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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대구·구미 ‘낙동강 취수원 전쟁’ 해결돼 다행

대구시민들의 30년 숙원인 대구 취수원 다변화 문제가 해결됐다. 대구시와 구미시는 내달 4일 구미시에서 대구시 낙동강 취수량(하루 약 60만t) 일부(하루 약 30만t)를 구미 해평취수장에서 공동 활용하는 내용을 담은 ‘취수원 다변화 협정’을 체결하기로 했다. 협정식에는 김부겸 국무총리와 한정애 환경부장관,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등이 참석한다. 대구시와 경북도, 구미시, 환경부는 지난달 ‘취수원 다변화 협정문’을 작성해 국무총리실에 전달했었다. 협정문에는 구미시가 지난 8월 환경부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 의결사항을 조건부로 동의할 당시 제시한 내용이 대부분 반영됐다. 주요 내용을 보면, 낙동강수계기금 매년 100억원 지원, 구미하수처리장 시설 개선 및 중앙 하수처리장 증설, 해평습지 생태축 복원, 구미국가5산업단지 입주업종 확대, 해평지역 주민 편의시설 설치, KTX구미역 신설 등이다. 대구시는 구미 해평취수장 공동활용 상생발전지원금 100억원을 이미 예산에 편성했다.구미시 지역 국회의원과 시의회의 반대로 난항을 겪어온 대구취수원 이전문제가 성사된 것에 대해 대구시민들은 어떤 현안 해결보다 환영하고 있다. 오염된 수돗물을 구미공단 상류 낙동강에서 취수하는 문제는 대구시민들의 최대 숙원이었다. 30년 전 수돗물 페놀오염사태를 경험한 대구시민들 중 수돗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가정은 거의 없다시피하다. 대구 취수원 바로 위에서 구미공단이 2천여종에 이르는 화학물질을 배출하고 있기 때문이다.지난해 한 시민단체가 발표한 자료에서는 대구시민 70%가 먹는 낙동강 원수의 질이 전국에서 가장 오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매곡·문산취수장 원수에 포함된 전체 탄소량을 의미하는 총유기탄소량(TOC) 농도가 낙동강 최하류에 위치한 부산 물금취수장과 매리취수장의 농도보다 더 짙었다.대구취수원 다변화 문제가 늦게나마 해결된 것은 정말 다행이다. 정부와 대구시는 ‘취수원 다변화 협정문’ 내용을 잘 이행해서 앞으로는 구미시와 수돗물 문제로 갈등을 겪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2022-03-29

롱코비드

우정구 논설위원 코로나19에 따른 후유증을 롱코비드라 부른다. 코로나19를 앓고난 뒤 원인모를 여러 증상이 한동안 이어지는 것을 뜻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에 확진됐거나 확진됐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적어도 2∼3개월 동안 다른 진단명으로 설명할 수 없는 증상을 겪는 것을 롱코비드로 정의하고 있다.최근 코미디언 박명수는 라디오에 출연해 격리해제 후에도 후유증을 겪는다고 털어놨다. 그는 “코로나 완치 후 3주가 지났으나 아직도 기침을 하고 답답하다”고 했다. “지금도 약을 먹고 있다”고도 했다.세계보건기구가 예시하는 롱코비드 증상은 매우 다양하다. 심한 피로, 흉통, 심근염, 두통, 건망증, 우울증, 후각상실, 발열, 설사, 귀울림 등으로 사람에 따라 다양한 증세를 보인다고 했다. 미국에서는 포스트 코비드컨디션, 영국은 포스트 코비드증후군 등 나라마다 이름을 조금씩 다르게 부르나 코로나19 후유증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에는 이론이 없다.우리나라 보건당국이 코로나를 감기처럼 가볍게 여기는 것을 두고 일부 전문의들은 지코위독이라 비판한다. 사슴을 가르켜 말이라 부르는 지록위마(指鹿爲馬)를 빗대서 하는 표현이다. 독감에는 롱인플루엔자나 만성독감 같은 게 없다며 코로나를 독감으로 볼 수 없는 이유라 말한다.국내 코로나 누적 확진자가 이제 1천만명을 넘어서면서 롱코비드를 호소할 사람이 급격히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2020년 경북대 의대 감염내과팀이 코로나 확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감염자의 91%가 후유증을 겪는다는 응답을 했다.폭증하는 확진자를 감안하면 5∼7월쯤에는 롱코비드 환자는 확 쏟아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다. 당국의 대책 마련이 급하다./우정구(논설위원)

2022-03-29

포항, 배터리글로벌 선도도시 청신호 켜졌다

포항시가 대기업의 이차전지 핵심소재 공장을 잇달아 유치하면서 배터리 글로벌 선도도시로서 입지를 착실히 굳히고 있다.에코프로, 포스코케미칼, GS건설 등 국내 배터리 빅3 기업의 투자 유치에 성공한 포항시는 28일 더클래스 효성(주)과 (주)우전지앤에프의 이차전지 핵심소재 공장 유치를 위한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배터리 선도도시로서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이날 투자협약을 한 두 기업은 올 상반기 중 공장 착공을 시작으로 오는 2023년까지 750억원을 투자해 영일만산업단지 안에 황산니켈과 황산코발트를 생산하는 공장을 완공하게 된다. 포항시는 2017년부터 이차전지, 바이오, 수소 등 기업투자 유치에 나서 총 6조8천억원의 투자유치 실적을 올렸다. 일자리도 모두 1만7천개를 창출하는 성과를 냈다.특히 이차전지 배터리 분야는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국내 최초로 차세대 배터리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받으면서 전국 선도도시로서 입지를 잘 견지하고 있다. 포항 영일만산업단지와 블루밸리산업단지에 56만㎡(17만평)을 규제특구로 지정했고, 에코프로로부터는 1조원이 넘는 투자를 이끌어냈다.지난해 10월에는 배터리산업 육성의 전진기지 역할을 할 이차전지종합관리센터를 블루밸리산단에 건설했고 국책연구기관인 이차전지산업진흥원의 포항 설립도 추진 중이다. 포항시는 이차전지 소재생산공장과 배터리 재사용, 전문인력 양성에 이르기까지 산업의 전주기 생태계 완성에 전력을 쏟고 있다.철강 중심도시에서 글로벌 배터리 선도도시로 산업지형을 다양화하려는 포항의 산업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 더클래스 효성 등 배터리 관련 기업들의 잇단 포항지역 투자는 글로벌 배터리 선도도시를 지향하는 포항시의 노력에 큰 힘이 된다.제2의 반도체라 불리는 이차전지산업 관련기업들의 포항지역 투자는 포항의 발전을 그만큼 앞당길수 있는 호재다. 포항시는 관련기업의 지속적 투자 유치로 세계 제1의 배터리 도시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2022-03-29

무사고라구요?

군대에서 보았을 평범한 풍경 하나. 대대급 단위의 건물 입구에는 어김없이 붙어있는 ‘무사고 XX일 달성’이라는 현판. 자신들의 주 업무가 수십, 수백일 째 무사히 수행되고 있음을 알리는 그 현판은 해당 대대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업무 수행 능력을 보여주는 것 같다. 하지만 그 현판은 매번 나에게 이렇게 속삭였다. “여기엔 아무런 문제도 없어. 그러니 너도 문제를 일으키지 마.”아니, 조금 더 솔직해지자. 복무가 익숙해짐에 따라 알게 모르게 옆 소대나 타 대대의 사정 따위를 전해 듣곤 하였다. 군대라는 폐쇄적인 공간 속에서는 무수히 많은 사건 사고들이 하루를 멀다하고 발생하고 있었다. 노후된 장비나 민간인과의 마찰 등 여러 종류의 문제들이 있곤 했지만, 대개의 경우는 병사나 장교들 사이에서 벌어졌다. 물리적 폭력에서부터 성폭력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많은 사건들. 그 속에는 경미한 사례들도 있었지만 개중에는 한 사람의 인격이 말살되었다고 느낄 정도로 심각한 사례들도 들려오곤 하였다.하지만 그 수많은 사건들이 모두 공론화가 되고, 무사원만하게 해결되진 않았다. 대개의 경우는 공론화도 되지 못했으며, 간혹 피해자의 전출로, 그보다 더 간혹 가벼운 수준의 징계로 끝이 났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흘러가는 군대의 풍경 속에서, 나는 그제서야 ‘무사고’ 현판이 의미하는 바를 알게 되었다. 그건, 문제를 일으키지 말라는 일차원적인 이야기가 아니었다.무사고 ‘XX일’이라는 말은 그 긴 기간 동안 아무런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부대의 능력이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말이 아니다. 그 긴 기간 동안 벌어진 수많은 사건들 가운데 제대로 문제화되거나 해결된 사건은 단 하나도 없었다는 잔인한 사실에 대한 과시다. 비단 군대만이 아니다. 우리 사회는 조직을 위한다는 미명 아래, 문제를 감추기 위해 피해자를 향해 합의와 화해를 종용한다. 충분한 제도가 없기에 그렇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제도를 갖추고서도 그에 맞춰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사이의 문제로 환원해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그와 같은 사례들에서 우리는 자주 ‘가장’이라는 단어를 마주한다. ‘그래도 OO가 가장이잖아. 걔가 이 일로 직업을 잃어버리면 어떻게 되겠어? 니가 한 가족 다 굶어 죽이는 거야. 그래놓고 감당할 수 있겠어?’ 단어나 표현에 다소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아마 많은 사람들이 들어봤을 그 말들. 명백한 2차 가해임에도 그게 옳은 거라고 믿고 행하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 그들을 향해 묻고 싶다. 그럴 거면 왜 그런 문제를 일으켰느냐고. 책임감과 책임에 대한 공감이 왜 사고가 터진 후에야 작동하는 것이냐고.인터넷에서 ‘무사고’를 검색하면 나오는 사진 가운데 ‘무사고 6000일’ 달성을 기념하는 군인들의 모습이 있다. 그 사진의 아래에는 빨간 글씨로 다음과 같이 적혀있다. ‘사고 나도 무사고’. 아마 많은 군필자들이 군대에서 하인리히의 법칙을 들어보았을 텐데, 나는 그렇게 사고가 아니게 된 사고들과 문제가 아니게 된 문제들이 하인리히의 법칙이 말하는 사소한 징후와 작은 사고들이 아니었을까 싶다. 군복무를 하면서 무수히 들었던, ‘작은 사고나 경미한 징후들도 빠짐없이 보고하라’는 그 말이, 정작 자신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던 무수히 많은 ‘가장’들.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직장을 떠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만 했던 수많은 사건사고의 피해자들은 그렇게 생겨나는 것이다. 임지훈 2020년 문화일보,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 부문에 당선된 문학평론가. 한양대 국문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그리고 그 ‘가장’ 속에는 나 또한 포함되어 있었으리라. 성을 비롯한 무수히 많은 인지적 감수성이 필요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 그와 같은 인지적 감수성이 없을 때, 우리는 그 ‘가장’들과 똑같은 사람이 되어, ‘그건 그렇게 문제될 일이 아니다’라고 손쉽게 판단해버린다.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위치에서. 적어도 군대라는 조직 내에서, 나는 그 ‘가장’의 편이었지 피해자의 편에 선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내 군생활이 꼬이는 게 싫다는 이유로 말이다.군을 비롯한 많은 문제들과 부조리에 있어, 우리는 어느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다. 눈을 감거나 혹은 인지하지 못한 사이에도 우리는 이미 문제들에 연루되어 있다. 그것이 문제라는 것을 말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우리 또한 사태를 방조한 가해자의 위치에 서있는 것이다. 당신과 나 또한 하인리히의 329번의 무수한 징조로부터 눈을 돌린, 비겁한 가해자였을 따름이다. 우리가 무죄일 수 있는 방법은 옳은 일을 행하는 것뿐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몰랐던 일이라며 무고함을 주장하는 것은, 스스로의 무지와 무능의 죄를 인정하는 일일 뿐이다. 공군 중사 이예람 님의 명복을 빈다.

2022-03-29

엄마를 이해하는 방법

김혜진의 소설 ‘딸에 대하여’는 딸을 가진 엄마의 입장에서 쓰인 소설이다.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주인공은 그 무엇보다 자신의 딸이 어렵다.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행동들을 골라 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딸을 이렇게 표현한다. “딸은 내 삶 속에서 생겨났다. 내 삶 속에서 태어나서 한동안은 조건 없는 호의와 보살핌 속에서 자라난 존재. 그러나 이제는 나와 아무 상관없다는 듯 굴고 있다. 저 혼자 태어나서 저 스스로 자라고 어른이 된 것처럼 행동한다.”주인공의 딸은 대학에서 시간강사로 일한다. 레즈비언이고 사회적 불의에 맞서 싸우는 인물이다. 그녀는 경제적인 이유로 자신의 애인과 함께 주인공의 집으로 들어온다. 주인공은 딸과 애인을 보며 생각한다. “이 애들은 세상을 뭐라고 생각하는 걸까. 정말 책에나 나올 법한 근사하고 멋진 어떤 거라고 믿는 걸까. 몇 사람이 힘을 합치면 번쩍 들어 뒤집을 수 있는 어떤 거라고 여기는 걸까.” 자신의 배로 낳았지만 완전히 낯선 사람인 것처럼만 느껴지는 딸을 들여다보는 일은 결국 “끊임없이 싸우고 견뎌야 하는 일상”을 지나보내야만 하는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것으로 나아가게 된다.소설을 읽으면서 마음이 저릿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우리 모두가 공유하고 있는 감정의 어느 지점을 건드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통상적으로 묘사되는 부모와 자식 간의 모습이 아님에도 우리는 이들의 상황과 태도에 공감한다. 소설 속 주인공은 무조건적인 사랑과 희생의 방식으로 그려졌던 어머니가 아니며 딸은 부모에게 연민을 내보이지 않는다. 소설에서는 전혀 다른 영역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충돌하는 영역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를 통하여 자신의 시선으로서는 가닿기 힘든 영역을 마주치게 되는 것을 그린다.돌아보면 나와 엄마의 사이도 그랬다. 우리에게도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시기가 있었다. 특히 내가 사춘기를 지나오면서 우리의 불화는 절정에 달했다. 엄마는 항상 내 행동에 제약을 거는 존재였으며 마치 일부러 나를 괴롭히려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우리는 자주 언성을 높이고 싸우곤 했었는데 그 내용은 다시 생각해도 정말 유치하기 짝이 없었다.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엄마는 내게 ‘왜 하교를 했는데도 교복을 있느냐’는 잔소리를 했고 그러면 나는 ‘내가 무슨 옷을 입고 다니든 엄마가 무슨 상관이냐’고 응수하곤 했다. 혹은 엄마는 내게 ‘양말을 뒤집어서 벗어놓지 말라’고 했고 나는 ‘중요하지 않은 문제로 꼬투리를 잡는다’고 반박했다. 엄마는 내게 기본적인 생활 태도를 가르치려 했던 것이고 나는 엄마가 나를 통제하려 든다고 생각했었다. 우리의 대화는 본질로 향하지 못하고 언저리만을 뱅뱅 돌았다. 서로의 생각을 정확하게 바라보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 채로 불만을 토로했고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기 위해서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모했다.특히 내 쪽이 그랬다. 태어난 순간부터 지금까지도 엄마는 계속해서 엄마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엄마에게도 자신만의 신념이 있고 기분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엄마는 엄마이기 때문에 당연히 나를 이해해야 한다’는 생각이 얼마나 오만한 것이었는지 깨닫기 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우리가 엄마와 딸의 관계를 넘어서서 인간과 인간의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한 순간 많은 것이 달라졌다. 엄마는 나의 모든 것을 이해해야 하는 존재가 아니었다. 그녀는 단지 한 명의 인간이자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존재였다. 문은강 ‘춤추는 고복희와 원더랜드’로 주목받은 소설가. 2017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작가로 등단했다. 소설을 쓰다보면 타인에 대한 이해는 필연적으로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소설을 쓰는 입장으로서는 이야기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을 헤아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시선은 도저히 가 닿을 수 없는 타인으로까지 향하게 되는데 그건 무척이나 고단하면서도 유의미한 일이다. 나로서는 납득하기 힘든 이상한 선택을 하게 되는 인물을 내 손으로 그리면서도 몇 번이나 고개를 갸웃했었다. 그러나 끝끝내 그러한 인물마저도 끌어안게 되고 어쩔 수 없음의 영역을 경험하게 된다. 모두가 불완전한 존재들이며 무차별적으로 다가오는 삶의 폭풍 속을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헤쳐 나가는 중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이러한 이해의 방식에는 나와 엄마도 대입할 수 있다. 엄마와 나는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하는 존재다. 우리는 한 집에서 살았지만 각자 다른 생각을 했다. 매일매일 다른 체험을 하고 상반된 감정을 겪었다. 이토록 이상하고 특별한 관계 속에서 우리는 서로를 부인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앞으로도 우리는 서로를 알아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지만 몇 번이나 실패할 지도 모른다. 그러면서 엄마와 나의 세계는 조금씩 확장될 것이다. 어렵지만 기대되는 일이다. 관계를 맺는다는 건 그런 것이니까.

2022-03-29

어린이라는 신앙-소파 방정환을 읽다

1929년 5월 어린이날 특집 기념호로 발간된 잡지 ‘어린이’의 표지. 방정환이 1923년 창간하고 개벽사에서 펴냈던 잡지 ‘어린이’는 1935년까지 이어졌다. 이 잡지는 한국의 가장 대표적인 어린이 전문잡지였다. 무언가를 이름지어 부를 수 있는 언어의 힘이란 결코 간단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세계를 창조해내는 힘을 갖는다. 시에서 메타포, 즉 은유가 갖는 힘이 그토록 대단한 것은 그것이 단지 시라는 문학 장르의 수사적 방법이기 때문이 아니다. 이전까지 연결되어 있지 않았던 언어를 현실적 대상으로 연결하는 시인의 통찰력과 언어적 창조력은 그 언어를 둘러싼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낸다. 이제는 낡은 것이 되어 버린 “내 마음은 호수”라는 은유조차, 호수를 지날 때 문득 떠오르지 않는가. 그 언어가 존재의 집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기계와 상호작용하는 이 새로운 미디어의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오히려 언어적 담론의 힘에 더욱 둔감해진 지금 시대에 어떤 것을 이름지어 부를 수 있는 은유의 힘은 더욱 중요한 것이 아닐 수 없다.그런 의미에서, 비록 어린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낸 것은 아니지만, 그 언어에 담긴 함의를 새롭게 더욱 귀하게 규정했던 소파 방정환의 자리는 여러 번 긍정되어도 모자랄 만하다. 그는 어른의 부속품처럼 다뤄졌던 어린이의 자리를 새롭게 규정하면서, 어른이 어린이를 내리누르지 말고, 낡고 묵은 것으로 새것을 누르지 말라고 주장했다. 어린이가 미숙하고 모자란 것이 아니라 귀하고 중요한, 국가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투자로 그 의미가 바뀌게 된 것은 1920년대 초부터 방정환이 행했던 강연이나 언론, 출판 활동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었던 것이다.방정환은 천도교 3대 교주인 손병희의 세 번째 사위로, 일본에 유학하면서 1923년 색동회를 창립하고 그들을 중심으로 어린이날을 만들면서 잡지 ‘어린이’를 창간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전개했다. 그는 천도교의 언론출판 활동의 핵심에 자리잡고 있던 개벽사에서 시사종합잡지인 ‘개벽’, 어린이 전문잡지 ‘어린이’, 여성 전문잡지 ‘부인’, ‘신여성’ 등을 편집하면서 바로 전 시대 최남선이 신문관을 중심으로 열었던 잡지출판의 시대를 이어 1920년대부터 30년대까지 조선의 잡지왕국으로 군림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던 언론인이기도 했다. 1931년 잡지 ‘동광’ 8월호에 ‘김만(金萬)’이라는 필자는 방정환을 평하며, “조선서는 잡지왕국이라 할 개벽사 2층에는 편집실에 북극의 북극곰(白熊)모양으로 혼자 들어앉아서 연이어 연방 담배를 피워 물고 ‘혜성’, ‘신여성’, ‘어린이’의 매호 편집 목차에 하루 같이 땀을 흘리는 방정환씨는 개벽의 잡지왕국의 총리라는 관(觀)도 없지 아니하거니와 그보다는 몸뚱이가 뚱뚱하고 부지런한 것이 ‘노력하는 곰’이라는 감을 금할 수 없는 것은 필자만의 특수감은 아닐 것”이라고 쓰고 있기도 했다.물론 앞 시대의 최남선 역시 아이들을 위한 잡지에 관심이 많아 ‘소년’, ‘붉은저고리’, ‘새별’, ‘아이들보이’ 등의 소년 잡지를 발간했지만, 그에 비해 방정환이 만든 잡지 ‘어린이’가 특별했던 것은 그가 ‘어린이’라는 단어를 중심으로 당시의 조선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애썼기 때문일 것이다. 그가 개벽사에서 잡지를 만들었던 것은 바로 이 ‘어린이’를 만들기 위해서였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그에게 있어서 ‘어린이’는 신앙 그 자체였고, 당시 식민지였던 조선 사회를 광복으로 이끌 가장 중요한 힘이었다.매년 5월이 다가올 무렵이면, 어린이라는 단어는 더욱 애틋해진다. 미래를 쉽게 말할 수 없었던 시대에 어린이라는 씨앗을 뿌리고, 자라난 나무에서 사회의 변화를 기대했던 방정환의 삶을 생각한다. 그가 썼던 글은 대부분 어린이를 위한 사소한 읽을거리였지만, 결코 사소하게 읽히지 않는 것은 그 글이 어린이라는 신앙에 바탕을 둔 것이었기 때문이다. /홍익대 교수

2022-03-28

노송(老松) 아래 아무것도 없었다 (Ⅵ)

가벼웠다. 우리 아버지가 왜 이리 가벼워, 왜 이리 가벼운 거야? 눈물을 흘리며 관을 붙잡아야 했지만 필립은 그러지 않았다. 그 무거운 것들을 속에 넣고 계셨어. 내 가슴과 등을 묵직하게 누르던 아버지의 무게는 그것들의 무게였어. 그것들이 사라지니 이렇게 가볍지 않아? 만식의 시신은 속을 파낸 통나무 같았다. 속을 다 파낸 통나무로 배를 만든다 했지. 그 배를 타고 강을 건너야겠어. 필립을 태운 만식의 영구차는 넓은 강 위로 놓인 다리를 건넜다.사옥 정문 앞 노송 아래에 절반을 묻었다. 직원들이 나와 그 광경을 보았다. 일부는 울기도 했고 일부는 소름끼친다며 겉옷을 고쳐 입었다.임원 중 한 명이 물었다.-회사는 어떻게 할지?-회장님 안 계신다고 회사가 망하는 건 아닙니다. 회장님이 회사를 그렇게 만드시지도 않았고. 회장님이 돌아가셨어도 회사는 그대로입니다. 하던 대로 하면 됩니다.필립이 덧붙여 말했다.-그리고 당분간은 후계 따위의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해주세요. 부회장님이 있으시니 부회장님 중심으로 운영하시면 됩니다. 제가 어찌할지는 조금 시간을 두고 생각해보겠습니다.누구도 후계에 대해 묻지 않았지만 필립은 확실히 해두고 싶었다.집 정원의 회화나무 아래에 나머지 반을 묻은 후 필립은 작은아버지 부부와 친지들을 배웅했다. 형도, 어머니도, 이제 아버지까지. 세상에 혼자 남겨졌다는 쓸쓸함, 서러움. 하루 정도는 그런 기분을 느껴야 할 것 같았다. 회화나무 아래를 보며 ‘아버지’ 하고 나지막하게 불렀다. 눈물이 따라 나올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입꼬리가 양쪽으로 당겨졌다. 콧구멍 안 깊은 곳 목 안으로부터 노랫가락이 흘러나왔다. 필립의 머리는 양쪽으로 흔들거렸고 오른발은 박자를 맞췄다. 필립은 만식과의 추억을 떠올리기 위해 애를 썼지만 떠오른 것은 회사의 조직체계와 운영에 대한 것이었다. 오래된 고민이었다.-저.안나였다. 언제부터 거기 있었는지 알 수 없었다. 반대쪽에는 아내가 안나와 마주 보고 서 있었다. 안나가 큰 목소리로 말했다.-호칭을 어떻게 할지. 사모님이라 부를게요. 사모님께 정식으로 인사드린 적 없지요. 장례식장에서는 인사를 드릴 상황이 아니었으니까. 제 이름은 안나예요, 안나. 사흘 동안 많이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물을 가져다주신 것, 다리를 주물러주신 것 모두 감사해요. 여자로서, 아이를 가져본 여자로서 저를 살펴봐 주셨어요. 그리고 회장님, 저와 저의 아이는 어찌할지 말씀을 기다릴게요. 욕심 부리지 않겠습니다.필립은 안나의 두 눈에 고인 눈물을 보았다. 닦아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곧 자기가 할 일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손수건을 건넨 것은 필립의 아내였다.-그러니까 허 형사, 현장에 남겨진 것 중에는 단서가 될 만한 것이 없단 말이지?박 팀장이 허 형사의 책상으로 다가왔다.-피해자의 것을 제외하고 남겨진 지문도 없습니다. 혈흔이 있기는 합니다만 모두 피해자의 것입니다. 많지도 않고요. 사실 그것도 이상합니다.허 형사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대답했다. 박 팀장이 허 형사에게 커피를 건넸다. 김강 작가 2017년 제21회 심훈문학상 소설 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우리 언젠가 화성에 가겠지만’ ‘소비노동조합’ ‘여행시절’(공저) ‘당신의 가장 중심’(공저) 등을 썼다. -앉아, 앉아서 이야기하자고. 커피 한 잔 하면서.박 팀장은 옆자리의 의자를 끌고 와 앉았다.-피해자가 병원에서 타고 나간 본인의 차량에서 살해된 채로 발견이 됐는데 혈흔이 얼마 없다는 겁니다. 다른 곳에서 살해된 후 시신이 발견된 장소, 차로 옮겨졌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장기를 꺼내는 작업을 차 안에서 하기는 힘드니까 어딘가 다른 곳에서 범행을 저질렀다 볼 수 있지요. 문제는 어디서 했느냐 인데요. 차량이 고속도로 진입 톨게이트를 통과한 것과 차량 발견지의 도착 톨게이트를 통과한 것까지 확인을 했는데 그 시간이 빠듯합니다. 다른 뭔가를, 이를테면 장기를 꺼내거나 할 그런 시간이 안 되거든요. 장기가 한두 개도 아니고. 하이고, 완전 인조인간이더군요. 간, 폐, 콩팥, 관절, 심장까지. 다 인공 장기예요.-조금만 더 살았으면 머리만 빼고 다 바꿨겠네. 역시 돈이 좋기는 좋네. 결과는 좋지 않지만 말이야. 하여튼, 그러면 이쪽 톨게이트를 지나기 전에 다른 차량이나 장소로 옮겨졌거나 저쪽 톨게이트를 지나서 옮겨졌거나. 그럴 수 있는 거네.박 팀장이 허 형사를 보며 말했다.-가능하죠. 그런데 그게 잡히는 게 없습니다. 병원에서부터 톨게이트까지의 차량 동선에 있는 CCTV를 다 살펴봤는데 특별한 것이 보이지 않습니다. 저쪽도 마찬가지고. 게다가 무슨 비밀이 그리 많았는지 썬팅을 심하게 해놓아서 차량 안을 볼 수가 없습니다.

2022-03-28

호미반도 국가해양정원 조성에 박차를

경북도가 25일 포항 구룡포읍 행정복지센터에서 호미반도 인근 4개읍면 주민을 대상으로 호미반도 국가해양정원 조성사업에 관한 주민 설명회를 가졌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호미반도 국가해양정원 조성사업에 대한 주민 이해 폭을 넓히고 주민 의견을 사업과정에 반영하는 데 목적이 있다.호미반도 국가해양정원 조성사업은 경북도와 포항시가 크게 공을 들이는 사업이다. 지난해 12월 해양수산부로부터 해양보존구역으로 지정받은 호미곶 일원에 대해 해양환경 보호 및 보존뿐 아니라 생태계 복원을 통해 이곳을 세계적 명품 생태관광지로 탈바꿈하려는 것이다.한반도 지형의 호랑이 꼬리 부분에 해당하는 호미곶은 해안단구를 중심으로 암반 생태계가 발달한 지역이다. 성게나 조개처럼 해저 바닥에 사는 저서동물 94종이 분포돼 있고 게바다말이 대규모로 군락지를 이루는 등 수산자원이 풍부한 곳이다. 또 호미곶 주변은 1908년 세워진 호미곶등대와 국내 유일의 등대박물관이 있고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 장기읍성, 장기숲 등 바다와 산림,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곳이다. 특히 동해안 일대는 이미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된 곳으로 포항시가 계획한 동해안 관광벨트 사업과 연계된다면 명품 관광코스로 손색이 없다하겠다.국내는 순천만 국가정원이 습지를 복원하고 생태계 보호를 위해 57개의 조경정원을 설치해 연간 6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곳으로 탈바꿈했다. 일본의 나오시마 섬 등도 해양생태계 복원을 통해 유명 관광지로 면모를 일신한 사례다.호미반도의 생태학적 가치가 높다고 해도 이를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선 더 많은 준비와 노력이 있어야 한다. 국가해양정원 지정을 위한 연구와 치밀한 행정적 전략이 뒤따라야 한다는 말이다. 순천만 국가정원과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과 노력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호미곶 국가정원 등 동해안 일대를 세계적 명품 관광지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국가가 마다할 리 없다. 철저한 준비와 연구로 오는 5월 국가 예비타당성 조사를 반드시 통과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2022-03-28

서대구역·4차순환선 개통, 대구의 경사다

내일(30일) 대구에서는 시민들의 숙원이었던 서대구역과 대구4차순환도로 개통식 행사가 열린다. 31일 오전 6시41분부터 열차운행이 시작되는 서대구역은 이제 대구의 두 번째 고속철도 정거장으로 자리잡게 된다. 서대구역에 정차하는 KTX·SRT 고속열차는 평일 기준 총 36편이다. 서대구역이 개통되면 동대구역 한군데에 집중됐던 대구의 관문이 서대구권역으로까지 확대돼 그동안 낙후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했던 서구지역 일대가 새 모습으로 바뀌게 된다. 특히 서대구역 역세권인 이현동, 평리동, 비산동의 유동인구는 급속도로 증가할 전망이다. 달서구와 달성군 주민들도 20~30분 내에 접근 가능한 고속철도 교통망을 가지게 됐다. 5년 후(2027년)에 서대구역을 기점으로 달성군을 관통하는 철도인 대구산업선이 개통되면 대구염색산업단지, 서대구산업단지, 대구국가산업단지, 대구테크노폴리스 등 주요 산업단지와 서재·세천지역 주거밀집 지역의 접근성도 크게 개선된다. 공단 출퇴근 근로자들이 큰 혜택을 보게 된다. 31일 정오부터는 대구 4차순환선도 완전히 뚫린다. 수성구 범물동에서 달서구 상인동을 잇는 앞산터널 등 29.1㎞는 앞서 부분 개통했고, 나머지 32.5㎞ 구간이 이날 전면 개통에 들어간다. 4차순환선은 1987년 기본계획 수립 이후 35년 만에 완공하는 도로다. 이 도로는 경부고속도로(칠곡 분기점), 중앙고속도로(동명·동로 나들목), 대구부산고속도로(상매 분기점)와 직접 연결되면서, 그동안 상습정체 구간이었던 서대구 IC 소통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대구 서부권 산업단지 입주 기업들에게는 물류비 절감 효과도 클 것이다.대구시민들은 30여년간 공사현장을 지켜보면서 4차 순환선 완전 개통을 기다려왔다. 이 도로는 북구 칠곡에서 달성군, 달서구 상인, 수성구 지산·범물을 거쳐 동구 율하, 혁신도시까지 대구 외곽지대를 하나로 연결하는 도로다. 앞으로 4차 순환도로가 시내 구·군별 주요 병목지점의 교통량을 분산해 정체 현상을 해소하고, 대구 경제활성화와 환경개선에도 기여하길 기대한다.

2022-03-28

샤이 오미크론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샤이 오미크론은 코로나19 증상이 있거나 자가진단키트를 통해 양성 진단을 받았음에도 병원에서 신속항원검사나 보건소에서 PCR 검사를 받지 않으려는 환자군을 일컫는다.정치권에서 자신이 보수성향이지만 보수임을 인정하지 않는 유권자를 가리켜 ‘샤이 보수’라고 부르던 데서 비롯된 신조어다.우리나라에서 최근 25일간 잇따라 20만명 이상 코로나 확진환자가 발생한 것도 샤이 오미크론 때문이란 분석이다. 샤이 오미크론 현상이 만연하게 된 데는 코로나 방역수칙에 따르기 어려운 자영업자들의 속사정이 얽혀 있다. 예를 들어 자영업자가 자가진단키트에서 양성판정이 나올 경우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몸살, 기침, 발열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어서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아야하지만 PCR 검사를 외면하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을 하게된다. 대체근무자를 구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고, 7일간의 짧은 기간 동안 교육 과정 없이 능숙하게 매장을 운영할 사람을 구하는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또한 인력을 구한다 해도 인건비 등 소요비용이 자영업자에게 적잖은 부담이다. 일 평균 1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자영업자가 대체 인력을 사용해 7일간 매장을 운영하면 최저임금·8시간 기준 51만여원의 인건비를 줘야 한다. 한 주 동안 벌어들인 매출의 대부분을 인건비로 지출해야 한다. 이러니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 의심증상이 있어도 PCR 검사를 꺼리게 된다.샤이 오미크론은 정부가 코로나에 걸린 국민의 삶을 제대로 보살펴주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정부가 국민 개개인에게 ‘내가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되어도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구나’라는 믿음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샤이 오미크론이 사라져야 코로나 확산도 막을 수 있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2-03-28

대통령과 당선인이 국민 통합 중심돼야

김진국 고문 정부 이양이 소란하다. 어떤 자리도 전·후임자 사이가 좋기는 쉽지 않다. 비교당하고, 궂은일의 책임과 좋은 일의 공덕이 나누어지기 때문이다. ‘제왕적’이라는 말을 듣는 대통령 자리는 오죽할까. 같은 정당 내에서 정권을 넘겨도 전·후임자 사이에 앙금이 남는 일이 다반사다. 그러니 정권 교체에서는 어느 정도 잡음을 각오해야 한다. 그렇더라도 이번에는 좀 지나치다.대통령 집무실을 옮기는 일도 대통령과 당선인이 대립할 문제는 아니다. 집무실은 쓸 사람이 결정할 몫이다. 여론을 물어보고, 정치권이 논란을 벌일 수는 있지만 방을 비워줄 전임 대통령이 왈가왈부하는 건 남의 집 제사상 간섭하는 꼴이다.물론 그 일이 현 대통령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참견한다면 거기까지다.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하자마자 청와대를 시민에게 공개하려면 후임 대통령이 입주할 때와는 다른 준비가 필요하다. 문 대통령이 일하는 데 지장을 줄 수 있다. 그렇게까지 서두를 이유는 없다.최근 여론조사마다 과반수가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반대한다. 이런 탓인지 한국갤럽 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국정 운영을 잘할 것’이라는 기대치가 55%로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낮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같은 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87%, 박근혜 전 대통령은 78%, 이명박 전 대통령은 84%였다.선거가 끝나면 새 대통령에게 기대가 모이는 게 정상이다. 저조한 기대치는 선거전이 격렬했던 탓도 있지만, 그 후유증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 윤 당선인이 ‘국민 통합’을 강조했지만, 실행이 더디다는 말이다. 당선인과 그 측근들이 던지는 말들이 너무 날카롭다. 반대 진영에서 승복하지 않는 언행들이 이어지고 있다. 그렇지만 국민 통합의 책임은 결국 국정을 이끌어갈 윤 당선인에게 있다. 전임자, 경쟁 정당을 끌어안아야 한다. 국민을 설득하는 데도 실패했다. 밀어붙이기만 해서는 오래 못 간다.임기 초 지지율은 국정의 틀을 잡아나가는 동력이다.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가 특히 악재다. ‘밀월 기간’도 날려버렸다. 선거가 끝났는데도 정치권이 전투 모드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도 그와 무관하지 않다. 한국리서치 조사를 보면 대구·경북(찬성 61.4%, 반대 34.3%)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반대 의견이 많다. 서울은 반대 55.8%, 찬성 39.3%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후보는 호남과 세종·인천·경기·제주에서 이겼다. 그런데 민주당에 호재가 생긴 것이다. 대통령 선거의 여파가 남아 있어 판세를 뒤집기 어려웠는데, 대선 득표 차가 크지 않은 서울·충청에서 의욕이 생겼다.문 대통령은 18일 참모진들에게 “당선인 측의 공약이나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해 개별적인 의사 표현은 하지 말라”고 입 단속했다. 그런데 21일 “촉박한 시일에 국방부·합참·대통령비서실 등 이전 계획은 무리한 면이 있어 보인다”며 반대했다. 급반전의 배경이 민주당의 지방선거 전략이라고 의심받을 만하다.대통령 선거 때도 문 대통령은 투표 하루 전인 8일 윤석열 후보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의도했건 아니건, 여성 표가 이재명 후보로 모이게 도왔다. 대통령의 선거 개입에는 찬반 의견이 있을 수 있다. 그 문제를 차치해도 대통령은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다. 대통령과 당선인이 선거 때문에 협력하지 못한다면 비극이다.윤석열 당선인은 당선되는 순간 국민의힘이나 지지자들의 당선인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 국민의 당선인이다. 집무실을 하루 일찍 옮기는 것보다 국민 통합이 중요하다. 현 대통령과 경쟁 정당에 손을 내밀어야 한다. 상대가 그 손을 잡지 않더라도, 포용하는 노력을 보이고, 국민이 거기서 진심을 느껴야 통합할 수 있다. 문 대통령도 취임하면서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 분 한 분도 저의 국민”이라고 말했다. 대통령과 당선인이 분열의 중심이 되어서는 안 된다. 역대 대통령은 불행했다. 이제라도 통합의 상징이 되어야 한다. 하루빨리 전·후임자가 손을 잡고,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김진국 본사 고문

2022-03-27

영양군수의 최고 덕목은 청렴성

임시권 영양문화원장 영양군민은 군민들의 생활 속에서 함께하는 지도자를 원한다.6.1 지방선거가 2개월 앞으로 다가 왔다.지방선거는 앞으로의 4년 동안 지역의 대소사를 이끌어나갈 지역 일꾼을 선출하는 선거이다.그렇기 때문에 선거 때마다 유권자들은 언제나 멋진 지도자 지역을 위해 희생하는 참된 일꾼을 원한다.인구 1만 7천명의 작은 지방자치단체인 영양군도 예외는 아니다.언제나 군민들의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 잘 사는 지방자치단체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지도자를 군민들은 간절히 원하고 있다.사사로운 이득에 눈이 어두워 편 가르기로 영양군의 화합을 실천하지 못하는 사람이 아닌 영양의 미래를 위해 깊고 넓게 보면서 영양군이 발전해 나갈 방향에 대해 지속적으로 군민들과 소통하고 군민들의 삶속에 녹아 들 수 있는 그런 지도자를 말이다.차기 영양군을 이끌어 갈 지도자는 영양군민을 잘 살게 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으면 한다.군민들이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활함에 어떤 점이 개선되어야 할지 항상 고민하고 실천해 옮기며 현재 삶의 질이 중요한 가치가 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이제는 군민생활과 가까운 정책으로 행정의 체질개선을 통해 군민 모두가 행복한 영양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영양군은 지난 시간 동안 다양한 공모사업 신청을 통해 예산을 확보하며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한 사례가 많다.이에 안주하지 말고 차기 어떤 지도자가 영양군을 이끌어 갈지 간에 군민들의 편의와 발전을 위해서라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직접 발품을 팔아 예산을 확보하는 군정 활동이 필요 할 것이다.한 두번의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끊임없이 중앙부처와 상급기관의 문지방이 닳도록 드나들며 정책을 호소하고 설득해야 할 것이다.요즘 군수들은 군수가 될 인물의 자질중 청렴함을 최고의 덕목이라 여기기 때문에 행정 업무처리 절차와 재정운영의 투명성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어떠한 상황에서도 개개인의 사사로운 감정으로 일부 집단과 단체에 흔들리지 않고 중립을 지키며 군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좋은 안건들을 정책에 반영시켜 군민들이 원허는 정책을 펼 수 있는 그런 훌륭한 지도자를 필요로 한다.지도자는 막중한 책임과 의무는 물론 권한까지 가지는 자리다.영양군수라는 자리는 1만 7천여명 영양군민의 눈높이를 맞추고 군민 모두가 염원하는 사업추진을 추진해 풍요로운 삶을 영위 할 수 있도록 하는 자리다.항상 군민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군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실천에 옮기는 사람이라 생각한다.‘모든 국민은 투표하는 순간에만 주인이다. 투표가 끝나자마자 다시 노예가 된다’는 프랑스 계몽 사상가인 루소의 말이 있다.이번에도 그리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후보들이 선거 때는 무슨 말인들 못하겠는가.군수후보가 지금까지 살아온 과정을 세심히 살펴야 한다.돈과 권력을 좇아 기회주의적으로 산 인물인지 주민을 섬기고 정의와 유능함을 갖춘 참사람인지 당사자들의‘역사’를 봐야 한다.다른 후보를 비방하면서 자신을 드높이려는 후보보다, 다른후보의 장단점과는 무관하게 자신이 얼마나 ‘실적’과 ‘실력’을 갖고 있는지를 다정하게 논증하는 후보를 주목해야 한다.한고을의 지도자는 일편단심 군민을 편하고 잘 살게 하려는 생각으로 불철주야 노력할 정직한 사람, 당장의 인기를 위해 초상집이나 행사장만 부지런히 쫓아다니는 사람이 아닌, 사사로운 이익에 마음을 사로잡혀 전전긍긍하는 사람이 아닌, 영양군의 미래를 길게 보고 넓게 보고 깊이 보면서 묵묵히 한길로 매진할 품성과 자질을 가진 사람, 영양이 발전해 나갈 방향에 대해 군민과 시민단체와 토론하고 그 결과를 가지고 실천해 나갈 방도를 의회와 숙의할 줄 아는 사람, 공무원으로서 참된 봉직관을 가진 공무원을 볼 줄 아는 그런 사람이 군수가 되었으면 좋겠다.나는 그런 참 좋은 후보를 만나서 동행하고 싶다.

2022-03-27

목련이 목련했다

목련 투어를 나섰다. 지난해는 보문단지와 동리목월문학관 지나 서출지까지 발도장을 찍었었다. 올해는 다른 곳으로 골랐다.첫 코스로 화천리 산수유 보러 갔다가 발견한 목련 한 그루다. 어느 문중의 선산인지 햇살 가득한 언덕에 봉분이 나란히 몇 기 엎드린 곳에 꽃나무가 병풍처럼 들러져 있었다. 그 나무 중 우뚝 키가 큰 목련이 봉오리를 가득 달고 있었다. 며칠이면 꽃문을 열 것으로 보여 오늘 찾았다.산비탈에 주춤주춤 차를 세우는데, 아직 만개하지 않은 목련이 노란 산수유 군락지 위로 삐죽이 고개를 내밀고 우리를 반긴다. 가지에 산새들이 다닥다닥 앉은 모양새다. 가까이 가려니 꽃그늘에 평상이 하나 놓였고 그 아래 잔디밭에 손님 셋이 소풍 온 듯 무언가 나누며 소담스럽게 웃는 소리가 번졌다. 산소에 다니러 온 주인장인가 싶어 목련 사진만 찍고 갈게요 하니, 자신들도 객이니 걱정하지 말고 찍으라 했다. 하늘을 배경으로 한 컷, 산수유와 더불어 한 컷, 활짝 핀 가지를 줌으로 당겨 한 컷 찍었다. 마지막으로 목련을 보러 온 그들을 넣어서 원경으로 한 컷 더 찍었다.찍으며 보니 찻상이 참 곱다. 다도를 즐기는 사람들은 꽃이 피는 곳을 찾아다니며 꽃자리를 깔고 즐긴다고 들었는데 여기서 만났다. 아기자기한 상꾸밈을 보고 감탄하자 차 한 잔 맛보라며 자리를 내준다. 민폐 같아 사양하니, 세 사람 중에 큰 카메라를 옆에 둔 분이 자신도 목련 찍으러 와서 처음 만난 사이니 그냥 껴 앉으라고 부추겼다. 못 이기는 척 꼽사리를 꼈다. 앉자마자 우리가 올 것을 알고 기다렸단 듯 붉은색의 천으로 된 찻상을 깔아주며 찻잔에 받침까지 받쳐서 삼색 과일까지 담아 꾸미는 것이었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벌이 내는 날갯짓 선율을 들으며 오래된 보이차와 눈 속에서 딴 국화차와 초록빛 고운 말차까지 대접받았다.차를 마시는 사이에 꽃 사진을 찍으러 사람들이 주위를 서성댔다. 나만 아는 곳인가 했더니 좋은 사진을 찍으려고 잘도 좋은 곳을 찾아내는 사람들이 곳곳에 숨어 있었다. 꽃 향에 차향에 사람 향에 취해 생각보다 오래 머무른 듯해서 서둘러 감사 인사를 나누고 다음 장소로 발길을 재촉했다.두 번째 찾아간 곳은 오릉이다. 넓은 주차장으로 들어가는데 기와 담장 위로 솟아오른 목련이 햇살에 하얗게 빛나는 모습이 눈부셨다.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한참을 넋 놓고 꽃 감상을 했다. 안으로 들어가 소나무 숲을 따라 돌다 보면 능이 넷이다가 셋으로 줄었다 다시 다섯으로 돌아온다. 오릉은 4명의 신라초기 박씨 왕들과 박혁거세왕의 왕비인 알영부인의 능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신라의 초기 묘들은 돌무지덧널무덤이 아닌 널무덤 또는 덧널무덤으로 조사돼 이 오릉이 신라초기의 왕릉일 수 없다는 견해도 있다.넓은 능을 다 돌아보려면 하루해도 모자란다. 오늘의 우리 목표는 숭덕전 앞의 목련이다. 멀리서 보니 벌써 웨딩 사진 찍는 일행들과 바주카포 같은 렌즈를 달고 온 동호회 사람들이 자리를 옮겨가며 목련의 자태에 홀려있었다. 많은 이들 중에 빨간 외투를 입고 찍기도 하고 찍히기도 하는 여인이 눈에 뜨인다. 산수유 그늘에서도 열심히 서성대던 일행이었다. 내가 들고 간 빨간 하트 우산을 빌려 사진을 찍더니 어디서 산 것이냐 묻는다. 가격까지 알려드리니 주변의 다른 분까지 받아적는다. 히힛, 역시 사진에 진심인 분이다. 담장에 붙어서 나란히 심은 탓에 기와지붕이 꽃그늘에 가려진다. 목련의 키가 거기에 서 있던 시간을 말해주려고 건물의 높이를 뛰어넘었다. 파란 하늘, 까만 기와 하얀 목련의 삼박자가 카메라 셔터의 속도를 빠르게 했다.친구가 새로 집을 지었다. 목련 투어를 다니는 내 생각이 나서 한 그루 심어야겠다고 집 어느 즈음에 심으면 좋은지 나에게 물었다. 아파트에만 살아온 내가 어찌 알겠나 했더니 이곳에서 답을 얻었다. 담장 따라 심어놓으니 어느새 담을 훌쩍 뛰어넘어 밖을 지나는 사람도 즐기고 담 안의 주인도 창문으로 들어오는 풍경을 담을 수 있으니 좋다. 목련이 하루를 가득 채웠다. /김순희(수필가)

2022-03-27

기후위기, 누가 대신 막아주지 않는다

위현복(사)한국혁신연구원 이사장 인류는 20세기에 전 지구적인 산업화를 통해 기념비적인 발전을 이뤄냈지만, 21세기를 맞이하면서 대재앙 수준의 위협에 처해있다.재앙은 2020년대가 시작되면서 현실화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지구 온도는 전례 없는 수준으로 상승했다. 호주와 미국, 브라질에 발생한 엄청난 산불로 주변 도시들이 화염에 휩싸였다. 대규모 메뚜기 떼가 덮친 아프리카에서는 작물과 초원이 초토화됐다.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전염병도 전 세계로 확산됐다.IPCC(기후변화에 대한 정부 간 협의체)는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근본적으로 감축하지 않으면, 파멸적이고 되돌릴 수 없는 기후변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정부는 지난해 10월 8일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에 대해 2018년 배출량 대비 40%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주요국가 NDC 수준을 보면 미국 45.8%, 영국 45.2%, EU 39.8%, 일본 38.6%로 우리나라가 특별히 높은 감축목표를 잡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정부가 사회적 합의 없이 불쑥 계획을 내놓았기 때문에 반발과 우려를 자초한 것이다.정부가 발표한 2018년 대비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 계획을 보면, 전체적으로 7억2천760만t에서 4억3천660만t으로 40% 절감하는 것이다. 에너지 부문에서는 2억6천960만t에서 1억4천990만t으로 44.4% 절감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국내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율을 2020년 6.6%에서 2030년 30.2%까지 늘려서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미다. 산업 분야에서는 2억6천50만t을 2억2천260만t으로 14.5% 줄이고, 건물에서 32.8%, 수송에서 37.8%, 농축수산에서 25.9%, 폐기물에서 46.8%를 줄인다는 계획이다.지금 우리는 인류의 미래를 위한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우리의 행동과 선택이 다가올 미래 세대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의미다. 지구가 파국으로 치달을 확률이 낮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 주장이 설사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손놓고 있어서는 안된다.문재인 정부 에너지정책의 치명적 과오는 국민을 구경꾼으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국민이 보기에 탈원전 정책은 ‘정권이 바뀌면 어차피 폐기될 정책’이라는 생각이 들게끔 이끌었다. 중요한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자기편 사람들이 태양광을 통해 한탕 해 먹는 판’으로 비추어지도록 했다.기후대응에 대한 해결책은 이제 국민 모두의 숙제가 되었다. 정부와 기업은 물론이고 개인도 문제해결의 당사자다. ‘정부가 알아서 해결하겠지’하는 생각으로 떠넘길 일이 아니다. 당장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걸려 있는 심각한 문제다.윤석열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폐기한다고 하더라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해결책을 잠시 유예할 따름이다. 국민 모두 지구재앙을 막는 것을 나의 일로 여기고 나서야 한다. 해도 되고 안 해도 된다는 느긋한 자세를 가져선 안 된다. 아주 작은 일이라도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한다.내 집 지붕이나 베란다, 공장 지붕, 회사 공터에 당장 작은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일에서부터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는 일, 사용안하는 가전제품의 전원을 끄는 일, 휴대폰과 차량을 1년 더 쓰는 일 등에 이르기까지 실제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일은 수없이 많다. 이런 실천이 단순한 윤리·도덕적인 행동이라는 사치스러운 생각을 버려야 한다. 이런 행동 하나하나가 우리 모두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정부나 대기업, 국제기구가 지구의 대재앙을 막아줄 것이라는 생각도 버려야 한다. 우리는 임진왜란을 당하여 왕과 조정이 의주까지 도망치고 난 후에도 결국은 백성이 의병을 조직해서 목숨 걸고 나라를 지켜낸 민족의 후손이다. 정부의 무능과 금융기관의 일탈로 IMF사태까지 맞았지만, 전 국민이 한마음으로 금 모으기 운동에 동참하고, 소맷자락을 걷어붙이고 나서서 어려움을 이겨낸 경험도 있지 않은가.글로벌 빅4 회계법인 중 하나인 딜로이트 경제연구소(Deloitte Economics Institute)가 지난해 8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이 기후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거나 부적절하게 대처할 경우 앞으로 반세기 동안 경제적 누적 손실은 현재가치 기준으로 약 935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반면, 보고서는 한국이 2050년까지 지구온도 상승폭을 1.5℃로 제한한다는 목표에 발맞춰 과감한 ‘기후행동’에 나선다면 2070년까지 약 2천300조 원의 추가적인 경제적 이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했다.온실가스를 제대로 줄이면 2천300조 원의 이익을 얻고, 안 줄이면 935조원의 손해를 본다는 얘기다. 앞으로 9년이 기후변화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최악의 상황을 맞기 전에 개인은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정부는 재앙에 대비한 구체적인 정책들을 도입해야 한다.

2022-03-27

유영하 대구 출마설…또 ‘친박타령’ 할텐가

박근혜 전 대통령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에 출마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다소 뜬금없는 소리로 들리지만, 지난 24일 귀향한 박 전 대통령이 사저 앞 환영식 자리에서 “좋은 인재들이 대구의 도약을 이루고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 한다”고 발언한 것이, 유 변호사를 지원하겠다는 근거로 얘기되고 있다. 유 변호사도 지난 25일 매일신문 유튜브 ‘관풍루’에 출연해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이든, 2년 후 총선이든 국민이 원하고, 여건이 무르익으면 따르겠다”고 밝혔다. 출마 의지를 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유 변호사는 그러면서 “앞으로 박 전 대통령과 상의할 것”이라고 밝혀, 박 전 대통령에게는 사전에 출마의사를 타진하지 않은 것으로 짐작된다.박 전 대통령의 의중은 확인되지 않지만, 유 변호사의 대구시장 출마설에 대해선 비판적인 시각이 많다. 대구와는 별 연관이 없는 유 변호사가 단지 박 전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이유만으로 대구시장 출마설이 나오고 있으니 시민들이 의아해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는 부산 출신이며, 경기 군포에서 세 번 총선에 출마해 낙선했다.만약 박 전 대통령 생각과 상관없이 측근이라는 명분만으로 유 변호사가 출마를 결정한다면 말리고 싶다. 박 전 대통령을 다시 한번 정치적인 수렁에 빠지게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은 사저입주 환영 행사에서 “사면 결정 후에 달성 여러분이 편안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돌봐주겠다는 기사를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았고, 제가 참 행복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박 전 대통령이 만약 이번 지방선거에서 특정후보를 지지하며 정치적인 행보를 할 경우 또다시 ‘친박논쟁’이 불붙을 것이고, 온갖 입방아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안 그래도 폐쇄적이고 낡은 도시라는 소리를 듣는 대구 이미지가 더 악화할 수 있다. 대구시민들은 박 전 대통령이 존경받는 국가원로 역할을 하면서, 시민들과 일상을 함께 하며 건강을 회복하길 바라고 있다.

2022-03-27

대구산업선 확정, 서남부권 경제성장 축으로

서대구역에서 대구국가산업단지를 잇는 대구산업선 건설사업이 거의 10년만에 공사에 들어가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4일 2019년 예비타당성 면제사업으로 선정된 대구산업선 건설사업에 대한 기본계획을 확정·고시했다. 총사업비 1조4천595억원이 투입되는 대구산업선이 드디어 올해 실시설계에 들어가 내년 착공, 2027년 개통하게 된다는 소식이다. 단선철도 36.4km의 대구산업선이 개통되면 서대구역에서 대구국가산업단지까지 전동차로 30분대 연결이 가능해진다. 대구 달서구와 달성군 일부 등 개발이 지지부진했던 대구 서남부권 지역의 교통난 개선에 획기적 전기가 될 뿐 아니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특히 전 구간 지하로 건설되고 9곳의 정류장이 새로 만들어지면서 대구도시철도 1.2호선과 환승체계도 구축된다고 하니 일반시민은 물론 인근 11개 산단 10만여 근로자들의 출퇴근 편의 증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국토부가 기본계획 수립과정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대구산업선의 생산유발효과는 2조6천억원, 고용유발효과는 1만9천명이다. 대구산업선 신설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적지 않다. 특히 이달말 개통되는 서대구역사와 연계되면서 역세권 개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기대해 볼만하다.또 서대구역과 대구도심철도 환승체제 구축, 대구경북신공항철도 연결 등으로 대구국가산업단지 입주기업의 교통편의가 제고되면서 기업들의 입주 활성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대구산업선은 금호강산업 벨트의 물류운송 기능을 높여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주민들의 교통 편리성을 높여 균형발전을 이루고자 하는 사업이다. 늦었지만 예타면제 사업으로 선정되면서 착공에 이르렀으니 이제 빠르고 효율적 성과를 내는데 주력해야 한다. 대구시 등은 산단 입주기업을 더 늘리고 종사자 편의를 위한 기반사업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예타비 절감을 위해 빠졌지만 경남 창녕 대합단지까지의 철도 연결도 서둘러야 할 과제다. 대구산업선이 서남부권 발전의 성장축으로 역할을 다하길 기대한다.

2022-03-27

허니문

우정구 논설위원 허니문(honeymoon)은 결혼 후 신혼부부가 가지는 즐겁고 달콤한 시기를 비유적으로 부르는 말이다. 스칸디나비아 국가의 결혼 풍습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 지역 국가의 신혼부부는 결혼 후 신부의 어머니가 만들어준 미드(mead)라는 꿀이 첨가된 맥주를 매일 마셨는데, 건강한 아이를 낳으라는 뜻이 담겼다고 한다. 우리는 이를 밀월(蜜月)이라 번역해 부른다.정치적으로 사용되는 허니문은 새로 당선된 대통령에 대해 의회나 언론이 그의 장도를 축하하는 의미에서 취임 초기 짧은 기간 비판을 자제하는 관행이다. 이 기간은 잘못을 해도 크게 비판하지 않는다. 정권을 이양받은 초기라 일이 서툴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미국 경제가 대공황을 맞았던 1933년, 막 취임한 루스벨트 대통령은 미 의회와 손을 맞잡고 경제위기를 잘 극복하게 되는데 이때 열린 의회 100일을 허니문 기간이라 불렀다.일반적으로 민주주의 국가에서 민의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에 대해서는 허니문 기간을 주는 것이 상례다. 주식시장에서도 허니문 랠리라는 것이 있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 정치와 경제의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사회가 안정될 것이란 기대감으로 단기적으로 주가가 오르는 현상을 두고 하는 말이다.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을 두고 여야가 극한 충돌을 빚고 있다. 권력 이양조차 순조로울지 위태한 분위기다. 새 정부의 안정적 국정 수행을 위해 신구권력의 의견 조율은 반드시 있어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자의 회동이 무산되면서 두 권력의 충돌은 점입가경에 빠져드는 모양새다. 임기 시작도 전 충돌하는 권력을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도 착잡하다. 허니문을 관행으로 받아들이는 여유의 정치가 아쉽다. /우정구(논설위원)

2022-03-24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

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면 무슨 소용일까. 제 눈에는 하늘이 안 보이겠지만 하늘은 여전히 거기에 있다. 문제의 본질은 해결하지 못한 채 임시방편으로 일을 해결하려 하는 경우에 쓰는 말이다.특히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하늘이 완전히 가려지지 않는다는 뜻에서 ‘진실은 은폐하려 해도 숨길 수 없다’는 뜻으로 주로 쓰인다.‘눈 가리고 아웅’이란 말과 흡사하다.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가 최근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 김재원 최고위원을 향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한다”고 비판했다.사건의 발단은 이렇다.지난 21일 당 최고위원들은 회의를 열고 지선 공천에서 최근 5년 내 무소속 출마 경력이 있는 경우 15%, 현역 의원의 경우 10% 감점을 적용키로 결정했다. 두 감점규정에 모두 해당하는 홍준표 의원은 총 25%의 감점을 받게됐고, 홍 의원은 크게 반발했다. 특히 홍 의원은 페널티 방식을 결정한 최고위원회에 소속된 김재원 최고위원이 대구시장 출마 선언을 한 데 대해 맹비난했다.이해당사자가 주도해서 표결에 참여한 것은 법률상 당연무효사유이며, 그 표결에 참석한 사람(김재원 최고위원)은 지선 출마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게 홍 의원의 비판요지였다. 홍 의원이 크게 반발하자 김 최고위원이 해명에 나섰는 데, 이번에는 해명과정에서 이준석 당 대표와 부딪치며 진실공방이 벌어졌다.김 최고위원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렇게 해명했다. 당대표가 갖고 온 초안이 탈당 경력자 25% 감산, 징계 경력자 25% 감산, 당원 자격 정지 처분 이상을 받은 징계 경력자 15% 감산하자는 내용이었고, 자신은 15%로 통일하자고 했다는 것.이에 대해 이 대표는 즉각 반박에 나서 “김재원 최고위원이 본인이 대구시장 출마하는 상황에서 여러 오해를 사니까 당대표에게 뒤집어 씌우느냐”라고 펄쩍 뛰었다. 이 대표는 “김재원 최고위원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당시 회의에서 당 기조국장이 안건으로 오른 공천규정안은 기획조정국 안이라는 것을 명확히 설명했고, 김재원 최고위원이 “‘아직 (나는) 출마할 가능성이 많지 않다. 이해당사자로 보지 말아달라’라고 하면서 논의에 참여했다”고 폭로했다.즉, 광역단체장 감점규정 적용에 반대를 표해온 당 대표가 해당 공천규정안을 낸 듯이 말한 것이나, 자신이 이해당사자가 아니라고 해서 공천규정 논의에 참여시켰는 데, 회의가 끝난 다음날 보란듯이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것은 묵과하기 어렵다는 게 이 대표의 비판요지였다.국민의힘 지도부 역시 홍 의원에 대한 감점규정 중복적용은 다소 과도하다는 공감대가 있어 철회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지역정치권에서는 경기에 뛸 선수가 심판노릇까지 한것은 모양새가 나쁘다는 여론이다. 무릇 공당의 공천기준은 공정해야 한다. 그게 0.73%포인트 차로 어렵사리 대통령에 당선된 윤석열 정부를 밑받침할 수 있는 지방정부와 의회를 구성할 수 있는 모범답안일 수 있다.

2022-03-24

새 정부 부동산정책, 지방은 수도권과 달라야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정책은 지난 대선에서 민심을 크게 가른 핵심분야인데다 새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부동산경기 흐름도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문재인 정부는 28차례나 부동산 관련정책을 발표했지만 실패했다. 세제 강화와 대출 제한 등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펼쳤지만 집값은 폭등하고 거래는 침체하는 비정상적 시장구조를 초래했다. 특히 최악의 집값 폭등으로 무주택자와 젊은이의 내집마련 꿈이 깡그리 무너져 민심을 잃는 결정적 요소가 됐다.윤 당선자의 부동산 정책은 주택공급 확대와 부동산관련 세제개편, 대출완화 등으로 대략 요약할 수 있다. 그러나 당선자의 부동산 정책은 서울과 수도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방의 현실과는 맞지 않는게 많아 이에 대한 보완이 반드시 필요하다.중앙 관료들이 정책을 입안하다 보니 지방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것으로 짐작이 된다. 알다시피 대한민국은 수도권에 인구와 돈이 집중돼 있다. 지방은 사람이 떠나 도시소멸을 걱정하는 입장이다. 시장 상황이 서로 다른 중앙과 지방이 똑같은 정책을 적용받는다면 모순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지난 1월 대구의 미분양 물량은 전월보다 86%가 늘어 3천678가구에 이른다. 경북은 5천227가구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미분양 물량을 보유하고 있다. 당선자 측은 내집마련 기회를 늘리기 위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전체적으로 70% 상향키로 했다. 그러나 총대출상환액을 연간 소득과 연계함으로써 소득수준이 낮은 지방의 근로자가 주택담보대출을 받는데는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미분양 물량 증가, 대출과정의 불합리성 등 지방이 직면한 현실적 문제가 정책에 감안돼야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도 안착할 수 있다. 부동산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지방은 지방실정에 맞는 정책으로 대응하는 제도도 적극 검토할 때다. 이것이 지방분권의 방향이기도 하다.

2022-03-24

박근혜 귀향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퇴원해 대구 달성군에 마련된 사저로 입주했다. 이날 오전 삼성서울병원에서 환한 표정으로 퇴원한 그는 “지난 4개월 동안 헌신적으로 치료에 임해주신 삼성병원의 의료진, 그리고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짧게 언급한 후, 다른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22일 병원에 입원해 지병 치료를 받아온 박 전 대통령은 최근 통원 치료가 가능할 정도로 건강 상태를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5년 만이다.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 31일 새벽 영장심사 후 곧바로 구속 수감됐다가 지난해 12월 31일 특별사면으로 석방됐다.그는 이날 병원에서 나온 후 곧바로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부친인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에 마련된 사저로 이동했다. 그는 중구 삼덕동에서 태어났지만, 정치적 고향은 달성군이다. 지난 1998년부터 대선에 당선된 2012년까지 달성군이 그의 국회의원 지역구였다.박 전 대통령이 4년 9개월간의 긴 수감생활을 마친 후 고향으로 돌아오자, 그동안 그의 석방과 사면을 외쳐왔던 수천명의 지지자들이 사저 입구에서 대대적인 환영행사를 열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이날 “적당한 시점에 박 전 대통령을 직접 찾아뵙겠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5월 10일 취임식에 박 전 대통령을 초청할 예정이다.박 전 대통령의 귀향은 6·1 지방선거를 앞둔 시기라 정치적 함의도 크다. 과거 친박 핵심인사로 꼽혔던 정치인들을 비롯해 지방선거 출마예상자들이 앞다퉈 사저를 찾고 있는 것은 지금도 여전히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 친박을 앞세운 정치세력이 지방선거에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리도 나온다. 이제 대구시민들은 고향에 돌아온 박 전 대통령이 시민들과 일상을 함께 하며 건강을 회복할 수 있게 어머니의 마음처럼 보듬어야 한다. 진정으로 그의 귀향을 환영한다면 그가 다시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는 것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2022-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