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티 오브 갓`의 배경이 브라질 리우 파벨라이다. 가난과 범죄의 도시 이야기다. 그 파벨라 출신의 한 흑인 선수가 이번 여자유도 57㎏급에서 금메달을 땄다. 하파엘라 시우바(24) 선수는 조국 브라질에 여자유도 최초의 금메달을 안겼다. 시상대에서 눈물을 펑펑 쏟았던 그녀는 “파벨라 출신도 꿈을 이룰 수 있음을 보여줘 행복하다”고 했다. 인구는 180여만 명이고, 내전과 학살로 숱한 난민을 쏟아냈던, 동유럽 발칸반도의 작은 나라 코소보. 이 나라에서 온 여자유도 선수 마일린다 켈멘디(25)가 52㎏급에서 우승했다. 강국 이탈리아 선수를 꺾고 제일 높은 시상대에 올랐을때 모든 관중들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코소보가 올림픽에서 따낸 최초의 금메달이었다. 승전보가 전해지는 순간 이 나라 국민 모두가 펑펑 눈물을 쏟았다. 켈멘디는 “우리는 비록 작고 가난한 나라지만 간절히 원하면 올림픽 챔피언이 될 수 있다”고 했다.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피지는 럭비가 국기(國技)다. 공 하나만 있으면 다른 `돈 들 시설`이 필요 없는 운동, 이 나라 국민들은 `걷기 시작할 때`부터 럭비를 한다. 일본국민들이 스모시즌에 일제히 TV앞에 앉는 것처럼, 피지도 럭비경기 시즌에는 상점 문을 닫는다. 선수들은 다 생계수단을 따로 가진다. 경찰, 소방관, 호텔 벨보이, 농부 등등, 이 나라는 오래 영국의 식민지였는데, 이번 올림픽에서 그 영국을 꺾고 럭비에서 금메달을 땄다. 감독은 영국인이었다. 벤 라이언 감독은 “조직력이 떨어지고 기본기가 약한” 피지팀을 조련시켜 팀워크를 강화하고 `작전 개념`을 주입시켰다. 피지 총리는 “피지는 세계지도에서 점 하나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번의 우승으로 세계인들은 그 점을 찾아보기 시작할 것”이라며, 선수들이 귀국하는 22일을 `공휴일`로 선포하고, 355개 섬 전역에서 대대적인 축제를 열겠다”고 했다.이번 올림픽 개막식때 매우 특별한 장면이 연출됐다. 남태평양 작은 섬 퉁가에서 온 태권도 선수 파토푸아(32) 선수가 벗은 윗몸에 코코넛오일을 바르고, 상어이빨 목걸이를 걸고, 전통치마 투레누를 두르고, 고기잡는 작살을 든 채 선수단 7명과 입장했다. 인기 폭발이었다. “퉁가 정부가 20년간 국가 홍보를 한 것보다 네가 한 것이 낫다”하고, 영화사들이 접근하고, 일자리, 혼담도 나왔다.시리아, 남수단, 콩고, 에티오피아 등지에서 도망나온 난민선수 10명은 메달이 전혀 없고 앞으로도 있을 가능성이 없지만, 남자유도 90㎏급 32강전에서 인도 선수를 이긴 것만으로도 `큰 감격`을 누렸고, 어떤 메달리스트가 받은 것보다 더 요란한 박수를 받았다. “그들은 참가에 의의가 있다는 올림픽정신에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6-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