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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인간다운 삶이란 무엇인가”

열 권에 달하는 대하소설 ‘객주’로 유명한 이 시대의 거장 김주영(82) 작가가 신작 장편소설 ‘광덕산 딱새 죽이기’(문학동네)를 들고 돌아왔다. 2017년 출간한 ‘뜻밖의 생’이후 4년 만에 내놓는 장편소설로, 작품활동 오십 해의 관록과 여든 해가 넘는 삶의 경험을 가진 작가만이 쓸 수 있는 성찰적 시선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타고난 강골인 김주영 작가는 여전히 힘있는 필치로 선 굵은 이야기를 써내려간다. 전통을 지키며 자연과 함께 삶을 일궈나가는 한 마을에 문명과 자본이 밀어닥치며 일어나는 갈등을 다룬 ‘광덕산 딱새 죽이기’는 입체적인 인물들과 해학이 깃든 문장들로 자본에 의해 무너져가는 인간성을 핍진하게 그려내며 인간다운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이것 한 가지는 명심하세요. 이미 저지른 일은 코끼리가 잡아당겨도 되돌릴 수 없어요. 그거 아셔야 합니다.”작품의 무대가 되는 옷갓마을의 사람들은 전통을 지키며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간다. 원래는 대밭골이라는 이름으로, 농사짓는 사람들이 살던 마을이 이와 같은 전통마을이 된 것은 관점석이라는 인물 때문이었다. 농사일을 하며 살아가던 관점석은 우연히 태조대왕의 영정을 발견하는데 그 일을 계시로 여기고 영당을 지어 영정을 모신 뒤 스스로 양반이 되기로 한 것이다. 이후 관씨 문중 사람들은 외출할 때 의관을 정제했고 이를 계기로 마을의 이름은 옷갓마을이 됐다는 사연이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관점석이 죽은 뒤, 그의 아들인 관대규와 조카인 관복길을 중심으로 펼쳐진다.‘광덕산 딱새 죽이기’는 전통과 현대로 대비되는 두 사람의 삶을 통해 빠른 속도로 문명화되고 자본화되는 이 사회의 단면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도시와 시골마을을 오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종종 배경이 되는 시대를 분간할 수 없게 되곤 하는데, 이는 급속도로 변화해 현재와 과거가 혼재된 현시대에 대한 반영이기도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세상에서 전혀 상반된 삶을 사는 관대규와 관복길이라는 두 사람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초상일지 모른다. 각자의 방식으로 시대를 받아들이며 갈등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우리 모두의 모습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민중의 시선으로 근대 역사를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대하소설의 새로운 전기를 만든 작품으로 평가받는 ‘객주’ 이후‘활빈도’‘고기잡이는 갈대를 꺾지 않는다’ ‘홍어’ ‘뜻밖의 生’ 등 평생에 가까운 시간 동안 이어진 작품활동을 통해 김주영이 천착한 주제는 이와 같은 시대감각이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를 그리고 있는 ‘광덕산 딱새 죽이기’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윤희정기자

2021-05-20

법정스님의 ‘불교의 요체’… 진리 탐구 실천 길잡이

‘진리와 자유의 길’(지식을만드는지식)은 무소유의 가르침을 전한 법정 스님의 미발표 육필원고를 묶은 책이다. 스님이 1980년부터 1991년까지 송광사 수련회에서 젊은 스님들에게 가르치려고 만들었던 수련 교재를 다듬었다.법정 스님의 맏상좌이자 ㈔맑고향기롭게 이사장 덕조 스님은 월간 ‘맑고 향기롭게’에 스승의 말씀을 실으려고 원고를 정리하다 수련교재 친필 원고를 발견했다고 한다. 소중한 자료가 그간 잊힌 채 잠들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덕조 스님은 고민 끝에 이를 책으로 묶어 세상에 내놓기로 했다.책은 법정 스님이 생각하는 불교의 요체를 담았다. 불교 출현의 역사적 사실과 초기 불교의 특징, 보살행, 불교의 교법, 선의 역사와 사상, 좌선의 방법 등을 풀었다. 책 끝에는 원효, 야운, 지눌 스님의 글도 덧붙였다.법정 스님 입적 뒤 불일암에서 수행 중인 맏상좌 덕조 스님은 출간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한다.“불기2565년을 맞는 부처님오신날에 부처님이 어떻게 와서 어떻게 살았는지 생각해 보자는 뜻입니다. 고타마 싯다르타는 생로병사의 운명으로부터 스스로를 해방하기 위해 진리의 길을 탐구했고 마침내 깨달음을 얻어 대자유인이 되었습니다. 부처님이 되신 뒤에는 모든 중생을 깨달음의 길로 안내하셨습니다. 법정 스님의 삶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자유인이 되기 위해 출가한 뒤 진리를 탐구하고 실천하였습니다. 스님의 무소유는 진리를 실천해 자유인으로 사는 한 방법이었고 이 책은 모든 이웃과 함께 진리를 탐구하고 실천하기 위한 법정 스님의 길라잡이입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5-20

식객의 먹방 여행… ‘최고 중 최고 맛집’ 200곳 소개

허영만 지음·가디언 펴냄 교양·1만7천원‘식객이 뽑은 진짜 맛집-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2’은 2019년 5월 첫 방송을 시작한 TV조선 프로그램‘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2주년을 기념해 식객의 먹방 여행을 소책자로 출간한 것이다.책은 식객 허영만이 지난 1년간 전국을 돌며 직접 맛 본 음식 중 ‘최고 중의 최고 맛집’ 약 200곳을 소개한다.책은 서울, 인천과 경기도, 강원도, 충청도, 부산과 경상도, 전라도 등 총 6개 지역을 망라해 선별된 ‘맛집’을 소개하고 음식에 대한 식객의 비평을 담았다. 또 지난해 발간된 책의 기본 틀에 ‘지역별 맛집 지도’와 ‘나만의 노트’를 추가해 맛집을 빠르게 찾도록 하고 직접 평가를 기록하며 허 화백과 자신의 평가를 비교해볼 수 있도록 했다.맛집의 기준은 ‘집밥 같은 백반’, ‘비싸지 않은 가격’, ‘그럼에도 믿기지 않을 만큼 놀라운 맛’이다.허 화백은 머리말에서 “어머니는 있는 것들만으로도 맛있는 밥상을 차려주었다. 그렇게 차려진 밥상을 찾아 떠난 백반기행은 어머니의 손맛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채반에 고봉으로 담겨 나오는 어머니의 정성을 무엇에 비기겠는가. 골골마다 집집마다 제철에 나는 것들로 차려진 밥상을 마주하면 나는 행복해진다”고 말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5-20

한국성시화운동협의회 “교회 방역지침 완화… 차별금지법 반대”

한국성시화운동협의회가 이른 시일 내 코로나19 교회 방역지침 완화를 촉구하고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한다.한국성시화운동협의회(대표회장 이종승 목사)는 18일 오전 11시 포항동부교회에서 제2차 전국 시도 대표 및 실행위원, 임원 연석회의를 열고 이 같은 의안을 의결했다.연석회에는 경남과 대전, 광주 등 전국 8개 지역 성시화운동본부의 대표와 실행위원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협의회는 또 상임회장, 공동회장, 실행위원 및 포괄적 차별금지 대외 특별대책위원장에 대해 임명장을 수여했다.협의회는 대표단 정기모임을 3개월마다 각 시도를 순회하며 열기로 결의하고, 다음 모임은 8월 서울 송파성시화운동본부 주최로 개최하기로 했다.채영남 이사장은 “전국의 성시화운동본부 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전국의 모든 성시화운동이 하나 돼 건강한 교회와 희망의 나라를 만들기 위해 힘을 모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김영걸 공동회장(목사)은 ‘주여 누구시니이까?’란 제목의 예배 설교에서 “사도바울은 절대적 기준인 예수님을 최선을 다해 전했다”며 “가치가 무너지는 시대에 복음을 전하는 일에 노력하는 성시화운동협의회가 되길 소망한다.”고 했다.

2021-05-20

대구 출신 항일 변호사의 생애… 창작뮤지컬 ‘애산’ 21일 막 올라

대구에서 태어난 항일 변호사 애산 이인 선생의 생애와 그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제작된 창작 뮤지컬 ‘애산’이 오는 21∼23일 대구 웃는얼굴아트센터 청룡홀에서 공연된다. 이번 공연은 웃는얼굴아트센터 2021년 상주단체 정기공연 첫 번째 공연으로 매년 사회적 문제를 소재로 한 뮤지컬 제작에 힘쓰고 있는 브리즈 컴퍼니에서 제작됐다.웃는얼굴아트센터 상주단체 브리즈 뮤지컬 컴퍼니는 대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젊고 실력있는 뮤지컬 배우들로 구성된 지역을 대표하는 뮤지컬 단체이다. 지난해 창작 뮤지컬 ‘생택쥐페리’로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창작지원작에 선정되는 등 다양한 작품들로 지역 뮤지컬계에서 호평을 받고 있으며 오는 7월에는 달서구 성서산업단지의 이주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창작 뮤지컬 ‘그대 이름은 장미’를 선보일 예정이다.이인 선생은 의열단 사건, 6·10 만세운동 사건 등 뼈대 깊은 항일운동의 변호사로 활동했으며 뼈아픈 식민지 시대, 민족의 양심을 지키고 살아간 대구 출신의 대표적인 항일 변호사이다. 더불어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전 재산을 한글 학회 건립에 기증하는 등 한글을 지키는 일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지난해 웃는얼굴아트센터 초연 당시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평단의 우수한 평가를 받은 뮤지컬 ‘애산’은 더욱 화려해진 무대와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실력 있는 배우들로 관객들을 맞이할 계획이다. 공연 시간 21일 오후 7시, 23일 오후 3시·7시, 23일 오후 5시./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5-19

예술 품은 도시 포항,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

포항문화재단이 동빈내항~포항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를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조성하는 ‘3AS 포항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포항문화재단은 문화체육관광부와 경북도가 주최하고 포항시와 포항문화재단이 주관하는 2020 공공미술 프로젝트 ‘3AS 포항 공공미술 프로젝트’(이하 포항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지난달을 기점으로 모든 프로젝트를 완료하고 지난 18일 문화공간 대안공간 298에서 이강덕 시장을 비롯해 안병국·정종식 의원, 류영재 포항예총 회장, 참여작가, 중앙동 주민 등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업결과 공유회를 가졌다고 밝혔다.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예술인들을 지원하고 주민에게 일상에서의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프로젝트인 포항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총 37명의 지역 예술인이 함께 마음을 모으고 주민과 함께 소통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이번 프로젝트는 지난해 8월 공모를 통해 선정된 (주)문화밥(대표 서종숙)과 신공간(대표 박계현)이 도시재생형, 작품설치형 등 2가지 유형의 프로젝트로 나눠 설계와 제작, 설치 등 전 과정을 맡아 진행해 지난 4월 모든 작품의 설치가 마무리 됐다.이날 공공미술 프로젝트 결과 공유회에서 프로젝트에 참여한 각 팀별 프로젝트 진행 과정을 공유하며,이 과정에서 시민과 예술인이 어떻게 소통하고,그것을 작품에 담았는지 담론의 시간도 가졌다.(주)문화밥은 동빈내항을 따라 ‘생명의 물길에서 문화路’ 프로젝트 3가지 작품을 설치했다. 내연산을 주제로 그린 겸재 정선의 내연삼용추를 현대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신내연삼용추(2021)’, 바다의 유목을 활용해 과거 어민의 생계활동 장인 어선을 현대 시민의 문화창작활동의 장으로 표현한 ‘만선의 꿈(2021)’, 마지막으로 8명의 지역작가가 재해석한 정선의 내연삼용추를 미디어 아트로 제작한 ‘로드갤러리(2021)’가 그 작품들이다.신공간은 꿈틀로 구역에 ‘꿈틀로 의자심기’ 프로젝트를 추진해 총 8작품으로 이뤄진 꿈틀로 사람들 연작을 설치했다. 꿈틀로의 아쉬운 점인 ‘쉼’의 공간이 없는 것에 대해 예술적 해결방안을 내놓은 프로젝트로 도시 경관, 환경정리에도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신공간의 의자 작품은 각각 193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꿈틀로 지역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신공간은 의자 작품을 통해 많은 방문객이 거리를 거닐다가 잠시 쉬면서 이 지역에 대한 이야기와 포항의 문화에 대한 역사를 느끼고 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박주희 포항문화재단 사무국장은 “‘3AS 포항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통해 포항 지역의 색깔이 있는 작품을 설치한 미술활동의 장이 마련됐을 뿐 아니라 예술을 품은 도시 공간이 예술 공간 포항이 되는 두 가치 가치를 실현했다”며 “이제는 그 작품을 지속해서 가꾸고,보완하고,유지하는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관객이자 이용객인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바란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5-19

예장통합 총회 재난봉사단 깃발 올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교단 총회(이하 예장통합 총회) 재난봉사단이 출범했다.한국사회 긴급재난에 신속히 대응하고 교회와 이웃을 돕고 선교적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서다.예장통합 총회(총회장 신정호)는 16일 오후 7시 포항동부교회에서 제105회기 총회 재난봉사단 발대식 겸 제1호 포항동부교회 총회재난봉사단 발대식을 가졌다.포항동부교회 총회재난봉사단은 이성규 단장(장로), 황보철 부단장(장로)으로 하는 4개조 42명으로 구성됐다.이로써 재난봉사단 참여의사를 밝힌 경상, 강원, 충청, 전라 등 전국의 11개 교회를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재난봉사단이 잇따라 발족될 전망이다.이날 열린 발대식은 김종성 목사(총회 재난위기대처위 서기) 경과보고, 신정호 총회장 현판증정식, 봉사단 조끼 착복식, 이성규 단장 등 42명 선서, 구호 및 특송, 축도 순으로 진행됐다.김영길 목사(총회 재난위기대처위원장)은 "시대 적절하게 재난봉사단이 구성됐다"며 "전국적으로 제2, 제3의 재난봉사단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윤석호 목사(총회 서기)는 “강원도 산불, 포항․경주 지진, 고로나19 등의 재난에 신속하고 지혜롭게 대처하지 못했다”며 “전국적으로 재난봉사단이 구성되면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앞서 신정호 총회장은 ‘옥합을 깨뜨릴 때’란 제목의 예배 설교에서 “한 여인이 값진 옥합을 깨뜨려 주님이 인정하고 기억하는 사람이 됐다”며 “총회 재난봉사단도 주님이 기억하는 봉사단이 되기를 바란다”고 축복했다.이어 “총회 산하에는 전국 69개 노회와 9천200개의 교회가 있다”며 “교회가 앞장서 재난을 당한 이재민을 보듬고 사랑으로 이끌어 주고, 복구 작업에 동참한다면 복음이 잘 전해질 것”이라고 했다.방재원 장로(3조 조장, 포항동부교회)는 "교회에서 하는 봉사인 만큼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겸손히 섬기며 적극 참여하겠다"고 말했다.재난봉사단 대원들도 "한국교회의 성장이 정체 내지 퇴보하고 있는 시대에 교단 사상 처음으로 구성된 재난봉사단은 이 시대 강력한 복음전파의 도구가 될 줄 믿는다"며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감사와 사랑과 헌심으로 이웃을 잘 섬기겠다"고 입을 모았다.한편 예장통합 총회 재난위기대처위원회는 신정호 총회장의 공약사항으로 지난해 12월 구성된데 이어 올 1월 총회재난봉사단 결성을 결의했다. 지난 5월에는 포항동부교회 등 10개 교회가 참여의사를 밝혔다.또 한편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곳곳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창궐, 초대형 산불, 대규모 지진, 수해, 대형화재, 살인, 엽기적인 사건사고 등 희안하고 이상한 사건사고들이 꼬리를 물고 발생해 수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고 막대한 재산 피해를 냈다.

2021-05-18

‘세상의 끝’

탄탄 스님자장암 감원·불교중앙박물관장 삶이라는 아름다운 여행도 언제인가는 종지부가 있으니 끝날 때가 있어 아쉬움 있어라. 누구든 인생의 마지막은 볼 수가 없어라. 살아오며 만나 온 이들 마지막 순간에는 당연하게 그리운 것이어라.미국의 신경학 전문의인 올리버 색스는 지난 2015년 말기 암 진단을 받고 신문에 이런 심경을 밝혀 사람들을 숙연하게 만들었지.“한 달 전까지 나는 스스로 매우 건강하다고 믿었다. 81세인 지금도 하루에 1마일을 헤엄칠 수 있다. 하지만 이제 운이 다했나 보다.”올리버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살아있다는 것을 강하게 느낀다며 사랑하는 이들에게 작별을 고하겠다고 말하였어. 이제 세상 일은 미래 세대에 맡기겠다고 말하였지.올리버의 마지막 말은 “두렵지 않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러나 고마운 마음이 더 크다. 나는 사랑했고, 사랑받았다. 넘치도록 받았으며 얼마간은 되돌려 주었다.”평생 남의 아픔을 보아 온 의사도 자신의 병 앞에서는 두려움을 고백하네. 그러나 담담하게 자기 인생에 감사를 표하는 것이지. 부처님께서도 열반에 드시며 헤어짐을 슬퍼하는 제자 아난다에게 이러한 가르침을 주시었지.“아난다여, 울지 마라, 항상 말하지 않았더냐, 사랑하고 마음에 맞는 사람일지라도 이별하는 것이 이 세상의 인연이다. 태어나고 생겨나는 모든 것은 사멸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동안 나를 위해 수고가 많았다. 슬퍼 말고 더욱 정진하여라.”시인 천상병은 인생을 소풍이라고 표현하였는데, 소풍이 영원하였으면 하지만 언젠가는 아쉽지만 끝내야 하는 날이 기어이 오고야 마네. 그날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수행과 공부가 필요한 것이지.세상의 끝에 이르면 누구나 미련이 남겠지만 집착한다고 연장되어지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주어진 세상의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여 사는 것이 후회 없는 삶이리라.

2021-05-17

포항시립미술관 제2관 증축 문체부 사전 평가 최종 통과

세계 유일의 스틸아트뮤지움인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이 전 세계 문화예술계가 직격탄을 맞은 코로나19 팬데믹에도 제2관 건립 낭보를 전했다. 포항시는 환호공원 내 위치한 포항시립미술관 제2관 증축 사업이 ‘2021년 상반기 문화체육관광부 공립미술관 설립타당성 사전평가’에서 통과됐다고 17일 밝혔다.‘공립미술관 설립타당성 사전평가’는 지자체가 미술관을 건립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이행해야 하는 중앙정부의 행정절차이다. 문체부는 공립미술관 건립 목적의 타당성과 필요성, 운영 계획의 적절성, 전문성 확보 노력, 지속발전가능성, 소장품의 문화적 가치, 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통과 여부를 결정한다.시는 지난해부터 포항시립미술관 제2관 건립을 위해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건립 타당성 조사 용역을 실시하는 등 미술관 건립을 위한 준비를 체계적으로 진행해왔다. 올해 초 사전평가 신청을 위한 서류접수를 시작으로 1차 서면평가와 심의를 통과했으며, 4월에는 2차 대상지 현장실사 평가를 받았다. 시립미술관은 1, 2차 심사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정되는 3차 심사 대상 기관의 자격으로 최종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문체부 사전평가심의위원회의 최종 심사를 거쳐 이번 달 11일 공립미술관 설립타당성 사전평가에서 ‘적정’으로 최종 통과했다.이번 증축을 통해 포항시립미술관은 전시, 교육, 수장시설을 확충하게 된다. 그동안 시립미술관은 관내 유일의 미술관으로서 시민들의 문화·예술·감상 활동을 지지해왔다. 하지만 정기휴관과 전시준비 기간으로 인한 휴관일수가 50여 일에 달하는 등 운영의 연속성이 문제점으로 대두돼 왔으며, 협소한 교육 공간으로 지속적이고 활발한 교육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포항시립미술관은 제2관 건립을 통해 시민의 일상적 미술문화 향유권을 보장하고 수요자 중심의 서비스 강화와 더불어 세계 유일의 스틸아트뮤지움으로서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는 데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이에 포항시립미술관은 ‘생활문화시대 미술관’으로서 공공성, 전문성,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수집·보존·연구 중심의 1관과 지역 소통형 커뮤니티 중심의 2관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따로 또 같이’ 역할과 기능을 분담해 운영할 예정이다.제2관은 현재 포항시립미술관이 위치한 환호공원 516,779㎡ 부지 내 지하 1층, 지상 3층 건축연면적 6천125㎡ 규모로 들어선다. 총 사업비는 241억7천100만원(도비 111억4천600만원, 시비 130억2천500만원)이며, 2024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포항시립미술관 제2관 예정부지인 환호공원 일대는 2019년 영일만 관광특구로 지정됐다. 이는 우리나라 33번째이자 경북도 내 유일한 도심 속 바다를 끼고 있는 관광특구이다. 향후 환호공원 전망대와 여객선 터미널을 잇는 해상케이블카, 국내 최대 체험형 조형물 ‘클라우드’ 설치, 특급호텔 유치 등 관광 산업들과 함께 포항시립미술관 제2관 건립으로 포항의 새로운 랜드마크 조성 및 상호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이강덕 포항시장은 “포항시립미술관 제2관 증축으로 시립미술관이 포항의 문화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면서 “미래 10년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미술관, 나아가 영일만 관광특구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지속적인 발전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5-17

‘불상과 친해지는 방법’ 특별전

국립경주박물관의 어린이박물관 특별전‘불상과 친해지는 특별한 방법’홍보물. /국립경주박물관 제공국립경주박물관(관장 최선주)은 17일부터 10월 3일까지 어린이박물관 특별전 ‘불상과 친해지는 특별한 방법’을 개최한다.국립경주박물관 핵심 콘텐츠 중 하나인 ‘신라의 불교미술’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학습할 수 있는 이 전시에서는 불상의 모습과 의미, 신라의 다양한 불상에 깃든 이야기를 함께 알아본다. 어린이들이 친구를 사귀듯 자연스럽게 불상과 친해질 수 있도록 구성했다.석가모니불·약사불·미륵불·비로자나불·아미타불 등 다양한 부처의 역할을 그림과 글을 통해 알아보고, 불상의 자세 따라 하기, 블록 맞추기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도 운영된다.전시관에는 백률사 약사불·장창골 미륵 삼존불 등 국립경주박물관 대표 소장품을 알아볼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된다.이와 함께 불상을 바라보는 어린이들의 시선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게 1984년부터 전통을 이어온 ‘우리 문화재 그리기 대회’ 출품작 가운데 불상을 소재로 한 그림도 전시된다.국립경주박물관 측은 “초등학교 고학년과 학부모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불교가 어떻게 시작됐고, 불상은 언제부터 만들어졌으며, 신라에서 불교는 어떤 의미였는지에 대한 별도의 안내서는 준비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어린이들이 불상을 친근하게 여기고, 불상이 품고 있는 역사, 문화, 예술 분야의 다양한 이야기에도 관심을 가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5-16

“내 것을 포기해야 다른 사람 살릴 수 있어요”

포항 문수사 주지 덕화 포항불교사암연합회장 스님.“그동안 많은 분이 감염되어 고통을 받으셨고, 코로나19 역병이 아직도 종식되지 않아 환자가 계속 나오니 안타깝습니다. 그간 안간힘을 다하여 애쓰신 관계 당국과 의료진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의를 표합니다.”문수사 주지 덕화 스님은 인터뷰에 앞서 아직도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이들에겐 위로를, 감염증 예방과 치유를 위해 고생하는 이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질문 하나하나 자상하게 답변을 이어갔다.포항불교사암연합회장이기도 한 덕화 스님은 인터뷰 승낙이 쉽지 않은 스님으로 알려져 있다. 부모의 돌봄을 받을 수 없는 ‘어려운 아이들의 어머니’로,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성금을 전달하고 나눔행사에 동참하고 있는 ‘사랑의 전도사’로 유명하다. 포항 문수사는 취약계층에 사랑 나눔을 이어와 연일지역사랑보장협의체에서 아름다운 나눔을 함께하는 곳으로 ‘연일사랑 이웃사랑’의 인증을 받은 곳이기도 하다.언론에 보도가 되면 아이들에게 혹여 상처가 될까 염려하는 스님께 어렵게 취재 승낙을 얻어 지난 14일 문수사를 찾았다.-스님이 되신 까닭이랄까, 그런 게 따로 있나.△별다른 이유는 없다. 15세에 속리산 법주사 수정암에 들어가 성원 스님을 은사로 인연이 되어 여러 사찰을 다니며 정진 수행을 했으며 지난 1992년 포항에 정착하게 됐다.-출가 이후 해온 일 중에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지난 2014년 18대 포항불교사암연합회 회장을 맡았을 때 개최했던 ‘우리 지역을 빛낸 고승 연구’주제 학술 세미나가 기억난다. 행사에서는 진각국사·원각조사·오암선사·남파선사 등 포항불교사암연합회 학술연구단이 선정한 포항지역을 빛낸 여러 고승의 출생과 업적을 살펴본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잊혀 가는 고승들의 행장을 보다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오랜 세월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는 비문 등 고승들과 관련된 유물들을 발굴하여 문화재로 지정해 보존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 소중한 행사로 기억된다.-문수사 창건 이후 수십 년간 어려운 이웃과 쌀, 음식을 나누고, 아이들을 기르는 자리이타행(自利利他行)을 실천해서 귀감이 되고 있는데.△창건 때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사정으로 부모의 돌봄을 받을 수 없는 아이들과 인연을 맺어 엄마가 되어 주고 있다. 신생아, 유아 시기, 또 초등학생 시절에 내게 온 아이들 가운데는 대학까지 졸업하고 결혼을 한 아이도 있다. 스님으로서 해볼 수 없는 엄마가 되게 해 준 소중한 아들딸들이다. 먼저 자란 아이들은 사회에서 제 몫을 다하며 살고 있고, 현재는 모두 7명의 학생 아이들이 있다. 문수사 신도회를 비롯해 거사림회, 성림자원봉사단, 보리수합창단, 공덕회의 신행 단체 회원과 신도님들과 함께 활동비와 바자회 수익금을 모아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봉사는 돈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전략으로 하는 것도 아니다. 죽음같이 강한 사랑으로 하는 것이다. 내 것을 포기해야 다른 사람을 살릴 수 있다.-지난 3월 취임한 21대 포항불교사암연합회장으로서 특별한 계획이 있다면?△코로나19 종식을 위해 연합회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우선으로 실천하고 회원 스님, 불자들, 천주교 대구대교구 제4대리구와 함께 지역주민의 이용이 잦은 공공장소에서 코로나19 방역을 함께 하는 일을 시작으로 화합의 문화가 뿌리내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어려운 이웃을 찾아가는 신행공동체가 되는데 매진하고, 나와 남의 구별이 없는 부처님의 연기적 가르침으로 사회에 기여하겠다.-매해 개최하던 부처님 오신 날 연등축제인 시민소통문화제를 개최하지 못하게 됐다고 들었다.△1천300년 전통을 이어온 연등회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불교 행사다. 조계사에서 ‘연등법회, 유네스코 등재 기념식’이 거행된 만큼 지역에서도 장엄한 행사를 치러 시민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자 했지만, 코로나19로 연등축제를 개최하지 않기로 해 아쉬움이 크다. 하지만 시청과 영일대광장 등지에 봉축탑을 점등했을 뿐 아니라 각 사찰에서 희망과 치유의 연등을 함께 밝히게 된다. 부처님께서는 중생의 어둠을 밝히는 등불이 되어 고통을 구제하려고 오셨다. 또 우리 중생들이 영원히 죽지도 않고 태어나지도 않는 불생불멸의 불성(佛性)을 깨달아 참된 삶, 진리의 삶을 살게 하려고 오셨다. 우리 불자들은 어느 해보다도 간절하고 지극하게 맞이해야겠다.-올해는 특히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인해 심리적 치유가 어느 때보다도 필요할 것 같다. 앞으로 불교와 사찰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지 않겠나.△그렇다.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힘들고 어려운 시기다. 나와 너, 우리 모두가 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행복하기를 불보살님들께 기도 발원해 본다. 인과법의 중요함을 명심하고 또 명심해야 한다. 우리 앞에 펼쳐진 행복과 불행이 전생의 업에 의해서 영향을 받지만, 또한 지금 이번 생에 어떤 노력을 하느냐에 따라서 전생의 업을 벗어나 새로운 업을 창조할 수 있다는 게 불교의 가르침이다. 스스로의 노력과 의지에 따라서 자신의 운명을 바꾸고 개척할 수 있다. 바른 수행과 선업을 통해서 자신의 운명을 더욱 아름답게 창조하는 인생, 그것이 불교의 진취적인 인생관이다. 불자 여러분들은 삶의 주인인 자신을 알아서 정진하여 자비 정신이 넘치는 세상을 만들고 모두가 함께하는 평화의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5-16

냄새와 인간의 삶… 냄새의 중요한 역할 다뤄

30여 년 동안 후각 연구에만 몰두한 냄새 심리학자 베티나 파우제 독일 뒤셀도르프대 교수의 대중 교양서 ‘냄새의 심리학’(북라이프)이 번역 출간됐다. 저자는 30년간 냄새와 인간의 삶을 연구해 인류가 진화하고 발전하는 데 냄새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밝혀냈다.저자는 후각과 사회적 친밀함 간에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들을 인용하며 “사람 냄새를 비롯해 주변 냄새를 아주 정확하게 인지하는 사람들은 타인과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더 큰 노력을 기울였고, 사회적 관계망 역시 더 단단했다”고 말한다.불행은 외로움에서 비롯하고, 행복의 필요조건은 풍요로운 인간관계라는 점에서 저자는 “일상에서 코를 좀 더 신뢰하고 냄새를 의식하는 일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 분명 우리 삶이 좀 더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방향으로 흘러가도록 도와준다”고 역설한다. 또한 냄새를 잘 맡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오래 산다는 연구 결과도 소개한다.아울러 책은 냄새에 관한 인간의 무관심이 어떻게 후각 연구라는 하나의 연구 분야로 자리 잡으며 체계적으로 진보해 왔는지, 인류가 진화하고 발전하는 데 냄새가 어떤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등을 다룬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5-13

탐욕의 사회를 구해낼 기독교정신을 말하다

‘탐욕사회와 기독교정신’(좁쌀한알)은 런던정치경제대학 교수를 지낸 영국의 사상가 리처드 헨리 토니(1880∼1962)의 헨리 토니의 대표 저작 중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중요한 글을 모아 엮은 책이다.‘기독교와 자본주의의 발흥’, ‘탈취사회’, ‘평등’ 등 여러 저작을 남긴 토니는 20세기 영국 사회주의를 이끈 인물이다. 탁월한 인품과 흐트러짐 없는 헌신의 삶으로 영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사회 이론가이자 활동가이자 기독교 본연의 사랑의 정신을 현실 사회의 구조와 경제에 적용하려 평생을 바친 기독교 도덕 운동가였다. 그는 무상 중등교육과 대학 개혁, 개인교습 중심의 성인 교육을 주창했다. 아울러 자본주의가 인간을 도구로 전락시킨 세태를 한탄하면서 개인과 기업의 이익이 공동체 이익에 종속돼야 한다고 지적했다.30대 청년 토니가 사회 구조의 모순에 대해 고뇌한 ‘비망록’, 더 많은 부와 권력 획득을 향한 탐욕이 산업을 지배하는 자본주의 사회의 근본 문제를 고찰한 ‘탐욕사회’,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 대해 자본주의 병폐가 종교개혁의 본질을 훼손시킨 점을 간과했음을 비판한 ‘베버의 신화에 관하여: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영문판 서문’, 공공복지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구체적 자유에 대해 논의한 ‘문제는 자유다’ 등을 실었다.오염된 기독교 도덕을 회복시킴으로써 사회를 탐욕에서 건져낼 수 있다고 본 토니는 자본주의 산업사회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시킬 원동력을 도덕과 기독교 본연의 사랑 정신에서 구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5-13

당신의 선택은?… 운명을 바꾼 18가지 승부수

세계적 명성의 다큐멘터리 잡지 내셔널지오그래픽에 따르면 인간은 하루에 150번의 선택을 한다. 점심 메뉴를 정하는 것부터 자산 투자, 건강에 관한 중대한 결정까지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결정과 마주한다. 불확실성이 높은 시대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 일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렵다. 결정을 위한 정보는 늘 불충분하고 결정의 순간까지 언제나 시간에 쫓기기 때문이다.미국의 전설적 커뮤니케이션 전략가 로버트 딜렌슈나이더(딜렌슈나이더그룹 설립자이자 회장)는‘결정의 원칙’(인플루엔셜)에서 이러한 불확실성의 시대에도 최선의 선택을 위한 불변의 원칙이 분명 존재한다고 강조한다. ‘결정의 원칙’은 포춘 500대 기업을 자문하고 수만 명의 리더를 만나면서 그들이 느끼는 결정의 두려움에 누구보다 깊이 공감해온 딜렌슈나이더가 역사의 판도를 바꾼 18가지 위대한 결정의 정수를 담은 책이다.율리우스 카이사르, 마르틴 루터, 요하네스 구텐베르크 등 우리에게 친숙한 역사적 인물은 물론 레이첼 카슨, 말랄라 유사프자이 등 최근 세계에 영향력을 떨친 인물들의 결정을 통해 절대고독의 순간을 정면으로 돌파하고 더 나은 인생으로 나아가는 법을 전한다. 이 책은 폭넓은 결정의 스펙트럼 속에서 현명한 의사결정을 위한 자신만의 철학과 원칙을 세우도록 돕는다.‘결정의 원칙’은 역사의 판도를 뒤흔든 인물들의 결정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23인은 결정적 순간, 운명의 승부수를 띄워 인생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흔히 결정은 ‘직감’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그러나 직감 역시 오랜 경험과 학습이 쌓여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직감은 무(無)에서 나오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훌륭한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훈련이 필요하다. 저자가 뛰어난 통찰력과 안목으로 엄선한 결정의 원칙을 삶에 적용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훈련이 될 수 있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18가지 결정의 원칙 중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첫째, 결국 중요한 결정은 스스로 내려야 한다. 영국 총리를 지내며 1982년 포클랜드 전쟁을 성공적으로 이끈 마거릿 대처는 전쟁 경험이 전무한 것에 대한 주변의 우려와 비난에도 흔들리지 않고 ‘결국 혼자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깨달음에 도달했다. 저자는 대처의 굳은 소신과 냉철한 판단력, 주변의 조언을 걸러 들을 줄 아는 현명함은 탁월한 결정력과 리더십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한다.둘째, 나를 방해하는 진짜 장애물에 집중하라. 자동차 산업에 획기적인 발전을 이끈 헨리 포드는 포춘이 선정한 ‘비즈니스 역사상 최고의 결정’으로 유명하다. 높은 이직률을 해결하기 위해 직원들의 임금을 1일 2.5달러에서 5달러로 두 배 올린 것이다. 저자는 ‘직원들의 사기 저하’라는 장애물을 명확히 꿰뚫고 자신의 제조 공정에 대한 확신을 토대로 결정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 포드의 신념을 비즈니스 판도를 바꾼 결정으로 높이 평가하고 있다.셋째, 결정을 위한 최고의 타이밍을 잡아라. 미국의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은 남북전쟁 중 북군의 전세가 유리해지는 상황에 맞춰 노예 해방 선언을 발표했다. 선언문은 수개월 전에 작성했으나 최고의 타이밍을 위해 치밀하게 기다렸던 것이다. 저자는 “아무리 뛰어난 결정이라도 최적의 시기를 놓치면 무용지물”이라 말한다.결정에는 최고의 효과를 발휘할 타이밍이 있다. 최대한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에서, 전체적인 그림을 파악할 수 있을 때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5-13

전술에서 전략까지… 고전 속 전쟁의 원리

‘전쟁이라는 세계’(한겨레출판)는 최영진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가 군대가 어떻게 싸우는지, 전장에 선 군인이 무엇을 느끼는지, 잘 싸우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공부한 기록이다. 근현대 군사학 고전 36권을 골라서 주요 내용을 요약하고 현재에도 유익한 내용을 정리했다.저자가 20여 년 동안 전쟁사와 군사학을 공부한 끝에 내린 결론은 “공부하는 군인이 잘 싸운다”는 것이다. 저자가 생각하는 군대의 존재 목적은 전쟁 억지에 있다. 따라서 저자는 군대를 “거대한 학습조직”으로 정의하고, “경기 일정이 잡히지 않은 권투선수”에 비유한다. 권투선수는 언제 경기가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훈련에 매진하고, 경기가 벌어지면 최선의 기량으로 싸워 이겨야 한다. 이런 점에서 군대의 의무는 교육 훈련이고, 더 본질적으로 학습이다. 한 나라가 다른 나라를 침략하는 순간, 침략당한 나라의 군대는 실패한 것이다. 적이 공격해도 될 만큼 만만하게 보였기 때문이다.이 책은 ‘국민을 위한 안보 교양서’를 표방하면서, 총 6부로 구성돼 있다.1부 ‘전쟁이란 무엇인가’에서는 현대 전쟁의 원인과 원리를 살펴본다. 2부 ‘대전략과 전쟁 지휘’에서는 정치와 전쟁의 관계 및 상호작용에 주목한다. 3부 ‘그들은 어떻게 싸우는가’에서는 전투 과정의 실상을 상세히 살펴본다. 4부 ‘지휘관이 중요하다’에서는 지휘관의 탁월성을 탐구한다. 5부 ‘미래의 전쟁, 전쟁의 미래’과 6부 ‘전쟁의 역사’에서는 주로 전쟁사의 고전을 다룬다.저자 최진영 교수는 국방일보와 국방저널에 ‘최영진 교수의 전쟁과 미술’을 시작으로 ‘현대 군사명저를 찾아’, ‘최신 군사학 연구동향’, ‘군사고전 다시 읽기’, ‘역사 속의 군사전략’ 등의 칼럼을 연재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5-13

예장통합 총회 재난봉사단, 16일 포항서 출범

한국사회 긴급재난에 신속히 대응하고 교회와 이웃을 돕기 위한 교회 차원의 재난봉사단이 16일 출범한다.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총회장 신정호)는 이날 포항동부교회에서 재난봉사단 발대식을 갖는다.재난봉사단에는 경상, 강원, 충청, 전라 등 전국의 11개 교회가 참여의사를 밝혔다.포항 대규모 지진 관련 거점교회로 활약한 포항동부교회(김영걸 목사)와 강원도 대형 산불 관련 거점교회로 이웃을 도왔던 속초중앙교회(강석훈 목사)를 포함해 동해교회(임인채 목사), 춘천동부교회(김한호 목사), 양동제일교회(박관용 목사), 희성교회(진호석 목사), 순천의교회(박만희 목사), 천안서부교회(윤마태 목사), 온양제일교회(김의중 목사), 여천교회(정훈 목사), 청운교회(이필산 목사) 등이 함께 하기로 했다.이들 교회는 자체 긴급구호 활동뿐만 아니라 관공서 및 기독교 봉사 단체와 연계, 체계적으로 지원한다.오상열 총회 도농사회처 총무(목사)는 “해마다 재난이 반복되고 있다. 지진, 산불, 폭우에 이어 코로나19가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앞으로 기후위기 시대의 재난은 우리의 상상을 넘어설 것”이라며 “보다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재난에 대처하기 위해 재난봉사단이 조직될 것이다.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내리고 행동에 나서는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동시에 거점교회로서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을 도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김영걸 총회 재난위기대처위원장(목사)은 “재난봉사단은 지역에 재난상황이 발생하면 빠르게 자원봉사자를 투입할 수 있는 교회로 구성될 것이며 우선 11개 교회를 시작으로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한편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곳곳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창궐, 초대형 산불, 대규모 지진, 수해, 대형화재, 살인, 엽기적인 사건사고 등이 꼬리를 물고 발생하고 있다.

2021-05-13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 목표로”

농업법인 청송농부 대표 최주석 씨. 그는 10년 전 청송에 귀농해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는 귀농 청년이다. 사과 연구 및 계약 재배를 진행하고 사과즙, 사과비트당근주스 등 가공제품개발을 통해 농촌융·복합산업화에 성공했다.상품 개발부터 제조, 판매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임직원 모두가 직접 테스트해 세운 깐깐한 자체기준을 철저히 지키며 식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최 씨는 “풍부한 영양을 갖추는 것은 물론 꾸준히 먹을 수 있는 상품만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저의 정신이 녹아 있는 제품이 항상 소비자를 만족시키고 있다고 자부합니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투철한 상품 철학과 고객 서비스로 청송농부의 고객 대부분이 반복적으로 구매를 결정하는 단골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지난 11일 최 대표를 그의 사과밭에서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주스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말해 달라.△2010년 어머니께서 많이 편찮으신 관계로 대학 졸업 후 취직했던 서울의 건축회사를 그만두고 청송군 주왕산면 소재 시골 마을에 삶의 터전을 마련했다. 이후 사과재배를 하면서 연세 많으신 어른들께서 힘겹게 지으신 농산물을 좋은 값에 팔 수 있도록 도와 드리고 싶어서 주스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청송농부만의 노하우가 있는가.△사과 농사와 주스 사업을 시작하면서 농업과 주스에 대한 부족한 지식을 채우려는 의지가 강한 편이다. 청송농부만의 노하우라면 신선한 사과를 신선도를 유지한 상태에서 최단의 기간 안에 판매하기 위해 애쓰고,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책임을 다하는 서비스가 특별한 요소라고 생각한다.-브랜드 이름을 짓게 된 계기가 있다면.△청송이라는 지명은 ‘푸른 소나무’로도 직역되지만 청소년의 젊음을 뜻하는 ‘청’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청송농부는 좁게는 청송에서 살고 있는 농부라는 의미이고, 넓게는 ‘바르게 농사짓고, 성장하고, 판매한다’는 속뜻을 지닌다. 저희 부부의 신념과 맞아 떨어져서 그렇게 짓게 되었다.-주스 이외에 이번에 음매곰탕을 출시했던데, 곰탕 사업까지 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청송농부는 청송 안에서의 농산물을 가지고만 하는 사업이 전부가 아님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전국 모든 농산물의 가능성과 그에 따른 제품들의 차별성을 가지고 모든 분야에 제품화를 시도함으로써 행복한 농업법인으로 성장하고자 한다. 1차 농산물과 주스 제품을 초월하여 그 초석이 되는 제품이 저희 음매곰탕이라고 생각하시면 된다.-좋은 주스의 특징이 있다면.△‘오래 사랑받는 주스’가 아닐까 싶다. 소비자에게 오랫동안 선택을 받는다는 것은 좋은 주스의 특징이 충분히 있다고 보아야 한다. 끊임없이 소비자와 소통하고 소비성향과 기호에 맞는 주스를 공급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건강을 생각하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건강을 생각하시는 분들에게는 음식도 중요하지만, 그분들이 얼마나 행복감을 느끼느냐이다. 작은 음식, 또는 주스나 과일일지라도 하나를 구입하고, 먹고, 나누는 과정에서 즐거움과 행복을 느낀다면 그보다 좋은 보약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기본적인 개념 아래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주스는 그분들과 저희를 이어주는 끈이며 그로 인해서 모두가 더 행복해졌으면 하는 바람뿐이다.-다양한 주스가 출시되고 있던데.△1차 농산물(사과, 풋사과)을 비롯해 2차 가공품으로 히비스커스, 자두주스, 감귤주스, 파인쥬스, 사과당근주스, abc(사과·비트·당근)주스, 사과홍삼주스, 어린이사과홈삼주스, 어흥주스 등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이러한 시도들이 지역 농가에 좋은 본보기가 되어가고 있으며, 지역의 특산물로도 조금의 특징을 살려 다양한 시도가 가능하구나 하는 인식변화를 이루고 있다고 생각된다.-착즙 주스 중 가장 추천하고 싶은 상품이 있다면.△여러 가지 착즙 주스가 있지만 가장 추천하고 싶은 주스는 사과 주스다. 우리 생산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상품이기도 하다. 청송사과는 이미 오랫동안 ‘명품사과’의 자리를 지켜왔다. 청송농부에서도 사과 주스를 처음으로 출시 판매했고, 가장 오래 판매하고 싶은 상품이기도 하다.-지역주민들을 위해서 했던 활동이 있다면.△저는 오랜 기간 지역에서 문화관광해설사로 일을 해왔고, 여러 농업 관련 단체의 봉사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특히 저희 청송농부는 대구·경북권 안 11개 보육원에 조금씩 저희 제품을 보내드리고 있다. 지역의 어르신들을 위해서 김장 봉사를 함께하고 있고, 지역의 아이들이 더욱 큰 꿈을 펼치도록 장학회와 함께 장학금도 전달해왔다. 지역을 위해 나름의 아이디어로 작은 일들을 펼치고 있다.-앞으로의 계획과 포부를 말해 달라.△지금까지 청송농부 자체 캐릭터만 9가지를 확보했는데, 요즘도 자체 캐릭터를 계속해서 개발하고 있다. 청송농부의 제품에 다양한 청송의 스토리를 입혀 청송군과 함께 성장하는 지역의 효자 기업이 되는 게 앞으로의 꿈이다. 나아가서는 10만 평 이상의 체험복합농장까지 운영하는 것이 또 하나의 목표다. 2019년에 호주와 일본에 일정 기간 판매한 경험을 바탕으로 2021년 이후에는 중국과 베트남 등지에 청송농부 제품을 판매할 계획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5-12

라스트싱어 우승자 장한이, 14일 포항 온다

MBN 여왕의 전쟁: 라스트싱어에서 우승한 장한이 사모가 14일 포항에 온다.장한이는 이날 오후 8시 포항중앙교회(담임목사 손병렬) 본당에서 드리는 금요에바다의 밤(예배)에서 찬양을 하고 지난 삶을 간증으로 풀어낸다.이 교회 3040이 주관하는 금요에바다의 밤은 장한이 사모의 찬양과 간증에 이어 합심기도, 교회소식, 축도 순으로 진행된다.장한이는 2012년 1집 앨범 ‘십자가 그 사랑이’를 발매하며 솔로 가수로 데뷔했다.현재는 대전 수정감리교회 사모, 찬양사역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대표곡으로는 ‘십자가의 그 사랑이’, ‘행복’ 등이 있다.장한이는 10대부터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으나 데뷔 기회를 잡지 못했다.걸그룹에 되기 위해 댄스 레슨을 받던 시기 연습실에 있던 성경책을 본 뒤 안무 교사로부터 복음을 전해 듣고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다.금요철야예배에서 영혼구원을 위해 목이 터져라 외치는 목사와 부르짖어 기도하는 청년들의 모습에서 큰 감동을 받았다.어느 순간 혼자 있을 때에도 불안하지 않고 평안함이 밀려오자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느낄 수 있었다.성경 ‘아가서’를 읽은 땐 예수님께서 자신을 안고 있는 환상을 봤다. 그 덕에 하나님의 은혜로 2집 앨범 ‘행복’을 발매할 수 있었다.장한이 사모는 “쓰시기에 편한 사람으로 하나님께 쓰임 받는 것이 앞으로의 비전이다”고 말했다.

2021-05-12

포항문화재단 ‘디즈니 인 콘서트’ 무대에

(재)포항문화재단이 오는 29일 오후 4시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디즈니가 자랑하는 유명 곡들을 연주하는 ‘디즈니 인 콘서트 : Believe in Magic’(이하 디즈니 인 콘서트)을 개최한다.이번 ‘디즈니 인 콘서트’는 그간 노후됐던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보수를 완료하고 재개관 기념으로 특별히 진행하는 기획공연으로, 5월 가정의 달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시기에 맞춰 선보이게 됐다.2014년부터 매진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인기 공연으로 디즈니 공식 라이선스로 선보이는 ‘디즈니 인 콘서트’는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에 흘렀던 히트곡들을 콘서트 무대에서 만날 수 있어서 가족과 연인 관객들에게 호응이 높다.국내 정상급 뮤지컬 배우 8인으로 구성된 강력한 보컬과 풍부해진 편곡, 실력이 입증된 디토 오케스트라의 생생한 라이브 연주와 생동감 넘치는 대형 스크린에 펼쳐지는 디즈니 오리지널 영상이 더해져 관객을 사로잡을 예정이다.‘겨울왕국 1 2’, ‘미녀와 야수’, ‘라푼젤’, ‘라이온 킹’, ‘알라딘’, ‘신데렐라’등 디즈니 명곡의 새로운 편곡과 함께 기존에 무대에서 연주된 적이 없는 ‘겨울왕국2’의 인기곡 ‘Show Yourself’, ‘미녀와 야수’ 실사영화의 ‘Evermore’ 등 처음 선보이는 곡들이 대거 포함돼 있어 더욱 강력해진 디즈니의 마법으로 참석자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의 순간을 선사할 것이다.박주희 포항문화재단 사무국장은 “코로나19로 시민들이 그간 많은 어려움을 겪으셨고 아직도 힘든 현실 속에서 시민의 문화 향유 욕구가 조금이나마 해소되고 위로가 될 수 있는 공연을 개최하게 됐다”며 “철저한 방역을 통해 관람에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이번 공연 입장료는 R석 10만원, S석 8만원, A석 6만원이며 포항시민(거주자)은 5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5-11

‘진혼-사미인곡’ … 한국화가 정종미 개인전 개최

대구 출신으로 국내외 무대에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한국화가 정종미(65·고려대 교수) 작가의 개인전이 12일부터 7월 11일까지 봉산문화회관 2층 4전시실에서 열린다. 정 작가는 한지와 모시, 명주 등 전통재료에 천연안료, 염료 등을 사용해 은은한 색과 질감을 만들어내 여성성을 표현하는 독특한 작업으로 한국화의 현대화에 앞장서온 탁월한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봉산문화회관의 대표적 기획전인 ‘2021 기억공작소’ 두 번째 전시로 마련된 이번 전시에서 정 작가는 ‘진혼-사미인곡’을 주제로 그동안 끊임없이 연마하고 재해석해 온 전통 채색화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 작품은 그의 최근작인 ‘조각보…진혼곡’, ‘사미인곡’등이다. 모두 작가 스스로 연구하고 찾아낸 전통 재료를 이용해 독특하게 해석한 세계를 담고 있다.어머니로 대표하는 익명의 여성과 역사와 함께 실존하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경외와 숭고의 진혼을 올리는 체현을 한 작품이기도 하다.‘조각보…진혼곡’은 한지 중에도 가장 얇은 박지(薄紙)를 염색 코팅하고 연결한 작품으로 일종의 살풀이 혹은 해한(解恨)의 의미를 담고 있다.과거 가부장적 사회 규범 체계 속에 여성들이 규방에 모여 한 단순한 노동으로 치부된 수공예품에서 현재 세계인의 이목을 사로잡는 아름다움으로 재평가된 유일무이한 한국 조각보를 미학적 차원을 넘은 시공간적으로 재해석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5-11

포항중앙교회의 특별한 어버이주일 행사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출20:12)”포항중앙교회(담임목사 손병렬)는 9일 1~4부 어버이주일예배를 드렸다.이날 오전 7시30분부터 드린 1부 예배는 허성일 목사 인도, ‘주기도문’ 찬송, 성시교독, ‘찬양, 성부, 성자, 성령’ 찬송, 김종선 안수집사 기도, 최은숙 권사 성경봉독, ‘어머니의 넓은 사랑’ 봉헌송, 교회소식, 환영 및 교제, 갈릴리찬양대(지휘 류정) ‘시편 23편’ 찬양(솔로 이승언 포항제철중 3년), 손병렬 목사 설교, 엔젤찬양선교단 특송, ‘어버이 은혜’ 파송찬송, 축도 순으로 이어졌다.손 목사는 ‘우리들도 요셉처럼’이란 제목의 설교를 통해 부모님을 기쁘시게 할 것을 강조했다.손 목사는 “요셉은 부모의 마음을 기쁘시게 했다. 범죄 하지 않는 믿음으로 부모님을 기쁘시게 했다. 순종으로 부모님을 기쁘시게 했다. 사랑으로, 물질로 부모님을 기쁘시게 했다.”고 전했다.손 목사는 “요즘 젊은 사람들이 배웠다고 부모님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물러 준 것이 없어 함부로 부모님을 대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면 안 된다. 낳아 주지 않았느냐”고 했다.손 목사는 “요셉은 부모님으로부터 하나님을 배웠기 때문에 형들이 미워할 때도, 노예로 팔려갈 때도, 남의 집에 종살이를 할 때도, 억울하게 감옥에 갇힐 때도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고 믿음을 지켰다”고 들려줬다.손 목사는 “요셉은 걸어서 하룻길의 세겜에서 양을 치는 형들에게 가보라는 아버지 야곱의 말에 토를 달지 않고 순종했다”며 “요즘 자녀들의 반응은 어떤지 생각해 보라”고 했다.손 목사는 “결혼식 때 신랑신부에게 ‘양가 부모님에게 문자만 보내지 말고 물질도 보낼 것’을 약속 받고 있다”며 “효도는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요셉처럼 물질로 봉양해야 한다.”고 전했다.손 목사는 “‘제가 돈이 없다. 시간이 없다. 시간이 되면 하겠다, 형편이 되면 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며 “부모님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고 했다.이어 “부모님을 떠나보내고 ‘좀 더 잘할 걸, 그 때 맛있는 것을 사 드릴 걸’하며 통곡하며 후회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 마음과 정성을 다해 효도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그런 뒤 손 목사와 교인들은 “높고 높은 하늘이라 말들 하지만~ 나는 나는 높은 게 또 하나 있지~ 낳으시고 기르시는 어머니 은혜~ 푸른 하늘 그 보다 더 높은 것 같애~”란 어머니 은혜를 불렀다.교회는 이날 1950년생(71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고 선물을 전달했다.한편 포항중앙교회는 지난 1일 오전 10시 30분부터 낮 12시 30분까지 교회 1층 주차장에서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며 ‘2021 교회학교 어린이주일 JESUS25’ 행사를 진행했다.교회학교 아이들은 각종 게임을 통해 기쁨을 만끽했고, 영아부와 유치부는 생화바구니를 만들어 부모님께 선물했다.2일에는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각 부서 예배실과 교회 마당에서 부서별 연합예배를 드렸다.교회학교 교사와 아이들은 이틀간 선교바자회를 열어 생필품과 도서, 의료, 문구류, 반찬 등을 판 수익금을 모두 선교지에 보냈다.박민경 목사(교육부 총괄)는 “게임과 만들기, 선교바자회, 연합예배를 통해 기뻐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행복했고 감사했다”며 “모든 프로그램과 예배는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진행했다”고 말했다.

2021-05-11

“포항서도 조선시대 분청·백자 생산 증거 발견”

“고려청자, 분청자, 백자의 역사를 살펴보면 도자기는 중세 최고의 벤처사업이자 중요 국책 사업이었습니다. 전쟁으로까지 치달았던, 도자기 기술을 둘러싼 한·중·일의 갈등과 역사는 지금의 산업전쟁을 방불케 합니다.”김진홍 한국은행 부국장에게는 포항지역 ‘최고의 경제 전문가’, ‘최고의 미래성장 동력 창출가’ 등의 별명이 따라다닌다. 김 부국장은 최근 개설된 포항학아카데미 강좌에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도자기 연구가로 첫선을 보일 예정이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시민들에게 20여 년간 연구해온 도자사(陶磁史) 지식이 녹아 있는 강의에서 김 부국장이 또다시 새 역사를 쓸지 주목된다. 다음은 그와의 인터뷰 내용.-지역의 산업적·도시적 시각과 함께 경제적 시각에서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이에 따른 정책대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포항 경제의 가장 큰 현안은 무엇이며 해결책은 무엇이라고 보는가.△구체적으로 이것이라고 말하기 어렵다는 점이 현안이 아닐까 한다. 포항의 경제산업구조 전반에 걸쳐 가랑비에 옷이 젖듯 젖어온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철강 관련 모든 전방 산업들이 부진해지자 포항의 생산, 고용, 무역에 모두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이 문제는 단기간에 치료할 수 있는 성질의 문제가 아니다. ‘왕도는 없다’는 말이 있듯이 지금부터라도 차분하게 지역 경제산업의 구조적 약점을 해소하기 위해 철강 중심의 산업생태계 조성을 착실하게 해나가는 수밖에 없다.-철강산업도시 포항의 경쟁력 강화방안을 소개한다면.△포항 경제를 나무에 비유하자면 뿌리는 포스코이고 몸통인 기둥은 철강 공단이다. 숲이 제대로 조성되려면 뿌리와 몸통만이 아니라 수많은 가지가 뻗고 나뭇잎도 자라야 광합성도 하고 열매도 맺을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은 뿌리와 기둥만 있는 셈이다. 그동안 중요하다고 여기지 않았던 철공소나 대장간부터 설계, 주물, 성형, 도금, 포장, 기계, 주물, 사출, 단조, 절삭과 같이 기계 금속 부분의 최종완성재를 생산 가능한 철강금속 분야의 전 공정이 포항에 집결되어야만 제대로 된 철강산업 생태계가 이루어진다. 혁신적인 철강금속 제품을 개발한 어떤 연구자라도 포항에만 오면 아예 시제품까지 만들 수 있도록 해야 명실상부한 철강산업도시 포항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일제강점기 포항의 발자취를 다룬 다양한 사료를 담아낸 저서 ‘일제의 특별한 식민지 포항’ 등 포항지역사 연구도 꾸준히 하고 있는데, 포항의 근대 도시 발전·역사·문화·산업 등을 연구하면서 특별히 느낀 점이 있다면.△포스코가 포항에 들어선 이후 포항이 양적, 경제적으로 팽창하며 발전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포스코 이전에도 이미 포항은 ‘시’로서 승격할 정도로 고른 부문에서 ‘시격(市格)’을 갖추고 있었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포항’이라는 지명 자체야 인근 경주보다 오래되지 못한 ‘신흥’이라 불러도 될 정도이지만 포항을 구성하고 있는 흥해, 연일, 청하, 장기의 4대 천왕은 전혀 상황이 다르다. 그들이 머금고 있는 역사, 문화, 사상적 기반은 어느 도시에도 뒤지지 않는다. 많지도 않은 현존하는 ‘역사문화유적’이 경제개발 과정에서 너무 쉽게, 손상되고 없어져 버린 것이 아쉬울 뿐이다. 지금이라도 포항이 지녔던, 없어졌지만 기억해야 할, 잊혔지만 새롭게 꺼내어 익혀야 할 그러한 지역의 소중한 역사 문화 자원 등은 미래의 문화관광콘텐츠와 스토리텔링으로 되살아나야 한다. 그런 것들이 포항이라는 도시를 복합적이고도 다양성을 지닌 새로운 도시의 의미로 구축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이미 차 문화와 도자기 연구가로도 전국적인 인지도를 지닌 것으로 알고 있다. 그간 연구나 강의 활동을 소개해 달라.△도예평론가로도 활동하였지만 주로 연구는 동양의 고(古)도자기, 동양의 차 문화였다. 고도자기의 연구로는 1998년부터 미술저널사가 발행하던 격월간 한국고미술 지에 ‘임진왜란과 일본의 도자기’를 약 2년 정도 연재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2001년 세계도자엑스포 국제세미나에서는 ‘임진왜란 당시 조선도공의 도일 배경과 그들의 선택’이라는 논문으로 초청 기조강연을 하기도 했다. 이외에는 중국 고도자의 감정에 도움이 되는 ‘중국 역대 황실, 관용 도자의 명관에 대한 고찰’을 발표하기도 했다.차 문화와 관련해서는 월간 다도(DADO)지를 통해 ‘일본다도문화사’등을 주제로 대부분 1년간 연재를 하였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는 국립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대학에서 ‘동양의 차 문화와 도자기’라는 주제로 한·중·일 차문화와 도자사를 강의한 바 있다. 그동안 한국도자사에서 포항(경주)지역은 오직 토기만 조명되고 있었고 특히 조선시대 도자기는 백지상태에 있었다. 하지만 포항지역에도 조선시대의 분청사기와 백자가 생산되었다는 증거가 나왔다. 백자는 철화백자, 순백자, 진사백사, 청화백자까지 모두 있었다. 몇 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연구성과는 이후 ‘포항지방도자사’(가칭)로 발간할 계획이다.-포항지역학연구회와 포럼이 공동 주최하는 ‘포항학 아카데미’에서 도자기연구가로서 강의를 하는데 내용을 소개한다면.△이번 포항학 아카데미에서는 그동안 포항의 도자사 연구와 관련한 이야기를 포함해 포항시민들이 잊었거나, 몰랐던 그러나 포항학 내지는 포항의 정체성 찾기에 도움이 되는 지역 역사 속에 살아있던 문화, 유적 가운데 이후 콘텐츠나 스토리텔링에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들을 발굴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특강 제목은 ‘세상에 이런 일이 in Pohang History’이다.-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연말까지 진행되는 모든 강의 내용은 과거 ‘포항인문학산책’으로 지역학에 대해 다루었던 단행본처럼 포항지역학연구회에서는 이번 포항학 아카데미의 특강 내용들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서 시민들에게 소개할 계획을 갖고 있다. 내용 자체가 시사를 다루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1년 정도 시민들께서 기다려 주시면 편안하게 자택에서 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5-10

내일 ‘별이 빛나는 포항’ 첫 번째 공연 ‘최이삭 & 경상북도 도립교향악단’ 개최

(재)포항문화재단은 오는 11일 오후 7시 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별이 빛나는 포항’시리즈의 첫 번째 공연인 ‘최이삭 경상북도 도립교향악단’편을 개최한다.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는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사업’의 기획 프로그램 선정작인 ‘별이 빛나는 포항’시리즈는 11일 ‘최이삭 경상북도 도립교향악단’을 시작으로 6월 24일 ‘홍이삭’, 7월 10일 ‘전태원×김준수’, 7월 17일 ‘정밀아’, 8월 28일 ‘우주호×유채훈’까지 총 5번의 공연으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제목처럼 포항 출신 또는 포항과 인연이 있는 아티스트들을 만나는 홈커밍데이와 같은 컨셉트로 기획해 지역 출신 아티스트에 대한 애정과 자긍심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첫 번째 주인공인 최이삭 군은 포항에 거주하는 만 16세의 피아노 영재로 올해 8월 개최되는 제63회 부조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 본선에 최연소 출전을 앞두고 있다. 2018년 제10회 한국리스트콩쿠르 1위, 2019년 제68회 이화경향음악콩쿠르 1위 및 제5회 이시카와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 2020년 네이버 클래식아티스트리그 프로페셔널 결선 우승 등 이미 국내외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차세대 클래식계의 스타로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이번 공연에서 최이삭 군은 경북도립교향악단과 협연으로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3번 라단조 작품번호 30번’을 연주한다.이날 제165회 정기연주회를 대신하는 경북도립교향악단은 협연 외에도 백진현 상임지휘자의 지휘로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모음곡’ 중 ‘마왕 카스체이의 죽음의 춤’과 드보르작의 ‘교향곡 제9번 마단조 작품번호 제95번 신세계로부터’를 연주한다.박주희 포항문화재단 사무국장은“코로나19로 힘든 상황이지만 높은 시민의 관심에 부응할 수 있는 공연을 마련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우리의 이웃이었고 친구였던 이들의 아티스트로서의 성장기를 엿듣고 격려하는 자리에 많은 성원과 참여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2021-05-09

“포항 천곡사 고란초 군락 천연기념물 지정해야”

1천여 년간 자생해온 포항시 북구 흥해읍 도음산 자락 대한불교 조계종 천곡사 인근 계곡의 고란초 군락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9일 향토사학자인 황인 씨 등에 따르면 환경부와 산림청이 각각 보호야생식물 제4호와 희귀 및 멸종위기식물 제99호로 지정한 고란초의 군락지가 20여 년 전에 천곡사 일대에서 발견됐지만 보존 대책 등이 마련되지 않아 훼손될 위기에 처해 관계기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천곡사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임금이자 신라 27대 선덕여왕이 고란초 군락지가 있는 포항의 천곡령 아래의 약수로 목욕을 해 오랫동안 고생하던 피부병이 낫자 그곳에 절을 짓도록 했다는 설화가 전해지고 있어 학계의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는 사찰이다.이때의 약수가 지금 경내에 있는 ‘석정(石井)’이라는 이름의 샘에서 솟아나는데, 이 우물은 신기하게도 정월 대보름이면 물이 한 번씩 용솟음을 쳤으며 가뭄이 아무리 극심해도 물이 마르는 법이 없다고 한다. 또한 우물물이 스스로 자정력(自淨力)을 보이는 것도 특징이다. 날씨가 차가워지면 뿌예졌다가 따뜻해지면 2.2m 우물 깊은 밑바닥의 모래알 하나하나를 셀 수 있을 만큼 수정같이 맑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향토사학자 황인 씨에 따르면, 천곡사 계곡 약수가 흐르는 벼랑에 청초한 자태를 드러내는 고란초 군락지는 지난 2001년에 발견됐다고 한다. 천곡사 아래 1.2㎞ 거리에 이르는 계곡에서 발견된 수백 포기의 대규모 고란초 군락지는 1995년 환경부가 고란초 보호구역으로 지정한 거제시 하청면 자생지에 버금가는 것으로 평가된다. 해마다 그 수가 줄어들자 멸종 위기 식물 제99호로 지정된 고란초는 충남 부여읍에 있는 고란사 뒤 절벽에 자라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도음산 자락의 천곡사 계곡은 천혜의 자연 보고로도 유명하다. 흥해읍 천곡사 일대는 포항시 두호동과 경주시 양북면 송전리, 울산의 신현리와 함께 화석 산지가 많은 곳으로 여기에서는 많은 바다 생물과 식물 화석들이 발견된다. 이에 향토사학자 황인 씨와 천곡사 주지 정오 스님은 환경부에 천곡사 고란초 군락지 일대에 대한 보호구역 지정을 요청해 이 지역 인근에 주민들의 등산 등으로 서식 환경이 훼손될 우려를 예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도로변이라는 지리적 조건 때문에 머지않아 훼손될 개연성이 높아 조속한 시일 내에 관계 당국이 보호구역으로 지정해줄 것을 건의하고 있다.한편 고란초는 고사리목 고란초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식물로 학명은 Crypsinus hastatus (THUNB.) COPEL.이다. 지난 1993년 환경부가 특정야생동식물 목록에 포함시켜 채취와 이식, 유통, 보관 등을 금지한 희귀식물이다. 고란초는 사람들은 대개 고란사에서만 자란다고 알고 있으나, 전국의 공중의 습기를 받을 수 있는 강가 절벽이나 바닷가 숲속 등 적지에서 자라는 모습이 이따금씩 발견된다. 백제의 궁녀들이 임금에게 바칠 물을 고란정에서 받아갈 때 고란초 잎을 한두 개씩 물 위에 띄웠다는 전설도 전해지고 있다. /윤희정기자

2021-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