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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본제철 국내자산 매각” 법원 판결에도 재항고

일제강점기 강제징용피해자 배상 판결을 이행하지 않는 일본제철(신일철주금)이 국내 자산을 매각해 현금화하라는 법원 판결에도 재항고했다.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일본제철은 포스코와 합작회사인 PNR의 주식 매각을 통한 현금화를 명한 법원 판단에 대해 재항고장을 지난 26일 대구법원에 제출했다.이번 재항고 절차는 대법원에서 진행된다. 앞서 대법원은 2018년 10월 일본제철 강제징용피해자에게 1억원씩 배상하라는 손해배상 판결을 내렸으나, 일본제철은 이행하지 않았다.이로 인해 피해자의 변호인단은 대구지법 포항지원에 PNR 주식 19만4천790여주(9억7천390여만원)에 대한 압류 신청과 함께 압류되는 주식을 매각해달라고 신청했다.대구지법 포항지원은 지난해 말 PNR 주식 압류신청을 받아들인 데 이어 특별현금화명령(매각명령)을 내렸으나, 일본제철은 “주식압류명령이 확정되기 전에 매각명령이 발령돼 위법하다”며 항고장을 제출했다.그러나 대구지법은 지난 9월 6일 “매각명령 결정의 기초가 된 압류명령 결정정본이 제3 채무자인 PNR에게 송달된 사실이 소명돼 압류 명령 결정은 유효하다”는 취지로 항고를 기각했다.대구지법은 이후 일본제철에 항고 기각 결정정본을 발송했으나, 주소불명을 이유로 송달되지 않았다.이에 법원은 기각 결정정본을 받으라는 공시송달 명령을 내렸고 지난 10월 21일 0시부터 효력이 발생했다./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2022-12-28

“장례식장이 웬말이냐” 주민들 거센 반발

포항시가 장례식장 건립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최근 장례식장 두 곳의 건립 문제를 두고 도시건축심의위원회가 열렸지만, 예정부지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27일 포항시에 따르면 두 곳의 업체가 최근 북구 흥해읍 남송리와 남구 오천읍 문덕리 일대에 각각 지상 4층 3천500㎡, 지상 3층 3천200㎡ 규모의 장례식장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장례식장이 건립이 추진되자 일대 주민들은 자생단체회의를 열어 반대 입장을 전달하는 민원을 포항시에 제출하고 인근에 현수막을 설치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우선 남구의 장례식장 예정 부지는 포항철강산업제3단지와 인근의 아파트 단지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이를 두고 주민들은 공단 출퇴근길 교통혼잡과 주거환경 침해 등을 이유로 장례식장 건립에 반대하고 있다.인근 아파트 단지 입주민 이혜연(36·여·남구 오천읍)씨는 “가뜩이나 아파트가 도심 외곽에 위치해 있고 단지 인근에 이렇다 할 상가나 인프라가 없는 상황에서 장례식장만 덩그러니 들어온다면 주민들이 현재 겪고 있는 불편이 가중될 것이다”라며 “이 부근은 어린 자녀들을 둔 젊은 부부들이 많이 입주해있다. 등교하는 아이들이 아침부터 운구차량이나 장례가 진행되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정서적으로 좋지 않을 것 같다”고 우려를 나타냈다.북구의 장례식장 예정 부지 일대도 사정은 비슷했다.해당 장례식장 건립 예정 부지는 장량동과 흥해읍을 이어주는 남송교차로 인근으로, 출퇴근 시간대에 상습적으로 교통정체가 발생하는 구간이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예정부지 인근의 주민들은 가뜩이나 교통정체로 불편이 상당한데, 남송교차로 인근에 장례식장 건립이 허가된다면 불난 곳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장량동 자생단체협의회 회장 김효경(63·북구 장량동)씨는 “장량동은 포항의 대표적인 인구밀집지역으로, 남송 교차로 부근은 아침마다 흥해 방면으로 출근하는 차들과 시내로 출근하는 차량들이 뒤엉켜 교통대란을 이루고 있다. 교차로에 장례식장을 건립한다면 교통혼잡이 가중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북구 흥해읍 인근에 예정된 장례식장은 현재 도시건축심의위원회에서 교통안전을 이유로 서류보완을 통한 재심의를 거쳐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남구 오천읍에 추진 중인 장례식장의 경우 도시건축심의위원회를 통과하고 현재 허가 접수 중에 있다”고 밝혔다.이어서 “장례식장 예정부지 인근 주민들의 우려가 많은 것을 포항시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한편, 장례식장은 2016년 의료법 개정에 의해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전환됐다. 따라서 사업자가 안전기준을 충족한 상태에서 영안실과 빈소 등의 장례시설을 갖추고, 관할 지자체에 신고만 한다면 사업주는 문제없이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하지만 일각에서는 현행법과 별개로 장례식장 건립을 두고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에 각 지자체들이 주민들의 반대 여론을 이기지 못하고 사실상 ‘신고제’가 아닌 ‘허가제’로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구경모기자 gk0906@kbmaeil.com

2022-12-28

경북 독립유공자 올해 72명 추가… 총 2천446명

올해 72명의 경북 출신 독립운동가가 국가보훈처로부터 독립유공자로 확정됐다. 훈격별로는 건국훈장 애국장 4명, 건국훈장 애족장 17명, 건국포장 7명, 대통령표창 44명이다.28일 경북도에 따르면 올해 신규로 서훈을 받은 독립유공자는 103주년 3.1절 기념 16명, 제77주년 광복절 기념 48명, 제83회 순국선열의 날 기념 8명이다.이로써 경북의 독립유공자는 2천446명으로 늘어났다.이는 전국의 독립유공자 1만7천664명의 13.9%로 경북이 일제강점기 당시 독립운동이 가장 활발했던 지역임을 다시 한번 대내외에 각인시켰다.한편, 지난 2017년 전국 지자체 중 유일하게 독립운동기념관을 설립한 경북도는 광복 이후 현재까지 서훈을 받지 못한 독립운동가들을 찾아 그 공적을 기리기 위해 2020년부터 독립운동기념관을 통해 독립운동가 발굴 사업을 추진했다.그 결과 최근 3년간 471명(2020년 137명, 2021년 176명, 2022년 158명)을 발굴해 233명(20년 63명, 21년 94명, 22년 76명)을 포상신청 했다.이중 51명(2021년 29명, 2022년 22명)이 독립유공자로 확정됐다.박세은 사회복지과장은 “독립운동의 성지인 경북에서 역사 속의 독립운동가들의 공헌을 찾고, 그분들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독립유공자 후손을 위한 보훈정책으로 이어 나가겠다”고 전했다.정진영 경북독립운동기념관장은 “앞으로 경북 독립운동가들의 활동을 지속해서 조사·발굴해 독립운동가들의 애국정신과 희생정신을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2-12-28

“계묘년 첫해, 7시 26분 독도서 만나요”

2023년 계묘년(癸卯年) 첫해는 오전 7시 26분 독도에서 떠오르겠다.28일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독도(오전 7시 26분)를 시작으로 울산 간절곶, 방어진을 따라 내륙지방에서도 일출을 차례로 볼 수 있다.일출이란 해 윗부분이 지평선(또는 수평선)에 나타나기 시작할 때를 의미한다.주요 지역 일출 시간은 부산·울산 오전 7시 32분, 대구 오전 7시 36분, 광주 오전 7시 41분, 대전 오전 7시 42분, 세종 오전 7시 43분, 서울 오전 7시 47분, 인천 오전 7시 48분 등이다.포항 지역의 경우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호미곶면 오전 7시 32분, 북구 흥해읍(칠포) 오전 7시 33분, 포항시 북구 송라면(화진·내연산) 오전 7시 34분 순으로 전망된다.경북지역을 걸친 산의 일출 시간은 경주 토함산 오전 7시 32분, 울산 가지산 오전 7시 33분, 영천 보현산·청송 주왕산 오전 7시 35분, 봉화 청량산 오전 7시 37분, 동해 두타산 오전 7시 38분이다.일출 시간은 해발고도 0m를 기준으로 계산한 것으로, 고도가 높을수록 일출 시각이 빨라져 해발고도 100m에서의 실제 일출 시각은 발표 시각보다 2분가량 빨라진다.1월 1일에는 구름 없는 맑은 하늘이 예상돼 탁 트인 풍경에서 떠오르는 해를 맞이할 수 있겠다.새해를 맞이하는 주말 간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9℃~영상 0℃, 낮 최고기온은 영상 4∼9℃로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을 것으로 예보됐다.자세한 일출·몰 시각은 한국천문연구원 천문우주지식정보 홈페이지의 생활천문관(http://astro.kasi.re.kr/life/pageView/6)에서 확인할 수 있다./김민지기자 mangchi@kbmaeil.com

2022-12-28

한울원전 3호기, 국내 최장기 무고장 운전 신기록

한국수력원자력(사장 황주호)의 한국표준형원전인 한울원전 3호기(가압경수로형, 100만kW급)가 2008년 7월 25일부터 올해 12월 28일까지 국내 원전 최장기간 연속운전 신기록인 4천382일의 무정지 연속운전(계획예방정비 기간 제외)을 기록했다.이는 국내 원전 최초로 9주기 연속 무고장 운전(OCTF)을 기록한 것으로 최장 연속운전 일수(이전 한울원전 3호기 3천885일)를 갱신함과 더불어, 이전 월성원전 2호기(가압중수로형, 70만kW급)가 보유한 8주기 연속 무고장 운전 기록을 넘어서는 것이다.한주기 무고장 운전(OCTF)은 정비, 운전, 운영관리 능력 등 원전 운영의 안정성과 기술능력을 입증하는 대표적인 지표로서 계획예방정비 완료 후 계통연결시점부터 다음 계획예방정비를 위한 계통분리 시까지의 한주기 동안 발전소가 정지 없이 안정적으로 운전하는 것을 의미한다.국내 표준형 원자로 중 맏형 격인 한울원전 3호기는 국내 자립기술을 적용한 최초의 한국표준형원전(OPR1000)으로, 한울원전 3호기의 최장기 연속운전 무고장 기록 달성은 전 세계에 우리 원자력발전소 운영능력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쾌거라고 할 수 있다.한울원전 3호기가 9주기 동안 생산한 누적전력량은 1천95억kWh로,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가 약 2년 2개월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이 발전량을 타 발전원으로 대체 시 유연탄은 9천11만t, 석유는 7천685만t, 그리고 LNG는 3천969만t의 이산화탄소가 발생되는 것으로 평가돼 온실가스 저감에 큰 기여 효과가 있다.한울원전 3호기는 주요설비의 정비를 위해 12월 28일 오전 10시에 발전을 정지하고 약 46일간의 계획예방정비기간 동안 원자력안전법에 따른 법정검사, 연료교체, 발전설비 점검 등을 수행해 원전 안전성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2022-12-28

포항세명기독병원, ‘치매적정성 평가’ 1등급 획득

포항세명기독병원(병원장 한동선)이 28일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발표 ‘제1차 치매적정성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인 1등급을 획득했다. 이번 치매 적정성 평가는 치매 진료에 대한 의료질 향상을 위해 2021년 10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외래에서 치매약을 처음 처방받은 환자를 진료한 전국 의원급 이상 889곳을 대상으로 진행됐다.종합점수 1등급은 전체의 25.1%인 223곳이며 전국 모든 권역에 분포됐다. 평가 항목은 신규 치매 외래 환자 담당 의사 중 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혹은 치매 관련 교육을 이수한 의사의 비율 등 7개 평가로 나눠 이뤄졌다.세명기독병원은 4개 평가 지표와 5개 모니터링 지표에서 90점을 획득, 전체 평균 72.9점에 비해 월등히 높은 평가를 받았다.세명기독병원은 현재 뇌병원에 경북에서 가장 많은 신경과 전문의 5명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3명 등 8명의 전문의가 진료한다. 또 신경생리검사실과 인지 기능 검사 등 치매 검진 시스템 구축과 함께 ‘치매·파킨슨 예방클리닉’을 운영하며 치매 예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조상희 뇌병원장은 “우리나라는 현재 노년층 인구 증가와 여러 원인으로 치매 환자 발생률이 늘고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로 진행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며 “원인에 따라 치료가 가능한 치매도 있으므로 치매라는 판단으로 절망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상담하기를 권장한다”고 강조했다./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2-12-28

재경(在京) 대구경북시도민회 양재곤 회장 취임

양재곤 회장 대한민국 현대사 발전에 중심에 선 재경(在京) 대구경북시도민회 양재곤 회장이 29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탈 볼룸에서 제16대 회장에 취임한다. 임기는 2년으로 연임할 수 있다. 이날 제15대 강보영 회장 이임식도 동시에 거행된다. 대구·경북(TK) 출신으로 현재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 살고 있는 인구는 700만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이날 취임식에는 홍준표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이주호 교육부총리 등 TK 출신의 광역단체장과 국회의원들이 대거 참석한다.또한 의성군 김주수 군수 등 많은 기초자치단체장들과 김관용 민주평통수석부의장(전 경북도시사), 정상명 전 검찰총장, 우동기 국가균형발전위원장 등 TK 출신의 원로 및 기관장들도 참석해 취임을 축하한다.기업인 출신(다성건설 회장)인 양재곤 회장은 취임사에서 “기업인은 일정부분 국가사회에 기여 봉사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면서 “가진 자가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고 구휼할 때 상생의 사회 따뜻한 사회가 이뤄진다”고 강조했다.양 신임 회장은  이어 “예측 가능한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해 상유십이 순신불사(尙有十二 舜臣不死) 같은 불굴의 정신으로 재경대구경북시도민회를 진작시키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영웅 이순신 장군이 말한 ‘신에게 아직 12척 배가 있습니다’라는 명언을 인용하면서 도민회를 발전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2-12-28

호미곶 해맞이 특수… 숙박업 웃고 식당가 울고

연말연시를 앞두고 포항지역 자영업자들의 희비가 엇갈렸다.호미곶 일대 숙박시설의 예약률은 100%를 달성한 반면 식당가의 예약률은 없거나 기존예약마저 줄줄이 취소돼 극명한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오는 31일 전국적인 일출명소로 유명한 포항 호미곶은 해맞이행사 취소에도 불구하고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호미곶 인근 숙박업소 등의 예약률만 봐도 이를 실감할 수 있다. 현재 호미곶 인근 대부분의 숙박업소는 연말까지 거의 모든 방이 다 찼다. 수시로 예약문의가 빗발치고 있지만 공실이 전무한 관계로 신규예약이 어려운 상태다. 숙박업 관계자는 “전실 예약완료를 홈페이지에 공지했음에도 혹시나 남는 방이 있을까해서 예약문의를 하시는 분들이 많다”며 “코로나19 이후 숙박업 경기가 침체 됐었지만 올해는 확실히 해맞이 특수를 체감할 수 있다”고 전했다.반면 연말 특수를 기대하고 있던 식당가는 해맞이축제 취소로 인해 직격탄을 맞았다.내년 1월 1일 개최할 예정이던 제25회 ‘호미곶한민족해맞이축전’ 공식행사가 취소되면서다. 특히 지난해까지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방역조치로 인해 연말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웠지만, 거리두기가 해제된 올해마저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지역상인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호미곶 인근의 지역상인들은 “예정됐던 해맞이 축제가 취소되면서 타격이 크다”며 “지난해에는 코로나19 방역 통제로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는데. 올해마저 축제가 취소되면서 신규 예약문의마저 뚝 끊긴 상태다”고 말했다. 이어 “일 년에 한번 돌아오는 대목인데 해맞이특수는 물건너갔다”며 고충을 토로했다.한편 포항시는 호미곶 광장 등 해맞이 명소의 안전확보를 위해 현장합동상황실 운영 등을 통해 위험요소를 차단하고 현장안전을 확보를 위해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강준혁기자 kang87@kbmaeil.com

2022-12-27

독감·코로나↑… 소아과 오픈런에도 기다림의 연속

“지금 소아과는 발 디딜 틈도 없다는 말이 딱 맞아요.”포항시 북구 양학동에 사는 김모(62)씨 부부는 27일 오전 8시 30분쯤 직장을 다니는 부모를 대신해 3살 된 어린 손자를 안아 들고 소아과 문을 열었다.병원 진료가 시작되기 30분 전이었지만 그들의 번호는 ‘48번’이었다.김씨는 “우리는 아이를 입원시키고 싶어 입원실이 있는 이곳까지 왔지만, 요새는 여기뿐만 아니라 일반 동네 소아과도 아침부터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고 토로했다.그는 이어 “좀 더 일찍 올 걸 그랬다”며 열에 지쳐 기댄 아이의 등을 연신 쓸어내렸다.또 다른 대기자 직장인 안지영(32·북구 죽도동) 씨도 “출근하기 전 아이 진료를 받기 위해 일찍 왔지만, 오전 접수가 끝났다고 전해들었다”며 “어플로 예약하는 다른 병원은 이미 마감이 끝난 상태라 오후에 반차를 쓰고 다시 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최근 겨울철 독감 환자 증가와 코로나19 재유행이 겹치면서 소아과 방문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소아과 전문의 수는 점점 줄어들어 지역 곳곳에서 ‘소아과 오픈런(Open Run)’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실제로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에 따르면 2023년 전반기 소아과 전공의 모집 199명 중에서 33명(16.5%)만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지방 대학병원의 경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자가 0명인 곳이 전국 72%에 달한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부모들이 소아과 문을 열기 전 미리 와서 번호표를 뽑아도 오후 진료까지 밀리는 일이 다반사다.이날 오후 1시쯤 오후 진료가 시작되자 대기자 명단 스크린은 아이들의 이름으로 빼곡해졌다.‘116번’ 번호표를 쥔 김자연(36·북구 죽도동)씨는 “일주일 동안 두 번이나 방문했다. 진료가 한 번에 끝나는 게 아니라 경과가 나아질 때까지 여러 번 오라고 하니 기다리는 것도 일이다”며 “대기가 길어도 마땅히 갈 병원이 없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포항 지역 육아 인터넷 커뮤니티 카페 등에는 동네 인기 병원의 대기자 현황과 예약 정보,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예약 가능 여부 등 정보를 묻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실제로 지역 정보를 공유하는 한 카페에 “알고 있는 소아과는 오전 대기가 100명이라 빨리 갈 수 있는 다른 소아과를 알려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댓글에는 “해당 병원에서 오후 접수를 받고 있는데 지금 72번이라고 하니 얼른 확인해보라”, “오후 2시부터 열 안 나면 바로 진료가 가능한 병원이 있다” 등의 조언이 이어졌다.앞으로 환절기와 한파 등으로 소아과 오픈런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 예상되면서 부모들의 근심은 더 깊어 가고 있다.한편,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는 지난 9일 “인구 17%를 차지하는 소아청소년의 필수진료에 대한 전공의 기피현상이 최악으로 악화하고 있다”며 소아청소년과 진료 인력급감과 진료대란 대비를 위한 성명서를 발표했다./김민지기자 mangchi@kbmaeil.com

2022-12-27

영풍 석포제련소, 환경오염시설 허가… 환경부 “시설 개선 조건”

안동댐 수질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받던 영풍 석포제련소가 환경부로부터 환경오염물질 저감 시설 개선을 조건으로 운영 허가를 받았다.환경부는 28일자로 (주)영풍 석포제련소에 대한 환경오염시설 허가를 결정한 검토 결과서를 해당 사업자와 대구지방환경청 및 경북도, 봉화군에 통보한다고 밝혔다.2017년 도입된 환경오염시설허가제도란 오염물질을 다량 배출하는 19개 업종 내 대기·수질 1·2종 사업장(전국 오염물질의 약 70% 차지)을 대상으로 오염배출이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분석을 통해 허가배출기준을 설정하고, 최적가용기법을 업종별 공정특성과 사업장 여건에 맞게 적용해 오염물질을 효과적으로 줄이기 위한 제도다.환경오염시설허가제를 적용받은 사업장은 ‘대기환경보전법’, ‘물환경보전법’ 등 기존 7개 환경법률 상 10여종의 배출시설 인허가를 ‘환경오염시설법’에 따른 업종별 유예기한 내에 환경부로부터 새롭게 받아야 한다.(주)영풍 석포제련소는 1970년부터 경북도 봉화군 석포면 일대에서 아연제련공정(비철금속업종)과 황산제조공정(무기화학업종)을 운영해 온 사업장으로 ‘환경오염시설법’에 따라 올해 말까지 환경오염시설허가를 새로 받아야 한다.특히 환경부는 석포제련소가 지난달 1일 통합환경관리계획서를 제출함에 따라 ‘환경오염시설법’에서 정하는 허가기준의 달성 여부에 대해 납과 카드뮴 등을 배출할 때 법정 기준보다 1.4∼2배 강한 규제를 받도록 했다./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2-12-27

“포스코홀딩스는 답하라”

‘포항시의회 포스코지주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및 상생협력 특별위원회(위원장 김일만)’가 지난 26일 오후 위원회를 열고 ‘포스코홀딩스 소재지 포항 이전과 미래기술연구원 본원 포항 설치’ 등의 원활한 이행촉구에 대한 논의를 폈다.위원회에서는 먼저 ‘포항시-포스코 상생협력 TF팀’이 지난 3월 구성 이후부터 12월 현재까지 7차례에 걸친 회의를 통해 신규투자·상생협력 사업에 대한 상호 제안 및 검토 의견을 교환하고, 포스코 측에 다각적 측면에서 지역상생을 고려한 적극적인 사업을 추진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보고했다.보고 청취 후 특위 위원들은 포스코홀딩스 포항 이전을 결정할 주주총회가 80여일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아직도 진행상황이 지지부진하다며 강하게 질타하고, 포항시의회 차원에서도 포스코홀딩스 측에 합의 이행을 강력히 재촉구 하기로 결정했다.특히 지난 8월 특위 구성 후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 면담을 공식 요청했으나 태풍 피해복구 등의 이유로 아직까지 면담을 받아주지 않는 포스코홀딩스 측에 다시 한번 회장 면담요청과 방문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포스코홀딩스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측에 포항 시민을 대변하는 호소문 등 그 뜻을 전달하기로 했다.특위 위원들은 “지난 50년간 포스코와 상생하며 협조해온 포항시민들을 철저히 외면하는 포스코의 행태에 대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포스코홀딩스 측이 지역 균형발전의 차원에서 광양뿐만 아니라 포항에도 사전에 계획했던 투자를 넘어 신규 투자를 통한 지역 상생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또한 “포스코홀딩스의 주소만 포항에 두고 사실상 본사 기능은 서울에서 한다는 소문이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고 말하며 “포스코홀딩스 측의 약속이행을 위해서는 경북도와 국회차원의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김일만 위원장은 “합의서 채택 후 10개월 동안 포항시가 TF팀을 구성해 약속이행에 애를 써왔으나, 시민들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충분한 상생발전 방안 제시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내년 주주총회 전까지 기존의 약속이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더욱더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주문했다. 이어 “포항시의회 또한 합의 내용들이 내실있게 이행돼 지방소멸 위기극복과 지역균형발전을 이뤄 낼 수 있도록 회장면담 재요청과 대주주 호소문 발송 등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고 말했다./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2022-12-27

“도민에 희망과 용기 심어준 경북체육 100년史”

경북도체육회(회장 김하영)가 창립 100주년을 맞이해 27일 안동 그랜드호텔 2층 그랑포레홀에서 기념식 및 제103회 전국체육대회 해단식을 개최했다.이날 행사에는 이달희 경북도 경제부지사, 임종식 경북도교육감, 정경민 경북도의회 문화환경위원회위원, 노순하 시군체육회협의회장, 조창현 경북체육인회 회장 등을 비롯해 종목단체회장, 시군체육회장, 전국체전 입상선수단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기념식은 일제강점기인 1922년 3월 23일 대구운동협회로 창립한 경상북도체육회 100년의 여정을 담은 영상물 상영, 이묵 사무처장의 제103회 전국체육대회 경북선수단 참가보고 순으로 진행됐다. 이어서 김하영 체육회장이 사상 역대 최다메달과 최다금메달 획득으로 종합3위를 차지한 제103회 전국체육대회 입상기를 이달희 경제부지사에게 전달했다.특히 이번 기념식과 해단식에서는 100주년 체육유공자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경북도지사 및 경북도의회의장 공로패, 체육회장 표창패를 65명에게 수여했다.제103회 전국체전에서 종합3위 입상에 기여한 유공자에 대한 시상도 있었다. 김하영 도체육회장이 육상을 비롯한 15개 종목에서 입상한 종목단체회장 및 전무이사에 대해 공로패와 표창패를 수여했으며, 임종식 도교육감이 19세이하부 지도자 및 선수에게 경기력향상증서와 장학증서를 전달했다.김하영 경북도체육회장은 “지난 100년간 경상북도체육회는 우리 민족의 영광과 수난의 역사를 함께 겪어오면서 도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심어줬고 도민체전 등을 통해 도민의 화합과 경북의 역량을 모으는데 소중한 힘이 돼왔다”며 “도민들이 스포츠를 통해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 경북에 사는 것이 자랑스러울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2022-12-27

포항시, 해맞이객 교통편의 대책 마련

‘제25회 호미곶 한민족 해맞이 축전 공식행사’가 취소됨에 따라 포항시가 호미곶 해맞이광장 주차장을 임시 통제하는 한편, 해맞이 방문객의 교통편의를 위해 주변 도로 교통 소통 대책을 마련해 실시한다.27일 포항시에 따르면 주요 일출 명소인 호미곶 해맞이광장 및 해안로 일원은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시민 안전을 위해 12월 31일 오후 4시부터 1월 1일 오전까지 차량 진입을 통제한다. 광장 진입도로를 비롯해 929번 국도와 면 소재지 일원에는 공무원과 봉사자 등 180여 명을 투입해 차량 통행이 원활하도록 돕는다.이와 함께 해맞이 축전 취소에도 불구하고 방문하는 관광객들을 위해 대보중학교 옆 농경지에 2천500여 대의 주차가 가능한 임시 주차 공간을 마련(임시주차장 만차 시 교통진입 차단)하고, 대천교 해안로 일원에 30여 대의 대형버스 주차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또한, 포항시는 해맞이 기간 시민 안전 확보를 최우선으로 두고 시민과 관광객이 몰릴 우려가 있는 일부 지역에 안전관리 인원을 배치하고 통제한다는 계획이다.먼저 호미곶 해맞이광장은 안전 펜스 설치, 타이거로프 및 펜스를 활용한 해안선 안전 확보, 광장 내부 및 주차장에 안전관리 인원 배치, 해맞이 광장 합동상황실 설치, 드론을 활용한 실시간 안전관리, 남부경찰서·남부소방서·남부보건소 등 유관기관 합동 근무 및 봉사단체 지원 등을 통해 집중 관리한다.영일대 해상누각 인도교 입구(1곳) 및 주변 해안변과 여남지구 해상 스카이워크 출입구(3곳)는 오전 2시부터 10시까지 출입이 통제되며, 스페이스워크(운영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와 이가리 닻 전망대(운영시간 오전 9시∼오후 6시)는 운영시간 외 해맞이 인원 출입이 통제되니 유의해야 한다.한편, 공식행사 취소에 따른 비대면 홍보를 위해 호미곶, 스페이스워크, 이가리 닻 전망대에서 HCN 삼원 생중계, 유튜브 채널 생중계 등 영상매체를 활용한 홍보가 진행된다.포항시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지역 내 확산을 방지하고,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불편이 없도록 원활한 교통 소통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내년도 해맞이 후 빠른 귀가와 교통 정체를 방지하기 위해 가급적 임곡 방면으로 귀가해주시기를 바라고, 지역민과 관광객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전준혁기자

2022-12-27

안동병원, 복지부 ‘응급의료기관 평가’ 전국 1위

안동병원이 보건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2022년 응급의료기관 평가’에서 전국의 39곳 권역응급의료센터 중 1위를 차지했다.27일 안동병원에 따르면 복지부 응급의료기관 평가는 응급의료서비스 수준 향상을 위해 전국의 응급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해마다 시행하고 있으며, 올해는 권역 응급의료센터 39곳, 지역 응급의료센터 125곳, 지역 응급의료기관 243곳, 소아전문 응급의료센터 6곳 등 총 413개 기관을 대상으로 진행했다.전국 1위를 차지한 안동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이번 평가에서 시설, 인력, 장비 등 필수항목을 충족하고, 세부적으로 안정성, 효과성, 기능성, 공공성 등 4개영역 8개 항목 18개 지표에서 최고점을 받았다.안동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중증응급환자 신속이송을 위해 닥터헬기, 취약지 응급의료지원을 위한 원격응급협진네트워크, 국가적 재난상황에 출동할 수 있는 긴급재난지원팀(DMAT) 등을 운용하고 있다.또 응급실 내에서 응급전용 128채널 MDCT 촬영으로 신속한 검사와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고, 수술이 필요한 응급환자는 응급전용수술실에서 수술을 받고 입원환자는 응급전용 중환자실과 응급전용병동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다./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2-12-27

내년 전기세·가스요금 대폭 오른다

올 한해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코로나 장기화 등으로 인해 서민 생활과 맞닿아 있는 공공물가가 줄줄이 인상되어 대부분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내년에도 전기세와 가스비 등이 대폭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 한국전력공사 등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은 내년 기준연료비를 포함한 전기요금 인상 요인을 kWh(킬로와트시)당 51.6원으로 산정했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기후환경요금·연료비 조정요금으로 구성돼 있다.올해 전기료는 세 차례(4·7·10)에 걸쳐 kWh당 전력량요금 2.5원, 기준연료비 9.8원, 기후환경요금, 2.0원, 연료비조정요금 5.0원씩 올라 총 19.3원 인상됐다. 내년에 인상 압력을 받는 전기요금 규모는 항목별로 kWh당 기준연료비 45.3원, 기후환경요금 1.3원, 연료비 조정단가 5.0원이다. 이는 연료비 조정요금 연간 상한을 kWh당 10원으로 확대한 것을 가정한 수치다. 내년에 인상 압력을 받는 전기료(kWh당 51.6원)가 올해 인상분 (kWh당 19.3원)의 2.7배에 달하는 셈이다.산업부와 한전은 올해 요금을 약 20% 인상했음에도 3분기까지 21조8천억원의 적자가 발생했으며 올해 말 별도 기준으로 적자 규모가 약 34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와 함께 한국가스공사도 경영 정상화를 위해 누적된 미수금을 조기에 회수할 필요가 있다며 인상을 추진중이다. 산업부와 가스공사는 가스요금을 내년 메가줄(MJ)당 최소 8.4원(2.1원씩 네 분기) 혹은 최대 10.4원(2.6원씩 네 분기) 인상하는 방안을 국회 산중위에 제출했다.올해 가스요금은 주택용을 기준으로 네 차례(4·5·7·10월)에 걸쳐 5.47원 올랐다. 내년에는 가스요금이 올해 인상분의 최소 1.5배에서 최대 1.9배로 오르는 셈이다. 산업부와 한국가스공사는 내년 요금을 메가줄당 8.4원 올리면 2027년부터, 10,4원 올리면 2026년부터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급격히 증가한 미수금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최근 추워진 날씨에 3인 가족 가스비가 10만원이 훌쩍 넘어 어질어질하다는 주부 박 모(39·포항시 북구 양덕동) 씨는 “집안에서 왠만하면 온수를 적게 사용하고 내복 후리스 입고 지내려고 하는데 내년에 가스비뿐 아니라 전기세도 오른다하니 걱정이다. 전기세와 가스비가 2배 안팎으로 인상될 전망이지만 체감적으로는 10배 가까이 오른다는 느낌이다. 계속된 금리 인상으로 이미 오른 물가로 지금도 힘든데 내년에는 공공요금의 인상이 줄줄이 예고된다하니 내년이 다가오는 것이 두렵다”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2022-12-27

횡계구곡 따라 모고헌과 옥간정에 빠지다

보현산 자락 깊숙이 맑게 흐르는 계곡 횡계, 이곳은 횡계구곡으로 유명하다. 영천시 화북면 횡계리에 있는 횡계구곡은 주자(朱子·중국 송나라의 유학자)가 계곡의 절경지에 구곡을 지었듯이 보현산 자락에서 흘러내린 물줄기가 횡계리에서 만나 아름다운 구곡(九曲)을 이루었다하여 이름 붙여졌다. 이 계곡을 지은 사람은 조선 숙종 때 남다른 우애를 보였던 성리학자 훈수 정만양(1664~1730)과 동생인 지수 정규양(1667~1732)으로 벼슬길에 나가지 않고 은거하며 제자들을 가르치며 길러내던 곳이다.횡계구곡 중 가장 뛰어난 곳은 3곡 모고헌과 4곡 옥간정이다. 겹겹이 쌓인 세월의 흔적과 고결함이 스스로 한 폭의 동양화처럼 서 있다. 낭떠러지 위에 멋진 누각인 모고헌(경상북도 유형문화재)은 횡계천 암반 위에 지은 정면 2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이다. 아름다운 곡선미를 자랑하며 북쪽으로 횡계 서당이 있고 건물 아래는 횡계천을 내려다보며 당장이라도 날아갈 듯하다. 옥간정에서 하류로 50m 떨어져 있고 옥간정보다 15년 앞선 1701년에 지어졌다. 처음 지었을 때는 태고와라고 불렀으며 훗날 문인들이 개축과 수리를 거쳐 모고헌이라 다시 고쳐 불렀다. 모고헌은 성리가 구현되는 꿈을 이루려던 형제의 뜻을 헤아려 지수 정규양의 제자들이 지은 이름으로 ‘옛날을 사모하는 사람이 모이는 집’으로 스승을 그리워하는 뜻으로 해석해도 무방하다. 모고헌은 횡계 서당의 부속 건물로 서당을 엿보며 그 옛날의 학동들이 글 읽는 소리도 상상으로 느낄 수 있다. 정자 바로 뒤의 300년 된 향나무는 두 형제처럼 모고헌과 잘 어울린다.옥간정은 1716년에 지어진 정자로 가까운 곳의 모고헌과 함께 정만양, 정규양 두 형제의 강학 공간으로 건축된 건물이다. 모고헌에서 횡계천을 따라오다 보면 옥간이 위치해 있는데 잘 정비된 입구의 나무들이 오래된 정자의 품격을 높여주고 있다. 옥간정이 자리한 계곡은 소와 바위들의 별천지로 두 형제는 이곳을 ‘물은 조금 팬 곳이라도 가득찬 다음에야 다른 곳으로 흐른다’는 뜻의 영과담이라고 했다. 또 담장이 높지 않아서 위아래로 엿볼 수 있고 대지의 높낮이로 전면은 다락집으로 뒤쪽은 아담한 단층으로 되어있는데 자연환경에 순응한 구조다. 옥간정은 횡계천 암반 사이로 흐르는 물빛의 맑기가 옥과 같다는 의미인데 깨끗하고 아름다움을 말한다.영천으로 드라이브하다가 모고헌과 옥간정을 만난 김채연(42·포항시 북구 장성동) 씨는 “보현산은 천문대만 있는 줄 알았는데 남들이 잘 가지 않은 정자를 보아서 기쁘고 횡계구곡의 명성을 느끼기에도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2022-12-27

영웅을 만나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김구와 안중근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분들이 무슨 일을 했는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 묻는다면 선뜻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학창시절 국사책을 달달 외운 실력으로 백범 하면 바로 김구가 떠오르는 정도로 그분을 안다고 할 순 없다. 안중근의 호가 왜 도마인지 모르니 자서전을 통해서 그의 삶에 다가가 보고자 한다.2023년 독서토론 목록에 안중근 자서전을 넣었다. 함께 하는 회원 중에 한 분이 요즘 소설과 영화로 뜨는 소재라 선택한 것이냐고 되물었다. 그런 의도는 아니었다. 수년 전부터 토론 모임을 하면서 외국 고전과 스테디셀러 위주로 목록을 짠 거 같아 지난해는 백석 평전을, 올해엔 ‘백범일지’를 넣었다. 그다음 순서로 안중근을 알아보기로 한 것이다.안중근의 이야기가 책, 영화, 뮤지컬 등속의 다양한 장르로 우리 곁에 와있다. 책을 먼저 읽고 영화를 보면 책만큼 감동을 주는 영화가 드물었다. 우리의 상상력을 영화가 뛰어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책을 보면 두 가지 다 만족할 수 있어서 좋았다.그래서 먼저 안중근 삶의 마지막 2년을 그린 영화 ‘영웅’을 만났다. 서른 살의 그를 길에서 우연히 만나도 나는 알아챌 것이다. 교과서에서 신문에서 사형당하기 전 찍은 그의 모습을 여러 번 보았고 그 눈빛이 잊어버리기엔 너무나 결연하여서다. 동지들과 독립투쟁의 의지를 다지며 스스로 자른, 짧은 네 번째 손가락이 보는 이의 가슴을 저릿하게 만든다.안중근은 태어날 때 등에 검은 점이 7개가 있어서 북두칠성의 기운을 응하여 태어났다고 하여 어릴 적에는 ‘응칠(應七)’이라 불렀다. 영화 속에서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가 일본 법정의 사형 선고에 항소하지 말라고 편지를 보내고는 응칠이라 수 놓인 배냇저고리를 안고 흐느낄 때 관객들도 따라 울었다. 안중근은 이름값을 하는 사람이었다. 그의 아버지 안태훈과 친분이 있었던 김구는 ‘백범일지’에서 안중근을 ‘안 씨 집안의 총 잘 쏘는 청년’으로 묘사하였다. 하얼빈 역 플랫폼에 이토히로부미가 하차했을 때 세 발을 저격했고 모두 급소를 맞혔다고 한다. 이렇게 안중근은 타고난 투사였지만 우리에게 글씨와 책을 남길 만큼 글솜씨도 남달랐다. ‘동양평화론’은 그가 사형을 기다리며 뤼순감옥에서 저술한 미완의 저서이다. 서론과 목차만 쓴 상태에서 사형이 집행되었기 때문에 완성하지 못했다.1910년 2월 14일에 일본은 그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초콜릿을 주고받는 밸런타인데이로만 알았는데 이제부터는 안중근 의사의 이름을 되뇌는 날로 달력에 기록 해야겠다. 사형 선고에 그는 항소하지 않는 대신 ‘동양평화론’의 집필을 위한 시간을 허락해 달라고 판사에게 요청했고, 판사도 이에 동의했다. 안중근은 이 말을 믿고서, 자신의 자서전인 ‘안응칠 역사’를 먼저 옥중에서 쓰고서, 이후에야 ‘동양평화론’ 저술을 시작했다.그러나 일본은 안중근을 오래 살려둘수록 한반도 내부의 항일 여론과 세계적인 동정 여론이 고조될 가능성을 의식하여, 최대한 빨리 그의 사형 집행을 앞당기려 했다. 결국, 안중근은 사형이 선고된 지 40여 일 후인 3월 26일에 처형되었고, ‘동양평화론’은 초반 일부분(서론과 전감 초반)만 우리에게 남겨졌다.뮤지컬 영화의 마지막 장면, 죽음을 앞둔 안중근 의사는 어머니가 만들어준 수의를 입고 빨리 뛰는 자신의 심장 소리가 일본인들에게 들릴까 봐 걱정한다. 인간적이다. 영웅은 신처럼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자기가 서 있는 그 자리에서 떨며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라 말하는 듯하다. /김순희 시민기자

2022-12-27

차 쌩쌩… 인도 없는 시골도로 위험천만

포항지역 내 시골 도로에 보행자를 위한 인도가 설치되지 않아 주민들의 교통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특히, 읍·면에 위치한 대부분의 초등학교 인근에 인도와 도로를 구분하는 시설물조차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22일 오전 10시 찾은 포항시 북구 기북면 기북초등학교 정문 앞 도로는 ‘어린이 보호구역’을 알리는 안내문과 붉게 도색된 도로가 있었지만 인도는 없었다.학생과 주민들은 도로 옆으로 난 좁은 갓길을 이용하고 있었으며, 보행자가 많을 때는 차가 달리는 도로 위를 걷는 아찔한 장면이 계속됐다.마을 내 도로와 읍·면을 잇는 지방도로 또한 상황은 비슷했다.실제로 지난 12일 오후 5시 32분쯤 기북면의 한 지방도로를 과속해 달리던 SUV 차량이 갓길을 걷던 주민 A씨(86·여)와 충돌해 보행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포항남·북부소방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 말까지 포항 읍·면 지역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555건이며, 이로 인해 200여 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시골 도로의 경우 농사를 업으로 삼는 주민들이 많아 농기계 관리·운반차, 농작물 운송 트럭 등 대형차의 통행이 많다. 하지만, 인도는커녕 갓길조차 없는 구간이 많아 주민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기북면 주민 김모(76·여)씨는 “매번 마을 도로 안에 달리는 차와 주차된 차들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걷는다”며 “무섭긴 해도 마을이 좁아 어쩔 수 없겠거니 한다”고 한탄했다.최정훈 기북면장은 “읍면 주민들은 늘상 교통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안전시설물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자체적으로 경북청에 공문을 올려 지방도로 과속방지턱과 과속카메라 등을 신청해둔 상태다”라고 말했다.반면, 시민들의 안전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 지자체에서는 소극적인 대응 태도를 보였다.포항시 도로시설과 관계자는 “농어촌도로 정비법에 따라 면도, 이도, 농도로 나뉘는데 종류마다 인도 설치 기준이 다르다”며 “지난 12일 사고가 났던 이도의 경우 폭 6m 이상이 나와야지만 인도를 설치할 수 있도록 돼있다”고 설명했다.도로 관리 책임에 관한 질문에는 “지방도로는 도에서 담당해 시에서 관리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민지기자 mangchi@kbmaeil.com

2022-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