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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불산사고, 관계기관 협조체계 엉터리”

남보수기자
등록일 2013-07-16 00:32 게재일 2013-07-1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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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원 발표…市 정기검사 소홀도 드러나
구미에서 지난해 9월 발생한 불산가스 누출사고는 관계 기관들의 협조미비와 구미시의 예방조치 부실 때문에 화를 키운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다.

15일 감사원이 국회 요구에 따라 지난 3~4월 구미 불산사고 유출사고 대응실태를 감사한 결과에 따르면 사고가 일어난 지난해 9월27일 오후 6시40분께 경북소방본부는 자체 소방장비와 인력으로는 방제가 어렵다고 판단, 육군 제50사단에 불산 제독작업 지원을 요청했지만 “화학테러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50사단은 같은 날 오후 11시10분과 다음날 오전 1시40분 환경부로부터도 화학부대 지원을 요청받았으나 같은 이유로 거절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국방부도 당시 국가재난관리정보시스템(NDMS)을 통해 접수한 소방방재청의 사고 관련 보고서를 열람조차 하지 않는 바람에 대민 지원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소방·환경 당국의 사고 대응에도 문제점을 드러냈다.

현장 소방인력은 사고 다음날 오후 3시30분께 장비 부족으로 제독작업을 마치지 못한 채 철수했으나 환경부는 제독작업과 잔류오염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심각` 단계의 위기경보를 해제했다.

이에 따라 구미시는 이날 곧바로 주민복귀를 결정했고, 이 때문에 주민들의 2차 피해가 커졌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아울러 구미시는 연간 5천t 이상의 유독물을 제조하는 업체를 매년 정기검사해야 하지만 사고를 낸 휴브글로벌이 연간 4천800t의 불산을 생산한다고 신고한 것만 믿고 검사를 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휴브글로벌은 2008년 연간 1만2천t의 불산을 제조한다고 등록한 뒤 2009년 4월에 연간 4천800t의 불산을 제조한다고 변경, 2009년부터 정기검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휴브글로벌이 한국화학물질관리협회에 제출한 연간실적보고서에는 2010년과 2011년 각각 5천여t의 불산을 생산한 사실이 기록돼 있다.

구미시는 경북도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통보받고서도 불산 제조량을 4천800t으로 인정해 정기검사를 하지 않았고 정기검사를 신청하지 않은데 따른 고발이나 행정처분도 하지 않았다. 신규로 등록한 유독물영업자에 대해 최초 2년간은 연 2회, 그 이후에는 최소 연 1회의 정기지도·점검을 해야 한다.

감사원은 이같은 감사결과를 토대로 구미시 담당 공무원 2명의 징계를 요구하는 등 관련 부처에 주의를 촉구했다.

/이창형기자 chlee@kbmaeil.com

/남보수기자 nbs@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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