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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무례한 세상 속 나를 키우는 요령

‘더 좋은 곳으로 가자’(문학동네)는 50만 부 베스트셀러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의 작가 정문정의 신작 산문집이다. 전작이 상처받지 않고 관계의 안전거리를 확보하는 법을 알려주는데 초점을 뒀다면, 이번 신작에는 성장하는 데 꼭 필요한 기본적인 매뉴얼조차 접할 기회가 없어 더 나은 삶을 꿈꿔볼 시도조차 못하는 이들을 위한 일과 생활의 요령이 담겨 있다. 작가는 ‘습관적으로 불행을 선택했던’ 지난 경험을 진솔하게 털어놓으며, 자기연민의 고리를 끊고 함께 ‘더 좋은 곳으로’ 나아가자고 손을 내민다. 그리고 가능한 선에서 최대의 경험을 해볼 것을 권한다. 돈도 시간도 없고, 조언을 구할 지인도 부족하다면 책을 통해서라도 말이다. 그리하여 원망과 슬픔을 뒤로하고 원하는 곳을 향해 씩씩하게 한 발짝 떼는 사람이 되자고 말한다. ‘공정함’이 세대를 막론하고 가장 민감한 이슈가 된 사회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조건이 보잘것없다는 생각이 들 때 우리는 쉽게 세상을 탓하거나 자신의 배경을 책망하게 된다. 이 책은 지치거나 포기하지 않고, 보란듯이, 당차게 나아가기 위한 생생한 생활밀착형 매뉴얼을 담았다. 더 좋은 곳으로 ‘함께’ 가기 위해./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3-04

개인숭배 이끌어 권좌에 오른 독재자들

네덜란드 출신 역사학자인 프랑크 디쾨터(60) 홍콩대 인문학 석좌교수의 20세기를 대표하는 독재자 8명의 흥망성쇠를 조명한 책 ‘독재자가 되는 법’(열린책들)이 출간됐다. 디쾨터는 중화인민공화국 수립으로부터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에 이르는 ‘인민 3부작’으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학자다. 이번 책에서는 무솔리니, 히틀러, 스탈린, 마오쩌둥, 김일성, 뒤발리에, 차우셰스쿠, 멩기스투 등 20세기를 오싹하게 만든 독재자 8명의 역사를 돌아본다.디쾨터에 따르면, 어떤 독재자도 공포와 폭력만으로 통치할 수 없다. 일시적으로 권좌를 유지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불가능하다. 독재에도 기술과 연출이 필요하다. 국민으로 하여금 숭배를 이끌어 낸 독재자들, 곧 전제 정치가 합의된 것처럼 가장할 수 있었던 영리한 독재자들은 효과적으로 정적(政敵)을 약화시키고 장기 집권의 길을 닦을 수 있었다.이들 독재자는 세심하게 연출된 행진, 치밀하게 구축한 신비주의 장막, 지도자를 찬양하는 노래와 출판물 등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포장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면서 전 국민이 자신을 찬미하도록 부추겼다.디쾨터 교수는 개인 숭배가 독재 정치의 부수물이 아니라, 독재 정치를 떠받치는 핵심 기둥이라고 강조한다. 그렇지만 어떤 독재자도 공포와 폭력만으로 통치할 순 없다. 일시적으로 권좌를 유지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론 불가능하다. 따라서 영리한 독재자들은 특유의 기술과 연출로써 정적들을 약화시키고 장기 집권의 길을 닦아나갔다.뜻밖으로 독재자는 원래 나약한 존재였다는 게 저자의 견해다. 애초부터 대중의 지지가 있었다면 굳이 폭력을 동원해 권력을 취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들이 진짜 두려워한 건 국민이 아니라 언제든 자신의 뒤통수를 치며 자리를 위협할 수 있는 정적이었다.잡은 권력을 놓치지 않기 위해 독재자는 피비린내 나는 숙청, 교묘한 속임수, 각개 격파 등으로 정적들을 제거해 나갔지만, 결국엔 개인 숭배가 가장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개인 숭배를 통해 측근과 반대파 모두를 약화시킬 수 있어서다. 개인 숭배의 목적은 혼란을 일으키고, 상식을 파괴하며, 개인을 고립시키고, 그 존엄성을 짓밟기 위함이었다. 특히 독재자 칭송을 강요함으로써 모두를 거짓말쟁이로 만들었다.저자는 독재자의 개인 숭배가 대개 비슷한 경로를 따른다고 말한다. 권력을 얻은 뒤 언론을 장악하고, 예술가들과 지식인들이 나팔수처럼 그 영웅 신화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도록 하며, 외국 기자 등을 끌어들여 안팎으로 이미지 제고를 꾀한다는 것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3-04

‘형제 피아니스트’ 임동민·임동혁 첫 듀오 리사이틀… 5일 수성아트피아서

대구 수성아트피아는 올해의 두 번째 명품시리즈로 ‘피아니스트 임동민임동혁 듀오 리사이틀’을 5일 오후 7시 30분 용지홀에서 선보인다.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한국인 최초 입상 및 최초 형제 입상자로 주목받으며 리사이틀은 물론 협연, 앨범발매까지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피아니스트 임동민, 임동혁 형제가 데뷔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듀오 무대다.이번 공연에서는 단단하지만 낭만적인 연주를 선보이는 임동민과 화려하면서도 섬세한 연주라는 평을 받고 있는 임동혁 각각의 솔로 무대와 한 대의 피아노에서 두 사람이 함께하는 연탄곡, 두 대의 피아노로 연주하는 듀오 무대로 구성, 피아노로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무대를 펼친다.솔로 곡으로는 쇼팽 ‘스케르초 제1번 나단조(Op.20)’, ‘스케르초 제3번 올림다단조(Op.39)’, ‘발라드 제1번 사단조(Op.23)’, ‘녹턴 제8번 내림라장조(Op.27,No.2)’를 연주한다.‘쇼팽 스페셜리스트’로서의 음악세계도 엿볼 수 있다.듀오 무대로는 슈베르트의 ‘네 손을 위한 환상곡(D.940)’과 라흐마니노프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 제2번 사단조(Op.17)’ 3, 4악장을 들려준다.‘네 손을 위한 환상곡’은 슈베르트 특유의 서정적이고 비애감이 깔린 주제 선율이 깊은 감동을 주는 곡으로, 피아노 듀엣 곡 가운데 가장 대중적인 작품이다. 라흐마니노프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 제2번’은 강렬한 리듬감과 화려한 테크닉이 돋보이는 곡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3-03

정동극장 경주브랜드 공연 올해도 계속 된다

삼국통일의 주역인 김유신(595∼673)이 이끌었던 화랑도 집단 ‘용화향도(龍華香徒)’ 이야기가 창작 뮤지컬로 다시 태어난다.용화향도는 삼국사기 김유신조에 처음 나오는 용어로 삼국사기를 보면 영특하고 씩씩했던 15세 때인 609년(진평왕 31년) 화랑이 돼 낭도를 이끌었는데 그 무리를 용화향도라 불렀다고 전해진다.(재)정동극장(대표이사 김희철)이 제작한 2021 경주브랜드공연 창작 뮤지컬 ‘용화향도(龍華香徒) 모두의 검, 하나의 나라’는 오는 30일 오후 7시 경주세계문화엑스포 문화센터 공연장 문무홀에서 막을 올린다. 11월 27일까지 화∼토요일 오후 7시 상설 공연한다. 정동극장이 창작 뮤지컬을 통해 신라가 이룩한 삼국통일의 위업을 기리고 그 의미와 가치를 조명하고자 추진된 프로젝트다.창작 뮤지컬 ‘용화향도(龍華香徒)’는 신라 진평왕 시절 화랑 김유신과 김춘추 등의 인물과 낭비성전투 등의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용화향도(龍華香徒)’를 향한 젊은 청춘들의 성장 이야기를 주요 테마로 삼았다. 가야 후손 출신의 진골 귀족인 김유신의 성장기를 서사적으로 보여주고 삼국통일의 발판을 다지는 629년 고구려와의 낭비성전투를 재조명하는 한편 여러 전장에서 승리를 가져온 뛰어난 장수 김유신과 그의 아버지 서현공의 활약상과 감동적 메시지를 선사할 예정이다.창작 뮤지컬 ‘용화향도(龍華香徒)’의 극작 및 연출은 ‘대학로 블루칩’ 극작가 겸 연출가 오세혁이 맡았다. 음악은 뮤지컬 ‘광염소나타’ ‘리틀잭’ ‘전설의 리틀 농구단’ ‘어린왕자’ ‘홀연했던 사나이’ 등으로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뮤지컬 음악 작곡가 다미로가 참여했다. 뮤지컬 ‘킹키부츠’ ‘풍월극’ ‘리지’ 등의 안무감독 이현정 안무 감독도 안무를 맡아 호흡을 맞췄다.유신 역은 떠오르는 신예 김도하·김욱헌 배우가 맡았으며 춘추 역에 류동휘·오종웅 배우, 백석 역에 박선우·박형석 배우, 용춘 역에 이덕재 배우, 천관 역에 최지수 배우, 서현 역에 정영일 배우, 만명 역에 박진주 배우가 참여한다. 이 밖에도 한성, 서별이, 이호준 공현비 등 뮤지컬 전문배우와 한국무용수 10명이 공연 준비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창작 뮤지컬 ‘용화향도(龍華香徒) 모두의 검, 하나의 나라’ 포스터. /정동극장 제공정동극장 측은 “‘월명’이 재미와 즐길 거리를 선보였다면 ‘용화향도’는 역사적 인물과 사건을 중심으로 깊이 있는 서사와 메시지를 담고, 배우들의 뜨거운 에너지와 감각적인 음악, 신라시대의 전쟁터를 구현한 웅장한 무대장치와 시대적 의상 등을 통해 스타일리시한 감각의 창작뮤지컬로 볼거리와 감동적 메시지를 전해드릴 것”이라고 전했다.창작 뮤지컬 ‘용화향도(龍華香徒) 모두의 검, 하나의 나라’ 입장료는 전석 2만원이며 경주시민은 특별가 5천원에 관람 할 수 있다. 자세한 예매 정보는 정동극장 홈페이지 및 인터파크 예매처에서 확인 할 수 있다.한편, 정동극장의 경주브랜드공연은 지난 2011년 정동극장이 경주에 개관한 이후 신라의 역사, 문화를 소재로 전통공연을 제작해 전통공연의 아름다움과 화려한 무대, 영상, 의상 등으로 경주지역의 고유한 역사적 가치를 담아낸 지역을 대표하는 브랜드 공연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시대적 트렌드 변화에 발맞춰 신라의 문화 및 역사의 대중화를 위한 새로운 장르를 선보이기 위해 전통문화와 현대문화와의 결합을 염두에 두고 지난해 제작한 창작뮤지컬 ‘월명(月明) : 달을 부른 노래’는 화제를 모으며 호응을 얻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3-03

“이제는 일상이 봉사활동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일상생활이 봉사활동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남을 도우려고 시작했지만 결국에는 나 자신의 생활을 정갈하게 하고,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것이 봉사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김명옥 포항 동해면민복지회관 소장은 27년째 동해면에 거주하면서 새마을 부녀회와 새마을 문고 활동을 시작으로 동해석곡도서관, 열린학교, 요양병원 등 지속적이고 전문적인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김 소장은 봉사활동을 위해 웃음치료사·요양보호사 등 필요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한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아 온 성실한 활동가다.바쁜 와중에서도 그가 봉사의 일상을 놓지 않는 바탕에는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그리고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라’는 성경 말씀이 가슴 깊이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포항 남구 대표 봉사 여왕’으로 불리는 김 소장을 지난 1일 만나 봉사자의 역할과 근황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현재 어떤 일을 하는지?△동해면민복지회관에서 평생학습 강의 계획과 복지회관 업무 전체를 관리한다. 이곳 복지회관은 2016년 12월에 개관하여 이듬해 2월부터 어르신 중심의 강의가 진행되었다. 서예, 요가, 노래 교실, 사물놀이, 창의 전래놀이, 캘리그라피천아트, 라인댄스, 미술, 국학 기공, 하모니카, 오카리나, 나의 사진 일기 등의 수업과 정보 이용 교실, 탁구장, 체력단련장을 운영하면서 동해면민들의 즐거움과 건강지킴이 역할을 수행해 왔다. 오전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운영되는 탁구장과 체력단련실은 직장인들의 좋은 휴식공간이자 어르신들의 건강관리에 꼭 필요한 운동의 장이다.-어떤 봉사활동을 하고 있나?△석곡도서관 자원봉사는 2009년부터 지금까지 해오고 있다. 서고를 정리하고 주민들과 학생들의 열람실 이용을 돕는 일이다. 이 일을 위하여 도서 분류법 등을 배웠으며, 새마을 문고 활동을 같이하면서 지역주민들에게 도서교환 행사와 독후감 쓰기 등을 독려하여 동해면에 거주하는 학생들과 면민들의 정서함양과 책 읽는 습관 갖기 등의 문화생활에 도움이 되고자 노력하였다.포항 유일의 야학인 ‘포항열린학교’에서 6년째 야학 교사를 하고 있다. 배워야 할 시기에 경제적 여건 및 사회환경에 의해 배움을 포기했던 아픔과 배움의 목마름에 고민하던 어른들이 야간에 학교에 나와 중, 고등과정 검정고시를 공부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교사로 봉사하는 분들도 대부분 직장인이며, 저녁 7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두 시간 동안 수업을 한다. 한글을 깨쳤다고 연필로 정갈하게 쓴 편지를 받았을 때, 검정고시 시험에 합격하고 문자로 감사 인사를 받았을 때는 더욱 보람을 느낀다.-그 외에 어떤 활동을 하는가?△웃음치료사로 요양병원과 요양원 등에 봉사활동을 하면서 위덕대 치매 관리 전문가 과정을 수료하였고, 요양보호사 자격증도 취득하였다. 그렇게 자신을 준비시킨 다음에 내가 도울 대상자들께 다가갈 수 있다. 시설에서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들과 함께 노래하며 손잡고 춤을 추기도 하고, 색종이 접기와 그림 그리기 등의 활동을 하다 보면 몸은 지치지만 기쁨과 감사함을 느끼면서 배운다. 보통 두 시간 정도 프로그램을 하는 데 어르신들이 지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좋아하시는 어르신들을 보며 감동을 받기도 하지만, 안타까울 때도 있다. 그러나 코로나 19로 인하여 이 모든 활동이 중단된 지 오래되었다.그리고, 2014년부터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독서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모임을 통해 책을 읽고 깨닫고 적용하는 법을 알게 되었다. 매주 토요일 아침 6시 30분 지정된 장소에 모여서 지정 도서 혹은 자유 도서를 읽고 토론하며 혼자 하던 독서의 부족함을 채우고 있다.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 것이 전부인 줄 알았는데, 초록이라는 책 정리 방법과 로드맵 만드는 법 등을 배웠다. 독서 모임을 통하여 좋은 책을 선택하는 기준이 생겼다.-인생의 목표가 있다면?△처음 자기개발서를 읽으며 인생의 목표는 행복이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다만, 그 생각이 확장되어 내 주변도 나만큼 행복하게 물들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조동화 시인의 ‘나 하나 꽃피어 /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 말하지 말아라 /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 결국 풀밭이 온통 /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라는 시처럼 나 하나로 세상이 얼마나 바뀔까를 생각하면 매우 부정적인 결론을 내리게 된다. 그러나 ‘우리’라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목표를 ‘우리’가 되어서 이루어 보려고 한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19로 인하여 복지관 문을 닫게 되고 주민들과 만나지 못하게 되었다. 탁구장의 탁구공들과 체력단련실의 운동기구들이 긴 잠을 자고 있다. 정지된 듯한 그 시간 속에서도 우리 복지회관 자원봉사선생님들은 수시로 모여서 복지관을 깨끗하게 유지하고, 마스크를 만들어 마을 어르신들께 나누어 드리고, 마스크스트랩을 직접 짜서 선물하는 봉사를 꾸준히 해 오고 있다. 코로나19 예방 백신과 함께 긍정적인 뉴스들을 마주하는 요즈음이다.마비되었던 생활들이 2021년 봄을 맞아 눈 속에서도 추위를 이겨내며 피어나는 매화꽃처럼 당당하게 회복되기를 소원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3-02

대담 형식 ‘안압지’ 발굴조사 이야기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경주 안압지 발굴조사 과정에서 있었던 일을 대담형식으로 담아낸 책‘못 속에서 찾은 신라 - 45년 전 발굴조사 이야기’를 최근 발간했다.안압지(雁鴨池)는 삼국통일 직후인 신라 문무왕 14년(674년)에 경주 월성 북쪽의 신라왕궁 후원에 인공적으로 만든 연못이다. 조선 시대에 폐허가 된 이곳에 기러기와 오리가 날아들어 안압지(雁鴨池)라 불렀다. 1974년 내부 준설작업 중 유물이 무더기로 드러나면서 1975년부터 문화재관리국 경주고적발굴조사단(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의 전신)이 발굴조사를 시행했다. 조사 결과 통일신라 때 조성한 인공 연못과 대형 건물터 등이 확인됐으며, 3만여점이 넘는 유물이 출토됐다.‘못 속에서 찾은 신라’는 2015년 안압지 발굴 40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안압지 발굴조사, 역사의 그날’ 좌담회에서 나온 이야기를 각색한 책이다. 안압지 발굴 조사과정에 대한 학술적인 내용, 당시 발굴조사자의 흥미로운 이야기와 자료를 함께 담았다.책은 ‘발굴조사의 서막’, ‘1975년 3월 25일, 첫 삽을 뜨다’, ‘물 속에 잠긴 보물들’, ‘발굴현장 일화’, ‘그들의 소망’으로 구성됐다.특히 1975년 출토된 나무배에 관한 이야기가 주목을 끈다. 통일신라의 배가 실물자료로 발굴된 것도 처음이었고 배는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은 상태였다. 이 배를 수습하고 해체해 운반해야 했던 어려움과 그 과정에서 생긴 사고, 언론의 관심 등을 비롯해 보존처리 과정까지 사진 자료로 공개해 당시의 현장감을 되살렸다.또 발굴조사 과정, 유구·유물에 대한 고민, 조사자들의 감정과 애환을 담은 발굴야장(조사과정, 출토자료 등을 기록한 수첩)을 원본 그대로 수록했다. 책은 문화재청(www.cha.go.kr) 및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누리집(www.nrich.go.kr/gyeongju)에서 볼 수 있다. /윤희정기자

2021-03-02

“나의 행복이 우리 모두의 행복이 되는 학교”

박정재 경주 괘릉초등학교 교장.“괘릉초등학교로 오세요. 희망이 새록새록 살아나고 있습니다”다양한 아이디어로 교육력을 회복해 폐교위기에 처한 시골 학교를 작지만 강한 학교로 육성해 농어촌 학교 우수사례로 호평받고 있는 괘릉초등학교 박정재 교장의 자부심은 매우 높아 보였다.경북 경주시 외동읍 신계입실길에 위치한 괘릉초등학교는 전교생 54명에 불과한 작은 학교지만 개교 62년의 만만찮은 전통을 자랑한다. 경주에서도 외곽지에 위치해 있는 이 학교는 농산어촌 학령인구 감소로 폐교 논란을 겪었다. 그러나 지난 2019년부터 경북도교육청이 실시하는 소규모 학교를 살리기 위한 특색사업인 ‘작은 학교 자유학구제’를 도입한 후 학생 수가 늘어나는 등 위기를 극복해 학생 수가 늘어나고 있다.지난달 28일 박정재 교장을 만나 그 비결을 들어봤다.-경북도교육청의 작은 학교 자유학구제를 소개한다면.△작은 학교 자유학구제는 작은 학교 학구를 큰 학교 학구까지 확대·지정해 큰 학교 학생들이 주소 이전 없이 작은 학교로 일방향 전입이 가능하도록 학교 선택권을 주는 제도로 소규모 학교의 학생 수 증대를 통해 학교를 활성화하고 작은 학교 적정규모화를 통한 농산어촌 교육 여건 개선을 위해 지난해부터 시행하고 있다. 올해 작은 학교 자유학구제를 운영 중인 학교는 초등학교 97개교, 중학교 11개교이며 초등학교에 298명, 중학교에 79명의 학생이 큰 학교에서 작은 학교로 전·입학했다.-‘자율과 협력의 ART로 참 삶을 가꾸는 행복한 학교’를 비전으로 하고 있는데, 이는 어떤 것인가.△인간은 스스로 자신의 삶을 선택하며 자율적으로 살아갈 때 어떤 보상이 주어지지 않더라도 자발적 내적 동기를 바탕으로 더 발전할 수 있는 존재다. 스스로 선택한 삶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결정하며 실천하는 과정에서 실패에 대한 쓴 경험도 우리들의 성장을 위한 좋은 배움의 과정이 될 것이다. 자신의 삶과 타인의 삶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의 자율성은 괘릉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과 적절한 조화를 이루어 낼 수 있다. 또한 인간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다. 그래서 본교는 공동체를 지향한다. 친구의 아픔이 나의 아픔이 되는 곳, 나의 행복이 우리 모두의 행복이 될 수 있는 곳, 그래서 공동체 구성원 서로가 경쟁자가 아닌 서로의 삶을 더 행복하게 해주는 협력자가 되길 꿈꾸고 있다. ART의 A는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건강한 어린이, 즉 Activity(도전)를 나타낸다. 이는 체육 예술 감수성, 생태 감수성, 문화이해능력의 하위영역을 포함한다. R은 배움을 즐기고 지혜를 키워가는 어린이, 즉 Research(지혜)를 나타낸다. 이는 기본학습능력. 자기관리능력, 문제해결 능력의 하위영역을 포함한다. T는 나눔과 배려로 더불어 살아가는 어린이 즉 Together(공감)을 나타낸다. 이는 대인관계 능력, 민주시민, 의사소통의 하위영역을 포함한다. 각 영역의 머리글자인 ART는 본교 학생이 키워야 할 핵심역량이면서 이는 또한 ART가 갖는 본래의 의미인 ‘예술’을 함의하고 있어 본교 교육과정은 ‘ART’라는 핵심영역을 키움과 동시에 그 과정 자체가 예술적이며 ‘예술’처럼 향유하고 즐기고 가꾸어 가는 행복학교임을 의미한다.-괘릉초등학교만의 특별한 교육 프로그램은 무엇인가.△괘릉초등의 교육 프로그램은 자연을 사랑하고 사람을 존중하며 문화와 예술을 향유하고 삶의 가치를 실천하여 세상을 이롭게 하는 글로벌 인재를 기른다는 교육 목표를 두고 있다. 교육 목표에 따른 프로그램은 ART를 중심으로 한 △체육 예술 감수성 △생태 감수성 △문화이해능력 △기본학습능력 △자기관리능력 △문제해결 능력 △대인관계 능력 △민주시민 △의사소통 등 핵심역량 아래 교육 중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과 함께 하는 마을교육공동체 행사, 자율·협력 중심의 인성교육, 가족과 함께하는 체험프로그램, ‘같이’의 가치, 따뜻한 배려! 경청, 인성덕목 실천 등을 주제로 한 활동과 중간놀이 시간을 30분으로 늘인 ‘더 놀자’등 다양하고 특색있는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다.-희망 넘치는 학교로 거듭나기 위한 각오는.△2020학년도까지 시설 및 환경 개선, 자유학구제로 인한 테마 학습 등으로 작지만 강한 학교로 도약을 시작했다면 2021학년도에는 작은 학교 가꾸기 사업의 확보된 예산으로 교육여건 개선에 좀 더 애를 쓰고 교육공동체가 머리를 맞대고 짜낸 본교의 특색있는 교육과정을 충실히 운영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경상북도교육청과 경주교육청의 기본 방침인 ‘삶을 풍요롭게 하고 미래역량을 키우는’ 교육과정에 충실하면서 본교의 특색이 녹아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자 한다.-앞으로의 바람이 있다면.△경북 교육청의 ‘작은 학교 가꾸기 사업’이 3년간 지속될 것인데 계속 잘 추진되어 전교생 수가 안정적으로 확보되기를 바란다. 굳이 도시로 가지 않고 농촌에서도 충분히 학부모가 원하는 질 높은 교육을 다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기를 소망한다. 또한 자유학구제 정책을 같은 시군으로 제한하지 말고 타 시도와 업무협약을 맺어 광범위하게 실시했으면 한다. 본교가 울산광역시와 인접해 있고 실제로 전·입학 문의도 울산에서 많이 오나 자유학구제로 인한 전·입학 범위가 경주 시내로 제한되어 있어 본교 전입으로의 한계가 있는 아쉬움이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3-01

맥시조문학회 동인지 40집 발간

맥시조문학회 동인지 40집 ‘허공에 치는 그물’ 표지.전통의 가치와 소중함을 시조 창작으로 이어가고 있는 맥시조문학회(회장 예병태)가 최근 동인지 40집 ‘허공에 치는 그물’을 발간했다.이번 시조집에는 조주환(명예회장), 예병태(회장), 김병래, 김제흥, 강성태, 김우연, 김일용, 김진혁, 박광훈, 서석찬, 원정호, 이경옥, 손수성, 조순호, 조영두, 황무굉 씨 등 16명의 회원 신작 시조 72편과 산문 2편, 연간 활동화보 등으로 엮었다.특히, 맥시조동인지 창간호부터 40집까지 전권 표지 사진과 발간을 자축한 회원들의 기념 휘호를 화보로 싣고, 최근 지역 일간지에 꾸준한 저널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병래, 강성태 등 2명의 회원이 쓴 ‘시조와 산문’ 칼럼을 함께 실어서 이채로움을 더했다.예병태 회장은 책머리에서 “유례없는 코로나19가 인간의 삶의 방식을 완전히 변화시켜 놓은 상황에서도 우리 회원들은 여타의 시조 동인지에 좋은 시조를 발표하고, 한국가사문학 대상 수상, 언론사 기고 등의 왕성한 활동으로 희망과 따스한 위로를 전해왔다”며 “언어의 정수이자 시의 전범인 ‘시조’를 더욱 사랑하고 보급, 발전시키기 위해 회원들 모두 끊임없이 항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한편, 맥시조문학회는 1979년 창립 이후 매년 동인지를 내는 등 회원 모두가 치열한 시정신을 바탕으로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계승, 발전시키려는 문학적 소신을 갖고 시조 계승에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나가고 있는 경북지역의 대표적인 시조문학단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3-01

“당신의 키워드는 무엇입니까”

외로움, 사랑, 미래, 신, 죽음, 정체성….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이런 가치와 철학적인 질문에 고민해 본다. 최근 들어서는 일상적인 인생의 사실과 감정 외에도 팬데믹과 같은 현실을 두고 끊임없이 해답을 찾기도 한다.뇌과학자인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는 최근 발간한 저서 ‘김대식의 키워드’(김영사)에서 그런 34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사유한 결과물을 첨단 신경과학과 고대 문헌을 넘나들며 펼쳐 내놓는다.‘키워드’는 두 가지 뜻이 있다. 1) 어떤 문장을 이해하거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되는 말, 2) 데이터를 검색할 때 필요한 정보를 빨리 찾아내기 위해 사용하는 단어나 기호 등이다.연구, 교육, 저술, 강연 등으로 방대한 지식과 깊이 있는 통찰을 보여온 김대식 교수는 이 책에서 ‘외로움:마음의 지하실’, ‘팬데믹: 인류의 동반자’, ‘미래: 우연과 필연, 질서와 무질서’, ‘신:신은 정말 죽었나’ 등 우리의 생각과 세상을 좌우하는 34개의 열쇳말을 제시하고 과학과 철학, 예술, 신화, 역사에서 소재를 빌려 명쾌하게 풀어내면서 이 시대의 인간과 사회의 문제에 대한 논리적이고 지혜로운 대답을 끌어낸다.각 꼭지는 대개 명화로 시작한다. 수록된 약 60점의 회화, 사진 중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223쪽, ‘오리지널’)나 미켈란젤로의 ‘아담의 창조’(266쪽, ‘신’)처럼 유명한 것도 있고, 막스 베크만의 ‘밤’(134쪽, ‘악’)과 ‘출발’(243쪽, ‘역사’),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쾌락의 정원’(187쪽, ‘괴물’)처럼 불편하거나 낯선 작품도 있다. 이 시각자료들은 각 키워드를 풀어나가는 실마리나 상징으로, 때로는 부조리한 인간의 모습을 나타내는 메타포로 작동하기도 하며 보는 즐거움과 함께 찬찬히 읽을 여유까지 제공한다.코로나19 시대를 반영한 듯 ‘외로움’이란 키워드에선 “많은 사람이 자가격리에 들어간 오늘날 사랑하고 걱정하기에 역설적으로 사랑하는 사람들과 사회적 거리를 둬야 한다”고 말한다. 외로움을 표현한 미국의 화가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도 예로 들며 “홀로 남아 차를 마시며 나만의 생각에 빠져 버린다”고 고백한다.저자는 “외롭지 않기 위해 끝없이 노력하고 발전하는 게 인류”라며 “과학과 문명이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더 외로워져야 하는 역설적 존재가 바로 우리 호모 사피엔스”라고 강조한다.‘팬데믹’이란 키워드에선 6세기 유스티니아누스 전염병, 스위스의 화가 아르놀트 뵈클린의 그림 ‘페스트’ 등을 설명하면서 “많은 불행과 행복은 사실 아무 이유 없이 일어난다. 인과관계와 거리가 멀다”는 의견을 전한다.책은 “감염병과 바이러스는 인류의 영원한 동반자였다”며 “이번 팬데믹도 극복할 것이지만 이데올로기와 기도를 통해서는 아니다. 과학과 기술의 발전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키워드 ‘미래’는 우연과 필연, 질서와 무질서의 이야기를 다룬다. 우주에 있는 모든 입장의 정확한 위치와 운동량을 알고 있는 존재가 있다면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예측할 수 있다는 추론으로까지 나아간다. 다만 양자역학의 근본적 법칙인 불확정성의 원리 등을 제시하며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해석도 덧붙인다.‘신’이란 키워드에선 “신은 죽었다”고 표현한 독일의 철학자 니체가 언급된다. 물리, 화학, 생물학 등 과학 분야를 거론하며 “아브라함의 신 없이도 인류는 세상을 설명하고 예측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또 “신은 불안과 공포로 가득한 나약한 우리 인간의 위안일 뿐”이라고 주장한다.물론 진화론과 양자역학, 상대성이론, 분자생물학, 뇌과학이 사람들의 불안을 없애줄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인정한다. 이런 생각을 토대로 스스로 신이 되는 방법은 어떨지 제안하기도 한다. 팔다리뼈를 초강력 탄소복합 소재로 바꾸고, 100년을 못사는 사람의 몸을 유전적으로 개선하며, 아픈 기억을 지워버리는 방법 등을 상상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2-25

상주 남장사 영산회 괘불도·복장유물 보물로

천년 고찰 상주 남장사에 소장돼 있는 영산회 괘불도와 복장유물이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 제2116호로 지정됐다.남장사 영산회 괘불도는 높이가 11m 정도의 대형불화로, 1776년(정조1)에 조선후기 대표 수화승인 유성(有誠)을 비롯해 경상도 지역에서 활약했던 23명의 화승이 참여해 제작했다.18세기 후반 불화의 기준이 되는 작품이다. 괘불 제작후 지역 내 기우제 행사 때 일부 손상이 돼 독보적 학술적 가치는 미흡하지만 원래 채색과 장황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짜임새 있는 구성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석가여래는 화면 중앙에 압도적인 크기로 그려졌으며, 좌우 협시의 중요 존상은 존격에 따라 상승감 있게 배치했고, 사방에는 사천왕상을 뒀다. 용왕과 용녀를 등장시켜 모든 중생이 성불(成佛)할 수 있다는 법화경의 핵심사상을 나타내고 있다. 존격에 따라 신체의 색을 달리해 강약을 조절한 점도 예술성 면에서 높이 평가받았다.괘불의 복장유물은 총 3점으로 복장낭과 동경, 복장낭 보관함 각 1점이다.현존하는 복장낭 중 규모가 큰 편에 속하며 보관 상태도 매우 양호하다.상주시는 괘불과 복장유물 일괄이 모두 전하고, 괘불의 완성도 역시 높아 조선시대 불교회화사와 불교의식 연구에 매우 중요한 사례로 인정받아 보물로 지정됐다고 밝혔다.강영석 상주시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범패 보급지인 유서 깊은 남장사의 영산회 괘불도와 복장유물이 문화재로서 가치를 높이 인정받아 국가 보물로 지정된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며 “앞으로 보물로 지정된 소중한 문화유산이 훼손되지 않고 잘 보존될 수 있도록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상주/곽인규기자 ikkwack@kbmaeil.com

2021-02-24

영천 은해사 조실 법타스님… 내일 추대식

지난 30여년간 북한을 100여차례 오가며 남북 불교계의 대화 통로를 마련해 온 법타(法陀) 스님이 은해사 조실에 추대된다. 대한불교조계종 제10교구 본사 영천 은해사는 26일 오후 2시 경내에서 ‘조실 추대 및 주지 고불식’을 봉행한다.조실은 산중을 대표하는 최고 어른으로 은해사는 2016년 6월 전임 조실 혜인 스님이 입적한 뒤 4년 8개월여 동안 공석이었다. 이날 조계종 원로의원으로 은해사 회주로 주석하던 중화 법타 스님(대종사)을 새로운 조실로 모시게 됐다. 은해사 주지 덕관 스님의 취임을 부처님께 고하는 고불식도 이날 함께 봉행된다. 덕관 스님은 1월 15일 은해사 산중총회에서 차기 주지로 당선됐으며, 고불식을 시작으로 은해사 사찰 종무행정을 본격적으로 이끌 예정이다. 은해사 관장이었던 돈명 스님의 회주 추대도 함께 진행된다.법타 스님은 1965년 속리산 법주사에서 득도했다. 조계종 종비생(장학승)으로 동국대 인도철학과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1996년에는 미국 클레이턴 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월남전에 참전해 백마부대 백마사를 창건하는 등 각 군에 10여개의 법당을 세웠다. 조계종 총무부장, 은해사 주지, 동국대 정각원장을 지냈다. 2017년부터 조계종 원로회의 의원, 은해사 회주로 있다. 2018년에는 동화사에서 조계종 최고 법계인 대종사를 받았다.스님은 또한 지난해 2월 동국대 대학원 북한학과에서 ‘북한 조선불교도연맹 연구’로 승려 최초 북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운영위원, (사)겨레살림공동체 공동대표, (사)평화통일불교협회 이사장, (사)동행연우회 이사장, 동국대 총동창회 상임부회장, 동국대 행정대학원 총동창회장 등을 맡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2-24

“가족오페라 ‘마술피리’ 보러오세요”

대구오페라하우스는 25∼28일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가족오페라 ‘마술피리’를 공연한다. 대구오페라하우스의 가족오페라 ‘마술피리’는 2016년부터 공연되고 있는 재단의 대표 레퍼토리로, 무대에 오를 때마다 전석매진을 기록하고 있는 인기 공연이다.오페라 ‘마술피리’는 당시 이탈리아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독일 서민들을 위해 모차르트가 독일어로 작곡한 노래극으로, 초연 당시부터 큰 사랑을 받아 현재까지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오페라 중 하나이다. 모차르트의 마지막 걸작이기도 한 ‘마술피리’를 가족오페라로 재해석한 이유는 어린이들도 흥미진진하게 즐길 수 있는 환상적이고 동화적인 줄거리를 가지고 있으며, 극적이며 다채로운 음악으로 오페라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도 흥미를 더할 수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독일인 디자이너 페트라 바이케르트의 심플하면서도 임팩트 있는 무대가 특별히 돋보이는 대구오페라하우스의 가족오페라 ‘마술피리’는 2막에 등장하는 ‘밤의 여왕 아리아’ 등 오페라 속 주요 아리아와 합창 등 매력적인 부분만을 골라 우리말 대사와 함께 70분이라는 짧은 시간으로 구성했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여기에 전 연령층의 눈높이에 맞춰 대화 형식의 ‘레치타티보’ 부분을 우리말로 재미있게 바꿔 더한층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게 했다. 반원 형태의 흰색의 거대한 슬라이딩 무대와 특수효과는 판타지적인 배경 효과를 나타내고, 객석에서의 이벤트와 액팅은 관객과 더욱 가깝게 상호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도록 했다.독일 유명 오페라 극장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한국인 연출가 이수은이 재연출로 참여했으며, 독일 트리어시립극장과 울름시립극장의 수석지휘자를 역임한 지휘자 지중배가 지휘봉을 잡는다. 또한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중견 성악가들과 대구오페라하우스 오펀스튜디오 소속 신진성악가 등 폭넓은 출연진은 물론 오페라 전문 연주단체이자 대구오페라하우스 상주단체인 디오오케스트라, 대구오페라콰이어의 참여로 작품의 격을 한층 높였다.공연시간은 25·26일 오후 7시 30분, 27·28일 오후 5시이며 입장료는 전석 1만원이다. /윤희정기자

2021-02-24

영남지역 작가 68인 구상회화 진수 선봬

“우리 산하의 아름다움이 짙은 붓질 속에 아득하게 감겨오는 구상회화의 진수 만나보세요”영남지역 구상미술의 현주소를 가늠할 수 있는 전시회 ‘제1회 영남의 진경’전이 3월 28일까지 포스코 포항 본사 포스코갤러리에서 열린다.포스코가 신축년 새해를 맞아 기획한 특별전인 이번 전시회는 영남 지역 구상회화의 현주소를 재조명하고, 한국 전통 회화의 맥을 이어온 진경정신을 되돌아 보고자 마련됐다.이번 전시는 뛰어난 구상력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선보이는 영남지역 대표 작가 작품을 소개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전시는 영남지역 구상화단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작가 68명의 개성이 담긴 회화 작품들로 구성됐다. 한국 추상 이후의 구상회화를 다루고 있으며 21세기 이후 시대정신과 시대상을 화폭에 담은 작품들이 영남지역의 현대회화 양식을 투영하고 있다.대구, 포항, 부산, 울산 등 영남지역 작가들이 대거 참여했는데, 이 중 가장 많은 대구 출신 작가는 모기홍, 정창기, 예진우 등 25명이다. 포스코갤러리는 이번 전시에서 대구 출신 작가들의 구상력과 서정성이 돋보이는 작품을 통해 대구 미술의 회화적 특성을 소개한다.이 외에도 부산 지역 작가로 구명본, 허필석, 신홍직 등이 참여했으며, 라상덕, 최성원 등 울산지역 작가들의 작품도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다.또한 포항지역 대표 예술인들의 작품도 선보인다. 류영재, 김왕주, 박계현, 배현철, 박상현 등 포항지역 작가들도 작품을 통해 지역의 미술 세계를 알린다.포스코갤러리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더욱 위축된 지역 예술가들의 문화 예술활동이 지속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며 “지역 작가 발굴이라는 차원을 넘어 영남화단의 예술적 가치를 지지함으로써 기업이 갖고 있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메세지나 정신을 실천하고자 한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2-24

“어려운 시기, 소상공인에 힘 되고파”

‘민원인의 일을 내 일처럼 생각하는 친근하고 인간미 넘치는 세무사’. 정인화 세무사에게 따라다니는 세평이다. 코로나19 등에 따른 장기적인 경기불황 시대에 지출을 줄이는 것이 큰 관심 영역이다. 이미 직접 지출을 줄일 대로 줄였다면 절세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경기불황 속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해 경제난을 타파하고자 하는 이들도 많다. 요즘 같은 상황에서 세무사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포항에서 ‘정인화 세무회계사무소’를 이끌고 있는 정인화 세무사를 지난 22일 만나 세무사의 역할과 근황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 봤다.-세무사는 주로 어떤 일을 하나.△세무사는 크게 3가지 일을 한다. 세금신고, 기장대리, 세법컨설팅업무다. 절세방법을 제대로 제시해서 세금신고를 대신해주며 국세청과 사업주와의 통로 역할을 해주는 일이다. 쉽게 설명하면 세금신고를 대신 해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모든 납세자가 세금을 납부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세법을 잘 몰라서 절세할 부분을 놓치기도 해서 전문가인 세무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개인의 경우 부가세신고, 종합소득세 신고, 법인 같은 경우 법인세 신고 등을 주 업무로 하며 4대보험 신고, 고용지원금신청 등도 도와준다. 고객을 확보하는 일이 수입과 연결되는 일이다 보니 영업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대단한 영업 노하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일을 하면서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는 것을 배웠다. 나날이 고객의 수준이 높아지고 요구도 다양해지고 있지만, 항상 서비스 마인드로 중무장하여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열정을 다하면 고객들 또한 믿고 맡겨 주신다.-세무사로서 바람이 있다면?△포항 오천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에 포항을 사랑하는 마음이 남다르고, 나아가 경북 지역사회에 도움 되는 일을 하고 싶었다. 바람이 있다면 지역사회와 소통이 잘되는 세무사가 되어 소상공인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제대로 된 플랫폼 역할을 통해 업종별로 도움 될 만한 세무 지식을 널리 제공하여 위기에 놓인 자영업자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납세자의 재산과 권익을 보호해주는 일이다. 특히 세법 지식이 부족한 납세자가 부당한 세금부과로 인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사전 예방하도록 해주거나 사후에 구제해주는 일이다. 세무사로서 내가 가진 지식으로 그들의 땀과 눈물을 닦아주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주고 싶다.-세무업계가 포화상태라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본인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은?△세무 사업은 기장대리를 주로 운영하고 있기에 포화상태라는 말이 과언이 아니다. 변화하는 경쟁 구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한다. ‘어떻게 해야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까?’를 항상 노력하고 연구해야 한다. 우리 사무실은 포항 세무서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어서 민원인들의 문의가 많은 편인데, 민원인의 귀한 발걸음을 반갑게 여기고 그들의 문제점들이 잘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 세무사는 고객의 절세를 돕는 대표적인 서비스 직종인데 여기에서 살아남으려면 ‘실력’은 물론이고 ‘서비스 정신’까지 두 가지가 모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민원인의 일을 내 일처럼 생각하고 친근하고 인간미 넘치는 세무사로 자리 잡기 위해 노력 중이다. 결국에는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므로 믿음과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문의를 편하게 할 수 있는 세무사’와 같은 이미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세무사로서 제대로 된 세법 지식을 제공해 민원인에게 믿음을 주는 것을 비전으로 삼는다. 다른 경쟁력이라고 하면 국세청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납세자 입장을 헤아리고 사업에 도움이 될만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부분이 크다고 생각한다.-본인만의 업무 철학이 있다면?△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 최대한 도움을 드리려고 노력한다. 오랜 기간 이 업무를 해오며 주변에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는 사장님들을 많이 접했다. 세무사는 세법의 테두리 안에서의 명확한 업무처리가 중요한데, 세금을 더 줄일 수 없을지, 빠진 부분으로 인해 추후 문제가 되지는 않을지 등을 놓고 납세자들은 고민을 많이 하므로 합리적인 방법의 절세를 통해서 현실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누구든 세금을 많이 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법의 울타리 안에서 도움을 드리고 납세자는 그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 나만의 철학이다.-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코로나 영향으로 많은 분이 힘든 상황에 놓였다. 어려운 시기이지만, 개개인이 힘을 내어 어려운 시국을 함께 헤쳐 나가며 포항 소상공인들의 경제가 잘 회복되었으면 한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살아야 포항 경제도 향상한다. 앞으로도 조세 전문 세무사로서 소상공인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세무사가 되고 싶다. 세무사 시험에 합격했을 때, 그때를 떠올리며 초심을 잃지 않고 국세청과 납세자의 든든한 징검다리가 되고 싶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1-02-23

평범한 일상 속 ‘인간’을 만나다

대구예술발전소는 2021년 첫번째 기획전시 ‘그레이트(Great) 인물’전을 오는 4월 18일까지 1·2전시실에서 연다.대구시립중앙도서관과 협업해 진행하는 이번 전시는 10명의 시각예술가가 참여해 생산한 ‘문학과 시각예술’의 컬래버레이션 작품들이다.타이틀 ‘그레이트 인물’은 주체성과 정체성을 갖고 자신만의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유명 인사나 위인이 아닌 이 시대 평범한 일상 속 ‘인간’의 모습을 작품에 담았다. 시, 소설, 수필 등 문학 속 등장 인물에서부터 보통 사람을 회화, 설치, 사진, 영상, 조각 등 시각예술로 재해석한 작품들이다.1층 1전시실에서는 ‘헤세가 들려주는 나비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은 서옥순 작가의 설치작품을 만날 수 있다. 현실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 삶의 방식을 수묵으로 표현한 신영훈작가의 작품도 함께 선보인다.2층 2전시실에서는 삶의 현장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을 담은 안종일 감독의 영상을 관람할 수 있다. 한영욱 작가는 알루미늄 표면을 날카롭게 긁어내는 정교한 표현기법으로 인물을 살아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재현해냈다. 김정옥 작가는 박제된 동물들이 있는 투명한 유리관을 바라보는 모습을 표현해 현대인들의 삶 속에 존재하는 벽 안에서 서로를 비추는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고 채온 작가는 초상화를 자신만의 기법으로 완성했다.김서울 작가는 판화를 바탕으로 한 설치작품을 통해 인간의 삶에 숨어 있는 비극과 이를 극복하게 하는 일상의 순간을 포착해 보여준다. 이상헌 작가는 평범한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삶의 역사와 기억을 나무 조각에 기록했다. 심윤 작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커다란 화면 속에 과장되고 역설적인 장면들을 표현했고, 장보윤 작가는 경주의 풍경이 담긴 사진과 2개의 영상작품을 통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고 소멸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의 숙명을 이야기한다.전시장 가운데는 전시주제와 관련한 도서들로 구성한 작은 도서관을 만들었으며 도서과 중심에는 북 타워(Book Tower)를 세웠다. 광장처럼 모든 공간의 중심이 되고, 어디에서든 관람객의 시선이 관통할 수 있도록 했다. 이곳에서는 대구시립중앙도서관에서 마련한 ‘4인 4색’ 사람책 열람 행사를 진행하며, 좌석과 테이블을 마련해 자유롭게 책을 읽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도 활용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2-23

포항 문화재지킴이 1호 동호인 단체 ‘포항고문화연구회’‘古城(고성)-40년 기념호’ 출간

포항의 문화재지킴이 1호 동호인 단체인 포항고문화연구회(회장 강호진)가 창립 40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답사 결과 등을 정리한 기념호 ‘古城(고성)-40년 기념호(1980-2020)’를 펴냈다.포항고문화연구회는 1980년 포항제철고문화연구회로 활동을 시작해 2003년 현재의 이름으로 바꿨다. 연구회는 그동안 문화유적 답사와 조사, 발굴현장이나 박물관특별전 관람, 탁본전시회, 문화재 돌봄 봉사, 역사문화세미나, 시민공개강좌 등의 활동을 꾸준히 펼쳐왔다. 창립 40주년 기념호 ‘고성’은 연구회의 지난 40년간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포항지역 문화유산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기 위해 기획됐다.책은 크게 ‘특별기획’과 ‘논고’, ‘특별기고’로 나뉘어 있다.특별기획에서는 포항지역의 문화유산을 11개 주제로 나눠 조사한 방대한 자료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포항의 고려 銅鐘(동종)’은 고려시대 동종의 양식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학계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책은 우선 보물 제1280호인 ‘오어사 동종’에 대해 자세히 기술하고 있다. 1995년 오어지 준설 작업 중에 발견한 오어사 동종은 고려 고종 3년(1216)에 대장(大匠) 순광(順光)이 만들었다고 제작연도가 명문에 정확히 나와 있어 포항에 남아 있는 종들 중 가장 먼저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에는 조선 현종 8년(1667)에 제작한 보경사 서운암 동종(보물 제11-1호)이 가장 앞서 제작된 종으로 알려졌었다.포항시 동해면 발산리에서 출토된 것으로 전해지는 ‘영일 출토 고려동종’에 대한 사진 촬영과 실측자료도 공개했다. 이 종은 일제강점기 모로가 히데오가 소장하다가 해방 후 경주박물관으로 옮겨진 뒤, 현재는 국립대구박물관이 보관하고 있다. 종의 제작 양식 등을 고려할 때 고려전기인 11세기 중반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지금은 사라진 ‘흥해대사종’에 대한 자료도 담았다. 흥해대사종은 고려 광종 7년(956)에 제작한 종으로 조선시대에 일본 오끼나와로 넘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1908년에는 일본 국보로 지정됐지만 1945년 태평양 전쟁 당시 폭격으로 불타버렸다. 현재는 타다 남은 용뉴(龍紐)가 일본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포항고문화연구회는 흥해대사종의 온전했던 옛 사진과 자료 등을 확보해 소개했다.논고에서는‘신라의 발전과 묘제(墓制)의 변천에 관한 연구’(최명수), ‘고려후기 부도(浮屠)의 풍수지리적 특성 연구’(왕승호), ‘한양도성 축성사업 고찰’(최학순) 등을 소개했다.특별기고에서는 초창기 고문으로 활동한 신라문화사연구자 고(故) 윤경렬 선생의 가족사와 경주 어린이박물관학교, 신라문화동인회 등의 일화를 기술했다. 또 일제 강점기 일본에 약탈된 삼국과 통일신라의 기와를 집중 수집한 이우치 컬렉션에 대한 연구와 조사를 진행한 신창수 백두문화재연구원 이사장이 신라에 기와가 수용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수막새의 문양과 제작기법의 변화를 정리했다.포항고문화연구회 강호진 회장은 “이번 ‘포항의 고려 동종’특별기획은 고려전기와 중기, 후기로 이어지는 동종의 발달사를 조명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고려 동종의 양식 변화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2-22

포항예술고 숲갤러리전 ‘1718 생각에 미치다’

포항 숲갤러리는 오는 28일까지 포항예술고 학생들의 작품전 ‘1718 생각에 미치다’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포항예술고 미술과 1, 2학년 학생들이 ‘1718 생각에 미치다’를 주제로 한 한국화, 서양화 등 작품 40여 점을 관람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수업 등을 통해서도 틈틈이 작업을 해 자유롭지 못한 일상적인 생활과 학교생활의 소극적인 단절 속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의 생각들을 승화한 작품을 선보인다.전시회에 참여한 1학년 손은우 학생은 “대면에서 이뤄지지 못하는 시간 속에서도 꿋꿋이 온라인 수업과 작품활동을 해나가며 예비 작가로서의 자신의 한계를 실험했던 작품이 전시돼 기쁘다”면서 “앞으로 꿈을 향해 열심히 노력하는데 동기 부여가 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이철진 포항예술고 미술과 부장교사는 “십칠세(17) 십팔세(18) 청소년들이 가지고 있는 풋풋하면서도 아마추어 냄새가 물씬 풍기는 작업이 주는 순수함은 기성작가들이 주지 못하는 또다른 매력이 분명 있을 것이다. 시민들의 많은 관심을 당부드린다”고 전했다.한편, 숲갤러리는 포항시 북구 흥해읍 대련리 포항산림조합 안에 있으며 카페에 갤러리 겸용으로 운영돼 많은 관람객들이 찾고 있다. /윤희정기자

2021-02-22

포항시, 꿈틀로 입주작가 지속 지원키로

포항시와 (재)포항문화재단은 포항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 입주작가 지원을 시 자체 예산을 들여 올해 계속 운용하기로 하고 최근 청포도다방에서 꿈틀로 4기 입주작가들과 활동 협약식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포항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꿈틀로 입주작가 지원은 예술가들의 임대료 지원을 통해 안정적인 창작활동 기반을 제공하고, 예술가의 역량 강화사업과 시민 문화향유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문화프로그램을 통해 원도심 재생과 활성화를 이룬 제도다. 시와 문화재단은 2016년 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 공모에 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가 선정되면서 국비를 지원받았다. 2020년까지 5년간 지원하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올해 시한이 지나 국비 지원이 끊기면서 사업 지속 여부를 놓고 고민해온 포항시는 100% 자체 예산으로 입주작가 지원사업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포항지역 문화예술 활성화와 도심 재생을 견인하고 있는 꿈틀로 운영의 지속성과 문화예술창작지구의 선진지로서 한 단계 도약을 위해 필요할 뿐 아니라 시민들의 호응도가 높았다는 판단에서다.올해 꿈틀로 4기 입주작가 모집은 총 41명이 지원했으며 그중 순수 회화, 공예, 도예뿐만 아니라 영화, 커뮤니티아트, 문화예술기획자 등 총 31명을 선정했다. 올해는 특히 장르의 협업이 가능한 작가들의 지원률이 높았다. 선정된 작가에게는 작업실 월 임대료(최대 35만원)와 특성화 간판 제작비(100만원 이내)를 지원하고, 꿈틀갤러리 무료 대관 및 입주작가들의 자생적 기반을 갖추기 위한 역량강화 사업 등 다양한 예술 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다.꿈틀로는 지금까지 38여명(팀)의 예술가와 단체들이 거쳐갔다. 이들 중 일부는 효자동, 중앙동, 죽도동 일대에 자립작가로 자리를 잡았다. 또한 포항에 전혀 연이 없는 청년작가와 문화예술 단체, 공간디자이너, 사업소 등 예술분야의 활동자들이 꿈틀로에 둥지를 트는 경우가 늘었다.골목식당 방송 여파 및 북구청 이전 등 도시재생사업으로 인한 꿈틀로 임대료 상승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꿈틀로 건물주들은 착한 임대료 운동에 동참했다. 지난 5년 동안 꿈틀로 입주 작가의 작업실의 임대료를 동결하거나,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임대료를 절감해주는 등 그간 예술가와 건물주의 문화적 공감대 형성을 통한 성과라 볼 수 있다.포항문화재단은 꿈틀로 조성 6년차를 맞이해 앞으로도 주민관계형성 및 네트워킹 강화를 위한 문화적 방식의 주민상생 프로그램과 작가 역량강화 사업, 아트마켓 및 시민 문화교류 프로그램, 작업세계 안정화 및 영향력 발현을 위한 가치생성 프로젝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 추진을 통해 예술인의 성장을 위한 하나의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다.뿐만 아니라 올해는 예술의 다양한 가치가 발현되는 플랫폼이 되기 위한 공동운영단을 구성해 소통과 협의를 통한 꿈틀로 운영방향을 집중 토론하고 문제해결 경험을 배양하는 등 꿈틀로 상생과 자립을 위한 협력 거버넌스 운영체계도 수립할 예정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2-21

“지금은 장애인을 위한 새로운 준비를 해야 할 때”

“넉넉지 않은 취약계층에게는 단순히 만남을 줄여가는 차원이 아닌 고립이라는 또 다른 사회적 문제가 나타나고 있습니다”문경욱 포항 중앙엘림복지재단 열림소망의집 사회복지사는 코로나19 팬데믹 속 복지 사각지대로 몰리고 있는 장애인들에게는 더더욱 사회통합 차원의 복지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감염이라는 위험성과 정책의 시행으로 공공기관들마저 줄줄이 문을 닫으면서 장애인복지시설, 노인복지관 등 일상에서 꼭 필요한 시설까지 이용이 제한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문 복지사를 만나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인 복지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사회복지사는 어떤 일을 하는가?△사회복지사는 우리 이웃 중에 특별히 약한 이웃에게 찾아가 그들을 돕고, 그들이 인간의 존엄성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람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얘기를 하면, 복지사는 정부나 지자체의 복지정책을 실질적으로 국민에게 전달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 모습으로는 사회복지전담공무원, 민간복지시설 사회복지사, 시민단체 활동가로 나눌 수 있다. 나는 현재 사회복지법인 중앙엘림복지재단에 소속되어 일하고 있다. 엘림소망의집은 발달장애를 갖고 있는 장애인이 여러 가지 상황으로 부모나 가족이 돌보기 어려운 경우 시설에 입소해서 각종 서비스를 제공받는 시설이다. 내가 맡은 업무는 총무기획으로 입·퇴소 관리, 상담, 자원봉사자 관리, 시설물 관리, 외부 공모사업 작성, 행정업무 등 그야말로 다양한 업무를 진행한다. 복지사는 팔방미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사회복지사를 하게 된 계기는?△2007년 가을이었다. 우연한 기회에 친구와 함께 군산에 있는 나눔의 집이라는 장애인생활공동체에 봉사활동을 하러 가게 되었는데, 뇌성마비 1급 장애인을 3일 동안 돌보며, 인생의 대 전환을 맞게 되었다. 그동안 나 자신만을 위해 살아왔던 삶에 회의를 느끼고, 타인을 위해 한 번 살아보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그 길로 가방을 싸서 그 공동체에서 먹고 자면서 몸이 불편한 장애인을 돌보고, 장애인에 대해서 깊이 알아가게 되었다.이런 저의 열정을 보고 나눔의집 김선 원장님께서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라고 권면을 하셨고, 군산대 일반대학원에서 훌륭한 교수님들 가르침 속에서 사회복지학문을 정식으로 공부할 수 있었다. 학위과정을 잘 마치고 사회복지사 일을 정식으로 하게 되었다.-지속적인 자기계발이나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어떻게 노력하는지 알고 싶다.△장애인에 대해 알고 싶었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깨닫고 그때부터 각 분야의 전문가를 찾아 배우기를 힘썼다. 경북시각장애인연합회 김일근 회장님으로부터 리더십은 물론 장애를 극복하고 진취적으로 살아가는 자세를 배웠고, 부산점자도서관 관장으로 재직하는 박광문 관장님과는 호형호제하며 시각장애인의 애환을 느낄 수 있었다. 시각장애인축구를 알기 위해 포항스틸러스 U-18 백기태 감독님을 찾아가서 가르침을 받았고, 특수체육을 더 알고 싶어 포스짐특수체육센터 홍승찬 대표님께 발달장애인 맞춤형 재활운동을 배우기도 했다. 13년이 지난 지금, 저는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강사로, 문화예술복지사로, 장애인체육전문가로, 학생들을 위한 선배 복지사로 다방면에서 활동하게 되었다.-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부터 봉사자나 후원자가 줄었을 텐데.△그렇다. 봉사자의 수는 2019년 대비하여 90%가 줄었고, 명절이나 연말연시에 찾아오는 각계각층의 도움의 손길도 현저하게 축소됐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우리 시설에 있는 장애인들이 시민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간다는 것이다. 마음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사람은 외로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사람은 어울려야 하는 존재인데, 이런 현실이 안타깝다. 저와 같은 사회복지사는 이제 새로운 준비를 해야 한다. 시설에 거주하는 장애인들이 코로나 펜데믹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지역사회에 나가 같이 어울리고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각종 뉴미디어를 활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비대면·비접촉 각종 서비스들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복지도시 포항을 위한 각오는?△포항은 반세기 동안 철강도시로 자리매김을 하였다. 이제 포항은 인정과 사랑이 넘치는 복지문화도시로 바뀌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다. 저력이 있는 포항시의 시민으로서 나는 자부심이 넘친다. 내가 그리고 우리 동네 주민들과 더불어 자발적으로 포항을 아름답게 가꾸어 나가야겠다고 다짐해본다.-앞으로의 바람은?△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차별이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차별을 받는 일이 적어도 우리 대한민국에서는 사라지길 바라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선에서 일하는 저희 사회복지사들이 더 노력해야겠지만, 정부에 있는 공무원 및 모든 국민이 장애와 장애인을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른과 아이, 장애인과 비장애인, 내국인과 이주민이 자연스럽게 어울려 살아가는 세상, 그것이 바로 제가 바라는 대한민국과 포항의 모습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2-21

절망 않되 희망 없는… 저항하는 시 정신의 향연

이산하 시인‘나를 찍어라./ 그럼 난/ 네 도끼날에/ 향기를 묻혀주마.’(시 ‘나무’ 전문) 제주 4·3항쟁의 진실을 알게 된 이후 27세에 쓴 장편 서사시 ‘한라산’으로 옥고를 치렀던 이산하(61) 시인이 최근 펴낸 시집 ‘악의 평범성’(창비)에 수록된 시다.‘악의 평범성’은 99년 펴낸 자신의 두 번째 시집 ‘천둥 같은 그리움으로’ 이후 22년 만에 펴낸 신작 시집이다.시를 쓰고 발표했다는 이유로 국가보안법으로 옥고를 치러야 했던 엄혹한 시절을 통과한 시인은 어느새 노년을 맞이했다. 자신이 맞닥뜨렸던 불의와 불합리와 부정했던 세상은 이제 한결 보드랍고 온화하고 민주적인 표피를 갖췄지만, 양상과 방식이 달라졌을 뿐 여전한 불의와 불합리와 부정투성이다.‘적’의 정체가 분명했던 시절에 격렬히 저항했고, 그러면서 안팎으로 상처를 입으며 벼렸던 시인의 날 선 시선과 감성은 겉으로는 안온한 일상으로 포장됐다. 신작 시집에는 그런 그가 오늘날의 ‘적’을 만나 어떤 화학작용을 일으켜 어떻게 다시 빛을 발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시편들이 빼곡하다. 자신을 찍을 도끼날에 오히려 향기를 묻혀주겠다는 ‘나무’의 자세로 시를 쓰는 시인 이산하. “‘희망’이라는 단어가 하나도 없다”는 그의 이번 시집은 아직도 열렬하게 살아 있는, 저항하는 시 정신의 향연으로 읽힌다.광주항쟁의 피해자를 비아냥하고, 세월호 사건 피해 학생을 조롱하는 듯한 SNS의 글에 환호하는 이들이 “모두 한 번쯤 내 옷깃을 스쳤을 우리 이웃”임을 알기에 “가장 보이지 않는 범인은 내 안의 또 다른 나”(‘악의 평범성1’)라는 사실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악’은 결코 비범하지 않고 지극히 평범하기에 어쩌면 더 악랄해지고 지독해졌으리라. 이런 ‘악’을 양산하는 사회구조는 비정규직을 차별하고 노동을 천시하는 변질된 자본주의의 모순을 기반으로 한다. “자본주의는 위기 때마다 새로운 가면을 쓰며 폭주하고 있다./맑스의 자본론이 오히려 예방주사가 되었는지도 모른다”(‘엥겔스의 여우사냥’)는 시인의 통찰이 눈을 번쩍 뜨게 만든다.해설을 쓴 김수이 평론가의 말대로 이산하의 이번 시집은 “최근 시단에서 찾기 힘든, 거시 역사와 인간의 본성을 탐구하는” 시집이다. 김 평론가는 이 시집이 세 가지 유형의 바퀴를 그린다고 해석한다.첫째, 역사를 움직이는 동력으로서의 수레바퀴로 ‘자본론과 진화론’(‘엥겔스의 여우사냥’)으로 대표되는 바퀴이다. 둘째는 역사를 피로 물들여온 악의 평범성, 즉 인간을 살상하는 끊임없는 폭력의 바퀴로 “한국전쟁 때 미군 지프에 깔려 죽은/북한 인민군들 머리와 몸의 바퀴 자국이 마치 지퍼 무늬 같다고 해서”(‘지퍼헤드2’) 생긴 ‘지퍼헤드’라는 표현으로 상징된다. 셋째, 꿈과 신념이 잿더미가 된 세상에서도 인간이 두 손으로 굴리는 삶의 바퀴이다. “두 바퀴를 두 손으로 직접 굴리는 이 휠체어는/천천히 손에 힘을 주는 만큼만 바퀴 자국을 남긴다”(‘산수유 씨앗’)에서 휠체어 바퀴 자국은 앞세대와 뒷세대, 과거와 현재가 어떻게 이어져야 하며, 인간이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 하는가를 알려준다고 해석한다. 타인과 함께하는 발걸음이다.포항 출신인 이산하 시인은 경희대 국문과를 졸업한 뒤 1982년 필명 ‘이륭’으로 ‘시운동’에 연작시 ‘존재의 놀이’를 발표해 등단한 뒤 시집 ‘한라산’, ‘천둥 같은 그리움으로’, 번역시집 ‘살아남은 자의 아픔’, ‘체 게바라 시집’ 등을 펴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2-18

진정한 어른이 가져야 할 교양… 5가지 개념 ‘생각의 기술’로 풀어내

‘어른의 교양’(21세기북스)은 기술 정책학자이자 기업의 위기관리 전문가가 쓴 어른을 위한 교양서다.어른의 교양이란 나이를 벗어나 진정한 어른으로서 품위를 갖추고자 하는 사람이 쌓아야 할 최소한의 소양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세상의 평판이나 분위기 속에서도 자신의 머리로 사유하고 행동할 수 있는 ‘생각의 기술’이야말로 어른이 가져야 할 교양이다.저자 천영준 씨는 ‘어른의 교양’을 통해 철학, 예술, 역사, 정치, 경제 등 5가지 개념을 ‘생각의 기술’이라는 인문학적 관점으로 풀어 설명해준다.남과 다르게 생각하는 법(철학)부터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법(예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법(역사),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정치), 인간의 심리로 부의 흐름을 읽는 법(경제)까지 불확실한 세상에서 흔들리지 않을 나만의 지적 무기를 찾는 여정이다. 이 여정에서는 소크라테스에서 애덤 스미스까지 희대의 사상가 30인의 삶과 생각을 만나 볼 수 있다.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다 전략적 비관의 기술을 익히라고 외친 세네카, 자신만의 시선과 기법으로 찰나의 순간을 포착한 호크니, 유산계급 출신임에도 노동자의 현실을 외면하지 않은 마르크스, 경제 현상을 받아들이는 군중 심리의 중요성을 증명한 실러 등 이 책에서 다루는 생각의 거장들은 절대 지름길이나 편법을 허용하지 않는다.저자는 “정신의 허벅다리에 근육을 붙이고 제 길로 정상까지 오라”고 요구한다. “너 자신의 생각을 단단하게 만들어서, 그 힘으로 일어서라”고, “누군가의 위로에 의지하는 아이가 아니라 ‘진짜 어른’이 되라”고 말한다. 또 ‘현대의 고전으로 남을 만한 거장’으로 영국 실용주의 정치의 대표인 토니 블레어 전 총리,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행동경제학의 거두인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다니엘 카너먼을 꼽는다. 이들이 실생활 문제를 풀어나가며 적용한 생각의 기술에 대해 풀이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2-18

음악으로 전하는 새해 인사

2021년 포항시립교향악단의 첫 공연인 ‘포항시립교향악단 신년인사’가 유튜브 실시간 라이브 공연 형식으로 개최된다.18일 저녁 7시 30분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개최되는 이번 기획연주는 현악 합주 중심으로 펼쳐진다.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임헌정의 지휘 아래 40여 명의 포항시향 현악 오케스트라를 중심으로 앙상블을 이룰 예정이다.첫 곡은 로시니의 ‘현악을 위한 소나타 3번’이다. 오페라 작곡가로 유명한 로시니가 12살 때 작곡한 작품으로 현악 17명이 연주에 참여한다. 로시니의 밝고 경쾌한 음악이 코로나19로 지쳐있는 시민들에게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두 번째 곡은 모차르트의 ‘목관 8중주 작품번호 388’이다. 목관 8중주는 사실 흔치 않은 연주로 이번 신년인사 연주회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선물 같은 공연이다. 이 곡은 ‘세레나데(연인의 창가에서 악기를 연주하며 부르는 사랑의 노래) 12번’이라고 불리기도 한다.이어 열리는 무대에서는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마스네의 ‘타이스의 명상곡’과 차이콥스키의 ‘안단테 칸타빌레’를 현악 43명이 연주한다.타이스의 ‘명상곡’은 프랑스 대문호 아나톨 프랑스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쥘 마스네의 3막 오페라 ‘타이스’에서 2막의 1장과 2장 사이에 등장하는 명곡이다. 기원전 4세기경 이집트를 배경으로 수도사 아타나엘과 무희 타이스의 사랑을 그린 이 오페라에서 ‘명상곡’은 유혹을 뿌리치고 경건한 삶으로 돌아가려는 아타나엘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타이스 명상곡’으로 불리며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들의 앙코르곡으로도 자주 연주된다. 바이올린 솔로는 객원 악장 바이올리니스트 조가현이 맡았다.‘안단테 칸타빌레’는 1871년에 만들어진 차이콥스키의 ‘현악 4중주’ 1번 중 2악장으로 걸작이다. 정제된 슬라브 정서가 아름답게 표현된 명작이어서 수많은 버전으로 편곡됐는데 이번 연주회에서는 현악 합주로 연주된다. 차이콥스키가 러시아의 지방을 여행하다 들은 멜로디를 채보한 작품인데 처절하도록 애절한 감성으로 사랑받고 있다.피날레는 엘가의 ‘사랑의 인사’로 장식한다. 영국 작곡가 에드워드 엘가의 대표작인 ‘사랑의 인사’는 제목 그대로 사랑이란 감정의 아름다움을 따뜻하게 그린 곡이다. 1888년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해 만든 것으로, 후에 자신의 아내가 된 약혼녀 캐롤라인 앨리스에게 바친 곡이다. ‘사랑의 인사’는 주로 독주 형태로 많이 연주하는데 이번 연주에서는 관현악 버전으로 들을 수 있다.임헌정 포항시향 상임지휘자는 “코로나19의 지역감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비대면으로 개최하는 이번 연주회는 실시간 생중계인 만큼 시민들에게 대면 공연만큼이나 큰 감동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실시간 생중계 공연이 끝난 뒤에도 녹화물을 유튜브에 게시할 예정인 만큼 많은 관심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이번 연주회는 유튜브에서 ‘포항시립교향악단의 신년인사’로 검색해 감상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