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사회

저출산·고령화… 30년 뒤 경북 사망자수, 출생아의 ‘6.3배’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 발표에 따르면 저출생·고령화가 심화되면서 30년 뒤 경북은 사망자 수가 출생아의 6배가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경북의 경우 2022년 출생아 수가 1만 1000명, 사망자 수가 2만 6000명으로 인구가 1만 5000명 자연 감소했다.2052년에는 경북의 출생아 수가 7000명, 사망자 수가 4만 4000명으로 인구가 3만 7000명 감소한다. 사망자 수는 출생아 수의 6.3배에 달했다. 이는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큰 격차다.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자연증가를 특정 연도 인구로 나눈 자연증가율도 경북이 2022년 -0.57%에서 2052년에는 -1.71%로 가장 큰 감소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2054년 전국 인구는 중위 추계 기준으로 전년보다 1.03% 감소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30년 뒤부터는 매해 인구가 전년보다 1% 넘게 줄어든다는 것이다.시도별로 보면 모든 지역에서 출생아 수 대비 사망자 수가 빠르게 늘면서 인구가 매해 자연 감소하는 규모가 커진다. 지금의 저출생·고령화가 이어질 경우 모든 시도에서 ‘인구 소멸’이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저출생·고령화에 유소년인구 100명당 고령인구를 의미하는 노령화 지수는 2052년 모든 시도에서 1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됐다.특히 경북(793.7명), 전남(783.3명), 전북(690.9명), 강원(659.5명) 등 10개 시도는 노령화 지수가 500명을 넘었다. 고령인구가 유소년인구의 5배에 달하는 시도가 10곳이라는 의미다.생산연령인구 100명이 부양하는 유소년·고령인구인 총부양비는 2052년 전남(127.0명), 경북(125.4명), 경남(118.9명) 등 10개 시도에서 100명을 넘어선다. 부양자보다 피부양자가 더 많아진다는 것이다.저출생 지속에 생산연령인구(15∼64세) 감소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세종을 제외한 16개 모든 시도에서 2022년 대비 2052년 생산연령인구가 줄어든다.특히 울산은 81만 명에서 41만 명으로 40만 명(49.9%) 감소해 생산연령인구가 반토막 날 것으로 예상했다. 울산은 2015년부터 조선업 침체 등의 영향으로 젊은 층 인구가 빠져나가고 있다.경남(-47.8%), 부산(-47.1%), 대구(-46.9%), 경북(-45.0%) 등 총 8개 시도에서 생산연령인구가 40% 이상 감소한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모든 시도에서 늘어난다.2052년 고령인구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전남(49.6%)과 경북(49.4%) 순으로 50%에 육박했다./단정민수습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4-06-06

양귀비꽃 한송이에도 우주의 비밀이…

생활하면서 우리는 참으로 많은 사람을 만난다. 어떤 사람은 평생을 두고 잊히지 않기도 한다. 사물과의 만남 또한 다르지 않다. 누구에겐 별 하찮은 것으로 여겨지는 물건도 다른 누구에겐 생명보다 소중한 것이 되기도 한다. 이렇듯 만남은 참으로 귀하고 소중한 일이다. 세상에 우연은 없다는 말이 있다. 이 세상에 만나지는 모든 것은 어떤 약속에 의해서 만나지는 것이지 아무 상관 없이 우연히 만나지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눈송이 하나가 땅으로 떨어질 때도 다 자신의 자리에 맞추어 떨어진다고 한다. 그저 우연히 마주쳤을 뿐이라는 말은 넓은 눈으로 볼 줄 모르기 때문이다. 세상의 이치가 이러할 진데 어떤 만남이 귀하지 않고 눈물겹지 않겠는가. “덴마크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도시 솔뱅에 갔네/ 이백십여 년 전 세워진 산타 아이네스 성당에 들어가/ 잠시 묵주기도를 드리고 마당에 나오니/ 뜨락 한쪽 양귀비꽃이 나를 환히 반겨주었네/ 내가 이곳에 도착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별빛과 안개를 털어냈을까/ 몇 광년의 바람을 온몸으로 받아냈을까/ 양귀비꽃은 나의 볼에 입을 맞추어주었네/ 은은한 감촉이 촉촉했네/ 나는 눈을 감았네/ 이 눈물겨운 만남의 신비를 어찌할까/ 사랑이여/ 잠시나마 그대와 함께 있기 위하여/ 칠십 평생이 걸렸구나”(허형만 시‘양귀비꽃’)이국땅에서 만난 가녀린 꽃 한 송이에서 시인은 이 우주의 비밀을 눈치챈다. 눈을 감을 수밖에 없는 만남의 감격이 오롯이 문장마다 전해온다. 양귀비꽃을 통해 전해지는 신의 말씀을 시인은 떨면서 받아 적는다. 양귀비 꽃잎의 촉촉한 감촉에서 꽉 짜여진 우주의 질서와 인연의 고리를 절실히 느낀다. 나를 만나는 이 순간을 위해 별빛을 털어내고 바람을 받아내며 기다려온 절실함에 어찌 눈물이 나지 않을까. 한 송이 꽃이 이러할진대 한 사람을 만나 사랑하는 일의 위대함이야말로 말해서 무엇하리. 그대를 만나기 위해 평생이 걸렸다는 시인의 고백에 내 마음도 촉촉해진다. 오늘 여기 살기 위해, 그리고 당신을 만나기 위해 우린 그 오랜 세월을 인내하며 기다려온 것이다.꽃향기로 다가왔던 오월도 한참이 지나 어느새 유월이다. 그사이 모란은 뚝뚝 떨어져 내렸고 하얀 아카시아 꽃잎도 빛을 잃었다. 만나고 헤어지고 만나고 헤어지는 날의 속도가 갈수록 빨라짐을 느낀다. 그만큼 나도 나이를 먹었나 보다. 이제 봄도 보내야 하리라. 잡는다고 잡히지 않는 것이 계절이지만 짧은 봄이 아쉽다. 곧 여름이 성큼 다가올 것이다. 꽃 한 송이가 나를 만나기 위해 피어났듯이 봄이 떠나는 것 또한 다시 만나기 위한 이별이리라. 오늘이 가고 내일이 오는 것, 꽃이 피고 지는 것, 봄이 가고 여름이 오는 것, 이 당연한 듯한 일상이 바로 기적임을 마음에 꼭꼭 적어두는 날들이 되길 바라본다. /엄다경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6-06

의자에 밴 수많은 사연들 짧고 간결한 시어로

‘진작 문 닫았지/ 우리 집 양반은 재작년에 돌아가셨어/ 췌장암 진단 받고 3개월을 못 버티고 가버렸어/ 너무 열심히 살지 마/ 몸 상해.’ - 문영숙 디카시 ‘바다식당’ 디지털 시대에 ‘디카시’의 탄생은 필연이었을까. 이 생경한 용어를 국립국어원 우리말샘에서 찾아봤다. ‘디카시’란 ‘디지털카메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을 포착하여 찍은 영상과 함께 문자로 표현한 시’이며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문학 장르로, 언어 예술이라는 기존 시의 범주를 확장하여 영상과 문자를 하나의 텍스트로 결합한 멀티 언어 예술’이라 정의하고 있다.문영숙 시인의 디카시집 ‘의자들’(도서출판 애지)이 나왔다. 여기엔 수많은 의자와 사연이 함께한다. 의자는 골목길에, 처마 아래, 다리 아래, 시장 모퉁이에서 홀로 녹슬고 쓸쓸히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과 시를 함께 놔두고 보니 의미 전달이 배가 되는 느낌이 든다. 문영숙의 사진에는 채도가 낮은 처연함이 깃들어 있다. 그 느낌은 시를 만나 확장되고 서사가 깊어진다.“평소 사진을 많이 찍어두는 편이에요. 어느 날 보니 의자 사진이 유독 많은 거예요. 그 사진을 보고 있자니 사진이 말을 거는 거 같았어요.”시인은 어린 시절 그림을 곧잘 그렸다. 시를 쓰게 되면서 굳이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지 않고 시로도 그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작년 6월부터 봉정사 아래 카페 꼬따지에서 시를 써내려 가기 시작했다. 오래된 탭북 하나 들고 한없이 고요한 풍경을 앞에 두고 ‘의자들’과 마주했다.사진작가 이재는 그의 이번 시집을 두고 “소외받는 대상들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어조로 써내려간 그녀의 잔잔한 언어와 따스한 시선은 저녁을 수긍하고 아침을 받아들이는 깨달음과 담담한 위안이 되어 우리 옆에 자리잡는다”고 평했다.의자에 앉은 이가 연상되는 시어들 사이로 생활밀착형 사진과 시가 합체돼 ‘의자들’의 삶과 세월을 노래한다. 한 가지 소재로 밀어붙이며 점층적으로 확장되다 마지막 시 ‘의자에게 의자를’로 마무리한다. 시인의 야무진 시선이 돋보인다.용어는 다소 어색하지만 ‘디카시’는 시대의 변화와 함께 새롭게 향유되는 문화가 될 것 같다. 일본의 하이쿠가 일정한 음절로 구성되어 있다면 디카시는 별다른 형식이 없다. 형식을 뛰어넘을 시인의 다음 시집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백소애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6-06

마지막 삶 정리 돕는 곳 ‘호스피스 웰다잉’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MZ세대들이 결코 이해할 수 없는 모진 세월을 경험한 어른들은 지금 세월이 태평성대라 입을 모은다. 요순시대도 부럽지 않은 이 좋은 세상을 두고 가려니 눈을 감을 수 없다지만 죽음은 그 누구에게도 거부권을 부여하지 않는다. 끼니 걱정이 해결되고 문화생활이 활발해지면서 삶의 질도 달라졌다. 그 모진 세월을 버텨 온 어른들이 이제 웰다잉을 꿈꾼다.구순 가까운 지인 어머니가 오랜 시간 혼자 통증을 버티시다 딸에게 병원에 데려가 주길 원하셨다. 결과는 간암 말기였고 이미 다른 곳으로 전이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다. 연로하신 탓에 수술도 치료도 힘든 암은 어머니의 남은 생과 함께할 수밖에 없다는 의사 소견에 딸이 그간 많이 아팠을 텐데 왜 말하지 않았냐 하니 “아프다고 하면 요양병원 보낼 거 아니냐. 코에 호스 꽂고 살기 싫다. 그냥 집에서 죽으련다.” 하신다. 그 통증을 어찌 감당하시려고…. 딸은 고심 끝에 요양병원이 아닌 호스피스병동을 찾아가 상담했다.웰다잉(well dying)이란 평온한 마음으로 삶을 정리하며 자연스러운 죽음을 맞이하는 행위를 말한다. 말기 암 환자가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포기하고 자연적 죽음을 받아들여야 만 갈 수 있는 호스피스병동은 삶의 마지막 단계에 있는 환자와 그 가족에게 치유와 위로를 제공한다. 전문적인 팀이 포괄적인 의료, 정서적, 영적 지원을 제공하는 시설을 갖추고 환우(患友)의 증상관리, 통증완화, 생활의 질 향상으로 고통 없이 존엄을 지키며 삶을 마무리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우리지역에는 포항성모병원과 포항의료원에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가 있다.포항성모병원 호스피스병동에 봉사자로 있는 임정자님은 봉사 당번인 월요일은 왠지 모를 뭉클함으로 늘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녀는 웰다잉에 대한 관심으로 호스피스 교육을 받다가 봉사를 하게 되었다. 봉사를 하기 전에는 호스피스병동은 그저 말기 암 환자가 죽음을 기다리는 곳이라고만 인지했지만 통증완화 프로그램으로 마지막 시간까지 삶의 질을 높이며, 살면서 맺힌 응어리와 불편했던 가족관계 등등을 풀고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란 걸 알았다.환우들은 그녀의 정성스런 발마사지에도 통증이 잦아드는 듯 편안히 잠이 들고, 가톨릭 신자인 그녀가 성가를 조용히 불러주면 믿음에 구애됨 없이 힘없는 팔로 엄지 척을 하며 한 번 더 불러달라고 검지를 펼칠 때 뭉클함이 인다고 했다. 연명치료를 권하는 부모님을 설득해 스스로 호스피스병동을 찾았던 환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정말 고마웠어요. 정말 행복했어요. 제가 먼저 하늘나라 가서 정말 멋있는 찻집과 맛집을 알아놓고 기다릴게요. 뒤에 오시면 마중 나올 테니 거기서 만나요.”라고 말한 다음날 평안한 모습으로 눈을 감은 그 환우를 보며 어떤 봉사보다도 충만한 행복을 주는 호스피스병동 봉사는 이미 그녀에게 중독을 안겼다.6월 20~21일에 포항성모병원 호스피스 신규 자원봉사자 모집 및 교육이 있다. 호스피스 완화의료에 관심이 있거나 자원봉사를 희망하는 분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교육비는 교재포함 3만원이다.엄마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차마 전할 수 없다며 지인은 울먹인다. 죽음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두려운 일이며 연명치료를 포기하는 것은 더 힘들다. 어머니를 모시고 가면 웰다잉의 첫 단추인 죽음에 대한 인지부터 수녀님이 함께 도와주신다하니 호스피스병동에서 평온한 마음으로 삶을 정리하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박귀상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6-06

경북 어디서나 차량 위에서 배우는 응급안전교육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가 6월까지 현대자동차그룹과 ‘기프트카 하트비트 캠페인, 찾아가는 응급 안전교육’을 실시한다.아 캠페인은 현대자동차그룹이 후원하는 안전교육 기프트카(gift-car)를 통해 대한적십자사 응급처치교육 강사가 국민들을 직접 찾아가 안전지식을 보급하는 활동이다.일반 신청자를 대상으로 한 ‘찾아가는 안전교육’과 도서·산간 지역의 초중고 학생·교사를 대상으로 한 ‘지방학교 방문교육’으로 나눠 열린다.참가자들은 심폐소생술(CPR), 자동심장충격기 사용법 등을 익히며, 기도 폐쇄 응급처치와 외상 응급처치 중 한 가지를 추가로 배울 수 있다. 경북적십자는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총 56회, 334명이 교육에 참여했다고 밝혔다.교육에 참여한 김민승(34)씨는 “평소 친구들과 함께 응급처치 교육을 배우고 싶었는데 직접 찾아와 주셔서 감사하다”며 “위급 상황이 생기면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소감을 전했다.김승희 경북적십자사 응급처치교육 담당자는 “기프트카 하트비트 캠페인을 통해 안전교육 접근성이 떨어졌던 지역과 기관에 응급처치교육을 보급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캠페인 기간 동안 도내 안전문화 확산을 위해 경북 곳곳 도민들 속으로 들어가 도민과 함께하는 적십자가 되겠다”고 말했다.한편, 찾아가는 안전교육 ‘기프트카 하트비트’ 캠페인은 가족, 친구, 직장 동료 등으로 구성된 2~4인의 소그룹을 대상으로 대한적십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도민 누구나 신청 가능하며 자세한 사항은 경북적십자사 RCY본부로 문의하면 된다./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06-06

대구참여연대 “달서구의회 음주 해외연수 규탄한다"

대구참여연대가 5일 성명서를 통해 최근 불거진 달서구의회의 음주, 쇼핑 해외연수를 규탄하고 나섰다.이들은 지난 달 달서구 의원들이 호주와 뉴질랜드로 떠난 해외연수 과정에서 음주 물의와 일정에도 없었던 외유성 쇼핑을 한 사실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참여연대는 “최근 달서구 의원 4∼5명이 출국 당일 인천공항으로 가는 고속도로 휴게소와 버스에서도 음주를 해 모 의원은 저혈압으로 항공기에서 실신하기도 했다는 사실이 일부 언론을 통해 드러났다”며 “당시 의원들이 사비로 모은 경비 대부분을 술값으로 쓰는 등 의원들 사이에서 설전이 벌어졌다”고 말했다.또한 “일정에도 없고 여행사와 계약되지도 않았던 쇼핑센터 4곳을 방문했고, 공무국외출장 계획서에 있는 방문 기관 16곳 중 3곳만 방문해 사진만 찍고 왔다”면서 “계획한 목적지의 1/5밖에 가지 못했다”고 덧붙였다.이에 참여연대는 “의원들 스스로 기초의회 무용론과 외유성 출장에 대한 논란을 자초했다”고 비판했다.이어 ‘달서구 의회 의원 윤리강령 및 윤리실천규범 조례’에 따라 “즉시 윤리특별위원회를 개최해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음주 문제를 일으킨 의원들을 징계해야 한다”며 “출장계획서에 적시된 내용과 심의위원회가 주문한 내용과 달리 진행된 부분에 쓰인 경비는 즉각 환수하라”고 촉구했다.아울러 “시민을 위해 일해야 할 의원이 혈세로 이런 행위를 한 것은 용서하기 어렵다”면서 “의원 출장에 대한 사전 통제와 사후 검증을 더욱 강화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안병욱기자 eric4004@kbmaeil.com

2024-06-05

분리 43년만에 다시 하나로… 특별법 국회 통과 등 ‘산 넘어 산’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대구시와 경북도가 통합되면 1981년 대구시가 광역시로 승격하면서 경북과 분리된 지 43년 만에 다시 하나로 합쳐지는 것이다.앞서 홍 시장은 “인구가 국력인 세상에서 대구와 경북이 각자 발전하는 것 보다 인구 500만의 광역시를 만드는게 유리하다”면서 기존 통합 반대에서 찬성으로 돌아섰다. 그러자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이 지사는 바로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당장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어 추진하겠다”고 받으면서 이날 통합을 위한 특별법 제정까지 논의 됐다.하지만 일각에서는 대구와 경북의 통합으로 500만 이상의 인구를 가진 거대 도시가 된다해도 지방 소멸을 막고 지역 경쟁력을 높이는데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당장 경북만 해도 의성·청송·영양·봉화 등이 인구감소에 따라 지자체가 유지할지가 의문이기 때문이다. 통합 대구시를 어떻게 발전시키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구와 경북의 젊은이들이 서울 등 수도권으로 가지 않고 지역에 거주하면서 생활하도록 하는 방안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인구감소와 지방소멸의 문제는 경북만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나라 지방이 겪는 공통적인 문제로, 이는 청년실업, 경제 위기 등으로 출산율이 감소하고 수도권 중심으로 정치, 경제, 사회 시스템이 집중됐기 때문이다.또한, 안동을 비롯한 낙후된 경북 북부지역 주민들의 반대도 심각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지난 2021년 대구와 경북의 통합이 논의됐을 당시 안동시는 극렬히 반대했다. 2008년 경북도청이 안동시로 이전하면서 그동안 낙후됐던 경북북부지역이 도청 이전 효과로 발전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대구와 경북의 통합은 이런 기대에 역행하는 정책이기 때문이다.일부 전문가들은 대구와 경북이 통합해 자치분권, 균형발전,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주장에도 설득력이 없다고 주장한다. 자치분권의 문제는 중앙집권적인 권한과 재정이 지방으로 이양돼야 가능하다. 대구·경북의 균형발전 문제는 경북도 장기종합발전계획에 맞춰 진행되고 있다. 통합하면 글로벌경쟁력을 확보한다고 하는데 합쳐봐야 인구 500만에 지나지 않는다. 인구 500만으로 국토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수도권에 대항하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 현재와 같은 시스템에서는 인구는 지속적으로 줄어들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일각에서는 대구시와 경북도 통합 논의를 할 것이 아니라 시·도 광역자치단체를 없애고 생활권 시·군 통합이나 시·군 자치단체에 직접 중앙 정부의 예산을 줘 시·군을 활성화하는 방안이 지방소멸 시대에 더 맞는 정책이라고 주장한다.이런 의견에도 불구하고 대구와 경북은 통합의 기본 방향으로 △대구·경북 합의안에 기초한 통합 추진 △정부 차원의 지원방안 마련 등을 제시하면서 통합 논의를 수면위로 올렸고, 현재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정부는 대구·경북 통합이 행정체제 개편의 선도사례가 될 수 있도록 통합의 직·간접적 비용 지원 및 행·재정적 특례 부여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향후 정부는 대구·경북의 합의안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범정부 통합지원단’을 구성해 정부 차원의 ‘대구·경북 통합 지원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06-04

‘영일만 석유 검증’ 美 액트지오측 방한

포항 영일만 일대 최대 140억 배럴 규모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을 제기한 미국 액트지오(Act-Geo)의 비토르 아브레우(Vitor Abreu) 박사가 5일 한국을 찾는다.윤석열 대통령은 3일 취임 후 첫 국정 브리핑에서 영일만 일대 대량의 석유·가스전 매장 가능성을 발표했다.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와 석유공사는 심해 기술평가 전문기업인 미국의 액트지오로부터 지난해 2월부터 연말까지 관련 자료 분석을 의뢰했다.하지만 온라인을 중심으로 액트지오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액트지오의 홈페이지는 접속할 수 없는데다 SNS를 통해 연결된 액트지오 본사의 미국 주소가 텍사스 휴스턴의 한 가정집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다.이에 석유공사는 ‘액트지오 관련 사실 확인’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내고 아브레우 박사의 경력 등에 관해 설명했다.먼저 아브레우 박사의 액트지오 재직 여부에 대해서는 “아브레우 박사는 액트지오의 소유주이며 대외적으로는 고문, 컨설턴트로 활동 중”이라고 전했다.또 아브레우 박사가 미국 뉴욕 거래소에 상장된 석유·가스 업체 엑손모빌에서 지질 그룹장을 지내면서 심해광구 평가를 주도한 30년 경력의 전문가이며, 미국 퇴적학회장을 역임했다고 강조했다.일각에서는 액트지오의 기술 역량 등 전문성을 둘러싼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이와 관련해 석유공사는 액트지오가 지난 2016년 설립된 이래 가이아나, 볼리비아, 브라질, 미얀마, 카자흐스탄 등에서 다수의 주요 프로젝트 평가를 수행한 점을 들어 전문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비즈니스 미디어 플랫폼 링크드인에 등록된 액트지오의 직원 규모가 소규모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해당 회사는 다양한 경력의 전문가들이 아브레우 박사를 중심으로 프로젝트 단위로 협업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액트지오는 탐사 해석 및 평가가 주된 업무이지만 인력 양성도 병행하고 있다”며 “‘ACT’(액트)가 ‘아브레우 컨설팅 트레이닝’의 약자이기 때문에 설립 목적에는 컨설팅 업무 외 인력 양성도 포함된다”고 밝혔다./단정민수습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4-06-04

대구 수성시장역 비둘기 배설물 민원 해소

대구교통공사가 대구도시철도 3호선 수성시장역 승강장에 빗발치던 비둘기 관련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수성시장역의 천장 전체를 그물망으로 덮는 등 이용객들의 불편을 해소시켜 눈길을 끌고 있다.4일 대구교통공사(이하 공사)에 따르면 지난 해 7월 비둘기 배설물로 인해 시민들의 불편과 민원이 많았던 수성시장역의 천장 전체를 그물망으로 덮는 공사를 시행해 비둘기의 접근을 원천 차단했다. 비둘기 차단망이 설치되기 전 수성시장역은 비둘기 배설물로 인해 역사를 이용하는 승객과 청소를 하는 직원이 많은 불편을 겪었다.당시 수십 마리의 비둘기가 천장 주위에 서식하면서 역사 내부 곳곳에 배설물을 흩뿌려 놓아 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이용객들이 악취에 시달리는 등 민원이 많았다.이에 공사는 고질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승강장 천장 전체를 그물망으로 덮어 비둘기의 접근을 원천 차단했고 그물망을 설치한지 1년이 지난 현재 수성시장역에서는 더 이상 비둘기 배설물로 인한 피해나 민원은 전혀 발생하지 않고 있다.이는 서울이나 부산 등 타도시에서도 비둘기 배설물로 인한 피해나 민원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에서 공사의 비둘기 차단망 설치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됐다. 공사는 이러한 효과를 바탕으로 올해 비둘기 배설물로 인한 피해가 많은 지상 역사 한두 곳을 선정해 비둘기 차단망을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지난해 비둘기떼로 인해 피해 신고가 접수된 곳은 수성시장역을 포함해 대봉교역, 공단역, 건들바위역, 수성못역 등 도시철도 3호선 역사마다 비슷한 민원이 접수된 바 있다.공사 김기혁 사장은 “공사는 시민들께서 좀 더 쾌적한 환경에서 도시철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항상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시민들의 불편과 애로사항을 더욱 경청하고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고 했다./안병욱기자 eric4004@kbmaeil.com

2024-06-04

신생아 불법 입양… 숨지자 밭에 암매장

대구에서 오픈채팅방을 통해 신생아를 불법 입양 후 방치해 숨지게 한 남녀가 구속됐다. 또 이들은 경기도 자택에서 숨진 여자 아이의 시신을 인근 친척 집 근처 밭에 암매장까지 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4일 대구 동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는 아동학대치사, 사체유기 혐의로 20대 A씨와 30대 여성 B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2월 24일 오픈채팅방을 통해 여아를 불법 입양하고 제대로 돌보지 않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이들은 거주지인 경기도 동두천시 자택에서 여아가 숨지자 시신을 포천시에 있는 친척 집 인근 밭에다 암매장한 혐의도 받고 있다.경찰은 숨진 여아가 불법 입양되고 2주 안에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경찰 조사 결과, 동거 관계인 두 사람은 여아를 양육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이 없었지만 “아이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불법 입양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또 여아의 건강 상태가 나빠졌지만, 불법 입양 사실이 들통날까 봐 병원에도 데려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이들은 경찰 수사를 받게 되자 범행을 부인하다가 통신 기록 등 증거 자료 등을 내밀자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미혼모인 여아의 모친은 양육할 여건이 안 되자 산부인과에서 퇴원한 날 여아를 불법 입양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경찰은 아동복지법상 유기, 방임 혐의를 적용해 모친에 대한 수사를 별도로 진행 중이다.현재까지 금전 거래 정황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범행은 행정 당국이 경찰에 단서를 제공하고 경찰이 끈질긴 수사를 진행하면서 전모가 드러나게 됐다.대구 동구는 출생 신고된 여아의 ‘정기예방접종’ 기록 등이 확인되지 않자 지난 1월 31일 경찰에 수사 의뢰했고 경찰은 증거 확보를 위해 수십차례 통신, 계좌 등의 압수수색에 나서는 등 100여일간 집중 수사를 벌였다.동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는 이 사건을 해결해 경찰청 출생 미신고 아동 수사 개별 사건 공동 1위를 수상하기도 했다.동부경찰서 관계자는 “앞으로도 음지에서 아이를 불법 입양하는 사례에 대해 엄정히 수사할 계획”이라며 “이러한 사례가 재차 발생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다./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4-06-04

수능 6월 모의평가, 영어 어려웠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4일 전국 2114곳 고등학교와 지정학원 502곳에서 치러졌다.이번 모의평가는 국어와 수학은 다소 쉬워졌지만, 영어는 어렵게 출제됐다는 분석이다.앞으로 9월 모의평가를 거쳐 난이도 조정이 있겠지만, 올해 수능도 지난해 수능처럼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준비해야 한다.올해 수능은 킬러문항이 배제됐지만, 여전히 쉽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수험생은 다양한 종류의 문제풀이를 통해 실전대비 문제풀이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수험생은 이번 평가를 통해 취약한 영역에 대비하고 EBS 연계교재 방식 변화, 문항 형태나 보기 형태가 변한 신유형, 변별력 있는 문항의 순서 배치 변화 등을 파악해 수능 학습전략을 세워야 한다.올 입시부터 자연계열에 지원 시 사회과목 선택을 허용하는 대학이 늘면서 이번 평가에서 처음으로 과학탐구 지원자가 사회탐구 지원자를 추월하면서 올 수시모집에서 의대는 최저 맞추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송원학원 차상로 진학실장은 “지난해 수능에서 재학생과 졸업생간 점수 차이가 줄었지만, 올해는 의대 증원, 무전공 확대 등으로 예전보다 상위권 졸업생의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며 “변별력 있는 문제들이 여전히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

2024-06-04

대구행복진흥원, 시설 거주인 기초연금 누락

대구의 한 시민단체가 대구시에게 노인 기초연금을 누락해 뒤늦게 지급한 대구행복진흥원 관계자에 대한 징계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4일 우리복지시민연합은 보도자료를 통해 “대구행복진흥원 산하 보석마을·희망마을이 65세 이상 거주인의 기초연금을 신청하지 않아 3500만원의 미지급금이 발생했고 이를 뒤늦게 지급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이들은 “대구시가 운영하는 노숙인 요양시설인 보석마을과 노숙인 재활시설인 희망마을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른 보장시설로 생계비는 개인에게 지급되지 않고 해당 시설로 지급돼 기본적인 생활을 지원하는 방식이어서 보장시설 입소인 대부분은 국민기초생활 수급자”라며 “그런데 이 두 시설에서 일정한 소득없이 거주중인 노인을 대상으로 지급되는 기초연금 신청을 누락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지난 2014년 처음 도입된 기초연금제도는 65세 이상 일정 소득 이하인 노인에게 지급하는 공적제도로, 올해는 단독가구 33만4000원, 부부가구에 53만5000원이 지급된다.하지만, 보석마을·희망마을 시설장이 이 기초연금을 신청하지 않아 보석마을 6명(총 3069만6780원), 희망마을 4명(총 433만6380원)으로 총 3500만원 정도가 누락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이로 인해 해당 시설에 거주중인 10명이 일정 기간 동안 기초연금을 받지 못했다.문제가 불거지자 보석마을·희망마을은 최근 관내 매점과 자판기 수입금으로 일단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우리복지시민연합 관계자는 “사회복지시설에서의 기초연금 신청은 거주인의 생활과 생존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놓쳐서는 안 되는 기본적인 업무”라며 “대구시는 기초연금 누락 경위 등 일련의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 관련자들에게 책임을 묻고 징계할 것과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이에 대구행복진흥원 서승엽 사회복지실장은 “기초연금 신청이 누락된 사실을 뒤늦게 발견해 피해자 보상을 급선무로 생각하고 자체 사용가능한 금액으로 먼저 보상했다”며 “책임자 징계 등 향후 조치에 대해서는 법률 자문 의뢰 등을 통해 진행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안병욱기자 eric4004@kbmaeil.com

2024-06-04

수도권으로 향하는 대구·경북 청년들

대구·경북 지역의 청년들이 수도권(서울·경기·인천)으로 몰리고 있다. 고령화와 청년 인구의 감소로 그들의 삶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더 나은 삶을 위한 교육과 양질의 일자리가 있는 수도권은 매력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로 인한 청년 1인 가구의 증가와 취업 실패,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그들의 삶의 만족도는 전반적으로 낮게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청년들의 수도권행은 멈추지 않고 있다.국가통계포털자료(2023)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최근 10년간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향한 20대 청년은 60만 명에 달했다. 이는 2015년 이후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임금, 고용률, 경제성장률에서 격차가 커지면서 지역을 떠나는 청년들의 수도권행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여기에 대학 진학, 문화와 의료서비스까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대구와 경북에서도 지난해에 1만4000여 명의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 수도권으로 향했다. 이 때문에 인구의 순 유출까지 일어나고 있는 실정이다.청년들이 수도권행을 택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양질의 일자리 문제이다. 대구·경북은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건업과 사회복지 분야, 교육서비스업에 일자리가 몰려 있다. 반면 수도권의 지난해 상반기 청년 취업자를 보면 정보통신과 전문 과학기술 및 기술 서비스 등의 고임금 일자리에 취업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지난 4월, 동북지방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구·경북의 청년 인구가 점점 감소되고 있는 가운데 청년 취업자의 임금이 300만 원 이상인 비율과 상용근로자의 비중이 수도권에 비해 각각 13.1%와 3.4% 낮았다.자원이 수도권에 몰려 있고 지역의 열악한 상황은 자연히 일자리 만족도도 낮게 한다. 이런 여러 가지 상황들은 지역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기 어렵게 하고 덩달아 지역의 산업은 인력 부족을 겪으며 경쟁력 또한 약화되고 있다.청년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 계속 머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정부나 각 지자체들도 고민하고 있는 문제이다. 이를 위한 글로컬 대학 지정과 대학생들의 취업·창업을 지원하기 위한 여러 청년 지원 사업들이 있다. 그중 청년 마을을 들 수 있다.청년 마을은 일정 기간 지역에 머물면서 지역 탐색, 일거리 실험, 지역사회 관계 맺기 등을 통해 청년들이 지역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다.전국의 39개 청년 마을 중 경북에는 8개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가 조성되어 있다. 가자미 마을(경주)을 시작으로, 뚜벅이 마을(영덕), 취하리(영천), 생텀 마을(예천), 달빛탐사대(문경), 뮤즈타운(고령), 로컽 러닝랩(의성), 054마을(상주)이 지역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경주 감포의 가자미 마을은 서울 사는 청년에게도 새로운 일을 도전하기 위한 곳으로 인기다.경주가 고향인 청년들도 서울행을 포기하고 고향 근처인 감포의 가자미 마을에 남았는데 “고향을 떠나지 않고 일할 수 있어 기쁘다”며 만족해했다. 가자미 마을은 지역살이를 통해 10여 명의 청년들이 창업을 하거나 취직하는 성과도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로 지역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꼽는다.청년들이 지역을 떠나는 문제가 화두인데 이처럼 지역과 도시의 협업을 통해 청년들이 머물 수 있는 곳이 된다면 삶의 만족도 또한 올라가지 않을까./허명화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6-04

공암창벽을 거닐다

풍벽의 경치가 보기 좋다 해서 가보기로 했다. 청도 운문면 공암리 복지회관 주차장이 출발점이다. 포항에서 청도로 가는 길을 검색하니, 건천까지 산업도로를 달려 산내를 지나서 가는 길이다. 날씨가 화창하고 다니는 차량이 한적한 곳이라 자전거 동호회가 오르막길을 힘차게 오른다. 달리는 자전거에서 보는 풍경이 사람들을 이 길로 오게 만든다.공암리에 다다르니 운문댐이 만든 호수가 펼쳐진다. 운문호는 1996년 4월 13일 태어났다. 그때 청도군 운문면 일대의 일곱 개 행정 구역이 수몰되었다. 호수는 운문의 많은 마을과 길들을 삼켰지만, 그 물가에는 새로운 길도 생겨났다. 운문호반 에코 트레일이다. 출발은 청도에서 경주로 가는 길목인 운문면 공암리다.공암풍벽이라는 멋진 이름의 풍경이 우리를 기다린다. 공암(孔巖)은 구멍 난 바위라는 뜻이다. 청도 구룡산에서부터 흘러온 산자락 끝에 예부터 용의 머리라 불려 온 반월형의 절벽이 있는데 그 용의 정수리에 공암이 있다. 가을날의 절벽을 단풍나무가 벽을 이룬다하여 ‘풍벽(楓碧)’이라 하고 여름날의 절벽을 푸른 벽이라 하여 ‘창벽(蒼壁)’이라 하는데 특히 공암풍벽은 청도 8경 중 하나이자 운문의 승경으로 손꼽힌다.6월 여름에 들어서는 지금은 창벽이 볼거리이다.운문호반 에코트레일은 어느 계절에도 최고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공암리 마을 안으로 들어서면 마을회관 앞에 트레일을 알리는 안내판이 섰다. 약 2㎞ 거리로 유유자적 걸으면 왕복 2시간 정도 걸린다. 거연정(居然亭)이 첫 여정이다. 물소리 새소리 가득한 정자에 이끌려 가까이 가서 살펴보았다. 건물 앞에 설명을 읽어본다.윤병일은 1898년 청도군 운문면 공암리 735번지에서 출생하여 1974년 사망하였다. 1924년 1월 중국 북경에서 조직된 다물단(多勿團)에 가입하고, 군자금을 제공하는 등 독립운동을 전개하였다. 나라를 위해 많은 일을 하신 분이 머무른 자리다. 복원한 건물이라 번듯한 모습에 화장실과 해충기피제도 뿌리고 가라고 마련해뒀다. 돌아오는 길에 먼지도 이곳에서 제거하고 가면 된다.길을 따라 걸으니 뽕나무 열매가 바닥에 가득 떨어져 길이 보랏빛이다. 인동초의 달콤한 향기가 바람결에 실려 왔다. 봄에 왔으면 벚꽃이 환했을 꽃자리에 버찌가 익어간다.인가가 더 이상 보이지 않을 즈음 운문호의 가장자리를 따라 야자 데크로 이어진다. 군락지라고 해도 될 만큼 박쥐나무가 양옆에 가득하다. 잎 아래 노란 꽃이 잔뜩 폈다. 데크에 새끼손톱보다 작은 꽃이 떨어져서 자세히 보니 고욤나무의 꽃 같다. 참나무까지 보태서 길이 숲속을 걷는 것처럼 그늘이라 여름에도 걷기에 시원하다.첫 번째 전망데크에서 경치를 감상했다. 공암풍벽이 호수에 엎드렸다. 어떤 이는 용의 머리를 닮았다 하고, 아이들은 KTX의 앞머리 같다고 했다. 호수 건너편에 작은 섬이 있고 나무 한 그루가 호수에 발목을 담그고 섰다.다시 두 번째 전망데크에 다다르면 낙석을 주의하라는 석벽에 ‘풍호대(風乎臺)’ 글씨가 뚜렷하다. 좌측에 시문(詩文)이 있으나 흐리다. 백운거사의 흔적이다. 이어지는 숲길을 걷다 보면 세 번째 데크인 직벽전망대가 나온다. 다시 숲길을 따라 걸어가면 코스 종착지이자 반환점인 공암풍벽 휴게데크에 닿는다. 바닥까지 뚫려 있다는 공암이 까맣게 입을 벌리고 있다.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길이라서 오르는 내내 우리 일행뿐이다. 내려오는 길에 옷을 맞춰 입은 부부, 또 몇 걸음 가니 한 팀이 막 길에 들어선다. 붐비지 않아 좋지만 좀 더 많은 사람에게 좋은 경치를 나눠주고 싶은 맘이다./김순희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6-04

날아다니는 고릴라 보러 갈래요?

거대한 고릴라가 슈퍼맨처럼 하늘을 날고 있다. 아이는 1학년 때 담임선생님께서 아침마다 읽어주던 동화책 속 주인공이라고 했다. 기억의 색은 저마다 개인의 경험이 덧붙여져 달라진다. 어른이 되어서 접한 내겐 앤서니 브라운이라는 작가가 그려낸 고릴라 그림이지만 아이는 선생님과의 추억이 함께 더해져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지난 3월 26일을 시작으로 한국수력원자력 경주 에너지팜(본사 홍보관)에서 ‘앤서니 브라운의 행복극장전’이 열리고 있다. 기존 타 지역 전시와는 다르게 입장료가 무료다. 일요일과 공휴일을 피한다면 언제든 관람이 가능하다. 1976년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앤서니 브라운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그림책 작가다. 1983년 ‘고릴라’와 1992년 ‘동물원’은 케이트그린어웨이상을 비롯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받은 바 있다.입구를 들어서자 거대한 고릴라 한 마리가 공중을 비행하고 있다. 고릴라는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에 변신을 거듭한다. 벽면 가득 채워진 거대한 그림들 속을 걷고 있자니 마치 동화책 속 주인공이 된 기분이 들었다. 전시장에서는 100여 점의 일러스트와 함께 국내 작가와의 협업을 통해 만든 영상과 미디어 아트를 볼 수 있다.또한 이번 전시엔 특별히 작가가 한국의 강원도 횡성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려낸 ‘숨바꼭질’도 만날 수 있다. 가이드라인을 침범하지 않는 선에서 자유롭게 사진 촬영이 가능해 중간 중간 대형작품들을 포토존 삼아 촬영하며 감상에 들어갔다. 한번 방문으로는 아쉬울 만큼 귀엽고 사랑스러운 그림들이 많다.얼핏 그림 같으나 수많은 작은 사진들로 이루어진 고릴라 이미지부터 유명 명화 속 주인공까지 고릴라의 역할은 변화무쌍하다. 얀 반 아이크의 ‘아르놀피니의 약혼’은 뭉크의 절규와 만나 근엄하기만 하던 약혼식이 귀여운 악몽이 되어버렸다. 명화를 패러디 한 작품들은 ‘미술관에 간 윌리’에 등장하는 이미지들로 어렵게 느껴지는 서양미술사를 아이들이 편하게 접할 수 있게 도와준다.전시장 끝 즈음엔 아이들에게 잘 맞는 책상과 의자, 종이, 채색 도구가 구비되어 있다. 앤서니 브라운의 세이프 게임이란 코너로 무료로 체험 가능하다. 아이도 어른도 모두 행복해지는 전시였다. 그림 동화책을 기반으로 한 전시다보니 관람 전 책을 읽고 가는 쪽을 추천한다. 전시는 오는 9월 30일까지 이어진다. /박선유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6-04

경북 기동순찰대 ‘도민의 평온한 일상 지킴이’로 자리매김

경북경찰청 기동순찰대가 도민의 평온한 일상 지킴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동순찰대는 지난해 신림역 칼부림,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 등 이상동기범죄가 연이어 발생, 강력범죄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이 높아짐에 따라 강력범죄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출범했다.경북경찰청은 지난 2월 26일 기동순찰대를 출범시켰다. 지역적 특성과 권역별 범죄발생 등을 반영해 서부권(구미) 8개팀(56명)과 동부권(포항남부) 5개팀(36명)으로 조직 4일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기동순찰대는 현재까지 중요 수배자 345건, 형사범 165건 검거, 기초질서위반행위 1055건 단속 등의 실질적 범죄예방 성과를 거두고 있다.또한, 도보 순찰이라는 특성을 살려 주민들과 자연스러운 교감을 통해 여론을 수렴해 반영하는 등 주민친화적 순찰활동을 펼치고 있다. 각종 행사·축제장 지원활동 등으로 가시적 예방효과를 높이는 등 활동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이와 같은 신설조직의 활동 노력을 통해 같은 기간 112출동신고가 4.3%, 5대 범죄가 10.7% 감소하는 등 범죄예방 효과와 더불어 현장의 치안부담도 일부 완화됐다.실제로 최근 상주에서 농산물 절도 예방순찰 중 마을 주택 내 텃밭에서 다량의 양귀비(523주)를 발견해 피의자를 검거했다. 또한, 지난 4월 포항에서 몸에 신나를 뿌린 채 라이터를 들고 있는 여성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신속히 출동해 설득한 사례도 있다. 이 밖에도 지난 3월 구미 진평동 일대 원룸 밀집단지 순찰 중 다건의 수배차량을 발견, 3일 간 잠복을 통해 검거했다.김철문 청장은 “앞으로도 도민의 입장에서 도민을 우선 생각하며 ‘평온한 일상 지키기’에 초점을 두고 경찰활동을 펼치며, 안전한 경북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06-04

경북경찰청 ‘우리 아이 안아-줌 계획’ 추진

경북경찰청이 아동의 안전을 높이고 학대를 예방하기 위해 ‘우리 아이 안아-줌 계획’을 추진한다.이 계획은 지난 4월 15일부터 30일까지 도민 248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등을 통해 확인된 아동학대 예방 의견을 반영해 수립한 아동학대 예방 방안이다.특히, 경찰은 최근 아동안전의 문제를 저출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인식·대응하고 있는 것에 귀결해 설문조사 외에도 아동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빅데이터·AI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분석해 계획안을 수립했다.주요 추진사항은 △아동학대 범죄에 대해 적극적인 가·피해자 분리 및 임시조치 △학대 피해아동 선제적 발굴을 위한 지자체 아동학대전담공무원 등 유관기관간 합동 가정방문△구속 등 엄정 대응과 함께 학대우려 아동 모니터링 강화 등 재발 방지 등 아동학대 범죄에 대한 공동 대응 강화 등이다.또한 학대 피해아동 조기 발견을 위한 유관기관 합동점검을 단편적인 점검이 아닌 고위험군 아동 등에 대해 테마별·시기별로 교육부·복지부·지자체 등과 합동점검을 실시한다. 그 결과를 재점검해 피해아동 조기 발견해 보호·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여기에 학대 피해아동의 신속한 피해회복을 위해 유관기관간 사례회의를 활성화해 가정환경을 개선하고 가해자 교정 등으로 재범을 방지해 나간다. 또한 아동의 안전과 학대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신고 활성화를 위한 다각적 홍보 활동도 전개할 예정이다.김철문 청장은 “아동의 안전을 높이고 학대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회공동체 각자의 역할과 협조가 중요하다”며 “아동안전 정책을 내실 있게 추진하고 지자체·유관기관 등 지역사회와 협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06-04

포항 지층은 ‘신생대 3기’… 바다생물 다량 퇴적 ‘석유 생성’ 최적 여건 갖춰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가스가 매장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포항 일대 지층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포항 지역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신생대 3기(6500만년- 200만년전) 지층을 가지고 있다. 신생대 3기는 세계적으로 석유가 매장·생산되는 지층으로, 세계적인 석유 산유국인 사우디와 이란, 쿠웨이트, 이라크 등의 지층이기도 하다. 포항 일대는 신생대 제3기 마이오세(2300만∼600만년전) 때 한반도와 일본 사이 동해가 생겨나면서 얕은 바다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때 유기물과 조개류 등 바다생물들이 많이 퇴적됐다는 것. 때문에 학계나 관련 업계는 포항지역에 천연가스나 석유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지난 1975년 남구 상대동 주택가 땅속에서는 1드럼(200ℓ) 분량의 석유가 발견됐고 1988년 흥해읍 성곡리 주택 마당에서는 소량의 천연가스가 나왔다.2017년 3월 남구 대잠동 철길숲 공원 조성지에서는 지하수 개발을 위해 지하 200m까지 관정을 파던 도중 땅속에서 나온 천연가스 때문에 굴착기에 불이 붙었다. 이 불은 7년이 지난 현재까지 타오르고 있지만 추정 매장량은 2.258 bcf(10억 입방 피트)로 ‘경제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매장량은 포항시민이 한달간 사용할 수준에 불과하다. 2020년도 북구 득량동 철길숲 시민광장 조성 예정지서도 천연가스 매장지가 추가로 발견됐으나 매장량은 소량이었다.포항시 관계자는 “포항 앞바다에 석유와 가스가 많이 매장돼 있다면 무척 반길 일”이라면서도 “경제성 여부는 앞으로 풀어 나가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구경모기자

2024-06-03

“석유·가스 매장설, 구체적 언급은 시기상조”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포항 영일만 앞바다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에 대해 3일 지역 학계에서는 “구체적 언급은 시기상조”라며 매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지역의 한 자연과학대 교수는 “오늘 오전에 갑자기 석유·가스 매장설과 시추 계획 뉴스가 터져 나와 아직은 사업성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이어 “대통령이 발표할 때 석유·가스 매장에 대한 구체적 통계나 수치 자료가 없었다”면서 “정확한 자료가 없다면, 과학자의 입장에서는 석유·가스의 매장 유무와 경제성 등에 대해 섣불리 진단을 내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포항지질자원실증연구센터 관계자 역시 “정부로 부터 아무런 자료를 받지 못했다”면서 “추후 어떤 결과기 나올지 등에 예단할 수 없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하지만 지역 대학 역시 “초유가 시대에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대한민국에서 이같은 소식이 매우 반갑다”며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포스텍 한 교수는 “만약 140억 배럴 규모 천연가스 매장설이 사실이라면, 노르웨이 매장 규모”라며 “석유·가스 같은 전통적인 에너지 자원의 확보는, 향후 미래 대한민국의 먹거리 자원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4-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