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언론사 논설·해설위원들과 만나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설명하고 질의 응답을 했다. 그러나 부총리의 답변에는 알맹이가 없었고, 배석한 기재부 제1차관은 전혀 관심이 없는 듯 `스마트폰 놀이`에만 빠져 있었다고 한다. 그날 논설위원들이 질의한 내용은 실로 절박한 사안들이었다. 추락하는 경제를 살릴 방안, 조선·해운의 구조조정으로 직장을 잃게되는 직원들에 대한 사후대책, 청년 일자리 창출 대안 등이었다. 그러나 배석한 고위직들의 태도는 `남의 일`보듯 했다는 것이다. 최근 별세한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는 `미국 사회조직의 일처리 속도`를 제시한 바 있다. 개인기업은 가장 빠른 100마일, 노동조합은 30마일, 정부 관료조직은 25마일이라는 것이다. 공직의 명예를 소중히 여기고 서비스정신에 투철한 미국 공무원들이 이 정도면, 권위주의적 전통이 뿌리깊은 한국의 공무원들은 어떨 것인가? 기업들은 시간이 돈이지만, 공무원은 그렇지 않다. 행정권력을 쥐었다 해서 쓸데없는 간섭이나 하고, 될 일도 안된다고 퇴짜 놓고, 되도록 늑장부려서 `재미`를 노린다. 행정학 교과서에도 있는 `관료주의의 폐단`이다.언론사 원로들과 경제관료들의 `경제정책 설명회`에서 나타난 `스마트폰 놀이`와 딴청부리기와 알맹이 없는 설명·답변 등은 `한국행정공무원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는 일이며, 속도에 있어서 `25마일`은커녕 `후진 기어` 꼴이다. 참으로 걱정스럽다. 국회는 국정의 발목이나 잡는데, 행정부라도 정신 바로 차려야 할 것인데, 그 또한 `남의 나라 공무원`같으니, 이 나라가 장차 어떻게 되겠나.`공무원 전용 항공권`이란 것이 있다. GTR이다. 티켓 중에서 가장 비싼 것이다. 각종 혜택이 덧붙어 있으니 그렇다. 따지고 보면 공무원들에게 이런 특혜를 줄 이유가 없다. 국가간 업무 특성상 일정은 이미 확정돼 있으므로 `일정변경 옵션`은 필요 없고, 직책에 따라 좌석 등급이 정해지므로 업그레이드 가능 여부도 의미가 없고, 공무용이므로 개인 마일리지 적립도 필요 없다. 그런데도 공무원들은 굳이 비싼 항공권을 사서 출장간다. 공무원의 권위주의적 甲질이 이제는 고쳐져야 한다. 국민의 공복이 왜 비즈니스석에 앉아 가나.구미시에 대한 감사원 감사에서, 인사담당자가 직원 37명의 근무평가 점수와 순위를 멋대로 변경한 사실이 적발됐다. 이 `위조·왜곡된 인사관련 서류`가 결재라인을 타고 올라가면서 어디에서도 걸리지 않고 `무사통과`됐다고 한다. 인사뿐 아니라 사업자를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조작이 있었고, 수의계약 대상이 아닌 사업을 수의계약으로 해서 예산을 낭비한 사례도 있었다 한다. 공무원의 고질적인 갑질을 고치지 않고는 국가발전도 공염불이다.
2016-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