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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당신을 위한 치유의 시간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은 1일부터 5월 20일까지 포스코 본사 1층 포스코갤러리에서 POMA 찾아가는 미술관 ‘스쳐 지나가는 것들’전을 개최한다.이번 전시는 코로나19로 침체된 사회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고,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예술의 여정에 함께하고자 미술관이 수집해온 소장품 중 일부를 엄선해 작품을 전시한다.전시 작품은 제일교포 2세 현대미술 작가 손아유를 비롯해 텍스트를 이미지화 하는 수공예적 작업을 선보이는 고산금, 수평선에 펼쳐진 침묵의 땅인 갯벌을 재현하는 작품으로 잘 알려진 문인환 등 15명의 서양화, 한국화, 조각, 드로잉 등 25점이 선보인다.김갑수 포항시립미술관장은 “이번 POMA 찾아가는 미술관은 포항시립미술관 소장품의 활용도를 높여 예술의 가치를 공유하고 공감할 기회의 장을 확대해 지역 공공미술관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자 특별히 마련했다”며 “우리 곁을 스쳐 지나가는 것들 중 예술작품은 아무런 말없이, 그저 존재하고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위로와 치유, 감정의 소통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힘이 있다”며 많은 관람을 당부했다.한편, ‘POMA 찾아가는 미술관’은 포항시립미술관이 지난 2017년부터 열고 있는 전시 프로젝트로 미술문화의 가치와 의미를 지역민들에게 미술관이 아닌 다른 공간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해 선보이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3-31

내일 대구오페라하우스 ‘강석우의 보나세라 콘서트’

대구오페라하우스가 2일 오후 7시 30분 배우 강석우가 진행하는 ‘강석우의 보나세라 콘서트’를 연다. 지난 3월 ‘금난새의 마티네 콘서트-라 보엠’에 이어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준비한 렉처콘서트 시리즈 중 두 번째 공연이다. 강석우는 2007년부터 2015년까지 MBC 라디오 프로그램 ‘여성시대’, 2015년부터 현재까지 CBS FM ‘강석우의 아름다운 당신에게’ 진행자로 대중의 사랑을 받아 온 배우다. 지난 1월에는 대구오페라하우스 신년음악회를 통해 자연스럽고 위트 넘치는 진행으로 관객의 찬사를 받은 바 있다.이번 보나세라 콘서트에서는 ‘남촌(김규환 곡)’, ‘밀양아리랑(진규영 곡)’ 등 귀에 익숙한 유명 가곡뿐 아니라, ‘잔향(윤학준 곡)’, ‘목련화(김동진 곡) 등 봄에 어울리는 잔잔한 선율의 가곡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특히 가곡 작곡가로도 활약하고 있는 배우 강석우가 직접 작곡한 ‘그 날의 그 바람은 아닐지라도’, ‘내 마음은 왈츠’ 등도 감상할 수 있어 특별함을 더한다.이날 공연은 오페라 가수와 뮤지컬 배우로 활약 중인 소프라노 김순영을 비롯해 전국을 무대로 활발히 활동 중인 소프라노 김상은, 테너 오영민, 바리톤 송기창이 출연한다. 반주는 대구오페라하우스 피아니스트 김진민이 맡는다. /윤희정기자

2021-03-31

포항시기독교회연합회, 4일 2021년 부활절연합예배 드려

포항시기독교교회연합회는 4월 4일 오후 3시 포항중앙교회에서 ‘2021년 부활절연합예배’를 드린다.교인들은 코로나19 회복과 나라와 민족, 포항 복음화, 예배회복과 지역교회 부흥을 위해 기도한다.부활절연합예배는 안순모 목사 인도, ‘십자가 군병들아’ 찬송, 이용기 목사 성경봉독, 포항중앙교회 시온찬양대‧시온관현악단 ‘주 사셨다’ 찬양, 장영일 목사(대구범어교회) 말씀 선포, 이봉근 장로 봉헌기도, 헌금, 소프라노 이정화씨 ‘하나님의 사랑’ 헌금송, 특별기도, 찬송, 박진석 목사 축도, 조현문 목사 내빈소개 순으로 진행된다.특별기도에서 김중식 목사가 ‘코로나19 회복과 나라와 민족의 미래를 위하여’, 강양훈 장로가 ‘포항시와 지역 발전, 포항 땅의 복음화를 위하여’, 임성학 장로가 ‘한국교회 신앙과 예배회복, 지역교회 부흥을 위하여’ 간구한다.주최 측은 마스크 착용, 발열체크, 손 소독제 비치, 식사제공하지 않기, 거리두기 등 정부가 발표한 방역지침을 준수한다.현장 참석자 수는 대폭 축소하고, 포항극동방송과 CTS포항방송,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한다. 포항CBS(FM 91.5Mhz)를 통해서는 오후 8시부터 예배실황을 녹음방송한다.안순모 포항시기독교교회연합회장은 “부활절을 맞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힘들어 하는 성도, 교회, 국민, 국가에 하나님의 축복과 예수님 부활의 기쁨이 가득하길 축복한다. 특별히 그리스도인들이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이웃사랑을 실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 : 010-7517-7426

2021-03-31

“고전 읽기, 삶의 보물을 찾는 과정이죠”

조신영 작가.모두가 일등을 하겠다고, 저 높은 곳에 먼저 도달하겠다고 경쟁하는 요즘, ‘더 천천히 더 느리게’를 외치며 함께 어깨동무하고 한 걸음씩 전진하는 학교가 있다. 작가 조신영이 운영하는 ‘생각학교’는 교실도, 건물도, 운동장도 없다. 오직 인류의 지혜를 담은 고전(古典)과 필기도구만 있을 뿐이다. 60만 부가 넘게 팔린 ‘경청’ ‘쿠션’ 등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독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베스트셀러 작가 조신영을 29일 포항 양덕클래식북스에서 만났다.-클래식북스는 어떤 공간인가?△제 작업 공간이자 책을 사랑하는 포항 시민의 아지트이다. 물론 지역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다. 이곳에서 글을 쓰고 사람을 만나고, 고전을 읽고 토론한다. 서가에 진열한 책은 모두 고전이다. 짧게는 100∼200년 길게는 2천700∼2천800년 이상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지금까지 면면히 살아 움직이는 텍스트이다. 온갖 정보의 홍수 가운데 무엇이 진짜인지 분별하기 어려운 시대에 이곳을 찾으면 타임머신을 타고 여행하듯 시대순으로 인류를 뒤흔든 지성을 책으로 만날 수 있다. 힘들고 어려울 때 음악을 듣거나, 술을 마시거나 수다를 떨면서 풀 수 있지만, 더 멋진 방법이 있다. 고전을 펼치면 그 안에 보석 같은 해결책들이, 번뜩이는 영감이 감춰져 있다는 걸 자주 목격한다. 몽테스키외가 이런 말을 했다. “나는 한 시간의 독서로 가라앉지 않은 고뇌를 경험해 본 적이 없다.” 어떤 시인은 말했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라고.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함께 오기 때문이라고. 부서지기 쉬운 마음이 오는 것이기 때문에 환대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 공간은 고전과 부서지기 쉬운 마음들이 만나 서로 환대하는 공간이다.-새 책이 나왔던데, 제목이 독특하다.△‘정온(靜穩)’을 지난 연말 출간했다. 클북이 주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은 책이다. 부제가 오티움쿰디그니타테(Otium Cum Dignitate)인데, 위엄으로 가득한 혹은 배움으로 충일한 휴식이란 뜻의 라틴어이다. 지난 한 해 동안 우리 주위에 코로나로 피폐해진 마음, 일터, 가정들이 얼마나 많은가. “너, 괜찮아?” 이렇게 물어봐 주는 책을 쓰고 싶었다. 괜찮지 않은 사람들은 이 질문에 울컥해지고, 버틸만한 사람들은 용기를 얻는다고 하지 않나. 분주하고 시끄럽고 갈피를 못 잡고 헤매는 부서진 우리 마음들이 다시 고요하고 평온한 상태를 회복할 수 있는 자그마한 이야기 한 편을 지어 선물하고 싶었다. 고요할 정, 평온할 온. 고요하고 평온한 마음인 정온은 그저 쉬는 걸로, 멈추는 행위로 얻어지지 않는다. 내 안에 참된 ‘배움’이 일어날 때, 나를 넘어서는 인류 보편의 가치가 내 삶을 두드리고 인격 안으로 흘러 들어올 때 비로소 가능한 것임을 스토리텔링으로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했다.-생각학교는 어떤 곳인가?△포항에서 시작한 고전 읽기 운동이다. 지금은 전국으로 널리 퍼졌다. 처음에 포항에서 7명, 대구에서 1명이 클북을 찾아와서 모임을 시작했다. 누구나 더 나은 삶을 갈구하지 않나? 인문학 열풍도 우리 사회에 뜨겁고 유명 인문학자들의 강의는 어디서든 손바닥 안에서 접할 수 있는 세상이다. 한 가지 문제점이 있다. 플라톤을 읽기보다 플라톤에 대한 강의를 듣고 플라톤을 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지식은 조금 늘어날지 모르지만, 삶을 바꾸는 진정한 지성, 곧 지혜의 단계에는 도달하기 어렵다. 고전 원문을 직접 읽고 토론하며 부딪치는 만남을 갖고 싶었다.-문턱이 높아 보이는데?△조금만 용기를 낼 수 있으면 누구나 따라갈 수 있는 놀이 같은 만남이다. 모임 안에는 지식인도 있고 노동자도 있고, 대학생도 있고 청소년도 있다. 전, 현직 공직자도 있고 의료인도 교사도 많다. 고전을 중심으로 세대와 신분과 계층을 망라한 만남이 매 순간 이뤄지고 있다. 고전은 어렵다는 생각은 편견이다. 사실 고전은 당대의 사람들에게 널리 읽힌 베스트셀러다. 조금 익숙해지고 느릿느릿 천천히 읽으면 그 안에 감춰진 보물을 누구나 잘 캐낼 수 있다. 혼자서 열 걸음 달려가기보다, 열 명이서 함께 마음을 모아 한 걸음 움직이는 것이 더 큰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하지 않나. 생각학교는 그런 곳이다. 학자들이 아닌, 아마추어들이 모여 한 걸음씩 느릿느릿 천천히 고전을 향유하면서 삶을 조금씩 바꿔 나가는 만남이다. 현재 50명의 참여자들이 모여 계절마다 10권 내외의 고전을 읽고 쓰며 함께 한 걸음씩 전진하고 있다.-글쓰기를 강조하는 이유는?△생각은 두뇌 안에서 일어나는 보이지 않는 영역이다. 그래서 쉬 집중하기 어렵고 산만하게 흩어진다. 햇빛을 볼록렌즈로 모으면 불꽃을 일으킬 수 있듯, 생각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볼록렌즈 같은 장치가 필요하다. 그게 바로 글쓰기이다. 고전처럼 강렬한 텍스트를 읽으면 쓰고 싶은 열망이 일어난다. 생각학교에서는 읽기 이상으로 강조하는 게 쓰기이다. 인류 최고 지성의 글을 읽고, 내 생각을 그 글에 비춰 다시 써보는 과정을 무한 반복하면서 스스로 자발적 고독의 단계로 들어간다. 골방에서 나오면 서로 대화한다. 요즘 비대면으로 문화가 바뀌면서 클북의 문화는 전국으로 순식간에 넓어졌다. 수도권, 부산, 경남, 강원, 대전까지. 포항에서 시작한 일이 전국으로 퍼져나가 뿌듯한 보람을 느낀다.-앞으로의 계획은?△클북은 출판도 함께 하고 있다. 현재까지 11종 책을 출간했고 지금 준비 중인 책이 10종 정도 있다. 모두 생각학교에서 함께 연대하는 분들의 작품이다. 파주 출판단지나 대도시의 커다란 출판사들과 경쟁해도 조금도 뒤떨어지지 않은 품격으로 책을 만들려 노력 중이다. 많은 분들이 생각학교와 클북을 통해 소중한 첫 책을 출간하고 지속적으로 저술하는 삶을 도울 예정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3-30

‘판소리 대가’ 故 이명희 명창 추모공연 열린다

판소리의 대가 고(故)이명희 명창의 추모공연이 오는 4월 2일 오후 7시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열린다. 영남 판소리의 맥을 이어가는 동료와 제자들이 무대를 꾸민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이 고인이 된 우수 예술인을 기억하고 재조명하는 프로젝트로 마련했다.고 이명희 명창은 대구국악협회 제16·17·18대 회장을 맡아 대구 국악인들의 활동무대를 넓혔다.대구국악제 전국국악경연대회 최고상을 대통령상으로 격상하는 데 힘을 보탰다. 전국신인전통예술경연대회도 신설했다.특히 영남판소리보존회를 결성해 영남권 판소리의 맥을 잇는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지난 2019년 3월 타계한 그의 2주기를 추모하기 위해 동료와 제자들이 ‘동행’, ‘기억’, ‘전승’, ‘추모’ 4가지 의미를 담아 관객들과 만난다.첫 무대는 ‘동행’으로 문을 연다. 이 명창과 함께했던 대구무형문화재 제8호 판소리 심청가 예능보유자 주은숙 명창과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흥보가 예능보유자 이난초 명창이 무대에 오른다.‘기억’의 무대에는 지역 국악계 후배들이 그를 기억하는 공연이 펼쳐진다.대구시립국악단의 반주로 유수정, 김차경, 구소연, 양은희, 원진주, 장보영 등이 고인이 평소 즐겨 부르던 민요와 고인을 추모하는 남도민요를 들려준다. 백경우의 ‘살풀이 춤’도 선보인다.‘전승’ 무대에서는 그의 제자 20명이 고인을 기린다. 이어 국립남도국악원의 국악연주단이 진도씻김굿을 통해 이명창의 넋을 위로하며 공연을 마무리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3-30

포항문화재단, 문예회관 종합컨설팅 지원 사업 선정

(재)포항문화재단은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주관하는 ‘2021년 문예회관 종합컨설팅 지원 사업’에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극장기술정보구축 분야)과 포항시립중앙아트홀(하드웨어 컨설팅 분야)이 선정됐다고 29일 밝혔다.‘문예회관 종합컨설팅 지원 사업’은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주관하며 전국 문예회관 공연장을 대상으로 문예회관 경쟁력 향상과 운영 활성화에 기여하고 공연장 활용도 및 문예회관 건립계획의 적합성 제고를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재단은 이번 지원 사업을 통해 공연장 시설현황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공연장 기술 정보를 체계적으로 구축해 보다 효율적인 공연장 운영 및 관리를 한다는 방침이다.박주희 포항문화재단 사무국장은 “개선된 문화공간을 기반으로 수준 높은 문화 콘텐츠를 지역주민들에게 제공하고 지역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한편, 포항문화재단은 국·도·시비 60억원을 투입해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의 노후화된 무대시설물 및 객석을 교체하는 시설 개선사업으로 보다 나은 시설과 서비스로 관객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또한 국공립, 민간예술단체, 기획프로그램, 문예회관·예술단체 공연콘텐츠 공동제작 배급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공연으로 지역민에게 양질의 문화행사를 지원할 계획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3-29

최복호, 추상 화가로 데뷔… 첫 개인전 열려

패션 디자이너로서 반세기 가깝게 활약해 온 최복호(71) 디자이너가 고희(古稀)를 넘긴 나이에 화가로 정식 데뷔해 첫 개인전을 연다. 최복호 디자이너는 30일부터 4월 11일까지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 전관에서 초대전 ‘패션, 회화, 그리고 사유의 확장’을 펼친다.최복호 디자이너는 평소 “나는 음식의 간을 맞추듯 문화와 문화, 패션과 섬유, 사람과 사람, 그리고 자연과 사람의 간(間)을 맞추는 문화디자이너이며 문화 독립군”이라 자처해왔다. 이번 초대전은 패션에 투영시켜 온 내면의 열정과 사고를 예술의 경지로 승화하고 마침내 사유의 확장을 실현해 가려는 디자이너이자, 화가, 아티스트로서의 의지를 담고 있다.전시회에는 ‘색(色)으로 꾸는 꿈’ 등 창의성과 실험정신이 함축된 다양한 회화 작품과 그래픽 디자인, 의상, 아트상품 등 100여 점이 선보일 예정이다.유희적이고 감각적인 화면구성을 통해 표출된 회화 작품은 추상적 면구성과 분할이 주는 시각적 즐거움을 더해주고 있다. ‘꽃’과 ‘인물’을 주제로 제작된 디자인 작품들은 대형 디지털프린트에 아크릴로 작업으로 제작했으며, 나무로 제작된 ‘물고기’ 형상에 원색으로 채색된 다양한 아트상품은 40여 년간 패션디자이너로 활동해 온 감각의 자유로운 몸짓으로 보여진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3-29

역사·문화·자연·과학, 경계를 넘나들다

경북 지역의 최대 사설미술관인 경주 우양미술관이 올 상반기 전시로 ‘네거티브 스페이스 Space in Perspective’전과 ‘소장품전 : 멀티 페르소나 Me and Myselves’전을 6월 30일까지 2, 3 전시실에서 열고 있다. 역사와 문화, 자연과 과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탐색하고 실험하는 국내외 정상급 작가들의 미술 작품을 집중 조명한 대규모 기획전이다.△‘네거티브 스페이스 Space in Perspective’전강은혜·애나한·엄익훈회화·조각·미디어 등 34점 전시2전시실에서 선보이고 있는‘네거티브 스페이스 Space in Perspective’전은 대상(object)과 대상, 혹은 관람자 사이의 빈 공간으로 정의되는 ‘네거티브 스페이스’의 예술적 가능성을 조망하며, 우리가 살아가는 삼차원 공간에 대한 의식의 확장을 제안하고자 기획했다. 네거티브 스페이스(Negative Space)는 통상적으로 사진, 건축, 조각, 미술 등의 장르에서 오브제가 차지한 이외의 공간을 일컫는다. 덴마크 심리학자 에드거 루빈은 이를 공간 속 사유자에 의해 결정되는 양가적 공간으로 정의하기도 했다. 이는 물리적인 단절에 의해 드러나는 격리된 공간이라기 보다는 움직이는 관찰자의 시점, 또는 인간의 행위에 의해 지각되는 상대적이고도 미결정적인 공간이며, 인식 주체가 관심을 가질 때 비로소 존재를 드러내는 공간으로 의미의 지연이 이뤄지는 불확정성을 함축한다.이번 전시는 루빈의 개념에서 출발해 삼차원 공간을 인식하는 주체의 관점에 따라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공간의 가역성에 주목한다. 참여작가 3명 강은혜(공간에 무수한 선들이 중첩돼 형성되는 네거티브 스페이스), 애나한(벽과 창이라는 장치를 통해 공간을 이어주는 네거티브 스페이스), 엄익훈(기억의 불확실성을 나타내는 지표로써 환기되는 네거티브 스페이스)의 작업에서 발견되는 네거티브 스페이스의 가능성과 능동적인 면모는 관람객들로 하여금 공간적 지각 경험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아가 우리가 살아가는 삼차원의 세계에 대한 확장을 유도한다. 회화, 조각, 설치, 미디어 작품 총 34점이 전시되고 있다.△‘2021 우양 소장품전 : 멀티 페르소나 Me and Myselves’국내외 현대 미술가 25명 참여개인 다층적 정체성 고찰3전시실에서는 ‘2021 우양 소장품전 : 멀티 페르소나 Me and Myselves’전이 선보이고 있다. 김창열, 박서보, 서도호, 이우환, 막달레나 아바카노비츠, 장 마르크 뷔스타망트, 알렉산드리아 미틀랸스카, 요그르 임멘도르프 등 국내외 현대미술가 25명의 회화, 설치, 조각, 영상, 미디어, 사진 31점이 나왔다. 코로나19 팬데믹 속 시민들에게 개인 내면의 가치와 역할, 급변하는 사회와의 관계에서 파생될 수 있는 개인의 다층적인 정체성에 대해 고찰하는 계기를 제공하고자 마련했다.전시의 제목인 ‘멀티 페르소나(Multi-persona)’는 다채로움을 뜻하는 멀티(multi)와 가면, 인격, 타인에게 파악되는 자아를 지칭하는 페르소나(persona)가 합성된 신조어로 상황에 맞게 다른 사람으로 변해 다양한 자아상을 표출하는 것을 의미한다.전시는 그 당시 예술가 개인의 자아와 시대성이 반영된 작품을 통해 개개인의 삶과 작품세계를 이해하고, 나아가 예술이 내포한 사회문화적 메시지를 끌어낸 예술가의 내면과 외부사회와의 관계를 재조명한다. 예술의 본질이 가지는 의미를 살펴보고, 사회적 역할에 대해 모색해 작품이 지니는 다층적 정체성, 즉 ‘멀티 페르소나’적 면모를 발견하는 단초를 제공하고자 함이다. 이를 통해 예술이 지속가능한 ‘인간성’은 무엇인가라는 과제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예술세계가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전시는 ‘내면세계 속 자기 표상’, ‘외부세계를 향한 시선’ 2가지 주제로 구성된다.첫 번째 ‘내면세계 속 자기 표상’에서는 예술가의 내면 표출의 장(場)이자, 예술가의 시선과 공감으로 만들어진 표상이 내재된 작품들을 전시한다.두 번째 ‘외부세계를 향한 시선’에서는 예술가 개인의 다양한 페르소나를 활용해 이를 매개체로 작품이 지닌 당대의 시대상과 사회상을 재해석하고, 사회 구조와 주요한 흐름을 다층적인 관점으로 짚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3-29

찾아가는 도민 양성평등 교육

경북여성정책개발원(원장 최미화)은 경북지역의 성평등 수준 제고를 위한 ‘양성평등, 희망씨앗 프로젝트(seed : see dream)’의 일환으로 찾아가는 도민 양성평등교육을 실시한다.이번 교육은 지역의 양성평등의식 개선 및 양성평등문화 확산을 통해 지역의 성평등 수준을 제고할 목적으로 마련했다. 교육대상은 도내 양성평등교육을 희망하는 20명 이상으로 구성된 소모임, 단체, 학교, 주민자치조직, 기업, 공공기관 및 유관기관 등이다.교육을 희망하는 도민은 선착순 신청할 수 있으며, 교육신청서 접수 순으로 총 9개 단체(기관)를 선정한다. 경북의 넓고 분산된 지리적 특성을 고려해 신청한 단체(기관)로 찾아가는 교육을 실시하며, 코로나19 상황으로 집합교육이 어려울 경우에는 화상교육으로 진행한다.교육신청서는 경북여성정책개발원 홈페이지(www.forwoman.or.kr)‘개발원소식’에서 신청서양식을 다운로드 해 작성 후 이메일로 제출하며, 상세한 사항은 경북여성정책개발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최미화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은 “지역의 양성평등문화 확산을 위해 공무원 위주로 이루어지던 양성평등교육을 도민으로 확대하였으며, 생활 속 실천을 통해 지역의 성평등 수준을 제고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3-28

“친근한 홍차 문화 다양한 프로그램 발굴”

“홍차는 혈압과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등 건강상 이점이 있고 체중 감량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김미자 안동 선다문화원 원장은 지역에서 흔치 않은 홍차 소믈리에다. 20여 년간 홍차를 마셔온 열렬 홍차 애호가인 그는 안동 보경사 부설 선다문화원에서 수년 전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홍차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항산화 기능이 뛰어난 홍차는 고령자 뇌기능 개선에도 아주 좋은 효능이 있고 심장질환이나 동맥경화, 암 발생도 줄여주는 건강식품이라는 게 김 원장의 홍차 문화 예찬론이다. 김미자 홍차 소믈리에를 27일 만나 홍차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홍차 소믈리에란 무엇인가.△‘Tea 전문가’를 말한다. 와인 소믈리에나 커피 바리스타와 같이 전문적인 티 테스팅 훈련을 마스터한 전문가다. 고객이 요청한 홍차에 대한 특성과 배경을 파악하여 기호에 맞춰 홍차를 추천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홍차 전문점을 창업하시는 분들이나 홍차 강의를 하고자 한다면 꼭 거쳐야 할 필수 코스라고 생각한다. 홍차를 즐기는 평범한 분들도 많이 도전하는 자격증 중의 하나다.-홍차란 어떤 차인가.△녹차와 비교를 해서 설명하면 더 이해가 쉬울 것이다. 녹차는 5~10%가량 찻잎을 발효시킨 차다. 그러나 홍차는 80~95%까지 찻잎을 발효시켜서 만든 대표적인 차라고 볼 수 있다. 홍차는 찻잎 내부의 성분 자체에 들어있는 효소가 산화되어서 붉은 빛깔을 띤다. 동양에서는 차의 수색을 보고 홍차라고 부르지만, 서양에서는 건엽의 검은 색깔을 보고 블랙 티(Black Tea)라고 부른다. 홍차는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차다. 특히 영국을 비롯한 유럽인들이 가장 많이 즐기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생산되는 차의 75%가 홍차다.-홍차의 종류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스트레이트 티, 블렌디드 티, 플레이버리 티가 있다. 스트레이트 티는 원산지의 찻잎만을 이용한 것으로 대표적인 생산지는 인도, 스리랑카, 중국이다. 다즐링, 기문, 우바, 아쌈, 랍상소우총 등이 있다. 블렌디드티는 두 종류 이상의 찻잎을 배합하여 제조한 차로 서로 다른 지역의 찻잎을 섞은 홍차이다. 대표적으로 잉글리쉬 블랙퍼스트, 애프터눈티, 오렌지페코가 있다. 플레이버리티는 찻잎에 꽃잎이나 과일, 향신료 등을 사용하여 향을 가미한 차로 가향차라고도 한다. 찻잎에 향을 더한 플레이버리티는 차를 우리거나 우유를 넣더라도 특유의 찻잎의 향이 살아있어서 향을 깊게 즐길 수가 있다.-홍차의 효능에 대해 알려달라.△홍차에 가장 많이 함유되어있는 폴리페놀의 일종인 카테킨이 항산화에 아주 탁월하다. 노화를 촉진시키는 유해산소의 활동을 억제하는 기능이 바로 이것이다. 그래서 홍차를 많이 마시면 노화를 방지하고 각종 질병을 예방할 수 있으며 심장질환이나 동맥경화, 암 발생을 줄여준다. 폴리페놀류는 콜레스테롤이 소화기관으로 흡수되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역할도 한다. 얼마 전 영국 뉴캐슬대 연구진의 발표에 따르면 하루에 홍차 5잔 이상을 마시는 노인은 집중력이 높았고 주의력도 오래 유지되었다고 한다. 홍차가 고령자의 뇌기능을 개선한다는 점은 아주 주목할만한 부분이다.-홍차 수업에서는 주로 어떤 것을 배우는가.△홍차를 우리는 방법부터 홍차의 도구, 홍차의 등급과 분류, 홍차의 제다, 홍차의 역사, 한국·중국·인도·스리랑카·일본 등 각국의 홍차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다. 테이블 세팅, 티푸드, 티 바리에이션에 대해서도 체계적으로 배우는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사찰의 장점들을 최대한 살려 자연 친화적인 좋은 환경에서의 이색적인 홍차 수업은 일상에서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이다.-경북도청과 연관된 행사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행사를 주로 진행했나.△경북도청 내 보국정에서 ‘달빛명상차회’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경북도 주관으로 경북도민들과 소통하는 차회를 2년간에 걸쳐 진행하였다. 많은 찻자리를 준비하였으나 그때도 홍차 자리가 가장 인기가 있었으며 홍차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코로나로 잠시 쉬고 있는 상황이지만 도민들의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크다.-2018년 체코 프라하 차요미르 차 축제에도 참여했다고 했는데 이 행사에서는 어떤 방법으로 우리나라 홍차를 알렸는가.△체코의 유일한 차 축제인 ‘Cajomir International Tea-Art Fest’에 한국 차인 여섯 명이 초청되었다. 영광스럽게도 그중 한 명으로 합류하게 되어 축제의 오프닝 무대에서 고려시대 가루차 시연의 팽주를 맡으며 큰 무대를 장악하였다. 유럽인들에게 한국의 차 문화를 알리고 특히 하동에서 생산되는 가바홍차(수연제다)를 홍차 찻자리와 함께 음다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여 유럽인들에게 큰 찬사를 받았다.-홍차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홍차는 문화다. 홍차를 마시는 티타임은 단순히 차를 마시는 시간이 아니라 사람들을 만나고 교류하는 새로운 의미의 시공간이다. 홍차는 차를 즐기며 홍차 문화를 알아가는 것이다. 그러니 홍차를 처음 접하는 분들은 홍차를 즐긴다는 마음으로 가볍게 접근해주길 바란다.기초부터 쉽게 배울 수 있는 커리큘럼들부터 홍차와 더불어 테이블세팅 등과도 연관하여 수업을 받을 수 있는 커리큘럼도 준비되어 있다. 홍차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언제든지 편하게 문을 두드려주길 바란다.-앞으로의 계획과 포부는.△홍차 문화는 영국을 비롯한 유럽에 국한된 거창한 문화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많은 분이 홍차를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경북도청과 안동시와 연계하여 홍차를 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홍차 소믈리에 자격증도 원하시는 분들은 누구나 취득할 수 있게끔 하는 가교역할을 하고 싶다. 깊고 그윽한 맛과 향기로 우리를 매료시키는 홍차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다. 한잔의 홍차를 마시는 시간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문화가 형성이 되는 역사가 만들어지는 시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3-28

과학기술과 사회… 어떤 관계를 맺어왔는가

민간인 우주여행이 이르면 올해 말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등 과학기술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유행 중인 코로나19바이러스의 정체를 밝히고 막아내는 데도 과학기술의 힘이 중요하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는 시민들을 비대면 경제로 연결하는 것도, 기본소득처럼 사회안전망을 둘러싼 논의를 이끄는 것도 과학기술이다. ‘강양구의 강한 과학’(문학과지성사)은 경력 20년의 과학 전문 기자 강양구씨가 오래 읽혀온 과학 고전을 새로 읽으며, 과학기술과 사회가 어떤 관계를 맺어왔는지를 되짚어보는 책이다.23권의 과학 고전을 선별해 읽은 이 책은 ‘코스모스’ ‘이기적 유전자’ 등의 과학책 베스트셀러가 과학기술과 사회를 어떻게 연결하고 있는지를 검토하는 한편, 과학기술 시대의 사회적·윤리적 쟁점들을 다룬 과학책을 조명함으로써 현재적 관점에서 읽어나간다.총 4부로 구성돼 있는 책은 과학기술과 사회가 관계를 맺는 양상을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해 23권의 과학 고전을 배치했다.제1부 ‘의심의 과학―과학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이다’에서는 사회로부터 영향을 받아, 혹은 과학자나 과학자 공동체의 이해관계에 따라 과학기술이 작동되는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과학기술의 본모습을 마주한다. 제2부 ‘싸우는 과학―세상에 목소리를 낼 것’에서는 ‘침묵의 봄’을 쓴 레이철 카슨이나 ‘과학과 사회운동 사이에서’를 쓴 존 벡위드처럼, 과학기술의 힘을 인지하고 “위험한 사회적 결과들을 초래할 수 있는 주장을 공개적으로 바로잡고자” 싸웠던 과학자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제3부 ‘궁극의 과학―모든 것의 이론을 향해’는 “복잡한 사실로부터 단순한 설명을 찾는” 과학의 특성에 매료돼 복잡한 세상을 설명하려 했던 환원주의 과학자들을 소개한다. 사회생물학을 주창해 인문·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의 통섭을 꾀한 에드워드 윌슨, 물리학으로 생명 현상을 설명하려 했던 에르빈 슈뢰딩거 등이 여기 속한다. 제4부 ‘미래의 과학―기술이 사람을 만든다’에서는 인간과 과학기술의 대안적 관계 맺기를 모색하고, 과학기술 사회의 새로운 사회적·윤리적 쟁점을 제기하는 책들을 다룬다. 그 외에 본문에서 자세히 다루지는 않았지만, 23권의 과학 고전과 함께 읽기에 좋은 책들은 ‘도서 목록―더 강한 과학을 위한 읽을거리’를 통해 소개한다. /윤희정기자

2021-03-25

“봄 닮은 역동적 선율 선보일 것”

포항시립교향악단과 경북도립교향악단이 대한민국 최대 교향악 축제인 ‘2021 교향악축제’에 초청악단 자격으로 참여해 클래식 음악의 진수를 선사한다.33회째를 맞는 교향악축제는 1989년 예술의전당 음악당 개관 1주년 기념으로 첫 선을 보인 이후 올해까지 국내외를 대표하는 다수의 교향악단이 참여하는 세계 유일의 음악축제로 자리매김해 왔다. 서울과 지역 교향악단이 음악적으로 교류하고 유망 연주자를 발굴하는 자리다. 음악 애호가들에게는 대한민국 클래식 음악의 발전방향과 현주소를 가늠하게 해주고 일반 시민에게는 문화적 자긍심과 자부심을 심어주는 기능을 해왔다고 평가받고 있다. 올해는 30일부터 4월 22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개최되며 21개 교향악단이 참가한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 음악계 정상화를 염원하는 바람을 담아 저마다의 기량을 뽐내게 된다.특히 지난 2011년 이후 10년 만에 초청을 받은 포항시립교향악단은 지방 오케스트라의 기량을 맘껏 선보일 수 있는 모처럼만의 기회를 맞아 선곡과 연주에서 남다른 열의를 보이고 있다.이번 연주회에서 포항시립교향악단은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인 임헌정의 지휘와 정상급 피아니스트 이진상(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과 함께해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제27번 내림나장조 K.595’,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 서곡, 베토벤 ‘교향곡 제7번 가장조 Op.92’를 선보인다. 이중 베토벤 ‘교향곡 제7번’은 환희와 낙관적인 분위기가 충만한 작품으로 특히 구성과 수법, 내용, 악기 편성 등에서 당시 나폴레옹 전쟁과 실연을 극복한 베토벤의 밝고 생기 넘치는 기운을 느끼게 해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일곱 번째 교향악축제 초청을 받은 경북도립교향악단은 다음달 7일 오후 7시 30분 상임지휘자인 백진현의 지휘로 피아니스트 박진우(중앙대 교수)와 함께 연주 내공을 보여줄 예정이다. 다루기 까다롭고 장대한 서사로 국내에서 자주 연주되지 않는 쇼스타코비치의 러시아 혁명을 묘사한 ‘교향곡 제12번 라단조 Op. 112 1917년’과 림스키코르사코프 ‘러시아 부활제 서곡 Op.36’,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1번 올림바단조 Op.1’으로 관객을 만난다.백진현 경북도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는 쇼스타코비치 곡에 대해 “코로나 블루로 온 세계가 어려운데, 정제됐지만 역동적인 선율을 통해 혁명의 에너지가 주는 진한 감동을 전하겠다”고 소개한 뒤 “국내 정상급 교향악단이라는 자부심과 경북도민들의 사랑과 기대에 부족함이 없도록 좋은 연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2021-03-24

‘ARE YOU OK?’… 화가 양윤정이 건네는 안부인사

서양화가인 양윤정(57) 작가가 포항시립중앙아트홀 1층 전시실에서 ‘ARE YOU OK?’라는 주제로 첫 번째 개인전을 연다.30일까지 열리는 이번 개인전에서 양 작가는 ‘자연의 순환기처럼 끝없이 반복되는 자신의 고통과 회복, 치유의 경험에서 바라보는 삶의 소중함’을 얘기한다. 자신의 일기를 그림으로 캔버스에 저장한 듯 그리는 것이다. 현대인을 의인화한 자연물과 내면을 나타내는 인체형상, 일상의 소중함을 담은 ‘생수 하우스’ 등의 소재들과 이야기들을 작품 속에 더해 ‘회복’과 ‘치유’를 관객들에게 전한다. 자신만의 독특한 이미지를 만들어 디테일한 붓의 움직임과 명료한 색채들을 통해 초현실적인 구상에 팝아트적인 요소를 더한 작품으로 나타내고 있다.전시 주제작인 ‘따뜻한 기억’과 ‘눈 깜짝할 사이(100호)’는 체험 연계작품으로 관객과 함께 완성하고 있다. ‘WINNER’, ‘꿈꾸는 미래’, ‘NOW’, ‘꿈에서 너를 만나다’, ‘내면으로의 여행’ 등 전체 미공개 신작 44점이 전시된다.양 작가는 “우리는 ‘ARE YOU OK?’라고 사람들에게 안부를 묻는다. 언제나 극복할 힘을 갖고 싶으나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 ‘괜찮아’라며 일상에서 힘든 감정들을 격려하는데 필요한 안부를 전하는 것이다. 특히 지난 한해에 이어 모두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 그래서 마음속 내면에 위로가 전해지길 바라며 캔버스에 그림을 담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통의 날들, 또 우리들의 미래에 다가올 행복을 다루며 다소 불안정하고 걱정 많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네 삶에 작은 행복들의 소중함을 느껴보라고 이야기하고자 했다”고 말했다.양 작가는 지난 2019년 56세 늦깍이로 동국대 미술학과를 졸업한 뒤 현재 중앙대 예술대학원 미술학과에 재학중이며 제22회 대한민국 영남미술대전 우수상 등 다수의 공모전에 입상했다. 2019년부터 활동했으며 ‘부산국제아트페어 2020’ ‘채움단체전’ 등 전시를 이어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3-24

“천년역사 신라 도자 전통 세계에 알리고 싶어”

“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신라 도자의 전통을 오롯이 지켜 세계에 알리고 싶습니다”22일 오후 경주시 보문동 남촌마을에 자리한 ‘남촌도예’에서 만난 서무성 도예가는 자신의 작품을 어루만지며 야심 찬 포부를 밝혔다. 그는 22년째 이곳에서 남촌도예라는 이름의 도예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신라 토기의 아름다움에 빠져 외길 인생을 걷고 있는 그는 청화백자 차 세트의 작품으로 전국적으로 유명하다.서 도예가는 24살 때 전국기능올림픽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하는 등 일찌감치 남다른 도예 실력을 발휘해 청년 작가 시절부터 주목받았다. 도예를 중심으로 나눈 그와의 인터뷰를 정리했다.-도자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도자기를 배우기 위해 요업과가 있는 경주공업고등학교에 입학했다. 방과 후 물레를 배워 학생 신분으로 기능대회에 참가하여 입상도 한 바 있다. 물레를 차면서 흙이 항아리 형태로 만들어지는 과정에 깊은 매력을 느끼게 되어 도예가의 길을 걷기 시작하였다.-도자기를 만드는 과정을 간단히 소개해달라△1. 수비(흙 정제하기) 2. 흙 밟기 3. 꼬박 밀기(진공 토련) 4. 물레 성형 5. 정형(다듬기) 6. 조각, 초벌구이(1차 소성 : 850˚c~950˚C) 7. 안료 시문(코발트안료 그림그리기) 8. 시유(유약 바르기) 9. 재벌구이(2차 소성 ; 1250˚c~1280˚c) 10. 완성 후 불량 선별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청화백자는 순도 높은 백자에 청색의 코발트 안료로 무늬를 그리고 투명유약을 입혀 환원염에서 구워낸 도자기를 말한다. 청화안료는 회회청이라고 하여 처음에는 중국에서 수입하였는데 조선왕족실록에 의하면 1463년부터 1469년(예종1) 사이에는 수입이 어려워 국내산 토청을 채취하여 청화백자를 번조하였다고 한다.-도자기를 만들면서 가장 뿌듯했던 경험이 있다면.△도예의 길이란 평탄하지 않다. 경제적인 면에서부터 모든 작업이 수작업으로 진행되다 보니 많은 고난의 시간과 수고가 따른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이 길을 갈 수 있었던 것은 도자기를 보며 좋아해 주는 사람들 때문이다. 내가 정성 들여 만든 찻잔에 차를 우려 마시면서 행복을 느끼며 심신의 안정을 찾는다는 사람들의 말에서 위로를 받는다. 도자기 체험학습에 참여한 아이들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코일을 밀어서 한 줄씩 쌓아 올려 열심히 자기만의 작품을 만들어서 “선생님 멋지게 가마에 구워주세요”라고 말하는 모습도 보람을 느끼게 한다. 어린이들의 작품을 가마에서 꺼낼 때 설레고 기뻐할 아이들을 생각하면 피로감이 달아난다.-남촌도예만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이 있다면.△‘남촌도예’를 떠올리는 차인들은 순수함과 깨끗함, 섬세함을 떠올린다고들 한다. 청화백자란 순도 높은 백자 표면에 청색의 코발트 안료로 그림을 그린 조선 시대 대표 도자기이다. 연꽃을 모티브로 그린 다구는 남촌의 대표 시그니처다. 연꽂의 꽃말처럼 청결하고 고귀한 다구를 만들려고 노력한다. 남촌도예는 전통과 실용성을 겸비한 다기를 만들기 위해 연구 중이다. 다구는 종류가 많다. 남촌은 차를 처음으로 입문하는 사람들이 생활차를 배우는 다기를 널리 보급하고 있다. 청화백자는 녹차의 탕색을 눈으로 볼 수 있는 최상의 아름다운 다기이다. 탕색뿐만 아니라 다관의 그립감이나 절수(물이 떨어지는 현상)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차를 좋아하는 모든 사람이 편하고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다구를 만들려고 노력한다.-도자기에 관심 있는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도자기는 우리의 생활 속에 아주 밀접해 있다. 비싸고 깨지기 쉽고 무겁다는 이유로 플라스틱 제품이 나오면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현대에 와서 도자기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취미생활로 배우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여러 분야에서 도자기가 많이 접목되어 있다. 다구를 만드는 도공으로써 현대인들이 차를 즐겨 하고 다기를 실생활에 많이 사용하기를 바란다. 요즘 현대인들이 보이차를 즐겨 마신다. 보이차는 중국 다구인 자사호에 마셔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결코 그렇지가 않다. 물론 좋은 자사호도 많이 있다. 하지만 어떤 흙으로 화학물질이 섞였는지 알 수 없는 자사호들도 너무나 많다. 우리 도공들이 만든 전통 다구들도 아주 우수하고 훌륭한 작품들이 많다. 중국 다구가 아닌 한국 다구들을 사랑해주기를 바란다.-포부 및 앞으로의 계획은.△신라 도공의 후예라는 긍지와 함께 도자기의 길을 35년째 걷고 있다. 경주에서 천년의 도자 전통을 지키면서 새로운 것을 개발하려는 욕심과 끈기로 명품 경주 도자기 문화를 이어가려고 노력해왔다. 대한민국 도예 명장을 열심히 준비 중이다. 35년 도예의 길을 가고 있으면서도 아직 한 번도 개인전을 열지는 못했다. 물론 초대전이나 단체전은 수없이 열었다. 정확히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오로지 남촌도예를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들을 위해 조심스럽게 준비해볼까 한다. 누구나 생활 속에서 편하게 접할 수 있는 아름다운 다기와 생활자기를 만들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3-23

다양한 장르 미술 작품 400여 점 한자리서 감상

대구미술협회(회장 이점찬)는 23일부터 28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전관에서 대구지역 전체 회원이 참여하는 ‘제40회 대구미술제’를 연다.대구미술협회가 주최하고, 대구문화재단이 후원하는 이 미술제에는 대구미술협회 회원들의 열정이 담긴 우수하고 다양한 장르의 작품 400여 점이 대거 출품된다.미술사적으로 돌아보면 대구는 근·현대 미술의 메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전통적인 화단을 일궈 왔다. 혹독했던 일제 강점기 국내에 서양화가 처음으로 도입되면서 서양화 분야를 개척하고 발전시켜온 인물들이 대구지역에 근간을 두고 활동했기 때문이다. 이인성, 서동진, 박명조, 이쾌대, 정점식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화가들이 대구 출신이거나 대구를 무대로 활동했다.이점찬 대구미술협회장은 “지금까지 40회를 거쳐 온 대구미술제는 대구 화단의 오늘을 보여주는 미술의 대향연으로 지역 미술인의 창작의욕을 높이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대구문화예술계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라며 “순수 회화에서부터 입체조형, 공예, 서예, 문인화, 미디어아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2021-03-22

3월은… ‘부에노스아이레스 - 줌 인 탱고’

(재)포항문화재단은 올해 신규 프로그램인 2021 기획공연 인문학 콘서트 ‘조희창의 음악 오디세이’를 개최한다. 인문학 콘서트는 강연과 공연이 결합된 콘서트로 3∼5월 3회에 걸쳐 포항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펼쳐진다.‘조희창의 음악 오디세이’는 세계의 주요 항구도시 중 부에노스아이레스, 베네치아, 나폴리, 뉴욕을 대표하는 음악을 듣고 이해하며 항구도시인 포항의 위상을 생각해봄과 동시에 포항 예술의 다양성을 되짚어보고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는 취지에서 마련됐다.31일 오후 7시 30분 부에노스아이레스의‘탱고’를 시작으로 4월 24일 오후 5시 베네치아와 나폴리의‘클래식’과 5월 15일 오후 5시 뉴욕의‘재즈’와‘뮤지컬’등 총 3회에 걸쳐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클래식 음악계의 스피노자’로 불리는 조희창 음악평론가의 해설로 인문학적 깊이를 더하고 국내 정상급 아티스트들의 연주로 공연의 품격을 높여 관람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예정이다.진행을 맡은 조희창 음악평론가는 월간 ‘객석’ 기자, 월간 ‘그라모폰코리아’ 편집장, KBS 1TV ‘클래식 오디세이’ 대표작가를 지냈으며, 세종문화회관 예술아카데미에서 10여 년간 강의를 해온 수준급 강사로 동시대 정치·역사·예술사까지 확장해 해설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금은 천안예술의전당, 대전예술의전당 등 여러 기관에서 음악 강의와 공연 해설을 하고 있다. 또한 공연전문지 클럽 발코니의 편집위원으로 있으며, 다양한 신문과 잡지에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는 ‘전설 속의 거장’, ‘클래식 내비게이터’, ‘베토벤의 커피’, ‘조희창의 에센셜 클래식’, ‘클래식이 좋다’가 있다.이번 3월은 탱고의 황제‘피아졸라’탄생 100주년을 맞아 기획된‘부에노스아이레스 - 줌 인 탱고’편으로, 연주진은 퓨전재즈밴드 그루잠의 보컬 애쉬,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활동하다 국내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반도네오니스트 임시내, 박윤우트리오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기타리스트 박윤우, 프렌치 집시 밴드 더스키80(DUSKY80)의 멤버이자 필스트링의 리더인 바이올리니스트 윤종수, 베를린필하모닉 캄머홀 위촉 작품의 작곡가로 활동했으며 영화 ‘출국’, ‘유리정원’, 드라마 ‘터치’ 등의 음악을 작곡한 피아니스트 오은철이 출연해 피아졸라, 비욜도, 카브랄의 대표 작품들을 연주한다.관람료는 전석 1만원이며 문화예술회관 내 위치한 카페 히즈빈스의 20% 할인이 포함된다. 또한 기존 할인율 외에 특별히 ‘포항시 인구 51만 회복을 위한 포항사랑 주소갖기 운동’에 동참하기 위해‘포항청춘공감’할인을 마련해 포항에 주소지를 둔 대학생(대학원생 제외) 대상 1+1 티켓 이벤트를 실시한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사전 예매만 진행하며 문의는 티켓링크 1588-7890 또는 포항문화재단 문예진흥팀( 054-289-7830)으로 하면 된다.박주희 포항문화재단 사무국장은 “우리가 사는 도시의 의미와 역사를 살펴보고 그 공간 속에 담겨 있는 인문학적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이번 인문학 콘서트는 조희창 음악평론가 강연을 통해 상전벽해의 변화를 겪어온 우리 포항시의 과거와 미래를 짚어보고 앞으로 지역 커뮤니티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3-22

초대… 라흐마니노프·말러

대구시립교향악단의 제474회 정기연주회가 26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다.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가 지휘봉을 잡고, ‘지나 바카우어 국제 아티스트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거머쥔 피아니스트 신창용이 협연한다.이번 음악회에서는 겨울왕국 러시아의 서정이 깃든 라흐마니노프와 청춘의 봄을 노래한 말러, 두 거장의 작품을 연주한다.열정과 감동, 화려한 기교까지 겸비한 피아니스트 신창용이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으로 공연의 시작을 알린다. 피아니스트, 작곡가, 지휘자로 승승장구하던 라흐마니노프는 첫 교향곡이 초연에서 참패하자 심한 우울증에 빠져 약 3년간 작곡 활동을 중단했다. 이후 불굴의 의지로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을 완성했고, 1901년 11월 이뤄진 초연이 호평을 받으며 재기에 성공했다.후반부에는 말러의 ‘교향곡 제1번’을 들려준다. 이 작품은 말러의 첫 교향곡이면서도 그의 음악을 구성하는 거의 모든 요소를 골고루 담고 있다. 연주 시간도 약 50분 남짓이다. ‘교향곡 제1번’에는 ‘거인(Titan)’이라는 표제가 있다. 이 제목은 독일의 소설가 장 폴 프리드리히 리히터가 썼던 동명의 소설 제목을 인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말러는 이 곡에서 거인의 초인적인 모습을 나타낸 것이 아니라 청춘의 기쁨, 고뇌, 낭만을 비롯해 삶의 허무 등을 표현함으로써 20대 청년, 다시 말해 말러 자신의 초상을 그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말러의 제자 브루노 발터는 이 작품을 일컬어 ‘말러의 베르테르’라고도 했다.또한, 교향곡 제1번은 말러 특유의 작곡기법이라 할 수 있는 ‘자가 복제’와 ‘인용’이 효과적으로 사용됐으며, 대규모 악기편성과 특색 있는 악기 운용이 돋보인다.줄리안 코바체프 지휘자는 “코로나19로 그동안 만나기 어려웠던 대편성의 화려한 작품들로 선곡했다. 100인의 오케스트라와 함께 깊은 울림과 감동을 선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3-21

“한국인 정체성 확보·풍요로운 삶의 질 목표”

“인문학 강좌의 주제는 희생과 봉사 정신입니다. 실제 인문학 속에 녹아 있는 핵심적인 부분이지요. 제가 강사료를 일절 받지 않는 것도 다 그 이유 때문입니다. 스스로 직접 몸으로 실천해야 다른 사람들이 따라 하지요.”인문학 강사로 활발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범교 교수의 말이다.이 교수는 2011년 포항에 ‘일월문화원’을 설립해 인문학 강좌를 개설한 이래 현재까지 꾸준히 운영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포항 ‘일월문화원’ 말고도 경주, 울산, 서울 등에서 왕성한 인문학 강의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지구촌 시대에 더욱 절실한 한국 전통문화와 그 원리에 대한 이해를 확산해 한국인의 정체성 확보와 삶의 질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이 교수를 20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어떤 분야의 인문학 강의를 하나?△현재 고정적으로 강좌를 하는 곳은 포항 ‘일월문화원’, 경주 ‘문화와 사람들’, 울산 ‘울산문화아카데미’, 서울 ‘서울문화아카데미’ 등 4개 지역이다. 특히 사단법인 일월문화원에 속해 있는 ‘포항일월문화 아카데미’의 강의를 전담하고 있으며 경주, 울산, 서울 등을 오가면서 강의를 한다. 강의 주제는 역사, 문화, 경제뿐만 아니라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내용도 다루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 경제 현황 및 코로나 19에 관하여 유튜브 영상으로 강의했다.-일월문화원은 어떤 단체인가?△포항의 많은 사람이 역사, 문화 등의 인문학에 관심이 있지만 실제로 접할 기회가 많지 않다. 그래서 포항지역 시민의 인문학적 목마름을 달랠 수 있는 문화단체로 만들 필요성이 있었다. 그래서 2011년 일월문화원 내에 ‘일월문화 아카데미’ 과정을 개설하여 인문학 강좌를 시작했다. 매주 수요일 저녁 200여 명의 성인이 인문학 강의를 듣기 위해 앉아있는 장면을 볼 때는 가슴이 뛴다. 강의의 절반 정도는 전국의 유명강사를 초빙하여 특강으로 진행한다. 둘째, 넷째 토요일에는 직접 유적지를 찾아가는 문화 답사와 포항시민 참여를 위한 문화 기행 및 해외 답사를 한다.-어떻게 인문학 강의를 시작하게 됐나?△경북 봉화에서 태어나 한양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포스코 인재개발원 기술교육팀장으로 근무했다. 대학 재학 때 사서삼경과 불교, 법률, 경제학 서적 등을 탐독하는 등 인문·사회과학에 심취했었다. 대학 진학 후 전공을 잘못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학과를 바꾸지는 못했다. 대학 졸업 후 회사에 다니면서도 경주박물관 및 포항 주변의 유적지를 꾸준하게 탐방하며 연구했다. 그러다가 더 깊이 공부하고 싶은 욕망이 커져서 40대 중반에 과감하게 사표를 내게 되었다. 어쩌면 겁이 없었다는 생각도 든다.-퇴직 후 제일 먼저 한 일은 뭔가?△2001년 경주박물관의 삼국유사 강좌에 등록해 공부하며 책을 쓰기 시작했다. 박물관이나 현장답사 가는 날 빼고는 매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집필에 몰두했다. 그렇게 삼국유사(三國遺事)를 공부하여 2004년 두 권짜리 삼국유사의 종합적 해석(민족사)을 출간했다. 공학도 출신의 무명의 필자가 삼국유사 해설서를 펴낸다는 것 자체가 획기적이었다. 불교 서적을 많이 내는 민족사의 윤재승 대표는 출신 성분도 묻지 않은 채 원고만 보고 출판을 승낙했다. 현재 4쇄까지 찍을 정도로 독자층이 형성돼 있다. 삼국유사와 관련된 2천여 편의 논문과 수많은 단행본을 해석하고, 저명 학자들의 의견을 중심으로 편집해 저자의 주관적 판단을 최소화하며 종합적 해석을 담은 결정판이다.-밀교에 관한 책을 쓰셨던데 밀교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밀교(密敎)는 최후의 대승불교다. 밀교는 700년대 초에 인도에서 중국으로 들어와 750년 무렵 신라까지 전해졌다. 1947년 손규상 선생이 밀교 종파인 진각종을 만들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어려운 공부를 하면 신도들이 도망치기 때문에 쉽게 그림으로 푼 것이 만다라다. 만다라는 중론과 유식론을 합쳐 놓은 것이다. ‘수리수리 마하수리, 아제아제 바라아제’ 등 진언도 밀교에서 나온 경전이다. ‘밀교와 한국의 문화유적’이란 책은 3~4세기에 관념적인 한문 중심이었던 대승불교를 구체적이고 실천적으로 재구성한 밀교의 해설서이다. 어려운 밀교를 쉽게 설명하기 위해 도표, 그림, 사진을 최대한 활용했다.-코로나19 시대에 강의는 어떻게 하고 있나?△코로나 이전에는 일월문화아카데미에서 매주 수요일 200여 명의 성인이 모여 인문학 강의를 들었다. 그런데 작년에 250여 명의 수강생을 모집해 놓고 지금까지 대면 강의가 중단된 상태이다. 그래서 작년 하반기부터 유튜브를 통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유튜브의 특성상 아무나 강의를 들을 수 있어 좋지만 대면 강의에서의 열정을 느낄 수 없어 아쉽다. 빨리 코로나19가 끝나서 현장 강의와 문화 답사를 함께 다니며 공부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앞으로의 계획이나 바람이 있다면?△많은 사람이 인문학이 실생활과 무슨 관계가 있는가하고 의구심을 갖는다. 다시 말하면 인문학이 먹고사는 데 무슨 도움을 주는가에 대한 답을 정확히 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앞으로의 계획은 인문학과 경제, 국제 문제 등을 결합하여 강의하고자 한다. 또 하나의 바람은 제가 지난 10년간 강의해왔으나, 계속해서 강의할 수는 없는 게 현실이다. 누군가가 이어주어야만 지금까지의 노력이 헛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이것은 능력의 문제라기보다는 남들을 위한 희생과 봉사의 정신만 있다면 가능하다고 본다. 그런 분이 나온다면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3-21

“시인답게 사는 게 내 평생의 꿈… 독자에게 보내는 손편지 같은 시집”

박범신 작가. /은행나무 제공“시인답게 사는 게 내 평생의 꿈이었지요. 산문의 세계는 기실 잔인하기 이를 데 없어 차마 마주 보기 두려웠어요. 그래서 나는 내 혼의 체형에 맞는 비애의 안경을 만들어 쓰고 세상을 보았으며 그 안경 너머의 세계를 오직 기록하며 살아왔어요. 그게 지금은 정한으로 남는군요. 나는 왜 행복한 이들의 이야기를 쓰지 못했을까. 그들은 어디에 있는가. 존재하긴 존재하는가. ”- ‘꿈’ 중에서소설 ‘은교’의 유명 작가 박범신(75)의 신작 시집 ‘구시렁구시렁 일흔’(창이있는작가의집)이 출간됐다. ‘구시렁구시렁 일흔’은 희(喜)·노(努)·애(哀)·락(樂)·애(愛)·오(惡)·욕(欲)·그 너머·소설 등 9가지 주제에 140여 편의 시가 담겼다.박범신 작가는 ‘시인을 꿈꾸었던 작가 박범신의 두 번째 시집’이라는 표지글에서 “본래 ‘시인’인 나를 지금이라도 부디 ‘시인’으로 너그럽게 받아주세요”라 고백하고 있다.이 고백은 내적 세계와 외적 세계를 상호 연관시켜 그가 나타내려는 가치를 구현하고자 하는 발로라 할 수 있다.박범신은 오랫동안 소설 문단을 대표해온 인기 작가 중 한 명이다. 1973년 등단해 시적인 문체와 젊은 감수성으로 대한민국문학상, 김동리문학상, 만해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최고 작가의 자리에 올랐지만 2016년 성추행 의혹으로 활동을 중단했다.이후 5년 만에 펴내는 작품인 이번 신작 시편들은 대부분 성추행 파문 이후 소설을 쓰지 않고 지내온 시간의 정서와 사유를 응축시킨 것으로 평가된다.박범신은 이번 시집은 독자들에게 일일이 손으로 편지를 써서 전하는 자신의 심정을 담은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5년 동안 슬픔에만 침윤해 있었던 건 아니고, 그 과정을 통해 나의 인생과 문학을 더 깊이 들여다 볼 수 있었다”고 했다.박 작가는 청년작가와 노인의 위험한 틈새, 거기에서 절로 비어져 나온 오욕칠정의 얼룩들을 나의 항아리에 담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시집을 통해 독자에 대한 고마움과 독자곁에 있고 싶은 간절함을 전했다.박범신 작가. /은행나무 제공박 작가는 “작가이름 48년, 돌아보면 매 순간이 얼마나 생생한 나날이었던가. 매일 캄캄한 추락 매일 환한 상승의 연속이었다”며 “그 생생한 경계의 먼 길을 함께 걸어준 수많은 독자에게 엎드려 고마울 뿐이다”고 밝혔다.이어 “바라노니 이제 사랑하는 당신들 곁에서 다만 ‘구시렁항아리’로서 깊고, 조용하고, 다정하고, 어여쁘게 늙어가고 싶다”라며 “사람으로서의 내 남은 꿈이 그러하다”(‘제목 이야기’)고 덧붙였다. 그는 또 “시인답게 사는 게 내 평생의 꿈”이었다며, 소설 쓰기의 두려움을 함께 드러냈다. “나는 상처받았고, 그것들은 내게 잔인하고 비루한 폭력에 지나지 않았으며, 그러므로 그것들에 저항할 수 있는 한 가지 길은 스스로 상상력의 우물을 닫아버리는 자멸적 반역이었다는 걸 이해해달라고 말하진 않겠”다며, “좀 더 시간이 필요한 일”일 거라고 속마음을 내비쳤다.박범신 작가는 충남 논산에서 출생했다. 197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여름의 잔해’가 당선된 이후 작가의 길을 걷게 됐다. 명지대 문예창작과 교수, 서울문화재단 이사장, 한국작가회의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고향인 논산 ‘와초재’에서 지역민들과의 교류와 창작에 전념하고 있다. 대표작은 ‘은교’, ‘겨울환상’, ‘나마스테’, ‘소금’, ‘겨울 강 하늬바람’, ‘더러운 책상’등이 있다. 등단 30주년 기념 시집이 있긴 하나 정규 시집을 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3-18

법이란 무엇이며, 무엇이어야 하는가?

‘법철학’(교유서가)은 법이란 무엇이며 무엇이어야 하는지, 법은 사회에서 어떤 기능을 하고 정의나 권리, 도덕의 문제와는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간명하게 서술한 법철학 입문서다.인간의 사회적·정치적 생활의 중심에는 법이 있는데, 이 개념이 무엇을 의미하고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탐구하는 학문이 법철학이다.이 책은 법과 법체계가 어떤 본질을 가지고 무슨 목적을 위해 존립하는지를 조망한다. 저자 레이먼드 웍스는 이번 개정판에서 법실증주의, 법현실주의, 인권에 관한 최신 이론을 소개하고 로널드 드워킨의 최근 저작까지 조명한다.아울러 법의 본질, 정의, 법적 개념들의 의미를 명료하게 분석하고 법철학적 숙고를 철저하게 밀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법철학과 관련되는 네 갈래의 주된 질문을 던진다.첫째로 ‘법이란 무엇인가’라고 물으면서 유명한 자연법론자들과 법실증주의자들을 불러낸다. 현대 법철학의 거장 로널드 드워킨의 기여도 다룬다. 둘째로 ‘권리와 정의란 무엇인가’라고 물으면서 권리론과 정의론을 정립한 대가들을 소개한다. 셋째로는 ‘법만 들여다본다고 법을 이해할 수 있는가’라고 물으면서 사회학의 렌즈로 법을 관찰한 학자들을 소개한다. 넷째로 ‘기존의 법과 법학으로 충분한가’라고 물으면서 법 자체에 대한 비판적 음미와 함께 법과 법학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려는 논의들을 소개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