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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사 증원두고 충돌한 대구시장과 대한의사협회장

의대 증원을 둘러싸고 의정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홍준표 대구시장과 임현택대한의사협회(의협)장이 충돌했다.홍 시장은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의사는 개인도 투사도 아니고 공인”이라며 “의료대란은 이제 그만 타협했으면 한다”고 적었다. 또 “국민 80%가 의대 증원을 찬성하는데, 유독 의사분들만 집요하게 증원 반대를 하면서 아예 공론의 장에 들어오는 것조차 거부하고 있는 것은 의사 될 때 하는 히포크라테스 선서와도 맞지 않다”면서 “생명을 다루는 직업답게 경건하게 국민 앞에 서 주시기를 거듭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러자 임 회장은 홍 시장의 이 발언 다음날인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돼지 발정제로 성범죄에 가담한 사람이 대통령 후보로 나오고 시장을 하는 것도 기가 찰 노릇”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과거 ‘돼지 발정제 논란’이 포함된 홍 시장의 자서전 일부 내용을 함께 올리기도 했다.  ‘돼지 발정제 논란’은 홍 시장이 지난 2005년 쓴 자서전 ‘나 돌아가고 싶다’에서 불거진 것으로, 대학시절 친구들과 돼지 발정제를 사용해 성폭력 범죄를 모의했다는 내용이 담기면서 대선 후보 당시 논란이 됐었다. 그는 또 “세금 한 푼 안 깎아주는 의사들에게 공인 운운하고 히포크라테스 선서 운운한다”며 “그러니 정치를 수십년 하고도 주변에 따르는 사람이 없는 것”이라고 애둘러 홍시장을 저격했다. /고세리기자

2024-05-05

대구 동산병원 우려와 달리 ‘셧다운’ 없었다

모두가 우려하던 일은 다행히 일어나지 않았다. 3일 의대 증원 백지화를 요구하는 계대 동산병원 일부 교수가 외래 진료와 수술을 하지 않기로 결의하면서 우려됐던 ‘셧다운’은 발생하지 않았다.이날 오전 병원 내에는 ‘휴진’ 공지문도 없었고 호흡기내과, 감염내과, 내분비대사내과 등에도 교수 이탈이 없어 환자와 보호자로 가득했다.진료가 완전히 중단된 곳이 없어 거의 정상 진료가 이뤄지는 수준이라는 것이 병원 측의 입장이다. 해당 과에서 10명 미만의 교수들이 휴진한 상태지만, 과마다 최소 의료 인력은 남겨뒀다.휴진하지 않은 일부 과에는 초진 환자의 진료 예약을 처음부터 받지 않았기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가 헛걸음하는 환자들도 찾기 어려웠다.이 병원 비대위는 이날 이외에도 지난달 13일을 시작으로 매주 토요일 진료를 중단하겠다고 했지만, 참여 여부를 자율에 맡기면서 별다른 진료 차질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애초에는 계대 동산병원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호흡기내과, 감염내과, 내분비내과 교수들이 휴진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져 자칫 셧다운이 발생할 우려가 컸다.해당 과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등 의료진들도 정상 근무를 이어갔고 환자들도 큰 불편 없이 진료를 받는 모습이었다.병원 관계자는 “휴진한다고 알려진 과를 다 둘러봤지만, 진료 자체가 멈춘 곳은 없었다”며 “사실상 정상 진료가 이뤄지고 있는 수준으로 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한편, 계대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6일 성명을 통해 “2개월 반 동안 과로로 인한 번아웃과 스트레스 상승으로 교수들의 체력이 한계에 도달했다”며 “교수들의 자율적이고 개별적인 선택에 따라 5월 3일 하루 동안 응급·중환자 진료를 제외한 외래, 수술 등의 휴진을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

2024-05-03

8일 대구지역 74개교서고3 전국연합학력평가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어느 정도에 이르렀는지 점검하게 된다. 대구미래교육연구원은 오는 8일 고3 학생을 대상으로 한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시행한다고 2일 밝혔다.이번 평가는 고3 학생들의 대학수학능력시험 적응력을 높이고, 자기주도학습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지역 내 74곳 고등학교에서 실시한다.시험영역은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탐구(사회·과학) 영역이며, 1교시 국어 영역에서는 공통과목을 응시한 뒤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등 두 과목 중 한 과목을 선택해 응시한다.2교시 수학 영역도 공통과목을 먼저 응시한 뒤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등 세 과목 중 한 과목을 선택해 응시한다.4교시 탐구 영역은 계열 구분없이 사회 및 과학 탐구 영역의 과목 중 최대 2과목까지 선택해 응시할 수 있다.응시생은 내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체제에 따라 4교시에는 한국사 답안지와 탐구 영역 답안지를 각각 배부하고 회수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안병규 대구미래교육연구원장은 “2024학년도 1학기가 중간을 지나는 시점에서 이번 전국연합학력평가가 모든 응시생들에게 학력 향상도를 점검하고, 실제 수능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

2024-05-02

‘16억’ 포항북구청 미디어 파사드 졸속, 논란 재점화

속보= 포항시가 예산 16억원을 투입한 ‘문화예술팩토리 반응형 미디어파사드 사업’이 졸속이라는 논란지난 2월 23일자 5면 보도이 재점화 되고 있다.최근 포항 북구청에서 가진 시연회 결과 ‘미디어 파사드 영상물이 너무 조잡해 혈세 낭비에다 애물단지로 전락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포항시는 지난달 30일 북구청 도시숲에서 청사 9층 건물 전체 외벽을 스크린으로 사용해 영상물을 선보인 ‘포항 문화예술팩토리 미디어 전면 시연회’를 진행했다.이날 시연회에서는 ‘포항시화인 장미’와 ‘호미곶 상생의 손’, ‘영일대 해상 누각’ 등 지역 주요 랜드마크를 미디어 파사드로 소개한 후 포항시·한동대 협업 영상물과 사계절을 표현한 영상물 콘텐츠 등이 상영됐다. 김남진 국장은 “문화예술팩토리가 빛과 예술로 가득 찬 공연이 됐다”면서 “시민과 학생들이 직접 영상을 제작하고 작품 전시에 참여했다”며 시연회의 수준을 자랑했다.하지만 시연회에 참석한 많은 시민은 ‘수준 이하 영상물’이라는 싸늘한 반응을 나타냈다. 특히 “청사 건립 전에 미디어 파사드 사업을 고려, 초대형 스크린으로 사용할 건물 외벽을 예를 들어 흰색 단색으로, 평평하게 만들어야 했다”는 문제점을 거론했다.현재 북구청 외벽이 울퉁불퉁한데다 벽면 색깔도 흰색·검은색 직사각형이 엇갈리게 교차돼 있어, 영상물의 시각적인 효과는 매우 나쁘다.지역 일각에서는 ‘사업 준비 기간이 너무 짧은 점도, 콘텐츠의 질적 저하를 불러왔다’는 지적도 제기됐다.시는 지난해 4월 13일 포항시 홈페이지 등을 통해 미디어 파사드 ‘긴급 입찰 공고’를 고시했다. 공고기간은 4월 19일부터 5월 1일까지로 단 13일에 불과했다.당시 지역에서는 “공고 기간이 너무 짧으면 사업자가 양질의 콘텐츠를 준비할 수 없다”고 우려했으나 시는 “입찰 기간이 길다고 영상물의 품질이 우수한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결국 이날 시연회에서 선보인 영상물들은 ‘포항의 과거와 현재, 한국 전통 기와지붕과 부채춤 등 기존의 틀에 박힌 평범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향후 유행을 고려, 효과적인 ‘영상물 업그레이드’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포항시가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로, 이내 식상해지는 미디어 파사드 콘텐츠의 단점을 보완하지 않을 경우 시민들의 외면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지난 2018년 35억원을 투입해 설치한 포항 중앙상가 ‘실개천 전망대 LED 미디어 파사드’ 등 최근 수년간 전국에서 설치된 지자체들의 수많은 미디어 파사드들이 애물단지로 방치돼 있다.시연회를 관람한 이모(49)씨는 “색상이 복잡하고 고르지 못한 북구청 외벽에서, 어떤 영상물을 상영하더라도 시각적인 효과는 매우 나쁠 것”이라며 “북구청사 완공 후 졸속으로 미디어 파사드 사업을 추진한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시인성이 나쁘다’고 느낀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중앙동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이어서 북구청사 미디어파사드 사업을 추진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한편 북구청 미디어파사드는 3·4일 두 차례 시연회를 더 가진 후 13일부터 정식 운영될 예정이다. ‘미디어파사드’는 미디어(Media)와 건물 외벽을 뜻하는 파사드(Facade)의 합성어로, 건물 외벽에 다양한 영상을 투사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시라기자

2024-05-02

“민원 횡포 더 이상 못참아” 법적 대응 칼 빼든 지자체

최근 증가하는 악성민원에 대구 수성구가 기관 차원의 고발 등 법적 대응에 적극 나선다.2일 수성구에 따르면, 한 행정복지센터 민원 담당자인 A팀장은 민원인의 무리한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서를 옮길 때마다 괴롭힘을 당해오고 있다. A팀장은 “민원 상담을 빌미로 수시로 전화나 방문을 통해 짧게는 30분, 길게는 2시간까지 시달리는 게 다반사”라며 고통을 호소했다.이러한 피해는 비단 공무원만 겪는 일이 아니다. 민원 업무로 구청을 방문한 주민 B씨는 공무원에게 고성과 욕설을 하는 민원인을 보고 말리려다 오히려 위협을 당했다. 청원경찰의 만류에도 계속된 고성은 결국 경찰이 출동하고 나서야 종료됐다.이에 수성구는 민원인의 폭언·폭행 등 위법행위에 적극 대응하고 소속 공무원을 보호하기 위해 악성민원 전담 안전요원 배치, 민원응대공무원 보호위원회 운영 등 악성민원 근절대책을 시행한다.앞서 수성구는 지난해 ‘대구시 수성구 악성민원에 대한 공무원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개정하고 민원응대공무원 보호위원회(이하 위원회) 구성 및 운영 규정을 신설하고 소송비 등 법률지원 예산을 마련했다. 위원회는 앞으로 악성 민원인 고발 등 법적 대응 여부를 심의하고 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는 민원인의 폭언·폭행 등 위법행위를 기관 차원에서 단호하게 대처하고 악성민원인에게 법률적 책임을 묻기 위함이다. 또 수성구는 구청 홈페이지에서 직원 이름을 비공개로 전환하고, 부서 출입구에 부착된 직원안내도에는 사진을 삭제해 공무원 보호조치를 강화했다. 아울러 비상대응반 편성, 경찰 합동 비상훈련 실시, 특이민원 역량강화 교육, 민원실 폐쇄회로(CC)TV 추가 설치 등 안전한 근무 환경 조성에도 적극 노력하고 있다.김대권 수성구청장은 “악성민원으로 행정력에 누수가 생기면 결국 민원행정서비스 약화로 이어지므로 주민들의 행정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서라도 악성민원에 단호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면서 “민원 공무원 보호를 위해 앞으로도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4-05-02

대구미술관장 내정 취소 정당하다던 1심 판결 취소

대구미술관장 채용 취소통보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 결정을 내렸던 1심 판결이 취소됐다.대구고법 제2민사부(부장판사 김태현)는 2일 안규식 전 대구미술관장 내정자가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을 상대로 제기한 채용내정 취소 통보 무효 확인 소송의 1심 판결을 취소하고 대구지방법원 행정부로 사건을 이송한다고 밝혔다. 해당 사건은 지난해 11월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제1민사부에서 1심 판결을 내렸다. 과거 징계 이력을 이유로 임용이 취소된 안 내정자가 제기한 민사 소송으로, 재판부는 근로계약 체결 전 이뤄진 취소 통보는 정당하다고 판단하자 안 내정자는 항소심을 제기했다.항소심 재판부인 대구고법 제2민사부는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은 행정청으로 미술관장 내정이 행정처분 또는 공법상 계약관계에 해당하므로 해당 사건은 민사부가 아닌 행정부에서 담당해야 한다고 판단했다.항소심 재판부는 “민사법원인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은 이 사건에 관한 관할권을 갖고 있지 않으므로 민사소송법 제34조 제1항에 따라 이 사건을 관할 법원으로 이송했어야 한다”며 “그럼에도 본안 판단까지 한 1심 판결은 전속 관할을 위반해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또 “이 사건 소를 민사소송으로 잘못 제기한 원고에게 고의 또는 중대 과실이 있다거나 이 사건을 대구지방법원 행정부로 이송했을 때 부적법해 각하될 것이 명백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대구지법 행정부로 이송사유를 밝혔다. /김영태기자

2024-05-02

선비문화 즐기고, 산나물 맛보고, 불꽃 추억 만들고

선비정신과 고풍스러움을 간직한 역사 유물과 유적은 경북의 자랑이 아날 수 없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축제가 경북의 곳곳에서 이어진다.경북의 축제는 4일부터 6일까지 ‘2024 영주 한국선비문화축제’로 시작된다. ‘신바람 난 선비의 화려한 외출’을 주제로, 영주시 문정 둔치와 순흥면 선비촌 일대에서 열린다.첫날에는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선비 복장을 하고 어울림 행진을 하며 축제분위기를 띄운 뒤 개막식이 진행된다. 개막식은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드론 쇼와 교지 전달 퍼포먼스, 선비 대상 시상식까지 이어진다.이번 축제에서는 장소를 문정 둔치와 선비촌 일원으로 이원화됐다. 선비촌에는 선비의 정신과 풍류를 체험하는 야행 프로그램과 선비문화 글로벌 캠퍼스, 선비의 숲 등 홍보관과 선비 전시관 등 다양한 콘텐츠가 준비된다. 9일부터 12일까지는 건강한 축제 ‘제19회 영양 산나물축제’가 개최된다. 청정 자연에서 채취한 신선한 산나물을 저렴한 가격으로 맛볼 수 있어 매년 전국에서 많은 방문객들이 찾고 있다.산나물 판매 장터와 산나물 고기굼터가 마련되고, 일월산 높이 1219m의 의미를 담은 1219인분 산나물 비빔밥 만들기, 산나물 채취체험 등 보고 즐기고 맛볼 수 있는 등 다채롭다.‘2024 성주 참외생명문화축제’는 16일부터 4일간 성밖숲 일원에서 개최된다. 올해는 축제장 입구에 오픈 종합안내소를 설치하고, 참외 시식존도 전방에 배치한다.첫날인 16일 축제 주인공인 군민 500여 명이 참여해 군민 길놀이 잔치를 시작한다. 다음날 개막식에는 드론 쇼와 김수찬, 김종국, 육중완밴드, 레강평 등이 출연해 축하공연 무대를 꾸민다. 이 밖에도 태교 음악회, 참외가요제,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드림 페스티벌이 펼쳐진다.5월 마지막날인 31일에는 국내 최대규모 ‘2024포항국제불빛축제’가 막을 올린다. 올해는 영일대 해수욕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기존 불꽃 위주의 프로그램에서 불과 빛으로 콘텐츠를 강화해 불빛 드론, LED활용 불빛 테마존 전시, 레이저·공중공연, 불서커스 등 특화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안전요원을 대폭 확충하고 실시간 문자중계 시스템 도입 등 안전 시스템도 강화된다.31일에는 국내 정상급 파이어 퍼포먼스팀이 선보이는 고난도 아크로바틱 쇼 프로그램인 파이어 드림시어터가 진행된다. 6월 2일에는 젊은 층에 인기가 많은 뮤지션과 함께하는 불빛 낭만콘서트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축제를 가득 채운다.특히 6월1일 오후 9시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국제 불꽃 경연대회가 열린다. 경연대회에서는 포항의 과거, 현재, 미래가 한 곳에서 만나 세계를 향해 빛을 쏘는 의미를 담은 대규모 카운트다운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영국, 호주, 중국, 한국 대표팀이 영일대 해수욕장을 환상적인 불꽃쇼로 장식한다.김상철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 행사의 달로 가족끼리 경북에서 좋은 추억거리를 만들기를 적극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2024-05-02

세상 사랑 중 가장 크고 높은 어버이의 사랑

어떤 오해로 인해 가슴이 터질 것 같은 날이 있었다. 내가 전혀 의도하지 않은 일이었지만 세상은 너무나 매몰찼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다는 표현이 이때 필요하구나 싶었다. 밥도 안 먹히고 물도 안 먹히고 그저 멍하니 앉아서 초점 없는 눈으로 벽만 쳐다보고 있었다. 이 세상에 아무도 내 편은 없는 것 같은 상실감으로 움직이기도 힘들었다. 시체처럼 널부러져 있다가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집 앞 공원으로 나갔다. 키가 훤칠한 소나무 숲 아래쪽에 있는 단풍나무 두어 그루 아래에 섰다. 전날 내린 비로 단풍잎은 더욱 생생한 초록빛이었고 아이 손가락 같은 잎 사이로 햇살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바람이 살랑살랑 단풍나무 가지를 흔들다 가고는 했다.그 풍경 아래에 아득히 서 있다가 문득 아버지가 떠올랐다. 십여 년 전에 하늘로 가신 아버지. 돌아가시기 전 중환자실에 입원해 계실 때 의사는 가족을 몰라볼 거라 했지만 몸이 굳고 혀가 굳어 말을 잃었어도 아버지는 눈빛으로 분명 나를 알아보셨었다.사람의 눈빛이 얼마나 간절한 말을 할 수 있는지 그때 알았다. 죽음 가까이에서도 그렇게 애절하게 딸을 바라보던 아버지를 잊고 있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세상에 나 혼자인 것처럼 괴로워한 내가 갑자기 바보 같이 생각이 됐다. 그러자 말할 수 없는 위로가 찾아왔다. ‘아! 내게도 언제나 지켜봐 주며 걱정해 주는 아버지가 있었지’ 비록 보이지 않는 시공간으로 경계지어 있지만 이어진 인연의 끈을 통해 아파하는 딸을 어루만져 주는 아버지의 손길이 느껴졌다. 갑자기 힘이 불끈 솟았다.“아버지가 가마솥에 불을 지피셨다/ 잘 마른 나뭇가지에 불이 붙으면/ 아궁이는 뒤뜰 감나무 홍시 빛깔보다 더 환해졌다/ 지난 계절 내내 가지에 묻은 바람들이 깨어나/ 너울너울 불꽃이 되어 흔들렸다// 나는 아궁이 앞에 쪼그리고 앉아/ 나무의 생이 타들어가는 냄새를 맡았다/ 비릿한 듯 은근한 듯/ 얻어먹은 술밥에 취한 것처럼 혼곤한 그 냄새가/ 삭정이 같이 구멍 숭숭한 처마를 지나고/ 뒤란 꽁무니에 매달린 굴뚝까지 돌아나가야/ 가마솥의 여물은 질긴 가난처럼 익었다// 여덟 아이들 중 서넛은/ 기슭에 떨어진 도토리처럼 집을 떠났고/ 남은 아이들이 복닥거리는 작은 방에/ 서서히 온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저녁이면 어김없이 냄새가 피어올랐다/ 여위어 가던 아버지가 한 줌의 재가 되기 전까지는/ 아직도 아버지는 이승의 아궁이로 불을 지피시고/ 익숙한 나무 타는 냄새와 구들장을 번져가는 온기로/ 나는 오늘도 저물어가는 이 저녁을 살아낸다” (엄다경 시 ‘아버지의 아궁이’)다시 오월이다. 새봄이 오고 새잎은 찬란하지만 한번 떠난 부모님은 돌아오지 않는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그 사랑의 끈이 끊어졌다고 여기며 아파하지는 말자. 살아가는 데는 보이지 않는 깊은 사랑이 우리를 받쳐주고 있다. 그 힘이 있어 살 수 있음을 잊지 않아야 한다. 세상의 사랑 중 가장 크고 높은 사랑은 어버이의 사랑이리라. 그 사랑 덕에 우리는 오늘을 잘 살아낼 수가 있다. 카네이션 곱게 들고 사랑의 온기를 가슴으로 느끼는 오월이 되자. /엄다경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5-02

문화해설사와 함께한 성주 문학기행

황사가 도시를 뒤덮던 날이 계속되던 지난달 21일, 반갑게 봄비가 내렸다. 여행을 앞둔 날, 비는 반갑지 않은 불청객이지만 눈앞을 가로막는 최악의 미세먼지에 비가 오히려 고마웠다.온 세상을 깨끗하게 씻어주던 보슬비가 간간이 뿌리던 일요일, 한국수필문학관 관장님을 포함한 수필 아카데미 회원 27명이 성주로 문학기행을 떠났다. 첫 번째 목적지는 한개마을이었다. 큰 하천가에 있는 마을이라는 뜻의 한개마을, 뒤로는 영취산, 앞으로는 백천이 흐르는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지형으로 성산 이씨의 집성촌이다. 마을의 전통 한옥과 이를 둘러싸고 있는 토석담이 잘 어우러져 있는 마을 초입의 골목길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선정되었다. 과거시험을 보기 위해 한양으로 가는 길목이었는데 마을의 기운이 좋아 37명의 과거 급제자를 배출했으며, 선비들이 이 길을 통과하기를 좋아했다고 한다.진사댁, 조선 시대 마지막 과거시험에서 진사가 된 이국희의 집이다. 초가를 이었으나 서까래와 기둥은 든든한 사랑채에는 주인장의 ‘검이불루 화이불치’ 철학이 담겨있다고 해설사는 말했다. 김부식의 삼국사기에 등장하는 고사로 검소하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나 사치스럽지 않다는 이야기다. 대문 밖에 대성학당이 있는, 집안 곳곳에 이야기가 풍성한 교리댁은 마을 고택 중에서 백미였다. 마당 한쪽에 버티고 선 ‘남귤북지’ 고사가 스민 탱자나무가 있고, 사랑채 뒤쪽에는 사당이 있다. 거대한 소나무가 어우러진 풍경에서 자연을 그대로 살린 건축물인 우리 한옥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해설사의 설명이 없었다면 무심코 지나쳐 버렸을 마구간 앞 하마비에 새겨진 ‘운서영원대’라는 문구에서 벗이 더 오래 머물기를 바라는 주인장의 따뜻한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사도세자의 호위 무관이었던 이성문이 낙향해 은거하며 지냈던 북비고택에도 들었다. 충신의 툇마루에 쭉 앉아 단체 사진을 찍었다. 응와종택으로도 불리는데 인심 좋은 주인장이 모처럼 안채까지 활짝 열어주었다. 덕분에 잘 정돈된 정원과 당시 상류층 양반 한옥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었다. 이런 호사는 문화관광해설사와 동행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산책로를 따라 최상단 전망대에 올라 마을 전체를 보았다. 드라마 ‘연인’의 촬영지였던 한주정사가 있는 한주종택에도 들렀다. 마을의 혈 자리에 있는 고택의 사랑채에는 대대로 성리학을 받드는 집이라는 뜻의 ‘주리세가’란 편액이 걸려 있었다. 또한 이 댁의 주인인 이석문과 두 아들, 삼부자의 독립운동을 인정받아 국가보훈처에서 세운 안내판이 하나 더 세워져 있다.월항면 인촌리 태봉에 있는 세종대왕자 태실과 성산동 고분군도 담당 문화해설사가 동행하며 안내를 해주었다. 문화관광해설사와 동행한 여행을 통해서 성주의 역사적 위치와 문화적 가치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었다. 세 곳에 각각 배치된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지역의 문화와 그 장소에 담긴 생활상과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 역사 속의 성주에 대해 다시 보는 계기가 되었다. /손정희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5-02

최태성의 역사서 ‘역사의 쓸모’를 읽고

역사는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겐 삶이 되고, 후대에게는 지나간 과거사가 된다. 시민기자에게 박정희 대통령은 ‘독재’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다. 그러나 1960년대를 지내온 어머니에게는 한강의 기적을 이룬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루어낸 존경스러운 인물로 인식되어있다. 그 시대를 직접 경험한 사람과 책에서 지나간 역사로 배운 사람의 차이는 크다. ‘역사의 쓸모’의 저자 최태성은 우리가 배운 역사 속 인물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것을 제안한다. 그 인물이 동시대를 살았던 수많은 사람들에게는 개별화된 대상이 아닌, 그 시대를 함께 겪어온 대표자로 인식되어 자신이 느꼈던 감정을 공유하는 존재라 여긴다고 이야기한다.우리가 이해하기 어려운 하나의 사건 중 하나는 1994년 김일성의 죽음에 대한 북한 사람들의 대성통곡이다. 북한은 6·25전쟁 이후 아무것도 남지 않은 황폐한 대지에서 시작하여 지도자 김일성과 함께 다시 일구어나간 나라와 그 나라 국민이라는 공통된 경험이 슬픔이라는 감정으로 하나 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저자는 이렇게 다른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 사이에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 서로에게 나타남으로 인해 세대간 갈등이 시작된다고 지적했다.이처럼 역사를 배우고 그것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 또는 방향을 제시해주는 책이 최태성의 ‘역사의 쓸모’이다. 저자는 결정할 상황에 놓이거나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할 때 자신은 역사를 되돌아보고 답을 찾는다고 전한다. 역사 속 인물로부터 배워야할 점과 그들의 실수를 통해 고쳐야할 점을 사전에 학습하여 자신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박정희 대통령에 대해 저자는 유신 헌법으로 영구 집권까지 노리지 않았더라면 우리나라 경제 성장에 큰 획을 그은 훌륭한 업적만을 우리가 기억했을 것이라고 언급하며 ‘잘 내려오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 고려시대 거란 장군 소손녕이 80만 병사를 이끌고 고려에게 항복할 것을 요구했으나, 서희는 그들의 숨겨진 진짜 의도를 알아차리고 오히려 압록강 동쪽의 강동 6주를 얻어냈다. 이처럼 역사적 사실을 하나의 사건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사건 속에서 인물 간의 관계와 사건에 대한 인물의 선택에 대한 탐구를 통해 오늘날 우리가 거울과 경계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 진정한 역사의 쓸모라는 것을 알려준다. /김소라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5-02

DGIST, 반영구적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충전 없이 수십 년 사용 가능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에너지공학과 인수일 교수팀사진이 충전이 필요 없는 반영구적 차세대 배터리인 ‘양방향 탄소동위원소 염료감응 베타전지’를 개발했다.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이 우주, 심해, 의료, 전기차, 드론 등 다양한 방면에서 미래 시장 선도를 위한 관련 소재, 부품, 장비의 주도권 확보로 국가 미래 먹거리의 핵심기술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현재 상용화 중인 배터리 기술은 한계가 존재해 차세대 배터리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이에 인 교수팀은 가격 경쟁력과 높은 효율을 갖는 베타전지 개발을 위한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팀은 베타전지에서 방사선흡수체로 활용되는 값비싼 반도체 물질 대신 루테늄(Ruthenium; Ru) 계열의 ‘N719 염료’와 ‘방사선동위원소 시트르산(14-Citric acid; 14CA)’, 그리고 ‘이산화타이타늄(Titanium dioxide; TiO2)’을 활용했다.시트르산을 탄소동위원소 나노입자로 합성해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N719 염료와 이산화타이타늄 사이에 시트르산을 추가해 강한 결합을 형성해 높은 에너지 전환과 안정성을 확보했다.연구팀은 새로 개발한 ‘양방향 탄소동위원소 염료감응 베타전지’에 대한 성능 분석을 진행했다. 분석 결과, 방출하는 전자 대비 6만5850배의 전자를 생성하며, 100시간 동안 안정적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것으로 확인했다. 2020년에 연구팀에서 개발한 베타전지와 비교하면, 전력변환효율이 6배, 안정성이 10배 상승했다.DGIST 인수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값싼 염료를 적용한 새로운 형태의 베타전지를 개발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며 “향후 기술 상용화를 위해 원자력전지의 양산설계 및 대량생산 관련 후속 연구를 하겠다”고 밝혔다./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4-05-02

경북경찰청 어린이날 맞아 다채로운 행사 진행

아이들이 환한 웃음을 가질 수 있는 환경 조성에 경찰도 적극 힘을 보태고 있어 주목된다. 경북경찰청이 5월 가정의 달과 어린이 날을 맞아 어린이들의 경찰청 방문과 실종 예방을 위한 지문 사전등록 포토존 등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한다.경북경찰청은 어린이날을 앞두고 지난 1일 예천군 은풍초등학교 전교생 38명을 경찰청에 초청해 112상황실 견학 및 시뮬레이션 사격, 독도VR, 경찰 드론, 지문감식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 및 학교폭력 예방 교육을 했다.또한, 경찰특공대가 학교 운동장에서 개최된 체육대회 현장을 직접 방문해 쉽게 접할 수 없는 장갑차량 등 특수차량과 대테러장비를 전시하고, 이를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탐지견과 함께하는 보물찾기 등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물했다.학생들과 함께 경북청 견학 프로그램에 참여한 김영준 교장은 “개교기념일에 경북경찰청으로 초대받아 더욱 즐겁고 뜻깊은 행사였다”며 “견학을 통해 장래희망을 경찰관으로 바꾼 학생들이 많을 것 같다”고 감사의 마을을 전했다.김철문 청장은 “즐거워하는 어린이들의 얼굴을 보며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경찰의 손길이 미처 닿지 않았던 것은 아닌가 되돌아보는 기회가 됐다”며 “주민과 어린이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기울이고 이에 진심 어린 응답을 할 수 있는 경북경찰청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05-02

세계 일류 레저보트 포항 운하 누빈다

(주)포항크루즈가 2일부터 포항 앞바다에서 알루미늄 재질의 새로운 미국산 최고급 레저선박 운행을 시작한다.포항크루즈는 1일 “지난 10년 동안 운행한 노후 선박 3척을 대신해 12인승 최고급 레저선박을 최근 수입했다”면서 “이 레저선박은 포항 운하∼죽도시장∼동빈내항∼영일대 전망대∼송도해수욕장∼포스코 야경 등의 코스에 투입된다”고 밝혔다. 사진포항운하 코스에 맞게 제작된 이 선박은 데크크기 7m19cm, 선체 7m65m, 폭 2m60cm, 2.8t 규모로 기존의 아쿠아파티오 보다 넓은 좌석을 갖춰 편안한 승차감, 시원한 개방감을 가지고 있다. 선박 정식운행을 위해 안전검사와 선박보험 등록을 모두 완료했다.사회적기업 (주)포항크루즈는 지난 2014년 3월부터 운항을 시작해 현재까지 누적 탑승객수 112여만 명을 앞두고 있다.보유선박은 40인승 연오랑호, 45인승 세오녀호, 11인승 아쿠아파티오 3대 등 총 5대다.최만달 포항크루즈 대표는 “국내 최초로 강과 바다를 가로지르는 최고급 레저보트 탑승을 통해 동해안 최고의 힐링코스가 될 것”이라며 “관광객들에게, 동해안의 아름다운 포항으로 기억되도록 관광상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한편 (주)포항크루즈의 영업시간은 하절기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이며 승선요금은 대인1만5000원, 소인1만2000원으로 포항 주민은 20% 할인 혜택을 받는다./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4-05-01

공공도서관 대신 “돈 들어도 쾌적한 카페서 공부”

포항지역 공공도서관들이 시민들의 외면을 받는 반면 카페를 이용하는 카공족이 급증하고 있다.이는 전국적인 현상으로, 향후 공공도서관들도 ‘쾌적한 실내 온도·습도 유지뿐 아니라 편안한 실내 공간 등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1일 오후 남구 대도동 영암도서관 열람실. 개인 학습을 위해 마련된 좌석 130여개가 텅텅 비어 있었다.1층 자료실에는 좌석 38개가 마련돼 있지만 이용객은 3명에 불과했다. 그나마 책 대신 노트북으로 공부를 하고 있었다.선린대 간호학과 A(22)씨는 “시험 공부를 위해 간혹 도서관을 찾는데, 히터 바람이 너무 강해 졸음 때문에 공부를 제대로 못할 때가 많다”면서 “공부에 적합한 실내 온도와 습도 조차 제대로 유지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북구 덕수동 포은중앙도서관도 상황은 비슷했다. 5층 자료실 149개 좌석에는 시민 20여명만 이용하고 있었다.또 주말의 경우 이용객 수는 평일보다 늘어나지만, 3인용·4인용·6인용 책상의 중간 좌석 등은 모두 비어 있는 등 사실상 무용지물로 전락했다.시민 B(32)씨는 “현재 도서관의 다닥다닥 붙은 1인용 학습 공간의 옆 좌석은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다”면서 “행정기관이 도서관 좌석을 세팅할 때 1인용 공간을 넓게 확보, 전시행정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같은 시간 북구 장성동 한 카페는 ‘카공족’으로 북새통을 이뤄, 지역 공공도서관과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빈 테이블이 생기자마자 금세 달려와 자리를 잡았고, 일부 이용객들은 탁자가 넓고 의자가 편한 곳을 차지하기 위해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한동대 손하용(19) 학생은 “이곳 카페 실내는 항상 쾌적한 온도와 습도가 유지되고 있다”면서 “이용료 격인 커피값 4300원을 지불하더라도 쾌적한 환경 때문에 공공도서관 대신 카페를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최근 지역 공공도서관 이용객들이 점점 감소하고 있다. 동해석곡·어린이영어·연일·구룡포도서관 등 비도심형 공공도서관은 하루 이용객 수가 200명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포은중앙·영암도서관 등 시민들의 접근성이 좋은 도심형 도서관 조차도 상당수의 이용객들을 인근 카페에게 빼앗기면서 사실상 많은 공간을 놀리고 있다. 여기에는 공공도서관들이 최근 수도권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혁신적인 북카페의 시대적인 트랜드를 따라가지 못하는 점’도 주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공공도서관들이 북카페와 비교,‘쾌적한 실내 온도·습도 유지를 위한 냉난방기의 효율적인 배치와 가동, 편안한 실내구조와 인테리어, 개인 취향에 따른 다양한 형태의 책상과 의자, 실내 경음악 등 이용객 중심의 세심한 배려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지난해 개장한 포은오천도서관의 경우 ‘혁신적인 북카페 트랜드를 접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주민수가 적은 오천읍에 위치한 지정학적 문제 때문에 규모에 비해 이용객 수는 그리 많지 않다.계명대 문헌정보학과 김종성 교수는 “공공도서관들이 전국의 인기 있는 북카페들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해야 한다”면서 “시대가 바뀌었는데도 도서관들이 공급자 중심만 고집한다면,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설자리가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포항시 관계자는 “9월 포항 대한민국독서대전과 만화축제 등 다양한 행사 유치로 도서관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4-05-01

대구 여성노동자 절반 이상 ‘직장내 성희롱’ 경험

대구 여성노동자들의 절반이상이 직장내 성희롱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1일 대구여성노동자회에 따르면, 지난해 평등의전화에 접수된 총 448건의 상담 중에서 232건이 직장 내 성희롱 관련 상담으로 조사됐다.특히 가해자 2명 중 1명은 상사나 사장, 대표 이사 등 상급자이며 언어적 가해뿐 아니라 신체적 성희롱 피해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전체 상담자 중 여성이 406건(90.6%)이고 남성은 22건(4.9%), 성별‘알 수 없음’은 20건(4.5% 카카오채팅 상담) 등으로 여성이 대부분을 차지했다.상담 유형 중 가장 많은 내용은‘직장 내 성희롱’으로 232건이나 차지했고 이어‘근로조건’147건(32.8%),‘고용평등’28건(6.3%),‘모부(母父)성권’17건( 3.8%), 기타 5건(1.1%),‘성차별’ 1건(0.2%) 등이다.‘직장 내 성희롱’의 경우 상담자 연령은 20대에서 60대로 골고루 분포했고 근속 년수는 3년 이하가 64%로 나타났다. 성희롱 행위자는 상사, 사장, 법인 대표가 69%를 차지했다.성희롱 피해 발생 이후 고충 신고를 하거나 상급자에게 이야기한 경우는 78.5%로 과거에 비해 피해자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사례가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들이 사내에서 직장 내 성희롱을해결하려는 의지로 ‘사내 고충 신고’ 또는 상급자에게 이야기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지만 ‘남녀고용평등법’에 있는 피해자 보호조치와 사내 고충 신고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두번째로 많았던 상담인 근로조건의 경우 임금체불과 부당해고, 산업재해, 4대보험(실업급여), 부당행위 등 상담 비중이 높았다. 이중 내담자의 72%가 50인 이하 사업으로 작은 일터가 많아 이들 기업을 중심으로 근로기준법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대구여성노동자회는 “대구 여성들의 노동 현실은 매우 열악하다”며 “생존을 위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직장생활을 원하지만, 최소한으로 보장된 법적 권리와 직장 내 성희롱과 근로조건 상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안턴한 일터가 지켜지지 않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한편, 근로조건, 직장 내 성희롱과 성차별, 모부성권 침해, 직장 내 괴롭힘 등과 관련해 대표번호 1670-1611(여성노동전문상담실), 053-428-6340(대구여성노동자회 평등의전화)로 전화하면 누구나 상담 받을 수 있다./안병욱기자 eric4004@kbmaeil.com

2024-05-01

사과 개화량 뚝, 또 금값 우려

지난해 사과 수확량 감소로 사과 값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소비자들이 구매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해도 금사과 파동 조짐이 예사롭지 않다.상주시농업기술센터(소장 조인호)에 따르면 지역 내에서 재배면적 40%를 차지하며, 주로 저장용으로 사용하는 사과 후지 품종의 개화량이 평년대비 크게 줄어 생산량 감소가 우려된다.사과나무의 꽃눈은 전년도 7월~8월에 만들어지는데, 이 시기 나무의 영양상태와 일조량이 꽃눈 형성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상주시의 경우 7월~8월 강수량이 850.7㎜로 평년대비 1.5배 이상 많았다.이로 인해 질소 과다 흡수로 인한 영양 불균형과 일조 부족이 개화량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또한, 과다착과, 병해충 피해로 인한 엽수 부족, 수확 지연 등도 개화량 감소의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따라서 올해 개화량이 부족한 사과 농가에서는 과일 솎는 시기를 늦추고 측화에도 과일을 달아 착과량을 확보하되 유인, 적심 등을 통해 꽃눈분화를 적극 유도해야 한다.나무당 착과수량이 적은 경우에도 병해충 방제를 철저히 하고 과도한 영양생장을 하지 않도록 비료량을 줄이는 등 수세 관리를 철저히 해야 꽃눈분화에 유리하다.특히, 지난해 잦은 강우로 탄저병 발생이 심해 10kg당 사과 도매가격이 8만원대로 치솟아 소비자들이 곤혹스러워 한 만큼 올해는 병해충 방제 철저와 적정 착과를 통한 생산량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김인수 상주시 기술보급과장은 “올해 착과량이 적다고 관리를 소홀히 하면 내년 농사에도 피해가 갈 수 있으므로 재배관리와 병해충 방제에 꼭 신경을 써 달라”고 당부했다./곽인규기자 ikkwack@kbmaeil.com

2024-05-01

“펜스 치워” “질서 지켜” 노동절 집회서 충돌

대구에서도 노동절을 맞아 기념대회가 개최됐다. 현장에서는 대구·경북 곳곳에서 경찰 추산 5000여 명의 참가자가 모이다 보니 시위 현장에서는 경찰과 충돌하는 상황도 벌어졌다.1일 오후 1시 40분쯤 대구시의회 앞 도로에는 남색 조끼를 입고, 제작된 피켓과 깃발을 흔드는 집회 참가자들로 가득 찼다.이날 현장에서는 집회 시작 전부터 노조 측과 경찰 간의 신경전이 펼쳐졌다. 무대에서 마이크를 잡은 노조 측 사회자는 “펜스 안으로 들어오지마”라며 현장에 도착한 경찰들에게 소리쳤다.예정된 집회 시작 시각인 오후 2시를 기점으로는 양측이 본격적으로 충돌했다. 노조 측 사회자는 “전 차로를 대상으로 신고한 적법한 집회인데 경찰이 일방적으로 제한시켰다”며 “대열의 우측 동지들은 통행하는 차량이 지나가면 마지막 차선을 점검해달라”고 요구했다.이 과정에서 마지막 차로를 점거하려는 집회 참가자들과 이를 막으려는 경찰이 펜스를 가운데에 둔 채로 부딪혔다.앞서 대구경찰청은 이날 준법 집회는 적극적으로 보장하되 불법행위는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 아래에 총 1100여 명의 경찰관을 배치했다. 이들은 집회장소인 교동네거리에서 공평네거리까지 400m 구간 중 공평네거리 방향 하위 1개 차로와 그 옆 인도는 통행로로 확보하고 차로와 집회장소 사이에 안전펜스를 설치했다.경찰은 집회 참가자들이 허가되지 않은 차로로 이탈하는 것을 막으려 했고 집회 참가자들이 이를 밀어내는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했다.이에 경찰 측은 “정해진 집회 장소로 이동하라”며 “이를 어길 시 법률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고 확성기 차량을 통해 경고했다.신경전은 계속 이어졌다. 노조 측 사회자는 경찰을 향해 집회 방해행위를 멈추라고 소리쳤고, 경찰은 확성기를 사용해 경고하며 약 10분 동안 대립했다. 또한, 노조 측 일부 관계자들은 경찰의 확성기 차량의 문을 두드리며 항의하기도 했다.이후 민주노총 대구본부 등 집회 참가자들은 “모든 노동자의 노동권을 보장하고 윤석열 정권을 끝장내자”고 촉구하며 예정대로 집회를 펼쳐나갔다. 이날 집회에는 지역 시민단체와 정의당·진보당·녹색당 등 진보정당도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이길우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은 “반노동, 친재벌을 자임하는 윤석열 정권은 법치주의를 운운하며 노조를 부패세력으로 매도하고 사회적으로 고립시키려 하고 있다”며 “모든 것을 파괴하는 윤석열 정권을 멈춰 세우고 차별과 불평등에 저항하며 한국사회의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겠다”고 촉구했다.집회 끝 무렵 참가자들은 경찰이 저지한 차로 진입에 실패할 경우 항의의 의미로 집회 후 행진을 계획했지만, 노조 측의 차로 점거로 취소되며 해산했다.하지만, 대구경찰청은 노동절 집회 관련, 불법행위에 대해서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경찰은 “민주노총 대구본부는 경찰이 집시법 규정에 의거해 설정한 질서유지선을 침범해 도로 전 차로를 점거하는 등 도로 교통을 방해함으로써 일반 시민들의 통행을 불가능하게 했고, 경찰의 소음유지명령 및 중지명령도 위반했다”면서 “신속하게 수사에 착수해 채증자료를 분석하고, 주최자·주동자 등 불법행위 가담자 및 배후까지도 엄정 사법처리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한편, 134주년을 기념하는 ‘2024 세계노동절 대구대회’는 전국적으로 펼쳐졌다./안병욱기자 eric4004@kbmaeill.com

2024-05-01

2026학년도 대구·경북 의대 지역인재 선발 비율 62.8%

현 고등학교 2학년에게 적용될 2026학년도 대입에서 대구·경북 의과대학이 정원의 62.8%를 지역인재로 선발할 전망이다. 1일 종로학원이 전날 오후 10시까지 ‘2026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을 발표한 대구·경북 의대의 모집 인원을 분석한 결과 모집 정원 640명 가운데 약 62.8%인 402명을 지역인재로 뽑는다.전국 비수도권 의대 26개 대학은 모집 정원 3542명 가운데 63.2%인 2천238명을 지역인재로 선발한다.각 대학은 매 입학 연도 1년 10개월 전에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공표해야 한다는 고등교육법에 따라 전날까지 고2에게 적용될 2026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발표했다.증원분의 50%까지 자율적으로 뽑을 수 있도록 정부가 허용한 2025학년도와 달리, 2026학년도엔 당초 정부가 배분한 대로 2000명 증원이 반영됐다.분석 대상이 된 26개 의대는 모집정원 확대 전인 지난해 4월 말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에서 1071명을 지역인재로 선발하겠다고 공고했다. 1년 만에 지역인재전형 선발이 2배 이상 증가하게 된 셈.수시 전형으로는 2025학년도 모집정원 확대 전 발표 기준 850명에서 2026학년도 1759명으로, 선발 규모가 2.1배 늘어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시 전형 선발은 같은 기간 221명에서 479명으로 2.2배 증가한다.2026학년도 지역인재 선발 비중을 대학별로 보면 정시 전형에서 지역인재 선발 비중은 경북대 66.7%, 영남대 53.5%, 계명대 52.4%, 동국대WISE 16.7% 순으로 높았다. 대구가톨릭대는 정시 전형에서 지역인재 선발을 운영하지 않을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수시 전형에서는 대구가톨릭대 81.3%, 동국대WISE 71.3%, 계명대 67.9%, 영남대 66.2%, 경북대 60.0% 순으로 지역인재 선발 비율이 높았다.비수도권 의대 수시·정시 지역인재 선발 규모가 확대되면서 의대 합격선은 하락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증원 규모가 2000명에서 줄어든 2025학년도보다 2000명 증원이 적용된 2026학년도엔 이 같은 합격선 하락이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4-05-01

지인 속여 109억 ‘카드깡’… 호화생활한 40대 징역형

대구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어재원)는 지난달 30일 지인을 속여 이들의 신용카드로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100억여원을 결제한뒤 재산상의 이득을 취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로 기소된 A씨(40)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또 신용카드 허위 거래 방식으로 A씨 범죄에 가담한 혐의(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귀금속매장 운영자 B씨(42)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A씨는 지난 2018년 6월∼2022년 11월 지인과 남동생 등 15명을 반복적으로 속이며 이들 명의 신용카드 160여장으로 물품 대금 등 명목으로 모두 109억원가량을 결제해 재산상 이득을 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A씨는 카드 돌려막기로 빚을 막아오다가 더 이상 감당할 여력이 없자 피해자들 신용카드로 온라인 쇼핑몰에서 귀금속을 구매한 뒤 되팔아 현금화하거나 이른바 ‘카드깡(카드 결제 후 현금화)’을 공모한 B씨 업체 링크를 피해자들에게 보내 물품 대금을 대신 결제하도록 했다. B씨는 A씨가 피해자들 신용카드로 대금을 계산하면 물품을 보내지 않는 대신 결제 금액의 15% 상당을 제외한 나머지 돈을 A씨 계좌 등으로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A씨는 이같은 범행으로 마련한 돈으로 한달에 3차례 이상씩 해외로 나가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재판부는 “범행 경위와 수법, 피해액, 범행 후 정황 등에 비춰 죄질이 좋지 않고 비난 가능성도 크다”며 “피해자들이 현재까지도 극심한 경제적·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엄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영태기자

2024-04-30

대구 달서구 ‘잘 만나보세’ 열풍

“달서구는 결혼과 관련한 정보 교환, 꽃과 함께하는 힐링 등 청년들의 자연스런 만남을 많이 마련해 행복지수를 높일 것입니다." 대구 달서구가 지난달부터 인근 기관과 연대해 추진 중인 ‘잘 만나보세’만남 행사가 열풍을 타고 있다.지난달 12일 달서구 두류 1·2동은 이월드83 타워에서 ‘잘 만나보세’ 뉴(NEW) 새마을운동의 하나로 결혼친화 직장분위기 조성을 위해 삼익신협, 이월드 등 인근 4곳 기관과 연대해 미혼남녀 직원들의 만남의 장을 마련했다. 사진이날 이월드는 참가자 전원에게 기념 선물로 자유이용권을 후원하는 등 미혼남녀들의 결혼을 응원했다.이월드는 연인들에게 사랑받는 명소로 2018년 결혼친화도시 달서구가 ‘사랑은 롤러 코스트를 타고’란 미혼남녀 만남 프로그램을 개최해 실제 5개월 만에 결혼에 성공한 커플이 탄생 된 특별한 장소이기도 하다.또, 성당동은 지난 3월 이월드 벚꽃데이트에서 맺은 인연을 지속하고자 지난달 16일 ‘달서9경’ 중 7경인 달서별빛캠프에서 ‘별빛따라 설레는 인연만들기, 스타박스(Star Box) 데이트’를 진행했다.아울러, 송현1동 및 송현2동은 오는 2일 ‘별빛속으로’ 인연맺기를 추진할 예정이다.이 밖에도 월성1동은 오는 10일부터 시작하는 ‘장미꽃 필(Feel) 무렵 축제’를 맞아 ‘달서9경’ 중 9경인 이곡장미공원에서 미혼남녀 직원을 대상으로 ‘결혼을 용기 내~’란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

2024-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