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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터넷에 게시된 시 오류 많다

현대를 사는 우리는 거의 모든 자료를 인터넷에서 얻는다. 인터넷에는 온갖 정보가 넘쳐난다. 누구나 터치 한 번으로 그 자리에서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참으로 편리한 시대이다.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그런 현상은 더욱 가속되었다. 지식의 평준화가 이루어지고 일반인도 전문적인 분야의 지식을 쉽게 얻을 수 있게 되었다.하지만 이런 편리함 뒤에는 간과 못할 문제점이 있다. 특히 시에 관해서는 더욱 그렇다. 요즘 사람들은 시집을 사지 않는다. 대형서점의 시집 코너는 거의 사라졌다. 시집은 이제 문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나 시인들이 사서 읽는다. 일반인들은 대부분 검색에 의존한다. 그렇지만 한 편의 시를 검색했을 때 제대로 올려진 원본을 찾기란 정말 어렵다.각종 블로그나 인터넷 카페에 올려진 시들을 보면 게시한 사람 마음대로 연을 나누고 행도 나눠져 있다. 시인의 한 사람으로서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시란 연과 행이 굉장히 중요한 장르이다. 시인은 연과 행을 나눌 때 고민과 고민을 거듭한다. 압축된 언어로 감정을 전달해야 하는 시는 한 글자 한 글자가 모두 중요하다. 행갈이도 고도의 의도를 가지고 한다. 문장에 어울리는 한 글자를 찾기 위해 몇 달을 고민하기도 한다. 문장부호 하나에까지 영혼을 불어넣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인터넷에 올려진 시들은 이런 시인의 노고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이 읽기 편한 대로 보기 좋은 대로 시를 올린다. 그것이 얼마나 시인에게 결례가 되는 일인지 인식조차 못한다.시낭송을 하기 위해 시 원본을 찾을 때면 더욱 심란하다. 시낭송이란 시인이 문자로 쓴 시를 소리로 독자에게 전달하는 일이다. 아무리 좋은 목소리와 감정으로 낭송을 했다고 해도 원본 자체가 틀린 것이라면 그 시낭송은 제대로 된 시낭송이 아니다. 시를 쓴 시인의 이름마저 잘못 전파되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작가를 잘못 알고 있는 경우까지 있다. 시낭송이 대중에게 크게 확산되고 있는 지금은 더욱 인터넷 정보가 올바른 것인지에 신경을 써야 한다. 한번 잘못 전달되면 다른 사람이 그걸 그대로 습득하여 일파만파로 잘못 전달되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시를 게시하는 사람은 자신이 올리는 원본이 정확한 것인지 반드시 점검하고 올려야 한다.모든 것을 쉽게 검색하고 쉽게 받아들이는 시대이지만 시만큼은 좀 더 신중하게 읽기를 바라본다. 시집 구입이 용이하지 않다면 도서관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아무리 시가 시인을 떠나면 독자의 몫이라고 해도 그건 감상의 영역이지 시 원본을 훼손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독자들이 누군가가 마음대로 바꾸어버린 불구의 시가 아닌 시집 안에 살아있는 진짜 시를 만나기를 바라본다./엄다경 시민기자

2024-02-15

한민족 고유 설날, 얼마나 아시나요?

갑진년 새해가 밝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를 주고받은 지 한 달 열흘이 지나 또 다른 새해 ‘설날’을 맞이했다. 설날은 시헌력(時憲歷)에 따라 음력 1월 1일에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며 친척과 이웃어른들에게 세배를 드리고 답례로 세뱃돈과 덕담을 듣는 한민족 고유의 풍습이다. 그러나 요즘은 명절 문화가 많이 바뀌어 가족들과 간소하게 설 명절을 보내며 연휴동안 여행을 계획하는가 하면 종교적, 경제적 이유로 차례를 지내지 않는 가정도 날이 갈수록 늘고 있다. 그러나 설날은 역사 속에서도 적잖은 수난을 겪으면서도 여전히 한민족 고유명절로 자리매김하며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설날’은 해(年)의 한 간지가 끝나고 새 간지가 시작되는 날로 ‘설다’ ‘낯설다’ ‘익숙하지 못하다’‘삼가다’등의 의미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측하는데, 서라벌이 ‘서울’로 바뀌었듯 새로운 날이라는 의미로 ‘새라날’‘새로 날’‘서라날’이라고 불리다가 ‘설날’이 된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설음식을 ‘세찬(歲饌)’, 술은 세주(歲酒)라고 하며 대표적인 음식은 떡국이다. 차례 상과 손님 대접에 반드시 차린다는 떡국은 흰쌀을 빻아 만든 흰떡으로 새해 첫날의 밝음을 뜻하고 떡국 떡을 둥글게 하는 것은 둥근 태양을 상징하는 것으로 태양 숭배 사상에서 유래된 것이라 보고 있다.농경국가에서 세시풍속(歲時風俗)은 풍요를 기원하는 농경의례가 주를 이루며 만월은 풍요를 상징한다. 그래서 설 명절은 음력 1월 1일 하루에 그치지 않고 15일 대보름까지 이어진다. 농한기인 정월 대보름은 한해가 시작되는 신성한 기간으로 인간의 기원이 이루어진다는 믿음이 있고, 8월 보름은 한해 농사 결실의 수확을 앞둔 추석 명절로서 두 만월은 농경국가에서 각별한 의미를 지니는 연중 가장 큰 명절이 된다.근대국가에 들어 우리나라는 양력과 음력 두 번의 설을 쇠는 이중과세(二重過歲) 풍습이 생겨난다. 명성왕후가 시해되는 을미사변이 일어나던 해 고종까지 감금된 상태에서 백성의 편의보다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의 막강한 제국주의의 영향력 속에서 1895년 11월 17일에 태양력이 수용되어 1896년 1월 1일부터 양력이 시행된다. 일제강점기에는 양력설을 신정(新正)으로 지정하며 음력설은 구습이란 의미로 구정(舊正)이라 칭한다. 구정은 설날을 폄하해 지칭한 것으로 ‘전통문화 말살정책’에 의해 설날과 같은 세시명절을 억압해 설날이 다가오면 떡 방앗간을 폐쇄하고 때때옷 입고 나오는 어린이들 옷에 먹칠을 하는 등 구차스럽게 괴롭히며 일인의 방식대로 양력과세를 강요했다.그렇게 시작된 양력과세는 광복 후에도 계속 이어졌고 우리 전통 명절인 설날까지 되살아나면서 이중과세 풍습이 생겨난 것이다. 국가에서는 산업화시대에 무역통상관계를 들어 세계화에 발맞춰 양력과세를 권장했으며 이중과세의 낭비성을 들어 음력설을 금했다. 그러나 국민들은 음력설을 버릴 수 없었고, 1985년 ‘민속의 날’로 지정되며 1일간 국가적인 공휴일이 되었다가 1989년 음력 정월 초하루부터 마침내 ‘설날’이 공식적으로 복원되며 3일간 공휴일로 지정된다. 3일 연휴였던 신정은 2일로 했다가 1999년 1월 1일부터 하루 휴일로 축소되었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공식적으로 새해를 두 번 맞는 나라가 되었다.7~80년 만에 힘겹게 되살아난 설날이지만 외려 명절 증후군과 함께 다양한 세시풍속은 사라지고 있다. “과세 안녕히 하셨습니까?”“과세 편안히 하셨습니까?”라는 설날의 전통 인사말도 잊혀졌다. 500년 전 퇴계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제례 문화도 시류(時流)를 따르라”./박귀상 시민기자

2024-02-15

설 연휴 고생한 아내 스트레스 풀어준 ‘전화 두통’

민족 최대 명절 설을 보내느라 고생한 아내가 전화로 좀 솔직해지라는 잔소리를 한다. 전화기로 잔소리 잘하는 선수가 아내이다. 설 명절 오랜만에 모이는 일가친척들 앞에서 부리는 나의 허세 때문이다. 그런 나를 용서 받는 마음으로 아내와 함께 경주로 소풍을 나선다. 보문호 근방에서 식사 후 호수 물결이 바로 보이는 카페에서 차를 한잔하고 호수 둘레길을 함께 걸었다. 둘레길을 걷는 데 전화가 온다. 확인하니 경주에 사시는 지인의 전화다. 내가 경주에 온 것을 아는듯해서 고맙다. 경주예술의전당에서 ‘모네에서 앤디워홀까지’라는 주제로 미술 특별전시회를 하고 있는데 표가 있으니 같이 가자는 전화다. 대면할 수 없는 사람과의 소통할 수 있는 편리한 휴대전화가 고맙다. 아내나 나 나 미술에는 문외한이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서양 미술사 대강의 흐름을 알 수 있어 좋았고 이른바 여자들의 명절 증후군 해소와 다소 틀어진 아내 심사를 원만케 해주는 기회여서 좋았다.요즘 들어 걸려 오는 전화가 부쩍 많아졌다. 관람 중인데도 진동으로 둔 전화기가 주머니 속에서 혼자 드르륵드르륵 울고 있다. 짜증이 일어나지만, 모른 체 한다. 주인의 짜증을 알 턱이 없는 전화기는 끝까지 울다가 제풀에 지쳐 만다. 모르는 번호이지만 받아보면 거짓말 잘하는 사람처럼 자기 할 말만 빠르게 하고 끊는 뒤끝을 허심하게 만드는 전화다. 관람 중에도 3통이나 들어와 있다. 국회의원 예비후보자들의 문자이거나 전화다.그래도 제때 못 받은 것을 미안해해 본 적도 있다. 그들은 우리를 위해 열심히 일해보겠다는 선량(選良)을 자처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대개가 녹음된 음성의 일방적 발언이거나 문자들이기는 하나 그런 일방 소통을 그렇게 나쁘게만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들의 그런 일방적인 소통이라도 들어야 하는 현실이니까 말이다.그래도 생각해 보면 선량이라 함은 모름지기 자신이 내세우는 정책공약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인간적인 면과 도덕적인 소양이 검증되고 주위로부터 인정받았느냐가 더 중요해야 한다고 보는데 일면식도 없이 느닷없는 전화는 앞서 생각한 것을 무색게 하여 슬프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서 국민 편익을 위한 입법과 살림을 맡아야 하므로 지지를 부탁하는 몰염치는 또 무엇인가, 우리는 알아야 한다. 공동선을 위한 금전의 유혹에 당당하고 결백할 것인지, 자기보다 센 권력 앞에 비굴해지지 않을 용기는 있는지, 사욕에 변질하지 않을 의지가 있는 선량인지, 그런 분을 기다리며 찾아야 하고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4월이면 국회의원 선거를 한다. 곧 있을 선거에 앞서 멀리 로마 시대의 얘기를 좀 해보자. 그들은 선출직 공직 입후보자들을 라틴어로 칸디다투스(candidatus)라 불렀다고 한다. 그 어원을 따라 요즘도 선출할 입후보자를 캔디디트(candidate)라 부르고 있다. 이 말의 근원은 고대 로마 시대의 공직 선거에 입후보한 사람들의 복장이 깨끗함을 상징하는 흰색의 겉옷(toga)을 입었기 때문이란다. 그 흰색의 의미가 깨끗함과 솔직함과의 궤를 같이하기에 오늘의 우리 선거에도 그런 깨끗하고 솔직한 후보가 나오기를 바라며 선거 홍보 내지 지지 부탁 전화에 대해 유감이 있다.선거철이 되면 홍수처럼 걸려 오는 문자나 전화는 일상생활에서 이미 공해 수준이다. 어떻게 내 전화번호를 알아 나에게 연락이 올까, 라는 의문이 들지만 견뎌 받아낸다. 왜, 우리는 선량을 뽑아야 하니까 말이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선량이 되겠다고 자처하시는 분들께 바란다. 우리 유권자의 전화번호를 이러 이러한 경로로 얻게 되어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일언반구의 예의라도 갖추고 난 후 자신을 지지해 달라는 뜻을 전하는 솔직한 후보를 기다린다. 그런 그에게 나의 한 표를 보내고 싶다./박효조 시민기자

2024-02-15

“의대 증원 반대” 대구시의사회 비대위 출범

대구시의사회는 14일 오후 대구시의사회관 3층 회의실에서 ‘대구시의사회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식’을 가졌다.이는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전공의 단체가 파업을 유보하고 간호법 및 의료인 면허취소 강화법(의사면허박탈법) 저지를 위해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한 데 따른 것이다.대구시의사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번 출범식을 시작으로 비상대책위원장 선출, 비상대책위원회 향후 계획 수립 등을 할 예정이다. 또, 15일 예정됐던 전면 파업은 중단하고, 14일부터 오는 29일까지 열리는 구·군 의사총회에서 릴레이 형식으로 대구시의사회의 입장을 알릴 계획이다.비상대책위원회는 “의료계의 합리적 의견을 무시하고 국민을 기만하는 정책을 졸속으로 추진하는 정부와 보건복지부에 진심으로 요구한다”며 “지금이라도 정책을 보류하고 의료계와 국민을 위한 정책이 무엇인지 논의해 줄 것”을 촉구했다.그러면서 “의대 증원을 포함한 ‘4대 의료파탄 정책’을 강행한다면 우리는 이 정책을 추진한 정부와 보건복지부를 국민건강을 포기한 적폐세력으로 규정하고 이를 개혁하기 위해 오로지 국민의 입장에서 법이 허용하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을 선언했다.정부는 지난 6일 의대정원을 2천 명 증원해 오는 2035년까지 1만 명 늘린다고 발표했다.이에 의료계는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이 의대정원 확대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지난 9일 긴급 온라인 회의를 열고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끌 위원장으로 강원도의사회 김택우 회장을 선출했다./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

2024-02-14

포항 영일대 ‘커피대전 20년’‘, 공룡 커피전문점’ 승자독식

포항의 중심상권인 영일대해수욕장에서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커피 대전(大戰)’이 20여년째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최근 초대형 커피전문점 2곳이 일대 커피시장을 평정한 후 2강 체제를 완전히 굳혔으나 워낙 유행에 민감한 한국 사회의 특성을 감안, 향후 시장 재편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포항의 대표 상권 중 하나인 영일대해수욕장 일대에는 2000년대 초부터 대기업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인 앤젤리너스와 스타벅스, 탐앤탐스, 할리스 등이 줄을 이어 입점했다.당시 커피전문점 규모는 단층이나 1·2층 복층인 150㎡ 안팎의 규모로, 임대로 매장을 낼 경우 개설 비용이 대략 4억원대 수준이었다.2010년을 넘어서면서 이곳 상권의 커피전문점 판도가 완전히 바뀌었다.지역민들의 먹자거리였던 영일대가, 관광지 상권으로 변모하면서 지가 급등에다 고질적인 주차난 등의 문제에 부딪혔다. 그러자 커피전문점 중심 상권이 영일대의 북쪽 인접 설머리 물회지구로 이동해 버린 것.이 과정에서 영일대의 10년이상 장수 커피 브랜드인 엔젤리너스와 탐앤탐스, 할리스 등이 폐점하고 현재는 스타벅스 등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반면 당시 설머리 상권에는 바다가 모래사장에 수천평대 무료공영주차장이 들어서는 장점에 편승, 2·3층 300∼500㎡ 규모의 중형 커피전문점들이 우후죽순 들어서기 시작했다.커피전문점 주고객층이 지역 주민에서 관광객으로 바뀌면서, 획일화된 프랜차이즈 매장 대신 개성 있고 바다 전망이 좋은 개인 커피전문점들이 우위를 점했다.하지만 설머리 상권의 이같은 유행도 오래 가지 못했다.지난 2021년 지상 4층에 연면적 349평 규모 A점, 2022년에는 지상 5층 연면적 453평 규모의 B점 등 초대형 개인 커피전문점이 잇따라 입점한 것.루프바와 테라스를 갖춘 두 매장은 현재 영일대와 설머리 상권의 커피 시장을 거의 독식하고 있다.두 매장은 현재 평당 2천만원을 넘는 지가를 고려할때 땅 매입 후 건물을 신축할 경우 최소 오픈 비용이 7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개인 매장이어서 인테리어가 특색이 있는데다 바다 전망이 한눈에 들어오는 ‘오션 뷰’가 특징이다. 커피 뿐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디저트를 특화시켜 젊은층을 주축으로 다양한 고객들을 모으고 있다.업계에 따르면 두 매장은 월 매출 1억5천만원∼2억원을 올리는 것으로 전해진다.반면 일대 중소형 수십여개 커피전문점 대부분은 영업난으로 폐점과 점주 교체가 계속되는 등 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두호동 C공인중계사는 “수년전 10∼20억원대로 땅을 구입해 건물을 짓고 커피점을 오픈한 업주들은 많이 어렵다”면서 “비교적 쉬운 장사인 커피점에 많은 관심이 몰리지만, 이같은 급격한 상권 변화는 당해낼 재간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설머리상권 카페 점주 A씨는 “초대형 매장 양강체제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일대 대부분 중소형 매장들은 경쟁력을 잃고 테이크 아웃’에 의존하는 상황”이라고 긴 한숨을 쉬었다. /구경모기자 gk0906@kbmaeil.com

2024-02-14

“가마우지 공습으로부터 수성못 지켜라”

대구 수성구가 민물가마우지의 집단서식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수성못 둥지섬 생태계 복원을 위해 5년의 장기계획을 수립해 생태단계별 체계적인 관리를 시행한다.대구 도심 속 철새의 서식처인 수성못 둥지섬이 최근 3년 새 텃새화한 민물가마우지가 급증해 집단 번식지가 되면서 수성못 철새의 생태계가 교란되고, 강한 산성의 배설물로 수목이 고사되는 등 섬 전체의 오염이 심각해지고 있다.수성구는 지난 2022년, 2023년에 걸쳐 △둥지제거 △소방헬기를 동원한 수목 세척 △고압살수장치·스프링쿨러 설치 및 살수 △조류기피제 설치 △초음파 퇴치기 설치 등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하지만, 3월쯤 산란 시기를 맞는 400∼500여 마리의 민물가마우지가 지난 1월 둥지섬을 다시 찾아와 산란을 위해 62개의 둥지를 짓고 섬은 다시 배설물로 하얗게 변했다.이에 수성구는 1월 말, 번식 시기가 도래하기 전 62개 둥지 제거, 40개의 천적 모형 설치(독수리 모형), 가지치기, 강한 산성의 배설물로 오염된 수목과 둥지섬을 세척하고 지속적인 입도와 관찰로 서식 환경을 교란해 둥지섬 접근을 원천적으로 막았다. 현재 둥지섬에는 집단 서식하는 민물가마우지는 없으며, 낮 동안 수성못에 10여 마리 안쪽의 가마우지가 잠시 머물다 밤에는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산란기인 3월에는 둥지섬의 토양의 산성도 측정 후 토양 중성화 작업, 개나리 등 강한 생명력을 가진 화목류를 심어 토양의 오염과 환경을 개선키로 했다. 산란기 이후에도 지속적인 입도와 관찰로 장기적인 관리를 이어나갈 예정이다.이는 환경부가 지난 2022년 7월 마련한 ‘민물가마우지 집단서식지 관리지침’에 따른 민물가마우지의 서식 습성과 생태단계별 관리 방법에 따라 비살생적 방법을 통해 번식지 형성을 억제하고 개체수를 조절하는 방식이다.민물가마우지는 먹이를 하루 최대 7kg 정도 먹어 치우는 조류 중 최상위 포식자로 평균 3∼5개 정도의 산란을 하고 평균수명은 15년이다. 번식 성공 시 기존 번식지로 다시 찾아오는 서식지 충실도를 보이며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해양 무인도나 담수계 내의 섬과 수변에 집단서식하는 경향을 보여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예전에 둥지섬에 살고 있던 왜가리, 물닭, 청둥오리 등 수성못에 서식하던 다양한 철새들은 민물가마우지에 밀려나 현재 몇 마리만 남아있다.김대권 수성구청장은 “대구시민이 사랑하는 수성못 둥지섬이 민물가마우지의 집단서식으로 황폐화되고 죽어가고 있다”면서 “다양한 생태계의 공존을 위해 인간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한 시기다. 서식 습성과 생태단계에 맞춰 체계적으로 개체 수를 조절해 아름다운 둥지섬의 복원을 통하여 생태계의 균형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4-02-14

“민생치안 강화” 수사부서 대규모 조직개편

대구경찰청이 2024년 정기인사를 맞아 신종범죄의 효율적 대응 등 시민 중심 치안력 강화를 위해 수사부서의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한다.14일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민생침해범죄 대응강화를 위해 시경찰청 광역수사대를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와 형사기동대로 분리해 치안수요와 범죄양상에 맞는 대응을 추진한다. 또 사이버범죄수사대와 안보수사대의 인력 충원을 통해 중요범죄에 대한 시경찰청 중심 전문수사를 강화한다.특히 최근 발생한 이상동기 범죄 등 시민안전을 위협하는 흉악범죄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형사기동대를 신설, 총경급 대장을 필두로 85명의 강력형사를 투입, 강력·조직폭력 등 중요범죄 수사와 함께 범죄우려지역 선제적 범죄예방 업무도 수행할 계획이다. 형사기동대에서는 집단폭력, 대형안전사고 등 흉악범죄를 집중수사해 강력범죄를 엄단하는 한편, 범죄취약 요인분석과 불법행위 첩보수집 등 기획수사를 통해 민생침해범죄 근절에 앞장선다는 방침이다.최근 지능화, 고도화되는 각종 범죄와 가정을 파탄내는 악성사기 등에 대한 전문적 대응을 위해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를 역시 확대하고 사이버범죄수사대를 강화해 시경찰청 중심으로 총력 대응체계를 마련한다.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내 중요경제범죄 전담수사팀을 신설, 다액 사기 사건과 자본시장법위반 사건 등 조직적 범죄에 대해 시경찰청에서 집중수사하고, 사이버범죄수사대를 확대, 스미싱 등 사이버 추적이 필요한 범죄에 대해 전문인력 중심으로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또 올해 국정원으로부터 대공수사권이 이관됨에 따라, 안보수사대 인력증원을 통해 안보책임수사기관으로서의 수사력을 강화하며, 첨단기술 해외유출 등 국익을 해치는 범죄행위를 엄단하기 위해 산업기술안보수사대를 확대, 국가안보위협요소에 대한 대응 또한 강화한다.유재성 대구경찰청장은 “이번 조직개편은 범죄와 사고로부터 시민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서민의 삶을 파괴하는 악성범죄와 사회적 약자 대상 흉악범죄를 척결 하겠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2024-02-14

세계 최초 좌·우 신장암 동시 부분 절제 성공

영남대병원 고영휘 교수가 단일공 다빈치 SP 로봇수술기로 세계 최초 양측 신장암동시 부분 신장절제술 성공해 주목을 받는다.이번 성공사례는 SCOPUS 및 ESCI 학술지인 JYMS(Journal of Yeungnam Medical Science) 올해 1월호에 게재됐다.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국내 신장암 신규 환자 수는 6천883명으로 지속해서 환자 수가 증가하는 추세다.대다수 산장암은 건강검진 과정에서 초음파나 CT 등을 시행해 초기 단계에서 발견된다.이전에는 암이 발생한 신장을 완전히 절제해야 했지만, 로봇 수술의 발전으로 최근에는 비교적 수술이 어려운 4cm 이상의 큰 신장암 환자에게도 부분 신장 절제술이 표준적인 수술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하지만, 발견 당시 전체의 약 3% 정도를 차지하는 양측성 신장암은 현재 뚜렷한 진료 지침이 없는 상황이다.통상적으로 이전까지는 한쪽을 완전히 절제하거나 수술 난도가 높은 쪽에 먼저 부분 절제술을 시도하는 등의 단계적 수술이 주로 시행됐다.이러한 상황에서 고 교수는 단일공 로봇수술기의 이점을 최대로 활용해 고난도 병변에 대해 배꼽 주변에 4cm 정도의 절개창을 내어 한 번의 마취만으로 좌측과 우측의 신장암 치료가 가능한 수술 방법을 고안했다. 이 수술방법으로 지난해 3월 세계 최초로 해당 수술을 성공적으로 집도했다.수술 시간은 좌측 109분, 우측 55분이 소요됐고, 환자는 수술 후 3일 만에 퇴원할 정도로 회복했다. 고영휘 교수는 “수술 후에도 약 10개월 동안 신장 기능 회복과 신장암 재발 여부에 대해 면밀하게 살폈다”며 “암의 진행이 없고 신장 기능도 정상적으로 회복돼 학술지에 이를 세계 최초의 성공 사례로 보고했다”고 말했다./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

2024-02-14

“인내심 없으면 구청 못가요” 대구 민원인들 ‘주차와의 전쟁’

#1. 13일 오후 1시30쯤 방문한 대구 북구청. 청사 앞 도로에는 구청을 찾은 차량이 길게 줄을 서 1개 차로가 꽉 막혔다. 줄지어 선 차량 사이로 우회전하려는 차량은 청사 진입을 기다리며 차선을 막고 있는 차량에게 연신 경적을 울려댔다. 이날 승용차를 이용, 북구청을 방문한 A씨는 “주차하기가 어려워서 구청 방문하는 게 겁난다”며 불평했다. A씨는 “5분도 안 걸리는 민원 처리를 위해 방문했는데 주차를 위해 진입하는 데에만 20분 이상 기다렸다”며 “근처에 공영주차장이나 노상 주차장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저 같은 직장인은 잠깐 민원 해결을 위해 차를 가지고 구청에 잠시 방문하는 경우가 많은데 주차를 위해서 20분 이상 기다리게 되면 매우 난감하다”고 곤혹스러워 했다.#2. 대구 수성구청을 찾는 민원인들은 청사내 주차장을 몇 십바퀴씩 돌며 빈 주차공간을 찾는 것이 다반사다. 그러다보면 1∼2시간은 주차하는데 허비해야만 한다. 13일 오전 수성구청을 찾은 한 주민은 “바삐 해결해야할 민원이 있어 자가 운전을 해왔는데 1시간 째 주차도 못 하고 있다”며 불편이 너무 심하다고 주차관리 요원에게 하소연했다. 하지만 수성구청은 오는 2029년 대구어린이공원부지로 이전이 예정돼 있어 주차장 확대는 엄두도 못낼 상황이다.#3. 대구 서구청에서 일하는 공무원 B씨는 차량을 가지고 있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해 왕복 1시간반을 출퇴근한다. 예전에는 직원들이 구청 주차장에 주차할 수 있었지만, 민원인들의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제기돼 수년 전부터 직원들의 주차를 내부적으로 막고 있기 때문이다. 서구청사에는 총 565명이 근무하고 있지만 민원방문 차량의 주차 편의를 위해 대부분의 직원들은 주차를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이처럼 대구 각 구청마다 청사 주차장은 물론이고 청사 인근의 노상 주차장마저 빈 공간이 없어 업무차 지자체를 찾은 시민들과 직원들은 곤욕을 치르기 일쑤다.지역 내 지자체 청사의 자체 주차장이 너무 협소해 증가하는 차량 수를 따라잡지 못하는 탓이다. 도심 외곽지역에 자리 잡은 달성군청과 군위군청을 제외한 도심 내 구청청사들의 주차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대구 내 구·군청의 각 청사 주차장 규모는 △북구 86면 △동구 100면 △서구 157면 △중구 217면 △남구 90면 △수성구 130면 △달서구 193면 △달성군 809면 △군위군 395면 등이다.각 청사 주차장의 직원 수용률은 서구 27.8%, 달서구 23.5%, 남구 18.1%, 수성구 14.9%, 동구 12.6%, 북구 12.4% 등으로, 청사 근무 직원 1명당 1대의 차량을 소유했다고 가정했을 때 직원의 30%에 채 미치지 못한다.구청에 다수의 민원인이 방문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심각하다.대구 도심에 있는 자치구별 하루평균 차량 방문객은 대략 △북구 518명 △동구 800명 △서구 580명 △중구 300명 △남구 500명 △수성구 850명 △달서구 2천500명으로 집계됐다.민원인들은 차량 증가에 따른 주차난은 당연하다는 식으로 이용자들의 이해만 구할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인 해결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반면 지자체들은 부족한 청사 주차 공간 확보에는 뒷전이다. 지자체들도 추가 주차선 지정과 주차 타워 건립 등 주차장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도심에 있어 쉽지 않다며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한 지자체 관계자는 “주차면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어서 추가적인 대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지만 현재 명확하게 추진되고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김재욱·안병욱기자

2024-02-13

내달까지 의대정원 배정… ‘포스텍의대’ 운명은

보건복지부가 이르면 이달 중, 늦어도 다음 달까지 “의대 증원분의 학교별 배분을 마친다”고 밝힌 가운데 포스텍 의대 신설 여부에 지역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만약 보건복지부가 대구·경북 소재 의대에 정원이 급증할 경우 ‘현재 시설과 교수진으로는 양질의 교육 과정을 제공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제기, ‘포스텍 의대 신설이 현실적’이라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기 때문.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13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4월 전 (의대 증원분의) 학교별 배정을 확정할 수 있도록 교육부와 협의해 관련 절차를 신속히 이행하겠다”며 “그 시기가 ‘4월 전’이나 3월이 될 수도 있고 2월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늘어난 정원 2천명은 △비수도권 의대 △정원 50명 미만의 미니 의대에 우선 배정될 것으로 보인다.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6일 “비수도권 의대에 집중 배정한다는 원칙 하에 각 대학의 수요와 교육역량, 소규모 의대 강화 필요성, 지역의료 지원 필요성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전국 40개 의대 가운데 정원 50명 미만의 의대는 총 17개다. 이 가운데 지방 의대는 대구가톨릭대·강원대·건양대·동아대·충북대 등 12개 대학이다.그러나 지역에서는 지방 소재 의대가 2025학년 신학기부터 급증한 의대생수업을 진행하려면 ‘시설·교수진 부족’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당장 확충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 특히 우수한 교수진 지방 영입도 어려울뿐 아니라 임상 실습 연계 병원 확보에도 시간이 촉박하다.대구지역 A의대 학장은 “현재 상황에서 1년만에 갑자기 늘어난 의대생들에 대한 양질의 수업이 힘들 것”이라며 “교육의 질이 떨어지면 의대생 뿐 아니라 향후 국민들이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고충을 털어놨다.정부는 현재 의대 신설보다는 지역 의대 졸업자들을 지역에 거주시키는 방안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처럼 비춰진다. 조 장관은 지난 6일 의대신설 계획에 대해 “필요성에 대해서는 계속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하지만 일부 의대 증원을 하더라도 졸업생들이 지방에 얼마나 남을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향후 지역민 의료기본권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매년 지방 병원들은 의사 구인난에 허덕이며, 환자들은 수도권으로 ‘의료 원정’을 떠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이에 대해 포항시는 정부의 ‘의대 신설 불가’가 아닌 ‘검토 후 결정’ 방침을 중시, “끝까지 의대 유치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이다.시는 포항시 일원에 총사업비 5천564억원(의대 365억·병원 5천199억원, 민자)을 들여 연구중심 의과대학(정원 50명)과 스마트 병원(500병상)을 건립할 계획이었다. 의대 형태는 의학전문대학원으로, 4년 학부를 졸업한 학생이 연구중심의대에 입학해 MD-PhD 복합학위 8년을 거치면 공학 박사 학위와 의사 면허를 취득할 수 있다. 내년 2025년부터 의과 수업을 시작한다면, 지난해 개원해 운영 중인 ‘포스텍 의과학대학원’을 바로 활용할 수 있다.이강덕 시장은 “중앙정부의 의대 신설 허가 후 정원만 확보되면 바로 의대를 운영 가능하다”면서 “포스텍 의대 신설이 수도권 집중화에 따른 심각한 지역의료 불균형 문제를 해소할 절호의 기회다”고 말했다./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4-02-13

“장애인 활동 지원 강화, 사각지대 해소”

경북도가 신체적·정신적 장애 등의 사유로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이 불편한 장애인 활동 지원 서비스 대상자를 913명 확대(7천87명→8천명)하고, 활동 지원 서비스 시간당 단가도 3.7% 인상(1만5천570원→1만6천150원)하는 등 장애인 활동 지원 서비스를 확대한다.13일 경북도에 따르면 장애인 관련 예산을 지난해 1천300억 원 대비 200억 원을 증액해 올해 장애인 활동 지원 서비스에 1천500억 원을 투입해 만 6~65세 미만의 등록장애인 중 국민연금공단의 심사를 거쳐 대상자로 결정된 장애인에게 활동 보조, 방문목욕, 방문간호 등의 활동 지원급여를 제공한다. 단 월 60시간에서 최대 480시간까지(15~1구간) 서비스 종합점수(42점 이상)에 따라 차등 지원한다.또한, 장애인활동지원사의 임금수준 향상과 안정적 서비스 제공을 위해 서비스 시간당 단가를 1만6천150원으로 580원을 증액하고, 야간이나 공휴일에 활동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 경우, 기존 서비스 단가의 50%를 가산해 2만4천220원을 지원한다.황영호 복지건강국장은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들은 돌봄 손길이 무엇보다 절실하다”며 “지역 내 사회적 약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돌봄 지원을 강화해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맞춤형 장애인 복지정책을 적극 발굴하는 등 장애인이 행복하고 살기 좋은 경상북도를 만드는 데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한편, 경북의 장애인 활동 지원 서비스 이용 현황을 살펴보면 대상자는 2021년 5천131명, 2022년 6천353명, 2023년 7천87명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장애 유형별로는 지적장애인이 약 44%로 가장 많고, 지체장애인 14%, 뇌병변장애인 12%, 자폐성 장애인이 11%를 차지하고 있다. 서비스 이용자는 월 90시간 이용 대상자가 약 33%로 가장 많고, 월 120시간 이용 대상자가 27%를 차지하는 등 월 90시간에서 120시간 이용 대상자가 전체의 60%를 넘는다./피현진 기자 phj@kbmaeil.com

2024-02-13

발리 휴가 중 안전교육 강사 현지서 어린이 생명 구했다

경북적십자사 수상안전·응급처치법강사봉사회 소속 최재영 강사가 휴가 중 인도네시아 발리의 한 호텔 수영장에서 쓰러진 인도네시아 남자 아이를 신속한 심폐소생술로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20년간 꾸준히 적십자 안전교육 봉사활동을 해온 최재영 강사는 “당시 현장 대처가 늦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직감적으로 사고인 것을 인지한 후 단숨에 아이에게 달려갔다”며 “이후 포기하지 않고 8분간 심폐소생술을 실시한 결과 마침내 아이는 호흡을 되찾고 병원으로 이송되어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사고 발생 사흘 만에 아이가 건강하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을 찾아간 최재영 강사는 “사고 발생 후 사흘간 온 가족이 아이의 회복을 위해 기도했는데 아이가 의식을 되찾고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기뻤다”고 당시 소회를 밝혔다. 이어 “심정지는 누구에게나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기에 많은 시민들이 심폐소생술 교육에 참여해 가족과 이웃의 생명을 보호하고 안전한 지역사회를 만들어가는데 동참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최 강사는 일제의 강제징용에 대항해 경산 지역에서 발생한 죽창의거로 1986년 대통령 표창,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은 최덕종 독립운동가의 손자로 어렸을 적부터 “나라와 민족을 위해 헌신하신 조부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라왔다”며 적십자 안전교육 강사로 20년간 봉사활동을 해온 계기를 밝혔다. /피현진 기자

2024-02-13

영덕 ‘창포말 등대’ 역사와 기원을 찾아서

창포말 등대로 향했다. 포항에서 출발해 7번 국도를 달리다 화진해수욕장을 지나자 블루로드 표지판이 보였다. 대게공원을 시작으로 포항시가 아니라 영덕군에 접어들었다는 표시다. 시내버스 색깔부터 다르다. 버스 뒤에 우리가 가려는 창포말 등대가 크게 그려져 있다. 강구에서 7번 국도에서 내린다. 그래야 대게 형상을 크게 걸어둔 다리를 건너 블루로드를 따라 달릴 수 있다. 그곳부터 대게를 파는 가게가 줄을 이었다. 대게 삶는 수증기가 하얗게 길까지 마중 나온 거리를 벗어나자 파도가 넘실거리는 바다가 바로 옆에 따라붙는다. 오늘따라 일렁이는 높은 파도에 마음까지 쓸려갔다 밀려와서 달리는 기분이 그저 그만이다.저 멀리 창포리의 해안절벽 위에 등대가 나타났다. 영덕의 특산품인 대게의 집게발이 하얀 등대를 감싸 안고 지켜주는 모습이다. 항로표지 기능과 전망대의 기능을 함께 담당한다. 등탑 자체는 흰색인데 대게 조형물은 청동빛이며, 등롱은 동해의 일출을 따라 해 붉은색이다. 밤이면 붉은 조명을 등대 쪽으로 비추어 낮에는 푸르스름하게 보이던 집게발이 붉게 빛난다. 참으로 멋진 발상이다.등대 이름 창포말의 유래는 위치한 마을에서 따왔다. 풍력 발전단지 헬기장을 벗어나면 오른쪽 낮은 곳으로 가는 오솔길이 나타나는데 바로 창포리다. 갯가에 유난히 붓꽃이 많이 피어 ‘붓개’ 혹은 ‘창포’라고 했다고 한다. 창포말 등대는 1984년 6월에 영덕읍 창포리 끝단인 ‘창포말(菖蒲末)’에 세워진 등대로, 42km 떨어진 바다에 6초에 한 번씩 불빛을 비추며 동해안을 항해하는 선박들의 안전을 지킨다.처음에는 보통 등대와 같이 원통형의 흰색 콘크리트 등대였으나, 2006년 해양수산부가 실시한 ‘조형 등대 현상 공모전’에서 통영 도남항의 연필등대, 부산 송도해수욕장의 고래 입표와 함께 당선되어 독특한 모습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특이한 등대로 기장의 젖병 등대, 야구등대도 있어 등대 투어를 다니는 사람들도 늘었다.등대가 선 곳이 해맞이공원이다. 전국 제일의 청정해역과 울창한 해송림으로 둘러싸여 있던 창포리 동해안 일대가 1997년 2월 대형 산불로 폐허가 되어 방치되다 4년간의 노력으로 수려한 해안 절경과 무인 등대를 활용한 공원을 조성하였다. 산불 피해목으로 침목 계단을 만들어 산책로를 조성하였으며, 사진 촬영과 시원한 조망을 위한 전망 데크와 휴식 공간을 위해 파고라를 만들었고, 어류조각품 18종을 실시간 방송되는 음악과 어우러지도록 했다. 야생화와 향토수종으로 자연학습장을 조성하였는데, 수선화·해국·벌개미취 등 야생화 15종 30만 본, 해당화·동백·모감주나무 등 향토수종 8종 7만 본을 심었다.64km 청정해역이 펼쳐지는 도로변에 자리해 주차가 편하며 푸른 바다의 풍경을 볼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1월 1일에는 물론 평일에도 여유로운 휴식을 위해 찾아드는 사람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진다. 길가에 대게 루미나리에 공원이 있다. 이 공원을 일러 빛의 거리라고 한다. 일출 명소인 이곳이 노을 또한 아름답다. 저물녘 찾아가 밤이 찾아오면, 등대의 색깔이 수시로 바뀌고 알록달록한 조명이 만드는 풍경이 눈부시다.블루로드 A 코스 ‘빛과 바람의 길’이 여기서 끝나고 B 코스 ‘푸른 대게의 길’이 시작된다. 부산에서 울산, 포항을 거쳐 영덕을 지나 울진, 강릉으로 향하는 ‘해파랑길’ 중 영덕 구간인 블루로드 반을 지나온 것이다. 영덕을 찾는 이라면 반드시 들러 명소가 된 창포말 등대, 동해 여행을 이곳에서 시작해도 좋겠다. /김순희 시민기자

2024-02-13

주민들이 지방의원 의정활동비 인상을 반대하는 이유

지방의회의원들의 의정 활동비 인상으로 여론이 시끌시끌하다. 이유는 시민들이 생각하는 지방의회의원들의 의정활동이 전문성은 물론 부패와 도덕성 부족 등으로 만족스럽지 않은 상태에서 의정 활동비가 인상되기 때문이다. 거기다 경북은 물론 전국 대부분의 지자체마다 세수도 줄어들고 있어 의정비 인상에 부정적이다. 지방자치가 시작될 때는 지방의원이 무보수 명예직이었으나 법 개정으로 인해 현재는 기본급 개념인 월정수당과 의정 자료 수집과 연구를 보조하는 의정 활동비 2개 항목으로 나뉘어져 있다. 의정 활동비는 지난해 12월 지방자치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광역의회 의원은 기존 150만 원에서 최대 200만 원, 기초의회 의원은 110만 원에서 150만 원까지 올릴 수 있게 되었다. 경북지역의 경우는 상주와 성주, 울진의 기초의원이 이미 150만 원 인상을 확정했다. 나머지 지역은 공청회와 여론조사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를 본 여러 시민단체에서도 “인구 구조의 변화 등으로 인해 지자체마다 세수 부족을 겪으며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의정 활동비 인상이 가능해지자 기다렸다는 듯이 지방의회들마다 앞다퉈 인상을 서두르고 있다”며 비난했다.풀뿌리 민주주의를 표방하던 지방자치는 지방의원들의 시·도민 봉사가 그 원점이었다. 지방의원들이 하는 일을 보면 생활밀착형으로 ‘우리 지역’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지역의 주민들이 요구하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이를 정책으로 수립하며 반영하는 것이 그 첫 번째이다.하지만 현재는 인사권 독립 등 슬금슬금 본래의 뜻과는 다르게 의원들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고 있다. 지방의원들의 급여를 보면 지역마다 천차만별이지만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평균 광역의회 의원은 5천700여만 원, 기초의회 의원은 3천900여만 원 가량 받고 있다. 이들은 또 자영업이나 전문직 등의 겸직도 가능하다. 그러면서 의원들의 일탈과 자질 논란은 이어지고 있어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경북 포항의 경우는 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전국 92개 지방의회를 대상으로 한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경북 안동과 함께 가장 낮은 등급인 5등급을 받았다. 이는 경북도의회가 청렴도 1등급을 받은 것과도 비교가 된다. 포항시의원들은 정책역량을 강화하고 의정활동을 지원할 정책지원관을 채용하는 등 전문성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질적으로 변화하지는 못했다는 의미이다. 공무원들 또한 사적 이익이나 부당 개입, 필요한 예산을 삭감하는 등 의원들의 갑질에 시달리고 있다.이에 대해 시민 이 모씨는 “언론에서 보도되는 것처럼 시의원들의 비위행위는 늘 있었다. 시의원은 선거 운동 때나 얼굴 보이지 당선되고 나면 대부분 나 몰라라 한다. 어느 때는 시의원이 누구인지 모를 때가 많다. 포항이 청렴도 꼴찌라니 창피하다. 이런 상황에서 의정 활동비를 인상한다면 시민 누구라도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시민 박 모 씨는 “의원들이 자신에게 관대하고 행정에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역량을 강화하고 지방의회가 존재하는 이유를 증명하는 것이 의정 활동비 인상보다 더 우선이고 중요한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2024-02-13

어릴적 설날 가래떡 뽑으러 다녔던 기억, 이젠 추억으로

청명한 날씨의 설 명절이 지났다. 설날 아침 대부분의 가정에는 떡국이 밥상에 오른다. 떡국은 설날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요즘은 간편하게 마트에서 떡국을 구입할 수 있다. 예전에는 전날 물에 불린 쌀을 소쿠리에 걸러 대야에 담아 방앗간에 가는 수고로움을 더해 직접 가래떡을 뽑곤 했다. 어머니들은 새벽같이 일어나 일명 ‘다라이’라 불렸던 무거운 대야를 들고 방앗간으로 향했다.지금도 방앗간에서 직접 가래떡을 뽑기도 하는데 쌀을 무게에 맞춰 들고 가면 된다. 우리 안동 지역은 쌀 한 되에 1.6kg이고 시공비는 7천 원을 받는다. 쌀을 맡기고 하루 뒤쯤 찾으러 가면 떡집 로고가 찍힌 종이상자에 가래떡이 완성돼 나온다. 완성된 가래떡은 굳기 전에 떼어내 소분해 냉동실에 넣거나 알맞게 굳혀 어슷썰기해 떡국으로 만든다.가래떡은 경상도 말로 ‘떡골비’라고도 부른다. 방앗간 문을 열고 “떡골비 뽑으러 왔다”고 하면 주인장은 저울에 무게를 달고 시공비를 알려주고 언제쯤 오라고 한다. 매년 11월 11일을 빼빼로데이라고 하는데 그날이 농업인의 날인 만큼 우리 고유의 농산물인 쌀로 만든 기다란 가래떡을 소비하는 ‘가래떡데이’로 부르자는 붐이 일기도 했다.길게 뽑은 가래떡이 긴 수명과 번영을 의미해 새해 아침 떡국을 먹는 것은 무병장수의 한 해를 기원하는 것이다. 또 엽전과 동전 모양으로 썬 떡국은 부자가 되게 해달라는 희망도 담고 있다고 한다. 그렇게 떡국을 먹으며 나이도 한 살 더 먹는다.흰자와 노른자를 부친 계란지단과 김가루, 소고기 고명을 올려 완성된 떡국 한 그릇으로 떡국 제사를 지내고 어른들께 세배하고 한 해의 시작을 열었던 우리의 새해 첫날 풍경도 이제 점차 간소해질 것이다.냉동실에 넣어두고 한번씩 꺼내 구워 먹었던 가래떡처럼 가족과의 즐거운 추억도 오래도록 이어지길 바라는 새해다. /백소애 시민기자

2024-02-13

옛 명절 극장 나들이 하던 추억 ‘새록’

명절 즈음 신문이 도착하면 텔레비전 편성표부터 찾았다. 그즈음엔 설이나 추석 특선영화들을 텔레비전으로 보는 게 꽤 설레는 일이었다. 그 중 보고 싶었던 영화가 있으면 기쁨이 배가 되었다. 가위를 찾아 시간표를 조심스레 오려두고 텔레비전 옆에 보관했다. 텔레비전으로 개봉이 지난 영화를 보는 재미도 있었지만 더 큰 즐거움은 친척들로부터 받은 용돈으로 극장에 가는 것이었다. 어린이 대상 영화 중에선 영화 포스터가 그려진 책받침을 나눠주는 행사도 있어서 다음날 학교에 자랑삼아 가져가기도 했다. 홍콩 느와르 영화에서부터 어린이들의 마음을 벅차게 만들던 히어로물 등 대목을 맞은 극장가는 늘 붐볐다. 영화사들도 앞다퉈 개봉 전쟁을 치렀다.1980~90년대 경주엔 세 개의 영화관이 있었다. 규모가 비슷비슷했던 대왕극장과 아카데미극장, 그리고 앞선 두 영화관에 비해 작은 규모의 명보극장이었다. 시간이 지나며 달라진 풍경처럼 극장들도 운명이 바뀌었다. 대왕극장은 대왕 시네마로 운영되다 현재 메가박스를 위탁 운영 중이다.노동동 원효로 110번지 2층에 위치한 건물 위쪽엔 대왕시네마 로고가 붙어있다. 2020년에 잠시 영업을 종료했다 2022년 12월 10일에 재개점했다. 1관 183석, 2관은 50석으로 컴포트관이다. 그리고 3관은 126석으로 총 3개관으로 운영 중이다. 경주 중심가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다보니 아이와 종종 들르는 곳이다. 아이는 품에 가득 안기는 팝콘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진 듯 하지만 이른 시간에 방문하면 조용히 영화 감상하기에 그만인 곳이다.세기말이라 세상이 꽤나 사색적이었던 시기에 그 앞은 많은 이들에게 약속장소로 이용되었다. 2000년 초중반까지 극장 1층에 자리하던 피자집과 오락실은 또 하나의 단골 장소였다. 영화 시간이 조금 남거나 하면 시내를 한두 바퀴 돌다 왔는데 같은 얼굴 두 번쯤 마주치고 나면 영화 시작 시간이 다 되었다. 음악 소리로 떠들썩하던 오락실 자리는 점포 임대 현수막이 꽤 오래 붙어있다.대왕극장과 더불어 인기였던 아카데미극장 자리엔 프리머스 경주점을 거쳐 현재 롯데시네마가 운영되고 있다. 노동동 계림로 83에 위치해 있으며 총 2개관으로 1관 136석, 2관은 143석이다. 아파트 단지가 많이 위치한 황성동에도 롯데시네마가 있다 보니 예매시 주의를 요한다.가장 작은 규모였던 명보극장은 전시장으로 잠시 운영되다 현재 건물마저 사라져버렸다. 좁은 계단을 올라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하고 바로 들어가는 구조였다. 영화상영 본래의 목적에 충실한 곳이었다. 88올림픽이 열리기 한 해 전인 9살 때였다. 엄마 손을 잡고 따라간 그곳은 내가 방문한 생애 첫 영화관이었다. ‘은하에서 온 별똥왕자’라는 영화였는데 당시 아역으로 인기였던 이건주씨가 주인공이었다. 또래 아이들로 영화관은 꽉 차 있었고 겨우 빈자리 한 곳을 찾아 앉을 수 있었다. 좌석과 계단의 구분이 모호했지만 그런 건 중요치 않았다. 아직도 극장을 찾을 때마다 그날의 기억이 떠오르는 걸 보면 어린 마음에 꽤 인상적이었던 듯하다. 한참 시간이 지나 두 차례 더 명보극장을 찾았었다. 더 이상 영화를 보는 것이 특별한 일이 되지 않았을 무렵 극장은 문을 닫았고 기억으로만 떠올릴 뿐이다. 세상은 빨라지고 따라 경험하기조차 버거울 정도로 많은 것들이 생산되고 있다.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선 좋지만 그만큼 ‘특별함’을 느끼는 일이 줄어드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특별한 일 몇 개쯤은 따로 빼두었다 마음이 지친 날 보약으로 써도 좋지 않을까. 아직은 성급한 마음이나 겨울은 이제 떠날 차비를 하는 눈치다. 다가올 봄엔 도심 상권도 살리고 추억의 극장 나들이를 계획해 보는 것은 어떨까? /박선유 시민기자

2024-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