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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인간+자연’ 신비로운 내면 세계 표현

인간과 자연을 고찰하는 작업에 천착해온 여류 한국화가 황연화(55·문경시) 중원대 교수가 지난 21일부터 오는 26일까지 부산 써니갤러리 초대전을 갖고 있다.이번 전시회에서 황 작가는 ‘인간+ 자연’을 주제로 그동안 구축해온 다양한 사유의 세계와 그에 대한 정의를 작품 속에 투영해 낸 최근작 20여 점을 선보인다.출품작들은 캔버스에 추상적 효과를 바탕으로 하고 그 위에 다양한 유년시절의 추억들을 형상으로 표현했다. 어린 시절의 종이배, 종이비행기를 그려 꿈을 표현하고 화병에 꽃의 향기를 담은 다소 고태미가 나는 항아리나 기명절지도, 연, 산수그림, 화조 등은 전통적 향기가 가미된 현대회화로서의 변모를 보여주고 있다. 황연화 작가 황 작가는 “삶의 경험과 무의지적으로 남겨진 기억, 잊혀진 기억을 포함한 궤적들이 현재의 감각 내에 존재하는 일상의 것들과 교감하는 것을 보며 삶의 흐름과 지속에 대해 통찰하게 됐고 이를 통해 신비로운 내면의 세계를 작품에 녹여내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문경 출신인 황연화 교수는 대구가톨릭대학에서 한국화와 미술사를 전공했으며 규방공예와 민화를 작품에 혼용해 승화시키고 있다. 그동안 20회의 개인전과 각종 국제전, 단체전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작년에는 미국대통령상 금상을 수상했고 우수청년작가 선정, 세계미술공모전 그랑프리, 소비자평가대상 등을 수상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22

DIMF, 거리축제 달굴 프린지 공연팀 모집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은 거리축제 활성화에 함께 할 프린지(Fringe) 공연팀을 모집한다. DIMF는 도심 곳곳에서 열리는 거리공연 ‘딤프린지’, ‘찾아가는 DIMF’ 등과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수성못 일대에서 열리는 대규모 프린지 페스티벌 수성못 뮤지컬 프린지 페스티벌(SMFF)을 매년 개최하며 시민들에게 야외에서도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문화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이에 DIMF는 다양한 공연과 프로그램으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거리축제를 함께 만들어갈 공연단체를 모집한다.뮤지컬을 중심으로 음악, 댄스, 무용, 연주 등의 퍼포먼스가 가능한 공연단체라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선정된 공연팀은 오는 6월 24일부터 시작되는 제16회 DIMF의 사전홍보를 위한 프린지 공연과 오는 5월 25일부터 28일까지 수성못 일대에서 열리는 2022 수성못 뮤지컬 프린지 페스티벌(SMFF)에서 활동한다.장르를 불문하고 실력을 겸비한 2인 이상의 공연팀이라면 오는 3월 18일까지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며 레퍼토리에는 뮤지컬 콘텐츠가 필수적으로 포함돼야 한다.지원팀이 제출한 공연 영상파일과 프로필을 토대로 25팀 정도를 선정할 예정이다. 선정된 공연팀에게는 공연 진행을 위한 장소, 무대, 음향 등 전반적인 기술 사항과 소정의 출연료 등이 지원된다.DIMF는 이번 프린지(Fringe) 공연팀 모집을 바탕으로 거리공연을 활성화시켜 도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음과 동시에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문화예술인을 위한 무대 기회 제공에 의미를 두고 연중행사로도 운영할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21

이나민화연구소 첫 회원전 열려

전통민화의 재현과 현대민화의 새로운 창작활동을 펼쳐오고 있는 이나민화연구소(대표 김다인)의 첫 회원전이 22∼27일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 전관에서 열린다. 이나민화연구소는 2017년 시지연구소 개소 이후 민화의 대중화와 민화전문가 양성을 위해 노력해 오고 있다.이번 전시에는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모란도’, 그릇된 것을 쫓고 좋은 기운을 가져다준다는 ‘맹호도’, 건강, 장수를 의미하는 ‘십장생도’, 행복과 화합을 의미하는 ‘화접도’, 출세와 성공을 기원하는 ‘어변성룡도’ 등 아름다움과 풍요, 번영, 건강 등 길상의 의미가 담긴 전통민화를 재현한 작품을 비롯해 전통 민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현대민화 등 모두 50여 점이 소개된다. 23명의 회원이 참여해 액자 작품과 병풍, 가리개, 소품 등을 선보인다.이나민화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김다인 대표는 영남대 조형대학(서양화)과 동 대학원(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스프링아트쇼 5인전, 오사카갤러리 3·1운동 100주년 기념 특별 초대전, 제3회 대한민국 민화아트 페어, GEORGIA국립박물관 민화전 등 국내외 전시에 참여했다. 일본 오사카갤러리 우수작가상, 대구국제민화대전(특선), 영남미술대전(장려상, 특선), 울산미술대전(입선), 구미정수대전(입선) 등에서도 입상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21

“전문 해설과 함께 전시품 관람하세요”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최선주)은 22일부터 12월 28일까지(7, 8월 제외)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오후 5시에 ‘문화재 돋보기’를 진행한다.이 프로그램은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전시품과 관련한 다양한 주제로 큐레이터가 직접 해설하는 프로그램이다. ‘문화가 있는 날’ 박물관 야간 개장(오후 9시까지)에 맞춰 운영되며, 전시 담당자의 전문적인 해설과 함께 자유로운 질의응답 시간을 마련한다.23일 특별전시 연계 ‘고대 한국의 외래계 문물’을 시작으로 올해 새로운 특별전 ‘낭산’, ‘금령총’과 관련한 해설도 진행되며, 12월 28일 마지막 일정에서는 특별전과 관련한 보존처리도 다룰 예정이다. 또한 수장고형 전시공간인 ‘신라천년보고’와 전시품과 관련한 주요 유적지인 ‘금관총’, ‘사천왕사’를 살펴보고, ‘벼루’나 ‘치미’ 전시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등 다채로운 주제로 진행될 계획이다.국립경주박물관은 코로나19와 관련한 방역수칙을 준수해 관람객들이 안전하게 참여하도록 운영하며, 관람객이 붐비는 여름 휴가철인 7, 8월에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고자 운영을 쉬고 9월에 재개해 12월까지 진행한다.프로그램에 관심 있는 지역민은 사전 신청 없이 당일 프로그램 시작 시간 오후 5시에 맞춰 해당 전시관 입구에 가면 참여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2022-02-21

호방한 선화적 수묵세계를 한눈에

현대 한국화단을 선도하는 권정찬(전 경북도립대 교수) 작가가 경주 한국수력원자력 본관 2층에서 오는 28일까지 경주 한국수력원자력 초대전을 갖고 있다.이번 전시에서 권 작가는 ‘Artist with Healing Energy’라는 주제로 지난 2020년 11월부터 ‘동안거’ ‘하안거’라는 독특한 제작 기간을 두고 창작한 작품 260여 점 가운데 선별한 20점을 선보인다.권 작가는 서양화와 동양화를 두루 섭렵한 기초를 바탕으로 한 그만의 독특한 조형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보여준 해학 넘치던 전통적 채색화에서 과감히 벗어난 활달하고 호방한 기운의 선화적 수묵세계를 선보이고 있다. 서양의 재료를 동양의 필법으로 승화시킨 오토마티즘(의식적인 사고를 피하고 생각이 흘러가는 대로 그림을 그리는 화법) 기법으로 이성이나 기본의 미학을 배제하고 ‘도’(道)와 무의식의 세계를 통한 초현실적 ‘심상’(心象)들을 표현해내고 있다. 동서양화는 물론 미술의 장르를 두루 섭렵한 작가답게 구상적이기도 하고 추상화를 느끼게도 하는 그의 작품은 동양적 철학과 서양적 기술을 담은 동도서기(東道西器)적 표현을 잘 나타내고 있는 작가로 꼽힌다. 특히 사물과 인성을 통찰하는 능력과 회화적 표현으로 치유를 제시해 세간의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작가이기도 하다. 권정찬 한국화가 그는 다른 작가들에 비해 일찍이 30대부터 해외로부터 초청개인전을 열어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아 왔다. 50회가 넘는 국내외 개인전을 통한 작품들은 국내는 물론 해외미술관이나 국가지도자들도 많이 소장하고 있어 독보적 예술정신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2020년에는 미국 대통령특별상 금상을 수상했고 춘곡 고희동기념사업회 대표, 국제예술인협회총재를 맡고 있기도 하다. 서양화로 시작해 수묵화, 채색화, 오브제 등 다양한 장르의 변화로 화단의 인정을 받아온 그는 철학은 물론 시대비평과 미술 이론, 시와 풍수, 기감(氣感) 등 문학과 기공에도 탁월한 재능을 보이고 있는 다재다능한 인물이다.미술비평가 채정균씨는 권 작가에 대해 “많은 화가의 수에 비해 의식 있는 참된 작가를 찾기 어려운 시대 예술인의 자존심을 지키는 마지막 화가”라고 평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21

포항시립미술관, 소장품 구입 공모

포항시립미술관은 동시대 예술과 호흡하는 미술관으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예술적 가치가 높은 우수 소장품 수집을 위해 지난 11일부터 3월 11일까지 한 달간 2022년 소장품 수집 공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올해 소장품 구입 대상은 세 범주로 나뉜다. 첫째, 스틸아트미술관으로서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주요 금속작품(1990년대 이전 한국근현대조각사의 주요 금속작품 우선 구입), 둘째, 지역미술사 정립에 중요한 작품, 지역작가의 경우 포항을 중심으로 한 영남권 경북 북부 지역으로 한정한다. 셋째, 포항시립미술관 기획전시에 참여한 작가의 작품이다.매도를 희망하는 작가, 작품소장자, 개인 또는 법인사업자 등은 포항시청 홈페이지 또는 포항시립미술관 홈페이지에서 신청 양식을 내려 받아 작성한 후 등기우편으로 접수하면 된다. 최종 구입 작품과 매입가격은 미술관 작품수집심의위원회와 작품가격평가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4월 중 결정될 예정이다.김갑수 포항시립미술관장은 “이번 공모를 통해 학문·예술적 가치가 높은 작품을 구입해 우수한 문화적 자산을 보유하고자 한다”며 “더 나아가 수집한 작품들을 전시, 연구, 교육 등에 활용함으로써 다채로운 시각문화를 창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기타 자세한 내용은 포항시립미술관 홈페이지(참여마당-공지사항) 또는 수집담당자(054-270-4705)에게 문의하면 된다. /윤희정기자

2022-02-20

“몰랐던 재능 발견으로 더 행복한 삶”

“전국적으로 평생교육기관들이 활성화되는 가운데 우리 생활 가까이에서 새로운 변화를 꿈꾸는 이들에게 손으로 만들 수 있는 다양한 공예를 배울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몰랐던 재능을 발견하게 되면 더욱 행복한 삶을 즐길 수 있습니다.”포항시 북구 중앙로 425에서 포항풀잎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공예가 곽철선(54) 센터장은 풀잎문화센터의 장점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곽 센터장은 홈패션, 양말목공예, 마크라메 등 30여 개의 공예 자격증을 갖고 이 센터에서 20여 개의 강좌를 개설해 개인의 잠재된 능력을 최대한 개발해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19일 곽 원장과 만나 나눈 그의 삶과 공예강좌의 매력을 정리한다. -풀잎문화센터를 하게 된 계기는?△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독서 수업을 오랜 시간 해오면서 틈틈이 다양한 취미와 함께 생활 공예를 배우고 익혀왔다. 그래서 10여 년 전부터 직접 풀잎문화센터를 운영하며 학교, 지역 사회에서 열심히 강의도 하고 재능기부도 하고 있다. 처음에는 취미로 시작해온 다양한 공예들이 세월이 흐른 지금에는 어엿한 직업 공예인으로 다시 태어나도록 도와준 셈이다.-풀잎문화센터에서는 어떤 수업을 진행 중인가?△요일별로 다양한 강좌를 운영 중이다. 가정 분과 강좌로는 홈패션, 아동복, 패션 양재, 홈웨어, 애견용품, 양말목공예, 홈데코 마크라메, 출산준비물, 서양자수 등이 있다. 공예분과로는 가죽공예, DIY가구, 레진아트, 석고방향제, 아로마향초, 점핑 클레이, 스트링아트, 비누베이커리, 라탄 소품공예, 풍선아트 등이 있다. 미술분과로는 냅킨아트, 우드아트, 천아트, 수채화 캘리그라피, 민화. 캘리그라피 등이 있다. 토탈공예의 경우, 센터의 과목 중 7과목을 선택하여 수강한 후 포트폴리오를 작성해서 자격증 심사 후 토탈공예 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풀잎문화센터 수강생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수강생이 있다면?△손주 재롱이나 보면서 노실 나이에 자격증을 취득해서 직접 공방을 열어 보고 싶다고 울진에서 오신 60대 후반의 김춘영 수강생이시다. 일 년 동안이나 거의 매주 빠짐없이 2시간씩 걸려가며 차를 운전하고 오셔서 퀼트와 캘리그래피 과목을 배우시고 숙제까지 꼬박꼬박 빠짐없이 하시더니 결국 자격증까지 취득하셨다. 지금은 울진에서 학교 강의도 나가시고 홈클래스도 운영하시고 틈틈이 작품 활동도 하시며 부업으로 판매도 한다고 하신다.-풀잎문화센터는 어떤 곳인가?△풀잎문화센터는 일반 학원과 복지관, 백화점 문화센터와 차별화하여 가족적인 분위기 속에서 월~금요일 아침 10시부터 저녁 9시 사이 본인이 편한 시간에 자유로이 선택 수강할 수 있는 사단법인 비영리 사회교육 기관이다. 다른 학원이나 문화센터처럼 수강생을 일정한 정원만큼 모아 놓고 수업하는 것이 아니라 1:1 개인으로 체계적인 지도하에 각 강좌 사범 코스를 수료한 회원은 자격증 취득 후 강사 활동을 할 수 있으며, 홈클래스 및 공방 운영도 가능한 곳이다. 대한민국 강좌, 교육 ‘NO.1 문화센터’로 1992년 풀잎문화예술 연합회를 시작으로 전국에 약 220개 지부와 다양한 여러 가지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다양한 수업 중 가장 마음에 가는 수업이 있다면?△양말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버려지는 양말목으로 실생활에 필요한 제품이나 인형, 인테리어 소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양말목공예이다. 양말목은 우리가 신는 양말의 앞쪽 발가락 부분에 붙어있는데 양말목이 잘리고 박음질 되면서 양말이 완성되고 기계에 걸려있던 양말목은 버려지게 된다. 이렇게 폐기물로 분류가 되어 소각 처리되거나 과수 결속 끈으로 쓰이던 양말목에 가치와 쓰임을 넣어 작품으로 재활용하는 공예다.-풀잎문화센터 수강생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그동안 배운 공예를 지역 사회에 환원할 기회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풀잎문화센터를 통해 취미가 직업이 되고 꿈이 이루어지고 생활의 긍정적 변화가 시작되고, 아름답고 밝은 내일을 꿈꾸는 분이라면 누구나 오셔서 소중한 꿈을 키울 수 있기를 바란다.-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아무래도 포항이 새로운 공예나 체험을 접할 기회가 부족한 중소도시이다 보니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더 많은 공예 작품과 체험을 경험해볼 수 있도록 많이 소개하는 것이 앞으로의 제 사명이자 목표이다. 그래서 제 어깨가 무겁다는 것을 느낀다. /윤희정기자

2022-02-20

걷고 읽고 쓰고… 혼자 시간을 사랑하는 법

수 세기 동안 사람들은 자신과 행복하게 지내기 위해 혼자의 시간을 어떻게 바라보고 보냈을까? 세계적 역사학자인 데이비드 빈센트 영국 오픈대 사회사 명예교수는 저서 ‘낭만적 은둔의 역사’(더퀘스트)에서 혼자 있기의 다양한 방식과 의미를 소개한다. 이 책 서장은 스위스의 의사이자 철학자 요한 게오르그 치머만이 1791년에 쓴 고독에 관한 세기의 고전이 된 책 ‘고독에 관하여’를 소개한다. 사색적으로 보이고 싶은 18세기 당대 젊은이들이 품에 껴안고 다닌 이 책은 어떻게 행복한 혼자가 될 것인가에 관해 지금도 유효할 만큼의 엄청난 통찰을 보여준다. 이 책은 은둔과 사회생활의 균형을 강조하고 있다. 낙담이나 종교적 광신에 따른 은둔은 내면을 가다듬을 목적의 은둔과 다르다. 그는 사색으로 고독의 장점을 취하고 현실에 다시 뛰어드는 정신력을 높이 샀다.1장에서는 ‘산책’의 역사가 펼쳐진다. 존 클레어, 윌리엄 워즈워스를 포함해 19세기 낭만주의 시인들이 산보의 기쁨을 노래한다. 도보 거리나 속도를 치열하게 경쟁한 신사들을 비롯해 런던 골목골목을 활달하게 걸으며 인파 속의 고독을 즐긴 찰스 디킨스 이야기, 귀부인들과 노동자 계층의 서로 다른 산책 생활 등을 엿본다.2장에서는 혼자 시간을 보내는 ‘여가활동’의 탄생을 다룬다. “이 게임은 생각을 멈추고 종일 시달린 업무를 밤에 떠올리지 않게 해준다”는 기록처럼, 빅토리아시대 독신 여성들이 1인용 카드게임에 몰입한 나머지 최강의 권위자가 돼 안내서를 출판하기에 이른 배경부터 낭만과 괴기가 섞인 고딕소설이 유행해 책 읽기가 위험천만한 오락으로 여겨진 에피소드 등이 펼쳐진다.3장에서는 매혹의 대상인 수도원과 공포의 대상인 감옥의 뿌리가 된 ‘독방’을 이야기한다. 18세기 독자를 휩쓴 소설 ‘수도사’나 금서로 지정된 ‘수녀’, 독방에 감금된 수감자가 신과의 대화를 시도한 감옥의 역사는 은둔이 지닌 어둠과 낭만의 양면성을 들춘다.4장에서는 지금의 각종 ‘취미’ 산업들이 자리 잡는 과정이 망라된다. 도보와 독서, 수집, 흡연 등 어떻게 사회경제적 특권층의 여가활동은 전 계층의 오락이 되었을까? 2022년 한국에서 ‘TV를 배경으로 켜두고 안 본다’고 대답한 조사결과와 1980년대 영국의 조사결과가 일치한다는 점 또한 흥미롭다.5장에서는 ‘회복’하는 은둔으로서 행해지는 자연 탐험, 홀로 먼 대양을 항해하기, 최근의 마음 챙김 열풍이 지닌 역사적 맥락을 살핀다.6장에서는 고독과 구분되는 ‘외로움’을 이해하게 돕는다. 찰스 디킨스가 스크루지 영감을 “독거한다”고 묘사할 때만 해도 외로움이란 말은 탄생하지 않았지만, 19세기 ‘멜랑콜리’라는 신조어와 20세기 최고의 영어소설로 꼽히는 ‘노스트로모’ 이야기 등을 통해 외로움이 현대사회의 병으로 오해받는 이유를 밝히고 정작 간과되고 있는 불평등 구조와의 연관성을 짚는다.7장에서는 혼자 있는 시간이 몇백 년의 역사에 걸쳐 디지털 시대 우리의 혼자 있는 시간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돌아본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17

현대인들의 일상 지배한 싸구려 물건

‘싸구려의 힘’(글항아리)은 현대인들의 일상에 싸구려 물건들이 넘쳐나게 된 경위와 원리, 그리고 싸구려의 본질을 역사적, 문화적, 경제적으로 연구해낸 책이다. 미국 럿거스대 역사학과 교수인 저자 저자 웬디 A. 월러슨은 도서관, 박물관, 학회, 대학, 기업 자료실을 찾아다니며 수집한 엄청난 양의 자료를 바탕으로 ‘싸구려 잡동사니에 대한 모든 것’을 이 책에 담았다.책에는 카탈로그, 광고 지면, 팸플릿, 상품의 흑백 사진과 컬러 사진 등 100여 컷의 도판이 수록돼 있으며 19세기 판매자와 소비자의 글이나 발언까지 생생하게 인용돼 있다.112가지 도구를 합쳐 배보다 배꼽이 커져버린 스위스 나이프, 애초부터 수집품으로 통용될 목적으로 만들어진 인형이나 접시. ‘싸구려’라는 말에는 가격이 저렴하다는 뜻도, 품질이 조잡하다는 뜻도 있다. 저자가 말하는 싸구려(crap·크랩)는 특정한 물건들의 범주가 아니라 존재 방식, 사물 이면의 음모와 위선을 의미한다.저자는 현대인의 일상에 싸구려 물건이 넘쳐나게 된 이유와 싸구려의 본질을 역사·문화·경제적 관점에서 들여다본다. 증정품이나 경품은 필요를 넘어서는 물건을 사도록 소비자를 자극한다. 공짜로 주는 판촉물은 소비자를 걸어다니는 광고판으로 만든다. 저자는 “크랩은 더 고상한 것으로는 폭로할 수 없는 우리의 가장 심오한 욕망, 충동, 열망을 폭로해준다”고 말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17

‘질병을 건강으로, 노화를 젊음으로’ 가능성에 집중하라

노화 전문가로 유명한 미국 하버드대 심리학과 엘렌 랭어 교수가 집필한 ‘어떻게 건강하고 지혜롭게 살 것인가’에 대한 명쾌한 통찰을 전하는 책 ‘늙는다는 착각’(유노북스)이 출간됐다. 랭어 교수는 책에서 우리가 가능성의 심리학을 안다면 얼마든지 질병을 건강으로, 노화를 젊음으로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 늙는다는 착각에서 벗어나 주체적으로 살아갈 기회가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한다.저자는 70~80대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시계 거꾸로 돌리기 연구’에서 답을 찾는다. 70~80대 노인들은 실험 전까지만 하더라도 안경을 써도 글자가 보이지 않아 독서를 포기했고, 느릿느릿 걷는 게 민망해 골프도 치지 않았으며, 식사 메뉴를 선택할 때조차 소화가 잘되는 음식만 골라 먹었다. 그러나 타임머신을 타고 20년 전으로 되돌아간 것처럼 독립적으로 일주일을 보낸 후에 노인들은 청력, 기억력, 악력 모두 현저히 향상했으며 키, 몸무게, 걸음걸이, 자세 등 수많은 측정 결과에서 훨씬 ‘젊어졌다’. 노인들의 발목을 잡은 것은 신체가 아닌 신체적 한계를 믿는 사고방식이었던 것이다.저자는 ‘의식의 집중’을 강조하고, 이상징후가 발생한 자동차를 엔지니어에게 넘기듯 몸에 대한 통제권을 의사에게 주는 대신, 자기 몸의 변화에 의식을 집중하자고 제안한다.랭어 교수는 이 책에서 우리가 가능성을 바라보지 못하게 만드는 고정 관념, 사회적 통념, 이름표, 숫자, 의학 상식 등의 한계를 언급하며 점화 효과, 플라시보 효과, 사적 자극의 개념과 심리 연구 사례들로 우리가 얼마나 불확실성 속에서 의심 없이 지내고 있는지를 일깨우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17

공공예술작품 관리 ‘스틸아트매니저’ 모집

(재)포항문화재단은 오는 28일까지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 공공예술작품을 관리하게 될 ‘스틸아트매니저(Steel Art Manager·SAM)’를 모집한다.재단은 지난 10년간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을 통해 약 190여 점의 작품을 포항 시내 곳곳에 상설 전시해왔다.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은 철강 도시의 이미지를 살려 ‘철’을 특화로 한 예술축제로, 2015년부터 지역 철강기업체가 참여해 작가, 기업, 작가기업 협업 작품을 시민들에게 공개했다.재단은 지난해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 10주년을 맞이해 시민주도의 쾌적한 작품관리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SAM’을 처음 기획했다. 이를 통해 그간 페스티벌로부터 수집된 스틸아트 작품에 대해 시민 거버넌스를 구축해 작품 모니터링 및 관리 등 지속적인 관심을 유도해 나가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 1기 SAM 활동 진행 경험을 바탕으로 일부 개편해 진행될 예정이다. SAM은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 공공예술작품 현장을 기록하는 역할을 맡아 진행하는 스틸아트매니저 인턴십이다. SAM으로 활동하게 되는 50여 명은 포항 시내 작품이 배치된 20곳 중 희망하는 지역에서 격월 1회 작품 상태를 점검하게 된다.또한 현장 활동에 앞서 전문성 확보를 위한 워크숍이 진행되는 등 여러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참여자에게는 위촉장 수여, 1365 시스템 봉사시간 부여 및 소정의 활동비와 함께 올해 새롭게 추가된 우수 활동가 특별 시상의 혜택이 제공된다.참가 신청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https://phcf.or.kr)에서 지원서를 다운로드 받은 후 28일까지 이메일(kyy577@phcf.or.kr) 혹은 구글폼 신청서(https://forms.gle/BzsckGREqxeX9zoF7)를 통해 접수하면 된다.결과 발표는 3월 3일 홈페이지 및 문자 메시지를 통해 개별 통보될 예정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16

땅의 빛깔 머금은 곡식들 캔버스 수놓다

대구 봉산문화회관 기억공작소의 올해 첫 번째 초대작가는 서양화가 정정엽(60)이다.정 작가는 이화여대를 졸업했으며 여성의 삶을 주제로 작업을 이어가는 여성주의 미술 운동의 대표 작가다. 1980년대부터 여성주의, 생태주의적 시각을 바탕으로 회화, 설치, 퍼포먼스 등 다채로운 작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기억공작소’는 봉산문화회관이 중견작가 프로모션의 일환으로 기획한 전시다.전시장에 들어서면 대지의 어머니가 선사하는 풍요로움이 넘쳐흐른다. 이 땅의 빛깔을 머금은 팥, 녹두, 검은콩 등의 곡식들이 캔버스 위를 화려하게 수놓는다.한 알 한 알 정성 담은 곡식들이 하나의 점이 돼 하늘의 별도 되고, 시뻘건 용암이 돼 꿈틀거리기도 하며, 때론 캔버스의 구석이나 바닥, 그리고 벽에 뿌려지거나 소복이 담기기도 한다. 마치 나약함이 뭉쳐 큰 힘을 내는 유기적인 생물처럼 보이는 이 알곡들이 집합과 산란의 움직임을 통해 어떤 인위적이거나 획일적인 요소를 배제하며 자연의 법칙에 순응한 모습으로 조형적인 변화를 보여준다.이는 생명을 머금고 잉태하는 씨앗이자 우리를 배부르게 하는 일용할 양식으로 모든 자연의 순환이 내포된 또 다른 작은 세계로 집약하게 한다. 작가는 그 속에서 곡식으로 밥을 짓고 살림하는 여성의 보이지 않는 반복적 노동을 씨앗으로 심고 있다. 하찮게 치부되는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 작가는 매일 곡식을 쓰다듬듯 붓질해가며 꾸미거나 과장 없는 원초적인 행위로 또 하나의 생명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이러한 태도 아래 ‘일상의 위대함’을 성실함과 꾸준한 회화적 실천 방법으로 축적된 시간의 이미지로 보여주고 있다.봉산문화회관 조동오 큐레이터는 “정 작가는 인간만이 아닌 나와 함께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다른 생명에 대한 관심과 지구적 시선을 비범하지만 결코, 무겁지 않으며, 하찮은 소재지만 결코, 가볍지 않게 공존하는 삶과 환경에 대해 재치있게 풀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정 작가는 2020 양성평등문화인상, 2018 제4회 고암미술상을 수상했다. 정 작가의 작품은 후쿠오카 아시아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 성남큐브미술관, 부산현대미술관, 수원아이파크미술관 등에서 소장하고 있다. ‘정정엽 물구나무 팥’전은 오는 4월 24일까지 봉산문화회관 2층 제4전실에서 열린다. /윤희정기자

2022-02-16

공간의 재구성, 어떤 의미로 확장될까

(재)포항문화재단이 오는 26일부터 3월 25일까지 꿈틀로 대안공간 298에서 기획전시 ‘지속의 공간’전을 개최한다.대안공간 298은 지역 예술가들의 새로운 가능성을 담은 다양한 실험적 작품들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전시 기획전문가의 필요성을 전파하고 이들의 활동 무대를 마련하기 위한 전시공간이다.꿈틀로 대안공간 298의 올해 첫 기획전시인 ‘지속의 공간’전은 2020년 부산비엔날레에 참여한 박상호 작가와 미국과 유럽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메건 벤트 작가의 영상, 설치, 드로잉 등 6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 중 1점은 이번 전시를 위해 제작된 메건 벤트의 신작이다.전시를 기획한 문화도시 포항의 협업·워킹그룹 전문인력 ‘신스틸러 3기(迅)’ 정선경 큐레이터는“‘지속의 공간’은 지속가능한 실험적 문화공간을 꿈꾸는 대안공간298이 본래 ‘삼겹천하’라는 식육식당이 있던 곳에 자리 잡은 것에서 착안해 공간의 재구성이 어떤 의미의 확장을 가져오는지 탐구하는 전시”라고 설명했다.또 정 큐레이터는 “하나의 작품이 여러 매체로 변형되며 확장하는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통해 의미가 형성되는 지점을 관찰하고자 했다”고 전했다.메건 벤트의 신작 ‘움직임과 기억의 얽힘 II’는 코로나로 인해 축소된 행동반경을 구현한 작품으로 코로나가 발생한 2020년부터 2021년 말까지 2년 동안 작가가 걸었던 걸음을 영상으로 담아낸다. 또한 메건 벤트의 ‘움직임과 기억의 얽힘 I’은 작가의 고관절 교체 수술 전후 79일 동안의 기록을 담고 있다. 바닥에 설치된 영상이 그때의 기억을 재생하는 한편, 검정 선으로 이어지는 움직임의 지도는 작가가 침대에서 일어나 꾸준히 내딛었을 발걸음의 시간을 상상하게 한다.박상호 작가는 2020년 비엔날레 출품작을 포함한 4개의 작품을 선보인다. 도심에서 가져온 파편적인 이미지는 개인적이고도 구체적인 이야기로 재구성되며, 매체에서 매체로 번역되는 과정을 통해 실제라고 인식하던 것과 실제 사이의 간극이 벌어지는 지점을 목격하게 한다.전시 연계 이벤트로 부산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에델현악사중주단의 비발디 ‘사계’ 연주가 26일·3월 25일 오후 3시에 전시 개막·폐막 이벤트로 마련될 예정이다.웹사이트에는 작품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작가들이 직접 제작한 인터뷰 영상도 게시할 예정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15

달에게 띄우는 액막이연… 대보름 소원 담아 보내자

15일은 음력 1월 15일로 새해 첫 보름날인 정월대보름날이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달에게 소원을 빌었다. 그 간절한 기원은 지금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물리쳐야 할 적, 코로나 때문이다. 언택트 시대 정월대보름의 의미를 되짚어본다.정월대보름은 한자어로 상원(上元)이라고 한다. 달을 중심으로 세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동아시아문화권에서 보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여 일 년을 상원(음력 1월15일), 중원(음력 7월15일), 하원(음력 10월15일)으로 나누었다. 그에 따른 세시풍속은 농경을 기본으로 하였던 우리 문화의 상징적인 면에서 의미가 크다.정월대보름에 행해지던 세시풍속은 여러 가지가 있다. 각 가정에서는 오곡밥과 나물 먹기를 비롯하여 부럼 깨기, 귀밝이술 먹기, 샘에서 용알뜨기, 다리밟기, 더위팔기, 소밥주기, 액막이연 날리기, 꿩알주우라고 김싸먹기 등이 있었다. 일 년 동안 가족의 건강과 소원을 바라는 기복 행위였다. 마을 행사의 대표적인 것은 동제 지내기, 지신밟기, 고싸움, 줄다리기, 달집태우기 등이 있었다. 마을의 안녕과 풍어와 풍년을 기원하고 주민들의 단합을 위한 것이었다. 마을이 없다면 개인도 없다는 것을 알고 행하는 풍속이었다.우리 고장에 줄다리기가 이어져 오는 곳이 있다. 포항시 북구 송라면 화진리 구진 마을에는 매년 정월대보름에 앉아서 하는 앉은줄당기기가 펼쳐진다. 생업이 어업인데 별신굿을 대신하여 하는 놀이이자 제의의 개념이다. 줄의 형태가 게 모양을 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게의 붉은 색은 귀신을 쫓고 알은 다산을 상징한다. 이 마을에서는 여성들만 줄다리기를 하고 남자들은 풍물을 울리며 흥을 돋우는 역할을 한다. 주민 전체가 참여하여 풍어를 기원하고 하나 된 마음으로 마을의 평안을 기원한다. 조상들이 지켜온 대보름 풍속의 의미는 3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첫째는 무병장수를 기원했다. 어느 시대에나 식구들의 건강을 기원하는 것은 불변이다. 특히 농경시대에는 수명이 짧은 경우가 많았으니 더욱 그랬다. 확실한 병명을 모른 채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다는 것은 슬픔이자 두려움이었다. 세상사를 주관하는 이가 있다 믿고 그에게 읍소하고 간절함을 표현할 수 있는 대상이 필요했다. 그것이 하늘이었고 그중에서도 달이었다.오늘날에도 건강은 중요시한다. 전화를 끊을 때면 아프지 말고 잘 있어라, 만나면 건강이 최고라며 운동과 식사를 강조하는 진심어린 말을 전한다. 어른들은 가끔 이 좋은 세월에 뭐가 아쉽냐 하면서 많은 돈과 행복이 있어도 몸이 무너지면 모두가 허사라고 욕심을 부리지 말라 한다.코로나 시대에는 더 신경을 쓴다. 손소독 철저히 하고 마스크 꼭 끼고 정부에서 실시하는 방역수칙을 잘 따른다. 그것은 죽음의 그림자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내 가까이에 있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과학이 발전하고 의료기술이 좋다 해도 넘어설 수 없는 한계가 있으며 지금이 그 한계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둘째는 자급자족의 풍요를 바랐다. 조상들은 먹거리가 풍족하지 않았다. 농경사회에서는 먹는 것이 건강과 노동에 직결되는 생활이었다. 살아내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농사가 생명줄이었다. 풍년이 되기 위해서는 계절에 따른 날씨가 중요했고 날씨를 주관하는 신에게 기대는 수밖에 없었다. 지신을 달래고 비와 바람을 부리는 신에게 제사를 올리며 모두에게 넉넉한 일 년을 기원했다.우리가 바라는 것도 풍요한 생활이다. 다만 농경시대의 풍요의 의미와는 차이가 있다. 먹고 사는 것의 근원적인 문제가 아니라 더 좋은 것, 더 나은 것을 찾아 끊임없이 요구의 종류를 바꾸어 간다.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신제품과 그에 따른 공장과 상점들이 생겨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인간의 욕구는 끝이 없어 동물의 영역까지 넘보고 있다. 그 결과 새로운 바이러스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 메르스, 사스. 신종플루, 코로나바이러스의 반격이 만만치 않다. 일상이 흔들리는 불안한 상황을 겪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인류가 꿈꾸는 더 나은 세상이 어떤 세상을 말하는 것인지, 계속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인간의 능력을 사용한다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자신에게 물어본다. 우리의 미래가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밝은 전망보다는 불확실하다 예측하는 경우가 많다.마지막으로 개인의 행복이 중요하지만 마을이라는 공동체의 안녕도 중요하게 여겼다. 주민들은 마을의 평안과 풍년을 기원하는 동제를 지냈으며 동제를 준비하는 기간 동안은 몸과 마음을 정갈히 하고 마을을 대표하는 제주는 부정한 언행, 부부 합방을 비롯한 금기 사항을 엄격히 지켰다. 그때는 마을공동체 유지를 위해 진심을 다해 기원하며 신을 중심으로 단합이 이루어졌다. 줄다리기나 고싸움을 통해 주민간 협동과 소속감을 고취시켜 나만이 아니라 모두가 잘 사는 마을을 만들고자 했다.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바뀌면서 마을공동체 의식은 희미해졌다. 생산의 주체가 단체에서 개인으로 바뀌었다. 직업을 찾아 뿔뿔이 흩어지며 주민 수가 줄어들면서 공동체 마을은 서서히 힘을 잃어갔다. 새로운 환경에서 규칙적인 출퇴근과 소속된 회사에서 주어진 일에 전념하고 그에 따른 성과에 행동이 좌지우지되면서 개인을 위한 생각이 중요해졌다. 이웃들과 친구는 비교의 대상이며 넘어서야 할 상대였으므로 사람들은 지쳐갔다. 이제는 나만 행복한 것이 가능한지 의문이 생기는 시점이다.코로나로 활동이 자유롭지 못한 지금, 정월대보름의 무병장수, 풍요, 마을공동체를 기원하던 세시풍속을 상기해본다. 신의 영역을 성스럽게 여기고 마음을 다하여 섬기며 거창한 부자를 바란 것이 아니라 모두가 건강하고 배고프지 않게 사는 세상을 소원했다.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가 한마음으로 간절히 바라는 것이기도 하다.이번 대보름에는 그 옛날 조상들이 달을 보고 기원하던 간절한 마음이 된다. 어린 시절 달님 앞에 비손하던 어머니가 부르던 달님, 그 달님을 찾아 지겨운 코로나 물러가길 소원하고 각 가정마다 소소한 복 누릴 수 있는 환경이 되기를 빌어본다. 바람 부는 바다에서 액막이연을 띄워보자./양태순(수필가)

2022-02-14

경북여성정책개발원 경북광역새일센터 여가부 운영 평가 4년 연속 ‘최고’

경북여성정책개발원 경북광역여성새일센터는 2021년 운영실적을 평가하는 여성가족부 새일센터 성과평가에서 4년 연속 최고등급인 ‘가등급’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앞서 경북광역새일센터는 지역 일자리사업 활성화와 지역센터 역량강화 성과로 여성가족부와 고용노동부가 공동으로 실시한 새일센터 평가에서도 전국 최초로 광역형 우수센터로 선정되기도 했다.최고등급에 선정된 경북여성정책개발원경북광역새일센터는 2010년 여성가족부 경북새일지원본부로 지정된 후, 도내 8개 새일센터(경산·경주·구미·김천·영주·영천·칠곡·포항)의 사업활성화 지원과 15개 시군 취업상담사 파견을 통해 경북여성들이 자신의 역량과 미래사회에 대비할 수 있는 분야로 취·창업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활발히 추진해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위축된 지역경제 상황 속에서 도내 경력단절여성들에게 취·창업상담, 구인·구직 관리, 국비직업교육훈련, 유튜브 채널을 통한 실시간 사회적경제 페스티벌 창업페스티벌, 기업체 협력네트워크 구축 등 온오프라인을 활용한 다양한 취업지원 서비스를 펼쳐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13

아크릴 물감 매화도는 시대 변화의 반영

최영조 문인화가 “매화가 봄의 상징이 된 것은 긴 겨울 끝에 제일 먼저 꽃을 피워 봄소식을 주는 모습이 어려운 역경 속에서도 희망을 전한다는 상징성 때문 아닐까요.”최고의 이상향, 격조 높은 정신, 최상의 가치로 대변할 수 있는 진, 선, 미를 추구해온 문인화 정신이 예술적 감각에 영향을 미쳤다는 최영조(56) 문인화가. 지난 12일 경주시 황성로 35-3에 있는 그의 작업실을 찾았다. 사군자 매화도를 서양화 재료로 그린 ‘매화도’ 작품으로 국내 화단의 주목을 받고 있는 최 작가를 만나 삶과 작품에 대해 들어봤다.-캔버스에 아크릴 물감으로 사군자 매화도를 그려 화제가 되고 있다. 쉽고 편리한 재료로 변화된 현재의 미술 경향에 따른 것인가.△그렇다고 볼 수도 있다. 기본적인 먹그림은 화선지에 먹으로 스며드는 작업은 전통적인 기법으로 일필휘지 기운 생동감을 표현한 문인화 작품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의식주 모든 것이 변화되듯이 우리의 전통적인 재료를 버리고 현대미술에 기본으로 사용하는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으로 정신은 문인화 기본 운필법을 그대로 갖고 사군자, 서예 붓으로 현대미술에 맞게 작업세계를 펼치고 있다.-매화도를 그리는 이유는?△처음에는 별다른 이유가 없었지만, 문인화 사군자를 공부하면서 매화도에 집중하게 됐으며 동기는 다양하게 많다. 돌아가신 월봉 정석환 선생님께서 즐겨 그리시던 매화 작품에 매력을 느끼면서 시작되었으나 시간이 갈수록 매화의 의미와 나의 성격과도 흡사한 부분들이 많아 마음을 담게 되었다.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꽃 중의 꽃이 매화라 사군자 매, 난, 국, 죽 중 매화도를 즐겨 그리고 있다. 그 와중에 매화 그림은 큰 둥치를 표현하면서도 섬세한 작은 가지와 그리고 아름답고 고결한 매화꽃 향기는 봄을 맞이하는 사람들에게 활기를 불어넣어 주어서 좋다.-최 작가도 옛 선비들처럼 자신의 모습을 추상적으로 상징할 수 있도록 간결한 조형성을 강조해 표현하는 사군자의 형식을 따르고 있는지?△그렇다고 볼 수 있다. 문인화 작품의 격은 마음에 있다. 화격보다 인격이 앞서야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했다. 문인화의 장르는 회화의 장르와는 다르다. 회화는 사물을 보고 사실적인 작품을 표현한다면 문인화는 정신을 담는 장르다. 즉 느낌, 분위기, 감정과 감성을 들추어내는 작품 세계로 아, 하는 감탄사와 기운을 전달하는 작품이다. 동양철학의 기본 바탕인 음, 양의 이치를 갖고 작업을 하여야 자연 의미에 가깝게 갈 수 있다고 본다. -전통 사군자를 서양미술에 접목해 한국화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 작품이 주는 의미를 소개한다면?△시대의 흐름이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시대의 변화처럼 작품의 세계도 변해야 한다. ‘법고창신(法古創新)’. 우리나라에서도 몇 년 전부터 장르가 없어졌다고들 한다. 현시점에는 평면, 입체 크게 둘로 보지만 이 또한 무너졌다고들 한다. 평면 작가들이 입체적인 작품들을 많이 하면서 서로 간의 장르는 무너졌다. 나 또한 매화도뿐만 아니라 추상적 작품 겨울 연밭, 음율, 선율, 몽현(夢顯) 작품들을 하고 있다. 서양의 재료 아크릴 물감은 다루기는 엄청 힘든 반면 현대인의 시각에 맞는 색감을 줄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서양화가 보는 그림이라면, 동양화는 읽고 동양화는 음미한다고 한다. 추천하고 싶은 최 작가의 ‘매화도’ 작품 감상법이 있다면?△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문인화의 매화도는 일필휘지의 기운 생동감 그리고 여백은 보는 이에게 생각하게 만드는 공간 창출로 비어있지만, 채워져 있다.-민족의 정신을 담은 소중한 문화유산인 소중한 옛 그림들이 서양문화에 밀려 현대인들의 생활에서 멀어져 가고 있는데 대한 최 작가의 견해가 궁금하다.△그런 부분에는 안타깝다. 서예, 문인화뿐만 아니라 옛 풍습 및 전통적인 모든 것이 조금이 사라지고 있다. 정통적인 모든 장르는 보존은 가능하나 지속은 힘들다고 본다. 문화유산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것은 국가가 바탕이 되어야 지속 가능하다. 사라지고 있는 문화유산들은 많다. 그중 하나일 뿐이다.-그림을 배우려는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없는지?△초·중·고등학생에게는 미술 학업에 충실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입시에 집중된 것이 아쉽다. 서예. 문인화. 민화, 조각 등등 많은 경험치가 혼합될 때 새로운 창작들이 나온다고 생각한다.-앞으로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k-팝은 세계적인 음악이 되어있듯이 k-아트를 세계에 알리고 싶다. 서양미술은 퍼포먼스가 안 되지만, 문인화 매화도는 퍼포먼스가 된다. 즉석에서 작품화를 완성도 있게 할 수 있다. 동양의 미술을 알리고 싶다. 아직도 먹을 모르는 나라들이 많다. 동양의 먹을 잉크라고 생각하고 질문을 한다. ‘코리아 잉크 먹(墨)’이라고 말하면 모른다. 슬픈 일이다. ‘차이나 잉크’라고 말할 때 비로소 고개를 끄덕인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13

‘기본소득’ 으로 지속가능한 사회 열어야

포항을 기반으로 전국 규모의 시민사회운동을 펼쳐온 유성찬 지속가능사회연구소장이 다섯권째 단행본 ‘그날이 오면’(도서출판 나루)을 출간했다.이를 기념하는 북콘서트의 부제가 ‘지속가능한 사회와 기본소득’인 점인데서도 알 수 있듯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향성이 강한 유 소장의 ‘기본소득 예찬론자’로서의 면모가 책 곳곳에서 묻어 난다.주요 내용들은 포항지역에도 민주화운동의 역사가 이어져 왔으며,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한 장을 차지하고 있음을 일관되게 견지하고 있다.80~90년대 사회운동 과정에서 겪은 시련과 가족사의 쓰라린 경험을 함께 한 가족에 대한 애잔함도 묻어나고 있다. ‘대구에서 왔다’, ‘아버지’, ‘그날이 오면’의 이야기들은 ‘겨울밤 집나간 아들을 찾아 야학에 찾아온 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노동현장에서 산재사고로 사망한 동지’에 대한 저자의 애잔함이 생생히 전해진다.1989년경 재정이 어려워 사무실을 구하지 못해 상근자가 ‘꽃을 던지고 싶었다’라는 이름의 커피숍에서 더부살이하며 활동했던 추억담도 소소한 읽을거리다. 남북평화와 통일문제, 자치분권, 지역차별, 시민사회운동과 NGO의 역할에 대한 유 소장의 성찰은 이론적 탐구에다 현장경험까지 더해진 결과임을 알 수 있다.이를 바탕으로 유 소장은 미래 비전으로 ‘기본소득정책’을 활성화시켜 경제적 불평등, 인권문제, 환경문제를 극복해가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열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유성찬 소장은 “‘포항에도 사람이 살고 있었네’라는 북콘서트 포스터 속 문구에 이번 책의 메시지가 담겼다”면서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이루기 위해 포항에서 펼쳐진 민주화운동을 되돌아보면서 내일의 길을 찾고, 저를 비롯해 앞으로 더 많은 이들이 이 역사를 기록하는데 동참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유성찬 소장은 한국환경공단 상임감사 및 관리이사, 경기도 일자리재단 자문위원을 역임했으며 현재 경주대학교 로고스컬리지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다 책 발간을 기념하는 북콘서트는 오는 13일 오후 2시 포항 남구 오천읍 다빈치커피 오천힐링강변점에서 열린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10

부패한 문화가 부패권력자 만든다

“나쁜 사람이 권력을 손에 넣는가? 권력이 사람을 악마로 만드는가?”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국제정치학과 부교수이자 정치 컨설턴트인 브라이언 클라스 박사는 10여 년간 벨라루스, 영국, 코트디부아르, 태국, 튀니지, 호주 등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수백 명의 최고위 지도자를 인터뷰했다. 브라이언 클라스의 신간 ‘권력의 심리학’(웅진지식하우스)은 500건 이상의 인터뷰와 인간 행동에 관한 최신 이론을 토대로 어떤 사람, 어떤 시스템이 더 쉽게 권력을 손에 넣고 부패하는지 밝혀낸다.뉴욕시에 머무르는 UN 대사들은 한때 법 위에 군림했다. 외교관 면책특권으로 1997년부터 2002년까지 5년 동안 UN 외교관 차량의 불법 주차 딱지 발행 수는 무려 15만 회에 달했다. 보다 못한 뉴욕 시장은 ‘삼진 아웃’ 규칙을 시행해 불법 주차의 시대를 끝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이 있다. 스웨덴, 노르웨이, 일본 등에서 온 외교관들은 법 시행 전에도 미납된 주차 딱지가 없었다. 반면 부패 문화로 악명 높은 쿠웨이트 외교관들의 주차위반 건수는 인당 평균 249회에 달했는데, 시행 후에는 0.15회로 줄어들었다.여기서 발견할 수 있는 몇 가지 사실이 있다. 부패한 문화가 부패한 권력자를 만들어낸다는 점, 시스템이 부패를 통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밖에도 책은 전 이라크 행정책임관이었던 스키 강사 제리가 언론을 통제하고 약탈자에게 발포를 허가한 사례를 통해 나쁜 국가 시스템이 권력자의 선택을 규정짓는 현실을 살펴보고, 인도 벵갈루루 공무원 집단의 부패가 현지 대학생들의 진로 선택에 미친 영향을 통해 악한 사람을 끌어당기는 권력의 구조를 살펴본다.사이비종교 지도자, 쿠데타 음모자, 사이코패스 장군, 선동가, 부패한 CEO…. 권력의 정점에 섰던 다양한 사람들을 직접 만나 이해하고 행동의 배경인 시스템을 연구하는 일은 부패하는 권력자를 멈추기 위한 핵심 작업이 된다.하지만 독재자, 부패한 CEO라고 해서 우리와 완전히 다른 종은 아니다. 책은 인간 행동에 관한 다양한 분야의 이론을 토대로 그들의 행동을 촉발한 요인을 설명하고, 우리 손에 통제권을 쥐기 위한 과제를 제안한다.더불어 책은 선사 시대에 머무르고 있는 우리의 뇌가 만들어낸 지도자 선택의 오류, 권력의 정점에 설수록 나쁜 선택을 거듭하게 되는 이유 등 결국 부패하고 마는 ‘권력의 심리’를 실제 사례와 정치학, 심리학, 신경학, 행동경제학 분야의 최신 연구 결과를 융합해 풀어낸다. 이 책에 담긴 권력의 본질에 대한 통찰은 리더가 부패할 수 없도록 우리 손에 통제권을 쥐는 방법을 알려줄 것이다.한편, 브라이언 클라스 박사는 영국 팟캐스트 어워드에서 3위를 차지한 ‘권력은 부패한다(POWER CORRUPTS)의 진행자로 세계적 전문가들과 함께 세상을 움직이는 힘의 이면과 악한 권력자들의 실체를 파헤치고 있다. 그 결과물인 이 책은 출간 즉시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10

세계 최대 소셜 플랫폼 ‘페이스북’의 명암

미국 최고의 테크 저널리스트로 꼽히는 스티븐 레비가 쓴 ‘메타 페이스북’(부키)은 페이스북의 성장 과정과 명암을 들여다본 책이다.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와 가진 아홉 번의 인터뷰를 포함해 전현직 임직원, 그리고 책에 등장하는 인물과 사건에 관련된 인물들과 나눈 300여 차례의 인터뷰가 이 책의 줄거리를 이룬다.저자는 대학생 인맥 쌓기 앱에서 SNS 왕국, 플랫폼 제국을 거쳐 메타 월드 구축으로 나아가는 페이스북의 거침없는 행보를 낱낱이 추적하고 해부한다. 마크 저커버그는 하버드대 2학년 때 캠퍼스 소셜 네트워크 역할을 하는 간단한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이 사소한 대학 기반 스타트업은 오늘날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페이스북 메신저라는 세계 4대 소셜 플랫폼을 보유한 채 절반 가까운 지구인의 일상을 좌우하는 기술 거물로 성장했다. 그리고 이제 가상현실과 인공지능, 블록체인 기술에 근거해 메타버스의 창조를 선도하고 있다.페이스북 이야기는 소셜 미디어 산업의 역사 자체이자 IT 업계의 과거, 현재,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다. 페이스북을 비롯한 빅테크와 기술 산업이 어떤 식으로 사람들의 경험과 비즈니스를 바꾸어왔는지, 어떤 미래로 세상을 데려가려 하는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은 소중한 실마리를 제공해줄 것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10

200호 이상 대형작 중심 소장전 ‘스타트’

대구문화예술회관(관장 김형국)은 올해 ‘2022 대구문화예술회관 소장작품전’을 효시로 모두 8개의 기획전시 라인업을 결정했다.대구문화예술회관은 지난달 27일부터 첫 기획전으로 1991년 개관한 이래 수집한 소장 작품 중 그간 소장작품전에 소개되지 않았던 작품들과 200호 이상의 대형 작품들을 중심으로 ‘2022 대구문화예술회관 소장작품전’을 열고 있다. 전시는 3월 5일까지 열리며 올 4월부터 11월 사이에는 대구·경북 지역 전시 공간을 순회하는 소장작품 순회전도 마련해 관람객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예정이다.2월 중순에는 ‘아트in대구, 오픈리그’전이 개최된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되는 이 전시는 지역 작가들의 숨은 노력과 창작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자 마련된다. 올해 11명의 작가가 1, 2부로 나눠 이달 15일부터 3월 12일까지 한 달 간 작품을 선보인다. 참여 작가는 1부 사공홍주, 최상식, 정병현, 시혜진, 곽호철, 허용수(海禪), 2부 박두, 구도하, 오정향, 김민진, 박세호이다.4∼6월에 열리는 특별기획전 ‘청출어람(가제)’전은 지역 미술계에서 스승과 제자로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돈독한 관계를 쌓고, 각자의 예술세계를 펼쳐나갔던 작가들을 조명하는 기획전이다.전시에서는 서양화가이자 교육자로 많은 제자들을 배출해 냈던 서창환(1923∼2014) 작가와 제자들의 작품이 선보일 예정이며, 4월 28일부터 6월 11일까지 개최된다.7월에 개최되는 ‘원로작가 회고전’과 9월에 개최되는 ‘올해의 중견작가·청년작가전’은 대구문화예술회관이 대구 미술계의 토대를 건실하게 유지하기 위해 세대별로 작가를 선정해 미술계 전 세대에 걸쳐 작가를 조명하는 기획전이다. 올해 ‘원로작가 회고전’에는 서양화가 이영륭, 사진작가 양성철 작가가 선정됐다. 원로작가 회고전은 오랜 시간 자신의 분야에서 지역미술의 역사를 써 온 원로작가의 흔적을 따라 시대별로 작품을 조명하는 전시로 ‘원로작가 회고전Ⅰ-서양화가 이영륭’은 7월 7일부터 7월 23일까지, ‘원로작가 회고전Ⅱ-사진작가 양성철’은 7월 28일부터 8월 13일까지 개최된다.‘올해의 중견작가전’은 지역 미술계의 중간허리격인 중견작가의 작업에 재도약점을 마련하는 전시로 참여 작가들의 신작을 중심으로 9월 22일부터 10월 29일까지 열린다. ‘올해의 청년작가전’은 2월 공모 심사를 거쳐 총 5명의 청년 작가를 선정할 예정이며 8월 29일부터 11월 5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다.11월 중순에는 지역 작고작가를 발굴·조명하는 작고작가전이 개최된다. 지역 작고작가의 작품과 아카이브 자료를 함께 정리해 작가들의 예술에 대한 집념과 열정을 재조명하는 이 전시는 11월 17일부터 12월 17일까지 한 달간 열릴 예정이다.김형국 대구문화예술회관장은 “2022년에도 다양한 세대와 다양한 층의 예술인들을 발굴하고, 이들의 노력과 성과가 조명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지역 미술과 지역 작가를 소개하는데 중점을 두면서 동시에 시민에게 다양한 현대미술을 소개하고, 대구미술사를 정립하는데도 힘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