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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영신중 방과후학교 ‘눈에 띄네’

포항영신중학교(교장 정석복)가 창의적이고 특색 있는 방과후학교 운영으로 학생 중심 교육의 모범을 보이고 있다. 2025학년도 1학기에는 총 21개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생들의 흥미와 적성, 진로를 반영한 다채로운 강좌 구성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그림책 제작반’, ‘애니메이션 제작 기초반’, ‘자연탐험대반’은 학생들의 창의성과 표현력을 끌어내는 대표 프로그램으로 주목받았다. 그림책 제작반(지도교사 이미진)은 학생들이 자신만의 이야기를 글과 그림으로 풀어내며 한 권의 그림책을 완성하는 활동을 진행했고, 애니메이션 제작반(지도교사 이지현)은 직접 그림을 그리고 움직임을 표현하는 페이퍼 애니메이션 창작을 경험했다. 자연탐험대반(지도교사 강희용)은 닭과 메추리의 부화·성장 과정을 관찰하며 생명에 대한 이해와 책임감을 기르는 프로그램으로 지난해부터 운영되고 있다. 이외에도 △축구 △점프슛(농구) △배드민턴 △탁구 △족구 △K-POP 댄스 △D.I.Y. △일본어탐구반 △스크린영어 △토의·토론반 △AI-탐험대 △안티스트레스반 △통기타반 △기초한문반 △창의융합반 △몸튼튼 마음튼튼 교실 등 체육, 예술, 언어, 융합 분야에서 다양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또한 포항영신중은 교육복지와 맞춤형 학력 지원에도 힘쓰고 있다. ‘희망사다리’와 ‘책임학년제’를 통해 교과 수업은 물론 공예 등 특기적성 분야까지 지원을 확대하며, 학생들에게 다양한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오는 가을에는 경상북도교육청문화원 사제작품 전시회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이 같은 방과후학교 운영 성과는 담당 교사의 헌신과 전문성에 기반하고 있다. 담당 교사 김혜련은 ‘2025년 교육복지정책 유공교원’으로 선정돼, 교육 현장에서의 실천적 노력과 우수한 운영 성과를 인정받았다. 김혜련 교사는 “학생 개개인의 잠재력과 흥미를 살리는 프로그램 운영에 힘쓰고 있다”며, “앞으로도 질 높은 방과후학교를 통해 학생들의 성장과 행복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석복 교장은 “방과후학교는 학생의 삶과 연결된 배움이 이뤄지는 공간”이라며, “앞으로도 학생 중심의 프로그램을 통해 즐거운 학교 문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7-15

‘전자 터널링’과정 비밀을 풀다 포항공대 김동언 교수 연구팀

포항공과대학교는 김동언 물리학과 교수(막스플랑크 한국·포스텍 연구소, MPK) 연구팀이 양자 역학의 핵심인 ‘전자 터널링’ 과정의 수수께끼를 최초로 풀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100년 넘게 미스터리로 남아있던 ‘전자 터널링’의 비밀을 여는 열쇠가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양자 터널링’ 현상은 전자가 자신이 가진 에너지로는 절대 넘을 수 없을 것 같은 벽(에너지 장벽)을 마치 터널을 파고 지나가듯 통과하는 것이다. 이 현상은 스마트폰과 컴퓨터 핵심 부품인 반도체가 작동하는 원리이자 태양이 빛과 에너지를 내는 핵융합에도 꼭 필요한 과정이다. 지금까지는 전자가 터널을 통과하기 전과 후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어느 정도 밝혀졌지만 ‘터널을 지나가는 순간’ 전자가 정확히 어떤 움직임을 보이는지는 밝혀진 바가 없었다. 연구팀은 강한 레이저를 원자에 쏴 전자를 터널링 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전자가 단순히 벽을 통과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터널 안에서 원자핵과 다시 부딪히는 놀라운 현상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 과정을 ‘터널링 장벽 내 재충돌(Under the Barrier Recollision, UBR)’이라고 이름 붙였다. 여태껏 전자가 터널에서 빠져나온 후에야 원자핵과 다시 상호작용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었는데 터널 안에서도 이런 상호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된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과정에서 전자가 터널 안에서 에너지를 얻으며 원자핵과 재충돌하게 돼 ‘프리먼 공명(Freeman Resonance)’을 강화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에 알려진 일반적인 이온화보다 훨씬 큰 이온화로 나타났고 이온화 크기는 레이저의 세기를 바꿔도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전자가 원자의 벽을 통과할 때, 그 안에서 어떤 행동을 하는지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라며 “이제야 비로소 터널링을 더 깊이 이해하고, 원하는 대로 제어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에 게재됐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7-15

내 마음의 에어컨

햇살이 나를 누르고 있다. 7월의 태양은 사람을 말리는 것이 아니라 눌러 짓누른다. 그늘에 있어도 더웠고, 냉방이 잘 된 실내에 들어가도 더운 기분이 사라지지 않았다. 냉기가 피부를 덮어도 마음속까지 닿지 않으면 더위는 여전히 내 안에서 끓는다. 바쁜 일상 속에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을 오랜만에 만났다. 작년에 보고 올해는 처음이다. 바다가 바로 보이는 식당 창가에 앉자 웃음소리 사이로 철썩이는 물빛이 가볍게 스며들었다. 반가움은 말보다 눈빛으로 먼저 전해졌고 잔잔한 바다와 뜨거운 햇살, 시원한 바람이 그 순간을 환하게 감싸 주었다. 식사가 나왔다. 접시의 색감과 감바스의 마늘 향이 테이블을 감쌌고 카프레제의 토마토는 싱그럽게 빛났다. 여름은 성난 소처럼 쨍쨍거렸지만 바다는 여전히 반짝였다. 수박 주스 잔에는 투명한 얼음이 천천히 녹고 우리의 마음도 청량함으로 채워졌다. 음식을 흘리며 먹어도, 우걱우걱 씹어 먹어도, 새우 껍질을 마구 까도 흠이 두렵지 않은 편안함이 좋았다. 점심을 먹고 우리는 바다로 향했다. 목적은 없었다. 그저 어디라도, 조금이라도 더 시원한 곳을 찾아 나섰다. 바닷바람을 기대하면서. 몽돌 해변에 도착하자 바람이 먼저 인사를 했다. 바다는 거짓말처럼 조용했고 바람은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도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해대듯 우리를 향해 한결같이 불어 주었다. 우리는 아무 말 없이 몽돌 위에 누웠다. 각자의 온기와 각자의 무거움을 품은 채. 바닷가에 3명이 나란히 누워 “우리 가을에는 여행을 갈까?” “우리 팔찌 하나 맞출까?” 기분 좋은 상상을 하며 깔깔대며 웃었다. 그러더니 한 명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저 바다에 누워 외로운 물새 될까 물새의 깊은 속을 항구는 알까.’ 우리의 노래는 떼창으로 이어졌고 옛날 유행가에서 찬송가까지 이어졌다. 노래는 마치 얼음 조각처럼 하나하나 내 안으로 들어왔다. 내 마음속에 있던 열기, 조급함, 서운함, 어쩌면 말 못한 외로움까지 서서히 녹였다. 바깥은 에어컨으로 시원해도 갱년기를 지나고 있는 우리의 마음은 뜨거워서 탈진할 때가 있다. 노래를 부르며 나는 알았다. 내기 진짜로 필요로 했던 것은 낮은 온도의 공기가 아니라 ‘함께 있음’이라는 시원함이었다는 것을. 우리는 많은 방식으로 더위를 피하려고 애쓴다. 강한 냉방, 차가운 음료, 그늘, 물놀이. 하지만 정작 식혀야 하는 것은 마음이다. 짜증, 서운함, 조바심, 염려 같은 마음의 열은 기계로는 식지를 않는다. 그것은 온도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다독이는 ‘존재의 온기’로만 가능하다. 결국 우리를 진정으로 식히는 것은 찬바람이 아니라 묵묵히 옆에 앉아주는 누군가의 숨결이다. 마음을 식히는 바람은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곁에 머문 존재가 조용히 건네는 온기에서 비로소 분다. 온도를 낮추는 것은 기계지만 온도를 견디게 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그날의 노래와 바람, 친구들과의 떼창, 그리고 몽돌 위에 누운 시간이 나에겐 ‘마음의 에어컨’이었다. 세상이 너무 뜨거워서 달아오른 나를 다시 나로 돌아오게 한 냉기. 사람이 사람을 식혀주는 건 공기의 냉기보다 더 오랜 지속력을 가진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는 가끔 너무 더운 말들을 내뱉고, 너무 뜨거운 마음을 품고 살아간다. 그런 마음을 식혀줄 무언가를 갖고 있다면 얼마나 다행일까. 그게 바다일 수도, 노래일 수도, 친구일 수도, 가족일 수도 있다. 혹은 무심코 들은 “괜찮아”라는 말일 수도 있다. 그날 이후로 나는 생각한다. 나는 어떤 순간에 마음의 온도를 낮출 수 있었는지를. 그리고 누군가에게 나는 에어컨이 되어본 적은 있는지를. 여름은 계속된다. 기온도, 뉴스도, 삶도 뜨겁다. 몽돌 위에서 불렀던 노래처럼 아무 이유도 조건도 없이 곁에서 있어 주는 존재 하나가 마음의 온도를 내릴 수 있다. 어쩌면 내 마음의 에어컨을 찾아내고 누군가의 에어컨이 되어주는 일, 그게 여름을 견디는 우리의 방식일지 모른다. /김경아 작가

2025-07-15

역사 속 세르비아 민족정신대세르비아주의 탄생

세르비아인은 부족장을 ‘추판(Župan)’이라고 불렀다. 9세기 중엽 추판 블라스티미르는 자신이 견고하게 다져놓은 나라의 안정을 비잔티움제국과 친교를 통해 획득하려고 했다. 비잔티움제국을 괴롭히던 제1불가리아 제국은 멸망한 틈을 타 세르비아는 12세기에 들어와 내부적으로 큰 변화를 맞는다. 지금의 몬테네그로 수도 포도고리차에서 세르비아 부족 중 강력한 힘을 자랑하던 네마냐가 세르비아 실질적인 통치자가 된다. 그를 추판 앞에 위대함을 붙여 ‘위대한 추판’이라고 불렀다. 그는 권력을 공고히 하고자 로마 교황에게 일국의 왕으로 인정해 달라며 끊임없이 추인을 시도했다. 나라 안정과 발전을 위해 세르비아인 대부분이 믿고 있던 정교를 중심으로 단합을 이루고자 했던 것이다. 서기 476년 서쪽 로마가 오도아케르에게 함락당한 이후 기독교권을 이용한 교황 인노켄티우스 3세가 권력 중심에 있었다. 그에 의해 왕권을 인정받은 스테판 네마니치는 날개를 단 듯했다. 기실 교황청에 뇌물을 바치고 겨우 추인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서로마와 경쟁 관계였던 비잔티움제국은 12년 전 성지탈환을 빙자한 4차 십자군에 의해(메메트 2세 때보다 더한) 치욕적인 약탈을 당한 후, 프랑크인과 베네치아인에 의해 정략적으로 세운 라틴 황제 시대였다. 이때를 기회로 스테판 동생 사바 네마니치가 전면에 나섰다. 1219년 그는 비잔티움으로 달려가 왕국의 백성 모두 비잔티움제국 영향 아래 동방정교를 믿음으로 가진 하나의 뿌리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동방정교 독립교구로 승인 받는 기염을 토하면서, 세르비아 초대 대주교에 임명된다. 네마냐 왕조가 생산되고 100여 년이 흐른 후 위대한 세르비아민족주의, 대세르비아주의의 상징이자, 세르비아 역사상 최전성기를 구가한 스테판 듀산이 등장한다. 그는 세르비아 역사에 있어 가장 유명한 군주, 세르비아 최초 황제로 등극하는 영웅이다. 국경을 마주한 불가리아제국도 눈치를 보며 숨을 죽여야 했다. 특히 비틀거리는 비잔티움제국 영토를 야금야금 내 것으로 만들었다. 발칸반도 전역, 오늘날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를 비롯해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몬테네그로까지 장악해 제국 영역에 포함시켰다. 1331년에는 발칸을 넘어 유럽 전역에서 무시할 수 없는 강자로 거듭났다. 그래서 후세 역사가들은 스테판 듀산 앞에 ‘강자(强者)’라는 별칭을 붙여 이미지를 상승시켰다. 그가 승승장구한 데에는 지리적 이점도 작용했다. 동․서로마 사이에서 교역로를 장악함으로써 경제적 부를 축적할 수 있었던 것이다. 부를 이용한 막강 용병으로 영토 내 반란을 진압하면서 북쪽 마케도니아 전역을 손에 넣는다. 스테판 듀산 스스로 ‘세르비아와 그리스의 왕’이라 부르며 자신이 통치하는 모든 영역에 세르비아 정교회 확산을 기획하고 실행에 옮겼다. 사정이 이렇게 돌아가자 허약해질 대로 허약해진 비잔티움제국은 불안에 떨었다. 그러나 비잔티움제국은 장고 끝에 악수를 둔다. 하필이면 호시탐탐 발칸반도를 노리고 있던 오스만트루크제국에게 SOS를 타전하고 말았다. 오스만으로서는 호박이 넝쿨째 굴러온 샘이다. 결국 이 잘못된 판단이 세르비아 네마냐 왕조 멸망은 물론 천년을 넘어 이어오던 비잔티움제국 종말을 앞당겼으며, 더 길게 보면 발칸반도 이슬람화의 초석으로 작용했다. 평생 전쟁터를 누비며 국경을 확장하기 위해 가는 곳마다 피를 뿌렸던 스테판 듀산, 1355년 그의 나이 46세가 되던 해에 콘스탄티노플에 갔다 오던 도중 급작스레 죽어버리고 만다. 세르비아의 걸출한 영웅이 쓰러지자 곧바로 제국은 몰락의 기운이 요동쳤다. 뒤이어 왕위에 오른 아들 스테판우로스 앞에 네나먀 왕조 가운데 가장 무능한 인물로 ‘약자(弱者)’라는 별칭을 붙여 ‘약자 우로스 5세’라며 세르비아인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비잔티움제국은 자신들이 불러들인 오스만트루크제국이 압박을 가해오자 급기야 로마교황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를 계기로 세르비아를 비롯해, 불가리아, 보스니아, 헝가리 등 십자군이 꾸려지면서 기독교 연합군이 결성된다. 그러나 승승장구를 거듭하던 오스만트루크제국 적수가 되지 못했다. 1363년과 1371년 두 번에 걸친 마리짜강 전투에서 우로스를 비롯해 그 형제들까지 전사하자 뒤늦게 정신을 차린 세르비아 귀족들은 듀산의 후손 라자르를 왕으로 옹립하고, 오스만제국에게 대항하기 위해 전열을 가다듬었지만, 이미 기력이 다한 후라 때는 늦었다. 코소보에서 오스만과의 한 판 대결은 결국 세르비아는 식민지로 전락하였다. 이렇게 해서 세르비아는 코소보에서 오스만제국과 최후의 전투가 벌어지게 된다. 이것이 그 유명한 ‘검은새의 들녘’ 코소보전투다. 역사를 거스르면 세르비아인 가슴에 피로 새겨진 정기와도 같은 땅 코소보에 알바니아인이 정착해 살면서 나라를 세운 작금의 현실이 이들로선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 아닐 수 없을 법하다. ‘지리란 역사가 그려 놓은 화판’이란 말을 떠올리게 한다. /박필우 스토리텔링 작가

2025-07-15

6개국 함께한 무대… 대구, 18일간 뮤지컬로 물들이다

‘제19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DIMF)이 지난 6월 20일부터 7월 7일까지 18일간 대구 전역에서 성황리에 개최되며 글로벌 문화 축제로서의 위상을 입증했다. 이번 행사에는 헝가리, 프랑스, 중국, 일본, 대만, 한국 등 6개국 29개 작품이 참여해 DIMF 자체 제작 뮤지컬, 공식초청작, 창작지원작,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 등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이며 대구의 뮤지컬 도시 브랜드를 공고히 했다. 올해 DIMF는 총 5만2664석 규모의 공연 좌석 중 3만3867명이 관람해 64.31%의 객석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와 유사한 수준으로 장마철 개최와 개막식&축하공연 취소 등 불리한 외부 요인에도 안정적인 관객 유입을 이끌어낸 성과로 평가된다. 특히 일부 공연은 80% 이상 객석 점유율을 기록하며 높은 현장 호응을 입증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축제’라는 본질적 가치의 구현이다. 가족 단위 관객 참여가 두드러진 가운데, 대만 가족극 ‘몰리의 매직 어드벤처’, 중국 작품 ‘판다’, ‘요술이불’ 등 전 연령층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들이 무대를 장식하며 문화적 포용성을 확장했다. 이로써 DIMF는 단순한 지역 축제를 넘어 글로벌 관객과의 소통 창구이자 문화 교류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 헝가리 ‘테슬라’부터 중국 ‘판다’까지 프랑스·대만·일본·한국 총 29개 작품 창작지원 신작 색다른 매력으로 호평 관객 3만3867명, 글로벌 축제로 우뚝 △6개국 8편 공식초청작, 글로벌 문화 교류와 사회적 메시지 담은 작품들 호평 개막작으로 무대에 오른 대작 ‘테슬라’는 DIMF 역사상 최초로 초청된 헝가리 작품으로, 천재 과학자 니콜라 테슬라의 삶을 역동적으로 그렸 탄탄한 서사와 동유럽 특유의 웅장한 음악, 고난도 안무, 덤블링이 포함된 무대 연출로 관객의 호평을 받으며 대상까지 수상했다. 폐막작 중국 뮤지컬 ‘판다’는 전 연령층이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한 이야기로 축제의 대미를 장식했다. 특히 국내 인기 캐릭터 ‘푸바오’의 깜짝 출연으로 관객에게 반가움과 웃음을 선사했으며, 포토타임과 관객 참여 이벤트를 통해 가족 단위 관람객의 만족도를 극대화했다. 작년 DIMF 어워즈에서 3관왕을 차지한 뮤지컬 ‘시지프스’는 올해 공식초청작으로 다시 무대에 올라 한층 더 완성도 높은 연출과 깊이 있는 표현으로 관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콩트르-탕’은 프랑스 뮤지컬로 제2차 세계대전 속 지휘자의 삶을 클래식과 재즈, 뮤지컬, 드라마로 풀어냈다. 두 명의 배우가 섬세한 감정선과 독창적 연출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DIMF의 글로벌 레퍼토리를 확장했다. ‘몰리의 매직 모험체험관’은 대만 가족극으로 블랙홀에 빠진 소녀의 기억 찾기 여정을 마법과 서커스로 표현했다. 비언어적 소통과 환상적 시각효과로 전 세대가 공감하며, 완성도 높은 무대로 가족 관객층의 호응을 이끌었다. ‘애프터 라이프’는 DIMF 자체 제작 창작뮤지컬로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신나는 넘버와 정제된 연출로 전달했다. 일본·중국 등 해외 관계자들의 관심 속에 글로벌 진출 가능성을 확인했다. ‘시지프스’는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에서 영감을 받은 이 작품은 작년 DIMF 3관왕 후 재공연되며 업그레이드된 무대와 집중력으로 관객의 몰입을 높였다. 대극장 규모에 맞춘 기술적 완성도가 돋보였다. ‘설공찬’은 대구문화예술회관과 공동 제작한 지역 창작뮤지컬로, 조선시대 소설 ‘설공찬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대구 배우들의 참여로 지역 창작 역량을 증명하며 지속 가능한 생태계 구축의 발판이 됐다. ‘미생’은 웹툰 원작의 양국 협업 작품으로 직장인의 현실을 진정성 있게 그렸다. 일본 공연 실황 영상 상영을 통해 세대와 국경을 넘는 메시지로 공감을 자아냈다. △창작지원 신작 뮤지컬 5편, 각기 다른 매력으로 주목 DIMF 창작지원사업을 통해 선보인 5편의 신작 역시 독특한 주제와 완성도로 관객과 심사위원의 호평을 받았다. ‘셰익스피스’는 셰익스피어 실존 논쟁을 유머러스하게 재구성한 작품으로 여성 중심 서사와 사회적 이슈를 세련되게 녹여내 창작뮤지컬상 수상과 함께 ‘탄탄한 구성과 주제의식’으로 극찬받았다. ‘시디스: 잊혀질 권리’는 천재 수학자 윌리엄 시디스의 삶을 모티브로 인간 존엄성과 프라이버시를 탐구, LED·프로젝션 영상 등 첨단 기술로 무대 완성도를 극대화해 “작품성과 상업성 모두 우수하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갱디’는 조선 시대 전쟁기를 배경으로 사탕을 매개로 한 판타지 서사. 지역적 소재와 대중적 재미를 결합해 창의성을 인정받았다. ‘히든러브’는 이혼 가정에서 자란 인물의 내적 치유 과정을 감성적 음악과 섬세한 연기로 표현. “팝 음악과 따뜻한 메시지가 깊은 공감을 준다”는 반응을 얻었다. ‘요술이불’은 가족 단위 관객을 위한 뮤지컬로,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한 스토리와 뛰어난 팀워크로 심사위원상 수상, 정규 공연화 가능성까지 높이 평가됐다. △지역 특화 공연으로 상생 모델 구축, ‘뚜비와 달빛기사단’ 등 지역 문화 활성화 올해 DIMF는 공식초청작과 창작지원작뿐 아니라 대구 시내 구·군 지역과 연계한 특별공연을 선보이며 지역 상생형 축제 모델을 강화했다. 이는 지역 주민이 직접 참여하고 공감할 수 있는 공연을 통해 축제의 외연을 넓히고 지역 문화 생태계와의 연결을 실현하고자 한 시도의 일환이다. 수성구는 지역 캐릭터 ‘뚜비’를 주인공으로 창작뮤지컬 ‘뚜비와 달빛기사단’을, 남구는 고령층 인구 특성에 맞춘 트로트 뮤지컬 ‘내사랑 옥순씨’ 등이 지역 특색을 살린 기획으로 주목받았다. 또한, 특별공연으로 무대에 오른 뮤지컬 ‘천년의 불꽃, 김유신’은 지역을 넘어 APEC 개최지 경주를 중심으로 전국 13개 도시 및 해외 순회 공연으로까지 확장되며 축제의 국제적 위상을 한층 강화했다.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 신예 인재 발굴·175명 ‘딤프지기’의 글로벌 참여로 축제 지원 역량 강화 제19회 DIMF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에서는 단국대학교가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본선에 진출한 9개 대학(한국 7개, 태국 1개)은 각기 개성 있는 무대를 선보였으며, 특히 참여 대학의 완성도가 역대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총 175명의 자원활동가 ‘딤프지기’는 통역, 홍보, 현장 운영 등 전반에 걸쳐 활약했다. 몰타, 중국 등 외국인 참가자와 고등학생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해 글로벌 자원활동가 플랫폼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했다. △디양한 부대행사와 ‘만원의 행복’으로 문화 소외 없는 축제 구현, 전국적 관심 모아 부대행사 또한 다채롭게 운영됐다. 대표 프로그램인 ‘만원의 행복’은 올해도 동성로 CGV 한일극장 앞 부스에서 전 작품 1만원에 관람 가능한 가격으로 유지돼 많은 관객이 몰렸으며 거리공연 ‘딤프린지’, ‘찾아가는 DIMF’, ‘하이터치회’, ‘백스테이지투어’, ‘팬사인회’, ‘포토타임’ 등 시민과 직접 호흡할 수 있는 체험형 프로그램은 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또한 ‘공연 패키지’, ‘1+1 패키지’ 등 누구나 쉽고 저렴하게 접근 가능한 관람 기회를 통해 DIMF는 뮤지컬 관람의 문턱을 낮추며 문화 소외 없이 즐기는 축제의 방향성을 실현했다. 저렴하면서도 높은 완성도의 공연은 관객들에게 새로운 만족도를 선사했고 이는 지역 축제로서의 정체성을 넘어 전국적 관심과 참여로 이어지는 기반이 됐다. 배성혁 DIMF 집행위원장은 “개막식&축하공연이 기상 악화로 취소되어 아쉬웠으나 DIMF 본연의 힘인 작품성과 관객 호응이 더욱 빛났다”며 “관객 신뢰로 이뤄진 축제에서 브랜드 확신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어 “창작과 신진 발굴 정체성을 유지하며 산업적 기능 확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7-15

진짜 장마가 온다…16일 오후부터 토요일까지 전국에 많은 비

16일 오후부터 전국에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역별로 시간당 30∼50㎜의 집중호우가 쏟아질 가능성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기상청 브리핑에 따르면, 16일 서쪽에서 접근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오후부터 경기 남부와 강원 남부, 충청 지역에 강한 비가 시작될 전망이다. 저기압 전면에서 불어오는 고온다습한 공기가 해당 지역에 집중적인 강수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됐다. 16일 저녁부터 17일 아침까지는 더욱 강한 호우가 예상된다. 저기압 후면의 차고 건조한 공기와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유입되는 뜨겁고 습한 공기가 충돌하면서 경기 남부·강원 남부·충청 지역에 지속적인 호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북 지역도 같은 시기 집중호우의 영향권에 들겠다. 기상 전문가들은 이번 강수 패턴이 전형적인 장마철 특성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북서쪽의 건조한 공기와 남동쪽의 습윤한 공기가 강하게 충돌하면서 남서에서 북동 방향으로 길게 뻗은 띠 모양의 구름대가 형성될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구름대가 걸치는 지역에는 매우 강한 비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기상청은 16일 저녁부터 17일 아침 사이 시간당 30∼50㎜의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17일 낮 이후에도 성질이 다른 두 공기 덩어리의 충돌이 지속되면서 전국적으로 비가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제주와 남부 지방은 대기 불안정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통해 유입된 대량의 수증기가 북서쪽 건조공기에 의해 강하게 압축되면서 집중호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지역별 예상 강수량을 살펴보면, 16∼17일 기간 중 수도권과 충청 지역에 50∼15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경기 남부와 충남 서해안 지역은 최대 200㎜ 이상의 강수량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 강원 내륙·산지와 충북 지역은 50∼100㎜, 강원 중남부 내륙과 충북 일부 지역은 최대 150㎜ 이상의 강수량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북 지역은 30∼100㎜의 비가 내리되, 북서부 지역은 최대 150㎜ 이상의 강수량이 예상된다. 남부 지방의 경우 부산·울산·경남·경북 북서 내륙에 30∼80㎜, 광주·전남·대구·경북 내륙·경북 북동 산지·울릉도·독도에는 10∼6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전남 북부 서해안 지역은 최대 80㎜ 이상의 강수량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 서해5도에는 10∼40㎜, 동해안과 제주 지역에는 5∼40㎜의 비가 예상된다. 기상청은 이번 강수가 토요일인 19일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일부터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세력을 더욱 확장하면서 날씨가 개기 시작해 다시 폭염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대기 중 수증기량이 많은 상태가 유지되면서 20일 이후에도 오후 시간대 대기 불안정으로 인한 소나기가 자주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2025-07-15

달성 ‘강정보 디아크광장 무료 워터페스티벌’서 더위 날리세요

대구 달성군이 달성문화재단 달성문화도시센터와 함께 오는 26일 강정보 디아크 광장에서 ‘달성 청년 워터 스플래시’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워터밤’ 형식을 차용해 물놀이와 야외 공연을 결합한 여름 축제로, 달성 청년들이 기획부터 운영까지 직접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축제는 ‘청년이 주도하는 지역 축제’를 표방하며 플리마켓, 장기자랑, 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꾸며진다. 행사 무대는 △물총 페스타 ‘달성청년 페스타! (BLUE)’ △청년 장기자랑 ‘너를 보여줘! (RED)’ △메인 공연 ‘꿈에그린콘서트(GREEN)’ 등 세 가지 콘셉트로 진행된다. 메인 무대에는 인기 아티스트 ‘프로미스나인’, 래퍼 ‘그레이’와 ‘래원’, 그리고 달성 출신 팝핀댄서이자 2025 레드불 국가대표 선발전 우승자인 ‘팝핀매트’가 출연한다. 행사는 오후 5시 ‘청년구출대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프로그램에 돌입하며, 밤 10시에는 워터쇼와 레이저쇼가 어우러진 화려한 피날레로 한여름 밤을 장식한다. 부대행사도 풍성하다. 청년 플리마켓과 푸드트럭, 서핑체험, 캐리커처 등 다양한 즐길 거리와 무료 체험 부스가 운영되며, 40m 규모의 대형 쿨링존과 그늘 쉼터도 마련돼 무더위 속에서도 쾌적한 관람이 가능하게 했다. 안전에도 만전을 기했다. 15일 안전정책실무조정위원회를 열고 운영 전반에 대한 점검을 진행했다. 관람 구역은 스탠딩 방식으로 운영되며, ‘달성군민존’과 ‘자유존’으로 나뉜다. 군민존은 지난 7일 사전 접수 시작 5분 만에 매진됐다. 자유존은 당일 현장 배부로 운영되며, 입장 시 신분증이나 학생증으로 거주지·연령 확인이 필요하다. 최재훈 달성군수는 “이번 축제는 대구 최초의 무료 청년 워터페스티벌이자, 청년과 지역이 함께 만드는 새로운 문화 모델”이라며 “앞으로도 청년이 주도하는 축제를 적극 발굴해 문화로 소통하는 활기찬 달성군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행사 관련 문의는 달성문화재단 및 문화도시센터 홈페이지, 또는 전화(053-668-4261)로 가능하다. /최상진기자 csj9662@kbmaeil.com

2025-07-15

“현장 중심 소통의정으로 실질 성과 도출”

“소통과 화합을 통한 현장 중심 의정활동으로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하겠다.” 취임 1주년을 맞은 최규종 군위군의회 의장이 밝힌 각오다. 최 의장은 “군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를 정책의 출발점으로 삼고 지난 1년을 달려왔다”며 “무엇보다 소통과 화합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았다”고 했다. 이어 “남은 임기에도 군위의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실질적 성과로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매월 군수와 의원이 배석자 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정례 간담회를 열고, 읍·면 직원들과도 직접 소통하며 형식적 틀을 벗어나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데 중점을 뒀다. 또 주민 건의사항 등 민원은 접수에 그치지 않고 ‘즉시 집행부에 전달해 피드백을 받고 반드시 실행되도록 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실천했다. 최 의장은 의회 운영에 대해 “현장 중심 의정활동과 실질적 결과를 만드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았다”며 “의원들이 각자의 전문성을 살려 정책을 제안할 수 있도록 체계적 지원체계 마련과 함께 군민의 공통된 목표를 향해 함께 협력하는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의회와 의원들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노력도 강조했다. 그는 “의원과 직원이 매년 두 차례 정례적으로 전문교육을 실시해 실무 역량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안보관광, 관광지 활용 방안 등 군위의 특성을 살린 연구용역을 진행해 정책에 반영하는 등, ‘연구하는 의원상’을 정립하기 위해 힘써왔다”면서 “앞으로도 이러한 지식 기반의 의정활동을 확대해 군민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신공항 건설과 군부대 이전에 대해서는 “두 사안은 군위의 미래를 바꾸는 국가적 프로젝트인 만큼 집행부와 협력해 여론 조성 등에 앞장서는 등 사업 성공을 위해 모든 역략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공항 사업비 확보, 군부대의 차질 없는 이전, 소멸위기 극복 등을 위해 지역 정치권과 언론, 시민들과 폭넓게 연대해 군민의 바람과 의지를 널리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남은 임기동안 신공항·군부대 이전은 물론 전국 최대 규모의 파크골프장 조성, 교육·육아 지원, 군위역과 교통·관광 연계 개발 등 미래 100년을 결정할 사업들이 흔들림 없이 추진되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최 의장은 향후 거취에 대해 “화합과 청렴의 정치를 지켜왔고, 앞으로도 군위의 미래를 진심으로 고민하는 정치인으로 남고 싶다”며 “군민과 지역의 미래에 대해 충분히 고민한 뒤 차분히 결정하겠다”고 했다. /최상진기자 csj9662@kbmaeil.com

2025-07-15

대구 자치경찰위, 무인교통단속장비 최적화 연구 추진

대구시 자치경찰위원회가 ‘지역 맞춤형 과학치안’ 선도 사업의 일환으로 무인교통단속장비 설치 최적화 분석 연구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이번 연구는 교통사고와 단속 이력 등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교통안전 취약지에 무인단속장비를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역 내 교통분야 전문가가 참여해 최적의 설치 위치와 대수, 연차별 예산을 산정하며, 기존 장비의 효과성도 재평가한다. 분석 결과는 대구시의 교통안전 정책 수립과 예산 집행에 직접 반영될 예정이다. 또 도로 구조와 교통환경의 변화로 기존 무인단속장비의 설치 필요성이 줄어든 곳은 교통사고 발생 현황, 교통량 변화, 주변 시설물 변화 등 다양한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실제 단속 효과가 기대되는 최적의 장소로 장비를 이전 설치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장비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교통사고 예방 효과를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위원회는 올해 동구 봉무 지하차도 등 이륜차 위반이 잦거나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지역을 중심으로 무인교통단속장비를 우선 설치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주민 의견과 현장 실태조사 결과를 적극 반영해, 교통안전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시민 안전 체감도를 높일 계획이다. 이중구 대구시 자치경찰위원장은 “이번 연구는 단순한 장비 설치를 넘어, 지역 실정에 맞는 과학적 교통안전 정책을 마련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교통사고 위험 지역에 장비를 집중 배치하고, 효과가 미흡한 장비는 재배치해 효율적으로 자원을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07-15

김성환 환경부 장관 후보자 “맑은물 하이웨이 예타 면제 동의”

대구시의 숙원사업인 ‘맑은물 하이웨이’가 새 정부 출범 이후 동력을 잃을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 추진 의지를 재확인받았다. 15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환경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김성환 장관 후보자는 해당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에 “개인적으로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국민의힘 우재준(대구 북갑) 의원은 대구시의 숙원사업인 취수원 다변화 사업을 두고 김성환 장관 후보자에게 안전ㆍ신속ㆍ예타 면제 동의 여부 등을 질의했다. 우재준 의원실에 따르면 현재 광역시 기준 정수장 44곳 중 댐 물을 취수하는 권역(지역)은 35곳에 달한다. 강 본류에 취수지가 위치한 권역(지역)은 9곳에 불과하며 대부분 낙동강 수계에 집중돼 있다. 물은 일반적으로 상류댐에 저장된 상태에서 가장 맑고 이후 강을 따라 지표수가 되면 주변 오염물질이 유입되며 수질이 악화된다. 이에 대부분 대도시에서 상류댐이나 저수지의 물을 사용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지역이 낙동강 지표수를 사용하는 대구시는 1991년 낙동강 페놀 유출 사고를 비롯한 9차례의 수질오염 사고를 겪어 왔다. 질의 내용 중에는 대구시민의 먹는 물 불신이 심각하다는 지표 역시 공개됐다. 지난 2024년 발표된 ‘수돗물 먹는 실태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수돗물을 그대로 또는 끓여서 이용하지 않는 주된 이유’의 질문에 ‘원수에 대한 불신이 있어서’라고 답변한 비율은 전국에서 대구시(25.3%)가 가장 높았다. 이는 17개 시 평균 10.2% 대비 15.1%p가 높은 수치이다. 우 의원은 김 후보자를 향해 “현 취수지의 문제 때문에 전 정부와 대구시에서 안전한 안동댐으로 취수원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던 것”이라며 “경제성보다는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삼는 것에 동의하느냐”고 물었다. 또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적어도 지역 사회의 편이 되어주셨으면 한다”며 “(맑은물 하이웨이 사업에) 예비타당성 면제를 적용하는 것”에 대해 후보자의 답변을 촉구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예타 면제에 대해 개인적으로 동의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사업부서 입장에서는 당연히 안전성을 위주로 예산이 빨리 편성되는 것이 좋다”며 이같이 답했다. 또 “(취수원 다변화 관련) 대구시와 구미시의 갈등 문제도 있고 울산의 새로운 암각화 문제 때문에 취수원을 달리해야 하는 문제까지 겹쳐 있다”며 “ 대구시민의 수돗물에 대한 불안이나 불신이 최소화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을 대구의 책임자분들과 의원님과 함께 상의하겠다”고 강조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5-07-15

대구 서구 지역민 대상 ‘악취 해결 간담회’

대구시가 악취 민원이 많은 서구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악취 관리 현황 및 개선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주민간담회를 개최한다. 간담회는 오는 17일 저녁 7시, 서구청 구민홀에서 염색산업단지와 환경기초시설 등 악취배출원이 밀집된 서구 지역, 특히 평리뉴타운 입주민과 인근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그간 대구시와 서구에서 추진해 온 악취저감 시책을 주민들에게 설명하고 악취 문제에 대한 주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청취해, 주민과 행정 당국 간 소통의 폭을 넓히고 주민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대구시는 서구지역 악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6월 서구 염색산업단지를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악취물질 배출사업장에 대한 행정규제를 강화했다. 또 2019년부터 2024년까지 623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152개의 소규모 사업장의 노후된 대기오염방지시설을 최신 시설로 교체하는 등 유해 대기물질 배출 저감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 이와 함께, 서·북부 지역의 악취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1월부터 월 1회씩, 악취 전문가, 공무원,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 및 염색산업단지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악취개선추진단(TF)을 운영해 기관별 악취저감 추진사항을 공유하고,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환경부가 한국환경공단을 통해 2024년 4월부터 12월까지 실시한 악취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전 조사(2020년)보다 복합악취는 25%, 지정악취물질(지방산)의 경우 지점에 따라 다르나 평균 40%, 악취배출 총량은 7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악취확산 모델링 결과도 악취영향 범위가 염색산단 2㎞에서 0.5㎞로 줄어들었다. 권오상 대구시 환경수자원국장은 “이번 간담회에서 제시된 주민들의 의견이 실질적인 악취저감 방안을 마련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대구시와 서구는 적극적인 공동 대응을 통해 서구 주민들이 쾌적한 생활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07-15

상습 침수지 안전대책 ‘제자리 걸음’ “장마 다가오는데…” 주민 거센 비판

호우와 장마가 예고된 시점에도 대구 동구청과 대구시는 상습 침수지역 안전관리 대책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아 주민들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15일 대구지방기상청에 따르면 16일 오후부터 19일까지 전국에 많은 비가 내리며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다. 하지만 당국은 올해도 뾰족한 대책 없이 ‘검토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작년 7월에는 강하게 발달한 장마 전선의 영향으로 금호강 수위가 급격히 불어나면서 대구 동구 효목동 동촌유원지 일대 건물 12채가 순식간에 강물에 잠겼다. 당시 지하주차장 차수막 설치는커녕 모래주머니 배부조차 늦어 피해가 확산됐다. 동촌유원지는 2020년부터 침수 위험지역으로 지정돼 있었지만, 사전 대비는 사실상 방치 수준이었다. 수성구 고모동의 수성파크골프장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작년 7월 폭우로 금호강 수위가 치솟자 골프장 관리소 등으로 쓰이던 컨테이너에 기간제 직원들이 고립되는 사고까지 일어났다. 공항교(제3아양교) 인근의 범람 위협은 해마다 되풀이된다. 강바닥에 쌓인 퇴적물 때문에 물이 넘칠 가능성이 높은데도 제대로 된 대책이 없어 주민들만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김영화 동구의원은 “주민의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퇴적물이 계속 방치된다면 공항교 일대의 범람 피해는 더욱 커질 것이다. 쌓여있는 퇴적물 제거 작업은 시급히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현재 동구 내 수위관측소는 신암동 단 1곳에 불과해 금호강, 동화천, 공산댐 등의 침수 위험 지역을 감지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환경부의 수위관측소 확대 공모 사업에 동구도 참여해 위험 사각지대를 조속히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관련 기관들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했다. 동구청 관계자는 “금호강은 시의 관리 대상”이라며 책임을 시청과 환경청으로 돌렸다. 그러면서 “환경청이 제방 공사를 추진 중이나 사업비가 많이 들고 행정절차가 복잡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 역시 “제방 보강과 퇴적물 제거를 검토 중”이라며 명확한 답변을 회피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7-15

로컬푸드로 실천하는 탄소중립

며칠 전 도서관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시장을 지나가며 오이를 샀다. 버스 정류장 옆의 한 거리에서 자리를 잡은 할머니 몇 분이 집에서 직접 기른 채소와 과일을 팔고 계셨다. 이날은 유독 제철에 나온 채소들이 풍성하기도 하고 가지랑 오이는 윤이 나 보였다. 할머니들은 정성껏 봉지에 싸 온 채소와 과일을 플라스틱 용기로 매대 삼아 손님이 원하는 물건을 바로바로 담아 주신다. 필요한 오이 3개를 사고 이천 원의 값을 치렀다. 이때 비상금처럼 지갑에 넣어둔 현금이 빛을 발했다. 보통은 계산하면서 카드나 계좌이체를 물어보지만 여기서는 할머니들에게 직접 현금으로 소통하는 게 최고다. 오랜만에 직접 현금을 건네는 시민기자에게도 대형마트에서 느낄 수 없는 무언가 따뜻함이 손끝으로 전해졌다. 할머니들이 팔고 있는 먹거리들은 대부분 가까운 거리에서 생산되는 것들로 로컬푸드라 불리는 것들이다. 제철 채소인 쌈 채소, 가지, 오이, 파, 감자, 과일 등으로 집에서 식사 준비할 때 기본이 되는 먹거리다. 이것들은 유통과정에서 이동 거리가 비교적 짧아 탄소 배출량도 상대적으로 적다. 로컬푸드는 중간 유통단계나 장거리 운송을 거치지 않는 보통 반경 50km 이내에서 생산한 지역 농산물이다. 농업인이 직접 생산부터 판매까지 담당해 탄소발자국이 적은 친환경적인 먹거리다. 하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소비하는 먹거리들의 대부분은 생산지로부터 소비지까지 이동 거리가 멀다. 외국산의 경우는 비행기 등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많은 양의 탄소 에너지가 배출되고 있다. 우리가 마트에서 흔히 보는 필리핀산 바나나, 칠레산 블루베리, 아보카도 등이 그렇다. 특히 바나나는 계절과 상관없는 먹거리로 이동 거리가 아주 멀어 탄소 배출량이 많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국산 콩을 운반할 때 온실가스가 13g인 것에 비해 미국산 콩을 운반할 때는 37배나 많은 463g이라고 한다. 먹거리의 문제는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우리가 먹는 매일 먹는 음식은 생산과 유통, 소비 과정에서 많은 양의 탄소를 배출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동 과정에서 배출된 탄소는 최근 기후변화의 주된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기후 위기가 전 지구적인 문제인데 먹거리에서도 그만큼 탄소중립이 중요해졌다. 어쩌면 거리에서 손수 기른 먹거리들을 팔고 있는 할머니들이 탄소중립의 실천자들이 아닌가 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탄소중립 중 하나는 바로 로컬푸드를 이용하는 거다. 식탁에서의 로컬푸드가 중요한 이유는 먹거리의 이동 거리가 짧기 때문이다. 생산자가 가까운 곳에서 소비자와 연결되고 있어 소비자는 신선한 농산물을 싸게 구입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요즘 마트 내에서도 로컬 직매장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그만큼 소비자들에게 인기라는 증거다. 물론 생산자들에게도 월급처럼 소득이 발생하니 좋은 건 서로 마찬가지다. 로컬푸드 진열 매대에는 방금 수확한 듯한 제철 먹거리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마트의 로컬푸드 코너를 자주 이용하는 주부 이현아(52) 씨는 “ 내가 사는 지역의 농산물이라서 좋고 생산자의 주소와 이름, 연락처까지 적혀 있어 더 믿음이 간다. 건강에도 좋고 가격도 아주 저렴해서 기분 좋게 구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7-15

엄마를 태우고 온 전차가 돌아온다

“우리 엄마 안 오?” 추워서 코가 빨개진 아이가 아장아장 걸어 전차 정류장으로 엄마 마중을 나갔다. 겨우 승강장에 올라선 아이는 전차가 들어올 때마다 차장에게 묻는다. “우리 엄마 안 오?” 세 대의 전차가 달려오고 그때마다 타고 오르는 어른들 틈에서 차장에게 엄마의 안부를 묻지만, 퉁명스러운 대답만 돌아온다. 그중에 한 아저씨는 전차에서 내려 다칠라, 너희 엄마 오시도록 한군데만 가만히 서 있으라며 친절을 베푼다. 아가는 코가 빨개지도록 정류장에 서서 엄마를 기다린다. 그때 하늘에서 눈이 나린다. 아가의 입이 똥그래진다. 그림책 ‘엄마 마중’은 소설가 이태준이 1938년 발표한 짧은 글에 일러스트레이터 김동성 작가가 그림을 더해 내놓은 책이다. 원작에는 엄마가 왔는지 알 수 없다. 읽는 이마다 갖가지 답을 하게 내버려두었다. 하지만 김동성 작가는 밤을 연둣빛으로 표현해 따뜻하게 아이를 감쌌다. 전차가 세 번 들어오는 동안 한낮이다가 노을이 지기도 하고, 사계절이 흐르기도 한다. 전차가 세 번 오는 그 사이 아이의 작은 몸짓도 놓치지 않았다. 팔순이 넘은 할머님들께 이 책을 읽어준 날, 이태준 소설가가 데려오지 않았던 엄마를 김동성 작가는 슬며시 그려 넣었다고 작아서 잘 보이지 않는 장면을 설명하니 할머니 한 분이 기립박수를 치셨다. 전차는 그림책 속에만 살아있었다. 지금의 서울에 가도 볼 수 없었던 전차가 곧 돌아온다는 소식이다. 개통된다면 1968년 11월 30일 서울 전차가 종운(終運)된 이래 58년 만에 서울특별시에서 전차 운행이 부활하는 것이다. 2025년 8월부터 오송 시험선에서 차량 예비 주행시험(5000km)을 먼저 하고 11월부터 내년 7월 또는 8월까지 본선에서 시운전에 들어갈 예정이다. 배터리 내장형 방식이라 전봇대처럼 노선 위에 늘어져 있는 가공전차선 같은 별도의 전력 공급 장치가 필요하지 않다. 차량은 노인과 장애인 등 교통약자가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초저상 구조로 제작된다. 지난겨울 일본 마쓰야마 여행을 하며 부러웠던 것은 기차였다. 포항과 비슷하게 바다를 옆에 둔 도시였다. 기차역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사진 찍는 게 인기라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 또 우리가 묵었던 호텔 앞으로 트램이 오갔다. 이른 아침 우리는 트램을 타 보기로 했다. 6차선 도로 중앙에 트램을 탈 수 있는 정류장이 있었다. 표를 따로 끊지 않고 탔다. 조용히 시내 중앙을 달리며 출근하는 사람, 학교 가는 소녀들을 구경했다. 우리가 내린 곳은 종착역 도고온센역이었다. 역사가 120년이 넘었는데 그곳이 스타벅스 카페라서 더 인기였다. 일본 소도시 여행을 하며 오래된 건물에 카페가 들어서 여전히 시람들로 붐벼서 신기하고 부러웠다. 도고온센역에 더 특별한 점은 봇짱열차라 불리는 증기기관차가 주말에만 예약을 받아 움직인다는 거였다. 기차표를 내밀면 딸깍, 구멍을 뚫어주는 아저씨 복장이 은하철도 999의 기억을 소환했다. 뿌뿌 소리를 내며 손님을 태우고 역을 빠져나가며 차장이 사람들이 안 보일 때까지 손을 흔들었다. 일본의 도시마다 오래된 전차를 걷어내지 않고 간직했다. 그걸 타 보려고 관광객이 몰렸다. 서울에 트램은 1899년 최초로 도입돼 1968년까지 약 70년간 운행됐다. 얼마전 드라마 미스터선샤인이 인기였다. 주인공 남녀가 처음 만나는 장면에 전차가 등장하고, 달리는 전차에서 호텔 주인이 권총으로 일본 군인을 향해 쏘는 모습도 볼만했다. 서울에 전차가 살아있었다면 시청자 대부분이 인증샷을 찍으러 달려갔을 것이다. 드라마 세트장이 존재하겠지만 그건 실제 삶이 아니다. 위례선이 개통하면 58년 만에 서울에서 트램이 부활하게 된다. 엄마 마중 그림책을 들고 달려가 인증샷을 찍을 날이 멀잖았다.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7-15

이재명 대통령 고향 안동 ‘지통마’는…

지난 6월 3일 대통령 선거를 거쳐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됐다. 1925년 대한민국임시정부 초대 국무령 석주 이상룡 선생과 100년의 터울을 둔 안동 출신 대통령이 탄생한 것이다. 안동시 법흥동에 있는 석주 이상룡 선생의 생가 임청각에서 안동시 예안면 도촌리 지통마 이재명 대통령의 생가까지는 41km 정도 거리다. 그러니까 예안면 도촌리 지통마는 안동 시내에서도 차로 50분이 걸리는 오지마을이다. 예안면 도촌리는 사례실(사래실), 평지마, 새몰(새못), 토골(텃골), 지통마 등의 자연부락으로 이루어져 있다. 영양, 봉화와 이웃하고 있고 옛날 보부상들이 많이 다녔을 땐 200여 호가 넘게 거주하던 큰 마을이었다. 그러나 지금 지통마에는 6가구가 살고 있다. 지통마는 토골 남쪽에 있는 마을로 옛날 이 마을에 한지를 뜨던 통(지통)이 있었다 하여 지토마, 지통말 혹은 지촌이라 불렀다. 이재명 대통령 생가터는 현재 깨밭, 땅콩밭으로 변해있다. 밭 입구에 ‘제21대 대통령 이재명 생가터’ 팻말이 세워져 있다. 이 조용한 마을은 최근 대통령의 흔적을 찾으러 들르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조용하던 마을이 북적이면 일상이 무너져 싫을 법도 하건만 주민 황영기 씨는 싫은 내색도 없이 방문객들에게 기꺼이 자신의 집 마당을 내놓았다. “그래도 이렇게 멀리까지 일부러 발걸음을 해주니 참 고맙지요.” 황영기 씨는 생가터인 깨밭의 현재 주인이기도 하다. 방문객들이 인증 사진을 찍느라 밭고랑을 넘나들거나 잠시 땅콩을 밟아도 못 본 척한다. 그의 집 마당이 방문객들의 사랑방이 되어도 그는 인심 좋게 가기 전에 ‘방명록’이나 하나 쓰고 가라고 할 뿐이다. 방문객들이 무더위를 피하고 비를 피할 수 있게 마당에는 천막이 세워져 있고 그 아래 탁자에는 방명록이 펼쳐져 있다. 방명록엔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방문객들이 이 대통령을 향해 남긴 메시지가 남겨져 있다. 내용은 주로 ‘든든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달라’, ‘항상 건강하시라’는 덕담으로 가득했다. 황 씨는 해마다 한 번씩 본 띠동갑 아래 이 대통령을 기억한다. 아버지 기일이면 산소가 있는 고향마을에 들렀던 것이다. 집 마당 냉장고에는 이 대통령을 지지하는 방문객들이 찬조한 생수가 가득하다. 공짜 생수로 무더위에 목을 축였으나 빈손이 부끄럽다고 말한 관광객 부부의 대화 소리가 또렷이 들렸다. 마음씨 좋은 아내가 남편을 재촉한다. “이제 다른 분들도 구경하게 빨리 차 뺍시다.” 지역민조차 일부러 찾아오지 않으면 모를 산골동네 안동시 예안면 도촌리. 해마다 가을이면 국화밭을 일구어 놓은 동네에 꽃이 만발해 ‘향기로운 산촌마을 꽃천지 도촌리’가 된다. 그때면 아름다운 국화도 관람하고 좀 더 변모해있을 생가터 풍경도 볼 수 있지 않을까. 마을 안내판엔 급조한 손글씨로 적어놓은 ‘이재명 대통령 생가터’ 글자가 선명한데, 때묻지 않은 순수함이 가득한 동네 분위기와 시골마을의 여유가 오히려 더 소박하고 정겹다. 그러니 동네에 방문할 때에는 즐겁고도 조용히, 예의와 덕담이 함께하는 방문길이 되었으면 좋겠다. /백소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7-15

‘호쿠리쿠 패스’로 기다림 없이… 쾌적한 ‘선더버드 19호’

지난 6월 중순. ‘선더버드(thunderbird)19호’ 기차에 올랐다. 신오사카역에서 쓰루가(敦賀)로 달렸다. 1시간 20여 분이 소요됐다. 한국도 한때, 또는 지금도 새마을호, 무궁화호, 통일호 등으로 기차를 호칭했었지. 선더버드도 마찬가지다. 헌데, 조금 더 재밌다. 기차 이름이 ‘천둥새’라니. 북아메리카 인디언들은 ‘선더버드’를 고귀한 영혼을 지낸 새로 숭배했다고 한다. 어쨌건. 일본인 특유의 ‘철저한 질서 지키기’ 탓이었을까? 달리는 기차 객실 안에선 전화 통화를 하는 사람도, 통로를 뛰어다니는 아이도, 사소한 이유로 시시콜콜 다투는 승객도 없었다. 깊은 산 속 절처럼 조용한 기차 내부. ‘호쿠리쿠 패스’로 하루 전 미리 예약을 하고 좌석을 배정받았으니, 신오사카역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며 시간을 낭비할 필요는 없었다. 글 싣는 순서: 1. 철도 왕국 일본에서 찾는 ‘지역 관광’의 미래 2. ‘당일치기 여행’ 맞춤 일본 철도 3. 관광으로 인구 소멸 위기 ‘호쿠리쿠’ 살리기 4. 일본 기차 여행의 꽃이 된 ‘도시락’ 5. 울산, 이제는 ‘유잼(U-재미) 도시’다 6. 철도 불모지 경북, 동해선 개통 후 새 역사 시작 7. 이번 역은 “천만관광 해양도시 삼척입니다” 8. 강릉, ‘철도 날개’ 달고 동해안 비상 길지 않았던 기차 여행은 더없이 쾌적했다. 한국의 ITX나 KTX처럼 객실과 화장실 청소 상태도 좋았다. 드문드문 도시락을 먹는 이들이 적지 않았는데, 얼핏 보기에도 향과 맛이 다 괜찮아 보였다. 한자로 ‘돈하(敦賀)’라 읽는 일본의 떠오르는 관광지 쓰루가. 거긴 어떤 도시일까? 짤막한 소개를 ‘위키백과’를 통해 들어보자. “쓰루가시(敦賀市)는 일본 후쿠이현에 있는 도시다. 고대부터 항구가 번성했다. 호쿠리쿠 지방과 간사이 지방을 연결하는 위치에 있다. 메이지시대 이후엔 철도를 비롯한 육상 운송수단의 발달로 교통 요지가 됐다. 원자력 발전소가 있고, 다시마가 특산물이다.” ▲나이 지긋한 일본인들 “느린 기차가 낭만적이었지” 선더버드19호 기차는 늦은 오후 쓰루가역에 기자를 내려놓았다. 사전에 파악한 정보가 있으니, 항구 도시의 싱싱한 생선으로 만든 요리와 다시마를 우려내 갓 지은 솥밥을 먹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없다. 여행자의 즐거움 중 최고는 여행지의 맛집을 찾아가는 게 아니던가. 쓰루가역 앞에 늘어선 식당 가운데 하나를 골라 출입문을 열었다. 70대로 보이는 오너 셰프의 능숙한 칼질을 눈앞에서 볼 수 있는 가게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업력이 반세기에 가깝다고 했다. 운이 좋았다. 도미 뱃살을 번철에 굽고, 따끈한 일본식 된장국에 찜통에서 요리한 새우, 거기에 생강 줄기까지 갖춘 저녁 정식을 청했다. 한국 돈으로 1만6000원 정도였으니 가격도 비싸지 않았다. 맛? 주절주절 설명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그곳에서 식당 주인과 어린 시절부터 친구라는 일본 노인 하나를 만났다. 70대 중반인 그도 혼자서 저녁을 먹으러 온 터였다. 이름은 도토가와 유우지(都外川 勇二). 젊은 시절부터 쓰루가항구를 오가는 배를 수리하며 살았다고 했다. 그는 한국말을 한마디도 못하고, 기자는 일본어를 하지 못한다. 다행히 식당 주인의 딸이 중간에서 소통을 도와줬다. 아래와 같은 이야기가 오갔다. 한국어와 일본어, 영어가 뒤죽박죽 섞인 독특하고 해괴한(?) 인터뷰였다. “나이가 적지 않으신데 독한 일본 소주를 잘 드시네요.” “뭐 그렇지. 험한 일 하는 사람이라 그래. 자네는 어디서 뭘 하러 쓰루가에 왔나?” “한국에서 왔습니다. 일본 철도여행에 관해 궁금해서요.” “그렇군. 나도 어린 시절엔 오사카나 나고야로 아주 느리고 낡은 기차를 타고 다녔지.” “아, 그래요? 그때 이야기 좀 들려주시죠.” “무슨 옛날이야기를... 짧게 오사카 처녀와 연애를 했는데, 50년 전엔 기차가 너무 느렸어. 마음은 벌써 그 여자가 사는 오사카에 가있는데, 이놈의 기차는 더디게만 달리지…. 그래도, 그때가 낭만적이었어. 그나저나 멀리 한국에서 왔으니, 내 술 한 잔 받아.” 오사카에서 쓰루가로 가기 전 또 한 명의 나이 지긋한 일본인을 만났다. 미조하타 히로시(溝畑宏·65). 그는 한국을 수백 번 오고간 일본 내 대표적인 한국통(韓國通) 가운데 한 사람이다. 현재는 ‘공익 재단법인 오사카관광국’ 이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기자가 일본을 찾았던 때는 ‘2025 오사카 엑스포’가 열리고 있던 시기. 나이와는 어울리지 않게 분홍색 문어 인형을 머리에 쓰고 인터뷰에 나섰던 그는 “엑스포 기간에 자연환경이 아름답고, 음식이 맛있으며, 사람들도 친절한 오사카로 많은 한국인이 와주길 바란다”고 했다. 자신이 맡고 있는 직책을 보자면 당연한 부탁이었다. 그런 뻔한 이야기보다 정작 기자의 마음을 찡하게 했던 건 미조하타 이시장의 마지막 말. “일본의 신칸센이나 한국의 KTX처럼 빠른 기차로 오사카 주변의 매력적인 도시를 돌아보는 것 참 좋지요…. 근데, 난 창문을 통해 바깥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느린 기차가 더 좋아요”라는. ▲빠르게 달리는 기차를 타더라도, 여행은 여유롭게 어떤 인간도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 한국과 일본이 모두 마찬가지. 그러니 몇몇 노인들이 ‘느린 기차의 서정(抒情)’을 그리워한다고, 일본의 신칸센과 선더버드, 한국의 KTX와 ITX를 멈춰 세우고, 20세기 기차를 가져와 동해선 철로에 올릴 수는 없는 노릇. 바뀐 환경에선 적응이 중요하다. 그러니, 시속 300km의 현란한 속도로 달리는 고속철을 타더라도, 마음만은 관광객 특유의 느긋함을 가지는 게 21세기형 기차여행을 제대로 즐기기 위한 자세가 아닐지. 그런 차원에서 권하고픈 쓰루가의 유용한 여행 아이템이 ‘빙글빙글 쓰루가 버스(くるくる敦賀バス)’다. 한국식으로 쉽게 이야기하면 ‘쓰루가 투어 버스’쯤 되겠다. 역 바로 코앞에 위치한 버스정류장엔 쓰루가시(市) 곳곳의 인기 좋은 관광지만을 효율적으로 연결해주는 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한국 돈 5000원가량을 운전기사에게 지불하면 ‘1일 자유티켓’을 사는 게 가능하다. 그것만 가지고 있다면 추가 요금 없이 하루에 100번도 버스를 타고 내릴 수 있다. 1회 승차는 2000원을 받으니, 2~3군데 관광지만 오가도 본전은 뽑는다. 게다가 자유티켓엔 40대 이상 한국 관광객의 추억을 소환하는 ‘은하철도 999’의 주인공 ‘메텔’과 ‘철이’가 프린팅 돼있다. 이 애니메이션의 원작자는 일본 사람 마츠모토 레이지(松本零士). 그 티켓엔 ‘기차로 우리 도시에 와서 흥미로운 장소를 여유롭게 돌아보라’는 여행자를 향한 일종의 은유적 메시지가 담겨있는 것 같았다. 두툼한 참다랑어 회를 얹은 초밥과 어른 손바닥보다 큰 가리비 구이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 쓰루가 수산시장과 소나무 숲이 아름다운 해변, 호쿠리쿠 지역을 수호하기 위해 축조된 게히신궁(氣比神宮) 등이 이름도 재밌는 ‘빙글빙글 쓰루가 버스’를 타고 돌아본 곳들. 쓰루가가 ‘떠오르는 일본의 신흥 관광지’로 알려지면서 찾아오는 외국인 여행자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한국인과 중국인은 물론, 숙소 공동목욕탕에선 인도 첸나이에서 온 단체관광객들을 만날 수 있었고, 늦은 밤 주점에선 저 먼 동유럽의 슬로베니아 류블랴나에서 왔다는 청년과도 인사를 나눌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러니, 앞서 언급한 쓰루가의 유명 관광지는 이제 더 이상 ‘나만의 추억’을 머리와 가슴에 새길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 어느 곳을 가도 여행자들로 북적이고 있으니까. “그렇다면, 어디를 가봐야 할까?”라는 물음이 이어질 듯하다. 추천한다. 쓰루가 투어 버스를 타고 다소 고적(孤寂)한 동네에 내려 5~10분쯤 걸으면 만나볼 수 있는 ‘미나토 쓰루가 산차회관(山車會館)’이다. 거기가 어떤 곳이냐고? 궁금증이 증폭되면 답을 얻었을 때 만족감이 더 커진다. ‘산차회관’에 대한 소개는 다음 회에. <계속>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7-15

‘포항 촉발지진’ 첫 형사재판… 인재 VS 천재지변 ‘날선 공방’

2017년과 2018년 포항에서 발생한 두 차례의 촉발지진을 두고 관계자들의 책임을 묻는 형사재판이 시작됐다. 검찰 측은 “포항지진은 안전 관리 소홀로 인해 발생한 인재”라고 책임을 따져 묻는 반면 정부 측 변호인단 등은 “천재지변과 불가항력에 의한 것”이라며 전부 부인했다. 대구지법 포항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박광선)는 15일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5명의 공판을 진행했다. 이들은 포항지열발전 컨소시엄의 주관기관 관계자 2명, 정부출연연구기관 관계자 2명, 컨소시엄 참여 대학교 산학협력단의 연구책임자 1명이다. 검찰에 따르면 넥스지오 대표 등 5명은 2016년초쯤부터 연구 부지에 3개 단층대가 있음을 추정하고, 수리자극을 줄 경우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음을 예상하면서도 자극을 계속 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7년 4월 15일 규모 3.1 지진 발생 후 유발지진 발생 사실에 대한 상급기관 보고를 부적정하게 하고 지진위험도 분석 등 안전조치 사항을 소홀히 한 혐의다. 하지만 공판에서 피고 측 변호인단은 지열 발전사업과 지진의 연관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변호인단은 지진 발생 원인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으며 , 지열발전 업무 추진 과정에서 주의 의무를 위반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지열 발전과 포항 지진 발생은 ‘무관한 관계’라는 것이다. 피고 측 변호사는 “지열발전과 관련해 지진에 대한 메커니즘이 규명되지 않았다"면서 “따라서 포항지진은 자연적으로 발생한 지진일 확률이 더 크다”고 변론했다. 재판을 방청한 시민들은 변호인단의 변론에 강하게 반발했다. 한 시민은 피고 측에 “말도 안 되는 거짓말로 50만 포항시민을 우롱하지 말라”며 거세게 항의하다 퇴정 조치를 당하기도 했다. 모성은 범대본 의장은 “형사재판 피고석에는 피해 시민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지열발전소를 유치·관리했거나 지휘한 고위공직자들도 함께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또 양만재 전 포항지진 트라우마센터장도 “이번 재판에서 피고 측 변호인단의 변론은 포항지진 손해배상 청구소송 2심과 비슷한 수준의 변론에 그쳤다”며 평하기도 했다. 그는 또 “앞으로 전남대 여인욱(정부조사단)교수, 고려대 이진한 교수 등이 형사 재판의 증인으로 등장할 예정"이라면서 “이들 모두 민사 2심 재판부에서 나타나지 않은 증인들로, 이들은 모두 포항지진의 원인을 인재로 보고 있다”면서 말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7-15

사회주의 속을 알면 길이 보인다

우리 나라는 중국을 얘기하지 않고 경제와 무역을 말하기 어렵게 되었다. 1992년 8월 24일 국교를 수립하고 빠른 속도로 무역 규모가 커지고 있다. 수출은 이미 미국을 넘어섰고, 수입은 전체의 절반 가까이 되고, 우리네 밥상까지 침투해 있다. 하지만 중국에 투자를 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도 많았다. 중국을 알려면 사회주의 사상과 통치체제, 기업과의 연관성을 알 필요가 있다. 중국 공산당의 사회주의 사상과 통치시스템은 마르크스-레닌주의를 기반으로 하되, 현실에 맞게 수정된 중국식 사회주의로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체계는 국가 운영뿐만 아니라 기업 전략과 혁신시스템에도 깊이 반영되어 있다. 혁신 관점에서 보면, 공산당의 영도, 인민 중심, 공공 이익 우선, 계획 경제 요소와 시장 경제 요소의 병행 운영 등을 볼 수 있다. 최근 시진핑 신시대의 국가 전략 주요 내용은 첫째, 국가-시장 통합 운영이다. 시장원리에 따라 자원 배분의 결정적 역할을 하되 정부가 언제든 전략적 분야를 통제한다. 이것을 인지 못하고 자본주의처럼 시장원리에만 인식한 기업들이 투자에 나섰고, 일순간 어떤 명분의 공산당 통제에 설비조차 그대로 둔 채 야밤 도주 철수하는 등 낭패를 보았다. 둘째, 과학기술 자립자강이다. 서방에 의존하지 않는 독자적 혁신 역량 구축을 수십 년 전부터 선진 국가에 유학을 보내는 등 인재 역량을 확보해 왔다. 셋째, 다 같이 부유한 나라이다. 지역, 업종별 격차 해소와 중산층 확대를 위한 사회 안정을 추구한다. 이러한 것들의 성공 여부는 정부의 정책 일관성과 지속성, 그리고 인민들의 신뢰성에 있다. ‘마차 타고 로켓을 쏘는 나라’라는 것은 중국을 상징하는 말이다. ‘자립 자강’ ’혁신형 국가건설‘, ’제조 25‘ 등의 국가 전략은 기업 혁신 전략과 연계된다. AI, 바이오, 항공우주, 양자 과학 등 미래를 위한 전략 산업에 막강한 투자를 하고 국유기업이 선두 역할을 한다. 중국 기업의 혁신은 시장 주도와 국가 주도의 혼합형 메커니즘으로 움직인다. 국유기업 혁신은 전략 산업에 독점적 지위를 보장하고 R&D 예산과 인재를 국가가 지원하는 체제이다. 민간기업 혁신은 시장 중심으로 민간이 주도하되 정부가 규제 및 자금, 세제 인센티브로 조정한다. 성공한 기업은 통신의 화웨이, 전기차의 BYD, 알리바바 등이 있다. 즉 국가 정책과 국유 기업의 월드 클래스 수준들이 연이어 창성되는 배경이라 할 수 있다. 필자가 1996년 중국 북경과 상해를 처음 갔을 때와 2008년 P사의 해외법인 청도 사업장을 지도하기 위해 갔을 때 기업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보통 사회주의 사상은 스스로 하는 주인 정신보다 시켜서 하는 마인드로 인식하고 있다. 청도 사업장은 혁신이 도입되고 스스로 개선하는 모습을 보고, 사회주의 사상에도 혁신 활동을 통해 마인드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보았다. 국가의 기업 지원체계와 혁신 마인드까지 장착하니 중국 사회주의 경제적 부상의 원동력이 아닌가 생각된다. 혁신은 생각과 문화를 바꾼다. /정상철 미래혁신경영연구소 대표경〮영학 박사

2025-07-15

울릉도에서 펼쳐진 문화예술 이벤트

에메랄드빛 바다로 둘러싸인 신비의 섬 울릉도에서 깃발 작품들이 일제히 나부꼈다. 하얀 바탕의 천과 종이에 시(詩)를 품거나 묵향을 머금기도 하고, 울릉도·독도의 자연경관을 담은 작품 사진이 깃발로 만들어져 울릉군 주민들이나 관광객들의 손에 쥐어져 움직일 때마다 바람에 나풀거리곤 했다. 간혹 독도를 가거나 다녀온 관광객들의 손에 들려진 손태극기와 깃발 작품이 어우러져 이색적인 광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 같은 모습은 지난 주 울릉군 도동항 일원에서 열린 2025 경북문화재단 예술거점지원사업의 일환으로 포항꿈틀로사회적협동조합에서 기획·주관한 ‘명불허_어전’ 2회차 체험형 테마 행사의 일부이다. 여기에 참여한 단체는 포항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포항서예가협회를 비롯 아라동화창작·사진모임포스·퐝프렌즈 등 4개 팀으로, 각 단체별 특색을 살려 흥미롭고 의미 있는 컨셉으로 이벤트를 진행했다. 사진모임포스에서는 울릉도와 독도의 자연경관을 사진작가가 촬영한 풍경사진 작품을 현수막천에 실사출력, 깃발형태로 만들어 관광객들에게 나눠주면서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국토와 독도 사랑을 일깨워줬다. 또한 아라동화창작과 퐝프렌즈에서는 즉석에서 즐길 수 있는 간단한 체험도구를 통해 사전에 3D로 프린팅된 오방색 작은 모형배 위에 시(詩) 구절을 깃발 형태로 메모지처럼 꽂아 배부하는 활동을 진행하면서 진수식(進水式)의 의미를 암시하기도해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포항서예가협회 작가들은 정사각·직사각형으로 디자인된 현수막원단에 울릉도 주민 또는 관광객들이 신청한 희망·염원의 글귀를 한글·한문·캘리그라피 등의 서체로 즉석에서 깃발에 휘호해 나눠주는 활동을 펼쳤다. 이러한 일련의 퍼포먼스는 울릉의 바닷가에서 진수식의 의미를 떠올리며 예술가와 시민이 함께 깃발을 만들고, 그 깃발에 이야기를 담아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이 깃발로 이어지고 모여서 또 하나의 진수식이 되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바다를 삶터로 삼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이러한 어촌의 전설이나 유래담을 문화예술적인 접목으로 재현함으로써 다소의 안도와 위로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국토의 막내’같은 문화의 변방 울릉도에서 어부들의 바람인 진수식을 모티프로 예술적인 관점에서 재해석한 시도가 신선하고 고무적이다. 뱃길이 멀고 바람과 파고가 외세만큼이나 심한 독도는 민족의 자존심이자 울릉도 사람들에게는 앞마당이고 텃밭일 것이다. 어로의 곤고함을 뱃노래로 달래고 풍어와 만선(滿船)의 염원을 깃발로 나부끼게 하여 삶의 파도를 헤쳐가는 어부들에게 있어서의 진수식은, 간절한 마음이자 기원이며 소망일 것이다. 그렇기에 사라져가고 잊혀져가는 것들에 대한 연민과 보존, 계승으로 대안을 강구하고 새로운 활로를 모색한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는 일일 것이다. 이처럼 깃발작품 퍼포먼스 같은 ‘찾아가는 문화 이벤트’를 비롯, 재작년 가을에 도동항에서 열린 ‘울릉도 독도 해녀문화제’같은 문화행사가 주기적으로 열리게 된다면 문화예술의 기반이 취약한 울릉주민들에게 문화생활 향유와 정서순화에 도움을 줄 것이다. 울릉도만의 독창적이고 체계적인 문화예술 프로그램의 기획·운영으로 천혜의 관광자원과 더불어 문화예술이 꽃피어나길 기대해본다. /강성태 시조시인·서예가

2025-07-15

대구시 글로벌 스포츠 도시로 도약할 기회다

대구시가 지난 9일 이탈리아 로나토에서 열린 국제사격연맹 집행위원에서 2027년 세계사격선수권대회 개최지로 최종 확정됐다. 인도 뉴델리와 아제르바이잔 바쿠 등의 경쟁 도시를 물리치고 세계적 권위의 스포츠 행사를 대구가 유치한 것은 큰 쾌거다. 대구가 2003년 유니버시아드대회와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유치한 이래 14년 만에 글로벌 스포츠 대회를 유치함으로써 대구는 이제 명실공히 글로벌 스포츠 중심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전기를 맞았다.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도 “대구의 도시 브랜드가 국제 육상도시를 넘어 국제 스포츠 중심도시로 도약한다”고 말했다. 도시의 경쟁력은 도시의 글로벌화와 비례한다. 도시를 찾는 외지인 많다는 것은 도시의 산업이 국제화되어 있고 관광객이 많이 찾아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제행사 유치는 이런 측면에서 산업과 관광의 글로벌화를 촉진시키는 중요한 요소다. 대구시는 지난 2월 세계 최고 수준의 대구마라톤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오는 8월 예정된 스페인 명문구단 FC 바르셀로나와 대구 FC와의 친선경기는 벌써부터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다. 스포츠 도시로서 적합한 행사들이 대구에서 성공적으로 치러지고 있는 것이다. 2027년 개최될 세계 사격선수권대회는 올림픽과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사격대회로 손꼽히는 글로벌 행사다. 특히 이번 대회는 종목별 사격국제랭킹과 올림픽 출전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 국제적으로 유명한 선수들이 대거 참여할 것이 예상된다. 대구시는 90개국에서 2000여 명의 선수단이 참여할 것으로 보고 본격적인 준비에 나서고 있다. 대구시와 대한사격연맹 그리고 정치권 등의 지원으로 세계선수권대회가 대구에 유치된 것은 높이 평가 받을 만한 일이다. 대구시장이 없는 가운데서도 대구시 공무원들의 집요한 노력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이제 이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내고 대구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숙제가 남았다. 대회를 계기로 사격장을 재정비하고 관광자원 확충에도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세계적 권위의 대회가 안겨주는 후광 효과를 최대한 활용해 대구성장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2025-07-15

그리운 금강산

국민가곡으로 잘 알려진 ‘그리운 금강산’은 1961년 처음 만들어진 곡이다. 작사자 한상억은 은행원이자 시인이었고, 작곡가 최영섭은 음악 교사였다. 두 사람은 강원도가 고향인 가까운 사이라 한다. 이 가곡은 국민가곡으로 불릴 만큼 국내서도 유명했지만 세계적으로 50여명의 성악가들이 음반에 노래를 실을 정도로 잘 알려진 노래다. 플라시도 도밍고, 루치아노 파바로티도 음반 녹음을 했다. 금강산은 북한의 강원도에 있는 명산이다. 예로부터 아름답기로 소문나 많은 예술가들이 표현의 대상으로 삼았던 산이다. 중국 북송의 시인이자 학자인 소동파는 “고려에 태어나 한번 만이라도 금강산을 보고싶다”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조선시대 태종은 명나라 사신이 오면 금강산 타령을 하는 바람에 귀찮아 했다는 얘기도 있다. 금강산의 주봉인 비로봉의 높이는 1638m다. 1000m 이상 봉우리가 무려 60여 개에 달하고, 크고 작은 봉우리가 하도 많아 우리 선조들은 일만이천봉이라 불렀다. 특수한 기후와 지리적 조건으로 무려 1100여 종의 식물과 300여종의 동물이 서식한다. 전란 등을 거치면서 지금은 거의 없지만 기록에 나오는 사찰과 암자만 180여 개에 달했다. 계절 때마다 바뀌는 모습이 변화무쌍하여 문헌에 등장하는 별칭이 9개다. 대표적 이름이 봄에는 금강산, 여름에는 봉래산, 가을에는 풍악산, 겨울에는 개골산이다. 금강산이 북한의 세 번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금강산의 독특한 지형과 경관, 불교문화의 성지 등이 유네스코 위원회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수수만년 그리운 산” 언제쯤 가보려나. /우정구(논설위원)

2025-07-15

동네북 신세가 된 ‘TK 정치’

6·3 대선 이후 대구·경북(TK)이 정치 사회적으로 ‘동네북’ 신세가 됐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여야에서 나오는 ‘찐윤 세도정치’나 ‘언더찐윤’ 같은 생소하고 비아냥대는 정치 단어들이 대부분 TK사회를 겨냥하고 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지난주 당 혁신위원장을 사임하면서 당내에 ‘찐윤 세도정치’ 카르텔이 있다고 했다. 세도정치는 조선후기 특정 가문이 권력을 독점하며 온갖 전횡을 저지른 것을 말한다. 조선시대처럼 찐윤 그룹이 당내 인사를 비롯한 의사결정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폭로성 발언이다. 누가 들어도 TK 출신이 주축인 당 지도부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김근식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찐윤’의 구성원에 대해 “윤석열 완장 차고 관저 가서 술 얻어먹고 호가호위하던 국회의원”이라고 했다. 대선 직전 국민의힘에서 민주당으로 당적을 바꾼 김상욱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찐윤’과는 또 다른 ‘언더찐윤’이라는 단어를 언급했다. ‘언더찐윤’이 누구를 지칭하느냐는 질문에는 “대구·경북, 부산·경남, 울산, 강원에 있는 의원이다. 20∼30명쯤 된다. 언론에 나서지 않고 수면 아래에서 조용하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최근 여기에 포함되는 일부 중진의원 실명을 거론하면서, “이들은 늘 말없이 무리를 이루며 무슨 사태가 벌어지면 자기들끼리 똘똘 뭉쳐 변화를 거부하고 이익을 챙긴다”고 했다. 그러면서 권성동·이철규·윤상현·나경원 의원과 같은 ‘친윤’ 의원과는 행동에 차이가 있다고 했다. 두 의원의 발언이 주관적이고 과장이 섞인 부분이 있지만, 정계에서는 ‘언더찐윤’의 존재에 수긍하는 사람들이 많다.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지낸 김성태 전 의원 같은 경우에는 “김상욱 의원 말이 맞다”고 공개적으로 동의하기도 했다. 최근 발표되는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의힘 지지율이 급전직하하고 있다. 10%대로 떨어진 경우도 종종 나온다. 지난 11일 공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보면, 정당 지지도에서 민주당은 43%, 국민의힘은 19%를 기록했다. 갤럽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20%대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20년 11월 17~19일 이뤄진 조사 이후 처음이다. 놀라운 것은 TK지역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율(27%)이 민주당(34%)에 역전당했다는 사실이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는 국민의힘에 대한 TK지역 민심이 급속도로 이반되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 나는 TK지역민의 이러한 정치성향 변화가 사회다양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보고 있다. 외부에서는 아직도 이 지역이 국민의힘에 대한 콘크리트 지지자들만 사는 곳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많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TK지역민들도 이제 특정 정당에 대한 ‘묻지마 지지’가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터득해 가고 있음을 나타낸다. ‘찐윤’ 카르텔로 지목된 TK의원들은 이 지역 민심을 잘 분석해보길 바란다. 다음 총선이 아직 3년이나 남았다며 느긋하게 있을 때가 아니다. /심충택 정치에디터 겸 논설위원

2025-07-15

‘여야 편싸움’…이럴 거면 청문회 왜 하나

장관 후보자 등 5명이 검증대에 오른 국회 인사청문회 둘째 날(15일)도 예상대로 막말과 고성이 오간 파행의 연속이었다. 이날은 안규백 국방부장관·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김성환 환경부 장관·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임광현 국세청장 후보자가 대상이었다. 임광현·안규백·김성환 후보자는 민주당 현역 국회의원이고, 권오을 후보자는 3선 국회의원 출신이다. 한성숙 후보자는 네이버 대표이사 사장 등을 역임한 기업인 출신이다. 청문회 첫날과 마찬가지로 민주당은 시종일관 후보자 엄호에 집중했다. 증인채택도 막아주고 자료 제출을 부실하게 해도 문제 삼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낙마에 총력을 기울였다. 국민의힘은 강선우(여성가족부)·이진숙(교육부)·권오을(국가보훈부)·조현(외교부)·정동영(통일) 장관 후보자를 ‘무자격 오적’으로 규정하고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둘째날 청문회에서도 지난 14일과 마찬가지로 소관 상임위원회 곳곳에서는 고성과 충돌, 파행이 벌어졌다. 이날은 권오을 후보자의 ‘겹치기 근무’, 한성숙 후보자의 농지법 위반과 가족 상대 아파트 편법 증여 의혹 등이 쟁점이 됐다. 첫날에는 ‘1순위 낙마’ 타깃으로 지목된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대상으로 한 여성가족위원회 청문회가 파행으로 얼룩졌다. 인사청문회는 과거 김대중 정부에서 행정부 고위공직자의 자질과 능력, 도덕성을 검증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당시에도 야당의 집요한 공격이 예상됐지만, 성역 없는 검증을 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시행한 것이다. 그러나 정부와 여야가 수 차례 바뀌면서 청문회는 이제 하나마나한 제도로 변질되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청문회가 시작되기도 전에 “단 한 명의 낙마도 없다”고 했다. 여당이 압도적인 국회의석을 무기로 장관자리를 ‘묻지 마 임명’식으로 채운다면, 결국은 정권의 무거운 짐이 될 수밖에 없다. 인사청문회는 이재명 정부의 인사와 국정 철학·정책이 종합평가를 받는 자리인 만큼, 민심에 어긋나는 후보자들은 과감하게 지명을 철회하는 게 맞다. 이게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철학이기도 하다.

2025-07-15

아동·청소년의 안전을 지키는 디지털 방패, 112신고앱

경북경찰청이 경북교육청과 손을 맞잡고 아동 및 청소년 대상 위기 상황 대응 강화를 위한 공동 프로젝트에 나섰다. 15일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양 기관은 스마트폰 기반의 ‘112신고앱’을 보다 널리 알리고, 실제 위기 상황에서 아동과 청소년들이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한다. 이번 협업은 ‘112신고앱’의 다양한 기능이 아동·청소년이 처할 수 있는 실제 위기 상황에서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이를 제대로 알지 못해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아쉽다는 공감 속에서 추진됐다. 2012년 처음 선보인 112긴급신고앱은 지난 지난해 11월 1일, 최신 모바일 환경에 맞춰 완전히 새로워졌다. 개편된 앱은 음성 통화뿐 아니라 상황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신고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며, 특히 아동과 청소년에게 유용한 ‘비노출 신고’ 기능이 주목받고 있다. 주요 기능으로는 △112에 즉시 연결되며, 위치정보와 사용자 정보가 자동 전송돼 신속 대응 가능한 전화 신고 △음성 통화가 곤란할 경우 사진, 영상, 음성 첨부 가능한 문자 신고 △위급 상황 시 주변 소리를 자동 녹음해 전송하는 녹음 신고 △전면 카메라와 스피커폰을 활용한 실시간 영상 신고, 비밀 채팅 기능 포함한 영상 신고 △위급 상황에서 전화가 걸려온 것처럼 위장해 노출 최소화하는 위장 신고 등이다. 이 앱은 학교폭력, 아동학대, 귀갓길의 불안 등 아동·청소년이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위기 상황에서 중요한 구조 요청 수단으로 작동할 수 있다. 실제로 주변에 알리지 않고 자신을 보호하며 신고하는 데 특화된 기능이 강점이다. 경북경찰청과 경북교육청은 이러한 앱의 유용성을 보다 많은 아동․청소년과 보호자들이 인식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도내 초·중·고등학교를 통해 가정통신문 및 학교앱 알림 안내, 학교폭력 예방교육 시간에 앱 시연 및 실제 활용사례 소개 등 홍보를 시행할 계획이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아이들이 위기 상황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신고환경을 개선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교육 현장과의 협력을 통해 112신고앱 활용도를 높이고 아이들이 언제 어디서든 안전하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환경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7-15

포항시, ‘골목맛집’ 시민투표 실시···14~20일까지 온라인 참여

포항시는 지역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한 ‘2025 포항 골목맛집’ 선정을 앞두고 시민 참여 온라인 투표를 14일부터 20일까지 진행한다. 이번 사업은 지역 골목상권의 숨은 맛집을 발굴하고 외식업계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 마련됐다. 신청을 마친 71개 외식 업소 가운데 시민들이 직접 추천과 응원을 통해 우수 업소를 가려내는 방식이다. 시민투표 결과는 1차 평가에 반영되며, 이 결과를 바탕으로 30개 업소가 우선 선정된다. 이후 현장 암행평가를 거쳐 최종 20개 업소가 ‘포항 골목맛집’으로 확정될 예정이다. 시민 누구나 QR코드를 통해 간편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했으며, 업소별 소개, 대표 메뉴, 사진 등을 확인한 후 최대 5개 업소까지 투표할 수 있다. 또한 투표 참여자에게 랜덤 추첨으로 모바일 커피 쿠폰을 증정하고, 300번째 투표자에게는 특별 선물도 제공할 계획이다. 커피 쿠폰은 선정된 30명에게 문자 메시지로 발송된다. 포항시 관계자는 “시민의 입맛과 의견을 반영해 골목 맛집을 선정하는 이번 투표는 지역 외식업의 경쟁력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많은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7-15

DGIST, 이산화탄소를 산업 원료로 바꾸는 선택형 촉매 기술 개발

DGIST 화학물리학과 박경수 교수 연구팀이 로듐(Rh) 촉매와 담체 간 상호작용을 정밀하게 제어해, 이산화탄소(CO2)를 산업 원료인 일산화탄소(CO)로 효율적으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서울대학교 김성근 교수, 영국 카디프대학교 그라함 허칭스(Graham Hutchings) 교수와의 국제 공동연구로 수행됐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화학 연료로 바꾸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만이 아니라, ‘쓸모 있는 물질’로 바꾸려는 연구가 활발하다. 특히 수소(H2)와 반응시켜 새로운 물질로 전환하는 ‘수소화 반응’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핵심 기술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기존 촉매 기술은 원하지 않는 부산물인 메탄(CH4)이 주로 생성돼 활용도가 낮았다. 이에 연구진은 아연(Zn) 기반 담체(ZnO, ZnTiO3)를 활용해 로듐 촉매 표면에 ‘오버레이어’라는 얇은 막을 형성하고, 이 구조를 통해 이산화탄소가 선택적으로 일산화탄소로 바뀌도록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보다 낮은 온도에서도 반응이 가능해졌으며, 일산화탄소 생성 비율이 크게 높아진 것이 이번 연구의 특징이다. 일산화탄소는 메탄올, 합성연료, 플라스틱 원료 등 다양한 산업 공정의 핵심 중간체로 활용될 수 있다. 더 나아가 연구팀은 고성능 전자현미경(iDPC-STEM, STEM-EELS)과 실시간 가스 분석 기술을 이용해, 촉매 표면 구조와 CO 생성 경로 간의 관계를 원자 수준에서 추적했다. 이를 통해 ‘어떤 구조에서 어떤 생성물이 나오는가’에 대한 메커니즘을 밝혀냈고, 이는 향후 촉매 설계의 정밀도와 예측력을 높이는 기반 기술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기술은 피셔-트롭쉬 합성, 수성가스 전이 반응 등 고온·고압 조건의 탄소중립형 화학 공정에도 적용 가능하다. 박경수 교수는 “이번 기술은 연료, 화학소재, 메탄올 생산 등 실제 산업에 바로 활용 가능한 선택형 촉매 설계 기술로, 향후 다양한 탄소중립 공정의 핵심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차세대지능형반도체 기술개발 사업’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ACS Catalysis’에 6월 30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