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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경북도 공공 배달앱 ‘먹깨비’ 2025년부터 지원 중단

경북도가 지난 2021년부터 지원하던 공공배달앱 ‘먹깨비’에 대해 계약이 끝나는 올 연말 까지만 유지하고 2025년부터 지원을 중단하기로 했다. 2일 경북도에 따르면 현재 지원 중인 ‘먹깨비’의 경우 인구가 많은 시 지역에서의 경쟁력 상실과 외식업체들에게만 지원이 돌아간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경북도는 2025년부터 소상공인 전체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카드수수료 지원 △카드단말기 지원 △소상공인 로콜브랜딩 아이디어 지원 등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경북 기초지자체들도 계약 지속 여부에 따라 ‘먹끼비’ 지원을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포항시와 경주시 등 지자체에서도 경북도가 ‘먹깨비’에 대한 지원 중단을 결정하자 동참할 뜻을 밝혔다. ‘먹깨비’는 소상공인의 경제적부담을 덜어주고자 도입된 공공배달앱으로, 국내 최저 수준의 수수료(1.5~2.0%)를 유지하고 있으며 경북도로부터 운영비·프로모션비 등 한해 6억 원을 지원받고 있으며, 각 시·군으로부터도 지원을 받고 있다. 실제로 군 지역에서는 ‘먹깨비’가 실적 감소 등으로 사업을 철수한 타 지역 공공배달앱과 달리, 매년 매출액이 늘어나고 있을 뿐 아니라 고령자가 밀집한 인구소멸 위기 지역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에 군 단위 소상공인들을 중심으로 ‘먹깨비’ 유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지난 7월 기준 고령화 비중이 높은 군 지역 ‘먹깨비’ 활성화율은 고령군 90%, 영양군 90%, 의성군 80%, 영덕군 70%, 울진군 60% 순으로 같은 기간 인구가 많은 경산 18.96%, 구미 11.85%, 포항 9.74% 등에 비해 월등히 높다. 건당 주문량은 인구가 많은 시 지역 높았지만 ‘먹깨비’ 의존도는 군 지역이 월등히 높개 나타난 것이다. 이에 지난 8월 28일 경북도의회에서 황명강 도의원은 “먹깨비 사업 종료를 두고 소상공인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공공 배달앱을 운영하면서 그동안 도민들에게 돌려드린 혜택과 사용자 대부분이 중산층이라는 점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길 바란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로 배달의민족(배민)과 쿠팡이츠, 요기요 등 배달앱 3사들의 중개수수료는 모두 10%대에 근접하는 상황에서 수수료 1.5%~2.0%인 ‘먹깨비’에 대한 지원이 중단될 경우 소상공인들의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안동에서 요식업을 운영하고 있는 한 주민은 “먹깨비를 통한 배달 요청 건수가 다른 배달앱보다 높지는 않지만 운영자 입장에서 수수료 부담은 월등히 적은 것이 사실”이라며 “지원 중단보다는 ‘먹깨비’가 대형 배달앱 대비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 등을 홍보해 사람들의 인식에 ‘배달앱=먹깨비’라는 공식이 인식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10-02

경북기동순찰대, 범죄와 사고로부터 일상 지킴이 역할

경북기동순찰대가 출범 7개월 동안 중요 수배자 450건, 형사범 361건 검거, 기초질서위반행위 3536건 단속 등 실질적 범죄예방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이 같은 성과는 도보 순찰을 통해 주민들로부터 수상한 사람, 위험한 지역 등에 대한 생생한 정보를 듣고 중요범인 검거, 위험지역 개선을 이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최근 경산에서 채팅 어플을 통한 성매매가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주민 첩보를 입수, 손님으로 위장하여 접선 장소 확인을 통해 성매매·매수자·알선책까지 다수 검거한 사례가 있으며, 칠곡의 한 중학교 주변에서 불법 마사지업소가 있다는 주민 의견을 듣고, 학교주변 유해업소로 단속하고 교육기관에 통보하여 재영업 가능성까지 차단하는 등 아이들의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에도 기여한 바 있다. 또한, 지난 5월 상주에서는 농산물 절도 예방 순찰 중 양귀비 밀경작이 이뤄지는 것 같다는 주민 제보를 듣고, 주택 내 텃밭에서 다량(523주)의 양귀비를 발견·피의자를 검거한 사례가 있다. 이 밖에도 구미에서 순찰 중 “도난 수배 차량이 이동 중이다”는 무전을 받고 지리감을 바탕으로 도주 예상 경로를 파악해 범인을 검거하기도 했다. 이 같은 성과로 경북경찰청은 같은 기간 112출동신고가 6.1%, 5대 범죄가 9% 감소하는 등 경북 도내 치안지표는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경북경찰청은 향후 시기별·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테마범죄 예방 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등산객이 많이 찾는 가을 단풍철을 맞아 관광지와 행락지가 많은 지역 특성을 반영하여, 주요 등산로·둘레길 및 관광객이 붐비는 곳에서 범죄 예방활동을 강화하고, 수확철 농산물 절도 예방에도 힘쓸 예정이다. 김철문 청장은 “앞으로도 주민의 의견을 많이 듣고 도민의 관점에서 치안활동을 펼치는 등 도민의 안전하고 평온한 삶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10-02

배달 플랫폼 ‘무료 배달’의 함정 매장가보다 더 비싼 ‘이중가격제’

배달의민족에서 ‘빅맥 세트’를 주문한 A씨(29)는 결제된 금액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A씨가 지불한 금액은 8500원으로 매장 가격인 7200원보다 1300원 더 비쌌기 때문이다. 롯데리아의 ‘리아불고기버거 세트’ 역시 1300원 더 비싼 가격에 판매됐다. 버거킹의 ‘와퍼 세트’는 1400원 더 비쌌다.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인 메가MGC커피와 컴포즈커피도 배달주문 시 500원의 요금이 더 붙었다. 외식업계 관계자들은 매장가보다 배달가가 비싼 ‘이중 가격제’에 대해 “배달 플랫폼에 지불하는 높은 배달 비용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최대 배달 앱인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배달 주문 건당 중개수수료로 9.8%, 요기요는 9.7%를 부과한다. 배달 플랫폼들은 소비자에게 배달비를 면제해 주는 마케팅을 내세우고 있지만, 결국 그 부담은 업주에게 떠 넘기고 있는 셈이다. 배달의민족은 지난달 11일, 기존 무료 배달 구독 서비스 ‘배민클럽’을 유료로 전환했다. 이 서비스는 매달 1건의 배달료를 미리 내면 나머지는 무료로 배달받는 서비스다. 매출의 10%에 가까운 중개 수수료에 더해 광고비와 배달비까지 부담하게 된 업주들은 배달 주문이 많을수록 오히려 수입이 줄어드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결국 배달 플랫폼들은 배달비 부담을 입점업체에 떠넘기고, 입점업체들은 이를 이중 가격제로 소비자에게 떠 넘기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자사 앱을 이용해 주문하면 배달료가 면제되지만, 여전히 배달 앱을 통한 주문이 대다수를 차지한다”며 “회사차원에서 배달 앱의 높은 수수료 때문에 자사 앱을 활성화하려는 노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소비자가 배달 메뉴 가격과 매장 메뉴 가격이 다른지,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를 알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식업체가 이중가격제를 소비자에게 제대로 고지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은 2021년 배달 주문과 매장 구입의 제품 가격이 다르다는 사실을 주문·결제 과정에서 명확하게 알리라고 업체들에 권고했지만,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무료 배달이라고 해도 메뉴 가격에 배달비가 숨어있어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된다”면서 “소비자가 오인하지 않도록 배달비를 음식값과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4-10-01

강경숙 의원 “전국 초중고 스프링클러 설치율 10%”

전국 초·중·고 10곳 중 9곳이 스프링클러 미설치로 나타났다. 1일 조국혁신당 강경숙사진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 건물 6만 410곳 중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곳은 6166곳 (10.2%) 에 그쳤다. 소방시설법 개정에 따라 학교는 지난 2005년 이후 4층 이상 전체면적 1000㎡ 이상의 건물에는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소급적용이 되지 않아 노후 학교는 여전히 화재에 취약하다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지적되고 있다. 올해 초 교육시설법 개정으로 학생들이 생활하는 학교 기숙사와 특수학교에 한해 스프링클러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별도 규정이 마련됐지만, 설치율은 아직 절반 정도다. 전국 초·중·고 기숙사 건물 수 1586곳 중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곳은 866곳 (54.6%)에 불과했다. 전국 특수학교 건물 394곳 중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곳은 216곳 (54.8%)으로 집계됐다. 최근 5년간 시·도별 학교 화재 현황을 보면 전국에서 해마다 180건 정도의 화재가 발생했다. 19명의 사상자를 낸 부천 소재 호텔에서도 스프링클러가 없어 피해가 컸다는 지적이 나온 만큼 학교 화재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강경숙 의원은 “아이들 안전과 직결되는 소방시설 점검 기준을 강화하고, 지방교육재정이 어려운 만큼 스프링클러 설치 계획을 체계적으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상선기자

2024-10-01

韓·日, 39년 만에 ‘7광구’ 개발회의 “지속적인 협의”

영일만지역의 석유 천연가스 탐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일 양국이 유전 탐사를 같이한 대륙붕 ‘7광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 외무성은 지난달 27일 도쿄에서 39년 만에‘양국에 인접한 대륙붕 남부 구역 공동개발에 관한 협정’에 따른 제6차 한일 공동위원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일본 외무성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회의에서는 본 협정 실시에 관한 사항 등에 대해 협의하고 지속해서 쌍방이 긴밀히 의사소통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국 외교부 역시 협정 이행에 관한 사항 등 폭넓게 의논했다고 밝혀 공동 개발에 관한 기본 입장을 교환했을 것으로 보인다. ‘7광구’는 제주도 남쪽 약 200km 떨어진 일본 열도 서쪽의 제주해분(海盆) 일대의 자원 탐사 구역으로 한일 양국은 1974년 7광구에 대한 공동개발 협정을 체결했으나 일본의 소극적인 태도로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해당 협정은 2028년 6월 종료될 예정이며, 내년 6월 22일부터 한일 중 어느 한 쪽이 공동개발 종료를 사전에 선언할 수 있다. 국제법 전문가들은 일본이 협정 종료 시점을 기다려 7광구를 단독 개발하려는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이는 협정 체결 당시와 달리 현재 국제법 환경이 일본에 유리하게 변화했기 때문이다. 과거 국제사법재판소는 대륙붕 관할권을 ‘대륙붕과 연결된 영토를 가진 국가’에 속한다고 보았으나 1985년 이후로는 ‘대륙붕에 더 가까운 국가’에 관할권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7광구는 거리상 한국 보다 일본과 더 가깝다. 하지만 한일 대륙붕 공동개발협정 종료는 중국의 7광구 개입 가능성을 높힌다는 점에서 일본 입장에서도 일방적으로 공동개발 종료를 결정하기 어렵다. 중국은 유엔 대륙붕한계위원회(CLCS)에 동중국해에 있는 7광구의 상당 부분이 중국 대륙에서 뻗어나간 중국 측 대륙붕이라는 주장하고, 7광구와 멀지 않은 곳에서 유전을 운영하는 등 동중국해 자원 개발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주고있다. 이 가운데 한일 공동개발협정이 종료돼 한일 대립까지 더해지면 7광구 관할권 다툼은 외교 갈등을 넘어 한중일 3국의 자원 개발 각축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달 발표한 ‘한일 대륙붕 공동개발 체제 종료 대비 방안’보고서에서 “한일 공동개발협정이 중국의 한일공동개발구역(JDZ) 내 탐사·개발을 사실상 억지하는 효과가 있었는데, 협정이 종료되면 중국이 해당 구역에 개입할 가능성이 커진다”라며 “한중일 3국의 각축장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상황은 한미일 3국 협력 강화를 통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일본의 장기적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 정부는 일본이 공동개발협정을 폐기하려는 속내가 있지만 이를 실행하기 어려운 요인이 많다고 보고 일본을 상대로 ‘공동 협력’필요성을 계속 설득한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고위관계자는 “일본이 공동 개발을 종료시켜 독자 개발을 하고자 한들 오랜 시간이 걸리고 중국 요인까지 더해져 일이 더 복잡해진다”며 “일본이 이번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을 보고 오히려 한국과의 공동 개발을 해보자는 마음을 먹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성지영 인턴기자 thepen02@kbmaeil.com

2024-10-01

국어 만점자 4478명… 변별력 확보 실패한 9월 모평

역대급으로 어려웠던 6월 모의평가 이후 치러진 9월 모의평가는 반대로 역대급으로 쉬웠다. 국어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은 2022학년도 9월 모의평가 이후 가장 낮았고, 수학은 2022학년도 통합수능 도입 이후 가장 쉽게 출제됐다. 영어는 1등급 비율이 6월 모의평가 1%대에서 이번에 10%대로 껑충 뛰었다. 결과적으로 국어, 수학, 영어 모두 변별력이 없는 쉬운 시험이었던 셈이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앞두고 치른 두차례 모의평가의 난이도가 ‘극과 극’인 만큼, 어느 수준에 맞춰 공부해야 할지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본수능은 변별력 확보를 위해 난이도 조정이 불가피한 만큼, 9월 모의평가보다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보고 대비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 상위권 변별력 ‘없다’… ‘1개 틀려도’ 의대 어려운 수준 지난 9월 4일 시행된 수능 9월 모의평가는 국어, 영어, 수학이 모두 쉽게 출제돼 상위권에서는 변별력이 거의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 국어 만점자는 4478명이었다. 이는 2025학년도 의대 모집정원 4485명(학부 기준·정원 내 선발)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어서 국어를 다 맞더라도 의대 등 최상위권 변별력은 사실상 없었던 셈이다.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136점으로, 2022학년도 통합수능 도입 이후 가장 낮았다. 지난 6월 모의평가 152점보다 16점, 2024학년도 수능 148점보다 12점이 낮아졌다. 영어는 1등급 비율이 10.94%로, 6월의 1.47%를 크게 웃돌았다. 1등급 인원만 4만2212명에 달해, 영어 단일 과목으로서는 서울권 주요 대학에서조차 변별력 없는 수준이었다. ◇ 수능은 더 어려워질 듯… “6월 모의평가 수준으로 공부하는 것이 안전” 수능을 앞두고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하에 전국적으로 치러지는 모의평가는 6월과 9월 두차례가 있다. 그런데 올해 두차례 시험이 ‘극과 극’의 난이도를 보였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능은 6월과 9월 모의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응시생의 학습 준비도를 분석해 출제하되, 개념 중심으로 학생의 이해도를 평가하는 출제 기조를 유지해 공교육 과정에 충실히 임한 학생에게 유리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수능에서는 상위권 변별력을 갖추기 위해 9월 모의평가보다는 어렵게 나올 것으로 예측했다. 이 때문에 9월보다는 6월 모의평가 수준으로 공부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능은 9월 모의평가보다는 다소 어렵게 난이도를 조정하지만, 지난해보다는 쉽게 출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채은기자

2024-10-01

봉화 음독사건, 피의자 사망에 ‘공소권 없음’

경북경찰청이 지난 7월 15일 봉화 경로당 회원 4명이 농약류를 음독한 사건과 관련, 피의자 사망에 따른 공소권 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리고 사건을 종결할 예정이다. 지난달 30일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봉화 농약 사건과 관련해 지난 7월 30일 숨진 80대 여성 A씨를 살인미수 혐의자로 특정했으나 지난 7월 30일 A씨가 사망함에 따라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앞서 사건 당일 피해자 4명은 점심식사 후 경로당으로 이동해 커피를 마신 뒤 심정지, 의식불명 등에 빠졌다. 사흘 뒤 A씨도 농약 중독 증세로 입원 치료를 받다 숨졌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마신 농약 성분을 토대로 수사를 시작, 봉화 농약 음독사건 수사를 위해 수사전담팀을 편성한 경찰은 현장 주변 CCTV·블랙박스 94개소 분석, 약독물, DNA 등 감정물 599점 분석, 경로당 회원 등 관련자 129명 면담·조사, 피의자 범죄심리분석 등을 실시했다. 그 결과 경찰은 피해자 4명과 A씨에게서 검출한 농약 성분이 다르다는 점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통해 확인했다. 사고 당일 피해자 4명이 경로당에서 나눠 마신 커피를 담은 음수병과 종이컵에선 에토펙프록스, 터부포스 등 2종의 농약 성분이, A씨에게선 피의자와 같은 농약 성분과 함께 포레이트 등 3종의 농약 성분이 추가로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경찰은 현장 주변 CCTV를 분석해 A씨가 사건 이틀 전인 13일 낮 12시20분에서 26분까지 아무도 없는 경로당에 홀로 출입한 것을 확인, 경찰은 A씨가 경로당에서 나와 주변에서 접촉한 물건을 확인·국과수 감정 결과 해당 사건과 관련된 농약이 검출된 사실도 확인했다. 또한, A씨가 12일 오후 2시쯤 경로당 거실 커피포트에 물을 붓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경로당 회원의 진술을 토대로 해당 커피포트와 싱크대 상판 부분에 대해서도 국과수에서 감정, 사관 관련 농약 검출을 확인했다. 아울러 A씨의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에서도 마당과 집 주변에 뿌려진 알갱이 모양의 농약을 수거 검사한 결과 음료수병에서 확인된 농약 성분과 표준편차 범위 내 유사한 동위원소비를 구성하는 농약을 확인했다. 함께 수거한 다른 농약 알갱이 성분 중 A씨의 위세척액에서 확인된 농약 성분과 표준편차 범위 내 유사한 동위원소비를 구성하는 농약도 확인했다. 경찰이 경로당 회원 등 관련자 면담·조사를 통해 확보한 진술과 경찰 범죄심리분석요원들의 분석 결과 등을 종합하면 경로당에서 회원들간 화투 놀이가 상시적으로 있었고, A씨도 참여했었다는 다수 경로당 회원들의 진술, A씨와 경로당 회원 간 이에 따른 갈등과 불화가 있었던 것을 경로당 회원들의 진술로 확인, 이를 범행 동기로 추정했다. 다만 A씨의 사망에 따라 범행동기를 단정하지는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평소 집에 보관하고 있던 농약 알갱이를 물에 희석해 경로당 냉장고에 보관하고 있던 커피가 담긴 음료수병에 넣었고, 피해자들이 음료수병에 농약이 혼입된 커피를 종이컵에 따라 마시고 농약 중독 증세로 병원에 후송됐다고 인정할만한 증거와 정황들이 있지만, A씨가 사망함에 따라 공소권이 없어 불송치결정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 전담 경찰관과 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연계, 피해자·가족들에 대한 건강검진 및 치료비, 심리상담 등을 지원했으며, 경로당 회원들을 대상으로 트라우마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했다”며 “경찰은 이번 농약 음독사건 같이 유사사례의 재범을 막기 위한 근본적인 제도개선 방안을 행정당국에 권고할 예정이며, 앞으로도 엄정한 수사와 함께 피해 회복,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을 다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10-01

바람 가슬가슬하여 걷기엔 더 없이 좋아

월송정으로 가을 소풍을 다녀왔다. 하늘은 한없이 멀어지고, 바람은 가슬가슬하여 나들이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오래된 친구들과 함께였다. 각자 음식 한 가지씩 마련해 소나무 숲 정자에 둘러앉았다. 함께 간 지인 중에 가을에 생일인 주인공을 위해 노래도 불러주며 음식과 함께 정을 나누었다. 신라시대의 화랑들이 이곳의 울창한 송림에서 달을 즐기는 정자였다. 명승을 찾는 시인과 묵객들이 하나같이 탄복한 곳이라고 한다. 정자는 고려시대에 이미 월송사 부근에 창건되었던 것을 조선 중기 연산군 때의 관찰사 박원종이 중건(혹은, 그가 창건하였다고도 함)하였다고 하며, 오랜 세월에 퇴락한 것을 향인들이 다시 중건하였으나 한말에 일본군이 철거해버렸다. 1969년에 재일교포들이 정자를 신축하였으나 옛 모습과 같지 않아서 해체하고 1980년 7월에 현재의 정자(정면 5칸, 측면 3칸, 26평)로 복원하였으며, 현판은 최규하의 휘호로 되어 있다. 관동팔경에 속하는 곳으로 경치가 좋은 거야 두말하면 잔소리이다. 관동은 현재의 영동 지방의 특히 이름난 여덟 곳의 경승지를 말한다. 영동팔경이라고도 한다. ‘영동’에서 ‘영’(嶺)은 ‘대관령’을, 동은 동쪽에 있는 지방이라는 의미로 주로 강원도를 말한다. 1962년까지 강원도였던 경상북도 울진군이 포함되기도 한다. 북한의 총석정과 삼일포, 강원도에 자리한 곳은 청간정, 낙산사, 경포대, 죽서루이다. 울진에 망양정과 월송정 두 곳이 있어 경북의 자랑거리다. 주차장에서 월송정에 가려면 월송정 무장애 나눔길을 걸어서 들어가야 당도할 수 있는데, 이 길은 노약자, 장애인, 임산부와 같은 보행 약자층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산림 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조성한 길이다. 줄여서 ‘월송나눔길’이라고 부른다. 데크로드, 보행매트, 황토포장으로 이루어진 600m의 숲길을 천천히 걸으며 쭉쭉 뻗은 소나무 사이로 솔향을 맡다 보면 중간쯤에서 월송정을 만나게 된다. 월송정 1층에서도 바다가 보이지만 2층 누마루에 올라서 보는 바다 풍경이 더 좋다. 짙은 옥빛 바다에서 가을바람이 불어오니, 돗자리를 가져와 마루에 깔고 누워서 쉬는 나들이객들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11월 말까지 보수 중이라 누마루에 오르는 것은 겨울로 미뤄야 했다. 월송나눔길 이정표를 따라 걸었다. 소나무 그늘이라 걷기에 그저 그만이다. 파도 소리가 함께해 발걸음이 더 가볍다. 걷다 보니 갈대밭이 보였다. 평해습지였다. 평해사구습지 생태공원은 구산해수욕장, 월송정과 더불어 빼어난 해안선과 배후습지를 활용한 생태공원으로 동해안의 훼손되지 않은 해안사구와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천혜의 아름다운 자연을 느끼고 호흡할 수 있는 차별화된 생태공원이다. 습지와 울창한 송림을 따라 산책로와 벤치가 조성되어 있어 편안하고 즐거운 걷기 여행을 할 수 있다. 해안전망대, 기수역관찰대, 생태관찰대, 조류관찰대, 사구전망대, 광장, 쉼터 등의 시설을 갖춰 맨발로 즐기는 사람들이 우리 곁을 자주 지나쳤다. 습지에서 되돌아 월성정 소나무가 우거진 숲으로 걸었다. 소나무 사이로 울진의 가을 들녘이 누렇게 반짝였다. 동해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고 자란 논에서 거둔 쌀은 특별히 더 찰진 밥맛을 줄 것이다. 오후 한나절을 소나무 숲에서 보낸 우리의 낯빛이 환해졌으니까 말이다. 아무래도 이 가을 자주 월송나눔길을 찾아올 것 같다며 함께 간 친구들과 저녁을 먹으러 가까운 후포 어시장에 들렀다. 살아서 펄떡이는 물고기를 바로 회를 떠서 먹을 수 있었다. 가을 소풍의 마무리로 안성맞춤 밥상이었다. 포항으로 돌아오는 길, 동해안 파도 소리가 끝까지 따라왔다.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10-01

가을이 조금 더 익기 전에 산책 가요

하늘로 길게 치솟은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늘어선 길. 계절이 좋을 땐 꽉 막힌 길이 엄두가 나지 않았고 겨우 맘을 내었을 땐 더운 여름이었다. 그러나 비지땀을 흘리며 숲길을 걷기엔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러다 날이 식으면 가봐야지 하며 가을만 기다렸다. 올해 가을은 유난히 더뎠고 세찬 비를 앞세우고서야 드디어 찾아왔다. 경주 토박이인 필자에겐 경북천년숲정원은 경상북도 산림환경연구원으로 더 익숙하다. 아마 다른 시민들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연구원으로 쓰이던 정원은 2023년 시민에게 개방되었다. 경상북도 지방정원 1호이자 국가정원으로는 5번째다. 입장료와 주차비는 무료다. 3월에서 10월 오전 10시에서 오후 5시까지 운영되며 동절기인 11월에서 2월 오전 10시에서 오후 4시까지 운영된다. 운영 종료 시간 최소 30분 전까지만 입장이 가능하다. 함께 동행한 아이와 입구에 서서 안내표지판을 먼저 읽어보았다. 쉬엄쉬엄 코스 40분, 정원 꿰뚫기 3시간. 친절하게 코스 안내가 되어있다. 유심히 읽어보던 아이는 그 둘 중 어느 쪽도 택하지 않고 내키는 대로 다녔다. 숲을 즐기기에 그런 건 중요치 않았다. 아직 설익은 낙엽과 지난밤 내린 비로 길이 제법 미끄럽다. 핫스팟으로 유명한 곳은 인생사진을 남기기 위한 방문객들이 줄을 서 기다리는 중이었다. 산책하는 중간 중간 비로 인해 미끄러워 위험하니 출입을 자제해 달라는 주의 방송이 들려왔지만 개의치 않는 눈치다. 정원엔 많은 갈림길이 있었고 아이는 매번 고민에 빠졌다. 종보존원을 지나 수변정원에 이르자 커다란 수양버드나무가 보였다. 어릴 땐 꽤 흔했던 나무였는데 내 삶의 터전이 바뀌어 보이지 않는 건지 수양버드나무 자생지가 줄어든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오랜만에 덩치 큰 자태를 보자니 반가웠다. 반바퀴를 돌 무렵 무궁화가 하얗게 피어있다. 더도 덜도 말고 교실마다 걸려있던 액자 속 그 모습인데 흰 꽃잎이 빛이라도 품은 듯 유독 환해 보인다. 무궁화 꽃 뒤로 단풍나무엔 조금 이른 단풍 몇 개가 찾아들었다. 몇 안 되는 단풍잎이 이렇게 반가울 일이었나 싶다. 조금 더 걷자 표지판에 징검다리가 적혀있다. 아이의 눈이 반짝였다. 하지만 꽤 걸어가도 징검다리는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입구에 거의 다다를 쯤 마침내 그 모습을 드러냈다. 거울 숲. 그곳을 그리 불렀다. 맞은편 사람들이 지나가길 기다렸다 건너기 시작했다. 가운데쯤 이르자 데칼코마니처럼 양쪽으로 대칭된 나무들이 물 위에 비쳐보였다. 수초가 조금 적었더라면 더 맑은 거울을 볼 수 있었겠단 아쉬움이 남았지만 나무 사이 자리 잡은 구름까지 더해져 충분히 멋진 광경이었다. 가볍게 걸었음에도 이미 한 시간이 훌쩍 지나있었다. 기온이 내려갔다고는 하나 너무 이른 긴 옷에 더위가 느껴졌다. 가을이 조금 더 익은 날 다시 찾기를 기약하며 산책을 마쳤다. /박선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10-01

요즘 유행은 다 여기에?… 일상으로 스며드는 편의점

편의점이 일상으로 스며들고 있다. 공부하는 학생들이 한 끼 식사를 해결하는 것에서부터 1인 가구를 위한 간편식, 채소, 계란 등의 소포장 식재료와 반찬, 가성비 좋은 도시락, 주류 상품, 금융, 택배, 이제는 의류와 화장품, 소형 전자 제품, 명절 도시락이나 고급 명절 선물 세트까지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는 우리 집 앞에 있는 편의점을 매일 들르는 게 일상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추석 연휴에 고향에 가지 못한 대구에 사는 김 모(38)씨는 “일 때문에 고향에 가지 못했다. 부모님이 해주시는 명절 음식 생각이 간절한데 그럴 때는 편의점 추석 명절 도시락을 이용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명절 도시락을 이용해 보니 편하기도 하고 혼자서도 명절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네 가까이 골목에 점포를 두고 있는 편의점은 말 그대로 단순한 상품을 판매하기보다 고객의 편의를 위한 24시간 잡화점이다. 편의점은 트렌드를 잘 반영하고 있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성장에 있어서는 올해 상반기 산업자원부의 오프라인 유통업체별 매출 비중에 따르면 편의점(16.6%)은 대형마트(13.3%)의 매출을 넘어섰고 백화점(17.6%)과도 격차가 좁아서 머지않아 따라잡을 기세다. 이 수치는 백화점과는 다르게 편의점이 현재 600곳이 늘어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의 편의점 트렌드를 살펴보면 MZ세대의 관심을 끌 만한 다양하고 독특한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쌀국수 같은 글로벌 제품을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고금리와 고물가 시대에 손이 가는 초저가와 초대형 상품을 시의적절하게 내보이면서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득템’이나 ‘2천 원의 행복’ 시리즈, 대용량의 ‘점보 라면 시리즈’가 인기를 끌면서 인플루언서들의 후기 영상 콘텐츠로 등장하기도 했다. 또 코로나19를 거치면서 편의점을 통한 홈술 문화도 확대되었고 일명 어른 과자로 불리는 먹태깡이나 노가리 칩 등은 품절 대란을 일으키며 인기를 끌었다. 상품 판매와 생활의 편의를 함께하고 있는 편의점은 동네 주민들이 카페에 가기 애매한 시간대에 저렴하면서도 상품 종류가 많은 편의점을 찾기도 하고, 외출 시나 여행 갈 때도 갑작스레 티셔츠, 속옷, 스타킹, 양말 등이 필요한 순간 반가운 마음으로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갈수록 진화하고 있는 편의점은 반값 택배로도 인기를 끌었다. 가격이 저렴하고 집 주소를 공개할 필요도 없으며 소용량 택배 위주라 중고 거래에도 적합했기 때문이다. 편의점에서는 계절의 변화도 느낄 수 있다. 수면양말과 같은 방한용품이 잘 갖춰져 있고 붕어빵과 이제는 길거리에서 쉽게 만나지 못하는 군고구마, 호빵 등을 편의점에서 만날 수 있다. 또 하나 시민의 안전에도 동행하고 있다.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편의점은 ‘안심지킴이집’으로서의 역할도 담당하고 있는데 여성과 아동이 위급한 상황에 처하면 이들의 긴급 대피와 안전한 귀가를 지원하고 있다. 이제 밤에 뭔가 사야 할 것이 있을 때는 자연스레 가깝고 항상 열려 있는 편의점을 이용하게 된다. 먹거리뿐 아니라 앞으로도 우리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편의점의 변신이 궁금하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10-01

소방대원 폭행한 50대 남성, 집행유예 선고

119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을 이유없이 폭행한 50대 남성에게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30일 대구지법 형사5단독(안경록 부장판사)은 소방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56)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또 보호관찰과 사회봉사 200시간과 폭력치료강의 수강 40시간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7월 7일 밤 12시 20분쯤 대구 남구의 한 도로에서 “어지럼증이 심하니 와 달라”며 119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 B씨가 A씨의 휴대전화를 통해 가족에게 연락하려 하자, A씨는 양손으로 B씨의 멱살을 잡고 수차례 흔드는 등 정당한 사유 없이 소방대원에게 폭행을 행사하고 구급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A씨는 지난 2017년 병원 응급실에서 소란을 피우고 출동한 경찰을 모욕한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는 등 각종 범죄 전력이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범행 내용이 소방공무원에 대한 공격적인 가격까지 이르지 않은 점, 긴급한 구급활동을 방해함으로써 생명·신체에 대한 중대한 위험을 야기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은 점, 범행을 자백하면서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4-09-30

해양바이오산업, 경북 미래 먹거리로 키운다

경북도는 지난 27일 동해안 5개 시·군, 해양바이오 전문가들과 ‘경북 해양바이오산업 마스터플랜 수립’ 연구용역 중간 보고회를 개최했다. 경북 해양바이오산업 마스터플랜은 해양수산부 해양바이오산업 신성장전략에 근거해 시·군별 경쟁력 있는 바이오산업을 발굴하고 상호연계를 통해 발전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국내·외 및 경북 해양바이오산업 현황분석 △경북 해양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한 종합 및 집행계획 수립 △경북 해양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제언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날 중간 보고회에서는 경북 동해안 지역 내 추진하고 있는 해양바이오 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새로운 해양바이오 산업을 육성하는 등 시·군 간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한 전략을 공유하고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또한, 착수보고회에 참석한 자문위원과 시·군은 해양바이오산업의 미래가치와 해양바이오기업 육성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등 구체적인 연구 방향이 제시하며 동해안의 지역적 특성에 맞는 해양바이오산업 종합계획을 위해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했다. 특히, 이번 연구용역에서 경북지역 76개 바이오 기업 중 34개사(45%)가 해양바이오 분야 진출을 희망하고 있어 경북도는 포항(의료헬스분야 연구개발), 영덕(해양바이오 활용 웰니스 분야), 울진(심해 생명 연구, 심해 마린 연구개발), 경산(해양바이오분야 인재개발) 등 지역 기업이 해양바이오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 도울 계획이다. 아울러 경북 해양바이오 중장기 발전 전략을 바탕으로 동해안 각 시·군과 협력해 기업·연구기관의 신사업 유치, 중앙부처 국비사업 확보 등에 나설 계획이다. 이영석 환동해지역본부장은 “해양바이오 시장은 동해안 지역에 새로운 기회를 가져올 신산업임에 틀림없다”며 “경북도는 시·군과 지역 기업 및 대학과 협업해 이번 종합계획이 경북 해양바이오산업의 체계적 성장전략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09-29

“코로나 때보다 어려워… 이젠 한계” 소상공인 수난시대

포항지역 소상공인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의 긴 터널은 벗어났지만, 임대료 상승과 소비 감소, 인건비 부담 등으로 현재 존폐의 기로에 놓여 있었다. 관련기사 4면 월소득 100만원도 못미치는 자영업자가 수두룩하고 지역내 폐업률이 20%를 넘어섰다. 포항 도심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도 지난해 4분기 기준 25.8%가 달한다. 4곳 중 1곳이 비어 있는 셈이다.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지난해 3분기 8.3%에서 4분기 7.5%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전국 평균을 웃돌고 있다. 이는 코로나19가 절정이던 2020년 4분기 7.1%보다 높은 수치다. 한때 발디딜틈 없이 손님들이 찾던 포항중앙상가의 경우 지난해 기준으로 총 점포수 879곳 중 368곳 폐업(41.86%)했다. 점포가 하나둘 문을 닫아 슬럼화가 우려될 정도다. 건물 전체가 공실인 곳도 여러 곳 있다. 육거리에서부터 북포항우체국까지 상가 공실률은 70%에 육박한다. 포항 죽도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총 점포수 1630곳 중 60곳(3.68%)이 폐업했다. 자영업자들의 고통스런 현실은 비단 포항만의 문제는 아니다. 29일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실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22년 개인사업자 종합소득세 신고 건수 1146만4368건 가운데 860만9018건(75.1%)이 월소득 100만원(연 1200만원) 미만으로 집계됐다. 개인사업자 중 월소득 100만원 미만의 비율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연간 소득 1200만원 미만 신고 건수는 2019년 610만8751건, 2020년 661만2915건, 2021년 794만7028건으로 다시 늘었다. 2019년도에 신고 건수가 급증했던 이유는 코로나19 당시 방역조처로 자영업이 어려움을 겪었던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소득 0원’인 자영업자들의 소득세 신고 건수도 2019년 64만9016건(7.6%), 2020년 78만363건(8.6%), 2021년 83만1301건(7.8%)으로, 가파르게 늘어 2022년 100만 건에 육박했다. 100만명에 달하는 자영업자가 한푼도 벌지 못했다는 것이다. 경기침체의 그늘은 수도권보다 지방에 더욱 짙게 드리워졌다. 핀테크 기업 핀다의 빅데이터 상권분석 플랫폼 ‘오픈업’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업체 81만8867개 중 폐업한 업체는 17만6258개로, 폐업률이 21.52%에 달했다. 코로나19가 가장 극심했던 2020년(9만6530개)보다 폐업률이 약 82.6% 급증했다. 전국 17개 시도별로 살펴보면 대구와 인천의 지난해 폐업률 21.71%로 가장 높았고, 광주(21.68%)와 전북(21.55%)이 뒤를 이었다. 경북 지역 폐업률은 21.48%를 기록, 전국 9개 도지역 가운데 두 번째로 높았다. 정광일 포항소상공인협의회장은 “코로나19 이후 자영업자의 빚이 늘어났고 높은 금리가 적용되면서 빚이 눈덩이처럼 불고 있어 코로나 시기보다 지금이 체감적으로 더 경기가 어렵다”면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철강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의 상황은 계속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4-09-29

결국 안정 선택한 자민당… 이시바 시대 열린다

지난 27일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 시게루(67세) 전 간사장이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후임으로 선출됐다. 이시바는 지난 27일 결선투표에서 215표를 얻어 194표에 그친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을 21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내달 1일 소집되는 임시국회에서 제102대 일본 총리로 선출돼 공식 직무를 시작한다. 이시바 신임 총재는 2008년을 시작으로 2012년, 2018년, 2020년 총 네 차례 총재 선거에 도전했지만 당선에 실패했고 ‘마지막 도전’이라고 결의를 다졌고 마침내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시바 역시 다른 일본 정치인들과 마찬가지로 세습 정치인이다. 아버지 이시바 지로는 관료 생활을 하다가 정계에 입문해 돗토리현 지사, 자치대신 등을 지냈다. 아버지의 사망 뒤 이시바 시게루는 1983년 아버지 친구인 다나카 가쿠에이의 권고로 다나카 파벌 사무소를 근무하며 정치에 입문했다. 1986년에는 돗토리현에 출마해 당시 29세로 최연소 중의원 의원에 선출됐다. 현재 그는 12선 의원으로 40년 동안 정치를 계속해 왔으며, 방위청 장관, 방위상, 농림수산상 등 내각 경험도 풍부하다. 당내 비주류이자 온건파로 꼽히는 이시바 시게루가 선출됨에 따라 한국과 외교 마찰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보수 강경파였던 아베 전 총리를 비판하며 비주류로 분류됐던 이시바 총재는 자민당 유력 정치인 중 한일 관계에 비교적 전향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이시바 신임 총리는 일본 제국주의의 그릇된 역사에 대해 반성하는 뜻을 여러 차례 내비쳤다. 일제가 저지른 대동아 전쟁, 태평양 전쟁을 침략전쟁으로 언급하기도 했고 한국을 비롯한 피해국이 납득할 때까지 일본이 사과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바 있다. 또한 그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대새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며 참배하지 않았다. 특별히 관심을 끄는 대목은 이시바가 외가로부터 4대째 개신교 신앙을 이어받은 독실한 개신교 신자라는 점이다. 일본 내 개신교 신자는 0.5%에 불과하다. 앞선 일본 제국주의의 그릇된 역사에 대한 이시바의 태도 역시 일본의 과거사를 지속적으로 반성하고 사과해 온 일본 내 기독교회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시바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집권 자민당의 정책적 입장으로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시즈오카현립대 교수 오쿠조노 교수는“기본적으로 지금까지 자민당 총리가 역사 문제에 관해서 언급을 해왔던 게 있고 이시바도 그 범위 안에 있는 표현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이시바 총재가 자위대의 헌법 명기와 방위력 확충을 강조해 온 만큼 외교적 갈등의 소지가 전혀 없어 보이지는 않는다. 특히 이번 선거 과정에서 일본과 아시아 우방국의 안전을 위한 아시아판 나토(NATO)창설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구축한 한일관계 개선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성지영 인턴기자 thepen02@kbmaeil.com

2024-09-29

농협 상호금융 3개월 이상 연체 부실채권 3년만에 10조 폭증

농협과 수협 상호금융의 부실채권 규모가 2023년~2024년 급등해 농·어촌 금융경제의 주춧돌인 상호금융 건전성 지표가 추락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농협중앙회가 지난 2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수산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농협 상호금융의 3개월 이상 연체한 ‘고정이하여신(3개월 이상 연체채권)’의 부실채권이 3년 만(2024년 6월 기준)에 10조 원이 폭증했다. 전체 고정이하여신 부실채권 비율은 농협4.07%, 수협은 6.1%다. 전체 농협 고정이하여신 채권 규모는 지난해 말 10조 원을 돌파했고 올해 6월 14조7078억 원으로 4조 원 증가했다. 최근 5년 경북지역 반기별, 지역별 농협 상호금융 대출 고정이하여신 현황도 2020년 12월 9862억 원에서 올해 6월 1조7799억 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1조3800억 원보다도 4천억 원 가량 증가한 수치다. 특히, 공동대출 고정이하여신 부실채권 규모는 2021년 6월 2746억 원에서 2024년 6월 2조9288억 원으로 3년 만에 10.6배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는 경북 지역에도 적용돼 최근 5년 반기별, 지역별 농협 상호금융 공동대출 고정이하여신 현황은 2020년 12월 926억 원에서 올해 6월 5069억 원으로 5배 넘게 증가했다. 수협 상호금융의 공동대출 부실채권 규모 또한 2023년 6월 312억 원에서 1년 만인 2024년 6월 현재 2320억 원으로 643.6% 급증했다. 경북 지역 최근 5년 반기별, 지역별 수협 상호금융 대출 고정이하여신 현황을 보면 2020년 12월 839억 원에서 올해 6월 2995억 원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임미애 의원은“농·수협 지역조합의 금융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부동산PF 연관된 공동대출 등에 대한 부실채권 관리는 엄격히 하고 공동대출의 부당·부실 심사에 대한 책임규명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09-29

“빚이 또 다른 빚을 부르는 악순환… 근본적인 대책 필요”

끝이 보이지 않는 경기침체의 터널 속에 소상공인의 한숨은 깊어만 간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서 여러 대책을 내놨지만, 소상공인에게 희망을 주기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국가 경제의 허리이자 지역 경제의 실핏줄’과도 같은 소상공인이 살아야 포항지역 경제도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 29일 지역 소상공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포항소상공인협의회 정광일사진 회장을 만나 그들이 처한 상황과 고충을 들어봤다. △지역 소상공인들의 현 상황은. 2024년 기준 포항시에 소상공인으로 등록된 사람은 8만여명이고, 이 중 70%가 ‘빚에 짓눌려’ 살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열심히 이자를 갚고 원금을 부담하지만 나날이 늘어나는 이자는 도저히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빚이 또 다른 빚을 부르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치솟는 인건비와 임대료에 내수 침체까지 겹쳐 “IMF 때보다 더 힘들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여전히 코로나19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 팬데믹 3년 동안 이전에 벌어 둔 돈을 축내며 겨우 버티고 있었다. 또 대출을 받아 겨우 생계를 유지했다. 문제는 코로나가 종식된 지 1년이 넘었지만, 현재까지 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장사가 원활해지면서 코로나 때진 빚이 계속 줄어야 하는데, 추가 지출만 계속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 이후 매년 인건비와 재료비, 임대료, 공과금이 등이 크게 올랐고, 이들 비용을 빼고 나면 떨어지는 수입은 절반도 안된다. 시간이 갈수록 모이는 돈은 없고 더 많은 돈이 나간다. △철강경기 침체도 현 상황과 관련 있나.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지역 소비시장 경기도 꽁꽁 얼어붙었다. 그 여파로 기업들의 회식이 많이 줄었다. 회식이 줄어드니까 단체 손님이 없어지고, 소비자들도 지갑을 열지 않는다. 과거 점심때 대이동 소재 한 고깃집에 가면 식당은 항상 만석이었고, 바깥에도 대기 인원이 엄청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손님의 발길이 끊기면서 2팀∼3팀 정도가 오고, 많아 봐야 10여팀 정도다. 기업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외식수요가 줄었다. 요즘 주 소비층은 젊은 청년들인데 이들은 주로 가성비 있고, 저렴한 곳을 선호한다. 젊은 층의 수요만으로 경기 회복을 꾀하기는 한계가 있다. △지자체의 지원책은. 최근 포항시와 협회가 지역 경제회복에 마중물이 될 ‘소상공인 장터개장’을 위해 맞손을 잡았다. 장터는 협회가 지역 소상공인들의 제품 홍보와 판매 기회를 제공하고, 시민들에게 다양한 체험을 통해 지역 제품의 가치를 알리고자 한다. 매월 혹은 분기별로 주말에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행사를 개최해 시민들에게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도를 높일 계획이다. △정부나 지자체에 하고 싶은 말은. 단발적인 지원금 지급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빚이 1억~2억이 있는 상황에서 500만원 대출을 해준다면 이 돈을 과연 몇 개월이나 쓸까. 머지않아 500만원의 대출금만 더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 이들의 가장 큰 걱정은 ‘빚’이다. 정부에서 소상공인들에게 무이자 또는 저리 대출을 지원해준다면 소상공인들의 숨통이 트일 것이다. /이시라기자

2024-09-29

끝 보이지 않는 ‘경기침체’ 터널 속 소상공인들 속앓이 ‘끙끙’

경기침체와 고금리·고물가 속에 자영업자 들이 폐업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경북지역의 대표 도시 포항도 예외는 아니다. 코로나 엔데믹 이후에도 매출이 급감해 폐업을 하거나 명의이전을 하는 점포가 속출하고 있다. 포항 자영업자 폐업률이 지난해 기준 20%가 넘고 폐업한 이들은 재취업을 하지 않고 노동시장을 떠나 ‘비경제활동인구’(자발적 실업)가 되었다. 본지는 포항시의 주요 상권에서 일하고 있는 소상공인들을 직접 만나 참담한 처지에 몰린 자영업자들의 현실이 어떤지 들여다봤다. “너무 올라버린 물가… 시장엔 파리만 날려” 죽도시장 상인들… 지난 25일 평일 낮, 무더위가 한풀 꺾인 포항 죽도시장은 한산했다. 그중 가게에 팔 것을 다 못 채운 수산물 가게들이 눈에 띄었다. 상인들이 호객행위를 했지만 비싼 물가 탓에 손님들의 지갑은 도통 열리지 않았다. 인근 수산물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62)씨는 “문어가 잘 잡히지 않아 가격이 올랐다”며 가게를 다 못 채운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어값은 선물용, 포장용은 ㎏당 6만 원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대목에는 하루에 (가게 전체)수백만 원을 벌어 제법 쏠쏠하게 수익을 냈지만, 요즘 평일엔 100만원을 웃돌면 다행일 정도”라며 “문어는 하루 평균 여섯 마리 정도 나가는 정도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둘러본 수산물 거리는 오지 않는 손님만을 기다리는 상인들이 대부분이었다. 수산물 거리를 지나서니 파리를 쫓아내고 있는 건어물 가게가 보였다. 건어물 가게 사장님 양모(62)씨는 “지난 여름 폭염으로 손님들이 가게를 찾지 않았다”며 “추석에도 더운 날씨에 손님들이 많이 찾아오지 않았다”고 하소연했다. 작년과 올해 경기를 비교해 물으니 양씨는“작년보다 올해가 더 힘들다”며 재차 어두운 시장 경기를 강조했다. “하루 매출은 40만~70만 원 정도로 왔다 갔다 한다”면서“그러나 남는 건 10% 뿐”이라고 한탄했다. 한 개 팔아야 마진이 1000원 남는다는 판매용 쥐포를 손에 쥔 양씨는“마진 10%로 자릿세 내니 남는 게 없다”고 넋두리했다. 시장 깊숙이 들어가자, 채소가게들이 줄지어 있었다. 채소가게를 운영하는 최모(68)씨는 요즘 경기를 묻자 “작년보다 좋지 않다”며 “소매 장사로는 살아남기 힘들다”고 이야기했다. 최씨는 배춧값이 너무 올라 힘들다며 “배추는 도매로도 사러 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가 좋을 땐 일평균 60만~70만 원을 벌어 25% 정도의 마진을 남겼지만, 지금은 일평균 40만 원을 벌어 20%의 마진을 남긴다”고 토로했다. 최씨는 “폐업하려 해도 400만 원이 훌쩍 넘는 폐업비가 부담스러워 폐업도 못하고 있다”고 했다. 죽도시장의 중심거리도 예외는 아니었다. 사람들이 붐벼 어깨가 부딪히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중심거리에서 과일가게를 하는 박모(44)씨는“정확히 작년의 1/3을 벌고 있다”며 재고가 가득 쌓인 과일 진열대를 보여줬다. “빈 점포 수두룩… 한 달 100만원도 못 벌어” 중앙상가 상인들… 포항 시내의 중앙동 상권도 상황이 심각하다. 2023년 기준 중앙상가의 점포 수는 약 870곳이었으나, 그중 42%에 해당하는 360곳이 문을 닫았다. 현재 1년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폐점한 점포 수가 작년보다 더 늘어난 것이 눈에 띈다. “이제 갈 데까지 간 거죠” 지난 26일 중앙동 도로변에서 김밥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권 모씨(62)는 흰 노트에 매출을 손으로 기록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날 날짜 아래에는 아무런 기록도 남아 있지 않았다. 권 씨는 장사를 시작한 지 20년이 넘었지만, 올해처럼 장사가 안된 적은 없었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도 장사가 잘될 때는 종업원이 9명이나 있었어요. 야간 당직 근무자도 있었고, 배달 기사도 2명이었죠. 그런데 지금은 인원을 줄이고 줄여서 2명이 일하고 있어요. 그런데도 일손이 남아요” 권 씨의 가게임대료는 월 150만 원이지만, 월 매출이 200만 원을 넘기는 달은 드물다. 그마저도 인건비, 재료비, 수수료 등을 제하고 나면 매달 적자라고 한다. 권 씨는 적자인 매출을 대출로 메우고 있다며 올라갈 기세가 보이지 않는 경기 상황에 이미 체념한 듯 보였다. 중앙동 시내 메인 거리에 있는 카페도 상황은 비슷했다. “추석 때 가게를 내놨어요. 도저히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요” 영업을 시작한 지 2년 3개월 된 권대혁(41) 씨는 고민 끝에 추석에 가게를 내놨다. 권 씨는 원래 하던 맥주 가게가 코로나로 큰 타격을 받자 조금 더 순수익이 많이 나는 카페로 업종을 바꿨다고 했다. 하지만 권 씨는 개업을 한 지 2년이 된 지금 최근 작년에 비해 매출액이 30~40% 떨어지는 것을 보고 이내 가게를 내놨다. 그는 “오히려 코로나가 끝나고 난 1년 뒤부터 더 수익이 나지 않아요. 마진이 2년 전만 해도 350만 원까지 나왔는데 고금리다 뭐다 하면서 경기 상황이 급격하게 안 좋아지더니 지금은 겨우 100만 원을 넘겨요”라며 쓸쓸한 소회를 드러냈다. 권 씨가 운영하는 가게임대료는 80만 원으로 적어도 20팀 이상은 방문해야 수익이 난다. 하지만 10팀도 안 오는 날도 있다. “전기세 조차 부담… 알바생도 못 써요” 편의점 점주들… 지난 27일 포항시 북구 대신동에서 만난 CU 편의점주 최 모씨(53). 그녀에게 있어 편의점 운영은 희망찬 자영업의 시작이었지만, 지금은 고난의 연속이다. 최 씨는 “2년을 운영했지만 한 달에 100만 원도 못 벌고 있는 상황에서 인건비를 쓰는 건 불가능하다”며 “알바생조차 고용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토로했다. 그녀는 코로나19 이후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편의점 사정은 오히려 악화됐다. 최 씨는 “코로나 때는 손님들이 생필품과 간편식을 많이 사 가곤 했는데, 이제는 그런 손님도 사라졌다”며 “편의점 구색은 갖춰야 하는데, 그러다 보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됐다”고 하소연했다. 세븐일레븐을 인수한 지 올해로 4년 차가 된 정 모씨(65) 역시 알바생은 꿈도 꾸지 못한다. 그는 “점주인 나도 하루 일당을 못 가져가는 상황이다. 편의점을 인수하던 4년 전과 매출을 비교했을 때 40% 정도 떨어졌다”고 말했다. 하루 동안 편의점을 몇 명이나 찾느냐고 묻자 “낮 동안 한 명의 손님이 왔다 갔다. 300원짜리 사탕 하나를 사 가며 카드를 내밀었다”며 기막혀했다. 정 씨는 “하루 동안 팔지 못하면 폐기해야 하는 물건들도 많다. 도시락의 경우 절반 정도 폐기한다. 그렇다고 물건을 안 들일 수도 없는 노릇이다 보니 고민이 많다”며 “내가 편의점 장사를 선택했으니, 후회도 내 몫”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포항시 북구 신흥동에서 17년째 GS 편의점을 운영 중인 임 모씨(57)는 가장 큰 걱정거리 중 하나로 물가 상승을 꼽았다. 그녀는 “물가가 너무 많이 올랐다. 소비자들도 이제는 예전처럼 돈을 쓰지 않는다. 그러니 장사도 당연히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코로나 시기보다 현재가 더 힘들다. 임대료 120만 원이나 나오는데 수익은 없으니 전기세 내는 것조차 부담스럽다”고 털어놨다. 임 씨는 “지금 상황에서는 장사로는 더 이상 답이 없는 것 같다. 물가가 오르고 경기가 안 좋아지면 자영업자들은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정부가 물가 안정 정책과 자영업자 지원책을 하루빨리 마련해주길 간절히 바란다”며 “특히 카드 수수료 부담 완화와 같은 실질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김채은기자gkacodms1@kbmaeil.com /성지영 인턴기자 thepen02@kbmaeil.com

2024-09-29

경북도, 세계유산 공모사업 16건 선정… 국비 26억 확보

국가유산청이 추진하는 2025년도 세계유산 공모사업에 경북도가 4개 분야 16건이 선정돼 국비 26억 원을 확보했다. 29일 경북도에 따르면 이번에 선정된 사업은, 세계유산 축전(1건), 세계유산 활용 프로그램사업(11건), 세계유산 홍보 지원사업(3건), 세계기록유산 홍보 지원사업(1건)이다. 세계유산 축전(국비 12억 원)은 세계유산 ‘경주역사유적지구’를 대상으로 한 달간 펼쳐지는 대규모 문화축전으로, 2025년 경주 APEC 정상회의와 연계해 사전 붐업 조성 차원에서 개최되므로 기대되는 바가 크다. 세계유산 활용 프로그램사업(국비 3억8000만 원)은 경주, 안동, 영주, 고령에 있는 세계유산을 활용한 교육·체험·공연 등을 통해서 유산가치를 국민과 더불어 향유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사업이다. 세계유산 공모사업 가운데 인기가 큰 사업으로서 경쟁률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유산 홍보 지원사업(국비 9억5000만 원)은 ‘한국의 서원’, ‘가야 고분군’, 경주지역 세계유산을 대상으로 가치를 홍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된다. 이 가운데 지난해 신규로 등재된 7개 가야 고분군 관련 지자체들이 공동 신청한 사업이 주목된다. 세계기록유산 홍보 지원사업(국비 8000만 원)은 도내 기록유산을 알리는 대표적 사업으로서, 한국국학진흥원에서 보관하는 ‘유교책판’을 대상으로 초·중·고등학교와 대학, 문화유산 관련기관 등의 순회전시를 통해 해마다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경북도는 우리나라 세계유산 16건 가운데 6건을 보유한 최다 지역으로서 위상에 걸맞은 체계적 보존·관리는 물론, 가치 향유를 위한 활용·홍보에도 최선을 다해나갈 계획이다. /피현진기자

2024-09-29

‘대구퀴어축제’ 별다른 충돌 없이 마쳐

개최 장소를 두고 법정공방을 벌였던 ‘제16회 대구퀴어문화축제’가 별탈없이 마무리됐다. 퀴어행사 주최 측과 충돌을 우려했던 ‘대구경북 퀴어 반대 국민대회’ 집회도 문제없이 끝났다. 올해 대구퀴어문화축제는 지난 28일 정오부터 오후 7시까지 대구 중구 반월당네거리 일대 달구벌대로 5개 차로 중 3개 차로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이날 오전 11시 10분쯤 경찰은 집회 신고 구역인 3개차로 안에 경찰 버스와 안전 펜스, 무대 설치 구역 등 질서유지선을 설치하는 등 교통통제를 시작하며 축제 장소를 마련했다. 하지만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는 경찰이 집회를 통제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조직위 관계자들이 경찰 펜스를 밀어내는 등 한때 긴장 상황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경찰과 조직위 간 대치가 1시간 가량 이어지면서 무대와 부스 설치가 늦어져 오후 2시부터 개막식 등 행사가 시작됐다. 반월당네거리에서 개막 행사를 치른 축제 참가자들은 반월당네거리∼대중교통전용지구∼중앙네거리∼공평네거리∼봉산육거리 등을 거쳐 다시 반월당네거리로 돌아오는 거리 퍼레이드를 벌였다. 집회는 오후 7시 40분쯤 별다른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배진교 조직위원장은 “경찰들과 협의를 통해 만든 집회신고서를 번복해 제한 통고했다”며 “경찰과의 대치 등으로 참가자들에게 어수선한 모습을 보이고 축제가 지연돼 휴일 교통통제가 길어져 시민들에게 불편함을 끼친 점을 고려해 축제 장소에 대해 고민해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같은 날 ‘대구경북 퀴어 반대 국민대회’ 집회가 대구퀴어문화축제가 개최된 달구벌대로 맞은편 장소에서 개최됐다. 대구기독교총연합회가 주최하고 대구경북 다음세대지키기학부모 연합, 대구퀴어반대대책본부가 주관한 ‘대구경북 퀴어(동성애) 반대 국민대회’는 4500여 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흰 티셔츠를 맞춰 입고 ‘탈출하세요 동성애로부터’, ‘동성결혼·동성애법제화 결사반대’, ‘차별금지법·평등법 반대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장은희기자·황인무수습기자

2024-09-29

‘경북 백신 클러스터’ 세계 속 역할 확인

경북도는 지난 26일 안동시 예술의 전당 국제 회의장에서 ‘경북 국제백신산업포럼(International Vaccine Industry Forum 2024-IVIF 2024)’을 개최했다. ‘신·변종 감염병 대응을 위한 글로벌 협력 체계 구축과 비전’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올해 행사는 국내외 산·학·연·관 백신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했다. 포럼은 세 개의 세션으로 나눠 주제 발표와 자유 토론으로 진행됐다. 먼저 첫 번째 세션에서는 ‘글로벌 백신산업에서 공공-민간 파트너십’이라는 주제로 송만기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차장이 좌장으로, 임재환 국가첨단백신개발센터장이 ‘미래 전염병 대비를 위한 백신개발-국가첨단백신개발센터(KAVAD)의 전략 계획’, 양재승 국제백신연구소 수석연구원이 ‘장티푸스 접합백신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박진선 SK바이오사이언스 사업개발 본부장이 ‘미래 팬데믹 대비를 위한 공공-민간 파트너십 내에서 백신 제조사의 역할’에 대해 발표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백신의 보편적 보급과 글로벌 헬스’라는 주제로 성백린 백신실용화기술개발사업단장이 좌장으로 말레이시아(Pharmaniaga), 인도네시아(ETANA), 태국(Siam Bioscience) 등 아세안 국가들의 핵심 제약회사 대표들이 연사로 나서 각국의 백신 개발 현황 및 한국과 아세안 국가 간 파트너십을 다뤘다. 세 번째 세션에서는 ‘글로벌 진출형 국내 혁신 바이오 기술개발’이라는 주제로 김성준 한국화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이 좌장으로, 정철호 LG화학 상무가 ‘한국에서 필수 예방 접종 백신의 자국화 현황과 LG화학의 백신 개발 여정’, 최덕영 인테라 대표이사가 ‘바이러스 유사입자(VLNP) 기반 신급성 위장관염 백신의 개발’, 이장호 스템 메디케어 대표이사가 ‘새롭게 발견된 태초면역체계 기반의 차세대 감염병 백신 및 치료제 개발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이정우 메타AI과학국장은 “이번 국제백신산업포럼을 통해 경북 백신 클러스터가 대한민국의 자산을 넘어 세계 시장에서 역할을 확인했다”며 “경북도가 백신산업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감염병 대응 글로벌 협력 체계의 한 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09-29

100억대 사기 '가짜 수산업자' 조력자들 유죄 선고

100억원대 투자사기를 벌인 ‘가짜 수산업자’ 사건과 관련 조력자들이 유죄를 선고받았다. 대구지법 포항지원 형사1단독 송병훈 부장판사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공동공갈) 등 혐의로 기소된 가짜 수산업자 김모(47)씨의 수행원 A(40)씨에게 징역1년 2개월, 또 다른 수행원 B(38)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과 120시간 사회봉사를 명령했다고 29일 밝혔다.  또 공동공갈 혐의로 기소된 수행원 C(44)씨에게 벌금 400만원, 증거은닉 혐의로 기소된 D(28)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2020년 하반기부터 가짜 수산업자 김씨의 수행원으로 일하던 A씨와 B씨는 2020년 12월 부산에서 김씨의 사기 피해자로부터 투자금을 돌려달라는 말을 듣자 김씨와 합세해 욕설하거나 위해를 가할 것처럼 협박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다. 앞서 검찰은  A씨와 B씨는 2021년 1월에는 또 다른 사기 피해자가 피해자 법인 명의로 빌린 벤츠 승용차를 가져가자 사무실 등을 찾아가 차의 반환을 요구하며 가족에게 위해를 가했으며,  A, B, C씨는 가짜 수산업자의 지시를 받고 2020년 12월 중고차 판매업자를 찾아가 위협해 2천만원을 받아낸  것을 비롯  A씨와 B씨는 2021년 3월 가짜 수산업자가 체포됐다는 연락을 받고 김씨의 주거지를 찾아가 D씨와 함께 컴퓨터 3대를 숨긴 혐의로 기소했다.  가짜 수산업자 김모(47)씨는 법조계와 언론계 유력인사들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하며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선동 오징어(배에서 잡아 바로 얼린 오징어)에 투자하면 수개월 안에 3∼4배의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속여 피해자 7명에게서 총 116억2천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구속돼 징역 7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증거나 여러 사정에 비춰보면 피고인들이 피해자를 공갈한 것으로 판단되고 A피고인은 누범 기간에 범행을 저질렀고 일부 피해자와 합의되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석윤 기자 lsy72km@kbmaeil.com

2024-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