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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우산 경북본부·구미그린리더클럽, 취약계층 아동 후원금 전달

초록우산 경북지역본부와 구미그린리더클럽이 연말을 맞아 구미지역 취약계층 아동을 위한 후원금 전달식과 송년 행사를 열었다. 초록우산 경북지역본부(본부장 박정숙)는 구미그린리더클럽(회장 이규왕)과 함께 지난 22일 구미지역 취약계층 아동 후원금 전달식 및 송년의 밤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규왕 구미그린리더클럽 회장과 회원들을 비롯해 박정숙 초록우산 경북지역본부장, 경상북도구미교육지원청 민병도 교육장 등이 참석했다. 구미그린리더클럽은 회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마련한 후원금 500만 원을 초록우산에 전달했으며 해당 후원금은 구미지역 취약계층 아동 3명에게 의료비와 언어치료비, 생계비 등으로 지원될 예정이다. 이규왕 구미그린리더클럽 회장은 “연말을 맞아 회원들의 마음을 모아 아이들에게 희망을 전할 수 있어 뜻깊다”며 “이번 후원이 아이들이 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정숙 초록우산 경북지역본부장은 “매년 변함없이 나눔을 실천해 주시는 구미그린리더클럽에 감사드린다”며 “후원금이 아동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책임감 있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민병도 경상북도구미교육지원청 교육장은 “지역사회가 함께 아이들을 돌보고 응원하는 모습이 인상 깊다”며 “교육지원청도 아동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2-23

붉은 시간의 가장자리

동지가 다가온다. 해가 가장 짧아지는 날, 어둠이 세상의 주인이 되는 순간을 앞두고 나는 엄마의 팥죽을 떠올렸다. 어린 시절 팥죽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았던 기억이 있었지만 중년을 지나오면서 왜 팥죽이 유독 그리워지는지 알 수가 없다. 그 시절 겨울은 엄마가 새벽부터 불 앞에 서 있던 등에서부터 시작되었고 팥이 끓는 냄비에서는 김보다 먼저 오래된 평온이 부엌을 채웠다. 몇 년 전부터 엄마는 더 이상 예전처럼 오래 서 있을 힘이 없고 팥을 불리고 삶아 체에 거르는 반복의 노동을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팥이 타지 않게 저어 주었던 아버지의 손길조차 부재했다. 부재는 때로 가장 정확한 요청이 되었다. 여전히 팥죽은 먹고 싶었기에 마침내 혼자서 팥죽을 해보기로 했다. 기억을 따라 하는 요리는 늘 실패를 동반하지만, 실패마저도 한 시절에 대한 예의가 될 수 있다고 믿었다. 팥을 씻는 일부터 오래 걸렸다. 검붉은 콩알 하나하나가 제 몸의 먼지를 놓지 않으려는 듯 물 위에서 굴렀다. 몇 번이고 헹구며 깨달았다. 엄마의 팥죽에는 맛보다 시간이 먼저 들어 있었다는 것을. 팥은 오랜 시간을 삶아야 물러졌다. 엄마가 말하던 ‘기다림의 맛’이 이런 것일까 이해가 되었다. 팥은 붉은색으로 재앙을 막는 상징이었다. 동짓날 조상들이 팥죽을 먹는 풍습은 잡귀를 물리치고 새해의 기운을 맞이하려는 믿음이 깃들어 있다. 종교적인 이유로 그러한 상징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나에게 팥죽은 주술의 음식은 아니었다. 그것은 엄마가 해마다 반복하던 어떤 기억의 몸짓, 믿음 대신 사랑을 남기는 행위에 가까웠다. 해가 다시 길어지기 시작하는 날, 내기 삼킨 것은 재앙을 막는 붉음이 아니라 한 사람의 시간을 견뎌온 방식이었다. 새알은 이름처럼 새해의 알, 탄생의 은유다. 지역에 따라 나이를 먹는다는 뜻으로 먹는 수만큼 알을 세기도 했다. 나는 나이를 세지 않았다. 다만 하나하나 지나온 겨울과 건너갈 겨울을 포개어 넣었다. 엄마의 손에서 태어났을 알들을 대신해 서툰 내 손이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 있었다. 그 질서는 능숙하지 못했다. 동일한 모양으로 들어갔던 알들은 익는 속도도 제각각이었고 어느새 일그러져 있었다. 그 불균형이야말로 나와 가장 닮았다고 생각했다. 삶은 언제나 고르게 익지 않았고 어떤 시간은 너무 빨리 가라앉았으며 또 어떤 기억은 끝내 형태를 잃지 않았다. 팥죽 속에서 천천히 떠오르던 새알들을 바라보며 한 가지 깨달음이 있었다. 엄마가 매년 같은 일을 반복했던 것은 액운을 막기 위해서가 아니라 엄마의 힘겹고 흩어졌던 시간을 한데 모아 한 그릇으로 건네기 위해서였다는 것을. 팥물에 간을 맞추는 순간, 소금을 넣을지 설탕을 넣을지 망설여졌다. 단맛은 이 음식에 익숙한 타협처럼 느껴졌고 소금은 어딘가 고집스럽고 불친절한 선택처럼 보였다. 엄마의 팥죽을 떠올려보니 달지도 않았고 무미하지도 않았다. 나는 결국 소금을 집어 들었다. 단맛으로 덮지 않고 팥이 가진 고유한 깊이를 남기고 싶었다. 삶을 지나치게 달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겠다는 작은 선언 같은 것이라고 해두자. 생각보다 양이 많았다. 처음 해보는 일은 늘 과해진다. 나는 그릇에 나누어 담아 이웃들에게 건넸다. 겨울 저녁의 문 앞에서 팥죽은 인사말이 되었고 안부는 숟가락보다 먼저 오갔다. 함께 먹는다는 것은 경계를 낮추는 일이었다. 팥죽이 잡귀를 막는다면 나눔은 고립을 막았다. 나눔을 끝내고 팥죽을 다시 데웠다. 혼자 먹는 그릇 앞에서 엄마를 떠올렸다. 더 이상 엄마와 같은 방식으로는 이어갈 수 없겠지만 다른 방식으로 이어가며 엄마를 기억해 낼 수 있으니 괜찮다. 기억은 반복될 때가 아니라 변주될 때 살아남는다. 올해의 팥죽은 엄마의 것과 닮지 않았지만 엄마의 태도를 닮아 있었다. 동지가 지났다. 해가 길어졌다. 붉은 시간의 가장자리에서 팥죽은 그렇게 나의 겨울을 통과시키는 한 그릇의 문학이 되었다. 어떤 음식은 배를 채우지 않고도 사람을 살게 한다는 따뜻한 문장과 말로 하지 못한 엄마의 온기를 품은 문장이 되었다. /김경아 작가

2025-12-23

대구YMCA, 베스트 시의원 ‘5인’ 선정

대구YMCA가 시민으로 구성된 ‘의정참여단’의 모니터링 결과를 바탕으로 대구시의회 베스트 시의원 5명을 선정해 발표했다. 대구YMCA 의정참여단은 지난 7월부터 12월까지 열린 대구시의회 본회의, 상임위원회, 예 산결산특별위원회 등 총 105차례의 회의를 전수 모니터링했다. 참여단은 대구시의원 전체 33명을 대상으로 △조례 제·개정 실적 △출석률 △시정질의 △5분 자유발언 등을 정량적· 정성적으로 종합 평가했다. 평가 결과, 각 전문 분야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펼친 △청소년·교육 부문 이영애 의원 △생태·기후위기 부문 김재용 의원 △청년일자리·산업혁신 부문 김정옥 의원 △대중교통 부문 이동욱 의원 △농업·소비자 부문 김원규 의원이 부문별 최우수 시의원으로 선정됐다. 청소년·교육 부문에 선정된 이영애 의원은 아동·청소년 교육 분야에서 가장 적극적인 의정활동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의원은 청소년 금융범죄 예방 및 학교운영위원회 제도 개선에 앞장섰으며, 대구시교육청의 생성형 AI 활용 교육지원 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 또 어린이 대중교통 무료화 정책을 강력히 촉구하는 등 실질적인 제도 마련에 기여했다. 생태·기후위기 부문의 김재용 의원은 경제환경위원장으로서 ‘환경이 곧 도시 경쟁력’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지역 환경 현안 해결에 주력했다. 특히 낙동강 취수 문제와 취수원 이전, 신천 수변공원 조성 등 시급한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전담 기구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생태환경 보호에 기여했다. 청년일자리·산업혁신 부문에 선정된 김정옥 의원은 청년 노동 인권의 사각지대 해소를 촉구하며 비정규직 처우개선 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 더불어 청년 노동권익 향상을 위한 정책 간담회를 개최하고, 성서산업단지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 마련에 앞장서는 등 청년과 지역 산업을 아우르는 활동을 보였다. 대중교통 부문의 이동욱 의원은 시민 입장에서의 대중교통 정책을 유도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 의원은 대구시 보행 안전 강화와 교통약자 이동 서비스 향상을 위해 힘썼으며, 택시산업 안정화 방안을 제안했다. 특히 시내버스 재정지원이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발생하는 민원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대중교통 서비스의 질적 개선을 이끌었다. 농업·소비자 부문 베스트 시의원으로 선정된 김원규 의원은 ‘농업의 생태적 가치’를 강조하며 지속가능한 농업 기반 마련에 집중했다. 김 의원은 대구시 농업인 공익수당 지급 조례안을 대표 발의하고, 지속가능한 먹거리 보장과 농업기반 강화 정책을 촉구했다. 또한 미래 농업을 위한 정책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농업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대구YMCA 서병철 사무총장은 “이번 베스트 시의원 선정은 시민이 직접 의정에 참여·평가함으로써 지방자치에 활력을 불어넣고, 시의원들이 지역 현안을 관심을 갖고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의원들을 성원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의정참여 활동을 통해 풀뿌리 민주주의를 정착하는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12-23

국내 최대 규모 음악제 서울 ‘2026 교향악축제’ 참가···포항시향 위상 높일 것"

포항시립교향악단(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차웅)이 국내 최대 규모의 음악제로 불리는 서울 예술의전당 ‘2026 교향악축제’에 참가한다. 매년 전국 18~20개 유수의 교향악단을 초청해온 교향악축제는 내년 4월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38회째 행사로 열린다. 포항시립교향악단은 2006, 2011년, 2021년에 이어 네 번째 참가이자 5년 만의 무대에서 뛰어난 음악적 역량을 선보일 예정이다. 프로그램은 드보르작의 ‘교향곡 제8번 사장조’와 함께 막스 로스탈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바이올리니스트 임동민이 협연하는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 라장조’로 구성된다. 드보르작 ‘교향곡 제8번’은 체코 국민주의 음악의 대표작으로, 낭만주의 시대 드보르작의 교향곡 중에서도 가장 널리 사랑받는 작품이다. 1889년 보헤미아 지방에서 작곡돼 이듬해 프라하에서 드보르작 자신의 지휘로 초연된 이 곡은 체코의 전원적 풍경과 민속적 선율을 명랑하고 따뜻한 분위기로 담아냈다. 특히 자유로운 형식미와 풍부한 감정 표현이 돋보이며, 프란츠 요제프 1세에게 헌정됐다. 영국에서 출판되며 “영국 교향곡”이라는 별칭이 붙었으나, 드보르작의 민족적 색채가 가장 강렬하게 드러나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총 4악장으로 구성된 이 곡은 활기찬 리듬과 보헤미안 민속음악의 조화, 1악장의 경쾌한 서주와 3악장의 우아한 왈츠가 특징이다. 차웅 지휘자의 역동적인 해석으로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전할 예정이다. 바이올리니스트 임동민은 파가니니의 ‘협주곡 1번’을 통해 기술적이면서도 열정적인 연주로 무대를 빛낼 계획이다. 차웅 예술감독은 “오랜만의 교향악축제 참가로 포항시립교향악단의 성장을 증명하고, 포항시의 문화적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관객과의 소통을 바탕으로 지역 문화예술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23

포항시 4급 서기관 5명 명퇴·공로연수···26일 승진자 발표

포항시 4급 서기관 5명이 연말 공석이 됨에 따라 대규모 승진 인사가 이뤄진다. 3선 연임한 이강덕 포항시장이 내년 지방선거 경북도지사 출마를 위해 다음 달 사퇴하면 마지막 인사가 된다. 23일 포항시에 따르면, 허정욱 도시안전주택국장과 손정호 해양수산국장, 김응수 북구청장이 연말 명예퇴직을 한다. 편준 복지국장과 도명 환경국장은 1년간 공로연수를 떠나면서 자리를 비운다. 시는 24일 승진 후보자를 인사 예고하고, 26일 인사위원회를 열고 4급 승진자 5명을 발표한다. 지방공무원 임용령 제33조(승진소요 최저연수)에 따르면, 4급 서기관으로 승진하려면 3년 이상 5급 사무관으로 재직해야 한다. 이 조건을 충족하면 근무성적평정 점수 순으로 승진 후보자에 포함된다. 예를 들면 3명을 승진시킬 경우에는 후보자가 4배수인 12명이 되고, 1명을 승진시킬 때는 후보자가 7명이 된다. 포항시 관계자는 “오늘(23)까지 직렬별 승진자 규모를 확정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1월 1일 부임한 장상길 포항시 부시장(2급 고위공무원단 나급)은 22일 경북도 인사에서 변동이 없었다. 이강덕 시장이 지방선거 출마로 중도 사퇴할 경우 이어지는 포항시장 권한대행 체제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12-23

명성황후 민자영의 죽음 일주일 전엔 어떤 일이?

“나는 상상할 때 가장 즐겁고 행복하다. 역사를 재료로 글을 쓰면서 가슴이 뛰는 경우가 많았다. 앞으로 펼쳐질 미래가 그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주관적 상상력을 기사에 담을 수는 없었다. 이제 마음껏 상상할 수 있고 상상한 세계를 글로 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사는 것이 신이 나고 보람 있다.” 누군가에게는 ‘명성황후’라는 극존칭으로 불리고, 어떤 사람들에겐 ‘민비’로 비하되는 조선 26대 왕 고종의 아내 민자영(1851~1895). 민씨는 1895년 10월 8일 새벽에 사망했다. 이른바 을미사변(乙未事變). 일본인의 칼에 찔린 처참한 죽음이었다. 역사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은 TV와 영화를 통해 지켜봤을 이 유명한 살인 사건은 왜 발생한 것이고, 그 이전엔 어떤 일이 있었으며, 중전 민씨를 살해한 이들의 정체는 뭐였을까? 35년 동안 연합뉴스 기자로 일하고 올해 봄 퇴직한 권영석은 앞서 언급한 3가지 의문을 자신의 첫 소설 ‘작전명 여우사냥’을 통해 추적한다. 권영석은 역사적 사실과 자신의 상상을 교직(交織)하는 방식으로 중전 민씨의 죽음 직전 일주일을 긴장감 넘치게 묘사, 또는 서술한다. 오랜 기자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짧고 명확한 단문이기에 책장은 술술 넘어간다. ▲이명재와 아다치 겐조의 치열한 지략 대결 펼쳐져 소설의 주인공은 19세기 말 온건 개화파의 수장이던 민영익의 호위무사 이명재. 가상의 인물이다. 그와 대척점에 서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또 다른 인물은 아다치 겐조다. 제국주의 일본이 우리나라에 세운 일간지 ‘한성신보’ 사장이며 실존 인물. 책을 펴낸 출판사는 “‘작전명 여우사냥’은 주인공 이명재와 라이벌 아다치 겐조의 치열한 지략 대결과 한성 시내를 뒤흔든 대형 사건들을 연속적으로 보여줌으로써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게 한다”는 설명으로 이 작품이 딱딱한 역사소설의 모습만이 아닌 흥미진진한 스릴러의 면모도 지니고 있음을 알려준다. 오랜 시간이 흘렀으나 중전 민씨의 죽음은 정확한 전말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관련된 논란도 현재 진행형이다. 권영석의 첫 장편 ‘작전명 여우사냥’은 이 풀리지 않은 역사의 수수께끼를 해결하는 작은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까? 권영석은 1991년에 연합뉴스에 입사해 올해 봄 정년퇴직했다. 여러 부서에서 근무했고, 재직 마지막 시기엔 북한부와 통일언론연구소 등 북한 관련 부서에서 주로 일했다. 이에 관해 권 작가는 “역사적인 삶을 살자는 것이 변하지 않는 내 생각이다. 역사적 삶이란, 일제강점기에 태어났으면 독립전쟁을, 독재 치하에 산다면 민주화 투쟁을 하며 살아가는 인생이다. 지금은 분단시대다. 그래서 한반도 평화와 통합을 위하는 삶에 조금이나마 다가서고 싶었다”고 부연한다. 소설을 쓴 이유에 관해선 “지금까지 남이 하는 얘기만 썼다. 기사는 쓸 만큼 썼다.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쓰려 한다”고 했다. 크게 봐서는 똑같은 글쓰기지만, 소설과 기사는 그 작법과 호흡이 다를 수밖에 없다. 분량만을 보자면 소설의 길이는 기사를 크게 압도한다. 그래서다. ‘작전명 여우사냥’이 나오기까지는 짧지 않은 시간이 소요됐다. 지난 2022년 5월 권 작가는 영화감독 한 명과 통음했다. 그 자리에서 감독에서 우연히 자신이 쓰고 싶은 소설을 설명했고, “흥미로운 소재고 의미 있는 이야기”라는 격려를 얻었다. “그때 이후 조금씩 시간을 쪼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탈고까지 거의 3년 걸렸다. 회사에서 일하는 것보다 상상력을 발휘하며 소설 쓸 때가 더 행복했다. 세상을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으니 기분이 너무 좋았다”는 게 그 시간을 떠올리는 권영석의 회고다. ▲자신의 문장으로 소설 쓰는 시간, 너무 행복해 작가라면 자신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에 대한 평가가 없을 수 없다. 그렇다면 권영석은 명성황후, 혹은 민비로 불리는 사람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아래는 그에 관한 대답이다. “명성황후란 명칭은 귀에 거슬린다. 내 소설 속에선 중전 민씨라고 불렀다. 황후라고 높여 부를 필요도 없지만 민비라고 업신여길 필요도 없다. 총명한 여인이었다. 하지만 자식들이 잇따라 죽으면서 하나 남은 아들에 대한 사랑이 지나쳤다. 무당에게 의지하고 뇌물도 좋아했다. 매관매직을 일삼으며 탐욕이 끝이 없었다. 가장 큰 죄는 사대주의였다. 아들에게 왕위를 넘겨주기 위해 조선을 청나라 속국으로 만들었고 청나라가 망하자 그 다음에는 러시아에 의지했다.” 시계를 과거로 돌려보자. 2차 세계대전 이후 분단의 아픔은 패전국들의 몫이었다. 동독과 서독처럼 일본도 미국과 러시아가 분할 점령을 하는 것이 순리였다. 그러나 일본은 미국에 대해 한반도 분할 점령을 제안했다. 권영석은 바로 여기서 우리 민족 비극의 시작을 봤다. 그래서일까? 소설 속에도 일본이 한반도 분할 점령을 처음 제안한 1895년 상황이 서술된다. 러시아가 일본의 대륙 진출을 봉쇄하자 한성 주재 일본 공사가 러시아 공사 베베르에게 한반도를 분할해 나눠 갖자고 제안하는 장면이 등장하는 것. 권 작가는 독자들에게 “특히 이 대목을 주의 깊게 읽어주며 좋겠다”고 말했다. 이제 예순 살. 기자에서 소설가로 존재 전이한 권영석에 “이젠 또 어떤 책을 쓰고 싶은가” 물었다. 돌아온 대답이 그의 단단한 결심을 짐작하게 해줬다. “이번 소설에 대한 반응이 좋지 않으면 더 이상 소설을 쓰지 않을 생각이다. 글을 쓰는 재능도 없으면서 하찮은 소설 하나 더 보태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만약 독자들이 소설을 계속 써도 좋다는 평가를 내려준다면 남북한 문제를 다룬 소재로 소설을 쓰고 싶다.” 독자들은 그에게 “당신은 앞으로 소설가로 살아가도 좋다”는 평가를 내려줄까? 그가 새롭게 써낼 남북관계에 얽힌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현재까지는 고종과 중전 민씨의 한쪽 측면만 과대 포장한 소설이나 드라마가 많았다. 그걸 알기에 권 작가는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보탰다. “‘작전명 여우사냥’이 고종과 중전 민씨를 입체적으고 사실적으로 그린 소설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5-12-23

“메밀묵 사려어~~”···'까묵까묵'한 그리움의 한 조각

메밀묵 사려어~~ 묵 먹을래? 친정에서 연락이 왔다. 힘들게 뭐 하러 묵을 쒔냐 했더니 친구분이 메밀묵을 쒀서 나눈 것을 내게 또 나누려고 연락이 온 것이다. 양념장까지 만들어 완벽한 세트였다. 단단하고 간이 딱 맞아 겨울밤 훌륭한 간식이었다. 요즘에는 들리지 않지만, 어린 시절 겨울밤이면 “메밀묵 사려어~ 찹쌀떠억!” 골목길에 울리던 소리다. 하지만 부모님이 뛰어나가 사 오신 적이 없다. 묵은 만들어 먹는 것이지 사 먹는 게 아니라고 했다. 안동에서는 설에 메밀묵 많이 해 먹었다. 친구 인숙이네 할매는 시골 밭에 항상 메밀을 심으셨다. 그 밭을 집터로 샀다가 안 짓는 바람에 땅이 척박하니까 메밀을 심으셨다고. 놋 양푼에 한가득 만들어서 추운 설날에 식혜랑 메밀묵이랑 콩인지(강정)랑 항상 먹었다. 양념장에 참기름을 듬뿍 넣어서 묵 위에 한 숟갈 얹어서 숟가락으로 잘라서 먹었다. 그 메밀 향 가득한 맛! 그리고 그땐 멸칫국물이 어딨었나, 물에 김치 쫑쫑 썰어 넣고 백솥에 끓여서 마지막에 메밀묵 두껍게 채 썰어서 시원하게 먹던 그 묵사발도 아주 맛났다. 인숙이가 결혼하고 몇 해는 설에 가면 항상 싸주셔서 귀한 줄도 모르고 먹었었는데 지금은 그것도 아주 사무치는 그리움의 한 조각이 되었단다. 고향 떠나 태안 살 때 동네에서 겨울이면 가끔 두부며 메밀묵 팔던 할머니가 계셔서 사 먹어 봤는데 기름을 한 숟갈 넣는다는데 그 향긋하고 깔끔한 메밀묵 맛이 아니더라며 묵 이야기에 엄마 보고 싶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메밀묵이 실패하지 않으려면 비율이 중요하다. 냄비에 메밀가루 1컵에 물 4컵을 넣어서 가루가 뭉치지 않게 잘 저어서 섞어준다. 물의 양이 많으면 묵이 물러지고 적으면 딱딱하고 푸석해진다. 파는 가루 중에 메밀 함량이 낮은 가루는 묵이 안 된다. 중불로 바닥에 눋지 않게 저어가면서 끓여준다. 다 끓였다고 바로 식혀버리는데 이게 실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하면 겉만 굳고 속은 흐물거리게 된다. 뚜껑을 덮고 10분 정도 뜸을 들이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 과정을 꼭 거쳐야 쫀득하고 탱글탱글한 묵이 완성된다. 다 익은 메밀묵을 그릇에 부어서 냉장고에 넣어 2~3시간 식혀준다. 이런 복잡한 과정이 까다롭다면 맛집을 찾아가면 된다. 자명에 안동식으로 묵을 만들어 묵밥, 묵비빔밥, 묵한접시, 여기에 연잎밥까지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집이 있다. 가게 이름이 메밀꽃이라 정직하다. 토요일 오후 2시에 도착하니 조용했다. 혹시 브레이크타임인가 싶어 여쭈니 평일에는 오후 3시~5시까지 브레이크타임이지만 주말엔 쉬는 시간이 따로 없고 손님이 오시면 대접한다고 했다. 묵밥+연잎밥 세트와 묵비빔밥을 주문하고 가게 안을 둘러보았다. 손님이 우리뿐이라 벽에 걸린 민화와 창가의 다육이 구경도 하고 10년 넘게 같은 자리에서 장사한 사장님의 이야기도 엿들었다. 그러는 동안 작은 김치전 두 장이 접시에 담겨 나왔다. 늦은 점심이라 맛있게 해치웠다. 묵밥은 따뜻한 국물이었고, 비빔밥은 정갈하게 새싹 등으로 꾸민 꽃밭 같았다. 함께 나온 공기밥은 노란색을 띠어 무엇을 넣어서 밥을 했냐고 물으니 치자 물이라고 했다. 묵을 먹다가 나중에 밥도 말아 먹었다. 연잎밥은 찰기가 돌아 든든했다. 반찬으로 삼색나물과 각종 장아찌까지 함께 먹으니, 입이 깔끔해져 끝까지 맛있었다. 묵 한 접시는 집에 돌아와 늦은 밤 간식으로 엄마 친구분 솜씨로 채웠다. 지난가을에 통도사 메밀밭에서 ‘산허리는 왼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혀 하얬었다.’라는 구절을 되뇌었었다. 오늘 밤 또 읊어 본다. 메밀꽃: 경북 포항시 남구 연일읍 자명로 302, 전화 (054)277-5922. /김순희 시민기자

2025-12-23

이강덕 포항시장 “LFP 양극재 공장 투자 차질 없도록 신속 지원”

이강덕 포항시장이 포항에 신설되는 포스코퓨처엠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공장의 원활한 투자 추진을 위한 신속한 후속 행정절차 이행을 지시했다. 경북포항 이차전지기업협의회 제2대 회장으로 취임하는 노호섭 포스코퓨처엠 에너지소재생산본부장은 23일 포항시청을 방문해 이 시장과 환담을 나눴다. 면담에서 이 시장과 노 회장은 포항에 신설되는 포스코퓨처엠 LFP 양극재 공장을 중심으로 한 이차전지 산업 생태계 조성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특히, 양극재를 중심으로 축적해 온 포항의 이차전지 산업 생태계와 연구개발 역량, 산단·항만 등 우수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포항이 LFP 양극재 생산기지로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 15일 포항 영일만4일반산업단지에 급증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LFP 양극재 전용 공장 구축을 승인했으며, 내년 착공해 2027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LFP 배터리는 니켈·코발트·망간(NCM) 삼원계 배터리에 비해 가격 경쟁력과 높은 안전성을 강점으로, 최근 ESS와 보급형 전기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50%에 육박하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포스코퓨처엠은 포항 이차전지 산업 생태계의 핵심 축이고, LFP 양극재 생산 거점을 포항에 구축하는 것은 국가 차원의 공급망 안정 측면에서도 전략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라면서 “LFP 양극재 공장 투자가 적기에 이뤄지도록 행정절차를 신속히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12-23

의성 성냥공장에서 열린 김진우 기획전 ‘진화의 불씨’

의성군 의성읍에는 한때 지역 경제를 떠받쳤던 성냥공장이 있다. 1954년 문을 연 ‘성광성냥공업사’다. 1970년대 전성기에는 하루 1만5000갑의 성냥을 생산하며 연 매출 6억 원 이상을 기록했고, 공장 직원만 162명에 달했다. 마을 인력만으로는 일손이 부족해 단촌과 안동 일직까지 통근버스를 운행할 정도로, 성광성냥공업사는 의성을 대표하는 향토기업이었다. 성광성냥공업사는 2013년 5월에 경상북도 산업유산 향토뿌리기업으로 지정되었으나 성냥 산업 쇠퇴라는 시대적 흐름 속에 그해 11월 휴업을 하게 된다. 2013년 영업이 끝날 때까지 성광성냥공업사는 우리나라의 마지막 성냥 생산 공장이었다. 이후 고(故) 손진국 대표가 토지, 공장 건물 13개 동과 기계, 설비를 의성군에 기증하고 폐업하게 된다. 현재 이곳은 의성군이 부지를 매입해 ‘의성성냥공장 문화재생사업’을 추진 중이며 복합문화공간으로의 변화를 앞두고 있다. 그리고 2025년 12월 현재 ‘산업의 기억이 고요히 잠든 공간’에서 불씨의 잔향을 발견한 김진우 작가의 전시 ‘진화의 불씨’가 열리고 있다. 성냥공장은 폐업 이후에도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사무실에는 고 손진국 대표의 명패가 놓인 책상이 있고 폐공장엔 아직 성냥 머리를 얻지 못한 나뭇개비가 잔뜩 쌓여있고 각종 기계와 공구가 있다. 축목에 두약을 찍고 건조하던 ‘윤전기’는 현재 국내에 남아 있는 유일한 성냥 제조 기계로, 근현대 예비문화유산으로 선정되었다. 이 모든 사물은 작품의 배경이 되고 함께 조화를 이룬다. 철, 스테인리스스틸, LED, 우레탄, 에나멜 등의 재료로 완성한 설치 작품은 상징성을 더한다. 사라진 산업의 흔적을 탐사하고 불씨의 진화를 시각화한 ‘의성탐사선’과 ‘성냥나무’가 그것이다. 드로잉과 설계도면은 작품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특히 성냥공장의 기계 부품인 볼트, 너트, 용수철과 빗자루, 망치, 낫, 톱, 드릴, 타커 등에 성냥개비에 두약을 입히듯 노랑 페인트를 입힌 오브제가 눈길을 끈다. 낡은 슬레이트 지붕 너머로 까마귀 소리가 들리고 폐공장 전시장 안 프레스, 밀링, 공갑기 사이의 다양한 오브제는 명랑한 기운을 뿜어낸다. 이 작품 ‘진화의 불씨’는 작가가 많이 고민하고 마지막에 현장에서 만든 작품이라고 한다. 시간이 퇴적된 공간에 예술의 두약이 입혀지니 낡고, 깊고 그윽한 멋이 난다. ‘안전제일’ 문구가 남아 있는 공장 벽면에는 미디어 아트가 상영되고 지붕에는 18미터 높이의 ‘성냥나무’가 우뚝 서 있다. 성냥개비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는 김진우 작가는 전시 설명을 통해 “공장 건축물의 흔적과 나무 형상이 만나 산업의 기호가 생명의 상징으로 재구성되었다”며 “불을 만들기 위해 잘려 나간 나무가 이제는 스스로 불씨를 품은 생명으로 되살아난다”고 말했다. 설치미술가이자 엔지니어인 김진우 작가는 폐공장에서 온기와 미래, 생명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전시는 ‘The Spark of Evolution’ 즉, 진화(鎭火)가 아닌 진화(進化)의 의미를 뜻한다. 산불로 침체된 지역에 희망의 불씨를 점화한 이번 전시는 내년 1월 10일까지 계속된다. /백소애 시민기자

2025-12-23

나를 돌아보는 글쓰기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이다. 학교의 아이들은 겨울방학을 기다리고 여러 단체에서는 그간의 성과를 돌아보며 시상식으로 한 해의 마침표를 찍는다. 평생학습에 참여하는 시민들도 종강을 맞아 작품 전시회를 열고 내년 학기를 계획하기도 한다. 지난 19일은 한 달에 한 번 있는 인문학 모임이 있는 날이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간을 맞아 모임에서는 강사님을 모시고 나를 돌아보는 글쓰기 시간을 갖기로 했다. 강사는 회원들에게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를 글이라는 도구로 잠시 꺼내 보는 시간이라고 말을 시작했다. 글을 잘 쓰는 것보다 자신이 말하고 싶은 만큼만, 쓰고 싶은 만큼만 해도 된다고 덧붙였다. 글쓰기 주제는 열한 가지 중 자신에게 맞는 한 개를 골라서 쓰면 됐다. 강사의 말이 끝나자 회원들은 준비한 A4용지와 연필로 자신의 이야기를 채워나갔다. 노트북 타자 소리 대신 오랜만에 듣는 연필의 사각사각 소리가 조용한 강의실을 가득 채웠다. 이날 함께한 여덟 명의 회원 중 한 사람도 머뭇거림 없이 고개를 숙이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써 내려갔다. 모두가 고개를 숙이고 집중하는 모습에 강사는 조용한 응원의 눈빛을 보냈다. 오십여 분의 시간이 지나자, 한 사람씩 자신이 쓴 글을 읽는 시간을 가졌다.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회원들 앞에서 읽자니 살짝 부끄럽기도 했지만, 각자가 쏟아낸 이야기에 공감을 자아냈다. 십 대를 포함해 육십 대까지의 다양한 연령대 회원들이 쓴 이야기는 한 걸음 더 서로를 이해하기에 충분했다. 먼저 시민기자 차례였다. 곧 지천명(知天命)을 앞두고 그간의 삶을 응원하고 싶었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나에게 편지를 쓸 거라고 했다. 오십 대의 중년 여성 회원은 지금의 나를 만든 가장 큰 영향력은 아버지였다고 한다. 이제는 볼 수 없지만, 그럴 땐 하늘을 보며 마음속에서 불러보는 아버지에 대해 썼다. 남편으로서는 별로였지만 초등학교뿐인 학력에도 자식들에겐 더없이 다정했고 배움에 대한 가치관을 심어주셨다고 했다. 역사에 대해 늘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육십 대 남성 회원은 자신이 왜 역사에 관심이 생겼는지 이야기했다. 고등학교 시절, 세상 재미있는 게 없었다. 그중 역사 수업에 흥미를 느껴 역사학과에 진학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또 한 분의 여성 회원은 여러 나이대를 거치면서 이제는 삶이 잘 마무리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짧은 이야기를 했다. 사십 대 남성 회원은 자기관리 실패로 몸무게가 100kg 넘게 나간 때가 떠올랐다고 했다. 그 모습에 화가 난 나머지 가족들을 힘들게 한 게 미안했다고 눈물을 훔쳤다. 하지만 모두의 시선을 끄는 건 열다섯 살 중학생이었다. 어떤 이야기일까 궁금했지만 당당하게 자신이 쓴 이야기를 펼쳤다. 지금 나이에 다시 새롭게 보이기 시작한 삶의 의미에 대한 거였다. 어릴 때는 남이 해주는 선택이 좋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자신이 주도적으로 해나가는 선택이 더 의미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모두 쫑긋하며 듣다가 이야기를 마치자 큰 박수를 보냈다. 글쓰기와 발표까지 하고 나니 어느새 두 시간을 꽉 채웠다. 회원들은 자신의 지난 이야기가 살짝 부끄럽기도 했지만, 글쓰기 시간을 경험한 것에 대해 긍정적이었다. 강사는 “한 번의 글쓰기로 뭐라 말할 수는 없다. 글쓰기는 바쁜 일상에서 과거의 나를 만나고 현재의 나를 이해하는 도구다. 앞으로도 내 삶을 돌아보는 글쓰기가 계속되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2025-12-23

포항시, 우수장수기업 4곳·최고장인 2명 선정

동성계전㈜, ㈜동성조선, 동주산업㈜, 삼흥기업㈜이 2025년 포항시 우수장수기업, ㈜포스코 장백석씨와 이석연씨가 포항시 최고장인에 선정됐다. 포항시는 23일 ‘2025년 포항시 우수장수기업 및 최고장인 증패수여식’을 열었다. 지난해 처음 도입한 ‘포항시 우수장수기업’은 30년 이상 지역에 기반을 두고 성장해 온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고용·복리후생 등 지역경제기여도, 재무건전성, 기술·경영 혁신역량, 지역사회 협력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정한다. 4개 기업은 최소 36년에서 최대 79년까지 평균 52년 이상 포항에서 기업을 경영하며 지역경제를 뒷받침해왔다. 시는 3년 동안 지방세 세무조사 유예, 시 중소기업 이차보전지원 우대, 공영주차장 무료 이용, 중소기업 지원사업 우대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포항시 최고장인에 뽑힌 기계정비 직종의 ㈜포스코 장백석씨와 소성가공 직종의 이석연씨는 30년 이상 해당 분야에 종사하며 숙련된 전문 기술을 보유했고, 다수의 특허 및 제안제도 실적과 후진 양성·사회공헌 활동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3년간 매월 10만 원의 기술장려금과 기술인 단체의 기술보급 사업 참여기회 등 다양한 혜택을 받는다. 포항시 최고장인은 2019년 조례 제정 이후 34명이 배출됐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12-23

김건희특검 건진법사에 징역 5년 구형

김건희 관련 의혹을 수사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건진법사’ 전성배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특검팀은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전씨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의 결심공판에서 이같이 요청했다. 특검팀은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징역 3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징역 2년을 구형하는 한편 샤넬 가방, 그라프 목걸이 등을 몰수하고, 2억8천70만원을 추징해달라고 요청했다. 특검팀은 이날 공판에서 "건진법사 전성배씨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고위 정치인들과의 친분을 과시하고 박상진 특별검사보는 “전씨는 대통령 부부 및 고위 정치인 등과의 친분을 과시하고, 권력에 기생하면서 사익을 추구했다. 또 전씨 범행 과정에서 알선 내용이 일부 실현되는 등 국정농단이 실현됐고, 이로 인해 국정 전반과 정당 공천에 대한 국민 신뢰가 저해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전씨는 김 여사와 공모해 2022년 4∼7월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교단 지원 청탁을 받고 다이아몬드 목걸이, 샤넬백 등 총 8천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총 3천만원을 수수하고, 기업들로부터 각종 청탁을 받고 2억원에 달하는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도 받는다. /최정암기자 am4890@kbmaeil.com

2025-12-23

경북도, 포스트 APEC 위해 2030 국제행사 전략 마련

경북도가 ‘APEC 2025 KOREA’ 성공 개최를 발판 삼아 국제행사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북도는 23일 ‘국제행사 유치 추진 상황 보고회’를 열고 실·국별 검토 결과와 선점 전략을 공유했다. 앞서 경북도는 지난 7월 국제회의, 경제 산업, 문화관광 등 7대 분야 69개 국제행사에 대한 전략을 마련하고 공익성과 연계성, 파급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27개 국제행사를 우선 추진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번 보고회에서는 국제행사별 추진 경과와 중앙부처 및 국제기구와의 접촉 결과가 분석됐으며, 주요 행사들의 유치 절차와 특징이 논의됐다. 특히 2028년 한국이 의장국으로 확정된 G20 정상회의와 150개국 1만5000명이 참여하는 세계에너지총회가 주요 검토 대상에 올랐다. 경북은 원자력·풍력·수소 산업과 에너지 저장 분야에서 강점을 지닌 만큼 세계에너지총회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국제백신연구소와 질병관리청이 공동 주최하는 글로벌 백신 포럼 역시 제약산업 내 파급력이 큰 행사로 경북이 도전할 만한 국제회의로 꼽혔다. 이 같은 선점 노력은 이미 성과로도 이어졌다. 2026년 경주에서 열리는 PATA 연차총회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관광산업 발전과 혁신을 논의하는 자리로 전 세계 1000여 명이 참석한다. 이어 2027년 포항에서 개최되는 이클레이 총회는 1만2000여 명이 참가하는 세계도시 회의이다. 지속가능 발전과 기후위기 대응을 다루며 같은 해 완공 예정인 최신 전시컨벤션센터 POEX를 세계에 알릴 기회가 될 전망이다. 경북도는 APEC을 통해 국제회의와 마이스(MICE)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전담 조직인 MICE 산업팀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G20, WTO 각료회의 같은 대형 국제행사 뿐 아니라 의료·농업·문화관광 분야의 전문 국제행사 유치에도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현재 경북은 구미 전시컨벤션센터, 안동컨벤션센터, 경주 화백컨벤션센터, 그리고 2027년 개관을 앞둔 포항 전시컨벤션센터 등 4개의 국제회의장을 갖추고 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성공적인 APEC 개최로 경북의 국제행사 역량은 이미 입증됐다”며 “문화유산, 산업기반, 자연환경 등 경북의 강점을 살려 다양한 국제행사가 실제 유치성과로 이어지도록 전략을 구체적으로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12-23

대구지방조달청, 금속제울타리 기업 현장 소통 간담회 개최

대구지방조달청은 23일 지역 내 금속제울타리 다수공급자계약(MAS) 등록 기업과의 소통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대구·경북지역 MAS 금속제울타리 기업 5곳이 참석했으며, 공공 조달 환경 변화에 대응해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 운영에 반영하고 중소기업의 성장을 지원함으로써 지역사회와 상생하기 위해 마련됐다. 주요 현안은 △2단계 경쟁 가격평가 기준 개선 △규격 변경의 유연화 △가격 탄력성 강화 △MAS 제출 서류 현행화 등이다. 대구지방조달청은 MAS 관련 주요 조달정책의 개선 방향을 설명하고, 기업들이 제시한 의견을 면밀히 검토해 제도 개선 부서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경자 대구지방조달청장은 “금속제울타리 제품은 경관 조성뿐만 아니라 보행자 안전과도 직결되는 생활 밀착형 제품인 만큼, 안전성 확보와 품질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라며 “조달청도 기업의 안정적인 공급과 성장을 적극 지원해 지역 공동체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지방조달청은 관내 기업의 공공조달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가구, 조명기구, 콘크리트 등 다양한 분야를 대상으로 현장 간담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12-23

대구 달서구, 신당동 도시재생사업 공모 최종 선정⋯총사업비 73억 원 확보

대구 달서구가 추진하는 신당동 도시재생사업이 국토교통부 주관 ‘2025년 하반기 도시재생 공모사업(도시재생 인정사업)’에 선정돼 총 73억6000만 원의 사업비를 확보했다. 23일 달서구에 따르면 이번에 선정된 사업은 ‘서로 잇고 함께 도약하는 공간, 성서이음UP센터’로, 임대아파트가 밀집하고 취약계층 비율이 높은 신당동의 생활 여건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사업 대상지는 성서주공1단지아파트 내 성서종합사회복지관 북측 어린이놀이터 부지 일부로, 이곳에 주민 공동 이용시설을 새로 조성할 계획이다. 사업 기간은 2026년부터 2028년까지이며, 국비 36억 원과 시비 18억 원, 구비 19억 6000만 원 등 총 73억 6000만 원이 투입된다. 센터에는 취약계층을 위한 일자리와 생활 기반 시설이 집중 배치된다. 1~3층에는 일자리 공간과 주민 교류 공간, AI 기반 스마트 헬스케어센터 등을 조성해 건강 관리 서비스와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을 연계하고, 4~5층에는 어린이 문화체험 공간을 마련해 지역 내 아동 문화시설 부족 문제를 보완할 예정이다. 달서구는 앞서 죽전동, 송현1동, 상인3동·2동, 두류3동 등에서 도시재생 공모사업에 선정된 바 있으며, 이번 신당동 사업까지 포함해 누적 약 874억 원 규모의 도시재생사업을 추진 중이다. 구는 이번 선정으로 기존 사업들과의 공간적 연계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이번 선정은 취약계층의 자립을 돕는 일자리 기반을 마련하고, 세대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생활·문화 환경을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도시재생을 통해 지역 여건을 단계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12-23

내년도 경기도 비관적이라는 경제계의 경고

연말을 맞아 매년 일어나는 연말특수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없다. 작년에는 계엄 여파로, 올해는 소비 부진으로 연말특수가 나타나지 않아 시중의 경기는 겨울 추위만큼 꽁꽁 얼어붙어 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 모임 등으로 예약이 쏟아져야 할 시기임에도 조용한 연말 경기에 상인들의 속은 타들어만 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각 경제단체가 내놓는 내년 경기전망마저 암울하다. 경제단체의 조사에 의하면 우리 경제는 고물가와 고환율 등의 악재가 지속되는 영향으로 대·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 가릴 것 없이 내년 경제를 비관적으로 바라본다는 것.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 상위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6년 기업경영환경 인식조사 결과에 의하면 응답 기업의 52%가 내년 경영여건이 어려울 것이라 답했다. 특히 매우 어렵다고 답한 기업은 18%이나 매우 양호는 3.4%에 불과했다. 경영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보는 이유는 업황부진과 경기침체 지속이 58%다. 대내리스크 요인도 내수부진과 회복 지연을 가장 많이 꼽았다. 대한상의가 전국 소매유통업체 3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유통산업 전망조사에서도 내년도 국내 소매유통시장 성장률은 0.6%로 조사됐다. 이는 최근 5년 내 가장 낮다. 성장둔화 요인으로는 소비심리 위축을 가장 많이 꼽았다. 또 중기중앙회가 도소매업 및 소상공인 600개 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소상공인 경영실태 조사에서도 원자재비 및 재료비 상승과 내수침체로 내년도 경영환경은 올해와 비슷하거나 악화될 것으로 본 응답이 가장 많았다. 우리 경제는 원달러 환율이 반년 가까이 오르면서 시중물가를 압박하고 있다. 고환율이 장기화되면서 수입원가 부담이 커지고 이 영향으로 생산자물가가 올라 결국은 소비자물가로 전가된다. 여기에 환율상승에 따른 기름값이 물가부담을 가증시키고 있다. 경제단체 실물경제 조사에도 나타났듯 고물가 고환율의 장기화가 내수경기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정부의 환율 안정에 대한 특단조치와 내수진작이 있어야 내년도 경제에도 희망이 보일 것이다.

2025-12-23

與 ‘영남특위’ 가동···TK정치 구도 변화올까

민주당 최고위원회의가 지난 22일 ‘영남인재육성 및 지역발전특위’ 설치를 의결했다. 내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의 ‘험지’로 꼽히는 대구·경북(TK) 지역과 부산·울산·경남(PK)지역 민심 공략에 들어가겠다는 선언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영남권에 어떤 인재를 공천할지, 그리고 어떤 공약을 내걸지 주목된다. 특위 위원장은 4선 중진인 민홍철(경남 김해시갑) 의원이 맡았다. TK에서는 임미애(비례, 경북도당위원장) 의원과 허소 대구시당위원장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특위는 말 그대로 인재 발굴과 지역현안 해결, 비전 제시 등의 활동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정청래 대표는 지난 8월 경주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영남 인재들이 민주당에 영입되는 구조가 막혀있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빠른 시일 내 영남권 특위를 출범시키겠다”고 언급했었다. 이미 가동중인 ‘호남지역 발전특위’에 비해 시간적 격차가 나긴 하지만, 여권의 TK·PK지역 싱크탱크 역할을 할 구심체가 생겼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민주당은 지난해 치러진 총선에서 TK 25개 지역구 중 7곳에서 후보를 내지 못하는 일도 있었다. 평소 인재영입을 등한시한 탓이다. 특위의 역할에 따라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영남권에서 전례 없는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 특히 대구시장 선거에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홍의락 전 의원, 구윤철 기재부 장관 등 중량급 인사들이 민주당 후보로 거론돼 벌써 시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민주당의 선거캠페인 방식에 따라서는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홍 전 의원은 최근 대구언론인 모임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유력후보들과 경선에서 함께 겨뤄봤으면 한다”면서 선거흥행 방식을 제시하기도 했다. 어떤 정권이 들어서든 보수정당이 독점하고 있는 TK정치 구도는 도시경쟁력 차원에서 아주 불행한 일이다. 도시는 정치적 다양성이 있고 광장처럼 열려 있어야 살길이 생긴다. 여당 프리미엄을 가진 민주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TK지역에 뿌리내릴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2025-12-23

장동혁의 ‘尹어게인 人事’···극우의 길 가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2일 국회 본회의에서 제1야당 대표로선 헌정사상 첫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주자로 나섰지만, 당내 반응은 차가웠다. 그가 토론을 시작하자 여당 의원들은 단체로 의석을 떠났고, 국민의힘 의원들마저 20여 명만 자리를 지켰다. 장 대표의 이러한 당내 입지는 그가 최근 단행한 인사 탓이 크다. 그가 취임한 후 발탁한 사람은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과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김민수 국민소통특위 위원장이다. 이들 세 사람은 ‘윤석열 어게인(again)’ 스피커로 통하는 인물이다. 이들은 공개적으로 비상계엄에 찬성하고 친한(한동훈)계 공격의 전면에 나서 당내 갈등을 주도하고 있다. 이호선 위원장은 지난달 한동훈 전 대표 일가와 관련된 당원게시판 사건 조사에 착수했으며, 지난 16일에는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친한계인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이란 중징계를 당 윤리위에 요청했다. 이에 대한 반발이 나오자 그는 “들이받는 소도 임자도, 돌로 쳐 죽일 것”이라는 막말까지 했다. 이 위원장은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고 ‘부정선거 음모론’을 제기해온 인물이다. 최근 임명된 장예찬 부원장도 대표적인 친윤계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공천(부산 수영)을 받았지만, 과거 있었던 막말 논란으로 공천이 취소되자 한 전 대표를 집중적으로 비난해왔다. 지난 15일에는 한 전 대표를 겨냥해 “당내 오래된 고름 같은 문제”라고 했다. 얼마 전 국민의힘 국민소통특위 위원장으로 임명된 김민수 최고위원은 초강경 ‘윤어게인’ 인사다. 그는 지난 8·22 전당대회에서 당선된 후 장 대표와 함께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하기도 했다. 장 대표의 이러한 인사에 대해 한 전 대표는 “윤 어게인 세력이 당 정체성을 더럽히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장 대표의 ‘윤 어게인 노선’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구시장 출신인 권영진(대구 달서병) 의원은 “이 노선으로는 선거 못 치른다는 말이 곧 나올 것”이라고 했고, 여상원 전 국민의힘 윤리위원장은 “정당에서 말(언로)을 막으면 히틀러 중심으로 똘똘 뭉친 나치당처럼 된다”고 했다. 당내 최다선(6선)인 주호영(대구 수성갑) 국회 부의장은 “‘윤 어게인 냄새’가 나는 그런 방식은 맞지 않다”고 평가했다. 현재 장 대표의 강경행보에 대해 당 안팎에서는 “이 상태로는 선거를 치르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6∼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민주당 40%, 국민의힘 26%로 나타났다. 대구·경북에서는 국민의힘이 여전히 우세했지만 부산·울산·경남에서는 양당(민주당 30%, 국민의힘 33%)이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 중이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최근 비대위 전환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모양이다. 장 대표가 발탁한 ‘국민의힘 스피커’들이 거침없는 극우 목소리를 내면서 당 내분이 임계점을 넘어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심충택 정치에디터 겸 논설위원

2025-12-23

일본의 핵무장론

현재 세계에서 핵을 보유한 나라는 미국과 중국, 소련, 이스라엘, 인도, 파키스탄, 북한 등을 손꼽을 수 있으나 트럼프 정부의 고관세 정책 이후 국제적 안보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핵보유국은 더 늘어날 수 있을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일본의 핵무장론이 나온 배경도 트럼프 외교 정책의 영향이 크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의 핵우산에 대한 확신이 약해지면서 일본, 독일, 폴란드, 한국 등에서 자체 핵무장론이 등장하고 있다”는 보도를 했다. 최근 일본에서는 총리 관저의 안보정책 담당 간부가 “일본도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고 밝힌데 이어 일본의 방위상도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모든 선택 사항을 배제하지 않고 논의한다”고 말해 일본의 핵 무장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특히 일본은 우라늄 농축과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능력 등 핵무기를 6개월 내 만들 수 있는 능력의 나라로 알려지면서 세계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또 일본 수상 다카이치의 발언으로 중국과 심각한 갈등을 보이는 가운데 중국의 핵무기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 일본의 핵무장론을 자극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이자 유일한 핵무기 피해국가다. 범국민적으로 핵무기에 대한 거부감이 높은 나라에 속한다. 하지만 자국 안보를 위해선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 시대적 이치다. 문제는 한국의 입장이다. 중국, 북한, 일본 등이 핵무기를 가진다고 가정할 때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할까. 궁금하다. 만약 핵 경쟁력에서 한국이 소외된다면 한국의 안보는 치명적 위험에 빠질 게 뻔한 것 아닌가. /우정구(논설위원)

2025-12-23

“단순하고 천천히”

알람 소리에 깬다. 그러나 눈을 뜨지도 않고 몸을 일으키지도 않는다. 누운 채로 양손을 양쪽 귓속에 넣어 위아래로 당긴다. 뒷목에서 어깨까지 훑듯이 마시지 한 후 발끝 마주치기 30번. 이명 치료에 좋다는 운동이다. 그렇게 하면 몇 분 후 눈이 떠진다. 일어나 주방으로 가서 제일 먼저 물을 마신다. 공복에 마시면 좋다는 게 왜 그리도 많은지 모르겠다. 들기름도 먹어 보고, 미지근한 음양수도 마시다가 최근엔 거기에 소금을 조금 타서 먹으라고 해서 아예 정수기 옆에 작은 소금통을 가져다 놓았다. 이조차도 자주 잊으니 아직 몸에 배려면 멀었다. 두유기에 콩을 계량해 넣어 버튼을 누르면 32분 후에 두유가 만들어질 거다. 그 사이 다시 방으로 가서 TV를 켜기도 한다. 아니면 냉장고에서 몇 가지 채소를 꺼내 씻고 썰고, 빵 한 조각을 에어프라이어에 넣으면 아침 식사 준비는 거의 다 된 셈이다. 그즈음 로봇청소기가 청소를 시작한다고 예고를 한 후 돌아다니기 시작하고, 나는 남편을 부른다. 은퇴하고 4년 정도 지나니 아침에 일어나서 하는 일들은 이렇게 어느 정도 정돈이 된 듯한 루틴이다. 4년 전, 은퇴 후의 삶을 꽤나 거창하게 계획했다. 버킷리스트를 만들었고, 메모해 두고 실행하려고 애썼다. 주위에도 알리고 칼럼까지도 썼다. 스스로의 다짐을 공표하여 실천력을 높이려는 얄팍한 의도였겠다. 가끔씩 메모를 체크해 보기도 하는데, 실천한 것도 많고, 변경한 것도 있고, 추가한 것도 있으나 포기한 것도 있다. 계획은 계획일 뿐이니 스스로 변명하고 위안하며 토닥인다. 인생이 목표를 정하고 아등바등 살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 성취도 좋고 만족감도 짜릿하긴 하다. 그러나 거창하지도 별스럽지도 않은 매일의 일상을 충실히 사는 것, 매일매일의 아침처럼, 아무렇지도 않은 순간순간의 평온이 진정한 행복이라는 것을 이제야 깨닫는다. 일본의 93세 할머니의 하루를 손자가 찍어 올린 유튜브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아침에 일어나 식사를 준비하고 이불 털고 점심 만들어 먹고 밭에서 일하고 피아노 연습을 하고 또 저녁을 만들어 먹고 잠자리에 드는 기노에 할머니의 하루는 마치 할머니 자신을 위한 경건한 의례 같았다. 할머니의 일상에서 감명을 받은 건 자신의 삶에 대한 최고의 예의라는 인상 때문이었다. 작년 이맘때쯤 쓴 좌우명이 생각난다. “여전히 나답게 살자.” 아마도 ‘나다운 나’에 집중하는 한 해를 살아보자고 한 다짐이었다. 매사에 열심히 살며 충실하자는 의미였을 텐데, 이제 일 년 지나 되돌아보니 글쎄다 싶다. 어떤 제안도 부탁도 거절하지 않고, 새로운 계획도 즉흥적인 약속에도 몸을 사리지 않았다. 겹친 일정을 조정하고 헤쳐 나가면서 야릇한 쾌감마저 느꼈다. 성취도 있었으나 그러다 보니 몸에 부쳤는지 난치성 이명을 얻게 되었다. 얻은 만큼 잃었다. ‘여전히 나답게’ 살았을진 몰라도 나를 위한 삶은 아니었음을 깊이 뉘우친다. “단순하고 천천히.” 내년을 위한 새로운 좌우명으로 정했다. 그렇게 일 년을 살아보자. 나의 일상을 바지런한 기노에 할머니처럼 충만하게 꽉 채울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정옥 위덕대 명예교수

2025-12-23

대구·경북 연구혁신 플랫폼 출범⋯‘2025 DG-RIX 포럼’ 첫 개최

대구·경북 지역 연구혁신을 위해 대학원과 연구기관이 힘을 합쳤다.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연구성과와 연구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2025 대구경북-지역혁신 연구성과 및 아이디어 공유확산(DG-Research Idea eXchange·DG-RIX) 포럼’이 23일 오후 경북대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은 대구·경북 지역 석·박사급 대학원생과 공공연구기관 전문연구자가 한데 모여 지역의 핵심 현안과 미래 과제를 놓고 연구 결과와 정책 아이디어를 교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지속적 융복합 연구로 이어질 수 있는 상시 협력 플랫폼 구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역에서는 연구역량을 갖춘 고급 인재들이 연구·취업 기회 부족으로 지역을 떠나는 현상이 이어져 왔다. 반면 돌봄, 정주환경, 공공정책 등 지역의 구조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급 연구 수요는 꾸준히 늘어 인력 불균형 문제가 지적돼 왔다. DG-RIX 포럼은 ‘교육–연구–진로’가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통해 우수 인재의 지역 정착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포럼의 지속 운영을 위한 ‘DG-RIX포럼 협의체’가 구성됐다. 유철균 경북연구원장, 박양호 대구정책연구원장, 이시철 경북대 대학원장, 최철영 대구대 대학원장, 이병준 영남대 대학원장이 협약서에 서명하며 대학원–연구기관 협력 기반을 공식화했다. 이어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정책 아이디어 발표와 우수 연구 포스터 시상도 진행됐다. 포럼을 주관한 최철영 대구대 대학원장은 “지역 대학원생이 자신의 연구가 지역발전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직접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이들이 지역에 정착해 지역혁신을 주도하는 핵심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DG-RIX 포럼은 지역 연구역량을 결집해 지역 맞춤형 정책 개발을 촉진하고, 대구·경북의 장기적 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12-23

조직문화와 관계 원리

조직 문화 혁신의 본질은 ‘제도‘가 아니라 ‘관계의 균형‘이다. 수많은 기업이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해 규정부터 고치고, 평가제도를 손보고, 회의 방식을 바꾼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간다. 왜일까? 조직문화는 제도가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방식에서 형성되기 때문이다. 기업 대부분은 50:50의 조직 문화로 운영된다. 회사는 급여를 지급하고, 직원은 상응한 일을 한다. 정해진 만큼만 책임진다. 이는 공정성과 안정성을 보장하지만 하지만, “제 역할이 아닙니다. 규정에 없는데요“ 등 이런 말이 자주 나온다. 50:50의 문화는 조직을 지키는 최소 조건이지, 조직을 움직이는 에너지는 아니다. 사람이 움직이는 조직에는 60:40의 온도가 있다.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조직에는 공통점이 있다. 누군가 항상 조금 더 내어주는 관계가 존재한다. 리더가 먼저 책임지고, 조직이 신뢰하며, 말 한마디에 배려가 묻어난다. 이것이 바로 60:40의 문화이고, 손해가 아니라 신뢰에 대한 선투자다. 사람은 계산보다 태도에 반응한다. 그래서 60:40의 조직에는 말이 적어도 사람이 남는다. 가령, 콩 하나를 두 조각으로 쪼개면 어느 한쪽이 작을 수 있다. 이때 내가 40, 상대가 60이 될 때 내 주위로 사람이 다가온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60:40을 적용하면 성실한 사람만 지치고, 모든 관계를 50:50으로 관리하면 조직은 냉각된다. 성숙한 조직문화는 50:50 원칙, 60:40 태도의 원리가 존재한다. 원칙과 평가는 공정하게, 소통·기회·존중은 넉넉하게 하는 것이다. 제조업 조직에서 특히 중요한 이유는 제조 현장은 말보다 관계의 체감 온도가 중요하다. 불합리한 지시는 규정이 아니라 신뢰 부족에서 반발이 나오고, 개선 제안은 제도가 아니라 ‘들어줄 사람‘이 있을 때 나온다. 현장을 바꾸고 싶다면, 먼저 현장의 관계 공기부터 바뀌어야 한다. 필자가 컨설팅 하고 있는 S사는 연초부터 긍정조직 문화를 조성하고자 ‘조직문화 개선‘ TFT를 구성하고, 제도 개선, 본사 스텝 전원이 솔선활동에 참여하는 등 많은 시도를 해왔다. 교대실, 휴게실, 운전실에 ‘디지털 S뉴스’로 회사 소식을 실시간 전하고, 경영 목표 달성을 위해 직책보임자 1인 1 프로젝트 수행으로 성과도 있었지만, 긍정 조직 현장의 온도는 미미했고 변화된 제도만 남았다. 조직 문화 혁신은 슬로건이 아니라 ‘일상의 선택‘이다. 매일 반복되는 작은 선택으로 만들어진다. 오늘 회의에서 누가 먼저 책임을 졌는가, 문제 발생 시 누구를 보호했는가, 성과보다 태도를 어떻게 평가했는가 등의 선택이 쌓여 조직문화가 된다. 조직 문화는 관리 대상이 아니라 ‘운영방식’이다. 50:50은 조직을 공정하게 유지하고, 60:40은 조직을 살아 움직이게 한다. 공정함으로 조직을 지키고, 배려로 조직을 성장시킨다. 어디서 공정해야 하고, 어떤 때 내어줄 것인가를 리더가 분명히 선택하는 것이 진정한 조직 문화의 시작이고, 공정과 배려의 균형 있는 조직문화가 좋은 기업문화로 거듭나는 것이다. /정상철 미래혁신경영연구소 대표경〮영학 박사

2025-12-23

‘이동노동자 쉼터’ 포항 오천읍·상도동 본격 운영···양덕동 쉼터도 조성 예정

포항시가 배달·대리운전 등 이동노동자의 휴식권을 보장하고 근로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추진해온 ‘이동노동자 쉼터’가 남구 오천읍과 상도동에서 각각 문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쉼터 2곳은 고용노동부 ‘노동약자 일터개선 지원사업’ 공모 선정으로 확보한 국비와 시비를 투입해 조성했다. 특히 배달·택배 기사들의 이동 동선을 고려해 주요 상권 중심지에 설치함으로써 접근성을 극대화했다. 오천읍 쉼터는 원동로 상가 밀집 지역에, 상도동 쉼터는 유동인구가 많은 쌍용사거리 인근에 있다. 각 쉼터는 115㎡(약 35평) 규모로 냉·난방 시설은 물론 소파, 테이블, 정수기, 휴대전화 충전기 등 필수 편의시설을 갖췄다. 이용 편의를 위해 신용카드나 간편결제(Pay)를 활용한 ‘비대면 인증 시스템’을 도입해 별도 사전 신청 없이 현장에서 즉시 출입이 가능하다. 이용자 안전을 위해 무인 경비 시스템과 24시간 폐쇄회로TV, 비상벨을 설치해 이용자 안전을 강화했다. 포항시는 핵심 상권에 있는 만큼 실제 이용 수요가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혹서기나 혹한기 이동노동자들의 건강권 보호에 실질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포항시는 올해 영일대 간이 쉼터를 시작으로 오천·상도·양덕 등 권역별 쉼터 조성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해왔다. 오는 30일에는 양덕동 쉼터가 문을 열면 총 4곳의 이동노동자 쉼터를 운영하게 된다. 포항시 관계자는 “플랫폼 노동자를 비롯한 노동 약자들이 존중받는 근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정책적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12-23

경북매일 AI 기반 자동기사 컬러 태깅 서비스 본격 도입

경북매일신문이 독자 중심의 뉴스 소비 환경 개선을 위해 ‘AI 기반 자동 기사 컬러 태깅 서비스’를 지난달 28일부터 정식 운영 중이다. 이번 서비스는 올해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 대상사 선정(12차례)을 계기로 추진된 프로젝트이다. AI 기술을 활용해 기사 내 핵심 정보를 시각적으로 강조하고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자들이 작성한 기사를 AI가 분석해 요약문을 생성하고, 핵심 내용을 자동으로 태그를 생성한다. 기사를 홈페이지에 게시할때는 중요 정보를 컬러 색상 또는 인터랙티브한 형태로 표시해 독자가 빠르게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긴 기사도 핵심 내용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가독성이 크게 향상되는 것이 장점이다. 통계 수치, 인용문, 주요 사건 등을 시각적으로 강조해 이해도를 높인다. 자동 태깅으로 편집 업무 부담이 줄어들고, 유해 콘텐츠 차단 기능도 추가될 예정이다. 맞춤형 정보 제공으로 이탈률을 낮추고, 기사 완독률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경북매일신문은 이번 서비스 도입으로 독자들의 홈페이지 체류 시간이 늘어나고, 콘텐츠 접근성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향후 뉴스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고, 데이터 기반 미디어 혁신 모델을 다양한 분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AI 기반 자동 기사 컬러 태깅 시스템은 사용자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반영해 알고리즘을 고도화하고, 뉴스 큐레이션 정확도를 높인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2025-12-23

포항공대 주도 블록체인 기술, UN ITU 국제 표준 채택

포항공과대학교 연구진이 주도한 블록체인 기술이 UN 국제전기통신연합(ITU-T)의 국제 표준으로 최종 승인됐다. 포항공대는 컴퓨터공학과 송황준·박찬익 교수 연구팀이 주도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정보통신공학과 정성호 교수 연구팀 등이 참여한 블록체인 기술이 현지시간 기준 지난 14일 ITU-T 국제 표준(F.751.28)으로 승인됐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표준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이 추진한 ‘데이터 경제를 위한 블록체인 기술개발 사업’의 국책 과제를 통해 도출된 핵심 성과다. 연구에는 포항공대를 중심으로 한국외대, 인천대, 한동대, 전북대, 계명대 등 6개 대학과 2개 기업이 참여해 2021년부터 공동 연구를 수행했다. 승인된 표준 F.751.28은 ‘분산 원장 기반 서비스에서의 빠른 메시지 전달 프레임워크’를 규정한다.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노드 간 합의와 블록 전파에 필요한 메시지를 기존보다 빠르고 안정적으로 처리하도록 설계된 기술로 거래 처리 속도 저하라는 블록체인의 한계를 개선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기술은 네트워크 모니터링과 합의 과정 개선 등을 통해 메시지 전달 지연을 줄여 거래 처리 속도(TPS)를 높일 수 있는 기반 기술로 평가된다. 금융과 물류, 국가 인증 시스템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활용 가능성이 크다. 국제 표준으로 채택되면 각국 기업과 기관이 관련 서비스를 개발할 때 사실상 기본 규격으로 활용된다. 연구팀은 이번 표준 채택으로 한국 기술이 글로벌 블록체인 인프라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송황준 교수는 “우리 연구진의 원천 기술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성과”라며 “블록체인 산업의 실시간 데이터 처리 문제 해결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