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내뿜는 초미세먼지나 이산화질소 등 대기오염물질은 잘 알지만 삼겹살이나 생선을 구울때 지방 속의 탄소가 타면서 내는 각종 오염물질에 대한 인식은 생소하다. 주방이 미세먼지의 주범이라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왜 이제 뒤늦게 나왔는지 의아하다. 심지어 주방에서 굽고 지지고 복는 요리를 할 때는 “아이들을 방에 피신시켜라”는 조언까지 나온다. 중국 사막지대에서 생긴 황사가 편서풍을 타고 한반도에 날아오면서 스모그현상이 심해진다. 지금은 마스크로 되지만 조만간 방독면이 필요할 때가 올지 모르겠다.요리를 할때만 미세먼지가 나오는 것이 아니고, 방향·탈취제, 가구·소파 등에 사용된 접착제·방부제 등에서 나온 화학물질 등도 실내를 떠돌다 초미세 먼지에 달라붙어 사람의 폐로 들어가면 호흡기 질환 등을 유발시킬 수 있다고 한다. 또 곰팡이, 애완동물에서 나오는 바이러스 등 세균, 진드기 등 실내환경을 해치는 오염물질은 다양하고, 특히 어린이들은 더 취약하다고 한다. 이쯤 되면, “가정은 안전한 보금자리”가 아니다. 밖에 나가면 위험하고, 집안에 있으면 더 위험한 세상을 우리가 살아가고 있다. 종전까지는 `모르고 살아` 그냥그냥 지나갔으나, 지금은 많은 전문가들이 데이터를 내놓고 `위험`을 경고하니, 사는 일이 버겁다.전문가들은 자주 환기시킬 것을 권한다. 조리대 후드를 반드시 설치하고, 겨울에도 요리 시간에는 문을 열고, 요리를 시작하기 전에는 반드시 환풍기를 틀거나 문을 열어두라고 한다. 바깥에 황사나 미세먼지가 심할 때는 문을 열수도 없고 안 열 수도 없으니 공기청정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데, 이렇게 되면 공기청정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 것이다. `옥시파동`으로 대학교수와 기업인의 검은 거래가 사법처리를 당하고 있는 상황이라 `실내 오염과 공기정화기`의 관계에도 의심의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다.더 심각한 문제는 미세먼지 대책을 놓고 정부 부처간에 갈등을 빚으면서 일관된 정책을 내놓을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화력발전소와 경유차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데, 환경부는 “낡아 미세먼지를 많이 발생시키는 화력발전소의 가동을 중지해야 한다” 하는데,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력수급에 혼선을 가져오고,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발생한다”며 반대 입장이다. 또 경유차에 대해서도 환경부는 경유 가격과 세금을 올려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경유 의존도가 높은 서민층의 반발이 예상된다”며 반대한다.모든 근거자료를 취합, 컴퓨터에 입력시켜서 가장 합리적인 대책을 찾아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주먹구구식으로 된다 안 된다 할 일이 아니고, 부처이기주의 때문에 반대 찬성으로 갈려서도 안된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달린 문제다.
2016-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