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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으며 즐기는 고분 탐방” 경주시시설관리공단, 체험형 포토존 조성

경주시시설관리공단이 금관총‧신라고분정보센터에 지역 생태 상징물인 비단벌레를 활용한 캐릭터 포토존을 조성하며 관광 콘텐츠 확장에 나섰다. 역사 유적 관람 중심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시각적 즐길 거리와 참여형 체험 요소를 도입해 방문객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포토존은 신라시대 유물에서 자주 등장하는 비단벌레의 화려한 문양과 색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입체 조형물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어린이·청소년 친화형 디자인으로 접근성을 높였으며, 누구나 부담 없이 사진 촬영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공단은 포토존이 SNS 확산과 브랜드 이미지 제고, 주변 사적지 연계 관광 등으로 이어지는 파급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금관총‧신라고분정보센터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관람 시간 중 포토존 이용이 가능하다. 향후 이용객 반응을 바탕으로 비단벌레 캐릭터를 활용한 콘텐츠, 굿즈 제작 이벤트 등 확장형 프로그램도 검토할 계획이다. 공단 관계자는 “비단벌레 포토존을 통해 금관총‧신라고분정보센터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친근하게 다가가는 도심 속 소규모 관광 명소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시민과 관광객이 일상 속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2025-12-09

울릉도 청년 이탈·장년 유입 가속 인구 변화 뚜렷 …40~60대 유입 전국 최고 ‘맞춤형 정책’ 필요

울릉군의 최근 연령대별 인구 동향 분석 결과, 청년층 감소가 지속되는 가운데 40~60대를 중심으로 중·장년층이 뚜렷하게 증가하며 인구 구조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한 인구 증감이 아닌 인구 구성의 변화가 현실화하면서 울릉군의 정책 방향에도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자료에 따르면 20대는 1명, 30대는 71명 감소해 청년층(20~30대)이 총 72명 줄었다. 반면 40대 7명, 50대 132명, 60대 11명이 증가해 40~60대는 150명 순증했다. 감소 폭보다 증가 폭이 훨씬 큰 구조다. 한편, 병원·돌봄 수요가 많은 70대는 85명 감소해 고령층 이동이 두드러지는 흐름을 보였다. 현장에서는 고령층 이탈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A씨(74)는 암 치료를 위해 육지로의 이주를 준비 중이며, 울릉읍에 거주하던 B씨(80)는 직장생활을 마친 뒤 육지에 사는 자녀들을 따라 집을 매각하고 포항에 아파트를 구입해 이사를 나갔다. 의료 접근성, 생활 편의성, 돌봄 여건 등이 부족해 울릉에서 누릴 수 있는 실질적 혜택이 적다는 판단에서다. 지역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 정규 일자리나 산불지킴이 등 일정한 소득 활동이 있을 때만 머물고, 그렇지 않으면 의료 시설이 가깝고 생활 인프라가 갖춰진 도시로 나가려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반면 중·장년층의 유입과 증가세는 긍정적인 변화로 평가된다. 40~60대는 경제 활동력이 있으며 지역 정착 의지도 높아, 지역 경제를 지탱할 기반 형성에 기여할 수 있는 연령대다. 특히 50대 증가가 두드러진 점은 울릉군이 청정한 자연환경과 비교적 안정된 생활 여건을 바탕으로 생애 2막을 준비하는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귀향·귀촌 증가와 함께 새로운 생활 기반을 찾는 장년층이 늘고 있는 현상은 울릉군의 새로운 기회 요인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들은 음식 개발, 산채를 활용한 상품화, 지역 특산물 기반 신산업 창출 등 다양한 아이디어와 경험을 지역에 접목할 수 있어 부가가치 창출 측면에서도 기대가 크다. 장년층의 사회적 참여 확대는 지역 활력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고령층의 감소는 의료기관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동시에 의료 접근성의 한계로 인해 외부 이동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 문제로도 이어진다. 지역 내 고령층이 안전하게 노후를 보낼 수 있는 의료·돌봄 대책 강화가 필요한 이유다. 울릉군 인구는 줄고 있지만 내부 구성은 청년층 감소, 중·장년층 증가, 고령층 감소라는 새로운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구 정책도 단일 방향이 아닌 맞춤형 전략이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청년층 정착을 위한 취업·교육·문화 인프라 개선과 더불어, 장년층의 귀촌·정주를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이중 전략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아울러 노년층을 위한 의료 접근성 강화, 생활 편의 기반 확충도 병행돼야 지속 가능한 인구 구조가 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또한 어르신들이 즐길 수 있는 그라운드골프, 파크골프 등 여가·건강 기반 시설 확충과 공동체 프로그램 확대도 정주 의지를 높일 수 있는 정책으로 제시되고 있다. 울릉군이 앞으로 어떤 인구정책을 마련하느냐에 따라, 이번 인구 구조 변화가 위기에서 기회로 전환될 수 있을지 지역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2025-12-09

자연과 가깝고 느리고 우아한 영양의 미학

오지(奧地)는 ‘해안이나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대륙 내부의 땅’을 말한다. 흔히 첩첩산중의 두메산골을 이를 때 쓰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경북 영양군 수비면 죽파리는 오지라는 말이 딱 맞아떨어지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우아하고 기품 있는 자작나무와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있다. 자연 속에서 온전하게 쉬고 싶다면 죽파리 자작나무 숲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하얀 자작나무의 황홀한 수피 자연 속으로 가는 길은 언제나 멀고 험하다. 영양에서 울진 평해로 이어지는 국도를 타고 가다 면 소재지인 발리리에서 또 한참을 가야 겨우 죽파리에 닿는다. 여기에서 영양 자작나무 숲 입구까지 약 3.2㎞의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원래는 차량이 통행할 수 있지만 산림 보호 차원에서 출입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영양 자작나무 숲은 산책로 초입에서 숲 입구까지 이르는 과정이 절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작나무 숲이 있는 검마산 자락은 자연 생태계의 보고다. 지루할 것만 같던 산길은 초입에 들어서면서부터 청정 자연의 아름다움을 뽐낸다. 다람쥐와 산토끼, 고라니 같은 야생동물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고, 수령이 족히 100년은 넘을 것 같은 금강송 등 아름드리나무가 곳곳에 널려 있다. 그 옆으로는 계곡물이 흐른다. 걷는 내내 잠시도 지루할 틈이 없을 만큼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청량한 숲길을 한참 걷다 보면 어느 지점부터 휴대폰 전파마저 끊긴다. 그렇게 다리가 뻐근할 정도로 걷다 보면 영양 자작나무 숲이 나타난다. 사실 이곳은 사람이 만든 인공 숲이다. 산림청이 1993년 죽파리 검마산 일대에 나무를 심기 시작해 지금은 높이가 평균 20m에 달하는 자작나무 수만 그루가 30만6000㎡의 숲을 가득 메우고 있다. 국내 자작나무 숲을 대표하는 강원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의 세 배에 달한다고 하니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그동안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다가 인근 검마산 자연휴양림을 찾은 여행객들을 통해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 연인들의 글귀 걸어두기도 하는 낭만적인 나무 자작나무는 줄기의 껍질이 하얗게 벗겨지고 얇아서 고급 명함의 재료가 되기도 한다. 자작나무 껍질이 떨어지면 연인들이 사랑의 글귀를 남기고 걸어두기도 하는 낭만적인 나무라고 한다. 자작나무는 실용성도 뛰어나다. 널리 알려진 껌, 치약의 재료인 자일리톨도 자작나무 껍질에서 추출한 것이다. 북유럽에서는 자작나무를 이용한 가구를 최고로 친다. 껍질에 기름기가 많아서 밀초로도 쓰인다. 결혼식을 올렸다는 말을 ‘화촉(華燭)을 밝혔다’고 하는데 여기서 쓰이는 화촉이 바로 자작나무 껍질로 만든 밀초다. 잘 썩지 않아 신라시대 고분에서 자작나무 껍질에 글자를 새겨놓은 것이 발견되기도 했다. 자작나무의 하얀 껍질과 머리 위를 뒤덮은 초록 잎 사이로 아담한 오솔길이 열렸다. 오솔길은 약 2㎞ 펼쳐지는데 검마산 정상 부근까지 연결된다. 산등성이 위로 스러져가는 햇볕 사이로 빛나는 하얀 자작나무의 모습은 황홀하다. 숲을 걷다 보면 지저귀는 새소리, 부서지는 햇살, 자작나무의 연초록 잎과 하얀 수피가 어우러진 장면이 비현실적인 감동을 준다. 너럭바위를 기점으로 길이 시작된 지점으로 돌아가거나 임도를 따라 정상 자락에 있는 자연휴양림까지 올라갈 수 있다. 그도 아니면 자작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를 온몸으로 느끼며 숲에서 쉬어가도 좋다. 수비면에 어둠이 내리기 시작했다. 도시의 불빛 때문에 볼 수 없었던 수많은 별이 하나둘씩 불을 켜기 시작했다. ‘야외 조명의 빛 공해에서 어두운 밤하늘 환경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만든 미국 비영리단체 국제밤하늘협회(IDA)는 2015년 10월 수비면 반딧불이 생태공원 일대(3.9㎢)를 아시아 최초의 국제밤하늘보호공원으로 지정했다. 이곳에서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하늘에서 별이 얼굴로 쏟아진다’는 말이 실감 난다. 외국의 사막에서 본 것 같은 무수한 별이 밤하늘에 펼쳐져 빛도 없는 깊은 산골짝을 은은하게 밝힌다. IDA의 슬로건처럼 ‘불을 끄고, 별을 켜자’라는 말이 딱 맞는 곳이다. 별을 제대로 보고 싶다면 근처의 영양반딧불이 천문대에 들러보자. 주간에는 태양의 흑점과 홍염을, 야간에는 은하와 달을 제대로 관측할 수 있다. 인공의 빛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이곳은 일찌감치 반딧불이 보존구역으로 지정됐다.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맹그로브숲이나 필리핀 레가스피 등에서 봤던 것처럼 반딧불이의 장관이 펼쳐지지는 않지만 어두운 숲속을 어지럽게 날아다니는 녹색의 광채는 잊을 수 없는 여운을 남긴다. △ 느림의 미학갖춘 두들마을 경북 영양군 석보면. 고속도로를 벗어나 산을 타고 오르는 순간 풍경이 달라진다. 길은 점점 고즈넉해지고, 바람은 느려진다. 그렇게 언덕 하나를 넘어 들어서는 곳에 두들마을이 있다. ‘둔덕’이라는 이름 그대로, 마을은 야트막한 언덕 위에 얹힌 듯 자리한다. 첫인상은 단순하다. 여백이 많다. 들판, 낮은 돌담, 그리고 기와의 곡선이 만드는 조용한 호흡. 하지만 몇 걸음만 걸어도 알 수 있다. 이곳은 시간이 눌러쓴 마을이라는 것을. 두들마을은 17세기 석계(石溪) 이시명 선생이 병자호란을 피해 들어와 닦은 터전에서 비롯됐고, 그의 후손인 재령 이씨 일가가 오랜 세월 거주하며 마을을 이뤘다. 전통가옥과 고택, 서당이 곳곳에 남아 있는 이유다. 두들마을 여행의 첫걸음은 대개 석계고택 앞에서 시작된다. 고택 특유의 깊숙한 대문, 오래된 기둥의 결, 햇빛이 마당에 들어서는 각도까지 차분하게 마을의 성품을 말해준다. 석계 이시명 선생이 병자호란 이후 자리를 틀며 형성된 곳이기에 마을 곳곳에는 300~400년의 삶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고택, 사랑채, 서당, 그리고 뒷동산의 오래된 소나무들. 기와지붕 사이로 스미는 바람은 겉모습보다 ‘살던 사람들의 온기’를 먼저 느끼게 한다. 길은 대부분 완만해 걷기 좋다. 돌담을 따라 움직이다 보면 유우당, 석천서당 같은 작은 명소를 자연스럽게 만나게 된다. 관광지라기보다, 누군가의 오래된 일상이 여행자를 잠시 초대하는 느낌에 가깝다. 두들마을이 최근 여행자들에게 주목받는 이유는 ‘보기’보다 ‘머무는 여행’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밤이 되면 마을은 더 느려진다. 고택 숙소의 마루에 앉아 있으면 멀리서 풀벌레 소리가 겹겹이 들려오고, 어둠은 도시보다 훨씬 부드럽다. 전통가옥의 골조가 주는 안정감 때문인지, 잠도 깊다. 고택 체험은 단순한 숙박이 아니라 한옥의 호흡을 그대로 느끼는 시간이다. 방과 마루, 대청의 연결 방식, 창호 너머의 빛 그 자체가 여행의 이유가 된다. 두들마을의 또 다른 매력은 ‘음식’이다. 이곳은 한글 최초의 조리서 ‘음식디미방’을 남긴 장계향의 고향과 인접해 있어, 그 전통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왔다. 덕분에 마을에서는 전통 방식의 음식 만들기 체험, 계절 한식 시식 등 음식문화 여행이 가능하다. 관광객 중에는 ‘음식디미방’ 체험을 중심으로 일정을 짜는 이들이 적지 않다. 여행이 단순한 ‘보는 것’에서 ‘배우는 것’으로 확장되는 지점이다. 두들마을은 ‘핫플’과 거리가 멀다. 유행하는 카페도 없고, 시끌한 포토존도 없다. 대신 반복해서 찾는 여행자가 늘고 있다. 언덕의 높이는 낮지만, 마을이 품은 깊이는 의외로 크다. 마을을 걷다 보면 ‘지금 내가 어디를 보고 있는지’보다 ‘얼마나 천천히 걷고 있는지’가 더 중요한 질문이 된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12-09

울산시티투어 "크리스마스 테마버스 타고 오세요"

울산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오경탁)이 운영하는 울산시티투어가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특별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번 이벤트는 연말 도심 분위기 조성과 시티투어 이용 활성화를 위해 크리스마스 테마버스를 운영하는 것으로, 오는 10~31일까지 탑승할 수 있다. 울산시티투어 스탬프투어는 14일 까지 진행되며 참가자들이 크리스마스 이벤트 버스로 울산의 주요 관광지를 돌아볼 수 있다. 크리스마스 테마버스는 시티투어 트롤리 버스를 크리스마스 테마로 장식해 마치 움직이는 크리스마스 오두막 하우스를 연상케한 것이 특징이다. 외관은 루돌프 뿔과 가랜드를 설치하고, 내부에는 트리, 대형 곰인형, 조명 등을 설치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인증샷 명소로 조성했다. 이벤트 기간 탑승객을 대상으로 즉석 폴라로이드 사진 촬영, OX퀴즈 등 다양한 참여형 프로그램을 진행해 전국 각지의 탑승객을 맞는다. 크리스마스 테마 시티투어 트롤리 버스는 순환형 코스 중 태화강 국가정원 코스로 일일 8회 운행하며, 태화강역을 시작으로 삼호대숲, 태화강국가정원, 태화루, 중앙전통시장 등 울산 시내를 순환한다. 울산문화관광재단 오경탁 대표이사는 “이번 크리스마스 이벤트 버스는 연말 분위기를 한층 더하고, 시민과 관광객에게 특별한 겨울 여행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했다”며 “울산시티투어가 연말 필수 관광 콘텐츠로 자리매김해 울산의 겨울 관광 매력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12-09

고기맛이 나는 삼나물부터 구황식물 섬말 나리까지

△ 울릉도 대표적인 나물 부지갱이 명이나물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울릉도의 대표적인 나물이 부지갱이다. 부지갱이는 섬쑥부쟁이의 울릉도식 이름이다. 부지깽이, 자원,자완,백원,청원,산백국 등 다양한 이름이 있다. 쑥부쟁이는 전국 산야에 자생하지만 섬쑥부쟁이는 일본과 울릉도에서 자라는 다년초다. 비타민A 와 C가 풍부하고 단백질, 지방, 당질, 섬유질, 칼슘, 인 등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나물의 지상부는 산백국이라고 하는데 소염과 천식을 가라앉히는 약재로 사용한다. 몸 전체를 건조시켜 해열제나 이뇨제로 사용하기도 한다. 어린 순은 나물로 먹는다. 잎줄기에는 사포닌이 함유되어 있고 뿌리에는 프로사포게닌이 함유되어 있다. 가을에 질겨진 잎줄기는 가축 사료로 이용한다. 어린 잎은 울릉도 나물들 중 가장 부드럽다. 부지갱이는 3월 말부터 5월 사이에 채집한다. 겨울에도 눈 속에서 자란다. 3월 말부터 4월 중순까지 첫 번째 잎을 뜯는다. 이때 뜯은 잎이 가장 맛있다. 이때 뜯은 잎은 바로 삶아서 냉동 보관한 뒤 1년 내내 생채로 먹는다. 새잎으로는 장아찌를 담가 먹기도 한다. 5월 초에는 두 번째로 잎을 채취한다. 이때 채취한 잎들은 데친 뒤 말려서 묵나물로 먹는다. 울릉도 부지갱이를 육지에서 재배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첫해는 괜찮은데 2년째부터는 쓴맛이 강해서 재배에 실패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부지갱이는 살짝 데쳐서 집 간장으로 간을 하고 참기름과 깨소금을 넣고 무쳐 먹는다. 튀김, 깨무침, 부지갱이 밥, 된장국 등으로 다양하게 요리한다. 정유(에쎈셜 오일)를 함유하고 있어 쑥갓 같은 독특한 향기가 난다. 고기가 부족했던 울릉도에서 고기 대용을 먹은 나물도 있다. 삼나물이다. 눈개승마를 울릉도에서는 삼나물이라 부른다. 눈개승마는 장미과의 여러해살이풀인데 눈산승마라고도 한다. 높은 산에서 자라는데 키가 30∼100cm이다. 뿌리줄기는 나무처럼 단단하고 굵다. 잎의 가장자리가 톱니 모양이다. 산지의 숲 가장자리 양지바른 곳에서 자란다. 삼나물은 식감이 고기 맛이 나는 까닭에 고기 나물이라고도 부른다. 울릉도 사람들은 명절이나 잔치 때면 삼나물 육개장을 만들어 먹었다. 삼나물은 제사상에도 올라간다. 삼나물은 사포닌을 함유하고 있어서 다른 나물들보다 2-3배 높은 값에 거래 된다. △ 고기맛 나는 삼나물도 소울푸드 삼나물은 날것으로는 먹지 않는다. 꼭 익혀 먹어야 한다. 여름철에 주로 초무침을 해서 먹는다. 조리법은 먼저 어린 순을 뜯어 소금을 넣고 끓인 물에 데친다. 데친 삼나물을 찬물에 잠시 우려낸다. 삼나물에 미나리, 깻잎, 오이, 고추 등의 갖은 야채와 깨소금, 참기름, 고추장, 식초를 넣고 무쳐내면 삼나물 초무침이 된다. 우려낸 삼나물을 기름에 볶아서 먹기도 한다. 참고비 나물도 울릉도 사람들의 소울푸드다. 참고비는 양치식물인 꼬리고사리과 섬고사리(울릉고사리)의 울릉도 지역 이름이다. 참고비도 꽃이 피지 않고 포자로 번식한다. 고비와는 다르다. 울릉도에서 고비는 깨치미라 부른다. 깨치미도 나물로 먹는데 참고비 보다 크다. 고비는 잎이 피기 전에 잎을 동그랗게 말고 고개를 숙인 구부정한 생김새에서 파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굽이> 곱이>고비로 변천된 것으로 보고 있다. 고비는 잎이 동그랗게 말려 있고 줄기에 흑색 인편 있는 것이 고사리와 다른 점이다. 울릉도에서 참고비 나물은 명절상이나 제사상은 물론 결혼식, 장례식이나 그 밖의 주요행사에 빠지지 않고 올라온다. 참고비에는 섬유질, 비타민과 기능성 성분들이 많다고 알려져 있다. 3월 하순에서 5월까지 참고비가 잎을 돌돌 말고 있는 상태에서 순을 꺾어 줄기에 있는 인편을 손으로 훑어 제거한 뒤 삶아서 말리고 다듬어 상품으로 낸다. 참고비는 채취 후 바로 말려야 한다. 채취하고 시간이 지나면 물러지기 때문이다. 삶은 뒤 녹차 비비듯이 비벼서 말리면 질이 좋아진다. 참고비는 고사리 맛과 차이가 난다. 참고비에서는 약간 쌉싸름한 향과 인삼 향 같은 것이 난다. 말린 참고비는 끓는 물에 20~30분 정도 삶은 뒤 미지근한 물에 2~3시간 불리면 양이 5배로 늘어난다. 사계절 모두 먹을 수 있다. 요리법은 고사리나물과 같다. 삶아서 말린 참고비는 물에 충분히 불린다. 불린 참고비에 참기름이나 들기름, 마늘, 멸치 육수, 집 간장을 넣고 볶다가 육수를 약간 더 넣은 뒤 볶아 먹는다. 마늘을 많이 넣고 볶아야 더욱 맛있다. 참고비는 울릉도에서 나물뿐만 아니라 국, 육개장, 비빔밥에도 사용된다. △ 울릉도 특산물 전호나물 약초로도 쓰여 전호(前胡)나물도 울릉도 특산물이다. 산형과의 산나물인데 울릉도 사람들이 즐겨 먹는 나물 중 하나다. 섬이나 산지의 숲 가장자리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고 5-6월에 개화한다. 바디나물, 사약채, 향채 등으로도 불리는데 미나리과의 식물인 섬바디와 비슷하게 생겼다. 울릉도의 전호나물은 깊은 산 속 낙엽 밑에서 주로 자라는 까닭에 햇빛을 많이 받지 못해 줄기가 희다. 전호나물은 눈 속에서도 자란다. 울릉도에서는 대체로 12월경부터 싹이 돋아나기 시작하여 3월 눈이 녹으면 바로 채취한다. 뿌리는 약초로 쓰고 잎은 나물로 먹는다. 향미가 독특하지만 저장성이 떨어져 맛보기가 쉽지 않다. 산채비빔밥의 재료나 샐러드로 해서 먹기도 한다. 전호나물은 시금치 무치듯 바로 데쳐서 조리한 뒤 먹는다. 전호나물을 소금 넣고 끓인 물에 살짝 데친 뒤 찬물에 씻어준다. 데친 나물의 물기를 꼭 짜낸 뒤 간장, 깨소금, 참기름을 넣고 무쳐낸다. 굵은 갈색의 뿌리는 한약재로 이용한다. 생채를 쌈으로도 먹는다. 울릉도의 유일한 평지이자 대표적인 관광지 중 하나가 나리 마을이다. 마을 이름이 나물 이름에서 유래했다. 나리는 울릉도에 서식하고 있는 백합목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강원도 금강산, 함경도 원산·무산령 등지와 만주·아무르·우수리 지방까지 분포한다. 일본에서는 관상용으로 건너간 것이 귀화하여 널리 자란다. 말나리에 비해 꽃이 노랑색으로 피는 것이 다르다. 울릉도에서도 성인봉 일대 400m 이상의 고지대에서 군락을 지어 서식한다. 울릉도 개척민들 일부가 나리분지에 정착했는데 식량이 부족해서 나리분지 일대에 널린 섬말나리의 뿌리를 캐서 식량으로 썼다. 섬말나리가 많았다 해서 지명도 나리분지가 됐다. 식량으로 쓰일 정도로 흔하던 섬말나리가 귀해져서 1997년에는 산림청에 의해 희귀 및 멸종 위기 식물 37호로 지정됐다. 그런데 일본이 울릉도의 섬말나리를 채취해다가 증식한 뒤 다케시마(독도)나리로 이름 붙이고 독도가 일본 땅인 양 선전하는데 이용했다. 이에 대항하기 위해 영남대 김규원 교수가 섬말나리의 복원 증식에 성공한 뒤 2003년부터 나리분지에 다시 심기 시작했다. 울릉도 개척민들은 섬말나리의 어린 순을 삶아 나물로 무쳐 먹거나 땅속의 비늘줄기를 어린순과 함께 삶아 먹기도 했다. 지금은 산채비빔밥에 활용된다. 알뿌리를 밥에 섞어서 먹기도 했다. 그야말로 울릉도 사람들을 살려낸 음식들이다. /강제윤 (시인 사단법인 섬연구소 소장)

2025-12-09

넷플릭스·파라마운트, 워너 인수전 격화··· 트럼프 정부 개입 가능성

미국 미디어 산업 재편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를 둘러싼 인수전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워너 인수에 합의한 넷플릭스에 이어 파라마운트·스카이댄스가 더 높은 조건으로 맞불을 놓으며 경쟁이 본격화됐다. 미 연방정부가 독점 규제 문제를 이유로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인수전은 정치 변수까지 얹힌 양상이다. 넷플릭스는 지난 5일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WBD)의 영화 스튜디오, HBO·HBO Max 등 주요 콘텐츠 사업을 720억 달러(약 105조8000억원)에 인수하는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단 뉴스채널 CNN은 거래 대상에서 제외된다. 넷플릭스가 메이저 영화 스튜디오를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해리포터’ ‘배트맨’ 등 인기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해 구독 확대와 상품 비즈니스 강화에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경쟁자 파라마운트·스카이댄스는 넷플릭스 발표 직후인 8일, 워너 전체 사업(스튜디오·스트리밍·CNN 포함)을 대상으로 1084억 달러(약 159조3000억원) 규모의 새로운 인수 제안을 발표했다. 제시 가격은 주당 30달러 현금으로, 넷플릭스가 제안한 27.75달러(현금+주식)보다 높은 수준이다. 파라마운트의 인수 자금에는 엘리슨가(오라클 창업자 래리 엘리슨 일가)를 비롯해 사우디·아부다비·카타르 국부펀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운영하는 펀드 등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미 언론들은 “워너 인수전이 산업 경쟁의 영역에서 벗어나 정치·지정학 변수까지 얽히고 있다”고 평가했다. 법적 리스크도 부각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기자들과 만나 “넷플릭스는 이미 매우 높은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어 인수 후 독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 차원의 검토 방침을 밝혔다. 그는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 테드 사란도스와 백악관에서 회동했지만, 거래 승인에 대한 보장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 후 넷플릭스의 점유율은 단순 합산 기준 약 30%가 될 것으로 추정되며, 미 법무부(DoJ)의 반독점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라마운트 측은 “우리의 제안이 더 빨리 규제 승인을 받을 수 있다”며 법적 대응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미국 미디어·콘텐츠 시장은 디즈니, 애플TV+, 유튜브 등 빅테크 플랫폼과 전통 스튜디오 간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워너 인수를 둘러싼 이번 싸움이 향후 시장 질서를 좌우할 분기점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글·그래픽/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

2025-12-09

반도건설 ‘반월당역 반도유보라’ 점등식 열고 화려한 첫 선⋯대구중심을 빛냈다

반도건설이 12월 입주를 앞둔 ‘반월당역 반도유보라’의 준공기념 점등식을 지난 5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입주예정자뿐 아니라 반월당 일대를 지나던 시민들도 자연스럽게 참여해 북적이는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일몰 후 단지 전 세대의 조명이 차례로 들어오자, 새 아파트 단지의 외관이 화려하게 드러나며 주변 상업시설과 함께 반월당 야경을 밝히는 장관을 연출했다. 현장을 찾은 입주예정자들은 “반월당역 바로 앞이라는 입지와 조명 연출이 어우러져 랜드마크가 될 것 같다”, “우리 집에 불이 들어오는 순간 감동적이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본행사에 앞서 마련된 다양한 프로그램도 호응을 얻었다. 쌀쌀한 날씨 속에서 운영된 어묵부스와 커피트럭은 시민들의 발길을 끌었고, 플리마켓에서는 지역 상인들이 준비한 다양한 물품이 판매돼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더했다. 소형가전, 명품 목도리 등 푸짐한 경품이 제공된 이벤트 행사도 참여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입주민들의 자부심을 높일 수 있도록 품격 있는 주거공간을 만들었다”며 “대구 최중심에 걸맞은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월당역 반도유보라’는 대구 중구 남산동에 자리한 지하 5층~지상 28·29층, 2개 동 147세대 규모의 단지다. 전 세대가 선호도 높은 전용 84㎡로 구성됐으며 2.4m(우물천장 2.5m) 천장고 설계로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4베이 평면(84A), 이면개방형 구조(84B), 알파룸·팬트리·드레스룸 등 실용적 공간구성이 특징이다. 단지 내에는 지상 4층에 게스트하우스, 피트니스센터, GX룸, 가족도서관, 독서실, 취미실, AV룸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이 조성돼 있으며, 반도건설의 상업시설 브랜드 ‘파피에르’와 연계돼 원스톱 생활 인프라를 갖췄다. 더현대 대구점과 동아백화점, 서문시장, 대구동산병원 등 풍부한 인프라를 누릴 수 있는 최중심 입지로, 현재 잔여 세대는 선착순 계약 중이다.

2025-12-08

대구 수성구, ‘2025년 보건복지부 지역복지사업 평가’ 최우수상⋯3년 연속 2관왕 수상

대구 수성구가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2025년 지역복지사업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지역복지 추진 역량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수성구는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 제공’ 부문에서 2023년부터 3년 연속 최우수상을 받았고, ‘희망복지지원단 운영’ 부문에서도 지난해에 이어 우수상을 수상했다. 지역복지사업 평가는 전국 17개 시도와 229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복지 전달체계 구축 및 지역복지 발전 기여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우수 지자체를 선정하는 제도다. 수성구는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 제공’ 분야에서 △지역특화형 위기 정보 빅데이터를 활용한 선제적 복지위기가구 발굴 △동 단위 복지서비스 기능 강화 △찾아가는 보건복지 전담 인력의 역량 강화 및 처우 개선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희망복지지원단 운영’ 부문에서는 △실무 중심의 공공부문 사례관리 협력 체계 구축 △AI 기반 고독사 예방 및 청년 고독사 대응 사업 △이웃돌봄단 ‘뚜비 행복잇GO’ 활성화를 통한 민관협력 강화 등 새롭게 증가하는 복지 수요 대응 전략이 우수사례로 인정됐다. 김대권 수성구청장은 “민관의 협력과 꾸준한 노력이 수성구만의 지역보호 체계로 이어져 좋은 평가를 받았다”며 “앞으로도 촘촘한 복지안전망을 구축해 따뜻한 행복수성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12-08

단속 정보 제공 대가로 금품 받은 경찰관 2명 집행유예

단속 정보를 풍속업자에게 넘기고 금품과 향응을 받아온 경찰관들이 법원에서 잇따라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대구지법 형사11부(재판장 이영철)는 지난 5일 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된 A경위(45)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2500만 원을 선고하고 2100여만 원의 추징을 명령했다고 8일 밝혔다. B경위(46)에게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0만 원과 2800여만 원 추징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전(前) 풍속업자 C씨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받았으며, 또 다른 업자 D씨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A·B경위는 풍속업자들에게 단속 일정을 알려주거나 수사 관련 정보를 전달해주는 대가로 금품과 향응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C씨는 경쟁 업소를 허위로 신고한 혐의(무고)로도 기소됐고, A경위는 이를 방조한 혐의도 인정됐다. 이들은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을 통해 상시 연락을 주고받으며 개인적 만남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관들은 자신들보다 연장자인 업자들을 ‘형님’으로 부르며 먼저 만남을 청하고, 해외여행·골프·수상스키 등을 함께 즐기거나 업자 소유 별장을 이용하는 등 밀접한 유착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재판부는 “경찰공무원이 저지른 뇌물수수 범행은 직무집행의 불가매수성과 공정성, 그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현저하게 훼손하는 행위”라며 “경찰공무원과 수사·단속의 대상이 되는 업소 사이의 유착관계를 비롯해 부정부패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모두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양형의 이유를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12-08

민주,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등 결론 못내···“논의 계속”

더불어민주당은 8일 당 내에서 위헌 논란이 제기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과 법왜곡죄 신설법에 대해 추가 논의를 진행했지만, 최종 결론을 내지 못하고 향후 논의를 계속하기로 했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비공개 의원총회를 마친 후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법 왜곡죄 등 사법 개혁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며 “이번 의총에서 최종 결정은 하지 않았고 전문가 자문이나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다음 의총에서 내용을 더 논의해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변인은 “내란전담재판부가 필요하다는 인식에는 이견이 없었다”면서도 “우려의 목소리는 있는 것이고 일부에서 얘기하는 위헌성 논란이나 이런 것들은 ‘상대방에게 빌미를 줄 필요가 있냐’, ‘충분하게 검토해서 (위헌) 소지를 없앤 상태에서 해야 한다’ 등 여러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법왜곡죄 신설법(형법 개정안) 역시 다음 의총에서 추가 논의될 예정이다. 김 원내대변인은 “법왜곡죄도 포함해 더 숙의하기로 했다”며 “현재 판례로 이미 다 되어 있는 것을 굳이 법을 만들어 논란거리를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이 있었다”고도 전했다. 다만 연내 내란전담재판부 특별법안과 법왜곡죄 등 법안들을 처리 완료하겠다는 방침은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5-12-08

내란 특검, 임종득·윤재순 기소···‘안보실 인사 개입’ 혐의

내란 특검이 8일 윤재순 전 대통령실 총무비서관과 국민의힘 임종득(영주·영양·봉화) 의원을 직권남용과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윤 전 비서관과 임 의원이 국가안보실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직원 임용 과정에서 불법적인 인사 개입을 했다고 설명했다. 윤 전 비서관은 2023년 9월, 지인에게 부탁받아 임 의원과 임기훈 전 국방 비서관에게 부적합한 인물을 파견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은 당시 국방부에서 국가안보실로 파견된 인원이 한 명 늘어난 것으로 파악했다. 박 특검보는 외환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인사 개입 혐의를 인지하게 됐다면서도 해당 혐의가 ‘무인기 의혹’과는 관련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특검은 또한 임기훈 전 비서관에 대해선 “내란 특검법상 수사 조력자 감면 제도의 취지를 고려해 기소를 유예했다”고 전했다. 다만, 특검은 이 사건이 북한 무인기 의혹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박 특검보는 “이 인사는 개인적인 청탁에 의해 이뤄졌음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특검팀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관련된 수사를 마친 후, 오는 14일 수사 기간 만료 전에 공소 제기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임종득 의원은 이날 기소에 대해 “절차에 따라 이뤄진 일이며 특검이 특정한 시기에 이미 대통령실에서 근무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채상병 특검이 압수수색·소환도 하고 저를 어떻게든 엮어보려고 많은 노력을 했는데, 공교롭게도 그때 5일간의 휴가를 다녀와 엮어지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임 의원은 “제가 안보 2차장을 (2023년) 9월 27일 그만두고 나왔고 직권남용과 관련된 행정관 채용은 11월에 보직됐다”며 “시기적으로 전혀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 단 한건의, 한점의 부끄러움 없이 절차에 의해 했고 인원을 알지도 못한다”며 “제가 (대통령실을) 나온 후 추천도 이뤄졌고 검증도 2개월 정도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5-12-08

국민의힘, 민주당의 입법 추진 강력 반발···여론전 총력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이 강행하는 사법개혁안 등을 ‘악법’으로 규정하며 여론전에 나섰다. 9일 본회의와 10일부터 시작되는 1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 법왜곡죄 신설, 필리버스터 중단법 등 민주당발 쟁점 법안들에 대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8일 오전부터 오후까지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겸한 ‘이재명 정권 독재 악법 국민 고발회’를 열고, 민주당이 추진 중인 법안의 문제점을 집중 논의했다. 이날 행사에는 법학자, 변호사 등 전문가들이 참석해 민주당의 법안들이 헌법과 법치주의를 훼손할 위험이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민주당의 목표는 야당을 말살하고 지방선거까지 장악해 견제 없는 이재명 민주당 일극 독재 체제를 구축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재임 중 제기된 이재명 대통령의 범죄 의혹을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지우려는 흑심이 깔려 있다”고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주진우 의원은 법왜곡죄 신설에 대해 “수사권을 장악하고자 하는 민주당의 악의적 의도”라며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으로 법을 왜곡해 적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학계에서도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등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전날 우상호 정무수석의 “위헌 소지를 최소화하는 범위에서 추진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는 발언에 대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파괴하는 조치일 뿐 아니라, 그 결과가 대한민국 전체의 몰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장 교수는 “향후 헌법재판소가 위헌 판단을 내린다 해도 법치주의가 곧바로 정상화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만약 위헌 결정 이후 법원에서 관련 사건에 무혐의나 무죄 판결이 나오게 된다면, 그때는 이재명 정부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후폭풍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고발회를 시작으로 장외 메시지 강화, 지역별 규탄 행사, 온라인 캠페인 등으로 여론전의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다. 송 원내대표는 “국민과 함께하는 악법 폐지를 위한 노력들을 해야 할 것 같다”면서 “지도부에서 상의해서 의원들에게 시간 되는 대로 보고하고, 논의해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5-12-08

TK행정통합 대구시장 궐위로 지연?···李 대통령 “이럴 때가 오히려 찬스”

“이럴 때가 오히려 찬스 아닌가.”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지방시대위원회 보고회에서 대구·경북(TK) 행정 통합 논의가 대구시장 궐위 상태라 논의가 지연되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한 말이다. 지방시대위원회는 이날 ‘5극 3특 중심 균형성장 전략’ 의 큰 틀을 소개한 뒤 구체적인 과제로 ‘광역 연합 및 행정구역 통합’ 추진 상황을 설명했다.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보고회에서 “지역 단위로 5극 3특을 설명하지만, 시도 간 협업이 필요하다”며 “대구시는 TK통합은 시일이 걸리고 어려우니 사업을 함께 할 수 있는 연합 특별지자체를 만들고 싶어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대구시장이 궐위 상태라 당장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이럴 때가 오히려 찬스 아닌가”라며 “행정 통합이나 연합 문제는 마지막에 정치적 이해 관계 때문에 발목 잡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연합은 정치적 갈등이 덜 하지만 통합으로 가면 디테일에서 갈등이 생긴다”고 했다. 행정구역 통합을 시도할 때 관청 소재지 등을 두고 당사자 간 갈등이 빚어져 일이 제대로 진척되지 못했던 점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행정안전부에서 좀 풀어줘야 한다. 규정상 본청 소재지를 어떻게 해야 한다고 정해야 한다”고 답변했고, 이 대통령은 “(본청을) 복수로 둬도 되지 않나. 그것도 연구를 한 번 해보세요”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도 (관청 건물이) 하나가 아니라 10~20미터 떨어진 곳에 복수로 있지 않나. 기껏해야 1시간 이내의 거리인데 (통합 전 행정단위) 2곳에 같이 관청을 두면 안 되나”라며 “제가 했으면 아예 도청(통합관청)을 딱 경계에다가 걸쳐서 지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난이 아니고, 실용적 측면에서 그런 걸로 싸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통합관청의) 주소가 꼭 하나의 필지여야만 하는 건 아니잖나”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이날 “분권·균형발전·자치 강화는 대한민국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 피할 수 없는 국가적 생존 전략”이라며 지방시대위원회의 ‘5극 3특 국토공간 대전환 전략’ 추진에 힘을 보탰다. 이 대통령은 “지금은 성장의 동력을 새롭게 확보해야 할 시점”이라며 “그동안 수도권 중심의 일극 체제를 통해서 성장 전략을 추진해 왔고, 상당한 성과를 냈던 것은 역사적 사실이지만 최근 수도권 집중이 지나치게 강화되면서 오히려 성장의 잠재력을 훼손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12-08

최은석 나오고, 주호영 ‘내년 초 결심’⋯野 대구시장 경쟁 본격화

내년 6월 치러지는 대구시장 선거를 앞두고 대구 지역구 국회의원 12명 가운데 절반에 이르는 6명이 잠재적 출마자로 거론되면서 치열한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중도 사퇴로 현직 시장 프리미엄이 사라진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6선 중진이자 국회부의장인 국민의힘 주호영(수성갑) 의원은 8일 대구에서 열린 아시아포럼(대구경북 중견언론인 모임) 초청 간담회에서 “사실 출마에 대해 고민도 했고 준비도 상당히 해왔다”며 출마의지를 강하게 시사했다. 그는 “대구·경북의 주요 현안이 대부분 특별법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광역단체장은 국회와 정부를 상대로 한 협상·입법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며 현역 중진 의원으로서의 강점을 피력했다. CJ제일제당 대표 출신인 초선의 최은석(대구 동구·군위갑) 의원은 이미 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는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나 “대구 GRDP가 전국 최하위 수준인데, 경제 전문가가 시장을 맡지 않으면 회생이 어렵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고위 경제관료 출신인 추경호(달성군) 의원과의 비교 질문에는 “추 의원은 거시경제, 나는 실물경제 전문가”라며 “대구가 지금 필요한 건 실물 경제 회복”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경제부총리를 지낸 3선의 추경호 의원도 유력 후보군으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최근 구속 위기를 넘기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을 다소 털어낸 그는 “출마여부는 내년 1월중 발표하겠다”고 했다. 4선의 윤재옥(달서을) 의원도 출마를 고민 중이다. 그는 원내대표와 대선 총괄선대본부장을 역임하며 전국 단위 조직 장악력을 검증받았고, 당내 신망도 두텁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역시 4선의 김상훈(서구) 의원도 지역 민심 청취 활동을 확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안정적 조직 기반을 갖추고 있어, 본격적인 레이스에 뛰어들 경우 상당한 파급력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유영하(달서갑) 의원은 2022년 대구시장 선거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식 지지를 등에 업고 도전한 바 있다. 이번에도 ‘친박’ 표심을 결집해 재도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나온다. 전직 의원 중에서는 홍석준 전 의원이 지역 행사 참석을 늘리고 현수막을 내거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이재명 정부와의 갈등 과정에서 전국적 인지도를 높인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출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장 출신으로는 3선의 이태훈 달서구청장이 대구시 신청사 이전 문제 등 현안에 목소리를 내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반면 3선 배광식 북구청장은 최근 환경공무직 채용 비리 의혹으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되며 출마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권에서도 유력 인사가 거론된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여전히 대구에서 높은 인지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수성갑에서 당선돼 전국적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홍의락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도 20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뒤 민주당에 복당한 이력이 있어 잠재적 후보로 언급된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12-08

두들김의 향연 ‘난타’ 짜릿한 선물

한국 대표 넌버벌 뮤지컬 ‘난타’가 오는 19일부터 25일까지 대구 수성아트피아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올해로 28주년을 맞이한 장수 공연이자, 스테디셀러인 ‘난타’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유쾌하고 짜릿한 선물 같은 시간을 선사할 예정이다. 1997년 초연된 ‘난타’는 한국 전통 가락인 사물놀이 리듬을 활용해 주방에서 벌어지는 유쾌한 소동을 코믹하게 풀어낸 한국 최초의 비언어극(Non-verbal Performance)이다. 대사 없이 리듬과 표정, 몸짓만으로 웃음과 감동을 전달하며, 언어 장벽을 넘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연이다. 칼과 도마, 냄비와 프라이팬 등 주방 도구들이 리듬 악기로 변신해 쉼 없는 비트와 정교한 타악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특히 관객 참여형 ‘만두 쌓기 게임’, 전통혼례, ‘삼고무’ 같은 하이라이트 장면들이 관객의 웃음과 박수를 자아낸다. ‘난타’는 현재까지 국내외에서 15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공연 역사상 최다 관객을 기록한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서울 전용관과 전국 순회공연, 해외 투어를 통해 공연예술의 산업적 지속성과 예술적 완성도를 입증했다. 1999년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최고 평점을 받고, 2003년에는 브로드웨이에서 한국 공연 최초로 시즌 오프닝작으로 선정되며 글로벌 명성을 쌓았다. 공연팀은 시대 변화에 맞춰 음악과 장면을 세련되게 다듬어 ‘새롭고 즐거운 공연’을 만들며, 전통 리듬의 현대적 재해석으로 언어 장벽을 넘어 해외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난타’는 비언어 퍼포먼스의 원조로서 한국 공연예술계에 큰 영향을 미쳤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 1순위 공연으로 자리 잡아 글로벌 문화 교류의 대표 사례가 됐다. 이번 수성아트피아 공연은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특별히 구성된 ‘연말 버전’이다. 신나는 타악의 리듬 속에 가족, 연인, 친구 모두가 함께 웃고 즐길 수 있는 연말 최고의 가족 공연으로 기대를 모은다. 화려한 타악 퍼포먼스에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더해져 무대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축제처럼 펼쳐진다. 특히 24일과 25일 양일간의 공연에서는 관객과 함께하는 특별한 이벤트도 준비돼 있어,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에게는 ‘올해의 가장 신나는 크리스마스’를 선물할 예정이다. 공연 시간은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3시와 6시, 일요일 오후 3시, 그리고 25일에는 오후 3시에 진행된다. 공연 문의는 수성아트피아(053-668-1800)로 하면 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08

잊혀진 세계, 그러나 늘 존재해온 ‘우주’

경주 라우갤러리가 올해 마지막 초대전으로 오는 14일까지 서양화가 김성해 작가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김 작가로서는 경주 지역 첫 초대 개인전인 이번 전시에는 오랜 시간 천착해온 우주적 시공간과 자연의 숭고미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작품 2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에서는 오로라, 설산, 우주 공간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김성해 작가는 “하늘 한번 바라보기 힘들 만큼 쫓기는 현대인에게 잊혀진 세계, 그러나 늘 존재해온 우주적 공간을 표현했다”고 말한다. 대표작 ‘Aurora: Whispers in the Dark’(2025)는 눈 덮인 설산과 유동적인 하늘의 대비를 통해 고난과 위안의 이중성을 드러낸다. 설산은 삶의 난관을 은유하지만, 그 위에 펼쳐진 오로라는 희망의 상징으로 작용한다. 또 다른 작품 ‘Between Light and Void’(2025)는 추상표현주의적 기법으로 우주적 풍경을 재해석했다. 어둠 속에서 화려하게 흩어지는 색점은 ‘빈 공간과 빛의 관계’를 궁구하며 고대 원자론자들이 주장한 ‘허공의 중요성’을 시각화한다. ‘Chaos’(2023), ‘Cosmos Within’(2025), ‘Creation & Extinction’(2025) 등 대립적 개념을 융합한 작품들도 눈길을 끈다. ‘Chaos’는 혼돈 속 잠재된 질서의 씨앗을, ‘Cosmos Within’은 내부화된 우주의 조화를 표현한다. 특히 ‘The Galaxy’(2024)는 지상과 우주의 경계를 해체하며, ‘Whispers Beyond the Cosmos’(2025)에서는 식물적 형상 속에서 우주를 읽어내는 현대적 신비주의를 엿볼 수 있다. 전시의 백미는 낭만적 취향과 철학적 성찰의 결합이다. 대부분 작품에서 하늘 부분이 지상을 압도하며, 다채로운 색채로 물든 천상과 창백한 흑백의 지상은 “현실 너머의 세계에 대한 동경”을 상징한다. 작가는 “낮이 임무를 성취하는 단계적 시간이라면, 밤은 꿈과 무의식이 도약하는 공간”이라며 ‘Into the Space’(2024)에서 소용돌이치는 우주의 에너지를 표현했다고 전했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전시 기간 중 작가와의 대화 프로그램도 예정돼 있다. 김성해 작가는 “관객들이 작품을 통해 잠시나마 일상의 번잡함을 잊고 우주적 스케일의 사유를 경험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성해 작가는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미술디자인학과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으며, 서울미협 초대작가, 대한민국 회화대전 추천 작가로, 창작예술협회, G-Art, 홍익미술협회 등 다수의 협회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40여 회 이상의 단체전과 개인전을 통해 꾸준한 창작 세계를 선보이며, 서울국제대상전(2025), 대한민국 회화대전(2023·2024), 현대미술작은그림축전 등에서 수상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08

세계적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20일 경주문화예술의전당 공연

일본의 세계적인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 콘서트 ‘2025 유키 구라모토 콘서트 Peacefully' 가 오는 20일 오후 5시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은 유키 구라모토가 올해 발표한 앨범 ‘PEACEFULLY’와 동일한 이름으로 일상 속 작지만 소중한 것들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따뜻한 연말 공연으로 꾸며진다. 유키 구라모토는 특유의 서정적인 멜로디와 맑고 담백한 음악 세계로 국내 관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이번 무대에서는 피아노의 고요한 선율을 통해 바쁜 현대인들에게 소중한 가치들을 다시금 상기시키는 시간을 선사할 계획이다. 1부는 유키 구라모토의 솔로 피아노 연주로 시작되며, 2부는 그가 애정하는 피아노 퀸텟(5중주)과 현악 사중주단의 협연으로 꾸며진다. 2부에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윤, 첼리스트 배성우, 플루티스트 한지은, 그리고 클라리넷 연주자 강신일이 함께 참여한다. 유키 구라모토는 1999년부터 매년 한국을 방문하며 다양한 공연과 음반 활동을 펼치며 한국 클래식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발표한 360여 곡 중 ‘Lake Louise’, ‘Romance’, ‘Meditation’, ‘Dawn’ 등 다수의 히트곡이 드라마 OST와 광고 음악을 통해 대중에게 친숙하다. 유키 구라모토 콘서트 티켓은 티켓링크와 놀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문의전화(1688-8616)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08

윤곽 드러나는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군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군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대구 수성구갑이 지역구인 주호영 국회 부의장은 8일 내년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그는 이날 대구에서 열린 아시아포럼21(대구경북 중견언론인 모임) 토론회에 초청돼 “어느 정도 대구시장에 필요한 준비를 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대구 시민 뜻을 확인하고, 지역 국회의원들과도 협의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내년 초까지는 결심을 하겠다“고 했다. 주 부의장은 지방선거 때마다 대구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돼 왔다. 유력한 후보군인 추경호(달성) 의원도 지난 3일 법원에 의해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대구시장 출마 여부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추 의원도 최근 기자들과 만나 현재 출마여부를 고민중이며 내년 1월 중 공식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추 의원은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특검과 정부의 수사가 잘못됐다는 점이 부각되면 시장 공천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지난 5일에는 대기업 출신의 초선인 최은석(대구 동구·군위군 갑) 의원도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공식화 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문제가 공론화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윤재옥(대구 달서구을) 의원과 유영하(대구 달서구갑) 의원,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도 유력 후보군으로 꼽힌다. 민주당에서는 현재 출사표를 던진 홍의락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과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후보 물망에 올라 있다. 여야의 극심한 정쟁으로 내년 TK지역 지방선거 역시 중앙정치 프레임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자칫 내년 선거가 중앙정치 연장전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커졌다. 이런 측면에서 지역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선거전이 TK지역의 비전 실현과 현안 해결 해법을 찾는 정책 대결로 흐를 수 있도록 언론은 관련 정보나 의제를 충분히 보도할 필요가 있다. 선거 때마다 지방의제가 부족하다 보니 유권자들이 중앙정치 프레임 속에서 투표를 하게 되는 것이다.

2025-12-08

대구안경산업 고도화 더 이상 늦추지 말아야

얼마 전 대구서 열린 대통령 주재 타운홀 미팅에서 제기된 대구안경산업 육성에 대한 요구를 실현하기 위한 대구시의 후속 조치가 시작됐다. 대구시는 지난주 김정기 시장 권한대행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에서 ‘K-아이웨어 글로벌 거점도시 도약 간담회’를 가졌다. 대구시는 이 자리서 내년도 국가 예산에 반영된 안경산업 고도화 육성비를 활용해 대구를 글로벌 안경산업 허브로 육성할 계획임을 밝혔다. 대구는 일찍부터 안경산업이 발달해 현재 안경 제조업의 80% 이상이 모여 있는 안경특화 도시다. 정부는 이런 특성을 감안 2006년 대구를 안경산업특구로 지정해 신소재와 디자인 연구개발, 첨단공장 조성 등을 추진했다. 대구의 안경산업 글로벌화를 유도했지만 시장 변화 등으로 실효적인 성과는 내지 못했다. 세계 경제침체와 해외 유명브랜드의 시장 잠식 등으로 영세한 지역안경산업은 오히려 수출이 줄고, 수입이 늘어났다. 2018년 1억2300만 달러에 달하던 안경태 수출이 5년 만에 30%가 감소하고, 수입은 되레 20% 이상 늘어났다. 수출효자 상품으로 떠올랐던 선글라스도 최근 3년간 내리막길이다. 한국과 중국업체 간 기술격차가 줄고 수도권 안경브랜드가 생산기지를 중국으로 옮기면서 지역 안경산업의 기반이 흔들렸다. 특히 지역의 영세기업이 제조공정이나 디자인 혁신을 이루지 못한 것은 성장 발목을 잡은 주 원인이다. 김 권한대행은 “국내 안경산업은 고급 디자인과 기술력이 더해지면 충분히 세계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며 첨단기술 융합과 브랜드 경쟁력 확보에 국비를 지원, 대구를 글로벌 안경산업의 거점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안경은 단순히 시력 교정 도구로 사용되는 시대는 지났다.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해 대중의 인기가 좋다. 대구는 수십 년간 영세기업들이 모여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안경산업을 발전시켜온 도시다. 디자인 혁신과 기술 고도화, 적극적인 마케팅이 더해진다면 얼마든지 성장이 가능하다. 대구시는 다시 한번 안경산업의 고도화에 역량을 모아주길 바란다.

2025-12-08

[기획]10년 동안 변화없는 대구경북 혁신도시⋯①대구·경북 혁신도시의 현주소⋯공실 늘고 주말에는 ‘텅 빈 도시’

<편집자주> 대구·경북 혁신도시는 1차 공공기관 이전의 핵심 성과로 주목받았지만, 10여 년이 지난 지금 그 약속은 절반만 이뤄진 채 멈춰 있다. 주말이면 상권이 텅 비고 공실률은 늘었으며, 지역경제와의 연결도 약해 ‘생활권 중심 신도시’라는 평가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수도권 집중을 ‘국가 생존전략’을 흔드는 문제로 규정하며 2차 공공기관 이전 추진을 예고했다. 이는 대구·경북 혁신도시가 처음부터 다시 설계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자, 지역 정치·행정의 역량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본지는 5회에 걸친 연속시리즈를 통해 혁신도시의 현주소와 실패 요인, 타 지역 사례, 재도약 전략을 심층적으로 짚고자 한다. ◇대구·경북 혁신도시의 현주소⋯공실 늘고 주말에는 ‘텅 빈 도시’ 대구·경북 혁신도시가 조성된지 10여 년이 지났지만,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는 찾아보기 어렵다. 지역민들이 기대했던 “혁신도시가 지역 성장의 새로운 엔진이 될 것”이라는 기대는 시간이 지날수록 희미해지고 있다. 지난 6일 찾은 대구 동구 신서동 새론중학교 앞 상가는 한낮임에도 불구하고 유동 인구가 거의 없었다. 주변을 둘러보면 폐업한 점포의 유리창에는 임대 현수막과 철 지난 광고지가 겹겹이 붙어 있었고, 비어 있는 점포 출입문 앞에는 각종 고지서와 광고 전단이 쌓여 먼지와 함께 방치돼 있었다. 같은 날 방문한 신서동 혁신도시 중심부의 ‘우체국 신설부지’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잡초가 얼기설기 자라 있고, 방치된 쓰레기가 모래바람에 뒤섞여 부지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이곳은 2011년 당시 지식경제부가 우체국 신설을 전제로 1158㎡ 규모(약 350평)의 부지를 약 9억 원에 매입했지만, 우정사업본부가 수도권 위주로 우체국 신설 정책을 가져가면서 사업은 처음 계획 단계에서 멈춘 채 15년째 방치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대구혁신도시의 집합상가 공실률은 35.3%로 전국 혁신도시 중 세 번째로 높다. 김천혁신도시(42.1%)와 나주혁신도시(42.1%)에 이어 높은 수치로, 전국 혁신도시들의 상권 침체가 공통적으로 심각한 상황임을 보여준다. 집합상가 공실률에서도 경북은 26.5%, 전남 24%, 울산 20.6%로 높게 나타났다. 대구혁신도시는 지난 2007년부터 2015년까지 동구 신서동 등 9개 동 일원 421만6000㎡(128만 평)에 조성비 6858억 원, 용지비 7643억 원 등 총 1조 4501억 원을 투입해 조성됐다. 현재 의료생산업체 67곳, 첨복단지 연구기업 85곳 등 총 152개 기업이 입주했으며, 지난 6월 기준 주민은 8232세대·1만 6818명이다. 공공기관은 10곳이 이전해 있다. 하지만 혁신도시의 상권과 생활 기반은 10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씨(47)는 “손님이 꾸준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식당에서 카페로 업종을 바꿨다”며 “새로운 기관이 들어온다는 말만 많고, 실제로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토로했다. 다른 상인들도 “평일에는 공공기관 직원들이 점심을 먹으러 잠깐 들렀다가 바로 빠져나가고, 저녁과 주말에는 손님이 아예 없다”고 입을 모았다. 혁신도시 거주민들의 불만도 깊다. 주민 이모씨(45)는 “평일에는 공공기관 직원들로 붐비지만 주말이 되면 대부분 수도권으로 올라가 버려 도시가 텅 비는 게 너무 익숙해져 버렸다”며 “아이를 키우거나 오래 살기에는 교통도 불편하고 학교도 부족하다 보니 인구가 늘 구조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의 근본 원인을 ‘초기 설계의 한계’라고 진단했다. 기업·대학·연구기관과의 산업 연계가 약하고, 교통·교육 등 정주 인프라가 취약해 사람들이 들어오지 않고 머물지도 않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것. 이재숙(동구4) 대구시의원은 “혁신도시가 활성화되려면 정주 환경을 개선하고, 기업·대학과 연계되는 산업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며 “공공기관 이전만으로는 더 이상 성장 동력을 만들기 어렵다”고 말했다. 글·사진/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12-08

국민의힘, 수권 정당이 되려면

정당의 목적은 집권에 있고, 집권하려면 선거를 통해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민주주의에서는 어떤 정당도 생살여탈권(生殺與奪權)을 쥐고 있는 주권자의 뜻을 거역할 수 없다. 국민의힘(이하 ‘국힘’)이 주권자의 신뢰를 얻어 재기할 수 있느냐의 여부는 전적으로 반성과 혁신 여하에 달려 있다. 계엄과 탄핵으로 집권 3년 만에 또 다시 야당이 된 국힘에 대한 민심은 어떤가? 최근 여론조사(한국갤럽, 11월 28일)에 따르면 국힘의 지지율은 24%(민주당은 42%)이며, 대선 이후 지난 6개월 동안 지지율이 20%대(민주당은 40%대)에 갇혀있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대장동 항소포기 외압 의혹, 여당의 독선과 입법 폭주 등 여권의 계속된 악재에도 불구하고 국힘에 대한 지지율은 오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당 지지율을 좌우하는 중도층의 민심을 얻지 못하고 있으니 당연한 결과다. 이처럼 저조한 지지율의 원인은 무엇인가? 정권을 잃고서도 반성과 쇄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개혁을 외면하는 구주류가 당을 장악하고 “윤석열을 버리고 당을 혁신하라”는 주권자의 명령을 거부하고 있다. 당대표 장동혁이 수감 중인 윤석열을 면회한 것은 민심과 싸우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당대표가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황교안을 두둔하고, ‘윤 어게인’을 외치는 극우세력과 야합하는 한 민심은 결코 돌아오지 않는다. 김용태·안철수·윤희숙 등 세 차례 혁신위원회의 개혁안들도 모두 당 지도부가 뭉개버렸다. 자신의 잘못은 고치려하지 않으면서 상대의 잘못만 비판하는 장외투쟁으로 민심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혁신에 소극적인 국힘은 ‘열린 보수’가 아니라 ‘닫힌 보수’이며, 닫힌 보수는 ‘확장성’이 없다. 극우화되어가는 국힘, 민심을 외면하고 당심을 앞세우는 국힘이 바로 닫힌 보수다. 내년 지방선거 경선규칙을 개정하여 당원투표 50%를 70%로 확대하고, 여론조사 50%를 30%로 축소하겠다는 것은 ‘민심을 거부하는 역주행’이다. 민심과 괴리된 당심 후보가 어떻게 본선에서 이길 수 있겠는가? 선거 승패를 결정하는 ‘중도층의 지지율이 국힘(15%)은 민주당(45%)의 1/3에 불과하다.(한국갤럽, 11월 28일 현재)’는 사실을 생각할 때 정말 어이없는 발상이다. 민심을 얻기 위해 여론의 반영비율을 확대해도 모자랄 판에 축소하겠다니 제정신이 아니다. 국힘이 수권 정당이 되려면 영남에 갇힌 ‘낙동강 정당’에서 벗어나 ‘수도권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당을 지배하고 있는 영남의원들이 기득권 유지에 안주하거나 ‘영남의 지역민심’을 ‘국민의 전체민심’이라고 우기면 재기불능이다. 보수의 생명력은 민심을 받드는 변화와 혁신에 있으며, 그것은 열린 보수이어야 가능하다. 유연한 변화를 중시하는 열린 보수는 민심에 민감하지만, 경직된 투쟁에 집착하는 닫힌 보수는 민심에 둔감하다. 민심을 받들어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자신부터 먼저 환골탈태(換骨奪胎)하는 것이 재기의 첩경임을 왜 모르는가? /변창구 대구가톨릭대 명예교수·정치학

2025-12-08

12월 3일에 대한 철학적 우울감

2024년 12월 3일 밤. 한 인간이 대한민국 국민에게 던진 한마디. 이것으로 인하여 평온하던 세상은 알 수 없는 침묵과 우울감으로 뒤덮였다. 의학적 우울에피소드와는 전혀 다른 우울감이다. 이해할 수 없음에서 오는 심리상태. 억장이 무너지고, 미치고 팔짝 뛰는 침묵의 시간이 온 것이다. 의학 전문 용어가 있을지 모르지만, 그냥 ‘철학적 우울감’이라 해보자. 치료가 필요할 정도는 아니지만. 기분이 너무 나쁘다. 나의 경우는 정치에 대한 관심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지독하게 집착한 것도 아니었다. 민주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가져야 할 소양이랄까. 뭐 이 정도의 범위 내에서 나름 올바른 견해를 갖기 위하여 적당히 관심을 두었다. 대부분이 그런 것처럼. 정치가 술판의 안주처럼 언제든 꺼내 씹을 수 있는 가벼운 화제였고, 금지되지 않은 신나는 주제였던 시절이 있었다. 정겨운 사람들과 화기애애한 술자리에서 ‘정치라는 안주’를 씹으면서 웃고 떠들었다. 가타부타 갑론을박하다가, ‘그래 너 말도 맞아’ 하면서 상대를 치켜세워 주기도 하고, ‘뭔 개소리야’ 하면서 상대를 몰아붙이기도 하였다. 정치판을 떠도는 사람들을 술판의 안주 삼아 맛나게 씹어대고 삼켰다. 술자리가 더 흥성거릴지언정 분위기가 망가지는 일은 없었다. 이런 개 같은 상황이 벌어지기 전까지는. 1968년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 미국, 일본까지 퍼진 ‘68혁명’은, 전통, 권위, 군사주의, 자본주의, 성도덕, 학벌과 교육의 위계에 대한 저항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전 세계를 들끓게 하였다. 냉전과 핵전쟁의 공포, 소비사회와 중산층의 확대, 교육의 팽창과 지식인의 각성, 베트남 전쟁이라는 화두 중심으로, 푸코, 들뢰즈, 데리다와 같은 포스트모던 철학이 본격적으로 전면에 등장하여, 국가권력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학벌·성적·규율 중심의 교육, 가부장제 및 성에 대한 금기를 비판하였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68혁명과 같은 정신적 변곡점을 거칠 수 없는 못한 불우한 지리적, 환경적 상황에 있었다. 남북 대치 상황과 군부독재 속에서도 우리는 나름 민주주의를 지키고, 키워왔다. 순국선열과 민주열사들의 피로 지켜온 21세기 대한민국의 자유 민주주의는 굳건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믿었다. 2024년 12월 3일까지는. 믿음은 깨어졌고, 사람들은 침묵 속에서 침잠하여 들어갔다. 문제의 인간을 신속하게 권력의 정점에서 제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알 수 없는 침묵과 혼돈이 계속되고 있다. 왜 그럴까? 계속된 혼돈의 이유를 알아야 하지 않을까. 반드시 그 이유를 찾아야 하지 않을까. 민주주의는, ‘권력을 절대로 믿지 않는다는 철학적 불신’의 제도화이다. 권력이 시민을 두려워할 때 민주주의는 시작된다. 우리가 느끼는 이 ‘철학적 우울함’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아직도 살아있다는 감각의 증거이다. 철학적 우울은 패배가 아니라, 잊지 않겠다는 공적 기억의 방식이다. 민주주의는 이러한 시민의 우울감에서 세워진다. 우울을 느끼는 시민이 사라지는 순간, 독재는 완성된다. 철학적 우울은 인류가 ‘자유를 감각하는 방식’이자, 상처받은 자유를 치유하는 ‘정치적 명약’이다. 우울감을 즐기자. 이러한 감각은, 당신이 살아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더욱 마음껏 즐겨라. 아직도 그날을 옹호하는 그들보다는 덜 괴롭고, 훨씬 덜 우울할 테니. /공봉학 변호사

2025-12-08

초겨울 단상(斷想)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겨울의 문턱을 넘어섰다. 봄의 신록과 여름의 녹음, 가을 단풍에 이어 이제 곧 설경이 펼쳐질 것이다. 수시로 얼굴색을 바꾸는 중국의 변검(變臉) 배우처럼, 자연은 계절에 따라 모습을 달리한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 생태계는 얼핏 보면 일사불란한 것처럼 보이지만,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보면 천차만별 제각각인 걸 알 수 있다. 겨울을 맞는 모습도 그렇다. 일찌감치 잎을 다 떨고 홀가분한 표정으로 서 있는 나무들이 있는가 하면, 무슨 미련인지 늦도록 푸른 잎을 달고 있다가 한파에 얼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풀들은 더 다양한 모습이다. 가을이 되기도 전에 씨앗을 맺고 말라버린 줄기로 생을 마감하는 풀도 있고, 된서리를 맞고도 쉽사리 포기하지 않는 풀들도 있다. 더구나 벌초를 한 자리에 새로 돋아난 풀들은 그런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다가 겨울을 맞기도 한다. 내가 산책하는 들길에서는 쑥과 개망초가 특히 눈길을 끈다. 정상적인 과정을 거친 것들은 벌써 씨앗을 맺고 메마른 줄기로 홀가분하게 서 있다. 그러나 예초기로 배어낸 길가에 새로 돋아난 쑥과 개망초는 봄보다 더 왕성한 기세로 자라서 계절을 무색케 한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도, 용을 쓰느라 붉어진 얼굴처럼 잎을 적갈색으로 바꾸고 최대한 버틴다. 하지만 혹한이 닥치면 결국에는 얼어 죽고 말 것이다. 무모하고 불합리한 것으로 볼 수도 있는 일이지만 사람이 나서서 뭐라고 할 일은 아닐 것이다. 일견 복잡하고 혼란해 보이는 자연생태계도 분명 일관하는 원리와 법칙이 없지 않을 터이다. 어찌 지구생태계 뿐이겠는가, 시시각각 변화무쌍하고 무궁무진한 우주만상에 불변의 원리와 질서가 어찌 없겠는가. 기독교와 이슬람은 세계를 신의 창조와 섭리로 보았고, 불교는 인과의 그물인 연기(緣起)가 세상 모든 존재를 엮고 있다고 보았다. 도가(道家)는 억지로 꾸미지 않고, 스스로 그러함에 맡기는 자연(自然)의 길을 따르라고 하고, 성리학은 우주를 움직이는 근본 원리인 이(理)와 그것이 구체적으로 실현되는 기(氣)를 통해 인간과 세상의 구조를 설명하려 했다. 그렇듯 인류가 수천 년 동안 각종 종교나 사상, 과학을 통해서 끊임없이 탐구하고 주장해왔지만, 그 모두를 통합하는 하나의 정의가 있는 것은 아니다. 생로병사(生老病死)로 요약되는 우리의 인생사 역시 지구생태계의 일부라는 생물학적 조건을 벗어날 순 없다. 이 세상의 모든 현상을 설명하려는 복잡계이론(Complex System Theory)이 말하듯, 수많은 변수와 예측 불가능한 사건들이 얽히고설켜 우리의 삶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아무리 복잡다단해 보여도, 그 모든 것을 일관하는 본질과 원리, 그리고 섭리는 분명 존재할 것이다. 구태여 우리가 그것을 다 알거나 이해할 필요는 없을지라도. 삭막한 초겨울의 풍경 속에서, 나는 지금 어떤 모습으로 겨울을 맞고 있는지 생각한다. 처지와 환경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혹한에 대비하는 초목들처럼 나 또한 나에게 가장 적당한 자세와 지향이 있을 터이다. 찬바람으로 와 닿는 초겨울의 전언을 온몸으로 듣는다. /김병래 수필가·시조시인

2025-12-08

버려지기엔 아까운 자원 ‘못난이 농산물’

안동에서 사과 농사를 짓는 김모씨(65) 는 매년 자연재해를 입었거나, 모양이 울퉁불퉁하거나, 색이 고르지 않다는 이유로 수확량의 20% 가량을 ‘B급 농산물’로 분류해 헐값에 팔거나 폐기처분한다. 8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국내 농가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중 평균 10~30%가 외형적 결함때문에 시장에 나오지 못한다. 이는 농가 소득 감소로 직결될 뿐 아니라 음식물 쓰레기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환경 문제를 심화시킨다. 세계적으로도 상황은 심각하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매년 약 13억t의 농산물이 외형적 이유로 버려진다고 추산한다. 이는 전체 식품 생산량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최근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못난이 농산물을 활용해 잼, 주스, 스낵 등 가공식품을 만드는 청년 창업 사례가 늘고 있다. 일부 스타트업은 ‘못난이 농산물 꾸러미’ 구독 서비스를 운영해 소비자에게 저렴하게 공급한다. 가격은 일반 농산물 보다 20~60% 저렴해 가성비 소비를 원하는 젊은 층의 호응을 얻고 있다. 맛과 영양도 A급과 다르지 않다. 사과·복숭아·참외·포도·마늘 등 전국적으로 유명한 경북에서도 외형이 불균형하거나 흠집이 있는 농산물은 여전히 ‘B급’으로 분류돼 제값을 받지 못하거나 폐기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성주군은 못난이 참외를 활용해 참외즙, 아이스크림, 화장품 등으로 가공 산업을 확장하고 있다. 의성군은 ‘B급’ 마늘을 활용한 흑마늘 가공품, 청도 반시와 경산 포도 역시 잼, 와인, 식초 등으로 가공해 지역 브랜드화에 성공했다. 성주군의 한 참외 농가는 “못난이 참외는 예전엔 버려야 했지만, 지금은 가공업체와 연계해 판매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경산에서 포도 농사를 짓는 청년 창업가는 “못난이 포도로 만든 와인이 오히려 개성 있는 맛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며 “소비자 인식이 바뀌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북도의회에서도 제도적 지원에 나섰다. 정영길 의원은 제359회 제2차 정례회에서 ‘경북 재해피해농산물 등 판매촉진 지원 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 그는 품질확인 인증제를 도입해 영양성분 분석, 안전성 검사, 품질확인 표시제를 운영해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광역직거래센터와 연계한 판로 확대, 판매 컨설팅, 가공품 개발, 전용 포장재 제작 지원, 사회적 취약계층 대상 지원 사업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번 조례안은 ‘농어업재해대책법’과 ‘농수산물 품질관리법’ 등 관련 법률에 근거해 ‘재해피해농산물 등’의 개념을 명확히 정의한 전국 최초의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B급 농산물은 단순히 상품성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식량 자원과 환경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열쇠”라며 “지역 농가와 소비자가 함께 참여하는 친환경 가치 소비가 확산돼야 한다”고 전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12-08

포항시 도시재생 프로젝트···복합문화·예술공간 동빈문화창고 1969 개관

포항시의 도시재생 프로젝트로 탄생한 복합문화·예술공간 ‘동빈문화창고 1969’가 8일 개관식을 열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과거 어업 냉동창고로 사용되던 유휴 공간이 혁신적인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하며, 산업유산의 문화적 재해석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동빈문화창고 1969는 포항 구도심에 있는 50년 역사의 수협 냉동창고를 리모델링해 조성됐다. 총면적 1500㎡ 규모로 전시실, 공연장, 창작 스튜디오, 커뮤니티 라운지 등을 갖췄다.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과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도시 조성사업을 연계해 추진된 이 사업은 국비를 지원받으며 전국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떠올랐다. 개관식은 ‘Culture-ship 2025–문화의 바다로 떠나는 항해’를 주제로 열렸다. 과거 포항 수산업의 중심지였던 수협냉동창고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며, 시민과 함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상징적 순간이었다. 행사에는 수협 임직원과 문화예술계 인사, 지역 크리에이터 등 300여 명이 참석해 산업유산 보존과 문화적 재해석이 결합된 공간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했다. 개관식에서는 제막식을 시작으로 동빈내항 아카이브 전시, 세계적인 재즈 피아니스트 조윤성 트리오의 공연, 포항시민합창단과 꿈의무용단의 축하 무대가 펼쳐졌다. 또한 지역 창작자를 소개하는 로컬 크리에이터 팝업과 시민 참여 네트워킹 프로그램 ‘문화 多수다: Culture Wave Talk’도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지역문화 발전과 향후 공간 운영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공간의 개방성과 협업을 강조했다. 이상모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동빈문화창고1969는 산업유산이 문화유산으로 전환된 대표 사례”라며 “앞으로 해양문화 및 융복합 창제작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킬러콘텐츠 확보와 아카이브 구축, 전시·창작 지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동빈문화창고1969는 전시·공연·행사 등이 가능한 대관 공간 2개소(다목적홀 1·2)를 운영하며 지역 문화예술 활동의 허브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현재는 스틸아트 작품을 기반으로 장애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무장애 전시 ‘모두의 스틸아트, 손으로 읽는 포항’이 13일까지 진행 중이며, 연말까지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이어질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08

법관대표회의, 내란전담재판부·법왜곡죄 “위헌소지”

8일 경기 고양시 일산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김예영 전국법관대표회의 의장이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각급 법관 대표들로 구성된 전국법관대표회의가 8일 민주당이 추진중인 내란전담특별재판부 설치와 법왜곡죄 신설 법안에 대해 위헌성 논란이 있고 재판 독립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각급 법원에서 선출된 대표 판사들이 모인 회의체로 사법행정과 법관 독립에 관해 의견을 표명하거나 건의한다. 상정 안건은 참석 과반수가 동의해야 공식 입장으로 발표된다. 법관대표회의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약 6시간동안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정기회의를 연 뒤 이같은 입장을 밝히고, “사법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서도 국민의 기대와 판사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관대표회의는 내란전담재판부에 대해 “비상계엄과 관련된 재판의 중요성과 이에 대한 국민의 지대한 관심과 우려에 대하여 엄중히 인식한다”면서도 “현재 논의되고 있는 비상계엄 전담재판부 설치 관련 법안과 법 왜곡죄 신설을 내용으로 하는 형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위헌성에 대한 논란과 함께 재판의 독립성을 침해할 우려가 크므로 이에 대한 신중한 논의를 촉구한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내란전담재판부와 법 왜곡죄 신설에 대한 논의는 애초 이날 안건에 포함돼있지 않았지만 회의 중 10명 이상 법관이 안건을 올리는 데 동의해 긴급 상정됐다. 표결에 참여한 법관대표 79명 중 50명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법관의 인사 및 평가 제도 변경에 관해선 “재판의 독립과 법관 신분 보장, 나아가 국민의 사법 신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단기적 논의나 사회 여론에 따라 성급하게 추진돼서는 안 된다”고 전제하면서 “충분한 연구와 폭넓은 논의를 거쳐 법관들의 의견뿐 아니라 국민들의 기대와 우려도 균형있게 수렴해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