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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귀비고서 검은토끼와 즐거운 설연휴를”

설 연휴기간 포항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에서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마련된다.(재)포항문화재단은 설 명절을 맞아 오는 21일부터 24일까지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 내 전시관인 귀비고와 신라마을에서 설맞이 특별 프로그램 ‘귀비go! 검은 토끼를 찾아라’를 운영한다.이번 행사는 2023 계묘년을 상징하는 검은 토끼를 모티브로 귀비고 전시관과 신라마을 곳곳에 배치된 검은 토끼를 찾아가며 공간을 투어하고, 미션을 해결하는 게임형 프로그램이다. 관람객은 직접 검은 토끼를 찾는 동시에 귀비고의 상설 전시 콘텐츠와 설 연휴 체험프로그램을 자연스레 즐길 수 있다. 미션을 완료한 관람객에게 귀비고 굿즈 상품도 제공해 특별한 설 추억을 남길 수 있다.전시관 내 일월라운지에서는 지역작가들이 참여하는 다채로운 공예 체험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꼬임을 활용한 직조문화를 이해하고, 한 해의 소망을 빛으로 담아보는 핸드메이드 볼조명 제작 △해를 담은 볼조명, 포항의 동해바다 풍경을 레진으로 표현하는 손거울 만들기 △푸른바다 손거울, 복을 담은 석고 마그넷 만들기 △솔솔 향기로운 복(福)주머니, 동서남북을 지키는 사방신과 오방색을 만나보는 △사방신 딱지접기가 있다. 이외에도 버니트리 소원나무, 일월 포토존 등도 가족들과 함께 체험해볼 수 있다.귀비고 전시관 야외에서는 전통과 국악 기반 공연 ‘설연휴 일월풍류’도 진행될 예정이다. ‘귀비go! 검은 토끼를 찾아라’포스터. 창작국악그룹 사이, 포항시무형문화재이수자협회에서 준비한 택견 및 판소리 공연도 만나볼 수 있으며, 이외에도 신라마을에서 고리던지기, 투호, 윷놀이 등 다양한 전통놀이 체험이 운영된다.귀비고는 21일부터 24일(설 당일 휴관)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정상 운영하며,‘귀비go! 검은 토끼를 찾아라’, ‘설연휴 일월풍류’, ‘공예 체험프로그램’ 등은 23일에만 운영된다. 그 외 ‘버니트리 소원나무’, ‘신라마을 전통놀이’ 체험은 설날 당일을 제외하고 모두 이용 가능하다.체험은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참여 가능하며 공예체험을 제외하고 모두 무료로 진행된다.자세한 사항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를 참고하거나 문화공간운영팀(054-289-7951)으로 문의하면 된다.한편 포항문화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은 정부 3대 문화권 사업에 따라 신라문화탐방 바닷길 조성으로 만들어진 지역문화 기반 관광거점 공간으로 포항 최고의 역사·문화·관광 명소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윤희정기자

2023-01-18

지역 예술가·장르 간 협업… 봉산문화회관 공연 ‘풍성’

대구 봉산문화회관은 올 한해 유명 예술가·지역 예술가들의 공연, 장르 간 협업 무대 등 다양한 기획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우선 지난해부터 선보인 문화가 있는날 특별기획 프로그램 ‘소소스테이지’를 올해 정기 기획프로그램으로 운영한다. 소소스테이지는 관람객들에게 ‘소소한 일상의 선물 같은 하루’를 주고자 기획됐다. 올해는 중구 지역 예술단체와 협업 기획되는 공연 시리즈가 펼쳐진다. 국악·클래식·무용·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블랙박스형 소극장 스페이스라온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공연은 상반기에 시작할 예정이며,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오후 5시에 펼쳐진다.‘기획제작시리즈’와 ‘우수공연시리즈’도 진행한다. 기획제작시리즈는 ‘봉포유(Bong For you)’를 가온홀 재개관 기념에 맞춰 규모를 확대한다. 국내외에서 유명 예술가들과 지역예술가들이 다양한 무대를 선보이며, 공연 장르 간 협업 무대도 시도할 계획이다. 우수공연시리즈의 경우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의 ‘방방곡곡 문화공감 지원사업’과 연계한다. 예술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우수 공연을 신청해 선정할 예정이다. 음악·뮤지컬·연극·전통예술 등 지역에서 접하기 어려운 우수한 공연을 가온홀과 스페이스라온에서 선보일 예정이다.여름 특별기획 프로그램 ‘스크린 바캉스’도 열린다. 스크린 바캉스는 서울예술의전당 ‘SAC ON SCREEN’ 및 다양한 공연실황 영상을 통해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기획 프로그램이다. 이번 여름 토요일마다 진행될 예정이다.가온홀과 스페이스라온 리모델링도 진행된다. 가온홀의 경우 20억원 정도를 투입해 무대 시설 및 음향 시스템을 교체한다. 상부무대시설, 무대구동시스템, 무대공간 개선 및 교체 등 무대 시설이 최신으로 바뀔 예정이다. 더불어 노후화된 음향콘솔시스템 교체도 함께 진행된다. 가온홀의 리모델링은 오는 8월 완료될 예정이다. 이후 재개관 기념에 맞춰 ‘음악회’가 진행된다. 공연은 유명 뮤지컬 배우들과 다양한 무대에서 실력 있는 연주를 선보인 챔버오케스트라의 라이브 연주가 펼쳐질 예정이다. 오케스트라 연주부터 유명 뮤지컬 넘버, 영화 OST, 발라드 등 다양한 무대를 해설 있는 공연으로 구성한다. 스페이스라온의 경우 음향시스템 및 객석 의자 교체 작업이 이뤄진다. 오는 상반기까지 리모델링 공사가 완료될 예정이다.지역 예술단체의 창작 역량 지원을 위한 공모사업 ‘봉산공연창작소’도 진행해 선정된 작품은 기획 공연 프로그램으로 확대해 스페이스 라온 무대에서 선보일 계획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1-17

“세상의 公路와 상상력으로 좋은작품 얻어”

김만년 작가 “서른다섯 해, 은륜의 세월을 쉼 없이 돌아왔다. 눈이 오고 비가 오고 어느 바람 부는 날에도 기차는 달렸다. 사람들을 떠나보내고 사람들을 기다리던 불면의 시간이었다”김만년 작가는 철길을 달리면서 딱딱한 철길 위에서 민들레 같은 언어로 문학의 꽃을 피워왔다.김 작가는 예천에서 태어나 봉화에서 성장했다. 코레일 홍보실을 거쳐 35년간 코레일 기관사로 재직했으며 늦깎이로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을 졸업했다. 2003년 수필과 시를 ‘월간문학’에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2015년 ‘경남신문 신춘문예’에 수필 ‘노을을 읽다’가 당선됐다. 근로자문화예술제 시 부문 대통령상, 공무원문예대전 수필부문 국무총리상, 전태일문학상, 독도문예대전 최우수상 외 다수를 수상했으며, 2021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창작기금수혜작가로 선정됐다. 최근 첫 수필집 ‘사랑의 거리 1.435미터’를 펴낸 김 작가를 14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글을 쓰게 된 특별한 동기가 있는가?△역시 어머니다. 그리움도 지극하면 시가 되고 수필이 되더라. 스물 몇 살 어느 남루한 모퉁이에서 문득 놓쳐버린 어머니. 이제는 가고 없는, 만질 수 없는 부표들이 마음의 지층을 오래 떠돌았다. 떠돌던 것들이 엽서가 되고 시가 되고 더러는 수필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제 문학의 발원지는 어머니이고 또 어머니와의 곡진한 추억이 묻어있던 고향 봉화다. 제 작품에 어머니가 다녔던 청량사란 사찰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초기작품인 ‘상사화는 피고 지고’에 등장하는 어머니가 지극히 사적인 어머니였다면 후기작품인 ‘기적 소리, 그 멀고 아련한 것들에 대하여’에 등장하는 어머니는 이 땅의 모든 어머니의 곡진한 삶이 노정(路程)된 공적인 어머니라고 할 수 있다.-김 작가가 중요시하는 창작요소에 대해 말해 달라.△소재 선택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비록 사소한 소재라도 작가의 세계관이나 인생관, 혹은 사회현실에 대한 메시지를 반영할 수 있는 씨앗을 품고 있는가, 즉 확장성이 있는가다. 소재가 사적인 ‘나’를 떠나 세상의 공로(公路)로 흘러갈 때 좋은 작품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 또 하나는 상상력이다. 수필에서의 상상력은 형상화와 함께 작품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상상력은 공상, 몽상과는 구별된다. 인과성과 논리성이 획득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수필의 양적 팽창에도 불구하고 수필이 외면당하는 이유가 상상력의 고갈 때문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저는 모범답안 같은 수필에 일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물론 해석의 깊이와 형상화가 관건이긴 하지만 작품에 은유나 상징 상상력 같은 시적 기법들을 활용해 보기를 권한다. 나르시시즘이나 생활 소재의 상투성에서 벗어나는 첩경이 상상력이 아닐까도 생각한다. ‘석공은 정으로 돌을 쪼개어 코끼리 상을 만들지만, 시인은 상상력과 직관이란 정으로 코끼리를 끄집어낸다’고 했다. 저는 상상력과 직관이란 정으로 먼 곳의 노을을 쪼개어 보기도 하고 서천 구만리 노을 강에서 빨래하는 옛 엄마를 불러내기도 한다. 또 천 년 전 고대의 왕을 알현하고 월성의 밤거리를 함께 거닐기도 한다. 이렇듯 상상력은 시공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고 작품의 의미망 확장에도 큰 도움이 된다.-책의 내용을 소개해 달라.△‘사랑의 거리 1.435미터’는 46편의 발표작을 담고 있다. 1.435미터는 철길의 궤간(軌間)이다. 이 책은 우선 소재의 다양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연, 철길, 이웃, 가족을 모티브로 서사와 소재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동륜에 깎여 반짝이는 철길을 바라보며 ‘빛나는 것들은 언제나 상처 뒤에 오는 것일까’라고 자문하며 철길이란 무정물에 사람과의 관계성을 병치시켜서 따뜻한 피를 돌게 한다. “김만년 작가의 산문은 야무지다. 집주인처럼 늙수그레한 마당이 좋다고 말하지만, 문장이 단단한 정강이 같다. 철길처럼 곡직(曲直)이 선명하다.”라는 문태준 시인의 평처럼 현장에서 길어 올린 탄탄한 문장과 시적 상상력으로 독자들을 깊은 공감의 세계로 이끌 것이다.-어떤 목표가 있나?△시인으로 출발했지만 시를 놓은 지 십 년이 넘은 것 같다. 사람들이 시집은 언제 내느냐고 물을 때면 저는 ‘딸도 없는데 무슨 시집?’ 하면서 농으로 넘기곤 했다. 기회가 된다면 ‘시집’이란 예쁜 딸을 순산해서 세상이란 강으로 ‘시집’ 보내고 싶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1-15

포항시립도서관, 다양한 초등학생 독서교실 운영

포항시립도서관(관장 송영희)은 겨울방학을 맞아 포은중앙도서관을 비롯해 8개 시립도서관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겨울방학 독서 교실을 운영한다.시립도서관은 방학 기간인 이달 동안 초등학생들이 다양한 독서 경험과 체험활동을 통해 책 읽기 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도서관별로 다양한 어린이 독서 진흥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먼저, 포은중앙도서관은 초등 4~6학년(2023학년도 기준) 15명을 대상으로 17일부터 20일까지 ‘나를 찾아 떠나는 건축 여행’이라는 주제로 운영한다. 매일 주제 도서를 함께 읽으면서 어린이들의 다양한 독서 체험을 토대로 창의적·적극적인 학습 능력을 개발하고, 독서에 대한 흥미를 높이는 시간을 갖는다.대잠도서관은 초등 3학년 15명을 대상으로 10일부터 13일까지 ‘나눌수록 쓸모 있는 책 수다’를 운영했다. 매일 한 권의 주제 도서를 통해 논어 사전 만들기 등 독후활동과 입장 바꿔 생각하기 등의 독서토론이 진행됐다.영암도서관은 초등 3~4학년 15명을 대상으로 17일부터 20일까지 ‘세계사를 통해 보는 한국’이라는 주제로 운영한다. 세계사와 한국사를 엮은 수업을 통해 세계 속 한국의 위상을 알아보는 유의미한 시간을 가지며, 에코백에 태극기 그리기, 국보 모형 만들기 등 재미있는 독후활동으로 책을 읽는 즐거움을 선사한다.오천도서관은 초등 2~3학년 15명을 대상으로 17일부터 20일까지 ‘책으로 만나는 세계 지리 여행’을 운영한다. 세계 지리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와 활동을 통해 즐거운 세계여행을 경험할 수 있도록 매일 세계 지리와 관련된 한 권의 책을 읽고 세계지도 여행 달력 등 흥미로운 독후활동이 진행된다. 2023년 전국 도서관 겨울 독서 교실 홍보 포스터. 동해석곡도서관은 초등 3~6학년 15명을 대상으로 17일부터 19일까지 ‘친구와 함께 즐기는 사고력 보드게임’이라는 주제로 운영한다. 매일 주제 도서의 책을 읽으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눠보고, 다양한 보드게임을 통해 협동심과 사고력을 키우는 시간을 갖는다.어린이영어도서관은 유아 6세, 7세, 초등 1~3학년 각 15명을 대상으로 11일부터 27일까지 3주에 걸쳐 ‘Warming Up with Great Books!’를 운영한다. 영어 그림책을 읽고 영어 퀴즈와 만들기 등 다양한 독후활동을 진행하며 원어민 강사의 연령별 수준에 맞는 체계적인 수업으로 영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법을 익힌다.연일도서관은 초등 4~6학년 15명을 대상으로 16일부터 19일까지 ‘명화를 만나다’를 운영한다. 명화를 주제로 한 다양한 책을 함께 읽고 명화 관련 북아트 체험활동인 명화 조명등·저금통 만들기 등의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한다.구룡포도서관은 초등 1~3학년 15명을 대상으로 10일부터 13일까지 ‘영화, 책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다양한 영화를 감상하고 책과 연계해, 인상 깊은 장면과 창의적인 생각을 위주로 영화 감상문을 써보는 활동을 진행했다.송영희 포항시립도서관장은 “어린이들의 창의적인 독서 능력 개발과 정서 함양에 도움을 주고자 방학마다 독서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며 “연령과 눈높이에 맞춰 다양한 독서 활동을 마련한 만큼, 이번 기회를 통해 어린이들이 독서의 필요성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2023-01-15

“포항, 역사·문화·예술 융합거점으로 ‘글로벌 문화관광도시’ 초석 다진다”

법정문화도시 지정 4년 차를 맞이한 포항시가 올해를 글로벌 문화 관광도시 도약의 원년으로 삼기로 했다.시는 올해 연이어 문을 여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 예술을 융합한 문화관광 거점들을 중심으로 포항 고유의 문화적 빛깔을 지닌 ‘글로벌 문화관광 도시’ 도약에 한층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먼저, 포항이 낳은 역사적 인물인 석곡 이규준 선생을 기리는 ‘석곡기념관’을 올 상반기에 완공할 예정이다. 기념관은 동해면 도구리 일원에 총 53억5천만원을 투입해 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된다.석곡기념관은 석곡의 생애와 사상, 역사적 가치를 기리기 위해 경북도 문화재로 지정된 ‘석곡 선생 목판’ 보관을 위한 수장고와 기획·상설전시실, 상영관 등을 갖출 예정이다.포항 동해면 출신으로 근대 한의학·문학·철학·천문학 등을 폭넓게 연구한 이규준(1855~1923)은 시대를 앞선 ‘융합형 학자’이자 백성을 치유한 ‘선비 의사(儒醫)’였다. 학계에서는 이규준을 사상체질을 주창한 동무 이제마와 함께 근대 한의학의 양대 산맥으로 높게 평가하고 있다.특히, 그 발자취가 ‘연구중심 의대’를 추진하는 포항시의 현재 상황과 맞물려 더욱 큰 가치로 부각되고 있다. 시는 ‘공학과 의학의 융합’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코로나19 백신 등을 연구·개발하는 ‘융합형 인재’인 의사과학자 양성 거점 ‘연구중심 의대’ 설립을 역점 추진하는 중이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 바이오산업의 혁신 발전과 지역 의료 여건의 획기적 개선을 모색하고 있다. 석곡기념관은 일찍이 고향 포항에서 백성을 치유하는 삶을 살았던 ‘융합형 학자’ 석곡의 궤적으로 큰 울림을 전하면서 시민들의 문화적 자긍심을 높이는 공간이자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문화 관광자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아울러, 지난 1969년 건립돼 포항의 수산물과 얼음 저장창고로 사용되다 2018년 폐쇄됐던 동빈내항 옛 수협 냉동창고에 총 107억원을 투입해 새로운 문화적 활력을 전해줄 ‘복합 문화예술체험 거점’ 공간으로 하반기 새로 태어날 예정이다.‘포항의 문화적 도시재생’의 핵심이자 어민들의 삶이 녹아있는 산업 유산인 이곳은 시민들의 문화 경험 확대 및 국내외 예술교류의 거점 공간으로 다양하게 활용될 다목적 전시장과 문화책방, 예술 창작스튜디오 등을 갖춰 문화와 예술에 지역의 인문·역사적 가치까지 융합된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한다.이와 함께 지난해 문을 연 ‘문화예술팩토리’는 복합문화·행정 거점 공간으로, 도시 숲을 결합한 문화예술광장까지 함께 조성돼 시민들에게 양질의 문화·행정 서비스 및 쾌적한 힐링을 제공할 예정이다.또한, 지난해 시 출자·출연기관인 포항문화재단이 추진한 ‘문화도시 포항’ 사업의 ‘해양 그랜드마리오네트 거점구축’을 통해 포항의 우수한 과학기술 자원과 문화 예술이 결합된 문화산업의 발굴·확산으로 ‘첨단예술 도시’라는 도시브랜드의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있다.이 밖에도 포항의 정체성이 담긴 역사박물관(460억 원), 세계적 스틸 문화를 선도할 시립미술관 제2관(241억원) 등을 지속 확충해 시민들과 함께하는 ‘문화역사 도시’를 만들어갈 방침이다.이강덕 포항시장은 “모든 강을 품는 동해바다와 다양한 광물과 융합해 새로운 금속을 만드는 철처럼 포항만의 역사, 예술, 과학·기술 등을 모두 융합한 문화 인프라와 생태계를 넓혀 시민들의 문화적 자긍심을 높이는 것은 물론, 창의적인 포항형 문화 도시재생과 관광 자원화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1-11

포항시립도서관 전자책 리더기 대여 서비스 시행

“이젠 전자책 단말기로 편하게 독서하세요”포항시립도서관(관장 송영희)이 시민들을 대상으로 무료 전자책 대여 서비스에 들어갔다.이 서비스는 시민이면서 포항시립도서관 회원이면 누구나 책과 동일하게 무상 대여가 가능하다.포항시립도서관은 지난 5일부터 포은중앙도서관에서 전자책 리더기(e-book reader) 대여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대여하는 전자책 리더기(단말기)는 ‘크레마 S’ 기종으로 휴대폰이나 태블릿 PC를 사용한 전자콘텐츠 열람 시 눈의 피로를 덜어주고 한손에 들어오는 크기로 무게가 가벼워 오랜 독서에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포항시립도서관 정회원에 한해 포은중앙도서관 3층 디지털자료실에서 대여가 가능하다.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크레마’, ‘리더기’로 검색 후 대여 가능 여부를 확인한 후 도서관을 방문해 간단한 사전동의서 작성 후 즉시 대여할 수 있다. 대여 기간은 2주다. 전자책 리더기를 활용해 이용할 수 있는 전자책은 포항시립도서관(3만1천812종), 경북도서관(3만621종)으로 경북도서관 이용 시에는 경북도서관 회원가입이 필요하다.송영희 포항시립도서관장은 “시민들이 전자책이라는 새로운 IT시대 독서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온택트 독서문화 확산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자세한 사항은 시립도서관 홈페이지(phlib.pohang.go.kr)를 참고하거나 포은중앙도서관 디지털자료실(270-4589/4590)로 문의하면 된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3-01-09

“영감이 풍부한 도시 포항, 첨단예술도시로 성장하길”

‘살기 위한 도시에서 살고 싶은 도시’로의 전환, 어떻게 하면 이루어질 수 있을까.지난 2020년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된 포항시는 문화산업 도시로의 새로운 도시 브랜드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문화, 관광, 경제, 교육 등 다양한 직·간접적 파급효과를 이끌어내고자 최근 세계적 문화예술의 나라 프랑스의 전문가들을 초청해 국제 컨퍼런스를 열어 눈길을 끈다.‘2022 문화도시 포항 해양 그랜드마리오네트 거점구축 사업’을 주제로 한 이날 컨퍼런스는 포항시 출자·출연 기관인 (재)포항문화재단이 지역 문화산업 생태계구축 전략의 핵심으로 꼽는 프로젝트다. 재단은 바다를 주축으로 한 조형 작품을 활용하는 공연과 축제 등을 통한 새로운 도시 브랜드 구축과 문화산업 생태계 조성이라는 실질적 프로젝트 실행의 초기 단계에 있다. 앞으로 RD와 주제 확장을 더해 참여, 향유, 유통, 매개라는 기능이 생겨나 이를 통해 생태계를 구성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측한다.경북매일은 포스코 체인지업그라운드 포항에서 열린 컨퍼런스를 찾은 프랑소아 들라호지에르 프랑스 레 마신 드 릴(Les Machines de l'Ile)의 총괄 아트 디렉터와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들라호지에르 디렉터는 프랑스 낭트시를 ‘유럽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재건한 주인공으로 꼽히는 저명한 예술가(기계 설계자)다.그는 “포항은 영감이 풍부한 도시다. 포스코와 항구, 다양한 물고기 등 문화도시로의 성공을 위한 소재들이 너무나 매력적이다. 포기하지 말고 꼭 첨단예술도시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이번 컨퍼런스에 참가한 의미를 부여한다면.△최근 도시재생이 우리 주변의 큰 이슈를 차지하고 있다. 인구의 감소, 산업구조의 변화, 도시의 무분별한 확장, 주거환경의 노후화 등으로 상업은 활기를 잃고, 젊은 사람들은 직장과 좀 더 싼 주택 마련을 위해 떠나간다. 도시재생이 주목받는 이유는 본질적으로 쇠퇴하는 도시에 대한 치유의 관점을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만큼 정부와 자치단체, 공공기관의 책무가 막중해졌다. 포항시가 지역의 고유한 문화자원으로 도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이번 컨퍼런스와 같은 행사를 통해 해외 선진 사례를 연구하고 실천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레 마신의 사례가 한국의 문화도시 포항을 넘어 세계적 첨단예술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되길 기대한다.-레 마신은 세계적으로 도시재생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레 마신은 프랑스의 대표적 문화산업이며, 90년대 로열 드 뤽스(Royal de Luxe)의 거리예술단체 라 마신(l’association La Machine)으로 출발해 마리오네트(marionette·인형)를 대형화하고 기계화한 비영리예술협동조합이다. 마르세이유 미술학교를 졸업한 나를 비롯하여 기계 공학도와 공연 예술팀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움직이는 기계의 예술과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는 그들의 능력을 탐구하고 있다. 살아있는 기계들을 통해 우리는 공공 공간 도시를 꿈꾸고, 도시를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현재 프랑스 낭트시와 툴루즈시에 거점을 두고 활동이 이뤄지고 있는데 공공과 민간의 결합 속 예술에 기초한 도시재생 사례의 성공적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레 마신은 프랑스 주요 도시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수출되고 있는 문화산업 그 자체로서 작품 제작과 작품을 활용한 공연과 축제, 그리고 제작 거점의 공원화로 다양한 수익모델과 파급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레 마신의 그동안 성과는 무엇인가.△낭트시가 2003년 도시재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레 마신이 제시한 낭트섬 종합계획안내도를 채택하면서 옛 조선소 부지가 있던 낭트 섬(île de Nantes)에 ‘마신 드 릴(Machines de l’ile·기계 섬)’이라는 이름의 테마파크를 조성했다. 이곳에 공장의 부속품들을 모아 거대한 기계 동물과 놀이시설을 짓고, 빈 건물들은 실험장과 전시장으로 변신시켰다. 특히 40t의 철근과 목재로 만든 높이 12m, 무게 48t의 대왕 기계 코끼리 르 그랑 엘레팡(Le Grand Elephant) 등위에 올라앉아 낭트 시내를 조망하는 진귀한 경험을 할 수 있다. 한 해 유료 방문객만 80만 명에 달하는 낭트는 도시재생 사업으로 인해 ‘유럽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튤루즈 거점인 할레 드 라 마신(Halle de La Machine)은 연간 30만 유로의 공공재원이 투자되어 15만 유로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예술가와 시민을 포함한 일자리 창출 효과, 축제와 공연을 통한 간접효과는 도시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다. 12m 높이의 움직이는 대형 용마(dragon-horse)가 정교한 기계장치로 움직이는 데 입과 코로 불과 연기를 내뿜으며 거리 공연도 한다. 동화책이나 영화에서 보던 장면에 사람들은 가까이 다가가 손으로 만져보기도 하고 환호한다.-도심 내지 거리에서의 공연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가 있다면.△거리 공연의 가장 큰 장점은 용이나 코끼리가 다세대 주택에 물도 뿌리고 연기도 뿜어내면서 거리 전체를 흥으로 넘치게 한다. 이동이 힘들어서 집 안에서 볼 수밖에 없는 사람들도 찾아가고, 거리에서 같이 걸어 다니는 사람들의 함성을 전해준다. 한 도시에서의 거리 공연이지만 그것이 함의하는 바는 도시와 국가의 아픈 역사와 불완전한 현재 정치를 모두 같이 부대끼면 함께 하는 사람들의 흥겨운 정서로 아우른다는 의미가 있는 건 아닐까. 프랑소아 들라호지에르 프랑스 레 마신 드 릴 총괄 아트 디렉터 즉 거리 공연은 모두의 흥을 돋운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 공연은 무엇보다 시민들 뿐 아니라 그 도시를 거쳐 가거나 방문하는 모두, 심지어 집 안에서 창문만 열 수 있는 사람들까지도 그 누구도 예외 없이 이 공연에 무료로 그리고 흥겹게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럼으로써 화합의 정서를 발생한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포항에서 프로젝트를 하면 어떤 것이 어울릴 것인가.△라 머신에서 이야기하는 공공적 예술은 단지 시민들이 직접 예술작품들과 한데 얽혀서 걷고, 한데 부딪치며 흥겨운 화합의 정서를 일으키는 매개물이 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런데 포항시에서는 바다 위에 배를 띄워 그곳에서 공연을 한다는 콘셉트라고 하는데, 시민으로부터 떨어뜨릴 수밖에 없는 ‘배’라는 콘셉트의 경우 자칫 시민이 멀리서 쳐다볼 수밖에 없는, ‘거리’를 만들게 될 수 있어 보인다. 그렇지만 앞으로 보다 치밀한 워크숍과 고민이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포항은 그럴 역량이 충분하다고 본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1-08

“동화를 쓰는 일은 즐기면서 걷는 산책”

성주희 동화작가 “동화 속 주인공들은 고난과 실패를 겪더라도 다시 일어섭니다. 독자들은 책을 읽으며 현실을 살아낼 지혜와 힘을 얻습니다. 책에 몰입하면 다른 사람의 감정과 경험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꾸준한 독서야말로 공감 능력을 기르는 가장 쉽고 좋은 방법입니다.”성주희(43) 동화작가가 최근 장편 동화 ‘행운 상자를 개봉하시겠습니까?’(밝은 미래)를 출간했다. 대구에서 꾸준히 작품을 창작해온 성 작가는 지금까지 다섯 권의 동화집을 펴냈다. 2017년 등단 이후 매년 한 권씩 책을 출간한 셈이다.지난 3일 성 작가를 만나 동화 창작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2017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고 2019년 소천아동문학상 신인상을 받았다. 특히 2021년에 발간된 ‘걱정을 없애 주는 마카롱’은 서울시 동대문구에서 책 읽기 도서로 선정됐다. 임정진 동화작가가 주는 ‘청연당 밥상’에도 선정되는 등 좋은 소식이 연이어 들린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며 성장하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가.△전에는 아이를 돌보는 일 이외에 다른 일은 엄두도 낼 수 없었다. 아들과 딸이 학교와 유치원에 가면서 오전에 나만의 시간이 주어졌다. 아이들이 집에 오는 때를 마감 시간으로 정하고 오전에는 무조건 글을 읽거나 썼다. 마감 시간이 있으니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나에게 주어진 유일한 재능이 있다면 ‘성실함’과 ‘꾸준함’이다. 동화집은 꾸준히 노력한 시간의 축적물이다.-상을 받고 책을 내기까지 실패와 좌절의 순간도 있었을 것이다. 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지금은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동화를 쓰고 있는가.△공모전에서 떨어질 때도 있다. 출판사에 투고했지만 반려당할 때도 있다. 그렇더라도 조급해하지 않는다. 동화를 쓰는 일은 즐기면서 걷는 산책이라 생각한다. 순간순간의 기분에 좌우되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 자세로 즐기면서 걸어가는 길. 이 길이 즐겁지 않다면 벌써 그만두었을 것이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때도 있지만, 그것은 일어나는 연습이다.‘아, 넘어질 때는 손을 이렇게 짚어야 하구나!’라며. 모든 경험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려고 한다. 이는 동화에 바로 적용된다. 동화 주인공 역시 실패에서 일어나는 법을 배운다. 독자가 동화를 읽고 감동하는 지점도 그런 부분이다. 주인공이 실패하더라도 독자는 주인공을 응원하면서 다시 일어서길 바란다.- 첫 책을 제외한 나머지 네 권이 모두 판타지 동화다. 소천아동문학상 신인상을 받은 ‘우리 아파트 향기 도사’(함께자람)는 ‘냄새 능력자라는 기발하고 색다른 소재로 아이들에게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사회적 갑을 관계를 판타지 기법으로 흥미진진하게 풀어낸 수작이다’라는 심사평을 들었다. 판타지 동화를 즐겨 쓰는 이유는.△어렸을 적부터 공상에 빠져 있거나 특이한 생각을 자주 했다. 어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다. 그런 생각을 기승전결을 잘 갖춘 이야기로 써내니 판타지 동화가 되었다. 동화 속 주인공은 고난과 어려움을 겪지만, 판타지 세계에서 고난을 이겨낼 힘을 얻는다. 판타지는 단순히 현실의 도피처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갈 힘을 얻는 원천으로 볼 수 있다. 판타지 동화를 많이 읽어야 하는 이유다. 요즘 길거리에서 어린이들을 볼 때면 하나같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걷는다. 학교와 학원을 오가느라 바쁜 아이들이 가장 빠르고 간편하게 현실을 잊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이 밖에서 마음껏 뛰어놀다가 집에 가서 재미있는 동화를 읽는 상상을 한다.그것이야말로 진짜 판타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쓴웃음이 나온다.-최신작 ‘행운 상자를 개봉하시겠습니까?’는 제목이 매력적이다. 소재도 재미있다. 재미에만 그치지 않도록 어떤 메시지를 담았는지.△이 책의 주인공 별하는 내가 원하는 물건이 들어 있는 행운 상자를 뽑을 수 있는 자판기를 알게 되지만 정작 내 옆에 있는 친구와 멀어진다. 물질보다 인간관계에서 얻는 행복의 가치가 소중하다는 메시지를 어린이들이 관심 있어 하는 유튜브 ‘언박싱’에 녹여내 전달하고 싶었다. ‘인생은 한 방’, ‘대박’ 같은 표현들이 넘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진짜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보았으면 좋겠다.-독자의 피드백은 어떤가,△책을 출간한 이후에는 독자들의 피드백을 눈여겨본다. 피드백에도 동심이 그대로 녹아있다. 하나씩 읽다 보면 아이들과 손을 잡고 산책하는 기분이다. 그래서 더 즐겁다.-동화를 쓰면서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보통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슬슬 동화책과 멀어진다. 그런데 고학년 남자 어린이들이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일 때가 기쁘다. 또한 부모가 책을 읽은 후 자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리뷰를 볼 때도 보람을 느낀다. 내가 쓴 동화가 부모와 자녀 사이에 대화의 물꼬를 터주는 촉매가 되었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어린이는 물론이고 어른도 공감할 수 있는 동화를 쓰고 싶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1-04

지역적 삶 묻어나는 힙한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자리매김

문화는 이젠 단순한 향유의 시대를 넘어서야 한다. 문화 콘텐츠가 갖는 경제적 가치에 대해서는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k-문화는 이제 세계적 문화 콘텐츠로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에서 운영하는 포항스틸아트공방이 지역적 삶이 묻어나 신생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등장해 시민들의 문화 활동과 연결되면서 소위 힙(hip)한 장소로 지역을 새롭게 자리매김하는 사례가 되고 있다. 스틸아트공방은 스틸(steel)을 매개로 금속공예 전문가를 양성하면서 금속공예 작품을 직접 만드는 시민 공작소다.2016년 12월 개소해 6년째 운영 중인 공방은 그간 900여 명의 수강생을 배출했으며, 2019년부터는 현대주얼리 디자인 공모전과 경상북도 지방기능경기대회에서 입상하는 등 좋은 성적을 이뤄내고 있다. 미술·공예 학교가 부재한 지역인 포항에서의 성과는 더 의미있게 다가온다.새해 첫날인 지난 1일 시민들이 중심이 돼 포항의 근대산업 유산이었던 철을 문화산업의 인프라로 조성해 가고 있는 포항스틸아트공방의 주역들을 만나봤다. -미술품의 수집과 보존, 전시, 연구하는 포항시립미술관에서 스틸아트공방을 운영하게 된 배경은?△포항시립미술관은 철의 도시 포항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품고 ‘스틸아트뮤지엄’으로서 차별화된 미술관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고 있다. 시립미술관은 수준 높은 미술 콘텐츠를 개발하고, 세계 유일의 스틸아트뮤지엄으로서 위상을 국내외 미술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 ‘스틸아트’ 관련 전시와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시민들의 삶 가까이에서 스틸 문화 대중화에 앞장서고자 2016년부터 스틸아트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공작의 행위는 창작체험을 통해 일상의 예술화를 구현하고, 궁극적으로는 시민의 행복한 삶을 지향한다. 공방이 개소된 지 6년이 지난 현재, 많은 수강생이 배출됐다. 이들 중에는 금속공예 공방을 창업하거나 각종 대회나 공모전에서 입상하는 등 취미생활을 넘어선 영역으로 확장해나가는 수강생들도 있다. 포항시립미술관은 금속공예 영역에서 활동하는 시민을 양성하고 창업을 지원해 시민 중심 예술 일자리를 창출하고자 한다. (포항시립미술관 학예사 김주란) -스틸아트공방은 어떻게 운영되며, 수강생은 언제 모집하는지?△스틸아트공방은 금속공예 정규강좌를 상·하반기로 나눠 운영하고, 12월 말에는 수강생의 성과물을 전시에서 선보인다. 포항시민을 대상으로 상반기 강좌는 1월, 하반기 강좌는 8월에 개강한다. 개강 일주일 전 강좌별 수강생을 선착순으로 모집하며, 자세한 일정과 접수 방법은 포항시립미술관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정규강좌 이외에도 비영리 단체를 대상으로 1일 체험 강좌를 진행한다.‘1일 체험’ 강좌를 통해 금속공예에 흥미를 느껴 정규강좌까지 이어지는 분들도 더러 있다. 정규과정 등록 전 공방이 궁금하신 분들은 스틸아트공방 인스타그램이나 ‘1일 체험’ 강좌를 통해 먼저 접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포항시립미술관 학예사 김주란) -수강생의 관심 분야와 공정 능력에 따라 세분화해 강좌를 운영하는데.△스틸아트공방을 처음 개소할 당시만 해도 6개의 정규강좌로 시작했다. 점진적으로 강좌를 늘리고 세분화해 현재에는 9개의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수강생의 관심 분야에 따라 생활소품·주얼리 금속공예 중에서 선택할 수 있고, 개인의 공정 능력에 따라 초급반·중급반·고급반으로 세분화하고 있다. 그리고 2020년부터는 고급반까지 이수한 수강생 중에서 창업을 희망하는 수강생들을 위해 창업반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고, 비정규적으로 기능대회나 공모전에 출전을 원하시는 분들이 있으면 연중이라도 대외활동 준비반을 개설하여 대외활동을 지원한다. 금속공예는 다른 예술 장르에 비해 안정성과 정교함이 요구되는 만큼 오랜 수련의 시간이 필요하다. 수련의 과정에 따라 달라지는 수강생들의 흥미와 공정 능력에 차이가 나게 되는데, 이러한 시민들의 요구와 간극을 메우기 위해 강좌를 증설, 신설해서 현재의 커리큘럼이 되었다. (스틸아트공방 책임강사 정영신) -공예 전문 교육기관이 부재한 포항에서 금속공예를 배우고 현대주얼리공모전에서 금상을 수상하기까지 했는데, 그 과정은?△지금 무언가를 시작해도 될까 싶은 순간, 홀연히 공방의 개강 멤버로 흠뻑 빠져 지낸 6년 동안 시간이 쌓일수록 알 수 없는 그 어떤 매력이 내 안에 가득 차올라 금속공예에 매료되어 버렸다. 전공자도 관심 분야도 아니었지만 ‘어떤 인연으로 만나졌을까’싶은 열정적이신 교수님들의 가르침을 받아 시작된 전시회, 페스티벌, 공모전 참여로 조금씩 성장해 가는 중이다. 그런데도 어쩔 수 없는 아쉬움은 있다. 더 많이 더 오래 작업하고 싶으나 주어진 작업 공간과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더 나은 작업 환경이 제공되길 소망한다. 지금 순간에도 설레는 중이다. (스틸아트공방 수강생 신은경) 이문숙 수강생의 제13회 현대주얼리 디자인 공모전 디자이너상 수상 작품. -더 나은 스틸아트공방 운영을 위해 바라는 점은?△공방에서 지도해주시는 선생님들의 열정과 알찬 교육과정으로 포항시민들에게 문화적인 혜택을 주시면서 좋은 성과까지 나와서 수강생으로서 기쁘고 감사하다. 단순한 수강생에 그치지 않고 더 성장해 나아가야 하는 입장에서 보면 공방의 교육과정과 시설 면에서 확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시설 면에서는 강의 시간 외에도 수강생들이 필요한 작업을 할 수 있는 상설작업 공간이 더 필요하다. 금속공예 각종 공모전에 참가하려면 거의 매일 작업해야 하는데 현재 수강생은 주얼리반, 생활소품반에서 1주일에 3시간 정도 활동이 가능해서 이 시간 외에는 작업 공간이 없기 때문에 작품 제작에 어려움이 있다. 교육과정 면에서는 일반과정 외에도 전공과정에 가까운 심화 과정이 개설되기를 희망한다. 포항을 상징하는 금속공예 상품을 만드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긴 안목으로 봤을 때 예술성과 상품성을 겸비한 상품 개발을 위해서는 현재 교육과정 외에도 디자인 교육과정과 기술 심화 교육을 통한 수강생의 질적 역량 강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신 포항시립미술관 스틸아트공방에 늘 감사드리며 더 재미나게 열심히 나아가겠다. (스틸아트공방 수강생 이문숙)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1-02

“예술 생산·나눔의 확장 중요성 실감”

포항시립미술관(관강 김갑수)에 있어 2022년은 특별한 해였다.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 발발 이후 급감했던 관람객이 다시 회복세를 보였다. 35만7천681명(12월 25일 기준)의 관람객이 방문했으며, 누적 관람객 282만2천명을 달성했다. 포항시립미술관은 올해 현대미술기획전, 소장품전, 스틸아트 작가 조망전,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전, 교육 체험전, 국립현대미술관 협력전시를 선보이며 풍성하고 알찬 기획력을 드러냈다. 전시 뿐만 아니라 시민과의 열린 소통을 통해 지역 문화를 조성하고자 다채로운 문화 예술교육을 시행했다. 어린이, 청소년, 시니어, 가족 단위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 전시 연계 감상프로그램과 사고력 및 창의력 증진을 위한 과학예술 융복합 프로그램, 전시 이해를 돕는 도슨트 전시해설사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1만1천840명에 달하는 시민들의 참여를 끌어냈다. 시립미술관은 미술관의 주요 역할인 연구에 집중하고자 포항미술사 연구를 위한 연구 용역과 소장품 상태조사 및 아카이브 목록화 작업 그리고 공립미술관 아카이브 구축 사업을 추진하는 등 지역미술과 소장품 연구를 통해 지역 공공미술관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나아가 세계 유일의 스틸아트뮤지엄(Steel Art Museum)으로서 스틸아트작가 조망전 ‘송영수: 영원한 인간’연계 학술세미나를 개최해 한국 추상 철 용접 조각의 선구자 송영수 작가의 미술사적 위치를 다각도로 조명하는 등 스틸아트 미술사 정립을 위해 전시와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야외소장품 증강현실(AR) 도슨트 투어’앱은 환호공원 야외조각 공원에 있는 야외소장품을 언제든지 감상할 수 있도록 개발해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전국 최초로 증강현실(AR) 기술을 이용한 AR도슨트 시행은 새로운 콘텐츠 구축의 혁신성을 인정받아 ‘2022년 경상북도 혁신 및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포항시립미술관은 ‘시민과 함께하는 미술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미술관 음악회 MUSEUM MUSIC’과 ‘오감철철-스틸라이프’를 지향하는 ‘스틸아트공방’을 운영하며 생활 속 문화예술 공존의 방향성을 제시해 나가고 있다. 김갑수 포항시립미술관장은 “시민들이 공원 산책을 하러 오듯이 미술관에 방문하여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매년 수준 높은 미술 콘텐츠를 개발하고, 스틸아트뮤지엄으로서의 위상을 국내외 미술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 내년에도 좋은 전시와 연구로 시민들을 찾아가겠다”며 “더불어 관내 유일의 공립미술관으로서 지역 공동체와의 협력을 통한 예술 생산과 나눔의 기회를 확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12-28

클래식·가요·국악까지 다양한 장르 연주

안동문화예술의전당은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돌아보며 지나간 순간과 채워나갈 시간들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기 위해 오는 31일 오후 9시 ‘아듀! 2022 제야음악회’를 개최한다. 이번 공연에는 정통 클래식의 재해석과 창의적인 노력을 더해 클래식의 대중화를 지향하는 지휘자 방성호가 이끌고 있는 한강심포니오케스트라와 함께 클래식에서부터 가요, 트로트, 국악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준비했다.먼저 1부는 안동시 문화사절단으로 역량을 펼치고 있는 안동시립합창단, 소프라노 유성녀, 안정적이고 섬세한 연주로 국내외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는 테너 문세훈, 2022 안동문화예술의전당 클래식 영 아티스트 콘서트에 바이올린 협연한 안동부설초등학교 조하영이 품격있는 클래식 음악으로 오픈한다.2부는 ‘가창력 끝판왕’ 가수 박기영, ‘트로트 야생마’ 국악 가수 신승태, 색소포니스트 김성훈과 안동 지역 출신으로 뮤지컬 분야의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뮤지컬 가수 이승욱, 안동부설초등학교 재학 중으로 ‘미스터트롯2’ 참가 및 KBS1TV ‘아침마당’ 출연으로 활동하는 트로트 가수 권도훈이 출연해 관람객들에게 볼거리 있는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한편, 안동문화예술의전당 ‘아듀! 2022 제야음악회’입장료는 R석 3만원, S석 2만원, A석 1만원으로 5세 이상 관람이 가능하다.안동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2-12-27

‘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를 만나다

소설 판매 베스트셀러 기록을 다시 써나가고 있는 ‘아버지의 해방일지’ 작가 정지아(57)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시선과 만남의 자리가 열린다.도서출판 득수와 책방 수북은 ‘정지아에게 행복을 묻다’라는 주제로 28일 오후 7시 포항 문학전문 서점 책방 수북(포항 북구 장량로 174번길 6-15)에서 ‘작가와 함께 수북수북’ 첫 번째 행사를 연다.소설 ‘빨치산의 딸’부터 ‘아버지의 해방일지’까지 해방시대부터 현대를 살아온 빨치산 부모와 그 자식인 작가가 겪어야 했던 삶의 굴곡과 그 안에서 찾아낸 사람과 행복에 대해 독자와 함께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정지아 작가는 1965년 구례에서 태어났으며 1990년 장편 ‘빨치산의 딸’로 작가로 데뷔해 그동안 ‘행복’, ‘봄빛’, ‘숲의 대화’, ‘자본주의 적’, ‘아버지의 해방일지’ 등의 작품을 통해 이념시대를 거쳐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이념의 의미와 그 안에서 찾아야 할 사람의 가치에 대해 천착해오고 있다.특히 최근작인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빨치산이었던 아버지의 삶에 대해 젊은 문체와 시선으로 이념시대를 견뎌야 했던 ‘아버지’의 쓰리고도 아픈 기억을 해학적이면서도 따스하게 보듬고 있다.한편 책방 수북은 문학전문 서점을 표방하며, 이날 정지아 작가의 강연회를 시작으로 그 첫 발걸음을 내딛을 예정이다. 정지아 작가 책방 수북 김강(50) 대표는 “문학의 다양성은 지역의 고유한 문화와 대중문화의 접점을 통해 그 꽃을 피울 수 있다”며 “함께하는 여러 작가들과의 만남을 통해 지역 문화의 토대를 더더욱 단단하게 다지고 그 위에 풍성한 꽃을 피워낼 수 있을 것”이라며 ‘작가와 함께 수북수북’ 시리즈를 기획하게 된 동기를 밝혔다.강연회는 문학을 사랑하는 시민이라면 누구라도 참석할 수 있으며, 정지아 작가의 강연 후 독자와 문답 시간도 있을 예정이다.강연 참석 및 자세한 문의는 책방 수북(010-7675-1490)으로 문의할 수 있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2-12-27

한 해의 끝자락… ‘님을 위한 선물’展

포항·경주지역의 유명 공예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2022 포항 공예페스타-님을 위한 선물’ 전시회가 오는 28일까지 갤러리 ART 436(포항시 남구 포스코대로 436)에서 열린다.포항 공예페스타 운영위원회(위원장 박종일 도예가)는 도예, 도자회화, 목공예, 옻칠공예, 한지공예, 닥종이공예, 천연염색공예, 콘크리트공예, ESG아트 등 11명의 작가들로 구성돼 있다.사회적 협동조합 잇다의 기획초대전으로 진행되는 ‘님을 위한 선물’ 전에 선보이는 공예품들은 모두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작품들이다. 따뜻한 겨울을 즐길 수 있는 상품으로서 시중가보다 30% 정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어 본인은 물론 사랑하는 사람과 이웃을 위한 선물로 준비하는 좋은 기회일 것이다.박종일 도예가는 점토로 만들어진 형태를 다양한 유약을 사용해 가마 안에서 보석이 만들어지는 화학적, 물리적 구조변화과정을 통해 도자기로 탄생된 작품들을 선보인다.서양화가이며 자연주의 천연염색 작업을 추구하는 신인숙 작가는 풀과 나무, 광물질 등 자연물로부터 열처리를 통한 화학적 변환 과정을 통해 자연이 가진 원래의 색으로 추출한 염료를 작가의 심미적 안목으로서 천에 착색함으로서 완성된 손수건, 머플러 등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는 소품들을 출품했다.옻칠 공예가인 박재문 작가는 옻나무의 진액을 여러 번의 정제 과정을 거쳐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 기물에 다시 여러 번을 칠하는 칠기 기법으로 밥상에서 사용하는 반상기 등과 생활 장식용품 등 칠기 공예품을 전시한다.노영이 한지 공예가는 한지의 자연스러운 색채와 문양을 넣어 고색 처리를 통해 고풍스런 느낌을 주며 다양한 생활 속 소품으로 인테리어 겸 실용성을 갖춘 작품을 선보인다. 이영백 목공예가는 목재가 가진 자연스러운 무늬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일상생활에 필요한 작품들을 제작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는 10년 동안 건조한 국내 자생나무인 팽나무 등을 소재로 수제 도마들을 출품한다.임향순 작가는 전통 도자와 같은 재료(흙)로 조각, 채색, 1250℃ 소성 등 여러 가지제작과정을 거치면서 얻어지는 흙의 다양한 변화와 예측할 수 없는 설렘을 회화적 요소와 결합시켜서 또 다른 느낌을 표현한 작품을 발표한다.김미진 작가는 도예 작업을, 박복례 작가는 닥종이 작업을 선보이며, 송철의 작가는 목공 작업을, 한영준 작가는 콘크리트 공예 작업을, 서종숙 작가는 ESG아트 작업을 보여준다.이번 포항 공예페스타를 찾아 다양한 작품을 감상하는 기회뿐만 아니라 한 해가 가기 전 고마운 이들에게 전할 선물을 고르면 어떨까? /윤희정기자

2022-12-26

3년만에 계묘년 새해맞이 제야의 종 타종식

경주시가 주최하고 (재)경주문화재단이 주관하는 ‘2023 계묘년 새해맞이 - 제야의 종 타종식’ 행사가 올해의 마지막 날인 오는 31일 밤 11시 신라대종 일대에서 개최된다.2023년 새해를 맞아 2022년 제야에 펼쳐지는 이번 행사는 2019년 이후 대면으로는 3년 만에 재개된다.‘제야의 종 타종식’은 국보 제29호 성덕대왕신종을 재현한 신라대종이 완공된 해인 2017년부터 시작된 행사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중단됐다가 2021년에는 비대면으로 개최됐다. 경주시민들과 함께하는 대면 행사는 3년 만에 개최되는 셈이다.이번 타종식은 자매결연도시인 경주시와 익산시가 합동으로 진행한다. 타종식은 경주시립 신라고취대의 절도 있는 퍼포먼스와 함께 시작돼 경주, 익산 두 도시의 타종식 현장을 연결해서 이원으로 진행된다. 두 도시 시민과 시장 간의 덕담 나누기와 특산품 교환 등을 통해서 삼국시대 서동왕자와 선화공주 전설로부터 시작된 동서화합과 우애의 의미를 되새긴다. 또한 경주시민 합창단과 익산시민 합창단의 연합 공연이 한반도를 가로질러 영호남 양 도시의 시민들에게 큰 울림과 감동을 선사한다.경주문화재단 오기현 대표이사는 “3년 만에 재개된 제야의 종 대면 타종식과 합창단 공모에 자발적으로 참여해주신 시민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며 “경주시민들이 신라대종 타종으로 역경을 이겨내고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시길 기원한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12-26

“독서 습관 들이면 창의력 ‘쑥’ 올라가요”

박채현 동화작가 “급변하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능력 중에 창의성은 으뜸으로 손꼽힙니다. 창의성을 기르는 데는 독서만 한 것이 없습니다. 독서의 중요성을 알아도 꾸준히 독서를 실천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독서는 습관입니다. 어릴 적부터 책 읽는 연습이 되어야 합니다. 재미있는 동화는 어린이 독서 습관을 기르는 마중물이 되어 줄 것입니다”박채현 동화작가는 2018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너라도 그럴 거야’로 당선돼 문단에 나왔다. 황금펜아동문학상 등 수상 이력도 빛난다. 지난해 첫 동화집 ‘냄새 폭탄 뿜!뿜!’(한솔수북)에 이어 지난달 ‘아이 돌보는 고양이 고마워’(봄마중)를 발간했다. 두 권 모두 동화 문단의 주목을 받는 작품집이다. 지난 20일 박 작가를 만나 두 번째 동화집에 관한 이야기와 포부를 들어봤다.-이번에 발간한 동화를 소개해달라.△신간 ‘아이 돌보는 고양이 고마워’는 바쁜 엄마를 대신해 돌보미로 고양이가 온다. 돌보미 고양이 ‘고마워’는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이야기에는 인간에게 잘 보여서 편히 살고 싶은 고양이와 스스로 살길을 개척해야 한다는 고양이, 그 둘 사이에서 우왕좌왕하는 고양이들이 나온다. 옳고 그름을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모든 생명은 소중하며 그 가치가 서로 다르지 않다. 사랑과 배려도 대상자의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 고양이는 고양이답게, 개는 개답게, 동·식물이 살아가는 고유의 방식과 개성을 최대한 살려 각자 자기 삶의 주인이 되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과 배려일 것이다. 어린이를 돌볼 때도 마찬가지다. 어린이의 의견을 존중하고 어린이가 스스로 옳은 일을 선택하도록 지켜봐 주는 일은 어린이를 자기 삶의 주인으로 키우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동화를 통해서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현실의 제약과 문제를 보게 되면 어린이에게 재밌게 전하는 방법을 먼저 생각한다. 그 도구가 동화다. 주인공의 문제를 천사나 도사가 나타나 해결해주기를 바라지 않는다. 주인공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으면 한다. 그 과정에서 어른과 주변 사람들이 주인공을 거들어주면 좋을 것이다. 책 읽기를 통해 어린이가 자신을 사랑하고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을 익혔으면 좋겠다. 우리 안에서 희망과 용기를 찾고 옳은 길을 찾길 바란다. 그런 생각을 이끄는 일이 동화의 역할이고 동화작가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동화의 소재는 어떻게 찾나?△동화책을 구매하는 사람은 어린이의 부모나 선생님 등 어른이다. 어린이의 취향 또한 어른이 조율하는 셈이다. 공주, 왕자 대접을 받으며 살아도 어린이는 약자다. 힘만 어른에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의견도 피력되기 어렵다. 어린이는 함께 사는 어른들의 태도 따라 환경의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다. 적응하고 맞춰야 한다. 그래서일까 어린이는 동화 속의 등장인물 중에도 작고 힘없는 존재에 감정이입 하는 경우가 많다. 작고 힘없는 존재가 어려움을 극복하는 장면에서 어린이는 환호와 응원을 보낸다.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힘없는 주인공과 더불어 독자인 어린이도 함께 생각이 자라게 된다. 그걸 알기에 작은 것들의 가치를 눈여겨보려고 한다. 동화의 소재를 찾을 때도 그렇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지나치게 되는 존재의 가치를 따져보려고 노력한다.-그렇다면 즐겁고 아름다운 꿈같은 이야기가 동화인가?△사람들은 기적이나 낭만적인 일을 두고 동화 같다고 한다. 동화에서 판타지 세계와 현실을 오가기 때문일 것이다. 주인공과 독자를 판타지 세계로 안내해 그곳에서 신기한 경험을 하고 현실에 얽매인 주인공을 숨통 트이게도 한다. 그렇다고 날마다 기적이 일어나고 현실과 동떨어지게 이야기를 끝내진 않는다. 주인공과 독자를 판타지 세계로 도피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현실로 돌아와 가장 합리적이고 이상적인 판단을 하고 행동하도록 유도한다. 동화에서 주인공이 판타지 세계를 여행하더라도 반드시 현실로 돌아오는 까닭이다. 동화는 철저히 현실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어떤 동화가 좋은 동화인가.△좋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해도 지루하게 읽힌다면 뜻을 전달할 수 없다. 재미없는 이야기를 끝까지 읽기란 어른에게도 어려운 일이다. 동화는 이야기가 재밌고 솔깃해야 한다. 동화에 쓰이는 언어는 재치 있으면서도 품격있어야 한다. 쉬운 말로 쓰이더라도 그 속에 삶을 바라보는 철학과 진리가 담겨야 한다. 재미에 치우치면 철학이 부족해진다. 두 가지가 조화로운 작품이 좋은데, 그런 작품을 쓰기가 쉽지는 않다.-앞으로 계획이 있는가?△새로운 동화책 두 권이 곧 발간된다. 그러면 조금 바빠질 것 같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대표작이자 인생작을 써보고 싶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사랑받는 동화를 쓰고 싶다. 작가이므로 그런 욕심은 부려도 된다고 생각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12-21

無爲自然 그린 ‘권정찬 51번째 개인전’

현대 한국화단을 선도하는 권정찬(전 경북도립대 교수) 화백이 문경 소창다명(小窓多明) 갤러리에서 20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초대전을 갖는다.권 화백은 서양화와 동양화를 두루 섭렵한 기초를 바탕으로 하는 그만의 독특한 조형의식을 보여주는 화가다.그동안 보여준 해학 넘치던 전통적 채색화에서 과감히 벗어난 활달하고 호방한 기운의 선화적 수묵 세계를 선보이고 있다.2014년 중국화단에서 ‘한국당대선풍종사(韓國當代禪風宗師)’ 칭호를 받는 등 동양을 벗어나 서양으로 이어지는 도(道), 기(氣), 선(禪)을 통한 미적 세계 실현에 정진하고 있다.서양의 유채를 동양의 필법으로 승화시킨 권정찬의 오토마티슴(Automatisme) 기법은 이성이나 기존의 미학을 배제하고 도(道)와 무의식의 세계를 통한 초현실적 심상(心象)들을 표현해내고 있다.이번 전시에서 권 화백은 ‘무위자연의 도가사상’이라는 주제로 한 최근작 30여 점을 선보인다. 미술과 문학·역사·풍수·기공 등 다재다능한 그의 작품은 수묵과 채색을 거쳐 최근에는 두터운 마티에르가 돋보이는 무위자연의 사상을 표현하고 있다. 권정찬 화백 대학시절 국전에서 연속 입선을 해 화제를 모은 작가는 80년대의 한국 수묵 운동의 중심에서 활동했으며, 채색화의 도입과 붐에 크게 기여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일찍이 해외에서 개인전을 가져 많은 작품이 미술관과 개인, 특히 유명인사들이 소장하고 있으며 매스컴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그러한 그의 활동으로 2019년에는 미국대통령상 금상을 수상했으며 최근에는 저서 ‘깨달음의 순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를 출간, 작가의 사상과 철학, 풍부한 지식을 나타내기도 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국내는 물론 외국을 포함 51번의 개인전이 모두 초대전이라는 점이며 큰 붓으로 그리는 휘호 그림은 국제적으로도 독보적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소창다명 현한근 관장은 “문경에서 전시다움을 보여드리기 위해 권정찬 작가를 초대했다. 많은 분이 오셔서 기운생동을 불어 넣는 작가의 철학과 독특한 작품을 감상하고 희망의 새해를 맞이하시길 바란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12-19

‘마지막 신라인’ 고청 윤경렬 기념관 개관

평생 경주 남산을 조사하고 소개하고 경주의 어린이들에게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과 자긍심을 가르쳤던 ‘마지막 신라인’ 고(故) 고청 윤경렬(尹京烈·1916∼1999) 선생의 생애를 기리는 고청기념관이 19일 개관한다.선생이 생전에 기거하던 고청생활관(고청 고택·고청사)과 고청기념관(경주시 양지길 39-3, 이하 기념관)이 고청 선생이 타계한 지 23년 만에 경주시민들의 문화사랑방 역할을 하게 됐다.2002년 고청 윤경렬 선생의 제자들이 주축이 된 고청기념사업회 창립총회에서 선생의 업적을 선양하고 그의 손때가 묻어 있는 옛집을 보존, 활용하고자 기념관과 추모비 건립 등의 중요사업을 확정 지은 후 20년 만이다.고청사는 지난해 고청 선생의 맏아들인 윤광주 선생이 작고하면서 비어있는 상태였다. 고청사 바로 옆 부지에는 고청기념관이 지난 7월 완공됐다.기념관은 대지 400여 평에 건평 83평(26평, 57평, 2동)으로 운영 주체는 문화유산국민신탁이고 관리 주체는 고청기념사업회다.19일 오후 3시에 시작되는 개관식에는 고청기념관과 생활관의 현판식이 진행되며 고청의 발자취 소개, 감사장 전달, 제4회 고청상 시상식, 함순섭 국립경주박물관장의 강연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개관 이후, 경주시민 및 관광객을 대상으로 고택인 고청생활관에서는 가정적, 윤리적 삶의 자취를 기리며 고청 생활상과 유품전시, 소규모 전시회, 사랑방 좌담회, 학술 토론 등의 장으로 활용되며 고청 선생의 제자 3인(금속 명장 김인태, 토기 명장 배용석, 한국화 조필제)이 개관 전시회를 갖는다.고청기념관에서는 고청의 교육, 문화 예술을 통한 사회적 활동자취를 기리면서 고청 선생의 연표,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 신라문화동인회 등에서의 활동상, 토우, 민속 인형 등 작품세계와 공예 및 체험공방 등을 운영할 예정이다.또 문화유산국민신탁기관의 역할과 문화재 애호 정신을 알리고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의 중요성과 경주 남산의 보호와 가치교육도 겸한다. 기념관은 향후 오전 10시~오후 5시까지 개관하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김윤근 고청기념사업회장은 기념관 개관에 즈음하여 “고청 선생의 가르침을 이제야 펼치려고 한다”며 그동안 고마운 분들의 지극한 정성으로 이토록 아름다운 일들을 이룩하여 기쁘기 이를 데 없다”라고 말했다.윤경렬 선생은 함북 주을 태생으로 1948년 경주에 정착해 흙 굽는 일을 천직으로 여긴 공예가였다. 일제 말과 해방 전후 혼란기에도, 전통을 도외시하던 1950년대 이후에도 우리의 문화와 역사 풍속을 담은 인형을 흙으로 빚어 구워내며 ‘고청 인형’을 운영했으며, 1954년 경주박물관 진홍섭 선생과 함께 어린이박물관을 개설했다. 이후 어린이박물관학교 교재와 ‘남산 고적 순례’, ‘겨레의 땅 부처님의 땅’, ‘신라 이야기’, ‘남산 탑골’, ‘불교 이야기’ 등 저서를 남겼으며 1980년 동아일보 햇님상(어린이보호부문) 외솔상, 경주시문화상을 수상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12-18

포항, 첨단 예술도시로

프랑소아 들라호지에르 (재)포항문화재단은 오는 21일 오후 3시 포스코 체인지업그라운드 포항에서 포항시, (재)포항문화재단, 포스텍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 경북도가 후원하는 ‘2022 문화도시 포항-해양 그랜드마리오네트 국제 컨퍼런스-기계, 예술, 도시’를 연다.이번 국제 컨퍼런스는 포항의 글로벌 과학·기술·산업 인프라와 문화·예술이 결합해 문화산업 생태계구축을 목표로 하는 문화도시 포항의 ‘해양 그랜드마리오네트 거점구축 사업’의 하나로 진행된다.도시재생의 주요 사례로 손꼽히는 프랑스 예술단체 라 머신의 총괄 예술감독인 프랑소아 들라호지에르, 프랑스 툴루즈시의 명문 시각창의대학 이아츠업의 총괄 지역 이사인 베랑줴흐 다스타락이 참여해 ‘ArtTech, 도시의 미래’를 주제로 특별 강연이 열린다. 또 박주홍 포스텍 IT융합공학과 교수, 이재영 한동대 기계제어공학부 교수, 박평종 중앙대 인문콘텐츠연구소 HK연구교수, 김기흥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 등이 참여해 예술과 기술의 융합과 기계미학에 대해 토론을 펼친다. 베랑줴흐 다스타락 더불어 올해 포항과 프랑스 작가들로 구성된 한·불 공동제작팀이 제작한 ‘d-Bot’의 시연과 짧은 쇼케이스 형태의 공연도 선보인다. 한·불 공동제작팀은 프랑스의 공공조각 설치예술가인 장 미셸 후비오 작가, 라 머신 참여작가인 앙리 갈로 라발레, 그리고 프로젝트의 총괄 감독인 김윤환 해양 그랜드마리오네트 총괄 디렉터, 포항의 청년작가 안효찬 미술감독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지역의 조선소 공간을 활용해 작품을 제작했다.이번 국제 컨퍼런스 영상은 포항문화재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 공유될 예정이다.한편, 이번 국제 컨퍼런스의 주제인 ‘해양 그랜드마리오네트 거점구축 사업’은 주제이자, 포항문화재단의 지난 2020년 지정된 제1차 법정 문화도시 사업 중 지역 문화산업의 생태계구축 전략의 핵심으로 꼽는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이 프로젝트는 포항의 특화된 과학·기술·산업 인프라와 문화·예술이 결합해 문화산업 생태계를 만들고, 이를 통해 문화, 관광, 경제, 교육 등 다양한 직·간접적 파급효과를 만들어내는 도시적 차원의 프로젝트다.이날 행사에서는 포항문화재단·포스텍·이아츠업, 포항문화재단·한동대·프랑스 이아츠업의 삼자 MOU 체결도 함께 진행된다. 내년부터 국제교류를 통해 예술과 기술의 융합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다양한 분야에 대해 연구·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