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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시인 이경록의 불꽃 같았던 삶 돌아본다

경주가 낳은 천재 요절 시인 이경록(1948∼1977)을 기리는 문학 특강이 열린다.동리목월기념사업회 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학장 손진은)은 오는 23일 오후 2시 동리목월문학관 영상실에서 이경록 재조명 문학특강을 개최한다고 18일 밝혔다.‘이경록 시의 재조명’을 주제로 열리는 이날 특강은 정호승 시인과 한숙향 문학박사가 초청돼 짧은 생애, 불꽃처럼 시를 피워 올린 이경록 시인의 문학과 생애를 돌아본다.이경록의 절친이었던 시인 정호승은 ‘경록형을 추억하며’라는 제목으로 그의 시작 태도와 시적 성취·인간됨에 대해, 특히 종생 무렵 성심가톨릭병원에서 곁에서 지켜본 시인으로서의 순결한 자세와 평론가 김현으로부터 한국시단 최고의 신예로 인정을 받던 시절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증언할 예정이다.작품론을 맡은 한숙향 박사는 ‘죽음, 삶을 비추는 거울’을 제목으로 이경록 시에 나타난 죽음의식을 개인적 측면과 사회적 측면으로 나눠 고찰한다. 한 박사에 따르면 그의 시에 나타난 삶과 죽음은 공존한다. 특히 이경록은 발병이라는 체험과 함께 죽음에 대한 사유가 더욱 깊어지고 구체적인 의미를 띠게 된다. 발병 후 이경록의 시는 죽음을 극복하고 삶의 영원성과 순환성을 획득하는 과정을 보여준다고 봤다.또 사회적 실존으로서 이경록은 소통 부재의 현실을 ‘식물성 시대’로 규정하고 식물원에서 살아가는 그들의 단면을 ‘이 식물원을 위하여’ 연작을 통해 보여준다고 해석한다.아울러 이경록이 시는 당대 사회 현실에 대해 강한 어조로 비판하는 특징도 가지는데, 특히, ‘발’을 통해 시인은 한 사회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자로서 병든 사회에 활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진단했다.한 박사는 이경록의 시가 미답의 영역을 향해 나아가는 치열성과 개성,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과 현실 비판의식의 미학적 형상화, 시어의 재배치나 문장부호를 활용한 이미지 환기 등은 시대를 앞서가는 현대적인 기법이라 결론짓고 있다. 이경록 첫 시집 표지 사진. 대구의 대표적인 동인지 ‘자유시’ 동인(1976년 4월 창간) 창간 멤버이며, 그의 작품성을 알아본 ‘한국 시 최고 감별사’인 김현 교수로부터 “작품을 쓰는 대로 모두 문학과지성사로 보내달라”는 엽서를 받을 정도로 촉망되던 시인이던 이경록은 1948년 경주시 강동면에서 태어나 경주고 재학 시절부터 각종 문예 현상 공모를 휩쓸며 두각을 나타냈으며, 1973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달팽이’가, 1974년 ‘월간문학’ 신인상에 ‘두 개의 방법’이 당선되고 4년 남짓 문학 활동을 하다 1977년 4월 14일 타계했다.사후 ‘이 식물원을 위하여’(흐름사, 1979)와 한자어를 한글로 바꾸고 새로운 시 7편의 더한 ‘그대 나를 위해 쉼표가 되어다오’(고려원, 1992), 미발표 시 16편을 추가한 ‘나는 너와 결혼하겠다’(새미, 2007) 등 세 권의 유고집을 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7-18

“포대인의 생생한 숨결 전달하고파”

“‘포항대학교 70년사’ 발간은 ‘오래된 미래’를 들여다보고 ‘새로운 미래’를 열겠다는 의지의 표현임과 동시에 포대인(浦大人)의 자부심을 토대로 ‘지역과 같이 미래의 가치’를 만들어가겠다는 강한 소명 의식의 발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포항대학교 70년사’는 ‘화보사’ 성격이 강합니다. 지난 70년간 달려온 포대인들의 생생한 숨결을 온전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에 기인합니다. 독자 입장에서 보고, 느끼고, 다시 펼쳐보고 싶도록 기획했습니다.”2022년 올해는 포항대학교가 개교 70주년을 맞이하는 해다. ‘창조적 지성인 양성’이라는 건학 이념을 기치로 지역과 함께 지역의 인재를 배출해 온 포항대학교 70년의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그 의미를 곱씹어 보는 일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여겨진다. 포항대학교 70주년 기념사업단 단장 강명수(호텔조리커피제빵과) 교수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우선 70주년 기념사업단에서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려 달라.△‘포항과 함께한 70년, 포항과 함께할 새로운 70년’을 기념하기 위해 다양한 일들을 기획해서 추진하고 있다. 우선 ‘포항대학교 70년사’ 발간 작업이 주된 임무다. 이와 연계해서 설립자 평보 하태환 선생님을 입체적으로 조명해서 재평가받을 수 있도록 ‘설립자 자서전’을 펴내는 일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나아가서는 개교 7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 준비에도 주체가 돼, 행사에 필요한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학교 이미지 통합 작업과 이미지 홍보에도 관여하고 있다.-8월 하순에 발간 예정인 ‘포항대학교 70년사’는 어떤 의미가 있나?△지역과 상생하면서 지역민과 70년을 동고동락 해온 포대인의 자긍심을 높이는 방안이 될 뿐만 아니라, ‘뿌리 깊은 70년 전통’의 재해석을 매개로 기념행위, 레토릭, 상징물을 생산하면서 집단정체성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종국에는 모두 한마음으로 새로운 미래를 같이 열어가는 촉매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그동안 배출한 수많은 동문이 포항과 동해안 지역 곳곳에서 지역발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그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 보았는가?△많은 동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지 못해 아쉽다. 제1회 졸업생이자 총동문회장인 이석수 선생님을 만나 담소를 나누었다. 포항은 1967년 포항제철소 건립으로 세계적인 철강 산업도시로 성장했는데, 그 역동적인 변화의 한 가운데에 포항대학교가 우뚝 서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포항대학교에 입학해서 몸으로 체득한 것이 “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 뛰어야 한다”는 것인데, 늘 그런 자세로 삶을 경주했다고 강조했다. 후학들도 그런 자세로 자긍심을 가지고 ‘지역을 대표하는 대학교·포항대학교’를 만들어가길 부탁했다.-‘포항대학교 70년사’에서 강조하고 있는 내용은 무엇인가?△포항 교육계의 거목이자 정계의 거물인 설립자 평보 하태환 선생님의 건학 이념인 ‘창조적 지성인 양성’을 기반으로, 지역이 요구하는 ‘지역 인재를 배출한 70년의 역사’를 오롯이 드러내고자 했다. 아울러 ‘송도 캠퍼스에서 죽천 캠퍼스 이전’으로 ‘제2의 창업’을 일구어낸 하민영 전 총장님의 ‘역사적 흔적과 유산’을 있는 그대로 반영·재현하고자 했다. 나아가서는 ‘포항대학교의 새로운 비전·미래가치 혁신대학’을 제대로 알리고자 노력했다.-개교 70주년을 변곡점으로 포항대학교가 그려 나갈 ‘미래가치 혁신대학의 모습’을 소개해 달라.△지난 70년 동안 쉼 없이 해왔던 것처럼, 미래에도 ‘인성 기반 현장 맞춤형 교육’으로 지역사회 요구에 부응하는 ‘고등전문직업인 양성’에 매진할 것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포항의 핵심 신성장 분야인 ‘배터리 산업’의 전문 인력 수요 확대에 부응해 배터리에 특화된 ‘신소재배터리과’를 신설·확대하고 배터리 관련 전문 인력 양성에 더 힘쓸 것이다. 아울러 ‘재난의료·재난지원 전문인 양성대학’이라는 취지에 부합하는 다양한 활동도 펼쳐 나갈 것이다. 또한 지역사회와의 연계·협력을 통해 ‘지역사회 특화형 생애 전주기 직업교육 활성화’와 ‘지역민의 생애 전주기 평생직업교육 활성화’를 위해서도 발 벗고 나설 것이다.-70주년 기념사업단 단장이면서 동시에 포항시민이다. 포항시민으로서 하고 싶은 말이나 바람이 있다면?△인재와 자본의 ‘수도권 집중화’로 지역 인구 감소, 지역 청년 인재 유출이 현실로 다가왔다. 간신히 유지되던 포항 인구 50만 명이 얼마 전에 붕괴됐다. ‘지역소멸의 그림자’를 걷어내기 위해서는 지역대학이 살아나야만 한다. 지역과 지역대학이 함께 힘을 모아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고, ‘청년들이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들어가야 한다. 포항대학교가 그와 같은 일에 한발 앞서서 지역과 함께 나아가는데 미력하나마 저의 힘을 보태고 싶다. 그래서 ‘포항대학교의 새로운 70년’이 ‘포항의 새로운 70년’과 중첩됐으면 좋겠다. /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2-07-17

“4일 연속 만석 기록, 가장 기억에 남아요”

바리톤 박영국 구미오페라단장“민간 오페라단이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해 오고 있을 뿐이죠. 온 가족이 음악과 더불어 나라사랑하는 문화가 확산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독도·울릉도 사랑 음악회’는 바로 그런 취지에서 준비한 행사입니다.”경북지역 오페라의 산증인인 박영국(65) 구미오페라단 단장. 지난 6월로 오페라단을 이끈 지 20년이 됐다.그는 특히 화려한 외형과 막대한 제작비를 내세운 대규모 오페라 공연보다 경북 각지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관객들에게 보다 진솔하고 친근한 오페라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의 행보가 오히려 오페라 대중화에 더 부합하는 듯 여겨진다. 지난달 27일 울릉도 한마음회관에서 ‘독도·울릉도 사랑 음악회’를 성황리에 마친 박 단장을 만나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구미오페라단 단장으로 20년이 됐다. 소감은.△어려운 여건 속에서 이제까지 이끌어 온 것도 기적이라 생각하며 구미오페라단을 위해 도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돌아보면 창작오페라 제작에 힘쓴 것이 가장 큰 보람인 것 같다.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다.-구미오페라단은 어떻게 창단하여 단장을 맡게 됐나.△제가 한창 연주 활동을 하던 시절(구미대학교 음악과 교수 재직) 그 당시 김관용 구미시장님이 구미에도 오페라단을 만들자고 제안하여 시작했다.-지난 2003년 창단 후 지금까지 경북을 비롯한 전국에서 총 40회의 오페라, 200여 회의 음악회를 갖는 등 ‘오페라 문턱 낮추기’ 운동을 활발히 펼쳐왔는데.△창단은 2000년에 해서 창단공연은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를 2003년에 구미시문화예술회관에서 올렸다. 지금까지 40여 편의 오페라 공연과 찾아가는 음악회 등 200여 회의 음악회를 올렸고 오페라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지역에서 민간 오페라단의 생존이 쉽지 않았을 텐데.△2007년에 대구·경북 오페라단체 협의회를 만들어 지금까지 회장을 맡아오고 있다. 그간 많은 오페라단이 문을 닫고 현재 대구에는 영남오페라단만 활동하고 있고 경북에는 4개 오페라단이 활동하고 있지만 대부분 운영이 힘든 것으로 안다. 저희 오페라단도 어렵고 힘들긴 마찬가지다. 경북도, 경북문화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메세나협회, 대구지방보훈청, 경북문화관광공사 등에서 도와주셔서 이끌어가고 있다. 특히 (주)영도벨벳 류병선 대표께서 후원회장을 맡아 매년 도와주셔서 큰 힘이 되고 있다. 그리고 많은 단원과 지역 예술가들이 적은 비용이지만 출연 제작에 참여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여러 창작오페라를 무대에 올리는 등 지역 오페라 활성화에 크게 기여해 왔다는 평가가 나온다.△저희 오페라단의 가장 큰 보람은 지역 예술인들이 만들어 주시는 창작오페라라고 생각한다. 2009년 구미에서 초연돼 제2회 대한민국오페라 대상(창작부문) 금상을 수상한 ‘메밀꽃 필 무렵’을 비롯해 ‘광염 소나타’, ‘왕산 허위’, ‘꺼지지 않는 횃불’, ‘날뫼와 원님의 사랑’, ‘새마을과 눈물 많은 초인’, ‘코리안 레퀴엠’ 등 여러 창작 오페라들은 경상북도 오페라단의 위상을 보여준 자랑스러운 작품들이랄 수 있다.-박 단장이 아니면 오페라단이 지금과 같은 위치에 올라서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란 게 지역 음악계 안팎의 시각이다.△과찬이다. 어렵지만 열심히 하고 있다.-그간 오페라단을 이끌면서 어려운 점은.△최근 많은 연주단체가 난립하고 있는데, 경북문화재단 등에서 보조금을 지원에서 일괄적으로 나눠주는 방식으로 집행하고 있다. 작은 단체나 종합예술을 하는 오페라단이나 모두 같은 평가를 하고 있어서 힘이 든다. 차라리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지역에서 매년 다양한 무대를 올리는 것이 쉽지 않은데 어떤 식으로 극복했나.△저희 오페라단은 매년 6월 호국보훈의 달 기념, 순국선열의 날 기념 나라사랑음악회를 10여 년째 해오고 있다, 그리고 창작 가곡을 만든 ‘울릉도독도 사랑 음악회’를 울릉도에서 3회 개최했다. 또한 원로예술인들과 함께하는 음악회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개최한다. 지역 원로 시인, 작곡가, 성악가, 피아니스트, 화가 등이 만들어 내는 뜻 있는 행사라고 생각한다. 지역 예술인들이 도와주셔서 가능하다.-오페라단을 해오면서 가장 보람된 공연이나 기억에 남는 일은.△제2회 대한민국오페라 축제(서울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메밀꽃 필 무렵’)에 참가하여 지금까지도 깨지 못한 ‘4일 공연 연속 만석’ 기록을 세운 일로 서울 사람들을 놀라게 했던 일이다. 우리 공연이 끝난 다음 날 아침 서초동 운현산 산사태로 예술의 전당이 물에 잠겼었다.-앞으로 오페라단에 대한 계획이 있다면.△이제 후배에게 물려 주고 좀 쉬고 싶다. 제가 맡고 있는 한 열정을 갖고 무대를 만들겠다. 아직 성악가로서 매년 큰 무대에 설 수 있어서 감사하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7-10

발달장애인 감정 해소 ‘우리 소통할까요’

포항 한국한지문화예술원(원장 고정숙)은 2022년 경북문화재단 오감백감 지원사업에 선정돼 발달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여러 형태의 감정표현 방법을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경험해 소통의 방법을 알아가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선정된 ‘우리 소통할까요’ 공모사업(오감백감)은 문화체육관광부, 경북도가 주최하고 경북문화재단이 주관하며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협력한 지역 밀착형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다.지역내 발달장애인들의 감정을 표현하는 문화예술 활동으로 치료와 공동체 활동으로 사회성을 실현하는 기회를 제공해 보호자들의 힘듦을 덜어줌으로써 발달장애인 가족들의 동반 자살을 예방하고 부모들에게 돌봄의 어려움을 줄이기 위해 마련됐다.지역내 프로그램을 희망하는 발달장애인 성인 20대 남녀를 대상으로 총 20명으로 진행하는 이번 프로그램은 1, 2기로 나눠 모집해 매주 1회 총 25회 강좌가 이뤄진다. 현재 1기생 교육이 진행중이며 오는 9월에 2기생을 모집할 예정이다.강의는 문화예술교육사 및 전문 강사진들로 진행되며 참가비는 전부 무료다.고정숙 원장은 “코로나를 겪으면서 발달장애인들의 돌봄의 어려움을 줄이고 감정표현 방법을 알고 억압된 심리를 해소하여 발달장애인들의 자존감 향상으로 우울증 및 불안 등 사회와의 거리감을 좁히는 계기를 가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2022-07-04

포항 미술사 중심에 청년 화가들 있었다

포항지역에서 38년 간 화가,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박경숙(59) 씨가 1980년대 지역 젊은 미술가들이 활동했던 시절의 작품과 추억들을 인문학적인 내용으로 풀어낸 책 ‘since 1981, 그때 그림 그 사람’을 펴냈다.이 책은 1980년대 ‘청춘’ 미술가들의 고민이 담겨 있는 예술적 이야기와 어렵게 수집한 자료들로 엮어 눈길을 모은다.책은 원색 화집처럼 작품 평을 위주로 하지 않고 1980년대에 살아왔던 청년들의 화가 시절, 그림으로 인해 낭만과 행복이 함께하던 시절을 인문학적 향기를 가미해 모두의 이야기책으로 꾸몄다. ‘청춘’ 미술가들이 직접 회상한 글들과 작품에 숨은 이야기, 함께 했던 주변 인물들과 문화예술 환경 등의 내용도 실려 있다.박 씨는 “평소, 과거 예술사에 대한 인문학적 가치가 있는 자료들을 모으고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1980년대의 청춘 미술가들이 활동했던 이야기와 당시의 미술사를 엿볼 수 있는 환경을 기록해 놓음으로써, 풍부하지 않은 지역 미술 인문학에 보탬이 되고자 출간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 씨는 또 “먼 훗날 까마득한 후배들이 한 번쯤 우리 지역 미술사를 알아가는 데 참고 역할이 됐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고 덧붙였다.이 책은 단지, 숙지하기 위한 딱딱한 연도별 식의 사료 책이 아닌 흥미로운 사료 책으로 만들고자 하는 노력의 산물이다. 즉, 풍경 속에 내재된 작가들의 사연, 고생스러웠던 화가 수업기, 잊힌 화단의 사람들 등의 기억들을 스케치 하듯 ‘착한’ 단어로 옮겨 놓았다. ‘since 1981. 그때 그림 그 사람’ 표지. 포항지역은 1980년을 기점으로 현대미술이 본격적으로 확산되고 발전돼 왔다. 그 중심에는 1981년에 창립한 ‘포항향토미술회’가 있었다. 1980년 이전의 포항 화단은 3~4명의 자연주의 사실화에서 벗어나지 못한 초보적인 화단을 벗어나지 못했다. 포항향토미술회 회원들은 1970년대 한국근대화를 앞당긴 포스코가 건립되던 시기에 소년기를 보냈다. 그리고 각자 어렵게 미술대학을 졸업한 이들이 대거 정착하면서 지역 현대미술 발전의 신호탄이 돼 미술문화를 확산시켰다. 이들은 다양한 미술의 경향을 선보임으로써 현대미술 문화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갔다. 이후 1988년 포항청년작가회를 재결성해 지역 중심 미술 단체로 이끌어 왔고, 지역 하드웨어적인 미술 기반을 구축하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그래서 1980년대의 젊은 미술가들의 활동들과 사연들은 고스란히 지역 현대 미술사가 되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1981년을 기점으로 지역 미술계엔 수많은 작가가 존재했고 동시에 수많은 작가가 잊혔다. 현재 1980년대에 활동했던 당시의 청년작가들은 얼마 남아 있지 않다.이번 책에 소개된 인물들은 ‘포항향토미술회’와 ‘포항청년작가회’ 창립에 노력한 인물, 그리고 현재까지 미술계에서 활동하거나 작고한 청년미술가들 위주다. 또 지역 근대기의 문화환경이 스케치하듯 소개돼 소소한 재미를 더해 준다.박경숙 씨는 포항 출신으로 포항대백갤러리 큐레이터, 포항시립미술관 학예사로 활동했으며 현재 서양화가로서 박경숙아트연구소장. 다락방미술관 대표로 활동하며 포항지역의 근대문화예술사 자료 수집과 인문학적인 내용의 기록 작업을 펼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7-04

“소통이란, 대화 상대를 ‘上대’ 하는 것이죠”

“고객 감동, 조직성과, 목표 달성, 이 모든 것의 핵심은 바로 소통력이랄 수 있습니다. 일상 대화는 물론 비즈니스 대화, 발표, 면접까지 각각의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말 한마디로 원하는 바를 얻어낼 수 있는지를 알려드립니다.”‘커뮤니케이션 코드’의 저자 지홍선 지홍선커뮤니케이션즈 대표.그녀는 20여 년간 기업에서 리더십, 조직 활성화, 소통 등의 강연을 해온 소통 전문가다. ‘목적 달성을 위한 동기 부여’, ‘조직 내 직급 간 갈등 해소’, ‘직무 역량 강화’ 등 기업에서 필요한 구체적 성과를 잘 끌어내기로 유명한 기업인이기도 하다. 지난 2일 그녀를 만나 기업인으로의 삶과 활동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기업교육 강사로 20여 년간 활동했다. 기업교육 강사가 된 계기는.△지금은 사라져버린 GM대우와의 인연이 기업교육강사의 첫발이었다. 생면부지의 GM대우 교육 담당자로부터 창원 출장 교육을 부탁하는 급한 연락이 왔다. 아마 ‘땜빵’쯤 되는 모양이었다. 꽤나 급한 요청이었고, 강의 3일을 앞두고 속앓이를 했다. 이틀 꼬박 장표(ppt 강의교안)를 만들고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여 갔는데, 평가가 나름 괜찮았던지 이후 GM대우 관계사에까지 강의를 하게 되면서 기업교육 강사의 길을 걷게 되었다.-2007년부터 다섯 차례나 중소기업진흥공단선정 최우수 및 우수 강사 표창장을 받았고 2020년 월간 인재경영 기업교육 명강사 30선에 선정됐다. 그 능력의 원천은 무엇인가.△‘사람’, ‘피드백’이 힘의 원천이다. 여성으로서는 유일무이하게 20여 년 동안 중소기업진흥공단 강의가 이어지고 있다. 저는 단연코 실력만으로는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저는 강의를 하면서 ‘콘서트’를 하고 있다는 느낌으로 준비한다. 아마도 강의를 듣고 콘서트에 온 듯한 만족감을 느낀 사람, 그리고 그것을 주위에 말하여주는 사람들, 그분들이 오늘의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기업 등 수천 회의 강연을 다녔는데. 주로 어떤 강의를 하는지.△기업은 두 가지 주제로 강의를 제게 요구한다. ‘갈등을 해소하는 소통의 장을 만들어달라’,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하는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가 그것이다. 한마디로 소통을 통해서 서로 협력하고, 함께하면 회사는 발전하고 성장한다는 것이다. 결국은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코로나 시대에 기업강의를 하면서 느낀 점들을 정리해서 ‘너랑 있으면 벽에 대고 말하는 기분이야’, ‘커뮤니케이션 코드’라는 책으로 엮어보았다.-최근 펴낸 저서 ‘커뮤니케이션 코드’에서 일반인은 물론 기업, 나아가 공공서비스 종사자들에게 ‘소통 코드’의 기준을 제시한다. 소통 코드란 무엇인가.△소통은 ‘내가 상대에게 적합한가?’라는 물음에서 시작된다. 110V를 220V에 사용할 수 없듯이 코드를 맞추는 전력이 필요하다. 우선 상대와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상대를 높여 보는 것이 우선시 되도록 상대와의 말투 행동에 관한 ‘맞춤’이 필요하다. 가령 “오늘 날씨가 너무 좋아서 기분이 좋아”라는 말의 답은 “오늘 날씨가 좋아서 너가 기분이 좋구나”다. 질문에 대한 답의 코드는 질문으로 귀결되는 것이 좋다. 이렇듯 소통은 나보다는 상대의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기업을 넘어 개인에 있어 원활한 소통을 위한 팁을 준다면.△대화는 ‘상(上)대’하는 것이다. 서로를 상(相)대할 때, 나보다 우위에 있는 사람에게 대하듯 하면 된다. 원리는 간단하지만 직위·직급·나이·갑과 을의 상황 등 여러 상황에서 자신이 우월해져 있다는 생각이 들 때, 그때 자중해야 한다. 습관적으로 상(上)대하는 연습을 하여야 한다. 저는 눈을 보고 말하라고 조언해주고 싶다. 정확히는 한쪽 눈의 눈두덩이를 시간을 두고 번갈아 보는 것을 추천해드린다.-힘든 상황에 처한 시민들을 위해 여러 기관 단체와 업무협약을 맺었는데 반응은.△포항의 청년, 특히나 취업 전 비구직 청년에 관한 관심으로 ‘포항청년네트워크’와 청년을 돕는 ‘청년협의회’를 구성했다. 지역적 한계에서인지 청년들의 스펙이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이력서에 한 줄이라도 쓸 수 있는 ‘스펙 만들어주기’ 프로젝트였는데, 지금은 7개 단체에서 함께하겠다는 의향서를 접수한 상태다. ‘대한민국의 변방이 아닌, 세상을 향해 꿈을 펼치는 청년들이 모여드는 환동해의 중심 청년 희망의 포항’으로 청년들의 꿈을 응원하고 싶다.-‘지홍선커뮤니케이션즈’를 어떤 회사로 만들고 싶은가.△(주)지홍선커뮤니케이션즈는 맞춤형 교육 기획을 하는 회사다. 그 본체는 저의 강의를 듣고, 팬덤으로 모인 700여 명의 커뮤니티 회원들이 모여있는 커뮤니케이션즈 그 자체다. 이번에 설립한 한국커뮤니케이션지식협회(KCKA)로 회원들의 거버넌스를 전환하는 시점에서 회원 모두가 ‘사회’를 향해 ‘선’한 일을 할 수 있는 통로가 다양한 기획을 통해 함께 성장하기를 희망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7-03

신중년 삶 이야기 ‘연극으로’

(재)포항문화재단은 신중년 세대를 위한 ‘2022 경북 생애전환 문화예술학교 지원사업’의 참가자를 27일부터 7월 12일까지 모집한다.‘2022 경북 생애전환 문화예술학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경북도가 주최하고 경북문화재단이 주관하며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협력하는 사업으로, 생애전환기를 맞은 신중년 세대에게 삶을 재해석하는 경험 제공을 통해 주체적인 문화적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포항문화재단에서는 신중년과 예술가의 소통을 기반으로 한 연극을 제작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신중년의 삶의 이야기를 통해 전문가와 함께 연극화 과정을 거치는 1차 교육과 연극을 실현하기 위한 움직임과 장면을 연습하는 2차 교육으로 나뉜다.교육의 결과 만들어지는 창작극은 오는 10월 개최 예정인 ‘2022 포항거리예술축제’와‘2022 경북문화예술축제’에서 실현하게 된다. 교육 일정은 7월 27일부터 10월 29일까지 16회차로 진행된다. 모집대상은 포항시 및 경북도에 거주하는 신중년 세대(만 50∼69세)다. 지원자격은 새로움과 배움을 두려워하지 않는 신중년이라면 문화예술 경험이 없어도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신청 방법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신청서를 내려받아 이메일(ksm0421@phcf.or.kr) 또는 방문 제출하면 된다. 신청자는 면접을 통해 최종 선정할 예정이며, 선정된 참가자의 교육비는 전액 무료다. /윤희정기자

2022-06-26

신라 천년 예술, 과거∼현재∼미래 여행

신라 천년의 예술혼이 살아 숨쉬는 경주 예술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좀 더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는 실감형 체험 전시가 열리고 있다.(재)경주문화재단은 실감 미디어아트 체험전‘The 경주 : The Chronicles of Gyeongju(경주연대기)’상설전시를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 갤러리스페이스에서 개최하고 있다.‘The 경주 : The Chronicles of Gyeongju(경주연대기)’는 2021년 문화체육관광부 ‘스마트 박물관·미술관 기반 조성’ 사업에 선정돼 실감콘텐츠 체험존을 조성해서 기획한 전시다.전시는 미디어아트를 통해서 경주 예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살펴보는 시간여행을 콘셉트로 한다. 관람객들은 과거 경주 선조들의 예술적 염원이 담긴 ‘예술혼’과 함께 경주 예술의 시간여행을 함께 떠나며 다양한 실감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다.‘경주 8색(적·홍·황·녹·청·자·금·흑)’과 경주 예술의 탄생을 상징하는 8개의 알이 있는 공간에서는 ‘8개의 알’이 연주하는 경주의 색으로 과거를 경험할 수 있다. 알천미술관 소장품이 미디어아트로 재탄생한 이머시브(관객참여형) 공간에서는 경주 예술의 현재를 느낄 수 있다. 경주의 미래를 상징하는 키네틱아트 공간에서는 예술과 기술이 접목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예술 체험 공간에서는 관람객이 동물에 채색해서 상상의 숲으로 직접 전송할 수 있다.전시에 활용된 알천미술관 소장품 중에서 미디어아트로 개발된 작품은 구미라, 김남표, 김락현, 김호연, 박대성, 박성표, 서지연, 손수민, 송해용, 안성호, 최한규 등 작가 11명의 작품 12점이다.체험 공간에 등장하는 동물도안은 김남표, 김정자, 김호연, 서지연, 이희재, 조금진 등 작가 6명의 작품에서 모티브를 삼았다.이번 전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매월 마지막 수요일,‘문화가 있는 날’은 오후 8시까지 연장운영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21

한국 1세대 철 조각 선구자 송영수 展

포항시립미술관은 지난 18일 로비에서 ‘2022년 중반기 전시 개막식’ 및 ‘제18회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번 중반기 전시는 스틸아트미술관으로서 포항시립미술관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지역미술 발전을 위한 전시들로 기획됐다.특히, 추상 철 조각의 선구자 송영수를 조망하는 ‘송영수: 영원한 인간’은 철 조각의 원류를 살펴보고 그 예술적 가치를 정립하고자 마련됐다. 송영수(1930∼1970)는 한국 현대조각사에서 철 용접 조각의 가능성을 모색하며 독창적인 조형 세계를 구축한 1세대 추상 조각가로, 이번 전시는 41세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송영수의 생애를 따라 그 예술적 자취를 살피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이외에도 제17회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 심윤의 개인전 ‘모두의 심연’과 포항미술의 초석이자 한국 근현대미술사의 구상주의 대표작가인 장두건(1918∼2015)의 깊고 풍부한 예술세계를 공유하고자 기획된 교육 체험전 ‘장두건의 정물화’를 선보인다.개막식은 이강덕 포항시장을 비롯해 고(故) 송영수 작가의 유가족과 그의 사위 오세훈 서울시장,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 손혜경 작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진행됐다.이강덕 포항시장은 “스틸아트뮤지엄으로서 한국 1세대 철 용접 조각의 선구자 송영수 전시를 개최하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이번 전시를 위해 기꺼이 작품을 내어주신 유가족과 개인 소장자 그리고 기관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이어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인 심윤과 손혜경 작가에게도 축하를 전하며, 앞으로도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쳐 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이번 중반기 전시는 오는 9월 12일까지 진행되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전시 관람 문의는 시립미술관(☎270-4700)으로 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19

“사진을 찍는 작업은 잃어버렸던 나를 찾아가는 과정”

이경진 사진작가 “사진을 찍는 작업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는 과정입니다. 진짜 나를 찾아가는 벅찰 만큼 소중한 일이죠.”이경진(43·포항시 북구 흥해읍) 사진작가. 그녀는 사진작가로 살아온 지 5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동시대 여성이 가지고 있는 상실과 혼돈이라는 공동의 과제를 사진 모임 ‘베란다’를 통해 즐겁게 풀어가고 있다. 우리 시대의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자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사진예술 활동으로 풀어간다. 지난 18일 이경진 사진작가를 만나 작가로서의 삶과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사진작가가 된 계기는.△사진 작업으로 나 자신과 주변 일상과의 소통을 통해 자아를 찾아가고 있는 주부이면서 네일샵을 운영하는 사회인이자 사진가다. 사진예술 활동을 통해 일상에서의 상실과 혼돈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시간이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활동 중인 사진 모임 ‘베란다 2022’를 소개한다면.△사진을 배우고 싶은 여자 셋과 사진을 가르쳐주고 싶은, 엄마이면서 전문 직업을 가지고 있는 여자 한 명이 모였다. 한달에 한번 사진스터디를 하고 한번은 게스트를 초대해 사진적 소통을 통해 전문성을 키워가고 있다. 모임의 목적은 사진을 통한 내면의 성장이다. 베란다 2022는 거창하지도 않으며, 포부가 방대하지도 않다. 사진예술의 진정한 매력을 일상과 삶에 접목할 뿐이다.-사진을 하게 된 동기는?△대부분의 대한민국 여성들이 그러하듯 결혼 후 가족 위주의 삶이 지속되었다. 그러던 어느 순간부터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었고, 잃어버렸던 나를 찾아가는 한 과정으로 선택했던 것이 바로 사진과 독서였다. 사진 작업을 진지하게 하면 할수록 독서는 중요한 과정이 되어버린 듯하다. 함께 사진 작업을 하던 친구의 소개로 사진공간 ‘비움’이라는 사진 모임에 들게 되었고, 사진을 찍는 행위에 대한 의미에 관심이 늘었다. 추구하는 사진 작업에도 근접해지는 듯했고 깊이도 깊어져 가는 듯하다. 뭐라고 단정 지을 수 없는 그 무엇 자체가 항상 긴장하게 하고 노력하게 하는 요인이 된다.-사진은 작가에게 어떤 의미인가.△대부분의 사진 작가들에게 사진의 의미는 유동적일 것이다. 지금 당장 나에게 사진 작업의 의미는 ‘사람이 왜 살아야 하나?’ ‘잘 사는 것은 무엇인가?’ ‘인간 상호 간의 이상적인 관계란 어떤 것인가?’라는 인문학적 의미를 찾는 것과 비슷하다. 보이는 것 너머의 의미를 찾아 나 자신과 연결하고 그로 인해 나를 드러내어 표출하는 수단이 사진이다. 나와 다른 그 무엇을 인정하고 수용하며, 나의 내면을 형상화한 이미지를 신뢰하는 것이 사진이다. 더 나아가 다른 이의 성장을 응원하고 선한 영향력을 조금이나마 공동체에 돌려주는 것이 사진이다.-사진을 하면서 좋은 점이 있는지.△나의 언어에서 나는 사진적 언어 하나를 더 구사하고 있는 셈이다. 많은 사람이 이런 사진적 언어를 배우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사진을 하는 과정에서 스스로에 대한 반성과 알아차림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자유를 갈망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과정 안에서 진정한 자유와 사랑을 충분히 느낀다.-본인이 지향하는 사진 작업은.△일상의 공간과 사물을 주로 작업한다. 공간과 사물을 대하면 사람의 흔적이 보인다. 대상이 되는 사물은 분명 인간의 어떠한 물리적인 반응이 함께했고, 그 공간은 인간의 심상적 흔적이 함께 묻어 있다. 일상의 공간과 사물은 나의 사유와 만나 수많은 이야기가 되고 때론 나 자신이 되기도 한다.-카메라를 이용해 만든 그림 같은 사진 작업이 관심을 끌고 있는데.△카메라를 붓과 물감처럼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도구로 인식하고 사용한다. 일상에서 접하는 모든 대상을 그때그때 촬영하고 디지털 후보정하는 섬세한 과정을 거친다. 다양한 심상의 변화를 추상으로 이미지화하거나, 몽환적인 느낌으로 이미지화한다. 내 작품은 익숙하면서도 낯설고, 낯설면서도 익숙하다.-앞으로의 계획은.△내가 속해 있는 사진 모임인 사진공간 ‘비움’을 통해 사진예술의 매력을 더 깊게 느끼고 싶다. 그리고 사진 모임 베란다를 지속적으로 운영하여 많은 지인이 사진예술을 통해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즐거운 인생 여정이 되도록 돕고 싶다. 진행 중인 개인 사진 작업이 마무리될 즈음 기존의 형식에서 벗어난 방식의 개인전을 열고 싶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19

인디플러스 포항, 독립·예술영화 명작 앙코르 상영회

포항 유일 독립·예술영화관 인디플러스 포항이 6월부터 11월까지 ‘텅빈날 프로젝트’를 개최한다. ‘텅빈날 프로젝트’는 인기 독립·예술영화를 다시 볼 수 있는 앙코르 상영회로, 관객이 직접 투표해서 DIY로 상영 시간표를 완성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는 영화 프로그래밍의 기회를 관객에게 환원하는 것으로, 관객의 주체적인 선택을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매년 큰 지지와 성원을 받았다. 상영 후보작은 총 20편으로 2020년에서 2021년 사이에 개봉한 독립·예술영화 중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들을 주제의 다양성을 고려해서 선정했으며, 지난 5월 18일부터 13일간 온라인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 결과 선정된 상영작은 △6월 17일 ‘쁘띠마망’△7월 22일 ‘남매의 여름밤’ △8월 19일 ‘스파이의 아내’ △9월 16일 ‘아이들은 즐겁다’△10월 21일 ‘그린 나이트’△11월 18일 ‘찬실이는 복도 많지’등이다.‘텅빈날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리는 ‘쁘띠마망’은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으로 칸영화제 2관왕을 차지한 셀린 시아마 감독의 작품이며, 탁월한 연출과 미장센을 중점으로 관람을 추천하는 명작이다. ‘텅빈날 프로젝트’는 6월부터 11월까지 매월 셋째 주 금요일 오후 7시30분에 상영하며, 관람료는 3천500원이다. 네이버에서 인디플러스 포항을 검색하거나 디트릭스(www.dtryx.com)에서 수수료 없이 예매할 수 있으며, 인디플러스 포항 방문 발권도 가능하다. 인디플러스 포항에서는 ‘텅빈날 프로젝트’ 외에도 새로운 정기 개봉작을 상영하며, 영화감독을 직접 만나 대화할 수 있는 GV 행사도 꾸준히 열리고 있다. 특히 이달 말에는 25일 오후 2시 ‘윤시내가 돌아온다’, 7월 1일 오후 2시 ‘경아의 딸’등 2주 연속 GV 행사가 예정돼 있다. /윤희정기자

2022-06-14

맥시조 41집 출간기념회·하계세미나 개최

우리의 전통 정형시 시조를 맥으로 이어가고 있는 맥시조문학회는 지난 11일 포항시 신광면, 청하면 일대에서 ‘맥시조 41집 출간기념회 및 2022년 하계 세미나’를 가졌다. 사진청송, 경주 등지에서 모인 회원 10여 명은 흥해읍에 위치한 포항시농업기술센터 내의 장미원과 식물치유실을 둘러보고, 신광 송화타운에서 맥시조 41집 ‘저토록 환한 웃음’출간기념회와 맥시조 42집 편집계획 등을 논의했다.이 자리에서 김병래 회장은 “어렵고 힘든 시기일수록 시대를 반영하는 문학의 치열한 문학정신으로 창작활동과 시조문학 발전에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자”고 당부했다. 신광 용연저수지 야외 테이블에서 열린 하계세미나는 맥시조 동인지 42집의 발간 일정과 작품 편수, 화보내용 게재, 시조문학 활성화 방안 등의 편집계획을 논의했다. 또한 포항문화재단과 경상북도문화재단의 주제별 공모사업에 ‘맥시조문학회 동인 시비(詩碑) 건립’ 아이템을 응모하는 등 제도적인 접근과 적극적인 기획, 추진으로 시조문학의 지평을 넓혀 나가자는데 의견을 모았다.한편, 맥시조문학회는 1979년 창립 이후 매년 동인지를 내는 등 회원 모두가 치열한 시정신을 바탕으로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계승, 발전시키려는 문학적 소신을 갖고 시조 발전과 시조인구 저변확대에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온 경북지역의 대표적인 시조문학단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14

“시는 가슴 속 담아뒀던 마음 열게 해줘요”

“시는 마음을 열게 해주고 편안하게 해주는 치료 효과가 있습니다. 시 낭송 치유는 재능이 아니라 시(詩) 자체가 가지고 있는 효과 덕분입니다. 말벗이 되어 얘길 들어주면 벽이 허물어지듯 가슴 속에 담아뒀던 얘기들을 털어놓게 됨으로써 굴레를 벗어 치유 받게 되는 것 같습니다.”정해란 (사)경북지체장애인협회 영덕군지회 여성자립팀 과장은 장애인들의 수호천사로 알려져 있다. 정 과장은 10여 년간 영덕군 장애인단체에서 근무하며 사회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고령의 고독사, 우울증, 외로움 등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고령 여성 장애인들에게 시 낭송을 가르쳐주고 시 낭송을 통해 심리적 자립을 도모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 줬다. 여성 장애인들의 마음과 영혼을 건강하게 지켜주는 정 과장을 지난 12일 만났다.-여성 장애인들의 자립을 돕고 있는데. 주로 하는 일은 어떤 건가.△여성 장애인들의 사회적 고립은 인적자원을 포함한 사회적 자원동원에 악영향을 미친다. 교육적 욕구가 높아져 가는 시대적 흐름에 맞춘 이용자 욕구 중심의 프로그램으로 참여자의 자존감 향상은 물론 사회성을 높이고자 문화, 복지, 예술, 고용, 인권문제 등 향후 장애인 여성 복지문제도 동일한 시각으로 접근한다. 자립실현, 인권차별철폐, 교육강화, 사회문화체험 등 다각적인 변화추구를 모색하면서 여성 장애인도 당당한 사회인으로 활동하여 지역 발전에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옹호하고 지지해 주는 일을 하고 있다.-시 낭송 치유 봉사에 열정을 쏟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시는 사랑이다. 시를 읽으면 성질이 급한 사람도 느긋해지게 만들고 입이 험한 사람도 곱게 만들고,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도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만드는 묘한 효과가 있다. 장애인들은 가슴에 보이지 않는 상처를 가지고 있다. 시를 읽으면 상처도 꽃이 된다고 했다.-그동안 일하면서 힘들거나 보람 있었던 일을 소개한다면.△과정을 통해 성과가 나타났을 때, 즉 결과물이 만들어졌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2021년 전국장애인시낭송대회에서 3명이 출전을 하여 1명이 은상, 2명이 장려상 등 모두 수상한 일은 감동이고 보람이었다. 수상자들은 70대 중반의 고령이지만 심성부터 곱디고운 여인네들이었다. 노년의 자아존중감을 찾고 나로 인하여 주위가 밝아지고 가족이 행복해지고 서로의 믿음이 생기는 것을 볼 때가 내가 하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장애인 시 낭송 교육은 언제 시작했나.△2019년도에 주 1회 수업으로 시작했다. 시 낭송 교육은 시의 숨결과 시인의 생각을 공감하고 감동을 느끼면서 아름다운 정서를 통한 자아실현과 나를 개발하게 할 목적이었다. 말을 더듬거나 말끝을 흐리는 등의 잘못된 언어습관을 고치고 대중 앞에서 담대한 발표력을 키워 당당함을 통해 살아 숨 쉬고 있는 ‘나’를 되돌아보며 내 속에 잠재돼있는 나를 찾도록 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사회참여의 계기를 통해 함께 소통하고 동료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우울증에서 벗어나는, 삶의 질을 향상하는 나비효과를 기대하면서 시 낭송 교육을 시작했다.-교육 이후 장애인들의 반응은 어땠나.△소리 예술인 시 낭송은 귀로 듣는 곡조의 문학이며 읽고 낭송하는 과정을 통해 마음의 희망을 담는 힐링의 시간이 된다. 참여의 기회를 통해 사회적 욕구 해결, 자신감 회복, 자존감 고취 등 동료들과의 관계 속에 서로 힘을 불어 넣어주는 시간 속에서 상호신뢰 관계가 형성되기도 한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장편의 시를 외울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오는 자부심으로 도전하는 진취적인 성향도 개인적으로 도드라졌으며, 치매 예방에도 탁월한 효과를 준 것 같다.-장애인들과 오랜 시간 생활하고 있는데 장애인에 대한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떤 것 같나.△장애인복지정책이 물질에 치중돼 현실성이 떨어지는 대목이 아쉽다. 초고령사회가 되면서 장애인들은 가족과의 분리와 생계의 어려움, 건강과 고독감 등으로 하루하루 무기력과 외로움으로 살아간다. 그분들의 삶이 끝나는 순간까지 즐겁고 행복한 노년의 즐거움을 전달하는 복지서비스 체계구축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앞으로의 계획이나 바람이 있다면.△한비야 님의 난초론 중에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서 정성을 들이라는 글이 있다. 난초를 키우는 과정에서 시간과 정성을 들인 만큼 아름다운 꽃을 얻을 수 있듯 좋은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인연이란 그냥 내버려 두어도 저절로 자라는 야생초가 아니라 인내를 가지고 공과 시간을 들여야 비로소 향기로운 꽃을 피우는 한 포기 난초라고 했다. 나로 인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작은 원동력이 되었으면 좋겠고, 나의 열정이 그분들의 아픔을 치유하고 노년의 삶에 따뜻한 햇볕이 되었으면 좋겠다. /윤희정기자

2022-06-13

포은서예국제대전… 정몽주 충효사상을 깨우다

(사)포은선생추모사업회(회장 김영수)는 고려시대 충신 포은 정몽주 선생의 충효사상을 일깨우고, 전통 서예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한 ‘제5회 포은서예국제대전(교류전)’을 개최한다. 포은서예국제대전은 포은 정몽주의 고향인 포항지역에서 정몽주 선생의 학문과 사상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서예문화 발전의 주역이 될 참신하고 역량 있는 신진작가들을 발굴하기 위한 문화예술 진흥사업으로 2018년 제1회 포은서예전시회를 시작으로 5번째 치러지는 서예 작품 공모전이다.제5회 포은서예국제대전은 포은선생추모사업회가 주최하고 포은서예국제대전 운영위원장인 포은선생추모사업회장을 중심으로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전체 일정을 확정했다.이달부터 원서교부를 시작해 8월 6일까지 현장 접수, 8월 9일까지 우편접수를 진행하며 심사 및 휘호를 통해 수상작을 선정한 후 8월 24일에 심사발표 할 예정이다.작품 공모는 한글, 한문, 문인화, 캘리그라피, 현대서예, 전각, 서각, 민화, 소자 등 9개 부문으로 나누어서 출품 수 제한 없이 접수를 받으며 국적에 관계 없이 모든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다. 작품 마감 이후 1차 심사, 2차 휘호를 통해 대상 1명, 최우수상 2명 등 전체 수상작을 선정할 예정이다. 이후 수상작에 대한 시상을 진행하며, 동시에 수상작 전시회도 포항문화예술회관에서 개최해 일주일간 포항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12

경주문화재단, 초등 4∼6학년 문화예술 감상 교육

(재)경주문화재단은 초등학교 4~6학년을 대상으로 2022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예술감상교육 ‘퐁당퐁당 미술관 여행’ 교육생을 모집한다.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주관하는 ‘2022년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예술감상교육 운영사업’은 청소년들에게 학교 밖 문예회관을 기반으로 하는 문화예술 감상교육 프로그램을 제공·운영함으로써 청소년들의 자발적 문화예술 향유 능력 및 정서 함양을 제고하는 프로그램이다.경주문화재단에서 진행하는 ‘2022년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예술감상교육 - 퐁당퐁당 미술관 여행’은 1종 미술관인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의 기획 전시와 연계해 예술작품 감상 능력을 함양할 수 있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으로 지역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이 프로그램은 알천미술관의 ‘The 경주’, ‘RE:’ 전시를 무료로 관람하며 전시 관람 예절을 배우고, 전시 과정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시간을 가진다.‘The 경주’는 인터렉티브 미디어 작품을 볼 수 있는 실감 미디어아트 체험 전시이고, ‘RE:’은 7인의 경주 출신 작가들이 ‘공존’, ‘환경’, ‘회복’ 등 다양한 관점의 시각적 언어로 풀어낸 현대 미술 전시이다.‘퐁당퐁당 미술관 여행’ 1기는 지난 5월 30일부터 모집해 11일부터 7월 2일까지 운영하고, 오는 8월 27일까지 총 4기를 운영할 예정이다.모집인원은 1기수당 30명으로 총 120명을 선착순 모집하며 수강료는 무료이다.수업은 매주 토요일 오전 9시30분부터 낮 12시 30분까지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진행한다. 교육신청은 경주예술의전당 홈페이지 접수(www.garts.kr) 또는 전화접수(054-777-6306) 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08

영·유아 북스타트 책꾸러미 택배서비스

포항시립도서관(관장 송영희)은 지역 내 영·유아를 대상으로 북스타트 책꾸러미 택배서비스를 운영한다.북스타트(Book Start)는 ‘책과 함께 인생을 시작하자’라는 취지를 담아 영·유아 단계별로 그림책을 선별하고 책이 든 꾸러미를 선물하는 지역사회 문화운동 프로그램이다. 책읽는사회문화재단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진행하는 ‘북스타트 책꾸러미 택배지원 사업’에 시립도서관이 선정돼 운영하고 있다.신청대상은 포항시에 주소지를 둔 35개월 이하 영·유아 180명으로 아이 월령에 따라 1단계 북스타트(0~18개월), 2단계 북스타트플러스(19~35개월)로 구분되며, 오는 14일부터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신청서를 다운받아 작성 후 증빙서류와 함께 시립도서관 홈페이지 게시판으로 신청하면 된다.신청은 선착순 모집으로 진행되며, 오는 7월 중 선정된 가정으로 그림책 2권, 손수건, 에코백, 가이드북으로 구성된 책꾸러미를 택배로 발송한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포항시립도서관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송영희 포항시립도서관장은 “북스타트 책꾸러미를 통해 생애 처음으로 책을 접하는 아이들이 책과 친해지고 올바른 독서습관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08

“신라 왕자 묻힌 ‘태봉산’ 문화재 지정을”

신라시대 왕자의 태가 묻힌 태봉이 있는 유적지가 시 당국의 관심이 닿지 않아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황인 향토사학자 등에 따르면 포항시 남구 장기면 죽정리에 자리한 태봉산(胎封山)은 신라시대 왕자의 태가 묻힌 곳으로 여러 자료에도 기록으로 남아있는 향토 문화유산이다. 또 조선시대에는 붓을 닮았다 하여 문필봉(文筆峰)이라고도 불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그래서 이곳에는 하루에도 수백 명의 등산객이 태봉을 보기 위해 이 산을 올랐는데 최근에는 산 입구에 사나운 대형견들을 풀어 놓아 산을 오르지 못하고 있는 등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몇 년 전부터 태봉산을 오르고 있다는 전모 씨(53·포항시 남구 동해면 조항산길 12-4)는 “목줄도 없는 사람 키만 한 대형견들이 산에 오르려는 저에게 달려들어 혼쭐이 났다. 많은 사람이 문화재로 지정된 줄 알고 이곳을 찾고 있는데 문화재로 아직 지정되지 않았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며 “빠른 시일 안에 향토문화 유산으로 지정하는 등 시 차원의 빠른 대책으로 짐승들의 출입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황인 향토사학자는 “얼마 전 이곳에 들렀더니 동네 사람들이 언제부턴가 누군가 개를 풀어놓아 개 짖는 소리 때문에 아무도 태봉산에 오르지 못한다는 말을 들었다. 태봉산은 신라시대 왕자의 태가 묻힌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조선환여승람과 일월향지 등 여러 자료에 신라 때 왕자의 태(胎)를 여기 봉했으므로 태봉(胎封)이라 이름하였다라는 기록이 남아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위하여 안내판이라도 세우고 더 이상 훼손되지 않고 보존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 강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한편, 왕실의 태실문화는 서양은 물론 인근의 중국, 일본 등에도 없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문화유산이다. 예로부터 태는 생명을 부여한 근원으로 함부로 버리지 않고 소중하게 보관했다. 특히 왕실에서는 아이가 새로 태어나면 태반(胎盤)은 깨끗이 세척한 후 전국에서 길지(吉地)를 골라 이를 묻는 안태의식을 거행했다. 이렇게 왕실에서 태를 봉안한 곳을 태실(胎室)이라 하며, 나중에 왕위에 오른 왕자의 태실을 태봉(胎峰)이라 하고 이렇게 가봉(加封)하는 것을 태봉(胎封)이라고 하는 독특한 출생 의례(儀禮)를 유지해 왔다고 전해진다.이에 지난 4월 경북도를 비롯한 3개 광역지방자치단체는 조선왕조 태실유적을 세계적으로 알리기 위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에 나섰다.생명존중이라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 구현에 부합한다는 점에서 세계유산 등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07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 행복한 삶이죠”

“자연은 인간의 행복 지수를 높이는데 최적의 환경을 제공합니다. 오직 자연 상태에서만이 능력과 욕망이 균형을 유지하며 내면을 제어할 수 있기에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이 필수라 할 만치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농부시인’으로 널리 알려진 오낙률(62·포항시 북구 기북면) 시인은 사회현실을 객관적으로 관조하고 자기 철학과 신념으로 재해석해 진술하는 탄탄한 시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중진이다. 특히 그의 시는 휴머니즘적인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그는 자신의 시에 전통 시조 가락을 얹어 시조창의 멋스러움과 아름다움을 알리기도 하며 전통예술 장르의 맥을 잇고 계승 발전시키고자 남다른 노력을 하고 있다.지난 5일 오낙률 시인을 만나 예술가로의 삶과 활동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시란 무엇인가.△모든 예술 행위는 자연의 모방행위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모방행위는 그림 그리기 즉, 자연 그리기로 나타난다. 그러나 인간의 몸으로 자연을 완벽하게 그리기란 거의 창조주쯤으로 불리는 신의 경지에 도전하는 무모한 행위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집요하게 자연을 그대로 베껴 그리고 싶어 한다. 그래서 자연에 가장 가깝게 그린 그림을 가장 훌륭한 예술의 작품으로 인정하고 그에게 예술가의 칭호를 부여하고 있다. 시작(詩作) 또한 자연을 언어로 그리는 행위이며 가장 짧은 언어 속에 가장 많은 자연적 사실을 그려내야 하는 작업이다. 시가 여타 예술 장르보다도 우선하여 손꼽히는 이유는 시의 창작 기법이 회화성과 음악성 그리고 고도의 함축과 절제를 기반으로 하는 예술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의 소재로 자주 쓰이는 사람이라는 자연물은 가장 그려내기 어려운 복잡한 구조를 지닌 자연물이라 말 할 수 있다.-‘따이한에게 쓰는 편지’ 등 그동안 펴낸 시집들이 시인이 살아온 치열한 삶과 세상에 휩쓸리지 않기 위한 삶의 궤적이라 볼 수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 한 말씀 하신다면.△사람이 살면서 울고 싶다가도 타인 앞에 서면 애써 웃어야 할 때가 있다. 나의 많은 시 중에서 유난히 꽃과 사랑이 많이 등장하는 이유가 그런 것이다. 이를테면 나의 시작 행위는 치열한 삶을 살아오면서 내면에서 갈구하는 일종의 피안(彼岸)과 결핍의 충족 행위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최근 발간한 네 번째 시집 ‘포항 12경(景)’이 가곡으로도 만들어지고 불렸는데 소개한다면.△지난해 말에 발간한 저의 시집 ‘포항 12경’에는 총 77편의 시가 6부로 나뉘어 실려 있다. 그중에 열두 편이 포항의 대표적 명소 12곳의 풍광을 노래한 시이다. 이 작품들은 포항에 적을 두고 음악 활동을 하는 가곡 단체 캄스앙상블의 정기 공연에 쓰일 가곡 가사로 집필했다는 창작 배경이 있다. 캄스앙상블 측이 먼저 포항문화재단에서 선정해놓은 ‘포항 12경’을 주제로 12편의 시를 써달라는 요청을 해왔다. 주어진 집필 시간이 너무 짧아서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시조창은 조선 시대부터 이어져 온 소중한 무형 문화유산이지만 평소 접할 기회가 많지 않다. 시조창에서 현대인이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이 있다면.△시조창에는 느림의 미학이 있다. 현대인이 추구하는 음악은 가히 질주하는 말의 발굽 소리에 견줄 만큼 빠르다. 거기에 반해 시조창은 그 빠르기에서 선인이 말에 올라서 유유자적 풍광을 즐기며 산책하는 속도라 할 수 있다. 현대음악에서 느끼는 창자와 청자의 만족도가 30:70이면 시조창에서는 창자와 청자가 느끼는 만족도는 반대로 70:30이라 한다. 쉽게 말하면 시조창은 노래 부르는 사람이 더 즐겁고 현대음악은 노래를 듣는 사람이 더 즐겁다는 뜻이다. 조용한 산사나 풍광 좋은 자연의 품에 들어서 부르는 시조창 한 자락은 듣는이가 없어도 스스로 행복해지기에 충분하다.-시인으로 활동하며 시조창, 시 낭송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는데 그 힘의 원천은.△소위 코드가 맞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데서 느끼는 행복감이다. 시와 창과 낭송은 엄밀히 말해 생산과 소비의 관계에 있다, 시를 쓰면서 시 낭송가들과 함께 어울리며 활동하는 것은 시인으로서 시 소비의 패턴을 아는 데 도움이 된다.-농사에 대한 의미가 남다른 것 같은데, 오낙률 시인에게 농사란.△농사도 하나의 창작행위라 할 수 있다. 매년 자연과 더불어 자연을 빚는 일에 일조하는 보람은 오랫동안 농사일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농사일 속에서 자연의 이치를 깨닫고 농작물이 자라는 것을 보면서 생명 질서의 근본과 원리를 터득할 수 있다.-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먼 훗날까지, 자연과 더불어 살다 간 소박한 서정시인으로 기억되고 싶다.-어떤 사회를 꿈꾸는가.△어린아이처럼 순수한 사람들도 상처받지 않고 잘 살 수 있는 무균실 같은 사회가 있었으면 좋겠다.-앞으로의 계획은.△많은 시간이 흘러도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시 한 편 남기고 싶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06

포항 대잠도서관, 현대소설 특강 수강생 모집

포항시립대잠도서관은 시민들의 독서 진흥을 위한 문학 특성화 프로그램 ‘소설 읽는 수요일’의 수강생을 모집한다. 대잠도서관은 시립도서관 중 문학특성화 도서관으로 지정된 후 다양한 문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상반기에는 인문 고전특강 ‘위대한 저서읽기’와 현대시 특강 ‘시, 마음의 무늬읽기’를 운영해 지역 문학 애호가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인문 고전과 현대시 특강은 9월 하반기에 다시 운영될 예정이며, 이번 프로그램은 ‘소설 읽는 수요일’이라는 주제로 현대소설 특강을 6~8월에 운영할 예정이다. 대면 방식으로 운영되며, 차후 코로나 상황에 따라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될 수 있다.‘소설 읽는 수요일’은 현대소설 중 이 시대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작품들과 지나치기 아까운 좋은 소설 8편을 골라 매주 수요일 전문강사의 강연을 듣고 함께 생각과 감상을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된다.선정된 주제도서는 포항시 올해의 원북으로 선정된 김호연 작가의 ‘불편한 편의점’, 부커상 최종후보로 오른 정보라 작가의 ‘저주 토끼’,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올리브 키터리지’ 등 흥미로운 작품들로 구성돼 있다.프로그램은 오는 15일부터 8월 3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낮 12시에 진행되고, 운영장소는 대잠도서관 3층 세오녀방이다.신청은 개강 전까지 ‘도서관 홈페이지-문화프로그램-문화행사 신청’에서 가능하며, 선착순으로 15명을 모집한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도서관 홈페이지를 참조하거나 대잠도서관(전화270-5676)으로 문의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