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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한방산업 명품 브랜드로"

영천의 한방산업 발전을 위해 구체적인 사업화 전략을 수립하고 대학 및 연구소 등과 연계해 실행해 나가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영천시는 최근 농업기술센터에서 관련 단체 대표 및 종사자, 한방기업, 약초재배농업인 등이 참여한 가운데 한방산업 전략수립을 위한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은 한방산업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영천한방산업의 여건분석, 구체적인 사업화 전략 및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김장현 학장과 대구한의대학교 한의과대학 김광중 학장, 대구·경북한방산업진흥원 조희재 박사, 대구경북연구원 이춘근 박사, 보건복지가족부 한의약산업과 박상표 과장, 영천시 정태준 과수유통과장 등이 패널로 참석해 주제발표와 토론을 벌였다. 이날 포럼에서는 한방산업은 웰빙트랜드와 건강에 대한 관심고조 등으로 국내외적으로 빠르게 산업화가 이뤄지고 있어 앞으로 많은 발전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특히 영천은 전국을 대표하는 한약재유통시장과 한방의료 분야의 발달 등으로 높은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으며 친환경적 자연, 대도시 접근성 등이 뛰어나 여느 도시보다도 한방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어 구체적인 사업화 전략 수립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를 위해 새로운 아이템을 갖고 차별성 있는 사업을 진행할 필요가 있으며 산학연의 연계로 전문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고 제품의 표준화 및 규격화, 명품브랜드의 이미지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기됐다. 한방산업 발전을 위한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대학 및 연구소의 적극적인 활용과 경북도나 중앙정부의 정책방향에 잘 맞추어 나가야 한다는 점도 지적됐다. 김영석 시장은 “한방산업은 영천을 대표하는 산업인데도 그동안 이뤄진 것이 많이 부족했다는 점을 느끼고 있다”며 “관련대학, 연구소의 적극적인 협력과 관계자들이 많이 고민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정희수 국회의원은 “영천이 전국을 대표하는 한방도시인데도 그동안 여러 가지 프로젝트에서 소외돼 왔다”며 “중앙정부와 도의 적극적인 관심과 관계공무원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장병욱기자

2009-04-21

도시민 초청 친환경농업 체험

영천시는 최근 대구 달서 행복생활협동조합 회원 120여명을 초청해 도시민들을 위한 친환경농업 체험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화산면 가상리에 위치한 영천농민회 친환경작목반(대표 권효락) 복숭아농원에서 이뤄졌으며 지역 친환경농산물의 안전성과 우수성을 알리는 기회가 됐다. 대구달서 행복생협 회원들은 복숭아의 친환경재배과정에 직접 참여해 복숭아 꽃 수정, 꽃따기 체험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며 직접 딴 꽃잎으로 화전을 부치는 등 색다른 경험도 했다. 이경선(생협) 대표는 “회원들이 체험을 통해 친환경농산물의 우수성에 대해 확신을 가지게 돼 앞으로도 영천의 친환경농산물을 꾸준히 이용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아울러 이처럼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준 영천농민회 친환경작목반원들과 이를 지원해준 영천시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시 관계자는 “앞으로 더 많은 친환경농업 체험행사지원을 통해 대도시 소비자가 영천의 친환경농산물 재배, 수확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늘여갈 것”이라며 “작년에 900명을 대상으로 친환경농업체험행사를 했고 올해는 8농가에서 과수 꽃따기 및 수확, 버섯따기 체험 등 900명의 대도시민 초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병욱기자 bwjang@kbmaeil.com

2009-04-21

울릉도 사통팔달 만든다

부산국토청, 자재 지원 등 SOC사업 확충 적극 추진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울릉도의 도로환경 개선 및 확충에 발벗고 나섰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청장 장만석)은 앞으로 지원 가능한 범위 안에서 울릉군의 도로환경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SOC 사업의 확충을 위해 적극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울릉군은 지난해까지 국도(국가지원지방도)와 국가하천이 없어 국가의 SOC 투자 지원이 전무 한 지역으로 부산국토관리청의 지원이 이뤄지지 못했다. 부산국토청은 민족의 섬 독도의 모도(母島)로 영토주권수호차원에서 울릉도에 도움을 주기 위해 지난 2007년 자매결연을 체결하고 도로와 하천분야에 대한 기술자문과 도로포장 보수자재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16∼18일 울릉도 산나물축제 참가 및 울릉군의 열악한 도로환경을 개선·지원하기 위해 부산국토관리청 관리국장 등 관계관 13명이 울릉군청을 방문했다.울릉도를 방문한 이들은 산나물축제 축하는 물론 푸짐한 선물도 가지고 왔다. 아스콘 포장 보수 재 200포와 고탄력 차선 규제봉 250개 등 도로시설물 자재 한 트럭을 전달했다. 또 지난해 11월 국가지원지방도로 승격된 울릉군관 내 일주도로(지방도 926호선)에 대해 ‘울릉도 일주도로 기본계획 연구용역’을 시행했다.이번 방문에서는 울릉도 일주도로 미 개설 구간을 현장 답사한 후 일주도로 기본계획과 관련, 울릉군 현지 관계자의 의견과 건의사항을 청취했다.부산국토관리청 관계자는 “울릉군의 도로환경개선을 위해 원자재지원 등을 계속하는 한편, 울릉도 일주도로가 국가지원지방도로 승격됨에 따라 SOC사업의 확충을 위해 적극 협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2009-04-21

"영덕 스포츠 실력 발휘하겠다"

도민체전 군부 최대규모 파견선수단, 상위입상 목표 맹훈련 영덕군 체육회는 5월 12일부터 15일까지 4일간 경산시에서 개최되는 제47회 경북도민체전에 15개 전 종목에 걸쳐 397명의 임원·선수단을 파견한다.이번 선수단은 군부 최대 규모로 지난 대회에 이어 상위입상을 목표로 맹훈련 중이다. 영덕체육회에 따르면 영덕군은 이번 대회에 군부 최대 규모인 선수·임원단 397명(육상 65, 축구 41, 테니스 32, 정구 16, 농구 25, 배구 28, 탁구 31, 레슬링 13, 씨름 21, 유도 20, 궁도 9, 배드민턴 20, 태권도 26, 볼링 14, 골프 6, 임원 30명)을 파견한다.군은 2008년 대회에서 사상 첫 군부 종합 2위를 달성하며 스포츠 메카로 새롭게 급부상했으며 올해도 열악한 선수 재원 속에서 지난 대회성적 이상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작년 종합 2위의 가장 큰 수훈 종목인 육상은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육상부문 종합 1위, 축구는 군부 15연패의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이어간다는 목표다. 또, 레슬링은 작년 종합 2위를 차지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하며 보이지 않는 효자종목으로 부각됐다. 볼링은 올해 종합 1위를 목표로 수차례 걸쳐 현지(경산) 적응훈련을 다녀오는 등 선수단 모두가 우승고지를 향해 맹훈련 중이다. 영덕군 체육회 임원들을 비롯한 군의회와 군청 실과소 및 후원단체들은 22일부터 선수들을 방문, 격려할 예정이다. 한편, 경산시를 비롯한 10개 시부와 13개 군부로 나눠 펼쳐지는 이번 도민체전은 시부 23개 종목, 군부는 15개 종목으로 치러지며 선수와 임원 등 1만433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상인기자 silee@kbmaeil.com

2009-04-21

잔치 여느라 정신이 없는...이성복

피어 있는 꽃들을 바라보다가저 꽃들에게도 잔치를 열어주어야겠다는생각을 했다밤늦도록 찌짐 붙이고단술을 빚는 여인들에게잔치는 고역이었으니.잔치 끝나면 한 보름호되게 앓아 눕는 여인네처럼한창 잔치를 여느라 정신이 없는저 꽃들에게도,잔치를 열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나는 했다- 아, 입이 없는 것들(문학과지성사·2003)아, 이성복! 그의 첫 시집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문학과지성사·1980)와 둘째 시집 ‘남해 금산’(문학과지성사·1986)은 당시 젊은 시인들과 시인 지망생들을 열광케 만든 시집이었다. 이성복 시인은 80∼90년대 한국의 젊은 시인들에게는 우상(偶像)이었고 또 정복해야할 높은 산이었다. 넷째 시집 ‘호랑가시나무의 기억’(문학과지성사·1993)이 나온 후 10년 만에 펴낸 시집‘아, 입이 없는 것들’로 보건대 이성복 시인은 여전히 한국시의 우상이고 높디높은 산이다. 꽃들이 활짝 피어 있는 마당이 잔치 마당이겠다. 활짝 피어 있는 꽃들을 보면서 이성복 시인은 이 잔치를 준비하느라 애를 쓴 저 꽃들에게도 잔치를 열어줘야겠다고 한다. 집안의 잔치를 열기 위해 몇날 며칠을 준비하는 여인네들에게 “잔치는 고역”이니, 그 꽃들에도 잔치를 열어줘야 한다는 것, 맞는 말이다. 재미있다. 며칠 전 아버지 제사 때 갑자기 늙은 할머니로 보이는, 갑년의 나이를 넘은 큰 누부와 낼 모레가 환갑인 작은 누부에게 잔치를 열어줘야겠다고 나는 생각했다. 어린 동생을 돌보고 또 남의 집 며느리로, 지어미로, 자식새끼의 어미로 고생고생을 하여 이제 여자(꽃)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다 지워져버린 우리 늙은 누부들한테 조만간 작은 잔치라도 열어줘야겠다. 우리 모두의 생이 “잔치 잔치 열렸네.”였으면 좋겠다.해설이종암·시인

2009-04-21

경북 아파트 값 '기지개'

경북지역 아파트 매매 상승률이 호황기였던 지난해 동기 수준을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과열양상을 띠던 일부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한 반면, 기타 지역의 가격은 오름세를 기록하는 등 전체 매매시장이 평준화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20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지난달 경북지역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3.3㎡당 332만원으로 조사됐다.대부분의 경북지역 아파트 시장이 전월과 보합세를 띄고 있는 가운데, 경산과 구미지역만 각각 0.01%p, 0.07%p 하락했다. 반대로 영주시와 봉화군은 전월에 비해 각각 0.41%p, 2.26%p 치솟으며 전체적인 경북지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을 견인했다.이에 경북지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지난해 최고치를 기록했던 5월 10.0% 수준을 회복했다.경북지역에서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3.3㎡ 기준)이 가장 높은 곳은 포항으로 377만원 수준을 형성했다. 가장 낮은 곳은 봉화군으로 168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포항이 전월에 비해 1만원 가량 가격 하락을 기록한 것에 비해 봉화군은 전월 대비 4만원이나 오르는 등 부동산 변동폭은 오히려 큰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포항의 경우 그동안 상승세를 보이던 남구 대잠동과 북구 두호동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가격이 점차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3월 포항지역 아파트 매매가격(3.3㎡ 기준)은 대잠동이 510만원으로 전월대비 13만원 하락했으며, 두호동은 336만원으로 -3만원, 창포동은 345만원으로 -12만원이 각각 전월보다 하락했다. 나머지 지역은 전반적으로 보합세를 띄었으며, 오른 곳은 남구 연일읍이 전월 대비 1만원 상승한 295만원으로 유일했다. 한편, 가장 가격이 가장 높은 곳은 이동(542만원), 가장 낮은 곳은 동해면(134만원)으로 집계됐다.이에 대해 업계 측은 최근 경기침체에 따라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서 과열양상을 보였던 일부 지역의 거래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부동산뱅크 관계자는 “일부 사업들이 유보되거나 지연되고 있어 과거 인기를 끌던 지역의 거래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면서 “소위 ‘노른자’ 지역이 침체하면서 상대적으로 평가 절하됐던 지역의 매매가 반등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신동우기자

2009-04-21

"꽃보다 공직자"란 말 듣고 싶어

김영국 칼럼니스트군주의 영화와 치욕을 구제하지 않고 나라의 흥망을 구제하지 않고 구차하게 합하고 구차하게 용납하여 녹봉을 유지하고 사교에만 힘쓸 뿐인 자를 ‘나라의 도적’이라 한다. ‘순자(荀子)’의 신도편(臣道篇)에 나오는 말이다. 오늘날 이 땅의 한쪽에선 길바닥에 거적을 깔고 삶의 무게를 잠시라도 내려놓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다른 쪽에서 이런 어려운 사람을 돕겠다고 두 팔을 걷어붙이는 사람도 있다. 불행 중 다행이다. 그런데 정작 이들을 위해 한 팔이라도 건네야 할 사람들이 엉뚱하게도 차려놓은 잿밥을 놓고 둘러앉아 희희낙락거리고 있으니 ‘순자’의 말대로 이런 몰염치한 자들을 ‘국적(國賊)’이라 부르지 않을 수가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주변이 자화자찬한 도덕성은 요즘 불거진 금전문제를 보면 비리의 추함을 가리기 위한 포장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가운데 현 정부의 청와대 직원이 성 접대 파문을 일으켜 세간의 눈총을 받았다. 게다가 연약한 자의 피를 빨아 강한 자에게 수혈해 잇속을 챙기려는 자의 더러운 행각이 드러난 고 장자연 씨의 사연이 안타깝다. 전설의 태평성대 요순시대에 임금이 되어달란 말에 귀를 더럽혔다고 맑은 물에서 귀를 씻었다는 ‘허유(許由)’와 그런 더러운 귀를 씻은 물을 말에게 먹일 수 없다고 한 ‘소부(巢夫)’가 오늘날 이런 꼴을 보고 듣노라면 아마 눈과 귀를 아예 막아버리지나 않을까 싶다. 이런 걸 보고 과잉반응이고 침소봉대(針小棒大)라고 말하지 마라. 바늘도둑이 소도둑이 되고 쥐구멍 때문에 저수지 둑이 무너진다. 2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던 영국 베어링 은행도 신출내기 직원 한 사람의 맹랑한 짓거리로 공중분해 됐다. 그리고 스스로 병들었음을 알지 못하고 재수가 없어 일어난 일이라 말하지 마라. 미국에서 돈에 중독된 자들로 인해 벌어진 프라임 모기지 금융사태가 세계경제를 침체 늪에 빠뜨렸다. 이것이 재수가 없어서 일어난 일인가? 정·관계 불법 금품로비로 바늘방석에 앉아있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은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인연이 아니고 운명”이라 표현했다. 모르긴 해도 스스로 인연에 매달리거나 또는 그 인연을 과감히 자르지 못해 지금의 운명을 만든 것이라 짐작된다. 거미줄이 얽히고 얽혀 어느새 쇠사슬보다 단단해져 버린 것이다. 인연을 다루는 근본적 생각이 현재의 운명을 만든 것이다. 배반낭자(杯盤狼藉)란 말이 있다. 주연(酒宴)이 고비에 오르면 주석이 난잡해지는 형상을 일컬어 한 말이다. 아무리 즐겁고 좋은 것도 극에 달하면 어지럽고 혼란해진다. 이제 그런 고단한 운명의 굴레를 벗어버리는 운명의 시간이 온 것 같다. 행동은 생각이 근원이요 중독은 행동으로 이뤄진 습관이 원인이다. 결국 생각이 중독을 일으킨다는 말이다. 중독이 되면 필요한 것을 핏속으로 빨아 당기기 전에 눈에 보이는 게 없다. 건강한 공직자라면 누가 업무와 상관이 없다며 유흥이나 금품을 권유해도 사양을 해야 할 텐데 습관적으로 접대 받기에 중독되어버린 공직자는 먼저 그런 걸 요구한다. 처음부터 생각이 병들었던 것이다. 공직사회가 부패의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으려면 곪은 부분을 숨길게 아니라 과감히 도려내야 할 것이다. 현 정부에서는 지난 참여정부시절 자기 식구 감싸기의 결과를 교훈 삼아야 할 것이다. 온 강산에 봄꽃이 한창이다. 꽃을 보고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길가다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영문도 모르게 꽃을 받아도 우선 기분부터 좋아진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한다. 모든 사람과 함께 이 세상을 아름답게 꾸미려는 마음을 가진 자는 정말 꽃보다 아름답다. 이렇게 모두에게 베풀 줄 알고 기쁨을 주려는 자, 그들이 바로 공직자가 아닌가? 공직자는 국민을 위한 희생과 봉사의 대가로 살아간다. 공직자는 이 사회의 구조를 지탱하는 기둥이다. 꽃보다 공직자! 우리 사회에서 이런 말이 자연스레 회자되길 기대한다.

2009-04-21

나무도 아픔을 느끼는 동물처럼 대하자

손봉영 산림청 서울사무소장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무를 생물이라 여기면서도 실제 살아 있다는 생각을 갖고 행동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무는 동물처럼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고 소리도 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꽃을 꺾고 줄기에 상처를 내면서도 별다른 죄의식이나 양심적 가책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나무를 생각하는 마음을 조금만 바꾸고 주의 깊게 살펴보면 나무도 동물과 동등하게 대해야 됨을 알게 된다. 나무가 동물처럼 지혜롭게 살고 있는 것은 세상의 모든 것이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 변화의 흐름 속에 합류하기 위해 스스로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울러 동물처럼 종족보존 본능도 매우 강하다. 단순한 종족보존의 차원만이 아니라 우수한 후손을 남기기 위하여 무한히 노력한다. 인간은 근친결혼을 하면 좋지 않은 형질의 자손이 태어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나무들도 자가 수분을 하면 형질이 좋지 않은 후손이 생긴다는 사실을 알고 소나무나 느릅나무는 암꽃과 수꽃이 피는 시기를 달리한다. 이들은 생태적·환경적인 조건이 모두 같은 동일한 나무에서 암꽃과 수꽃이 피지만 개화되는 시기를 조절하여 근친결혼을 막는다. 또한 전나무나 가문비나무 등은 암꽃이 나무의 위쪽에 피고 수꽃은 나무의 아랫부분에 달려 같은 나무끼리의 수정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다. 바람에 의해서만 수정이 가능한 이들은 화분이 쉽게 위로 올라갈 수 없도록 하여 같은 나무와의 수정을 어렵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꽃은 씨앗을 만들어 다음 세대를 이어가기 위한 생식기관이므로 수분을 도와주는 매개체를 이용하거나 유혹하기에 적합하도록 변해있다. 즉 바람에 의해 꽃 가루받이가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꽃이 아름답기보다는 꽃 가루받이의 확률을 높일 수 있도록 꽃가루를 많이 만들어낸다. 아울러 나비나 벌 등 곤충에 의해 꽃 가루받이가 이루어지는 수종은 이들을 유혹하기 위하여 꽃을 화려한 색으로 진화시켰다. 또한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이 생기면 종족을 보전하기 위해 열매를 많이 맺으며, 씨앗은 생존경쟁이 낮아지도록 보다 멀리 퍼질 수 있게 한다. 바람을 이용하는 작은 씨앗들은 솜털이나 날개를 달아 날게 하고, 콩과 종류의 식물은 꼬투리를 만들어 탄력에 의해 씨앗이 멀리 튀도록 하고 있다. 또 다른 나무들은 맛있는 과육을 만들어 새들을 유혹하는 전략도 쓴다. 먹이를 따 먹은 새들은 과육만 소화시키고 딱딱한 씨앗은 그대로 배설하여 씨앗이 멀리 퍼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 외에도 아카시아나무나 음나무가 어렸을 때는 줄기에 가시를 많이 달고 있지만 동물들의 입이 닿을 수 없을 정도로 자라면 가시가 점차 없어진다. 이는 가시가 있는 나무들의 새순은 대부분 맛이 있어 어릴 때는 초식동물들의 공격을 많이 받기 때문에 자기를 방어하는 수단으로 가시가 많다. 그러나 큰 나무는 외부의 공격을 쉽게 받지 않아 가시가 적어도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시가 많이 달린 나무의 새순은 영양도 충분하고 맛도 있어 사람들도 식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이처럼 숲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살펴보면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과 흡사하다. 그래서 숲과 친해지면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도 배우게 되고 인간도 자연의 일부임을 깨닫게 한다. 많은 사람들이 산을 찾고 있는 요즈음, 숲도 아픔을 느끼는 동물과 동등한 위치에서 생각하며 건전하게 이용하자. 그럴 때 우리의 정신적 근원인 숲은 경제적 기능 외에도 인간의 삶의 질 향상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2009-04-21

KTF '지팡 2009 야구게임 대잔치'

'컴투스 프로야구 2009' 등 4종 참여 … 내달 21일까지 KTF(대표 권행민)는 20일 KTF 게임사이트인 지팡(GPANG)에서 ‘GPANG 2009 야구게임 대잔치’를 다음달 21일까지 진행한다고 밝혔다.이번 야구게임 대잔치에 참여하는 게임은 ‘컴투스프로야구 2009’,’2009프로야구’,‘KBO프로야구 2009’,’MVP 프로야구 2009’등 4종이다. 휴대폰에서 ‘**4455’와 쇼(SHOW)또는 매직엔(Magicⓝ)버튼을 눌러 GPANG에 접속한 뒤 야구게임을 다운로드 받으면 야구게임 대잔치에 참여할 수 있다. 게임 다운로드시에는 최소 2천900원에서 3천원 사이의 정보이용료가 부과되며, 데이터통화료(3.5원/1kb)는 별도로 부과된다.KTF는 이번 야구 게임 대잔치에서 야구게임 별로 각각 1명씩 추첨해 원하는 구단의 시즌 회원권을 지급하며, 이벤트 기간중 다운로드 받는 이용자 전원에게는 ‘하늘보리’기프티쇼를 지급한다.게임을 다운로드 받지 않더라도 GPANG 웹사이트(http://www.gpang.co.kr/) 이벤트 페이지에 게시글을 남기면 추첨을 통해 ‘버거킹 와퍼세트’기프티쇼 60개를 지급한다. KTF 엔터테인먼트팀 이근호 팀장은 “WBC준우승 이후 인기를 끌고 있는 모바일 야구게임을 좀 더 많은 이용자에게 알리고자 이벤트를 기획했다”며 “야구게임 이벤트로 인해 고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야구붐에 기여하길 바란다” 고 밝혔다. 한편, KTF는 한국야구의 기반이 되는 유소년 야구 발전을 위해 다운로드 게임 1건당 100원씩 유소년 야구 지원을 위해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낙현기자 kimrh@kbmaeil.com

2009-04-21

지자체 재정난 대책 서둘러야

장기 경기불황의 와중에 일선 지방자치단체에 ‘돈가뭄’ 이 심각하다고 한다. 경기가 나쁘다 보니 기업의 이익이 격감하고, 정부의 기업지원 조세정책과 지방교부세 삭감조치 때문이다.더욱이 각 지자체는 정부의 경기부양방침에 따라 올해 사업 대부분을 조기 발주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도 예산의 대거 결손은 물론, 사업자체를 미루거나 취소해야 할 상황에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올해 2월 말까지 지방세 징수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11.9% 감소한 4조6천338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해 전체 지방세수는 전년의 88.1%에 불과한 40조2천898억원으로, 예상치인 47조670억원 보다 6조8천억원이 줄어들 것으로 정부는 전망하고 있다.정부는 또 내국세 감소를 이유로 내국세의 19.24%로 지급되던 지방교부세도 2조2천억원 줄어든 25조1천억원으로 줄였으며 국고보조사업의 지방비 추가 부담은 되레 1조9천억원 상향 조정했다. 이 경우 대구의 경우 약 500억원, 경북은 3천479억원의 교부세가 줄어들 것으로 각 지자체는 예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포항과 구미 등 재정자립도가 그나마도 좋은 지자체는 물론, 자립도가 낮은 지자체는 연초부터 시행하고 있는 각종 사업의 조기발주 등으로 세입보다 지출이 많은 적자 살림을 살고 있다.정부도 이같은 사정을 감안, 5조3천억원 규모의 지방채 인수를 통해 지방재정지원을 보강한다는 추경안을 내놓았지만, 정작 지자체들은 이자비용 부담 등으로 꺼리고 있어 정부의 보다 실질적인 대응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따라서 이정현·이한성 한나라당 의원이 국회 예결위 회의에서 주문한 ▲지방교부세 감소분에 대한 별도 재원 마련 및 감소분에 대한 사후정산 ▲가능한 국고보조사업에 대한 지방비 매칭부담 조정 ▲공공자금관리기금의 지방채 인수자금 이자율 인하 등에 대해 정부가 적극적인 검토를 통해 시행될 수 있길 기대한다.

2009-04-21

특허청, 국내 상표등록 100만건 돌파

국내 상표등록이 100만건을 돌파했다.특허청은 지난 13일자로 상표 등의 표장등록이 100만건을 넘었다고 20일 밝혔다.정부 수립후인 1949년 11월 제정된 상표법에 의해 1952년 8월 상표 ‘天’이 첫 등록된 이후 57년 만이다.이는 중국의 19년에 이어 가장 빠른 것이며 일본은 86년, 미국 92년, 영국은 114년이 걸렸다.종류별로는 상표 79만건, 서비스표 18만건, 업무표장 등이 3만건이다.특히 무형의 재산권인 상표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크게 높아진 분위기를 반영, 최근 10년 동안에 전체 등록의 절반가량이 이뤄졌다.권리자별로는 법인이 70만건(70%)으로 개인 25만건(25%)보다 많았고, 나머지는 기타 공공단체 등이다 외국인도 23%(23만건)를 차지했으며 그 가운데는 미국이 7만9천건으로 가장 많고 일본(5만7천건), 독일(1만7천건) 등의 순이다.그동안 서비스표 등록이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는 전체 상표등록(4만건)의 50%(2만건)를 차지했다.서비스는 특정인에 의해 수요자에게 직접 제공돼 장기간에 걸쳐 신용이 축적되는 것이어서 서비스표 존속 비율(82%)도 상표(67%)보다 높았다.특허청 관계자는 “상표등록 100만건 돌파는 상징적 의미뿐 아니라 상표권 확보가 기업이나 개인 자영업자의 경제활동에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지표”라며 “앞으로 위조상품 단속강화, 질 높은 상표심사서비스 등을 통해 상표권자의 권리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2009-04-21

돈을 사랑하되, 노예가 되지말자

요즘 전직대통령의 문제로 세상이 여간 시끄럽지 않다. 역대 대통령들의 비자금이 담긴 사과상자 사건이 그렇고, 역대 대통령 중에 가장 서민적으로 보였던 전직대통령도 ‘600만불의 사나이’라는 별칭이 붙을 만큼 돈으로 인해 한국 대통령의 고단한 역사는 끝날 줄 모른다. 대통령과 ‘돈’의 역사는 항상 비극적이었다. 역시 문제는 돈이었다. “돈이란 말이다. 여자랑 같아서 사랑해주지 않으면 절대 따르지 않아요.” 작년 이맘때 장안에 화제가 되었던 드라마 ‘쩐의 전쟁’에서 악덕사채업자로 등장하는 마동포의 말이다. 구겨진 돈을 다리미로 다리고 돈의 향기를 맡으며 흡족해하는 것이 마동포의 유일한 즐거움이다. 그는 50억원 정도로 추정되는 현금을 지닌 알부자로 그 많은 돈을 은행이 아닌 지하실 은밀한 곳에 숨겨놓았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이렇게 돈을 사랑하는 마동포의 비틀어진 욕망이 비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돈에 대한 욕심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한 나라의 최고 지도자도 초월하기 힘든 ‘힘’을 지고 있으니 말이다. 얼마 전 인터넷을 검색하다 비슷한 글귀를 접한 적이 있다. ‘돈이란 내가 좋아하고 사랑해야만 내 편이 되어준다’라는 내용이었다. 많은 사람이 돈을 좋아하지만, 돈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감정표현에는 인색하다. 그도 그럴 것이 어르신들은 오래전부터 ‘돈복은 타고나야하는 것이니, 돈을 좇거나 돈의 노예가 되지 말라’고 가르쳐왔다. 이로써 사람들은 모두 돈을 향한 짝사랑만 키워나갈 뿐, 돈을 갖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그야말로 돈에 울고, 돈에 웃는 세상이다. 드라마 속 주인공 아버지는 엄청난 사채 빚에 시달리다가 급기야 자살을 선택하고 만다. 최근 현실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아버지가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사채를 이용했던 딸을 죽이고 본인도 자살을 하는 뉴스를 접하면서 실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돈이 사람의 목숨까지도 좌우하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돈, 돈 거리면 어딘지 모르게 저속한 속물로 취급하던 사고방식을 이제는 벗어 던질 필요가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돈이 없으면 인간이 누려야 할 최소한의 삶도 유지할 수 없는 현실에 살고 있기 때문에 나는 물론 사랑하는 가족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돈을 모으고, 불리고, 유지해 나가는 방법들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4명 중 1명은 암으로 죽는다고 한다. 가족 중 한 사람이라도 암에 걸리면 엄청난 치료비로 인해 빚더미에 올라앉는 가정을 우리는 흔하게 볼 수 있다. 돈만 있으면 고칠 수 있는 병도 돈이 없다는 이유로 치료받지 못하고 죽게 되는 낭패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많은 돈을 벌어야만 한다.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 만약 당신이 야근 수당으로 지난달엔 10만원을 받았고, 이달은 10만원짜리 백화점 상품권을 받았다고 하자. 그리고 당신은 지갑이 낡아 새로 구입하고 싶다면, 사람들은 대부분 상품권으로 지갑을 별 망설임 없이 구입하지만, 10만원으론 쉽게 사지 못하고 망설이게 된다. 이것이 바로 돈의 가치를 다르게 인식하기 때문이다. 상품권도, 현금도 내가 수고해서 번 피 같은 돈임을 기억해야 한다. 상품권과 현금의 가치를 동일하게 인식하는 사람이 부자가 될 수 있는 확률이 더 커질 수 있다.‘왕비 재테크’의 저자는 ‘작은 부자’를 꿈꾼다고 표현했는데 이처럼 작은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돈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돈을 사랑하고 돈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돈이 지닌 힘과 유혹을 초월할 수 없다면 차라리 돈을 사랑하자. 물론 마동포와 같은 ‘돈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되지만 말이다.

2009-04-21

참여정부의 부동산정책 답습하려나

부동산정책이 오락가락하는 사례가 잇따라 정부에 대한 신뢰가 크게 흔들리는 것은 유감이다. 참여정부 때도 수없이 목도했듯이 일관성 없는 정책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워 실수요자들을 골탕 먹이고 투기꾼 배만 불릴 뿐이다. 다른 시장도 그렇지만 부동산시장은 더욱 그렇다. 수요와 공급의 가격 탄력성이 낮은 데다 내 집 한 채는 갖고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 유난히 강해서다. 부동산 투기가 다른 나라에서보다 훨씬 더 큰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거래량만 보면 저점은 지났다는 생각도 들 만하다. 특히 투기의 진원지인 강남, 서초, 송파 등 서울 강남 3구는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던 거래가 크게 늘었다. 거래가 늘었다곤 하나 2006년 후반의 월 3천여 건에 비하면 여전히 3분의 1 수준이다. 거래량만 놓고 봐도 시장이 완전 정상화됐다기보다는 정상화 과정이라는 게 옳은 평가다. 불확실성의 시기에 한탕 하려는 이른바 ‘큰손’들만 분주할 뿐 일반 실수요자는 거래시점을 놓고 서로 눈치만 보며 주저하는 형국이다. 집값을 떨어뜨리는 건 좋지만 시장을 죽여선 안 된다. 거래가 끊겨 재산권 행사를 제약할뿐더러 주택 공급 위축으로 2∼3년 후에 집값이 폭등하면 집 없는 서민들만 죽어난다. 주택건설업계의 줄도산과 금융권 부실은 차라리 부차적 문제다. 참여정부는 이를 간과했다. 이명박 정부가 그 전철을 또 밟아선 안 된다. 정책이 일관성을 잃으면 정부를 믿을 수 없게 되고 정책 효과도 떨어진다. 풀기로 한 규제는 풀어야 한다. 다만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의 금융 규제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 등 만약의 경우 투기가 재연될 때를 대비한 정책수단은 계속 확보해 두는 게 바람직하다. 아울러 장기 임대주택 공급과 소형 주택용 저리 융자 확대 등 저소득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을 돕고 주거비용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한 대책들을 병행하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2009-04-21

아홉 번 덖고 아홉 번 말리고

권오신 객원 논설위원 차(茶)인들이 가장 힘겨워하는 시기가 지금이다. 겨울 내내 중국 발효차를 마시면서 첫 물차가 나오기를 간절하게 기다리는 마지막 고비가 삼사월이다. 며칠 전 필자는 동해안에서는 유일하게 차나무가 자라는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성동리 산기슭에 차인(茶人) 황보 기(皇甫 祺· 71) 선생과 올라 연두 빛 고운 찻잎이 간신히 피어나는 자연의 섭리를 한참이나 바라봤다. 4월 중순에서 5월 초순이면 봄이 가장 빨리 찾아오는 우리나라 남해안 일대에서 자라는 차나무마다 여리고 연둣빛 고운 찻잎이 올라온다. 우리 차는 언제 딴 찻잎으로 제다를 하느냐에 따라 ‘신분’ 즉 ‘품질’이 결정된다. 봄비가 잦고 본격 농사가 시작되는 곡우(20일) 이전에 딴 찻잎으로 제다된 첫 물차를 ‘우전차(雨前茶)’라고 해서 맛과 향색이 가장 뛰어난 최상급 차로 대접받는다. 더욱이 혀끝을 간질일 첫맛을 느끼려는 차인(茶人)들의 조급함까지 보태지니 우전차가 더 귀한 대접을 받는다. 5월 중순에서 6월 하순에 따낸 찻잎으로 만들어진 차는 ‘두물차’, 8월은 ‘세물차’, 9월∼10월은 ‘끝물’ 또는 ‘네물차’여서 차를 따는 시기가 늦어질수록 찻잎이 두꺼워지고 뻣뻣해져 떫고 쓴맛이 많아져 인기가 떨어진다.최근 들어서는 찻잎을 따는 시기가 늦어질수록 맛은 떨어지나 카테킨 등 유익한 성분이 많아 건강 유지에는 더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끝물차도 인기가 괜찮은 편이다. 올해는 지구 온난화의 영향을 받아 날씨는 따듯했지만 남도 지방에서 마저 차나무가 생장하는데 도움이 될 봄비가 흡족하게 내리지 않아 찻잎생장이 좋지 못해 차 맛이 떨어질 수도 있다.차나무는 영하 7∼10도의 기온에 노출되면 냉해를 입고 건조한 날씨에는 여린 잎이 누렇게 변하는 특성이 있어 전남 보성이나 경남 하동, 제주 등 알맞은 습도와 따뜻한 날씨가 유지되는 남쪽 지방에서만 재배되어 왔다.5년 전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성동리 죽림(竹林)에서 지내시면서 차(茶)재배를 처음으로 성공한 차인(茶人) 황보 기 선생은 동해안은 올 봄 심한 가뭄으로 인해 남쪽지방보다 한 달 이상 늦은 5월 하순에 가야 첫차를 딸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 구룡포 성동리 일대는 뇌성산이 겨울 바닷바람을 막아 주고 해풍에 실려 온 습도가 차나무 성장을 도우는 자연여건을 갖추었다. 한편으로는 겨울 추위를 이길 수 있도록 밑거름을 수북하게 쌓아준 주인의 정성이 뒤따랐기 때문에 더딘 성장이긴 하지만 조금씩 커가는 모습이 신기하기까지 했으나 이 일대가 국가산업단지에 들어가 천년 만에 간신히 태어난 차밭이 사라지게 될 처지다. 다섯 잎 차(茶)꽃의 꽃말은 영원한 삶과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한다. 꽃말처럼 노란 꽃술을 감싸는 꽃잎색깔이 어머니의 치마폭처럼 수수하다. “살아가는 길이 너무 편안하게도 인색하게도 어렵게 살지도 말라”는 해석이 담겨 있으니 고요함(靜)과 화경청적(化敬淸寂)으로 이끄는 데는 차 마시기가 단연 으뜸이다. 차의 종류는 찻잎의 발효성격에 따라 달라진다. 한국차인들이 즐겨 마시는 녹차는 발효를 시키지 않는다. 가마솥에서 구증구포(九烝九曝: 아홉 번 덖고 아홉 번 말리고)를 통해 찻잎이 가진 타닌성분이 효소에 의해 발효되지 않게끔 한다.잎이 완전히 마르기 전 곰팡이 번식을 통해 발효시켜 후(後)발효차라고 불러지는 중국보이차(普珥茶)는 품질이 떨어질수록 곰팡이나 지푸라기 썩는 맛이 나는 것과는 달리 우리 녹차는 맛 향색이 모두 뛰어난 차다.야생과는 달리 비료나 농약에 의해 자란 차는 우려내보면 잎이 흐늘거리고 차를 넘겨도 목에 단침이 나오지 않는 등 차이가 나고 뒷맛이 텁텁하다.

2009-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