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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해병대 ‘부사관’ 입소자 14명 뿐… 지원자 급감

매년 해병대 ‘부사관’ 지원자 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군의 큰 고민거리로 대두되고 있다.열악한 장병 처우에다 최근 사병 급여의 대폭 인상 추세로 인한 부사관 지원자들의 상대적 박탈감 때문으로, 국가적 차원의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7일 해병대 등에 따르면 지난달 포항 해병대 교육훈련단에 입소한 부사관 403기 후보생 수는 14명에 불과했다. 직전 기수인 402기 입소자 43명과 지난해 비슷한 시기 입소했던 398기(82명) 입소자보다 비교, 부사관 지원자 수가 현저히 급감했다.이에 해병대 측은 “훈련중인 현역병 가운데 부사관으로 합류할 인원까지 더하면 ‘대폭 감소’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부사관 후보생 교육은 11주 과정인데, 훈련 8주차부터 기존 해병대 현역병 중 부사관으로 선발된 이들이 합류하게 된다.해병대 관계자는 “현역병 28명이 부사관 후보생에 합류하면 403기 부사관 후보생 수는 모두 42명이 된다”면서 “임관하는 해병대 부사관이 크게 줄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해병대 측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 해병대 부사관 후보생은 해마다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해병대는 매년 다섯 기수에 걸쳐 부사관을 뽑고 있다.지난해 임관한 해병대 부사관(394~398기) 수는 모두 486명인데 반해 올해(399~402기) 임관 부사관은 334명으로 많이 줄었다. 403기 일반·현역병 후보생이 모두 임관 하더라도 지난해보다 100명 이상 줄어든 376명에 그칠 전망이다. 군 내부에서는 ‘예견된 사태’라고 보고 있다.일선 현장에서는 부사관 지원자가 해마다 줄면서 신규 부사관 정원을 채우지 못고 있다는 것.한 해병대원은 “열악한 처우와 병사의 월급 인상 여파로 부사관 지원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면서 “특히 해병대는 수당이 많은 해군이나 재취업에 유리하다고 알려진 공군과 비교, 부사관을 지원할 메리트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실제로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올해 기준 하사 1호봉 기본급은 177만1천만원, 병장은 100만원이다.부사관에 대한 내일준비지원사업(급여 적립으로 전역 후 목돈 마련을 지원하는 사업)을 통한 추가 30만원 적립안을 감안해도 사병과의 처우 차이는 크지 않다.게다가 2025년 병장의 급여는 205만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현 추세라면 하사와 월급 역전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구경모기자

2023-11-07

지역 산학협력 성과물 한자리 공유·소통

올해 처음으로 대학과 지역의 산학협력 성과물을 공유하는 소통과 협력의 장이 열린다.경북대는 오는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 동안 경북대 글로벌플라자 일원에서 ‘제1회 테크페어’를 개최한다.이번 행사는 ‘경북대 테크페어, 77년의 역사와 혁신이 만나는 곳’이라는 슬로건으로 대학이 보유한 유망기술과 연구성과를 소개하고, 지역사회와 소통·협력할 예정이다.경북대는 이번 행사에서 링크사업단 등 17개 경북대 국책사업단의 우수성과를 포스터 전시로 소개하고, 기술지주회사 자회사 등 24곳 관계기관의 우수기술과 시제품을 알리는 부스를 운영한다.또, 대학(원)생 연구·활동 성과를 발표하는 창업·논문·로봇 경진대회와 함께 취·창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한 잡페어와 자소서·AI·창업 특강도 열린다.아울러,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기술이전 설명회와 투자상담(밋업), IR대회도 진행할 예정이다.이 밖에도 충주시 홍보맨으로 유명한 김선태 주무관과 4차 산업혁명 전문가인 최재붕 성균관대 교수의 토크 콘서트를 비롯한 플리마켓, VR체험, 원데이클래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홍원화 경북대 총장은 “이번 테크페어는 경북대가 가진 다양한 자산과 기술, 노하우를 소개하고 우리 대학과 지역의 산학협력 성과물을 중개하는 소통과 협력의 장”이라며 “학생들이 최신 기술을 체험하고, 자신의 미래를 그려보는 유익한 정보 공유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

2023-11-07

다양한 신생대 식물 화석 가득 포항 ‘화석산지’ 천연기념물로

‘포항 금광동층 신생대 화석산지’가 국가지정유산 천연기념물로 지정된다.포항시는 7일 문화재청이 ‘포항 금광동층 신생대 화석산지’를 국가지정유산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밝혔다.시에 따르면 포항 금광동층 신생대 화석산지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신생대 식물 화석산지로서, 산출되는 식물화석의 종이 다양하고 화석 밀집도가 매우 뛰어나 한반도 신생대 전기의 퇴적 환경과 식생, 기후 변화 등을 파악할 수 있는 학술적, 상징적 가치가 높다.포항시 남구 동해면 금광리 일원의 금광동층은 1㎞에 걸쳐 두께 70m 내외의 소규모로 분포하는 퇴적암으로, 약 2천만 년 전 동해가 확장되는 과정에서 형성됐으며 다양한 종의 식물화석이 층층이 군집해있다. 이는 당시 화산활동이 상대적으로 약해진 시기에 다소 습윤한 기후조건에서 나뭇잎 등과 같은 부유 퇴적물이 지속적으로 공급돼 퇴적됐음을 알려준다.이곳에서 확인되는 식물화석은 기록되지 않은 종을 포함해 60여 종이 넘으며, 그 중에서도 메타세쿼이아, 너도밤나무, 참나무, 자작나무, 단풍나무 등이 주를 이룬다. 특히, 울릉도 특산종으로 알려져 있는 너도밤나무와 일본이 원산지인 금송 등의 화석이 함께 산출되는 것으로 봐서 당시는 일본이 한반도와 완전히 분리되기 전이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포항시는 포항 금광동층 신생대 화석산지의 지정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천연기념물 지정에 머무르지 않고 문화재청과 협의해 중장기 보존관리계획을 수립해 연차적으로 보수정비 사업 예산을 지원받을 계획이다.또한 향후 지정구역 내 사유지를 매입해 전시·탐방 시설을 조성하고, 화석 표본 수장시설을 구축해 금광동층의 출토 화석을 이관시킴으로써 ‘녹지 공원화’와 ‘교육 시설화’를 구상하고 있다.한편 문화재청은 포항 금광동층 신생대 화석산지에 대해 30일간의 예고기간 동안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천연기념물로 지정할 예정이다.특히 이곳의 식물화석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식생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문화재청은 향후 해당 지역이 자연유산으로 지정되면 기후 변화 대응 등에 대한 조사·연구를 활성화하고, 다양한 교육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07

경북경찰, 플랫폼 치안으로 국민 일상 지킨다

경북경찰청은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피해자 안전 확보와 일상 회복 지원을 위해 지역사회공동체 네트워크 구축 등 플랫폼 치안을 추진한다.7일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이와 관련, 관계성 범죄피해자의 신속한 보호·지원을 위해 긴급한 경우 AI를 접목한 메타버스 가상공간에서 비대면 통합솔루션 회의를 개최해 활성화를 추진하고, 특히, 관계성 피해자 등 보호·지원을 위해 지자체, 상담소, 범죄피해자지원센터 등 각 전문가 사례 회의를 통해 재발방지, 경제적·심리적·법률적 지원 등 해결방안을 강구한다.실제로 최근 경산경찰서에서는 남편에게 수년간 폭언 및 정서적 학대에 노출된 피해자와 아동에 대해 신속한 보호·지원을 위해 메타버스를 활용한 통합솔루션 회의를 통해 경제적·심리적 상담 등을 지원했다.또한, 관계성 범죄 특성상 분노조절 장애·정신적 문제 등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유관기관 맞춤형 프로그램 연계로 부부관계 재구성 등 근본적 문제 해결로 건강한 가정을 도모하고 있다. 실제로 경주경찰서에서는 수년간 남편의 폭언으로 우울증을 앓는 피해사례를 발굴해 노인보호전문기관에 연계해 리마인드 웨딩 촬영, 부부여행 프로그램 지원 등 부부관계 개선에 기여했다.특히 가해자 성행 교정을 위해 가족센터 등에서 실시하는 ‘푸드테라피’, ‘화분 만들기’, ‘놀이치료’ 등 관계 회복프로그램 및 ‘다도’ 심리 치유프로그램에 참여한 부부들 모두가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 밖에도 구미·김천경찰서에는 전일 112신고에 대한 콜백 및 재발우려가정 모니터링 과정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피해자를 선제적으로 발굴해 통합솔루션 회의를 통해 심리적·경제적·취업 교육 등을 지원했다.경북경찰청은 관계성 범죄피해자들은 홀로 자립 또는 재피해 예방이 어렵기 때문에 앞으로도 통합솔루션 회의와 유관기관 프로그램 연계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피해자 일상 회복을 지원할 예정이다.최주원 청장은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피해자 보호·지원에 대한 경찰 영역의 한계를 극복하고 이를 활성화 시키기 위해서는 사회공동체 각자의 역할과 협조가 중요한 만큼, 자치경찰위원회·지자체, 유관기관 등 지역사회와 협업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며 “앞으로 누수 없는 피해자 보호를 위해 플랫폼 치안을 통한 국민 일상 지키기에 앞장서 안전한 경북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3-11-07

서경주역서 선물같이 만난 아주 특별한 공연

10시 20분 기차가 떠나가자 연주가 시작되었다. 역내를 가득 채운 음악에 사람들은 집중했다. 일요일 아침 누군가는 떠나고 또 누군가는 찾아드는 역에서 특별한 전시와 공연이 펼쳐졌다. 보통 전시회는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한 달 동안 열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날은 단 하루,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단 5시간 동안 팝업 스타일의 전시가 이뤄졌다.경주시와 (재)경주문화재단 문화도시사업단 주최, 예술로 주관, 공간창조IN아트의 후원으로 이루어진 ‘2023 예술로 놀go 전시회 in 콘서트’가 지난 5일 서경주역 로비에서 진행되었다. 다양한 장르의 작가 11명의 33점 작품이 전시되었다. 서양화, 한국화, 사진, 도예, 족자 작품 등이 역사 로비에 자연스레 녹아있었다.특별히 배정옥 작가의 대형 병풍으로 무대를 장식해 전시와 콘서트의 경계를 허물었다. 화려한 공작봉황도를 뒤로 한 채 콘서트가 이뤄졌다. 퓨전국악 연주팀 새라온, 플루트 연주가 변예슬, 팝페라 솔라즈의 연주가 차례로 이어졌다. 이른 시간이라 조용하던 역사에 음악 소리가 울려퍼지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전시를 위해 방문한 가족 단위 관람객부터 기차를 타기 위해 들른 사람들까지. 하나둘 무대 근처로 다가와 함께 즐겼다. 새라온은 경주의 바람의 언덕을 테마로 한 곡을 통해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회색 날씨 속 아쟁 소리는 더 없이 매력적이었다. 자신이 살고 있는, 그리고 알고 있는 장소를 함께 떠올리며 음악을 감상하는 것은 멋진 경험이다. 그리고 이어진 관객의 눈높이를 맞춘 변예슬 씨의 플루트 연주는 사람들의 박수를 절로 이끌어내었다. 조금씩 흩날리던 비에 맞춰 선곡한 ‘비오는 거리’가 울려퍼지자 음에 맞춰 함께 관람객들의 박수가 함께 이어졌다. 아이도 어른도 어렵지 않게 클래식 악기를 즐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마지막으로 재치 있는 입담으로 관객들의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팝페라 솔라즈의 순서가 이어졌다. 두 소프라노를 닮은 진한 장밋빛 향기가 온 역사를 감싸 안았다. 행사가 끝나고 이번 전시와 공연을 준비한 예술로의 박미영 씨와 고선옥 씨에게 기획 의도에 대해 간단히 질문하자 세 가지로 답했다.첫째 중심2권역(선도, 성건, 황성, 현곡)에 거주하는 작가들을 발굴하는 게 목표였고 최대한 많은 작가들에게 혜택을 드리고 싶었다. 둘째 가급적 좋은 환경에서 전시와 공연을 할 수 있게 하고 싶었기에 작가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게 노력했다. 셋째 많은 시민들이 가까운 곳에서 쉽게 좋은 문화를 접할 수 있기를 바란다.이번 행사는 잠시 방문하는 ‘기차역’과 더없이 잘 어울리는 전시와 공연이었다. 노력하는 사람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하루를 선물 받게 되었다. /박선유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11-07

가을밤 만끽하는 경주 불국사의 사물 음악회

어슬녘에 불국사로 간다. 경주에 오는 관광객이라면 대부분 찾는 곳이라 항상 붐비지만, 저녁 무렵에는 서산의 햇살처럼 스멀스멀 빠져나가는 시간이다. 어둠이 내려앉을수록 경내는 조용해진다. 불국사가 우리만의 것이 된다.불국사의 가을은 아기단풍이 담당한다. 올해는 유독 단풍이 느리게 찾아와서 토함산으로 오르는 길도 아직 푸른 잎이 더 많다. 열흘은 더 기다려야 할 거 같다. 아쉬운 마음으로 다보탑 앞에 섰다. 함께 간 지인은 불교를 마음으로 받아들인 분이라 탑돌이부터 하자고 했다. 시계방향으로 세 바퀴 돌고 탑 설명이 붙은 곳이 앞면이라며 그곳에서 합장했다. 다음은 석가탑 주위를 돌았다. 종교가 다른 기자도 숙연해져 함께 돌았다. 불국사는 신라인이 그리던 불국(佛國), 이상적인 피안의 세계를 옮겨놓은 것이라고 한다. 불국을 향한 신라인의 염원은 세 가지로 이곳에 나타냈다. 하나는 ‘법화경’에 근거한 석가모니불의 사바세계이고, 다른 하나는 ‘무량수경’에 근거한 아미타불의 극락세계이며, 또 다른 하나는 ‘화엄경’에 근거한 비로자나불의 연화장세계이다. 이 셋은 대웅전, 극락전, 비로전을 통해 그 특징을 살려 표현했다.지금도 다른 절에 비하면 큰 규모지만 통일신라 시대에는 한 동네가 다 불국의 영토였을 것이다. 사람이 나면 서울로 보내고 말은 제주로 보내라 하는 속담이 있다. 신라인들은 그 시대의 서울인 경주로 경주로 모여들었다. 특히 불국사에서 공부하려는 사람들로 줄을 이었다고 한다. 신라 때 불국사와 모화리의 원원사 사이에 작은 절 78개가 있었는데, 절과 절 사이가 마치 복도와 같았다고 한다. 현재 불국사 경내에 회랑으로 다니면 비가 와도 옷이 젖지 않고 돌아다닐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울산과 경주 사이에 모화리와 입실리가 있다. 둘 다 경주시 외동읍에 속한다. 외동은 경주의 동쪽에서 제일 바깥쪽이라는 뜻이다. 입실과 모화는 모두 불교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지명이다. 불국사에 들어갈 사람은 미리 이곳의 작은 절에 들어와서 삭발하고 마음을 가다듬었다는데 모화는 이때 불가에 귀의하기 위해서 삭발하고 머리털을 불태운(毛火) 다음 불국사 안으로 들어갔다고 하여 붙여진 지명이다. 그러고는 불도를 닦으러 오는 사람들이 실내로 들어오는 문이라 하여 붙여진 지명이 입실(入室)이다. 입실 전에 마음이 약해 고향으로 돌아가기도 하지만 이미 불국에 발을 들여놓은 곳인 만큼 회랑을 따라 불국사로 향해 나아갔다고 한다.이야기가 깊어질수록 하늘빛이 불국사의 기와색에 가까워졌다. 스님 두 분이 법고를 향해 걸어오셨다. 두둥~번갈아 치니 가까이에 선 우리들의 몸에 울림이 전해진다. 모든 길짐승을 포함한 중생들을 위해 치는 소리이다. 다음으로 지옥에서 고통받는 중생을 위한 범종이 울렸다. (범종 다음 법고 순이지만 그날은 좀 달랐다.) 종이 울리는 동안 스님이 반대편에 자리한 운판을 향해 걷기에 따라가며 이야기를 들었다. 승가대학에 갓 들어온 젊은 스님이셨다. 모든 물속에 사는 것들을 위한 목어가 떨리고 모든 나는 중생들을 위한 운판이 소리를 끝내자 대웅전의 작은 종소리가 화답했다. 저녁 예불이 시작된 것이다. 불국사에 밤이 드리웠다. 대웅전에서 들리는 예불 소리가 석가탑과 다보탑을 돌아 하늘로 오른다. 목탁 소리가 끝나자 붉게 물들었던 대웅전 격자무늬 문살의 빛이 옅어졌다. 불국사도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한다. 사물 음악회의 감흥을 느낄 관광객은 오후 5시 30분까지 입장하면 가능하다. 들어갈 때는 시간이 정해져 있지만 다른 문화재와 달리 나오는 시간은 따로 없으니 교교한 달빛과 함께 일주문을 나오길 바란다. /김순희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11-07

가슴 ‘두근두근’ 추억의 가을운동회

“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각 학교마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가을 운동회가 열리는 계절이다. 개선문을 세워두고 아이들은 청군, 백군으로 나뉘어 비장하게 출정식을 가졌다. 청군, 백군으로 팀을 갈라 경기가 진행되었고 경기에 이길 때마다 커다란 점수판에는 시시각각 점수가 올라가 열띤 응원이 이어지곤 했다.1980년대에는 가을 운동회를 위하여 학생들이 몇 달 전부터 부채춤, 강강술래, 차전놀이, 곤봉 돌리기 등의 장기자랑을 준비했다. 만국기가 펄럭이는 운동장에는 학생과 가족들로 북적였고 장난감, 음료수, 대형 거북선 모형을 걸어둔 뽑기 장수들이 미리 진을 치고 있었다.달리기를 할 때면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출발선에 서 선생님의 총소리나 호루라기에 맞춰 달려나갔다. 손등에 찍힌 달리기 등수는 저녁에 집에 가서도 잘 지워지지 않아 다음날 서로의 등수를 한 번 더 확인해볼 수 있었다.박 터트리기 게임이 나오면 점심시간이 임박했음을 알려준다. 콩이나 팥을 넣은 오자미를 던져 박을 먼저 터트리는 팀이 승리를 하는데 박에서는 ‘즐거운 점심시간’을 알리는 현수막이 펼쳐 나왔다. 운동장 그늘에서 돗자리나 신문지를 깔고 가족, 친구와 함께 김밥을 먹은 후 오후 시간에 줄다리기, 남녀 계주를 거치며 운동회는 끝이 났다.교단 옆에 설치한 천막에는 경기 입상자나 참여자를 위한 공책, 연필 등의 학용품 선물이 가득했는데 요즘은 참여한 학부모를 위한 두루마리 휴지며 각종 생필품도 준비되어 있다. 운동회는 마을 잔치나 다름없었다. 부모, 조부모, 동네 사람 모두가 모이는 큰 행사였고 아이들이 한둘밖에 없는 요즘도 마찬가지다.안동 길주초등학교에서도 지난 10월 26일, 27일 이틀간 저학년, 고학년으로 나누어 운동회를 개최했다. ‘한마음 체육대회’란 이름으로 열려 개인 달리기, 색판 뒤집기, 박 터트리기, 줄다리기, 청백계주 등의 프로그램과 협동 돼지몰이, 제기차기, 줄다리기 등 학부모가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함께 구성되었다.운동장에는 손뼉 치고 즐거워하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흙먼지에도 신이 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아이들에게는 수업을 하지 않고 운동장에서 마음껏 뛰어노는 즐거운 하루였겠지만 어른들에게도 그 옛날의 학창시절을 추억하게 만드는 신나는 가을 운동회였다. /백소애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11-07

반려견 기르기 전 ‘잠깐만!’ 동물등록은 선택 아닌 필수

바야흐로 반려동물 1천500만 시대이다. 반려 인구가 늘어날수록 버려지거나 잃어버리는 유기견도 함께 늘고 있다. 이 유기견들이 사람 손을 떠나 야생화되면서 가축이나 다른 동물뿐 아니라 사람을 위협하는 일도 자주 발생하고 있는데 반려견을 기르기 전 동물등록과 중성화수술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전국적으로 유기 동물이 증가하는 가운데 경북지역에서도 야생화된 유기견으로 인한 개 물림 사고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지난달에는 한 시민이 포항시 북구의 한 인도에서 지나다니던 개를 피하려다 차도로 가는 바람에 차와 부딪칠뻔한 일도 발생했다. 가축의 피해 또한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는데 2020년에는 포항시 북구의 한 농가에 들개가 침입해 기르던 닭 50여 마리가 한꺼번에 떼죽음을 당하기도 했다. 같은 해 포항 호미곶면의 한 마을에서도 들개 무리로 인해 가축과 농작물을 헤친다는 신고로 소방서에서 출동하기도 했다. 수년 전 청도에서도 들개 떼가 염소를 공격해 재산상 피해를 입기도 했으며 2021년에는 안동에서 중형 견이 어린아이를 덮쳐 다치는 일 또한 일어나기도 했다.경북지역에서 개 관련 신고가 한 달 평균 50~60건이 접수되고 있는데 지자체에서는 유기견을 포획하고 있으나 무분별한 번식으로 인해 개체 수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경북소방본부의 유기견 포획 수 자료에 따르면 2018년 6천479마리에서 2019년 8천208 마리, 2020년 8천479 마리, 2021년 8천91 마리로 2019년부터 매년 8천마리 이상 포획하고 있다. 2021년에는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경기와 경남에 이은 3번째로 많은 수치였다. 도내에서는 포항이 2019년부터 연간 1천마리 이상을 포획해오고 있어 가장 많은 수치를 보였다.유기견들은 대부분 유기됐거나 유실된 이후 야생화된 반려견인데 반려견의 중성화율을 높이고 동물등록을 통해 유기와 유실을 막아야 들개 개체 수를 줄일 수 있다. 2014년부터 유기 반려동물 등록제 의무화가 시행돼 2개월령 이상인 반려견인 경우 등록을 하지 않을 시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농촌 지역은 도심에 비해 실외인 마당에서 기르는 ‘마당개’ 들이 많은데 중성화수술을 하지 않은 개들이 많아 무분별한 번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마당개들이 유기·유실되면 야생견으로 변해 가축은 물로 사람에게 위협을 준다. 이 야생화된 개들은 야생동물이 아닌 유기견으로 분류돼 함부로 죽일 수도 없어 현재는 포획만 가능하다. 또 전문가들은 현재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는 동물등록제를 활성화하고 중성화수술로 유기견 수를 점차 줄여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낸다.포항에서는 동물등록 의무 대상인 개는 2023년 3월 기준 2만5천303마리가 등록되어 있다. 읍면지역에서는 버려지는 개를 줄이기 위해 실외사육견에 대하여 무료로 중성화수술과 동물등록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동물등록은 대부분 동물병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포항시민 박 모(38·포항시 북구 장성동)씨는 “뉴스를 보니 포항에서 매년 유기되는 동물만 1천여 마리에 이른다고 한다. 이중 얼마는 야생견이 되지 않을까 하는데 산책길에 목줄 풀린 개들만 봐도 겁먹는다. 어린아이들이나 어르신들이 마주치면 더 위협적으로 느끼지 않을까 한다. 시골에서는 중성화 사업이니 동물등록이 잘 이뤄지지 않은 것 같은데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11-07

“국민 섬기는 일만…” 검찰 낙하산 공천 선긋기

이원석 검찰총장이 6일 대구지검 경주지청을 방문했다.검찰총장의 경주지청 방문은 지난 1994년 김도언(金道彦) 검찰총장 이후 30년 만이다.이 총장은 이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총선을 앞두고 영남권을 중심으로 검찰 출신의 낙하산 공천이 이뤄질 것이라는 의혹을 묻는 질문에 “검찰은 어느 정당이나 정권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 아니라 국민과 국가를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라며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은 검찰이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기 때문에 국민을 섬기는 일만 하겠다”고 강조했다.이어 “그동안 경주시민을 위해 성실하게 일해 온 검찰 구성원에게 감사드리고 앞으로 지역민을 위해 더 열심히 일해 줄 것을 당부하기 위해 방문했다”며 정치적 해석과 선을 그었다.하지만 마약 수사와 관련해서는 철저한 수사 의지를 밝혔다.이원석 총장은 이선균 사건을 비롯한 연예인 마약 사건과 관련해 “마약수사는 대표적인 과학수사로 법의학 및 화학적 분석 통해 결론이 나는 만큼 모든 것이 바른대로 결론이 나리라 생각한다”고 역설했다.이 총장은 7~8일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열리는 ADLOMICO(마약류퇴치국제협력회의) 참석에 앞서 이날 지역 방문 일정 중의 일환으로 경주지청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한데 이어 황성공원에 들러 충혼탑을 참배했다.검찰 관계자는“그동안 이원석 총장은 지역 방문할 때 마다 지역의 존경받는 인사나 지역을 대표하는 장소를 방문해 왔다”면서 이번 황성공원 충혼탑 참배도 그 연장선상에서 행해진 것이라고 밝혔다.경주/황성호기자

2023-11-06

‘포항영일만항 북방파제 낚시터 폐쇄’ 두고 해수청·시 대립

포항의 전국 바다 낚시 명소로 연간 20만명이 찾는 영일만항 북방파제 폐쇄 여부를 두고 포항해수청과 포항시·지역이 심하게 대립하고 있다.이는 지난 1월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이 발단이 됐다.최근 해수청이 “사망사고가 발생할 경우 관리권을 가진 우리청이 중대한 책임을 진다”며 폐쇄 방침을 밝히자 시와 지역은 “유명 낚시 명소가 없어지면 지역 경제에 미칠 손실이 클 것”이라며 맞서고 있는 것.포항 영일만항 북방파제는 지난 1997∼2005년 1단계 3.1㎞ 구간과 2010∼2012년까지 2단계 1㎞ 구간을 모두 1천994억원이 투입돼 완공됐다.당시 북방파제가 수면에서 높이 7m, 폭 15m 규모로 건설 되면서 포항시와 포항해수청은 이곳을 ‘낚시터 등 복합해양문화공간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시와 항만청은 2003년 북방파제 일부 구간이 준공되자, 당시 낚시터로 인기 있던 흥안리 방파제를 폐쇄하고 이곳으로 몰리던 낚시객들을 모두 북방파제로 유도했다.현재는 북방파제 2단계 구간 일부 780m를 낚시터로 개방하고 1단계 구간은 보강공사로 폐쇄 중이다.북방파제 낚시터는 관리권은 해수청이 가지고 있으나 육지와 이곳을 오가며 낚시객을 실어 나르는 어선업 등록은 시청이 맡고 있는 등 이중 관리 구조다. 이곳은 학꽁치와 고등어, 감성돔, 뱀어돔, 전갱이, 방어 등이 많아 전국적으로 유명한 낚시 명소인데, 주말 1천명, 주중 수백명 등 연간 20만명이 찾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9월 포항해수청이 갑자기 포항시로 공문을 보내 ‘내년 1월부터 영일만항 북방파제 낚시터를 폐쇄한다’고 통보하면서 지역에는 큰 파문이 일어났다.포항해수청의 표면적인 폐쇄 이유는 ‘바다 중간에 위치한 북방파제가 높은 파도가 칠 때 안전사고 위험이 높다’는 것이었다.하지만 속사정은 좀 달랐다. ‘길이 500m 이상인 대형 방파제는 중대재해처벌법 대상이 돼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포항해수청장은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구속이 불가피하다.이에 포항시는 폐쇄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시는 포항해수청으로 보낸 공문을 통해 ‘북방파제 낚시터가 사라지면 지역 경제에 손실이 클뿐 아니라 2천억원을 들여 건설한 방파제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고 반박했다.또 ‘평소에는 북방파제 난간이 높아 안전사고 위험이 거의 없는데다 태풍 상황 북방파제를 넘는 12m 대형 파도가 몰아 칠 때는, 북방파제가 폐쇄된다’고 강조했다.북방파제 낚시터를 생업으로 삼는 지역민들도 포항해수청에 의견서를 보내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포항낚시어선협회는“지난 20여년 동안 별다른 사고 없이 잘 운영돼 왔다”면서 “갑작스런 폐쇄 조치는 낚시어선 9척과 낚시점 10곳, 편의점 3곳, 식당 10여곳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항의했다.포항해수청 관계자는 “중대재해처벌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면 폐쇄할 이유가 없다”면서 “포항시가 관련법을 피해 갈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포항시 관계자는 “북방파제 폐쇄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조속히 해수청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3-11-06

포스코, 범대위 공동위원장 상대 손배소송 ‘패소’

포스코가 최정우 포스코홀딩스회장의 퇴출을 요구한 경북 포항시민단체 관계자를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6일 포스코지주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27일 포스코가 범대위의 김길현·임종백 공동집행위원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기각했다.지난해 7월 포스코 서울센터 앞에서 김길현·임종백 공동위원장은 ‘포스코 인적 쇄신 포스코홀딩스 최정우 퇴출!’, ‘포스코 국민 기업 정체성 부정’, ‘성폭력 사건 축소·은폐·책임회피’, ‘중대산업재해, 최악의 살인기업, 지방소멸 촉진!’ 등의 문구가 담긴 피켓 시위를 했다. 이에 포스코는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이라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재판부는 “피켓이나 현수막 내용이 대부분 이미 보도된 언론 기사 등에 기초한 피고들의 주관적 의견이나 평가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고 제출 증거만으로는 허위사실 적시라고 단정할 부분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포스코 관계자는 “아직 법무실에서 입장을 듣지 못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부용기자 lby1231@kbmaeil.com

2023-11-06

포항 ‘허위진료 보험사기’ 의사 등 5명 구속

속보=포항 지역에서 허위진료비영수증을 발급해 보험금을 부정 수급한 사건본지 2일 자 4면 보도과 관련, 의료진과 브로커들이 검거됐다. 가 지난 31일 허위 진료서 등으로 보험금을 챙긴 126명을 입건하고, 병원장 A씨와 피부관리센터장, 브로커 등 5명을 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A씨는 지난 2020년 9월부터 2023년 6월까지 포항시 남·북구에서 정형외과 개·폐원을 반복, 성형외과 병원장 및 피부관리센터장과 공모해 피부미용 등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피부미용을 마치 도수치료를 한 것처럼 허위진료서와 수납영수증을 발급해 준 혐의(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상담실장에게 의사만이 발급할 수 있는 진료서 발급 권한을 넘겨준 것으로 드러났다.또 피부관리센터장은 보험설계사 등을 환자 유치 브로커로 고용, 환자가 결제한 금액의 10%를 수당으로 지급하는 등 이들이 조직적으로 범행에 가담한 점이 확인됐다. 보험사기 일당은 이같은 수법으로 약 2년 동안 6억1천만 원을 부정 수급했다. 이중에는 가족의 실손보험까지 끌어들여 2년간 200여 차례에 걸쳐 4천300만원을 가로챈 환자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경찰은 현재까지 입건된 환자수 보다 훨씬 많은 수의 환자들이 범행에 가담한 정황을 확인하는 등 병원으로 부터 압수한 진료기록 등을 토대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경찰 관계자는 “실손보험금을 받기 위해 사실이 아닌 진료내역을 발급받아 보험사에 청구하는 행위는 보험사기방지특별법위반으로 처벌된다” 고 강조했다. /구경모기자

2023-11-06

“벌써 소나무 20만그루 고사… 모두 민둥산될 판”

경북의 대다수 지역 야산들이 재선충병으로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포항의 소나무 재선충병도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특히 내륙은 물론 호미곶 해안도로를 따라 이어진 남구 호미곶, 동해면 일대 해안 야산들도 소나무 재선충병 감염으로 소나무들이 궤멸 수준이다.본지는 ‘재선충과 끝없는 사투지난 6월28일자 4면’보도 등으로 지역 소나무재선충의 심각한 피해 상황을 집중 보도해 많은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다.하지만 안타깝게도 소나무 재선충병은 당국의 방제 노력에도 불구, 그 피해지역은 계속 확산되고 있고 제거목이 늘어나면서 이제 산사태 등 후폭풍이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포항의 새로운 소나무 재선충 피해 지역의 심각한 실상과 더불어 그로 인한 산사태 등 피해예방을 위한 대체수종 식목 등 해법을 찾아보고자 한다. 경북도 올 재선충병 방제 예산작년 2배 늘려도 저지 역부족영남 넘어 백두대간까지 위협붉은색으로 변한 동네 뒷산들확산 막으려 멀쩡한 나무 벌목장마철 산사태 등 후폭풍 우려 ◇ 포항 남부해안 소나무 군락지 ‘집단고사’“지난해 재선충이 심했다고 하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올해는 멀쩡한 소나무가 없다. 마을 산들이 모두 민둥산으로 변해 버릴 것 같다”지난 5일 포항 호미곶면 대동배 1리에서 이장 이광수(61)씨는 동네 뒷산을 바라보며 긴 한숨을 쉬었다.그 뒷산에는 이미 말라죽어 단풍이 든 것처럼 붉은색으로 변한 소나무 천지였다.마을 안에 군데군데 심어진 소나무 역시 붉게 변해 있었고, 200년간 대동1리 마을의 상징으로 애너미즘 신앙의 대상인 갯바위(노적암)에 뿌리 내린 소나무도 재선충으로 말라죽어 있었다.이곳뿐 아니라 포항 남부 호미곶에서 구룡포읍 까지의 모든 마을과 산, 도로 주변 등도 재선충병으로 고사한 붉은 소나무들이 가득차 있었다.기자가 현장 취재를 위해 호미곶면 고금산으로 올라가자 대부분의 소나무들이 재선충 감염 표시인 병해충 밴드를 두르고 있었다. 상당수의 소나무들이 썩어 부서지거나 쓰러져 있었다.또 소나무를 손으로 잡아당기자 쉽게 바스라졌고, 쓰러진 나무의 뿌리는 발로 밟자 힘 없이 부서졌다.인접한 동해면 마산리도 마찬가지였다. 이곳 야산들도 소나무 거의 대부분이 고사했고 마산리의 수호신으로 불리며 매년 제를 지내던 당산나무 역시 붉은색으로 변해 말라가고 있었다.동해면 청룡회관 주변 해안도로 일대 야산도 상황은 비슷해 말라죽은 소나무들 사이로 재선충 감염을 막기 위해 벌목한 소나무들이 눈에 가득 들어 왔다.소나무 재선충병은 크기가 약 1㎜인 실 모양의 벌레인 재선충이, 소나무 조직의 수분 통로를 막아 말라 죽게 하는 병이다. 재선충 벌레는 매개 솔수염하늘소에 달라붙어 다른 나무로 이동한다. 감염 확산 속도가 워낙 빨라 한 그루만 감염돼도 반경 20m 내 소나무는 모두 벌목할 정도다. 현재까지 마땅한 치료제도 없고, 재선충 확산에 대한 정확한 원인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포항은 올해 전국에서 재선충 피해가 가장 큰 지역으로, 구룡포부터 호미곶까지 남부 해안선을 따라 산림 2만1천㏊에서 소나무 20만여 그루가 고사했다. 포항시는 송이 생산지인 북구 기계면 일대에도 재선충이 번질 기미가 보이자 더 이상의 확산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동해면 일대의 재선충에 감염되지 않은 소나무들까지 모두 벌목하고 있다.◇ 산림청 지자체들은 재선충과의 전쟁 선포지난 2014년 전국적으로 218만 그루를 고사 시키는 역대급 피해를 기록한 후 숙졌던 소나무 재선충이, 올해 다시 대대적으로 확산되자 지자체와 산림당국은 재선충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산림청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전국 소나무재선충병 방제대상목은 219만774본이었다.이중 경북이 90만6천483본 41%로 가장 많았고, 경남 60만9천862본, 울산 9만1천649본, 대구 8만8천414본, 경기 8만8천395본 등 순이다.재선충 피해가 경북에 집중돼자 도는 올해 방제 예산으로 지난해 282억830만 원 보다 2배 이상 증액한 649억원을 투입했으나 재선충병 방제에는 역부족이었다.뿐만아니라 재선충 피해는 영남지역을 넘어 백두대간까지 위협하고 있다.경북도는 “현재 소나무 재선충병은 백두대간과 불과 7㎞ 정도 떨어진 봉화군 일대에서 산발적으로 확인됐다”며 우려하고 있다.봉화군으로 재선충이 확산될 경우 금강송 군락지인 울진과 강원 삼척, 태백시까지 번져 국가적으로 막대한 산림 자원이 손실되게 된다.한반도를 남북으로 이어주는 백두대간으로 재선충이 퍼진다는 것은 현재 포항 남부해안가 중심 ‘소나무 궤멸’현상이 전국적으로 확산 됨을 의미한다.이에 경북도는 영주·봉화 라인을 재선충 방어 마지노선으로 정하고 확산 방지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꾸준히 늘어나는 재선충 피해에도 방제예산 삭감하지만 일각에서는 “관계당국이 재선충 예방에 실패했다”는 비난도 일고 있다. ‘감염됐거나 감염이 의심되는 나무를 미리 살피는 예찰활동이 미비했던 점이 올해 재선충병 피해를 확산시킨 원인’이라는 지적이 많다.재선충 피해지역은 증가하는데 방제 예산은 오히려 줄어 들어, 예찰현장에 인력을 제대로 투입하지 못했다는 것.실제 지난 2017년 재선충병 방제예산은 814억원이었으나 지난해는 559억원으로 급감, 5년 만에 30% 이상 삭감됐다.이재혁 대구경북 녹색연합 대표는 “소나무 집단 괴멸은 환경 문제, 산림자원, 송이농사 등에서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는데 수년 전부터 방제예산이 삭감돼 왔다”면서 “지난해부터 재선충 피해가 늘어날 조심을 보였지만 중앙정부는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 예견된 참사가 됐다”고 비판했다. 이에 산림청 관계자는 “수년에 걸쳐 방제 예산이 계속 삭감 되다 보니 예방 활동이 미흡했던 건 사실”이라며 “내년도에도 예산 삭감이 예상 되지만, 현재 피해가 급증하는 만큼 최대한 많은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구경모기자 gk0906@kbmaeil.com

2023-11-06

경북도, 그린뉴딜 전선지중화사업 ‘청신호’

경북도가 ‘2024년 그린뉴딜 전선지중화사업’ 공모에 6개 시·군에서 8개 사업이 선정됐다.6일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 4년간 총사업비 1천45억 원을 들여 전선지중화사업을 추진 중이며, 2024년에는 정부 예산안 전국 420억 원 규모 중 광역자치단체 중 최대인 66억 원을 확보해 그린뉴딜 전선지중화사업을 추진한다.그린뉴딜 전선지중화사업은 한국판 뉴딜종합계획에 그린뉴딜분야 세부 추진 과제로 학교 주변 통학로, 전통시장, 도시재생구역, 노후 산단 주변 전력선 및 통신선을 공동 지중화하는 사업으로 2020년부터 2025년까지 한시적으로 국비를 지원한다.지난 7월 산업통상자원부 공모에 8개 시·군에서 13개소를 신청해 10월 최종 6개 시군 8개소(학교통학로 7개소, 도시재생 1개소)가 선정됐다. 투입되는 총사업비는 331억 원(국비 66억 원, 지방비 108억 원, 기타 157억 원)규모로 전체 3.73㎞를 지중화할 계획이다.세부 사업으로 경주시 월성초 통학로(0.25㎞), 안강제일초 통학로(0.44㎞)에 60억 원, 안동시 복주여중 외 2개소 통학로(0.75㎞) 45억 원, 구미시 구미여중 통학로(0.33㎞) 64억 원이다.또 영천시 완산로 도시재생(0.28㎞) 22억 원, 청송군 화목초 통학로(0.84㎞), 안덕중학교 통학로(0.62㎞) 112억 원, 칠곡군 인평초 통학로(0.22㎞) 28억 원이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3-11-06

경주 숭덕전 제례, 道 무형문화재 51호 지정

경북도는 지난 3일 2023년 제3차 경북무형문화재위원회에서 ‘경주 숭덕전 제례’를 경북 무형문화재 제51호로 지정했다.경주 숭덕전 제례는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를 기리는 제사로 경주 오릉 내에 있는 숭덕전에서 봉행하는 제례다.숭덕전 제례는 신라시대부터 시작돼 조선시대까지 명맥이 유지됐으며, 특히 조선시대에는 국가적 차원에서 제례가 거행된 국가 제례였다.하지만 대한제국이 국권을 잃으면서 국가 제례로서의 명맥이 끊어졌다가 지난 1959년 박씨 문중이 (사)신라오릉보존회를 설립해 그 명맥을 유지해 오고 있다.경북도는 숭례전 제례의 의식과 복식, 음식 등의 경험과 지혜가 전승 보전할 무형 유산적 가치가 높다고 판단해‘경주 숭덕전 제례’를 무형문화재 종목으로 지정하고, 보유단체를 (사)신라오릉보존회로 지정했다.특히 숭덕전 제례 봉행은 문중 제사로써의 전통을 잇는 것뿐만 아니라 참봉을 선출하여 숭덕전 수호 활동을 지속함으로써 국가의 제례 전통을 이어왔다.현재 제례복은 조선말의 제복으로, 초헌관을 경주부윤으로 정하여 종2품의 관품에 맞추어 헌관들의 제복을 착용한다.제례음식은 생물을 올리며 양과 돼지는 직접 잡아 서로 마주 보게 진설한다./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3-11-06

대구·경북 강풍피해 잇따라 발생

6일 대구와 경북지역에 강풍으로 인한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라 발생했다.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총 17건(오후 4시 기준)의 강풍 피해 관련 소방활동사항이 발생했다.남구에서는 나무가 쓰러져 3차선 도로장애가 발생했고, 달서구 3곳에서는 간판에 이상이 생겨 안전 조치를 실시했다.또 가로수가 쓰러지거나, 현수막 등이 전깃줄에 걸리는 상황도 있었다.특히 이날 오전 7시 50분쯤 대구 수성구 범물동 한 빌딩 8층 옥상에서는 강풍으로 인해 패널이 아래로 떨어졌다.다행히 이 사고로 다친 사람은 없었으나, 당시 패널 일부가 건물에 매달려 있어 철거하는 등 아찔한 상황도 생겼다.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경북지역에는 이날 오후 7시 기준 모두 10건의 강풍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오후 1시27분쯤 안동시 풍산읍 막곡리의 한 주택 지붕 위로 나무가 쓰러졌다.다행히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오후 1시 47분쯤에는 구미시 원평동에 위치한 도로 중앙분리대 쪽으로 나무가 쓰러지기도 했다.한편 이날 대구와 경북 모든 지역에 강풍 특보가 발효됐다.이날 오후 6시 기준 순간 풍속은 대구는 14.1㎧, 경북 지역은 독도 26.1㎧, 울진(온정) 25㎧, 울릉도 24.6㎧, 울릉도(태하) 23.5㎧, 울진(금강송) 23.5 ㎧ 등으로 나타났다./김재욱기자kimjw@kbmaeil.com

2023-11-06

“대게철 시작 됐다” 영덕군, 올 첫 경매

수산물의 제왕이라 일컬으며 최고 특산품으로 손꼽히는 영덕대게가 올해 첫 경매를 지난 3일 영덕군 강구면 강구수협 위판장에서 진행됐다.이날 경매에는 근해대게자망어선 3척이 참가했으며, 마리 당 최고가는 14만2천원, 총 위판액은 1억 5천400만 원을 기록했다.영덕지역의 대게 조업은 11월 근해에서 시작해 12월에는 연안까지 점차 확대해 나가며, 다음 해 5월까지 이뤄진다.이날 경매 현장을 찾은 김광열 영덕군수는 김성식 강구수협장 등과 함께 영덕대게를 포함한 수산업 활성화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영덕대게는 지난 4월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대상’ 수산물 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것을 포함해 총 10회에 걸쳐 브랜드 대상을 받은 대한민국 최고의 특산물이다.이는 영덕지역 청정 바다의 흙이 없는 깨끗한 모래에서만 서식해 그 맛이 탁월하고 껍질이 얇아 살이 실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때문에 고려를 개국한 태조 왕건을 비롯해 예로부터 임금님께 진상된 명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영덕군은 지난 1998년 ‘영덕대게’상표등록을 시작으로 매년 영덕대게축제를 개최하는 등 지속적인 홍보와 브랜드 마케팅을 펼쳐 인지도를 높여왔다.또 대게어업인연합회와 함께 품질 유지와 어장관리에 힘쓰는 한편 선주협회와는 전국 최초의 품질 인증 체계를 구축하는 등 해 품질 관리를 철저히 해 왔다. /박윤식기자newsyd@kbmaeil.com

2023-11-06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포스코자주노조 전환 무효"

민주노총에서 탈퇴해 기업노조로 전환한 포스코자주노동조합(포스코자주노조)의 조직형태변경 효력이 정지됐다.6일 민주노총 금속노조와 포스코자주노조 등에 따르면 대구지법 포항지원 민사3부는 지난달 31일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포스코자주노조를 상대로 낸 ‘노동조합 조직형태 변경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이에 따라 포스코자주노조는 본안판결 1심 선고가 나올 때까지 조직형태 변경 결의 효력이 정지된다.재판부는 “노조는 규약으로 대의원회가 조직형태 변경에 관해 총회 결의를 대신해 결의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며 “이 같은 규정이 없는 경우 조직형태 변경에 관한 결의는 총회 의결에 따라 조합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조합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이어 “포스코지회는 대의원회에서 총회에 갈음해 조직형태 변경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할 수 있는 규정이 없어 총회 의결을 거쳐야 하지만 대의원회를 통해 결의해 유효하지 않다”고 덧붙였다.재판부는 “대의원회에서 총회를 갈음해 조직형태 변경 결의를 할 수 있다고 보더라도 지난해 10월 31일 기준으로 대의원이 9명이었으나 결의 당시 5명이 사퇴해 4명만 남아 있는 상태에서 3명의 찬성과 1명의 반대로 조직형태 변경 안건을 의결해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볼 여지가 크다”고 설명했다.재판부는 2022년 10월 31일 포스코지회 대의원회에서 조직형태변경에 관한 안건을 총회에서 처리하기로 의결했지만 이후 올해 6월 2일 대의원회에서 조직형태 변경안을 결의해 효력을 인정하기 어렵다고도 했다.포스코지회는 지난해 10월 산별노조인 금속노조를 탈퇴해 기업별 노조로 조직 형태를 변경하는 안을 추진해 11월에 두 차례에 걸쳐 총회에서 결의했다.그러나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은 총회 소집권이 없는 사람에 의한 총회 소집, 조합원 자격과 총회 성원 미확인 등을 이유로 조직변경 신고를 반려했다.이 과정에서 금속노조는 포스코지회 임원과 대의원들을 제명했다.그러나 이후 경북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임원 제명이 부당하다는 판단과 포항지청의 제명 처분 시정 명령, 법원의 제명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인용 결정 등으로 대의원총회와 포항지청 신고를 거쳐 지난 6월 9일 금속노조를 탈퇴하고 기업별 노조로 전환했다./이시라기자

2023-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