌었다.전통적인 밥상이 무너지면서 사람도, 가족도, 사회도 무너졌다.사람이 무너졌다는 것은 사람의 도리인 사랑, 배려, 존중, 이해 등 더불어 사는 마음을 잊어버린 것이다. 사람, 즉 인간은 인간성을 상실했고, 정이 없는 가족은 남보다 못하게 되었고, 나만 있고 너는 없는 사회는 각박해질 대로 각박해졌다.우리사회는 사랑과 정이 자랄 수 없는 불모지로 변해가고 있다.아마 사랑과 정이 없는 삭막한 사회에서 삭막한 삶을 살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그럼 불모지를 사랑이 넘치는 옥토로 바꿀 수는 없을까.의외로 방법은 간단하다.밥상이 무너지면서 사회가 삭막해졌기에 밥상을 다시 재건하면 된다. 밥상을 재건하기 위해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은 바로 무너진 사람을 일으키는 것이다.산자연중학교는 무너진 전통 밥상을 재건하기 위해 마을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마을 학교란 마을이 학교가 되는 것이다. 마을은 사회를 형성하는 기본단위로 마을엔 에너지가 있다. 그 에너지는 마을의 역사와 문화다.사회의 급변화로 전통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고, 초핵가족 사회에서 청소년들은 그 전통을 접할 기회조차 갖지 못하게 됐다.마을 학교는 전통의 산실인 마을을 학교에 들이는 것으로 마을의 역사와 문화, 전통을 학교 교육과정과 융합시키는 것이다.그래서 마을 학교 선생님은 당연히 할아버지, 할머니들이다.명예교사로 위촉된 할아버지와 할머니들과 함께 하면서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마을의 역사, 문화, 그리고 전통을 배운다.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전통의 우수성과 소중함을 알게 되고, 또 할아버지, 할머니를 존경하게 된다.마을 학교는 전통을 배움으로써 무너지고 있는 사람, 가정, 사회를 살리는 산 교육 장이다./영천 산자연중학교 교사

2015-04-02

명품 수성구 위상 드높이는 대구 문화예술 1번지

교육과 문화의 도시인 대구 수성구는 올해 구민들의 끊임없는 새로운 정보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 이미 달성된 교육 일번지에 걸맞게 대구 문화 일번지를 향해 꾸준한 열정을 쏟아 붓고 있다.2010년 발족한 수성문화재단(이사장 이진훈)은 구민들의 다양한 문화 욕구 충족에 발맞춰 새로운 변모를 기하고 있다. 올해 수성문화재단은 문화·예술도시 완성에 박차를 가해 대구의 문화·예술을 선도하고 문화 향기가 넘쳐나는 소통의 공간으로의 확산을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추진하게 된다.다양하다 못해 까다롭기까지 한 수성구민들의 다양한 문화·예술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온갖 기량을 쏟아부을 수성문화재단의 궤적을 쫓아가 본다.□ 문화·예술 1번지 위상 강화발족 5년이 지난 수성문화재단은 다양하다는 말로는 표한할 수 없는 수성구민의 무궁무진한 문화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각각의 기관들을 융합시켜 점차 통합 문화로의 발현을 준비하고 있다. 즉 수성아트피아, 범어·용학도서관 등이 지닌 문화적 역량을 한차원 더 끌어올려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수성문화재단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는 의미다.그 첫 번째 시도로 재단 업무를 총괄할 문화정책지원실을 대폭으로 강화했다. 특히 문화예술 진흥과 육성, 보급, 확산과 순수 문화기부(메세나), 문화예술 관련 정책 자문 및 지원, 수성페스티벌, 해맞이축제, 작은 음악회 등 문화·예술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총괄하면서 정책을 앞에서 이끌어 나가게 된다.또 주민의 생활속 예술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봄·여름에는 고산지역과 수성못에서 무대 위 주인공을 꿈꾸는 아마추어 생활예술동호인들의 향연인 `오픈무대`를 마련하고 최근 버스킹 명소이자 문화 아이콘으로 급부상한 수성못 데크에서 연중 `문화가 있는 날, 버스킹 데이`를 준비하고 있다.이어 수성구민은 물론 대구시민을 관객으로 참여시키기 위해 지난해 지역의 이슈가 되며 좋은 평가를 받은 `수성못 페스티벌`과 지역 문화유산을 주제로한 `상화문학제` `고모령 효 예술제` 등 문화예술축제의 수준을 더욱 높여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지역 관광자원으로 발전을 꾀하게 된다. □ 명품아트센터 `수성아트피아`공연기획을 총괄하는 수성아트피아는 2009년 8월 준공되면서부터 이목을 집중시켰다.수성아트피아는 그동안 축적된 경험을 집중시켜 올해 타 전시장과 차별화된 기획전시를 통해 지역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체험학습과 교육적 기능이 가미된 기획전시를 통한 교육효과 극대화, 전시문화 저변 확대에 노력하게 된다.또 고품격 전문 공연장으로서 클래식, 뮤지컬 등의 명품 기획공연과 튜즈데이 모닝콘서트, 극단열전 등 연중기획 공연은 물론이고 무용축제, 지역문화 콘텐츠, 대학 콘서트오페라의 특별기획 공연 등의 연간 공연 시리즈로 관람객의 문화적 감성을 깊이 자극한다.주민들의 문화 여가 생활 기회 확대 차원에서 접근성이 높은 권역별 문화센터 6곳, 구립도서관 7곳, 주민센터 23곳에 악기, 미술, 무용, 민요 등 생활예술과 인문학 등의 다채로운 문화교양 강좌로 지역 예술 저변확대 및 진흥에 적극적으로 매진할 방침이다.이어 지역 문화를 이끌어갈 미래인재를 키우기 위해 어린이합창단, 꿈의 오케스트라도 꾸준히 육성해 차별화된 예술교육 운영으로 지역민의 삶의 질 향상과 예술·인문교육의 일번지로 기관의 특성화와 효율화에 기여할 방침이다. □ 신지식 산실 범어·용학도서관범어·용학도서관은 올해 단순한 도서대출에서 벗어나 신지식과 정보의 산실로 거듭나기 위해 다양한 행사들을 계획하고 있다.2013년 7월 29일 개관한 수성구립 범어도서관은 우선 올해 사람도서관(Human Library), 글로벌 유스 아카데미 운영, 독서문화프로그램 운영, `수성 인문학에 살다` 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지역주민과의 소통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특히 지역사회, 모든 분야의 주제 영역별로 잠재된 재능과 경험, 지식을 갖춘 휴먼북을 모집(발굴)해 지역주민에게 책이 아닌 사람의 재능과 경험을 나눔으로써 소통과 공감을 통해 도서관 활성화를 꾀한다.심지어 외국인 교수들을 초빙해 주제 전문분야에 대한 강연을 영어로 진행하고 영어 에세이를 작성·첨삭해 국제화 시대 청소년에게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등 지식정보센터 및 평생학습의 장으로 자리 매김하게 된다.용학도서관은 2010년 9월 13일 개관해 `책속에서 만나는 기적, 도서관에서 꿈꾸는 희망`을 구현하는 수성구 서부지역 거점 도서관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올해는 도서관 서가 확충을 시작으로 특성화 장서 개발, 독서인구 저변확대를 위해 `작가와의 대화`를 비롯한 다양한 인문학 강좌를 마련한다.이진훈 대구 수성문화재단 이사장은 “올 한 해 많은 소통과 공감으로 주민들과 함께 문화예술도시를 만들어 나가는데 구청과 수성문화재단, 문화원이 함께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수성구 어디서나 손쉽게 만날 수 있고 실생활에서 직접 체감할 수 있는 문화예술행사를 통해 명품 수성구의 위상을 다시한번 높이겠다”고 말했다.“문화예술 통해 구민 삶의 질 더 높이겠다”■ 이진훈 수성문화재단 이사장이진훈사진 대구 수성문화재단 이사장은 올해 `문화 향기가 넘치는 수성구`를 구현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이는 교육과 문화 도시를 지향하는 수성구가 그동안 교육 특구로서의 명성은 전국에서 인정을 받았지만 문화·예술 분야는 이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이 이사장은 “교육정책은 어느정도 올라왔기에 이제 문화를 업시킬 차례이고 과제로 생각한다”면서 “그동안 접근하지 못했던 문화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재단 문화정책지원실을 강화한 것으로 이같은 과제를 풀어가기 위한 시도”이라고 말했다.또 “앞으로 수성문화재단은 1년 365일 양질의 공연예술 유치와 유명작품 전시, 예술과 인문학을 접목한 예술아카데미 강좌와 평생학습으로 교육·문화 도시의 위상을 높이겠다”며 “문화·예술을 통해 수성구민 개개인의 삶의 질을 더 높이는데 기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특히 “축제도 중요하지만 그동안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킬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으로 전개하는 부분이 내내 아쉬웠다”면서 “모명제를 비롯한 지역 곳곳에 남아 있는 전통문화 스토리를 지역 특색에 맞게 발전시키는 방안도 집중적으로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어 “이제 교육하면 수성구의 명성은 전국에서 인정하는 만큼 문화·예술 분야도 이같은 명성을 그대로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며 “우리차 보급확대를 위한`푸른 차문화 마을축제`등의 민간에서 주관하는 행사에도 관심을 기울여 수성구만 할 수 있는 문화 개발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이진훈 수성문화재단 이사장은 “올해부터 지역문화진흥법에 맞춰 계획을 수립하고 문화융성을 공약으로 내세운 중앙정부와 대구시의 정책에 초점을 맞춰 지원사업에 적극 공모하는 등 대구를 넘어 전국에 명품 수성구를 알릴 수 있도록 그 밑바탕을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2015-03-31

안전성 높은 차세대 원전, 동해안 행복도시 건설 `마중물`

지난해 11월 정홍원 국무총리가 신규원전 예정지인 영덕지역을 방문한데 이어 올해 초 문재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영덕군청을 방문해 `신규원전 유치에 따른 범정부적 지원안`을 거론, 원전 등 대형국책사업을 통한 영덕발전론이 주목받고 있다.정부는 정 총리의 영덕 방문 당시 영덕군이 건의한 11개 사업중 9개 사업에 대해 요구를 적극 고려해 추진할 계획을 세우며 총리 및 국무조정실장 주재 수차례 관계부처 회의를 통해 범정부적 지원 필요성에 대한 강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이와 맞물려 영덕발전론은 민선6기 이희진 영덕군수도 영덕 미래청사진을 제시하며 `신도청시대, 변화하는 영덕`이라는 전략을 내세우며 군민들과 의견 투합하며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총리 등 방문 범정부 차원 대형국책사업 추진 약속지역공헌사업비 지원… 원전세율 100% 상향 조정□ 영덕의 미래를 앞당길 기회이희진 군수는 대형 국책사업을 통해 영덕군이 꿈꾸는 미래지향적인 군정 전략을 제시했다.전략으로 고도 성장 신영덕 미래 구체화, 4축 고속도로 통한 새로운 지역 발전의 틀 구축, 신성장 산업 유치기반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차별화된 체류형 관광지 조성 등 동해안 최고의 해양관광도시 도약의 청사진을 발판으로 내세우고 있다.지역의 분위기도 영덕군의 고도 전략을 가시화시키기 위해서는 대형 국책사업의 유치는 필수적 요소이며, 이 중심에 신규원전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게 지역 주민들의 중론이다.특히 이 군수는 “현재 영덕군은 고도의 발전을 위해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며 지역 경제성장을 전제로 새로운 세상과 성장동력 이라는 모티브에서 원전을 재평가 해볼 필요가 있다”고 해석했다.또 안동 신도청시대 영덕군의 발전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영덕군의 취약한 분야로 인식되고 있는 의료, 복지, 농수산 등 산업을 보완하고, 군민이 공감하는 미래 발전에 필요한 마중물 사업들을 발굴해 우선순위를 정한 뒤 차근차근 실현해야 할 중요한 과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천지원전 문제는 2010년 낙후된 지역발전을 염원하는 주민들의 뜻을 수용해 당시 지방의회 동의를 바탕으로 집행부가 정부에 신청한 사안으로 천지원전을 둘러싼 지역 갈등에 묻힐 것이 아니라 군민대통합을 통한 `신도청시대 영덕`의 미래를 앞당길 전술적 태세를 갖춰야 할 때라는 것에는 군민 누구나가 공감되는 대목이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군민들도 정부의 영덕 원전 건설에 따른 지역발전 상생과 범정부적 지원 방안에 내심 기대를 걸고 있다.지난해 11월 정 총리의 영덕 방문에 힘입어 이 군수는 정부지원을 적극 요청한 11개 사업의 적극 추진과 영덕군내 도시가스 조기공급 신강구항 개발사업, 강구해상대교건설, 축산~도곡 4차선 확장공사 등의 지원을 요구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또 올초 1월 20일 문재도 산자부 차관 방문을 통해 기존 정부지원 건의사항의 적극 추진과 함께 원자력 해체기술 연구센타 설립, 원자력 전문병원 설립, 원자력 안전테마파크 조성, 지역 농수산물 피해대책 마련, 원전부품산업 등 원자력 특화지역 기반 구축, 원자력 안전 기술원 및 원자력통제기술원 유치 등을 강력하게 건의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 정부 “지역발전사업 적극 추진”정부도 영덕 천지원전 건설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정 총리 영덕방문에 이어 산자부 문재도 차관도 “영덕 건의사업 적극 수용, 범정부 차원서 세부안 수립을 위해 영덕 이 군수와 간담회 자리에서 영덕군이 국무총리에게 건의한 11개 사업 중 9개 사업은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영덕군의 정부지원 사업이 정부 차원에서 적극 추진되고 있음을 밝힌 셈이다.이날 문 차관은 영덕군에서 건의한 사업 중 군내 도시가스 공급 사업, 신 강구항 개발 1단계 사업은 올해부터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또 `동서4축 고속도로·해안연결`과 `강구해상대교 건설 사업`은 국토부가 올해 수립예정인 정부계획에 반영하기로 했으며 `축산~도곡 4차선 확장 공사`는 타당성 검토를 조속하게 완료 후 2015년 하반에 착공키로 하겠다고 말했다.문 차관은 또 신규로 기획돼야 하는 대규모 프로젝트 사업인 의료시설확충, 원자력테마파크, 종합복지타운, 산지유통센타 등의 경우 정부와 경북도, 영덕군, 한수원간에 밀접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상생포럼을 통해 영덕미래비전을 구체화시켜 정부에 건의하면 예산이 반영되도록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문 차관은 향후 산업부 차원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식 보도 자료를 발표할 것임도 시사했다. 범정부 차원의 적극 지원을 공식화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대목이다.이날 산자부 문 차관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영덕 이 군수도 `원자력 해체기술 연구센타·전문병원·안전테마파크 조성` 등을 건의하며 원전예정구역 고시 이후부터 현재까지 지역의 여론과 군민들의 입장을 상세히 설명하고 원전건설이 지역갈등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정부대책이 조속히 시행될 수 있게 해달라고 건의했다.한수원 관계자도 신 원전지역과 상생패러다임을 구축하는 등 영덕군의 다양한 의견을 취합해 새로운 세상 `영덕형 행복도시 만들기 사업`을 계획해 구체적인 실행방안으로 지원 움직임을 구체화 했다.한수원은 단기 공헌사업과 중장기 상생발전방안을 통해 지역주민의 소득·복지분야 증대에 직접 참여할 뜻을 밝히며 “영덕군은 1983년 울진원전 이후 최초로 신규부지에 원전이 건설되는 사례다. 정부와 함께 손잡고 새로운 원전지역의 상생패러다임을 만들겠다”며 “소득증대는 물론 의료·교육여건 개선 등 지역민들에게 지속가능한 혜택이 제공되는 사업을 개발 중”이라고 강조했다.□ 지역공헌사업 100억원 투입한수원이 2015년부터 2016년 12월까지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단기공헌사업은 5가지 분야로 지원액은 100억원 규모이다.공공의료 및 복지시설 개선과 프로그램 지원(30억원) 지역우수인재양성을 위한 교육시설지원(20억원) 노령화에 따른 농기계 구입 및 임대사업(20억원)을 비롯 지역주민의 영농교육과 용접 등 일자리창출을 위한 전문교육위탁 프로그램운영(6억원) 지역문화축제 및 소통강화 프로그램운영(24억원)이 그것이다.한수원은 이들 단기 공헌지원프로그램을 오는 2016년 12월까지 단계별로 마무리한다는 입장이다.영덕천지원전에 건설될 신규원전 2기는 건설·운영을 포함해 1조5천억원이 지원될 예정이며, 이와함께 올 초 지방세법이 상향 개정됨에 따라 원전 가동 이후 원전소재 지자체에 들어오는 지역자원시설세는 `종전의 ㎾h당 0.5원`에서 `㎾h당 1원`으로 100% 상향돼 지자체의 재정수익을 배가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한수원은 원전 건설에 따른 법적 지원금과 지역경제 창출 효과의 지대함도 강조했다.특히 영덕천지원전에 들어설 차세대 신형원전 `APR+`은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한 150만㎾급 대용량 원전으로 2014년 8월14일 원자력 안전위원회로부터 표준설계인가를 취득한 구조적 안전성 높은 원전으로 소개하고 있다.이 신형원전은 대형 항공기의 충돌처럼 엄청난 충격도 여유있게 견디며, 기존 원자로(APR1400형) 건물 돔 벽두께 107㎝인 것과 견줘 122㎝로 두꺼워지고, 발전소 두뇌에 해당하는 주제어실과 원격제어실 등 주요설비도 외부 충돌이나 화재 돌발적 상황에서도 원전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도록 안전설비를 4중화 하며 물리적 4분면 격리설계가 적용된다.또,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가중중인 전 국내원전에 추가 설치중인 피동형 수소제어계동 및 방수문을 표준설계에 반영하며, 전기가 없어도 발전소의 안전정지와 냉각설비가 가능토록돼 비상상황에 대비한 우수한 안정성을 보장하고 있다.한수원은 “단기공헌 지원안과 함께 중장기 상생발전방안을 통해 지역주민의 실질적 소득증대와 일자리 창출, 의료, 교육여건개선 등 실제로 지역민들에게 지속가능한 혜택이 제공될 것”이라며 “이같은 영덕지역 종합상생방안을 통해 `영덕형 행복도시만들기 포럼`의 발전방안을 토대로 구체적 천지원전 실행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영덕/이동구기자 dglee@kbmaeil.com

2015-03-30

생대구탕 맑은 국물로 속풀이 제대로

`낯선 도시에서 식당을 찾을 땐 관공서 주변을 검색하라!`맛집을 찾아다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꽤 알려진 `격언`이다. 그 지역을 가장 잘 아는 관공서 직원들이 즐겨 찾는 식당이야말로 진정한 맛집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하물며 각 읍·면·동사무도 등 수십 년간 한 곳에서 자리를 지킨 토박이들의 추천이라면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북구 학산동의 `방자식당`은 인근 관공서 직원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소개하고자 이끌고 가는 맛집으로 알려져있다. 막상 두 눈 크게 뜨고 찾지 않으면 출입문을 쉽게 지나칠 정도로 허름한 외관을 갖고 있지만 정작 문을 열고 들어서면 셔츠와 넥타이 등 잘 차려 입은 직장인들이 테이블을 메우고 있다. 이 집의 인기메뉴인 `생대구탕`은 맑은 국물의 지리에 가깝다. 뚝배기에 육수를 붓고 무와 콩나물, 미나리 등 각종 야채를 넣고 끓여 깔끔하고 시원한 국물 맛이 특징이다. 대구탕의 국물 맛은 어떤 대구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싱싱한 대구를 사용해야 특별한 양념이나 조리없이도 시원한 국물 맛을 낼 수 있다. 평범한 듯 특별할 게 없지만 오히려 기본에 충실하게 조리한 것이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비결이다. 특히 이곳은 음주 후 이 집 대구탕의 국물 맛을 본능적으로 떠올리는 이들의 발길이 유난히 잦다. 시원한 국물이 숙취 해소는 물론 속을 편안하게 달래줘 직장인 남성들의 회식 다음 날 점심식사 코스로 자리잡은 분위기다. 구수한 국물이 위장을 달구기 시작하면 손님들이 하나 둘씩 정장재킷을 벗어 의자에 걸어두고 연신 탄성을 내지르는 모습이 연출된다.직장인 이모(57·북구 양덕동)씨는 “동사무소에서 근무하는 친구덕분에 이 집 대구탕을 맛본 후 그 맛에 사로잡혀 10년째 단골”이라며 “일부러 이 집 대구탕 먹으려고 전날엔 항상 술을 마신다. 어제는 술을 좀 더 마실 걸 그랬나”라며 너스레를 떨었다.대구 살을 발라먹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오동통한 대구 살이 입 안 가득 쫄깃한 식감을 자랑하는 사이 앙상한 뼈만 층층이 쌓여간다. 각종 나물무침부터 생선회, 문어숙회 등 식탁에 차려진 반찬들도 독특한 맛을 낸다.(문의 054-242-3579, 오전 11시30분~오후 8시30분, 연중무휴)/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2015-03-30

예방부터 재활치료까지 `원스톱 의료시스템` 실현

지난 2008년 2월 구암의료재단시티병원(이사장 임경삼)은 환자수와 수술건수를 목표로 삼지 않고 `진료를 잘보고 수술을 잘하는 병원`이 될 것을 다짐하며 본격적으로 닻을 올렸다. 개소식 후 7년이 지난 시티병원은 최근 80대, 90대의 고령 여성 환자의 어깨 인공관절 수술에 두 차례 모두 성공하며 진료는 물론 수술까지 잘하는 병원으로서 이름을 떨치고 있다.□ 인공관절 등 이어 앉은 자세 교정까지시티병원은 골절과 외상 등 기본적인 정형외과 부문 치료는 물론 인공관절과 관절내시경 등 전문적인 치료가 요구되는 분야에 관해서도 성과를 자랑한다.정형외과 전문의인 임경삼 병원장을 필두로 각 분야 의료진들이 나서 무릎과 상·하지 관절, 인공관절, 관절내시경 진료 및 수술을 실시한다.이에 개원 2년 후인 2010년에 인공관절수술 1천례, 관절내시경수술 1천200례를 기록하며 정형외과 전문치료 병원으로서의 경쟁력을 다졌다.특히 우리나라의 좌식문화에 기반을 둔 인공관절수술법에 초점을 두고 연구개발해 환자들이 자연스럽게 바닥에 앉을 수 있도록 치료한다. 매주 각 진료 및 수술에 대해 토론 및 연구한 결과라는 평가다.신현기 팀장은 “정형외과 부문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병원으로서 고령화 시대에 맞춰 지역 내 노령 환자들을 위한 인공관절 부문 진료와 수술만큼은 심혈을 기울여 연구하고 진료한다”고 말했다.□ 진료 범위 넓혀 통합 의료서비스 구축시티병원은 질병의 예방에서부터 물리치료, 수술 후 재활치료까지 진료의 범위를 넓혀 통합 의료서비스를 구축해 원활한 환자관리가 가능하다.병원 내 정형외과뿐만 아니라 내과와 종합건강검진센터를 운영해 질병의 초기 진단을 중요시하는 것도 특징이다. MRI, 지맨스CT, 초음파기기, 위대장내시경, 유방촬영기, 청력검사기, 체지방분석기, 체열검사기, 골다공증 검사, Coronyzer(동맥경화도검사기) 등의 장비를 사용해 질병 예방에 앞장선다.`페달로(pedalo) maganement 통한 Best 물리치료실` 현판이 걸린 물리치료실은 독일에서는 이미 놀이식 도구로 알려진 페달로를 사용해 치료의 질을 높이고 있다. 전 직원이 독일에서 직접 치료법에 관한 교육을 이수해 물리치료 활성화를 목표로 환자들의 재활을 돕는다. □ 줄기세포이식, 의료기 개발 연구 활발지난 2012년 6월 시티병원은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최초로 무릎관절 연골재생 줄기세포 수술에 성공했다. 줄기세포이식 수술 분야에서 전국 5위권 내에 진입해 줄기세포의 추출 및 배양에 관한 연구 개발에도 착수했다.더불어 대구의 의료기기 제조업체와 협약을 맺고 첨단 장비 개발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더 나은 수술 결과를 위한 땀과 의지가 담겼다는 목소리다.이에 병원 측은 “줄기세포 관절연골 재생치료와 관련해 지역 최초이자 최다 시술을 자랑한다”며 “의료진들의 연구 열정이 앞으로의 진료와 수술 케이스, 의료기기 개발을 통해 나타날 것”이라고 전했다.□ 의료 및 사회봉사로 웃음 넘치는 병원시티병원은 직원은 물론 환자와 시민들을 위한 사랑 나눔 실천에도 적극적이다.개원 후 매년 지역 내 영화관을 대여해 직원과 환자 등 병원 관계자들이 모여 영화를 관람하는 `시네마데이`부터 정기적으로 사랑나눔 바자회와 음악회도 열고 있다.결혼이주여성들을 위한 무료건강검진 협약을 맺고 청소년들을 위한 무료 성장판 검사와 함께 지역 내 경로당과 읍면동으로 의료봉사도 나선다.병원 관계자는 “봉사활동 뿐만 아니라 병원 내에서 인사와 안부 묻기 등 친절을 기본으로 한 의료 환경을 마련해 환자들에게 따뜻한 병원으로서 사랑을 실천하겠다”고 전했다.“종합병원 수준 진료환경, 우리만의 경쟁력”인터뷰/ 임경삼 병원장-하얀 가운보다 나비넥타이가 더 눈에 띈다.△5년 전부터 넥타이를 벗어 던졌다. 서울의 어느 병원장이 쓴 책을 읽은 것이 계기가 됐다. 거의 망해가던 병원이었는데 그 원장이 환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고자 나비넥타이를 매고 진료를 보기 시작했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딱딱하고 무거운 느낌을 주는 넥타이 대신 나비넥타이를 매고 진료에 나섰다. 환자들이 나를 보자마자 웃음부터 터뜨리더라. 환자들의 표정은 물론 병원 분위기 전체가 밝아졌다. 나비넥타이 선택은 탁월했다. 이제는 익숙해져 종종 나비넥타이 푸는 것도 잊은 채 퇴근 후 모임에 하고 나간 적도 있다.(웃음)-지방에서 인공관절 수술을 하게 된 계기는.△고향이 부산이지만 아무런 연고도 없이 포항에 내려와 정형외과를 개원했다. 당시 나이 많은 환자들이 병원에 찾아와 관절 등에 관한 수술과 치료 등에 대해 잘 모르거나 또는 오해를 갖고 있는 부분들이 많았다. 지역 내 환자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알리고 제대로 진료하고 수술하고 싶었다. 이제는 환자들이 다른 지역에 가지 않아도 병원이 관절염의 시작부터 끝까지 책임지고자 인공관절 수술까지 실시하고 있다. 의사로서 책임감이 더욱 막중해졌다. -병원 내 직원과 환자들의 대화가 비교적 많은 분위기다.△병원에 소통함이 설치돼 있는데 매달 확인해 보면 환자들의 평가 중 `친절하다`는 칭찬의 목소리가 가장 많이 담겨져 있다. 병원장인 나부터 나비넥타이를 매고 환자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가다보니 직원들도 한마음으로 환자들과의 소통에 적극적이다. 단순히 병원과 환자라는 업무적 관계가 아니라 서로의 일상생활과 고민 또는 기쁨, 걱정을 공유하는 것이 우리 병원의 가장 큰 특징이다.-시티병원만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면.△규모는 작지만 종합병원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을 정도의 높은 의료서비스를 자랑한다. 종합병원의 경우 환자들이 진료받기 위해서는 대기시간이 매우 길다는 이용의 불편함이 있다. 진료는 물론 수술 절차도 복잡한데다 비용까지 비싸다. 하지만 우리병원의 경우 정형외과와 내과를 중점으로 운영하고 있어 대기시간 등 절차는 대폭 간소화하면서도 상지와 하지 전문의가 종합병원 수준의 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가장 먼저 환자의 입장을 고려해 최적의 의료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이 우리 병원만의 경쟁력이라고 자부한다. -병원 규모에 비해 봉사활동의 스케일이 큰 편인데.△학창시절부터 내가 잘될 수 있도록 주변에 항상 나를 돕는 사람들과 어떤 힘이 있다고 믿었다. 나 역시 내 주변 이웃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자 꿈꿔 왔고 이를 실천하고자 각종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의료봉사는 물론이고 장학금 지원이나 바자회 등 우리 병원이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추진 중이다. 환자를 위하는 의료진으로서 더 나아가 포항 시민들을 위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여긴다. 병원의 비전도 사회봉사를 통해 지역과 함께 발전하는 것이다. 직원들도 즐겁게 동참하는 분위기라 늘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앞으로의 비전이 있다면.△어느 날 어떤 환자가 퇴원하면서 `원장님, 건강하세요`라며 인상깊은 인사를 건넸다. 이유를 물어보니 내가 건강해야 앞으로 더 많은 환자들을 돌볼 수 있다며 당부하더라. 그 어떤 감사의 인사보다도 값진 말이었다. 앞으로도 더 많은 환자들의 꿈이 실현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2015-03-30

단양 황정산

살다보면 주변에서 `다다익선(多多益善)`과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을 자주 듣게 된다. 다다익선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말이니 그에 해당하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고, 또 과유불급이란 말도 뜻풀이대로 `정도가 지나침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말인데, 욕심을 내면 무리가 온다는 말이기도 하다.필자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문화단체나 봉사단체 또는 자선단체 일에 관심을 가지면서 남을 돕거나 지원하고 사회공익을 위한 일을 함에 있어 가능한 많이 참여하면 그 일에 대한 보람을 느낄 수 있어 마음 흐뭇하다.수리봉·신선봉·영인봉·칠성바위…암봉과 암릉, 노송과 어울려 절경용의 등 닮은 용아릉 구간 유명수리봉 직전 대슬랩지대 `아슬`천년 역사 자랑하는 원통암주변 7개 암석 신비롭기까지그렇지만 주말마다 정기적으로 오르는 산행과 관련해서 이 단체, 저 산악회의 부름을 받거나 좋은 코스의 산행계획이 있으면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데, 지난 토요일에는 영덕 블루로드길을 걸었고, 다음날 일요일에 단양 황정산을 다녀왔다.일주일 동안 쌓인 심신의 피로도 풀면서 자연경관을 대하는 산행길이 좋은 건 틀림이 없겠으나 이틀 연속으로 강행군하다 보니 몸이 많이 지쳤다. 게다가 황정산은 암릉이라 바위산을 오르고 내리는데 힘이 많이 들었으니 다녀와서 이틀 동안은 힘들어 끙끙 앓기까지 했다.그래서 아무리 좋은 산이고 자연의 묘미를 만나는 것도 정도껏 해야지 필자처럼 연속으로 산행 길을 나서면 `정도가 지나침은 부족한, 차라리 안간 것만 못하다`는 비유가 맞겠다는 생각을 하고 다시는 안 그래야지 생각해보지만 막상 공휴일이 되면 까맣게 잊게 된다.지난번 다녀온 황정산 산행기를 쓰면서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산행을 다녀와서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서두에 끄집어냈음인데, 지금 입장에서는 그래도 잘 다녀왔다는 생각이다. 그만큼 단양 황정산은 너무 좋은 전망을 갖고 있어 독자들이나 등산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산이다.지난번 등산은 대구의 드림산악회와 함께 다녀왔다. 약속한 대로 오전 8시에 대구 범어동 네거리에서 차를 타고 시내 한 바퀴를 돌며 회원을 태운 차는 경부고속도로를 달리고 국도와 지방도를 빠져나와 등산로 초입인 수리동 주차장에 도착했다. 시계를 보니 오전 11시이다.일행들과 함께 하차해보니 황정산과 겹겹의 산들이 앞을 막아서 있지만 춘삼월에 불어오는 바람결이 차지가 않고 봄바람이라는 것을 단방에 알 수가 있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이름난 황정산을 등산하자니 참으로 소중한 시간이 필자에게 다가서는 신선감이 들어 기분이 좋다.이번 등산코스는 수리동에서 출발해 신선봉을 경유, 황정산 정상에 올랐다가 영인봉과 전망바위를 거쳐 원통암, 대흥골로 내려오는 코스로 6시간 반 정도 걸리는 등산길이다.특히 들머리인 윗점에서 등산을 시작해 수리봉으로 오르는 코스는 대슬랩지대(큰 암반)로 암반타기 등산을 하기 좋은 곳이고, 수리봉에서 신선봉 사이 구간인 용아릉은 경관이 빼어나 전국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황정산은 바위가 많고 능선이 험한 편이다. 황정산 아래 황정리 일대는 물이 맑고 주변 풍광이 아름다우며 넓은 들이 있다. 가을이면 황정리 일대의 들판에 벼가 누렇게 익은 모습이 마치 노란 정원 같아서, 황정이라고 불리게 되었고 그래서 황정산이란 이름을 얻었다고 전해진다.오전 11시께 우리 일행은 등산 들머리인 방곡리 윗점마을 도로변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등산로 초입은 처음부터 계단길이고 오르막이 시작된다. 계단을 올라 바위능선을 타면서 설치돼 있는 로프줄을 잡고 일행들은 조심스럽게 안부에 오른다.등산로 초입부터 대부분 경사로 이어진 산행은 등산객들이 조심하게 되므로 경험상 이런 등산코스에서는 사고가 생기지 않는다. 위험구간은 밧줄을 잡고 올라보니 조망터가 나온다. 일행들은 여기서 잠시 쉬고 나서 다시 암릉을 오른다.수리봉을 오르기 직전에 대슬랩지대(큰암반지대)가 펼쳐진다. 이 지대는 미끄럼주의 구간으로 우리 일행들은 슬랩지대 옆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밧줄에 의지해 계속 오르막길을 타고 오른다. 윗점 들머리에서 출발해 암반지대를 만나 1시간 동안 힘들게 올라와서 수리봉 삼거리에 도착했다. 참나무숲길이 펼쳐져 조금 전 암반을 타던 기분하고는 전혀 딴판이다. 삼거리에서 오른쪽 길은 수학봉으로 가는 길이고, 왼쪽은 수리봉으로 가는 길이다. 우리는 삼거리에서 좌측편 길을 택해 180m 쯤 지나 수리봉에 올랐다.수리봉은 백두대간의 저수령에서 서북으로 갈라진 지맥이 단양군 대강면에 이르러 솟은 산으로 암봉과 암릉이 노송들과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는데, 능선 위쪽이 널리 알려진 황정산이다.수리봉(해발 1,019m)에 올라보니 이 일대에서는 가장 높은 산이지만, 산 정상 둘레에 잡목이 우거져 있어 조망이 그리 뛰어나지 못하다. 잠시 쉬다가 바로 신선봉으로 발걸음을 옮긴다.수리봉을 하산하면서 건너편 신선봉을 바라보니 이어지는 산세는 칼바위 능선이 100m 정도 이어지면서 마치 용의 등처럼 보여 `용아릉`으로 불리는 유명한 구간이 있다.빼어난 경치를 구경하면서 로프를 잡고 좁은 칼바위 능선을 내려서서 다시 산길을 올라 신선봉에 섰다. 수리봉에서 신선봉까지 거리는 500m 정도인데, 칼바위 능선의 위험구간이 많아 조심스럽게 오르내리다보니 30분이 소요됐다.신선봉 정상에 올라 지나온 수리봉과 산행할 황정산을 보다가 하산한다. 여기서 황정산까지는 2시간 거리다. 공터를 지나 계속 암릉 내리막길로 내려서서 석화봉 삼거리 길에 도착했다.우리 일행들은 삼거리에서 계속 직진해 도중에 있는 871봉을 타고 1시간 20분만에 남봉에 도착했다. 남봉에서 보니 황정산이 눈앞에 펼쳐진다. 이제 900m 정도만 가면 황정산이다.공터를 지나고 울창한 수목 길을 따라 산 능선을 타고 황정산에 오른다. 저 앞에 황정산은 어서 오라고 일행들에게 손짓한다. 안부를 지나 기차바위에 오르니 조망이 다시 터진다. 황정산 정상의 조금 밑에서 만나는 일대의 풍경은 장관이다.이 멋진 풍경이 있으니 예로부터 황정산에 신선이 놀고 갔다는 말이 들릴만하다. 좋은 풍경을 가금에 담고 우리 일행들은 황정산 정상에 도착해보니 정상은 흙산으로 되어 있으며 주변엔 잡목이 있어 전망을 가리고 있다. 조금 전에 보았던 정상 직전의 조망이 가장 빼어난 곳이다.이곳으로 올라오면서 필자가 보았듯이, 황정산은 기암괴석, 암릉과 멋진 소나무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바위산이다.잠시 일행들이 황정산 정상 표지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둘러보는 사이에 필자는 지나온 대슬랩지대나 신성봉의 용아릉, 또 조금 전 황정산에 오르기 직전의 조망 등 황정산의 빼어난 경관을 떠올리면서 봄날의 시흥을 북돋운다.`산 아래/ 노란색 뜰/ 황정리 일대의 들판에/ 황금 곡식이 익어갈 때에/ 그 모습이/ 노란 정원 같아/ 이름 붙어진 황정산이다.// 춘삼월/ 봄기운이 가벼이 감도는 날/ 아름다운 바위산에 오르면서/ 여기저기 기암을 둘러보니/ 절로 탄성이 나온다./ 암봉 위의 멋진 소나무들/ 신선이 놀다 갈만한 산이다.`(자작시 `단양 황정산을 오르면서` 전문)이제 하산하는 길에 황정산의 또 다른 명물, 원통암을 거쳐 대흥사로 내려가면 황정산 등산은 모두 끝이 난다. 하산하면서 암릉구간을 타고 조심스럽게 내려서서 원통암 쪽으로 향한다. 전망바위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접어들어 15분 정도 가니 영인봉이다.영인봉에 올랐다가 곡예 하듯이 암릉 구간을 밧줄을 타고서 내려서서 45분 정도 걸으니 원통암이 나타나는데, 원통암은 황정산의 또 하나의 구경거리다.원통암은 신라 때 창건된 대흥사의 암자로 천년 역사에 빛난다. 원래 대흥사는 건평 6,000여평에 500나한과 1,000명의 승려가 있었던 대가람이었으나 1876년 소실되었고 현재는 고려 공민왕때 나옹화상이 개창했다고 전해지는 원통암만 남아 있다.▲ 손경찬/수필가·예술소비운동 본부장특이한 점은 원통암 옆에는 대석 높이 7m 위에 높이 15m의 7개 암석이 있는데, 4개의 수직 균열이 있어 신비하기 이를 데 없다. 또한 30여 m 높이 칠성바위는 거대한 수석작품으로 부처님 손바닥을 닮아 최근 단양군이 `제2단양팔경` 중의 하나로 지정해 유명세를 타고 있다. 그 바위 꼭대기에는 수령 300년쯤 돼 보이는 노송이 한 그루 서 있어 이곳을 찾는 등산객들이 소나무와 칠성암 명품바위를 배경으로 꼭 사진을 찍는다.잠시 그 신비함에 젖어 있다가 계곡을 따라서 임도를 걸어 대흥사에 도착했다. 필자는 대흥사에서 경건히 기도올리고 나서 경내를 한 바퀴 돌며 구경하고서 대흥골로 가서 산행을 마쳤다.6시간 남짓 산에 머물면서, 암릉으로 이어지는 곳곳의 등산로에서 그림 같은 비경을 본 재미는 쏠쏠했다.그런 풍경 속에서 오는 봄을 맞이했으니 비록 육체적으로는 힘들었어도 마음은 날아갈 듯이 가볍다. 내 마음의 정원 같은 황정산이 있어 3월의 공휴일이 즐거웠던 하루였다.

2015-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