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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초등학교 교권침해 34%는 학부모가…중·고교는 5% 이하

학생이 아닌 학부모가 저지른 교권침해의 비율이 초등학교의 경우 중·고교의 7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교육부는 학부모의 악성 민원으로부터 교사를 보호할 수 있도록 민원 시스템을 종합적으로 개선해 다음 달 발표할 교권보호 종합대책에 담기로 했다.27일 교육부에 따르면 2019학년도부터 2022학년도까지 4년간 전국 17개 시·도에서 발생한 교육활동 침해 사례는 9천163건이다.이 가운데 침해 주체가 학생인 경우가 92.2%(8천447건)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학부모·보호자처럼 학생이 아닌 일반인이 교권을 침해한 경우는 7.8%(716건)였다.학교급별로 살펴보면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에서 발생한 교권침해의 양상이 확연히 달랐다.초등학교는 같은 기간 발생한 교권침해 884건 가운데 33.7%(298건)가 학부모 등에 의해 발생했다.중학교의 경우 4.9%(5천79건 가운데 248건), 고등학교는 5.0%(3천131건 중 158건)만 학부모 등에 의해 교권침해가 이뤄진 것과 비교하면 비율이 7배에 가깝다.14년 차 초등교사 A씨는 “(초등학교에서) 교권보호위원회로 가는 문제의 상당 부분은 미성년자인 학생이 아니라 성인인 학부모가 만든다는 점이 더 기가 차는 부분”이라며 “자신의 아이가 다른 아이를 때리거나 교사에게 욕설과 발길질을 했는데도 학부모가 자녀의 문제를 인정하지 않고 도리어 자신의 아이가 정서적으로 학대당했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초등학교 교사들 사이에서는 일부 학부모의 악성 민원 제기와 악의적인 아동학대 신고를 막을 제도적 장치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크다.악성 민원에만 제대로 대응할 수 있어도 교권침해를 상당히 많이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교사의 생활지도 범위와 학생·학부모 책임에 대한 학부모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교육부도 이런 점을 고려해 교권보호 종합대책에 학부모의 책임을 강화하고 악성 민원으로부터 교사들을 보호할 방안을 담을 계획이다.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6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교사들과의 간담회 직후 “악성 민원은 다양한 방법으로 해소해야겠지만 (민원 접수)체제도 정비하고, 교장·교감 선생님 등 관리자분들이 역할을 하셔야 하는 부분도 있다”며 “많은 제안을 듣고 종합대책에 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연합뉴스

2023-07-27

실종자 2명 끝까지 찾는다 警 수색견 ‘볼트’에 기대감

경찰 수색견이 예천 집중호우 실종자 찾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강원경찰청 소속 경찰 수색 견(犬) 볼트는 지난 18일 예천군 감천면 진평리 산사태 매몰현장의 실종자 수색작업에 투입됐다. 볼트는 마을회관에서 50m떨어진 지점을 수색하던 중 갑자기 나뭇가지와 부유물 등이 뒤섞인 곳을 향해 ‘컹컹’, ‘컹컹컹’ 계속 짓기 시작했다.동료경찰관들은 볼트가 제자리서 맴도는 곳을 파헤친 결과 산사태와 폭우로 인해 지난 15일 실종됐던 강모(77·여)씨의 시신을 찾아냈다.동행한 경찰관(핸들러 김한진 경위)은 “볼트가 한곳을 주시한 채 주위를 맴돌고 계속 짓길래 바로 이상 징후를 느꼈다”며 “처음엔 작은 널빤지 같은 목재인 줄 알았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사람의 신체 일부였다”고 말헀다.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산사태와 폭우 등으로 예천 수해 지역에서 군과 경찰 등 파견된 수색 견은 28마리이고 이중 수색 견(볼트)이 실종자를 찾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숨진 강씨가 발견된 곳은 자택에서 1.5㎞ 떨어진 평평한 지형이다. 앞서 소방당국 등이 3차례에 걸쳐 500여 명이 동원돼 수색을 진행한 곳이다.하지만 땅속에 묻힌 실종자를 찾지 못하고 지나친 것을 경찰 견(볼트)이 단번에 발견한 것이다.경찰관계자는 “이번 실종자 발견으로 수색작업이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조금이나마 덜게 됐다”고 말했다.실종자를 찾은 주인공은 전국을 무대로 활동 중인 강원경찰청 소속 경찰 수색 견(犬)이다. 보다 정확한 표현은 과학수사 체취증거 견(犬)이다.이름은 볼트, 체중 35㎏에 현재 3살 된 수컷이다.서유럽 벨기에서 목축견으로 알려진 대형견 벨지안 말리누아 풍종인 볼트는 일반 셰퍼드 품종보다 몸집은 작지만 활동성이 뛰어나고 사람보다 1만 배 이상 후각 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지난 15일 실종자 수색에서 뚜렷한 성과가 없자 경북경찰청은 수색견 볼트를 강원경찰청에 요청했다.지난 17일 오후 수마가 할퀸 예천에 도착한 볼트는 곧바로 수색현장에 투입됐다. 볼트가 하루만에 실종자를 찾자 경찰관들은 역시 ‘볼트’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정안진기자 ajjung@kbmaeil.com

2023-07-26

경북도, 폭우 피해지역 대체 수원 긴급 수질검사

경북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 21일과 25일 마을상수도시설이 유실돼 상수 공급이 되지 않는 지역을 대상으로 오염된 식수로 인한 건강상 위해를 사전에 제거하고자 생활용수 등 대체 수원을 대상으로 긴급 수질검사를 실시했다.이번 긴급 수질검사는 예천군 은풍면, 효자면 4개 마을 소재 4개 수원과 영주시 부석면 5개 수원의 지하수, 농업용수, 계곡수를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마을상수도가 정상 복원될 때까지 수해 복구 및 음용으로 이용될 대체 수원으로, 음용 적합 여부를 신속하게 확인해 통보함으로써 오염된 식수로 인한 2차 피해를 예방하고, 주민들의 건강한 생활과 신속한 수해 복구에도 매우 중요하다.이에 보건환경연구원은 피해 주민들과 고통을 함께 나누고 빠른 회복을 돕기 위해 연구원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시료 채취 후 통상 14일 정도 소요되는 검사 기간을 4일 이내로 단축했다.검사 결과 예천군 4개 수원은 일반세균, 총대장균군, 분원성대장균군 등의 미생물 관련 항목을 제외한 모든 항목은 적합한 것으로 판정돼 가열 소독 후 음용할 것을 주민들에게 통보했으며, 영주지역에 대해서도 신속 검사를 진행 중이다.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향후 마을상수도시설이 정상 복구되는 시점에도 장기 미사용으로 인한 오염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마을상수도시설에 대한 특별 정밀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2023-07-26

호우 피해 복구하던 조재홍 하사 주민 쓰러지자 응급조치로 살려

영주지역 호우피해 복구작전 중 선행을 실천한 육군 제2신속대응사단 황금독수리여단 조재홍사진 하사의 귀감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조 하사는 지난 20일 영주시 단곡2리에서 호우피해 주택 복구 작업을 실시하던 중 마을 주민 H(74))씨가 갑자기 쓰러지며 머리를 부딪힌 모습을 목격하고 신속한 조치로 인명 피해를 막았다.조 하사는 부대에서 배운 응급 절차대로 H씨를 업고 안전한 곳까지 이동시킨 후 출혈 부위를 압박·지혈하는 등 119 구급대원이 도착할 때까지 응급조치를 했다.위급한 상황에서 조 하사의 빠른 상황판단과 선제적인 조치를 통해 할아버지는 119구급대원에 인계 후 병원에서 빠르게 회복해 일상으로 복귀했다.조재홍 하사는 “저뿐만 아니라 중대 전우들이 함께 한 일”이라며 “하루빨리 주민들의 피해가 복구될 수 있도록 제 위치에서 역할을 다하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일상에 복귀한 H씨는 “폭염 속 수해복구로 많이 힘들텐데, 군장병들이 고맙다”며“장병들의 구조 덕분에 빠르게 의식을 회복할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육군 제2신속대응사단은 육군 호우피해 복구 작전 TF를 편성해 16일부터 경북지역 영주시·봉화군, 충남지역 공주시·청양군·부여군, 전북지역 익산시 등 지자체와 연계해 총 500여 명의 장병이 호우피해 복구에 적극 나서고 있다./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2023-07-26

호우 피해지역 ‘찾아가는 의료서비스’ 제공

경북도는 26일부터 2주간 5회에 걸쳐 안동의료원, 영남대학교의료원, 농협중앙회와 합동으로 이재민과 복구대응 인력을 위해 찾아가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이번 진료는 안동의료원과 영남대학교의료원이 의사, 간호사,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등 의료지원팀을 구성해 피해지역으로 찾아가 주민들과 자원봉사자의 건강유지와 일상회복을 지원한다. 농협 경북지역본부에서는 피해지역 농업인의 원활한 진료를 위해 홍보, 현장지원 등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안동의료원은 찾아가는 버스에 탑재된 의료장비를 활용해 초음파, X-ray 촬영, 혈압·혈당 체크 등 이화학적 검사뿐만 아니라 수해복구 중 발생한 찰과상 및 피부염 등에 대한 처치, 의약품 투약으로 진료는 물론 2차 감염 예방에도 힘쓸 계획이다.농협에서는 농촌지역 내 거주하는 60세 이상 농업인 및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양·한방 진료 및 장수사진 촬영, 검안·돋보기 등 원스톱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농업인 행복버스’를 2015년부터 2022년까지 경북도에 101회(전국 876회)에 걸쳐 운영해오고 있다.이번 집중호우로 인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4개 시군에 농업인 행복버스를 편성해 찾아가는 행복병원과 협업해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경북도는 29일부터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서 제공한 ‘힐링버스’를 이용해 피해지역 주민과 복구 인력의 피로도 감소를 위해 정신건강 상담, 물리치료, 손·다리 마사지 등을 지원해 마음 안정과 회복을 도울 예정이다.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갑작스런 폭우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도민들에게 이번 찾아가는 의료서비스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고 전했다./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2023-07-26

인기 많던 포항남부경찰서장 자리, 이젠 ‘손사래’?

대구·경북지역 총경들이 그동안 선호했던 포항남부경찰서장 자리가 최근 기피 보직으로 분류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일선 경찰서장 인사는 당초 지난 주말 단행될 예정이었으나 경북과 충청 지역에서 큰 수해 피해가 발생하는 바람에 다소 연기된 상태다.앞서 대구 경북 총경들은 희망 근무처를 제출했고 포항북부경찰서장은 일찌감치 A총경으로 낙점된 것으로 전해진다.그러나 포항남부경찰서장의 경우 단 한명의 지원자도 없었다는 것이다.이에 따라 내부 조율을 통해 뒤늦게 대구 근무 총경이 후임 서장으로 내정됐다고 한다.포항남·북부경찰서 직원들은 이번에 발생한 이런 현상을 매우 의아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그동안 총경들이 선호했던 곳이 바로 포항남부경찰서였기 때문이다. 간혹은 총경들이 그 자리로 가기 위해 경쟁을 벌이기까지 했었다.포항남부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포남서장직이 포북서장직 보다 인기가 높았는데 올해는 정반대가 됐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아마도 그간 발생한 여러 사안과도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최근 수년간 남부경찰서에서는 서장부터 직원들까지 좋지 않은 일로 잇따라 구설에 올랐고, 남구 지역에 아파트 등이 대거 들어서면서 치안수요도 늘어나 처리해야 할 일이 크게 증가한 것이 기피 원인 중 하나일수 도 있다는 것이다.또 포스코를 비롯 포항철강관리공단이 관할지역인 포남경찰서는 지난 2021년 11월부터 2022년 8월까지 무려 10개월 동안 계속된 공단 내 화물연대총파업으로 심한 격무에 시달렸는데 향후에도 이곳의 노조가 강성인 탓에 잦은 대형집회가 우려되고 있어 자칫하면 책임을 뒤집어 쓸 수도 있다는 것.특히 지난해 경우 힌남노 태풍으로 관할 포항 남구가 기록적인 수해를 입으면서 포남경찰서 역시 수해복구가 마무리될 때까지 강도 높은 업무에 시달려야 했다.포항남부경찰서 모 중간 간부는 “노조 집회 등은 서장이 지휘를 아무리 잘해도 본전이다”면서 그런 것을 너무나도 잘 아는 총경들이 같은 급여를 받으면서 힘든 자리를 선호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또 “포항북부경찰서 경우 과거에는 시내 중심가에 위치해 직원들의 주차난 문제는 물론 관내 여러 기관들이 소재해 있는 관계로 신경 쓸 일이 적잖아 총경들이 선호하지 않았으나 최근 신청사를 건축해 양덕동으로 옮겨 간데다 중앙도심 상권의 쇠락으로 치안 수요도 과거보다 꽤 줄어들었고 포항시청도 남구로 이전해 가 업무가 한결 가벼워졌다”면서 “그 때문에 이제는 선호 경찰서가 된 것 같다”고 했다.포남서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남부서는 서장부터 전 직원이 격무로 힘든 한해를 보낸 것은 맞다”면서도 “인사 대상자가 된 경찰서장들의 희망 근무지 신청은 본인만 확인할 수 있기에 남부서장 지원자가 없다는 이야기는 들은 바도 없고 알수도 없다”고 밝혔다./구경모기자gk0906@kbmaeil.com

2023-07-26

근소한 처벌 기준치 초과한 50대 음주운전 ‘무죄’

음주 단속에서 처벌 기준치보다 근소하게 높은 수치로 적발된 운전자에게 음주운전 무죄가 선고됐다.대구지법 형사5단독 정진우 부장판사는 25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음주운전)로 A씨(54)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1월 23일 밤 11시 9분쯤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돼 음주 측정을 했고 그 결과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32%로 확인됐다. 혈중 알코올 농도 0.03% 이상은 음주운전 최소 처벌 기준으로 벌점이 부과된다.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의 운전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3%를 초과했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당시 A씨는 밤 10시 40분쯤 술을 마신 뒤 11시부터 차량을 몰고 약 300m를 이동하다가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됐다. 적발 후 5분 뒤 음주 측정을 했고 반주로 맥주 1잔만 마셨다고 진술했으나, 본인 진술 외에 A씨의 음주량을 확인할 수 있는 단서는 확인되지 않았다.정 판사는 이를 토대로 A씨가 음주 측정을 한 때는 혈중 알코올 농도 상승기로, 측정 5분 전 그가 운전대를 잡고 있었을 때는 기준치를 웃돌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면서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라며 무죄를 선고했다./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2023-07-25

경북 고교 온 타지 고등학생 많아졌다

경북도교육청이 최근 3년간 시·도간 학생 교류현황을 분석한 결과 고등학교 진학생 순유입 학생 수가 3천472명으로 집계됐다.25일 경북교육청에 따르면 2020학년도부터 2022학년도까지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진학 단계에서 경북에서 다른 시도로 전출한 학생 수는 948명이며, 다른 시·도에서 경북으로 전입한 학생수는 4천420명이었다.같은 기간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진학 단계의 경우 경북에서 대구 등 타 시·도로 728명이 전출했으며, 430명이 타 시·도에서 경북으로 전입해 순유출 298명으로 파악됐다.경산, 칠곡, 고령 등 대구에 인접한 시군의 경우 거주지 및 학부모의 직장이 대구와 빈번하게 교류되는 효과가 의무교육인 중학교 배정에 반영된 결과라고 교육청은 분석했다.또 칠곡군 소재 A초등학교의 경우 대구 주소지 학생의 비율이 94.3%에 달하는 등 대도시에서 소규모 초등학교의 특색 교육 프로그램을 찾아 전입해 왔던 학생들의 수도 이번 전출 인원에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이러한 경향은 의무 교육인 중학교 과정과 달리 고등학교 배정 및 선택은 학생의 진학과 취업이 직접 영향을 끼쳐 학생과 학부모가 적극적으로 학교를 검토하고 선택한 결과라고 경북도교육청은 설명했다.경북교육청 관계자는 “도내 학생들의 진학 지도를 위한 기초 자료를 마련하기 위해 시·도간 학생 교류 분석을 했다”며 “앞으로도 많은 학생이 우리 경북 교육을 통해 진학과 취업이라는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경쟁력 있는 학교를 지속해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2023-07-25

“노조 공익법인 ‘성과금 우회지급’은 근소세법 위반”

속보=‘대구 노조 설립 공익법인 탈세 창구 의혹’본지 6월 12일자 4면 보도 이후 지역노조와 업체 간 단체협약 내용 중 ‘성과금 우회지급 부분’이 근로소득세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5일 대구지방노동청 및 지역의 노무사, 세무사 등에 따르면 불특정 다수를 위한 공공법인인 노동연구소가 이해관계자인 노조원들의 성과급을 지정기부금 명목으로 우회해 받은 것은 근로소득세를 탈세했다는 정황이 짙다. 노동청의 규정에는 근로자들이 초과 근로의 대가로 받는 성과금은 임금이라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에 통상 사측이 원천징수를 통해 공제해야한다. 하지만, 의혹이 제기된 해당 공익법인은 업체와 체결한 단체협약에 노조원들의 성과금을 우회지급하는 것으로 명시해 해당법인을 탈세의 도구로 악용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결국, 지역노조위원장인 A씨가 노조원들이 사측으로부터 소득세를 원천징수한 뒤 직접 지급 받아야 할 임금 성격의 성과금을 세금 공제없이 공익법인을 통해 지정기부금으로 받음으로써 근로소득세 탈세 및 공익법인의 공익의무를 위반했다는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A씨가 사측과 체결한 단체협약에는 ‘초과물량 달성장려금에는 세금을 공제하지 아니하고 복지기금형태로 지급한다’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와 관련 A씨는 성과금 우회지급은 근로소득세법 위반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취재 당시 A씨는 “노동연구소 단체협약 내용의 경우 대구지방노동청으로부터 가이드라인까지 제시받아 설립했기 때문에 지금껏 단 한번도 이와 관련한 지도·감독을 받지 않았을 정도로 문제가 없다”고 언급하면서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A씨는 취재 당시와 각종 집회에서도 “노동청의 승인을 받은 단체협약이므로 위법사항이 없고, 공익법인 또한 고용노동청의 인가를 받아 설립된 사단법인이며 국세청으로부터 공익법인 지정을 받은 합법적인 단체이므로 아무런 불법이 없다”고 언급했다. 본지가 대구지방노동청에 서면 질의를 통해 받은 공식답변에는 “A씨가 공익법인을 설립할 당시 근로감독관들에게 문의한 결과, 공익법인에 대해 전혀 모르는 상황으로 어떻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겠느냐”며 반문한 후 “노조의 단체협약 내용을 노동청이 노조측에 제시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A씨의 주장을 전면 반박했다. 이어 “당시 공익법인 설립시 노동청과 노동위원회에서 단체협약 내용에 원천징수 탈세 의혹 부분이 있는지 꼼꼼히 살펴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며 “이와 관련된 기사를 통해 당시에 몰랐던 내용이 밝혀짐에 따라 노동청 규정에 따라 민원이 제기된 것으로 보고 단체협약 내용 중 법률 위반 등에 대한 지도·감독을 적극적으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지역의 노무사 B씨는 “임금 성격을 띤 성과금을 제3의 공익법인에 기부금으로 납입할 경우 근로기준법상 임금을 직접지급의무 위반과 임금체불 소지가 있다”면서 “그마저도 전액 노조원에게 지급되지 않고 일부만 갔다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세무사 C씨는 “우선 임금에 대한 원천징수가 되지 않은 사항은 충분히 국세 당국에서 탈세로 문제삼을 소지가 다분하다”며 “만일 단체협약이 맞다고 하더라도 증여세 부분이 발생하기 때문에 어떤 경우라도 탈세라는 부분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고 설명했다./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

2023-07-25

지역사랑상품권 30억 초과 가맹점 제한 조치 경북 시군 적용 제각각… 도민들 혼란스러워

8월 31일부터 지역사랑상품권 사용 가맹점이 크게 줄어 들어 사용불편과 구입에 따른 메리트가 크게 줄 전망이다.포항시·구미시·상주시 등 경북 대부분 지자체는 오는 8월 31일부터 전년도 매출 30억 초과 가맹점에 대해 지역사랑상품권 사용을 제한하기로 했다.하지만 몇몇 지자체는 30억 초과 가맹점에 대해 등록 최소대신 캐시백 혜택만 주지 않을 방침이다.이번 조치는 2023년도 행정안전부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지원 사업 종합지침에 따른 것으로, 그간 대형병원, 대형마트, 대형주유소 등 소상공인으로 보기 어려운 사업체에서 지역사랑상품권이 사용되는 문제를 개선하고자 연 매출액 30억 원 이하인 경우에만 가맹점 등록을 허용하도록 개정됐다.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 제한 조치는 지난 5월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으며, 행정안전부의 제한 이행 완료 기한은 8월 31일까지다.구미시는 다만, 농어민수당, 복지포인트 등 정책발행 구미사랑상품권(카드형)은 현행대로 연 매출액 30억 원을 초과 매장에서도 사용이 가능토록 한다.상주시도 농·축협을 포함 일부 주유소, 병원, 대형약국 등 소상공인으로 보기 어려운 곳에서 상품권이 사용되는 문제가 있어 소상공인의 지원 취지에 맞게 8월 31일부터 운영할 방침이다.상주시는 카드사 정보를 기준으로 ‘연매출 30억 원 초과 가맹점’으로 분류된 128개소에 가맹점 해지 예고를 통지했지만 시스템이 구축되는 9월부터 농민수당, 전입지원금 등 정책발행 상품권은 연매출 30억 원이 넘는 기존 가맹점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반면 경주시와 울진군은 30억원을 초과한 가맹점에 대해서 등록을 취소하지 않고 캐시백 혜택만 주지 않기로 했다.경주시는 8월부터, 울진군은 이달 31일부터 이 같은 지침을 적용한다.30억원 초과 가맹점은 경주에 400여곳, 울진에 약 40곳이 있다.도민들은 행자부 지침에 대한 시군의 적용이 달라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곽인규·김락현기자

2023-07-25

유속 빠른 하천에 상륙장갑차 투입이라니

최근 경북 예천군 집중호우 수색작전 중 숨진 채수근 상병과 관련, 해병대가 당시 하천 인명 구조에 무용지물인 상륙장갑차를 투입했다는 비난이 뒤늦게 일고 있다. 해병대는 지난 18일 오후 예천군 회룡포 일대 하천 주변 실종자 수색을 위해 상륙돌격장갑차(KAAV) 6대를 투입했다.당시 해병대 측은 “호우로 강물이 불어난 예천군 한천과 석관천, 내성천 등에 KAAV를 집중 투입해 정밀수색작전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하지만 상륙장갑차는 물결이 잔잔한 바다나 강, 저수지 등지에서나 기동이 가능한 군 장비다.특히 상륙장갑차는 무거운 동체를 물에 띄우기 위해 엔진 마력수를 줄이는 등 성능을 대폭 낮춰 제작, 해상 전진 속도가 시속 13KM에 불과하다.해상 속력이 느리다는 것은 파도 등을 견디는 ‘내파성’이 약해 유속이 빠르거나 파도가 거셀 경우 전복될 가능성이 많다는 것.지난 2020년 더불어민주당 김민기 의원도 국회에서“외국 상륙장갑차에 비해 KAAV의 해상 속도가 많이 느리다”고 지적하기도 했다.결국 이날 수색 시작 5분만에 “하천의 유속이 빠르다”는 이유로 상륙장갑차는 철수했다.여기에다 상륙장갑차는 수중에서 해치를 열 수 없는 구조적 문제 때문에, 애시당초 실종자 수중 수색이 불가능했다.군 일각에서는 “해병대가 구조작전에 투입도 못할 상륙장갑차를 운송차량에 싣고 200여km를 왕복한 것은 코미디”라면서 “만약 상륙장갑차가 유속이 빠른 하천에서 전복 됐다면 대형인명사고가 났을 것”이라고 우려했다.해병대를 제대한 박모(28)씨는 “지난해 힌남노 태풍 포항 오천 냉천 범람 때 침수지역에서 상륙장갑차가 구조 활동으로 주목을 받았다”면서 “하지만 잔잔한 침수지역과 유속이 빠른 하천과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고 지적했다.이에 해병대 1사단측은 “상륙장갑차는 유속 제한만 없다면 정밀관측장비를 운용하기 때문에 유용한 장비”라며 “계속될 비로 인한 침수지역 인명 구조 상황을 예상, 장갑차를 투입했다”고 해명했다./구경모기자gk0906@kbmaeil.com

2023-07-25

“‘5㎝ 기적’ 불상 넘어진 시기는 1천36년 지진과 관련성 주목”

이른바 ‘5㎝의 기적’으로 불리는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상이 넘어졌으리라 추정하는 시기가 기존 연구보다 앞설 수 있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이광우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위원은 25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열암곡 마애불상 보존관리 연구용역 학술 세미나’에서 열암곡 마애불의 상태와 안정성을 평가한 결과를 공개했다.연구원은 2018년 연구를 통해 열암곡 마애불이 1천550년경 넘어졌으리라 추정한바 있다.그러나 이 연구위원은 “당시 조사에서는 암반 아래에 있는 토양 시료를 채취해 햇빛을 보지 못한 기간을 추정했는데, (시료 자체의) 오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불상이 발견된 지 약 10년이 지나 조사한 만큼 주변 정비 사업 등으로 토양에 인위적인 행위가 가해졌을 가능성이 있고, 그로 인해 시기를 정확히 측정하기 힘들 수 있다는 의미다.이 연구위원은 “최근 연구를 통해 암석 표면의 노출 연대 즉, 햇빛을 언제부터 보기 시작했는지 분석한 결과 1050년±317년이라는 결과를 도출했다”고 밝혔다.오차 범위를 고려하면 733년부터 1367년까지다. 불상 제작 시기를 8∼9세기로 추정하는 점을 고려하면 넘어진 채로 있었던 기간이 길 수도 있다.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와 경주시가 2015년 발간한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상 정비 보고서’에 따르면 통일신라시대부터 고려시대에 이르기까지 경주 일대에서는 여러 차례 지진이 난 것으로 확인된다.‘삼국사기’는 779년 지진으로 집들이 무너져 100여 명이 사망했다고 전하고, ‘고려사’와 ‘고려사절요’ 등은 정종(재위 1034∼1046) 시대에 3차례 지진이 났다고 기록하고 있다.이 연구위원은 “2011년 한 연구에서 제안한 1036년 지진 발생 시기와 유사한 결과”라고 언급하며 “암석에서 나온 자료는 오염이 덜 됐기에 (실제 넘어진 시기와) 근접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다만 그는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지 않았기에 범위가 넓다.과학적 분석을 통해나온 결과로 가능성이 높기는 하나 절대적인 수치는 아니다”며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여지를 뒀다.이 연구위원은 불상의 안정성 측면을 분석한 결과,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2023-07-25

공포의 ‘묻지마 범죄’ 획기적 대책 필요

“대낮인데도 이런 일이 일어나니 너무 잔인하고 무서워요. 이제는 길을 걷다가 한 번씩 뒤를 돌아보게 되네요” (37·포항시민 한 모씨)지난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역 근처 상가에서 ‘묻지마 칼부림’이 일어나 4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최근 ‘부산 돌려차기’, 또래 살인 ‘정유정 사건’ 등 ‘묻지마 범죄’는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고 시민들은 일상이 공포가 되고 있다며 불안해하고 있다.‘묻지마 범죄’는 이유 없이 불특정 다수를 향해 무차별로 공격하는 범죄를 말하는데 특별한 동기와 대상이 정해져 있지 않아 대비하기 힘들고 무고한 사람들도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불안감을 야기하고 있다. 가해자의 재범률도 70% 가까이 이른다.2022년 대검찰청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2012~2016년)간 ‘묻지마 범죄’로 분류돼 기소된 사건은 총 270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상해는 142건 발생했고, 연평균 28.4건에 이르렀다. ‘묻지마 범죄’ 중 강력범죄가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한데 살인(미수 포함)은 63건으로 연평균 12.6건에 달했다.지난해 경찰은 ‘묻지마 범죄’를 ‘이상동기 범죄’로 명명하고 담당 조직을 가동했다. ‘묻지마 범죄’의 대상이 되는 여성과 노약자 대상 범죄를 심층분석하고 고위험 정신질환자, 자살 시도자, 주취자에 대한 효율적 관리 체계를 도입하기로 했으나 현재까지 뚜렷한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이상동기 범죄는 범행동기가 명확하지 않고 범행 대상에 필연적인 이유가 없는 범죄이다. 20여 년 전부터 ‘묻지마 범죄’라는 용어가 사용되었지만 명확한 개념조차 정립되지 않아 관련 통계가 부족하고 피해자는 사각지대에 놓이고 있다.이상동기 범죄의 관리 주체가 모호하다는 이유로 실제 적극적인 대응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또 범죄의 상당수는 정신질환자에 의한 범죄여서 경찰은 물론 검찰, 복지부, 여성가족부 등 여러 부처가 관련되어 있어 부처 간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전문가들은 “이상동기의 범죄예방은 분노조절장애, 사회적 적대감 등을 드러내는 정신질환적인 징후를 사전에 파악하는 데서 시작한다”며 “정신보건 영역부터 치안까지 포괄적인 사회적 안전망이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피해자들에 대한 지원도 포괄적이어야 하는데 현재는 국선변호사 선임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성폭력, 장애인 학대, 인신매매 사건 피해자만 국선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기 때문이다.피해자 지원책에 대해 범죄심리학 전문가는 “성범죄나 파트너 폭력의 테두리 안에서는 피해자에게 임시 조치나 응급조치를 할 수 있다. 하지만 해당 죄목의 테두리에서 벗어나면 피해자가 법률 조력 등의 보호를 받기가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현실적인 지원의 한계로 모든 피해자 지원이 불가능하다면 각 사건의 죄목을 정확하고 빠르게 가려 가능한 한 피해자 지원 조치를 해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포항시민 이 모(45)씨는 “이번 신림역 사건도 평소대로 길을 가다가 일어난 사건이라 너무 안타깝고 한 편으로는 무섭다. 포항에서도 2018년에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남성이 일으킨 약국 사건과 길에서 할머니 등을 흉기로 찌르는 ‘묻지마’ 사건이 연달아 일어났다. 내 주변에서 이런 일이 안 일어날 거란 보장이 없는데 경찰에서는 사고가 날 때만 반짝하는 것 같다. ‘묻지마 범죄’를 일으키는 피의자에 대한 관련 부서들의 대응도 적극적이지 않다니 화가 난다. CCTV가 있어도 충동적인 범죄는 예방이 어렵다고 말하는데 전과나 정신질환자가 일으키는 범죄에 대비하기 위한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허명화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7-25

폭염 피해 연호공원에서 즐기는 힐링

울진읍에 위치한 연호공원에 연꽃을 보기 위해 얼마 전 방문했다. 자연 호수인 연호지는 접근성이 가까워 군민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바닥은 폴리우레탄 재질이 깔려있어 걷기 운동을 하기 좋고, 자전거가 다닐 수 있도록 길도 따로 만들어져 있다. 연호공원은 건강을 위해서 걷는 운동코스와 산책코스로 많이 이용된다. 무릎에 무리가 덜 가면서 운동 기구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원 안에는 포토존이 있어서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입구 쪽에는 공연장이 있어서 주말마다 공연과 프리마켓과 같은 행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한쪽에는 ‘방방’이라고 불리는 놀이기구가 있어 아이들이 자주 이용하곤 한다. 자칫 순서를 바꾸거나 위험한 행동을 하면 주인 할아버지의 불호령이 떨어져 모두를 놀라게 한다. 아이들의 안전을 걱정하는 할아버지의 깊은 마음을 알기에 잠시 놀라지만 금세 재미있게 즐긴다.계단을 올라가면 뒤는 소나무로 이루어져 있고 앞은 연꽃 호수가 보이는 솔향기가 가득한 연호정이 있다. 과거에 연회가 자주 있을 법한 크기로 풍류를 즐기던 선인들의 삶이 엿보인다.봄에는 벚꽃, 여름에는 연꽃, 가을에는 단풍이 드는데, 7월인 지금은 연꽃이 봉우리를 피워 예쁘게 꽃을 피웠다. 연꽃은 수련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연못이나 낮은 호수에서 서식한다. 관상용으로도 많이 키우고, 식용으로도 쓰인다. 우리가 먹는 연근은 고혈압을 예방하고 혈당조절에 좋다. 연잎차는 노화방지와 혈액순환에 좋다. 크게 벌어진 연잎을 보면 어릴 적 만화영화인 ‘개구리 왕눈이’가 생각이 난다.겨울에는 천연기념물인 고니와 청둥오리를 볼 수 있다. 폭 4m에 길이 51.9m의 규모로 만들어진 나무 다리인 어락교를 걸어가면 호수 중앙에 있는 월연정이라는 정자가 있다. ‘어락’은 물고기의 즐거움이라는 뜻이 담겨져 있다.지역 선비들이 달에 비친 연꽃에 취했다 해서 팔각정자 월연정이라는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폭염이 극성을 부리고 있는 요즈음. 잠깐앉아 있으면 시원한 바람과 절정기를 맞은 연꽃을 보면서 잠시 더위를 잊기도 한다.공원 주변에는 과학체험관과 어린이 놀이터도 있어 군민들의 휴식과 힐링의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울진을 방문한 관광객들도 한 번 둘러보길 추천해본다./사공은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7-25

고석사

옛날에, 스님이 끼니때마다 바위에서 한 알씩 나오는 쌀을 받아서 모아 한 그릇의 밥을 지어서 먹었다고 한다. 어느 날, 욕심이 생긴 스님이 더 많은 쌀을 얻으려고 바위를 파 보았더니 쌀은 없고 물만 나왔다고 한다. 장기 근처에 이 전설을 간직한 절이 있다. 그 절에 화장을 곱게 했던 부처님도 있다고 해서 보러 갔다. 포항시 남구 장기면 방산리에 자리한 고석사였다. 고석사는 이름에 옛 고자를 넣은 만큼 오래된 역사를 지녔다. 신라 선덕여왕이 세웠다 하니 얼마나 긴 세월 그 자리에 있었는지 백 년도 겨우 사는 인간이 가늠하기 힘든 시간이다. 선덕이 왕좌에 오른 지 7년(638), 동쪽으로부터 세 줄기 서광이 3일 동안 궁전을 비추는 것을 보고 이상히 여겨서 그 빛의 발원지를 찾게 하니, 지금의 고석사 바위에서 발하는 빛이었다. 왕이 태사관에게 점을 치게 하니, 그 바위를 다듬어서 불상을 만들고 절을 지으면 길하다고 하여, 불상을 조각하고 이 석불을 모실 법당인 보광전(普光殿)을 지었다고 한다. 창건 이후의 역사는 미상이다. 지금은 보광전과 산신각, 극락전이 있다.천 년 넘게 한 자리를 지킨 절이다. 하얗게 덧칠했던 화장을 말끔히 지웠다는 불상이 궁금해 설명문도 대충 훑고 보광전에 올랐다. 종교는 다르지만, 절에 들어갈 때는 적은 금액이라도 시주를 하라기에 지폐 한 장 접어서 불전함에 넣었다. 절하는 건 생략하고 미륵불과 마주했다.세 개의 산 모양을 등에 지고 부처님이 온화한 미소를 짓는다. 보광전 안에 위치해서 바람과 비를 피했음에도 불구하고 일제가 두껍게 칠한 석고를 벗겨내며 상한 것인지 흘러내린 옷깃 여기저기 풍파를 한껏 맞은 모습이다.다른 곳의 불상들은 앞면만 보여주지만, 고석사는 불상 주위를 한 바퀴 돌며 감상할 수 있다. 돌에 난 작은 구멍에 동전과 지폐를 끼워 넣고 신도들이 자신들의 소망을 빈 흔적이 가득하다.2007년 찍은 하얀 불상의 사진을 찾아봤다. 다 벗겨낸 지금의 모습과 비교하니 전혀 다른 부처님이다. 옷부터 온몸이 하얗고 입술은 발갛다. 머리만 까맣게 칠을 해서 사진으로만 보니 모자를 씌운 듯한 느낌도 난다. 1923년경 석고로 치장한 것으로 추정하며, 2009년에 덧씌운 화장을 지웠다.신라 시대 사람들이 새긴 부처님을 일제시대에 누가 석고를 돌 표면에 발라 하얀 모습으로 억지 화장을 시켰을까, 무슨 이유였을까? 사람이 세월을 덧입고 나이 들어가듯 돌에 새긴 부처님도 천 년의 시간을 덧입어야 자연스러운데 말이다.익산 미륵사지의 탑과 안동 법흥사지 7층 전탑을 수리한다고 바른 콘크리트와 무엇이 다른가. 미륵사지는 콘크리트를 걷어냈고, 법흥사지는 근처를 지나는 철길을 들어내는 중이다. 가부키 배우 같은 두꺼운 화장을 지운 부처님이 편안해 보였다.보광전 약사여래불 주위를 돌다 문득, 이렇게 큰 돌을 어떻게 건물 안에 넣었을까 궁금했다. 해설사에게 물으니 자연석에 새긴 마애불 위에 건물을 얹은 것이라 했다. 어리석은 나와 달리 신라 사람들은 참 현명했다. 또 부처님이 동쪽이 아니라 서쪽을 향해 앉은 것은 경주 불국사를 바라보기 때문이라고 한다. 보광전을 나와 망해산으로 올랐다. 오르는 길을 가만히 보니 바위를 차례로 깎아 계단을 만들었다. 절이 앉은 자리 전체가 하나의 큰 바위였다. 고석사라는 이름이 잘 어울렸다.산신각을 돌아보며 고석사 전설을 이야기했다. 누군가에게 전해 들었을 터인데 찾아보니, 이 이야기는 고석사가 아닌 근처 임중리의 국구암의 ‘쌀바위 전설’이 고석사로 잘 못 알려진 듯하다. /김순희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7-25

폭우 피해 입은 봉화군, 복구에 구슬땀

집중호우로 큰 피해가 발생한 봉화군은 민관군이 합심해 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폭우에 의한 산사태가 주택을 덮쳐 봉화군 춘양면 학산리 50대 하모(54)씨와 김모(53)씨 부부가 사망했고, 인근 마을 서동리에서도 60대 박모씨 등 2명이 숨졌다.도로 50여 곳, 하천 20여 곳, 철도 4곳이 유실되는 등 공공시설 100여 곳에 피해가 발생했고, 주택 붕괴와 농경지 침수 등으로 곳곳이 복구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봉화군은 개최 예정이던 봉화은어축제와 산타마을 개장식을 취소하고 행정력을 동원해 수해복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특히 피해가 심한 춘양면은 제방 유실과 주택 유실이 많았다. 유실된 운곡천 복구작업을 위해 굴삭기와 덤프트럭이 곳곳에서 쉼 없이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다.학산리에선 20여 채의 주택이 피해를 보았는데 그중엔 흔적도 없이 사라진 주택도 있다 . 10여 년 전 귀농한 도모씨(50대)는 사과 과수원을 하며 겨우 자리를 잡았었다. 산사태 전 긴급 피신하여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옷가지 하나도 건지지 못한 채 지금은 마을회관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는 실정. 귀농인의 희망이 허망하게 쓸려간 듯해 안타까움이 크다.학산리 이은신 이장은 진입로 유실로 마을이 고립되자 수도 공사차 들어와 있던 굴삭기 기사를 호출해 도로를 복구하고 차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기지를 발휘했다. 소로리 엄우섭 이장은 밤 12시에 산사태와 수몰 위험지역을 돌며 노약자와 어르신들을 마을회관으로 피신시키며 밤을 새웠다고 한다. 이처럼 이장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수해는 생각보다 빠르게 복구되고 있다.도심3리에도 소하천이 막히고 토사가 섞인 물이 둑을 넘쳐 주택 침수로 이어질 수 있었다. 황순관 이장은 굴삭기와 덤프트럭을 이용해 발 빠르게 하천의 물길을 터 2차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황 이장 집도 산사태로 인해 부셔졌고, 사과밭도 엉망이 됐지만, 이를 뒤로 하고 마을 피해복구에 힘을 쏟고 있어 주민들로부터 칭찬을 받고 있다.집중호우로 대규모의 피해가 발생한 봉화군은 신속하게 피해복구를 하고 있지만, 워낙 많은 곳에 피해가 있다 보니 행정력이 미치지 못한 곳에서는 이장들이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중이다./류중천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7-25

"극단 선택 초등교사, 일기장에 업무·생활지도 어려움 담겨"

서울 서초구의 초등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채 발견된 교사의 일기장에 학생 생활지도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는 내용이 있었던것으로 나타났다.서울교사노동조합은 24일 “유족의 동의를 받아 고인의 일기장 중 내용 일부를 공개한다”고 밝혔다.노조가 공개한 노트 사진을 보면 고인이 숨지기 약 2주일 전인 이달 3일에 쓰여진 것으로 추정되는 일기가 적혀 있다.일기에는 “금-주말을 지나면서 무기력 처짐은 있었지만 그래도 힘들다고 느껴질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월요일 출근 후 업무 폭탄 + ○○ 난리가 겹치면서 그냥 모든 게 다 버거워지고 놓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들었다”고 쓰여 있다.이어 “숨이 막혔다.밥을 먹는데 손이 떨리고 눈물이 흐를 뻔했다”라고도 적혀 있다.‘난리’ 앞에 쓰인 글자는 학생의 이름으로 보인다고 노조 측은 설명했다.서울교사노조는 “고인이 생전 업무와 학생 문제 등 학교생활로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며 “노조가 제보를 통해 학생 중 (한 명이) 큰 소리를 지르는 등의 행동을 해 고인이 힘들어했다는 정황을 밝힌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강조했다.노조는 “전국 교사들의 목소리에 교육당국이 응답하기를 바란다”며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사를 보호하고 무분별한 민원으로부터 교사를 보호할 대책을 신속하게 강구하라”고 촉구했다.앞서 이달 18일 서울 서초구의 초등학교에서는 2년차 초등교사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경찰은 학생들 사이의 실랑이를 중재하는 과정에서 A씨가 학부모들과 접촉한 사실이 있지만 별다른 갈등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했다.하지만 교육계에서는 고인이 학급에서 발생한 학교폭력 사안 등으로 학부모의 민원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망경위를 제대로 규명해달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연합뉴스

2023-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