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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열혈제자 눈에 비친 스승 소크라테스는?

‘소크라테스 회상’ 크세노폰 지음고대 그리스 역사가이자 철학자인 크세노폰이 소크라테스의 행적에 관해 쓴 기록을 모은 책 ‘소크라테스 회상’(아카넷)이 번역 출간됐다. 이 책은 소크라테스의 행적에 대한 크세노폰의 여러 서적 중에서 가장 중요한 책이다. 직접 남긴 책이 없는 소크라테스의 사상을 알 수 있는 기록은 그의 제자였던 플라톤과 크세노폰 저작뿐이다.플라톤의 저술을 참고했을 가능성이 높은 다른 저서들과 달리 이 책은 생전에 소크라테스와 교류했던 크세노폰의 기억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근대 서양의 르네상스 시기 인문학자들이 소크라테스와 관련해 주로 참고한 책이 크세노폰의 책이었다고 한다.해당 텍스트와 직접 관련된 번역·주석서뿐만 아니라 당시 상황을 이해하기 위한 다양한 참고문헌을 활용해 풍부한 주석을 달아놓고 있어서 일반 독자의 이해 수준에 맞추고 아울러 크세노폰 연구의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소크라테스의 종교관과 청년교육에는 털끝만큼의 잘못도 없었다.” 소크라테스의 열혈제자였던 크세노폰은 4권으로 이뤄진 ‘회상’ 첫 권에서 국가의 신들을 신봉하지 않고 새로운 신을 신봉했으며 청년을 부패시켰다는 죄목으로 처형됐던 소크라테스에 대해 ‘스승의 죽음과 그 소장 내용이 이상하게 생각되었다”며 그만의 반론을 제기한다.군인이자 역사가였던 저자는 전통적인 지자(智者)를 지향하는 인물의 시각으로 소크라테스를 본다. 그에게 비친 소크라테스는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현실과 타협을 거부하고 도덕적 원칙과 신의 명령에 따르는 도덕군자이며 주변 사람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 적극적인 실천가였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1-06

프랑스 작가 니콜라 샤르동 작품 대구에

대구 갤러리 신라는 30일까지 프랑스의 정상급 작가 니콜라 샤르동(48)의 개인전 ‘The Shapes of Things’을 연다. 15년 만에 한국에서 개최되는 니콜라 샤르동의 이번 두번째 전시에서는 2003년작부터 최근작을 선보인다.니콜라 샤르동은 기존의 캔버스 천 대신에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체크 패턴 천을 사용해 작업한다.체크패턴 천 위에 흰색 아크릴 물감을 옅게 칠한 뒤 그 물감 위에 비치는 체크패턴 천의 씨실과 날실이 만나는 우연적 결과에 따라 기하학적 형태를 만들어 나가며 작품을 만들어낸다. 체크 패턴의 천이 캔버스의 틀에 잡아당겨질 때마다 그 형태가 매번 새롭게 변형되는 우연적 효과에 기대어 기하학적 추상 회화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해내고자 한다. 샤르동의 회화는 모더니즘에 속하는 기하학적 추상을 체크패턴의 천이라는 레디메이드 오브제를 이용해 변형시키는 새로운 방식의 현대미술에 속한다.니콜라 샤르동은 1997년 프랑스 파리국립고등미술학교를 졸업하고 2008년부터 1년간 로마 아카데미 드 프랑스의 메디치 빌라에서 레지던시 작가로 활동했으며 현재 스위스 제네바 예술대학교에서 회화 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1-05

대백프라자갤러리, 겨울방학 맞아 새로운 미술체험전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가 겨울방학을 맞아 미술체험전 ‘스노우 미술관3’을 새롭게 선보인다. 이 행사는 어린이들의 창의력과 감성을 자극하는 미술교육 프로그램이다. 7일부터 2월 20일까지 갤러리 전관에서 열리는 체험전은 유아 및 아동 미술 놀이재료 전문 업체인 스노키즈(SNOWKIDS)와 함께한다.이번 ‘빛나는 눈의 왕국으로 떠나는 스토리텔링 체험전’은 오로라 미술관(Aurora Museum), 감성 놀이터(Emotion play ground), 창의 아트 실험실(Creative art lab), 에코 색깔 마을(Eco colorful village) 등 4개 테마존으로 꾸몄다.오로라미술관에는 박한슬, 심지현, 우현명, 이언성, 홍성철(이상 회화), 강영은, 이희섭(입체) 등 6명의 현대미술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하며 자연의 아름다움과 환경의 파괴가 만든 미래의 모습들을 만나보게 된다. 감성 놀이터에는 오염된 지구를 분리수거를 통해 깨끗한 환경으로 변화시키는 체험과 아름다운 눈꽃축제를 즐기게 된다. 창의 아트 실험실에서는 따뜻한 온도에서 그림이 나타나는 변온 크레파스를 직접 만들어 본다. 에코 색깔 마을에서는 대형 이글루 속에서 밤하늘의 별자리를 관찰하고 그림을 그려본다.입장료는 일반 2만5천원, 멤버십 할인 1만5천원이다. 4~5세 어린이에 한해 동반 부모 입장(입장료 1만2천원)이 가능하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1-05

밝은 선율로 희망찬 새해 시작을

‘포항시향과 함께 2022년의 희망과 기쁨을.’포항시립교향악단이 임인년의 희망찬 시작을 알리는 신년음악회를 연다. 20일 오후 7시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신년음악회 지휘봉은 임헌정 포항시향 상임지휘자가 잡는다.임헌정은 1989년부터 2014년까지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에서 지휘봉을 잡았으며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지휘전공) 교수를 역임했다. 그는 1999년부터 2003년까지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에서 말러 교향곡 전곡을 연주했으며, 2005년 호암 예술상, 2006년 한국음악평론가협회 서울음악대상, 2008년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음악 부문을 수상하는 등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지휘자로 꼽힌다.이날 공연에서 그는 환상의 하모니를 관객들에게 선물할 예정이다. 특히 깊어진 연주로 촉망받는 차세대 첼리스트 최지호와 협연도 마련돼 기대를 모은다.첼리스트 최지호는 예원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예술고등학교 재학 중 도독해 독일 뒤셀도르프 국립음대 학사, 스위스 루가노 콘서바토리 석사를 졸업하고, 이후 뒤셀도르프 국립음대 최고연주자과정을 최우수 졸업했다. 한전아츠플콩쿨 대상, 해외파견음악콩쿨 대상, Credit Suisse 실내악 콩쿠르 1위, Schmolz+Bickenbach 실내악 콩쿠르 1위 등 국내외 유수의 콩쿠르에서 입상했고 한국음악협회콩쿠르 대상 및 문화관광부장관상을 수상했다. 독일 뒤셀도르프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프락티쿰 및 단원, Klassische Philharmonie Bonn의 수석, 충북도립교향악단,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등의 객원 수석을 역임했다. 현재 원광대학교 겸임교수로 재직중이다.‘왈츠의 왕’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로 문을 여는 이번 연주회는 첼로 협연곡인 차이콥스키 ‘로코코주제에 의한 변주곡’, 말러 편곡의 슈만 ‘교향곡 3번 라인’ 등으로 희망찬 밝은 새해 분위기를 돋운다.특히 슈만의 교향곡 ‘3번 라인’은 슈만의 네 개의 교향곡 중 최고의 작품으로 꼽히는 곡으로 라인 강 유역의 뒤셀도르프로 이주한 슈만이 라인 강의 정경을 담은 곡이다. 1악장 시작부터 라인 강의 굽이굽이 도는 물결이 떠오를 정도로 기분이 좋아진다.임헌정 포항시향 상임지휘자는 “184회 정기연주회를 겸한 이번 신년음악회는 코로나19와의 긴 싸움 속에서 지친 시민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해 아름답고 밝은 선율의 곡들로 마련했다”며 많은 관람을 당부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1-05

차곡차곡 채운 철선의 향연… 번뇌, 내려 놓다

“이번 평면 철조 작업이 나오기까지 아주 많은 과정의 잡념들을 떨쳐내고 또 비워냈습니다. 직사각형의 면 내부에 오롯이 철선을 채우는 행위 그 자체에만 집중하며 나의 혼돈과 잡념들을 정돈하는 과정의 결과물이 이번 작업이 됐습니다.”포항 갤러리 권에서 개인전을 갖는 작가 이상경(30)은 자신의 이번 작품전을 이같이 설명했다.오는 17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포항 갤러리 권이 올해 첫 번째로 진행하는 ‘청년작가전’이다.갤러리 권 기획 ‘청년작가전’은 지난해 11월 개관과 함께 시작한 프로그램으로 데뷔 10년 이내 전도유망한 청년작가들을 발굴해 예술계에 안착할 수 있도록 집중 지원하는 기획전시다.첫 번째 ‘청년작가전’에 참여하는 이상경 작가는 인간 존재에 대한 본질적 의미를 ‘채우는 것에 대하여’라는 주제로 풀어낸다.인간은 사회적인 존재로 우리가 다져야할 마음, 각오, 태도에 있어 비움이라는 주제를 다룬다.이 작가는 자신의 작업과정에 대해 한마디로 “채워가는 과정 속에서 비워내기”라고 말한다. 이상경 작가 평철의 면을 반생이(굵은 철사)로 선을 그어 차곡차곡 채워가면서 자신의 가슴 속에 가득한 번뇌를 하나 둘 내려놓는다는 것이다.그의 작품은 여러 선들이 쌓여가며 기하학적으로 연결돼 매끄러운 형태를 띈다. 이는 부분으로 전체를 나타내며 내용을 드러내는 것 같지만 동시에 감추어 버리는 것, 혼란을 야기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 속에는 나름의 질서가 있는데 어디서 시작되고 어디서 끝나는지, 빈 곳이 어디이고 채워진 곳은 어디인지, 바탕이면서 무늬이고 무늬이면서 바탕인 것 등이 특징이다.이 작가는 “이번 개인전은 존재냐 소유나는 질문을 통해 산업과 경제, 과학의 발달이 인간의 내면에 끼친 영향력을 함의하고 존재적 삶에 대한 내면의 각성이 필요한 많은 현대인에게 자신을 되돌아 보는 가치에 대해 깊은 성찰을 권하고자 한다”고 전했다.이상경 작가는 영남대학교 트랜스아트과와 동 대학원을 수료하고 2020년 보물섬 윈도우 릴레이 ‘나와 다른 너를 볼 때’ , 2021년 ‘채우는 것에 대하여’등 두 차례의 개인전에서 작가만의 독창적인 색깔들로 주목받았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1-04

시즌제 도입 대구오페라하우스 ‘질적 성장’ 기회로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올해 처음으로 레퍼토리 시즌제를 도입한다. 작품 라인업을 미리 준비해 공연의 질을 높이고 공연장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다. 첫 시즌제는 오는 20일 시작해 12월 24일 마무리하며 309일간 6개 작품을 36회 무대에 올린다.대구오페라하우스는 3일 올해 운영 계획을 발표하고 레퍼토리를 공개했다. 2003년 개관한 대구오페라하우스는 국내 최초 전국 유일의 단일 오페라극장, 국내 유일의 오페라 자체 제작극장으로 명성을 높여왔다.박인건 대구오페라하우스 대표는 “시즌오페라, 오페라축제 등을 통하여 연간 11편의 오페라를 50회 공연하는 것으로 수치상 한 달에 한 편 정도의 오페라를 무대에 올리는 효과가 있다”며 “어려운 시기라고 하여 움츠러들기보다는 더욱 힘을 내서 도약하고 발전하겠다”고 말했다.△오페라 레퍼토리 시즌 시스템 도입대구오페라우스는 올해 2003년 개관 이후 처음으로 오페라 레퍼토리 시즌제를 도입한다. 대한민국 유일의 오페라 제작극장으로 존재하는 만큼 그에 걸맞은 틀을 제대로 갖추자는 시도이다. ‘시즌제’는 한 해 동안의 오페라 공연일정을 미리 구성하고 공유하는 시스템으로, 극장이 안정된 제작시스템을 갖추고 명확한 비전을 품었을 때 가능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한 해를 관통하는 일관된 기획의도 아래 훌륭한 작품을 제작하고 무대에 올릴 수 있는데, 나아가 관객들에게도 프로그램을 공개하고 공유함으로써 사전에 관람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하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1월에는 이미 티켓 오픈하고 연습이 한창인 ‘박쥐’(1월20~22일/ 27~29일, 6회)를, 4월에는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4월8~30일, 매주 금,토 / 8회), 5월에는 베르디의 인기 오페라 ‘아이다(5월23~28일, 6회), 7월에는 훔퍼딩크의 ‘헨젤과 그레텔’(7월22~23일/ 27~30일, 6회), 8월에서 9월에 걸쳐 도니제티의 벨칸토 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8월26~27일/31일/9월1~3일, 6회), 그리고 12월에는 푸치니의 ‘라 보엠’(12월21~24일, 4회)을 각각 전막 오페라로 진행할 계획이다.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오페라에서부터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인기오페라, 그리고 애호가들의 눈높이에 부응하는 작품들이 고루 배치됐다.레퍼토리 시즌제의 운영에서 무엇보다 돋보이는 부분은 작품당 공연 횟수가 각각 6회에서 8회까지 열려있다는 점이다. 공연예술의 여러 장르 가운데서도 가장 관객층이 엷은 오페라 공연의 특성상 과감한 시도라는 평가다.△새해 첫 전막 오페라 슈트라우스의 오페레타 ‘박쥐’대구오페라하우스는 2022년 새해 첫 작품으로 요한 슈트라우스의 오페레타 ‘박쥐’(1월 20~22일, 27~29일)를 정했다. 일반적인 오페라에 비해 내용이 가볍고 이해하기 쉬우며, 무엇보다 왈츠와 폴카 같은 화려한 춤과 음악으로 기분 좋은 활기를 선사하는 작품이다.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이렇게 오페레타 ‘박쥐’로 한 해를 시작하는 것은 해를 넘겨도 끝나지 않는 코로나 팬데믹에 지친 우리 모두를 위한 즐거운 선물이며, 국내 유일의 오페라 제작극장이라는 기관의 정체성을 알리는 장치이기도 하다. △해외극장과의 교류발전을 추구하는 ‘대구국제오페라축제’대구오페라하우스는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어려운 여건 아래서도 ‘유네스코음악제’를 개최, 유수의 해외극장장, 예술감독 등 인사들을 초청한 가운데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른 바 있다. 올해부터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유네스코음악창의도시들과의 오페라교류를 매해 진행할 예정이다. 2022년 그 첫 순서는 유네스코음악창의도시의 의장도시인 독일 만하임의 만하임국립극장이 함께한다.제19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를 통해 만하임국립극장과 합작으로 바그너 작 ‘니벨룽의 반지(10월19~22일)’를 무대에 올리게 된 것.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의 유서 깊은 페라라시립오페라극장과의 합작으로 모차르트 오페라 ‘돈 조반니’(10월7~8일)도 공연할 예정이다. 국내 기관간 교류로는 광주시립오페라단과의 합작으로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11월11~12일)를 준비하고 있으며, 국립오페라단 초청(작품미정) 공연도 계획 중이다.이번 축제의 개막작은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의 오페라 ‘심청’(9월21~24일)이다. ‘심청’은 1972년 독일 뮌헨올림픽 개막축하공연으로 처음 공개된 작품으로 세계적으로도 드물게 공연되는 터라 올해 오페라축제에 더욱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번에 제작될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심청’은 2023년 독일 만하임국립극장 무대에 진출할 예정이기도 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1-04

밭 갈고 씨 뿌리며 행복한 미래를 꿈꾼다

권현구 씨 도시에 살면서 바쁘고 복잡한 세상살이에 지칠 때 누구나 한 번쯤은 시골에 내려가 농사지으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맑은 공기, 넉넉한 인심, 저녁 무렵 집집마다 피어오르는 연기를 떠올리면 마음이 여유로워진다.포항시 북구 죽장면의 오지마을 상사리에서 농사를 지으며 작가로 활동하는 권현구 씨가 수필집 ‘시골에 사는 즐거움’(오늘의문학사 간)을 펴내 귀농·귀촌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길잡이가 되고 있다.수필집 ‘시골에 사는 즐거움’은 삶의 희로애락뿐만 아니라 농가월령에 맞춰 살아가는 다양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그려내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시골에 살지만, 물질적 풍요로움으로 생활하는 전원생활이 아니라 직접 밭을 일구고 농사를 지으며 자연을 벗 삼아 살아가는 시골 생활의 소박한 일상과 행복, 그리고 꽃과 나무들을 통해 얻은 기쁨과 깨달음을 짧은 글에 담백하게 담았다. 특히 직접 찍은 사진을 곁들인 소소한 일상들은 작가 부부의 정겨운 시골살이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어 재미가 있다. 권현구 씨 수필집 ‘시골에 사는 즐거움’ 표지. ‘낭만농부’를 자처하는 저자는 머리말에서 “남들은 왜 불편한 시골에 사느냐고 하지만 자연의 냄새를 맡고, 자연의 변화를 느끼며, 자연의 소리를 듣는 것이 너무 좋았다. 아주 가끔은 도시의 편리함과 화려한 불빛이 그리울 때도 있었지만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주는 계절의 선물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시골이 더 좋았다. 그리고 다듬어지지 않은 정원을 이렇게 저렇게 구상하며 작은 손길로 꾸미는 재미도 있었다”고 밝혔다.‘시골에 사는 즐거움’은 권현구 씨의 9번째 수필집으로 ‘낭만농부의 시골편지’에 이어 도시 생활에서 시골 생활로 거듭나는 과정을 담담하게 담아냈다. 자연과 함께 느릿느릿 사는 이야기가 153편의 글에 담겨 있다.권현구 씨는 2000년 ‘한맥문학’, ‘문학사랑’을 통해 수필가, 동화작가로 등단한 이후 현재까지 ‘해바라기와 나팔꽃’, ‘길’, ‘행복한 동행’, ‘포항기행’, ‘신라왕릉’, ‘명가 안동권’, ‘장 이야기’, ‘낭만 농부의 시골편지’를 출간하는 등 지역에서 활발한 창작 활동을 해오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1-03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과 함께 임인년 ‘스타트’

임인년 새해 시작을 알리는 풍성한 음악회가 잇따라 열린다. 계명대학교와 대구시립교항악단, 경북대학교가 각각 ‘2022년 신년음악회’ 개최를 앞두고 있다.계명대는 2022년 새해를 맞아 ‘2022년 계명대학교 신년음악회’를 6일 오후 7시30분 계명아트센터에서 연다. 이번 음악회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힘든 시기를 겪는 지역민들을 위로하고, 계명대 음악대학 60주년을 기념해 화려하게 꾸몄다. 계명대 음악대학 교수와 동문, 재학생들이 함께 어울려 수준 높은 클래식의 향연을 선사한다.특히, 생소하고 어렵다는 클래식 음악의 편견을 바꿀 수 있도록 대중적인 연주곡으로 구성했다. 이동신 계명대 객원교수의 지휘로 계명오케스트라와 계명합창단이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준다.세르게이 타라소프 교수의 피아노, 신상준 교수의 바이올린, 이지훈 강사의 트럼펫 연주와 바리톤 김승철 교수, 테너 하석배 교수, 소프라노 이화영 교수의 목소리로 공연의 감동을 더할 예정이다.이번 공연의 격을 한층 더 높여줄 계명대학교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은 지난 ‘2018 예술의 전당 대학오케스트라축제’에서 비수도권 대학으로는 최초로 무대에 오르며 그 실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이번 공연은 전석 무료로 선착순으로 입장이 가능하며, 입장권은 공연 당일 오후 5시30분부터 배부할 예정이다.대구시립교향악단의 ‘2022 새해음악회’는 7일 오후 7시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다. 이날 공연은 대구시향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의 지휘로 오스트리아 빈 신년음악회의 전통을 살려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오페레타 서곡과 왈츠, 폴카 등을 다채롭게 선보인다. 푸치니와 구노의 오페라 아리아를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세계적인 소프라노 황수미도 등장할 예정이다. 첫 무대를 장식할 연주곡은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오페레타 ‘박쥐’ 서곡이다. 폴카와 왈츠를 중심으로 작곡된 오페레타 ‘박쥐’의 주요 선율들을 모아놓은 이 서곡은 밝은 분위기로 널리 사랑받고 있다.이어 푸치니의 오페라 ‘마농 레스코’의 3막 간주곡을 들려준다. 오페라의 막과 막 사이에 연주되는 짧은 간주곡은 독립적으로 자주 연주된다.또 힘찬 새 출발의 분위기에 맞춰 구노의 오페라 ‘파우스트’ 중 왈츠를 연주한다. 극의 2막 5장에 나오는 ‘왈츠와 합창’을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편곡한 것으로 사람들이 유쾌하게 춤을 추는 장면을 그린다.이어서 소프라노 황수미가 무대에 올라 푸치니의 오페라 ‘잔니 스키키’ 중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로 사랑에 빠진 주인공이 결혼 허락을 구하는 간절함을 표현한다. 구노의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 중 줄리엣이 부르는 빠른 왈츠풍의 아리아 ‘아! 꿈속에 살고 싶어라’도 열창할 예정이다.소프라노 황수미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올림픽 찬가’를 불러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성악가다.공연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슈트라우스 2세의 경쾌한 폴카와 우아한 왈츠다. ‘왈츠의 황제’로 불리는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작품은 빈 신년음악회 단골 레퍼토리로 자리매김했다. 왈츠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와 ‘황제’, 폴카 ‘천둥과 번개’와 ‘사냥’ 등으로 청중을 만나게 된다.경북대학교는 오는 20일 오후 7시30분 경북대 대강당에서 대구·경북 시·도민과 함께하는 ‘2022 경북대학교 신년음악회’를 연다. 지난 2008년부터 시작해 15회째를 맞이하는 경북대 신년음악회는 해마다 다채롭고 수준 높은 공연으로 대학교와 지역민이 함께하는 대표적인 문화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22 신년음악회’는 ‘BE PROUD 대구·경북’을 주제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지킬 앤 하이드’ 등에서 주역으로 활동한 뮤지컬 배우 김소현을 비롯해 바이올리니스트 한경진, 테너 권재희·노성훈·김동녘, 대금 양성필, 퍼커션 이상준 등이 출연한다. 베르기쉐 오케스트라(Bergische Orchestra)와 대구시향 등 다수의 오케스트라를 객원 지휘한 김범수 지휘자가 경북대 동문으로 구성된 K-오케스트라를 지휘한다.김소현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삽입곡 ‘씽크 오브 미(Think of me)’와 뮤지컬 모차르트 삽입곡 ‘황금별’을, 테너 권재희, 노성훈, 김동녘은 이탈리아 가곡인 ‘위대한 사랑’과 경기 민요인 ‘경복궁타령’을 선사할 예정이다.퍼커션 이상준은 ‘타이프라이터’를, 대금 양성필은 양성필류 대금산조 협주곡 ‘소명’을 연주하고, 바이올린 한경진은 ‘사라사테: 카르멘 판타지’를 들려줄 예정이다.전석 무료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5일 오전 10시부터 티켓링크 사이트에서 선착순으로 예매가 가능하다.한편, 이번 경북대학교 신년음악회는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방역패스가 적용되며,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연기하거나 비대면으로 전환될 수도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

2022-01-03

“신령스러운 기운 업고 용맹스러운 한 해 설계하세요”

2022년은 임인년(壬寅年) 호랑이띠 해다. 임인년은 육십갑자 중 39번째에 해당한다. 색으로 보면 검은 호랑이띠 해다. 임인(壬寅)의 천간(天干)인 임(壬)은 오행 상 색깔이 검은색이고, 인(寅)이 호랑이니 올해는 검은 호랑이띠 해가 된다. 10개 천간과 12개 지지의 조합을 조금 더 살펴보면 ‘임’은 검은색과 함께 물(水)을 뜻하며, ‘인’은 나무(木)의 기운이다. 물을 머금고 피어나는 새싹처럼 무언가 시작하기 좋은 기운이라는 해석이 명리학자들로부터 전해진다.십이지의 세 번째 동물로 등장하는 호랑이는 정열과 정직, 그리고 모험과 명예를 상징한다. 무자비한 포식자로서 공포의 대상이었지만 유독 우리는 호랑이를 친근한 존재로 여겼다.설화 속의 호랑이는 신이한 존재로 인식돼 산군(山君)·산왕(山王)·산신(山神)으로 불리며 신앙의 대상이 됐고 잡귀와 액을 쫓아내는 영물로 여겨졌다. 호랑이와 까치를 그린 호작도에서는 새해를 맞아 기쁜 소식을 기원하는 ‘신년보희(新年報喜)’를 나타내고, 문학작품에서는 호랑이가 효와 진한 형제애를 떠올리게 하는 존재다. 불교에 등장하는 호랑이는 희생하고 헌신하는 인간의 참된 본성을 가리킨다. 민화, 일상의 생활용품, 장식품 등에서의 호랑이는 곰방대를 물고 있는 익살스러우면서도 인간미 넘치는 친구 같은 존재였다.잘 발달되고 균형 잡힌 신체 구조, 느리게 움직이다가도 목표물을 향할 때의 빠른 몸놀림, 빼어난 지혜와 늠름한 기품의 호랑이는 우리 민족과 깊은 관계를 맺어왔다. 한민족 문명의 시작을 알리는 단군신화가 호랑이와 곰 이야기로 시작된다. 현대에 와서도 88올림픽의 마스코트가 귀여운 모습의 호돌이였다.우리나라는 예로부터 호랑이가 많이 서식한다 해서 ‘호랑이의 나라’로 일컬어지기도 했다. 중국의 옛 신화책인 산해경(山海經)에는 “군자국 사람들은 의복·모자 같은 것을 단정하게 걸치고, 허리에는 보검을 차고 있다. 그들은 아름다운 털을 가진 큰 호랑이를 두 마리 길러서 심부름을 시킨다”라고 우리나라를 소개할 정도였다.신라의 작은 토우들 가운데 호랑이의 얼룩얼룩한 모습과 사납게 울부짖는 듯한 입과 두 귀와 두 눈이 잘 표현돼 있으며, 버티듯 디디고 서 있는 발이 아주 큼직하게 만들어져 있다. 길게 뻗은 몸뚱이는 둥글게 무늬를 넣어 얼핏 보기에 표범과도 같다.18세기에 유행했던 ‘출산호(出山虎)’ 그림에서 호랑이는 위엄을 갖춘 군자를 뜻하기도 했다. 김홍도가 호랑이를, 강세황이 소나무를 그린 ‘송하맹호도(松下猛虎圖)’에서 호랑이는 민첩하지만 침착하고 위풍당당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암 박지원은 열하일기 ‘호질(虎叱)’ 전에서 “호랑이는 착하고 성스러우며, 지혜롭고도 인자하며, 엉큼스럽고 날래며, 세차고 사납기가 천하에 대적할 자가 없다”고 했다. 육당 최남선은 우리나라를 호랑이 이야기가 넘쳐나는 ‘호담국(虎談國)’이라 했고 일제의 오금을 저리게 한 호국 의병장 신돌석의 별명은 호랑이였다.교훈적이고 은유적인 풍자 예술의 멋이 함축돼있는 호랑이를 주제로 한 예술품들은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삶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까치와 호랑이 그림은 민화에서 가장 많이 다뤄지는 해학적이고 풍자적이며 추상적인 표현과 다양한 채색으로 눈길을 끈다. 세시 풍속에서도 집안에 나쁜 잡귀나 질병을 막아주는 벽사용 그림으로 그려지기도 하고 호랑이의 발톱, 이빨 등이 부적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2022년 임인년에는 상서로운 호랑이의 기운을 받아 완강하고도 강인한 응전으로 온 국민 모두에게 길한 일이 일어나고 몸과 마음도 편안하기를 기원한다.또한 두려움 없이 용맹하게 나아가는 ‘불입호혈(不入虎穴) 부득호자(不得虎者)’의 자세를 호랑이로부터 배워 코로나19를 기어이 극복해 건강한 일상 속에서 웃음도 되찾았으면 한다. 더하여 불교의 ‘논호림(論虎林)’이 상징하듯이 임인년에는 우리 모두 인간이 찾아야 할 참마음, 본성을 되찾아 안온한 삶을 구가하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해 본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1-02

사랑하라!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위해

“자신을 조금 더 사랑하려고 노력하세요. 그런 사람은 더 이상 남과 경쟁하지 않고 남에게 휘둘리지 않는 온전한 인간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의학과 문명의 눈부신 발전에도 많은 사람이 여전히 몸과 마음의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스트레스는 날로 커져만 가고 불안증세, 공황장애, 번아웃 증후군 등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만 가고 있다. 왜 그럴까?독일의 세계적인 뇌과학자 게랄트 휘터는 ‘사랑하지 않으면 아프다’(매일경제신문사)에서 “오늘날 고도로 발달된 선진국에서 점점 더 빈번하게 나타나는 신체적, 정신적 만성질환은 중세의 페스트와도 같다”며 ‘사랑 없는’ 시대에 우리가 맞닥뜨리는 여러 가지 비정상적인 현상을 짚어내고 있다. 그리고 이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는 간단하고 효과적인 길을 알려준다. 그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 욕구인 사랑의 감정이 채워지지 않는 한 우리는 결코 다시 건강해지고 행복해질 수 없다”고 강조하며 뇌과학으로 ‘사랑의 가치’를 풀어낸다.게랄트 휘터는 존재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회복할 것을 주문한다. 그것이 우리 인간의 본성이며, 그 본성을 회복해야만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유지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안의 자가 치유 능력을 강화하고 마침내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는 것. 이것이 바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삶의 방식이라고 강조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30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노래한 글이죠”

김인환 작가. 포스코 방호부문 특수경비회사인 (주)포센을 설립해 CEO를 역임한 김인환 작가가 시집 ‘어머니의 江’(하움출판사)을 출간했다.김 작가는 “오늘날 사회가 너무 거칠게 메말라 가고 있다. 인간들의 삶의 터전이라기보다는 형식적이고 딱딱한 환경 속에 갇혀 살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이렇게 암담한 사회에 살면서도 아름다운 시 한 구절은 우리 마음을 한층 더 풍요롭게 따스하게 데워 줄 수 있는 청량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2000년 5월 펴낸 에세이집 ‘너는 누구냐?(Who that’s)’에서 세계를 향해 다양한 사유를 펼치며 존재의 성찰, 내면의 살핌, 공생 공영 공의의 인류를 공감했던 그간의 발자취가 이 시집에 다 모여들었다고 할 정도로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모습을 보여준다.저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시집의 내용을 간추려 본다.-이번이 첫 번째 시집이다. 살아오면서 직접 부딪치고 느낀 감성이 그대로 글에 녹아 있어 많은 여운을 남긴다는 평이 나온다.△나의 첫 저작인 ‘넌 누구냐’는 셰익스피어가 대표작 ‘햄릿’을 통해 전한 ‘넌 누구냐(Who that’s)’라는 질문을 바탕으로 지난 시절을 돌아보고 성찰한 에세이다. 그 후속으로 펴낸 이번 시집 ‘어머니의 江’은 순수한 사랑을 주제로 한 시가 주를 이룬다. 사람들끼리의 접촉을 최소화해야만 하는 깜깜한 팬데믹 세상이 길어지고 있다. 한 권의 시집을 통해 ‘과연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무엇에 인생의 가치를 둘 것인지’ 등 사색과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보통 시집과는 다르게 구성이 독특하다.△보통 시집에서는 시인의 작품만을 싣기에 독자들이 어려운 시상을 이해하기가 정말 어렵다. 이번 시집은 ‘산책 노트’와 시를 한 페이지에 구성하여 왼쪽 페이지에는 내가 시를 쓰게 된 배경이나 사연을 적어 두고 오른쪽 페이지에는 시를 적어 두었다. ‘산책 노트’는 때로는 역사나 유명시인들의 발자취를 수록해 놓아 독자들과 작가 사이에 충분한 소통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래서 나는 이 시집을 ‘한국에서 최초로 가장 친절한 시집’이라는 애칭을 듣고 싶다.-‘어머니의 江’을 쓰게 된 계기가 있다면.△올해는 구름처럼 살다가신 아버지 탄생 100주년의 해이고, 어머니 서거 10주기를 맞아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 글을 모아 집필했다. 젊은 시절 인생에 대한 고뇌와 사랑, 그리고 찬란한 밤하늘의 별을 보며 꿈꾸던 미래의 향연을 표현한 시들로 구성됐다.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소개한다면.△누구에게나 어머니는 위대하신 분이다. 우리가 어머니를 존경하는 것은 어머니는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 자식을 사랑하기에 위대한 것이다. 그런 사실에 공감하면서도 어릴적 어머니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불우한 우리 형제들에게도 많은 공감과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독자가 이 부문만은 꼭 주목했으면 하는 곳이 있다면.△시집은 별빛이 흐르는 향연, 어머니, 사랑, 자연의 위대함 4편으로 나누어 편성했고, 무엇보다 독자들에게 예쁜 시집이라는 이미지를 주기 위해 값비싼 표지와 내부 디자인에도 정성을 쏟았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30

“새로운 경북연극의 미래를 열어가겠다” 8대 경북연극협회장에 은하 백진기 대표

경북연극협회 신임 회장에 백진기 포항 극단은하 대표가 선출됐다.경북연극협회는 지난 26일 안동 모디684 문화센터에서 개최한 2021년 임시총회에서 제8대 경북연극협회장으로 백진기 포항 극단은하 대표를 선출했다. 임기는 4년이다. 이날 협회는 감사로 김영심(구미), 김은희(청도)를 선출했다.백진기 신임 회장은 “공유하고 소통하는 경북연극협회로 새로운 경북연극의 미래를 열어가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백 회장은 △협회의 운영현항과 결정사항 전 회원에 정보공유 서비스로 제공 △연출·연기 분과 증편 △협회 부설 문화정책연구소 개소 △신규사업 개발 등을 공약했다.현재 경북연극협회는 780여 명의 회원이 가입해 있으며 연간 9천만 원 정도의 예산을 경북연극제·경북연극협회 합동공연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이번 회장 선출에는 총 두 명의 후보가 출마해 백진기 회장이 과반이 넘는 득표로 당선됐다.백 회장은 “그동안 협회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도 연계해 지속적인 발전과 함께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사업을 펼쳐 경북연극의 미래를 대비하고 열린 협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백진기 회장은 영남대 철학과, 청주대 대학원에서 연극학 석사를 마친 뒤 동 대학원에서 박사과정 중에 있으며 한국연출가협회 정회원, IATA국제연극협회 한국본부회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사)포항바다국제연극제 진흥회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29

“연약하지만, 강인하게 겨울을 이겨내는 보리처럼…”

보리수필문학회(회장 강길수)가 동인지 ‘보리수필’ 16집을 펴냈다.포항지역을 기반으로 해서 문학활동을 하고 있는 10여 명의 회원들은 2004년 포항문인협회 부설 포항문예아카데미에서 실시한 문학 강좌를 수강한 뒤 문단에 등단한 문인들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으며 포항소재문학상, 한국예인문학상, 신라문학대상 등 각종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문단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보리수필’(삼우애드컴) 16집은 포항시로부터 문예진흥기금을 지원받아 출간했다.보리수필문학회는 언택트 시대와 메타버스 시대에도 수필 문학을 꽃피우기 위해 과감히 동인지를 인터넷 카페 회원에게도 개방을 시작했다. 결과 첫해인 올해 네 명의 수필가가 참여하는 결실을 보았다.또한, 명예 회원 제도도 도입해 수필 저변의 확대를 도모했다. 카페회원 글은 세 명의 작품을 싣고 있다. 두 명의 작가와 한 명의 시낭송가가 참여한 코너로 신선한 시도로 보인다. 특집으로 ‘교류수필’과 ‘고전수필’을 실었다. 교류수필은 형산수필과 경주 수필의 작가 네 명의 시대성 있는 글들이 실렸다.초대 수필가로서 여세주의 수필 ‘호박을 기르며’를 실었고 회원들의 신작 수필을 실었다. 발간사, 초대 수필, 명예 회원 수필, 카페 회원 수필, 교류 수필, 고전 수필 순으로 총 31편의 수필 작품이 게재됐다.강길수 회장은 발간사 ‘보리. 희망을 향하여’에서 문학과 수필의 사회적인 역할과 함께 2006년 창간호 전에 두 해 동안 앤솔로지 ‘어링불’을 펴내 올해 열 여섯번째 동인지가 된 내용을 언급해 놓았다.강길수 회장은 “보리처럼 연약해 보이지만, 강인하게 겨울을 이겨내며 푸르게 살아왔다”며 “앞으로 더 좋은 작품, 더 시대 현실에 참여하는 작품, 영상 문학과 생태계 문학, 오게 될 메타버스 문학 등 변화하는 문화 환경에 대응하고 이끌어 가는 작품을 쓰기 위해, 함께 정진하는 보리수필문학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29

1년간의 땀·정성 담은 수필작품 한권의 책으로

영남권 대표 수필문학 단체인 형산수필문학회(회장 윤영대)가 회원수필집 ‘형산수필’ 37집(북랜드)을 펴냈다.형산수필은 포항지역 수필가들이 1984년 7월 7일 창립 이후 36회에 걸친 ‘형산수필’을 출간해 왔는데 이번 호에도 지난 1년간 회원들의 땀과 정성이 배인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기획으로 공동주제 수필 ‘마스크 시대’를 실었으며 서상은, 이삼우, 조유현, 윤영대, 김경일, 김보영, 김순애, 김춘희, 김태선, 박안복, 서강홍, 서상문, 성정애, 손성범, 송귀연, 윤순옥, 이영우, 이상윤, 이화련, 장숙경, 전미라, 조효선 등 회원 22명의 신작수필 39편을 실었다.공동주제 수필 ‘마스크 시대’에는 김태선, 박안복, 성정애, 송귀연, 윤순옥, 윤영대, 장숙경, 전미라, 조효선 회원의 수필 ‘비대면 시대의 사과 전령사’ ‘마스크 상비약’ ‘눈으로 말해요’등 9편이 실렸다.‘꽃에게 당하다니’,‘고맙소’, ‘그때도 옳았고 지금도 옳다’, ‘감자 사랑’, ‘늦가을 무밭에서’, ‘환승센터’, ‘내리사랑’, ‘청하마을 차차차’ 등 주옥같은 회원들의 작품들을 읽다 보면 원로와 중견, 신인들의 작품이 대조를 이뤄 세대감과 연륜을 느낄 수 있다.회원수필집 중간에는 ‘제10회 형산수필문학상’ 당선작 장기현 씨의 ‘벼랑 끝에서 꿈을 꾸다’와 당선소감, 심사평 등을 실었다. 이밖에도 화보에는 서강홍, 전미라, 송귀연 세 회원의 신작 작품집 표지 사진과 ‘제22회 재생백일장’ 대상을 수상한 윤순옥, 차상을 수상한 김태선 씨의 기념사진 등 회원 동정 등을 실었다.한편, 형산수필문학회는 1984년 7월 7일 수필가 김규련 초대회장을 중심으로 빈남수, 서상은, 장현, 성홍근, 이삼우, 박성준 등 7인의 작가가 모여 창립했으며 지난 36년간 향토적이고도 문학적 가치가 높은 수필이 실린 회원수필집 ‘형산수필’을 매년 발간하고 있다. 2012년부터는 포항 및 경북 동해안 지역의 역량 있는 작가를 발굴하기 위한 수필 공모전인 ‘형산수필문학상’을 개최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29

‘풍성하고 생생’ 포항문예회관 이목집중

포항문화예술회관의 대극장인 대공연장이 최적의 건축음향으로 국내 음악계에 주목받고 있다.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은 1년 여의 리모델링 기간을 거쳐 지난해 11월 운영을 재개했다. 시립대극장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번 대공연장의 리모델링에는 총사업비 69억원이 투입돼 쾌적한 관람 환경을 갖춘 국내 대표 공연장으로서의 위상을 찾기 위한 각종 기술과 장비가 도입됐다.1995년 포항시 남구 희망대로 850 현재의 자리에 개관한 포항문화예술회관은 개관 이후 처음으로 대공연장의 대대적 개보수를 단행했다. 개관 당시로써는 최첨단 음향 시설과 최신 무대 등을 갖춘 공연장이었으나 노후해 다양한 개성을 지닌 현대 공연 기법을 구현하기에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기 때문이다.이번에 새롭게 단장한 공연장은 클래식 공연에 적합한 공연장으로 바꾸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존 무대가 처음 만들어진 당시 강연회와 클래식 공연 등 다목적 홀 용도를 목적으로 세워 클래식 관람객들에게 음향의 집중도가 낮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 개보수로 객석과 바닥 교체를 통해 잔향시간이 기존 1.61초에서 1.71초까지 확보되면서 별도의 음향장치 없이 무대 위 공연자들의 자연음을 생생하게 관객들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됐다.또한 전체적인 컴퓨터 자동화 제어시스템이 도입됐고, 무대전환 속도와 허용하중 등의 물리적인 기능을 3배 정도 개선해 대규모 세트와 전환이 필요한 뮤지컬, 오페라 등의 작품을 무대에 올릴 수 있다.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의 건축 음향은 이번 리모델링 공사 완료 후 적절한 잔향감으로 최적의 음향을 제공함으로써 지난 11월 포항문화재단이 개최한 ‘2021 포항음악제’에 참가했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바이올리니스트 이유라를 비롯한 대부분의 참여 연주자들이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의 건축음향을 극찬했다.박유신 ‘2021 포항음악제’ 예술감독은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은 일반적인 복층구조가 아닌 단층구조 덕분에 무대에서 전 객석이 한눈에 잘 들어와 연주자들이 관객들과 보다 가깝게 호흡할 수 있어서 좋았다. 리모델링을 통해 조성된 최적의 음향과 공연환경이 ‘2021 포항음악제’의 주요한 성공요인으로 생각된다. 이제 대공연장은 명실공히 최상의 어쿠스틱 환경을 갖춘 국내 최고 수준의 공연장임을 인정받은 셈”이라고 전했다.한편, 포항문화예술회관은 리모델링 이후 2021년부터 재개관 기념공연인 ‘디즈니인콘서트’의 전석 매진을 시작으로 ‘별이 빛나는 포항’시리즈, 유니버셜 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2021 포항음악제’,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얼이섞다’ 등의 공연을 통해 많은 관객들을 맞이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28

“올해 마지막 밤, 대구오페라하우스와 함께”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오는 31일 오후 7시30분 제야음악회 ‘Adieu 2021’를 선보인다. ‘Adieu(아듀)’는 프랑스어로 헤어짐의 ‘안녕’을 뜻하는 말로, 사회적 거리두기의 장기화로 힘들었던 올해 안녕을 고하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기대를 담았다.이번 음악회는 클래식 대중화에 힘써온 인기 배우 강석우가 사회를 맡고, 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지휘자 배종훈의 지휘로 진행된다.공연에는 소프라노 고수진, 김은희, 최정원과 쓰리테너 하이체, 바리톤 최윤성 등 걸출한 성악가들이 나선다.또 바이올리니스트 안재경, 뮤지컬배우 민우혁이 출연해 오페라 ‘투란도트’, ‘토스카’, ‘루살카’, ‘카르멘’의 유명 아리아와 바이올린 독주곡,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와 ‘프랑켄슈타인’의 대표 넘버 등 폭넓고 대중적인 구성의 프로그램들을 선보인다.특히 대구오페라하우스는 공연 전 ‘포춘쿠키’ 증정 이벤트를 준비해 관객에게 연말 분위기와 함께 기분 좋은 추억을 선물한다. 포춘쿠키를 열면 새해의 운세를 확인할 수 있다.또 내년 1월 대구오페라하우스 기획공연인 오페레타 ‘박쥐’의 입장권을 경품으로 준비해 모두 30명에게 증정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27

양수진 판소리 완창 ‘만정제 흥보가’ 공연

대구문화예술회관(관장 김형국)이 올해 마지막 기획공연으로 ‘양수진의 판소리 완창: 만정제 흥보가’를 30일 오후 7시 비슬홀에서 연다. 잊혀가는 우리 소리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알리고 영남 소리의 맥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기획된 판소리 완창 시리즈 일환이다. 지난 9월 김영자, 11월 석지연에 이은 세 번째 무대다.이번 무대에 주목할 점은 대구 출신의 젊은 소리꾼 양수진이 ‘만정제 흥보가’를 완창한다. 타고난 목과 맑으면서도 힘이 있는 성음이 특징인 양수진은 영남 판소리의 맥을 이어갈 차세대 소리꾼으로 알려져 있다. 대구무형문화재 제8호 판소리(흥보가) 이수자이며 만 24세에 ‘상주전국민요경창대회’ 명창부에서 장원을 차지해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2019년 금정 남해성 전국판소리경연대회 명창부 종합대상(국회의장상), 문화관광부장관상 등을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이날 선보이는 ‘만정제 흥보가’는 가난하고 착한 흥부와 부자이면서 욕심 많은 놀부의 대비를 통해 권선징악의 교훈을 주는 작품이다. 총 3시간 여 공연에서 17가지 대목을 들려준다. 우스운 재담 대목이 많고 ‘놀보 박타는 대목’잡가 등 판소리 다섯 마당 가운데 가장 해학적인 마당으로 준비했다.‘만정제’는 국악인 만정(晩汀) 김소희 명창에 의해 완성된 유파다. 여러 스승에게 배운 소리 대목 가운데 가장 좋은 대목을 적절히 조합해 동편제, 서편제 소리의 특성을 고루 갖춘 새로운 창법이다.가성을 쓰지 않고 자유자재로 소리를 구사하는 창법이 특징이며 고운 음색과 명확한 창법으로 널리 알려졌다.고수는 남원시립국악단 수석단원인 임현빈 명고가 맡는다. /윤희정기자

2021-12-27

경주 우양미술관서 위로·희망 만나요

경주 보문단지 힐튼호텔 내 우양미술관이 장기화된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을 위한 특별전을 준비했다.우양미술관은 내년 5월 8일까지 3전시실에서 ‘바디 아티비티(Bodily ARTivity)’전을, 2전시실에서 ‘2021 우양소장품전 II : 사적인 유토피아’전을 각각 열고 있다.△‘바디 아티비티(Bodily ARTivity)’전‘바디 아티비티(Bodily ARTivity)’전은 우양미술관이 지난 7월 19일부터 10월 31일까지 개최한 ‘감각의 숲’전 연장선상에서 기획됐다.‘감각의 숲’은 장기화된 팬데믹으로 제한돼온 인간의 감각을 회복하고 이를 통해 감각의 개별성과 인간의 정체성과의 관계에 대해 자문해보는 전시였다면, ‘바디 아티비티’전은 아직 끝나지 않는 혼란한 상황 속에서, 여전히 제한받고 있는 우리의 ‘신체(몸)’를 메타적으로 인지해 보는 것에서 시작한다.전시에는 ‘아트와 행위’를 예술적으로 풀어낸 예술가 아리송, 스튜디오 1750(김영현·손진희), 정진경, 홍원표 등 4개의 팀이 회와, 미디어, 설치 등의 작업을 통해 ‘객관적 세계의 이면에 체험된 세계’에 대한 다양한 방식들을 선보인다. 개인이 지닌 신체감각과 움직임에 집중을 유도함으로써 주어진 자극과 예술적 효과에 반응하고 개인의 감각경험을 확장하며 예술적 상상력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도록 한다. 창의적 예술 현장에서 어떠한 의미 해석이나 목적을 넘어서 자유와 유희를 추구하는 활동을 통해 새로운 자극을 경험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전시장 한 켠에는 ‘바디 아티비티’전 참여작가 4팀의 아카이브 자료를 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작가의 프로필, 도록, 지면 스크랩 등 출판물들과 미술관에서 촬영한 인터뷰를 감상할 수 있다.△‘2021 우양소장품전II : 사적인 유토피아(Private Utopia)’전‘유토피아’는 1516년 토마스 모어(1478~1535)의 소설 제목으로 첫 등장해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이상적인 세계를 뜻하며, 시대와 장소에 따라 ‘천국’, ‘파라다이스’, ‘무릉도원’ 등 다양한 명칭으로 인간사에 공존하고 있다.역사 이래로 인간은 불완전한 현실에서 벗어나 이상적인 삶을 갈망하며 끝없이 동경해왔다. 그 중 각 시대의 사회상을 내면화하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세계를 구축해온 예술가들은 작품을 매개로 특유의 예술적 상상력과 기법을 통해 그들만의 유토피아를 탐색해왔다. ‘사적인 유토피아(Private Utopia)’전에서는 개인의 사적인 삶과 사회적인 삶의 경계를 자유로이 넘나들며 각기 자신만의 예술언어로 열정을 표출해온 국내외 작가 14인의 실험적인 창작 세계를 선보인다. 예술가 개개인의 지극히 사적인 세계를 유영해보며 우리가 추구해야 할 이상적인 삶의 의미는 무엇인지 모색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김종학, 낸스그레이브스, 로트라우트클라인모콰이, 레오니드티쉬코프, 미하일세미아킨, 샌디스코글런드, 알렉산드리아 미틀랸스카야, 이성자, 이세득, 유현미, 오천룡, 짐 다인, 프랑스와즈까르동, 토마스 맥나이트의 회화, 사진, 조각, 미디어, 설치 작품이 선보인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27

연말연시엔 대구미술관

대구미술관(관장 최은주)은 지속되는 코로나19로 문화적 활동이 쉽지 않은 관람객들을 위해 입장료 30% 할인, 스케줄러 증정, 크리스마스 트리 설치 등 연말연시 이벤트를 실시한다.앞서 양말 트리, 비누 트리, 거꾸로 트리 등 차별화된 트리로 많은 관심을 모았던 대구미술관은 올해도 특색 있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선보였다. 올해는 임인년(壬寅年) 행복한 한 해를 고대하는 마음을 담아 강요배 작가의 작품 먼나무(2021) 열매를 모티브로 한 트리를 대구미술관 2층 로비에 설치했다.입장권 할인, 오프라인 행사 등 다양한 이벤트도 제공한다. 내년 1월 2일까지 실시하는 연말연시 할인 이벤트는 모던 라이프 전시 입장료를 30% 할인한다. 오는 30일에는 대구미술관을 방문한 관람객 100명에게 선착순으로 스케줄러를 선물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오는 31일에는 선착순 관람객 50명에게 이건희 컬렉션 탁상달력을 증정한다.또한 SNS 댓글 이벤트(12월 27~31일) ‘대구미술관 새로운 10년’에 참여한 100명의 관람객에게 ‘모던 라이프’ 관람권을 증정한다.현재 대구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전시는 ‘모던 라이프’, ‘강요배’ 등이 있다. 프랑스 최초 사립 미술 기관인 매그 재단과 대구미술관 소장품을 공동 연구한 ‘모던 라이프’는 세계적인 작가 78명의 대표작 144점을 통해 미적 근대성을 보여주고 두 문화의 만남, 서로 다른 회화의 전통을 가진 두 미술계의 만남을 선보여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강요배, 카네이션-마음이 몸이 될 때’는 지난해 이인성미술상 수상자인 강요배 작가의 대규모 개인전으로 대자연의 풍경을 담은 대형 회화, 자연과 사운드에 집중한 영상작업, 대구, 경산의 역사적 사건을 모티브로 한 설치작업, 그리고 고(故) 이인성 화백의 대표작을 모티브로 한 회화 작업 등 작가의 폭넓은 작업 세계를 보여준다.미술관은 방역패스 의무 적용 시설로 관람을 희망하는 방문객은 방역패스 확인에 필요한 증명서를 제출해야 입장 가능하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26

“독서·글쓰기, 가장 가치있는 인류 유산이죠”

김현욱 작가 “저절로 책을 좋아하게 되는 아이는 거의 없습니다. 아이를 매혹적인 이야기의 세계로 끌어들여야 합니다. 누군가는 아이에게 그 길을 가르쳐주어야 합니다.”포항 지역에서 시인이자 동화작가로 활동하면서 현재는 경주 황남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인 김현욱 작가는 독서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김 작가는 최근 학교 현장에서 오랫동안 독서, 글쓰기 교육을 실천하면서 터득한 경험을 학부모와 교사와 함께 나누고자 ‘교실에는 시가 필요해요’(브로콜리숲)를 펴내 주목받고 있다. 김 작가를 지난 25일 만났다.-등단 이후 첫 에세이집을 펴낸 소감은.△나는 낮에는 학교에서 근무하고 밤에는 글에 복무한다. 평일에는 아이들과 지내고 주말에는 시와 지낸다. 이번에 낸 첫 에세이집은 낮과 평일의 책이다. 학교와 아이들에 대한 글이다. 20년간 학교, 도서관 등에서 수업, 강의를 하며 겪었던 오랜 시행착오의 기록이다. 교사로서 살아온 점들을 연결한 그래프다. 그래서 그런가. 연보랏빛 말쑥한 책을 처음 받았을 때 의외로 무덤덤했다. 그것뿐이다. 무덤덤하고 조금 부끄럽고 많이 후련하다.-‘교실에는 시가 필요해요’를 소개한다면.△20년 경력의 현장 교사가 학교에서 독서, 토론, 글쓰기, 시 낭송, 시 쓰기, 그림책 읽어주기 등을 실천하면서 겪은 성공담이자 실패담이라고 소개하면 이해가 가장 빠를 것 같다. ‘문학’이 아이들을 어떻게 성장시키는가, ‘문학’으로 아이들과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시와 그림책, 동화들과 재밌게 지낼 수 있을지 나름의 ‘어린이문학 사용설명서’를 책에 담았다.-문인이기에 앞서 초등학교 교사로 독서 관련 강의를 하고 있다. 시민들의 반응은 어떠하며 어떤 도움이 되나.△그동안 대구, 경북 지역의 학교, 도서관 등에서 아이들, 학부모들, 교사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했다. 강의 경험이 늘수록 나만의 노하우도 생겼다. 대상에 따라 방법이 달라지는데 철칙은 절대로 혼자서 떠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강생들의 발표와 참여가 가장 중요하다. 그런 수업일수록 만족도가 높다. ‘책’을 통해 하나가 되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소중하고 의미 있는 일이다. ‘책’을 통해 우리는 분명히 성장한다.-코로나19로 힘들어진 대면 독서교육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책은 디지털이 아니라 아날로그 상태일 때 가장 책답다. 독서교육은 눈빛, 표정, 음성, 온기, 미묘한 감정의 변화 등을 나누는 게 중요하다. 책이 사람이기 때문이다. ‘책’은 만나야 한다. 만나야 소통할 수 있다. 소수의 어린이, 청소년 독서회라면, 대면 독서교육이 옳다. 코로나19 시대에도 소수 위주의 대면 독서교육, 대면 독서회는 지속되어야 한다.-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것이나 바람이 있다면.△내년 1월쯤 첫 번째 그림책이 나온다. ‘못난이 옹기’라는 책이다. ‘행복은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보다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렸다’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시집, 동시집, 동화집, 에세이집, 그림책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재미가 크다. 연말에는 ‘지구에서 가장 멀리 간 아저씨’라는 두 번째 그림책을 낼 예정이다. 요즘 딸과 루이자 메이 올컷의 ‘작은 아씨들’을 읽고 있다. 856쪽짜리 책이다. 왜 고전인지 왜 꾸준히 리메이크되는지 알겠다. 너무나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작품이다. 능력은 없지만, 이런 아름다운 작품에 도전해보고 싶다. 사랑스러운 작품을 쓰고 싶다.-경북교육청의 독서교육 관련 정책들이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한다면.△학교는 공부 머리가 아니라 일머리가 필요한 곳이다.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가르치는 곳이다. 독서, 글쓰기도 그렇다. 몸으로 보여줘야 한다. 계산하는 똑똑함보다는 실천하는 우직함이 필요하다. 우직하게 책 읽어주고, 꾸준히 사제동행 아침 독서를 실천하고, 정성으로 독서동아리를 이끄는 선생님들이 많아져야 한다. 그런 선생님들을 발굴하고 격려하고 포상하고 긍지를 심어주는 세심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쓰는 선생님이 읽어주는 선생님이 된다. 읽어주는 선생님이 쓰는 선생님이 된다. 에세이집 ‘교실에는 시가 필요해요’ -미래사회는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 것이며 이를 대비해야 할 우리의 자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독서와 글쓰기는 인간의 고유한 정체성이다. 책과 연필, 독서와 글쓰기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아무리 세상이 급변해도 독서와 글쓰기는 인간을 가장 가치 있게 만드는 위대한 행동이자 유산이 될 것이다. 미래사회라는 말에 조급해하지 말자. 아이들과 함께 느긋하게 읽고 그윽하게 대화하고 꾸준히 쓰자. 미래로 갈수록 인간의 고유한 가치는 더 귀해지고 대접받을 것이다.-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요즘 읽고 있는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에서 밑줄 그은 문장으로 마지막 인사를 드린다. “혼자서 두 발로 여행할 때만큼 이렇게 생각하고, 이렇게 존재하고, 이렇게 살아 있고, 이렇게 나 자신이었던 적이 없다. …. 나는 멈춰 있을 때는 생각에 잠기지 못한다. 반드시 몸을 움직여야만 머리가 잘 돌아간다.” 루소의 말이다. 루소를 비롯한 많은 철학자가 걷기를 즐겼다고 한다. 많이, 자주, 꾸준히, 걸으시라. 건강을 위해, 위대한 생각을 위해./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26

포퓰리즘·외국인 혐오… 위기에 빠진 현대 해부

“낡은 것은 죽어가는데 새로운 것은 아직 태어나지 않았을 때 위기는 생겨난다. 이 공백기에 다양한 병적 징후가 나타난다.” 이탈리아 사상가이자 정치가인 안토니오 그람시(1891∼1937)가 월스트리트 대공황 1년 뒤, 히틀러 집권 3년 전인 1930년에 쓴 ‘옥중수고 선집’에 나오는 구절이다.비교유럽사 분야의 석학인 영국의 역사학자 도널드 서순(75)은 신간 ‘우리 시대의 병적 징후들’(뿌리와이파리)에서 안토니오 그람시의 이 말을 화두로 삼으며 책을 시작한다. 그람시는 1900년 초 이탈리아에서 득세했던 무솔리니의 파시스트 정부에 맞서 싸우면서 공산당을 창시했던 공산당 지도자다.그람시가 보기에 당시 자본주의는 헤어날 길 없는 위기로 빠져들었지만, 자본주의를 사회주의로 대체할 노동계급 세력은 아직 허약할 뿐이었다. 그 위기를 비집고 들어선 파시즘과 극좌 모험주의는 그람시가 생각하는 ‘새로운 것’, 즉 자본주의의 병폐를 극복할 사회주의가 아직 생겨나지 않은 공백기에 나타나는 ‘병적 징후’였다.‘우리 시대의 병적 징후들’은 현대 자본주의의 여러 병적 징후들을 집요하게 추적하면서 오늘날의 위기를 진단한다. ‘역사를 바탕으로 하지만 논쟁을 겨냥한 책’이라는 선언처럼 ‘우리 시대의 병적 징후들’은 ‘위기에 빠진 21세기의 해부’를 부제로 팩트를 제시한 뒤 저자의 주장을 가감 없이 전한다.저자에게 병적 징후 중 하나인 포퓰리즘과 외국인 혐오는 주된 비판 대상이다. 이슬람 혐오를 부추기는 언론 보도 관행이나 복지국가가 쇠퇴하고 비대해진 기업의 시대에서 빈곤층은 더 빈곤해지는 세태도 구체적으로 짚었다. 저자는 기성 정당의 몰락과 유럽의 쇠퇴까지 폭넓게 다루면서 앞으로 우리는 어디에 희망을 걸어야 할지 화두를 던진다.저자는 마키아벨리의 구절을 통해 의지의 낙관주의를 포기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과거의 무질서를 인간의 본성 탓으로 돌리지 말고, 시대를 탓하라. 시대가 바뀌어 더 나은 정부가 세워지면, 우리 도시가 장래에 더 나은 미래를 누리리라는 희망에 합당한 근거가 생기기 때문이다.”2022년 대선을 맞이하며 ‘정치적 야만’ 상태에 빠져 있는 대한민국에 이 책의 문제 제기는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다.책은 제1장 낡은 것은 죽어가고, 제2장 외국인 혐오의 부상, 제3장 복지의 쇠퇴, 제4장 기성 정당의 몰락, 제5장 미국의 패권, 제6장 유럽의 서사, 제7장 유럽은 결딴나는 중?, 제8장 잃어버린 희망? 등으로 구성돼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23

한문학자 정민, 사자성어 400개로 마음자리 살펴

수백 년간 전해 내려온 고전 속 사자성어로 지혜와 통찰을 전해온 한국한문학자이자 고전학자인 정민 한양대 교수가 신간 ‘점검’(點檢)(김영사)을 출간했다. 한자 네 자로 이뤄진 사자성어 400개에 관해 쓴 짤막한 글을 모은 이 책은 저자가 2012년 이후 출간한 ‘일침’, ‘조심’, ‘석복’, ‘습정’, ‘옛사람이 건넨 네 글자’ 5권에 수록된 글 중 일부를 엮었다. ‘하나하나 따져 살핀다’는 뜻을 지닌 책 제목처럼, 사자성어를 통해 마음자리를 살피고 몸가짐을 돌아보며 세상 이치를 되짚는다.이 책에서 저자는 몇 가지 주제를 되풀이해 강조한다. 먼저, ‘안목’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참맛·좋은 문장을 알아채는 심미안뿐 아니라 훌륭한 인물을 알아보는 감식안까지 포함된다. 저자는 한발 더 나아가 현상 너머 먼 곳까지 내다보는 안목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당장 보이는 것, 주어진 것이 전부가 아니다. 차고 기우는 변화의 속성을 염두에 둘 때, 말과 행동을 절로 삼가게 된다.또한 저자는 배움의 길을 따라 먼 데 이르고 뜻을 밝히기 위해, ‘고요’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차분히 내려놓고 안으로 살펴, 앎을 깃들이고 배움의 방향을 잡아야 한다. 성찰 없는 독서는 교만과 독선을 낳는다. 몸가짐과 마음자리를 고요함으로 돌볼 때 독서의 진정한 보람이 생긴다.“사람에게는 간위(艱危)의 시련만이 아니라 적막한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 역경이 없이 순탄하기만 한 삶은 단조하고 무료하다. 고요 속에 자신을 돌아볼 줄 알아야 마음의 길이 비로소 선명해진다. 이 둘을 잘 아울러야 삶이 튼실하다. 시련의 때에 주저앉지 말고, 적막의 날들 앞에 허물어지지 말라. 이지러진 달이 보름달로 바뀌고, 눈 쌓인 가지에 새 꽃이 핀다”.-‘간위적막’에서이 책은 읽는 이로 하여금 허깨비 좇지 않고 마음 주인 되찾기를, 작위하지 않고 순리에 따라 살기를 다짐하게 한다. 분주했던 지난날을 돌아보며 400편의 글을 음미해보길 권유한다. 길게 끌리는 여운이 필요한 때,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어지러운 세상, 돌아보아 나를 찾자’는 저자의 말이 쟁그렁 귓가에 울릴 것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23

상처받은 내면 아이를 찾아서

관계 문제만큼 사람을 힘들게 하는 일이 있을까? 일터나 가정에서 관계 문제로 상처를 받으면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대체 이유가 무엇일지 잠이 안 올 정도로 마음이 힘들다. 대만의 심리상담사 황즈잉은 ‘상처받은 아이는 외로운 어른이 된다’(더퀘스트)에서 “지금의 관계 문제는 어릴 적 가족으로부터 받은 상처에서 기인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책에서 내가 겪는 관계 문제의 실마리를 어린 시절에서 찾아보는 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관계 문제는 같은 패턴을 반복하는데 이는 모두 어릴 적 가족과의 관계 문제가 원인이다. 저자에 따르면, 아이들은 가족에게 사랑받기 위해 자신만의 생존전략을 발전시키는데 이것이 성인이 돼 대인관계에서도 깊게 영향을 끼친다. 저자는 어린 시절 나를 만나 어떤 상처를 어떻게 받았는지 알아차림으로써 문제 해결이 시작된다고 강조한다. 그래야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같은 패턴으로 또다시 관계를 망치는 대신 새로운 방법으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다.책은 ‘상처받은 아이는 자라서 어떤 관계 문제를 겪는가’, ‘외로운 어른은 어린 시절 어떤 상처를 받았는가’, ‘부부는 무엇으로 살고 또 멀어지는가’ 등 3개의 장으로 구성됐다. /윤희정기자

2021-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