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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주한 美대사 “안보동맹·헌신 변함없이 철통”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는 4일 “지난밤 발생한 사건들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싶다”면서도 “그와 동시에 한국 민주주의의 회복력으로부터 고무되고(encouraged) 있다”고 말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전날 밤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했다 해제된 비상계엄이 자신에게도 놀라운 일”이었으며 “비상계엄 발표 직후 그 소식에 잠에서 깼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골드버그 대사가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언론을 통해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그는 “저희는 계엄령이 해제됐을 때 안도감(relieved)을 느꼈다”면서 “미국은 한국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며, 한국 국민이 사안을 평화적, 민주적, 헌법적으로 해결할 것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비상계엄이 선포된 직후 “직원들과 소통해 대사관 공동체와 미국 시민들이 (한국에서) 발생한 상황을 알 수 있도록 공지를 발송했다”면서 “워싱턴에 있는 동료들과도 긴밀히 협력했다”고 소개했다. 미 대사관은 이날 영문 웹사이트 초기화면에 적색 배너 메뉴로 ‘경보’(Alert)를 발령하고 자국민과 비자 신청자 대상의 영사업무 일정을 모두 취소한다고 밝힌 상태다. 골드버그 대사는 비상계엄 선포 이후 한국 정부와도 각급에서 접촉을 이어오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소통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우리는 대한민국과 그 국민의 굳건한 동맹국이며 대한민국의 안보와 국민을 향한 우리의 동맹과 헌신은 변함없고 철통같다”고 역설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이번 사태를 틈 탄 북한의 도발 가능성 및 미국의 준비 태세에 대해 “우리는 언제나 경계 태세(on alert)를 유지하고 있으며 어떠한 상황(any scenario)에도 준비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밤부터 아침까지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군사령관인 폴 러캐머라 장군과 소통을 유지했다”고 강조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향후 한국과 소통 방향과 관련, “한국의 민주적 절차(democratic practice)에 대한 우리의 헌신은 명확하다”면서 “이에 대한 지원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지난 2022년 7월 한국에 부임한 골드버그 대사는 미 국무부가 외교관에게 부여하는 최고위 직급인 ‘경력대사’로 미국의 정권교체와 맞물려 내년 1월 퇴임할 예정이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4-12-04

‘발광형 표지병’ 교통사고 예방 효자노릇

경북경찰청이 농촌지역 보행자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발광형 표지병’ 설치 사업(일명 마·실·길 사업)이 교통사고 예방에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한국도로교통공단에서 김천과 포항지역 5개 사업지를 대상으로 ‘발광형 표지병’ 효과를 분석한 결과, 일몰 후 해당 표지병 설치 구간을 통과하는 차량의 제동률이 18.9% 증가했으며, 차량 주행속도는 약 3.97%(1.8km/h) 감소했다. 무엇보다도 시설개선 후 교통 사망사고 발생 등 중대한 사고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광형 표지병’ 설치 사업은 마을 앞을 지나는 도로의 길 가장자리 구역에 LED 조명을 4~5m 간격으로 바닥에 설치해 차선이 뚜렷이 잘 보이게 하고, 보행자 식별과 운전자들의 주의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앞서 경북경찰청은 올해 도내 21개 시·군 110개소 마을 진입로에 ‘발광형 표지병’을 모두 설치했다. 이로써 2022년 상주시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총 244개소에 ‘발광형 표지병’이 설치·운영되고 있다. 주민들의 반응도 좋다. 해가 지면 과속차량으로 인해 마실길을 다니는 사람들은 교통사고를 당할까 하는 두려움이 높았으나, ‘발광형 표지병’ 설치 이후 깜깜했던 마을이 밝게 변하고, 운전자들은 마을 구간이라는 것을 쉽게 알고 속도를 줄이고 있어 만족도가 높다는 여론이다. 성준호 교통과장은 “앞으로도 시·군 자치단체와 협조해 발광형 표지병 설치 사업을 확대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며 “최근 일몰이 빨라지고 날씨가 추워지는 만큼 보행자는 되도록 밝은색 옷을 착용해 주고, 운전자는 시골 도로에서는 서행해 주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12-04

“채석단지 확장, 환경오염과 주민 생존권 위협”

대구 군위군 효령면 주민들은 최근 관내 석산 개발업체가 채석 단지 연장 및 확장에 나서자 반발하며 반대 집회를 여는 등 집단행동에 나섰다. 지난 3일 효령면 주민 40여 명은 산림청을 방문해 채석 단지로 인해 수십 년 동안 주민들이 입은 피해 상황과 확장 신청에 대한 반대 입장을 전하고 규탄 집회를 가졌다. 이날 주민들은 채석 단지 확장신청에 대한 최종 허가기관인 산림청 관계자들과 만나 채석 단지의 발파와 채굴로 인한 소음과 진동, 돌가루 먼지 등으로 인한 일상생활의 어려움과 농산물 피해 등에 대해 설명했다. 아울러 마을 앞으로 대형 덤프트럭 통행으로 교통사고의 위험과 함께 효령면의 수려한 자연경관이 석산 개발로 인하여 훼손되는 등 환경피해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전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존 사업 면적 44만여㎡를 87만106㎡로 확장하고 사업 종료 시점을 2028년부터 2059년까지 31년간 연장 신청한 것은 지역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주민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라면서 반대의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날 주민들은 “앞으로도 자연경관과 생태계를 파괴하고, 환경오염과 주민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채석 단지 변경(확장)이 저지되는 그날까지 강력하게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채석장 연장 허가를 반대하는 주민들은 최근 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본격적인 반대 운동에 나섰다. 아울러 효령면 이장협의회와 새마을지회, 노인회 등 지역의 20개 사회단체는 채석 단지 사업 연장 저지를 위한 반대 성명을 발표하며 이를 규탄하는 주민 집회도 여러 차례 개최하는 등 반대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최상진기자 csj9662@kbmaeil.com

2024-12-04

이강덕 포항시장 “철강 위기 돌파 적극 대응”

이강덕 포항시장은 4일 동국제강 생산 현장을 방문해 근로자들을 격려하고 기업 관계자들과 현안을 논의했다. 최근 현대제철 2공장 가동 중단으로 지역 철강업계가 위기를 맞은 가운데, 시는 지역 산업위기 대응 유관기관 긴급 대책회의를 개최하고 산업위기대응T/F팀을 구성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 시장은 직접 동국제강 에이치(H) 형강 공장을 찾아 생산 현장을 둘러보며 현장 상황을 공유하고 회사 관계자로부터 철강업계가 직면한 어려움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이강덕 시장은 “포항은 철강산업의 중심지이며, 동국제강은 지역 경제와 일자리 창출에 큰 기여를 해온 기업”임을 강조하고 “현재 대내외적 여건으로 철강업계가 처해 있는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시 차원의 대응 정책 수립 및 유관기관과의 유기적 협력체계 구축으로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동국제강 측도 임직원 모두 한마음으로 지역 철강산업 위기 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으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포항 지역 추가 투자를 약속했다. 포항시는 앞서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를 방문해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 지정과 ‘중소기업특별지원지역’ 연장을 요청했다. 또 정부 차원의 보조금 지원,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 등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향후 철강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지역 철강업계와 긴밀한 협력으로 철강산업 위기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석윤기자

2024-12-04

고속도로 잡물, 이제 ‘브러쉬 수거장치’로 뚝딱

한국도로공사(이하 공사) 대구경북본부는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차량에서 떨어지는 타이어 조각, 나무토막, 철재류 등 도로상의 다양한 잡물을 기계로 수거할 수 있는 ‘브러시 형태의 잡물 수거장치’를 개발해 현장 실용화에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고속도로 잡물은 운전자의 안전을 매우 위협하는 요소로써 고속도로 건설 이래 55년간 인력으로 수거했다. 공사는 장치 개발을 통해 도로상의 잡물을 신속히 제거해 운전자의 안전을 확보함은 물론, 인력작업을 전면 기계화로 전환해 작업자의 안전까지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브러시형 잡물 수거장치’는 다이슨 청소기에서 착안해 상·하 2개의 브러시가 맞물려 회전하면서 잡물을 수거하는 형태로, 고속도로에서 가장 많이 사고로 이어지는 타이어 조각은 물론, 패트병, 나무토막, 플라스틱 상자, 판스프링, 화물차 덮개 등 고속도로 잡물의 90% 이상을 수거할 수가 있다. 수거가능 크기는 1.2m(가로)×0.2m(세로)×0.5m(높이), 무게 약 10㎏ 수준이다. 또한, 기존에는 최소 이틀 이상 소요되는 인력수거 작업을 5시간 만에 할 수 있어, 작업 효율은 물론, 잡물로 인한 고객 불편도 최소화할 수가 있다. 과거 국내뿐 아니라,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도 도로상의 잡물을 기계로 수거하는 장비를 개발한 사례는 종종 있었으나, 작업 효율이 낮고 사용하기 불편해 실용화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 수거장치는 최초로 브러시 형태의 잡물 수거방식을 적용했으며, 성능이 우수하고 사용하기 편리해 현장 실용화까지 성공했다. 배병훈 대구경북본부장은 “앞으로 브러시형 잡물수거장치를 점차 확대해 고속도로 이용고객의 교통안전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4-12-03

12월의 현충시설에 ‘반공순국충혼비’

대구지방보훈청은 3일 ‘12월 우리지역 현충시설’로 경산시 남산치안센터에 있는‘반공순국충혼비’를 선정했다. 반공순국충혼비는 지역민들이 생활 속에서 현충시설을 보다 친숙하게 접할 수 있는 곳이다. 1949년 당시 남산면 소재 대왕산에 은신 중인 공비들은 마을로 내려와 식량탈취와 남로당 가입을 권유하며 주민들을 괴롭혔다. 이후, 공비들은 경산 남산초등학교에 은신한 뒤 경산경찰서 남산지서를 습격하기 위해 동태를 살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같은 해 12월 19일 박상호 경산경찰서장이 남산초에 은신 중인 공비들의 동향을 파악하던 중 공비들이 쏜 총탄에 이마를 맞고 사망했다. 상황이 급박하게 전개되자 경찰부대는 이들을 토벌하기 위해 교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배인철 경감, 김상희 경사, 황인득 경사, 전병달 경사 등 경찰관 4명이 전사했다. 반공순국충혼비는 이들의 애국정신을 기리고자 1962년 11월 10일 박상호 서장이 전사한 장소에 건립했으나, 1978년 10월 도로확장으로 인해 현 위치인 남산치안센터로 이전했다. 국가보훈부는 그들의 공훈과 희생정신을 기리고 그 숭고한 뜻을 이어가고자 지난 2008년 5월 9일에 반공순국충혼비를 현충시설로 지정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4-12-03

멈춰버린 통학버스, 학생·학부모 ‘발동동’

포항지역 대부분의 통학버스가 지난 2일부터 운행이 중단돼 학생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현재 통학버스 운영이 중단된 포항시의 학생들은 부모의 자가용 차량이나 택시, 시내버스 등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 등교중이다. 이로 인해 등교시간 교문 앞은 승용차로 장사진을 치는 등 통학버스 운행중단으로 혼잡한 상황이다. 통학버스 중단 사태는 지난 달 남구의 한 학교에서 정상 계약하지 않은 통학버스가 운행됐고 신고를 받은 포항시가 행정처분 예고를 하면서 발생했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르면 전세버스를 통학용으로 사용할 경우 학교장이 전세버스 업체와 계약해야한다. 전세버스 업체는 이를 어기고 개별적으로 통학버스를 운영할 경우 180만~540만원의 과징금이 부가된다. 그러나 일부를 제외한 포항시내의 학교는 학교의 정식 계약이 아닌 전세버스 사업자와 학부모 등이 통학버스를 운영해왔다. 안전사고 등이 발생할 경우 학교장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해 정식 계약이 쉽지 않고 학교가 학생 개인의 거주지에 따른 수요를 충족시키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학부모들이 학교가 다르더라도 거주지에 따라 수요조사를 해 등교길 코스를 짜는 등 자체적으로 통학버스를 운영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포항지역에서 학교장과 계약하고 통학버스를 운영하는 곳은 초등 68곳, 중학교 34곳, 고교 27곳 등 중 7개 학교다. 이 같은 문제는 포항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겪고 있는 상황이며 지역의 모든 학교가 통학용 전세버스를 계약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법적·제도적 개선 방안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2일 김형철 시의원은 “현행법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학부모와 학생들이 추운 겨울 속에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며 지역내 통학 전세버스 문제에 대한 시급성을 강조했다. 그는 “법적 제약으로 인해 추운 겨울 아침마다 통학 문제로 학생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안전한 법령 개정의 전제를 강조하며 포항시와 교육청, 학교, 전세버스 운수사업자 등 관련 기관과의 협력을 요청했다. /김채은기자

2024-12-03

높은 주거비·취업난 1인 가구 “전체 소비 회복 구조적 제약”

최근 크게 늘어난 우리나라 1인 가구가 높은 주거비와 취업난 등에 씀씀이를 줄이면서 전체 소비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3일 공개한 ‘최근 1인 가구 확산의 경제적 영향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가구원 수별 2019∼2023년 평균소비성향(소비지출/가처분소득) 변화 조사에서 1인 가구의 감소율이 5.8%(0.78→0.74)로 가장 높았다. 이어 △3인 가구-4 .3% (0.6 →0.66) △2인 가구 -2.5% (0.71→0.69) △5인 이상 -1.8% (0.77→0.76) △4인 가구 -0.5% (0.74→0.73) 순으로 소비 위축의 정도가 심했다. 1인 가구의 평균소비성향 약화의 원인으로는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을 거치면서 오른 주거비가 지목됐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1인 가구의 지출 가운데 2023년 기준으로 월세 등 주거·수도·광열비 비중이 평균 20%를 넘는다” 면서 “코로나19 이후 지속적으로 월세 수준이 높아지면서 특히 청년층 1인 가구의 소비를 제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령층 1인 가구는 코로나19 경제 충격 당시 임시·일용근로 일자리가 크게 줄면서 겪은 ‘상흔(상처) 효과’가 상당 기간 이어져 소비를 줄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코로나19 이후 급등한 생활물가, 다른 가구원들과 경제 충격을 분담하기 어려운 1인 가구의 구조적 특성 등도 소비성향 약화의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시라기자

2024-12-03

12월에 떠나기 좋은 겨울 봉화 기차여행

첫눈은 누구나 기다리게 마련이다. 기다린 첫눈은 꼬박 이틀을 넘어 내려 수북하게 쌓였다. 온통 하얗게 뒤덮인 설원은 첫사랑만큼이나 달달한 설렘으로 다가온다. 그 설경을 달리는 기차여행은 낭만과 추억을 담아보는 겨울 여행 중 최고다. 협곡의 아름다운 설경을 배경으로 달리는 백두대간 협곡열차는 시속 30㎞ 느리게 달리는 차창으로 보이는 눈 내린 협곡의 절경이 아름답다. 열차의 독특한 디자인으로 풍경 감상에 최적화된 대형 창문을 통해 계절의 변화를 한눈에 느낄 수 있다. 설경과 잘 어울리는 계곡을 끼고 앉은 산골집이 정겹고, 황량한 겨울의 삭막함과 부드러움과 포근함이 함께 공존한다. 순백의 비경에 등이 굽고 휘어진 소나무, 여기저기 삐죽삐죽 드러나 보이는 기암괴석들의 자태가 절경이다. 백두대간 협곡열차는 분천역에서 양원역을 거쳐 승부역을 지나 철암역에 이르는 27.7㎞ 구간이다. 12월 찬바람이 쌀쌀하게 목덜미를 파고들고 코끝이 맵싸한 날씨에 난로가 빨갛게 달아오르는 객차에서 정겹게 다가오는 산골 풍경을 보는 건 겨울 낭만의 백미다. 한 해의 마지막. 낭만적인 여행을 하고 싶다면 느릿느릿 달리는 기차를 타고 겹겹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천역과 아담하게 자리 잡은 산타마을로 가보자. 역사 앞과 마을은 계절과 관계없이 온통 크리스마스 분위기다. 썰매를 끄는 루돌프, 선물을 나누어 주기 위해 굴뚝을 올라가는 익살스러운 산타할아버지, 느리게 가는 우체국, 곳곳에 설치된 포토존이 있다. 분천 산타마을은 산골 오지에 산타를 활용해 꾸며진 이색 관광지로 마을 전체에 걸쳐 빨간색으로 단장된 지붕과 대형 트리, 산타 슬라이드 등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전국 유일의 산타 테마마을인 분천 산타마을은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한 12월 추천 이색테마 여행지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는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반려문화행사도 예정돼 있다. 분천역에서 강줄기 따라 이어진 철길로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지나고 터널을 통과하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작은 역사를 가진 양원역이 나온다. 양원역의 탄생을 모티브로 제작한 영화 ‘기적’으로 세상에 알려진 이곳은 기차가 아니면 세상과 소통할 수 없는 곳으로, 마을 사람들이 손수 곡괭이로 돌을 고르고, 벽돌을 올려 세 평 남짓한 국내 최초 민자역사 간이역을 만들었다. 오지 중의 오지로 꼽히는 장소다. 깎아지른 절벽으로 둘러친 골짜기 깊숙한 곳에 자리한 양원역은 때 묻지 않은 오지 풍경이다. 산골 오지의 겨울은 시간이 멈춰버린 고즈넉함에 잠들어 있고 철길과 강이 흐르는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의 이야기가 도란도란 들릴 듯하다. 협곡 사이로 좁은 하늘이 보이는 세평 하늘, 세평 땅. 승부역은 자연의 웅장함과 기암괴석의 계곡으로 숨겨놓은 절경이다. 눈이 내리는 겨울의 승부역은 환상의 풍경을 선사하는 작은 겨울왕국이다. 자연에서 여유와 힐링을 맛보는 겨울 기차여행으로 일 년의 마지막 12월의 추억을 만들어 보시기 바란다. /류중천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12-03

‘우울증 예방’ 공익형 노인 일자리, 새로운 시각이 필요한 때

노인 천만 시대, 초고령(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 초과) 사회를 앞두고 노년층의 건강한 노후를 위한 일자리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노년층의 일자리는 단순히 경제적 안정에 도움이 되는 것뿐 아니라 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다. 노년층에서는 사회적 고립과 단절, 외로움으로 인해 공허함과 우울증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노년에는 경제적인 것보다 어쩌면 사회활동에 대한 결핍이 더 큰 걱정거리로 다가온다. 사회적 고립은 노인들의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일자리를 통한 적극적인 사회활동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다. 최근 아주대 병원이 수원시와 노인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함께 노인 실태조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일자리를 가진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우울증 점수가 낮게 나타났다. 이중 공익형 일자리(0.97)에서의 우울증 예방 효과는 일반 일자리(0.54)에 비해 1.8배 더 높게 나타나 공익형 일자리의 중요성을 보여주고 있다. 공익형 일자리는 민간형과 사회 서비스형과는 다르게 주로 지역 사회나 공공기관에서의 사회공헌 활동이다. 공공과 사회적 가치가 있는 일을 통해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데 여기에는 지역 공공 시설인 도서관, 복지관 등의 청결 유지, 공원 및 도로 관리, 어린이 및 청소년 교육 보조 등이 있다. 크게 신체적인 부담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형식으로 설계되어 있어서 고령자들에게도 적합하고 하루에 3~4시간 정도의 적당한 수준의 활동량이 신체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이런 신체활동은 노화 과정뿐만 아니리 심혈관 질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사회적 상호작용의 기회도 자연스레 갖게 되는데 일자리를 통한 동료 및 지역 사회와의 지속적인 교류는 건강한 노년의 삶을 살 수 있게 한다. 소속감을 느끼고 외로움을 줄일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자존감 향상도 느낄 수 있어 정신적인 건강에 많은 장점이 있다. 포항시민 A(76)씨는 “5년 전부터 어린이들에게 동화구연을 하고 있는데 나의 건강을 새롭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급여는 적지만 게으를 수가 없고 사회에 도움이 된다 생각하니 뭔가 기분이 좋고 활력도 생긴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익형 일자리는 경제적 안정과 여가와 취미생활, 사회활동 참여는 물론이고 노년의 건강한 삶을 위한 다양한 역할의 의미가 있음에도 아직까지는 경제적인 교환 활동을 위한 ‘돈을 주기 위해 억지로 만든 노동’이라는 개념으로만 인식되고 있다. 여기에 공익형 일자리를 바라보는 오해와 편견의 시선이 있다. 시민들은 지역 사회 환경 개선 사업에 활동 중인 공익형 참여 노인들이 잠시 쉬고 있는 모습을 보고 ‘세금 낭비다’, ‘일다운 일을 시켜라’ 등의 부정적인 시선을 말하곤 한다. 공익형 일자리는 일자리라는 개념보다 사회활동을 하기 위한 복지 프로그램의 성격이 훨씬 강하다고 할 수 있다. 노인들이 퇴직 후에 얻을 마땅한 일자리가 많지 않고 비용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여가 활동 또한 없이 쉽사리 사회적 고립으로 되기 쉽다. 노년의 건강한 삶을 위해 노인 일자리가 이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 앞으로 쏟아지는 은퇴자들로 초고령화 사회로 가는 지금, 공익형 노인 일자리에서 더 많은 사람이 누릴 수 있도록 새로운 시각이 필요한 때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12-03

이팝꽃 향기는 이바비 막걸리를 남기고

‘흥해라이팝’의 막걸리를 넣은 전통 술떡 만들기 체험을 했다. 볼에 미리 섞어둔 가루류와 견과류, 콩배기를 넣은 뒤 따뜻하게 데운 물과 이바비 막걸리를 넣고 고무 주걱으로 고루 섞는다. 섞으면서 반죽의 농도를 확인한다. 한 주걱 떠서 흘렸을 때 끊기지 않고 흘러내리면 적당하다. 실온에 약 20분간 그대로 둔다. 그러고는 은박컵에 유산지를 깔고 반죽을 약 80% 넣어준다. 그릇에 빈 곳이 없도록 탁탁 두드려 준 뒤 적당량의 견과류와 콩배기 등으로 장식한다. 물이 팔팔 끓어 김 나는 솥에 찜기를 놓고 뚜껑을 닫은 뒤 약 30분간 찐다. 보릿가루의 비율을 많이 높여서 맛이 진하고 순도 높은 이바비 막걸리 향이 언듯 나서 더 맛나다. 식은 후에는 포슬포슬하면서 쫀득한 식감이라 며칠 두고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보리떡 하나와 우유 한 잔이면 한 끼 식사 대용으로도 거뜬하다. 이바비 막걸리는 특별하다. 흥해의 이팝쌀만 넣어 화학 첨가물 없이 전통 방식 그대로 빚었다. 흥해에서 자란 이팝쌀은 예로부터 물이 좋아 품질이 우수하여 임금님 수라상에 진상했다는 기록도 남아있다. 이 고장에 큰 양조장이 3개나 있을 정도로 번성한 마을이었다. 그 전통을 이어받아 마을기업인 ‘흥해라이팝’이 이팝쌀을 백 번 씻어 자연의 맛을 살리려 애썼다. 이바비 막걸리는 한 달간 저온 숙성해 깊은 맛이 난다. 새콤달콤하면서 끝맛이 깔끔해 먹은 다음 날 숙취가 없다. 양조가정에서 원재료 누룩과 소량의 물만 사용하니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무첨가 청량한 지역 술이다. 쌀 자체의 수분과 누룩으로 발효시키니 그 과정에서 은은한 꽃향기와 과일향까지 베어난다. 프리미엄 맛을 추구하는 정희정 대표의 손끝에서 만들어진 막걸리가 ‘2024년도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대구, 경북에서는 올해 유일한 수상 제품이다. 고도 탁주 부문에서 우수상(aT 사장상)을 받은 이바비는 희석하지 않은 프리미엄 막걸리 원주(알코올 함량 17%)로 차별화된 진하고 부드러운 맛이며, 와인잔에 얼음 희석해서 마시거나 탄산수 희석해서 드시길 추천한다. 자체 단맛으로 사이다나 과일청은 비추다. 흥해는 이팝꽃 군락지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곳이다. 5월, 향교산에 이팝꽃이 뽀얗게 얹히면 나무 아래서 올려다보면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가지마다 함박눈이 소복 쌓인듯하고, 늘어진 가지를 눈높이에서 마주하면 수북하던 이밥이 여러 개의 국수 가락으로 갈라져 흔들린다. 이래저래 보릿고개를 넘던 조상님들이 올려다보며 침을 꼴깍 삼킬만하다. 오랜 시간 한자리에 잘 있어 주었다고 2020년 12월에 ‘포항 흥해 향교 이팝나무 군락’이라는 이름으로 천연기념물 제561호(식물-군락)로 지정됐다. 옥성리 흥해 향교와 임허사 주변에 있는 군락지는 향교 건립을 기념해 심은 이팝나무의 씨가 떨어져 번식해 조성됐다. 예로부터 흰쌀밥 모양인 이팝꽃이 많고 적음에 따라 한 해 농사의 풍흉을 점치는 등 선조들의 문화와 연관성도 높아 민속·문화적으로도 가치가 크다는 평가도 받는다. 십여 일 흥해 읍내 가로수부터 산까지 하얗게 이팝꽃이 뒤덮는 5월, 논마다 모내기할 철이다. 이팝꽃의 향기를 담은 이팝쌀로 빚은 이바비 막걸리에서 꽃 향이 은은한 이유가 분명하다. 정희정 대표는 이 막걸리를 넣은 증편도 만들 계획이다. 보리떡이 익는 사이에도 여기저기서 주문이 들어왔다. 또, 마을기업을 시작하는 이들의 강의 요청도 줄을 잇는다. 자신이 힘들게 배운 사업이지만 아낌없이 사람들에게 나누는 마음이 여유롭다. 보리떡과 증편은 직접 흥해에 와서 체험도 가능하고 온라인 주문도 가능하다. 이바비 막걸리가 흥해의 어깨를 들썩거리도록 흥하게 하는 날이 코앞이다.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12-03

로봇융합硏-전자기술硏, AI·로봇분야 ‘업무협약’

한국로봇융합연구원(원장 여준구, 이하 KIRO)과 한국전자기술연구원(원장 신희동, 이하 KETI)이 2일 KETI 로봇플러스 테스트필드(서울 수서)에서 첨단 로봇 및 인공지능 분야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사진 KIRO와 KETI는 이번 업무협약을 시작으로 인공지능, 로봇 등 첨단 분야의 공동 기술 개발을 추진할 수 있도록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 합의했다. KIRO는 로봇기술의 RD에 특화된 국내 유일의 로봇전문생산기술연구소로, 로봇융합기술개발 및 사업화를 바탕으로 국내 로봇기업을 육성하고 있으며, 로봇기술정책 및 기술개발 로드맵 수립, 로봇활용 전문가 양성 등을 지원하고 있다. KETI는 지난 7월 서울 최초의 로봇 공공기반 시설인 강남 로봇플러스 테스트필드를 개소한 이후, 첨단 로봇과 연관 장비 80여 대 등의 시설을 통해 실증개발, 기술지원 및 재직자 교육 등을 지원하고 있다. KIRO와 KETI는 이번 협약을 통해 △AI, 로봇 등 국가 첨단과학기술 개발을 위한 공동 기획 및 연구개발 △산업경쟁력 제고를 위한 제조 생태계 강화 및 기술사업화 촉진 △양 기관 보유 기술의 고도화를 위한 국제 협력 네트워크 구축 등 첨단 분야에서의 RD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날 협약식에는 KIRO 여준구 원장, 정구봉 부원장, 민정탁 미래전략사업실장, 은지훈 경영혁신실장과 KETI 신희동 원장, 임태범 지능정보연구본부장, 황정훈 지능로보틱스연구센터장, 남대경 기술정책실장 등 관계자 20여 명이 참석하여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신희동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원장은 “그동안 KETI와 KIRO가 국내 첨단 로봇의 확산을 이끌어 왔다는 점에서 이번 업무 협약은 양 기관의 연구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최적의 기회”이라며 “KETI는 실질적인 공동 연구와 기술 교류를 적극 추진함으로써 국내 로봇 산업을 선도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준구 원장은 “이번 협약이 대한민국 AI 및 로봇기술의 발전을 이끌어갈 좋은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4-12-02

‘고향사랑기부’ 민간 앱 개통

2일부터 민간 앱·웹을 통해서도 ‘고향사랑기부’에 동참할 수 있게 된다. 행정안전부는 그간 ‘고향사랑e음(ilovegohyang.go.kr)’에서만 가능했던 고향사랑기부를 2일부터는 국민이 친숙한 민간 앱·웹에서도 할 수 있게 된다고 1일 밝혔다. 민간 앱·웹을 통한 고향사랑기부 서비스는 개통 시기별로 1차 시범 개통과 2차 개통으로 나눠 진행된다. 1차 시범 개통은 2일부터 내년 2월까지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시중 5개 은행(국민·기업·신한·하나·농협)과 기부 전문기업 2개사(공감만세·액티부키)가 기부 서비스에 동참한다. 2차 개통은 내년 상반기 사이에 진행된다. 행안부는 현재 생활플랫폼, 기부 전문기업 5개사와 서비스 개통을 준비하고 있다. 고향사랑기부 서비스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자사 앱과 웹 내에 별도 고향사랑기부 페이지를 마련해 기부하기, 답례품 신청 서비스 등을 제공하게 된다. 참여기업별로 서비스 제공 방식에는 일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각 민간플랫폼은 고향사랑e음의 기부 및 답례품 정보를 활용하며, 기부를 희망하는 국민은 기존 ‘고향사랑e음’에서와 같이 민간플랫폼을 통해 기부 신청 및 답례품을 구매할 수 있다. ‘고향사랑기부금법’에서 규정하는 주소지 검증과 기부상한액(500만원) 확인, 세액공제는 ‘고향사랑e음’과 연계된 민간플랫폼을 통해서도 실시간 자동 처리된다. 지자체와 관련 분야 전문가 등은 고향사랑기부 활성화를 위해 민간 앱·웹 등에서도 기부에 동참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해왔다. 올해 고향사랑기부금 모금 실적은 제도 시행 첫해인 2023년 같은 기간 수준을 이미 넘어설 정도로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고향사랑기부 모금 누적액은 지난달 28일 기준 약 436억원으로, 전년 동기(약 382억원) 대비 114% 수준이다. 기부 건수도 약 35만 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약 27만 건)의 약 127% 수준을 나타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고향사랑기부 민간 서비스 개통으로 더욱 편리한 기부가 가능해진 만큼 많은 국민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채은기자 gkacodms1@kbmaeil.com

2024-12-02

국내 해상에서 아열대성 어류 8종 첫 발견

기후 변화로 수온이 상승함에 따라 우리나라 해상에서 아열대 해역에 서식하는 어린 물고기 8종이 올해 처음으로 발견됐다. 국립수산과학원은 2일 올해 우리나라 배타적경제수역 내에서 수산 자원을 조사한 결과, 아열대성 어류의 산란 해역이 확대되고 새로운 어종의 어린 물고기 유입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인근 해역을 2017년부터 조사한 결과 아열대성 어종인 참다랑어, 점다랑어, 몽치다래, 만새기 등의 알이 채집되는 범위가 넓어졌다. 개체 수의 밀도도 증가했다. 2021년 독도 인근에서 처음으로 채집됐던 참다랑어 알이 올해는 제주도 남부를 포함해 남해안 전역에서 광범위하게 출현했다. 남해안 일부 해역에서 소량 채집되던 점다랑어, 몽치다래, 만새기의 알은 서해로 확장돼 다량으로 채집됐다. 아울러 아열대 해역에서 주로 분포하는 어린 물고기 농어목, 보섭서대속, 앨퉁이목 등 8종이 지난 2월과 5월 우리나라 해역에서 처음 나타났다. 농어목과 보섭서대속은 열대 해역에 주로 서식하는 어종이다. 이는 우리나라 해역의 수온 상승이 해양생물의 분포와 산란 장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새로 발견된 어린 물고기 8종은 정밀 분석을 마친 뒤 미기록종으로 학계에 보고할 예정이다. /단정민기자

2024-12-02

올해 청년층 10명 중 3명 “그냥 쉬었어요”

올해 들어 청년층의 ‘쉬었음’ 인구가 42만명에 달했다. 1년 새 8만6000명이 늘었다. 이같은 이유는 ‘청년층이 원하는 일자리가 없는 구조적 요인’과 ‘고용 상황 자체가 나빠진 경기 요인’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2일 ‘청년층 쉬었음 인구 증가 배경과 평가’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쉬었음’ 인구는 특별한 사유나 교육 훈련 없이 노동시장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잠재적인 노동력 손실을 나타낸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비경제활동인구에서 청년층(25~34세) 쉬었음 인구 비중은 지난해 4분기 22.7%에서 올해 3분기 29.5%까지 상승했다. 최근 ‘쉬었음’ 증가세는 대부분 취업 경험이 있는 청년층에서 나타났다.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않고 쉬는 게 아니라, 취업을 경험한 이후 ‘쉬었음’으로 이탈한 사례가 늘었다는 것이다.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지난해 3분기 33만6000명에서 올해 3분기 42만2000명으로, 1년 만에 25.4% 뛰었다. 이 중 자발적으로 그만두고 쉬는 ‘자발적 쉬었음’과 비자발적으로 쉬게 된 ‘비자발적 쉬었음’의 기여율은 각각 28.2%, 71.8%였다. 한은은 청년층 자발적 쉬었음이 추세적으로 증가하는 이유로 일자리 ‘미스매치 등 구조적 요인’을 지목했다. 청년층은 핵심 연령층(35∼59세)보다 교육 수준이 높고 일자리를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청년층 고용의 질이 팬데믹 이후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 쉬고 있는 비중은 핵심 연령층(20.1%)보다청년층(32.4%)에서 높았다. 비자발적 쉬었음 인구는 일자리 미스매치와 기업의 경력직·수시 채용 선호 등 구조적 요인 외에 경기적 요인도 영향을 미쳤다. /이시라기자

2024-12-02

‘위법 적발’ 앞산 캠핑장 개장은 “시민 기망”

한 시민단체가 위법행위가 적발된 대구 남구의 앞산 해넘이 캠핑장 임시 개장을 두고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이들은 감사원의 감사결과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임시 사용 승인 후 개장한 것은 대구시민을 기망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2일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은 입장문을 내고 “감사원 감사결과에서 ‘관광진흥법’에 따른 야영장업 등록기준에 적합하도록 야영시설에 대한 재시공을 비롯한 적절한 방안 마련 및 관련공무원 징계 등을 처분을 내렸다”며 “남구청이 이를 무시하고 임시 사용 승인 후 개장하겠다는 발표는 범법 행위로 대구시민을 기망하는 행위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감사원의 감사결과를 미 이행해 재 감사와 고발이 이뤄지면 행정적 낭비는 물론 업무 공백이 우려된다”며 “법과 원칙을 지키는 행정기관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은 ‘의회도 제대로 된 검증과 견제 없이 거수기 역할한 책임을 통감하고 의회 차원에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남구청의 임시사용 승인 후 개장을 강행하면, 구청장을 비롯 관련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고발 등의 법적 조치가 불가피 하다”고 언급했다. 앞서 조재구 남구청장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임시 사용 승인을 받아 캠핑장을 한시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또 “관광진흥법에는 야영장 주재료가 천막으로 명시돼 있지만, 천막의 ‘사용 범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며 현행 관광진흥법의 모호한 규정을 문제 삼아 법령 개정을 예고 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4-12-02

교정시설 6명 중 1명은 노인… 고령화 심각

심각한 저출생과 고령화로 인해 우리나라가 내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둔 가운데 교정시설 내 고령 수형자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현행 ‘노인’ 연령 기준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상황에서 교정시설도 ‘고령 수형자’의 기준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2일 법무부 교정통계 연보에 따르면 통념상 노년층으로 분류되는 60세 이상 수형자는 2013년 2350명에서 지난해에는 2.8배 수준인 6504명으로 늘었다. 전체 수형자 중 60세 이상 비율도 같은 기간 7.3%에서 2.3배 수준인 17.1%로 높아졌다. 수형자 6명 중 1명은 60세 이상 노인인 셈이다. 고령 수형자는 신체적·심리적으로 취약해 고령과 인지·활동 기능 장애 등에 따른 건강관리에 신경 써야 하고 출소 후에도 사회적 고립을 피해 정착할 수 있도록지원이 필요하다. 또 형벌로 부과된 교도작업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특화된 교정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순용 대전지방교정청 분류센터 교감은 최근 ‘월간 교정’에 실린 ‘일본 고령 수형자 처우의 현상과 과제’라는 소논문에서 일본의 고령 수형자 현실과 국내 교정정책에의 시사점을 짚고 새로운 교정 정책을 제언했다. 박 교감은 교정 공무원들은 고령 수형자의 건강 관리, 의사소통 어려움 등으로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고 심리적·정서적으로 불안정한 고령자들이 교도소 내 갈등을 유발하는 경우도 적잖다고 설명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가 진행된 일본의 경우 2022년 기준으로 수형자 중 65세 이상의 비율이 22%에 달한다. 이미 일본에서는 고령 수형자 처우가 주요 현안으로 대두된 상태다. 이에 일본은 교정정책 차원을 넘어 형사사법 체계 대개조에 나섰다. 일본은 전통적인 형벌 체계인 징역형과 금고형을 ‘구금형’으로 일원화한 개정 형법을 내년 6월 시행할 예정이다. 징역은 노역이 수반되고 금고는 노역하지 않는 차이가 있다. 우리 형사사법 체계는 같은 대륙법계인 일본의 틀과 유사점이 많아 일본의 변화가 국내 형벌 체계나 교정 정책에 영향을 줄지도 관심거리다. 현재 우리나라는 고령 수형자의 나이 기준을 ‘65세 이상’으로 규정한다. 박 교감은 “고령 수형자의 정의를 재정립하기 위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면서도 “현실적으로는 연령 기준을 상향하거나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4-12-02

‘짝퉁’ 페인트 주한미군에 납품하고 한·미방위비 분담금 챙긴 일당 덜미

주한미군 납품업무와 관련, 비리를 저질러 한·미 방위비 분담금을 편취한 한국인 60대 남성을 검찰이 구속 기소했다. 또 납품업자 2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2일 대구지검 반부패수사부(부장검사 박철)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6억원 상당을 편취한 사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로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A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22년 8월부터 2023년 9월쯤까지 주한미군 근로자 출신 납품업자인 70대 B씨, 40대 C씨와 현직 주한미군 근로자가 공모해 주한미군에서 사용 중인 군용 페인트 일부를 몰래 빼돌려 품질이 떨어지는 모조품을 생산하고, 미국에서 제작한 정품 페인트인 것처럼 주한미군에 납품한 후 부당하게 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대구지검에 따르면, 일당은 주한미군 미국인 담당자들이 한국 납품업자를 상대하는 납품업무에 관해 대부분 한국인 근로자들의 의견을 믿고 그대로 업무를 처리한다는 점을 악용했다. 본래 납품해야 할 미국산 정품 군용페인트 대신 국내에서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을 생산해 납품했으며, 주한미군 담당자에게는 마치 정상적으로 제품이 납품된 것처럼 허위 보고했다. 그 결과, 국방부에 정상적인 납품확인서를 발송하게 하는 등 약 2년에 걸쳐 계획적이고 조직적으로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한·미 방위비 분담금을 편취했다. 대구지검은 “계약 내용과 다른 군용페인트가 납품됐다는 신고를 받은 미국 육군 범죄수사국(CID)으로부터 수사의뢰를 받은 다음 미국 수사당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주한미군 캠프 압수·수색, 현장 합동 조사, 원격 화상 조사 등을 통해 위와 같은 범행의 전모를 밝혀낼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부당한 방법으로 국민의 세금을 가로채는 구조적인 비리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건은 주한미군사령부가 한·미 방위비 분담금으로 지급될 군수물자를 납품받았다는 확인서를 대한민국 국방부에 보내면, 국방부는 그 확인서 등을 검토한 후 대한민국 정부 예산인 한·미 방위비 분담금에서 납품업자에게 대금을 지급하는 구조를 악용한 사례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4-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