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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드 배치, 절차 위법” 성주·김천 주민 소송 각하

경북 성주·김천 주민들이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과정에서 국방부가 절차를 어겨 위법하다며 소송을 냈지만 인정되지 않았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박정대 부장판사)는 9일 정모 씨 등 396명이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낸 ‘부작위 위법 확인 소송’ 1심에서 각하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구체적인 판결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각하는 소송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 사건의 본안을 심리하지 않고 마무리하는 결정이다. 주민들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의 도움을 받아 2017년 2월 국방부가 사드 배치 사업의 승인 주체로서 사업공고, 전략환경영향평가 등을 시행할 의무가 있는데 이를 하지 않아(부작위) 위법하다며 소송을 냈다. 하지만 6년간 이어온 소송은 법원의 본안 판단을 받지도 못한 채 마무리됐다.지난해 11월 원고 측은 재판부에 ‘부작위 위법 확인’이 아닌 ‘실시계획 승인 처분 취소’로 소송의 취지를 변경하겠다고 신청했다. 국방부가 국방시설사업법에 따른 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시설계획 승인 자체가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허가하지 않았다. 원고 측 대리인은  “재판부가 변경된 부분에 대해 실질적인 판단을 하지 않은 게 너무 아쉽다”며 “항소심에서 처분 자체가 취소되도록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세리기자

2023-02-09

신한울 3·4호 건설 첫발… 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

신한울 3·4호기 건설사업의 첫 과정인 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가 열렸다.한국수력원자력(주) 한울원자력본부는 8일 본부 홍보관에서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신한울 3·4호기 건설사업의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열었다.주민설명회는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라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다.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환경피해 최소화 대책과 보상, 지역개발·지원 계획 등에 대한 질의와 의견을 제시했다.신한울 3·4호기는 140만kW급 신형원전 2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올해 하반기 부지 정지공사 착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수원은 이번 설명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검토해 최종 평가서 작성에 반영할 계획이다.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람은 오는 28일까지이며, 환경영향 평가정보시스템이나 울진군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울진군은 환경영향평가와 건설허가, 공사계획인가 등 인허가 업무를 마무리 한 뒤 내년 초 신한울 3·4호기 건설공사를 시작, 2033년에 사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한편 신한울 3·4호기는 울진군 북면 일대에 신형경수로 140만kw급 원전 2기를 짓는 사업으로 2008년 제4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건설이 확정되고 2016년에 환경영향평가까지 마쳤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후 2017년 12월 탈원전 정책의 영향으로 건설 계획이 백지화됐으며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도 빠졌다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 이번에 다시 건설 재개가 결정되면서 기사회생했다.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 사업기간은 2024년부터 2033년까지로 총공사비는 8조2천600억이 예상된다.울진/장인설기자 jang3338@kbmaeil.com

2023-02-08

포항 ‘보경사군립공원’ ‘내연산보경사시립공원’으로

포항의 보경사군립공원이 내연산보경사시립공원으로 이름이 변경됐다.8일 포항시에 따르면 포항시립공원위원회는 지난달 10일 보경사군립공원 명칭 변경안을 심의해 이같이 정했다. 시는 위원회 심의 결과에 따라 이달 초 공원계획변경을 고시했다.보경사군립공원은 1983년 포항시 북구 송라면 내연산 일대를 권역으로 군립공원에 지정됐다.시군 통합 이후 포항시에 속해있음에도 국립·도립·군립공원으로만 분류한 옛 자연공원법에 따라 시립공원이 아닌 군립공원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2016년 자연공원법 일부 개정으로 군수가 지정하는 군립공원, 시장이 지정하는 시립공원, 구청장이 지정하는 구립공원으로 공원 명칭이 바뀌었다.시는 법 개정 취지에 맞게 군립공원을 시립공원으로 용어를 바꾸면서 동시에 새로운 이름을 붙이기로 했다.보경사군립공원은 사찰이 중심이어서 공원 구역인 내연산 전체를 아우르지는 못한다는 지적도 있었다.시는 2021년 5월 보경사시립공원, 내연산시립공원, 내연산보경사시립공원, 진경산수시립공원, 내연산폭포시립공원을 후보로 삼고 시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그 결과 내연산시립공원이 46%, 내연산보경사시립공원이 44%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내연산은 14㎞에 이르는 계곡을 따라 다양한 형태의 폭포 열두개가 있고 신선대, 학소대 등 높이 50∼100m에 이르는 암벽, 기암괴석이 장관을 이룬다.고찰 보경사와 부속암자인 서운암, 문수암 등이 있다.시 관계자는 “앞으로 바뀐 명칭에 따라 안내판을 정비하고 홍보물도 새롭게 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김민지기자 mangchi@kbmaeil.com

2023-02-08

국민이 직접 ‘고향사랑의 날’ 지정한다

행정안전부는 올해부터 시행된 고향사랑기부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대국민 공모로 ‘고향사랑의 날’을 지정한다고 8일 밝혔다.공모는 3단계로 진행된다. 국민이 오는 20일까지 고향사랑의 날로 적합한 날짜와 의미를 제안하면 전문가 심사를 통해 5개 후보 일자를 선정한다.최종적으로 후보 날짜 5개에 대해 오는 24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대국민 투표를 진행해 가장 많은 표를 얻은 날짜를 고향사랑의 날로 지정할 계획이다.온국민소통(onsotong.go.kr) 사이트와 공모 포스터에 있는 정보무늬(QR코드) 스캔을 통해 이번 대국민 공모에 참여할 수 있다.전문가 심사를 통과한 후보 일자(5개)를 제안한 응모자 가운데 20명을 추첨해 각 30만원의 상금을 지급한다.아울러 대국민 투표 참여자 가운데 100명을 추첨해 3만원 상당의 농협몰 쿠폰을증정한다.이번 공모를 통해 고향사랑의 날 일자가 확정되면 관련 시행령 개정을 통해 해당일에 기념식, 고향사랑기부 답례품·기금사업 전시회, 고향사랑기부제 발전방안 토론회 등을 개최할 계획이다.올해 1월 1일부터 시행 중인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고향을 비롯해 학업·근무·여행 등으로 관계를 맺은 ‘제2의 고향’인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하면 해당 지자체는 기부금을 주민복리증진 등에 사용하는 제도다.기부자에게는 세액공제 혜택(10만원까지 전액, 10만원 초과 16.5%)과 기부금의 30% 이내 답례품(지역특산품, 관광상품권 등)을 준다.기부를 원하는 개인은 ‘고향사랑e음’ 사이트나 전국 5천900개 농협 창구를 방문해 기부할 수 있다./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3-02-08

당근마켓에 뜬 부동산 “조심 또 조심”

포항지역의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거래절벽이 지속되면서 급매물을 중심으로 수억원대의 아파트 매물까지 중고 거래 플랫폼에 등장하고 있어서 거래 과정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중고 거래 플랫폼의 특성상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손실이 크고, 거래가 완료된 이후에도 분쟁이 발생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8일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에는 포항지역에 이날 기준으로 376개(남구 181개, 북구 195개)의 직거래 매물이 존재했다.이들 매물 중에서는 290평 규모의 상가주택이 15억8천만원으로 가장 비싼 가격으로 등장했다. 그밖에 678평 규모 8억1천300만원의 토지, 43평대 3억8천900만원의 아파트 등 주택에서부터 상가, 빌라, 아파트 등 다양한 유형의 매물이 게시돼 있었다.중고 거래 플랫폼을 이용한 직거래의 가장 큰 장점은 중개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실제로 포항시 북구 양덕동에 있는 55평대 아파트의 경우 3억3천500만원으로 급매물이 올라와 있었다. 네이버 부동산 최저 호가인 3억4천500만원과 비교해봐도 무려 1천만원 저렴한 수준이었다.한 매매자는 남구 연일읍에 있는 주택과 토지, 하천 부지 560평을 15억5천만원에 내놓았다. 해당 플랫폼은 직거래로 중개수수료와 부가가치세 10%를 제외해 1천193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북구 장성동에 있는 43평 규모의 아파트는 3억8천900만원으로 급매물이 나왔고, 직거래를 원할 경우 171만원 정도를 아낄 수 있다고 게재돼 있었다.현행 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12억원 이상∼5억원 미만 주택을 매매할 때 거래 금액의 최대 0.6%까지 수수료를 책정할 수 있다. 여기에 중개보수비에 붙는 부가가치세까지 포함하면 10%가량을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고 거래 플랫폼을 통한 매물거래가 불법은 아니지만, 별도의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아 기획부동산 사기 등에 노출되기 쉽다고 조언한다.실제 거래 토지 및 매물과는 다른 토지로 계약을 유도하거나, 기획부동산들의 경우 개발이 어려운 토지를 허위 과대 홍보하고 계약 전까지 지번을 알려주지 않으면서 매물 건에 대한 현지답사 없이 계약을 유도하는 등의 투기 형식으로 이뤄지는 케이스도 있기 때문이다.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아파트 매매 건수는 1만4천901건으로서 이중 직거래 건수는 3천13건으로 전제 거래의 20%를 차지했다. 5건 중 1건의 거래가 직거래를 통해 이뤄졌다는 얘기다.부동산업계는 이 같은 직거래가 소비자들에게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인 것으로 오인토록 하는 등 부동산 시장에 혼선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실제로 지난 2021년 부동산 거래 10건 중 4건이 불법·무등록 중개 거래로 조사됐다.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가격 변동 시기에 직거래를 선택하는 것은 여러 가지로 위험하다”면서 “매수자나 임차인이 계약단계에서 중간에서 가격 조정이나 하자보수를 담보해줄 중개사가 없는 관계로 매도자나 임대인이 요구하는 가격대로 끌려갈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이어서 “물건에 대한 하자를 추가로 발견하더라도 매도자나 임대인이 하자보수를 해주지 않으면 매수자나 임차인이 낭패를 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3-02-08

최병일 회장·장성필 대표 경북 고향사랑 기부 동참

최병일 재대구경북도민회장과 장성필 화성밸브(주) 대표가 경북도에 고향사랑기부금 500만원을 각각 기부했다. 8일 경북도에 따르면 최병일 재대구경북도민회장이 지난 6일 도청을 찾아 고향사랑기부제 최고 한도액인 500만원을 전달했다. 재림환경 대표 등을 맡고 있는 최 회장은 최근까지 경북도 범도민 이웃사랑 행복나눔 성금으로 1억원, 취약계층 인재육성 장학금 2억원을 기부하는 등 항상 이웃들과 함께하는 나눔과 봉사를 실천 중이며 지금까지 10억여 원 정도를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2021년에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1억원 이상 개인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에도 이름을 올렸으며, 지난해에는 26년 전 별세한 모친 황옥 여사 이름으로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 했다.최병일 회장은 “고향사랑기부제가 고향을 살리고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며 “경북의 많은 출향민들이 고향사랑기부에 관심을 가져 고향에 큰 힘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화성밸브 장성필 대표도 지난 7일 경북도를 방문해 고향사랑기부금 500만원을 전달했다. 이에 경북도는 경북무형문화재인 김선식 명인(도 무형문화재 제32-마호)의 도자기를 답례품으로 전달했다.장 대표는 “고향사랑기부제에 동참하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며 “기업인들도 고향 발전을 위해 시행되는 좋은 제도에 많이 동참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이철우 경북도지사는 “항상 고향 발전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하시는 최병일 회장님과 장성필 대표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며 “지방소멸에 대응하고 경북도가 지방시대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고향사랑기부제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고 출향민들의 많은 동참을 당부했다./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3-02-08

어르신 외출 늘고… 상가·시장 매출 ‘쑥’

대구시가 오는 6월 28일부터 70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시내버스와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토록 하는 시책을 도입한다. 그간 도시철도의 경우 65세 이상이면 무료 탑승할 수 있었으나, 시내버스는 이런 혜택이 없었다. 이에 홍준표 대구시장이 어르신 무임교통통합지원책의 일환으로 개선책을 내놓은 것. 관련기사 11면이 제도는 그동안 공유돼온 노인 나이의 기준을 65세에서 시대에 맞게 70세로 조정한 점과 동 연령 시내버스 무료 탑승이라는 점에서 전국적인 관심사가 되고 있다.하지만, 대구시에 앞서 관할 구역 내에서 ‘전 지역 시내버스 무료 탑승’이란 시책을 시행한 지자체가 있다. 바로 청송군이다. 올해 1월 1일부터 시작된 이 시책은 군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적용된다. 현재 청송군에서 운행중인 시내버스는 모두 18대다. 아래는 이 제도를 도입한 윤경희 군수와 나눈 이야기다.-제도가 시행된 지 한 달이 지났다. 효과는.△어르신들의 외출이 잦아졌다. 예전엔 병원에 갈 때 왕복 버스비가 병원비보다 비싸 다른 볼 일이 생겨야 병원에 가곤 했다. 이로 인해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있었는데 지금은 몸이 불편할 때마다 병원을 갈 수 있어 건강관리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또 군내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어디든 갈 수 있기에 다른 어르신들과 어울리며 외로움을 잊는다는 이야기도 들었다.-안전에는 문제가 없나.△무료 탑승이니 잔돈을 준비하는 등의 번거로운 과정이 없어 흔들리는 버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운전기사도 수납하는 과정이 없어져 그 시간에 승객의 승하차를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버스 이용이 쉬워지고 접근성이 높아지니 자가용 이용도 감소했다. 고령자 운전에 의한 교통사고 예방효과도 있는 것 같다.-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주민들의 이동이 증가하면서 주변 상가, 재래시장 등의 매출이 증대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청송을 찾은 관광객들은 ‘무료버스를 타고 군의 관광지를 천천히 돌아볼 수 있었다’면서 새로운 트렌드가 생길 것 같다고 한다. 체류형 관광모델 구축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제도 시행을 위한 필요 예산은.△연 3억5천만원 정도다.-재정 상태도 좋지 않은데, 이 시책을 도입한 이유는.△청송군은 65세 이상 인구가 40%를 초과하는 초고령사회가 된 지 오래다. 지방소멸위기에 놓인 대표적인 인구 감소지역인 것이다. 그래서 인구유출 방지 대책이 시급하다. 고민 끝에 노인과 아동, 장애인, 유공자 등에 혜택을 주던 한정된 선별적 교통복지에서 탈피해 전 군민을 대상으로 하는 보편적 교통복지 도입을 결정했다. 또 타 지역 사람들에게 청송으로의 접근성을 높여 지역경제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버스 무료 탑승 후 군민들의 이동 추세는.△이용객이 20%가량 증가했다. 예전엔 특정 요일과 시간대에 대부분의 손님이 탑승했는데 최근엔 고른 탑승 양상을 보이는 것도 변화 중 하나다. 무료버스 시행 이전엔 장날에 맞춰 병원, 목욕탕 등에 가다보니 이용자가 한꺼번에 몰렸으나, 이젠 각자 필요에 따라 편리한 시간대에 버스를 이용한다.-관광객 등 외지인들 반응은 어떤가.△아직 여행 시즌이 아니라 관광객들이 많진 않지만 전화 문의는 늘었다. 청송군민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무료버스 적용 대상이 된다는 것에 놀라워한다. 이 제도가 앞으로 청송의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산소 카페 청송’이란 이미지와도 잘 맞다고 생각한다./김종철기자 kjc2476@kbmaeil.com

2023-02-08

곽상도, '아들 화천대유 50억 퇴직금' 뇌물 무죄

곽상도 전 국회의원이 '대장동 일당'에게서 아들의 퇴직금과 성과금 명목으로 뇌물을 수수한 혐의에 대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다만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는 유죄가 인정돼 벌금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8일 곽 전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벌금 800만원을 선고하고 5천만원을 추징하라고 명령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에는 무죄를 선고했다.     뇌물공여와 횡령 혐의로 기소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도 무죄를 선고받았고, 곽 전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공여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함께 기소된 남욱씨는 벌금 400만원을 선고받았다.     대장동 개발사업을 둘러싼 의혹이 불거진 이래 핵심 관련자에 대한 사실상 첫 판결이다.     앞서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곽 전 의원에게 징역 15년과 벌금 50억여원을 선고하고 25억원을 추징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씨에겐 징역 5년, 남씨에겐 징역 1년을 각각 구형했다.     곽 전 의원은 2021년 4월 화천대유에서 근무하다가 퇴사한 아들 병채씨의 퇴직금과 상여금 명목으로 50억원(세금 등 제외 25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50억원 중 소득세와 고용보험, 불법으로 볼 수 없는 실질적 퇴직금 등을 제외한 25억원이 뇌물이라고 봤다.     아울러 제20대 총선을 앞둔 2016년 3월 남씨에게서 현금 5천만원을 받아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김영태기자

2023-02-08

포항시의회 “포스코지주사 포항 이전하라”

포항시의회가 7일 ‘포스코지주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관련 합의서의 실질적인 이행을 위한 촉구 결의문’을 채택했다. 결의문에서 시의회는 포항시와 포스코가 체결한 합의서의 내용들이 실질적이고 올바르게 지켜지고 지역균형발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포스코 그룹의 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 등의 적극적인 역할과 책임을 촉구했다.시의회는 우선 ‘포스코 지주회사의 소재지는 이사회 및 주주설득과 의견수렴을 통해 2023년 3월까지 포항으로 이전한다’는 것이 단순한 등기상의 주소 이전이 아니라, 실질적 기능인 조직과 인력의 이전도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임을 강조했다.이어 ‘미래기술연구원은 포항에 본원을 설치하는 등 포항 중심의 운영체계를 구축한다’는 것이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연구동 건물 일부에 본원을 설치하고 서울에 대규모 분원을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을 기반으로 한 R&D 조직과 인력이 지방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는 것임을 밝혔다.마지막으로 ‘포항시와의 지역상생협력 및 투자사업은 포항시와 포스코, 포스코홀딩스가 TF 구성하여 상호 협의 추진한다’는 내용은 7차례의 상생협력 TF회의라는 형식적인 절차로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반세기를 함께 한 동반자적 관계를 토대로 지역의 미래 먹거리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추진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2023-02-07

소비기한 표시제 시행 한달… 현장선 “잘 몰라요”

“소비기한 표시요? 그걸 캐셔(계산원)인 제가 해야 하는 건가요?”7일 오전 포항시 남구 오천읍의 한 중형마트에서 만난 계산원 이동재(24) 씨는 소비기한 표시제를 알고 있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그는 이어 “출근하고 교대하면서 매일 유통기한을 확인하는데 콩나물은 소비기한으로 바뀐 게 들어온 걸 봤고 다른 제품들은 아직 유통기한이라고 적혀 있다”며 “솔직히 무슨 차이인지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소비기한 표시제가 시행된 지 한 달이 넘어가고 있지만, 곳곳에서는 여전히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현장은 아직도 유통기한과 소비기한이 혼재된 채 제품들이 유통되고 있고 소비기한 표시제에 대한 홍보 부족으로 제도의 취지를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 시민들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소비기한 표시제는 기존 판매 가능 기한을 알려주는 영업자 중심의 유통기한 대신 식품을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는 기한을 알려주는 소비자 중심 제도로 개선하겠다는 목적으로 2023년 1월 1일부터 시작됐다.유통기한은 말 그대로 소비자에게 제품이 유통될 수 있는 기한을 명시한 것이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이를 폐기시점으로 인식하거나 섭취 가능 여부 판단에 혼란을 겪어왔다. 이에 정부가 식량낭비감소와 소비자에게 명확한 정보 제공 등을 위해 품질안전한계 기간이 유통기한보다 20∼30% 긴 소비기한(80∼90%)을 표기하도록 변경했다.다만, 식의약처는 총리령으로 정하는 냉장 보관기준 개선 필요품목(우유류 등)은 8년, 그 외의 제품들은 유통업계가 시행일에 맞춰 포장지를 전면 교체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고려해 1년간의 계도기간을 두기로 했다.문제는 식의약처가 제조업자·지자체 공무원 대상 순회 설명회, TV 자막 송출 등 소비기한 관련 홍보를 지속하고 있음에도 소비자들의 인식이 아직까지 미흡하다는 점이다.이날 포항지역 대형·중형마트와 편의점 등 5곳을 살펴본 결과 소비기한 표시제를 홍보하는 업장은 단 1곳도 없었다.마트에서 장을 보던 주부 이자경(42·여·남구 오천읍) 씨는 “소비기한은 음식을 좀 더 오래 먹을 수 있다고만 알고있다”며 “계도기간이 있는 건 몰랐다. 최근 포장지 앞에 적힌 기간만 보고 뜯지도 않은 음식을 버렸었는데 분리수거를 하면서 포장지 뒷면에 유통기한이라고 적힌 걸 봤다”고 혼란스러워했다.포항의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파트별로 소비기한 표시제 교육 유무 차이가 있다”며 “전체 안내 방송으로 직원 홍보는 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을 위한 홍보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민지기자

2023-02-07

87세 한글 깨친 칠곡할매시인 영면

“먹고 싶은 것도 없다. 하고 싶은 것도 없다. 갈 때 대가 곱게 잘 가는 게 꿈이다”(박금분 할머니 시 ‘가는 꿈’)삶을 마무리하는 87세에 한글을 깨쳐 시를 쓰고 영화에도 출연해 감동과 공감을 선사한 박금분 할머니가 향년 94세로 생을 마감했다.최고령 칠곡할매시인 박 할머니는 자신이 쓴 시 ‘가는 꿈’에서 간절하게 소망했던 것처럼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곱게 영면에 들고 지난 6일 발인식이 엄수됐다.박 할머니는 일제 강점기와 가난과 여자라는 이유로 학교에 다니지 못하다가 구순을 바라보는 2015년이 되어서야 칠곡군이 운영하는 배움학교에서 한글을 배웠다.알렉상드르 푸시킨의 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를 통째로 외우고 집안을 한글 공부한 종이로 가득 덮을 만큼 배움에 대한 열정이 컸던 할머니는 배움학교에서 반장을 맡으며 폐지를 모아 판 돈으로 함께 공부하는 할머니에게 회식을 베풀어 ‘친절한 할머니’로도 불렸다. 또 2015년 칠곡군이 성인문해교육을 통해 한글을 깨친 할머니의 시 98편을 묶어 발행한 시집 ‘시가 뭐고’에서 죽음에 대한 성찰을 표현한 ‘가는 꿈’으로 독자들의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2018년 발행한 시화집 ‘내 친구 이름은 배말남 얼구리 애뻐요’에는 세상을 등진 남편에 대한 애절한 그리움을 표현한 ‘영감’이란 시를 선보여 호평을 얻었다.2019년에는 김재환 감독의 영화 ‘칠곡가시나들’에 출연해 경상도 할매 감성으로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애정을 표현해 잔잔한 감동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러한 할머니의 열정도 세월과 치매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싸늘하게 식어갔지만, 잠시 정신이 돌아올 때는 연필을 잡을 만큼 마지막 순간까지 배움의 끈을 놓지 않았다. /김락현기자

2023-02-07

구직단념 청년에 최대 300만원 고용노동부, 이달부터 사업 시행

구직단념 청년들의 취직 활동을 지원하는 청년도전지원사업이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고용노동부는 7일 구직자들에게 맞춤형 구직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최대 300만 원을 지급하는 ‘청년도전지원사업’이 이번 2월부터 본격 시행된다고 밝혔다.2021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3년 차를 맞는 ‘청년도전지원사업’은 취직 준비 기간이 길어지면서 구직을 포기한 청년들에게 건강검진부터 성격검사, 진로 컨설팅, 직업체험 등 서비스를 제공해 청년들의 구직활동을 지원해 주는 사업이다.재작년 시범사업 도입 후 뚜렷한 성과가 확인돼 지원 대상과 범위도 확대됐다. 올해는 1∼2개월 동안 실시하는 단기 프로그램을 수료하면 참여 수당 50만 원을 지급하고, 5개월 이상 진행하는 중장기 프로그램을 수료할 시에는 참여 수당과 함께 이수 인센티브 등 최대 300만 원을 지급한다.작년까지 프로그램을 이수한 구직단념 청년은 9천82명으로, 이중 5천335명(58.7%)이 구직에 성공해 경제활동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올해는 단기 프로그램과 중장기 프로그램을 합쳐 총 8천명의 청년들을 지원할 계획이다.사업지원 대상은 △구직단념 청년 △자립준비 청년(보호종료 아동), △지역특화청년 △북한 이탈 청년 등이다./구경모기자 gk0906@kbmaeil.com

2023-02-07

구미, 올 1월 경북서 화재 최다 발생

경북에서 연초부터 연일 크고 작은 화재 발생 소식이 들리지만 정작 화재 발생 건수는 오히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7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화재 발생 건수는 총 36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86건에 비해 125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화재로 인한 재산피해 역시 지난해 74억5천973만3천 원에서 올해는 39억2천822만8천 원으로 집계돼 절반 수준에 그쳤다. 다만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는 지난해 21건에서 올해 20건으로 별 차이가 없었으며, 이중 사망자는 지난해와 올해 모두 현재 2명으로 같았다.올해 1월 기준 경북에서 화재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은 구미시로 총 45건의 화재가 발생해 1억4천600여만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다음으로 김천시가 31건의 화재로 2억1천300여만 원의 재산피해와 1명의 인명피해(부상)이 발생했다.뒤를 이어 경주시 28건(인명피해 3명), 경산시 25건(0명), 영천시 25건(0명), 포항남구 24건(1명), 상주시 20건(1명), 문경시 18건(3명), 포항북구 17건(2명), 의성군 16건(3명), 예천군 16건(1명), 영주시 15건(1명), 성주군 14건(1명), 고령군 12건(0명), 칠곡군 11건(0명), 안동시 9건(0명), 영덕군 8건(2명), 봉화군 8건(0명), 청도군 7건(0명), 울진군 6건(0명), 군위군 3건(0명), 청송군 2건(1명) 영양군 1건(0명), 울릉군 1건(0명) 순이다.한편, 최근 3년 간 경북도 내 화재 발생 건수는 매년 증가해 2000년 2천472건, 2021년 2천849건 지난해 3천266 건을 넘었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경기도, 경남에 이어 전국 4번째로 화재가 많이 발생했지만 올해는 1월 화재 발생이 지난해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해 년 간 화재 발생 감소에 대한 기대를 갖게 했다.경북소방본부 관계자는 “통계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원인을 분석해 화재 예방과 안전대책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며 “화재는 작은 관심으로도 예방이 가능해 평상시 적극적인 예방 실천을 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3-02-07

‘고금리·전세價 하락’ 대구에 월세 바람

대구지역 부동산시장에 반전세와 월세 바람이 불고 있다.7일 부동산 정보업체 경제만랩이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지역의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 가운데 월세 비중은 42.9%를 차지했다.이는 전국 평균인 42.7%보다 높고 제주(62.5%), 충남(50.8%), 세종(47.5%) 등에 이어 전국에서 네번째로 높은 비중인 것으로 분석됐다.이런 현상은 아파트는 물론이고 일반 주택시장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법원 등기정보광장의 경우 지난해 대구지역의 주택 임대차 거래(확정일자 기준) 7만2천136건 중 월세는 4만159건으로 전세 3만1천977건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돼 이런 현상을 대신하고 있다.대구 주택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 역전 현상은 지난 2021년 당시 월세 3만1천226건과 전세 3만898건 이후 2년 연속 이어지고 있다.또 월세 비중도 지난 2021년 50.3%에서 지난해에는 55.7%로 높아졌다.구·군별로는 여전히 전세 강세를 보인 수성구를 제외하곤 나머지 지역에서 월세 강세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이같은 월세 역전 현상은 올해 들어 지속돼 1월 임대차 거래 5천653건 중 월세가 3천317건( 58.7%), 전세는 2천336건보다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이는 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매매 수요가 전월세 시장으로 대거 유입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목돈이 부족한 임차인을 중심으로 월세 선호 현상이 커지는 것도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이진우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장은 “대구는 아파트 미분양이 12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데다 올해 입주 물량도 상당수를 차지하는 등 매매에 대한 수요가 거의 끊어진 상황”이라며 “고금리와 아파트 전세가격 하락 등으로 전세보다는 반전세나 월세 쪽으로 이동하는 수요가 많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김영태기자

2023-02-07

영양경찰관, 심폐소생술로 소중한 생명 살려

영양경찰서 경무계장 임유락사진 경위가 지난 4일 영주시 소재 한 음식점에서 갑자기 쓰러진 50대 남성의 소중한 생명을 살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임 경위는 지난 4일 주말을 맞아 영양군 탁구동호인들과 함께 영주시에서 개최된 탁구클럽대항전에 참가한 뒤 지인들과 음식점에서 식사하던 중 옆자리 손님이 갑자기 쓰러지는 것을 목격했다.임 경위는 다급히 깨워봤지만 의식과 호흡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서둘러 119 신고를 요청하고 겉옷을 벗기고 가슴을 압박하며 심폐소생술을 진행했다.의식이 없던 남성에게 10분이 넘는 심폐소생술을 실시했고 의식이 돌아오자 현장에 있던 손님들과 함께 119가 도착할 때까지 경직된 몸을 주무르며 지속적으로 말을 걸어 정신을 잃지 않도록 하면서 119 구급대에 인계했다.이 50대 남성은 안동에 거주하는 윤모(50) 씨로 이날 클럽대항전에 함께 참가한 안동클럽 선수였으며 현재 안동병원에서 심장 스텐트 수술을 기다리며 치료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뇌에 산소공급이 4분 이상 중단되면 뇌 세포가 죽기 시작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윤 씨처럼 10분 이상 호흡이 멈춘 환자의 예후가 좋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윤 씨는 “당시에는 정신이 없어서 경찰관이 저를 구한 사실도 몰랐다”며 “그분이 제때 심폐소생술을 하지 않았으면 나는 지금쯤 뇌 상태가 정상이 아닐 수 있었다는 의사선생님 말씀을 들었다며 거동이 가능해지는 대로 찾아가 꼭 감사 인사를 전 하겠다”고 말했다.임 경위는 “쓰러진 사람을 보자마자 골든타임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교육받은 대로 심폐소생술을 실시했고 생명을 지킬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하며 겸손해했다.임 경위의 이 같은 선행은 지난 6일 저녁 평소 영양탁구클럽 동호인들이 탁구장에서 연습을 하며 대회 후일담을 나누다 지역사회에 알려졌다./장유수기자 jang7775@kbmaeil.com

2023-02-07

400살에게 길을 묻다

연휴 끝날에 절을 찾았다. 추운 날씨에도 가족들과 함께 온 사람들로 주차장부터 붐볐다. 포항 시내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있고, 오래전부터 그 자리를 지키고 있어 보물도 여러 개 간직한 곳이라 늘 찾는 사람이 많은 절 보경사이다.대한불교조계종 제11교구 본사인 불국사의 말사이다. 602년(진평왕 24) 진나라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대덕(大德) 지명(智明)에 의하여 창건되었다. 지명은 왕에게 동해안 명산에서 명당을 찾아 진나라에서 유학하고 있을 때 어떤 도인으로부터 받은 팔면보경(八面寶鏡)을 묻고 그 위에 불당을 세우면 왜구의 침입을 막고 이웃 나라의 침략을 받지 않으며 삼국을 통일할 수 있으리라고 하였다. 왕이 기뻐하며 그와 함께 동해안 북쪽 해안을 거슬러 올라가다가 해아현(海阿縣) 내연산 아래 있는 큰 못 속에 팔면경을 묻고 못을 메워 금당(金堂)을 건립한 뒤 보경사라 하였다.보경사를 품은 포항의 내연산은 산림청 100대 명산이요. 블랙야크와 한국의 산하 100대 명산이기도 하다. 산림청, 블랙야크, 한국 산하의 100대 명산을 모두 차지한 트리플크라운을 가진 산은 전국에 70개가 있다. 특히 산의 조회 수로 순위를 매겨주는 ‘한국의 산하’에서 내연산은 여름 산 순위 8등에 이름을 올렸다. 이런 유명세로 보경사 앞에는 늘 등산복 차림의 일행들이 어슬렁거린다.이름처럼 보물을 여럿 간직하고 있다. 중요문화재로는 1963년 보물로 지정된 원진국사비와 1965년 보물로 지정된 승탑이 있으며, 조선 시대 숙종이 이곳의 12폭포를 유람하고 그 풍경의 아름다움에 시를 지어 남겼다는 어필의 각판이 있다. 그 밖에 1985년 경상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오층석탑, 1974년 경상북도 기념물로 지정된 탱자나무가 있다.오늘은 특별히 보경사가 키운 나무를 보려고 갔다. 무려 나이가 400살이 넘어서 보호수로 지정해 나라에서 특별히 돌보고 있는 나무가 여러 그루 자라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승탑을 보려고 뒷산 오솔길을 오르다 보면 아름드리 소나무가 빽빽하게 향을 내뿜는다. 소나무 향은 걷는 이의 발걸음을 느리게 만들고 가슴을 열게 한다. 이 숲을 보호하려고 불이 날 경우를 대비해 급수탑이 나무 색깔로 소나무 키만큼 솟아 있다.승탑에서 내려다보이는 스님들이 정진하는 건물이 따로 있다. 그 뒷마당에 품 넓은 느티나무 한그루가 하늘 향해 가지를 드리우고 섰다. 2017년에 보호수로 지정했다고 표지석을 세웠다. 400년 동안 한자리에서 보경사의 내력을 다 줄기에 새겨넣었다고 칭찬하는 듯하다. 겨울이라 가지만 남았는데도 파란 하늘 가득 품이 넓다. 여름 무성한 잎으로 그늘을 만들 옷매무새를 상상하며 한참 그 밑에서 기운을 느꼈다.그다음은 적광전 옆에서 금빛 잎을 가득 달고선 반송이다. 300년 이상 한 자세로 앉은 좌불이다. 몸통은 울퉁불퉁 남성미가 느껴지지만, 전체 모습은 아담하고 참한 여인의 모습이다. 둘레에 사람들이 소원을 써서 매달아 놓은 황금 잎새가 반짝이며 반송의 300년을 또 400년까지를 응원하는 듯하다.옆 마당 장독이 줄 맞춰 앉은 곳에 선 400년 된 어르신 나무가 한 그루 더 있다. 탱자나무이다. 된장 고추장 간장의 맛을 400년이나 돋으려 꽃가루를 첨가하고 가을엔 노란 탱자의 향까지 보태며 터줏대감 역할을 해왔다.400살 나무 발치에서 한나절 가만히 옛날이야기를 들었다. 서두르지 말고 한껏 웃으라고 덕담을 건넨다. 2023년 행운의 기를 받고 싶은 사람들은 보경사를 찾아 나무들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여보길 바란다. /김순희 시민기자

2023-02-07

겨울 여행의 별미, 청송 자작나무숲

청송은 겨울 여행의 비경을 많이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많은 사람에게 알려져있는 청송 얼음골이 그렇고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청송 무포산 자작나무숲이 또 한곳이다.흔히 자작나무 숲을 생각하면 설국에 온 것처럼 영화 ‘겨울왕국’이 떠올려진다. 눈처럼 하얀 껍질과 시원스럽고 곧게 뻗은 자작나무는 서양에서는 그 아름다움을 두고 ‘숲속의 여왕’이라고 부른다. 봄과 가을뿐만 아니라 겨울 산의 멋을 느끼려 꼭 가봐야 할 숲으로 자작나무 숲이 인기 있는 이유이다.청송군 부남면 화장리 산 11-1에 자리 잡은 자작나무숲은 1996년에 조성되어 올해 27년째 그 수려함을 자랑하고 있다. 얼음골을 지나 914면 지방도를 따라 청송읍 방향으로 10여 분 가다가 만나는 무포산 ‘피나무재’에서 임도를 따라 4km 더 들어가면 ‘청송 자작나무 명품 숲’이 있다는 안내판이 나온다. 가는 길은 자동차나 도보로 가다 보면 만날 수 있다. 차 한 대 땅에 코를 박고 포장길과 비포장길을 함께 해야 하지만 그렇게 어려운 길은 아니라 여유가 있다면 걸어서 갈 수도 있다.전체 면적은 8.5ha이며 숲길을 거니는 코스는 A코스(2.06km), B코스(1.15km) 총 3km가 조금 넘는 둘레길 조성이 잘 되어 있다. 2시간 정도 쉬엄쉬엄 걸으며 겨울의 오롯한 맛을 느낄 수 있다. 2만5천의 나무가 그리 작지 않은 면적에 겨울을 두르고 있는 모습은 마치 원시의 신비로움을 한껏 뽐내고 있는 것 같다. 숲속에 들어서면 길을 잃을 것 같지만 눈부시게 파랗고 구름 한 점 없는 새파란 하늘과 대비되어 북유럽의 어느 나라에 온 듯한 착각도 불러일으킨다.자작나무는 나무껍질 자체가 하얗고 기름 성분이 있어 나무를 태울 때 자작자작 소리가 난다 해서 자작나무라 이름 붙였다. 신비로운 경관만큼 쓰임새도 다양해서 줄기의 껍질이 매끄럽고 잘 벗겨져서 종이가 없던 시절에는 불경을 적는 용도로도 쓰였다 전해진다. 또 흔히 혼례를 ‘화촉을 밝힌다’고 말하는데 화촉은 혼례 때 사용하는 빛깔을 들인 밀초로 화촉의 재료가 바로 자작나무였다고 한다. 한의약에서는 황달, 설사, 신장염과 같이 다양한 치료에도 탁월한 효과를 내고 있어 아낌없이 주는 나무인 셈이다.청송에 자작나무 숲이 있는 줄 최근에 알았다는 박재영(30) 씨는 “아직 나만이 알고 있는 숨은 명소로 제격이다. 흔히 자작나무숲이라면 강원도 인제를 떠올리는데 포항에서 가까운 청송에 있다니 반갑다. 자작나무 숲은 겨울의 매력을 볼 수 있는 곳이라 생각하는데 조만간 다녀올 예정이다. 겨울 여행의 별미를 찾는다면 청송 자작나무숲으로 떠나보길 권한다”고 말했다./허명화 시민기자

2023-02-07

학교도서관, 전문인력 확충 시급

‘도서관’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 빠질 수 없는 장소다. 그곳이 학교도서관이라면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현실은 전문인력 부족으로 주인 없는 집처럼 방치된 듯한 느낌이다. 학교도서관진흥법에서 학교도서관에 1명 이상의 사서교사나 사서를 배치하도록 의무하고 있지만, 인력 문제는 여전히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경북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관내 959개(초등학교 507개교, 중등 267개교, 고등 185개교) 초·중·고등학교 가운데 약 97%인 926개교에서 도서관을 운영 중이다. 이들 학교도서관 전담 인력은 모두 합해 188명으로 나타났고 배치율은 교육부의 권고 기준인 30%에도 못 미치는 19.6%였다. 포항권역(포항·영덕·울진·울릉) 지역에서도 초·중·고 특수학교 191곳 중 113곳이 전담 인력 부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2019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학교도서관을 이용하지 않는 학생들이 그 이유로 제시한 것도 학교도서관의 위치가 좋지 않아 접근성이 나쁘고,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신간 서적의 부족과 함께 아이들을 반겨주며 책의 세계로 안내하는 선생님이 없다는 점이었다. 학교도서관 담당자를 보면 60% 가까이가 일반교사로 이루어져 있는데, 수업과 행정사무·담임 업무에 바쁜 교과 담당 교사가 도서관 운영까지 제대로 해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서울과 경기권은 전담 인력이 배치된 학교도서관이 90% 이상인 데 반해 경북은 고작 10%대로 전담 인력의 양극화가 심각하다. 그렇다면 학교도서관의 전문인력인 사서교사가 왜 중요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첫째, 사서교사는 전문사서임과 동시에 교사다. 사서교사는 교과교사와 협력하여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교수학습 활동과 자원을 통합하며 학생을 가르친다. 학교 교육과정의 운영에 학교도서관의 역할이 더욱 깊어지기 위해서는 사서교사가 교육적 역할에 전면에 배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 학년이나 교과에 필요한 자료나 정보의 활용에 대하여 학년이나 교과교사가 사서교사와 활발하게 소통해야 할 필요성도 있다. 또 언어교육에 있어서 책을 활용한 언어교육의 방법에 대한 경험을 나눌 수 있다.둘째, 학교에서 출처를 밝히는 방법이나 학문적 정직성에 대한 안내 등 저작권과 관련한 교육도 서서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학교도서관에 미디어 교육과의 연계성을 높이는 역할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대부분은 정보교육을 도서관과 다소 멀게 여기고 있는데 사서교사야말로 전자 자료와 도구를 선정하고 평가하며 이용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정보 활용 교육의 전문가다. 법적으로도 학교도서관의 역할에 시청각 자료의 개발, 제작, 이용이나 매체 이용 교육 등의 내용도 수행하도록 명시되어 있어 그 역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학교도서관 자원봉사를 수년간 해온 학부모 박모(43) 씨는 “처음 자원봉사를 했을 때와 비교하면 학교도서관 활성화 사업으로 인해 도서관 리모델링 등 많은 것이 바뀌었다. 외형적으로는 달라졌지만, 아이들을 생각하면 학교도서관에 사서 선생님이 계시는 학교가 늘 부러웠다. 독서교육은 학교도서관에서 완성도를 높여야 하는데, ‘책의 날’이라던가 학교행사를 할 때 도서관에서도 뭔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코로나 이후 학교의 역할이 중요해졌는데 그 중요한 학교도서관이 지금은 학교 도서관 지원센터를 통해 지원되는 게 다인 것 같아서 아쉽다”고 말했다./허명화 시민기자

2023-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