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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소방대원 폭행한 50대 남성, 집행유예 선고

119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을 이유없이 폭행한 50대 남성에게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30일 대구지법 형사5단독(안경록 부장판사)은 소방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56)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또 보호관찰과 사회봉사 200시간과 폭력치료강의 수강 40시간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7월 7일 밤 12시 20분쯤 대구 남구의 한 도로에서 “어지럼증이 심하니 와 달라”며 119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 B씨가 A씨의 휴대전화를 통해 가족에게 연락하려 하자, A씨는 양손으로 B씨의 멱살을 잡고 수차례 흔드는 등 정당한 사유 없이 소방대원에게 폭행을 행사하고 구급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A씨는 지난 2017년 병원 응급실에서 소란을 피우고 출동한 경찰을 모욕한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는 등 각종 범죄 전력이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범행 내용이 소방공무원에 대한 공격적인 가격까지 이르지 않은 점, 긴급한 구급활동을 방해함으로써 생명·신체에 대한 중대한 위험을 야기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은 점, 범행을 자백하면서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4-09-30

해양바이오산업, 경북 미래 먹거리로 키운다

경북도는 지난 27일 동해안 5개 시·군, 해양바이오 전문가들과 ‘경북 해양바이오산업 마스터플랜 수립’ 연구용역 중간 보고회를 개최했다. 경북 해양바이오산업 마스터플랜은 해양수산부 해양바이오산업 신성장전략에 근거해 시·군별 경쟁력 있는 바이오산업을 발굴하고 상호연계를 통해 발전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국내·외 및 경북 해양바이오산업 현황분석 △경북 해양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한 종합 및 집행계획 수립 △경북 해양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제언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날 중간 보고회에서는 경북 동해안 지역 내 추진하고 있는 해양바이오 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새로운 해양바이오 산업을 육성하는 등 시·군 간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한 전략을 공유하고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또한, 착수보고회에 참석한 자문위원과 시·군은 해양바이오산업의 미래가치와 해양바이오기업 육성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등 구체적인 연구 방향이 제시하며 동해안의 지역적 특성에 맞는 해양바이오산업 종합계획을 위해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했다. 특히, 이번 연구용역에서 경북지역 76개 바이오 기업 중 34개사(45%)가 해양바이오 분야 진출을 희망하고 있어 경북도는 포항(의료헬스분야 연구개발), 영덕(해양바이오 활용 웰니스 분야), 울진(심해 생명 연구, 심해 마린 연구개발), 경산(해양바이오분야 인재개발) 등 지역 기업이 해양바이오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 도울 계획이다. 아울러 경북 해양바이오 중장기 발전 전략을 바탕으로 동해안 각 시·군과 협력해 기업·연구기관의 신사업 유치, 중앙부처 국비사업 확보 등에 나설 계획이다. 이영석 환동해지역본부장은 “해양바이오 시장은 동해안 지역에 새로운 기회를 가져올 신산업임에 틀림없다”며 “경북도는 시·군과 지역 기업 및 대학과 협업해 이번 종합계획이 경북 해양바이오산업의 체계적 성장전략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09-29

“코로나 때보다 어려워… 이젠 한계” 소상공인 수난시대

포항지역 소상공인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의 긴 터널은 벗어났지만, 임대료 상승과 소비 감소, 인건비 부담 등으로 현재 존폐의 기로에 놓여 있었다. 관련기사 4면 월소득 100만원도 못미치는 자영업자가 수두룩하고 지역내 폐업률이 20%를 넘어섰다. 포항 도심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도 지난해 4분기 기준 25.8%가 달한다. 4곳 중 1곳이 비어 있는 셈이다.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지난해 3분기 8.3%에서 4분기 7.5%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전국 평균을 웃돌고 있다. 이는 코로나19가 절정이던 2020년 4분기 7.1%보다 높은 수치다. 한때 발디딜틈 없이 손님들이 찾던 포항중앙상가의 경우 지난해 기준으로 총 점포수 879곳 중 368곳 폐업(41.86%)했다. 점포가 하나둘 문을 닫아 슬럼화가 우려될 정도다. 건물 전체가 공실인 곳도 여러 곳 있다. 육거리에서부터 북포항우체국까지 상가 공실률은 70%에 육박한다. 포항 죽도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총 점포수 1630곳 중 60곳(3.68%)이 폐업했다. 자영업자들의 고통스런 현실은 비단 포항만의 문제는 아니다. 29일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실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22년 개인사업자 종합소득세 신고 건수 1146만4368건 가운데 860만9018건(75.1%)이 월소득 100만원(연 1200만원) 미만으로 집계됐다. 개인사업자 중 월소득 100만원 미만의 비율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연간 소득 1200만원 미만 신고 건수는 2019년 610만8751건, 2020년 661만2915건, 2021년 794만7028건으로 다시 늘었다. 2019년도에 신고 건수가 급증했던 이유는 코로나19 당시 방역조처로 자영업이 어려움을 겪었던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소득 0원’인 자영업자들의 소득세 신고 건수도 2019년 64만9016건(7.6%), 2020년 78만363건(8.6%), 2021년 83만1301건(7.8%)으로, 가파르게 늘어 2022년 100만 건에 육박했다. 100만명에 달하는 자영업자가 한푼도 벌지 못했다는 것이다. 경기침체의 그늘은 수도권보다 지방에 더욱 짙게 드리워졌다. 핀테크 기업 핀다의 빅데이터 상권분석 플랫폼 ‘오픈업’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업체 81만8867개 중 폐업한 업체는 17만6258개로, 폐업률이 21.52%에 달했다. 코로나19가 가장 극심했던 2020년(9만6530개)보다 폐업률이 약 82.6% 급증했다. 전국 17개 시도별로 살펴보면 대구와 인천의 지난해 폐업률 21.71%로 가장 높았고, 광주(21.68%)와 전북(21.55%)이 뒤를 이었다. 경북 지역 폐업률은 21.48%를 기록, 전국 9개 도지역 가운데 두 번째로 높았다. 정광일 포항소상공인협의회장은 “코로나19 이후 자영업자의 빚이 늘어났고 높은 금리가 적용되면서 빚이 눈덩이처럼 불고 있어 코로나 시기보다 지금이 체감적으로 더 경기가 어렵다”면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철강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의 상황은 계속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4-09-29

결국 안정 선택한 자민당… 이시바 시대 열린다

지난 27일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 시게루(67세) 전 간사장이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후임으로 선출됐다. 이시바는 지난 27일 결선투표에서 215표를 얻어 194표에 그친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을 21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내달 1일 소집되는 임시국회에서 제102대 일본 총리로 선출돼 공식 직무를 시작한다. 이시바 신임 총재는 2008년을 시작으로 2012년, 2018년, 2020년 총 네 차례 총재 선거에 도전했지만 당선에 실패했고 ‘마지막 도전’이라고 결의를 다졌고 마침내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시바 역시 다른 일본 정치인들과 마찬가지로 세습 정치인이다. 아버지 이시바 지로는 관료 생활을 하다가 정계에 입문해 돗토리현 지사, 자치대신 등을 지냈다. 아버지의 사망 뒤 이시바 시게루는 1983년 아버지 친구인 다나카 가쿠에이의 권고로 다나카 파벌 사무소를 근무하며 정치에 입문했다. 1986년에는 돗토리현에 출마해 당시 29세로 최연소 중의원 의원에 선출됐다. 현재 그는 12선 의원으로 40년 동안 정치를 계속해 왔으며, 방위청 장관, 방위상, 농림수산상 등 내각 경험도 풍부하다. 당내 비주류이자 온건파로 꼽히는 이시바 시게루가 선출됨에 따라 한국과 외교 마찰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보수 강경파였던 아베 전 총리를 비판하며 비주류로 분류됐던 이시바 총재는 자민당 유력 정치인 중 한일 관계에 비교적 전향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이시바 신임 총리는 일본 제국주의의 그릇된 역사에 대해 반성하는 뜻을 여러 차례 내비쳤다. 일제가 저지른 대동아 전쟁, 태평양 전쟁을 침략전쟁으로 언급하기도 했고 한국을 비롯한 피해국이 납득할 때까지 일본이 사과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바 있다. 또한 그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대새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며 참배하지 않았다. 특별히 관심을 끄는 대목은 이시바가 외가로부터 4대째 개신교 신앙을 이어받은 독실한 개신교 신자라는 점이다. 일본 내 개신교 신자는 0.5%에 불과하다. 앞선 일본 제국주의의 그릇된 역사에 대한 이시바의 태도 역시 일본의 과거사를 지속적으로 반성하고 사과해 온 일본 내 기독교회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시바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집권 자민당의 정책적 입장으로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시즈오카현립대 교수 오쿠조노 교수는“기본적으로 지금까지 자민당 총리가 역사 문제에 관해서 언급을 해왔던 게 있고 이시바도 그 범위 안에 있는 표현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이시바 총재가 자위대의 헌법 명기와 방위력 확충을 강조해 온 만큼 외교적 갈등의 소지가 전혀 없어 보이지는 않는다. 특히 이번 선거 과정에서 일본과 아시아 우방국의 안전을 위한 아시아판 나토(NATO)창설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구축한 한일관계 개선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성지영 인턴기자 thepen02@kbmaeil.com

2024-09-29

농협 상호금융 3개월 이상 연체 부실채권 3년만에 10조 폭증

농협과 수협 상호금융의 부실채권 규모가 2023년~2024년 급등해 농·어촌 금융경제의 주춧돌인 상호금융 건전성 지표가 추락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농협중앙회가 지난 2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수산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농협 상호금융의 3개월 이상 연체한 ‘고정이하여신(3개월 이상 연체채권)’의 부실채권이 3년 만(2024년 6월 기준)에 10조 원이 폭증했다. 전체 고정이하여신 부실채권 비율은 농협4.07%, 수협은 6.1%다. 전체 농협 고정이하여신 채권 규모는 지난해 말 10조 원을 돌파했고 올해 6월 14조7078억 원으로 4조 원 증가했다. 최근 5년 경북지역 반기별, 지역별 농협 상호금융 대출 고정이하여신 현황도 2020년 12월 9862억 원에서 올해 6월 1조7799억 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1조3800억 원보다도 4천억 원 가량 증가한 수치다. 특히, 공동대출 고정이하여신 부실채권 규모는 2021년 6월 2746억 원에서 2024년 6월 2조9288억 원으로 3년 만에 10.6배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는 경북 지역에도 적용돼 최근 5년 반기별, 지역별 농협 상호금융 공동대출 고정이하여신 현황은 2020년 12월 926억 원에서 올해 6월 5069억 원으로 5배 넘게 증가했다. 수협 상호금융의 공동대출 부실채권 규모 또한 2023년 6월 312억 원에서 1년 만인 2024년 6월 현재 2320억 원으로 643.6% 급증했다. 경북 지역 최근 5년 반기별, 지역별 수협 상호금융 대출 고정이하여신 현황을 보면 2020년 12월 839억 원에서 올해 6월 2995억 원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임미애 의원은“농·수협 지역조합의 금융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부동산PF 연관된 공동대출 등에 대한 부실채권 관리는 엄격히 하고 공동대출의 부당·부실 심사에 대한 책임규명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09-29

“빚이 또 다른 빚을 부르는 악순환… 근본적인 대책 필요”

끝이 보이지 않는 경기침체의 터널 속에 소상공인의 한숨은 깊어만 간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서 여러 대책을 내놨지만, 소상공인에게 희망을 주기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국가 경제의 허리이자 지역 경제의 실핏줄’과도 같은 소상공인이 살아야 포항지역 경제도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 29일 지역 소상공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포항소상공인협의회 정광일사진 회장을 만나 그들이 처한 상황과 고충을 들어봤다. △지역 소상공인들의 현 상황은. 2024년 기준 포항시에 소상공인으로 등록된 사람은 8만여명이고, 이 중 70%가 ‘빚에 짓눌려’ 살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열심히 이자를 갚고 원금을 부담하지만 나날이 늘어나는 이자는 도저히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빚이 또 다른 빚을 부르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치솟는 인건비와 임대료에 내수 침체까지 겹쳐 “IMF 때보다 더 힘들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여전히 코로나19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 팬데믹 3년 동안 이전에 벌어 둔 돈을 축내며 겨우 버티고 있었다. 또 대출을 받아 겨우 생계를 유지했다. 문제는 코로나가 종식된 지 1년이 넘었지만, 현재까지 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장사가 원활해지면서 코로나 때진 빚이 계속 줄어야 하는데, 추가 지출만 계속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 이후 매년 인건비와 재료비, 임대료, 공과금이 등이 크게 올랐고, 이들 비용을 빼고 나면 떨어지는 수입은 절반도 안된다. 시간이 갈수록 모이는 돈은 없고 더 많은 돈이 나간다. △철강경기 침체도 현 상황과 관련 있나.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지역 소비시장 경기도 꽁꽁 얼어붙었다. 그 여파로 기업들의 회식이 많이 줄었다. 회식이 줄어드니까 단체 손님이 없어지고, 소비자들도 지갑을 열지 않는다. 과거 점심때 대이동 소재 한 고깃집에 가면 식당은 항상 만석이었고, 바깥에도 대기 인원이 엄청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손님의 발길이 끊기면서 2팀∼3팀 정도가 오고, 많아 봐야 10여팀 정도다. 기업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외식수요가 줄었다. 요즘 주 소비층은 젊은 청년들인데 이들은 주로 가성비 있고, 저렴한 곳을 선호한다. 젊은 층의 수요만으로 경기 회복을 꾀하기는 한계가 있다. △지자체의 지원책은. 최근 포항시와 협회가 지역 경제회복에 마중물이 될 ‘소상공인 장터개장’을 위해 맞손을 잡았다. 장터는 협회가 지역 소상공인들의 제품 홍보와 판매 기회를 제공하고, 시민들에게 다양한 체험을 통해 지역 제품의 가치를 알리고자 한다. 매월 혹은 분기별로 주말에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행사를 개최해 시민들에게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도를 높일 계획이다. △정부나 지자체에 하고 싶은 말은. 단발적인 지원금 지급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빚이 1억~2억이 있는 상황에서 500만원 대출을 해준다면 이 돈을 과연 몇 개월이나 쓸까. 머지않아 500만원의 대출금만 더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 이들의 가장 큰 걱정은 ‘빚’이다. 정부에서 소상공인들에게 무이자 또는 저리 대출을 지원해준다면 소상공인들의 숨통이 트일 것이다. /이시라기자

2024-09-29

끝 보이지 않는 ‘경기침체’ 터널 속 소상공인들 속앓이 ‘끙끙’

경기침체와 고금리·고물가 속에 자영업자 들이 폐업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경북지역의 대표 도시 포항도 예외는 아니다. 코로나 엔데믹 이후에도 매출이 급감해 폐업을 하거나 명의이전을 하는 점포가 속출하고 있다. 포항 자영업자 폐업률이 지난해 기준 20%가 넘고 폐업한 이들은 재취업을 하지 않고 노동시장을 떠나 ‘비경제활동인구’(자발적 실업)가 되었다. 본지는 포항시의 주요 상권에서 일하고 있는 소상공인들을 직접 만나 참담한 처지에 몰린 자영업자들의 현실이 어떤지 들여다봤다. “너무 올라버린 물가… 시장엔 파리만 날려” 죽도시장 상인들… 지난 25일 평일 낮, 무더위가 한풀 꺾인 포항 죽도시장은 한산했다. 그중 가게에 팔 것을 다 못 채운 수산물 가게들이 눈에 띄었다. 상인들이 호객행위를 했지만 비싼 물가 탓에 손님들의 지갑은 도통 열리지 않았다. 인근 수산물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62)씨는 “문어가 잘 잡히지 않아 가격이 올랐다”며 가게를 다 못 채운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어값은 선물용, 포장용은 ㎏당 6만 원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대목에는 하루에 (가게 전체)수백만 원을 벌어 제법 쏠쏠하게 수익을 냈지만, 요즘 평일엔 100만원을 웃돌면 다행일 정도”라며 “문어는 하루 평균 여섯 마리 정도 나가는 정도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둘러본 수산물 거리는 오지 않는 손님만을 기다리는 상인들이 대부분이었다. 수산물 거리를 지나서니 파리를 쫓아내고 있는 건어물 가게가 보였다. 건어물 가게 사장님 양모(62)씨는 “지난 여름 폭염으로 손님들이 가게를 찾지 않았다”며 “추석에도 더운 날씨에 손님들이 많이 찾아오지 않았다”고 하소연했다. 작년과 올해 경기를 비교해 물으니 양씨는“작년보다 올해가 더 힘들다”며 재차 어두운 시장 경기를 강조했다. “하루 매출은 40만~70만 원 정도로 왔다 갔다 한다”면서“그러나 남는 건 10% 뿐”이라고 한탄했다. 한 개 팔아야 마진이 1000원 남는다는 판매용 쥐포를 손에 쥔 양씨는“마진 10%로 자릿세 내니 남는 게 없다”고 넋두리했다. 시장 깊숙이 들어가자, 채소가게들이 줄지어 있었다. 채소가게를 운영하는 최모(68)씨는 요즘 경기를 묻자 “작년보다 좋지 않다”며 “소매 장사로는 살아남기 힘들다”고 이야기했다. 최씨는 배춧값이 너무 올라 힘들다며 “배추는 도매로도 사러 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가 좋을 땐 일평균 60만~70만 원을 벌어 25% 정도의 마진을 남겼지만, 지금은 일평균 40만 원을 벌어 20%의 마진을 남긴다”고 토로했다. 최씨는 “폐업하려 해도 400만 원이 훌쩍 넘는 폐업비가 부담스러워 폐업도 못하고 있다”고 했다. 죽도시장의 중심거리도 예외는 아니었다. 사람들이 붐벼 어깨가 부딪히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중심거리에서 과일가게를 하는 박모(44)씨는“정확히 작년의 1/3을 벌고 있다”며 재고가 가득 쌓인 과일 진열대를 보여줬다. “빈 점포 수두룩… 한 달 100만원도 못 벌어” 중앙상가 상인들… 포항 시내의 중앙동 상권도 상황이 심각하다. 2023년 기준 중앙상가의 점포 수는 약 870곳이었으나, 그중 42%에 해당하는 360곳이 문을 닫았다. 현재 1년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폐점한 점포 수가 작년보다 더 늘어난 것이 눈에 띈다. “이제 갈 데까지 간 거죠” 지난 26일 중앙동 도로변에서 김밥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권 모씨(62)는 흰 노트에 매출을 손으로 기록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날 날짜 아래에는 아무런 기록도 남아 있지 않았다. 권 씨는 장사를 시작한 지 20년이 넘었지만, 올해처럼 장사가 안된 적은 없었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도 장사가 잘될 때는 종업원이 9명이나 있었어요. 야간 당직 근무자도 있었고, 배달 기사도 2명이었죠. 그런데 지금은 인원을 줄이고 줄여서 2명이 일하고 있어요. 그런데도 일손이 남아요” 권 씨의 가게임대료는 월 150만 원이지만, 월 매출이 200만 원을 넘기는 달은 드물다. 그마저도 인건비, 재료비, 수수료 등을 제하고 나면 매달 적자라고 한다. 권 씨는 적자인 매출을 대출로 메우고 있다며 올라갈 기세가 보이지 않는 경기 상황에 이미 체념한 듯 보였다. 중앙동 시내 메인 거리에 있는 카페도 상황은 비슷했다. “추석 때 가게를 내놨어요. 도저히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요” 영업을 시작한 지 2년 3개월 된 권대혁(41) 씨는 고민 끝에 추석에 가게를 내놨다. 권 씨는 원래 하던 맥주 가게가 코로나로 큰 타격을 받자 조금 더 순수익이 많이 나는 카페로 업종을 바꿨다고 했다. 하지만 권 씨는 개업을 한 지 2년이 된 지금 최근 작년에 비해 매출액이 30~40% 떨어지는 것을 보고 이내 가게를 내놨다. 그는 “오히려 코로나가 끝나고 난 1년 뒤부터 더 수익이 나지 않아요. 마진이 2년 전만 해도 350만 원까지 나왔는데 고금리다 뭐다 하면서 경기 상황이 급격하게 안 좋아지더니 지금은 겨우 100만 원을 넘겨요”라며 쓸쓸한 소회를 드러냈다. 권 씨가 운영하는 가게임대료는 80만 원으로 적어도 20팀 이상은 방문해야 수익이 난다. 하지만 10팀도 안 오는 날도 있다. “전기세 조차 부담… 알바생도 못 써요” 편의점 점주들… 지난 27일 포항시 북구 대신동에서 만난 CU 편의점주 최 모씨(53). 그녀에게 있어 편의점 운영은 희망찬 자영업의 시작이었지만, 지금은 고난의 연속이다. 최 씨는 “2년을 운영했지만 한 달에 100만 원도 못 벌고 있는 상황에서 인건비를 쓰는 건 불가능하다”며 “알바생조차 고용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토로했다. 그녀는 코로나19 이후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편의점 사정은 오히려 악화됐다. 최 씨는 “코로나 때는 손님들이 생필품과 간편식을 많이 사 가곤 했는데, 이제는 그런 손님도 사라졌다”며 “편의점 구색은 갖춰야 하는데, 그러다 보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됐다”고 하소연했다. 세븐일레븐을 인수한 지 올해로 4년 차가 된 정 모씨(65) 역시 알바생은 꿈도 꾸지 못한다. 그는 “점주인 나도 하루 일당을 못 가져가는 상황이다. 편의점을 인수하던 4년 전과 매출을 비교했을 때 40% 정도 떨어졌다”고 말했다. 하루 동안 편의점을 몇 명이나 찾느냐고 묻자 “낮 동안 한 명의 손님이 왔다 갔다. 300원짜리 사탕 하나를 사 가며 카드를 내밀었다”며 기막혀했다. 정 씨는 “하루 동안 팔지 못하면 폐기해야 하는 물건들도 많다. 도시락의 경우 절반 정도 폐기한다. 그렇다고 물건을 안 들일 수도 없는 노릇이다 보니 고민이 많다”며 “내가 편의점 장사를 선택했으니, 후회도 내 몫”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포항시 북구 신흥동에서 17년째 GS 편의점을 운영 중인 임 모씨(57)는 가장 큰 걱정거리 중 하나로 물가 상승을 꼽았다. 그녀는 “물가가 너무 많이 올랐다. 소비자들도 이제는 예전처럼 돈을 쓰지 않는다. 그러니 장사도 당연히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코로나 시기보다 현재가 더 힘들다. 임대료 120만 원이나 나오는데 수익은 없으니 전기세 내는 것조차 부담스럽다”고 털어놨다. 임 씨는 “지금 상황에서는 장사로는 더 이상 답이 없는 것 같다. 물가가 오르고 경기가 안 좋아지면 자영업자들은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정부가 물가 안정 정책과 자영업자 지원책을 하루빨리 마련해주길 간절히 바란다”며 “특히 카드 수수료 부담 완화와 같은 실질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김채은기자gkacodms1@kbmaeil.com /성지영 인턴기자 thepen02@kbmaeil.com

2024-09-29

경북도, 세계유산 공모사업 16건 선정… 국비 26억 확보

국가유산청이 추진하는 2025년도 세계유산 공모사업에 경북도가 4개 분야 16건이 선정돼 국비 26억 원을 확보했다. 29일 경북도에 따르면 이번에 선정된 사업은, 세계유산 축전(1건), 세계유산 활용 프로그램사업(11건), 세계유산 홍보 지원사업(3건), 세계기록유산 홍보 지원사업(1건)이다. 세계유산 축전(국비 12억 원)은 세계유산 ‘경주역사유적지구’를 대상으로 한 달간 펼쳐지는 대규모 문화축전으로, 2025년 경주 APEC 정상회의와 연계해 사전 붐업 조성 차원에서 개최되므로 기대되는 바가 크다. 세계유산 활용 프로그램사업(국비 3억8000만 원)은 경주, 안동, 영주, 고령에 있는 세계유산을 활용한 교육·체험·공연 등을 통해서 유산가치를 국민과 더불어 향유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사업이다. 세계유산 공모사업 가운데 인기가 큰 사업으로서 경쟁률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유산 홍보 지원사업(국비 9억5000만 원)은 ‘한국의 서원’, ‘가야 고분군’, 경주지역 세계유산을 대상으로 가치를 홍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된다. 이 가운데 지난해 신규로 등재된 7개 가야 고분군 관련 지자체들이 공동 신청한 사업이 주목된다. 세계기록유산 홍보 지원사업(국비 8000만 원)은 도내 기록유산을 알리는 대표적 사업으로서, 한국국학진흥원에서 보관하는 ‘유교책판’을 대상으로 초·중·고등학교와 대학, 문화유산 관련기관 등의 순회전시를 통해 해마다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경북도는 우리나라 세계유산 16건 가운데 6건을 보유한 최다 지역으로서 위상에 걸맞은 체계적 보존·관리는 물론, 가치 향유를 위한 활용·홍보에도 최선을 다해나갈 계획이다. /피현진기자

2024-09-29

‘대구퀴어축제’ 별다른 충돌 없이 마쳐

개최 장소를 두고 법정공방을 벌였던 ‘제16회 대구퀴어문화축제’가 별탈없이 마무리됐다. 퀴어행사 주최 측과 충돌을 우려했던 ‘대구경북 퀴어 반대 국민대회’ 집회도 문제없이 끝났다. 올해 대구퀴어문화축제는 지난 28일 정오부터 오후 7시까지 대구 중구 반월당네거리 일대 달구벌대로 5개 차로 중 3개 차로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이날 오전 11시 10분쯤 경찰은 집회 신고 구역인 3개차로 안에 경찰 버스와 안전 펜스, 무대 설치 구역 등 질서유지선을 설치하는 등 교통통제를 시작하며 축제 장소를 마련했다. 하지만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는 경찰이 집회를 통제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조직위 관계자들이 경찰 펜스를 밀어내는 등 한때 긴장 상황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경찰과 조직위 간 대치가 1시간 가량 이어지면서 무대와 부스 설치가 늦어져 오후 2시부터 개막식 등 행사가 시작됐다. 반월당네거리에서 개막 행사를 치른 축제 참가자들은 반월당네거리∼대중교통전용지구∼중앙네거리∼공평네거리∼봉산육거리 등을 거쳐 다시 반월당네거리로 돌아오는 거리 퍼레이드를 벌였다. 집회는 오후 7시 40분쯤 별다른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배진교 조직위원장은 “경찰들과 협의를 통해 만든 집회신고서를 번복해 제한 통고했다”며 “경찰과의 대치 등으로 참가자들에게 어수선한 모습을 보이고 축제가 지연돼 휴일 교통통제가 길어져 시민들에게 불편함을 끼친 점을 고려해 축제 장소에 대해 고민해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같은 날 ‘대구경북 퀴어 반대 국민대회’ 집회가 대구퀴어문화축제가 개최된 달구벌대로 맞은편 장소에서 개최됐다. 대구기독교총연합회가 주최하고 대구경북 다음세대지키기학부모 연합, 대구퀴어반대대책본부가 주관한 ‘대구경북 퀴어(동성애) 반대 국민대회’는 4500여 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흰 티셔츠를 맞춰 입고 ‘탈출하세요 동성애로부터’, ‘동성결혼·동성애법제화 결사반대’, ‘차별금지법·평등법 반대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장은희기자·황인무수습기자

2024-09-29

‘경북 백신 클러스터’ 세계 속 역할 확인

경북도는 지난 26일 안동시 예술의 전당 국제 회의장에서 ‘경북 국제백신산업포럼(International Vaccine Industry Forum 2024-IVIF 2024)’을 개최했다. ‘신·변종 감염병 대응을 위한 글로벌 협력 체계 구축과 비전’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올해 행사는 국내외 산·학·연·관 백신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했다. 포럼은 세 개의 세션으로 나눠 주제 발표와 자유 토론으로 진행됐다. 먼저 첫 번째 세션에서는 ‘글로벌 백신산업에서 공공-민간 파트너십’이라는 주제로 송만기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차장이 좌장으로, 임재환 국가첨단백신개발센터장이 ‘미래 전염병 대비를 위한 백신개발-국가첨단백신개발센터(KAVAD)의 전략 계획’, 양재승 국제백신연구소 수석연구원이 ‘장티푸스 접합백신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박진선 SK바이오사이언스 사업개발 본부장이 ‘미래 팬데믹 대비를 위한 공공-민간 파트너십 내에서 백신 제조사의 역할’에 대해 발표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백신의 보편적 보급과 글로벌 헬스’라는 주제로 성백린 백신실용화기술개발사업단장이 좌장으로 말레이시아(Pharmaniaga), 인도네시아(ETANA), 태국(Siam Bioscience) 등 아세안 국가들의 핵심 제약회사 대표들이 연사로 나서 각국의 백신 개발 현황 및 한국과 아세안 국가 간 파트너십을 다뤘다. 세 번째 세션에서는 ‘글로벌 진출형 국내 혁신 바이오 기술개발’이라는 주제로 김성준 한국화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이 좌장으로, 정철호 LG화학 상무가 ‘한국에서 필수 예방 접종 백신의 자국화 현황과 LG화학의 백신 개발 여정’, 최덕영 인테라 대표이사가 ‘바이러스 유사입자(VLNP) 기반 신급성 위장관염 백신의 개발’, 이장호 스템 메디케어 대표이사가 ‘새롭게 발견된 태초면역체계 기반의 차세대 감염병 백신 및 치료제 개발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이정우 메타AI과학국장은 “이번 국제백신산업포럼을 통해 경북 백신 클러스터가 대한민국의 자산을 넘어 세계 시장에서 역할을 확인했다”며 “경북도가 백신산업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감염병 대응 글로벌 협력 체계의 한 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09-29

100억대 사기 '가짜 수산업자' 조력자들 유죄 선고

100억원대 투자사기를 벌인 ‘가짜 수산업자’ 사건과 관련 조력자들이 유죄를 선고받았다. 대구지법 포항지원 형사1단독 송병훈 부장판사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공동공갈) 등 혐의로 기소된 가짜 수산업자 김모(47)씨의 수행원 A(40)씨에게 징역1년 2개월, 또 다른 수행원 B(38)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과 120시간 사회봉사를 명령했다고 29일 밝혔다.  또 공동공갈 혐의로 기소된 수행원 C(44)씨에게 벌금 400만원, 증거은닉 혐의로 기소된 D(28)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2020년 하반기부터 가짜 수산업자 김씨의 수행원으로 일하던 A씨와 B씨는 2020년 12월 부산에서 김씨의 사기 피해자로부터 투자금을 돌려달라는 말을 듣자 김씨와 합세해 욕설하거나 위해를 가할 것처럼 협박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다. 앞서 검찰은  A씨와 B씨는 2021년 1월에는 또 다른 사기 피해자가 피해자 법인 명의로 빌린 벤츠 승용차를 가져가자 사무실 등을 찾아가 차의 반환을 요구하며 가족에게 위해를 가했으며,  A, B, C씨는 가짜 수산업자의 지시를 받고 2020년 12월 중고차 판매업자를 찾아가 위협해 2천만원을 받아낸  것을 비롯  A씨와 B씨는 2021년 3월 가짜 수산업자가 체포됐다는 연락을 받고 김씨의 주거지를 찾아가 D씨와 함께 컴퓨터 3대를 숨긴 혐의로 기소했다.  가짜 수산업자 김모(47)씨는 법조계와 언론계 유력인사들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하며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선동 오징어(배에서 잡아 바로 얼린 오징어)에 투자하면 수개월 안에 3∼4배의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속여 피해자 7명에게서 총 116억2천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구속돼 징역 7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증거나 여러 사정에 비춰보면 피고인들이 피해자를 공갈한 것으로 판단되고 A피고인은 누범 기간에 범행을 저질렀고 일부 피해자와 합의되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석윤 기자 lsy72km@kbmaeil.com

2024-09-29

상습 고의 교통사고로 보험금 5억여원 뜯어낸 부부사기단, 징역형 선고

대구지법 형사1단독 박성인 부장판사는 상습적으로 고의 교통사고를 내고 보험금 5억여원을 뜯어낸 혐의(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로 기소된 A씨(32)와 B씨(33) 등 4명에게 징역 8개월∼5년을 각각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 등 피고인 4명은 2018년 1월∼2021년 3월까지 대구 등지에서 모두 112차례에 걸쳐 고의 교통사고를 낸 뒤 보험사들로부터 5억67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친구 사이인 A·B씨와 이들 배우자인 나머지 피고인 2명은 함께 차를 타고 가면서 주로 차로변경 중인 자동차를 범행 대상으로 삼아 고의 교통사고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차로를 변경 중인 자동차와 사고가 날 경우 상대방 과실 비율이 80∼90%까지 산정돼 다른 자동차 사고보다 수월하게 보험금을 타낼 수 있고, 사고 자동차에 동승자가 있으면 과실 비율과 관계없이 보험사로부터 동승자 피해 합의금도 받을 수 있는 점을 노린 것으로 판단됐다. 보험사기 행각에 이용된 차량은 주로 A씨가 몰았으며 나머지 피고인 3명의 범행 가담 횟수는 저마다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지만, 차량에서 단기간에 동일한 유형의 사고가 반복된 점과 피고인들이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장소를 계속 배회하며 사고 유발 차량을 기다린 정황이 인정되는 점 등을 들어 유죄로 판단한다”며 “피고인들의 보험사기가 다수이고 금액도 적지 않으나 동종 전과가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4-09-27

대구퀴어축제 개최지, 달구벌대로로 변경…3차선 사용

대구퀴어문화축제 장소가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대중교통전용지구 인근 달구벌대로 반월당네거리로 변경될 예정이다. 대구퀴어문화촉제 조직위원회(조직위)가 대구 중부경찰서에 변경 신고를 해서다. 27일 조직위는 전날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개최 48시간 전 관할 중부서에 집회 신고를 다시 했다. 집회 신고된 차선은 반월당역 12번 출구 쪽 달구벌대로 5개 차선 중 3개 차선이다. 행진은 집회가 열리는 달구벌대로에서 출발해 대중교통전용지구를 지나며, 차선 1개를 사용한다. 이에 따라 조직위는 참가자 안전을 위해 대중교통전용지구 입구인 반월당네거리∼신한은행 대구지점 256m에서 3개 차로를 사용하기로 했다. 5개 차로 중 2개 차로의 차량 통행은 가능하다. 이날 개최 장소 변경에 대해 조직위 측은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1차선만 사용하게 되면 축제 참가자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고 자유로운 소통을 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3개 차선을 사용할 수 있는 달구벌대로로 장소를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4일 경찰은 대구 중구 동성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열릴 대구퀴어문화축제를 두고 축제 조직위에 “총 2개 차로인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1개 차로와 인도 일부만 사용할 수 있다”고 통고한 바 있다. 이에 조직위는 경찰을 상대로 옥외집회 금지 통고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으나 전날 기각됐다. /황인무수습기자 him7942@kbmaeil.com

2024-09-27

경북적십자사-북삼국민체육센터 사회공헌 업무협약 체결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가 26일, 칠곡군 북삼국민체육센터와 안전교육 및 사회공헌 활동의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김수현 경북적십자사 RCY본부장 및 윤재인 센터장 등 관계자 등이 참석해 △적십자 수상안전교육 및 응급처치교육 등 대국민 안전지식 보급 △나눔문화 확산을 위한 모금활동 △도내 취약계층 지원 및 다양한 공동 봉사활동 프로그램 추진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위해 협력키로 했다. 이 자리에서 윤재인 센터장은 “지역 군민의 안전한 체육활동과 건강에 이바지하는 북삼국민체육센터와 대표적 인도주의 기관인 적십자가 사회공헌 업무협약을 맺게 되어 매우 뜻 깊게 생각한다”며 “이번 협약을 계기로 적십자의 대국민 안전교육 보급 사업을 중점으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윤재인 센터장은 현재 대구광역시 생활체육회 철인3종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럭키엔터프라이즈를 통해 북삼국민체육센터를 위탁 운영하며 고향사랑기부금 500만 원 기탁, 도내 위기가정 자립 지원을 위한 ‘적십자 씀씀이가 바른기업 캠페인’ 300호 기업으로 가입하는 등 활발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09-27

경북경찰, 주요 행락지 교통안전 활동 강화

경북경찰청이 최근 3년간 도내에서 발생한 월별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10월에 교통사고 사망자가 평균 34.3명으로 하루에 1건 이상 교통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경북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경북에서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1월 18.3명, 2월 19명, 3월 22명, 4월 27명, 5월 28명, 6월 21.3명, 7월 25.7명, 8월 29.7명, 9월 25.7명, 10월 34.3명, 11월 29명, 12월 28명으로 조사됐다. 10월 교통사고 사망자가 가장 많았던 이유로는 가을 단풍철과 맞물려 많은 외지 관광객이 경북지역을 찾고, 야외활동에 적합한 날씨로 인해 차량 운행 및 보행자의 외부 활동이 많아지는 시기라는 분석이다. 이에 경북경찰청은 10월부터 주왕산 국립공원을 필두로 도내 주요 단풍 행락지 대상 교통안전 활동을 강화, 관광지 진·출입로를 대상으로 불시 주간 음주단속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한 전세버스내 ‘음주가무 행위’ 및 ‘안전띠 미착용’ 등 대형버스 교통법규위반행위 단속 역시 병행한다. 또한, 교통사고 위험성이 높아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PM·ATV의 ‘무면허운전’ 및 ‘안전장구 미착용’에 대해서도 관광지 주변에서 단속하고, 안전운행 요령 홍보 등 교통안전활동을 강화한다. 김철문 청장은 “관광객의 경우 익숙하지 못한 지역을 운행할시 과속을 자제하고, 보행자 사고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피현진기자

2024-09-26

고이즈미 신지로 당락 최대 화두

차기 일본 총리가 결정되는 자민당 총재 선거가 27일로 다가온 가운데 전 환경장관이였던 고이즈미 신지로의 당락이 최대 화두로 꼽히고 있다. 이번 선거는 가장 강력한 후보였던 기시다 총재가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사상 최다인 9명이 후보를 등록했다. □ 고이즈미 신지로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은 고이즈미 준이치로(일본 전 총리)의 차남으로, 2009년 중의원(하원)에 입성해 5선 의원으로 활동 중이다. 43세의 젊은 나이와 준수한 외모로 일본 내에서 대중적인 인기가 높다. 고이즈미 신지로는 일본 정치의 기존 틀에서 벗어난 혁신적인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선택적 부부 별성(別姓) 제도를 도입하여, 결혼한 부부가 각자의 성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자민당의 파벌 정치에 강력히 반대하며 이를 개혁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러한 행보는 자민당 내 보수 세력과 명확히 차별화되는 모습이다. 과거 고이즈미 준이치로가 자민당 쇄신을 외치며 총리직에 올랐던 상황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고이즈미 신지로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로는 자민당 내부의 위기감이 거론된다. 자민당은 오랜 기간 일본 정권을 유지해왔지만, 최근 정치 자금 스캔들과 경제 불황으로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다. □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 고이즈미와 함께 강력한 총재 후보로 거론되는 이시바 시게루는 앞서 4차례 총재 선거에 출마했다 떨어졌다. 지난 24일 다섯 번째 출마를 선언했다. 1986년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당시 최연소 기록(만 29세)을 세우며 당선돼 연속 12선을 기록 중이다. 내각에서는 방위상, 농림수산상 등을 역임했고, 자민당에서는 정무조사회장, 간사장을 역임해 경험이 풍부하다. 요미우리신문이 23~25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차기 자민당 총재에게 적합한 인물을 묻는 말에 고이즈미 전 환경상(20%)을 제치고 1위(22%)를 차지하기도 했다. □‘여자 아베’ 다카이치 사나에 다카이치 사나에는 1993년 처음 중의원으로 당선됐다. 이후에서 2014~2017년 동안 총무 대신으로 통신과 미디어 정책을 포함한 여러 정부 정책을 주도해 왔다. 그녀는 대표적인 극우 정치인으로 ‘여자 아베’라고 불릴 만큼 아베 신조의 정치적 노선을 이어받은 인물이다. 다카이지 사나에는 선거전 초반에는 상대적으로 약세였지만‘강한 일본’을 슬로건으로 보수색 짙은 정책들을 일관되게 내놓으면서 막판 지지율을 높여가고 있다. 23일 민영방송 니혼TV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시바 전 간사장과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이 각각 31%와 28% 지지율로 선두권을 형성했다. □ 여론조사 결과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25일 자민당 소속 국회의원 전체 368명 가운데 361명을 대상으로 지지도 조사를 했다. 고이즈미 54명(1위), 다카이치 31명(5위), 이시바 전 간사장 28명(6위)으로 집계됐다. 아직 결정을 하지 않았다는 응답(70명)도 있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일본에선 다수당 총재(대표)가 총리에 오르게 된다.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당선되기 위해선 국회의원 367표와 당원·당우(당에 소속하지는 않지만 당 정책을 지원하는 단체에 소속하는 자) 367표를 합친 전체 734표 중 과반을 차지해야 한다. 개표 결과 아무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면 상위 1·2위 후보가 결선투표를 치른다. 결선투표는 국회의원 367표와 함께 광역자치단체 도도부현에 1표씩 할당되는 ‘도도부현연표’ 47표를 놓고 진행된다. 이렇게 결선투표에서 과반을 차지하는 후보가 자민당의 신임 총재로 당선되며, 자민당 신임 총재는 일본국 내각총리대신이 된다. /성지영 인턴기자 thepen02@kbmaeil.com

2024-09-26

“소나무 재선충 막자” 산림청-지자체 총력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는 소나무재선충병을 막기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대대적인 방제 작업에 나선다.   산림청은 다음달 1일부터 소나무재선충병 피해확산을 막기 위한 총력 방제에 돌입한다. 소나무 재선충병은 지난해 경북에서만 소나무 58만본을 고사켰고, 올해도 전국적으로 가파른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산림청은 다음달부터 내년 4월까지를 소나무재선충병 집중 방제 기간으로 정하고 △재선충병 고위험 지역 헬기·드론 예찰 강화 △ 특별방제구역 등 집단발생지 수종 전환 △국가 선단지(발생지역+확산우려지역) 및 중요 소나무림 확산경로 차단 △재선충병 예방 나무주사 △소나무류 불법 이동 특별단속 등을 추진한다. 산림청 국장급 이상 간부를 지역 책임담당관으로 지정해 재선충병 국가 예찰망을 확대하고, 지역으로 찾아가는 현장 설명회를 여는 등 지방자치단체 및 지역주민과 민·관 협력체계도 강화한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소나무재선충병으로부터 건강한 숲을 조성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주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을 당부했다. 이에 앞서 경북도는 소나무재선충병 피해를 본 고사목 등의 정확한 분석과 신속한 대응을 위해 도내 20개 시·군(영양, 울릉 제외)을 대상으로 23일부터 10월 14일까지 대규모 항공예찰에 들어갔다.   포항시는 10월 1l부터 연말까지 60억원의 예산을 투입, 재선충 감염목 제거 등 1차 산림정비에 나선다. 2차 정비는 내년 1월부터 100억원을 들여 3월말까지 진행된다.   /구경모기자 gk0906@kbmaeil.com

2024-09-26

대구퀴어축제 행사장 ‘1개 차로’만 허용

법원이 오는 28일 열릴 대구퀴어문화축제와 관련, 경찰의 집회장소 제한조치 권한에 손을 들어줬다. 이에 행사장 규모가 축소돼 축제가 진행될 예정이다. 26일 대구지법 행정1부(채정선 부장판사)는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이하 축제 조직위)가 대구 중부경찰서를 상대로 제기한 옥외집회 금지 통고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앞서 지난 4일 경찰은 대구 도심 한 복판인 중구 동성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열릴 대구퀴어문화축제를 두고 축제 조직위에 “총 2개 차로인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1개 차로와 인도 일부만 사용할 수 있다”고 통고한 바 있다. 이에 축제 조직위는 “1개 차로를 제한하면 부스 설치와 참가자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축제 자체를 치를 수 없다”고 반발했고, 법원에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재판부는 “경찰이 차량정체 및 시민통행권 등을 고려해 집회 장소를 일부 제한한 조치가 퀴어축제를 전면 제한하는 것이 아니다”며 “주최 측이 신고한 참가인원 3000명도 경찰이 제한한 장소에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행사 장소의 도로 중앙선을 따라 펜스 및 경찰 인력이 배치될 예정이고, 해당 도로 제한속도가 시속 30㎞인 점 등을 고려할 때 반대차로에서 차량이 운행된다고 하더라도 참가자들 안전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봤다. 이와 함께 2019∼2023년 퀴어축제가 대중교통전용지구 2차로에서 개최된 것에 경찰이 어떠한 제한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구속력 있는 행정관행이 확립된 것은 아니란 점을 명시했다. 재판부는 “신청인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경찰의 제한 조치 효력을 정지할 긴급한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면서 “오히려 집회 장소를 제한하는 처분에 대한 효력이 정지될 경우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대구 동성로 상인회 등 퀴어축제 반대 측이 축제 조직위를 상대로 제기한 집회 금지 가처분 신청도 이날 오후 법원에서 기각됐다. 대구퀴어반대대책본부 측은 “집회 금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될 것은 어느정도 예상했지만, 행사장 축소 조치가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온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퀴어축제 당일 예정대로 반대 집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욱기자

2024-09-26

“선종별 맞춤 안전사고 대책 마련해야”

최근 5년간 선내 안전사고 발생건수가 1022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한 사망·실종 등 인명사고는 383명에 달했다.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고령·성주·칠곡)이 26일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여간(2019~2024년 8월) 선내 안전사고 발생 건수는 2019년 228건, 2020년 203건, 2021년 174건, 2022년 154건, 2023년 140건, 2024년 8월 기준 123건으로 총 1022건이 발생했다. 이중 어선으로 인한 안전사고 건수가 총 781건으로 전체의 76.4%를 차지했으며, 비어선 226건(22.1%), 수상레저기구 15건(1.5%)인 것으로 확인됐다. 선내 안전사고로 인한 사망 또는 실종자 현황을 살펴보면, 2019년 52명, 2020년 79명, 2021년 76명, 2022년 68명, 2023년 55명, 2024년 8월 기준 53명으로 총 383명이 집계됐다. 이중 어선에서 발생한 사망·실종자는 297명으로 전체의 77.5%를 차지하고 있으며, 비어선 77명(20.1%), 수상레저기구 9명(2.3%)으로 파악됐다. 특히, 제출된 자료 중 인명피해의 원인별 현황을 살펴보면, 어선의 경우 △실족·파도 등으로 인한 해상추락이 64명(21.5%)으로 가장 많았고 △나홀로 조업 중 사망·실종이 45명(15.2%) △어구·줄에 감겨 해상추락 42명(14.1%) △양망기 사고 39명(13.1%) △구조물·줄 등의 신체가격 37명(12.5%) △목격자 없는 사망·실종 31명(10.4%) △잠수작업 중 질식, 부딪힘 22명(7.4%) △유독가스 질식사고 1명(0.3%)순이다. 비어선에서도 △실족·파도 등으로 해상추락이 19명(24.7%)으로 가장 많았으며, △목격자 없는 사망·실종 14명(18.2%) △화물창·사다리 등 선내추락 11명(14.3%) △유독가스 질식 10명(13%) △구조물·줄 등의 신체가격 8명(10.4%) △줄에 감겨 해상추락 2명(2.6%) △잠수작업 중 질식, 부딪힘 1명(1.3%) 순으로 확인됐다. 수상레저 기구의 경우는 △목격자 없는 사망·실종 4명(44.4%) △실족·파도 등으로 해상추락 3명(33.3%) △잠수작업 중 질식, 부딪힘 2명(22.2%) 순이었다. 정희용 의원은 “선내 안전사고는 단순히 불운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예방 가능한 재난”이라며 “가장 피해가 큰 어선뿐만 아니라 비어선, 수상레저기구까지 포함한 모든 선종에 대해 맞춤형 안전사고 예방 대책을 마련하고, 교육과 홍보를 통해 안전 문화를 확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현진기자

2024-09-26

대구서 만난 ‘간송 컬렉션’ K-아트의 힘을 보다

‘여세동보(與世同寶)’. ‘세상과 더불어 보물을 함께하다’라는 뜻으로 보화각 머릿돌에 새겨진 글이다. 간송의 스승 오세창이 제자가 수집한 ‘한국의 보배를 국민과 함께 누리자’라는 의지로 썼다. 대구간송미술관 개관기념 전시 슬로건도 ‘與世同寶’다. 지형 그대로를 살리며 자연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대구간송미술관 입구에는 우리의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한 간송의 숭고한 신념을 대신하듯 11개의 아름드리 소나무 기둥이 굳건한 모습으로 당당히 서있다. 미술관의 광장에서 바라본 멋스런 소나무와 내려다보이던 대구 시가지의 모습도 더없이 아름답다. 무엇보다 설레는 것은 대구에서 간송 컬렉션의 진품들을 만난다는 것이다. 대구간송미술관은 ‘간송미술관’의 유일한 상설 전시공간으로 탄생했다.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우리 것을 지키고자 노력했던 간송의 문화보국(文化報國) 정신을 기려 국채보상운동의 시작점이자 한국 근대미술의 발상지인 대구에서 ‘간송미술관’이 새롭게 출발했다. 개관을 기념하는 ‘여세동보(與世同寶) 국보·보물전’이 지난 9월 3일을 시작으로 12월 1일까지 열린다. 전시품들은 하나같이 귀중한 가치를 지닌, 교과서에서 먼저 만나게 되는 보물들이다. ‘훈민정음 해례본’, 신윤복의 ‘미인도’, 추사의 ‘대팽고회’, 심사정의 ‘촉잔도권’등 귀한 국보와 보물 97점을 한 자리에 전시해 한 번에 볼 수 있다는 것은 전례 없던 것으로 이런 행운은 대구간송미술관이 개관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전시실은 다섯 공간으로 나뉘어져 있다. 많은 관람객으로 전시실마다 길게 늘어선 줄은 짜증보다 진품을 만난다는 설렘이 주는 기다림으로 외려 즐겁다. 추사는 생애 마지막 해인 1856년, 가족과 지내는 평범한 일상이 가장 행복하다는 걸 깨닫고 ‘진수성찬은 두부 오이 생강 채소이고 가장 좋은 모임은 부부와 아들 딸 손자와 함께하는 것이다(大烹豆腐瓜薑菜, 高會夫妻兒女孫)’라는 작품을 남긴다. 이 작품의 진품을 보게 될 줄이야! 마치 추사를 만난 듯하다. 목숨 걸고 지켰던 ‘훈민정음 해례본’은 우리 글 한글이 최고 수준의 언어학적, 음성학적, 철학적인 이론을 적용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극비리에 해례본을 소장하게 된 1940년 7월은 우리말이 말살되고 한글학자들이 탄압받던 일제강점기로 ‘한글은 한국 고유의 창살 문양에서 창제되었다’는 것이 당시 일반적인 설이었다. ‘훈민정음 해례본’을 지켜 낸 것은 우리민족의 얼과 혼을 지켜 낸 것이다. 진품을 보았을 때 나도 모르게 심장이 뛰었다. ‘청자삼감운학문매병’은 일본 상인이 소장하고 있던 도자기를 당시 서울의 기와집 20채 값에 해당하는 2만원에 구매했고 이후 그 상인이 산값의 두 배에 되팔기를 권했지만 간송은 “이보다 더 좋은 물건을 가져오면 그것은 제값을 주고 사고 이 매병은 2만원에 다시 드리겠소”라며 정중히 거절한다. 간송에게 있어 보물이나 골동품은 재물의 가치를 따져 소유하는 ‘문화재’가 아니라 우리 것을 지켜야한다는 신념으로 소장한 우리의 ‘문화유산’이었다. 전시 된 작품 하나하나가 값을 따질 수 없는 보물들이지만 무엇보다 소중한 보물은 우리 문화유산을 지켜서 우리 국민들과 함께 나누고자 했던 간송의 ‘숭고한 정신’이 아닐까 싶다. 돌아오는 길,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이 결코 부럽지 않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박귀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9-26

아련한 옛 이야기 길섶마다 도란거리는 봉화 ‘닭실마을’로 가을 산책 어때요?

가을은 떠나는 계절이라고 한다. 청명한 하늘은 먼 풍광까지 즐길 수 있게 하고 오곡백과의 풍요로움이 마음의 여유를 갖게 하는 사색의 계절. 누렇게 고개 숙인 벼가 익어가는 들판 너머로 멋스러운 청암정과 중후한 자태의 고택과 돌담길이 보인다. 고향마을은 아니어도 호젓한 시골 풍경 속에서 옛 모습을 다시 보고 싶어지는 계절. 가을에 더 아름답고 정겨운 여기는 봉화 닭실마을이다. 보물 2182호 청암정이 있고 석천계곡과 함께 명승지로 지정된 곳이다. 석천계곡에서 닭실마을로 이어지는 길에는 울창한 송림과 아름다운 너럭바위가 조화를 이루고, 가지런하게 익어가는 논 사잇길로 고향 냄새가 유혹한다. 유별나게 덥고 길었던 여름을 보내고 하늘이 높아진 가을 길 따라 ‘선비의 고을 봉화’ 그중에서도 닭실마을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에 제격이다. 닭실마을은 ‘택리지’를 쓴 이중환이 안동 내앞마을과 하회마을, 경주 양동마을과 함께 영남 4대 길지로 꼽았다. 마을 앞뒤를 감싼 나지막한 구릉이 아늑한 느낌을 준다. 닭이 알을 품고 있는 ‘금계포란’의 명당으로 알려져 있으며, ‘닭실’이라는 지명도 여기에서 유래했다. 조선 전기의 관료이자 사림의 모범이었던 충재 권벌 선생이 1520년 이곳에 이주해온 후 안동 권씨 충정공파 후손들이 500여 년 동안 살아온 마을이다. 충재종택과 청암정, 석천정사, 삼계서원, 사설당, 송암정, 갱장각 등이 있으며 충재유물전시관에는 보물 482여 점을 포함해 고서, 고문서 등 5000여 점의 유물이 소장돼 있다. 닭실마을은 한과로도 유명하다. 제사상에 올리기 위해 만들었던 한과가 상품화되어 명성을 얻고 있다. 48시간 반죽을 늘여 튀기고 조청을 발라 튀밥옷을 입혀 완성하기까진 꼬박 사흘이 걸린다. 영남의 최고 정자라고 평가받고 있는 청암정은 충재 권벌이 기묘사화로 낙향 후 1526년 지은 것이다. 거북 모양의 너럭바위 위에 세워진 청암정에 오르려면 외돌다리를 건너야 하며 연못 속에 섬처럼 거북바위가 있고 그 등에 정자가 올라앉아 있다. 아직은 이르지만, 단풍이 들면 정자의 운치를 더해주고 왕버들숲이 청암정을 수놓아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다. 청암정에서 석천정사로 가는 길에는 황금빛으로 익어가는 벼와 코스모스가 반긴다. 석천정 아래 물속에 책상처럼 돌출한 바위인 사자석, 사자석 오른쪽 암벽에 있는 청하굴은 옛날에 신선이 살았다고 전해진다. 천하동천이라는 글귀가 있는데 신선이 사는 마을이라는 뜻이다. 석천정 위쪽 비룡폭포는 바위 사이로 힘찬 물줄기가 용트림하듯 흐르고, 폭포 주위에는 수많은 바위가 장관을 이룬다. 세월의 무게와 이야기를 품은 아름다운 닭실마을의 가을 산책은 멋과 맛이 어우러져 느긋한 여유로움이 있다. 아련한 옛이야기 길섶마다 도란거리고, 역사의 향기가 보이는 고향 같은 닭실마을 길을 여유롭게 걸어보길 바란다. /류중천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9-26

우리, 사람을 그리워 하는 사람이 되자

사람은 누구나 영원히 유랑을 멈출 수 없는 유목민인지도 모르겠다. 항상 정착을 꿈꾸지만 정착하고 나면 또 떠나고 싶어지는 게 사람의 심리이다. 그래서 그대와 나 사이에는 초원이 필요하다. 양떼를 키우는 그대와 야크를 키우는 나는 늘 새로운 풀밭이 필요하고 함께 머무르기 힘든 존재들이다. 아무리 함께 지내는 부부라고 해도 각자의 풀밭이 필요한 법이다. 좀 멀찍히 떨어져 외면할 듯이 살아야 상대의 장점은 더 좋게 보이고 단점은 좀 작게 보이는 법이다. 너무 밀착되어 있으면 상대를 내 것으로 소유하려고 하고 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상대를 미워하게 된다. 사랑하고 아끼지만 상대를 위하여 풀밭을 마련하여 그리움을 품고 살자는 시를 읽어 본다. “그대와 나 사이 초원이나 하나 펼쳐놓았으면 한다/ 그대는 그대의 양떼를 치고, 나는 나의 야크를 치고 살았으면 한다/ 살아가는 것이 양떼와 야크를 치느라 옮겨다니는 허름한 천막임을 알겠으니/ 그대는 그대의 양떼를 위해 새로운 풀밭을 찾아 천막을 옮기고/ 나는 나의 야크를 위해 새로운 풀밭을 찾아 천막을 옮기자/ 오후 세시 지금 이곳을 지나가는 구름 그림자나 되어서/ 그대와 나도 구름 그림자 같은 천막이나 옮겨가며 살자/ 그대의 천막은 나의 천막으로부터 지평선 너머에 있고/ 나의 천막은 그대의 천막으로부터 지평선 너머에 두고 살자/ 서로가 초원 양편으로 멀찍멀찍이 물러나 외면할 듯이 살자/ 멀고 먼 그대의 천막에서 아스라이 저녁연기가 피어오르면/ 나도 그때는 그대의 저녁을 마주 대하고 나의 저녁밥을 지을 것이니/ 그립고 그리운 날에 내가 그대를 부르고 부르더라도/ 막막한 초원에 천둥이 구르고 굴러/ 내가 그대를 길게 호명하는 목소리를 그대는 듣지 못하여도 좋다/ 그대와 나 사이 옮겨가는 초원이나 하나 펼쳐놓았으면 한다” (문태준 시 ‘옮겨가는 초원’) 언젠가 영능력자 분이 쓴 글에 보면 처음 만나서 너무 좋다고 퍽 엎어지는 사람은 후에 자신을 치는 사람이 될 확률이 높다고 한다. 사람을 만났을 때 첫눈에 홀딱 빠진다는 것은 그만큼 내면에 결핍이 있기 때문이고 상대가 그 결핍을 채워주지 못하면 원수로 돌아선다고 한다. 우리 가까이 있는 사람과 각자 초원 하나씩을 두고 살자. 그의 천막이 보이는 지평선에 눈을 주다가 그가 짓는 저녁 연기에 마음 짠해지는 그리움을 잃어버리지 말자. 우리의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아도 시공간이 없이 나아가는 것. 내가 길게 호명하는 목소리를 그대가 듣지 못한데도 어떠랴. 나에게서 나간 마음은 분명 그대에게 가닿을 것인데. 옮겨가는 초원 사이에서 우리 오늘도 사람을 그리워하는 날이 되자. /엄다경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