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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대구 산불진화헬기 추락사고 합동감식

대구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 헬기 추락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토교통부 등 관계 기관이 현장 합동 감식을 벌였다.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사조위)는 대구경찰청, 대구소방본부, 북구청, 동구청 등과 7일 오전 10시 30분부터 1시간가량 헬기 추락 지점인 북구 서변동 한 경작지에서 합동 감식을 실시했다. 사조위는 사고 지점 주변에 차단선을 설치하고 추락한 헬기를 비롯해 잔해물 분포도를 드론 등을 이용해 확인했다. 또 헬기에 남아 있는 연료와 오일을 채취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숨진 조종사의 물건 등 사고 현장에 남아 있는 유의미한 물품 등이 있는지도 파악했다. 사조위는 사고 헬기에 설치돼 있던 ‘보조 기억 장치’가 불에 타 소실되면서 인근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다만 사조위는 전소된 보조 기억 장치의 경우 헬기 운영 회사 측에서 자체적으로 설치한 것으로 통상 1000℃ 이상 고온에서도 견디는 헬기용 블랙박스는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 사조위 관계자는 “사고 헬기는 구형 모델로 보조 기억 장치가 설치돼 있으며, 헬기 고도나 속도 등을 추적할 수 있는 장치”라며 “법에 의해(블랙박스) 대체 장비로 승인된 장비이며 SD카드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또 “기령이 많은 항공기는 국가에서 엔진이나 성능을 규정에 따라 관리하고 인증·검사를 하고 있는 걸로 안다”며 “이 부분 등에 위배 되는 점이 있었는지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날 오후 3시 41분쯤 북구 서변동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를 위해 투입된 동구 임차 헬기가 추락해 조종사 정궁호(74) 씨가 순직했다. 사고 원인 규명까지는 1년 이상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사고 헬기는 제작된 지 44년 된 미국 벨(BELL) 206L 기종인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발생 11일 전에도 의성군 산불 현장에서 비슷한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04-07

대구 북구 산불 진화헬기 추락… 조종사 1명 사망

6일 오후 3시 41분쯤 대구시 북구 서변동 산불 진화 작업에 투입된 헬기가 추락해 조종사 1명이 숨졌다. 조종사는 1951년생 74세 남성으로, 사고 당시 단독 탑승한 상태였다. 사고 헬기는 대구 동구청이 민간업체 ‘더스카이’로부터 임차한 BELL 206L 기종으로, 제작된 지 44년이 지난 노후 기체다. 사고 헬기는 산불 현장에서 약 100m 떨어진 지점에 추락했다. 현장을 목격한 주민은 “헬기가 저공비행을 하다가 뒷 프로펠러가 비닐하우스에 부딪혔고, 이 충격으로 헬기가 뒤집히면서 추락해 폭발했다”고 말했다. 이날 서변동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에는 모두 5대의 헬기가 동원됐다. 산불은 1시간여 만인 오후 4시 18분쯤 진화됐으며, 경찰과 관계 당국은 현장 수습이 마무리되는 대로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이번 사고로 다시 한 번 노후 헬기와 고령 조종사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국가와 지자체는 자체 보유 헬기와 민간 임차 헬기를 병행해 산불 진화에 투입하고 있으나, 상당수 기체가 제작된 지 30년을 넘긴 노후 기종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안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정비·점검 체계가 부실한 기체가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조종사 연령 문제도 심각하다. 지난달 26일 경북 의성군 산불 현장에서 추락한 헬기를 몰던 조종사는 73세였다. 앞서 2022년 양양, 2023년 포천에서도 60~70대 조종사가 산불 진화 중 헬기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국내 항공기 조종사의 정년은 만 65세지만, 민간 임차 헬기는 사실상 연령 제한이 없는 상태다. 현재 산불 진화 헬기 조종사의 90% 이상은 육·해·공군 출신 퇴역 조종사로, 정년 이후 민간기업이나 공공기관에 재취업해 활동 중이다.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 노·장년 조종사를 다수 투입하고 있으나, 체력과 인지 기능 저하를 고려한 별도의 안전 관리 체계는 부재한 상태다. 항공안전 전문가들은 “산불 진화 시스템의 결함을 단순한 현장 위험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며 “노후 헬기 교체, 정비 기준 통합, 조종사 연령 제한 도입, 운항 피로 관리 체계 강화 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황인무·장은희기자

2025-04-06

“산불로 내 살점도 타는 듯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요”

“저온 창고 타는 걸 3일 동안 지켜봤어요. 그 마음이 어떠했겠습니까” 이번 경북지역 산불로 도내 개인 중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의성읍 중리 김양수(46) 씨는 아직도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그는 이번 산불로 일단 80여억 원 정도 피해를 봤다고 의성군에 신고했다. 김 씨가 대표로 있는 농업법인 (주)태현에 불씨가 날아든 건 3월 22일 오후 5시 30분 쯤이었다. 이날 오전 11시 30여 분쯤 의성에 산불이 발생했다는 건 알았지만 그의 저온창고까지 문제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날 워낙 바람에 강해 조금은 불길했어도 거리도 멀고 해서 ‘괜찮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산불은 6시간여 만에 김 씨 저온창고에 다다랐고 이내 전체로 옮겨 붙었다. 손 쓸 틈도 없는 상태에서 불은 사흘 내내 창고를 태웠다. 그가 평생 일군 700평 및 429평 농산물저온창고 두 동은 한순간, 그렇게 허망하게 날아갔다. 700평 창고에 보관해 둔 1만5000여 상자, 시가 15억원 어치의 사과도 새까맣게 변해 숯덩이가 됐고, 아직 그대로 방치돼 있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과일상자 1만5000여 개와 빈 상자 1만여 개 등 2만5000여 개에 불이 붙으니 꺼지질 않더라구요” 이 창고 화재만으로도 50억원 피해가 났다. 그러나 이 창고는 그나마 화재보험이라도 들어있다. 바로 붙어 신축중인 옆 창고는 화재보험 미가입 상태에서 잿더미가 됐다. 3월 말 준공을 앞두고 있던 중에 직격탄을 맞았다. 30여억 원을 들인 이 시설은 단 하루도 문을 열지 못하고 사라졌다. 은행부채로 지은 창고다. 김 씨는 이 창고야말로 보험도 없고 해서 시쳇말로 공중에 붕 떠버린 상태라고 표현했다. 산불은 그의 2개 동 창고 외에 지게차 3대와 선별기, 차량, 자재 2억여원어치 등 그간 애써 모은 모든 것을 집어삼킨 후에야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 듯이 조용히 멈췄다. “사흘에 걸쳐 저온창고가 불타는 동안 내 살점도 타는 것 같더라”고 전한 그는 충북 영동 출신이다. 의성에는 부친을 따라 마늘농사를 짓기 위해 20여년 전 내려왔다. 씩씩하게 영농을 하다가 의성 특산품인 사과 유통에 눈을 떴고 2015년에 현재의 농업법인을 설립,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젊은이답게 사업을 키웠고, 돈도 제법 벌었다. 그러나 산불 한 방으로 그의 인생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양친과 아이 두 명, 집 식구 등 여섯 명을 먹여 살렸던 창고인데, 참 난감합니다”라는 김 씨. 많은 분들이 힘내라고 격려해 주기도 하지만 솔직히 다시 일어 설 수 있을지 모르겠고, 현재로선 그럴 자신도 생기지 않는다고 되뇌었다. /이병길기자

2025-04-03

[투데이 핫 클릭!] 김수현, 미성년자 교제 아니라고?...“8명 친구가 알고 있다”

“배우 김수현이 얼마 전 사망한 배우 김새론과 미성년자일 때 교제했다”는 사실 관계의 진위를 놓고 다투는 사건이 갈수록 이전투구(泥田鬪狗)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31일 김수현이 기자회견을 통해 “김새론이 미성년자일 때 나와 교제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그녀의 죽음이 이전 소속사의 7억 원 부채 상환 압박 탓이라는 것도 틀린 이야기”라는 주장을 내놓았음에도 예상과 달리 논란은 지속됐다. 김새론 유족 측의 법률대리인은 2일 “고 김새론이 미성년자이던 시절부터 김수현을 만난 걸 알고 있는 친구들이 8명이나 된다. 김수현의 기자회견을 지켜본 이들이 이에 대한 성명서를 쓰고 있으며, 곧 공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김수현의 주장과 달리 김새론의 친구들은 김수현과 김새론의 ‘미성년 시절 교제’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어제(1일) 오후 한 종합편성채널 프로그램에서 김새론 유족 측 변호사는 “김수현의 진심 담긴 사과를 기대했는데, 유족에 대한 진솔한 사과가 없어 아쉽다”며 위와 같이 언급했다. 이에 대해 어떤 것이 사실이냐를 두고 네티즌의 추측과 의견도 격렬하게 충돌 중이다. 현재는 적지 않은 이들이 “사과와 해명의 형식이나 내용 모두에서 김수현의 방식은 옳지 않다”는 댓글을 쓰고 있고, 김수현의 팬이라 자처하는 다수의 외국인들 역시 김수현을 지지하는 것보단 비판적 의견을 전하는 경우가 많다. 기자회견에서 보인 김씨의 눈물이 '현실이 아닌 드라마 같았다'는 조롱도 나오는 상황. 기자회견이 열린 날 김수현 측은 김새론의 유족과 이모, 이번 논란을 처음으로 제기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운영자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하고, 12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새론과 김수현 두 사람에 관한 소식을 처음부터 지켜봐 온 네티즌들은 “대체 누구 말이 맞는지 알 수 없다”며 “속히 수사와 재판이 진행돼 명명백백 사실이 밝혀져야 김수현의 주장이 맞는지, 김새론 유족의 하소연이 진실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을 남기고 있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5-04-02

산불 피해지역, 산사태 위험 ‘최대 200배’

산불 피해 지역의 산사태 발생 위험이 최대 200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올해 장마철 경북 산불지역에 또다른 2차 피해가 우려돼 큰 주의가 필요하다. 1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펴낸 ‘2025년 산불 제대로 알기’ 보고서에 따르면 산림과학원이 2005년 전북 남원지역 산불피해지를 5년 뒤 조사한 결과 산사태 발생 비율이 일반 산림지역에 비해 200배나 높았다. 보고서에는 2000년 동해안 산불 피해지를 대상으로 시계열적 토사량을 측정한 결과 산불 발생 후 2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1275g/㎡ 이상 유출돼 일반 산림에 비해 3∼4배 높았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산불로 죽은 나무의 뿌리가 부패하면서 토양을 붙잡고 있는 힘이 떨어지면서 장마철 집중호우가 쏟아지면 쉽게 무너져 내리기 때문이다. 대형 산불이 발생한 지역일수록 산사태에 취약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고, 산사태 예방을 위해 사방댐 등 사방 구조물 설치, 산사태 발생 예측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건강한 숲 가꾸기 등 대책이 요구된다. 전문가들도 2~3달 뒤 산사태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산불 발생 후 일정 시간이 지나고 비가 많이 내릴 시기에 이른바 ‘시간차 재난’이란 이름의 산사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김성용 국립경국대 산림과학과 교수는 “산에 나무가 없으면 비가 조금만 내려도 토사가 쓸려 내려온다. 나무들이 완충 역할을 해주지 못해 물이 계곡부 골 쪽으로 대거 쓸려 내려오기 마련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마철이 오기 전에 복구해야 하고, 산림당국은 기존의 정밀한 조사 방식을 바꿔 위험 지역이나 취약지를 선별해 사후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제일 위험한 곳만 빠르게 조사하고 그곳에 제방을 쌓거나 사방댐 등 골막이를 설치해야 한다”며 “재해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마대 등 소형 구조물들을 많이 쌓아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산림청은 이번 대형산불로 인한 2차 피해 예방을 위해 전날 의성·안동·청송·영양·영덕 등 경북도내 5개 시군과 울산 울주군, 경남 산청을 비롯한 2개 군에 긴급진단팀을 급파했다. 진단 결과를 토대로 산사태 발생 우려가 큰 지역을 중심으로 응급·장기로 나눠 복구 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도 기상청과 산림청의 장기예보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산사태 위험지역 예측 데이터를 제공할 방침이다. 지질연구소 산사태연구센터 관계자는 “나무가 고사하면 뿌리 점착력이 약해지면서 산사태 발생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며 “과거 산불이 발생했던 지역을 대상으로 토석류 모델링을 통해 극한 강우 등 기후 위기에 따른 산사태 위험지도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4-01

경북 산불연기 최소 200㎞ 이동 울릉·독도 넘어 동해 먼 바다까지

역대 최악 피해를 낸 경북 산불이 뿜은 짙은 연기가 강풍을 타고 한때 최초 발화지에서 최소 200㎞ 이상 떨어진 동해 먼바다까지 퍼진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기상청 국가기상위성센터와 대구기상청 등에 따르면 의성군 야산에서 시작된 산불이 안동·영양 등 경북 4개 시·군으로 급속히 확산한 지난달 25일 산불 연기는 최대 초속 25m 이상의 강풍을 타고 울릉도·독도를 지나 최소 200㎞ 이상 떨어진 동해 중부 먼바다까지 뻗어 나갔다. 이는 적도 위 약 3만6000㎞에 떠 있는 정지궤도 기상위성 ‘천리안위성 2A호’가 추적한 기류 영상들을 분석한 결과다. 당시 경북 산불이 타오르던 내륙에는 서풍이 불며 불길을 동쪽으로 밀었고, 최대 풍속은 의성군 초속 14.5m, 청송 25.1m, 영덕 25.4m 등을 기록했다. 이후 이튿날인 26일 오전 울릉도·독도 인근 해상의 바람 방향이 북풍으로 바뀌면서 연기는 동해 남부 방향으로 이동했다. 당시 경북 산불 연기는 의성에서 최소 600∼700㎞ 떨어진 동해 남부 먼바다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가기상위성센터 관계자는 “명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추가 정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산불로 인한 의성·안동·청송·영양·영덕 5개 시·군의 산불영향구역은 역대 최대 규모인 4만5157㏊(축구장 6만3245개)에 이른다. /이석윤기자

2025-04-01

149시간 만에 진화된 산불, 서울 면적 3분의 2 불태웠다

의성·안동·청송·영양·영덕 등 경북 북동부 5개 시·군을 태풍급 속도로 강타한 대형 산불이 발생 149시간 만에 완전히 진화됐다. 관련기사 2·3·4·5·7면 이번 산불은 서울 면적의 3분의 2에 달하는 산림을 태워 천문학적인 피해를 남겼고 피해지역 주민들의 일상 복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고기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본부장(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은 30일 “지난 21일부터 경남과 경북도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한 대형산불은 총력 대응 끝에 주불을 모두 진화했다”고 밝혔다. 고 본부장은 이날 경북도 재난안전상황실에서 주재한 중대본 회의에서 이같이 공식 발표하고 “이번 산불은 인명과 재산 피해 모두 역대 최대 규모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중대본은 지난 22일 의성에서 시작한 경북 산불이 일주일만인 지난 28일 주불을 완전 진화했다고 발표했지만 산불영향 구역이 워낙 광범위해 잔불 정리에도 시간이 걸리고 있다. 지난 22일 오전 11시 25분쯤 경북 의성군 안평면·안계면 2곳 야산에서 시작된 경북 산불은 초속 10m가 넘는 강풍을 타고 북동부권 4개 시·군으로 확산했다. 강풍과 고온, 건조한 기상 조건이 맞물려 산불은 바싹 마른 나무와 낙엽을 따라 급속도로 번졌다. 특히 이번 산불은 한때 초속 27m의 강풍을 타고 역대 최고치인 시간당 8.2km 속도로 확산하며, 최초 발화지에서 80km 떨어진 동해안 영덕까지 피해 범위가 확대됐다. 산림 당국은 산불 발생 후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매일 진화 헬기와 인력, 장비 등을 대거 투입해 주불 진화와 국가주요시설, 민가, 문화유산 주변 방화선 구축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불리한 기상 여건과 현장 진화대원 피로 누적, 진화 헬기 추락 사고 등으로 진화 작업은 난항을 거듭했다. 세계문화유산인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2~3km 앞까지 불길이 접근하는 아찔한 위기 상황도 발생했다. 상황은 지난 27일 오후부터 극적으로 반전됐다. 의성·안동·청송·영양·영덕 5개 시·군에 1~2mm의 비가 내리면서 산불 확산 속도가 둔화됐고, 진화 헬기 운용에 장애가 되던 연무도 감소했다. 27일 오후 5시 기준 63%에 머물렀던 진화율은 28일 낮 12시 기준 94%까지 상승했다. 경북 산불의 영향구역은 28일 오전까지 4만5157㏊로 집계돼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서울 면적(6만 520㏊)의 약 3분의 2에 해당한다. 향후 정밀 조사에 따라 피해 범위는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인명 및 재산 피해도 심각했다. 안동, 영덕 등에서 주민 등 26명이 사망했고, 이날 기준 주택 등 시설 피해는 3369채로 집계됐다.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대피소 118곳에 생활하는 이재민이 3773명에 이른다. 이번 산불로 모두 3만4816명이 대피했다가 3만 1043명이 귀가했다.  이번 산불사태가 발생한 뒤로 29일까지 약 1만여명의 자원봉사자가 피해 수습과 이재민 지원에 참여했다. 전국재해구호협회 등을 통해 약 550억원의 성금도 모금됐다. 경북도는 고령인 이재민들이 단체 생활을 해야 하는 대피소에서 나와 생활 터전 가까이에서 거주하도록 이날부터 긴급주거시설로 모듈러 주택 100동을 설치해 희망자에게 신속하게 공급할 예정이다. 또 이재민들이 조금이라도 더 편안한 시설에서 생활하도록 정부와 기업 연수시설, 호텔·리조트 등으로 639명을 이동시켰고, 추가로 40여곳(수용 가능 인원 4000여명)과도 숙소 제공 여부에 대해 협의중이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2025-03-30

사상 최악 산불에 국가유산 30건 피해

사상 최악의 산불로 경북 의성, 안동, 청송 등에서 국가유산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28일 오후 5시 기준으로 산불 사태로 인한 국가유산 피해 사례가 총 30건(국가지정 11건, 시도지정 19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집계치(27건)보다 3건 더 늘어난 수치다.  추가 확인된 사례를 보면 안동 임호서당이 일부 소실됐으며, 안동 세덕사는 부분 소실됐다. 또한 청송 송정고택의 화장실도 일부 소실됐다.안동 임호서당은 운천 김용(1557~1620)을 기리기 위해 안동 유림과 후손들이 뜻을 모아 1853년 건립한 서원이다. 1862년에는 임하현 남쪽 약사촌으로 이전됐지만 서원철폐령으로 인해 훼철됐다. 이후 1921년에는 임천서원의 옛 위치인 현재의 자리로 다시 재건됐다. 안동 세덕사는 임진왜란 때 훈련대장을 지낸 탁순창 선생이 고향으로 돌아와 조상을 모시기 위해 세운 사당이다. 6대조 경렴정 탁광무와 5대조 탁신의 위패를 모시고 있다. 지금 있는 건물은 1987년 임하댐 건설로 현 위치로 옮긴 것이다. 송정고택은 조선 후기 만석꾼이었던 송정 심상광의 살림집으로, 당시 상류사회의 전통가옥 형태를 잘 간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오전 11시 발표를 통해서는 조선 후기 정자인 안동 약계정, 묘역 인근에 건립된 조선 후기 재사(齋舍)인 청송 기곡재사와 청송 병보재사가 전소된 사실이 확인됐다. 통일신라시대 불상인 만장사석조여래좌상이 일부 그을림 피해를 입은 내용도 확인됐다. 국가지정유산 피해 사례 세부 현황을 살펴보면 국가지정유산 중에서는 △보물 2건( ‘의성 고운사 연수전’·‘의성 고운사 가운루’), △명승 3건(강원 정선 ‘백운산 칠족령’·안동 ‘안동 만휴정 원림’·‘안동 백운정 및 개호송 숲 일원’), △천연기념물 3건(울산 울주 ‘울주 목도 상록수림’·안동 ‘안동 구리 측백나무숲’·영양 ‘영양 답곡리 만지송’), △국가민속문화유산(청송 ‘청송 송소고택’·‘서벽고택’·‘서남고택’) 3건 등 11건이 피해를 봤다. 시도지정유산 피해 사례는 △유형문화유산 3건(청송 ‘청송 만세루’·의성 ‘의성 관덕동 석조보살좌상’·의성 ‘만장사석조여래좌상’), △기념물 3건(경남 하동 ‘하동 두양리 은행나무’·안동 ‘구암정사’·‘안동 임호서당’), △민속문화유산 5건(안동 ‘안동 국탄댁’·‘안동 송석재사’·‘안동 지촌종택’·‘안동 세덕사’), △문화유산자료 8건(경남 하동 ‘하동 두방재’·울산 울주 ‘운화리성지’·안동 ‘용담사 무량전’·‘용담사 금정암 화엄강당’·‘지산서당’·‘약계정’·‘청송 기곡재사’·‘청송 병보재사’·‘청송 송정고택’) 등 19건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3-29

안동시 남후면서 밤사이 산불 재발화

안동시 남후면 고상리에서 29일 재발화해 산림당국이 진화에 나서고 있다. 29일 산림당국 등에 따르면 “연기가 난다는 신고가 들어와 현장을 확인한 결과 산불이 재발화 한 것을 확인했다. 해당 지역에 차량이 진입할 수 없어 헬기를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고 전했다. 해당 지역에서는 전날 이날 오전 6시 40분쯤 연기가 난다는 제보가 접수 된 것으로 전해졌다. 남안동 IC 인근에서 산불이 재발화 하자 한국도로공사는 이날 오전 5시부터 중앙고속도로 남안동IC∼서안동IC 양방향 도로를 통제하고, 해당 구간에 대해서는 국도 등을 이용해 우회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28일 오후 9시쯤 청송군 양수발전소 인근 야산의 송전탑 인근에서도 불이 나 산불로 확산, 청송군이 헬기를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청송군은 “송전탑이 피해를 입을 경우 지역 전체가 정전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주민들에게 정전 대비 재난 문자를 발송했다. 아울러 의성군 신평면 교안리와 영양군 석보면 삼의리, 옥계면에서도 연기가 관측돼 산람당국이 헬기를 이용해 진화 중이다. 산림당국 관계자는 “현재 주불 진화 후 잔불 정리를 하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 부분적으로 연기가 발생하는 등 잔불이 관측 돼 정리 중”이라며 “이는 주불 진화 후 잔불을 정리하는 가운데 발생하는 일로써 재발화는 아니다”고 전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3-29

[속보] 산불 진화율 82%까지 크게 올랐다

경북  5개지역 산불 진화율이 82%까지 올랐다.  경북 의성에서 발화돼 인근 시군으로 확산되고 있던 산불진화율이 크게 올랐다.  밤 사이 내린 비도 확산세를 꺾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다. 산림청에 따르면  28일 오전 5시기준 경북 5개지역 산불진화율을 평균 82%까지 상승했다.  의성 95%,  청송 89%, , 안동 85%, 영양 76%, 영덕 65% 등이다. 특히  안동지역 산불 기세가 꺾여 28일 오전 5시기준 진화율이 95%까지  상승했다. 28일 산림당국에 따르면 그동안 계속 확산하던 남후면 고하리·고상리, 풍천면 어담리, 길안면 송사리의 화선이 거의 제압됐다. 산림 당국은 전체 화선 277㎞ 가운데 263㎞ 화선을 잡았고 나머지 화선은 헬기 13대와 진화차, 인력을 집중적으로 투입해 진화하고 있다. 산불영향 구역은 9천896㏊다. 안동지역에는 밤사이 1㎜ 이하의 비가 내렸으나 산불 진화에 큰 도움이 됐다. 안동시 관계자는 "현재 지역별로 시야도 확보돼 헬기를 집중적으로 투입돼 진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그동안 불길이 셌던 지역에도 불길이 안 보이는 곳이 많다"고 설명했다.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불이 안동·청송·영양·영덕 등 5개 지역으로 확산한 지 7일째인 28일 날이 밝으며 주간 진화작업도 재개됐다. 산림 당국은 이날 6시 30분을 전후해 진화작업을 시작했다. 이날 진화작업은 산불영향 구역이 넓은 영덕과 산불 확산 위험이 있는 청송·영양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질 계획이다. 전날 오후 11시까지만 해도 시내 쪽으로 확산이 우려됐던 안동과 발화지인 의성은 밤사이 산불의 기세가 잦아들었다. 산림청 관계자는 “습도가 높고 밤사이 불이 난 지역에 비가 조금이나마 내리면서 의성과 안동은 큰 불길이 잡혔다”면서도 “주불이 진화됐다고 볼 수는 없고, 오늘 오후 바람이 분다면 (의성과 안동에서도) 다시 불길이 확산할 수 있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쯤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진화 작업 중인 5개 시군에는 1.5㎜가량의 비가 내렸다. 영덕을 비롯한 경북 동해안에는 이날 오전 5㎜ 미만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며칠간 잦아들었던 바람은 이날 오후부터 초속 15m 미터 내외로 다시 강하게 불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산불로 인한 경북지역 사망자는 24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영덕에서 가장 많은 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영양 6명, 청송·안동 각 4명, 의성 1명 등 총 24명이 숨졌다. /이창훈 기자

2025-03-28

5개 시·군 휩쓸며 동해안까지 위협… 산불 피해 ‘역대 최악’

경북 북동부 지역을 휩쓴 대형 산불이 발생 6일 만에 역대 최악의 피해 규모를 기록하며 동쪽으로 계속 확산되고 있다. 관련기사 2·3·4·5·7면 지난 22일 의성에서 시작된 불길은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 5개 시·군으로 번지며 피해 면적을 넓혔다. 당초 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됐던 강수량은 27일 대부분 지역에서 미미한 수준에 그쳤으며, 진화율 마저 급격히 하락해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산림청은 27일 헬기 79대와 인력 4635명, 장비 693대를 산불 현장에 투입해 동시다발적 진화 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초속 15m에 달하는 강풍과 섭씨 21~22도의 고온 현상이 지속되면서 진화 작업에 난항을 겪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경북 북동부에 예보된 비의 양은 5mm 미만으로 극히 제한적이다. 강수량이 매우 적어 건조한 대기를 적시면서 습도를 높이는 역할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번 강수 이후 다음 비 소식이 4월 초에나 예보돼 있고, 강풍과 건조한 기상 조건이 지속되면 산불이 계속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진화 현장에 투입된 인력의 피로가 누적되는 가운데 산불 진화율은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4일 정오 기준 71%까지 상승했던 의성·안동 산불 진화율은 사흘 만에 50% 초반으로 떨어졌다. 특히 인명 피해가 집중된 영덕과 영양의 진화율도 10~20% 수준이다. 이번 산불의 확산 속도는 시간당 8.2km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7일 오전 기준 산불영향구역은 3만 3204㏊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0년 강원도 동해안 산불 당시 피해 면적인 2만 3794㏊를 이미 초과한 수치다. 인명 피해도 심각한 상황이다. 경북도에 따르면 현재까지 안동 4명, 청송 3명, 영양 6명, 영덕 9명 등 총 22명의 주민이 사망했으며, 의성에서는 진화 헬기 추락 사고로 70대 조종사 1명이 목숨을 잃었다. 재산 피해 역시 급증해 주택과 공장 등 2572건의 건축물이 피해를 입었다. 해안가에 위치한 영덕에서는 어선과 양식장 피해가 속출하고 있으며, 일시적으로 전지역 통신이 두절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서산영덕고속도로 청송휴게소 양방향 건물도 화재로 소실됐다. 안동에서는 27일 오전 산불이 남후면 무릉리에서 시내 지역으로 향하면서 재난 문자로 주민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세계문화유산인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청송 주왕산국립공원 내 천년고찰 대전사 등 문화재 보호를 위한 노력도 분주히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안동, 의성, 청송, 영양, 영덕 등에서 3만 3000여명의 주민이 실내체육관 등 임시 대피소로 몸을 피한 상태다. 산불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합동분향소도 속속 설치됐다. 청송군은 27일 청송군보건의료원에서 분향소 운영을 시작했으며, 의성군은 헬기 추락 사고로 희생된 고 박현우 기장 분향소를 차렸다. 안동시와 영양군·영덕군도 설치 논의를 마치고 곧 마련할 계획이다. 행정안전부는 경북·경남·울산 등에서 발생한 대형산불 수습과 피해자 지원, 이재민의 일상 복귀를 위해 27일부터 ‘중앙합동지원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권역별로 모두 2곳이 설치되며 경북 안동시 안동체육관에는 경북합동지원센터가, 경남 산청군 덕산체육공원 시천게이트볼장에 경남합동지원센터가 각각 마련돼 본격적인 지원활동에 들어갔다. 경북지원센터는 안동시·의성군·청송군·영양군·영덕군을 관할한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2025-03-27

이철우 지사 "행정력 총동원 오늘 중으로 주불 진화하라"

이철우 도지사는 27일 긴급 간부회의를 통해 행정력을 총동원해 오늘중으로 반드시 주불을 진압하도록 지시했다. 이 도지사는 간부회의에서 산림청, 소방 당국, 지자체, 관련 산하기관 등 관계기관이 인력과 장비 등 모든 자원을 동원해 더 이상 불이 확산하지 않도록 반드시 주불을 진화할 것을 거듭 주문했다. 특히, 정부와의 긴밀한 협조체계 아래 국가적인 행정 동원을 모두 고려해 한시라도 빨리 산불을 진화할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하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지사는 주택 전소 등 재산 피해가 계속됨에 따라 피해를 입은 주민들의 주거 대책을 철저히 마련하도록 지시했다. 이 지사는 “지난 수해 상황과 마찬가지로 선진국형 이재민 대책을 마련하고 현장에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직접 살펴서 대처하고 지원하는 현장형 행정을 펼치라”고 강조했다. 이어 “숙식이 편안한 호텔급 숙박시설로 최대한 안내하는 등 선진국형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바로 시행할 것”을 지시했다. 또 “지난 울진산불과 경북 북부권 수해 발생 때도 선진국형 이재민 주거 대책을 마련했었다”면서 “경북도는 앞으로의 재난 발생 때 선진국형 이재민 주거 대책을 적극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도 안전행정실은 시군과 함께 대피한 이주민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숙박시설을 확보해 대피장소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안동지역 산불 이재민 중 일부는 리첼호텔에 머물고 있다. 한편, 경북도는 지난 2022년 울진산불 당시 이재민을 덕구온천리조트로 옮겨 머물게 했다.

2025-03-27

대구 달성군 산불 12시간여만에 진화

지난 26일 오후 대구 달성군 옥포읍 함박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12시간 30여분만에 꺼졌다. 27일 대구시와 산림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29분쯤 화원읍과 옥포읍 사이에 있는 함박산 정상 부근에서 난 불이 이날 오전 8시쯤 진화됐다. 불이 나자 대구시와 산림 당국은 산불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산림재난기동대와 소방대 등 총 571명을 투입해 밤새 현장에서 산불 진화작업을 펼쳤다. 김정기 대구시 행정부시장도 즉시 현장을 찾아 통합지휘본부를 통해 야간 진화작업을 직접 지휘했다. 날이 밝으면서 산림 당국은 헬기 5대와 인력 500여명을 투입해 본격적인 진화작업에 나서 불길을 완전히 잡았다. 이번 산불로 산림 약 8㏊가 소실됐으며, 인명 피해나 재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홍준표 대구시장은 “등산로도 아닌데 야간 8부 능선에서 산불이 난 것은 이례적”이라며 “철저히 원인 조사를 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이번 산불을 초기에 진압한 것은 얼마 전 산불 진화 훈련을 미리 달성군 지역에서 실시한 덕분”이라며 “관계 공무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리고, 현재 산불 상황이 엄중한 만큼 예방활동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비 예보가 있는 만큼, 경북·경남의 산불이 조속히 진화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산림 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과 함께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03-27

[투데이 핫 클릭!] 산불로부터 새끼들 지킨 진돗개...쇠사슬에 묶여서도 필사의 몸부림

자식에 대한 애정과 보호 본능은 비단 인간에게만 한정되는 게 아닌 모양이다.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쉽사리 잡히지 않고, 주변 일대를 지옥처럼 만들고 있는 가운데 사람들의 마음을 따스하게 해줄 소식 하나가 전해졌다. 최근 동물구조단체 '유엄빠'는 산불이 타오르는 곳에서 쇠줄에 묶인 진돗개가 새끼를 지키려고 안간힘을 다했다는 사실을 이들 단체 SNS를 통해 알렸다. 사연을 요약하면 이렇다. 의성 화재 현장에서 새끼들과 함께 발견된 한 진돗개. 그 개는 뜬장 속 쇠줄에 묶여 있었다. 불을 피하기 힘든 상황임에도 뜨거운 불길에 위협당하는 새끼들을 지키려고 한 듯 피부가 찢길 정도로 필사적 몸부림을 친 흔적이 보였다고. 안타깝게도 새끼 한 마리는 죽었지만, 살아남은 진돗개와 강아지들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이송됐다고 한다. 유엄빠 회원들은 모성을 지킨 이 진돗개가 “절망과 고통 속에서도 새끼들을 지켜낸 엄마”라며 ‘금처럼 귀하게 살라’는 뜻을 담아 ‘금순이’라는 이름을 선물했다고 한다. 이 뉴스를 접한 네티즌들은 “인간을 향한 개의 충성심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자식 사랑까지 사람과 다를 바 없다는 걸 알게 됐다” “금순이와 새끼 강아지들의 고통스런 기억을 잊고 새 삶을 시작하길 바란다”는 등이 의견을 기사 댓글을 통해 남기고 있다. /홍성식 기자

2025-03-27

산불 진화 속개돼

경북 의성군에서 시작해 사망자가 대거 나오는 등 엄청난 피해를 키우며, 경북 북동부로 빠르게 확산 중인 대형 산불 진화 작업이  27일  날이 밝으며 재개됐다. 산림 당국은 산불 6일째를 맞은 이날 오전 6시 30분부터 헬기를 비롯  소방차량, 진화 대원 등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시작했다.  진화 인력과 장비를 산불 인접 시·군으로 분산배치해 동시다발적인 진화에 나섰다. 밤사이 산불이 소강상태를 보인 세계문화유산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주변에는 이날부터 헬기를 투입, 산불 확산 및 접근을 저지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오전 7시 기준 투입 인력은 4천635명, 헬기 79대, 장비 693대로 예정됐다. 앞서 산림 당국은 전날 주간에 헬기 87대, 인력 5천421명, 장비 656대를 투입했고, 일몰 후부터는 인력 3천333명을 투입해 야간 대응 체제를 유지했다. 한때 산불이 병산서원 인근 3㎞ 내외까지 접근해 안동시가 인근 주민 긴급 대피를 안내하기도 했으나 밤새 소강상태를 보이며 현재까지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날 청송군 주왕산국립공원에 다시 산불이 확산하며 천년고찰 대전사에서도 긴급 방재 작업이 진행됐으나, 다행히 이날 새벽께부터 불이 잦아들었다. 이날 경북에는 5㎜ 안팎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나, 산불 영향권이 경북 북동부로 급격히 넓어지는 양상이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산림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기준 의성·안동을 제외한 청송·영양·영덕 3곳의 산불영향 구역은 1만6천19㏊로 집계됐다. 의성·안동 2곳은 여전히 추산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경북 북동부권 5개 시·군 수치를 합한 전체 규모는 이미 3만㏊를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화선의 길이는 의성·안동 279㎞로 이 중 192㎞ 구간에 진화를 완료했다. 청송·영양·영덕 3곳의 화선은 아직 분석 중이다. 전날까지 산불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사망자만 안동 4명, 청송 3명, 영양 6명, 영덕 8명 등 모두 21명으로 확인됐다. 이와 별도로 의성군 산불 현장에서는 진화 작업에 나섰던 헬기가 추락하는 사고도 나 기장 A(73)씨가 숨졌다. 경북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기준 경북 의성·안동 등지에서는 3만2천989명이 긴급 대피에 나섰고 이 중 1만5천490명이 귀가하지 못하고 대피소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산불로 이날 오전 7시까지 주택과 공장 등 건축물 2천572개소·2천660동이피해를 입었다. 주택 2천448개소, 공장 2개소, 창고 50개소, 사찰 등 기타 72개소다. 소실 정도로는 2천599동이 전소됐으며 16동이 반소, 45동이 부분 소실됐다. 산불 영향으로 오전 7시 현재 서산영덕고속도로 동상주 나들목(IC)∼영덕 IC 구간(105.5㎞) 양방향, 중앙고속도로 의성 IC∼풍기 IC 구간(73.3㎞) 양방향 통제가 유지되고 있다. /이창훈 기자

2025-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