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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황룡사지서 금동봉황장식 자물쇠 출토

신라시대 최대 사찰이던 경주 황룡사 터에서 통일신라시대 금동봉황장식 자물쇠가 출토됐다.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경주시 구황동 황룡사 터 서회랑 서편 발굴조사에서 길이 6㎝의 금동봉황장식 자물쇠를 포함해 통일신라·고려 시대 자물쇠 3점이 나왔다고 25일 밝혔다.한점은 청동, 다른 하나는 철제 자물쇠다. 연구소에 따르면 자물쇠가 출토된 서회랑 서쪽지역은 1976∼1983년 발굴조사 때 조사단 사무실이 있었던 장소로, 사역 내 유일하게 발굴하지 못해 미조사 지역으로 남아있던 곳이다. 그간 이곳은 금당, 목탑 등이 위치한 예불공간과는 달리 승려의 생활공간이나 사찰 운영과 관련된 시설 등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돼왔다.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봉황 장식이 있는 자물쇠는 통일신라 유물로는 첫 사례로 평가된다. 봉황의 비늘과 날개 깃털 등의 문양을 세밀하게 표현해 매우 정성스럽게 만든 귀중품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구역에는 중요한 물건을 보관하는 장치나 시설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연구소는 또 “넓지 않은 조사구역 내에서 통일신라·고려 시대 자물쇠 3점이 출토된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서회랑 외곽 공간의 기능을 밝히는데 중요한 자료로 보인다”고 밝혔다.다른 2종의 자물쇠는 길이 10㎝의 고려시대 철제 잠금쇠와 길이 8㎝의 통일신라시대 청동제 잠금쇠로 ‘ㄷ’자 모양이다. 3종의 자물쇠들이 모두 크기가 매우 작아 문이 아니라 귀중품 담는 보관함이나 서랍장에 쓰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조사에서는 삼국∼고려 시대에 사용된 기와류, 점토로 빚은 토기 및 도기류, 금속유물 등도 다수 출토됐다.연구소는 2018년부터 서회랑 서쪽(약 8천700㎡) 미조사 구역 중 북쪽을 우선 발굴해 통일신라∼고려 시대에 이르는 건물터, 배수로, 담장터, 기와가 묻힌 구덩이 등을 확인했다.특히 이곳 상층에는 고려 시대, 하층에는 통일신라 시대 건물터가 중복돼 있어 황룡사 외곽의 공간구성이나 건물 배치의 추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서회랑에서 서쪽으로 약 9m 떨어진 곳에서는 남북 방향으로 조성된 길이 35.5m의 고려 시대 담장도 확인됐다. 담은 길이 30∼50㎝ 사각형 석재를 기초로 그 위에 대형 암키와 조각을 여러 단 쌓아 수평을 맞춘 후 상부에 석재나 벽돌을 올리는 방식으로 축조됐다.이 담장은 예불 영역과 생활공간을 구분하기 위해 설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또 통일신라 시대 건물터 아래에서는 5∼10㎝ 크기 자갈과 황색 점토가 섞인 층이 노출됐는데, 이 흔적은 도로의 기층부로 추정된다.연구소는 “이 도로 흔적이 남북방향의 도로 유구(자취)로 이어진다면 황룡사 서편의 사찰이 어떻게 확장됐는지 판단할 수 있는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황룡사 서회랑 서편지역 발굴조사 성과를 25일 오후 2시 연구소 유튜브 채널(https://youtu.be/FvEpWuZCvog)을 통해 공개했다.경주/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2020-11-25

자본주의 체제에 미래가 있을까

전 세계적으로 경제 양극화가 심화되고 공동체가 급속도로 붕괴되면서 고학력자와 저학력자, 도시와 지방 사이의 간극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해지고 있다. 한때 모두의 번영을 약속했던 자본주의의 실패는 극심한 경제 양극화와 중도 정치의 소멸로 이어지고 있다. 번영에 대한 기대가 경제, 정치 분야에 대한 냉소와 환멸로 뒤바뀐 지금, 자본주의 체제에 미래가 있을까? 세계적인 개발경제학자 중 한 명인 폴 콜리어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자본주의의 미래’(까치)에서 우리 사회를 위협하는 경제, 정치 양극화에 우려를 표하며 호혜성의 윤리에 토대를 둔 자본주의의 미래를 제시한다.그는 고학력자와 저학력자, 도시와 지방의 균열 등 오늘날 자본주의가 맞닥뜨린 위기와 그 원인을 진단하고, 정치 선전 구호나 다름이 없어진 이데올로기와 국가주의 대신 “지금 여기서 효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가장 큰 것”을 찾아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 논의한다. 가족과 기업, 국가를 중심으로 한 그의 논의는 서로에 대한 의무를 중시하는 인간상을 정립하고, 권리에 앞서는 의무를 강조하며 ‘나’보다는 ‘우리’, 이데올로기보다는 실용성에 중심을 둔 자본주의의 미래를 제안한다.제1부의 제1장은 오늘날 우리의 세계가 맞닥뜨린 어려움을 진단하며, 경제, 정치의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요인인 이데올로기, 대중 영합주의를 넘어 실용주의적 입장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이데올로기의 옹호자와 대중 영합주의자는 선전 구호만 반복하며 오늘날의 정치를 공허하게 만들고 있다. 교육 불평등 및 지역 간의 격차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탄탄한 분석과 근거를 기반으로 한 실용주의적 접근이 필요하다.제2부에서는 자본주의의 윤리적 토대를 구축한다. 제2장은 자본주의의 새로운 인간상을 제시한다. 현재 경제학이 상정하는 인간상은 합리적인 인간, 즉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를 원하는 이기적인 존재이다. 그러나 폴 콜리어는 인간은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의무를 느끼며, 경제적인 이득보다 사람들 사이의 존중을 통해서 효용을 얻는다고 말한다. 제3장은 윤리적 자본주의를 구축하기 위한 국가의 역할을 논의한다. 국가는 사회 전반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 각각의 국민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공유 정체성을 형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국가주의와 구분되는 애국주의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제4장에서는 기업의 윤리를 살펴본다. 이익만을 추구하는 기업은 신뢰를 잃고 몰락하고 있다. 이 장에서는 다양한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서 기업이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방안에는 무엇이 있는지 탐구한다. 제5장은 사회의 기본 단위인 가족을 살펴본다. 오늘날 가족은 사회 불평등을 유지하고 심화시키는 존재가 됐다. 그러나 가족은 여러 세대를 어우르면서 불평등을 완화하는 주체가 될 수 있다. 제6장은 국가와 국가 사이의 호혜성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각 국가의 지도자들은 다른 사회에 대한 의무를 이행했고, 이를 통해서 세계를 재건했다. 의무를 기반으로 한 국제기구는 난민과 HIV, 가난한 국가 등 세계가 마주한 어려움에 대한 방책이 될 수 있다.제3부는 우리 세계가 맞닥뜨린 현실을 해결할 실용적인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제7장은 망가진 지방 도시를 재생하고 대도시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 대도시에 과세할 방안을 탐구한다. 도시 부동산 소유주가 얻는 불로소득은 인구 밀집에 따른 것이므로, 전체 인구에게 돌아가는 것이 마땅하다. 이에 따라서 저자는 집적에 대해서 과세할 강력한 이론적 근거를 제시한다. 제8장은 저학력층과 고학력층을 중심으로 계급 분단을 완화할 방안을 논의한다. 저학력층으로 이뤄진 가정은 실업과 가정 파탄의 위험에 쉽게 노출된다. 이를 막기 위해서 육아 보조와 실업 급여 제공, 고용 및 은퇴 안정성 보장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제9장에서는 논의의 범위를 세계로 넓혀 가난한 나라와 부유한 국가 사이의 재분배에 대해서 살펴본다. 국제무역은 국내의 재분배가 적절하게 이뤄진 후에 시행돼야 한다.제4부는 자본주의의 미래를 위한 조언을 정리하면서 정치, 경제적 양극화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윤리적 담론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무엇보다 저자는 공유 정체성을 회복하는 것이 정치의 역할임을 강조하며, 호혜성을 중심으로 한 네트워크를 재생할 것을 요청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1-25

무성영화로 추억하는 70년 전 포항의 겨울밤

“아~ 포항의 70년 흘러간 과거를 묻지 마시오.”흘러간 옛노래를 부르는 변사의 구성진 목소리가 포항 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의 주말 저녁을 울리던 지난 21일 저녁.아카데미 극장, 시공관, 포항극장, 육거리 분수가 품어져 나오던 그때 그시절 흑백 사진 속 추억을 되돌이며 무성영화가 시작됐다.포항의 추억과 기억이 깃든 여천동. 지금은 중앙로 꿈틀로.이곳에서 시민이 주체가 된 시민주도 문화 사업이 성황리에 열려 눈길을 끌었다.(재)포항문화재단이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추진중인 2020 권역별 시민주도 문화사업인 ‘꿈틀로 문화로 잇다’를 시민커뮤니티 트리플A를 만드는 사람들(이하 트리플A)과 문화예술단체 (주)문화밥(이하 문화밥)이 함께 ‘꿈틀로 문화로 잇다-무성영화 상영’행사를 만들었다.추운 겨울밤이었지만 참여한 동네 사람들과 포항시민들에게 흑백 추억을 간직하게 하고, 포항의 70년 흑백 사진으로 ‘누어아 사진전’을 감상하고, ‘누어아 사진관’으로 흑백 인생사진을 찍으며 또 다른 추억을 만들어 줬다.누어아란 ‘누구든 작가, 어쩌다 작가, 아무따나 작가를 꿈꾸는 꿈틀로’가 되기를 바라는 트리플A의 송영화 회장의 함께하는 꿈틀로의 마음을 담은 이미지라고 한다.1950년 6·25를 배경으로 한 전쟁의 포화 속에서 포항 시가지가 흔적도 없이 폐허가 된 사진을 중심으로 시작되는 새마을운동, 포항제철 준공식, 포항역 이동식 영화관 등 포항의 70년 시간 속 희노애락의 여행을 정석화 변사와 함께 떠나는 포항 70년의 이야기는 감동 그 자체였다.트리플A의 송영화 회장은 “추운 날씨에도 트리플A와 함께하는 주민들이 계신 덕분에 성황리에 행사를 치를 수 있었다. 정석화 고문님이 변사의 변신으로 예술적인 끼를 보여주셨고, 정길화 사무총장님의 중앙동과 함께한 인생이야기를 들으며 삶이 예술임을 발견하게 되었다. 누어아의 의미처럼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꿈틀로의 현재와 미래를 기대해본다”라고 전했다.꿈틀로에서 시간적 여행과 공간적 재생을 통해 과거와 현대 세대가 함께 추억하는 영화제를 만들고자 하는 첫 스타트로 시작된 무성영화가 어쩌면 지역 예술인들과 시민들이 가진 중요한 자원이었다. 이는 시간과 공간적인 역사성을 현대 세대에게 연결해 모두가 추억하는 문화 거리를 가고자 하는 주민들의 바람이었으며 ‘포항의 과거를, 포항을, 꿈틀로의 미래를 주민들이 이어가고 가슴으로 닿고, 더불어 꿈틀로의 미래’를 보고자 하는 간절한 염원이었다.이 사업의 주관을 맡은 문화밥 서종숙 대표는 “꿈틀로에서 주민이 주도가 되어 문화를 만들고, 그 속에서 작가와 함께 하는 기억과 재생을 통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간다면 함께 즐기는 문화의 중심 꿈틀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의 기대감을 가진다. 특히 이번 행사에 협찬을 해준 상가들 덕분에 더욱 더 함께하는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었다며 감사드린다”고 전했다.다음 프로젝트로 이어지는 꿈틀로 주민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1-24

여류화가 안정희 10번째 개인전 ‘바라보기’

동·서양화의 재료적 한계를 벗어나 자유로운 표현기법과 사색을 통해 독창적 조형언어를 구축해 온 중견 여류화가 안정희 작가의 10번째 개인전이 오는 29일까지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 A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대백프라자갤러리 기획전으로 서양화 재료를 이용해 제작한 작품 30여 점을 선보인다.작가는 대학시절부터 회화 속에 자기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시각적 탐구와 재료의 실험적 연구를 지속해 왔다. 동양화 전공이라는 틀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지 위에 토분과 커피가루 등 다채로운 재료를 사용해 표현 영역확장을 계속했으며 지금도 동·서양화라는 영역의 한계를 극복하며 독창적 조형세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이는 장르의 구분을 위해 사용되는 재료의 차별성이라는 근대적 사고와 관념에서 탈피해 표현의 자유로움을 갈망했던 작가의 시대정신이 반영된 결과인 셈이다.붓 대신 나이프만으로 이미지와 공간을 묘사해 내는 그의 표현기법은 붓으로 묘사할 수 있는 정교한 표현이 아닌, 나이프의 날카로운 칼날 터치로 주제와 공간의 색감을 자유롭게 연출해 내는 감각적인 작업이다.이같은 작가의 근작들은 표현주의 기법을 이용해 제작한 정물화와 대지의 기운을 분출하는 산을 주제로 표현된 단색조의 풍경화가 주종을 이룬다.‘바라보기’라는 연작 타이틀로 독자적 작품세계를 형성하며 창작을 이어가는 작가는 일상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세상의 소소한 모습을 예술가의 관심으로 사색하고 표현하는 일에 전념해 오고 있다.계명대 동양화가를 졸업한 안정희 작가는 10회의 개인전 및 부스 개인전, 40여 회의 단체전 및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대구미술협회, 계명한국화회, 단묵회, 코메트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1-23

‘소리꾼 전태원과 함께하는 뺀판’

(재)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차재근)은 오는 25일 오후 7시 30분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문화가 있는 날 ‘金YOLO(금욜로)’시리즈 ‘소리꾼 전태원과 함께하는 뺀판’을 개최한다.문화가 있는 날 ‘金YOLO(금욜로)’시리즈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와 포항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사업이다.소리꾼 전태원은 포항 출신으로 중앙대 국악대학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고 조상현, 정순임을 사사했다. 제32회‘온 나라 국악 경연대회’판소리 일반부 금상 및 제38회‘전주대사습놀이’판소리 일반부 차상 등을 수상했으며 KBS국악관현악단과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외 다수 협연과 JTBC의‘팬텀싱어 2’및‘히든싱어 3’에 출연해 대중의 사랑을 받기도 했다.현재 평소 대중에게 어렵게 느껴지는 판소리나 민요, 정가를 서양의 밴드 형식에 맞춰 새롭게 작·편곡해 선보임으로써 여타의 국악 실내악 연주단체와는 다른 매력을 가진‘판타타’라는 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소리꾼이 직접 기타를 치며 연주하는 기타병창을 특징으로 한다. 이번 포항 공연에서는 배대준(기타), 장재우(베이스기타), 김홍섭(타악)과 함께 춘향가 중 저 건너, 흥타령, 매화가 피는, 농부님네 등의 곡을 재해석한 연주를 들려줄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1-23

“가톨릭 영성 본산 새로운 시작 되길”

“모 본당으로서 선교 구심점 역할을 성실히 해왔던 역사를 자랑할 것이 아니라 선교의 중심 본당으로서 가톨릭 영성의 본산이 될 수 있도록 새로운 시작의 기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오는 29일로 설립 70주년을 맞는 포항 죽도성당 김도율 주임신부의 소회는 ‘선교’에 맞춰져 있었다.포항 죽도성당은 1949년 경주본당 소속의 포항공소를 시작으로 포항지역의 모(母) 본당이 되어준 대표적인 성당이다. 1950년 김경우 초대신부가 부임함으로써 본당 면모를 갖춘 이래 1978년 덕수성당을 분가시키면서 지금의 명칭으로 변경했다. 이어 대해, 구룡포, 오천, 대잠, 장성, 연일성당 등 7개 성당을 분가시킴으로써 포항지역은 물론 대구대교구 내에서도 가장 활발한 공동체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3만을 헤아리는 4대리구 교구민 신앙의 구심지가 되고 있는 셈이다.김도율 신부는 2019년부터 제17대 주임신부로 부임해 현재 4천여 명의 신자들을 사목하고 있다. 그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올해 사목 지표를 ‘신앙을 새롭게, 성전을 새롭게’로 정하고 설립 70주년 기념사업을 추진해 최근 성모당을 새롭게 단장해 대구대교구의 수호자이기도 한 성모 마리아에 대한 신심을 한층 고취하고, 나아가 성모 마리아를 통해 교구의 발전을 진일보 촉진시키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김 신부는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성당에서 미사가 중단된 경험은 전례와 성사 생활, 즉 신앙생활 전반에 걸쳐 근본적인 성찰을 요청한다면서 많은 신자가 처음 겪는 미사 중단 사태에 당황했지만 미사 중단이 신앙의 멈춤은 될 수 없다고 말했다.“한국천주교회의 역사가 시작된 지 236년 만에 처음 맞은 초유의 경험이었습니다. 가혹한 박해 속에서도, 토굴과 빛을 가린 좁은 방안에서도 이어지던 미사성제와 성사 생활이 일제히 중단됐습니다. 팬데믹의 위기가 강제한 종교 모임의 금지, 즉 미사 거행과 성사 집행의 중단으로 신자들은 신앙생활도 멈췄다고 느낄 만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안정된 교회 안에서 안락하고 풍요한 삶만을 좇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가난한 이들을 그저 시혜 대상으로 삼지는 않는지 반성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김 신부는 또 코로나19가 야기한 안타까운 현실을 깊이 우려하며, “전 세계를 뒤흔드는 이러한 상황에서 힘과 재물의 논리로 움직이던 세계를, 이제는 공존하는 더 건강한 세계로 변화시켜야 한다”며 이를 위해 “교황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새로운 복음화에 귀를 기울여 가톨릭 문화를 통한 선교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현재 김 신부는 70주년을 맞은 죽도성당의 성전 리모델링과 신자들의 쇄신을 위한 여러 가지 사업 진행에 여념이 없다. 신자와 시민들을 위한 ‘소화데레사 축제’도 준비하고 있다. 신자들의 시화와 그림, 서예, 서각, 사진과 본당 역사가 담긴 사진들, 제4대리구 내 19개 성당 꽃꽂이 작품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본당 주보 성인 성녀 소화 데레사 상 안치도 곧 진행한다. 죽도성당이 지금도 앞으로도 계속 신자들의 안식처로 남길 원해서다. 이는 죽도성당에 생기고 있는 변화와 무관치 않다. 지역 본당 분가로 새로운 신자들이 거의 없어 성당은 새로운 미래를 계획하고 있다.김도율 포항죽도성당 주임 신부“70년 동안 큰 나무를 키워왔고, 이제는 큰 그늘을 드리우고 힘든 이들이 위로와 격려를 얻어 가도록 넉넉한 자리를 마련해 주는 공동체로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김 신부는 마지막으로 “코로나19 유행으로 주일 미사에 참례하는 신자들이 예전에 비해 확연히 줄었지만, 주말이면 성당을 찾아 봉사하는 이들에게서 기쁨을 본다”며 우리 모두가 각자 다양한 데서 낮은 곳에 임하신 그리스도의 모습을 실천해가길 희망했다.“포항시민의 보이지 않는 도움이 죽도성당의 역사를 이뤄왔습니다. 시민들에게도 문화적이거나 영적 보답이 이뤄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새로 단장된 성전마당은 교우들의 것만이 아니라 시민이 공유하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1-23

‘포괄적 차별금지법 무엇이 문제인가’ 무너질 윤리·도덕, 위헌 조항 등 설명

포항인권윤리포럼이 24일 오후 2시 포스코 국제관 1층 대회의실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한다.포럼은 국회에서 발의된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위헌적인 조항을 설명하고 그 폐해로 무너질 윤리 도덕의 문제점을 알리고, 전국 곳곳에서 이 같은 포럼이 이어져 열리길 기대하며 추진됐다.이강덕 포항시장과 장순흥 한동대 총장, 안순모 포항시기독교교회연합회장의 인사와 더불어 4명의 전문가가 나서 주제별로 발표한다.이상원 총신대 교수(기독교윤리학)는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윤리성’, 민성길 연세대 명예교수(정신의학)는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정신의학’, 김준명 연세대 명예교수(감염의학)는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공공보건’, 권요한 박사(한국윤리재단 운영위원장)는 ‘국제인권윤리선언 해설’로 기조연설을 한다. 종합토론은 권요한 박사의 사회로 진행된다.포럼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50명만 참석한 가운데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진행되며, 온라인으로 전국에 실황중계 된다.현장 및 온라인 참가자들의 사전신청을 받고 있다.포럼 참여단체는 포항인권윤리포럼, 포항YMCA, 포항건강한가정지킴이연대, 미래세대희망세움연구소, 한동대 아가청, 한국윤리재단(KEF), (사)세계성령운동중앙협의회, 포항시기독교교회연합회, 포항성시화운동본부, 포항CBS, 포항극동방송, 포항CTS 등이다.한편, 지난 6월 29일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대표 발의한 후 종교계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입법 반대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1-22

‘그리움’은 내 詩에서 맥놀이 하는 핏줄

차영호 시인 시집 ‘목성에서 말타기’“도로를 내로 바꾸고/차는 쪽배로 바꾸면/흐르고 흘러 닿을 수 있을까?// 무릉武陵// 복사꽃 붉게 핀/바다가 보이는 언덕에서 젓대를 불면/가까이 더 가까이 다가와 내 무릎을 베고 눕는 수평선// 설익은 음률에도 바다는 파도를 파견하여 장단을 맞추고 추임새로/보구치 복복/성대는 분홍, 꽃분홍…. - 차영호 시 ‘수평선-복사꽃’ 중포항지역에서 ‘낭만의 시인’으로 불리는 차영호(66) 시인이 네 번째 시집 ‘목성에서 말타기’(도서출판 움)를 발간했다.차 시인은 2003년 시집 ‘어제 내린 비를 오늘 맞는다’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애기앉은부채’, ‘바람과 똥’ 이 있다. 2019년 ‘우리詩작품상’을 수상했다.차 시인에게 이번 시집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2015년 ‘바람과 똥’ 이후 8년 만에 펴내는 시집이다. 소회를 듣고 싶다.△내가 학창 시절에 시를 만나고부터 여태까지 짧지 않은 동안 시를 생각하지 않고 보낸 날은 거의 없을 것이다. 시상을 찾아 헤매고, 쓰고 매만지는 나날이 이어져 왔고 앞으로도 그러리라 생각한다. 시인이 시를 쓰고 그 시를 가려 꿰어 시집을 엮는 것은 다반사다. 나는 시를 쓸 때 되도록 관념어를 쓰지 않고 우리말 시어를 골라 이미지를 선명하게 드러내려고 용쓴다. 그러면서도 ‘그리움’이라는 말은 남용하다시피 한다. ‘그리움’은 내 시에서 맥놀이 하는 굵은 핏줄이기 때문이다.-시집에 담긴 시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시가 있다면.△제가 쓴 졸작이 제 마음에 든다는 것은 퍽 겸연쩍은 일이지만, ‘매향연서(梅香戀書)’에 눈길을 한 번 더 주고 싶다, 다른 시편들 몰래. 한지공예가로부터 그의 작품 ‘매화’에 어울리는 시를 의뢰받아 쓴 시편으로 대청호반에 있는 창호지로 문을 바른 시골집에서 밤새워 썼다. “(상략) 나는 지금 외딴 마을에서 그리움을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수없이 날려 보냈지만 멀리 날릴수록 얼른 되돌아와 손바닥에 도로 얹혀있는 이 원반이 날아갈 곳은 오직 한 군데뿐, 새벽하늘을 올려다봅니다. 아직도 별이 초롱초롱합니다. 별 하나가 앉은걸음으로 다가와 속닥입니다. // 우리는 그리움에 대해 책임이 있어. 태초부터 우리 자신이었던 다른 조각들이 어디에 흩어져 살고 있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지. 그 조각들이 잘 지내고 있을 때 우리는 역시 행복해. (하략)”차영호 시인-시집을 읽고 주변의 반응, 다른 평론가들이나 시인들은 어떻게 평가하나.△김상환(문학박사·시인)은 “차영호는 말과 사물, 내면-세계의 공간, 실재의 깊이를 향해 그리움을 연인처럼 대하는 시인이다. ‘목성에서 말타기’의 시와 세계는 이러한 길과 그리움을 주제로 한 천체 이미지, 동·식물적 상상력이 돋보인다”며 작품 해설을 했고, 고영민 시인은 “차영호 시인의 시는 ‘그리움’의 시다. 그에게 있어 시간은 가는 것이 아니라 오는 것이다. 시간에 끊임없이 불을 댕겨 자신의 근원에 대한 탐색과 존재론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는 서정시가 나를 회복하는 눈물겨운 여정이며, 특정한 시대에 한정되지 않고 언제나 되돌아갈 수 있는 원형적 세계임을 이번 시집에서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시집 뒷표지에 적고 있다.-앞으로의 계획과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꾸준하게 공부해 독자에게 친절한 시를 쓰고 싶다. 대개 예술성과 대중성을 서로 대척점에 놓여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는 하지만, 그 양팔저울을 나름대로 조절하며 시작(詩作)에 임하려고 한다. 지금 이 순간도 ‘그리움’을 더 잘 보이게, 들리게, 만져지게 냄새 맡아지게 표현하려고 골몰하고 있다.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말들을 더 선명하게 이미지화하여 쓴 시편들을 바로 당신께 보여드리고 싶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1-22

공직세계 속 지역감정과 차별, 국회의 민낯을 고발한다

정재룡 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이 자신의 30년 국회 공무원으로서의 경험과 그 안에서 겪은 지역감정으로 인한 차별에 대해 ‘입법고시 출신 30년 국회 공무원의 끝나지 않은 외로운 투쟁’이란 제목으로 책을 썼다. 국회 입법고시를 통해 국회공직자로 입문한 저자는 30여 년간 국회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정년퇴직을 얼마 남지 않은 시점까지 국회 내 비리를 고치려고 노력했다. 저자는 국회와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등 만연된 부패를 고발하기 위해 발로 뛰었고, 그런 과정을 통해 사회적 모순이 여기저기에 많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전직 공직자가, 그것도 국회 차관보급 1급 고급 관리관 출신이 현직 국무총리를 상대로 1인 시위를 하고, 공직세계의 만연된 부패를 고발한다는 건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저자는 용기 있는 자세로 국회 공직자 불만과 인사의 부당성, 공직자 개인 사생활 침해 등에 대해 남김없이 격앙된 어조로 글을 써내려가고 있다.저자는 이 책에서 호남 출신으로 받아야 했던 서러움과 영남과 호남의 지역감정이 공직자 세계에서도 끊임없이 독재정권의 잔재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저자가 지역 차별을 해서는 안 된다는 지역차별금지법률을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현실 정치와 싸웠던 경험담을 담담히 털어놓는 모습은 자못 눈물겹다.저자는 이 책을 집필한 이유가 두가지라고 밝혔다. 첫 번째는 국회 사무처 공무원들이 어떤 일을 하는가를 국민들이 알았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왜 국회 사무처 공무원들이 책임감을 갖고 일을 해야 하는 지를 낱낱이 알려주고 싶었다고 한다. 두 번째는 국회 공무원들이 정직하고 투명하게 국민의 편에 서서 입법활동을 돕도록 해야 올바른 법률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싶었다고 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1-18

아브라함은 왜… 인간의 이야기로 다시 쓴 神

‘관념적이고 사유하는 작가’이승우(61·사진)씨의 열한번째 소설집이자 첫 연작소설집 ‘사랑이 한 일’(문학동네)이 나왔다. 이씨는 프랑스 작가 르 클레지오가 “한국 작가 중 노벨상을 받는다면” 후보 0순위로 꼽는 소설가다.인간 실존의 문제, 성과 속의 이원성 극복, 초월자와 인간의 괴리가 데뷔 이래 줄곧 화두였던 이씨는 사십 년 가까운 작가인생을 갈망 너머의 구원에 대한 천착으로 채우며 독보적인 성취를 거둬왔다.한국소설로는 흔치 않은 종교적이고 관념적인 통찰로 ‘생의 이면’을 파고든 그가 신작 소설집에서 ‘창세기’를 전면에 내세우며 삶의 궁극적 물음들을 마주 세운다. ‘신’이 아니라 ‘인간’의 텍스트로 ‘창세기’를 다시 읽고 다시 쓴 밀도 높은 작업, 그 가운데 키워드가 돼준 단어 ‘사랑’, 이 책은 이승우 작가의 작품세계 전반이 총동원됐다 할 수 있겠다.이 소설집은 외아들 이삭을 제물로 바치는 아브라함에 대한 ‘창세기’의 일화를 이해하려는 마음에서 태어났다. 다섯 편의 작품들은 이삭을 제물로 바치는 아브라함의 이야기를 다룬 표제작 ‘사랑이 한 일’을 한가운데 두고 시간순으로 앞뒤에 두 편씩이 더 배치돼 있다. 자기 딸을 불량배들에게 내주는 소돔성의 롯의 이야기인 ‘소돔의 하룻밤’, 아들 이스마엘과 함께 부당하게 내쫓기는 하갈의 이야기 ‘하갈의 노래’가 앞의 두 편, 이삭이 느끼는 기묘한 허기와 그의 쌍둥이 아들 야곱과 에서를 향한 편애에 대한 소설적 해설이라 할 수 있는 ‘허기와 탐식’ ‘야곱의 사다리’가 뒤의 두 편이다.맨 앞자리에 놓인 ‘소돔의 하룻밤’과 표제작 ‘사랑이 한 일’은 우선 독특한 문체로 독자를 사로잡는다. ‘소돔의 하룻밤’의 경우 소돔의 멸망 과정을 보여주는 다섯 개 장면의 문장이 반복된다. 그 뒤에 이어지는 것은 소설의 문장이라기보다는 논리적 변증에 가까운 치밀하고 끈질긴 문장들이다. 성경 텍스트 속 서사의 빈자리를 작가가 디테일하게 채우며 추론하고 납득해가는 과정이 한 편의 소설로 완성된다는 것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표제작 ‘사랑이 한 일’에서 반복되는 문장은 ‘소돔의 하룻밤’과 다른 방식으로 기능한다. ‘소돔의 하룻밤’이 이야기를 따라가되 작가가 자신의 속도에 맞추어 그 흐름을 밀고 나가는 방식이라면, ‘사랑이 한 일’은 “그것은 사랑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라는 단 하나의 문장이 반복되며 화자인 이삭, 그러니까 “너의 아들, 네가 사랑하는 외아들 이삭을 바쳐라”라는 신의 명령과 그 명령을 따른 아버지 아브라함 양쪽을 어떻게든 이해해보고자 하는 인물의 내적 투쟁을 격정적으로 보여준다. 아버지의 손에 죽을 뻔했던 아들이 스스로 묻고 답한다. “사랑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누구에 대한 사랑인가, 누구의 사랑인가. 그 사랑이 조금 덜했다면 신은 아버지에게 그런 요구를 하지 않았을 테고, 아버지 아브라함은 나를 제물로 바치겠다 순종하지 않았을 테고, 다시 신이 아버지에게 ‘멈추라’고 하지 않았을 일인가.‘허기와 탐식’은 나이든 이삭과 그의 두 아들 에서, 야곱의 이야기이다. 맏아들 에서가 아닌 둘째 야곱이 아버지 이삭을 속여 가부장의 권리를 가로채려 하고, 여러 사건 끝에 참회를 한 야곱이 적통을 잇는다는 것이 골자이다. 그러나 작가 이승우는 다른 지점에 주목한다. 왜 이삭은 맏아들 에서를 편애했는가. 아버지의 칼날에 죽을 뻔했던 그에게 남은 상흔과 그런 그에게 위로가 되었던 이복형 이스마엘이 잡아준 들짐승 고기의 맛. 그것이 사냥꾼인 맏아들 에서에게 투사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삭의 편애와 축복은 빗나가고, 자기 것이 아닌 축복을 받은 둘째 야곱은 도망치듯 집을 떠난다. “거의 최초로 세상에 홀로 버려진 것 같은 존재, 고아이고 나그네가 된 시간에, 크게 두렵고 깊이 외로운 그의 밤 광야의 자리로 그분이 찾아왔다.” “너와 함께하겠다.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겠다”는 말과 함께. 아버지의 편애는 받지 못했으나 신의 편애를 받은 야곱의 이야기 ‘야곱의 사다리’로 소설집은 마무리된다. /윤희정기자

2020-11-18

포항 청년들이 바라본 ‘관광지 구룡포’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차재근)은 경북 문화예술교육사 인턴십 지원사업 프로그램인 ‘구룡탐험대’2기 ‘나홀로 휴식생활’을 개설해 지난 9월 29일부터 11월 12일까지 진행해 ‘오늘 구룡포 어때요?’라는 책을 발간했다. 이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경북도가 주최하고 경북문화재단이 주관하며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협력해 구룡포생활문화센터(아라예술촌)를 중심으로 진행한 사업이다.‘구룡탐험대’2기 ‘나홀로 휴식생활’ 프로그램은 다양한 문화예술적 취미를 가진 청년들이 함께 모여 코로나19로 인해 잃어버린 일상의 휴식시간을 되찾고, ‘나’ 와 ‘휴식’ 그리고 ‘구룡포’를 테마로 새로운 휴식문화를 만들어보고 그 내용을 책자로 기록하는 협동 프로젝트이다.이번에 발간한 ‘오늘 구룡포 어때요?’는 구룡포 주민의 일상과 관광객의 시선 등 다양한 관점에서 구룡포를 바라보고 그 모습을 담아낸 에세이로, 참여자들이 내면의 자아와 주변을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실시했다.기획자, 강사, 참여자 등 5명이 책의 저자로 참여해 책 디자인부터 내용, 사진촬영까지 직접 기획했다. 또한, 포항시 대표 관광지인 구룡포가 포항시민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인지 살펴본 계기가 돼 그 의의가 높다. 특히 포항문화재단에서 처음으로 국제표준도서번호 ISBN을 발급받아 그 의미가 있다.한편, ‘오늘 구룡포 어때요?’는 비매품으로 판매하지 않으며, 책을 보고자 하는 시민은 18일부터 구룡포생활문화센터 2층 도서관에서 볼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1-17

시와 시 낭송… 詩香 가득한 가을

“하늘 맑푸르고 단풍 고운 가을 언덕, 시 낭송과 문학 이야기가 국화 향기처럼 피어나다”포항시낭송협회는 최근 포항시 남구 효자동 심산서옥 뒤뜰에서 탄탄한 작품세계로 한국 시조단에서 주목받는 서숙희 시인(포항문인협회장)을 초청해 네번째 시조집 ‘먼 길을 돌아왔네’출간기념 시조 낭송과 시 얘기를 나누는 시낭송 콘서트 ‘네번째 시(詩)뜨락’ 행사를 개최했다.문인, 시낭송가, 음악가, 이웃 주민 등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포항시낭송협회 권양우 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 행사는 1부 서숙희 시인의 ‘먼 길을 돌아왔네’ 출간기념 시낭송과 시 이야기, 2부 서숙희 시인의 자작시 낭독 및 삶과 문학에 대한 얘기, 3부 시인과의 대화 및 저자 사인회 등으로 진행됐다.시뜨락 행사는 아름다운 풍금과 아코디언 연주로 문을 열었다. 이어 포항시낭송협회 13명의 회원들이 서숙희 시인의 시를 가슴에 품으며 낭송했고 강성태 서예가는 ‘먼 길을 돌아왔네’시조 전문을 서예작품으로 써서 증정했다. 시 낭송과 문학 얘기, 악기 연주, 시서(詩書) 작품 전달 등 다양한 콘텐츠를 곁들여 국화향 만큼의 풍성하고 향기로운 문학감성을 한마당 펼친 것이다.서숙희 시인은 “요즘 나훈아의 ‘테스형’ 노래가 돌풍을 이루고 있는데 그 속에도 사랑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고 노래했다. 모든 사람의 가슴 속에는 사랑이 꿈틀거리고 있다. 사랑을 모르기 때문에 사랑시가 대중의 공감을 얻는 것이다. 시를 쓰려면 의도적으로 씨앗을 뿌리고 키워 나가야 한다. 수많은 사람 중에 이곳에 모인 여러분들과 오늘 이 아름답고 영롱한 시뜨락 행사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고 말했다.이번 행사에 참석한 김지영 시낭송가는 “소소하게 열린 시뜨락 행사가 코로나19로 인해 움츠러들고 지쳐가는 일상에 활기를 더하는 한 줄기 감성의 빛을 안겨준 것 같았다. 바람소리 새소리 풍경소리 정겨운 뒤뜰에서 시낭송 소리와 문학 얘기가 어우러지니 단풍 보다 더 아름답고 풍성한 가을이 익어가는 것 같았다”고 감동을 전했다.한편, 포항시낭송협회는 낭송을 통한 자기계발과 회원 상호간의 유대강화, 낭송문화 나눔활동 등을 통한 사회봉사와 문화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2011년 7월 창립됐으며, 매월 1회 정모 시낭송회 및 매년 1회 공개 시낭송발표회를 개최하고 있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0-11-17

대구시향, 매혹적 프랑스 클래식 향연

대구시립교향악단 제469회 정기연주회가 오는 27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다. 대구시향은 이날 줄리안 코바체프 상임지휘자의 지휘로 프랑스 작곡가 뒤카와 라벨의 동화 같은 작품과 이베르의 플루트 협주곡을 들려준다. 세련되고 매혹적인 프랑스 클래식 향연을 만나볼 수 있는 무대다.첫 무대는 프랑스 근대 작곡가 폴 뒤카의 교향적 스케르초 ‘마법사의 제자’로 연다. 해학적 분위기의 표제음악으로 마법사인 스승이 외출한 틈에 제자가 물을 긷는 주문을 빗자루에 걸어 벌어지는 소동을 음악으로 재밌게 그린다.이어 연주되는 작품은 프랑스 음악계의 심미파로 불린 자크 이베르의 ‘플루트 협주곡’이다. 감각적인 선율미와 서정성이 돋보이는 이 협주곡은 곡의 유명세에 비해 전곡이 자주 연주되지는 않는 편이라 실황으로 만나볼 좋은 기회이다. 한국인 최초 독일 쾰른 필하모닉 종신 수석 플루티스트인 조성현(연세대 음대 교수)이 대구시향과 협연한다.휴식 후에는 관현악의 마술사로 불리는 모리스 라벨의 ‘어미 거위 모음곡’과 ‘다프니스와 클로에 모음곡 제2번’이 연주된다.‘어미거위’는 라벨의 대표적인 피아노 모음곡. 라벨 친구의 자녀들을 위해 동화 ‘잠자는 숲 속의 미녀’, ‘미녀와 야수’ 등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곡으로, 부모와 자녀가 함께 동화책을 읽듯 감상하기 좋은 작품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1-16

“작은 생명체 등장은 나를 위로하는 행위”

꽃은 말이 없다. 바람도 그러하다. 하지만 그녀의 캔버스 안으로 들어온 바람은 낮은 목소리로 꽃을 흔들고 가을을 흔든다. …섬세한 감성으로 늘 붓을 쥐고 있는 그녀, 윤은경 서양화가를 지난 16일 그녀의 화실에서 만났다.윤은경 서양화가-언제부터 그림을 그렸나.△어렸을 때 내성적이었고 조용한 아이였다. 그러다 보니 늘 혼자였다. 그림은 내게 혼자 놀기 가장 좋은 장난감이 되어주었다. 그렇게 그림을 그리다 보니 잘 그린다는 이야길 듣게 되었고 잘 그리게 되니 친구들이 말을 걸어오기 시작했다. 어쩌면 그림이 나를 변화시켰다. 그래서 나는 날마다 그림에 빚을 지고 사는 기분이다.-늘 붓을 놓지 않았던 것 같은데 혹시 휴식기는 없었나.△결혼과 육아로 3년 이상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시간이 있었다. 그러다가 하루는 꿈을 꾸었다. 울면서 전시장을 헤매는 내가 보였다. 그림을 그리면서 울기도 했다. 그런 꿈이 날마다 반복되었다. 그때부터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나에게는 그림을 그리는 행위 자체가 나를 위로하는 돌파구였다.-지난 10∼15일 포항시립중앙아트홀에서 ‘나비의 꿈’이란 주제로 개인전을 열었는데 나비 그림을 그리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다큐멘터리에서 새처럼 멀리 나는 나비에 대한 방송을 본 적이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 흔한 ‘작은 멋쟁이 나비’는 뜨거운 사막의 열풍을 견디며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건너온 후 일정 기간 머물다 다시 아프리카로 돌아간다. 너무나 작고 가냘픈 나비이지만 1만2천km를 날아다니는 나비의 자유로움과 강인함에 영감을 받아 나비를 그리기 시작하였다.-‘나비의 꿈’에서는 실제 나비도 등장하지만, 고양이도 보인다.△고양이의 귀와 나비의 날개가 닮아있다고 해서 예전부터 고양이를 나비라고 불렀다고 한다. 나비와 고양이, 이 둘 사이에서 나는 감성적 유사성을 느꼈다. 애틋함과 친근함 그리고 따뜻함, 나를 떠난 것들에 대한 사소한 애착들이 내 그림에 등장하는 작고 가냘픈 아기 고양이들을 통해 느껴지길 바란다.-포항 복합문화공간 청포도미술관에서 17일부터 29일까지 갖는 전시 내용은.△개인전과 일러스트전이 같은 선상에서 시간차를 두고 진행된다. 10일부터 5일간 이루어진 전시는 화가 윤은경을 오롯이 볼 수 있는 개인전이고 뒤로 이어지는 청포도 갤러리 전시는 지금까지 작업해오던 삽화를 모은 일러스트레이터 윤은경을 만나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특히 일러스트 전시는 책 속의 원화 전시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자신만의 엽서를 만들고 전시할 수 있는 참여전도 마련했다. 보는 전시에서 만드는 전시로 전시의 의미를 확장해보려고 한다.-일러스트 전시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지난 10년간 미술 중점 포항 항도중학교에서 미술 강사로 근무하고 있다.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고자 하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내가 그들의 꿈에 한 조각이 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일러스트전을 기획하게 되었다.-본인의 작품세계와 향후 계획을 소개한다면.△길에서 흔히 보이는 풀과 자주 볼 수 있는 나비들의 이름을 찾아 작업을 하면서 이름 없는 풀, 이름 없는 나비가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우리 주변의 생명이 있는 작은 것들을 그림의 주인공으로 등장시키는 것은 나를 위로하기 위한 행위였다. 좋은 그림은 넘어진 마음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작은 것을 향해 눈을 밝고 맑게 뜨고자 한다. 늘 경계를 지우고 소통하고 연결되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서양화가 윤은경 프로필▲1976년 경남 밀양 출생▲부산 동아대학교 회화(서양화) 졸업▲부산 동아대학교 교육대학원(미술교육과) 졸업▲개인전 및 그룹전 수십차례

2020-11-16

‘젊은 거장’ 조성진 경주서 ‘피아노 리사이틀’

(재)경주문화재단은 오는 18일 오후 3시, 7시 30분 두차례에 걸쳐 한수원프리미어콘서트 ‘조성진 피아노 리사이틀’을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 무대에 올린다. 경주예술의전당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지난해 ‘슈베르트 페스티벌’에 이어 조성진이 펼치는 두 번째 경주 무대이며 단독 리사이틀로는 첫 공연이다.이번 공연은 최전성기에 올라있는 젊은 거장 조성진의 뛰어난 역량을 만날 수 있는 공연이다. 조성진은 코로나19로 인한 시기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세계적 연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20/2021 시즌은 뉴욕 필하모닉 정기 연주회 데뷔, 베를린 필하모닉 재초청 공연, LA필하모닉 셀러브리티 시리즈, 시카고 심포니 피아노 시리즈에 이어 120주년을 맞아 엄선돼 기획된 위그모어 홀 시리즈까지 전세계를 무대로 뛰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다. 올해 5월 8일에는 네 번째 정규앨범이 발매가 됐으며 클래식 연주자로서는 유례없이 모든 음반이 플래티넘을 달성해 화제가 됐다.이번 공연에서 조성진은 슈만과 브람스, 쇼팽, 시마노프스키를 연주할 예정이다. 슈만 곡으로는 ‘유모레스크’가 연주된다. ‘유모레스크’는 17살의 조성진이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선보인 이후 9년 만에 다시 연주하는 곡으로 달라진 해석의 변화가 기대된다.이어 시마노프스키 ‘마스크’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실연으로 접하기 어려운 곡으로 평소 ‘뛰어난 작곡가의 잘 알려지지 않은 곡을 연주하는 걸 좋아한다’는 조성진 다운 선곡에 기대를 모은다.이번 공연은 경주예술의전당 홈페이지와 티켓링크에서 예매 가능하다. 오후 3시 공연은 VIP 9만원, R석 7만원, S석 5만원, A석 3만원이며 오후 7시 30분 공연은 VIP 11만원, R석 9만원, S석 7만원, A석 5만원이다. 경주 시민 및 경주 소재 학교 학생, 기업직원은 신분증이나 증빙자료 제시 시 50%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공연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경주예술의전당 홈페이지와 문의번호(1588-4925)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한편, 한수원프리미어콘서트는 (재)경주문화재단과 한국수력원자력(주)의 협약으로 이뤄진다. 이는 지역 문화 후원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신흥무관학교’, ‘슈베르트 페스티벌’ 등 대형 공연을 선보인바 있으며 경주시민 할인과 문화소외계층 초청으로 경주 지역의 문화예술 향유를 증진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1-15

“조급함을 내려놓고 짐짓 한걸음 물러서서…”

“이순(耳順)의 나이를 훌쩍 지나고서야 비로소 ‘새로움에 대한 강박’이란 현 시대를 살아가는 예술가로서의 조급함을 내려놓고, 자연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자유로운 사색을 통하여 스스로의 진실한 내면과 조우하기를 꿈꿉니다. 동빈항 부둣길을 걷고, 돌골의 오솔길을 걷고, 초록 울창한 솔숲을 걸으며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진솔하게 받아 적어보려고요….”포항예총 회장인 류영재(62) 서양화가가 16일부터 오는 12월 12일까지 경주시 현곡면 지곡길 53-5에 위치한 JJ갤러리에서 기획 초대한 개인전을 갖는다. 지난 2018년 11월 서울 인사동 갤러리 경북의 우수작가 초대전 이후 2년 만에 가지는 전시회다.우리 민족 고유의 정서가 녹아있는 소나무를 작품의 소재로 해 소나무에 시대정신을 담아내는 작업과 소나무의 조형성에 대한 해석에 몰두해왔던 그는 이번 전시에서 소나무 작품과 함께 새롭게 작가의 생활 주변의 모습을 관조하는 방식으로 형상화한 새로운 소재의 작품도 선보인다.‘소나무-창밖에 비 내리고’, ‘소나무-들길따라서’, ‘소나무-겨울바람’, ‘솔숲-돌골마을에서’, ‘돌골 이야기’, ‘동빈항에서’등 유화작품 15점이다.아스팔트처럼 거친 질감의 역동적인 줄기와 바랜 듯 깊이 있는 색감의 소나무 그림을 주로 그려왔던 그는 이번 전시를 계획하면서 소나무를 통해 어떤 새로움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고 한다. 예술창작의 근본이 정답이 없는 세계에 대한 도전, 새로움의 추구이지만 이런 일들이 형식적인 진보에 그치게 될 경우 공허하고 오히려 예술작품의 품격만 훼손시키는 결과를 부르게 된다. 작가의 성정 또한 혁신적인 미적 실험보다는 자연에 대한 관조와 사색을 통해 긍정과 치유의 역할에 작업의 가치를 두는 편이다.작가가 소나무 그림을 시작한 것은 우리나라 고유의 소나무인 적송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곳을 지나가다 껍질이 벗겨지고 가지가 부러진 죽은 소나무가 여럿 있음을 목격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들이 마치 좋은 전통은 모조리 탕진해버린 현 시대의 아픔과 휘어진 솔가지처럼 뒤틀린 사회현상을 꾸짖는 상징처럼 느껴져 이를 작품에 담아내고 싶었고, 줄기와 가지가 구부러진 형상의 소나무가 지닌 놀라운 조형성에 매료되기도 했다. 소나무에 대한 탐색이 계속됐고, 석사학위 논문의 주제를 ‘한국회화에 나타난 소나무 그림의 상징성에 대한 연구’로 정해 소나무와 소나무그림에 대해 공부하며, 작업의 화두로 소나무를 선택했던 것이다.“나이가 든 탓인지 자연을 대하는 방식도 조금씩 달라집니다. 좀 더 잘 보기 위해서 가까이,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가는 방식이 아니라, 짐짓 한걸음 물러서서 뒷짐 지고 물끄러미 바라보게 됩니다. 격렬하게 휘어졌던 소나무 줄기가 곧게 펴지기도 하고, 외롭게 한 그루만 그리던 것이 두 그루, 세 그루가 되더니 숲을 이루기도 합니다. 초록색 솔숲이 되기도 하지요.”그에게 예술가적 성취에 대한 조급함은 없다. 그동안 조급함 탓에 제대로 보지 못했던 자연의 모습들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고, 자연의 질서도 살피게 됐고, 다른 사람들의 그림에서 그 속내를 들여다보는 안목을 기르고, 화가의 마음을 읽어내는 연습을 꾸준히 하고 있다. 그것이 그의 작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듯하다. 그는 이 전시를 구상하며, “한적한 갤러리에 작품을 걸어두고 나의 그림이 내게 어떤 얘기를 걸어오는지 들어보고 싶었다. 이 전시회가 자연의 모습을 담담하고 진솔하게 담아내는 화가로 거듭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 전시라 했다.“소나무를 소재로 한 그림 외에 우리 동네의 모습을 형상화 한 작품이 있고, 날마다 마주하는 동빈항, 사무실 창밖으로 본 동빈내항의 인상을 표현한 작품이 있어요. 삶의 현장을 작품의 소재로 삼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그렇다고 소나무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일에 소홀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만, 지금까지처럼 소나무가 전하는 말 이외의 풍경들을 애써 피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주변의 자연과 삶의 이야기들 그 감동의 파장을 기록하려 노력할 것입니다.”류 작가에게 소나무는, 그리고 주변의 풍경들은 예술적으로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새로움이라는 예술적 강박을 내려놓겠다는 의미에 대해 그는 ‘내려놓음’이 아니라 진솔하고 자유로운 자신의‘방법정신’에 방점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류영재 포항예총 회장“예술가는 시대를 앞서가는 사람입니다. 새로운 미학을 만들고, 새로운 양식을 만들고, 새로운 예술적 가치를 창조하기 위해 온 몸을 던지는 사람이죠. 그러나 일상의 험난한 파도를 넘는 일조차 녹록치 않았던 내게 예술은 그저 가슴앓이에 불과한 일이었습니다. 나의 삶이 그러했음을 스스로에게 고백합니다. 고단한 현실의 삶에 지친 스스로의 몸과 마음을 다독이고 위안을 주는 작업으로 감상을 하시는 분들께도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이번 류 작가의 JJ갤러리 기획초대 개인전은 깊어가는 가을에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관람객들에게 마음의 치유를 제공하는 전시회가 될 것이다. /윤희정기자

2020-11-15

이달, 세상 떠난 이들 위해 기도 올리자

11월이 되면, 가톨릭교회는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위령성월(慰靈聖月)을 지낸다. 이는 죽음을 대하는 그리스도인의 자세를 재정비하게 해주는 것이다. 모든 삶의 끝인 줄 알았던 죽음 너머로 영원한 생명이 있음을 사실로 믿는 그리스도인은 죽음을 맞이하는 자세가 다르다. 그리고 그리스도인은 죽음을 어떻게 바라보고 함께 해야 하는 지를 교회의 가르침을 배우고 전례를 거행하면서 더욱 분명하게 깨닫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위령성월은 ‘죽음’의 의미를 묵상하며 지상에서의 삶이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로써 영원으로 이어짐을 깨닫고 아울러 하느님 사랑의 계명을 다시한번 되새기는 은혜로운 시기이다. 위령성월의 유래와 의미 등에 대해 알아본다.△위령성월 유래가톨릭교회에서 위령성월이 11월에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은 998년 클뤼니 수도원 제5대 원장인 오딜로(Odilo)가 자신이 관할하는 수도자들에게 모든 성인 대축일 다음날 죽은 이를 위해 특별한 기도를 드리고 시간 전례를 노래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부터 위령성월이 시작됐다고 보는 견해가 정설이다. 클뤼니 수도원이 정한 전통이 교회 내에 널리 퍼지면서 11월 한 달 동안 위령기도를 바치는 관례가 정착되기에 이른 것이다. 이후 교황 비오 9세(재위 1846~1878), 레오 13세(재위 1878~1903), 비오 11세(재위 1922~1939)가 위령성월에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 기도하면 대사(大赦)를 받을 수 있다고 선포하면서 위령성월은 가톨릭전례력에서 더욱 굳은 지위를 얻게 됐다.세속에서는 12월이 한 해의 마지막 달이지만 가톨릭교회 전례력 상으로는 11월이 연중 마지막 달이라는 점도 위령성월이 11월에 지켜지게 된 하나의 배경이다. 연중 마지막 기간인 11월에 위령성월을 보냄으로써 종말에 성취될 구원과 삶의 선한 끝맺음을 미리 묵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죽은 이의 영혼을 위로하는 특별한 신심기간위령성월은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죽은 이의 영혼을 위로하는 특별한 신심 기간’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위로’는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한 기도를 먼저 떠올릴 수 있지만 특히 연옥에서 고통 받고 있는 영혼들이 정화돼 하느님 나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살아 있는 이들이 희생하고 선행을 베푸는 행위를 의미하기도 한다.위령성월 중 ‘위령의 날’을 통상 11월 2일에 지키는 것과 바로 전날인 11월 1일을 ‘모든 성인 대축일’로 지키는 것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가톨릭신자들이 미사 때마다 바치는 사도신경에서 ‘모든 성인의 통공을 믿으며’로 표현되는 통공 교리는 교회를 이루는 세 구성원인 세상에 살아 있는 신자들과 하느님 나라에서 복락을 누리는 성인들, 그리고 아직 고통을 겪는 연옥 영혼들이 하느님 안에서는 하나로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이것은 위령성월 기간 동안 살아 있는 이들이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 기도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하느님 나라에 먼저 간 모든 성인들이 현세를 사는 이들을 위해서도 기도하고 있음을 믿고 기억해야 한다는 교회의 가르침이다. 또한 신자들이 살아생전 하느님과 맺은 친교는 죽어서도 끊어지지 않는다는 것, 즉 하느님의 백성은 죽음이 끝이 아닌, 생과 사를 초월한다는 진리를 보여준다. 위령 성월 동안 신자들은 먼저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한 ‘위령 기도’를 하는 것 외에 다가올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도 묵상한다.△한달 내내 전대사 허용고해성사를 통해 죄를 용서받았어도 죄에 따른 잠벌(暫罰)은 여전히 남는다. 잠벌은 사람이 현세나 내세의 연옥에서 받게 되는 잠시적인 벌이다. 가톨릭교회 신자들이 ‘위령의 날’ 전후해 묘지를 방문하고 교황의 지향에 따라 기도하는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이 잠벌을 전부 없애주는 전대사(全大赦)를 받아 연옥영혼들에게 양도할 수 있다.올해는 11월 한 달 동안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모든 신자들에게 전대사(全大赦)가 허용된다. 당장 묘지나 성지를 방문하지 않더라도 경건한 마음으로 고인을 위해 기도를 바치면 전대사를 받아 연옥 영혼에게 양도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2020-11-11

한국 건축의 선구자 김인호 회고전

대구문화예술회관은 개관 30주년을 맞아 한국 건축의 선구자이자 대구문화예술회관 건물의 설계자인 건축가 후당 김인호(1932~1988) 회고전을 개최한다.김인호는 김천 출생으로 경북체육관(현 대구체육관, 1966), 대구시민회관(1972), 대구문화예술회관(1983) 등 대구 건축의 역사에 남을 중요한 건축물들은 물론 서울종합운동장 야구장(잠실야구장, 1977), 대전 충무체육관(1968) 등 전국적으로도 많은 작품을 남겼다.또한 전통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을 바탕으로 불국사·해인사·부석사 복원 등 전국의 사찰과 전통 건축물의 복원 설계 및 중건에 여러 차례 참여하고, 관련 논문을 다수 남겼다.대구문화예술회관 1~3전시실에서 오는 12월 12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김인호가 설계한 건물들의 사진, 건축 도면, 건축 모형, 사진·기록물 외 아카이브 자료 등 100여 점과 역대 후당건축상 수상자들의 작품을 전시한다.김인호는 건축가로서는 처음으로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대구직할시 연합회장을 맡기도 하는 등 건축의 영역을 넘어 주요한 문화계 인사로서 대구 지역 문화의 발달에 기여한 바도 크다. 한창 왕성하게 활동할 50대 중반 돌연 세상을 떠난 그를 기리기 위해 후학들은 ‘후당 김인호 교수 기념사업회’를 발족해 그의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1-10

대구시향, 차이콥스키와 겨울 마중

피아니스트 임효선대구시립교향악단의 ‘제468회 정기연주회’가 오는 13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다. 이날 공연은 대구시향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가 지휘하고,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인 ‘퀸엘리자베스 음악콩쿠르’ 입상자이자 현재 경희대학교 음악대학 교수로 후학을 양성 중인 피아니스트 임효선이 함께한다. 이들이 선보일 작품은 올해로 탄생 180주년을 맞이한 러시아 낭만 작곡가 차이콥스키(1840~1893)의 ‘피아노 협주곡 제1번’과 ‘교향곡 제4번’이다.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제1번’은 지금의 유명세와 달리 작곡 당시에는 고난도의 기교와 복잡한 악상 등으로 혹평에 시달렸다. 그러나 작곡 1년 후인 1875년 10월 미국 보스턴에서 개최된 초연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작품의 운명도 달라졌다. 러시아풍의 주제를 사용한 슬라브적인 중후함과 관현악의 다양한 색채감 등으로 연주자와 관객의 사랑 속에 현재는 클래식 명곡의 반열에 당당히 자리하고 있다.휴식 후에는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제4번’을 연주한다. 1877년, 차이콥스키는 9세 연하의 음악원 제자 안토니나 밀류코바와 결혼했으나 두 달 만에 파경을 맞고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이때 후원자였던 폰 메크 부인의 도움으로 이탈리아, 스위스 등지에서 요양을 취하며 그는 작곡에 몰두했다. 이듬해 1월에 완성한 ‘교향곡 제4번’은 그의 피폐한 심경을 반영한 듯 운명 앞에 무기력한 인간의 모습과 외로움, 애상 등이 녹아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1-10

포항시향, 모차르트 음악 진수 선보인다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1756∼1791)의 작품은 바흐처럼 종교적이지도 않고, 베토벤이나 브루크너의 음악처럼 인생을 털어 놓는 것도 아니고, 리스트나 바그너의 음악처럼 과시적이지도 않다. 듣는 이에게도 늘 즐거움과 행복을 주며 불가사의 할 정도로 형식과 내용이 완벽하게 균형을 이루며 중립적이다. 또한 밝음 속에서도 어둠을 느낄 수 있고 삶이 주는 기쁨과 행복, 그리고 그에 따른 슬픔과 아픔 또한 자연스럽게 느끼게 된다,깊어가는 가을의 깊이를 클래식 음악으로 들을 수 있는 연주회가 열린다.포항시립교향악단은 11월, 경상북도교육청 문화원에서 두 차례에 걸쳐 주민초청 무료 음악회를 열고 고전 시대를 대표하는 음악 천재 모차르트 음악의 진수를 선보인다.이번 음악회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오랜 시간 외출과 모임을 자제하고 있는 시민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해 준비했다. 음악회는 방역 수칙 강화를 위해 ‘거리두기 좌석제’를 실시한다.# 포항시립교향악단 주민초청음악회 ‘모차르트 페스티벌 I’포항시립교향악단은 2020년 가을을 맞아 ‘모차르트’시리즈의 첫번째 순서인 ‘모차르트 페스티벌 I’을 오는 18일 오후 7시30분 경상북도교육청 문화원에서 선보인다.연주회는 모차르트 오페라 ‘코지 판 투테’ 서곡을 시작으로 모차르트가 남긴 피아노 협주곡 중 가장 명곡으로 꼽히는 ‘피아노 협주곡 21번’을 피아니스트 유영욱(연세대 음대 교수)과 협연한다.유영욱은 2007년 독일 본에서 열린 국제베토벤피아노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2009년 한국으로 돌아와 연세대 최연소 음악대학 교수로 임용됐다. 프랑스 국립오케스트라, 드레스덴 심포니, 비엔나 챔버 오케스트라, 서울시향 등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바 있다.끝으로 모차르트의 ‘교향곡 36번 린츠’가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모차르트가 고향 잘츠부르크를 방문했다가 빈으로 돌아가는 길에 들른 린츠에서 작곡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려한 관현악 기법에 우아함과 정열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작품이다. 이번 연주회는 임헌정 포항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가 지휘한다.#전용우 지휘자 초청 ‘심포니 프라하’전용우 충북도립교향악단 예술감독 겸 지휘자 초청 ‘심포니 프라하 음악회’가 오는 30일 오후 7시 30분 경상북도교육청 문화원에서 열린다.포항시립교향악단은 이날 전용우 지휘자의 객원 지휘로 모차르트 ‘세레나타 노투르노 라장조 K 239’, 쇼스타코비치 ‘실내 교향곡 다단조 op.110’, 모차르트 ‘교향곡 38번 프라하’를 연주한다.‘세레나타 노투르노’는 세레나데(Serenade·소야곡)와 녹턴(Nocturne· 야상곡)이라는 이탈리아어가 합쳐진 말이다. 아름답고 로맨틱한 사랑스러운 모차르트의 소품이다.쇼스타코비치 ‘실내 교향곡 다단조 op. 110’은 웅장하고 비장한 곡으로 지난 1960년 세계 2차 대전이 휩쓸고 간 폐허 위에 탄생한 작품이다. 영화 음악을 주로 만들던 쇼스타코비치는 전쟁의 상처를 목격하고 사흘 만에 곡을 만들어 ‘파시즘과 전쟁의 희생자를 추모하며’라는 뜻을 담아 헌정했다.가장 모차르트다운 교향곡인 ‘교향곡 38번 프라하’는 1787년 1월 프라하에서 초연된 곡으로 18세기 고전파 교향곡의 전통에 따른 3악장 구성을 취하고 있다. ‘프라하’ 교향곡에는 특히 모차르트가 빈의 뛰어난 목관 악기 연주자들을 통해 접한 음악적 영감과 피아노 협주곡을 작곡하며 익힌 관현악 작법 등이 담겨 있다.전용우 지휘자는 서울대 음악대학 및 동 대학원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하고 이탈리아 도니제티 아카데미와 프랑스 파리 에꼴 노르말 음악원 지휘과를 졸업했다. 그는 KBS교향악단에서 악장으로 재직 하면서 바이올리니스트로 명성을 떨쳤으며, 다양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지휘자로도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1-10

봉화 오고당 고택, 국가민속문화재 지정

조선 후기의 이름난 의사 박한진(1815∼1893)이 살았던 봉화군 봉성면의 ‘봉화 오고당 고택’이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봉화 오고당 고택’을 국가민속문화재 제298호로 지정했다고 9일 밝혔다.이 고택은 1820년에 건립된 것으로 전해지는데, ‘오고당’(五高堂)이라는 당호는 박한진의 호 ‘오고’를 따서 후손들이 붙였다.오고선생 유고집에는 박한진이 61세인 1875년(고종 12년), 헌종의 생모인 조대비 신정왕후(1808∼1890)의 병을 고치자 임금이 그의 의술을 높이 평가해 ‘만리’라는 호를 내렸다는 내용이 나온다.임금은 벼슬을 내려 고마움을 표하려 했으나 박한진이 거듭 사양했고, 이에 감탄한 고종은 박한진이 의리와 인품을 갖추고 있다며 ‘오고’라는 호를 하나 더 하사했다고 돼 있다.조대비도 박한진에게 여러차례 친필 편지를 보내 가까이 있어 달라고 했지만, 박한진은 이를 사양하고 79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향리에서 가난한 백성을 위해 의술을 펼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오고당 고택은 겉으로 닫히고 안으로 열린 내향적 배치인 ‘외폐내개’로 구성돼 있는데, 각 공간을 기능에 따라 창고와 외양간 등 부속채를 따로 마련하지 않고 본채 내에 집약적으로 구성한 게 특징이다.환기와 채광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붕 용마루 아래에 까치구멍집을 냈다. 일반적인 까치구멍집의 지붕이 초가인 것과 달리 기와로 돼 있어 민가 건축의 변화과정을 살필 수 있는 매우 드문 사례로 평가받는다.이 고택은 본채와 별당채, 문간채 등 세 채로 돼 있다. 겹집 형태의 본채를 중심으로 오른편에 문간채를, 왼편에 별당채를 뒀다. 이는 상류층 양반가의 배치법인 남녀유별의 유교적 질서 체계를 실현한 것이다.문화재청은 별당채와 문간채는 건축적 내력을 확인할 수 없고 훼손이 심해 이번 지정에서 제외했다.봉화/박종화기자

2020-11-09

“이후에는 더 즐거운 삶의 노래 쓰고파”

배문경 수필가.경주의 중진 여류 수필가 배문경(56) 시인이 첫 산문집 ‘쪽빛에 물들다’(도서출판 예술과마을)를 발간했다. 배 수필가는 2009년 ‘수필과 비평’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같은 해 시흥문학상을 수상하고, 2016년에는 천강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작품 ‘오동나무, 울다’가 2020년을 빛낼 60인의 수필가의 작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9일 배 수필가를 만나 이번 산문집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등단 이후 11년만에 첫 산문집이다. 소회를 듣고 싶다.△포항에서 태어나 2남 3녀의 막내로 자랐다. 연로하신 부모님 밑에서 외로움 속에서 성장했다. 사춘기에는 집을 떠나 독립하리란 단단한 각오가 있었지만 쉽지 않았다.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지난 25년 쯤 간호사로 살았다. 글은 대학시절부터 취미가 있어 더러 썼지만, 이렇게 작가로서 등단하고 책을 발간할 줄은 몰랐다. 수필은 내게 세상의 크고 작은 이야기들을 말에서 언어로 바꾸는 길을 만들었다. 다시 글은 삶을 읽는 힘을 만들어 주었다. 나와 타자의 삶이 문장 틈틈이 시간의 지층으로 쌓였다. 혈연이 나를 만든 DNA라면 인연이 된 많은 사람들은 나의 정서와 생각에 영향을 끼쳤다. 기억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글이 필요하듯이 순간을 기록하고 마음을 기록했다. 가슴속의 따뜻한 사랑과 냉정한 이성을 그 안에 넣는 작업을 하며 십여 년을 보냈다. 너무 오래되어 낡은 스웨터 같은 글도 있고 따끈한 호빵이나 초콜릿 같은 글들이 섞여있다. 완전히 발가벗은 듯해서 부끄럽고 노력한 부분의 결실이 감격스럽기도 하다.-산문집에 담긴 수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다면.△등단작인 ‘달빛연가’는 불국사를 배경으로 어머니의 사십구재를 썼고, ‘기림(祇林)의 달’은 어머니의 생애에 대한 슬픔과 인연을 썼고 이 작품으로 경북문학대전에서 수상했다. 그리고 경북문화체험 수필대전에서 수상한 ‘절 없는 절’은 경주 탑곡 마애불상군을 배경으로 쓴 글이다. 이처럼 경주와 불교라는 의식이 깔려 있는 글은 2016년 천강문학상을 수상한 ‘목리(木理)’를 통해 좀 더 구체화되었다. 나무의 이치에 빗대어 인간의 정서를 투영하며 쓴 글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나의 분신이다. 그래도 ‘기림의 달’은 다시 보아도 가슴을 울리는 종소리가 늘 묻어나는 글이다.배문경 수필가 산문집 ‘쪽빛에 물들다’ 표지.-산문집을 읽고 주변의 반응, 다른 평론가들이나 수필가들은 어떻게 평가하나.△이번 산문집에는 40편의 수필이 실려있다. 긴 것은 원고지 18매이고 짧은 것은 9매도 있다. 상징과 은유 그리고 문학성과 감동을 한꺼번에 잡기란 녹록하지 않다. 수필 장르는 많은 글을 담는 아주 큰 항아리다. 나는 그 항아리에 쪽을 담아 우려낸 쪽빛처럼 쓴 글들이 많다. 독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 즐겁다. 한상렬 평론가로부터 ‘계단’은 새로운 시도를 한 작품으로 인정받았고, ‘목리’는 장성진 교수로부터 평범해지기 쉬운 제재의 상호결합을 서술의 속도감으로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이었다.‘쪽빛에 물들다’수필집의 작품해설에서 김동수 평론가는 희로애락 그리고 그 굴곡을 넘나들며 추출한 삶의 앤솔로지(anthology)들, 이제 작가는 모든 것을 문학의 용기에 담아 독자에게 건넨다. 그러면 독자는 그 맛을 음미하며 자신의 삶을 돌아볼 것이라고 했다.-앞으로의 계획과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계속 글을 쓸 것이다. 아마도 이후에는 조금 더 편하고 즐거운 삶의 노래를 쓰고 싶다. 살아가는 일은 혼자 이루어지지 않는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했을 때 기쁨은 고조된다. 나의 글과 독자의 바람이 하나가 된다면 더없이 기쁜 일이 되리라 본다. 네버 엔딩 스토리(Never ending story)가 기다리고 있다. 독자의 응원은 더 나은 문학성과에 버팀목이 되는 만큼 큰 응원의 박수를 부탁드린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1-09

제9회 스웨덴영화제, 대구서 개최

오는 11∼15일 대구 동성아트홀에서 개최되는 ‘제9회 스웨덴영화제’ 포스터.‘제9회 스웨덴 영화제’가 오는 11일부터 15일까지 예술 전용 상영관인 대구 동성아트홀에서 열린다. 주한 스웨덴대사관과 스웨덴 대외홍보처, 스웨덴 영화진흥원이 공동 주최한다.올해로 9회를 맞이하는 스웨덴영화제는 ‘성평등’과 ‘다양성’을 주제로 드라마와 SF, 다큐멘터리 장르를 아우르는 총 10편의 최신 스웨덴 영화를 소개한다.특히 올해 스웨덴영화제에서는 ‘영화 속 진취적인 여성들’ 특별전을 상영하고,‘영화 속 진취적인 여성들’ 연대기 전시를 동시에 진행한다.‘개막작은 소니 요르겐센 감독,마리나 뉘스트룀 감독의 ‘아틀란티스의 왕’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싸운 스티그라르손의 기록 ‘스티그라르손 - 불길에 뛰어든 남자’, 1973년 아칼리 실험의 기록물과 생존자들의 재회를 바탕으로 한 다큐멘터리 ‘표류자들’, 여학생 카챠코크가 남동생의 연미복을 입고 무도회에 참석해 일으키는 해프닝을 담은 ‘연미복을 입은 여자’ 등이다.또 올해 스웨덴영화제에서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직접 만나기 어려운 스웨덴 영화감독들과의 영상 만남인 ‘언택트 게스트 토크’도 진행될 예정이다. ‘제9회 스웨덴영화제’는 동성아트홀 홈페이지(www.artmovie.co.kr) 또는 현장에서 예매할 수 있으며 티켓가격은 1천원이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2020-11-09

뮤지컬 ‘강치전’ OST 앨범 온라인 사이트 공개

(재)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차재근)은 지난 6일 국악가족뮤지컬 ‘강치전’ OST 앨범을 온라인 음원사이트에 발표했다.이번 음원은 지난달 25일 독도의 날을 맞아 유튜브를 통해 선공개한 후 이뤄진 것으로 멜론, 지니, 바이브 등 음원사이트에 정식 발매됐다.특히 지역에서 창작한 뮤지컬의 OST를 온라인에 발표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재단에 따르면 코로나19 시대 속에서 집에서도 뮤지컬의 감동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한편 독도와 강치에 대한 전 국민들의 관심을 모으기 위해 OST를 온라인 음원사이트에 공개했다고 밝혔다.뮤지컬 ‘강치전’은 지난 경기도 오산 공연 스트리밍 공개에 이어 이번 온라인 음원 발표를 통하여 많은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열었다. 이번 ‘강치전’OST는 우리 전통의 선율인 국악을 바탕으로 총 10곡을 담고 있다.메인 테마곡이라 할 수 있는 ‘동해아리랑’은 ‘아리랑’의 한의 정서를 담은 곡으로 바다는 영원히 바다 스스로의 것임을, 우리는 잠시 빌려 쓰는 것이라는 사실을 노래한다.‘우! 멸치스웩’은 귀에 꽂히는 리듬에 딱 맞는 라임과 반복되는 훅이 매력적인 곡이다.한편, 뮤지컬 ‘강치전’은 포항문화재단이 2019년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 - 레퍼토리 제작개발 프로그램에 선정돼 기획, 제작한 작품이다.특히 독도를 영토분쟁지역이 아닌, 평화의 섬으로 풀어내며 인간과 자연, 바다생물들의 공생에 대한 주제를 담아낸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박창준 포항문화재단 문예진흥팀장은 “뮤지컬 ‘강치전’은 국악을 기반으로 한 가족뮤지컬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작품”이라며 “이번 ‘강치전’ OST 앨범의 온라인 음원사이트 발매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또한 “2021년에는 전국투어와 더불어 다양한 부가 콘텐츠 제작을 통해 ‘메이드 인 포항’의 글로벌한 작품으로 키워 나갈 계획” 이라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