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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고용노동부 안동지청 ‘임금체불 예방 및 근절’ 다짐

고용노동부 안동지청은 최근 3년간 지속적으로 임금체불이 발생하고 있는 상습체불 기업 6개소 및 건설업 체불 증가 추세를 감안해 2일부터 13일까지 50억 이상 건설 현장 3개소를 대상으로 ‘현장 점검의 날’ 감독을 실시한다. 안동지청은 지난 3분기 30인 미만 정보통신, 음식숙박업 14개소 사업장 및 총 공사비 20~50억 원 규모의 중소 건설현장 2개소를 대상으로 현장예방점검의 날 감독을 진행해 총 36건의 법 위반 사실을 확인하고 500여만 원의 체불 청산을 지도했다. 이번 4분기 감독은 상습체불 발생 사업장 및 건설근로자 공제부금 미납 등으로 체불이 의심되는 50억 원 이상의 건설 현장에 대해 2025년 시행 예정인 상습체불 근절을 위한 ‘근로기준법’ 주요 개정 내용 홍보 및 체불 유무·청산에 집중해 지도·점검한다. 건설현장은 근로자 임금을 직접·전액 지급하는지 여부를 중점 점검할 예정이다. 특히, 체불사업주에게는 융자제도 등을 활용해 체불이 조속히 청산될 수 있도록 적극 지도할 예정이다. 아울러 근로감독관의 청산 지도에 불응하는 경우 형사입건 등 적극적인 조치로 대응하고, 건설현장의 경우 청산 지도 불응 시 형사입건은 물론, 무면허건설업자를 통한 임금 지급이 확인되면 관할 지자체에 통보해 불법 하도급을 근절할 방침이다. 김두영 지청장은  “임금체불은 근로자 및 그 가족의 삶의 근간을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임에도, 경제적 요인 못지 않게 임금을 경시하는 문화와 임금체불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안일한 인식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게 작용하므로 앞으로도 고용노동부 안동지청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사업장 감독을 더욱 강화하고, 고의·상습적인 체불사업주에 대해서는 체포 등 강제수사를 적극 실시하는 등 임금체불 예방 및 체불임금 청산을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12-02

대구 수성구 한 아파트서 불 나…“곰탕 끓이다가” 부탄가스 폭발 추정

대구 수성구 황금동 한 아파트에서 부탄가스가 폭발하면서 불이 나 30명이 자력 대피하거나 구조됐다. 2일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59분쯤 수성구 황금동의 한 아파트 15층에서 불이 났다. 소방 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소방차 57대, 소방관 134명을 동원해 진화에 나섰고, 오전 10시 5분쯤 초기 진화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 21명이 자력 대피했고, 아파트 안에 있던 주민 9명은 소방 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소방당국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불이 아파트 베란다에서 가스버너로 곰탕을 끓이다가 부탄가스가 폭발하며 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불이 난 세대에도 거주 인원이 있었지만, 대피를 완료해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한편 해당 아파트는 28층 건물로, 윗세대 약 10여 층이 연기로 인한 그을림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2001년 준공된 아파트이다 보니 화재 발생 현장인 15층에는 스프링쿨러가 설치돼 있지 않아 불을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화재가 난 아파트 동 앞쪽에 대피해 있다. 수성구청은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의 세대별 인적사항을 파악해 임시보호시설을 마련할 예정이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4-12-02

‘대한민국 동쪽 땅끝은 어디인가'.. 표지석 설치 위치·표기 오류 논란

포항시가 지난 2007년 구룡포읍 석병리 바위섬에 세운 ‘한반도 동쪽 땅끝’ 표지석이 설치 위치와 표기 오류 문제로 논란이 일고 있다. 표지석이 있는 장소가 관광객 접근성을 현저히 떨어뜨릴 뿐 아니라 관리도 부실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한반도 동쪽 땅끝’이 아닌 ‘대한민국 동쪽 땅끝’으로 표기를 정확하게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반도는 남북한 전체를 일컫는 말로 한반도 동쪽 땅끝은 함경북도 나선시가 된다는 것이다. 민석규 지리학자는 “표지석에 한반도 동쪽 땅끝이라고 새겨져 있을 뿐만 아니라 동경, 북위 표기에 단위도 빠져있다”며 “표지석을 땅끝이 아닌 양식장 앞 바위섬에 세워 땅끝 표지석이라고 하는 것 또한 지리적 의미로 맞지 않다. 땅끝 표지석을 바위섬이 아닌 육지로 이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리적 의미를 살려 관광명소를 만들 수 있는데 땅끝 표지석이 자리한 돌섬과 육지 사이에 개인 사유지인 양식장이 있어 접근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양식장 주인 A씨는 “관광객들이 표지석을 보려면 콘크리트 둑을 건너야 하지만, 파도가 높게 치는 날에는 사고 위험이 커 부득이하게 통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포항시에 여러 차례 안전 난간 설치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결국 펜스를 설치해 입구를 막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표지석 관리 상태도 도마에 올랐다. 석병리 주민 B씨는 “표지석이 새 분비물로 하얗게 얼룩져 있다. 표지석에 새겨진 내용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관광지로서의 가치가 있는데도 시가 이를 방치하고 있는 거 같다”며 포항시의 관리 소홀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2007년 표지석을 설치할 당시 전문가들과 논의가 충분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저희는 표지석이 바위섬이 아닌 육지에 위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위치를 옮기려면 주민들과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접근성과 안전 문제에 대해서도 “콘크리트 둑에 안전 펜스를 설치하거나 표지석을 육지로 이전하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표지석이 바위섬에 위치한 만큼 안전사고 우려가 큰 상황이므로 신중히 논의해 보겠다”고 밝혔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4-12-01

6·25 전사자 발굴 유해 18구 합동 영결식

육군 50보병사단은 최근 국립 영천호국원에서 ‘올해 6·25 전사자 발굴유해 합동 영결식’을 거행했다. 합동 영결식에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을 비롯해 올해 유해발굴작전에 참여한 장병들과 유해발굴 관계관, 영천·군위 지자체장들. 대구보훈청장, 경북남부보훈지청장, 영천호국원장, 보훈단체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합동 영결식은 올해 유해발굴작전 경과보고를 시작으로 헌시와 추모사, 종교의식, 헌화, 분향, 조총 순으로 이어졌고, 유해운구와 봉송을 끝으로 마무리했다. 사단은 올해 4월부터 11월까지 6·25전쟁 낙동강 방어선의 주요 격전지였던 영천, 군위, 칠곡 등지에서 86일간 5100여 명의 병력을 투입해 유해발굴작전을 펼쳐 총 18구의 전사자 유해와 1880점의 유품을 발굴했다. 권오정 중령은 “대한민국을 수호해주신 선배 전우님들을 모실 수 있어서 영광스럽고, 가족의 품으로 돌려드리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려 죄송스러운 마음이다”며 “마지막 선배 전우님까지 모두 조국과 가족의 품으로 돌려드리는 날까지 앞으로도 유해발굴작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합동 영결식을 마친 유해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으로 봉송돼 신원확인 절차를 거친 후 국립 대전현충원 등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4-12-01

대구·경북 미분양 물량 다소 해소

대출 규제로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택 거래가 움츠러든 사이 대구와 경북의 미분양 물량은 다소 해소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29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4년 10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10월 매매거래는 5만6579건으로 전월 대비 10.4% 올랐고, 지역별로는 수도권에서 3.2% 감소, 비수도권에서 24.1% 늘어났다. 대구의 미분양주택은 8506가구로 한달전인 9월말(8864가구)에 비해 358가구(4%) 줄었다. 특히 지난달 대구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579가구로 약 한 달전 1669가구와 비교해 90가구(5.4%) 줄었다. 이번에 악성 미분양감소 가구수만 보면 미미해 보이지만 전국(6.1%)과 비수도권 14개 시도(0.6%) 늘어난 것에 비하면 상당히 선방한 수치다. 경북 역시 지난달 미분양 주택수가 7263가구로 한달전에 비해 244가구(3.3%)줄었다. 악성미분양 물량은 1824가구에서 1248가구로 36가구(2.8%) 줄은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금리인하 등의 여파로 향후 부동산 시장의 상승이 예상됐지만 정부가 가계대출을 죄고 있어 급격한 가격상승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구와 경북권의 미분양 분량도 조금씩 해소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거래량도 늘고 있지만 시장이 여전히 보수적인 흐름이어서 매수심리가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2024-12-01

안전 뒷전 포항역 주차장 보행로 ‘아찔’

“주차장으로 가는 길이 너무 위험하네요!” 포항시 북구 흥해읍 KTX 포항역 공영주차장을 오가는 이용객들이 보행난을 겪고 있다. 국가철도공단이 포항역 연계교통환경 개선공사를 하며 평소 역 아래쪽에 위치한 공영주차장을 오갈때 이용하던 데크계단을 없애 큰 불편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하루에도 많은 시민과 방문객들이 이용하는 포항의 관문인만큼 도시 이미지 훼손과 보행권마저 침해받고 있다. 본지 독자의 제보로 지난 1일 현장을 확인해보니 공영주차장에서 역으로 오가는 곳에는 임시로 설치된 경사로에 별도의 안전시설물 없이 야자매트만 깔려있었다. 안내판에는 올해 12월 31일까지 경사데크 사용이 불가하니 임시경사로를 이용하라고 적혀있다. 문제는 핸드레일(손잡이)과 같은 안전시설물 없이 야자매트만 깔려있어 자칫 미끄러지거나 넘어질 수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비가 오는 날이나 기온이 낮아지면 살얼음이 생겨 더욱 위험할 수 있다. 안전관련 전문가는 “야자매트는 재질 특성상 많이 지나다니면 금방 너덜너덜해져 무용지물이 된다. 결빙 시는 매우 미끄러워 안전사고의 발생 위험도 높다”고 지적했다. 시민 A씨는 “평소 출장 등으로 포항역을 자주 이용하는 데, 임시라고 하지만 이런 식으로 보행로를 만들어 놓은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현장 공사관계자와 공사주체인 철도공단 등 관계기관은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철도공단 영남본부 담당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직 정확한 현장은 모르고 있다”며 “관련 민원이 없었지만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개선하겠다”고만 말했다. 또 포항시 관계자는 “(철도)공단에서 일방적으로 진행해 난감하다”며 공단측과 협의해보겠다고 밝혔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2024-12-01

경북도, 행안부와 겨울철 재난 대비 태세 강화

박성수 경북도 안전행정실장과 이한경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이 지난달 30일 울진군을 방문해 겨울철 대설 및 산불 재난 대비·대응 태세 전반에 대한 점검을 실시했다. 이번 점검은 재난관리자원 비축시설에 보관 중인 제설제 등 겨울철 제설장비 관리 실태와 산간마을 고립 지역의 안전 대책, 산불 위험 증가에 따른 대응 방안 등을 점검하여 겨울철 재난에 빈틈없이 대비하기 위해 진행됐다. 특히, 지난달 26일~28일 전국적으로 많은 양의 첫눈이 내리는 등 겨울 강한 한파와 대설이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비해 제설제와 제설장비 확보 현황과 기관 간 제설 장비 응원체계를 점검하고, 지난 2월 폭설로 일시 고립됐던 금강송면에서 통신망·정전 대비 위성전화기 및 비상전원장치 구비 여부, 위험목 제거 상태 등을 살폈다. 또한, 2022년 대형 산불로 큰 피해를 보았던 울진 지역의 산불 대비·대응 체계를 점검하고, 특히 산불 발생 시 진화 인력·장비 동원, 산림 인접 지역 주민대피계획 수립 등에도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 자리에서 박성수 실장은 “경북도는 겨울철 대설 및 산불 등으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관 간 협력해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는 등 도민 보호 및 재난 대응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12-01

대구소방 ‘다수사상자 구급대응훈련’ 전국 으뜸

대구소방안전본부가 소방청 주관 ‘2024년 다수사상자 구급대응훈련 평가’에서 전국 1위를 차지하며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사진 ‘다수사상자 구급대응훈련’은 대형재난으로 인한 다수사상자 발생을 가정하고 119구급대의 대응능력, 소방 긴급구조통제단 운영, 유관기관 간 협조체계 구축 등을 평가하는 훈련이다. 이 평가는 시부와 도부로 나눠 전국을 대상으로 매년 실시된다. 이번 훈련은 지난달 22일 대구 달성군 유가읍 국립대구과학관에서 진행됐으며, 지하 1층 화재로 인한 다수 인명피해가 발생한 상황을 가정해 대규모로 시행됐다. 대구소방안전본부와 달성소방서가 주관한 이번 훈련에는 달성보건소, 대구 지역의 2개 권역응급의료센터 등 총 9개 유관기관이 참여했으며, 구급차 등 차량 20대와 100여 명의 인력이 동원됐다. 주요 평가 내용은 △최초 도착한 구급대의 임시의료소 운영 △현장 응급의료소 설치 및 유관기관 간 협력 △환자 중증도 분류 등 다수사상자 대처 능력 △119스마트시스템의 원활한 사용능력 등이 포함됐으며, 대구소방안전본부는 모든 항목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아 시부분 1위를 차지했다. 엄준욱 대구소방안전본부장은 “평소 대형 재난에 대비해 다양한 교육과 훈련을 실시해온 결과가 좋은 성과로 이어졌다”면서 “소방과 유관기관 간 협력체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한 덕분이며, 앞으로도 체계적인 훈련과 신속한 대응 시스템 구축을 통해 대구시민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재욱기자

2024-12-01

‘연소득 2억원’ 맞벌이도 신생아 특례대출 받는다

부부 합산 연 소득 2억 원 맞벌이 부부도 신생아 특례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2일부터 맞벌이 가구에 대한 신생아 특례대출 소득 요건을 기존 1억3000만 원에서 2억 원 이하로 완화한다고 밝혔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대출 신청일 기준으로 2년 이내에 출산, 입양한 무주택 가구나 1주택 가구(대환대출)에 저리로 최대 5억 원까지 주택 구입 자금을 빌려주는 제도다. 대상은 가격 9억 원 이하, 전용 85㎡ 이하 주택이다. 이번 소득 요건 완화는 부부 모두 소득이 있는 경우에만 적용한다. 부부 각각의 소득이 연 1억3000만 원 이하여야 한다. 남편 연봉이 1억5000만 원, 부인은 5000만 원일 경우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뜻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한쪽이 고소득자인데, 맞벌이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다른 한쪽이 파트타임으로 일하면 소득 기준 완화 취지에 어긋나게 된다”며 “이를 고려해 부부 각각의 소득이 1억3000만 원 이하여야 한다는 제한을 뒀다”고 말했다. 또 부부합산 소득이 1억3000만 원 초과∼2억 원 이하인 구간에서는 유주택자 대환대출을 해주지 않는다. 신생아대출 구입자금 대출 금리는 소득에 따라 차등화하고 있다. 소득 요건 완화 구간 금리는 30년 만기를 기준으로 △1억3000만 원 초과∼1억5000만 원 이하 연 3.60% △1억5000만 원 초과∼1억7000만 원 이하 연 3.95% △1억7000만 원 초과∼2억 원 이하 연 4.30%다. 전세자금 대출은 소득과 보증 수준에 따라 연 3.05∼4.10%가 적용된다. 청약저축 납입기간(0.3∼0.5%), 추가 출산(0.2%), 전자계약(0.1%)에 따른 우대 금리가 있다. 우대금리는 구입자금 기준으로 최대 1.3%포인트까지 받을 수 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4-12-01

대구 경찰 음주운전 합동단속 결과 6명 적발

대구 경찰이 음주운전 합동단속을 실시한 결과 하룻밤 사이 6명이 적발됐다. 29일 대구경찰청은 지난 28일 오후 10시∼11시 30분까지 1시간 30분 동안 수성구 한패밀리요양병원 앞 동대구로에서 합동 음주단속을 벌인 결과 6건의 음주운전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적발된 음주운전자 6명 가운데 2명은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취소 수준이었고, 4명은 면허정지 수준이었다. 단속 현장을 피하려다 붙잡힌 사례도 발생했다. 50대 남성 운전자 A씨는 이날 오후 10시 15분쯤 편도 4차로 동대구로에서 역주행을 시도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을 훨씬 웃도는 0.103%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단속은 지역 경찰서 10곳에서 교통외근 경찰 47명, 기동대 34명, 암행 인력 2명, 순찰차 37대, 암행순찰자 1대, 기동대버스 2대 등을 동원해 합동으로 실시했다. 경찰은 올해 음주운전 교통사고와 단속 건수는 지난해 대비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경찰 조사 결과 올해 1월∼이달 28일까지 대구에서 음주운전으로 인해 발생한 교통사고는 모두 384건으로, 지난해(515건)보다 25.4% 줄었다. 단, 올해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현재까지 모두 3건으로 지난해(2명) 대비 50% 증가했다. 음주운전 단속 건수는 모두 4977건으로, 지난해(5570건)보다 10.6% 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전체 단속 건수 가운데 단순 음주운전 적발이 77%(3830건)로 대부분을 차지해, 음주운전 교통사고(1147건)보다 많았다. 경찰 관계자는 “올해 하루 평균 15건의 음주운전이 발생했고, 음주운전 교통사고 사망자도 전년보다 증가했다”며 “음주운전이 근절되지 않고, 사고 시 인명 피해가 큰 만큼 끊임 없는 관심과 노력으로 예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내년 1월 31일까지 연말·연시 집중 음주 단속을 지속 추진해 음주운전 교통사고 예방을 강화할 방침이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4-11-29

39년 키운 중증장애 아들 살해한 아버지...징역 3년

39년이 넘도록 키운 중증 장애 아들을 살해한 아버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29일 대구지법 형사12부(어재원 재판장)는 1급 뇌병변 장애가 있는 아들(사망 당시 만 38세)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기소된 아버지 A씨(63)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비록 피해자가 중증의 장애를 가지고 있고 자신의 삶에 비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더라도 인간의 생명은 고귀하고 우리 사회와 국가가 최선을 다해 보호해야 할 최고의 가치”라며 “부모로서 자신과 자녀의 처지를 비관해 자녀의 삶을 앗아가는 것은 경위를 불문하고 결코 정당화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처럼 장애가 있는 사람의 생명을 앗아가는 것은 범행에 취약한 피해자를 상대로 한 것으로, 피고인 스스로 그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범행 방법이 상당히 잔인할 뿐만 아니라 평온하게 목욕 중인 아들은 자신의 죽음을 예상치 못한 채 극심한 고통 속에서 삶을 마감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반면 재판부는 “피고인은 정신지체 장애로 태어난 아들을 양육하던 중 2014년 뇌출혈로 1급 뇌병변 장애 상태가 되자 시설보호소로 보내는 대신 하던 일을 그만두고 헌신했다”면서 “피고인이 2021년 3월 교통사고로 발가락을 절단하고 돌봄이 힘들게 되자 아들로부터 여러 차례 같이 죽자는 말을 들었고, 피고인도 이 세상을 떠날 의도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10월 24일 대구 남구 자신의 집에서 목욕 중이던 아들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직후 극단적 선택을 기도했던 그는 의식불명 상태로 아내에게 발견됐다가 이후 건강을 회복했다. 그의 아내와 둘째 아들, 관련 장애인 가정 지원단체 등은 재판부에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탄원한 바 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4-11-29

대구에 ‘전문회생법원’ 생긴다

대구에 도산 사건을 전문으로 처리하는 특수법원인 전문회생법원이 오는 2026년 3월 1일 들어선다. 지난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대구회생법원 설치 근거가 담긴 ‘각급 법원의 설치와 관할구역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의결됐으며, 28일 국회 본의회에서 통과했다. 대구회생법원이 설치되면 한 해 1만여 건에 달하는 대구·경북권 도산 사건을 도맡게 돼 법인·개인 채무자가 신속한 판단과 처분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회생법원은 가정법원과 같이 특정분야 사건을 전담하는 특수법원이다. 일반적인 민사재판이나 형사재판과 같은 소송사건과는 달리 법관의 재량이 크게 허용되는 점에서 지역별 특성을 반영해 재판할 수 있는 법원이기에 더욱 필요성이 강조됐다. 회생법원 설치 시 도산사건 처리만 담당하기 때문에 법관의 전문성이 높고, 신속한 사건 처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접수→개시→인가→종결’로 이어지는 사건 진행 단계마다 소모되는 시간도 단축된다. 특히 기업 회생 사건의 경우 ‘기업을 살리는 구조조정’을 목표로 하는 등 ‘골든 타임’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특수법원인 회생법원이 필요하다는 경제계의 의견도 꾸준히 제기됐다. 실제 그동안 전담 판사가 도산 사건을 맡게 되면 민사사건과 다른 재판부도 겸하는 탓에 도산사건이 뒷순위로 밀리는 사례도 있었다는 게 법조계의 설명이다. 앞서 대구지방법원 측은 수도권과 부산·경남 지역을 잇는 대구·경북에도 반드시 회생법원을 설치함으로써 지역주민들에게 더 전문적인 사법서비스가 제공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대구지법에 따르면, 지난해 지법의 개인회생사건 접수건수는 8763건으로 2021년의 7642건 대비 1121건 증가(△14.7%)했다. 또 개인회생위원 1인당 평균배당건수는 2021년 636.8건에서 작년에는 730.3건으로 93.5건 증가했고, 이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구지법의 관할 인구수는 광주, 대전 등 다른 지역에 비해 100만 명 이상 많고, 회생사건을 담당하는 회생위원 1인당 관할인구가 가장 많다. 또한, 서울회생법원이 설치된 서울고등법원 권역 외 전국 5개 고등법원 권역 중 소속 지원 및 시군법원, 등기소가 가장 많이 설치된 곳이 대구·경북이기에 지역에서는 필요성이 대두했다. 대구지법은 “회생법원의 설치는 신청자인 국민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중대한 문제이고, 따라서 관할 인구수 역시 고려돼야 할 요소”라며 “이번 회생법원 설치를 통해 다른 지역보다 더 넓은 영역에서 회생법원 설치로 인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구지법은 전문회생법원 설치와 관련, 청내 또는 외부 임대청사 고려 중이며, 최종적으로는 연호지구에 별도 건물로 신축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해당 법안은 국민의힘 주호영(국회부의장·대구 수성구갑) 의원은 지난 7월 대구회생법원 설치 근거가 담긴 ‘각급 법원의 설치와 관할구역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4-11-28

포항 ‘통학용 전세버스’ 내달 1일부터 운행 스톱

경북 포항 전세버스협의회가 통학버스의 운행을 중단키로 해 학생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포항시에 따르면 28일 포항전세버스협의회는 “법규 위반 소지가 있다”며 12월 1일부터 통학버스 운행을 중단한다. 포항지역 일부 학교는 자체적으로 통학버스를 운행하고 있으나 대부분 학교는 통학버스를 운행하지 않고 있다. 사고가 발생하면 학교장에게 책임이 돌아가는 문제로 통학버스를 폐지하는 학교가 늘어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세버스 사업자는 학기 초가 되면 아파트단지나 주택가에서 알음알음으로 학생을 모집해 통학버스를 운행해 왔다. 문제는 이런 방식이 전세버스를 통학용으로 이용하려면 학교장이 사업자와 계약을 맺어야하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을 위반했다는 점이다. 시에서는 이런 문제를 알면서도 학생·학부모의 불편과 현실을 고려해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포항에서 통학버스로 이용하는 전세버스에 대한 위법 문제가 제기되자 전세버스협의회는 학교와 정식 계약을 맺은 통학버스를 제외한 모든 통학버스 운행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자 통학용 전세버스를 이용해 온 많은 학부모와 학생들은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한 50대 학부모는 “통학버스 운행을 중단하면 매일 학교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데 노선이나 통학 시간 등을 고려하면 어려움이 많다”며 “매일 학교까지 차를 태워주기도 어려워서 답답하다”고 난감해 했다. 최근 전세버스협의회로부터 운행 중단을 통보받은 포항시도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방학 때까지만이라도 미뤄달라고 했는데 전세버스협의회가 강경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며 “결국 학교장이 적극 나서서 통학버스 계약을 맺어야 하는데 사고 책임 문제로 기피하고 있어서 걱정이다”고 말했다. 전세버스협의회 관계자는 “수개월 전부터 신고가 이어졌고 많은 과징금이나 신고·제재 등을 피하려면 어쩔 수 없이 중단해야 한다”며 “우리도 운행을 중단하고 싶은 것이 아닌 만큼 학교 측이 계약을 맺으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2024-11-28

김충섭 김천시장, 선거법 위반 ‘당선 무효’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이 28일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충섭 김천시장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이에 김 시장은 ‘선출직 공직자가 선출된 선거와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무효가 돼 직을 상실한다’는 선거법에 따라 당선이 무효가 됐다. 김 시장은 지난 2021년 설과 추석 명절 무렵 김천시청 소속 공무원들과 읍·면·동장들을 동원해 언론인과 지역유지 등 1800여 명에게 약 6600만 원 상당의 현금과 술 등을 명절 선물 명목으로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특히 당시 선물을 마련하기 위해 목적과 다르게 전용한 업무추진비와 일부 공무원들의 사비 등도 동원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시장은 그동안 재판 과정에서 “지역 인사들에게 명절선물을 하는 관례를 따랐을 뿐이므로 죄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1심과 2심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김 시장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에 김 시장은 무죄를 주장하며 대법원까지 항소했으나 대법원은 이날 김 시장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범행했다고 한 2심 판결이 타당하다고 보고 김 시장의 상고를 기각했다. 앞서 재판부는 “이 사건 기부행위는 지방선거를 약 1년 5개월 또는 약 9개월 앞둔 시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그 무렵 이미 현직 시장인 피고인이 입후보할 것이 외부에서 객관적으로 인식될 수 있는 상태였다”며 “장차 있을 지방선거를 앞두고 피고인의인지도, 영향력, 호감도 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 없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경북선관위는 선거법에 따라 김 시장의 공석을 채울 재·보궐 선거를 2025년 4월 2일 실시할 예정이다. 또한, 김 시장에게 돌려줬던 기탁 금액, 보전 금액, 이자 등 선거 비용보전액 1억4051만732원을 환수할 방침이다. 공직선거법 제265조의2(당선무효 된 자 등의 비용반환)는 당선무효 된 자로부터반환받은 기탁금과 선거비용 보전액을 모두 환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의 경우 기탁금과 보전액의 환수 대상은 당선인 개인 신분으로 소속된 정당에는 그 책임이 없다. 한편, 이날 김 시장의 당선 무효형이 확정되자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은 논평을 내고 김천시정에 대혼란을 초래하고, 공백을 야기한 김충섭 시장은 김천시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할 것과 국민의힘은 재·보궐선거를 유발한 원인제공의 책임을 지고 해당 지역에 대한 재·보궐선거 공천을 포기할 것을 촉구했다. /나채복·피현진기자

2024-11-28

출생아 수 12년 만에 가장 많이 늘었다… 3분기 합계출산율 0.76명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혼인 증가가 출산으로 이어지면서 3분기 합계출산율이 약 9년 만에 반등했다. 올해 0.6명대까지 추락할 것으로 전망됐던 연간 합계출산율이 0.7명대에 안착하는 것은 물론, 작년(0.72명)보다 높아질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다만 출산율 자체가 낮아 추세적 반등이 나타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통계청이 지난 27일 발표한 ‘2024년 9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출생아 수는 6만 1288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4523명(8.0%) 증가했다. 이는 2012년 4분기(5102명 증가) 이후 약 12년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지난 9월 출생아 수는 2만 590명으로 작년 9월보다 1884명(10.1%) 늘며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대구에서 899명, 경북에서 863명이 출생해 전년 대비 각각 123명, 64명 증가했다. 출생아 수가 늘면서 3분기 합계출산율도 0.76명으로 1년 전보다 0.05명 상승했다. 대구도 같은 수치를 기록했다. 경북의 경우 0.91명으로 전년 0.82명 대비 시도별 세 번째로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정부는 올해 합계출산율이 통계청 추계(0.68명)와 작년 수치(0.72명)를 웃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전망대로라면 2015년 이후 9년 만에 출산율이 반등하는 것이다. 출생아가 회복세를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결혼이 늘어서다. ‘출생아 수의 선행 지표’인 혼인 건수는 코로나19가 극심하던 2020~2021년 급감한 뒤 코로나19 완화와 맞물려 2022년 8월부터 증가세로 전환했다. 당시 결혼한 이들이 2년 정도 시차를 두고 첫째 아이를 낳기 시작해 출생아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30대 초반이 출산을 주도한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1991~1995년생은 한 해 70만 명 넘게 태어난 세대인데, 30대에 접어든 이들이 결혼 이후 본격적으로 아이를 낳고 있다. 3분기 모(母)의 연령별 출산율(해당 연령 여성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을 보면 25~29세는 20.8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명 감소했지만, 30~34세(71.0명)는 6.6명 증가했다. 3분기 혼인은 작년 3분기 대비 1만 3건(24.0%) 증가한 5만 1706건으로 조사됐다. /단정민기자

2024-11-28

이화우 화백의 한국화 ‘설악의 서정(抒情)’

가벼운 복장으로 집 가까이 호텔영일대 주변을 산책하다 무심히 생각난 듯 갤러리 웰로 향한다. 이번 주에는 또 어떤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을까 하는 궁금증을 안고. 호텔영일대 갤러리 웰은 포항예술진흥원에서 공모를 통해 일 년간 다양한 작가들의 전시가 순차적으로 예약되어 있다. 어느 날 불쑥 찾아가도 언제든 좋은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이곳에 가면 항상 느끼는 것이 세상에는 재주 넘치는 사람이 정말 많다는 것이다. 이번 전시 테마는 ‘설악의 서정(抒情)’이다. 그런데 그 느낌의 강도가 예전과 좀 다르다.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두근거리기 시작하는 가슴을 심호흡으로 진정시키며 그림들을 둘러본다. 이 그림들 뭐지? 정말 그림 맞아? 사진보다 더 사진 같은, 그럼에도 사진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설악산 사계 모습을 ‘화선지 위에 먹’으로 은은하게 표현했다는 게 보고도 믿겨지지 않는다. 작가의 혼이 깃든 듯하다. 아니 어떤 알 수 없는 기운으로 전시장 공간이 빈틈없이 가득 채워진 듯하다. 묵향으로 채워진 설악산의 사계를 어느새 몰입해서 향유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쇼펜하우어가 말한 무(無), 즉 공(空·해탈)으로 이끄는 예술예찬론이 이런 몰입의 두근거림을 두고 한 말인가. 이화우 화백은 포항에서 개인전은 처음이다. 직장생활을 하며 취미로 서예를 시작했고 서예에 웬만큼 빠져있을 때 우연히 진성수 화백의 진경산수화에 심취하게 된다. 25년 전이다. 직접 그를 찾아가 16년 동안 포항에서 대구를 오가며 먹의 농담(濃淡)과 선을 표현하는 기법을 사사 받는다. 어느 순간, 그는 베끼기에 열중했던 자신의 그림들을 과감히 불태우고, ‘화선지 위에 먹’으로 극사실화 기법을 연구한다. 3년 동안은 작품 없이 극사실화를 위한 먹의 농담만을 연구한 후 다시 그리기 시작한지 8년째다. 이번 전시를 위해 4년을 준비했다. 그의 독창적인 기법으로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적어도 두 달이 소요된다. 한 번의 실수에도 그림을 버려야하므로 정신집중은 기본이다. 화선지 위에 먹물의 세밀한 농담으로 밑그림을 그린 후 색을 입힌다. 흰색 물감은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햇빛에 반짝이는 가늘고 디테일한 윤슬의 흰 선마저 화선지의 ‘여백’이다. 채우는 것이 아니라 비워 두는 것이다. 화선지에 은은히 젖어든 먹물이 빚어 낸 그림은 우리 전통문화의 정서와 기운, 그리고 채움과 비움이 적절히 서려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더 안온함을 준다. 북송의 소식이 왕유의 시와 그림을 보고 “그림 속에 시가 있고 시 속에 그림이 있다(畵中有詩 詩中有畵)”라 평했다. 이화우 화백은 화중유시(畵中有詩)를 꿈꾼다. 예술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아름답고 높은 경지에 이른 숙련된 기술’을 비유적으로 이른다. 따지면 운전이나 음식도 경지에 이르면 예술이 된다. 그러나 예술은 그것을 감상하고 향유하는 사람들에게서 생명력을 얻어 생동한다. 아무리 훌륭한 작품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향유해 줄 사람이 없다면 생명을 잃게 된다. 예술문화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지만 여전히 작품전시나 미술관에 가는 것은 특별한 느낌으로 일상적이지 않다. 앞으로의 바람을 묻는 시민기자에게 이화우 화백은 “건강하게 그림을 계속 그릴 수 있는 것”이라 했다. 전시의 홍수 속에서 보는 순간 절로 탄성이 나오는 작품은 흔치않다. 다음 전시는 더 많은 사람과 함께하며 향유 객들이 뿜어내는 생명력으로 그의 전시장에 생동감이 넘쳐나길 바라본다. /박귀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11-28

가을 ‘동리길’을 걷는 즐거움

거대한 육교 계단 앞에 서자 아이는 신이 났다. 경주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육교인데다 높이가 꽤 높다. 그도 그럴 것이 한동안 그 아래로 기차들이 지나다녔다. 계단을 올라서자 다른 용도로 쓰이고 있는 경주역이 저만치 아래로 보인다. 기차들이 오고 갔던 철도는 여기저기 어긋나 실제 지난 시간보다 더 오래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얼마 가지 않아 길고양이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크게 경계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섣불리 다가오지도 않는다. 아이는 눈을 마주쳐보려고도 대화도 시도해보는 듯 했지만 큰 성과 없이 돌아섰다. 샛노랗게 물든 커다란 은행나무가 보였다. 마치 마을의 시작을 알리는 이정표 같다. 저 나무 아래로 내려가면 마을이 나타난다. 한때 철도 관사가 모여있던 마을이다. 얼마 전 종강을 한 수업 덕에 한 계절 동안 매주 목요일이면 이곳으로 들락거렸다. 바쁘게 오가면서도 틈틈이 보아뒀다. 언젠가 아이와 산책도 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이 마을이 이렇게 변했노라고. 황촌마을활력소 주변엔 이미 유명세를 탄 카페도 등장했다. 오전 11시에 나온다는 식빵이 늦은 오후까지 남아있을 리 만무하지만 그럼에도 창밖으로 보이는 쇼케이스를 살폈다. 역시나 보이지 않는 식빵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본격적으로 마을 산책에 나섰다. 두 사람이 겨우 지나갈만한 골목. 그리고 그 공간 안에 조성된 작은 화단들. 골목을 걸으며 화단에 심겨준 작물들을 보는 재미도 있다. 꽃과 함께 자라는 풋성귀들. 똑 떨어지게 정돈된 세련미 나는 정원보다 사람 냄새 나는 그 풍경이 참 좋다. 황촌마을 활력소를 기준으로 우측엔 동리길, 좌측엔 목월길이 조성되어있다. 길을 찾기 전 아이에게 주의할 부분을 일러줬다. 이곳은 사람들이 실제 살고 있기 때문에 큰 소리를 내거나 방해가 되어선 안된다. 다행히 길을 걷는 내내 그 약속을 잊지 않았다. 동리길로 들어서자 커다란 감나무 가지가 담장 밖으로 나와 있다. 수북이 열린 감들 사이 탐스럽게 붉은 홍시는 이미 날 손님이 맛을 보고 갔다. 관상용일까. 아니면 저대로 매달아둔 채 익힐 셈인가. 엄마의 궁금증과 달리 아이는 벽 여기저기 써있는 시들에 빠져있다. 모두 읽으면서 갈 거야. 그렇게 선전포고를 한 꼬맹이는 시 감상보다는 자기가 아는 시가 혹여 있을까 찾는데 더 급급해 보였다. 그러다 동리길의 끝자락에 쓰여 있던 ‘고향’이란 시에 눈이 갔다. ‘이렇게 옛날도 있은 것처럼 백년이 또 지나도 이대로 있을까/십 년 지나 고향에 돌아오니 골목의 저녁노을 그대로 있네.’ 이곳과 참 어울리는 시란 생각이 들었다. 벽화가 끝나는 길에서 조금 더 걸어가자 막다른 길이다. 왔던 길을 되돌아 목월길을 찾아나섰다. 동리길이 밝고 화사한 분위기였다면 목월길은 은은하며 차분한 느낌이다. 목월길의 끝부분에 이르러서야 아이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송아지’ 시 옆으로 귀여운 얼룩송아지가 그려져 있다. 만족스런 웃음을 지어보이며 노래로도 나와 있는 시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마지막 코스는 마을 활력소 내에 전시장이다. 이곳에선 종종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번엔 자수작가의 작품들이 전시 중이다. 최근 뜨개질과 바느질에 관심 있는 아들은 자수작품에 꽤 흥미를 보였다. 이른 시간에 찾았더라면 웅장하게 서있는 급수탑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곳곳에 생겨난 예쁜 까페들도 둘러봤겠지만 다음을 기약했다. 그렇게 길지도 너무 짧지도 않은 적절한 산책은 매우 만족스럽게 마무리 되었다. /박선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11-28

‘당신은 누군가에게 등불입니다’

백혈병 소아암 환아를 위한 사랑의 콘서트가 11월 20일 대구백화점(프라자) 프라임 홀에서 열렸다. 대구시낭송진흥회가 주관하고 사단법인 시읽는문화대구지회 사단법인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대구경북지회가 주최하는 행사다. 대구시낭송진흥회는 시를 사랑하는 회원들이 함께 하고 있다. 시 낭송으로 우리 삶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며 아픔과 상처도 꽃으로 피워낸다. 2020년 9월 창립 후 현재까지 매월 넷째 주 목요일에 시 낭송회를 개최한다. 회원들 간의 친목도모는 물론 시 낭송을 기본으로 하는 봉사 및 버스킹 등 다양한 행사의 재능 기부를 통하여 시민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사회 공헌활동에도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시낭송진흥회는 시 낭송의 대중화로 시심 가득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함께 한다. 공연 전, 대구수성도서관 어울림 홀에서 몇 번의 연습이 있었다. 조금씩 매끄럽게 연결되는 것을 느끼며 환아들을 만날 무대에 들떴다. 공연 당일, 아침부터 긴장감이 돌았다. 서둘러 평소보다 짜릿한 마음으로 거울 앞에 앉았다. 소아암 환아를 위한 시낭송이기에 힘과 희망을 심어 주는 무대여야 한다. 무대 의상과 콘서트 내용을 최대한 밝고 따뜻한 분위기로 연출했다. 이번 행사는‘당신은 누군가에게 등불입니다’, ‘시를 읽으면 상처도 꽃이 된다.’ 는 시 읽는 문화의 슬로건에 가장 어울리는 무대를 만들어야했다. 여는 시로 윤동주의 ‘별 헤는 밤’으로 많은 이의 가슴을 촉촉이 적시며 시작되었다. 시낭송을 비롯하여 시극, 테너, 부부 연극, 어린이 단막극 등이 펼쳐졌다. 어린이 낭송, 환우의 자작시에 모두 동심으로 돌아가는 시간이었다. 닫는 시로 정연복의 ‘어린이를 위한 기도’에 아쉬움을 더했다. 마지막으로 촛불 밝혀 다 함께 마음을 담아 ‘사랑으로’ 불렀다. 1막에서 4막까지 객석에서는 환호와 박수 소리가 컸다. 심정숙 회장님 이하 많은 시낭송진흥회 회원들의 노력 끝에 한국 백혈병 소아암 환아를 위한 시 낭송콘서트는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입장권 판매 및 후원금 현황은 예상보다 컸다. 시낭송진흥회 회원 일동과 각 기관 단체 및 후원자들의 모금 액수는 1000만원을 넘었다. 공연은 약 두 시간. 객석이 부족해서 서서 보는 분도 많았다. 어린이와 청소년, 중장년층, 시니어까지 다양했다. 시낭송에 관심 없을 때에는 이러한 무대가 있는지도 몰랐다. 무대에 조명이 켜지고 스크린에 영상과 음악이 흘렀다. 대기실에서 내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가득 찬 객석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뭉클했다. 소아암 환아들과 케어 하는 가족들께 부디 이 콘서트가 작은 위안과 선물이 되었으면 좋겠다. 마음의 힘을 얻어 질병으로 어려움을 겪는 우리 이웃들이 사회의 따뜻한 온정과 감동을 함께 해 치유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낮에는 본업에 충실하며, 취미로 배우는 시낭송이다. 시의 장르가 다양해서 배울수록 어렵다. 시 낭송으로 인해 다양한 세대와 소통하며 치유와 위로를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길 바란다. 나는 오늘의 멋진 무대에 함께 한 내게 참 잘했다 위안한다. /김영주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