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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대왕고래’ 찾아라 첫 시추위치 확정

‘대왕고래’로 알려진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을 위한 첫 탐사시추 해역의 위치가 사실상 확정됐다. 내년 상반기까지 나올 첫 탐사시추 결과가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사업성을 우선 가늠할 첫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4일 자원개발 업계에 따르면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 주체인 석유공사는 최근 정부와 긴밀한 협의를 거쳐 첫 탐사시추 해역의 세부 좌표를 포함한 종합 시추 계획안을 마련했다. 또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대상 최종 보고를 앞두고 있는 상태다. 첫 탐사시추 해역 위치는 앞선 전망대로 가스·석유가 대량 매장된 곳으로 기대되는 7곳의 유망구조 중 대왕고래 유망구조 안에 있는 특정 해역으로 정해졌다. 물리탐사 단계에서 탄성파 분석을 통해 도출되는 유망구조는 석유와 가스가 묻혀 있을 가능성이 큰 지형을 말한다. 정부 관계자는“대왕고래 유망구조 안에서도 복수 위치를 놓고 검토가 진행된 결과 한 곳이 더 좋다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수렴돼 큰 이견 없이 시추 위치가 정해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과 관련해 석유공사는 자문사인 액트지오사의 도움을 받아 기존에 확보한 물리탐사 결과를 분석해 대왕고래, 오징어, 명태 등 해양생물의 이름이 붙은 7개의 유망구조를 발견했다. 첫 탐사시추 대상으로 낙점된 ‘대왕고래’는 이 중에서도 석유·가스 매장량이 가장 많을 것으로 추정돼 지구상 가장 큰 생물의 이름이 붙었다. 대왕고래는 8광구와 6-1광구 북부에 걸쳐 동서 방향으로 길게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공사는 첫 탐사시추 위치로 선정된 곳에서 해수면 아래 1㎞ 이상 깊이 대륙붕 해저까지 파 내려가 암석 시료를 확보한 뒤 이를 분석해 석유·가스 부존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석유공사는 조만간 산업부에 정식으로 시추 계획 승인 신청을 낼 예정이다. 관련 법령상 석유공사는 시추 1개월 전까지 구체적인 개발 계획을 수립해 산업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정부는 석유공사의 승인 신청이 오면 안덕근 산업부 장관 주재로 민간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한 가운데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전략회의’를 열고 시추 계획을 심의해 최종 허가할 방침이다. 이 같은 일정표에 맞춰 탐사시추에서 핵심 역할을 할 탐사 시추선인 웨스트 카펠라호도 한국으로 곧 이동한다. 웨스트 카펠라호는 이달 중 현재 머무르는 동남아 해역에서 출발해 12월 10일쯤 부산항에 도착한 뒤 보급 후 ‘대왕고래’로 이동한 뒤 12월 중순쯤 본격적인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해양 시추 업체인 시드릴사 소속 드릴십인 웨스트 카펠라호는 길이 748.07ft(228m)·너비 137.8ft(42m)·높이 62.34ft(19m) 규모로 최대 시추 깊이는 3만7500ft(1만1430m)에 달한다. 석유공사와 정부는 대왕고래 프로젝트 사업성을 가늠할 첫 분수령인 탐사시추 결과가 이르면 내년 상반기까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석유공사는“실제 탐사시추 작업에는 2개월 안팎의 시간이 걸리고, 이후 시료 분석 작업에 추가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시라기자

2024-11-04

경북소방본부, 올해 항공구조·이송 33명 생명 구해

경북소방본부가 응급의료 대란에 맞서 신속하고 적극적인 대응을 펼치며 여러 소중한 생명을 구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특히 산간 지역과 도서 지역 등 의료 접근성이 낮은 곳에서 발생한 응급환자에게 신속한 항공 이송을 제공해 수많은 생명을 구했다. 4일 경북소방본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79건의 항공구조 및 환자 이송을 실시했으며, 올해는 10월 기준 33건의 항공구조 및 환자 이송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해 산간 지역과 도서 지역 등 의료 접근성이 낮은 곳에서 발생한 응급 환자의 소중한 생명 지킴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포항에서 추락으로 인한 중증외상 환자가 발생하자 즉각 소방헬기를 투입해 경남 지역의 응급의료기관으로 이송, 소중한 생명을 구했으며, 같은 달 포항성모병원에서 대동맥박리 환자의 전원 요청을 접수해 소방헬기를 이용 서울 소재의 병원까지 긴급 이송, 생명을 구하는데 성공했다. 이처럼 경북소방본부는 항공 장비와 전문인력을 바탕으로 긴급 상황마다 신속한 대응을 하고 있다. 경북119종합상황실 오현묵 항공운항 관제사는 “항공 이송이 필요한 긴급 상황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며 “우리의 최우선 목표는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며, 앞으로도 더 빠르고 정확한 응급구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성열 소방본부장은 “생명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치”라며 “앞으로도 경북소방본부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11-04

미성년 휴대전화 소액결제 부활 첫해 거래액 1500만원

올해 이동통신 3사의 미성년자 휴대전화 소액결제가 9년 만에 부활한 가운데 3분기까지 관련 거래금액이 1500만 원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황정아(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통신 3사에서 이뤄진 만 12세 이상 미성년자 소액결제 거래금액은 총 1469만 8353원으로 집계됐다. 통신사별로는 SK텔레콤이 1380만 9559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KT가 88만 8974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LG유플러스는 거래 내용이 없었다. 과거 미성년자의 휴대전화 소액결제로 인한 사기 피해 등 사회 문제가 증가하면서 서비스 이용은 2015년 완전히 차단됐다. 그러나 SKT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의에 나서면서 지난해 12월부터 월 30만 원 한도로 만 12세 이상 미성년자의 소액결제를 재개했다. 올해 5월에는 KT도 월 10만 원 한도로 합류했다. LG유플러스 역시 9월 부모님 등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전제로 해당 서비스를 다시 시작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소액결제 문턱을 낮추는 경우 이미 과거에도 불거졌던 명의도용 범죄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사회적으로 이슈인 딥페이크 범죄에도 노출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황정아 의원은 “미성년자의 휴대전화 소액결제 문턱이 낮아지면서 명의도용, 사기 등 범죄에 아이들이 무방비하게 노출될 수 있다”며 “미성년자의 스마트폰 의존도가 심각한 가운데 금전적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어 정부 차원의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4-11-04

시중 유통 핸드크림 안전관리 기준 ‘적합’

경북보건환경연구원이 겨울철 사용이 증가할 것이 예상되는 핸드크림 50건을 수거해 안전성 검사를 실시 한 결과, 모든 제품이 안전관리 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판명 났다고 4일 밝혔다. 연구원은 핸드크림 성분 중 보존제 7항목(페녹시에탄올, 벤질알코올, 소르빅애씨드, 벤조익애씨드, 데하이드로아세틱애씨드, 살리실릭애씨드, 클로페네신)과 유해 중금속 5항목(납, 카드뮴, 비소, 안티몬, 니켈)을 검사한 결과 수거된 제품 모두가 품질기준에 ‘적합’했다고 판명했다. 보존제는 화장품 중 박테리아와 곰팡이 등 미생물 성장 억제 목적으로 사용되며, 안전을 위해 사용 한도가 규정돼 있다. 검사 결과 보존제 성분 7항목 중에서는 페녹시에탄올 성분을 가장 많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고 중금속 5항목 검사 결과는 모두 허용한도 기준 이하였다. 이창일 보건환경연구원 식의약연구부장은 “손은 많은 환경적 요인에 노출된 만큼 핸드크림 사용을 통해 피부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향후에도 생활 속 많이 사용되는 기초화장품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화장품의 안전성과 품질 유지를 위해 사용되는 보존제의 종류와 사용기준을 정해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고, 체내에 흡수되거나 접촉성 피부병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유해 중금속은 ‘화장품 안전관리 규정’에 따라 검출 허용한도를 규정하고 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11-04

슈퍼세균 ‘CRE 감염증’ 유행 주의보

카바페넴내성장내세균목(이하 CRE) 감염증 발생 신고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주의를 요하고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의료기관의 감염관리 강화 및 시민들의 올바른 항생제 복용법 준수가 필요하다. CRE 감염증은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내성을 나타내는 장내세균목 균종에 의한 감염질환으로, 최근 국내외에서 빠른 속도로 증가 추세이나 치료가 어렵고 사망률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4일 대구시에 따르면, CRE 감염증 신고 건은 1278건(2020)→1733건(2021)→1799건(2022)→1868건(2023)→1933건(지난 10월 26일 기준)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올해 발생신고 건수는 전년 동기간 대비 2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CRE 감염증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발생 비율이 높으며, 2017년 이후 전국의 누적 신고건 중 70세 이상이 전체 신고의 63.4%를 차지했다. CRE 감염증은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항균제의 종류가 제한돼, 의료기관 내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감염관리 원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항생제 내성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항생제 사용 최소화 및 올바른 항생제 복용법 준수가 필요하다. 김신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은 “의료기관의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RE) 관리의 핵심은 카바페넴의 신중한 사용과 철저한 감염관리”라며 “의료진과 감염관리실의 협력을 통한 항생제 적정성 평가와 능동적 감시배양으로 내성균 전파를 차단하는 것이 환자안전을 위해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시는 CRE 감염증이 집중 발생하는 노년층 감염예방을 위해 요양병원 및 장기요양시설 등을 대상으로 질환의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항생제 선택, 시설의 감염관리 강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련 지침을 배포하고, 항생제 복용 시 적정 용량과 치료 기간을 준수할 수 있도록 대시민 홍보활동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정의관 대구시 보건복지국장은 “의료기관 내 CRE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의료기관에서는 감염관리 원칙을 준수할 것”을 당부하며 “대구시 또한 부적절한 항생제 사용량을 줄이고 항생제 적정 사용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곤영기자

2024-11-04

국내 최초 ‘수소특화단지’ 지정 포항시 ‘K-수소경제’ 중심 도약

포항시가 지난 1일 국내 최초의 수소 특화단지로 지정되면서 미래 산업의 3대 축을 기반으로 한 대한민국 산업 발전의 새로운 주역으로 떠올랐다. 수소 특화단지는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 내 28만240㎡ 규모로 조성되며, 수소연료전지의 생산과 수출을 위한 허브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포항시는 2028년까지 1918억원을 들여 수소연료전지 클러스터를 구축해 기업 지원 기반 시설을 만든다. 이후 2035년까지 수소연료전지 부품·소재기업을 육성해 전·후방 산업망을 구축, 수소기업 70곳을 유치해 연료전지 부품·소재 국산화율을 100%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특화단지 지정으로 포항시는 수소연료전지 클러스터 조성에 필요한 예산과 규제개선 및 각종 인허가를 신속히 지원받게 된다. 특히, 수도권 기업이 이전할 경우 지원 보조금 2% 가산, 산업 용지의 수의계약 허용 등 수소 기업 유치 활동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지원 혜택을 활용해 포항시는 수요기업과 공급기업 간 공동 R&D를 발굴하고 개발된 기술은 실증·보급 시범사업까지 진행되게 하는 원스톱 시스템을 구상 중이다. 포항시는 수소 특화단지 선정에 앞서 지난해 7월 20일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된 바 있다. 포항의 이차전지 특화단지는 포스코케미칼과 같은 주요 기업들이 입주해 양극재 및 음극재 생산을 주도하고 있다. 시는 전력 인프라 확충, 부지 평탄화 조기 시행 등 다양한 지원을 통해 기업들의 생산 체계를 뒷받침하고 있다. 또한, 행정 절차의 패스트트랙 적용을 통해 투자와 생산 속도를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포항시는 이차전지 소재의 국산화를 목표로 전 주기적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하고 있으며, 강소기업 20개 사를 중심으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이어 포항시는 지난 6월 27일 바이오 특화단지로도 지정되며 전국 최초로 두 개 분야의 국가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를 보유한 도시로서 독보적인 위치를 선점하게 됐다. 포항은 포스텍, 포항테크노파크, 바이오융합소재센터 등을 중심으로 신약 개발과 세포 치료제 연구 등 첨단 바이오 기술을 연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바이오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시는 특화단지 지정으로 세제 혜택, 입주기업 지원, 인허가 신속 처리 등의 혜택을 입주 기업에 제공함으로써 바이오산업 생태계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바이오 특화단지 내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포항은 지역 경제 활성화와 더불어 글로벌 바이오산업 허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전국 최초의 수소특화단지 지정을 환영하며 이는 포항시가 우수한 R&D 인프라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수소 산업 생태계 육성에 나선 결과”라며 “포항을 수소연료전지 산업의 거점 도시로 육성해 글로벌 수소산업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4-11-03

포항제철소 ‘힌남노’ 복구과정 영화 제작

포스코가 태풍 ‘힌남노’ 피해를 입은 포항제철소를 배경으로 한 영화 ‘데드라인’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3일 포스코에 따르면 지난달 6일 영화는 부산국제영화제에 처음 공개되어 오는 6일에는 전국 롯데시네마 극장에서 개봉된다. 2022년 9월 6일 힌남노 피해로 포항에는 최대 500㎜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이에 인근 하천인 냉천이 범람해 서울 여의도 세 배 면적의 포항제철소 대부분이 침수됐다. 이로 인해 첫 쇳물을 생산한지 49년 만에 공장 전체 가동이 멈추는 사태가 발생했다. 포스코는 임직원뿐만 아닌 소방, 해병대까지 약 140만명의 인력으로 밤낮없이 복구에 매진한 결과 135일 만에 포항제철소 정상화를 이뤄냈다. 영화 제목인 ‘데드라인’은 24시간, 365일 내내 돌아가야 하는 용광로가 갑작스럽게 멈췄을 때 다시 가동할 수 있는 마지노선 시간을 뜻한다. 영화는 실제 발생한 사건들을 다큐멘터리 방식에 따라 시간대별로 고증했다. 제철소에 물이 차오르는 장면과 대형 사고를 막기 위해 직원들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과 영화적 연출 기법으로 재구성했다. 배우 공승연은 재난의 진실을 파헤치는 시사 PD 오윤화역을 맡았다. 박지일, 정석용, 홍서준, 유승목, 장혁진 등 연기파 배우들은 포스코 직원으로 열연했다. 그간 포항제철소 내부는 국가 핵심 산업인 만큼 보안상 외부 공개가 철저히 금지됐지만, 이번 영화를 위해 최초로 촬영장을 제공했다. 영화를 연출한 권봉근 감독은 “데드라인은 대한민국 산업 현장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첫 상업영화로 재난에 맞서 사투를 벌인 포스코인의 위기 극복 과정을 담았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다루지 못한 135일간의 복구 과정을 담은 비하인드 스토리는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을 통해 선보인다. 한편 이번 영화 수익금은 자연재해 피해복구 성금으로 기부 할 예정이다. /김채은기자 gkacodms1@kbmaeil.com

2024-11-03

수사 정보 빼낸 브로커 2심도 징역 1년3개월

대구지법 제2-3 형사항소부(남근욱 부장판사)는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총책으로부터 수사 무마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고 관련 정보를 빼낸 혐의(변호사법 위반 등)로 기소된 브로커 A씨(54)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 3개월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또 추징금 5000만원을 명령했다. A씨는 2023년 7월 인터넷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으로 수사선상에 오른 총책 측근 B씨로부터 수사 무마를 위한 활동비 등 명목으로 5000만원을 받고 평소 친분이 있던 사건 담당 경찰관에게 접근해 수사 진행 상황 등에 대한 정보를 빼낸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인터넷 도박사이트 총책이 미리 도피할 수 있도록 영장 집행 예정일도 미리 알아내 B씨에게 알려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불법 도박사이트 총책은 체포영장 집행 당일 주거지 인근 마사지 가게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앞서 지난 7월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추징금 5000만원을 명령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경찰관과 친분을 과시하며 청탁 명목으로 돈을 받고 실제 범인이 도피하도록 하는 등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다만 범행을 반성하고 당심에 이르러 추징금을 전액 납부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브로커 A씨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금품과 향응을 받고 수사 정보를 알려준 것으로 조사된 사건 담당 경찰관은 현재 수뢰후부정처사 등 혐의로 기소돼 재판받고 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4-11-03

무임승차제도 없는 포항시… 노인복지 후순위?

대구시 달서구 상인동에 살고 있는 김 씨(76)는 포항에서 근무 중인 아들을 만나기 위해 지난 주말 포항을 찾았다. 그러나 김 씨는 대구시에서 시행 중인 무임승차 제도가 포항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포항에도 무임승차 제도가 있을 줄 알았는데, 없어서 당황스러웠다. 인근 지역이라 당연히 있을 거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대중교통 무임승차 제도는 노인들의 이동 편의를 높이고 사회적 소외계층에 대한 복지 강화를 목적으로 도입된 정책이다. 이미 서울, 경기, 부산, 대구 등 주요 도시에서 시행 중이지만 포항시는 아직 제도를 도입하지 않았다.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제도 도입이 늦어졌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포항시가 노인 복지 정책에서 우선순위를 낮게 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포항과 달리 경북의 일부 지자체에서는 이미 무임승차를 시행하고 있다. 청송군은 지난해 1월부터 모든 주민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대중교통 버스 무료 승차 제도를 시행했다. 현재 청송군의 대중교통 시스템은 한 업체가 18대의 버스를 통해 63개 노선을 운행하고 있다. 대구시 또한 지난해 7월부터 75세 이상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시내버스와 도시철도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 통합 무임 교통 지원’을 시행 중이다. 경산시와 영천시 역시 같은 해 7월부터 대구 및 영천, 경산 내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통합 교통망을 구축해, 노인층의 이동 편의를 높였다. 포항시는 이와 같은 문제 제기에 대해 2025년 7월부터 경상북도 내 16개 시군을 대상으로 시내버스, 농어촌버스, 마을버스, 좌석버스 등의 대중교통 무료승차 지원 사업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제도 도입에 앞서 해결해야 과제도 있다. 어르신 무임승차 제도는 시행되는 지역에서 대리 발급, 부정 사용, 타인 양도 등 악용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대구시의 경우, 부정승차를 막기 위해 엄격한 단속을 시행하고 있으며, 부정 사용 비율을 낮추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안전 문제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노인 승객의 버스 이용이 증가하면서, 버스 기사들은 일정에 쫓겨 운행해야 하는 상황이 빈번해졌고, 이는 안전 문제로 이어질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로, 노인 승객이 버스에 오르고 내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배차 간격이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대구시 일부 버스 기사들은 근무 환경이 악화했다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버스 안전사고 위험성이 높아졌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내년 7월 무임승차 제도 시행에 앞서 어르신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과 함께 운전기사에 대한 안전교육을 강화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4-11-03

경북도, 원전 방사능 사고 대비 합동훈련

경북도가 지난달 31일 월성원전 2호기를 대상으로 방사능 누출 사고를 가정한 ‘2024 방사능방재 합동훈련’을 실시했다. 경북도가 주관한 이번 훈련은 포항, 경주, 울산시 등 5개 구·군을 포함해 민·관·군·경·소방 등 30여 개 기관 300여 명이 참여하고, 지역주민 500여 명, 전세버스 16대가 동원되는 등 코로나19 이후 2년 만에 열리는 최대 실제 대피 훈련으로, ‘원자력시설 등의 방호 및 방사능방재대책법(방사능방재법)’에 따라 광역지자체 주관으로 원전 부지별 격년으로 진행된다. 이번 훈련에서는, 방사선 비상이 발생함에 따라 원전사업자는 사고대처 및 수습,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방사선 사고에 대한 국가적 대응과 환경방사선 감시, 한국원자력의학원은 방사선비상 진료소 운영 및 피폭환자에 대한 의료지원, 도내 4개 병원은 방사선비상진료기관으로서 구호소에서 진료를 했다. 특히, 평시 발생하지 않는 극한의 상황을 가정해 원전의 방사능누출 상황 시 방사선 비상발령 단계별 주민보호조치에 대한 현장조치 행동매뉴얼의 실효성을 검증하고, 방사능방재 관계기관 간 역할 및 대응 협력체계를 점검했다. 아울러 경북도, 경주시, 포항시, 울산광역시 등 지자체에서는 지역방사능방재대책본부를 설치·운영해 방사선비상계획구역 내 주민소개, 버스를 이용한 이송, 구호소 운영 및 갑상샘방호약품 배포 등 신속한 주민보호조치를 이행했다. 또한, 유관기관과의 영상회의 시 재난안전통신망(PS-LTE)을 통해 현장 상황을 실시간 공유하고 주민소개 상황을 드론으로 촬영해 방사능방재대책본부에서 실시간 확인함으로써 더욱 생동감 있는 훈련을 진행했다. 이 밖에도 주민들이 집결하는 구호소에서는 방사선 피폭시 대응절차, 방사선 영향상담, 소화기 체험 및 심폐소생술 체험부스를 운영해 주민들에게 실생활 안전지식을 제공하는 유익한 시간도 마련했다. 이철우 지사는 “이번 월성원전 방사능방재 합동훈련은 실제상황과 같이 수행해 도내 원전사고 시 관계기관의 대응능력과 체계를 점검했다”며 “경북도는 비상 상황 시 신속하고 체계적인 주민 보호조치로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11-01

울진군 소나무재선충병 재발생, 긴급 방제 대책회의 개최

울진군 후포면 금음리 산217번지의 소나무 1본에서 소나무재선충병이 재발생함에 따라 경북도가 지난달 31일 후포면사무소에서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울진군 및 인접 시·군, 한국임업진흥원 관계자 등과 긴급 방제 대책 회의를 개최했다. 울진군은 2020년 12월 온정면 덕인리에서 최초 발생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청정지역으로 환원됐으나 4년 만에 소나무재선충병 재발생이 확인됐다. 이에 이번 대책 회의에서는 국립산림과학원의 재선충병 발생 현황 및 역학조사 계획, 울진군의 방제계획, 한국임업진흥원의 정밀 예찰 계획, 그리고 방제 대책 회의 순으로 진행됐다. 후속 조치로는 피해 발생지에서 반경 2㎞ 이내 행정 동·리에 대해 소나무류 반출금지구역으로 지정하고, 모든 소나무류의 이동을 통제하기로 했다. 또한, 경북도와 울진군은 발생 지역과 주변의 소나무재선충병 예찰 및 방제를 강화하기 위해 관계기관들과 함께 정밀 조사를 하고 피해 고사목을 신속히 방제해 조속히 청정지역으로 전환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조현애 산림자원국장은 “역학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소나무재선충병의 확산과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발생지 주변 지역에 철저한 조치를 하겠다”며 “지역 주민들께서 소나무 고사목을 발견하면 즉시 신고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11-01

미국, 시민 참여 활발… 공개회의 열고 의견 제시

전 세계적으로 많은 국가에 지방자치제도가 존재한다. 그 중 민주주의의 성숙도가 우리보다 높은 선도적 국가의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한 사례를 알아보자. ◇미국 미국의 지방의회는 연방제 정부 구조 내에서 각 주(State)와 카운티(County), 시(City), 타운(Town), 타운십(Township) 등 다양한 형태로 운영된다. 각 형태에 따라 주별 또는 같은 주에 있어서도 서로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 특색이다. 뉴욕 시의 시의회는 강력한 시장 중심의 운영 구조를 갖지만, 캘리포니아의 일부 지역은 시 관리자 체제를 채택한다. 미국 대부분의 지방정부는 의회가 집행기관을 주도하는 구조다. 의회는 법률 제정, 예산 승인 등의 권한을 가지며, 집행기관은 의회의 결정을 바탕으로 지역 행정을 수행한다. 의회는 별도의 사무기구를 운영해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행정적 업무를 수행한다. 미국은 지방의회의 시민참여가 활발하다. 공개 회의를 통해 주민들이 의견을 제시하고, 청원을 제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주민 투표를 통해 지방 정부의 주요 사안에 대한 직접적인 참여할 수 있다. 미국의 지방의회는 중앙정부의 정책을 지역 특성에 맞게 조정하고, 지역 주민들의 일상 생활에 밀접한 서비스 제공을 담당하며 지역 자치를 실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영국 영국의 의원내각제는 국회가 정책결정과 집행을 관리하고 책임을 지는 제도다. 때문에 지방정부도 지방의회를 중심으로 기관 통합형의 형태를 취한다. 지방의회는 지방정부를 관리할 뿐만 아니라 모든 결정과 책임 또한 지방의회가 진다. 의회가 주로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시청이 없다. 집행부와 평가부가 지방의회 내에 함께 설치돼 있다. 영국의 지방의회는 지역 수준의 정부 역할을 수행하며,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의 구조와 기능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 주요 구성은 카운티 의회, 구의회, 단일 자치구, 타운 및 패리시 의회로 나뉜다. 영국은 지방의원이 단체장을 겸직하며 의사결정과 집행까지도 지방의회의 관련 위원회가 대체로 담당하고 있다. 지방의원을 보좌하는 별도의 전문 인력은 불필요하며 공공부문 종사자인 지방공무원을 보좌인력으로 볼 수 있다. ◇일본 일본의 지방정부는 지방자치법에 의해 크게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 두 종류로 나뉜다. 광역자치단체에는 47개의 도(都), 도(道), 부(府), 현(県)이 있으며, 각 지방자치단체에 해당하는 의회가 있다. 기초자치단체에는 시(市), 정(町), 촌(村)이 포함된다. 각각의 지방정부는 지방자치단체장과 의원을 4년 주기로 직접 선출하고 있으며, 지방자치 단체는 자체 사법권을 갖는다. 각각의 지방의회는 의장, 부회장, 상임위원회, 특별위원회, 사무국이 있다. 의장과 부의장은 선거로 선출, 상임위원회는 인구에 따라 그 수가 결정된다. 일본 지방자치제는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혹은 행정문제가 발생할 경우 중앙정부가 개입한다.  지방의회는 예산증액은 가능하지만 단체장의 예산제출권한을 침범하지 않아야 한다는 단서가 규정돼 있다. /장은희기자

2024-10-31

영덕에 청년 공유 주거시설 ‘스테이 374’ 준공

행정안전부는 31일 경북 영덕군에서 청년 마을 공유 주거 시설인 ‘스테이(STAY) 374’의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스테이 374는 영해면 벌영리에 총 20억 원을 들여 조성된 시설로, 606㎡ 부지에 연면적 655㎡의 3층 건물로 구성되어 있다. 1층에는 공유 주방과 사무실이, 2층과 3층에는 1인실 숙소 17개가 마련되어 있다. 영덕군은 청년마을의 일거리 실험이나 지역살이 프로그램을 체험한 후 영덕군에정착하거나 지역을 더 알아가기를 희망하는 청년에게 3개월∼24개월까지 숙소를 임대한다. 영덕군 영해면의 원룸 월세는 평균 약 35만 원이다. 스테이 374의 1인실이 월 12만~16만 원에 제공될 예정으로, 지역에 머물며 생활하려는 청년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행안부는 기대했다. 청년마을 공유주거 조성사업은 전국 11개 지역·39개 ‘청년마을 사업’에 참여한이들이 현지에 더 머물고 싶어도 주거 공간이 부족해 어려움이 크다는 의견을 반영해 추진됐다. 영덕을 포함해 강원 영월과 전남 강진 등 3곳이 2022년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으며, 현재 전국 11곳에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중 가장 먼저 조성된 강진의 청년마을 공유주거 ‘성하객잔’은 올해 8월부터 운영돼 10월까지 113명의 청년이 공유주거 숙소를 이용한 바 있다. 영덕군 청년마을‘뚜벅이마을’의 설동원 대표는 “살 곳이 없어 청년들이 영덕군을 더 경험하지 못하고 도시로 되돌아가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다”며 “공유주거가 생겼으니 앞으로 영덕에 더 오래 머무르며 실제 정착하는 청년들이 늘어날 것 같다”라며 반겼다. /성지영 인턴기자 thepen02@kbmaeil.com

2024-10-31

이달의 독립운동가, 최세윤을 아시나요?

국가보훈부가 2024년 11월 이달의 독립운동가 세 분(최세윤·정원집·김영백)을 선정했는데 그 중 한 분이 흥해 출신 최세윤 의병대장이다. 최세윤은 1867년 포항 흥해에서 태어났다. 20대 후반까지 여러 경서를 익히고 통달했으며 특히 병서 읽기를 좋아하여 문무를 겸비하였다. 명성왕후가 시해되고 단발령이 강요되자 책만 읽고 있을 것이 아니라 나라를 구해야 한다는 의기가 일어나 의병 수백 명을 모집하여 안동의진으로 달려가 김도화 의병장이 이끄는 의병에 합세해서 아장의 임무를 맡았다. 예안의진의 향산 이만도 의병장과 더불어 군무를 의논하여 능력과 신임을 받았으나, 고종이 아관파천을 하고 일제가 무력으로 의병을 강제해산 시키는 바람에 고향으로 돌아와 농사지으며 학림학당에서 인근 고을의 자제를 모아 글을 가르치며 농수 최천익 선생의 유고를 수집하여 ‘농수선생문집’속집을 간행하여 때를 기다렸다. 일본이 강제적으로 을사늑약을 체결하자, 고종의 밀지를 받은 정환직이 아들 정용기와 함께 영천에서 산남의진(山南義陣)을 결성하였다. 의병전쟁은 전기·중기·후기로 나누는데 산남의진은 중기에 일어난 의병이다. 1907년 제1대 정용기 대장이 죽장 입암전투에서 전사하고, 제2대 정환직 대장도 체포되어 처형당한 후, 최세윤이 제3대 의병대장으로 추대되었다. 최세윤 의병대장이 활동할 당시, 일제는 헌병 6600명, 경찰 5000명으로 늘려 야만적인 살육 작전으로 의병을 초토화시켰다. 이에 맞서 최세윤은 결사적으로 항전했으나 1911년, 포항시 장기면 용동에서 피체되어 대구로 압송되었다. 대구지방재판소에서 10년형을 선고받고, 대구형무소에서 복역하다가 경성형무소(서대문형무소)로 이감되어 옥고를 치르던 중 나라의 희망이 없음을 한탄하여 아내가 넣어주는 사식마저 거절하고 단식투쟁 끝에 1916년 49세 일기로 순국하였다. 최세윤 의병대장 가족은 당대 최고의 가치관인 충(忠)·효(孝)·열(烈)을 이루었다. 최세윤은 빼앗긴 나라를 찾으려다 순국하셨으니 ‘충’을 이루어 1968년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되었으며, 아들 산두(1888~1912)는 일경에 체포되어 갖은 고문과 형벌에도 아버지의 행방을 함구하다가 24세에 옥사하였다. 이는 아버지의 뜻을 거역하지 않은 ‘효’를 실현한 것이다. 2017년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되었다. 윤영덕(1868~1917) 여사는 최세윤 의병대장의 부인인데, 남편이 감옥에 갇혀 있을 때 어린아이를 업은 채 대구와 서대문형무소 주변에서 품팔이를 하여 사식을 올렸으나, 들여보낸 음식이 그대로 되돌아 나오자 남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 뜻이 있음을 짐작하고, 명주옷을 미리 준비하여 남편이 순국하자 손수 염습한 주검을 포항 흥해까지 정성껏 모셔 와서 장례를 한 후, 이듬해 세상을 떠났다. 남편을 위해 혼신을 다 하였으니 ‘열(烈)’을 이루었다고 회자 되고 있다. 최세윤은 부인 윤영덕 여사와 함께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에 안장되었다. 사단법인 최세윤의병대장 기념사업회에서 2013년 의병대장의 일대기와 의병 활동을 중심으로 한 ‘산남의진 제3대 의병대장 최세윤’, 2021년 김일광 작가의 청소년 소설 ‘산남의진 의병장 최세윤’이 발행되었다. 매년 흥해읍에서 의병의 날을 기념하지만 포항시민과 흥해읍민들의 관심은 저조한 편이라 안타깝다. 수많은 의병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날 풍요로운 대한민국이 될 수 있었을까. 2024년 11월, 이달의 독립운동가 최세윤, 그 정신은 길이 길이 계승되어야 할 것이다. /이순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10-31

딸아, 너는 꽃길만 걸어라

딸의 결혼 얘기가 오가자 기쁘기 보다는 걱정이 많아지는 건 무슨 연유일까. 곧 결혼이라는 세계에 들어서야 할 딸의 걸음이 어쩐지 나는 측은하고 안쓰럽기만 하다. 한 여자와 남자가 만나 가정을 이루고 자식을 낳고 살아가는 일은 가장 큰 축복이고 자연스러운 일인데 그 길을 먼저 살아본 사람으로서 딸이 앞으로 살아내야 할 고단함이 걱정되고 걱정되는 모양이다. “사춘기 육남매들 말썽 피울 적이면 엄마는 말했다// 열 살까지는 부모 책임/ 스무 살까지는 반반 책임/ 스무 살 넘어서는 다 니들 책임이라고// 책임을 다해 살았다// 고 믿는 나도 그때의 엄마가 되어 사춘기 딸에게 말했다// 열 살까지는 내 책임/ 스무 살까지는 반반 책임/ 스무 살 넘으면 네 책임이라고// 스무 살 스무 살까지만 하고 엄마처럼 살았다// 보청기를 달고 전화로도 기차화통이신/ 여든다섯의 엄마는 여태껏 책임을 초과해/ 쉰셋의 늙은 딸 아침을 알람 중이시다 일어났냐/ 목소리가 왜 그러냐 아프냐 고단하냐 귀찮다고/ 끼니 거르지 말고 따순 아침밥 먹고 나간 자식들/ 안 삐뚤어진다 파김치 시어진다 다녀가라// 나는 엄마처럼 살지 않아야 한다// 두 딸이 스무 살 스무 살만 되면/ 희망하지 않을 거다 나 자신조차도”- 정끝별 시 ‘삼대 2’ 우리 때만 해도 모든 여자들의 목표는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 였다. 엄마들은 자신의 이름도 잊고 나이도 잊고 그저 애들 뒷바라지와 남편 치다꺼리로 평생을 살았다. 그게 전부인 줄 알았고 그래야 하는 줄만 알았다. 자식 잘되는게 삶의 기쁨과 보람이었던 엄마들. 그 엄마의 고단한 삶만은 물려받지 않으리라 다짐을 하지만 어느 순간 세상의 여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또 그런 엄마가 되어 있다. 첫 아이를 낳을 때 양수가 먼저 터져 입원해서 진통이 오길 밤새 기다렸었다. 전화를 받은 엄마는 버스 끊긴 시골이라 달려오지는 못 하고 밤새 얼마나 애를 태웠던지 다음날 병원에 왔을 때는 입술이 퉁퉁 부르터 있었다. 난 맏딸도 아닌 넷째딸이고 엄마에겐 다섯 번째 손주였는데도 말이다. 그리 애면글면 하는 성격이니 일곱 자식 걱정에 애간장이 다 녹아 쉰 일곱 그 한창 나이에 그리도 급히 훌쩍 가버리셨나 보다. 시인의 팔순 어머니도 아직 책임을 초과해 전화기에 대고 저리 기차화통이라시는데. 시인은 두 딸이 스무 살만 되면 누구도 희망하지 않으리라 다짐하지만 그러지 못할걸 알기에 저리도 다짐에 다짐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엄마처럼 살지 않아야 된다고 계율처럼 되뇌이지만 숙명처럼 엄마들은 또 책임을 초과하고 있다. 딸이 스무 살의 곱절이 지나도 엄마들의 질긴 자식 걱정은 아무래도 끊이지 않을 것 같아 보인다. /엄다경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