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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지역 여성기업인 5인의 치열한 삶 이야기

경북여성정책개발원(원장 최미화)이 최근 여덟 번째 경북여성 구술생애사 ‘경북 여성기업인의 삶’을 펴냈다. ‘나는 경북에 있다’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에는 구미, 경주, 경산, 청송, 칠곡 지역에서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여성 CEO 5명의 진솔한 삶과 기업경영 허-스토리(Her-story)가 담겨 있다.시어머니로부터 전수받은 비법으로 대맥장을 제조하는 한국맥꾸룸을 창립·운영하고 있는 대한민국 식품명인 45호 성명례(73), 삼성제침가의 맏며느리에서 평사원을 거쳐 대표까지 올랐다가 삼성금속을 독자적으로 설립·운영하고 있는 김숙희(71), 항암치료를 받아야 했던 고통 속에서도 오히려 천연한방에 대한 관심을 키워 하늘호수라는 한방화장품 회사를 만든 서미자(64), 남편의 학업과 교통사고 후유증을 묵묵히 뒷바라지하며, 진산크라텍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는 구미여성기업인협의회 창립 멤버 엄재숙(64),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늦깎이 CEO로서 자동차부품회사인 경보라인을 운영하며 여성기업인협회 경주지회장으로 바쁜 삶을 살고 있는 박운형 대표(63)이 그 주인공이다.가사와 자녀양육에도 소홀할 수 없어 1인 2역, 3역을 담당하며, 부단히 편견과 한계에 맞섰던 다섯 명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한 사람, 한 가정이 아닌 수많은 가정을 책임져야 했던 여성기업인들의 깊은 고뇌와 지혜를 만날 수 있다.최미화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은 “2007년부터 일제강점기 위안부 피해자, 독립운동가 후손, 새마을 여성 리더, 파독간호사, 문화예술인, 해녀와 어촌여성 등 58명의 생애사를 채록해 왔다”면서 “구술생애사는 우리 역사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여성들의 삶을 조명해 젠더 데이터 공백을 메꾸어가는 의미 있는 작업이다.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의 여성 삶을 채록해 경북여성 아카이브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경북여성 구술생애사 책자는 비매품이며, 책에 대한 문의는 전화(054-650-7900)로 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1-27

포항의 아름다움 화폭에 담다

“동빈항과 죽도시장 등 지역의 소재를 화두로 독특한 작품세계를 펼쳤던 화가이자 예술행정가, 교육자로 50년을 불꽃처럼 살다간 예술가였습니다”서양화가 이병우 작가(1966∼2016)의 유작전 ‘등대처럼 살다간 화가, 이병우’전이 28일부터 포항시립중앙아트홀 1층 전시실에서 열린다.이번 전시는 (재)포항문화재단의 포항우수작가 첫 초대전시이다.포항문화재단은 이번 전시는 매년 지역의 우수작가를 선정해 전시회 개최를 지원하고 있는데 작고 화가의 전시기획은 이번이 처음이며 당초 지난해 12월 예정돼 있었으나 코로나19 상황으로 약 1개월 가량 연기됐다고 밝혔다.이병우 작가는 구상 회화 작가로, 주변 풍경인 바다와 배, 항구, 들꽃 등 작가 주변의 일상적 소재로 소소하지만 격조 있는 자신의 예술세계를 작품에 담아냈다.특히 포항 근교의 풍경을 흔들림과 선의 왜곡 등 자신만의 독특한 필법으로 담아내 고정관념을 깨는 용기와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뛰어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숱하게 지나 스쳐가는 일상 중 어느 한순간이 아름답고 찬란하게 기억되는 것처럼 추억 속에 잔잔히 묻혀 있는 장면들과 연장선에서 작가는 작품 속에 여운을 잇고 있다.그는 예술행정가로도 힘을 쏟았다. 포항미협 사무국장을 시작으로 감사, 수석부지부장을 거쳐 포항미협 제14대 지부장을 역임했다. 또한 지역에서 미술교사로 재직하며 제자들을 양성했다. 특히 투병 중에서도 ‘포항시민과 함께하는 미협’을 모토로 포항미협이 시민과 소통할 수 있고 미술적 안목을 넓히기 위한 행사를 개최하면서 포항미술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해왔다. 포항장애인의 메아리 ‘좋은세상 만들기’그림이야기 글 기고 등 크고 작은 분야에서 그가 끼친 그림자는 짙게 드리워져 있다. 이런 공로로 제2회 초헌미술상, 2013 포항문화예술인상을 수상했다.포항문화재단 측은 “지역에서 중추적으로 미술계를 이끌며 다양한 활동을 해 온 작가의 유작전을 뒤늦게나마 마련하게 돼 감회가 깊다”며 “이 전시와 앞으로 진행될 포항우수작가초대전을 통해 지역예술에 대한 자긍심이 높아지기를 바라며, 시민들의 많은 관람을 바란다”고 전했다.1999년부터 이 작가가 작고하기 전인 2016년까지의 작품들 중 유화 뿐만 아니라 미발표된 수채화를 포함한 40여 점을 선보이는 유작전 ‘등대처럼 살다간 화가, 이병우’전은 2월 10일까지 열린다.고(故) 서양화가 이병우 약력△1966년 포항 출생△영흥초등학교, 동지중학교, 포항제철고 졸업△동국대 서양화과, 대구대 교육대학원 졸업△선린대 강사, 신광중·흥해공고·강구중 교사△한국미술협회 포항지부 제14대 지부장△심상전, 현상회, 포항예술문화연구소, 동연회 회원△개인전 4회, 서울핑크아트페어, 홍콩국제아트페어, 서울 예술의전당아트페어, 드루갤러리초대전 외 다수△2016년(51세) 사망/윤희정기자

2021-01-27

경주예술의전당, 온라인 신년 음악회

(재)경주문화재단(이사장 주낙영)이 경주예술의전당의 2021년 첫 기획공연으로, 온라인 신년음악회 ‘소망 콘서트’를 선보인다. 코로나19로 위축된 지역민에게,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공연을 제공하기 위해 유튜브용으로 제작해 오는 31일 오후 2시부터 약 90분간 ‘경주문화재단’ 유튜브 채널에서 무료 생중계로 만나볼 수 있다. 출연진은 클래식 현악 팀 ‘라파스트링 앙상블’, 여성 4인조 ‘팝페라 솔라즈’, 클래식 기타리스트 ‘곽진규’, 어쿠스틱 밴드 ‘하늘호’, 퓨전 국악 그룹 ‘새라온’ 등 모두 지난해 재단에서 진행한 ‘한수원과 함께하는 지역 예술인 지원사업’에 선정됐던 경주 예술인으로, 최근 3년가량의 실적이 검증된 전문 예술인들이다. 이들은 각기 대표적인 레퍼토리 중 신년맞이에 어울리는 곡과 시민 신청곡을 들려주고, 시청자의 실시간 채팅을 통해 소통하는 무대를 꾸릴 예정이다.시민 신청곡은 소의 해를 맞아 함께 나누고 싶은 희망 사연과 함께 27일까지 경주예술의전당 SNS와 담당자 E-MAIL(ajj211@gjfac.or.kr)로 접수하면 된다. 선정된 사연과 신청곡은 온라인 신년음악회 ‘소망 콘서트’에서 공개하며, 선정 축하 선물 역시 접촉의 최소화를 위해 배송과 휴대폰 메시지를 통해 증정한다.온라인 신년음악회 ‘소망 콘서트’는 컴퓨터 또는 모바일 등 인터넷을 통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또한, 추후 경주예술의전당 2021년 신년음악회를 다시 볼 수 있게 클립 영상으로 제작해 유튜브에 업로드할 예정이다. 자세한 문의는 재단 대표번호(1588-4925)와 홈페이지(www.gjartcenter.kr)로 하면 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1-26

솔거미술관, 국내 첫 서화 필법 영상 전시

경주엑스포 솔거미술관이 전국 최초로 한국화의 필법을 미디어 아트로 구현한 특별 기획전시를 개최한다.(재)문화엑스포(이사장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경주엑스포 솔거미술관에서 특별기획전 ‘서화(書畵), 조응(調應)하다’를 오는 6월 20일까지 연다.이번 전시는 전통적인 한국화의 정서와 제작 방법, 글과 그림이 주는 조형적 아름다움을 조명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돼 서화의 미래 발전 방향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한국화단의 거장 소산(小山) 박대성(77) 화백이 자신만의 독창적인 정서와 필법이 담긴 서예작품과 한국화를 탄생시키기 위해 명필가들의 글을 필사하며 연습한 ‘임서(臨書)’ 작품과 그림을 따라 그린 ‘임모(臨摸)’ 작품 등을 처음으로 대중에게 선보인다.특히 작품을 제작하는 작가의 섬세한 손놀림을 담은 미디어아트를 도입한 영상전시관을 국내 최초로 꾸미는 등 이색적인 방식으로 기존과는 다른 입체적인 감동을 전해 기대를 모은다.제1전시관에서 펼쳐지는 미디어아트 ‘필법’은 박대성 화백의 작품세계와 고뇌하는 거장의 모습, 붓의 움직임을 생동감 있는 영상으로 구현했다. 예술에 대한 열정과 철학, 정신자세 등을 박대성 화백의 목소리로 직접 전하며 관람객을 매료시킨다.박대성 화백은 “서와 화는 다르지 않고 한국화의 본질은 진정성에서 시작된다”며 “끊임없는 노력과 마음을 순화시키고 나의 작업에 대해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고 그림을 대하는 자세를 영상을 통해 허심탄회하게 드러냈다.제2전시관은 조선시대 문인 추사 김정희와 통일신라 서예가 김생 등 역사에 기록된 명필가의 자료를 바탕으로 서화의 기초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자료들로 꾸몄다.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박대성 화백 의 모습.SNS에서 인증샷 성지로 유명한 ‘내가 풍경이 되는 창’이 있는 제3전시실은 가벽을 중간 중간 세워 작품을 설치하는 등 솔거미술관을 완전히 새로운 느낌으로 변신시켰다. 이 가벽은 이민희 전 국립현대미술관 전시디자이너가 디자인해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한 작품이다. 에어매쉬 소재를 활용해 조명의 반사율을 높여 한지의 은은한 분위기를 극대화하는 장점을 가졌다.제4전시관에서는 천장에서부터 바닥을 가로지르며 펼쳐놓은 20m길이의 대작 임서작품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또 추사 김정희가 그린 ‘세한도’(국보 180호)의 모습을 그대로 묘사한 임모작이 압도적인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이밖에 먹의 농담을 조절해 조선시대 여성의 단아함을 표현한 그림과 함께 감각적으로 표현한 한시(漢詩)작품 등 독창적인 신작 40점을 포함해 모두 44점이 선보인다.박대성 화백은 한국화의 전통적인 재료와 화법, 서법 등에서 차용한 여러 방법을 종합해 전통수묵화를 시대의 감각에 맞는 현대적인 한국화로 재탄생시키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2020년 문화예술발전 유공자’로 선정돼 옥관 문화훈장을 수훈했다. /윤희정기자

2021-01-26

“한국 전통 목공예 세계에 알리고 싶어”

포항시 북구 기계면 봉계리, 봉좌산 좁은 외길을 오르자 눈 맞은 1월의 겨울나무들이 그림처럼 서 있었다. 산 중턱쯤 올랐을까, 길 오른편으로 ‘금화목공방’ 작은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목공예 명인 금목(金木) 최수완. 오랜 세월 대대로 물려 내려오며 민족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전통가구들을 지키기 위해 40여 년을 나무와 함께하고 있는 장인이다.소목장, 다탁 등의 목공예품을 제작하고 있는 그는 나무를 깎고, 다듬고, 정교한 무늬를 새기는 사이에 시간이 흐르는 것조차 잊고 살아온 모습이다. 묵묵히 그리고 진득하게 목공예 한 길 만을 걸어온 그의 삶은 어떤 빛깔을 품고 있을까.한 손이 불편한데도 불구하고 높은 작품 완성도를 자랑하며 지역의 많은 목공예인과 교류하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를 25일 만났다.-40년 목공예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1980년에 흥해로 이사를 갔다. 산 너머 동네에 목공방이 있었는데 우연히 그곳에서 용목(느티나무 무늬)을 보게 되었다. 건축자재용으로 쓰였던 보편적 나무가 아니라 공예용 나무를 처음 본 것이다. 그냥 그 무늬에 홀렸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때가 19살이었다. 나무를 통해 느꼈던 첫 마음에 헤어 나올 수 없어서 지금까지 나무를 만지고 있다.-손이 불편한 것으로 알고 있다.△17살 때 사고로 기계에 손목이 절단되었다. 본래 밝고 거침없는 성격이었는데 사고 이후 남들에게 나서기도 어려웠고 두려웠다. 좌절과 암울의 시간이었다. 그렇게 2년을 침울하게 보내다가 나무를 만나게 된 것이었다. 나무를 만지는 게 너무 좋았다. 좋아하는 걸 하다 보니 차츰 당당해졌고 원래의 나로 돌아올 수 있었다. 나무가 나를 나로 살게 해 준 버팀목이자 생명줄인 셈이다.-비장애인들에게도 목공은 어려운 분야이다. 혼자 작업하는가?△비슷한 질문을 자주 받는다. 한번은 의뢰받은 주문 작품을 가져다주러 갔는데, 몇 명이 같이 일하세요? 라고 물었다. 혼자서 한다니까 그곳에 있던 이들 모두 놀랐다. 어떻게 한 손으로 나무 작업을 하느냐는 질문을 하고 싶은 눈치였지만 내게 직접 묻지는 못했다. 그리고 내가 혼자 작품을 만든다는 것 자체를 믿지 못하는 사람도 있었다. 남들이 두 손으로 하는 걸 한 손으로 해야 하니 그만큼의 노력과 시간 그리고 공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어려웠던 일들은 말로 다 할 수 없지만, 나무와 함께 하는 시간이 좋았기에 그 시간들은 인내의 시간이었다기보다 행복한 시간이었다.-2015년 소목공예부문 한국예술문화명인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그저 나무가 좋아서 시작했기 때문에 누구에게 어떤 식으로 목공에 대해 배워야 하는지 몰랐다. 그래서 전국의 모든 목공방과 인간문화재 작업장들을 쫓아다녔다. 그곳에서 어깨너머로 배웠다. 끊임없이 작업에 몰두했고 좋은 나무를 찾아다녔고 목공작업을 위한 기계가 필요하면 내가 직접 만들어 쓸 정도였다. 그렇게 35년 같은 길을 걸으니 어느새 명인으로 인정받았다.-소목이라 하면 주로 어떤 것을 만드는지?△내가 만드는 작품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전통적 소목품과 현대적 소목품이 바로 그것이다. 쉽게 말해 2층장, 반닫이, 애기장, 제사상 등 옛날 가구를 만들거나 탁자, 의자, 책장 등의 가구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구현 한다. 특히 근래에는 주문제작을 원하는 가구들 중 전통적 기법이 가미된 실용적 가구들이 많다. 지금 주문제작하고 있는 경대가 그러하다. 나무에 문양을 새겨서 판 후 색이 다른 나무를 기존 나무 안에 넣어서 만드는 것으로 상감기법이라 하는데 전통소목의 고급기술이기에 할 수 있는 이가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전통소목품 제작은 전국에서 주문이 들어오는 편이다.-최수완 작품만의 독특한 특징이 있다면?△기존에 없는 새로운 작품에 대한 갈망은 늘 있다. 그 새로움은 작품자체 일 수도 있지만 제작방법이나 틀의 변형이기도 하다. 그래서 시도하게 된 것 중 하나가 고리이다. 고리라고 하면 고리로 목기와 목기를 연결하거나 작품에 고리를 다는 거라고 생각하지만 나무이기에 그러할 수 없다. 고리로 연결된 작품을 구상 후 오롯이 하나의 나무를 깎아서 전체를 만들어야 하기에 쉽지 않다. 왜 그렇게 어렵게 작업을 하느냐고 누군가는 묻는다. 하지만 누구나 할 수 있으면 그저 일반 목수에 지나지 않는다. 내 작가적 자긍심은 나의 고민과 노력의 산물이라 생각한다.-앞으로의 계획과 바람은?△5년 전 이곳 봉좌산 아래에 터를 잡고 금화목공방이라고 이름 붙였다. 황금꽃, 최고의 아름다움을 열망하는 마음으로 직접 붙인 이름이다. 그 이름처럼 세계 최고의 작가가 되고 싶다. 해외에 나가보면 우리나라 전통 목기를 일본과 중국의 것이라고 오인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나는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독특한 한국적 목공예작품을 만들고 싶다. 그렇게 한국의 공예를 세계에 알리고 한국 공예의 위상을 높이고 싶다. 더불어 목공예에 대한 예술교육의 장도 넓히고 체험관이나 공예촌을 만들고 싶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1-25

‘또 다른 가능성-시대를 넘어’ 展

대구 봉산문화회관은 오는 2월 6일까지 올해의 특화 기획전시 ‘2021 또 다른 가능성-시대를 넘어’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지역에 뿌리를 두고 활동하며 새로운 시도와 가능성을 실험하는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지하는 특별 전시다. 전시 취지는 각 장르별로 대상을 바라보는 직관적인 힘을 변화의 동력으로 발산하는 미술가들을 초대해 새로운 가능성을 소개하려는 데 있다.이 전시에 초대된 미술가는 서예와 문인화, 한국화 장르를 기초로 전통미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기 위해 전통서화의 일반적 전시형태에서 벗어나 각기 새로운 창작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4명이다.율산 리홍재 작가는 서예를 퍼포먼스 예술로 승화한다. 그는 28m 길이 한지에 온몸으로 역동적인 타북 퍼포먼스를 시연한 후 전시실 벽면 전체에 설치한다. 작품은 전통의 형식미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공간에 조화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다.또 다른 서예작가인 초람 박세호 작가는 실험정신을 강조하며 문장이나 서체적 표현 위주의 서화가 아닌 메시지와 질문을 던지는 서화의 또 다른 역할에 집중한다. 대형 현대 서예작품과 설치미술을 선보이며 동시대 미술로서 서예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문인화 본질인 기운생동(氣韻生動)에 몰입하며 변형적이고 표현적인 문인화 작품을 선보이는 학산 정성근 작가도 초청했다. 그는 초대형 작품으로 기존 형식을 깨뜨리고, 필묵의 미세한 흐름의 표현을 보여 주기 위해 작품 뒷면에 조명을 비추는 등 새로운 전개의 구도를 펼쳐보인다.한국화를 그리는 최현실 작가는 공간을 비우며 확장성을 찾아간다. 작가가 명명한 ‘점선드로잉’은 최소한의 회화로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작가가 하얀 종이에 글을 쓰듯 그은 점선은 무거운 생각들을 지워나가는 치유의 작업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1-25

“인간은 감정의 동물, 잊지말아야”

김지현 아나운서포항지역에서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활약 중인 김지현 아나운서가 현대사회에서 중요성이 커진 소통과 말하기 방법을 제시하는 책을 출간해 화제다.신간 ‘대화의 품격’(교보문고)은 미국 하버드대 협상연구소에서 발표한 대화와 협상에 관한 연구이론을 바탕으로 스스로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품격 있는 대화 방법 등을 보여주고 있다. 김 아나운서는 이 책 내용과 관련해 “인간의 감정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욕구들에 집중하면 누구에게나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켜 품격 있는 대화가 가능해진다”고 강조한다.김 아나운서를 24일 만나 이번 책 출간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생애 첫 책 ‘대화의 품격’을 펴냈는데 소감은.△먼저, 책이 예정대로 무사히 출간돼 감사한 마음이다. 처음 책을 내는 것이라 그런지 집필부터 출판사 계약, 출간까지 과정 하나하나가 낯설고 떨렸다. 사람들이 책 출간을 왜 출산에 비유하는지 제대로 실감한 시간이다. 사실 그동안 제 버킷리스트 어디에도 ‘책 쓰기’는 없었다. 그래서 이번 출간은 꿈 하나를 이뤄냈다는 감격이라기보다 그간 살아오며 많은 분에게 받았던 무수한 도움들을 되새기게 된 소중한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도움들이 없었다면 이렇게 지금의 저는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 책을 쓰기로 한 처음의 결심은 그간 어렴풋이 깨달은 말의 힘과 대화의 방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며 공부해보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됐다. 제 개인의 성장에 대한 욕구가 출간이라는 도전의 첫 번째 이유였다. 그리고 책을 써나가면서 두 번째 이유가 생겼다. 제 책을 읽는 분들의 삶에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그것이었다. 이제 책이 세상에 나왔으니 제가 공부한 대화의 방법들을 다른 분들과 공유할 수 있게 돼 영광이다.- 품격 있는 대화라…. 현대인에 있어 이것은 어떤 것일까.△어떤 삶을 원하든, 대화는 원하는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한 필수 도구다.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순간을 관통하는 삶의 도구이며 관계의 통로이기도 하다. 누구나 자신과 타인에 대한 존중이 느껴지는, ‘대화의 품격’을 갖춘 사람을 좋아한다. 그런 사람과 어울리고 싶어 하고 함께 일하고 싶어 한다. 노벨화학상 후보에 올랐던 서울대 현택환 교수님이 강연 중 하셨던 말씀이 떠오른다. 훌륭한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좋은 인간관계가 중요하다는 내용이었다. 많은 분이 공감하셨을 것이다. 이는 과학계뿐만 아니라 어떤 분야든 마찬가지일 것이다. 따라서 대화가 관계를 만들고 성장시키고 허물기도 한다는 전제를 놓고 볼 때, 좋은 대화, 품격 있는 대화는 인간의 삶에서 실로 막강한 힘을 지닌다. 따라서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어떤 위치에 있든, 품격 있는 대화를 시도할수록 자신이 원하는 더 나은 모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버드식 대화법의 핵심을 소개한다면.△어떤 상황에서도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사람들은 때로 감정은 철저히 배제한 채 논리로 무장해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대화를 이끌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런데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게 하버드 협상연구소의 핵심 이론이다. 물론 인간이 감정에 따라서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감정은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모든 일에 영향을 미친다.-코로나19라는 힘든 시대를 보내고 있다.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모두가 지쳐가는 시절이다. 거리두기가 시대의 뉴노멀이 되었지만 대화는 여전히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예전처럼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하기는 어려워도 전화, 문자메시지, 이메일, SNS, 줌 등을 활용한 비대면 대화는 더욱 많아지고 있다. 다만 이러한 비대면 대화는 다방면에서 여러 오해가 발생하기 쉽다는 부분이 아쉽다. 하지만 좋은 대화가 이루어지게 되는 원리를 이해한다면 그런 문제 또한 분명 줄여나갈 수 있다. 말 한마디가 사람을 일으키고 모든 관계와 사회의 잠재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나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위해 모든 대화에 의식적인 노력을 더해 간다면 우리는 이 상황을 새로운 각도에서 다시 바라보며 슬기롭게 걸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앞으로의 계획과 바람은?△저는 현재 포항MBC에서 토크쇼 ‘톡톡동해인’을 3년 넘게 진행하며 다양한 출연자들로부터 삶의 혜안과 통찰을 배우고 있다. 그리고 그 배움이 이번에 출간한 ‘대화의 품격’ 집필의 자양분이 되었다. 앞으로는 엄마로서, 한때 사회경력이 단절되었던 여성으로서, 또 이제는 다시 방송을 하는 한 사람의 직업인으로서도 여러분들과 더 가까이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방송뿐 아니라 책과 강의 등 여러 통로로 많은 분과 연대하며 함께 성장해가는 삶을 꿈꾼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

2021-01-24

대구시향·합창단, 신규 예능 단원 공개 채용

대구시립예술단이 열정과 재능을 겸비한 예능 단원을 공개 채용한다. 모집 부문은 교향악단 바순 수석, 호른 차석, 합창단 테너 단원이다.응시 자격은 해당 모집 부문을 전공한 4년제 대학 졸업자 혹은 기타 이와 동등한 자격 또는 능력이 있다고 인정되는 자이다.지원자는 대구콘서트하우스 홈페이지 내 모집공고에서 응시원서, 자기소개서 등 서류 일체를 내려받아 작성 후 △교향악단은 오는 2월 1일부터 10일까지 대구콘서트하우스 6층 교향악단 사무실로 △합창단은 1월 25일부터 29일까지 대구콘서트하우스 4층 합창단 사무실로 우편 또는 방문 접수하면 된다.전형 절차는 실기와 면접 순이다. 실기전형은 교향악단 △바순 수석 2월 17일 △호른 차석 2월 18일, 합창단 △테너 2월 2일 각 단체의 연습실에서 실시한다.반주자는 개별 동반해야 한다. 면접은 실기전형 합격자에 한해 △교향악단 2월 23일 △합창단 2월 4일 실시한다.최종 합격자는 2월 중 대구콘서트하우스 홈페이지에 발표한다. 위촉 기간은 위촉일로부터 1년 이내이고, 평정을 통해 연장할 수 있다.대구시립예술단 채용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대구콘서트하우스 홈페이지 공지사항의 모집공고에서 확인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1-24

포항문화재단 ‘제5기 시민축제기획단’ 모집

(재)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차재근)은 시민이 중심이 돼 아이디어 제안부터 기획을 아우르는 시민주도형 문화관광축제를 위한 ‘제5기 시민축제기획단’을 오는 2월 17일까지 모집한다. 지난 4년간 총 200여 명의 시민이 참여한 시민축제기획단은 시민의 목소리를 반영한 기획 뿐 아니라 축제별 운영 전반에 시민의 의견을 전달하는 소통창구 역할로 매년 활동하고 있다.그간 대표적인 성과로는 포항국제불빛축제 ‘깨끗한 쓰레기 존’,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 ‘축제장 찾아가는 길 배너’, 호미곶한민족해맞이축전 ‘쥐를 잡자! SNS 연동 이벤트’ 등이 있다.특히 지난해에는 ‘스틸아트투어앱’ 內 에 ‘시민도슨트’ 음성지원 기능을 제안해 실제로 앱 개발에 반영했다. 시민의 눈으로 바라보고 색다른 아이디어를 제시해 기획하기까지의 능동적인 주체로의 면모를 보여줬다.올해는 선정된 시민축제 기획단원의 기획범위를 확장시키고 단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현장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를 초청해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관내 문화예술그룹과의 교류의 시간도 마련할 예정이다.제5기 시민축제기획단은 포항의 축제에 관심 있는 시민 누구나 신청가능하며, 온라인 접수(ksy67@phcf.or.kr) 또는 재단 방문 및 유선 접수(054-289-7856)로 신청 가능하다. 신청서는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https://phcf.or.kr/)를 통해 다운로드 할 수 있다.선정된 시민축제 기획단은 2월 19일 이후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 공고 및 개별 통보로 안내 예정이며 추후 발대식을 통해 기획단으로 임명돼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1-24

“창의성 계발하려면 인문학·과학 섞여야”

에드워드 윌슨(92) 하버드대 명예교수의 신간 ‘창의성의 기원: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것’(사이언스북스)이 나왔다. 윌슨은 통섭(通攝·consilience), 바이오필리아(biophilia·생명 사랑) 등의 개념을 만들어 낸 저명한 학자다.사회성 동물학의 세계적 권위자이자 섬 생물 지리학, 사회생물학의 창시자이기도 한 윌슨은 ‘창의성의 기원’에서 “생물학의 그 어떤 것도 진화의 관점에서 보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유전학자 테오도시우스 도브잔스키의 말도 “과학과 인문학의 그 어떤 것도 진화의 관점에서 보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로 대담하게 확장의 필요성을 역설한다.창의성에 대한 연구는 사실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18세기 후반 천재성에서 분리되기 시작한 이 개념은 195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연구됐고, 지금은 보통 ‘새롭고 적절한 일을 할 수 있는 특성 또는 능력’으로 정의된다.윌슨은 인간의 창의성을 키메라(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기이한 짐승)적인 특성으로 파악한다. ‘수십만 년 전에 현재의 모습으로 완성된 뇌와 신체, 구석기 시대에 만들어진 감정, 중세에 형성된 관습, 명확한 의미도 목적의식도 없이 신 같은 능력을 휘두르는 기술’을 모두 갖춘 존재가 현재 인간의 모습이자 인간 창의성의 기원’이기 때문이다.따라서 창의성을 계발하고 확장하기 위해서는 인문학과 과학이 섞여야 한다는 게 윌슨의 강조점이다. “과학과 인문학은 창의성을 낳는 동일한 뇌 과정에서 기원한 것”이고, “통일된 과학과 인문학”의 조합만이 “인간 지성의 잠재적인 토대”라는 것이다. 우리 인류는 창의성 덕분에 과학을 토대로 한 첨단 기술 문명까지 이뤄냈다.윌슨에 따르면, 우리가 어디로든 선택한 곳으로 가고자 할 때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려주는 게 과학이다. 그리고 이 과학이 무엇을 만들어 내든 그것을 가지고 어디로 가야 할지를 알려주는 건 인문학이다.따라서 과학이 밝혀낸 사실들을 받아들이고 토대로 삼을수록 인문학도, 창의성도 범위가 넓어진다. 인문학과 과학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자기 이해’이기 때문이다.‘창의성의 기원’ 194쪽. /(주)사이언스북스 제공“사람들이 흔히 믿고 있는 것과 정반대로, 인문학은 과학과 별개가 아니다. 현실 세계나 인간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과정 어디에서도 둘을 가르는 근본적 틈새 따위는 없다.”“과학이 인문학의 토대가 된다면, 인문학의 범위가 더 넓어진다. 과학적 관찰이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현상을 다루지만, 인문학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무한한 많은 환상 세계까지 다룬다.”저자는 이처럼 과학과 인문학이 균형 있게 하나가 될 때 새로운 계몽 운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과학이 사실적 지식을 제시한다면 그 지식이 가치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인문학이어서다. 과학과 인문학이 더 깊이 융합할 때 두 분야가 상승효과를 보게 되고 창의성 계발 역시 새롭게 이뤄지게 된다.이 책은 창작 예술에 대한 저자의 찬양으로 가득 찬 책이기도 하다. 저자가 사랑했고 본인이 나비학자이기도 했던 나보코프 등의 소설, 인간 감정의 토대를 이루는 이야기와 인물의 ‘원형’을 보여주는 위대한 영화들, 사냥꾼의 황홀경과 생물학자의 탐구 정신을 융합하는 자연 저술 장르의 논픽션들, 인간의 감각 경험을 확대하는 미학적 놀라움을 담은 회화 작품들이 윌슨의 비평이 곁들여 소개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1-21

한일간 힘의 역전현상… 근본 원인을 파헤치다

일본 전문가로 꼽히는 이명찬 전 동북아역사재단연구위원이 쓴 ‘일본인들이 증언하는 한일 역전’(서울셀렉션)은 일본 전문가들의 분석을 통해 일본이 한국보다 뒤쳐지는 이유를 설명한 책이다. 일본의 경제 쇠퇴, 민주주의 후퇴 뒤엔 패전을 인정하지 않는 책임 회피적 사고가 근본 문제란 지적이다.10여 년간 일본에서 유학하며 게이오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마치고 12년을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연구위원으로 재직하면서 한일 관계를 연구한 저자는 양국 간 힘의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한다. ‘국뽕(국가에 대한 자부심에 도취돼 있는 상태)’ 섞인 주장이 아닌, 일본인들의 증언과 자료를 토대로 한일간 ‘갑·을’관계가 뒤집히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뒷받침한다.그리고 최근 두드러진 한일 갈등과 일본의 수출규제와 혐한 역시 ‘한일역전’ 현상이 일어난데 따른 결과임을 밝히고, 한일갈등을 해소할 궁극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한다.책은 일본이 한국에 추월당한 근본 원인을 일본의 정치·사회·문화적 후진성에서 찾는다. 먼저 시라이 사토시(白井聰) 교토 세이카대 교수가 쓴 ‘영속패전론(永續敗戰論)’을 소개한다. 일본이 패전을 종전으로 속여왔기 때문에 패전을 가져온 체제가 지속된다는 게 이 책의 핵심 내용이다. 일본은 ‘패한 적이 없다, 그러므로 차별한다’는 것이 ‘혐한(嫌韓)’의 근원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이어 한일 갈등을 불러일으킨 이유를 양국 정상의 차이점, 우경화 일본 대 민주화 한국, 한일 국력의 역전 등 세 가지로 설명한다. 가장 주된 원인은 일본 사회의 우경화를 결과적으로 가속한 한일 양국 간 국력의 극적인 변화에 있다고 강조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1-21

“포항의 인물 제대로 알리고 싶었어요”

김일광 동화작가.포항 지역에서 40년 가까이 동화 창작에 몰두해 온 김일광 작가가 새해 벽두에 청소년소설 ‘산남의진 의병장 최세윤’을 펴냈다. 흥해 고을 아전에 불과했던 최세윤이 일본의 침탈에 맞서서 분연히 일어나 사람들을 모으고, 의병장으로서 목숨을 끊기까지 그가 가졌던 가치관과 삶이 어떻게 변화해 가는가를 주목한 작품이다. 어떤 사건과 사람을 만나면서 그는 백성의 존귀함을 보았을까. 백성이라는 존재가 지니는 가치를 좇아가고자 했던 최세윤이라는 인물을 이 소설은 보여주고 있다. 김 작가는 오늘을 살아가는 지역사람들에게 최세윤을 중심으로 일어났던 이 지역 의병의 모습을 통해 우리의 참 모습을 드러내고자 한다. 그들의 얼굴이 곧 잊었던 우리의 얼굴임을 말하는 그를 지난 20일 송도 해변에서 만났다.- 새해를 맞으면서 함께 나누고 싶은 생각은?△만나는 사람마다 어렵다는 이야기를 한다.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전 세계 사람들의 일상이 정지된 상태로 지냈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모임이 조심스러운 나날이었다. 처음에는 이러다 말겠거니 했지만 1차, 2차, 3차로 유행이 이어지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창궐의 기간을 지내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에게 지배당하고 있는 꼴이다. 그러나 우리는 위기일 때마다 나름대로 답을 찾았던 것처럼 이번에도 곧 일상을 찾으리라고 본다. 이럴 때일수록 서로에게 손을 내밀고 손을 잡아주면서 함께 이겨나가야 한다. 아울러 지금까지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아야 한다. 지구는 인간만을 위해서 창조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지구의 모든 생명체에 대한 존중심도 배워 나가야 할 것이다.- 지난해 스페인에서 ‘귀신고래’가 번역 출판이 되었고, 올해는 우리 지역 의병장 최세윤을 펴냈는데?△지난해에 스페인 베르붐 출판사를 통해 번역 출판되었다. 개인적으로 영광이었다. 이어지는 이야기 같지만 코로나19로 스페인으로 가서 독자들을 만날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산남의진 의병장 최세윤’은 우리 지역 흥해를 중심으로 일어난 의진이다. 을미사변과 단발령을 겪으면서 지역의 의기를 모아서 일본군과 맞서서 많은 전과를 얻었지만 걸맞는 평가를 받지 못해 왔다. ‘산남’이라면 바로 문경새재 남쪽, 즉 영남을 말한다. 영남에서 가장 치열하게 싸운 의진이다. 또 산남의진 의병장 이라면 1, 2대 의병장은 많이 언급 되고 있는데 3대 의병장인 최세윤은 늘 뒤로 밀렸다. 그래서 그 공적을 제대로 평가해 보자는 의미에서 책으로 내게 되었다.김일광 동화작가의 청소년 소설 ‘산남의진 의병장 최세윤’ 표지.- 최세윤을 통해서 보여주고 싶은 게 무엇인가?△사실 최세윤 의병장에 대한 기념사업은 오래 전부터 있었다. 몇 년 전에 그 사업의 하나로 임성남, 이순영 두 분과 함께 스토리텔링 작업을 한 적이 있다. 그 일을 한 뒤에 혼자서 느낀 게 최세윤 의병장에 대한 결례를 범했다는 것이었다. 정성을 다하지 못했다는 자책이었다. 그래서 몇 년을 두고 다시 자료를 찾고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청소년소설로 재창작을 하게 되었다. 특히 이 책에서는 최세윤의 인간적인 변화를 따라가려고 애를 썼다. 아전 자리에 있었던 게 전부인 그가 어떻게 흥해, 청하, 죽장을 중심으로 한 의기를 가진 백성들의 중심이 되었으며, 그들을 이끌고 의진을 일으킬 수 있었던가. 또 그 과정에서 인간적인 고뇌는 무엇이었으며, 그 모든 걸 어떻게 딛고 일어섰는가를 조명하고 싶었다. 서둘러 낸 것은 우리 지역이 지진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시 떨치고 일어설 수 있는 정신을 의병장 최세윤에게서 찾고 싶었다.- 우리 지역 인물과 이야기를 중심으로 많은 책을 펴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어느 지역이든 그 지역만이 갖고 있는 인문적 자원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 지역에 대한 인문적 자긍심을 놓치고 있었던 면이 없잖아 있다. 그래서 우리의 입에서 ‘문화 불모지’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다른 지역에서는 포항제철의 도시라고만 불렀다. 과연 그럴까. 아니다. 우리 지역에는 많은 인문자원을 이미 갖고 있으며, 나름의 역사와 전통과 문화를 갖고 살아왔다. 다만 우리가 그 평가에 인색했을 뿐이다. 저는 그동안 우리 지역 인문자원을 찾아서 바로 세우고, 알리는 작업을 했다고 보아 주셨으면 한다. 조금은 건방진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만….- 앞으로의 계획과 바람은?△올해부터는 특별한 계획을 세우지 않으려고 한다. 제 나이도 있고 해서 지금껏 해 온 작업을 정리해 나가려고 한다. 지금 하고 있는 ‘연오랑 세오녀’ 노래극 창작을 마무리하고 싶다. 시간이 허락하고 여건이 주어진다면 생명, 환경 등에 관심을 갖고 싶다. 이번 코로나19 사태 원인도 바로 거기에 있다. 또 하나는 후배들에게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 제 경험으로 보았을 때 지역에 있으면서 문학을 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모든 예술활동이 그렇지만 출판문화도 서울 중심이다. 그런 여건은 쉽게 변하지 않을 거다. 후배들이 힘들어 하는 그런 심부름을 하고 싶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1-20

‘푸른시’ 열아홉 번째 동인지 발간

포항지역 문단을 대표하는 시동인 ‘푸른시’(회장 김말화)는 최근 열아홉 번째 동인지 ‘푸른시’ 2020 제19호를 출간했다. 사진푸른시 동인은 포항문인협회에서 활동하는 젊은 시인들이 지역 문학의 한계를 극복하기위해 활발한 창작 활동을 하고자 결성된, 이미 문단에 알려진 동인이다. 현재 활동 회원은 손창기, 김말화, 김선옥, 김성찬, 김동헌, 남정화, 조혜경, 김우전 등 모두 8명이다. 이들은 매월 1회 합평을 통해 창작욕을 다지고, 푸르른 시의 세상을 물들이고자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이번에 출간된 ‘푸른시’ 제19호에는 장인수 시인의 ‘여덟 가지(젖가슴, 달리기, 디카시, 미각, 반려견, 몸, 넝쿨손, 우주)에 대한 짧은 시론’과 울산에서 활동하는 ‘변방’ 시동인 11명의 지역 초대시인의 시를 실었고, 특집시 지면에는 하재영 시인의 신작시 15편을 실었다. 동인 작품으로는 신작시 64편과 오홍진 평론가의 ‘차가운 세상 너머에서 빛나는 푸른시’ 제목의 동인시 해설을 실었다. 또 두 권의 회원 시집을 회원이 서평한 손창기 시인의 김말화 시집 ‘차차차 꽃잎들’ 서평과 김말화 시인의 김동헌 시집 ‘지을리 이발소’ 서평을 수록했다.김말화 푸른시 회장은 “푸른이라는 말 속엔 ‘첫’이란 싱싱함이 들어있다. ‘첫’은 시작이고 관계이며 마음이다. ‘푸른시’는 그 ‘첫’을 잊지 않고 변함없이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라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1-20

대구시향, 올해 첫 공연 비대면 개최

대구시향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대구시립교향악단이 올해 첫 공연인 ‘제471회 정기연주회’를 비대면으로 개최한다. 코로나19 지역감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서다.공연은 22일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녹화 후, 25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유튜브 채널을 통해 중계할 예정이다.이날 무대는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 지휘 아래 50여 명의 대구시향 현악 오케스트라를 중심으로 앙상블을 이룰 예정이다.비말 감염을 우려해 관악기 편성은 최소화했고, 대신 절묘한 호흡과 완벽한 사운드로 정평이 나 있는 대구시향 현악 오케스트라의 매력을 한껏 느껴볼 수 있다.바이올리니스트 이지혜.연주곡은 마스카니의 대표작인 단막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중 ‘간주곡’과 베토벤의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로망스 제2번’, 마스네의 오페라 ‘타이스’ 중 ‘명상곡’, 차이콥스키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 등을 들려준다. 바이올린 협연은 2015년 독일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의 제2바이올린 악장으로 임명된 바이올리니스트 이지혜가 맡는다.공연은 유튜브 홈페이지(www.youtube.com)에서 대구콘서트하우스 채널을 검색하면 감상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1-20

국립대구박물관 누리집 온라인콘텐츠존 운영

국립대구박물관(관장 함순섭)이 비대면 문화 확산에 따라 박물관 누리집에 ‘온라인 콘텐츠 존’을 마련했다. 전시, 교육, 소장품을 주제로 한 30초~5분 분량의 영상물 64편이 실렸다.△전시 콘텐츠전시 콘텐츠 영상은 대구박물관의 상설전시, 특별전 등을 중심으로 콘텐츠를 구성했다. 2019~2020년에 걸쳐 새롭게 단장한 상설전시실의 주요 전시품과 그 내용을 알기 쉽게 소개했다.중세문화실 실감콘텐츠 공간의 ‘회혼례첩’의 실제 상영 모습도 담았으며, 특별전을 주제로 한 ‘선비의 멋, 갓’의 온라인 개막식, 온라인 전시, 학예연구사의 전시 해설 등을 감상할 수 있다.특히 이미 전시가 끝나 관람할 수 없었던 특별전들의 결과물은 5분 내외의 역사다큐멘터리로 제작했다.‘이영희 기증 복식, 새바람’, ‘여성 한복, 근대를 만나다’, ‘금호강과 길’, ‘마침내 찾은 유적 고대마을, 시지’, ‘‘깨달음을 찾는 소리, 소리로 찾은 진리’, ‘글 읽는 소리, 책 읽는 마음’, ‘상어, 그리고 돔배기’, ‘대구의 뿌리, 달성’ 등 9개의 주제를 다룬다.△교육 콘텐츠14편의 교육콘텐츠에는 어린이 맞춤 콘텐츠 채널로 ‘어린이 교육꾸러미’와 ‘디지털아트존’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어린이 교육꾸러미는 그 속에 담긴 페이퍼 토이와 휴대폰 거치대 만들기를 안내하고, 단령과 활옷 이야기, 흉배 속 동물이야기를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한다. 디지털아트존의 실감콘텐츠 ‘박물관 속 동물원’의 생생한 모습도 담았다.△소장품 콘텐츠상설전시실 전시품을 흥미롭게 해설하는 소장품 콘텐츠는 총 7편으로 ‘대박의 리뷰’, ‘대박썰기(設記)’로 꾸며진다. ‘대박의 리뷰’는 소장품을 현재의 물건과 비교하는 내용으로 고대문화실의 허리띠, 귀걸이, 중세문화실의 문방사우 등을 다룬다. 또 ‘대박썰기’는 박물관의 소장품을 소개하고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전달하는 내용으로 서매수초상, 흥선대원군 기린 흉배 등을 주제로 했다.국립대구박물관 측은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도 박물관을 즐길 수 있도록 지난 1년 동안 다양한 주제와 방식으로 콘텐츠를 제작했다”고 전했다.대구박물관 온라인 콘텐츠는 별도 회원가입 없이 누구나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누리집 주소: https://daegu.museum.go.kr/유튜브 주소: http://youtube/c/국립대구박물관DaeguNationalMuseum/featured/윤희정기자

2021-01-19

“삶에서 우려내는 예술, 학문으로 전승”

포항 중진 서양화가 박경숙 작가가 지난해 11월 중앙로 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 내에 ‘박경숙아트연구소’를 열었다. 작고 오래된 2층 공간인 연구소는 전시회와 더불어 아카이브, 조사·연구, 아티스트 워크숍이 한자리에서 가능하도록 설계된 공간이다. 지역 최초 큐레이터이기도 한 박 작가는 오랫동안 축적된 경험들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지속적인 기록 작업을 하기 위한 연구소를 열어 오랜 염원을 실현했다. 박 작가를 19일 만났다.-연구소를 연 소감은?△어느 날 문득 세월의 두께를 품고 있는 추억의 자료들을 마주하는 일이 있었다. 오래된 팸플릿을 보면서 낡은 옛것 또한 꿈틀거리는 생명을 품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 자료들은 행복감과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해 주었다.행복이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일상이 진정한 삶의 본질이고 철학인 것을 깨달았다.예술은 삶에서 우려내어진다. 다양한 인간의 삶의 모습을 담은 정신적 산물이기도 하다. 인간의 정신적 영역 활동과 가치 탐구가 인문학이라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여기가 세계의 중심 무대이며 살아가야 할 의미를 찾아야 할 곳이라고 생각했다.우리 동네 문화예술사의 인물, 자료 등 소진될 우려가 있는 것을 연구소를 통해 발굴 및 재조명하고 기록하고자 한다. 그 취지에 대한 지역 예술인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사랑방 같은 공간이 없는 지역 화단에서 사람의 정이 묻어나는 문화공간이 만들어져서 기쁘다는 반응도 기분이 좋다. 전시회가 열릴 때는 공간 명칭은 ‘다락방미술관’으로도 불리게 된다.-연구소가 기획한 첫 전시회인 ‘어게인 1981년’전이 주목받고 있다. 소개해 달라.△‘어게인 1981년’전은 현재 포항 화단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50대와 60대의 미술가들의 젊은 시절에 제작했던 작품들과 아카이브 자료들을 전시하고 있다. 과거 아카데미 극장을 중심으로 포항청년미술 문화가 시작되었고 이들에 의해 본격적인 포항 화단이 형성되었다는 점을 상기하기 위한 기획이다.1981년 ‘향토미술회전’과 1988년 창립된 ‘포항청년작가회’를 중심으로 마련된 전시이며, 향토미술회전의 창립연도를 전시 제목으로 잡았다.현재 포항 화단이 다소 생기를 잃어가는 분위기에서 다시 한번 포항 화단의 열정과 신선함이 회복되기를 바라고자 함이다. 아울러 1980년대의 지역 화단을 재조명하고, 역사적 인식을 제고하는 한편 기록을 남기고자 마련됐다. 무엇보다도 순수성을 찾아보기 힘든 요즈음 과거 풋풋한 청년 미술문화를 엿보고 인문학적인 요소들인 주요공간, 인물, 사건들을 기록하고 추억해 보고자 준비했다. 원래 지난해 11월 27일까지 전시 기간이었으나 올해 2월 말까지 연장 전시가 되고 있다.-경북 대구 근대미술사 아카이브를 정리하고 있는데?△포항의 미술문화는 표면적으로는 깊이가 없는 빈곤한 미술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겸재 정선을 제외하고 곽석규를 시발점으로 보면 근 100년사를 갖고 있다. 우리 지역 출신 작가들을 포함해 국내 유명작가가 우리 지역 풍경을 남긴 작품들이 미술 교과서에도 실릴 정도로 유명한데, 정작 지역민들은 거의 아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었다. 지역 근대작가들은 현대 작가로서의 위상과 함께 교육자로서, 지역 미술 발전을 위한 행정가로서 이룩해낸 괄목한 업적으로 인해 문화인적 자원으로서의 경쟁력이 매우 크다.1900년대 활동했던 영일 출생인 곽석규, 포항 출신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장두건·장석수 등을 포함해 김종영·황술조·손일봉·서창환·김우조·이경희·최종모·조진수·조희수 작가 등은 타 지역 출신으로 지역에 머물거나 우리 지역을 사랑해 직·간접적으로 포항 미술사에 영향을 크게 끼친 작가들이다. 또한 배원복·권영호·김두호 작가는 초기 포항 화단 형성에 일조와 더불어 지역을 지키며 차세대를 길러온 작가들이다. 이들을 통해 포항만이 가지고 있는 문화 인적 자원이 스토리텔링화 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지고, 지역 전통예술을 살아 있는 학문으로 전승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록, 조사하고 있다.-앞으로의 계획과 바람은?△잊히고 기록되지 않았던 포항문화예술 특히, 미술 부문의 발자취와 인물, 그들의 작품제작 동기 등 각종 자료 발굴과 수집, 재조명하는 전시회와 함께 우리 지역만이 가지고 있는 미술문화를 특성화된 문화 예술적 자원으로 쓰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연구, 조사할 생각이다. 앞으로 이런 자료들이 보다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책으로 발간을 할 계획이다. 지지치 않고 끝까지 갈 수 있도록 문화예술인들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1-19

로맨틱코미디 오페라 ‘사랑의 묘약’ 지친 마음 치유할 마법의 시간

이탈리아 오페라 작곡가 가에타노 도니체티(Gaetano Donizetti)의 대표작 ‘사랑의 묘약’이 오는 28∼30일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오른다.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새해 첫 전막 오페라면서 새해 첫 오페라 무대로 코로나19로 힘겨운 시간을 보낸 지역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담았다.로맨틱 코미디 오페라의 대명사로 불리우는 ‘사랑의 묘약’은 누구나 한 번쯤 꿈꿔봤을 법한 사랑에 빠지게 하는 묘약을 두고 펼쳐지는 낭만적인 이야기로, 테너 아리아 ‘남 몰래 흘리는 눈물’로 특히 유명한 작품이다. ‘세비야의 이발사’, ‘돈 파스콸레’와 함께 이탈리아 3대 코믹오페라로 손꼽힌다. 1880년대 이탈리아 작은 시골마을에서 신비한 묘약으로 둔갑한 싸구려 와인이 사랑의 메신저가 돼 남녀 주인공이 진정한 사랑을 찾는다는 내용을 담은 희가극이다. 1832년 밀라노 카노비아나 극장에서 초연된 뒤 세계적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았다.돌팔이 약장수에서 속아 싸구려 포도주를 사랑의 묘약이라고 믿고 마신 시골청년 네모니로가 우여곡절 끝에 사랑하는 여인 아디나와 맺어지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린다.스피디한 희극의 전개속도와 재치 넘치는 등장인물들로 시종일관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는 한편 웃음 사이사이에 흐르는 우아함과 서정적인 음악은 오페라를 처음 접하는 이들까지도 매료시킬 것으로 기대된다.이번 공연은 지난 2019년 영아티스트 오페라로 공연된 프로덕션 무대를 활용했다. 대구시립합창단 박지운 상임지휘자의 지휘와 오페라 전문 연출가 유철우 연출이 무대를 새롭게 이끈다.당차고 적극적인 아가씨 아디나 역에 소프라노 이경진과 이소명, 아디나를 짝사랑한 순진한 네모리노 역에 테너 권재희와 조규석, 네모리노와 라이벌 관계인 군인 벨코레는 바리톤 김만수와 서정혁, 싸구려 와인을 묘약으로 속여 파는 사기꾼 약장수 둘카마라 역에 베이스 윤성우와 장경욱이 무대에 오른다. 대구오페라하우스 상주단체이자 오페라 전문 연주단체인 디오오케스트라, 대구오페라콰이어가 연주한다. 공연 시간 28·29일 오후 7시 30분, 30일 오후 3시,/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1-18

포항문학 통권 47호 발간

‘포항문학’47호 표지.포항문인협회(회장 서숙희)는 최근 기관지 ‘포항문학’ 통권 47호를 발간했다. 연간지로 발간하는 ‘포항문학’은 이번 47호에서 특집1 ‘코로나 시대의 문학’과 특집2 사진에세이 ‘치유와 회복의 길-포항 그린 웨이를 가다’를 필두로 전국에서 주목받는 작가들의 초대 작품들과 문인협회 회원들의 시, 수필, 소설, 서평 등 90여 편의 작품을 실었다.호를 거듭할수록 전국 문단과 문인들의 주목을 받아온 ‘포항문학’은 올해 사회에 좀 더 천착하고자 특집‘코로나 시대의 문학’과 사진 에세이 ‘치유와 회복의 길-포항 그린 웨이를 가다’를 마련했다.특집 1은 우리가 직면한 시대적 상황에 맞추어 코로나 시대의 문학을 마련해 코로나 시대를 진단하고 문학의 미래를 짚어본다. 이병철 문학평론가의 ‘혐오와 분리의 감각 그리고 타자 윤리 사이-코로나 시대의 시 읽기’와 안지영 청주대 교수의 ‘최근의 SF 문학과 포스트-코로나 상상하기’를 실었다.특집2 사진에세이에서는 소설가 김영씨가 포항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고 있는 포항 그린 웨이를 걸으며 쓴 사진 에세이를 실었다. 일상의 행복, 아름다운 동행, 치유와 회복을 경험하는 생명의 길을 김주영 사진가긔 사진과 함께 적었다.문예지 특성을 살린 본격 문학작품으로 김나연, 조혜전, 민구식 시인들의 신선한 시들과 김강, 김도일, 안준우의 회원 소설, 회원 수필 이순혜 ‘오월의 마늘 밭에서’등 17편을 실었다. 초대작품들은 현 한국문단의 흐름과 수준을 가늠케 하는 수작들이다. 또한 포항문인협회 작가들은 지역과 이웃의 삶을 통해 그 수고로움과 아픔, 기쁨 등을 문학적 언어로 담아냈다.이밖에도 서평으로 현택훈의 ‘은유의 미래를 도모하기 위해-손창기 시집 빨강 뒤애 오는 파랑’등 7편을 실었고 회원 시조 김귀현 ‘중간 정산’등 18편을 소개하고 있다.서숙희 포항문인협회장은 “전 인류의 삶을 혼돈으로 몰아넣으며 엄청한 사회적 문화적 현상을 가져온 코로나19 팬데믹이지만 올해엔 다시 찾은 일상, 맑고 정돈된 생활환경 속에서 더욱 알찬 기획 아래 100여 명 회원 모두가 참여하는 활기 넘치고 풍성한 포항 문학의 발전이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1-18

73개국 달군 제14회 DIMF 개막콘서트 美 공연 OTT플랫폼 진출 ‘첫발’

(사)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DIMF)이 지난해 온라인 글로벌 콘서트로 화제를 모은 제14회 DIMF 개막콘서트 ‘DIMF ON-TACT’로 미국 공연 OTT 플랫폼 진출에 첫발을 내딛는다.지난해 10월 DIMF가 사상 최초 비대면 라이브 공연으로 진행한 ‘DIMF ON-TACT’는 국내 최정상 뮤지컬 배우들이 총출동해 선보인 뮤지컬 갈라 콘서트이다.이 공연의 생중계 실황은 국내 네이버 공연 라이브를 통한 실시간 무료 송출과 해외 OTT 플랫폼(티켓피아, PRESENTIED LIVE)을 통한 미국, 캐나다, 일본, 태국 등 72개국을 대상으로 한 유료관람권 판매건까지 포함해 총 8만5천977 뷰를 기록한 바 있다.개막콘서트의 글로벌 온라인 상영을 통해 비대면 콘텐츠의 영향력과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확인한 DIMF는 미국의 공연 전문 OTT플랫폼인 브로드웨이 온 디맨드(Broadway on Demand·이하 BOD)를 통해 오는 24일 오후 2시, 7시(미국 동부 시간, EST) 2차례에 걸쳐 공연 실황을 상영해 뮤지컬의 본 고장인 미국 전역에 DIMF 와 K-Musical 알리기에 나선다.BOD는 지난해 5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브로드웨이를 비롯해 전 세계 공연시장의 셧다운(shutdown)이 이어지는 중 온라인을 통해 공연 콘텐츠를 선보이고자 출발했다. 현재 90여 개국 2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공연 실황과 백스테이지 투어, 토크쇼 등 공연과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를 유·무료로 서비스하고 있다.DIMF의 BOD 진출은 지난 2018년 MOU를 체결한 뉴욕 현지 공연유통사 ‘하모니아홀딩스(Harmonia Holdings, Ltd.)’ 켄 딩글다인 대표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이뤄졌다.브로드웨이와 오프(off) 브로드웨이 뿐 아니라 영국 웨스트엔드,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세계 각국에 공연을 배급하고 있는 켄 대표는 MOU체결 이후 DIMF와 차세대 뮤지컬 인재 양성 및 대구와 뉴욕을 잇는 뮤지컬 교류에 적극적으로 협력 중이며, 현재 BOD의 글로벌 전략 담당으로도 활약 중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1-18

‘오색영롱, 한국 고대 유리와 신라’ 특별 강좌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최선주)은 한국 고대 유리 특별전 ‘오색영롱, 한국 고대 유리와 신라’와 연계해 특별 강좌를 개최한다. 한국고대 유리 연구의 권위자인 권오영(서울대 국사학과) 교수와 김규호(공주대 문화재보존학과) 교수를 초빙해, 고대 한국 유리에 관한 특별 강연을 개최한다.국립경주박물관은 지난해 12월 8일 특별전 ‘오색영롱, 한국고대 유리와 신라’를 개관한 바 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임시 휴관했다가 지난 4일 재개관한 바 있다. 이번 특별 강연은 특별전 재개관에 대한 홍보와 관람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마련됐다. 18일과 25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유튜브 생중계 예정(https://youtu.be/QTmCvCxsd7k) 한다.권오영 서울대 교수는 삼국시대부터 통일신라시대에 이르기까지, 유리 출토 상황과 연구 성과를 조망하고, 이를 바탕으로 백제 권역과 신라 권역의 유리의 특성이 서로 다른 점에 주목했다. 이에 이러한 차이가 유통망의 차이와 사용자측의 기호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나아가 고분에서 출토된 신라의 유리용기들은 실크로드 가운데 북방 초원길을 통해 유입되었을 것으로 전망했다.김규호 교수는 출토 유리의 과학적 성분 분석을 통해, 납, 포타쉬, 소다, 알칼리 혼합의 네 가지 종류가 있음을 검증했다. 특히 신라의 유리제품은 로마계통, 메소포타미아 계통, 동남아 계통 등 내용 중에서 다양한 문화가 도입, 변천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1-17

“산·들·강·바다 품은 포항은 신비로운 도시”

“포항의 상징, 풍경, 종교, 인물, 갈등을 나열하는 방법을 택하여 계속 사진 작업을 해나가 보려고 합니다”최근 포항을 소재로 작업한 새 사진집을 펴낸 사진작가 안성용(55)의 각오다. 안 작가는 1990∼2000년대 포항의 서민촌 송도에서 촬영한 송도 풍경 연작으로 널리 알려진 사진작가다. 최근에도 포항 곳곳을 돌며 변화하는 도시와 시민들의 생활상을 렌즈에 담으며 다큐멘터리 사진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대표작으로 꼽히는 사진집 ‘더 포항’을 펴낸 그를 16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인간과 도시와 문명을 화두로 작업을 해오고 있다. 이런 작업은 언제부터 시작했으며, 어떤 계기가 있었나.△90년도 포항에 와서 송도를 촬영하면서 인간이 살아가면서 갖추어야 할 조건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송도는 아름다운 형산강의 마지막 마을이고, 건너편에는 현대문명의 상징인 거대한 첨단 제철소가 우뚝 서 있다. 근대문명이 인류에게 가져온 물질적, 사회적 및 문화적 혜택을 부정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그 이면에 존재하는 자연파괴, 빈부의 극심한 격차, 정신적 가치의 물질적 가치의 종속 이러한 것을 긴 시간 바라보았다. 김일광 작가의 기록에 의하면 송도는 포항과 떨어진 5개의 작은 섬 중의 하나였다. 한 세기 전만 해도 10여 호도 안 되는 어부들이 정어리, 오징어 등 해물을 잡으면서 가난하지만 평화롭게 살 수 있었던 백사송림의 이름난 해수욕장으로서 사람들이 전국에서 모여들던 휴양지였다.-‘자신이 살고 있는 동시대를 사진으로 사랑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한 말이 인상적이다.△다큐멘터리를 하는 사진가라면 누구나 필연적으로 자신이 선 땅에 관심을 갖기 마련이다. 영양 일월에서 태어나서 어릴 때는 고향에 관심이 있었고, 학교를 대구에서 다녀서 대구에 관심이 있었다. 지금은 포항에 온 지 30년이 되었다. 사진은 단순한 이념이나 주장이기 전에 언어적 구조물이며, 모든 구조는 나름대로의 질서, 조화, 스타일의 함축이자 동시에 그러한 결과물이다. 그러한 내용을 구현하는 표현의 형식미를 이 시대와 연결한다면 흥미롭다. 아무리 뛰어난 사진 기술이 있어도 자기가 살고 있는 사회를 바라보는 따뜻한 애정이 없다면 그 사진 기술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설령 동시대에 지대한 관심을 가진 능력 있는 사진가라 하더라도 시간이 없어서 실천을 못 한다면 그 애정도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안성용 사진작가-전업 사진작가로 나서기 위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었다고 했는데 후회는 없나.△지금 생각해 보면 10여 년 직장 생활을 했고 20년 동안 사진가의 길을 가고 있다. 직장 생활을 계속했다면 하는,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호기심도 있다. 자녀에게 좀 더 풍요로운 조건을 제공해줄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진가의 길이 어렵지만, 이미 너무 많이 왔기에 후회보다는 그냥 아득하다. 처형 딸이 사진학과를 간다고 하니 심장이 쿵쿵거린다. 사진은 많은 시간이 흘러서 자신의 보는 방법이 나와야 한다. 본다는 것은 자신과의 끊임없는 싸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이번 사진집엔 어떤 것들이 담겼나.△고향에 대한 향수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작가의 시선을 넘어서 객관적으로 아직 아름다운 도시를 기록할 수 있다는 게 다행스럽다. 포항은 산, 들, 강, 바다를 갖고 있는 신비로운 도시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별로 편집했으며 타지역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장소 정도라고 보면 된다. 포항에서는 눈을 보기가 어렵다. 눈 온 겨울 풍경과 포항은 과메기가 유명하니 과메기 사진에 정성을 담았다. 몇 년 전부터 포항시와 관련된 사진을 촬영한 것과 변화되어가는 유·무형의 문화유적과 사람 사는 모습을 기록, 발표하여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산들이 잘 소개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앞으로의 계획과 바람은.△사진 작업에 있어서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가 가장 큰 숙제이다. 다양하면서도 일관성 있는 관점을 어떻게 유지해 나가느냐는 문제 때문이다. 포항은 빛의 도시다. 빛은 사진을 말하는 것이기에 사진적인 도시로 정착하기를 바란다. 가까운 도시들은 사진 행사를 대규모로 한다. 정작 포항을 생각 해보면 안타까운 게 현실이다. 도시의 정체성을 빛, 태양으로 집중할 필요가 있다. 수준 높은 사진 행사와 사진 관련 도서관을 만들고 싶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1-17

평화를 꿈꾸지만, 현실은 전쟁의 연속

지난 3천년간 인간은 평화를 꿈꿔왔지만, 전쟁은 언제나 인간의 삶을 파괴하며 아직도 우리 곁에 맴돌고 있다. 지금도 예멘과 우크라이나 등에서는 내전이 계속되고, 오래된 앙숙 파키스탄과 인도에서는 일촉즉발의 상태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정전이 아닌 휴전 상태가 지속되는 중이다. 인류 역사상 전쟁은 한시도 멈춘 적이 없었다. 그렇다면 평화라는 이상이 전쟁이라는 현실에 번번이 밀려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째서 인간은 그 이상을 실현하지 못하는 것일까?조너선 홀스래그 벨기에 브뤼셀자유대 국제정치학 교수의 ‘권력 쟁탈 3,000년’(북트리거)은 철기 시대부터 현대에 걸친 3천년 전쟁과 평화의 역사를 들여다보며, 나라와 민족 간에 전쟁이 벌어지는 다양한 원인을 탐색한다. 저자는 인류의 역사를 조감하면서, 고대 이집트부터 중국 한나라, 로마 제국, 이슬람 제국, 냉전을 거쳐 21세기 초입에 이르기까지 전쟁과 평화의 균형이 어떻게 바뀌어 왔는가를 추적한다.저자는 이 방대한 역사 안에서 시대와 지역을 가로질러 반복돼 온 패턴을 찾아내고, 전쟁에 관한 우리의 일반적인 관념을 뒤흔들며, 국제정치의 본질을 파헤치는 질문을 던진다. 상업과 무역은 정말로 국제 평화를 증진할까? 민주주의와 참여가 전쟁을 예방할 수 있을까? 전쟁은 권력에서 비롯되는 보편적 죄악인가? 지정학적 긴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지금, 저자는 인간이 지금까지 어떤 길을 선택해 왔는가를 밝히며 우리가 평화를 당연한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한다.저자에 따르면 전쟁이 시작되는 원인은 네 가지다. 첫째는 지배자의 권력과 야심이다. 나라의 힘이 너무 커져도, 너무 작아져도 전쟁은 일어났다. 국가의 힘이 강해지면 인근 지역을 정복하려고 공격했다. 국력이 쇠하고 내부 정치세력이 붕괴되면 이웃 나라가 쳐들어왔다. 국내 반란과 소요를 진압하려고 외세를 끌어들였다가 오히려 더 큰 혼란에 빠지는 경우도 많았다.둘째는 안보강화다. 한 나라가 안보를 강화하기 시작하면 주변 나라들은 불안해한다. 안보력을 키우는 게 공격을 위한 것인지 방어를 위한 것인지 속내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안보 경쟁은 결국 전쟁으로 이어진다.그 다음은 중요 교역로를 장악하려는 욕망. 가장 대표적인 곳이 실크로드다. 고대 이란 왕국이던 파르티아제국, 인도의 쿠샨제국, 흉노 연합국 등이 실크로드를 차지하기 위해 난투를 벌였다.마지막은 지나친 종교 신념이다. 기독교와 이슬람교 등 모든 종교와 신념은 반드시 ‘성스러운 전쟁’을 일으켰다. 역사상 많은 종교가 평화와 자비를 설파했지만, 한편으로는 모두 전쟁의 원인과 근거가 됐다. 십자군전쟁이 대표적이다. 저자는 “평화를 만드는 건 도덕이나 이상이 아니라 전쟁의 공포”라며 “인간의 도덕성에 기대어선 평화를 유지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인간이 자연 상태에서 살아남으려면 권력을 키워야만 하고 권력은 일단 최선의 안보”라고 설명한다.힘이 있으면 타인에게 지배당하지 않는다. 힘이 없으면 착취와 결핍과 학대를, 최악의 경우엔 죽음까지 강요당한다. “황금시대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자식을 전쟁에 내보내야 했고 무거운 세금을 내야 했다. 전쟁은 수평선에 걸린 불길한 먹구름처럼 언제나 거기에 있었다”는 것이다.저자는 “안보와 탐욕은 동전의 양면”이라고 주장한다. 발전은 새로운 욕망을 낳고, 인간의 욕구는 충족되지 않는다.평화라는 이상이 전쟁이라는 현실에 그토록 빈번하게 밀려난 이유를 설명할 단 하나의 완벽한 이론은 존재하지 않는다. 유념해야 할 점은 있다. 전쟁은 어쩌다 실수로 일어나는 사건이 아니라 시기와 지역을 가리지 않고 찾아볼 수 있는 보편적 사건이라는 것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1-14

대구오페라하우스 새해 첫 공연… “어디서든 함께하세요”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오는 16일 오후 3시 ‘2021 신년음악회-D·opera with 강석우’를 무대에 올린다. 새해 첫 공연인 동시에 객석의 관객들과 함께하는 지역의 첫 대면 공연이다. 이날 음악회는 문화예술전문채널 ‘arte TV’ 생방송과 대구오페라하우스 공식 유튜브 채널(https://www.youtube.com/user/doh2013)을 통해 실시간으로 생중계된다.신사답고 부드러운 이미지의 배우이자 CBS음악FM ‘아름다운 당신에게’ 진행자로 클래식 대중화에 힘써온 인기 배우 강석우가 사회를 맡고, 베하필하모닉 예술총감독 겸 상임지휘자인 김봉미가 지휘하는 이번 공연은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 새해를 힘차게 맞이하는 다채로운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 ‘카르멘’, ‘리골레토’, ‘나비부인’ 등 2020년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를 빛낸 오페라 속 유명 아리아들을 들려준다. 또한 오페라 ‘탄호이저’의 ‘대행진곡’과 같은 합창곡들, ‘봄의 소리 왈츠’, ‘무제타의 왈츠’를 비롯한 왈츠 모음곡 등을 중창과 합창 등으로 연주한다.소프라노 마혜선·이경진·이윤경, 메조소프라노 박소진·손정아, 테너 김동녘·김성환·박신해, 바리톤 서정혁·임봉석·허호 등 정상급 성악가들과 오페라 전문 연주단체인 디오오케스트라, 대구오페라콰이어가 출연한다.2019 음악춘추콩쿠르와 예원음악콩쿠르 바이올린 전체부문 1위를 수상한 신동 바이올리니스트 김서현(신원초 6년) 양의 ‘카르멘 환상곡’ 연주도 주목할 만하다.대구오페라하우스는 이번 신년음악회를 맞아 관객을 위한 특별한 이벤트와 ‘땡큐박스’ 등 깜짝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 대구오페라하우스 전화(053-666-6170) 및 홈페이지(www.daeguoperahouse.org/ticketpark.com)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1-13

겹겹이 쌓인 자연의 색, 마음 어루만져

코로나19로 힘든 시민의 마음을 따스한 그림으로 어루만져주는 전시회가 열린다.포항지역 아마추어 수채화 작가들의 모임인 스케치풍경회(회장 유정주) 11회 회원전이 오는 16일부터 2월 28일까지 포항수협갤러리에서 펼쳐진다.스케치풍경회는 수채화가 김엘리 수채화 교실에서 시작해 2010년 창립전을 가진 이래 11년이 흘렀으며 벌써 11회째 전시를 갖는다. 맑고 투명한 수채화를 사랑하는 아마추어 미술인들 30여명이 ‘스케치풍경회’란 이름으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아마추어라곤 하지만 붓을 든지 15년이 가깝도록 이미 상당한 실력을 갖추고 개인전을 열거나 각종 공모전에 수상한 회원도 있는 내실 있는 단체이기도 하다.최근 몇 년 전부터 수채화만이 아닌 다른 장르의 회원들도 가입해 포항 근교의 풍경을 소재로 스케치 여행을 떠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창립한 이후 포항문화예술회관 등에서 정기전 10회 및 여러 곳에서 초대전을 가졌다. 30대에서 70대까지 주부, 교사, 사업가 등 다채로운 직업을 갖고 있는 이들은 정규 미대를 졸업하지 않았지만 작품에 대한 열정만은 대단하다.이번 전시회에는 회원 21명이 산과 들, 계곡, 꽃 등 우리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을 소재로 현장스케치를 통한 수채화, 서양화 등 작품 40여점을 선보인다. 대체로 구상적 요소가 많고 수채화가 지닌 물의 특성을 강조한 작품이 많다. 특히 신입 회원들의 신선한 작품들이 활기찬 생동감을 불어넣는다.강필숙 공영순 김리아 김소희 김유경 김윤오 김현수 노대일 박경희 서영주 신수라 원명희 유정주 이경화 이소애 이윤태 이정미 이진광 임현순 최계숙 황서희 씨 등이 출품했다.유정주 수채화풍경회 회장은 “수채화는 물을 가득 머금은 맑고 투명한 감성으로 따듯하고도 특별한 매력을 발산한다”고 소개하고 “전시가 시민을 위한 고품격 문화가치 창조를 모색하고, 문화도시로 나아가는 길에 작은 디딤이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