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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개혁신당, 통일교 특검 추진 공감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17일 국회에서 첫 공식 회동을 갖고 여권 인사들의 ‘통일교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특별검사(특검)법 추진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양당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특검법을 공동 발의하기로 했으나, 특검 추천권과 수사 범위를 두고는 견해차를 보였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에서 회동했다. 두 원내대표가 취임 이후 현안 논의를 위해 공식적으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송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이재명 정권 핵심부가 얽혀 있는 통일교 게이트를 국민 앞에 명명백백히 밝히기 위해서는 독립성과 강제 수사권을 가진 특검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천 원내대표도 “특검이 더 이상 여당무죄, 야당유죄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여야와 살아있는 권력, 죽은 권력을 가리지 않는 엄정한 수사를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특검 추천권에 대해서는 입장이 갈렸다. 국민의힘은 특검 후보 추천권을 대한변호사협회나 대법원장 등 중립적인 법률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대안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개혁신당은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연루 의혹이 제기된 만큼, 제3당인 개혁신당이 추천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사범위와 관련해서도, 국민의힘은 통일교 의혹뿐 아니라 민주당 금품 수수 의혹과 민중기 특검팀의 수사 은폐·무마 의혹 등을 포함하는 이른바 ‘쌍특검’을 추진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개혁신당은 특검 수사의 범위를 통일교 의혹으로 한정해 여당이 특검 도입을 반대할 명분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송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서로 간에 충분히 견해를 교환했고, 일부 일치하지 않는 점도 있지만 대부분은 어느 정도 비슷한 방향의 견해였다”라고 설명했다. 천 원내대표도 “논의를 굉장히 원만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은 통일교 특검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하는 것에 대해 개혁신당과 국민의힘 입장이 완전히 일치하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민주당은 통일교 특검 추진을 ‘정치공세’로 규정하며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특검법은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 의원 과반수 찬성이 필요하다. 국민의힘 107석과 개혁신당 3석을 합해도 110석에 그쳐,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법안 처리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5-12-17

국회 APEC 특위 활동 종료…“포스트 APEC, 과제 남았다”

국회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지원특별위원회’가 17일 활동결과보고서를 채택하고 공식 활동을 마무리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행사 이후의 성과를 확산시킬 ‘포스트 APEC(POST APEC)’ 사업 추진이 내실 있게 준비되지 못했다는 여야의 날 선 비판이 쏟아졌다. 국민의힘 이달희(비례대표) 의원은 “포스트 APEC과 관련해 통과된 사업은 약 15억 원이 투입되는 세계경주포럼 1건뿐이다. 이대로라면 포스트 APEC이 정부와 국회의 백지수표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화의 전당 건립에 대해, “사업비는 14억 원으로 국가 전체 예산과 비교하면 크지 않다”며 “문화의 전당 내에 APEC 회의장 모습을 옮겨 담는다면 이재명 대통령의 치적을 홍보하기에도 적합한 공간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 의원은 “조성된 지 50년이 넘은 보문관광단지의 노후 인프라 개선과 APEC 참가국 권역별 상징 정원 조성, 보문단지 내 APEC 기념 랜드마크 건설 등 35억 원에 가까운 예산이 국회 논의 과정에서 모두 제외됐다”면서 “여야 이견이 없는 사안인 만큼 추가경정예산이나 특별교부세를 통해 반영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요청했다. 국민의힘 이인선(대구 수성을) 의원은 이 대통령이 경주에서 선언한 AI 이니셔티브와 관련해 에너지 인프라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전력 문제가 수반되는 사안”이라며 “경북과 경주는 원자력 클러스터를 통해 원자력 축이 강하고, 경북 북부 지역은 태양광 에너지가 풍부한 만큼 양 날개 전략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형동(안동·예천) 의원은 경주와 경북을 찾는 관광객 증가에 대비해 교통편을 확대할 것과 숙박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국민의힘 이만희(영천·청도) 의원은 “경주 선언에 담긴 아태 자유무역지대 통합 등의 가치가 실질적인 경제 성과로 체감될 수 있도록 정부가 끝까지 적극적 역할을 해달라”고 강조하며 특위 활동을 마쳤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5-12-17

대구 취수원 이전 해법…‘강변여과수·복류수’ 활용

답보상태에 놓인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가 새 국면을 맡게 됐다. 정부가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해법으로 ‘강변여과수·복류수’를 활용하는 안을 내놓았다. 대구 식수 문제를 해결하고, 같은 방식으로 부산까지 확대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강변여과수는 강 주변 지하, 복류수는 강바닥 아래 관정을 파서 물을 끌어 쓰는 방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17일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보고에서 대구 식수 문제에 대해 “안동댐이나 해평취수장을 쓰는 방안을 검토하다가 내부적으로 오히려 낙동강 인근 복류수와 강변여과수를 쓰는 게 훨씬 현실적이고 낫다는 결론에 이른 것 같다”며 “학술적·과학적으로도 그 방식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대구 지역 의원들과 사전 설명을 진행 중”이라며 “강변여과수와 복류수를 필터링하면 거의 1급수 수준까지 올라오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답했다. 그는 “내년에 플랜트 시설을 지어 파일럿 설비로 시험·실증을 하고, 대구 시민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한 뒤 본격적인 취수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안동댐 물보다 나쁘지 않고, 도시관로 길이도 훨씬 짧아 송수관을 새로 만들 필요가 없다”며 “차라리 그 예산을 낙동강 본류 수질을 원천적으로 개선하는 데 쓰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부연했다. 이 대통령은 “그렇게 결론이 났다면 식수 문제로 늘 고생하는 대구 시민을 생각해 신속하게 집행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 때 낙동강 상류 구미시 해평취수장에서 하루 30만톤의 물을 대구와 경북에 공급하는 방안이 추진됐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대구시가 제안한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이 대안으로 부상했다. 이 사업은 안동댐 직하류에서 문산·매곡정수장까지 110㎞의 도수관을 설치해 하루 46만톤의 물을 공급받는 방안이다. 특히 지난 1월 환경부(現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안동댐을 활용해 대구·경북에 맑은 물을 공급하는 정부 대안을 확정하겠다’는 내용이 들어가면서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추진이 본격화됐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12-17

‘정관 ·규정·규칙’ 원칙 아래 한국자유총연맹 쇄신 이끈 강석호 총재, 19일 퇴임

한국자유총연맹 강석호 총재가 19일 퇴임한다. 지난 2022년 취임한 강 총재는 2025년 재선임됐다. 임기는 2028년이지만 2년 앞서 자진 사퇴를 결심했다. 강 총재는 17일 경북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운동단체의 수장은 새 정부의 국정철학과 정책방향에 부합해야 한다는 것이 평소 생각이었다”며 임기를 남기고 떠나는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누가 오더라도 한국자유총연맹은 ‘자유민주주의 수호·안보지킴이·대국민봉사’라는 본연의 역할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총재는 한국자유총연맹에 몸담은 지난 3년간 안팎에서 많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정관, 규정, 규칙’ 준수를 제1원칙으로 내세우고 취임했다. ‘자유민주주의 수호·안보지킴이·대국민봉사’를 펼치는 국민운동단체로서의 역할에 집중하려면 정치권 등으로부터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하지만 출발부터 쉽지는 않았다. 이, 취임을 전후해 문재인 정부 시절 국방부 장관을 지낸 송영무 전 총재 체제 당시 자총은 정체성 혼란’에 휘말려 극심한 내분을 겪고 있었다. 강 총재는 우선 한국자유총연맹을 정상화시키는 데 심혈을 기울였고 ‘정관, 규정, 규칙’ 철저 준수라는 카드를 내밀어 내홍을 조기에 극복해 냈다. 강 총재 취임 전 자유총연맹은 늘 정치개입 부분이 문제였다. 이를 잘 알고 있던 강 총재는 이 고질적 병폐를 차단키 위해 자신부터 앞장섰다. 그래야만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호국단체로서 위상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강 총재는 “임직원들에게 정관 규정대로 일하라고 독려했다”면서 그나마 안정적인 조직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런 노력 때문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그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고 돌아봤다. 일부 정무직 간부들이 ‘총선에 대비해야 한다’는 등 한국자유총연맹과는 무관한 행동을 보여 한때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었던 것. 감사결과, 개인 일탈로 드러났지만 당시 한국자유총연맹은 도매 급으로 세간의 도마 위에 올랐고 뭇매를 맞아야 했다. 강 총재는 ‘300만 회원’이라는 규모 때문에 조금만 틈이 생겨도 마치 조직이 의도한 것처럼 그런 오해를 하더라”며 ”국감 지적 이후 해당 자문위원과 간부가 직을 내려놓도록 조치하는 식으로 하나하나 개선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법에 한국자유총연맹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도록 이미 명시돼 있지만 오해 소지를 더 확실히 없애기 위해 올해 정관에 아예 ‘정치적 중립’ 조항을 부활해 놓았다”고 밝혔다. 강 총재는 “잘하다가도 한 번만 실수하면 과거의 일들이 다시 거론된다”면서 후임 회장단이 앞으로 정관대로만 가길, 그래서 제발 정치 바람에 안흔들렸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며 속내를 털어놨다. 한국자유총연맹에 대한 고질적 비판의 이유가 됐던 ‘보수 꼴통’, ‘반공’ 이미지를 바꾸는 데도 강 총재는 재임 내내 심혈을 기울였다. 특히 만 25세 이하 청년을 중심으로 한 ‘한국주니어자유연맹’ 창설은 기존 이미지를 크게 개선시키며 ‘젊은 층의 자유민주주의 수호’라는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켰고, 해외 지부 교민 자녀들을 불러 모국 연수·세미나, 비무장지대(DMZ) 동서 횡단 행사 등 새로운 안보 프로그램을 만들어 2030세대를 적극 끌어들인 부분은 신선했던 성과로 꼽힌다. 강 총재는 과거 한국자유총연맹에서는 하지 않았던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와 묘비 닦기, 정화 활동을 진행, 큰 반향을 낳기도 했다. 그는 “당시 호응도 있었지만 반발도 심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도 “5·18은 지역·이념을 초월한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발전의 중요한 전환점이었던 만큼 연맹이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해 낸 역사적 현장을 찾아 희생자를 추모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앞으로도 국립 5·18 민주묘지 참배는 정례화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활동을 쌓여야만 지역·세대·이념을 아우르는 국민통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3선 국회의원의 역량은 내부 갈등 조정과정에서 빛을 발하기도 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 관련 세미나가 대표적으로, 주제토론 등이 이 전 대통령의 공(功)쪽으로 치우치자 그는 과(過)를 말하는 사람도 함께 토론을 해야 한다고 수정 제안했다. 하지만 일부 인사들은 이 부분을 문제 삼았고, 반발했다. 강 총재는 여기서 무너지면 또 정치 시비에 말려들 것 같아 물러서지 않고 버티었다고 했다. 세미나는 결국 조정 끝에 찬반토론 형식의 세미나로 진행됐고, 잡음과 후유증 없이 마무리됐다. 강 총재는 “이 전 대통령 탄신일을 맞아 세미나를 개최하는 것은 참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지만 행사가 ‘이비어천가’ 로 흐르는가 하면 심지어 ‘3·15 부정선거는 이승만 책임은 아니다’라고까지 하기에 자칫하면 자유총연맹이 큰 논란에 휘말릴 것 같아 제동을 걸었던 것”이라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강 총재는 연맹 내에 오래 지속돼 온 해묵은 관념, 내부 갈등 등 또한 적지 않았다면서 ‘정관 ·규정·규칙’이라는 세 가지 원칙으로 균열을 넘어갔다고 했다. 그 과정에서 오해가 불거지고, 지역사회 반발이 있기도 했었지만 결국 그 ‘원칙’이 맞으니 나중에는 다 이해하고 협조해 주더라며 웃었다. 강 총재는 재임 중 한국자유총연맹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각종 군사 위협에 대해 규탄 성명과 안보 결의대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하는가 하면 북한 인권 개선과 북한 실상 알리기를 위한 활동도 꾸준히 이어왔다. 또 국외에서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 활동을 포함한 국제 NGO 활동과 세계·아태 자유민주 진영과의 연대 및 네트워크 확대를 추진하는 등 자유총연맹의 국제화에도 앞장서 견인했다. 한국자유총연맹도 새 정부에서 새로운 길을 가야한다는 것이 소신이라는 그는 마지막 아쉬움으로 훈·포장 수여를 들었다. 강 총재는 “그동안 자유총연맹은 창립기념일에 활동을 평가해 회원들에게 훈·포장을 수여해 왔다”면서 그러나 올해는 대통령 선거와 정권 교체 여파로 훈·포장 수여가 미뤄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300만 회원들은 모두 무보수 명예직이다. 이분들의 1년을 평가한 훈·포장 만큼은 이재명 정부가 꼭 수여해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놨다. 강 총재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국유지 매입 등에 관해서도 한 점 부끄럼 없다고 말했다. 그는 “노후화된 자총 자유센터 관리·운영과 줄어드는 국고보조금으로 매년 예산 편성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문제는 앞으로 두고두고 되풀이 될 것 같아 재정자립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자유총연맹 부지 내에 있던 국유지 매입 등 연맹 부지개발 사업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든 절차는 공정했고, 연맹 회장단의 의견 수렴과 토론 등을 거쳐 진행했다“며 일각에서의 지적과 흔들기를 일축했다. 강 총재는 한국자유총연맹 총재 퇴임과 동시 정치 일선에서도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포항시의원, 경북도의원을 거쳐 3선 국회의원을 역임한 그는 이날 “주변에서 경북지사 출마에 대한 권유가 많았지만 ‘친구’ 이철우 경북지사와 ‘후배’ 이강덕 포항시장 등 훌륭한 지도자들이 뛰고 있는 만큼 지켜보고 성원하겠다”며 자신의 정치 역할은 여기까지라며 용퇴를 선언했다. 그러면서 “부족함에도 그동안 성원해 준 지지자들을 비롯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정말 고마웠다,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인사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12-17

포스코이앤씨, 국제표준 ‘ISO 37301’ 인증 획득

포스코이앤씨가 국제 공인 규범준수경영시스템인 ‘ISO 37301’ 인증을 획득했다. 조직 전반의 준법경영 체계가 글로벌 기준에 부합한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포스코이앤씨는 17일 윤리준법경영인증원으로부터 ISO 37301 인증을 취득했다고 밝혔다. ISO 37301은 기업이 법령과 윤리, 내부 규정 등 다양한 준수 의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관련 리스크를 예방·통제할 수 있는 경영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국제 표준이다. 최근 ESG 확산과 각국의 규제 강화로 기업들의 윤리경영·부패방지 관련 인증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ISO 37301은 개별 인증을 통합해 조직 전체의 준법경영 역량을 종합적으로 검증하는 상위 수준의 기준으로 평가받는다. 포스코이앤씨는 2003년 건설업계 최초로 공정거래 자율준수프로그램(CP)을 도입한 이후, 협력사와의 공정거래 문화 확산과 내부 통제 강화를 지속해 왔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2023년과 2024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주관한 CP 평가에서 업계 최초로 최고등급인 AAA(최우수)를 2년 연속 획득했다. 이번 ISO 37301 인증은 기존 CP 운영 성과를 기반으로 준법관리 범위를 공정거래에 국한하지 않고, 부패방지·인권·환경·공급망 등 기업 전 영역의 리스크를 통합 관리하는 전사적 컴플라이언스 체계로 확장한 점이 특징이다. 20여 년간 축적한 CP 운영 경험을 경영 의사결정과 성과관리, 리스크 통제까지 포괄하는 시스템으로 발전시켜, 준법경영을 기업 경영의 핵심 요소로 정착시켰다는 평가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이번 인증을 통해 포스코이앤씨의 컴플라이언스 경영 시스템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함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며 “단순한 규제 준수를 넘어 선제적이고 체계적인 준법경영을 강화해 이해관계자로부터 신뢰받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

2025-12-17

예술로 물든 군위의 연말⋯전시와 무대로 지역 문화 저력 확인

대구 군위군이 지난달부터 지역 예술단체들과 함께 전시와 공연을 잇달아 선보이며 예술이 일상에 스며든 지역 문화의 현재와 가능성을 보여줬다. 군위군은 11~12월 미술·서예·문학·공연 등 다양한 장르의 창작 활동을 연속적으로 펼치며 2025년의 끝자락을 예술로 채웠다. 장르 간 경계를 넘는 릴레이 행사는 군민과 방문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연말 예술 릴레이의 출발은 ‘군위군미술협회 작품전’이었다. 지난달 하순 군위생활문화센터 갤러리에서 열린 전시에는 40여 점의 작품이 소개돼 지역 미술의 저변과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어 12월 초에는 군위를 고향으로 둔 작가들이 참여한 ‘초대 출향작가 미공회전’이 열려, 고향에 대한 애정과 예술적 성찰을 담은 작품들로 관람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12월 중순에는 ‘한국서예협회 군위지부전’이 열려 전통 서체의 깊이와 미감을 전했고, 삼국유사배움터 화본마을 작은미술관에서는 군위문인협회 시화전이 개최돼 시와 그림이 어우러진 감성적인 전시로 주목받았다. 예술의 흐름은 무대 공연으로 이어졌다. 지난 16일 삼국유사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군위문화원 예술동아리 종합발표회에는 13개 동아리, 120여 명이 참여해 난타와 시조창, 통기타, 색소폰 연주 등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였다. 이번 연말 예술 릴레이는 지역 예술단체의 창작 역량과 군위 문화의 저력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김진열 군위군수는 “예술로 한 해를 마무리한 예술인과 동아리 회원들께 감사드리며, 군민 모두가 문화예술을 누리는 문화도시 군위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최상진기자 csj9662@kbmaeil.com

2025-12-17

대구시, 지하시설물 정보 개선으로 ‘발밑 안전’ 강화

대구시가 지하시설물 정보의 정확도를 높여 땅꺼짐 등 지하안전사고 예방에 나선다. 대구시는 국토교통부로부터 국비 9억 원을 확보해 총사업비 30억 원을 투입, 부정확한 상·하수도 위치정보를 대대적으로 정비한다고 17일 밝혔다. 지하에 매설된 상·하수도관의 위치정보는 안전한 굴착공사를 위한 필수 자료로, 해당 정보가 담긴 지도는 관로 파열 사고를 방지하고, 땅꺼짐의 전조 증상인 지하 빈공간(동공)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하지만 과거 종이 도면을 전산화하는 과정에서 누락과 오차가 발생해 일부 구간의 정보 신뢰도가 낮았고, 이는 공사 지연이나 안전사고의 원인이 돼 왔다. 이에 대구시는 전자유도탐사장비(MPL)와 지표투과레이더(GPR) 등 첨단 장비를 활용해 실제 매설 위치를 정밀 측량하고, 데이터베이스(DB)를 현행화할 계획이다. 특히 대구산업선 철도 건설, 재건축·재개발 등 대규모 지하 굴착공사가 예정된 구간을 중심으로 상수도 150㎞, 하수도 150㎞ 등 총 300㎞를 우선 정비 대상에 포함했다. 이번 사업은 최근 잇따른 땅꺼짐 사고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역 국회의원들과 협력해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설득한 결과, 당초 정부안보다 증액된 국비를 확보하며 추진 동력을 얻었다. 대구시는 이를 시작으로 ‘지하시설물 DB 정확도 개선 5개년 계획(2026~2030년)’에 따라 사고 위험이 높은 구간부터 단계적으로 정보 개선을 확대할 방침이다. 홍성주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이번 국비 확보는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 선제적 대응의 성과”라며 “보이지 않는 지하의 위험 요소를 줄여 시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대구를 만드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12-17

군위군, 신활력플러스사업 6년 결산⋯농촌 활력의 씨앗을 남기다

대구 군위군이 6년간 추진해 온 농촌 신활력플러스사업의 성과를 한자리에 모아 공유하며, 사업 이후를 잇는 자립형 농촌 활력 모델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군위군은 17일 군민회관에서 ‘농촌 신활력플러스사업 최종 성과공유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김진열 군위군수와 군위군의회 의장을 비롯해 33개 액션그룹, 사업 관계자 등 230여 명이 참석했다. 농촌 신활력플러스사업은 지역의 유·무형 자원과 민간조직을 연계해 특화산업을 육성하고 공동체 기반을 강화하는 사업이다. 군위군은 2020년 사업 선정 이후 올해까지 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이번 성과공유회는 그간의 추진 성과를 종합 정리하고 대내외에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장에는 성과를 완성한 액션그룹 32개 팀의 제품과 결과물이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개회식 이후에는 6년간의 추진 성과 보고와 함께 군위 농산물을 활용한 꽃차·다식 개발(새벽꽃차), 대율리 돌담을 활용한 문화콘텐츠·관광코스 조성(대율돌담마을), 군위대추 수제빵 개발(자희정맛이야기) 등 우수 사례가 소개됐다. 특히 일부 액션그룹은 사업을 통해 마련한 자립 기반을 바탕으로 수익 일부를 지역사회에 환원, 이날 교육발전기금 170만 원을 기탁해 의미를 더했다. 군위군 관계자는 “성과 공유를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 방향을 모색한 뜻깊은 자리였다”며 “사업은 끝나지만, 성과는 지역에 남아 농촌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상진기자 csj9662@kbmaeil.com

2025-12-17

달성군, 지역사회보장협의체 한 해 성과 공유의 장 마련

대구 달성군은 지난 17일 군청 군민소통관에서 ‘2025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성과공유회’를 열고, 한 해 동안 추진한 지역 맞춤형 복지 활동 성과를 공유했다. 이날 행사에는 최재훈 군수와 김은영 군의회 의장, 김중구 민간위원장을 비롯해 군·읍면 협의체 위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성과공유회는 민관 협력으로 추진한 다양한 복지사업을 돌아보고, 우수 위원과 후원업체를 격려하며 지역 특화 복지 모델을 확산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서는 협의체 연간 활동 영상 상영 후, 유공자 표창과 특화사업 우수사례 시상이 진행됐다. 유공자 표창은 협의체 활성화에 기여한 위원 8명과 나눔 문화 확산에 앞장선 후원업체 2곳에 수여됐다. 특화사업 우수사례 시상에서는 창의적이고 실효성 있는 복지사업을 추진한 노인분과와 가창면 협의체가 최우수상을 받았다. 김중구 민간위원장은 “이번 성과공유회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자리가 아닌, 내년도 복지 발전을 위한 새로운 출발점”이라며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촘촘한 복지 서비스를 구현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최재훈 군수는 “지역복지를 위해 헌신한 유공자와 위원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며 “민관 협력 체계를 더욱 강화해 군민 모두가 행복한 달성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최상진기자 csj9662@kbmaeil.com

2025-12-17

대구·경북 중소기업 협업 성과 한자리에⋯밸류체인 컨버전스 성과공유회 성료

대구·경북 지역 중소기업의 협업 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산업 연계 전략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대구테크노파크(대구TP)는 지난 16일 대구 인터불고 엑스코에서 ‘2025년 지역중소기업 밸류체인 컨버전스 지원사업 성과공유회’를 개최하고, 대구·경북 중소기업의 사업화 및 판로 확대 성과와 우수사례를 공유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대구TP가 대구한의대학교와 공동 주관으로 추진 중인 ‘지역중소기업 밸류체인 컨버전스 지원사업’의 2025년 성과를 점검하고, 중앙정부·지자체·기업 간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중소벤처기업부, 대구시, 경북도, 경산시 관계자를 비롯해 전담·운영기관, 수혜기업 대표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2025년 사업에는 대구·경북 지역 뷰티산업을 중심으로 중소기업 44개사가 참여했다. 이들 기업은 시제품 개발, 제품 시험·인증, 임상평가, 공동 마케팅, 판로 개척 등 전 주기적 지원을 받았으며, 이를 통해 시장 진입 가속화와 경쟁력 강화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행사에서는 2025년 사업 수행 성과 보고와 함께 2026년 기업지원 사업 추진 방향이 소개됐고, 수혜기업 우수사례 발표를 통해 공동 마케팅을 통한 판로 확대, 제품 신뢰도 제고, 사업화 성과 등 현장 중심의 성과가 공유됐다. 또 중앙정부와 지자체, 전담·운영기관이 협력해 지역 밸류체인 연계를 확산한 공로를 인정해 우수기관과 기업에 대한 시상도 진행됐다. 우수기관으로는 대구TP와 대구한의대학교가 선정됐으며, 우수한 성과를 창출한 대구·경북 수혜기업 4개사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지역중소기업 밸류체인 컨버전스 지원사업은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지역 산업과 기업을 성장시키는 대표적인 협력 모델”이라며 “지역 특성과 산업 여건을 반영한 협업 정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구TP는 2026년에도 지역 주력산업과 연계한 협업 과제를 지속 발굴해 사업화, 판로 확대, 고용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12-17

한국자유총연맹 강석호 총재, 정계은퇴 선언

한국자유총연맹 강석호 총재가 17일 경북지사 불출마 및 정계 은퇴를 공식 선언했다. 포항시의원, 경북도의원을 거친 강 총재는 3선 국회의원을 역임한 뒤 지난 3년 간 한국자유총연맹을 이끌어 왔다. 대표적인 ‘풀뿌리 정치인’으로 꼽히는 강 총재는 이날 경북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주변에서 경북도지사 출마에 대한 권유가 많았지만 이제는 정치 활동을 접을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떠나지만 앞으로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그 부분은 나름 기여해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강 총재는 “포항시의원을 시작으로 그간 35년 동안 정치권에 머물렀다.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그동안 성원해 준 지지자들과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늘 마음 속 깊이 담고 살아가겠다”며 고개 숙여 인사했다. 강 총재는 1991년 포항시의원을 거쳐 1995년 경북도의원에 당선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2007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現 국민의힘) 이명박 후보의 경북선대위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며, 그 공로를 인정받아 18대 영양·영덕·봉화·울진 지역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돼 20대까지 내리 3선에 성공했다. 특히 2012년 대선 때는 박근혜 후보 경북선대위원장을 맡아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봤던 ‘8080(투표율 80%·득표율 80%) 캠페인’을 성공시켜 정치권 안팎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국회 외교통상위원장과 정보위원장, 국민의힘 경북도당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국가와 지역발전에도 한 몫을 했다. 한편 강 전 의원은 한국자유총연맹 총재에서도 물러난다. 강 총재는 “임기가 2년 넘게 남았지만 평소 국민운동단체의 수장은 정부의 국정철학과 정책방향에 부합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왔다”며 자진 퇴임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퇴임식은 오는 19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장충동 자유총연맹 야외홀에서 본부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12-17

“줄은 더 길어졌고, 밥은 더 빨리 동났다”⋯경기 침체 속 무료급식소로 몰리는 어르신들

차가운 겨울 공기가 내려앉은 대구의 골목과 공원에 따뜻한 밥 한 끼를 기다리는 줄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경기 침체와 후원 감소가 맞물린 가운데 무료급식소는 노년의 하루를 버티게 하는 마지막 안전망이 되고 있다. 17일 오전 대구 서구 홍익경로무료급식소. 매주 수·금요일 문을 여는 이곳은 대구시와 서구의 보조금, 회원 회비, 후원금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최근 경기 침체의 여파로 회비와 후원이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운영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배식 시간을 앞둔 오전 10시쯤 주방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고 봉사자들은 각자 맡은 자리에서 분주히 움직였다. 30여 분 후 쌀쌀한 날씨에도 급식소 앞에는 이미 긴 줄이 생겼다. 공식 배식 시간은 오전 11시 20분이지만, 급식소 측은 추위를 피하라며 20분 앞당겨 문을 열었다. 공간이 좁은 탓에 봉사자들은 식판을 직접 자리까지 옮겨주며 어르신들의 이동을 도왔다. 빈자리가 생길 때 마다 대기 중이던 어르신을 안내하는 손길도 쉼 없이 이어졌다. “부족한 게 있으면 말씀하세요”라는 봉사자들의 말에 식사를 마친 어르신들은 연신 고개를 숙이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날 준비된 식사는 150인분. 그러나 평소보다 30여 명 많은 180여 명이 몰리면서 배식 시작 26분 만에 음식이 모두 소진됐다. 뒤늦게 도착한 어르신들을 돌려보내야 했던 순간 급식소 안에는 안타까움이 감돌았다. 급식소 관계자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춥든 덥든 어르신들은 (우리가) 출근하기 전부터 줄을 서고, 이를 말려도 소용이 없어 마음이 아프다”면서 “회원 회비는 절반 가까이 줄었고 기부금도 감소해 봉사 인력도 늘 부족하다”며 더 많은 봉사참여를 호소했다. 무료급식소는 단순히 식사를 제공하는 공간을 넘어 어르신들의 외로움을 덜어주는 쉼터다. 대부분 60세 이상인 이들은 밥을 먹으며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눈다. 김모 씨(85·서구)는 “혼자 밥 먹기 싫어 아플 때 빼곤 매주 온다”며 “이제 안 오면 서로 걱정할 정도”라고 했다. 이런 풍경은 서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하루 전인 지난 16일 달서구 두류공원에서 운영된 ‘사랑해밥차’ 무료급식소 앞에도 시민들의 긴 줄이 이어졌다. 2004년부터 21년째 무료 급식을 이어온 사랑해밥차는 예년 하루 평균 700~800명이 찾았지만, 올해는 1000명 안팎으로 늘었다. 한 사회복지 전문가는 “무료급식소 이용자 증가는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노인 빈곤의 구조적 심화를 보여주는 신호”라며 “기초연금과 공적 지원만으로는 식비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어르신들이 늘고 있어 민간 후원에 의존한 급식소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자체의 재정지원 확대와 지역사회 차원의 지속가능한 돌봄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글·사진/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12-17

경산~울산 고속도 신설, 정부안에 반영돼야

경북도와 울산시, 경산시 등 3개 지자체 단체장이 만나 경산~울산 간 고속도로 신설을 요구하는 내용의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경산-울산 고속도로 신설 사업은 지난 9월 국회 정책토론회에서 필요성이 제기된 이후 지금은 내년도 국토부 수립의 제3차 고속도로 건설 계획에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는 여론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두 지역 고속도로 신설은 자동차 부품 생산시설이 집결된 경산과 국내 최대 완성차 생산기지인 울산을 직접 연결하는 사업이다. 현재 범시민 서명운동을 벌여 10만명이 넘는 지역민이 서명에 동참했다. 경산시가 밝힌 경산~울산 고속도로 신설 사전타당성 평가 용역보고서에 의하면 경산~울산 노선은 경산 진량읍에서 울산 언양읍을 잇는 50km 4차선이다. 경산 자인과 청도 금천에 나들목이 들어서고 총사업비는 3조원 가량 소요된다고 한다. 기존에는 경산에서 울산을 가려면 경부고속도로를 통과하거나 신대구부산고속도로를 우회해야 하는 등 시간과 거리 소모가 많다. 계획대로 직선 도로가 놓이면 거리는 약 23km 단축되고, 시간은 20분 정도 줄일 수 있다. 경산에는 2000개가 넘는 자동차 부품업체가 밀집돼 있다. 울산으로 부품을 이동하는 물류비 부담이 상당하다. 도로가 생긴다면 연간 1800억원 가량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다. 생산유발 효과 6조원, 고용유발 효과 6만4000명도 예상된다고 한다. 경산~울산 고속도로를 교통망 확충 의미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영남권 물류 혁신의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하면서 미래산업 도시의 지도를 바꿀 수 있다. 양 지역을 1시간 생활권으로 묶으면서 국토균형발전의 기능이 살아나 지역소멸의 걱정도 덜 수 있다. 국회정책 토론회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물류비 부담을 줄여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했으며 지역산업의 연계성을 높여 균형발전을 지원하는 기반으로 작용될 것이라고도 했다. 정부는 제3차 고속도로 건설계획에 경산~울산 고속도로 신설을 반드시 반영해 기업 경쟁력 제고는 물론 지역균형발전의 새로운 축을 만들어야 한다.

2025-12-17

‘강성 친윤’ 중심 국민의힘, 민심은 뒷전인가

장동혁 대표의 강성지지층 중심 당 운영을 두고 국민의힘 내분이 격화하고 있다. 당장 16일 열린 국민의힘 재선의원 공부모임에서 쓴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이날 모임에는 재선의원뿐만 아니라 주호영·김기현·안철수·성일종·이만희 의원 등 중진 의원들도 참석했다. 토론회 발제자로 참석한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금 민심은 ‘민주당은 불안하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더 못 믿겠다’식으로 흐른다”고 했고, 재선모임 엄태영 의원은 “당명이라는 껍데기부터 바꿀 때가 됐다”며 당명 변경을 거론했다. 이성권 의원은 “최근 여론 조사에서 수도권을 놓고 보면 우리 당은 존립 가능한가라는 위기의식을 가지게 된다”고 했다. 국민의힘에 대한 현재의 민심을 정확하게 읽은 발언들이다. 문제는 이런 비판을 수용해 당을 혁신시켜야 할 장 대표가 정작 귀를 닫고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장 대표의 최근 인사 스타일을 보면 당을 더욱 극단으로 몰아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15일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원조 친윤(윤석열)계로 꼽히는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을 임명했다. 그는 최근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이 관련된 당원 게시판 사건과 관련해 “당내에 오래된 고름 같은 문제다. 연내에 고름을 짜내고 나면, 새해엔 당 외부 문제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당내 친한계를 고름에 비유할 정도로 극단적인 표현을 서슴지 않는 인물인 것이다. 국민의힘은 같은 날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김민수 최고위원을 ‘국민소통특위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김 최고위원도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의 초강경 친윤계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최근 바닥을 치고 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한 방송에 출연해 “이대로 가면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은 광역단체장 17석 가운데 대구시장과 경북지사만 차지한 ‘2018년의 악몽’이 재현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당내 합리적인 생각을 가진 의원들의 고언을 무시하고 강경노선을 고수한다면 내년 지방선거 패배는 불을 보듯 뻔하다.

2025-12-17

국민이 지킨다

2025년이 열흘 남짓 남았다. 우리는 한 해를 ‘실패한 계엄’이 남긴 상처 입은 민심과 함께 보냈다. 총과 폭력으로 민주주의를 제압할 수 있으리라는 발상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 시대라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안도하기에는,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는 아직도 허약하다. 무너지지 않았을 뿐, 단단해졌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흔히 밖에서 들여온 제도쯤으로 여겨왔다. 교과서 속 개념이고, 헌법 조항이며, 선진국으로부터 수입해 온 이상으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지난 시간은 분명히 확인해 주었다. 이 땅의 민주주의는 외부에서 이식된 장치가 아니라, 우리 국민이 일상의 자리에서 벽돌처럼 하나씩 쌓아올린 구조물이었다는 것을. 광장에서, 직장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공론장에서 국민은 스스로 민주주의의 기둥이 되었다. 민주주의를 위협한 쪽은 오히려 기득권 엘리트들이었다. 국가와 질서, 안보와 위기를 앞세우며 헌법의 근간을 주무르던 사람들이다. 그들이 내세운 명분은 언제나 거창했지만, 그 끝에는 권력의 연장이라는 낡은 목적이 놓여 있었다. 반면에 이들을 막아낸 것은 아무런 직함도, 무기도 없는 국민들이었다. 제복도 계급장도 없이, 다만 시민이라는 이름으로 자리를 지킨 사람들이었다. ‘아무 것도 아닌 사람들’이 나라를 지켰다.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아득했던 길목마다, 악한들은 움켜쥔 자리에 남아 있었다. 민주주의의 건강한 전개를 방해하는 세력은 퇴장하지 않았다. 실패했을 뿐이다. 제도를 왜곡하고 여론을 호도하며 시민의 피로와 망각을 치밀하게 계산하는 방식으로 다시 기회를 엿보고 있다. 민주주의는 단번에 무너지지 않는다. 조금씩, 조용히, 일상 속에서 마모된다. 그래서 새해에도 우리는 신경줄을 놓을 수 없다. 민주주의는 완성 상태가 아니라 관리 대상이다. 잠시 방심하여 ‘설마’하는 사이에 균열은 벌어진다.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다’라는 헌법상 문장은 조문으로 남을 때 가장 위태롭다. 살아있는 규범이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감시와 참여, 질문과 비판이 필요하다. 지켜냈다는 안도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지킨 다음에도 눈에 불을 밝히는 국민이어야 한다. 권력의 언어를 해독하고, 제도의 미세한 변화를 감지하며, 불의가 상식으로 둔갑하는 순간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민주주의는 선의에 기대어 작동하지 않는다. 경계와 참여, 기억과 행동 위에서만 호흡을 이어간다. 2026년을 앞두고 우리가 다시 확인해야 할 사실이 있다. 민주주의는 누군가 지켜주는 제도가 아니라, 국민이 계속해서 감당해야 할 삶의 방식이라는 것. ‘불편한 책임’을 내려놓는 순간, 민주주의는 가장 먼저 우리를 떠난다. 그리고 그 빈자리를 채우는 것은 언제나 되돌리기 어려운 후회였음을 기억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어느 틈에 경제적 선진국으로 올라섰듯이, 정치적으로도 민주주의의 기준점을 제시하는 나라가 되었다. 우리 공동체가 민주와 평화의 가치를 온전히 지켜낼 것인지를 이제는 온 세상이 주목하고 있다. 해를 넘기며 우리는 각오와 다짐을 새로이 하여 나라와 국민이 공동체적 생명력을 이어가야 한다. /장규열 본사 고문

2025-12-17

사전을 읽어보자

글을 쓰면서 제 자리에 들어설 어휘가 생각나지 않을 때가 많다. 쓴 글을 읽고 나면 그때야 적절한 단어가 생각나기도 하고, 왜 이 단어가 생각나지 않았을까, 이땐 이런 단어를 썼어야지 자책하게 된다. 그러면서 심히 부족한 나의 어휘력을 깨닫는다. 남의 좋은 글을 읽을 때면 그런 생각이 더욱 절실히 든다. 며칠 전 이문열의 소설을 읽으면서도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풍부한 어휘들이 적재적소에 놓여 만들어진 문장을 줄 쳐가면서 읽었다. 그래 이럴 때 이런 단어를 쓰니 참 맞침 맞은 표현이 되네. 읽은 문장을 다시 또 읽은 적이 수십 번은 되었다. 요즘은 필요한 단어나 표현을 쉽게 찾는 휴대폰이 있어 단어의 소중함을 잊고 살고 있었다. 더구나 공부를 더 이상 안하게 되면서부터는 사용가능한 어휘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생각도 했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궁리해낸 것이 큰사전을 꺼내 읽는 도전을 해볼까였다. 어디 있나 둘러보니 책장 꼭대기에 새우리말큰사전이 눈에 띄었다. 꺼내서 펼쳐보니 깨알 글씨에 상하 두 권 합해서 3856페이지다. 일단 먼지를 닦고 책상 위에 두었다. 예전엔 국어사전이 참 가까이 있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졸업할 때 부상으로 받은 사전은 항상 책상 위에 있었고 필요할 때 펼쳤던 기억이 있다. 숙제를 할 때도 사전을 펼쳤고, 심심할 때도 아무 페이지나 펼쳐 무심히 읽었다. 대학 때까지도 국어사전은 영어사전과 같이 늘 나의 책상 위에 있었다. 한참 지나서는 백과사전까지도 소장하자 큰 부자가 된 듯한 기분을 느꼈던 기억이 새롭다. 우리말 사전은 1911년 말모이원고에서 시작된다.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사전 원고였으나 240자 원고지에 붓글씨로 쓰인 부분적인 원고만 전해진다. 1914년 주시경 사망 후 출간되지 못했으나, 현존 최종 원고는 2012년 국가등록문화재 제523호, 2020년 보물 제2085호로 지정되었다. 조선말 큰사전은 1929년 편찬을 시작했으나 1942년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중단됐고 원고마저 없어졌다. 해방 후 1945년 서울역 창고에서 일제에 압수되었던 사전 원고를 되찾으며 다시 추진되었다. 1947년 한글날 조선말 큰사전 1권을 간행하였으며, 이후 1957년까지 10년에 걸친 한글 사전 편찬이 마무리되었다. 이 사전의 원고는 2020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된 기록유산이다. 이 파란만장 갖은 신고(辛苦)를 겪었던 조선어사전 원고와 말모이 원고를 합해 ‘근대한국어사전 원고’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목록 등재신청 대상으로 선정되어, ‘내방가사’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사무국에 제출했다. 이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의 심사 등을 거쳐, 2027년 상반기 프랑스에서 개최되는 유네스코 집행이사회(UNESCO Executive Board)에서 최종 등재 여부가 결정될 예정으로 알고 있다. 올해는 우리말 사전의 역사에 의미 있는 방점을 찍는 해이기도 하니, 커다란 사전의 첫 페이지를 펼쳐볼 만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부족한 어휘력을 채울 공부가 첫 번째 목적인데 나의 성실성을 시험해 볼 기회이기도 하다. /이정옥 위덕대 명예교수

2025-12-17

손목에서 생기는 신경포착

손목은 작은 공간 안에 여러 힘줄과 신경이 지나가며 이 구조가 일상적인 사용이나 반복된 작업에 의해 쉽게 붓고 압박을 받게 된다. 이렇게 손목에서 신경이 눌리는 대표적인 질환이 바로 터널 증후군과 가이온 터널 증후군이다. 모두 손저림과 통증을 일으키지만 눌리는 신경과 증상 양상이 다르기 때문에 감별이 중요하며 적절한 시기에 정확한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 터널 증후군은 손목의 좁은 통로인 수근관 안에서 정중신경이 압박될 때 발생한다. 이 안에는 손가락을 움직이는 굵은 힘줄이 지나가는데 반복된 손목 사용과 과로로 힘줄 주변이 부어오르면 수근관 내부 압력이 올라가며 정중신경이 눌린다. 엄지, 검지, 중지 쪽의 저림이 특히 뚜렷하게 나타나며 밤이나 새벽에 저림이 심해 잠을 깨기도 한다. 오래 방치되면 엄지 쪽 근육이 위축돼 단추 채우기나 집는 동작이 서툴어질 수도 있다. 스마트폰을 오래 쥐는 습관, 키보드 작업, 설거지나 요리처럼 손목을 반복적으로 쓰는 행동이 주요 원인이다. 가이온 터널 증후군은 손바닥 새끼손가락 쪽에서 척골신경이 눌릴 때 발생한다. 가이온 관은 수근관과는 위치와 구조가 다른 또 하나의 좁은 통로로 자전거 핸들을 오래 잡거나 손바닥에 지속적인 압력이 가해지는 직업이나 운동 시 흔하게 발생한다. 저림은 약지와 새끼손가락 쪽에 집중되고 심해지면 손을 꽉 쥐는 힘이 약해지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손바닥 아래쪽 인대와 두꺼운 조직이 신경을 직접 누르는 형태라 압박이 해소되지 않으면 증상은 개선되지 않는다. 이처럼 신경 포착은 단순 압박이 아닌 손목의 반복적 스트레스, 조직 부종, 근육·인대 긴장 등이 누적되어 생기는 결과이다. 기혈 순환의 정체와 근육, 인대의 과긴장이 원인이라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소해 주면 신경 압박은 비교적 빠르게 회복되는 편이다. 특히 초음파를 이용한 가이딩 치료는 정중신경과 척골신경의 실제 모양과 깊이를 보면서 시행되기 때문에 약침과 침 치료의 정확도를 높여 주변 부종을 줄이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을 준다. 혈액순환 저하를 개선시키면 압박이 빨리 개선되기 때문에 한약 복용이 효과적이며 경추와 어깨·팔꿈치까지 이어지는 상지 전체의 정렬을 바로잡으면 재발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처음에는 저리고 찌릿한 느낌 정도로 시작하지만 점차 감각이 무뎌지고 근력 약화로 이어지며 신경 전도 속도가 떨어지면 일상생활에 불편이 커진다. 저림이 밤에 심해지기 시작한 단계 그리고 손가락 감각이 예민하게 변하는 시점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좋다. 생활 관리도 빠질 수 없는데 손목을 구부린 채 스마트폰을 오래 들고 있는 습관, 힘을 주어 손바닥을 누르는 작업, 장시간의 타이핑은 모두 악화 요인이 된다. 손목 각도를 자연스럽게 유지하도록 환경을 바꾸고 손바닥 압박이 많은 운동 시 보호 장비를 착용하며 온열 관리와 스트레칭을 병행하면 치료 속도가 훨씬 빨라진다. 손목에서 생기는 신경 포착은 충분히 회복 가능한 질환이다. 중요한 것은 초기에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고 신경을 누르는 조직을 풀어주며 다시 눌리지 않도록 생활 패턴을 바로잡는 것이다. 고질적으로 반복되는 손저림도 구조를 잘 이해하고 적절한 치료가 더해지면 오래 앓을 필요가 없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5-12-17

꼭두방재*

꼭두방재* 미물(微物)로 살다가 사람으로 살자 다짐한다 꼭두방재에 오르면 언덕에 올랐다가 산에서 내려온다** 포항에서 안동을 거쳐 서울로 가거나 개의치 않는다 다만 밥 먹고 똥 누며 어울려 사람으로 살고 싶을 뿐, 오직 도달하지 못할 중도(中道)의 고갱이는 무엇일까, 의지와 신념과 기회와 능력을 몇 조각 구름으로 엿 바꿔 먹을 교조주의를 까부수는 낮달, 이마에 선연한 낮지도 않은 혹은 높지도 않은 꼭두방재에서, 비우고 내려감이 심히 어려움, 명심해야 한다 우리는 언젠가 국토의 가랑잎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경상북도 청송군과 포항시 죽장면을 연결하는 고개. **영화 ‘잉글리쉬 맨’의 원래 제목에서 빌림. … 그냥 거기에 갔다. 직선이나 혹은 효율적으로 길을 잘 만들어 버렸으니 찾아올 손님이 없다. 당연히 휴게소는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가끔은 외진 곳에서 마음을 돌아보고 가다듬어야 한다. 사람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언젠가 세상에서 외면당할 일만 남아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 /이우근 이우근 포항고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문학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이 있다.   박계현 포항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 기획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

2025-12-17

알람브라 궁전, 시간의 문을 열고

햇살이 새뜻하다. 나는 알람브라 궁전 기념품 가게에서 샀던 책을 펼치고 있다. 스페인 dosde 출판사에서 한국어로 출간한 ‘그라나다의 알람브라’다. 매번 여행에서 돌아오면, 일상은 내게 익숙한 언어로 다시 말을 걸고 익숙한 길을 걷게 만든다. 그럴 때 여행지에서 구입했던 책을 꺼내 책장을 넘기면 이국의 바람이 불어오는 것 같아 마음이 설렌다. 책은 풍경과 이야기로 가득하다. 알람브라의 역사와 무데하르 양식의 문양이 사진과 언어로 피어나 있다. 책갈피에서 나뭇잎 하나가 떨어진다. 언제 끼워 넣었는지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무척이나 반갑다. 바스러질 것처럼 얇고 마른 잎에서 알람브라 궁전에서의 추억이 되살아난다. 초록으로 일렁이던 정원의 나무들이 다시 피어올라, 그때의 시간 속으로 나를 데려간다. 지난 해 겨울, 나는 알람브라 궁전을 거닐며 시간의 경계에 머물렀다. 나는 현재에 살고 있는데 수많은 조형물을 마주할 때면, 과거 나스르 왕조의 세계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아랍 왕들의 발소리를 상상하며 걷다 보면 익숙함과 낯섦, 현재와 과거 사이에서 흔들렸다. 눈앞에 펼쳐진 것은 단순한 건축이 아니었다. 돌과 도자 타일에 새겨진 아랍어 문구, 아라베스크 문양과 기하학적 곡선을 바라보며 나는 거대한 역사책을 읽는 것 같았다. 세월을 직조한 겹겹의 시간 속에 사람의 손길과 기도의 숨결이 배어 있었다. 나는 벽에 손을 대보았다. 그 순간 그라나다의 마지막 왕 보아브딜이 스페인의 이사벨 여왕에게 남겼던 부탁이 떠올랐다. 그는 정복자에게 쫓겨 가면서도 알람브라 궁전만은 무너뜨리지 말라고 간청했다. 보아브딜 왕은 북아프리카로 건너간 뒤에도 아름다운 궁전을 잊지 못했다. 그곳에서 죽을 때까지 알람브라보다 못하지만 비슷한 궁전을 지어 그리움을 달랬다고 전해진다. 내가 가장 오래 머문 곳은‘사자의 안뜰’이었다. 회랑과 마찬가지로 궁전의 여러 방을 연결해 주는 네모난 마당에 사자 분수가 설치되어 있었다. 중앙 분수에서 흘러나온 물이 흰 대리석 바닥 위로 흘렀다. 열두 마리의 사자상은 말없이 입을 다문 채 세월을 지키고 있었다. 긴 역사를 거쳐 오면서 학자들은 궁금해 했다. 열두 마리의 사자가 무엇을 상징하는지 의견이 분분했다. 이스라엘의 열두 부족, 솔로몬 왕의 신전에 있던 철로 만든 황소, 일 년의 열두 달 혹은 열두 별자리를 상징한다는 설까지 다양한 해석이 뒤따랐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력한 것은 술탄의 권력을 상징한다는 것이었다. 무하마드 5세가 궁전을 건축한 시기에 사자 분수대도 같이 만들어졌기에, 사자들은 술탄의 힘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술탄은 사라졌지만 그가 남긴 예술은 남았다. 사람은 유한의 존재이고 예술은 무한의 실체이기 때문이다. 회랑은 음영의 교향곡처럼 빛과 어둠을 조율했다. 내가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시공간을 넘어 흐르던 시간이 내 안으로 스며들었다. 수백 년 전 사람들이 부르던 노래가 귓가에 울려오는 것 같고 끊임없이 흘러내리던 물소리가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것 같았다. 그래서였을까. 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이곳을 기다려온 사람처럼 느껴졌다. 나는 지금 작곡가 타레가의 기타곡 ‘알람브라 궁전의 추억’을 들으며 책장을 넘긴다. 책에는 군데군데 QR 코드가 있어, 스캔하면 영상이 펼쳐진다. 궁전 내부와 공예품의 영상을 보노라면, 아름다움에 다시 매혹된다. 기념품 가게에서 책을 샀던 것은 결국 나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었다. 언젠가 일상으로 돌아가면 잊힐지도 모를 여행의 감동을 되짚게 하는 선물로 이만큼 좋은 것은 없었다. 책은 가슴속에 고이 접어온 여행지에서의 감탄과 설렘을 불러와 주었다. 여행의 기억은 연기처럼 흩어진다. 그러나 책 속 문장들은 사라지지 않는다. 햇살에 반짝이던 중정의 물소리가 종이에 흔적처럼 남아 있다. 나는 문장을 음미하며 회랑을 걷고 분수 앞에 멈추며 정원의 나무 그림자 안에 머물 것이다. 책을 읽을 때마다 알람브라 궁전에서의 추억은 시간의 문을 열고 내 안에서 깨어나리라. /정미영 수필가

2025-12-17

경북도의회 예결특위 2025년도 제4회 추경 심사 마무리

경북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지난 17일 경북도와 경북교육청이 제출한 2025년도 추가경정 예산안을 심사를 마무리 했다. 경북도 추경은 기정예산 15조9876억 원에서 42억 원이 늘어난 15조9918억 원이며, 도교육청은 5조9341억 원에서 1604억 원이 감액된 5조7737억 원이다. 예결특위는 도청 예산안은 1개 사업 2000만 원을 감액해 수정 가결하고, 교육청 예산안은 원안대로 의결했다. 심사 과정에서 위원들은 여러 분야에서 반복되는 불용·이월, 수요 예측 부족, 사전 검토 미흡 등을 집중 지적했다. 손희권 부위원장은 복지 국고보조금 반환이 특정 시기에 몰리는 문제와 일부 사업의 추경 편성 타당성 부족을 지적하며 지방도 건설 예산의 구조적 개선을 요구했다. 김대진 위원은 ONE-hour 진료체계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의료 취약지역 의사 확보 방안을 주문하고, 교육비 불용 문제를 지적하며 취약계층 지원의 정확한 수요 예측을 강조했다. 김진엽 위원은 문화행사 예산이 행사성 중심으로 편성되고 있다며 지원 기준 명확화와 선택·집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선하 위원은 유학생 요양보호사 양성사업 등에서 수요 예측 부실을 지적하고 장애인 고용을 사회적 책임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규식 위원은 개식용 폐업 지원 예산 삭감의 필요성을 설명하며 불법 사육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윤종호 위원은 기초 정책 사업의 불용 문제를 지적하며 교원 관사 공실 해소를 위한 정책 개선을 제안했다. 조용진 위원은 지방의료원의 소아과·야간진료 강화 등 저출생 대응 의료체계 확립을 요구했고, 허복 위원은 학교 시설 개방 민원 처리 과정에서 교장에게 과도한 책임이 집중되는 문제를 지적했다. 황두영 위원은 돌봄사업 예산 삭감을 문제 삼으며 저출생 대응 정책의 실효성 강화를 촉구했다. 김대일 위원장은 “예산이 도민 삶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지 점검하는 과정이었다”고 언급하며 반복되는 불용·이월 문제의 구조적 개선과 집행 책임 강화를 강조했다. 한편, 이번 추경 예산안은 오는 19일 본회의에서 최종 확정된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12-17

‘다시 불붙은 대구·경북 행정통합’···핫이슈로 급부상

대구·경북 행정통합 논의가 다시 지역의 핵심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2024년 대구시와 경북도가 공식 합의문에 서명하며 본격화된 이 논의는 한때 계엄령 사태와 지역 내 갈등으로 추진 동력을 잃었지만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광역 연합과 행정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다시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행정통합 논의는 2024년 5월 양측의 합의로 시작됐다. 이후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 행정안전부 장관, 지방시대위원장이 참여한 로드맵이 마련됐고, 7월에는 양측이 각각 추진단을 발족하며 조직적 기반을 갖췄다. 같은 해 10월에는 ‘대구경북특별시’라는 명칭을 수용하고, 대구시·경북도·행안부·지방시대위원회가 공동 합의문에 서명하면서 2026년 7월 출범이라는 구체적 목표까지 제시됐다. 합의문에는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위상 부여, 대구·안동·포항의 복수 청사 활용, 시·군·구 권한 유지, 경북 북부지역에 대한 특별 지원 등 지역 균형을 고려한 내용도 포함됐다. 하지만 실제 추진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가장 큰 난관은 경북 북부지역의 강한 반발이다. 북부권 주민들은 통합이 이루어질 경우 행정과 경제가 대구 중심으로 더욱 집중될 것이라고 우려한데다 경북도청 이전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기도 전에 다시 대구 중심 구조로 회귀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나타냈다. 특히 청사 위치 문제는 갈등의 핵심 불씨다. 대구시는 대구·안동·포항에 청사를 두는 3청사 체제를 제안했지만, 당시 경북도는 “합의된 적 없는 내용”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전문가들도 통합이 행정비용 증가와 지역 갈등 심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각 지역의 특성을 살린 개별 발전 전략이 더 현실적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러한 갈등에 대해 “복수 청사로 해결할 수 있다”며 실용적 접근을 제시했다. 그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말고 지금이 통합을 추진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경북도는 중앙정부의 실질적 지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통합 논의를 서두르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고 반박한다. 특히 2026년 정부 예산안에서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되고, 경북 북부권 SOC 사업도 반영되지 않은 점은 지역 주민들의 불안을 더욱 키웠다. 이철우 지사는 최근 재정 평가 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 시작하기에는 늦었다”고 언급하며, 법 제정과 주민 동의 절차만 최소 6개월에서 1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통합을 추진하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 지사는 또 “특별법만으로는 모든 주민을 설득하기 어렵고, 정부가 진정으로 통합을 원한다면 일반법으로 강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합청사 위치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여전히 많아 당장 추진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중앙정부의 의지와는 달리 지역 갈등, 예산 문제, 절차적 제약 등 복합적 난관이 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12-17

이철우 경북지사 “국립·공공의대 설립은 선택 아닌 최우선 실현과제”

경북지역의 의료 공백이 한계점에 다다르면서 지역 사회가 국립·공공의대 설립을 거듭 요구했다. 경북도는 17일 국민의힘 김형동·더불어민주당 임미애 국회의원이 공동 주최한 ‘경북 국립·공공의대 설립 국회토론회’에 참석해 지역 의료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국립의대 신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는 이철우 지사와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김도읍 국민의 힘 정책위원회 의장,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교육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다수 여·야 의원과 정태주 국립경국대 총장, 지역 주민 등 430여 명이 참석해 경북 지역 의료 위기와 국립의대 신설 필요성에 대해 한목 소리를 냈다. 이철우 지사는 “지방의 의료 공백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생명과 직결된 문제”라며 “아이 하나 아프면 버스를 타고 때로는 KTX까지 이용해 원정 진료를 가야 하는 현실을 언제까지 두고 볼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지사는 수도권 일극 체제를 지목하면서 “지방에서 태어나고 자란 청년들이 고향에서 정착해 살아가려면 무엇보다 안정적인 의료 인프라가 갖춰져야 한다. 이를 위해 경북 국립의대 설립은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실현해야 할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본격적인 토론회에서는 유천 국립목포대 의대설립추진단 부단장이 전남 지역의 의대 설립 추진 현황을 소개했고, 정태주 국립경북대 총장은 경북에 국립의대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를 발표했다. 경북도는 정부가 추진 중인 ‘지역·필수·공공의료 확충’ 국정과제의 취지를 언급하며, 중앙정부와 정치권이 국립의대 설립에 적극 협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는 국회의원, 교육부 관계자, 경북도 복지건강국장, 안동의료원장 등이 참여해 지역 간 의사 수급 불균형과 필수의료 공백 해소 방안을 놓고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 경북도는 지금까지 대통령실·국회·보건복지부 등 중앙부처를 수차례 방문하고, 의대 신설 타당성 연구용역을 통해 실행 전략을 구체화하는 등 공론화 작업도 꾸준히 진행해 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12-17

경북도 ‘포스트APEC 세계경주포럼 미래전략 아카데미’ 개최

경북도는 2025년 APEC 정상회의 경주 개최를 계기로 신설되는 ‘세계경주포럼’의 성공적 출범을 준비하기 위해 17일 ‘포스트APEC 세계경주포럼 미래전략 아카데미’를 개최했다. 이번 아카데미는 APEC 역사상 처음으로 문화창조산업 협력이 공식 의제로 채택된 가운데, 세계 문화계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세계경주포럼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경북도는 전문가 의견을 정책에 반영해 포럼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는 양금희 경북도 경제부지사, 주낙영 경주시장, 배진석 경북도의회 부의장 등 주요 인사와 세계경주포럼 자문위원, 한류·문화·AI·국제협력 분야 전문가 등이 참석해 2026년 공식 출범을 앞둔 세계경주포럼의 추진 전략과 육성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기조강연에서는 대종상영화제 시리즈 감독상을 수상한 강윤성 감독이 인공지능(AI)이 영상 산업에 미칠 변화와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이어 주제발표에서는 유철균 경북연구원장, 정길화 동국대 한류융합학술원장, 차인혁 Asia2G Capital 제너럴파트너, 이영찬 동국대 교수 등이 한류·AI 산업 육성 전략과 국제협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종합토론에서는 어수웅 조선일보 논술위원이 좌장을 맡아 이종수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장, 김지용 한국방송콘텐츠수출협의회 부회장, 최원정 태재미래전략연구원 연구실장 등이 참여해 세계경주포럼의 방향성과 미래 비전에 대해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경북도는 문화체육관광부, 외교부 등 중앙부처와 협력해 세계경주포럼을 AI·한류·역사·문화·산업이 융합된 글로벌 문화협력 플랫폼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세계경주포럼은 3단계 로드맵에 따라 추진된다. 1단계(2025~2026년)에는 공식 출범과 기반 구축에 집중해 2026년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APEC 회원국과 문화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2단계(2027~2029년)에는 글로벌 문화기업과 투자사가 참여하는 투자컨퍼런스를 결합한 확장형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며, 3단계(2029~2030년)에는 세계역사문화경제 정상회의로 격상해 각국 정상과 국제기구, 글로벌 기업 CEO가 참여하는 최고 수준의 리더십 회의로 도약시킬 계획이다. 양금희 경북도 경제부지사는 “경북은 오천 년 한민족 정신문화의 중심지로서 세계 문화의 중심에 서 있다”며 “세계경주포럼을 본격 육성해 K-컬처가 반도체와 같은 국가 성장동력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APEC 회원국 간 협력 체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12-17

경북도 국내 첫 헴프 원료의약품 GMP 제조시설 착공

경북도가 산업용 헴프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핵심 인프라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경북도는 17일 안동시 풍산읍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에서 국내 최초의 헴프 원료의약품 GMP(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제조시설 기공식을 개최했다. 이번에 착공한 GMP 제조시설은 총사업비 130억 원이 투입되며 연면적 1530㎡, 지상 2층 규모로 조성된다. 경북도는 2027년까지 시설 준공과 GMP 인증 획득을 완료해 헴프 특구 내에서 재배, 추출, 정제, 원료의약품 생산, 수출까지 이어지는 전주기 산업 생태계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경북도는 2021년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 지정 이후 스마트팜 기반 재배 시스템 구축과 고순도 CBD(칸나비디올) 추출·정제 기술 개발 등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지만, GMP 제조시설 부재로 인해 원료의약품 수출 실증을 진행하지 못하는 한계를 겪어왔다. 현행 약사법과 식약처 고시에 따르면 원료의약품을 수출하거나 인증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GMP 기준을 충족한 시설에서 생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시설 구축은 특구 사업자인 ㈜네오켄바이오가 2024년 12월 전격적으로 추진 계획을 확정하면서 속도가 붙었다. 올해 9월 용지 매입과 설계가 완료되며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시설이 완공되면 헴프 특구에서 생산된 CBD 원료의약품을 해외로 수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국내외 규제기관이 요구하는 안전성·품질 검증 체계도 갖출 수 있게 돼 국내 헴프 의약품 산업의 신뢰도를 높이고 향후 의료용 헴프 제제의 제도권 편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경북도는 이번 착공을 계기로 산업용 헴프 특구의 실증 범위를 기존 CBD 단일 성분에서 확장해 최근 글로벌 제약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미량 칸나비노이드(CBG, CBC, CBN 등) 기반 의료제품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추가적인 재정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지역 바이오 기업 및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해 헴프 기반 신약 개발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최혁준 경북도 메타AI과학국장은 “헴프 산업을 지역의 미래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는 동시에 규제 해소의 모범 사례로 만들겠다”며 “머지않아 국민 누구나 헴프 의약품의 혜택을 안전하게 누릴 수 있도록 철저한 검증 체계를 갖추겠다”고 말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12-17

영덕 관어대 고래불해수욕장의 '눈부신 풍경'

경북 영덕 상대산(上臺山) 관어대(觀魚臺)에 올랐다. 깎아지른 절벽 끝에 서자 사방으로 열린 하늘과 바다, 능선과 들녘이 한 폭의 거대한 산수화처럼 펼쳐졌다. 동쪽으로는 끝을 가늠할 수 없는 푸른 동해가 숨결처럼 일렁이고, 북쪽으로 이어진 울진 후포항의 해안선은 산과 바다를 꿰매어 붙인 곡선의 비단 폭이 고요히 흐른다. 아래로는 영해와 병곡의 평야가 평화롭게 누워서 잠들고, 명사 20리라 불리는 고래불해수욕장과 솔숲은 푸르고 유쾌한 기운을 밀어 올린다. 푸른 바다와 솔숲 사이 황금빛 모래 해변은 또 어떤가. 발아래 헤엄치는 고기를 헤아릴 수 있다고 하여 붙인 이곳, 관어대는 오래 바라볼수록 물결 속에 숨 쉬는 생명과 풍광의 깊이를 새삼 느끼게 한다. 그저 서 있기만 해도 마음이 저절로 맑아지고, 옛 시절 목은 이색 선생을 비롯한 시인, 묵객들이 시심을 틔웠을 까닭을 알 듯하다. 퇴직 후 황혼의 청년이라 자처하는 고향의 친구 정기채, 이승구, 황조연, 이희열님과 함께 이 멋진 풍광을 즐겼다. 한 주가 멀다고 하며 유명한 산천을 주유하는 이들이다. 오랜 공직 생활 내내 성실과 청렴을 지켰고, 고위 공직자로 명예롭게 퇴임한 뒤에는 새 일자리를 찾기보다 몸을 돌보고 마음을 가다듬으며 인생 2막 황혼의 삶을 꾸리고 있다. 이름난 명소라면 이미 대부분 다녀온 터라, 우린 여행지를 추천하기보다 어떻게 자연을 느끼고, 걷고, 쉼을 얻으며 노년의 삶을 균형 있게 꾸밀 것인지에 이야기를 나누었다. 눈부신 풍경 속에서 우리는 어느새 속도를 늦추고, 해풍에 마음을 걸어두고 침묵의 명상으로 깊이 빠져들었다. 고래불이라는 이름에는 바다 내음처럼 긴 시간을 품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옛사람들은 목은 이색 선생이 이곳을 찾았을 때, 해수욕장 앞 바다에서 고래가 흰 물줄기를 뿜으며 장난치듯 노니는 장관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고 전한다. 그날의 놀라움과 감탄이 바람결에 스며 지명으로 남았으니, 고래가 노니는 모래뻘이라는 뜻에서 고래불이라 불린 것이다. 여기서 불은 뻘의 옛말이라 한다. 1986년 국제 고래잡이 금지 전까지 바다에서 실제로 고래잡이가 행해졌고, 2000년엔 멸치잡이 어선이 이빨부리고래 한 마리가 죽어있었다는 소식을 마을에 전했다. 고래불 해변, 북쪽의 솔숲이 시작되는 지점에 이르면 또 하나의 지명 이야기가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용머리이다. 마을 앞 바다에는 용이 머리를 내밀고 파도를 내려다보는 듯한 바위가 있는데,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그 바위를 신령스러운 존재로 여겨 용머리라 불러왔다. 일제 강점기 때 조선 곳곳에 말뚝을 박아 민족의 기운을 꺾으려 했던 어두운 시절에도 마을 사람들은 용머리를 잃지 않기 위해 팔각정을 세워 수호처인 듯 위장했다 한다. 그들의 작은 지혜와 간절함이 마을의 숨결을 지켜낸 것이다. 지금도 5년마다 풍어제가 열리면 첫 제의는 용머리에서 드린다. 바위에 제사가 올려지고 북소리가 바다를 흔들며 퍼져 나가면, 오래된 믿음과 바다의 영혼이 조용히 호흡한다. 전국에서 무속인과 여행객이 기도를 위해 찾아온다. 바람에 흔들린 촛불과 파도 소리가 어우러지면, 이곳은 세월을 건너 이어져 온 마음의 안식처가 된다. 고래불 해변을 신발 벗고 맨발로 걷다 보면 모래가 체온을 닮아 따스하다. 발끝 사이로 스며드는 파도는 오래된 슬픔마저 씻어주는 듯하다. 수평선 위 붉은빛이 서서히 번지고, 둥근 해가 바다를 뚫고 솟구치던 순간, 윤슬이 바다를 타고 내게로 다가오자 나도 모르게 두 손이 절로 합장되고, 감사와 소망이 가슴 깊은 곳에서 울렸다. 그 황홀한 빛의 파동이 몸을 스치자 잠자던 세포가 꽃잎처럼 터져 오르는 듯했으니, 자연의 감동이란 이토록 말없이도 깊고 환한 것임을 깨닫는다. 세상의 소음은 멀어지고, 오직 파도와 바람, 나의 숨결만이 투명하게 남는다. 모래 해변, 그 이름만으로도 누군가의 마음을 흔들어 깨우는 낭만의 장소이다. 그 이름을 조용히 불러보면, 바다 건너 오래전 고래가 수면을 가르며 솟구치던 순간의 물빛이 가슴 깊은 곳에서 다시 파도친다. 파도는 은빛 결을 이루며 모래 위를 밀어내고 다시 끌어당긴다. 무심한 물결에 발끝을 내맡기고 한참을 걷다 보면 마음속 깊은 곳에 가라앉아 있던 근심이 바닷물에 씻겨 나가는 듯 가벼워진다. 모래를 딛는 발걸음은 더디고 힘들지만, 바람에 실린 조개껍질의 미세한 반짝임과 파도 소리의 리듬은 그조차 잊게 만든다. 돌아올 때는 고래불 솔숲으로 들어섰다. 공기는 한층 더 맑고, 수천 그루 소나무가 선선한 그림자를 드리운다. 솔잎 사이를 스치는 바람은 송진과 흙냄새가 어우러진 향기를 머금고 있다. 식물이 몸을 지키기 위해 내뿜는 피톤치드가 온몸에 닿아 정신과 폐 깊은 곳까지 스며든다. 테르펜이라 불리는 이 향은 살균, 진정, 소염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약리의 힘을 품고 있다. 숲을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과 몸의 균형이 되살아난다. 한 걸음 한 걸음 옮길 때마다 생각의 먼지가 털리고, 초록의 물결이 눈과 가슴을 편안하게 덮어준다. 숲은 설명보다 먼저 감각으로 스며들고, 치유는 어느새 몸속에서 조용히 시작된다. 이곳은 영덕 고래불해수욕장으로 뿐만 아니라 국민 야영지로 유명하여 많은 사람이 찾아든다. 녹음이 짙어질수록 마음의 결도 부드러워진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연을 그리워하는 존재, 생명애라 부르는 바이오필리아의 흔적이 DNA 속에 새겨져 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숲길을 걷는 동안 도시의 빌딩 숲에서 느꼈던 숨 막힘은 사라지고, 심장은 넓어지고 호흡은 길어진다. 자연은 값을 치르지 않아도 우리에게 풍요를 내어준다. 모래의 질감, 파도의 리듬, 숲의 향기, 흙의 온도, 시원한 바람… 이 모든 것이 한데 어우러져 몸과 마음을 어루만진다. 고래불 솔숲 길과 모래 해변을 걷는 일은 잃어버린 생기를 되찾는 조용한 귀향이다. 고래불 솔숲과 황금 모래 해변, 푸른 동해, 그 이름만으로도 마음에 부드러운 파도가 스친다. 숲길을 따라 솔향이 은은히 번지면 곧장 바다가 열린다. 모래 위로 햇살이 반짝이고 윤슬이 길을 내어주듯 손짓한다. 걸을수록 바람은 맑고 잎사귀 사이에서 흘러나온 푸른 향은 마음 깊은 곳의 오래된 응어리까지 씻어 낸다. 숲의 숨결과 바다의 리듬이 만나 한 걸음마다 시가 되고, 파도는 발뒤꿈치를 적시며 다시 돌아오라 속삭인다. 고래불, 그곳은 한 번이라도 마음에 스며들면 다시 찾고 싶은 자리이다. 보고 싶고 걷고 싶은 낭만이 불빛처럼 번져 가슴 끝을 환히 밝히는 곳이다. /글·사진=장은재 작가 포구(浦口) 용머리 시비는… 동해(東海) 가을 깊어 파도는 멀고 안개 갠 포구에 갈매기 앉네 어이차 한 소리에 님은 십 리 밖 오늘도 무사하길 바라는 아내 상대산 우뚝 솟아 십리 같은데 펼쳐진 백사장은 이십 리라네 언제나 철썩이는 파도와 같이 마음껏 날고파라 물새와 함께 -2000년 4월 17일

2025-12-17

주차 지옥 포항역⋯경주역으로 발길 돌리는 시민들

“주차와 열차 시간 때문에 경주역을 주로 이용합니다” 외지 출장이 잦은 포항시민 이모씨(42·남구 대잠동)는 포항역을 쭉 이용해오다 지난해 국도대체우회도로(상구~효현) 6.5㎞ 구간이 개통되면서 경주역으로 발길을 돌렸다. 포항역과 경주역 모두 집에서 가는 시간은 30여 분으로 비슷하지만, 주차와 열차 이용 여건에서는 차이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이 씨는 “포항역은 주차가 힘들어 열차 시간을 맞추기 어렵고, 오전 시간대 KTX 운행 편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 이용 과정의 불편이 역 선택을 바꾼 셈이다. 포항역의 주차난과 교통 혼잡 문제는 2015년 개통 이후 꾸준히 지적돼 왔다. 주차 공간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진입·회차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는 혼잡 시간대에는 인근 도로가 극심한 정체를 빚고 있다. 현재 포항역 주차장은 포항시가 관리하는 405면과 코레일이 관리하는 338면 등 총 743면이 전부이다. 이 가운데 사유지를 임대해 사용하는 405면은 내년 연말 계약이 종료돼 더 이상 사용할 수도 없다. 반면 경주역에는 코레일이 운영하는 주차장 357면과 경주시가 운영하는 공영주차장 566면 등 총 923면이 조성돼 있다. 포항역보다 180면이나 많다. 기차 운행 시간도 경주역으로 발길을 돌리게 되는 이유 중 하나다. 포항역의 경우 서울행 KTX 14회, SRT는 2회밖에 운행되지 않지만 경주역에서는 KTX 19회, SRT 15회가 운행돼 이용자들의 열차선택 폭이 넓다. 특히 출근 시간대를 살펴보면 포항역에서 출발하는 KTX 열차는 오전 5시 35분, 7시 14분 이후 9시 57분과 10시 14분으로 열차 운행 간격이 크게 벌어진다. 하지만 경주역의 경우 오전 5시 47분, 6시 37분, 6시 44분, 7시 57분, 8시 40분 등 시간대 별로 열차가 운행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구지역으로 출근하는 시민들까지 포항역이 아닌 경주역을 찾고 있는 실정이다. 대구로 출퇴근하는 김모씨(52)는 “포항역은 출근 시간대 열차 시간이 애매해 경주역을 이용하게 됐다”며 “포항역에서 오전 8시쯤 출발하는 KTX열차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포항시 교통지원과 관계자는 “포항역 주차난 해소를 위해 철도공단 유휴부지를 활용한 주차장 확충을 추진 중이다”면서 “열차 운행 시간 문제 역시 관계기관과 협의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개선 가능성을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2-17

공원식 전 경북도 정무부지사 ‘3·3·3 긴급 단기 경제정책 연장제안‘

공원식 전 경북도 정무부지사는 17일 “수소환원제철 조기 착공과 SMR 연계 에너지 로드맵은 포항 경제를 가장 단기간에 살릴 수 있는 최상위 정책 방향”이라고 밝혔다. 앞서 공 전 부지사는 지난 10일 포항시청 기자회견의 후속 조치로 ‘3·3·3 긴급 단기 경제정책’의 연장선에서 포항의 구조적 경제 위기 해법으로 포스코 수소환원제철 조기 착공과 중·장기 SMR 연계 에너지 전략을 핵심 실행 과제로 제시했다. 공 전 부지사는 “포항은 산업생산 부가가치의 약 73%를 철강산업에 의존하는 구조”라며 “탄소중립 규제 강화, 글로벌 관세 장벽, 중국의 저가 공급 공세, 세계 철강 수요 둔화가 동시에 작용하는 상황에서 기존 고탄소 제철 구조를 유지하는 한 경쟁력 회복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수소환원제철로의 전환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포항이 앞으로 100년을 더 산업도시로 존속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공 전 부지사는 일부 환경 관련 우려에 대해 “이미 제도적으로 추진 중인 사업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며 “논의와 추진을 병행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수소환원제철과 연계된 단기 실물 투자 규모만 최소 4~5조 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수소 데모·실증·환원제철 실증 사업(국비 약 3000억 원 반영),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한 LNG 발전 사업(약 8000억 원), 해상 매립 및 부지 조성(약 40만 평, 1~2조 원 규모) 등이 포함된다. 공 전 부지사는 “건설·기계·자재·물류·서비스업 전반으로 파급돼 향후 3~5년간 지역경제를 실질적으로 떠받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투자 수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장기적으로는 SMR(소형모듈원자로)을 포함한 에너지 공급 로드맵 논의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수소환원제철은 에너지 산업과 분리할 수 없는 구조”라며 “단기적으로는 LNG, 중·장기적으로는 SMR까지 포함한 현실적인 에너지 믹스를 국가·기업·지역이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