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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매운 채찍으로 알고 문화예술발전 더 매진”

포항지역 복지재단인 애린복지재단이 고(故) 재생 이명석 선생의 선린·애린 정신을 기리고 지역 문화예술발전을 위해 제정한 ‘제14회 애린문화상’시상식이 22일 포스코국제관 국제회의실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시상식에는 이대공 애린복지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이강덕 포항시장, 김일만 포항시의회의장, 김동은 포항예총 회장 등 지역 인사와 문화예술인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올해 수상자인 서숙희(65) 시조시인에게는 상패와 상금 1000만원이 전달됐다. 포항 출신의 서 시조시인은 1992년 매일신문과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시조 당선으로 문단에 등단해 ‘손이 작은 그 여자’,‘빈’등 6권의 시조집을 출간했으며 국내 최고 권위의 시조문학상인 중앙일보 시조대상을 비롯해 백수문학상, 김상옥문학상 등 국내 유수의 시조문학상을 수상했다. (사)한국문인협회 포항지부 제19대, 제20대 지부장으로 재임하면서 한국문인협회 우수지부로 선정돼 포항 문학인의 위상과 업적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서숙희 시조시인은 이날 수상소감을 통해 “이 상을 매운 채찍으로 알고 문화를 아끼고 예술을 사랑하며, 지역의 예술문화 발전에 노력하시는 분들과 예술의 길을 동행하며 아름답고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드는데 조용히 소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2024-10-22

열일곱문학동인 ‘때론 조연이 더 빛난다’ 발간

대구 지역에서 10년째 문학동인으로 꾸준히 활동을 펼쳐온 열일곱문학동인이 다섯 번째 동인작품집인‘때론 조연이 더 빛난다’사진를 23일 출간한다. 이번 다섯 번째 작품집은 디지털 세대에 다가가기 위해 회원들이 직접 촬영한 사진과 짧은 글 한 편으로 이뤄진 포토 에세이다. 우리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사람들의 시선에서 멀어진 것에 관심 두고자 노력했다. 골목에 서 있는 나무와 오래된 집, 저녁노을과 시장, 숲을 둘러보고 글을 썼다. 수필의 외연 확장과 젊은 층을 독자로 만들기 위한 고민이 반영됐다. 종이책과 함께 전자책도 동시에 발간한다. 열일곱문학동인 회원들은 달성군 달성문화도시센터의 ‘IMAGINE-달성2000’사업의 지원으로 이번 다섯번째 작품집을 만들었다. 달성의 구석을 돌며 널리 알려지지 않은 지역의 문화유산이나 자연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달성을 더 잘 알리자는 취지다. 회원들은 4차에 걸쳐 달성을 공동 답사하고 개별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메우고자 다시 찾기도 했다. 이날 달성군 가창면 행정복지센터 3층 강당에서 출판기념식과 함께 그림과 수필을 접목한 전시회인 수필화전도 동시에 열며, 회원들의 수필과 조영래 작가가 그린 수필화 17점을 전시한다. 열일곱문학동인은 대구교육대학교 ‘수필과지성 아카데미’ 17기 작가들이 2014년 9월에 대구 문학의 단비를 뿌려보자는 원대한 포부와 ‘글쓰기와 책 읽기 운동’을 표방하며 창단돼 그동안 4권의 동인지를 발간하며 활발한 문학활동을 이어왔다. 이후 문학나누기 일환으로 병원·마을·사찰 등을 찾아가 독자와 만나고 노인복지시설 등에 글쓰기 지도 자원봉사 등 다양하고 새로운 문학활동을 활발히 펼치며 문학의 사회적 저변확대를 위한 노력을 펼쳐왔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코로나19, 예술로 극복’ 사업으로 만든 ‘작가가 본 코로나 백서’는 국가 지정 영구 기록물로 선정된 바 있다. 대구지역에는 많은 문학단체들이 자생적으로 활동을 벌여오고 있다. 10년 넘게 꾸준히 작품집을 내고 법인으로 전환해 수필문학의 질적 향상과 더불어 지역사회와 연계한 다양한 활동을 하며 그 명맥을 유지하는 단체는 흔하지 않다. 열일곱문학동인 회원들은 서문에서 “우리 삶에 있어서 글쓰기는 그리 거창하거나 위대하지 않지만 수필의 존재 가치는 접점이 되고 있다는 사실, 독자들을 만나러 가는 영화 속 조연배우와 같은 가느다란 끈이라는 것만은 놓지 않으려 한다. 열일곱문학동인은 아직은 문학계에서 조연일지언정 문학에 대한 열정만은 주연급 못 지않다는 자부심을 잃지 않는다. 그래서 수필집 제목을 ‘때론 조연이 더 빛난다’로 지었다”고 밝히고 있다. 열일곱문학동인은 노병철 회장을 비롯해 김규인, 박미자, 백후자, 이분늠, 이영순, 추성예, 하종혁 작가가 참여하고 있다. 노병철 열일곱문학동인회장은 “이 책을 읽고 달성의 구석구석을 찾는 발길이 늘어났으면 좋겠다”며 올해 기념 사업으로 펴내는 포토 에세이집 ‘때론 조연이 더 빛난다’와 함께 사진집 ‘흔적 17’도 12월 중 발간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2024-10-22

故 이병철 회장 소장품·BTS 의상 ‘한자리에’

문화체육관광부는 오는 24일부터 27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국내 박물관과 미술관의 콘텐츠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박람회 ‘제1회 박물관·미술관 박람회’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에는 국립·공립·사립 박물관과 미술관, 전시 유관 산업체 등이 참여하며, 기획전과 실감 콘텐츠 전시, 교육·체험 행사, 기념품 전시·판매 등이 진행된다. 먼저, 고(故) 이병철 삼성 회장 등 박물관 발전에 헌신한 수집가들의 안목과 업적을 기리는 대표 기획전 ‘컬렉터의 방’이 마련된다. 이번 기획전에서는 호암미술관, 환기미술관, 간송미술관, 온양민속박물관, 호림박물관, 에밀레박물관 등 국내 유수의 박물관·미술관 6곳이 참여한 가운데 훈민정음해례본, 항아리 작품 등을 전시한다. 전시 ‘고전:영감의 보고’를 통해서는 신미경, 이수경, 허상욱 등 작가 11명이 고전 작품을 현대적인 관점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선보이며, 케이-뮤지엄(K-MUSEUM) 큐레이션’ 전시는 공예, 의상, 서화, 조각 등 각 분야 대표작품을 모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방탄소년단(BTS)이 실제 공연 무대에서 입었던 무대의상 2점도 전시할 계획이다. 또 ‘모란꽃’과 ‘왕의 행차’, ‘해저 2만리’ 등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한 각 기관에서 보유한 실감형 콘텐츠도 상시 전시한다. 박물관·미술관 대표 기념품도 만나볼 수 있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은 ‘반가사유상’과 ‘금동대향로’의 작은 모형 등을 선보이고 박람회 마지막 날인 27일에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미술관에서 교육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에듀케이터’란 직업을 체험할 수 있는 모형 꾸러미, ‘신라 금관 만들기’와 ‘순종 황제 어차 만들기’ 등 어린이와 중고등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박람회는 공식 누리집(koreamuseumexpo.co.kr)을 통해 사전 등록하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21

대한민국 독서대전 포항 ‘10월의 어느 멋진 날’ 운영

포항시립도서관(관장 도병술)은 오는 26일 포은중앙도서관에서 대한민국 독서대전 포항 연간프로그램 ‘10월의 어느 멋진 날’을 운영한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은 지난달 ‘2024 대한민국 독서대전 포항’ 본행사에서 갑작스러운 우천으로 인해 연기·취소됐던 프로그램들을 모아서 기획했다. 이날 프로그램은 비블리오배틀, 로비작은음악회, 샌드아트, 그림책 1인극, 낭독회 등 5개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비블리오 배틀은 책을 뜻하는 비블리오(biblio)와 전투, 대결을 뜻하는 배틀(battle)의 합성어로, 책을 제한 시간 내에 소개하고 우승팀을 선정하는 서평 대결이다. 로비작은음악회에서는 포항시니어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들어볼 수 있으며 박해강 작가의 샌드아트 ‘독도강치이야기’,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도 만날 수 있다. 또한 김리라 작가의 그림책 1인극 ‘미술시간 마술시간’ 공연과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작품을 살펴보고 낭독으로 들어보는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대한민국 독서대전이나 포항시립도서관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며, 문의는 독서대전 TF팀(054-270-4612~3)으로 하면 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21

독자 30만 유튜버 ‘첼로댁’ 안동 공연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원장 이종수, 이하 진흥원)은 경북콘텐츠코리아랩 ‘상상톡(TALK)’ 연사로 첼리스트 조윤경을 초대해 ‘소리로 그리는 이야기’ 공연사진을 오는 24일 오후 6시 안동 비에스아트홀에서 개최한다. 상상TALK는 경북콘텐츠코리아랩 사업의 일환으로 평소 만나기 힘든 문화콘텐츠 분야 저명인사를 초청, 경북도민들의 콘텐츠 트렌드에 대한 이해를 돕고 다양한 아이디어와 영감을 공유하고자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조윤경은 구독자 30만 명의 첼로 유튜브 채널 ‘첼로댁(CelloDeck)’의 운영자로 클래식부터 대중가요까지 다양한 곡을 첼로로 편곡해 연주하는 인기 클래식 아티스트로 서울대를 졸업하고 줄리어드 음악대학원 석사, 영국 왕립 음악대학원에서 최고 연주자 과정을 거쳤다. 한국의 숨겨져 있는 명곡을 세계에 알리고 싶은 사명감 같은 것이 있다는 첼리스트 조윤경은 이번 강연을 통해 전통 클래식 아티스트에서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변신한 스토리와 콘텐츠 제작 방법, 음악 콘텐츠 장르의 스토리를 따뜻한 첼로의 선율과 함께 들려줄 예정이다. 이종수 원장은 “음악이라는 콘텐츠 장르가 단순 공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플랫폼을 통하여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 순수 문화예술인들의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의 변신을 진흥원에서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상상TALK는 8월 경산 영남대에서 151만 유튜버 미미미누를 시작으로 9월 포항 포은중앙도서관에서 웹툰 작가 김보통과의 만남을 진행했으며, 24일 안동 비에스아트홀에서 작은 가을 음악회 및 토크콘서트 연사로 ‘첼로댁’을 초청해 마지막상상TALK을 진행한다. 첼로댁 토크콘서트는 경북콘텐츠코리아랩 홈페이지(www.gbckl.kr)에서 사전 신청이 가능하며 현장 참가자와 온라인 참가자를 별도 모집한다. 온라인 참가자 대상으로는 유튜브 라이브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21

포스코 기술명장·예술가의 만남 ‘전락원(電樂園)’

“예술과 기술이 만나다. 잇고 만든다. 기계 세계와 전기세계가 형성된다.” 오는 11월 9일까지 포항 스페이스298에서 열리고 있는 ‘기술의 미학’ 전은 철강도시 포항을 떠올리고, 세계를 상상한 설치미술가와 기술 명장의 협업 전시다. 지역 철강산업과 예술의 융합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공유하는 담론의 장이 되고 있다. (재)포항문화재단의 대안공간인 스페이스298의 2024년 하반기 기획전은 아트 디렉터 이병희(2024 포항 융합예술 프로젝트 매니저)가 전시 구성을 도맡아 전시장을 가득 채웠다. 올 초부터 설치미술가 김진우와 기술 명장 손병락이 만나 그동안 각자의 전문성으로 기계와 전기세계를 걸어온 길과 작품들의 의미를 최대한 쉽게 풀어냈다. 손병락(포항제철소 EIC기술부) 상무는 포스코 1호 명장으로, 지난 2022년 9월 태풍 힌남노 때 멈춰버린 공장을 가동하는데 크게 기여한 전기기술 분야 전문가다. 김진우는 포항 출신의 설치미술가로 국내외 미술제와 공공미술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2016년에는 포항시립미술관의 대표적인 미술상인 장두건미술상을 수상했다. 두 작가의 기술은 물질과 쇠의 연결, 전기와 기계의 연결, 기계와 기계의 연결, 기계와 공간과 도시의 연결로 이어진다. 연결은 이어지면서 확장되고 기계적 구성은 복합장치로 진화되면서 거대 시스템을 만든다. 이러한 과정을 압축하듯 김진우 작가는 ‘일렉트로닉 원더 랜드(Electronic Wonder Land·전락원·電樂園)’의 전체 설계를 함축적으로 구현해낸다. 김진우 작가의 설계는 크게 세 축으로 펼쳐진다. 전시장 중앙에는 철로 만든 작품들과 전시장 기둥이 맞물려 설치됨으로써 298 자체를 기계화한다. 먼저 두 기둥 중 하나는 ‘철나무’ 작품이 된다. 전시 공간의 기둥을 이용해 예술과 기술로 빚은 철의 열매가 열리는 형상이다. 또 다른 기둥에는 뻗어나오는 줄기나, 뿜어져 흘러 나오는 용광로의 쇳물 줄기를 연상시키는 파이프 설치작품 ‘철 뿌리줄기’가 설치돼 있다. 기둥이 또 다른 뿌리가 돼 뻗어나가고 도시를 창조해가는 모습을 포스코가 용광로에서 만들어낸 철광석을 열매로 표현한 설치작품이다. 마지막으로 전시장 벽면에는 전기 회로도와 같은 전기 설비가 드로잉 설치물 형태로 11m가량 이어지는 작품 ‘연결됨’이 걸려 있다. 이는 일종의 전기와 기계가 이어지고 확장돼 나가는 시스템 지도이자 김진우와 손병락을 잇는 연결망이자 그들의 기계세계와 전기세계가 그리는 개념도라고도 할 수 있다. 다른 쪽 벽면에 펼쳐지는 평소 김진우 작가의 드로잉은 이 모든 것의 출발 지점에 있는, 섬세함과 기쁨과 즐거움의 흔적이라 할 수 있다. 이병희 디렉터는 “두 분 모두 기술이 만드는 세상, 전기로 이어지는 세상을 생장과 진화에 비유한다. 몸을 떠올리면 쉽다. 김진우 작가는 전기라는 것이 사실상 뇌와 심장을 잇는 혈관과 같다고 이야기한다. 손병락 상무도 전기의 역할을 단지 공장을 돌리는 것의 차원에 제한하지 않는다. 기계세계와 전기세계의 만남이 필연적이었던 것은 세계 자체의 운동하는 성질 때문이기도 하다. 스페이스 298은 도시가 잘 자라나 예술과 기술의 결실을 맺게 하는 굳건한 뿌리내림의 현장이 된다”고 설명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21

로맨틱 코미디 연극 ‘그녀를 믿지 마세요’ 대구 무대에

‘생각이 길어지면 용기는 사라진다, 연애에 망설임은 천적이다.’ 로맨틱 코미디 연극 ‘그녀를 믿지 마세요’가 11월 24일까지 대구시 동성로 아트플러스씨어터 무대에 오른다. 대구에서 20년 넘게 극단을 운영하며 연극 ‘오백에 삼십’을 전국에 히트시킨, 극단 돼지 이홍기 대표가 새롭게 제작, 선보이는 작품이다. 막이 열리면 무대엔 7개의 문이 나타난다. 미로처럼 얽힌 문은 사랑으로 향하는 과정이 결코 순탄치 않음을 상징하는 코드다. 배우들은 수없이 이 문들을 드나들며 사랑의 퍼즐들을 맞춰 나가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 오해가 반복된다. 2년 동안 짝사랑한 명석에게 고백하기 위해 기회만 노리는 준희는 우연한 계기에 사랑을 이루어 준다는 로맨틱 컴퍼니에 의뢰를 하게 된다. “자신의 매력을 발산해서 보여준 다음에 남자가 그쪽으로 다가오게끔 해야죠. 자신의 매력을 최대한 어필하고 자신감 있게 보여주는 것이 포인트 입니다.” 냉철하고 까칠하지만 의뢰인인 준희를 제대로 도와주고 있는 태범과 자칭 대한민국 최고의 연애 전략가 작전요원 대로는 팀워크를 가동하며 준희의 사랑 성취를 돕는다. 극단 돼지 이홍기 대표는 “배우들의 톡톡 튀는 연기와 색다른 재미로 다가갈 이번 연극은 연애를 아직 시작하지 않은 사람은 연애를 하고 싶게 하고, 연애 중인 사람은 자신의 연인을 소중하게 느끼게 할 것” 이라며 흥미와 코믹을 자신했다. 극장에서 만난 한 관객은 “‘이홍기표 작품’에는 실패가 없다는 것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 며 “코믹, 감동, 반전이 잘 어우러져 ‘오백에 삼십’처럼 전국적인 흥행을 이어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평가했다. 평일 오후 7시30분/ 토요일 오후 3시, 오후 6시/ 일-공휴일 오후 2시, 오후 5시.(월요일은 공연 없음)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4-10-20

영일대 바다 배경으로 펼쳐지는 ‘철의 예술’

포항의 시공간의 걸친 역사를 철과 문화로 융합해 축제로 풀어낼 ‘2024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이 지난 19일 영일대해수욕장에서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 이날 개막식은 우천으로 행사장 인근 실내로 옮겨 ‘전환’의 주제에 맞는 축하 공연을 시작으로 문을 열었다. 이어 이강덕 포항시장의 개회사, 이시은 예술감독의 올해 축제에 대한 소개, 참여 작가들의 인터뷰 영상이 소개되는 것으로 개막식이 마무리 됐다. 올해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은 ‘전환’을 주제로 기존 축제와는 다른 전반적인 변화를 시도한다. 특히 ‘스틸 지금도 움직이는(Steel’s still moving now)’ 주제 전시관을 조성해 국내·외 정상급 작가 21명이 참가한 가운데 기존 작품을 재조명하거나 스틸 분야의 확장성을 위해 금속공예를 선보이는 등 총 100여 점을 선보인다. 축제장을 찾은 관람객은 처음 선보이는 스틸 픽, 스틸 멍 등을 즐길 수 있으며, 체험형 전시인 ‘두드림, 철의 변주(Knocking, variation of Steel)’는 관람객이 신체에 대고 철을 두드리며 예술 창작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이외에도 스틸아트 투어, 철철놀이터, 프린지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시민들에게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이강덕 시장은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은 포항의 도시 공간의 창조적 재생과 예술과 삶의 공존을 통해 도시의 새로운 가치창조를 이끌어 내고자 하는 국내 유일한 철을 소재로한 예술 축제로서, 올해는 전환을 주제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며 “시민과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해 우리 지역 고유의 특색을 살린 축제를 즐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제13회를 맞는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은 오는 27일까지 영일대해수욕장 일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20

‘포항의 노래’ 창작가곡 초연 ‘감동 무대’

“노을이 내려앉는 마당은/꿈 식을 줄 모르는 바다를 부려놓았다/푸른 언덕에 일렁이는 야생의 풀들과/흰 가면을 쓰고 춤추는 무희들/쉼 없이 쟁기질하는 밭이랑 사이로/일사불란한 철의 정령들/바다에 걸린 별의 등고선엔/해신의 입술을 빠는 오색찬란한 불꽃의 관능/쇳물을 가꾸는 고로정원은/영원의 문장 아래 그어진 푸른 선물이다”-김말화 시 ‘철의 정원’ 포항오페라단(단장 임용석)은 창단 20주년을 기념해 오는 26일 오후 2시 30분 포항 기청산식물원 야외무대에서 창작 가곡 음악회 ‘포항의 노래’를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포항오페라단이 경북문화재단 기획지원사업에 선정돼 창작레퍼토리를 선보이는 특별한 무대로, 창단 이래 두 번째 열리는 창작음악회다. 올해는 포항시를 주제로 한 창작 가곡 초연을 중심으로 꾸며져 관객들에게 가곡에서 느낄 수 있는 정서와 함께 포항시와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선물한다는 계획이다. 공연은 창작 가곡 ‘영일대’, ‘철의 정원’, ‘죽도시장’, ‘구만리 보리밭’, ‘개복치’, ‘곡송’ 등 포항을 노래한 시인들의 시를 바탕으로 한 6곡을 비롯해 우리 귀에 익숙한 ‘뱃노래’, ‘꽃구름 속에’ 등의 한국 가곡이 독창은 물론 중창으로 90분간 이어진다. 초연을 앞둔 ‘영일대’는 유명 작곡가 임주섭 영남대 교수의 곡으로 포항의 대표 명소인 영일대해수욕장을 찾는 사람들이 푸른 물결과 모래사장에서 위로받고 치유 받기를 바라는 희망을 담았다. ‘철의 정원’은 포항의 상징 포스코가 포항의 정원처럼 아름다운 선물이고 영원한 꿈이길 소망하는 바람을 노래한다. ‘죽도시장’은 신진 작곡가 박성미의 곡으로, 대형할인점, 백화점이 들어오면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시장의 기능마저 퇴조하고 있지만, 아직도 넉넉한 가슴을 간직한 채 형편에 맞춰 살아가는 소박한 사람들의 꿈과 사랑이 아름답게 피어나기를 희망하는 의미를 품었다. ‘곡송(曲松)’은 포항시 북구 송라면에 위치한 천년고찰 보경사 소나무 두 그루에 얽힌 설화를 바탕으로 사랑하고 존경하며 신의를 지키는 인류의 사랑을 노래했다. 임용석 포항오페라단장 이번 공연은 임재호, 박비주의 진행으로, 소프라노 김혜현·윤성희·정선경, 테너 김동녘, 바리톤 김만수, 베이스 윤성우, 피아니스트 김진민·박선민이 참여한다. 임용석 포항오페라단장은 “영일만을 안고 있는 바다의 도시 포항은 포항제철이 이룬 성장 신화로 말미암아 한국의 경제성장을 일으킨 주역으로 꼽히는 철강 도시다. 그러나 그 그늘에 가려진 서민들의 눈물과 상처를 세밀하게 살피고 보듬는 일이야말로 우리 예술인들이 가야 할 길이다. 이번 음악회가 많은 시민의 일상에 활력을 주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지난 2004년 창단한 포항오페라단은 그동안 창작오페라 ‘겸재 정선과 내연산’·‘선덕여왕’공연, ‘라이징 아티스트 콘서트’, ‘시민 무료 가곡교실’ 등을 펼치며 지역민들에게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20

‘지음(知音)의 세계를 지향하며’

(재)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은 2024 포항우수작가 초대전의 일환으로 김경희 개인전 ‘지음(知音)의 세계를 지향하며’를 16일부터 24일까지 포항시립중앙아트홀 1층 전시실에서 열고 있다. 김경희 작가는 경희대 교육대학원에서 서예·문인화 교육을 전공했으며, 대한민국 미술대전(국전)·경상북도 미술대전·월간서예 서예대전·국가보훈 문화예술협회·대한민국 제물포 서예문인화대전·대한민국 영일만 서예대전 초대작가다. 김포미술관 개관 기념 초대전 등 갤러리 전시와 대구아트페어 등 다수의 아트페어에 작품을 출품하는 한편, 2011년부터 현재까지 한·중 서예교류전 등을 통해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대표작인 예서 작품 ‘孤山先生詩 代嚴君次韻(고산선생시 대엄군차운)’을 비롯해 작가의 심정을 담은 ‘淸聽松聲(청청송성)’ 등 20여 점의 서예·문인화 작품이 선보일 예정이다. 김 작가는 ‘글씨는 인품이다’라는 신념으로 서예를 통해 고유한 감정을 전달하며 관람객과 소통한다. 동한의 채옹이 말한 “글씨를 쓰려면 먼저 회포를 풀어 정성에 맡긴 후에 써야 한다”는 가르침을 바탕으로, 그는 자신의 진솔한 회포를 통해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형성했다. 김경희 작가는 “백아와 종자기의 이야기를 다룬 지음(知音)의 고사처럼, 나는 백아가 거문고를 타듯 서예를 연마하고, 포항 시민이 종자기의 입장에서 내 깊은 작품세계를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포항우수작가 초대전은 지역 예술계와의 동반 성장을 위해 우수 중견·원로 작가를 발굴하고 지속적인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포항문화재단의 기획전시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박상화·김경희 작가에 이어 11월에는 회화 분야의 김두호 작가 개인전이 마련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20

‘살아있는 전설’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 대구서 만난다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77·사진)와 그가 이끄는 실내악단 크레메라타 발티카가 대구를 찾는다. 지난 2000년 첫 내한 공연 이후 꾸준히 한국을 찾으며 한국 관객들에 대한 애정을 표해왔던 기돈 크레머는 오는 22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의‘2024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무대를 통해 관객들과의 만남을 준비했다. 기돈 크레머가 창립하고, 음악 감독으로 있는 크레메라타 발티카는 그래미 어워드를 수상하는 등 현재 유럽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앙상블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탄탄한 기교와 창의적인 접근법을 가지고 실내악 작품을 비롯해 중세에서 현대에 이르는 폭넓은 레퍼토리를 선보여 큰 호평을 받고 있다. 기돈 크레머와 크레메라타 발티카의 이번 공연은 고전부터 현대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음악 작품으로 구성돼 현악 앙상블의 정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작곡가 중 하나인 히나스테라의 ‘현을 위한 콘체르토’를 준비했으며 현악 오케스트라로 편곡한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4번’을 쇼팽 콩쿠르 청중상을 수상한 피아니스트 게오르기스 오소킨스과의 협연으로 연주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20

퓨전 국악 공연 ‘굿Good 보러가자’ 포항 온다

퓨전 국악 공연 ‘굿Good 보러가자’ 가 오는 24일 오후 7시 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펼쳐진다. ‘굿Good 보러가자’는 2004년 첫선을 보인 후 올해로 20주년을 맞아 국가무형유산 보유자와 대중에게 익숙한 국악인이 함께 출연해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이며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공연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올해는 5월 전라남도 무안을 시작으로 6월 경기도 광주시, 7월 대전광역시, 9월 전라북도 익산에 이어 포항에서 20주년 대미를 장식한다. 이번 포항 공연은 국가유산청이 주최하고 포항시와 국가유산진흥원이 공동으로 주관해 마련됐다. 국악인 오정해의 사회로 대한민국 최고의 명인들과 지역 예술인들이 신명나는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20주년 마지막 공연을 맞아 관객에게 희망과 축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동해안 지역을 대표하는 국가무형유산 ‘동해안별신굿’을 비롯해 호남의 국가무형유산 진도 씻김굿을 기반으로 한 국악그룹 우리소리 바라지가 무대에 오른다. 동해안별신굿은 동해안 지역에서 연행되는 뛰어난 종합예술로, 이번 공연에서는 김동연 전승 교육사 등 8명의 전승자들이 가정의 자손 번영과 명복을 기원하는 세존굿을 선보인다. 우리소리 바라지는 전라도 지역의 무속음악과 노동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국내외 음악 시장에서 주목받은 실력파 국악그룹이다. 이번 공연을 통해 가정의 평안과 행복을 향한 간절한 바람을 세대와 지역을 넘나드는 우리 전통의 소리로 만나볼 수 있다. 이밖에도 △구미무을농악보존회와 여현수·김재현의 길놀이, 용기놀음 △부산국립국악원 정단원 한용섭 명인의 줄타기 △연희공방 음마갱깽의 전통 인형극 △국가유산진흥원 예술단의 오북춤과 태평무 등 우리 전통의 가(歌)·무(舞)·악(樂)이 한 자리에 펼쳐진다. 이번 공연은 초등학생 이상 관람이 가능하고 전석 무료로 진행된다. 티켓 예매 등 문의 사항은 티켓링크(ticketlink.co.kr)에서 확인하거나 전화(270-2389)로 안내받을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17

뉴욕 도시 속 수도승이 알려주는 ‘좁고 깊게 사는 법’

모든 것을 알아야 할 것 같은 강박에 시달리지 않는가? SNS에서 잠깐만 멀어져도 세상과 단절된 것 같은 느낌을 받지 않는가? 나만 모르는 일이 세상에서 자꾸 일어나는 것 같지 않은가? 인터넷으로 세계가 좁아지면서 오히려 내가 알아야 할 것은 많아지고 넓어지는 것만 같다. 하지만 진짜 그렇게 휩쓸려서 사는 것이 내 삶일까? 정신없이 휘둘려 사는 게 행복한 삶일까? 하와이의 힌두교 수도원에서 10년 동안 수행을 한 뒤, 뉴욕으로 나와 세상 사람들에게 자신의 깨달음을 알리고 있는 도시 속 수도승 단다파니는 그 답으로 좁고 깊게 사는 삶을 제시한다. 그는 ‘좁고 깊게 사는 법에 관하여’(위즈덤하우스)에서 우리가 왜 좁고 깊은 삶을 살아야 하는지, 그렇게 살기 위한 도구는 어떤 것이 있는지, 또 그 도구를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1200만 조회수 유튜브의 주인공이자 650만 회 조회수 TEDx 강연의 유명인인 저자 단다파니는 이런 시대일수록 정말 원하는 것에 집중하는 좁고 깊은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단다파니는 힌두교 사원에서 수행한 뒤, 뉴욕으로 와 전 세계 사람들에게 영적인 삶에 대한 가르침을 전파하는 도시 속 수도승이다. 그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마음과 인식이라는 도구를 사용해 좁고 깊은 삶에 대해 이해하고, ‘집중’과 ‘의지’라는 도구를 사용해 좁고 깊은 삶에 도달하는 법을 알려준다. “‘꼭 좁고 깊게 살아야 하는가?’ 내 대답은 ‘아니다’이다. 반드시 좁고 깊게 살아야 할 필요는 당연히 없다. 좁고 깊게 사는 것은 선택이며, 우리 모두에게는 그런 삶을 원하거나 원하지 않을 선택권이 있다. 다만 좁고 깊게 사는 것은 당신이 더 보람된 삶을 살도록 돕는다. 좁고 깊은 삶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누구 혹은 무엇에 몰두하든지 주변의 필요 없는 것을 버리고 그 대상에 온전한 관심을 쏟는 삶이다. …선택한 모든 경험에 완전히 몰두하며 진정으로 보람된 삶을 만들어갈 수 있다.(본문 20~21쪽)” ‘타이탄의 도구들’의 저자 팀 페리스는 자신이 심한 좌절에 빠져 있을 때 “삶의 기초가 흔들린다고 생각될 때는 우선 잠자리부터 정돈해보세요”라고 조언을 해준 사람의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좁고 깊게 사는 법에 관하여’의 저자 단다파니가 그 주인공으로, 그는 이 책에 좁고 깊은 삶을 살기 위한 도구인 의지력을 키우는 방법으로 잠자리 정돈을 소개한다. 그에 따르면 매일 아침 잠자리 정돈을 하는 리추얼은 자신의 마음과 몸, 감정에게 의지력을 행사해 주도권이 스스로에게 있음을 보여주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저자 단다파니는 2000년 이상의 세월에 걸쳐 계보를 따라 전해져 온 영적 가르침의 핵심이자 힌두교 형이상학의 중심축을 소개한다. 그것은 ‘마음’과 ‘인식’이 다르다는 것, 그리고 우리는 마음의 다양한 영역을 넘나드는 순수한 인식이라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그것을 이해하게 되면, 마음속 어느 영역에 머물지도 언제든 나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인식은 집중된 에너지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저자는 “인식을 집중시키는 것은 에너지를 집중시키는 것과 같다. 에너지가 흩어지면 인식도 흩어진다”라고 말한다. 인식과 에너지는 우리 삶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를 관리하기 위해 집중력과 의지력을 어떻게 활용하면 되는지 이 책을 통해 배워보자. 그러면 당신도 당신이 원하는 것을 향한 좁고 깊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윤희정기자

2024-10-17

매력인이 되고 싶다면 이렇게 30가지 성공비법 꼼꼼히 압축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많은 이들과 만나고 헤어진다. 그중에는 누군가의 이름을 떠올리면 저절로 웃음이 나오고 흐뭇하다. 반대로 어떤 이는 별로 떠올리고 싶지 않고, 때로는 다시 만나지 않기를 바라는 경우도 있다. 그러면 왜 어떤 이들은 다시 만나고 싶고,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걸까? 정확하게 그 이유를 알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직관적으로 ‘저분이 매력적이구나’라는 그런 마음 자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끌리는 사람들에겐 분명히 그 이유가 있다. 최근 출간된 신간 ‘끌리는 이들에겐 이유가 있다’(예미) 저자인 박기수 한성대 사회안전학과 특임교수는 그런 사람들의 매력과 끌림에 대해 오랜 기간 주목했다. 저자는 기자, 공무원, 교수로서 30년간 각계각층의 많은 이들을 만나 관찰하면서 이들의 삶에 대한 자세와 성공 내용을 메모하고 분석했다. 그리고 이를 매력의 관점에서 30가지로 책에 꼼꼼히 압축해 놓았다. 예컨대, 왜 겸손, 경청, 첫인상이 우리 인생에서 그렇게 중요한지, 실제로 그게 우리에게 어떤 매력을 선사하는지,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학문적 연구 결과물과 함께, 어떻게 실천하면 될지를 알기 쉽게 풀어놓았다. 책은 유머, 칭찬, 경청, 메모하는 습관, 겸손한 태도 등 인간관계를 부드럽게 만들고 업무 효율을 높여주는 언뜻 보면 사소하나, 결과적으로는 중요한 30가지 요소를 사례와 함께 소개한다. 얼핏 보면 한 번쯤 들어봤을 수도 있는 내용이지만, 저자는 구체적으로 개별 매력 포인트가 우리 인생에 가져다줄 큰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저자는 각계각층 수많은 사람을 만나 그들의 삶의 자세와 성공 내용을 메모하고 분석해 이 책을 집필했다. 사회생활 30년의 기록과 노하우가 한 권의 책에 담긴 셈이다. 보다 나은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사람이 가진 향기, 매력,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더라는 것이 경험에서 나온 깨달음이었다. 밝은 인사, 당당한 눈맞춤, 온화한 표정, 적절한 사과, 유머, 공감, 칭찬 등이 사람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요소들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17

나라와 언어를 이어주는 세계의 축약본 ‘서점’

(신간 ‘서점: 세계를 이해하는 완벽한 장소’(이봄)는 문화 비평가이자 소설가인 호르헤 카리온이 전 세계 크고 작은 서점을 직접 발로 누비며 문화사적으로 탐구한 책이다. 전 세계의 독보적인 서점이 종횡으로 경계 없이 펼쳐진다. 아테네에서 뉴욕까지, 파리에서 카라카스까지 세상의 모든 책이 거기 꽂혀 있고, 시대의 사상가와 예술가는 서점에 모여들었다. 전 세계 서점 순례기이자 회고록, 비평이자 문학인 그의 글을 읽다 보면 서점이 인류 문화사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그곳들을 거쳐 간 지성의 탐험이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다가온다. 포르투의 렐루 앤드 이르망 서점은 신고딕과 아르데코 양식이 섞인 건물이다. 영화 ‘해리포터’의 무대로 유명하다. 서점에는 이곳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으로 평가한 작가 엔리케 빌라 마타스의 헌정 글이 걸려 있다. 파리의 서점 수백 곳 가운데 저자는 콩파니, 레큄 데 파주, 라 윈 세 곳을 최고의 서점으로 꼽았다. 라 윈 서점 비상구에는 바닥에 앉은 뒤라스의 모습이 그라피티로 그려져 있었고, 그림 왼쪽에는 그녀가 말한 유명한 구절이 쓰여 있었다. “한 단어를 한 구절의 아름다운 연인으로 만들라.” 파리의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는 헤밍웨이, 피츠제럴드, 조이스 등 세계의 문인이 찾은 살롱으로, 파리를 찾는 이라면 누구나 꼭 방문해 보고 싶어 하는 가장 유명한 독립서점이기도 하다. 그는 파리에서 미군을 상대로 헨리 밀러의 『북회귀선』 같은 금서를 팔았다. 영업 첫날부터 서점에 침대, 음식을 데울 휴대용 스토브, 책을 사지 못하는 이들이 빌려서 볼 수 있는 도서관을 마련했다. 휘트먼은 모르는 사람들과 내내 함께 살면서 사생활을 희생했다. 60년 동안 그의 서점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에 머물렀던 사람들은 약 10만 명에 달한다. 문턱 중 하나에 이곳을 지배하는 모토가 적혀 있다. ‘모르는 이들에게 친절하라. 변장한 천사들일지도 모르니.’ 청록색 화려한 외관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가게 목록에 속하는 명성을 지닌 베이징의 서점 더 북웜은 설치미술가 아이웨이웨이의 작품을 비롯해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반체제 도서나 금서로 분류되던 책을 고객 앞에 선보이고 있다. 고어 비달 같은 북아메리카의 작가들이나 폴 모랑 같은 유럽 지식인들, 아민 말루프 같은 아랍의 지식인들이 탕헤르를 방문할 때마다 어김없이 여행의 종착지로 삼는 콜론 서점도 있다. 콜론 서점은 반프랑코주의 저항의 참호가 되어 출판을 고취하고 망명자들을 불러모았다. 샌프란시스코의 도그 이어드 북스는 예술과 공동체라는 관점에서 단연 흥미로운 서점이다. ‘도그 이어(Dog Ear)’란 접은 책 모퉁이를 가리키는 말인데, 모양이 마치 개의 접힌 귀 같아서 그렇게 부른다. 이 서점에 진열된 책에는 책마다 손글씨로 쓴 코멘트가 달려 있다. 도그 이어드 북스는 1992년부터 미션 디스트릭트 주민들과 진정한 공감의 기류를 형성해왔다. 1930년대 뉴욕에서는 고담 북마트가 공고히 자리 잡아, 실험적인 작가들의 작품 소개를 전문화하고 각종 문학 강연과 축제를 조직해, 유럽에서 망명한 아방가르드 작가들의 발길을 이끌었다. 1950년대에 샌프란시스코의 시티 라이츠 서점은 당대를 가장 잘 드러낸 일련의 책들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도서를 소개하고 낭송회를 열었다. 1960년대 맨해튼의 더 팩토리는 앤디 워홀이 이끄는 영화 스튜디오, 미술 작업실, 마약 축제의 본거지로 유명했으며 1970년대와 1980년대 초에는 나이트클럽 스튜디오가 그 자리를 넘겨받았다. 세계의 서점은 지금도 각자의 방식으로 진화를 거듭해가고 있다. 주문형 인쇄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점들, 커피와 직접 만든 케이크를 내놓거나, 시음 강좌를 여는 훌륭한 와인 가게처럼 글쓰기 워크숍을 진행하는 작은 서점들도 있다. 청소업체에 맡기지 않고 서점 운영자가 직접 일일이 책의 먼지를 터는 서점들도 있는데 이는 희귀본, 소수 판본, 수공예본, 유행이 지난 서적 한 권 한 권의 정확한 위치를 기억하기 위해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17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 보물 지정

1000년 전 세워진 경상북도 유형문화재(제203호)인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이 보물이 됐다. 국가유산청은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했다고 16일 밝혔다.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은 포항 보경사 경내 적광전 앞에 위치한 높이 약 4.6m 규모의 석탑이다. 단층기단 위에 5층의 탑신석(塔身石·몸돌)과 옥개석(屋蓋石·지붕돌)으로 구성된 탑신부가 있으며, 상륜부(석탑의 꼭대기에 세워 놓은 장식 부분)는 노반석(탑의 상륜부 가장 아래에 상륜을 받치기 위한 사각형 돌)과 복발석(탑의 노반 위에 엎어진 사발 모양으로 장식해놓은 돌 )으로 이뤄져 있다. 이 석탑은 고려시대에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1588년 사명대사 유정이 지은 ‘내연산보경사금당탑기’(內延山寶慶寺金堂塔記)에 따르면 고려 현종 14년(1023년)에 사찰에 탑이 없어 청석(靑石)으로 5층탑을 만들어 대전 앞에 놓았다는 내용이 있다. 보경사 석탑은 탑 몸체에 새겨진 독특한 문양으로 잘 알려져 있다. 국가유산청은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은 조성시기에 대한 기록이 명확하고, 11세기 석탑의 전형적인 조영 기법과 양식 등이 잘 나타나 있어 역사적, 학술적으로 귀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앞으로 지방자치단체, 소유자(관리자) 등과 적극적으로 협조하여, 이번에 지정한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이 체계적으로 보존·관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16

경주 대표 야간관광 프로그램 ‘신라달빛기행’ , 19일 30주년 특별 행사 연다

경북 경주를 대표하는 야간 탐방 프로그램인 ‘신라달빛기행’이 30주년 특별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사)신라문화원(원장 진병길)은 오는 19일 신라달빛기행 30주년을 기념하며 경주 서악마을 서악동삼층석탑 주변에서 진행되는 구절초음악회와 결합한 특별프로그램으로 신라달빛기행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신라달빛기행은 경주지역 민간문화단체인 신라문화원이 만든 야간 탐방 프로그램이다. 경주의 다양한 문화유산과 아름다운 야경을 활용한 체험형 힐링 관광상품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시작됐다. 1994년 칠불암 달빛기행을 시작으로 분황사·불국사·서악서원·첨성대 등에서 행사를 열었다. 2011년 관광프론티어 부문 한국 관광의 별을 수상하며 대한민국 대표 야간관광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 했다. 19일 달빛기행은 30주년 기념 특별 프로그램으로 기획됐다. 낮부터 전문해설사와 함께 선덕여왕릉과 진평왕릉의 가을들녘을 거닐며 신라스토리투어를 진행하고, 서악동 구절초꽃밭에서 음악회를 감상한다. 이어 야간에는 도봉서당에서 선도동 새마을부녀회가 운영하는 잔치마당에서 저녁을 먹은 뒤 첨성대-계림-월성해자-월정교를 거니는 달빛트레킹을 하면서 경주의 낮과 밤을 다양하게 체험하며 특별한 추억을 선사하는 프로그램으로 이어진다. 진병길 신라문화원장은 “30년 전 야간관광이라는 것조차 없던 시절 독특한 발상으로 시작해 경상북도와 경주시의 지원으로 더욱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발전 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달빛기행을 운영해 경주 대표 야간관광상품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라달빛기행 참가신청 및 기타 문의사항은 신라문화원(054-777-1950) 또는 www.silla.or.kr로 하면 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16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 보물 됐다

1000년 전 세워진 경상북도 유형문화재(제203호)인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이 보물이 됐다. 국가유산청은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했다고 16일 밝혔다.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은 포항 보경사 경내 적광전 앞에 위치한 높이 약 4.6m 규모의 석탑이다. 단층기단 위에 5층의 탑신석(塔身石·몸돌)과 옥개석(屋蓋石·지붕돌)으로 구성된 탑신부가 있으며, 상륜부(석탑의 꼭대기에 세워 놓은 장식 부분)는 노반석(탑의 상륜부 가장 아래에 상륜을 받치기 위한 사각형 돌)과 복발석(탑의 노반 위에 엎어진 사발 모양으로 장식해놓은 돌 )으로 이뤄져 있다. 이 석탑은 고려시대에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1588년 사명대사 유정이 지은 ‘내연산보경사금당탑기’(內延山寶慶寺金堂塔記)에 따르면 고려 현종 14년(1023년)에 사찰에 탑이 없어 청석(靑石)으로 5층탑을 만들어 대전 앞에 놓았다는 내용이 있다. 보경사 석탑은 탑 몸체에 새겨진 독특한 문양으로 잘 알려져 있다. 국가유산청은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은 조성시기에 대한 기록이 명확하고, 11세기 석탑의 전형적인 조영 기법과 양식 등이 잘 나타나 있어 역사적, 학술적으로 귀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앞으로 지방자치단체, 소유자(관리자) 등과 적극적으로 협조하여,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이 체계적으로 보존·관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16

‘살아있는 전설’기돈 크레머 대구서 만난다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77)와 그가 이끄는 실내악단 크레메라타 발티카가 대구를 찾는다. 지난 2000년 첫 내한 공연 이후 꾸준히 한국을 찾으며 한국 관객들에 대한 애정을 표해왔던 기돈 크레머는 오는 22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의‘2024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무대를 통해 관객들과의 만남을 준비했다. 기돈 크레머가 창립하고, 음악 감독으로 있는 크레메라타 발티카는 그래미 어워드를 수상하는 등 현재 유럽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앙상블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탄탄한 기교와 창의적인 접근법을 가지고 실내악 작품을 비롯해 중세에서 현대에 이르는 폭넓은 레퍼토리를 선보여 큰 호평을 받고 있다. 기돈 크레머와 크레메라타 발티카의 이번 공연은 고전부터 현대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음악 작품으로 구성돼 현악 앙상블의 정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먼저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작곡가 중 하나인 히나스테라의 ‘현을 위한 콘체르토’를 준비했으며 현악 오케스트라로 편곡한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4번’을 쇼팽 콩쿠르 청중상을 수상한 피아니스트 게오르기스 오소킨스과의 협연으로 연주한다. 이와 더불어 현대 음악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품 중 하나인 기야 칸첼리의 ‘침묵의 기도자’와 피아졸라의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사계’등 시대와 장르를 불문한 음악으로 풍성한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한편,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는‘2024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은 지난 10일부터 오는 11월 27일까지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열린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16

전국 유일의 鐵 소재 축제, 예술·휴식·힐링 동시에 즐긴다

전국 유일의 철(鐵·steel)을 소재로 한 예술축제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이 더 새롭고 풍성해진 콘텐츠로 찾아온다.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은 오는 19일부터 27일까지 포항 영일대 해수욕장에서 ‘2024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이번 축제는 ‘전환’이라는 주제 아래 작품 제작과 전시 위주의 틀을 깨고 작품의 제작이 아닌 재해석을 기반으로 새로운 가능성과 창의적인 변화를 축제에 찾아오는 방문객들과 함께 만들어가고자 한다. △‘전환’ 주제 새로운 시도와 전환의 장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은 2012년부터 2023년까지 대형 작품 전시 위주로 운영됐던 축제를 ‘전환’이라는 주제를 통해 운영 방식, 작가, 방문객, 기업 등의 참여 방식까지 전반적인 변화를 시도한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주제 전시 ‘스틸, 지금도 움직이는(Steel’s still moving now)’과 기존 작품을 재해석해 여러 장르와의 결합으로 새로운 콘텐츠로 발전시키는 ‘스틸 다시보기’, 다양한 컨셉으로 포항 시내 곳곳에서 진행하는 ‘스틸아트 투어’, 스틸아트의 예술적 가치뿐만 아니라 도시미학적 서사를 다루며 산업화까지 논의하는 ‘스틸 포럼’ 등이 있다. 이는 철의 예술적 가능성을 탐구하는 플랫폼에서 나아가 방문객들의 창의적 참여를 유도하는 축제로 전환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스틸아트 서사와 새 가능성 제시 올해 축제는 단순한 예술 축제에 그치지 않고, 스틸아트를 통해 도시의 미학적 정체성과 서사를 재구성하고자 한다. 철이라는 매체를 통해 포항의 도시적 특성을 예술로 승화시키며, 철 공예를 통해 산업과 예술이 융합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특히 참여 작가들은 철의 물성을 예술로 재해석함과 동시에 철이 가진 산업적, 공예적 가치를 통해 포항의 도시미학을 새롭게 구축하려 한다. 이를 통해 예술이 단순한 미적 경험을 넘어 도시 공간과 사회적 의미를 전달하는 매개체로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문화가 산업이 되는 시점, 스틸아트의 미래 철은 단순한 예술 재료를 넘어 산업적 활용도가 높은 물질이며 이를 예술과 융합한 철 공예 산업은 지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 25일에는 라한호텔에서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의 전환, 우리는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포럼이 열린다. 올해 포럼에서는 스틸아트페스티벌의 주요 쟁점 논의와 축제의 방향성, 스틸아트의 예술적 가치를 바탕으로 한 산업화 가능성과 철 공예 산업의 미래 비전까지 구체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포항은 철을 중심으로 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예술의 융합 모델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제 전시 ‘스틸, 지금도 움직이는(Steel’s still moving now)’ 이번 축제는 전시 위주의 형식에서 벗어나 작가들이 직접 방문객과 소통하고 자신의 작업 세계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주제 전시의 첫 번째 섹션인 ‘있다·잇다 (connection)’에서는 과거 축제에 참여했던 작가들이 다시 참여해 자신의 작품을 재조명하고 철의 물성에 대해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다. 김상균, 김성복, 김시하, 김택기, 남다현, 모준석, 문이삭, 변상환, 사공숙, 여운혜, 오제성, 우무길, 이웅배 작가가 참여한다. 두 번째 섹션인 체험형 전시 ‘두드림, 철의 변주(Knocking, variation of Steel)’에서는 관람객들이 작가와 함께 철을 두드리며 예술 창작의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이는 예술을 단순히 감상하는 것을 넘어 직접 창작의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예술적 경험을 더욱 깊이 있게 제공한다. 박영민, 안혜민, 유동렬, 이지호, 장혜민, 노아 웰터, 캐서린 허블, 필립 스필만 작가가 참여한다. △재미와 쉼을 제공하는 축제로 이번 축제는 전시 위주로 운영됐던 프로그램을 벗어나고자 주중에는 ‘올데이 스틸’ 프로그램을 신설해 명상, 요가, 맨발 걷기 등의 활동을 통해 예술과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스틸 멍’에서는 스틸아트 작품과 함께하는 피크닉 존을 운영해 방문객에게 휴식의 기회를 선사한다. 또한 ‘스틸 아트투어’를 통해 전문 도슨트와 함께 포항 곳곳에 설치된 스틸 아트 작품을 탐방하며 작품 감상은 물론 철의 예술적 가치를 새롭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상모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은 이제 철의 물성을 예술로 재탄생시키는 단계를 넘어 철의 가치와 의미를 시민들과 함께 정의하고, 철과 예술의 융합을 통해 포항의 문화예술을 산업화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축제로 만들고자 한다”며 “차갑고 단단하지만 누구보다 뜨겁고 유연한 철의 전환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15

제2의 ‘한강’ 만들기 위한 현장 의견수렴

문화체육관광부는 16일 오후 3시 서울 강남구 한국문학번역원에서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한국문학의 국내외 저변 확대와 해외 진출 확대 방안을 모색하는 관계기관 회의를 개최한다. 2025년 문체부 예산안에서 문학 분야 진흥을 위한 예산은 작년 대비 7.4% 증가한 485억원이다. 특히 △한국문학번역원의 한국문학번역출판 지원 사업 31억2000만원(전년 대비 8억원 증액(34.5%)) △한국문학 해외 소개·홍보 관련 예산 45억4000만원(전년 대비 4억5000만원 증액(11%))을 편성해 내년에는 우리 문학의 해외 진출을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더불어 △문학나눔 도서보급 사업 48억원(전년 대비 8억원 증액(20%))을 통해 국내 우수한 문학 도서 지원을 확대하고 △우리 문학을 연구하고 집중 조명하는 한국문학 비평 및 담론 형성(4억원, 신규 반영)을 새롭게 추진한다. 또한 한국문학 저작권 거래가 좀 더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런던 도서전 등 해외 도서전 참가 지원을 확대하고, 재외한국문화원 등 유관 공공기관과 협업해 해외 독자 저변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번 관계기관 회의에서는 한국문학번역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등 문학 진흥 정책을 추진하는 유관 기관과 문학·비평 관련 민간 협회·단체가 모두 참여한 가운데 현재 추진하고 있는 한국문학의 해외 홍보 및 출판 지원 사업, 작가·출판인의 국제교류 지원 사업 등을 점검하고, 향후 해외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보완이 필요하거나 검토가 필요한 사항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특히, 연간 30% 이상 번역출판 지원 사업 수요가 늘고 있고,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국내외 출판사 등의 번역 수요가 많이 증가할 것으로 보여 번역출판 예산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는 만큼 문체부는 이번 회의 의견수렴을 거쳐 번역 등 해외 진출 지원 예산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문체부 신은향 예술정책관은 “한강 작가는 번역이나 국제교류 등 꾸준한 정책지원(1998~2024년 총 10억원)을 통해 해외에 널리 소개된 사례인 만큼,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위해 정부와 한국문학번역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을 통해 우리 작가에 대한 집중 지원을 더욱 확대하고 체계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며 “이와 함께 작가들이 열악한 집필 환경 속에서도 문학 창작 활동을 이어가도록 한국예술인복지재단과 지자체, 민간 협회·단체 등과 함께 예술창작안전망 구축에도 더욱 힘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15

대구가톨릭대 이권효 교수, '대학생의 탁월함' 출간

대구가톨릭대 프란치스코칼리지 이권효 교수가 도서 「대학생의 탁월함」을 출간했다. 사진 이 책은 저자가 대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느낀 점을 바탕으로, 대학생이 탁월함을 발휘하기 위한 조건을 성찰한 내용을 담고 있다.  실제로 대학생들은 탁월한 잠재력이 있으므로 교수와 학생이 친밀하게 공부하면 탁월한 대학생이 훨씬 많아질 수 있다는 기대와 자신감을 보여준다. 인터넷에는 거의 모든 분야의 자료와 정보, 데이터가 넘치고 인공지능(AI)이 콘텐츠를 만드는 현실에서 대학생은 대학 교육에 기대감이 낮을 수 있지만, 저자는 새로운 관점에서 대학과 대학생의 방향과 역할을 제시한다.  최근 학생 감소 때문에 대학의 생존 위기와 소멸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지만, 저자는 동양의 대학 전통을 심층적으로 고찰하면서 대학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는다.  이와 함께 대학생에게는 삶의 탁월한 차원을 추구하는 노력을 할 때 진정한 대학생이 된다는 과제를 요청한다. 여기서 ‘탁월’은 그물에 갇힌 새가 빠져나와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과 같은 의미로 설명된다.  탁월한 대학생이 되기 위한 조건으로 저자는 △친밀감과 창의성 △압솔리지와 압솔리지 디톡스 △기업가 정신과 발돋움 △좋은 인상과 취업 능력 △프레젠테이션과 소통을 제시한다. 그는 기자로서의 경험(현실감각)과 동양 철학자로서의 깊이를 조화롭게 융합한 새로운 시각으로 대학생에게 다가가고 있다. 저자는 학생들이 자주 활용하는 온라인 강의 지원시스템(LMS)을 통해 매주 편지 형식으로 학습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이 책에는 일상의 깊이, 아마추어와 프로페셔널, 표현력, 논어의 핵심, 뉴스 공식, 자기 고용, 대인 얼굴, 새로운 상황, 일상 언행, 삶의 캠퍼스, 관점(프레임), 자기 자신과 좋은 관계 등 38가지 주제 글이 수록되어 있다.  /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2024-10-15

‘장진홍 의사 의열투쟁 발자취’를 따라가다

(재)대구문화예술진흥원(원장 박순태) 박물관운영본부 소속 대구근대역사관은 독립운동가 장진홍(1895~1930) 의사의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파 시도 의거일을 기념해 1920년대 뜨거웠던 대구의 의열투쟁 현장을 답사하는 열린 역사문화 강좌(제23회)를 18일 오후 2시에 개최한다. 이번 강좌에는 장진홍 의거 관련 현장을 비롯해 1920년대 의열투쟁과 관련된 시인 이육사(1904~1944)와 의열단 부단장 이종암(1896~1930) 관련 현장도 함께 답사한다. 장진홍 의사는 일제강점기였던 1927년 우리나라 경제를 착취하려고 일본이 세운 조선은행 대구지점에 폭탄을 보내 건물 일부를 무너뜨렸다. 이후 경찰에 붙잡힌 장진홍 의사는 대구형무소에서 독립을 외치며 35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이종암 의사는 대구은행에 재직하다가 만주로 망명해 1919년 김원봉과 의열단을 조직한 인물로, 1925년 군자금 모집을 위해 대구로 돌아왔다가 경찰에 붙잡혀 징역 13년을 선고받고 옥고를 치르다가 순국했다. 답사는 18일 오후 2시부터 4시 30분까지 대구 중구 일원을 도보로 이동하며 진행된다. 현장 상황에 따라 종료 시간이 조정될 수 있으며, 성인 30여 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참가를 원하는 사람은 전화(053-430-7917) 또는 대구근대역사관을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14

“장애인·노약자 안심하고 다니는 거리로”

“위덕대학교를 다니면서 창업동아리에 들어 다양한 아이디어로 교내를 거쳐 경북과 전국에서 우승하면서 최종적으로 ‘도전 K-startup(스타트업) 2019 왕중왕전에서 우수상’을 받았어요. 정부 지원의 예비창업패키지도 수행했죠. 나의 아이디어가 제품이 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컸어요. 현실을 바꿀 수 있는 힘은 정치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총학생회장 선거에 도전했고, 위덕대 최초의 여성 총학생회장이 되었습니다. 그 후 2022년 제9대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 1번을 받아 현재 포항시의원으로 지역민의 삶을 챙기고 있습니다.” 이다영 포항시의원은 현재 27세, 전국 최연소 지역구의원이다. 위덕대 최초의 여성 총학생회장이었다. 포스코범시민대책위원회위원, 포항시청년정책위원회 위원, 청년의날 경상북도 부위원장, 포항남·울릉 대학생위원회 위원장, 교육부 청년정책 자문위원, 포항시청년정책위원회 위원을 역임한 후 제9대 포항시의회의원이 됐다. 전반기에는 복지환경위원회, 윤리특별위원회, 성과평가위원회 위원, 포항시옥외광고발전기금운용심의위원 등을 지냈다. 현재, 제9대 포항시의회 후반기에도 다양한 위원회에서 의정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이다영 의원을 만났다. -‘위덕대의 전설’로 불릴 정도로 위덕대 총학생회장으로서의 활약이 엄청났다. 위덕대 총학생회장으로서의 활약상을 소개해 달라. △램지어 교수의 위안부망언규탄을 위한 경상북도대학연합을 조직하여 경북도청에서 회견하였고 미얀마 군부의 국민학살반대챌린지도 주도했다. 위덕대 교수의 5·18망언으로 학교가 전국적인 지탄을 받을 때 해당교수를 설득하여 사과를 받아내었고 광주를 찾아가 5·18유족을 만나 직접 사과도 했다. 그해 대학평가의 불공평한 평가제도에 부당함을 느껴 교육부, 청와대, 국회에서 2주간 물질중심의 대학평가 시정을 요구하는 시위도 벌였고, 이를 계기로 국정감사참고인으로 출석해 교육부장관에게 평가의 부당성을 알리고 시정을 촉구하여 실질적으로 제도변화의 성과를 이끌어냈으며 당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위덕대 간담회도 가졌다. 포스코 본사 이전반대시위를 국회 앞에서 2주간 한 적도 있다. -졸업 후 바로 현실정치에 뛰어들었는데. △위덕대 총학생회장으로 교내 문제는 학교 안의 문제가 아니었다. 결국 학교밖의 제도나 정치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을 알았다. 결국 정치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다는 것도 알게 되어 정치에 뛰어들게 되었다. 다행스럽게도 2022년 제9대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 1번을 받아 포항시의원이 되었다. 전국 최연소 기초의원이었다. 임기초에 응원과 격려도 많았던 반면 ‘젊은 게 뭘 알겠냐’는 소리도 많이 들었다. 대학졸업 후 바로 의원이 되었고 나이도 어렸기에 그런 분들의 염려가 충분히 이해되었다. 그분들의 염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지금도 현장으로 가서 바로 확인하고, 시정이나 복지·환경과 관련된 공부를 거르지 않고 있다. -이 의원의 포항시의원으로서의 활발한 활약상도 익히 들었다. 요약하자면 어떤 게 있나?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힌남노 태풍으로 대송지역이 역대급 피해를 입었다. 한 달 반 이상을 매일 드나들며 피해주민들을 위한 이불, 도시락, 큰 옷 등 필요물품의 후원을 연결해 주었다. 대송은 나의 제2의 고향이 되었다. 태풍으로 침수된 집에 곰팡이가 많이 발생한다는 민원에 접해 주민 건강을 위한 ‘찾아가는 건강검진’서비스를 주문했다. 전동휠체어 사고에 대비해 ‘장애인 전동보조기기 보험가입 및 지원 조례’를, 보육교직원들을 지원하기 위해 ‘보육교직원 권익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은둔형 외톨이를 지원하기 위해 ‘은둔형 외톨이 지원 조례’를 대표 발의하는 등 10여 개의 조례를 공동발의했다.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약국의 점자복약지도와 심야약국도 지속될 수 있도록 했다. 청년여성 일자리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 -생활밀착형 현실정치를 제대로 하고 있는 것 같다. 또한 장애인, 여성 청년 등 소외계층을 위한 다양한 실적이 놀랍다. 현재는 어떤 일을 하고 있나? △앞서의 실적을 계기로 정치의 효용성을 제대로 깨달았다. 시민들의 삶에 도움이 되는 일을 위해 공부하고 연구하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실질적인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현장을 방문하고, 내가 미처 미치지 못한 부분은 언론을 통해 파악하고 점검하여 대안을 위한 모색을 한다. 현재는 복지환경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내 전공인 간호학인지라 큰 도움이 된다. 주민의 보건환경 관련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하면서 간호계 현안과 ‘간호법’ 문제와의 접점도 모색 중이다. -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는?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사회’가 가장 이상적인 사회다. 근로현장에서의 안타까운 사고, 갑작스러운 교통사고 등등은 안전시설 부재에 기인한다. 기본이 잘 갖춰진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싶다. 겉보기에 아무리 화려하고 좋아보여도 기본이 부실하면 이내 망가지고 흉물이지 않는가. 아름다운 도시를 위한 예쁜 조형물도 필요하지만 장애인, 노약자들이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거리, 안전을 위한 시설물이 제대로 갖추어진 가로, 여성들이 밤길을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환경조성 등이 가장 기본적인 것이라 생각한다. 또 하나 욕심내자면 법치주의 확립이다. 아무리 법이 잘 갖춰져도 지키지 않으면 위험한 사회다. 배달오토바이들의 무법질주, SNS를 통한 마약거래 등 불법행위, 불법 주정차, 불법적치물 등 아무렇지 않게 법을 어기는 행동들을 교정하는 법적 장치를 만들고 싶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14

포항 작은 어촌마을이 '한국의 산토리니'로 탈바꿈한 이야기…

포항의 작은 어촌 마을이 ‘한국의 산토리니’로 탈바꿈한 이야기가 새 책으로 출간됐다. 화가이자 미술사학자인 이나나 박사가 집필한 ‘다무포하얀마을 고래의 꿈’(미다스북스)은 주민들과 봉사자들의 협력으로 이뤄낸 마을 재생 프로젝트의 감동적인 여정을 그리고 있다. 이 책은 쇠퇴해가던 어촌 마을 다무포가 어떻게 ‘다무포하얀마을’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얻게 됐는지 상세히 설명한다. 저자에 따르면, 변화의 시작은 마을 주민들과 봉사자들이 힘을 모아 마을을 새롭게 바꾸기로 결심한 순간이었다. 이 박사는 서문에서 “벽화 페인팅 프로젝트는 단순히 낡은 담벼락을 새롭게 하자는 목표로 시작됐지만, 그 과정에서 사람들의 진정성과 헌신이 더해져 프로젝트는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게 됐다”고 밝혔다. 프로젝트의 핵심은 마을의 담벼락을 하얗게 칠하는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노루페인트의 후원과 1800여 명의 봉사자들의 참여가 있었다. 이 협력의 결과로, 오래된 벽돌 담벼락이 흰색으로 변모하면서 마을 전체가 밝아지는 극적인 변화를 겪었다. 책은 단순한 외관의 변화를 넘어 마을 공동체의 정신적 변화도 조명한다. 담벼락 페인팅이 연례 행사로 자리잡고, 마을 축제가 정기적으로 열리며, 지속적인 발전이 이뤄지는 과정을 통해 작은 노력들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나나 박사는 “다무포하얀마을의 이야기는 단지 마을의 변화만을 다루고 있지않다. 이 책은 사람들 간의 연결고리와 협력의 힘, 그리고 따뜻한 마음이 만들어낸 기적을 통해 독자들에게 큰 감동과 영감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이부용기자 lby1231@kbmaeil.com

2024-10-14

변방 여겨지던 한국문학, 세계 중심으로

한국의 여류 작가 한강(53)이 지난 10일 전 세계 문학계에서 가장 높은 명예로 여겨지는 노벨문학상을 받으며 한국문학의 저력을 보여줬다. 다른 나라의 문학을 부러워하기만 했던 그 시절은 이제 옛날이야기로 흘러가고 있다. 한강의 소설 속 문장들을 한 글자 한 글자 곱씹어 보며 우리 국민은 다시 한번 행복감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이제 한국의 미래가 말씀과 지성, 행동이 넘쳐나는 문화의 성지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품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한강의 아버지인 소설가 한승원(85)은 11일 방송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딸의 문학세계에 대해 “한국어로선 비극이지만 그 비극을 정서적으로 서정적으로 아주 그윽하고 아름답고 슬프게 표현한 것”이라고 평했다. 이어서 “‘채식주의자’에서부터 특별한 의미를 지닌 작가라고 아마 이야기된 것 같다. 그리고 그다음에 ‘소년이 온다’가 나왔고 그다음에 ‘작별하지 않는다’…. 광주와 4·3이 연결되면서 국가라고 하는 폭력, 세상으로부터 트라우마를 느끼는 그런 것들에, 여린 인간들에 대한 어떤 사랑 같은 거, 그런 것들이 좀 끈끈하게 묻어나지 않았나. 그것을 심사위원들이 포착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승원의 소감은 스웨덴 한림원 노벨상위원회의 선정 이유와 맞닿아 있다. 한림원은 “역사적 트라우마에 직면하고 인간 삶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강렬한 시적 산문을 쓴 작가다. 한강은 각 작품에서 인간 삶의 취약성을 폭로한다. 그녀는 몸과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의 관계에 대한 독특한 인식을 갖고 있으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스타일로 현대 산문에서 혁신자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당초 올해 노벨문학상은 중국 여성 소설가 찬쉐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거론됐었다. ‘일본의 프란츠 카프카’로 불리는 여성 작가 다와다 요코가 아시아 주요 후보로 언급되기도 했다. 한림원이 중국도, 일본도 아닌 한국을 택하면서 세계 문학의 변방으로 취급됐던 한국 문학은 당당하게 세계의 중심에 서게 됐다. 소설가 한강은 노벨 문학상 수상 직후 국내 언론에 “매우 놀랍고 영광스럽다. (어릴 때부터 자신에게 영향을 미친 여러 작가의) 모든 노력과 힘이 나에게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한강은 그동안 8편의 소설 단행본을 발표했다. 소설집으로는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채식주의자’ 등이 있으며 장편소설로는 ‘검은 사슴’, ‘그대의 차가운 손’,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흰’,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등이 있다. 한강의 소설 속 인물들은 공통적으로 내면의 상처를 가지고 있으며, 이것은 존재의 본질과 연관돼 있기에 쉽게 치유될 수 없는 것들이다. 한강 작가에게 2016년 노벨문학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 상의 영예를 안겨준 ‘채식주의자’는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 불꽃’ 등 소설 3편을 하나로 연결한 연작 소설집이다. 한 여자가 폭력을 거부하기 위해 육식을 멀리하고, 그러면서 죽음에 다가가는 이야기다. 소설은 주인공의 남편, 형부, 언니 등 3명의 관찰자 시점에서 서술된다. 주인공 영혜는 폭력에 대항해 햇빛과 물만으로 살아가려고 하고, 스스로 나무가 돼간다고 생각한다. 한강은 결국 정신병원에까지 입원하게 되는 영혜라는 인물을 통해 인간의 폭력적 본성에 대해 집요하게 탐구한다. 2010년 제13회 동리문학상 수상작인 장편소설 ‘바람이 분다, 가라’는 삶의 곳곳에 포진해 있는 죽음의 비의(秘意)와 맞닥뜨리며 힘겹지만 물러섬 없는 투쟁을 전개한다. 무기는 한강 특유의 섬세하면서도 감각적인 문장, 그리고 먹그림의 시각적 이미지와 생의 기원, 우주의 신비에 대한 천체 물리학적 사유, 진실을 좇아가는 미스터리식 서사 얼개다. 두 번째 장편소설 ‘그대의 차가운 손’에는 너무 뚱뚱하지만 성스러운 손을 가진 L과 겉으로 완벽한 아름다움을 가진 E가 등장해 사회의 기준에 자신을 맞추기 위해 다이어트를 하거나 과거와 상처를 억지로 봉합하면서 분열증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런 모습들을 통해 사회와 타인에 의해 규율화된 몸에 자신을 맞춰가야만 하는 현대인의 비극적 모습을 살펴보고 진정한 나의 의미를 탐색한다. 한강의 대표 작품 일부를 발췌한다. “…. 아픈 건 가슴이야. 뭔가가 명치에 걸려 있어. 그게 뭔지 몰라. 언제나 그게 거기. 멈춰 있어. …. 어떤 고함이 울부짖음이 겹겹이 뭉쳐져 거기 박혀 있어. 고기 때문이야. 너무 많은 고기를 먹었어. 그 목숨들이 고스란히 그 자리에 걸려 있는 거야. 틀림없어 피와 살은 모두 소화돼. 몸 구석구석으로 흩어지고 찌꺼기는 배설됐지만 목숨들만은 끈질기게 명치에 달라붙어 있는 거야.”-‘채식주의자’(p.60~61) “몇 년 전 대설주의보가 내렸을 때였다. 눈보라가 치는 서울의 언덕길을 그녀는 혼자서 걸어올라가고 있었다. 우산을 썼지만 소용없었다. 눈을 제대로 뜰 수도 없었다. 얼굴로, 몸으로 세차게 휘몰아치는 눈송이들을 거슬러 그녀는 계속 걸었다. 알 수 없었다. 이 차갑고 적대적인 것은? 동시에 연약한 것, 사라지는 것, 압도적으로 아름다운 이것은?”-‘흰’ (p.64)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