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사회

오션힐스포항CC 회원권 피해액 170여억

오션힐스 포항CC(이하 오션포항) 회원권 사기거래로 피해를 입은 회원은 164명, 피해액은 170 여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피해자들 중에는 공무원을 포함 전문인 등도 다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책위원회(대책위)를 구성한 이들은 일단 오션포항 경영진을 관리 소홀 등으로 경찰에 고발키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지난 6월 숨진,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A씨가 장기간 사기 행각을 벌일 수 있었던 것은 회사 경영진의 묵시적 동의가 없고 서는 일어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다.◇오션포항 사기사건 방식과 경위국내 골프장 및 리조트에서는 이용권 거래를 자체적으로 진행하기도 하나 회원권 중개 전담팀을 꾸리거나, 지정 회원권 거래소와 제휴하는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다. 오션포항도 담당 직원을 프리랜서로 A씨를 고용, 중개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A씨는 오션포항의 ‘회원관리부장’이라는 명함을 썼고 부킹도 도와줬다. 골퍼들은 A씨의 사무실도 골프장 내에 있다 보니 믿고 거래를 했다.A씨는 평소 회원권 거래 전문 거래소의 선매수 방식을 활용했다. 자신이 회원권 매입을 원하는 골퍼와 양도양수 계약을 체결하고 먼저 대금을 받은 후 그다음에 확보한 회원권을 넘겨주는 방법이었다.문제는 시중에 물건이 없는데도 A씨가 매수 대금을 계속 받으면서 불거졌다. 코로나를 지나며 자산가치가 폭등하는 사이, 회원권 가격도 계속 오르자 기존 보유자들이 매도를 하지 않게 된 것. 가령, 의뢰인에게는 1억 원에 회원권을 사주기로 계약을 하고 대금을 받았는데 회원권 가격이 올라 1억3천∼1억5000만 원이 되어버리니 A씨는 가만히 앉아서 엄청난 손실을 봐야 했다. 상식적이라면 이쯤에서 손을 털어야 했으나 A씨는 반대로 계속해서 신규 고객 모집하는 길을 택했다.서둘러 좀 더 싼 가격에 사야겠다는 골퍼가 늘어난 점도 이 길을 선택한 요인이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먼저 매매대금을 준 고객들에게 회원권은 넘겨주지는 못했지만 회원가에는 공을 칠 수 있도록 해줬다. 처음에는 지인들로부터 무기명 티를 양도받아 이를 해결했다. 그러나 그것도 한계에 다다르자 나중에는 본인이 차액을 직접 지불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월 1000만원 대였던 골프대납 비용이 시간이 지나면서 1억원을 훌쩍 넘기기가 다반사였다.A씨는 계약자들이 회원권 양도를 요청하면 회원권 경매가 진행 중이니 기다리라는 등의 방법으로 위안시켰지만 A씨 행각은 골프장 내부에서부터 알음알음 소문나기 시작해 점차 시중에까지 퍼져나갔다. 이를 전해들은 피해자들이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해 조사가 시작되었고 얼마 후 자신의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결론내고 사건을 정리했다.◇책임 공방속 골프장 측은 ‘재판받아오라’고 입장선회A씨가 숨지며 이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마무리가 불가피하고 그 경우 피해자들도 달리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그러나 A씨 사기 과정에 골프장 측이 일부 관여했거나 알고서도 방관했다면 상황은 달라진다.피해자들이 대책위를 구성, 골프장 경영진을 고발한 것도 그 때문이다. 피해자들은 A씨가 2005년 오션포항 오픈 때부터 회원권 거래 관련 일을 해왔고, 골프장 내 사무실과 ‘회원관리부장’이라는 명함을 고객들에게 돌렸다면서 이로 인해 골프장 직원으로 믿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2015년과 19년 오션포항 운영위원회 회의에 부장 직책을 가진 사측 인사로 참석하기도 했고 그동안 계약만 한 비회원에게 회원 부킹 횟수와 동일하게 해 준 것은 회사가 일부라도 개입하지 않고서는 어려웠다면서 마땅히 책임져야 한다며 민, 형사 소송을 잇따라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오션포항 측에서는 A씨가 골프장 회원권을 중개해주고 커미션이나 수수료를 챙기는 개인사업자였을 뿐이라고 반박한다.회사 측은 이 사건이 처음 불거질 때만 해도 책임지겠다고 밝힌 바 있다.그러나 피해 규모가 점점 커지자 “기존 회원의 이해관계도 있어 쉽게 결정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한 발 뺐다. 회사 측은 한때 ‘피해자들에게 합당한 회원권 지위를 부여’하는 식으로 보상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그 경우 구좌수가 100여개나 증가, 기존 회원들로부터 반발을 살 수 있고, 피해자들이 계약했던 회원권의 분양가가 다양해 계약 체결 시기마다 시세 차이가 달라 획일적인 보상이 어렵다는 점 때문에 이도 포기했다.또 회원제 골프장인 관계 회사 자금으로 배상금을 변제할 경우 배임 혐의로부터 자유스럽지가 않아서인지 최근에는 아예 법원 판결을 통해 정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실제 회사 측은 요즘 피해자들이 항의하면 ‘재판을 통해 진상을 규명하는 것이 배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식으로 은근히 안내하고 유도하는 분위기다. 이번 사태를 지켜본 기존 회원권 거래 업체들은 초반에 문제를 파악하지 못해 고객들의 피해를 키운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간혹 이런 일이 일어나는 만큼 회원권 거래 당사자들은 더욱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2024-08-18

“골프장 인수 잉크도 마르기 전에 그린피 인상부터 하나?”

강동씨앤엘(고려시멘트)이 경주 소재 ‘블루원 디아너스CC(27홀)’를 인수한 후 2개여월 만에 그린피를 50%가까이 인상키로 하자 회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강동씨앤엘은 지난달 4일 태영그룹 계열사 블루원이 보유하고 있던 ‘블루원 디아너스CC’를 비롯해 워터파크, 룩스타워(복합문화공간) 사업의 자산과 부채, 계약, 인력 등 영업 일체를 1320억원에 양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인수했다.이후 ‘블루원 디아너스CC’이던 골프장 네이밍을 ‘강동 디아너스CC’로 변경한데 이어 최근 4만원이던 회원 그린피를 오는 9월부터 50% 인상된 6만원으로 하는 안을 공지했다. 카트비 2만5000원은 별도다. 강동 디아너스 측은  “최근 지속적인 제반비용과 물가상승 으로 불기피하게 이용요금을 변경하게되었다”면서 “회원님의 너른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회사 측 방안대로라면 회원은 카트비 포함 8만5000원을 지급해야 라운딩이 가능하다. 이 이용료는 경북 동해안 내 회원제 골프장 중에서는 최고다.실제 인근한 경주신라CC는 36홀임에도 회원그린피는 카트 포함해 5만원이어서  디아너스CC보다 3만5000원 저렴하다.골프장 측은 비회원들의 주말 이용료도 기존 25만에서 2만원 인상된 27만원으로 하는 안을 내놨다. 이 경우 카트비가 포함되면 29만5000원이 된다. 이는 경북도내 골프장 중에서 가장 고가며 수도권 상위클래스에 버금가는 수준이다.이 인상안이 공지되자 회원들이 들고 일어났다. 이 골프장 회원들은 18일 오전 11시 디 아너스 본관 앞에서 그린피 인상불가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시위에 참석한 회원들은 “강동씨앤엘이 인수 잉크도 마르기 전에 이용료 인상부터 들고나왔다”면서 합의되지 않은 인상안은 수용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용료가 오르면 회원권 거래가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그 경우 가만히 앉아서 회원권 가치 하락으로 손해를 보게된다며 회사 측의 일방적 인상안을 반대했다.이 골프장은 현재 일반 회원권이 2억8000여 만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2024-08-18

지방의원 끝없는 ‘도덕적 해이’ 지방의회 이대로 가도 괜찮나

지방의회 의원의 ‘도덕적 해이’가 끝이 없다. 1991년 지방자치제도가 시행된 지 30년이 넘었지만, 지방의원의 자질론과 지방의회 무용론에 대한 여론은 끊이지 않고 있다. 과연 가장 기본인 자정 의지가 있는지부터 묻지 않을 수 없다.지방의원들의 제 밥그릇 챙기기 위한 소속 정당 간 기 싸움과 의회 권력을 두고 벌이는 다수당의 내부갈등 행태가 위험수위를 넘었다.포항시의회는 지난달 24일 제317회 임시회를 열어 제9대 후반기 원 구성을 완료하고 출범식을 개최했다. 하지만 의원 다수가 출범식에 불참하면서 ‘반쪽짜리’ 출범식이 되는 등 파열음이 이어져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앞서 열린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 선거에서 다수당인 국민의힘이 당론을 통해 후보자를 독단적으로 확정하는 등 일방통행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의 비토에 따른 것이다. 이는 의정활동에서 주민의 이익을 우선시해야 할 지방의회 의원이 기본 의무를 다하지 않은 행위다. 물론 정보의 비대칭성을 이용해 의원 각자의 이익을 추구한 대목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관련 기사 7면이처럼 포항시의원들의 실망스러운 구태가 이어지고 있는데도 이 비정상을 진심으로 성찰하는 의원은 없다. 주권자인 주민을 대리해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온전한 지방의회 기능에 충실한, 성숙한 의정활동을 앞장서서 솔선하는 의원은 좀처럼 발견되지 않고 있다.이번 제9대 포항시희외 출범 과정을 바라보며 시민들 사이에서는 지방의회 의원에 대한 자질 검증 부실에 대한 비판을 넘어 ‘지방의회 무용론’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전문가들로부터는 정당공천제 폐지, 지방의회법 정비 등 지방자치제의 입법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제 밥그릇 챙기기에만 혈안이 된 지방의회가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질타가 이어지는 판이다.지역의 한 정치 전문가는 “지방자치를 통한 지역발전을 위해서 지역의 정치 리더인 지방의원의 적극적인 의정활동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면서 “법적·제도적 장치 완비와 지방의 정치환경 여건을 보완하는 등의 다양한 과제 가운데 지역주민의 적극적인 지역 정치 참여와 함께 선출된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의 적극적인 활동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본지는 지방정치 활성화를 위한 지방의회의 바람직한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연재를 3회에 걸쳐 게재한다./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4-08-15

운영 한 달 수성구청역 스터디카페 프라이빗룸·오픈룸 등 다양한 공간으로 구성

대구교통공사(이하 공사)가 도시철도 2호선 수성구청역 내 유휴공간을 활용해 스터디카페를 운영한 지 한달째를 맞이했다. 학원가 인근의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위치한 이곳 스터디카페가 운영된 지 한달이 조금 지났지만, 벌써 학생들 사이에 소문이 나 이용객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지난 11일 오전 11시 30분쯤 방문한 대구도시철도 2호선 수성구청역 지하에 마련된 스터디카페. 주말 오전에도 스터디카페 앞에 놓인 키오스크를 통해 좌석을 확인하고, 공부를 하기 위해 입실하는 고객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한 남학생은 지하철에서 내려 개찰구를 통과한 후 바로 방향을 돌려 옆에 있는 스터디카페로 들어가기도 했다.공사는 수성구청역 지하 2층의 유휴공간 활용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해 지난 4월 스터디카페를 유치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8일 학생과 취업준비생들을 위한 고품격 스터디카페를 이곳에 개점했다.이 스터디카페는 201㎡, 60석 규모로 프라이빗룸, 오픈형룸, 랩탑 멀티룸, 및 휴게실 등 다양한 공간으로 구성됐다.또한 요금결제와 출입관리를 위한 키오스크, 무선인터넷, 물품보관함, 냉난방설비 및 산소발생기 등을 비치해 이용편의성을 높이고 학습 분위기 조성을 위해 노력했다. 이곳은 오전 청소 근로자 1명이 청소를 하는 것과, 아르바이트생 1명이 매일 자정에 마감 업무를 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무인으로 운영되고 있다.이용객수는 개점 이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일평균 60명, 주말·휴일 평균 45명 정도가 이곳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이용객들은 대체적으로 지하철역에 마련된 스터디카페가 참신하고 편리하다는 반응을 보였다.지정민(16) 군은 “주말 오후에 이 근처에서 학원 수업을 듣고 있는데 오전에 지하철 타고 일찍 와서 이곳 스터디카페에서 공부하다가 밥을 먹고 학원에 가기 딱 좋다”고 말했다./안병욱기자 eric4004@kbmaeil.com

2024-08-15

갈수록 치솟는 물가… 물회 한 그릇 먹기도 ‘주춤’

여름 휴가철을 맞아 포항 앞바다를 찾은 A씨(49세·회사원) 가족은 시원한 물회를 맛보기 위해 북구에 있는 물회 전문점을 찾았다.물회 4그릇을 주문한 A씨는 주문서에 찍힌 10만 4000원의 가격을 보고 두 눈을 의심했다. 물회 한 그릇의 가격은 2만 6000원. 전년보다 4% 오른 금액이다. A씨는“죽도시장에서 10만 원이면 4인 기준 모둠회 대자를 먹을 수 있다. 양도 많고, 밑반찬도 훨씬 다양하다”며, “오늘 방문한 가게의 물회는 작년에 비해 가격이 오른데다, 양도 생각보다 적어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북구에 있는 물회 전문점 5곳을 조사한 결과 물회 한 그릇의 가격이 지난해 대비 4~8%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식당 주인 B씨는“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가격도 따라 올리게 됐다”며, “특히 물회의 주재료인 해산물, 사과, 배, 오이, 고춧가루의 가격이 크게 상승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배 10개의 가격은 7만 1679원으로 전년 대비 132% 올랐다. 오이 10개 가격도 1만 4242원으로 전년 대비 33% 상승했다. 청양고추도 100g당 1540원으로 전년 대비 56.2% 올랐다.양념장 필수 재료 고춧가루도 1kg에 3만 5040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3.9% 비싸다.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3%,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다. 특히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이 전체 물가 상승을 견인했으며,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0%, 신선식품지수는 7.7% 증가했다.인근의 또 다른 물회 가게 주인 C씨는 물회 가격 인상의 또 다른 원인으로 인건비 상승을 꼽았다. “올해 최저임금이 시간당 9860원으로, 작년 대비 2.5% 인상됐다. 내년에는 최저임금이 1만 30원으로 오르는데,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가격을 올리지 않을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국내 주요 햄버거 프랜차이즈인 롯데리아는 원재료와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4년 연속 가격을 인상했다. 롯데리아의 대표 메뉴 한우 불고기 버거는 2021년 7200원에서 올해 8600원으로 19.4% 올랐다.맥도날드도 같은 이유로 지난 5월 16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2.8% 올렸으며, KFC는 지난 6월 대표 메뉴인 징거세트 가격을 100원 인상했다.조규봉 한동대학교 경영경제학부 교수는 “현재 외식업계에서 가격 인상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이유는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하기 때문”이라며, “인건비 상승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이 결정되면서 외식업체들은 인건비 부담을 고객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다. 또, 정부에서 경기가 위축되는 것을 막고 경기 부양을 시키기 위한 정책 수단을 쓰기엔 불안한 상황이고, 계속 잡고 있자니 현재 경기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이런 딜레마 극복을 위해서는 한국은행과 정부의 적절한 개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4-08-15

8월 2주차에 1357명, 코로나 재유행 비상

코로나19 입원환자가 이달 들어 올해 가장 많은 수준으로 치솟았다.15일 질병청에 따르면 올해 코로나19 입원환자는 6월 말부터 다시 증가하고 있다.지난달 셋째 주만 해도 226명이던 입원환자가 이달 2주차에는 1357명(잠정)까지 늘어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최근 입원환자는 지난달 둘째 주 148명, 셋째 주 226명, 넷째 주 475명, 이달 첫째 주 861명 등이다. 일주일마다 2배 가까이 늘어나는 모습이다.중·경증 환자를 포함해 응급실을 찾은 코로나19 환자는 6월 2240명에서 지난달 1만1627명으로 5.2배가 됐다.질병청은 “지난 2년간의 유행 추세를 고려했을 때 당분간 코로나 환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복지부는 중증도에 따라 적시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의료대응체계를 마련할 방침이다.과거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으로 운영된 공공병원 등을 중심으로 여유 병상을 확보해 코로나19 환자 입원을 위한 협조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복지부 관계자는 “환자가 신속히 진료받도록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지역별 코로나19 진료 협력병원 목록을 확보·공개할 것”이라고 전했다.입원환자 증가 시나리오별로 대응 방안도 만들고, 특히 중환자 발생 상황에 따라 국립중앙의료원에 공동 대응 상황실을 설치한다.또 권역감염병전문병원을 포함한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과 긴급치료병상을 가동하고, 필요하면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을 추가 지정할 계획이다.정부는 코로나19 치료제 사용량이 급증함에 따라 이번 주부터 순차적으로 치료제를 추가 공급할 예정이다.주간 치료제 사용량은 6월 23∼29일 1272명에서 7월 28일∼8월 3일 4만2천명분 이상으로 증가한 상황이다.정부는 이번 추가 공급으로 8월 마지막 주부터는 전체 담당 약국에 충분한 치료제 물량이 공급될 것으로 내다봤다./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4-08-15

전문가 현장 목소리 반영, 체감도 높은 치안정책 수립할 것

경북자치경찰위원회가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 ‘치안 행정 길라잡이 정책연구단’ 분과위원회를 개최했다.먼저 9일 개최한 생활안전 분과위원회에서는 ‘과학 치안을 통한 경북자치경찰의 성과 창출’을 주제로 한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윤우석 교수의 발제를 시작으로 미래 치안환경 구축의 핵심인 과학치안에 대해 논의한 후 내년도 신규 시책에 대한 자문을 구했다.과학 치안은 인적 치안력을 보충하거나 대체할 수 있으며, 새로운 범죄 등 급변하는 치안 환경에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해 최상의 치안 역량을 확보할 수 있다. 위원회가 올해 8월 행안부 공모에 선정돼 내년부터 시행할 ‘지능형 CCTV 도입’도 과학 치안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이어 13일에 열린 사회적 약자 보호 분과는 위원회가 추진 중인 주요 사업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내년도 신규 시책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가 제시됐다.류준혁 대구가톨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범죄 예방 정책’을 발제했고, 이를 주제로 분과위원들은 증가하는 노인 대상 범죄와 1인 가구 대상 범죄에 대한 진단 및 대책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특히 위원들은 신규 시책인 학교전담경찰관 및 학대 예방 경찰관의 역량 강화와 심리 치유프로그램 지원사업의 실효성 있는 추진을 주문했다. 끝으로 14일 교통 분과위원회는 ‘경북 어르신과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을 주제로 한 대구대 경찰행정학과 김상호 교수의 발제를 시작으로, 최근 급증하고 있는 개인형 이동장치(PM) 교통사고 예방과 교통안전시설물 확충 등 다방면으로 교통 전문가들의 의견을 구했다.손순혁 위원장은 “민관 플랫폼을 통해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경북형 자치경찰 치안 정책 마련에 온 행정력을 집중하겠다며, 여기에 전문가들의 중추적인 역할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한편, 위원회는 이번 정책연구단 분과별 위원회에서 도출된 전문가들의 의견을 내년도 신규 시책 수립에 반영할 계획이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08-15

친구와 함께 나선 부산 여행

“현주야, 우리 부산 여행 갈까?”오랜만에 보낸 연락 한 통에 현주는 김천에서부터 무더위를 뚫고 부산까지 내려왔다. 1년이란 긴 공백 기간이 있었음에도 우리에게선 어색함을 찾을 수 없었다.부산역에서 만나 반가워하며 서로의 안부를 묻다 정해지지 않은 목적지를 그제야 정했다. ‘서면이 부산의 핫플레이스야’라는 현주 말만 믿고 지하철을 타고 서면으로 향했다. 우리가 잘못된 출구로 나온 탓인지 도착한 서면은 휑하니 아무것도 없었다. 서면으로 오자 했던 현주를 원망하며 때양볕에 지친 우리는 시원한 바다나 보자며 해운대와 광안리를 두고 고민했다.밤까지 있을 것이니 야경이 좋은 광안리로 가자는 시민기자의 제안에 광안리로 이동했다. 현주는 광안리에 도착하자 아침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아 주린 배를 붙잡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며 뭐라도 먹자고 했다. 시민기자의 추천으로 우리는 부산의 별미 밀면을 먹었다. 밀면 맛집을 찾아 밀면을 먹고 있는데, 더운 날 게다가 휴가철의 주말에 부산까지 떠나온 시민기자를 걱정하는 걱정스러운 엄마의 전화도 덤으로 먹었다.밀면이 만족스러웠는지 배가 채워져서 그런지 텐션이 업된 우리는 버스킹이라도 하는 마냥 길거리에서 노래를 부르며 바다로 향했다. 수평선을 바라보며 파도 소리를 듣고 발도 담가보며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촉촉하고 아련한 눈빛으로 바다를 보고 지난날들을 떠올리는 시간을 보냈다. 물놀이하는 많은 인파를 보자니 부럽고 우리 텐션에 뛰어들지 않자니 아쉬워 수영복이라도 사자며 돌아다녔지만, 작당한 것을 찾지 못해 물놀이를 다음으로 미뤘다. 바닷가의 뜨거운 햇살에 견디지 못해 더위나 날리자며 팥빙수나 먹자는 이야기가 나왔다.팥빙수를 먹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간 카페에는 팥빙수가 없었고 대신 음료와 케이크를 사고 시원하고 탁 트인 창가로 갔다. 바다와 시원한 음료는 환상의 조합이었고 덕분에 프로필 사진을 바꿀만한 여러 장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조용한 카페에 앉으니 미혼 여성이 무슨 이야기를 하랴. 남자친구와 썸남의 이야기가 흘러나왔다.“언니, 우리 타로나 보러 갈까?” 답이 없는 관계가 답답했는지 재미 삼아 고민을 날려버릴 수 있는 타로 점괘를 보러 갔다. 타로와 사주까지, 2곳에서 2번이나 점괘를 확인하고 어찌 더 싱숭생숭해진 우리는 어차피 맥주 한잔할 생각이었는데 지금부터 달려보자는 심정으로 현주 친구가 추천한 술집으로 향했다.아, 이게 웬일. 여긴 카페보다 분위기가 더 좋네. 찍는 사진마다 친구들에게 사진작가 소리를 듣는다. 분위기 좋고 배경 좋고 맥주도 시원하게 맛있는데 우리의 흥을 돋우기에도 기분을 풀기에도 부족함을 느꼈다. “우리 노래방 갈까?” 우리는 언제나 기승전 노래방으로 끝났기에 망설일 이유는 없었다.‘낭만고양이’, ‘마리아’, ‘8282’ 등 고음을 모은 곡까지 완곡하며 우리의 흥은 최대치로 올라갔다. “현주야, 대구에서 장기자랑 같은 걸 하는데, 우리 거기 나가서 노래 부르자!” 술기운인지 올라간 흥 때문인지 자신감까지 충만해진 우리는 대구 이태원길에서 열리는 주민예술경연대회 ‘펼쳐락(樂)’에 지원했다.즉흥적인 두 여자의 여행은 그렇게 끝났다. 올라가는 편 기차는 예약도 하지 않아 액션 영화 추격전을 방불케하는 헤어짐도 있었다. 하지만 뭐 어떠랴, 우리 생각과 마음엔 완벽한 여행이었다. 다시 만날 수밖에 없는 경연대회까지 지원했으니 헤어짐도 두말 할 것 없이 좋았다. 모든 것이 하룻만에 일어난 일임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지금 죽어도 노는 것에 여한 없다 싶게 놀았으니, 이쯤이면 여름휴가를 제대로 장식한 것이다. 이제 우리에게 경연대회가 기다린다. 현주야, 파이팅하자! /김소라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8-15

“독설이라는 야수를 키우지 말자” 상대가 무심코 뱉은 말에 상처

얼마전 사소한 다툼을 하다 상대가 뱉은 말에 마음에 금이 갔다. 마음이 아프니 곧이어 몸이 따라 아프다. 무더위에 병원을 전전하며 말이 얼마나 큰 힘을 갖고 있는지 다시 느낀다. ‘들은 귀는 천년이요 말한 입은 사흘이다’라는 속담이 있다. 이 세상 모든 원한과 고통은 대부분 말에서 생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남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독설은 치명적이다. 말 그대로 ‘독설’이다. 말에 독이 있어 듣는 이의 몸, 마음, 영혼까지 상하게 한다. ‘산산이 가슴 찌르고 순식간에 사라지는 야수’는 아이러니 하게도 가까운 사람에게서 출현하기 마련이다. 친밀하게 지내며 정을 나누던 사람이 뜻이 맞지 않으면 불현듯 칼을 들이대 가슴을 저미는 독설을 퍼붓는다. 가까이 하지 않았으면 이런 일도 없었으련만 만나고 헤어지는 인연법이란 오묘한 것이어서 아둔한 인간의 머리로는 다 알 수 없는 법이다. 기대감이 있었기에 독설은 더욱 상처가 되어 도무지 삼켜지지 않는 바늘로 목구멍에 걸려 넘어가지를 않는다.“수십 년 낮과 밤이 쌓은 단단한 철벽 단숨에 뚫고 나타났다 산산한 가슴 찌르고 순식간에 사라지는 날렵한 야수// 놈이 어디에 사는지는 아무도 몰라// 몸통도 얼굴도 색깔도 정년도 없는 유령, 날이 갈수록 혈기왕성 기세 등등 단언컨데 놈의 가슴에 불로초 이파리 무성한 게 틀림없어// 예고 없이 들이닥쳐 순식간에 번쩍이는 면도날 가슴팍에 들이대 한 점 한 점 포 떠 접시에 담아 놓고 유유히 사라졌다 핏기 가실 만하면 다시 나타나 칼날 들이대// 덧난 상처 딛고 올라가는 가풀막 그 끝이 어딘지 나는 몰라// 남몰래 소리 죽여 울던 시간이 만든 꼬부랑길 돌고 돌아가다 한숨 돌리려 들면 또다시 코앞 가로막는// 거듭거듭 곱씹어 봐도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않는 뼈아픈 바늘들// 삼키지 못한 말에는 불생불멸의 날개가 있어// 시공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날아다니다 오늘도 내 등뼈에 불시착해 도끼눈 부릅뜨고 작업 시작하려 식칼 빼 들어”(조옥엽 시 ‘독설’)어느 선지자는 이런 주장을 한다. 암도 어쩌면 말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고. 독설을 많이 한 사람은 결국 그 영향으로 자신이 암에 걸린다고 했다.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아니지만 말이 얼마나 큰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지는 여러 실험에서 이미 밝혀진 바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말이 소통 수단이다. 말을 통해서 서로의 정보를 주고받고 마음을 주고받는다. 독설이란 남도 죽이고 나도 죽이는 법이다. 시인이 간파한 ‘불생불멸의 날개’를 단 이 야수를 우리 더는 뱉어내지 말자. 여름이 절정을 지나 이제 밤이면 조금씩 가을의 기운이 느껴진다. 조금만 견디면 더위는 물러가고 시원한 가을이 올 것이다. 못된 야수 같은 말로 서로를 괴롭히지 말고 긍정적인 말, 사랑이 담긴 말로 이 팍팍한 삶을 윤택하게 해보자. /엄다경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8-15

휴(休)를 찾아 떠난 템플스테이…

어느 구순을 넘긴 어르신이 먼 길 떠나시며 말했다. “딱 하루 반나절 놀다 가는 거 같다”고. 그 하루 반나절의 삶에 녹아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희로애락도 함께 품고 가셨으리라. 남편이 정년퇴직을 했다. 정신없이 살다 문득 돌아본 지난 세월이 그야말로 딱 하루 반나절이다. 어느새 거울 앞에서도 통장 앞에서도 세월을 받아들일 용기가 절실한 나이와 마주했다. 밤낮을 그치지 않고 흐르는 물은 발원지를 떠나 낮은 곳으로 흐른다. 구덩이를 만나면 채운 뒤 가고 바위를 만나면 돌아서 가고, 서두르지 않아 흘러감에 선두를 다투지 않으며 고요히 큰 바다에 이른다. 세상에 순응하는 물을 맹자는 학문에 비유했지만 나는 인생에 비유해 본다. 인생의 전환점에서 만난 바위 앞에서 웅크리고만 있기보다 순리를 따르는 물처럼 그렇게 고요히 돌아서 가자. 그래서 떠났다. 남편과 함께. 템플스테이의 테마는 ‘휴(休)’였다.경북 의성군 등운산에 위치한 고운사로 가는 날,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비가 오면 오는 대로 그 또한 즐겨보자. 고운사 도착 전 ‘최치원 문학관’이 먼저 눈에 들어선다. 마침 시간이 여유로워 잠시 들렀더니 최치원의 일대기가 순차적으로 전시되어 있었다. 신라 말기 골품제의 신분제도에 한계를 느낀 그는 12세에 당나라로 유학하여 18세에 장원급제를 한다. 그 유명한 ‘격황소서(檄黃巢書)’로 칼 보다 강한 붓의 힘을 보여주며 문장가로 이름도 떨친다. 그러나 신라로 돌아와 골품제도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시무책을 올렸으나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아 미련 없이 관직을 버리고 전국을 방랑한다. 천재로 태어났던 그는 골품제도의 희생양이 되어 자연과 더불어 신선처럼 살다가 떠났다.고운사에 도착해 사찰복을 받아들고 방을 배정 받으며 템플스테이는 시작되었다. 고운사(孤雲寺)는 통일신라 신문왕 원년에 승려 의상이 창건한 사찰로 이후 최치원이 머물면서 가운루와 우화루를 건립하며 더욱 아름다운 사찰이 되었다. 구름 위에 떠 있는 누각이라는 뜻을 지닌 가운루는 올해 7월 17일 유형문화유산에서 국가유산 보물로 승격되었다. 우화루의 유명한 호랑이 벽화는 용맹과 사나움을 상징하기보다 자신을 잘 다스려 고요하고 평화로운 삶의 영위를 위해 그려졌다고 한다. 창건 당시 ‘高雲寺’였으나 두 아름다운 누각의 건립을 기념하며 최치원의 호를 따 ‘孤雲寺’로 바뀌었다고 한다. 그 밖에도 조선 고종황제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어첩이 보관된 연수전과 궁궐 형태의 솟을삼문 만세문이 격식과 권위로 연수전을 지키고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 사찰에서 유일하게 고운사에서만 볼 수 있는 경내 왕실 건물들이다.새벽 4시에 종각이 울리며 템플스테이의 하루가 시작된다. 4시 30분 새벽 예불, 6시 아침 공양, 6시 30분 등운 스님과 차담, 낮 12시 점심공양, 저녁 6시 저녁예불로 짜인 일과표에 참여 여부는 자유였다. 도반끼리 체험 왔다는 광주에서 오신 네 분과 함께 고요히 일정을 소화했다. 아름드리 천년숲길에 맨발걷기를 위해 잘 다져놓은 황톳길도 걸으며 사찰에 머무는 동안 고운과 함께 호흡하듯 했다.천재였던 최치원도, 우둔한 나에게도 인생의 여로에 크고 작은 희로애락은 스스로가 감당해야 할 몫으로 주어진다. 어떻게 다스리는가는 본인 몫이다. 종교의 힘을 빌리든 여행을 떠나든 책을 읽든 친구와 수다를 떨든 침묵수행을 하든 나름의 방식으로 평온을 찾아가는 것이 인생이다. 고운사 들어설 때 저울추만큼 무거웠던 침묵이 고운사를 나설 때 침묵은 깃털처럼 가벼워져 있었다. /박귀상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8-15

8·15 광복과 대한민국 건국의 역사적 의의 돌아봐

한국자유총연맹(총재 강석호)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8·15 광복과 대한민국 건국의 역사적 의의’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연맹 창립 70주년을 기념해 마련됐으며 한반도선진화재단, 연세대학교 이승만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학술대회에는 강석호 총재를 비롯해 박재완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양준모 연세대학교 이승만연구원장, 김주성 한국학중앙연구원 이사장, 이인호 서울대학교 명예교수(前 주러시아 대사) 등 각계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해 광복과 건국의 역사적 의의를 돌아보는 자리가 됐다.  1부는 손용우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책위원의 진행으로 개회사, 환영사 및 각계의 축사로 진행됐다. 이어진 2부 세미나는 김영수 영남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아, 김명섭 연세대학교 교수의 ‘대한민국 건립의 아버지들과 어머니들: 시론’과 김형기 경북대학교 명예교수가 ‘대한민국 건국의 아버지들, 지정의 역사적 의미’에 대한 발제가 이어졌다. 발제1 지정토론과 발제2 지정토론에선 정영순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와 이택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대학원 교수가 각각 다양한 시점으로 발제 내용에 대한 토론에 나섰다. 주제토론에서는 조영기 한반도선진화재단 사무총장이 ‘자유통일을 통한 독립과 건국의 완성’을,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이 ‘독립과 건국의 완성을 위한 국가 안보적 과제’를 다루며 대한민국의 새로운 100년을 향해 나아갈 길에 대해 전망하는 시간을 가졌다. 강 총재는 개회사를 통해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자유총연맹은 8·15 광복과 대한민국 건국의 역사적 의의를 재조명하고, 근대적 국민국가를 건설하는데 초석을 다진 ‘건국의 아버지들’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모으는 데 다각도로 노력할 것”이라며 “이런 노력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재확인하고 국민통합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4-08-14

석주 이상룡 선생, 독립에 일생 바친 ‘노블리스 오블리주’ 상징

우리나라는 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제국이 패망하며 79년 전인 1945년 8월 15일 해방돼 국권을 회복하고,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했다. 이를 기념하는 날이 광복절이다.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수많은 독립운동가가 있지만, 그중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인물이 바로 석주 이상룡(1858∼1932)이다.석주 이상룡은 1858년 안동 임청각에서 태어났다. 유학자로서 구한말 항일의병운동에 적극 가담하고 이후 협동학교 설립에 참여해 애국계몽운동에 힘을 쏟았다. 이상룡은 1910년 8월 일제에 의해 국권이 피탈 당하자, 1911년 1월 54세의 나이로 50여 명의 가솔과 함께 재산을 처분해 마련한 독립운동자금을 들고 만주로 망명했다.망명 후 서간도 지역에 항일 독립운동단체 경학사를 만들고, 신흥무관학교의 전신이 되는 신흥강습소를 설립해 독립군을 양성하고 독립정신을 일깨웠다.그는 망명 전 “공자·맹자는 시렁 위에 두고, 나라를 되찾은 뒤에 읽어도 늦지 않다”며 독립운동에 매진할 것을 다짐했다. 사당에 모신 조상 신주를 땅에 묻으며 독립 전에는 귀국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1925년 임시정부가 국무령제로 바뀐 후 초대 국무령을 지냈으나 분열된 독립운동계에 회의를 느끼고 다시 간도로 돌아와 무장항일투쟁에 심혈을 기울였다. 석주 이상룡은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고 독립전쟁에 열정을 바친 숭고한 삶을 살았으나, 끝내 조국의 광복을 보지 못하고 1932년 5월 지린성 서란에서 74세에 순국했다.‘나라를 되찾기 전에는 내 유골을 고국으로 가져가지 말라’는 유언을 남겼으며, 유해는 해방 이후에도 오랜 세월 타국에 묻혀 있다가 1990년에 와서야 겨우 고국으로 돌아와 안장됐다.석주 이상룡이 태어난 곳은 영남산 기슭 비탈진 경사면을 따라 지어진 전통한옥 ‘임청각’이다. 이곳은 조선시대 형조좌랑을 지낸 이명이 1519년에 지은 가옥으로, 이상룡을 포함해 아들과 손자 등 11명의 독립운동가를 배출했다.‘임청각(臨淸閣)’은 도연명의 ‘귀거래사(歸去來辭)’ 중 ‘동쪽 언덕에 올라 길게 휘파람을 불고 맑은 시냇가에서 시를 짓는다(登東皐以舒嘯 臨淸流而賦詩)’는 시구에서 유래한 이름이다.99간의 기와집이었다고 알려진 임청각은, 민가로서는 워낙 규모가 커 ‘도깨비가 세운 집’이라는 전설도 전해진다. 임진왜란과 일제 강점기 중앙선 철도 부설로 인해 일부가 사라져 현재의 규모로 줄어들었다.안동시와 국가유산청(당시 문화재청)은 철도 부설로 훼손되기 이전의 임청각과 그 주변을 옛 모습에 가깝게 복원·정비한다는 원칙을 세웠다.허주 이종악의 ‘허주부군산수유첩(虛舟府君山水遺帖)’ 속 그림인 ‘동호해람(東湖解纜)’, 1940년을 전후해 촬영된 사진과 지적도 등 고증이 가능한 자료를 근거로 2018년 종합적인 복원·정비 계획을 마련했다. 중앙선 철로 이전을 전후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이번 임청각 보수·복원사업은 총사업비 280억 원을 투입해, 재현가옥 2동을 복원하고 철도개설로 훼손된 임청각 주변 지형과 수목을 재정비한다.또한, 임청각 진입부에는 석주 이상룡의 독립정신을 기리고 그 뜻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임청각 역사문화공유관을 건립하고, 주차장, 산책로, 소방시설 등 관람·편의시설도 재정비할 계획이다.임청각 보수·복원사업은 광복 80주년을 맞는 2025년 완공 예정이며, 시는 사업완료 후 ‘나라가 없으면 가문도 개인도 아무 의미가 없다’는 신념으로 평생을 조국 독립에 헌신한 석주 이상룡의 정신과 삶의 향기를 전하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방침이다.권기창 시장은 “독립운동의 성지 안동, 그중에서도 독립운동의 산실이었던 임청각의 완전한 복원은 우리 민족의 자존감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쳤던 독립운동가들이 더는 잊힌 영웅으로 남아있지 않도록 안동시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피현진기자phj@kbmaeil.com

2024-08-13

청소년 무면허 전동 킥보드 사고 급증 ‘대책 시급’

최근 공유형 개인형 이동장치(PM·Personal mobility)인 전동 킥보드로 인한 사고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 갑자기 불쑥 튀어나와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도로와 인도를 가리지 않아 대형 사고로도 이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처럼 도로 위의 시한폭탄이라 불리는 전동 킥보드이지만 특히 10대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높다. 하지만 이를 이용하는 청소년들은 대부분 무면허에다 안전모를 쓰지 않는 등 안전을 의식하지 않고 있어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편리성을 앞세워 대중화되고 있는 전동 킥보드는 바쁜 아침 제 시간 안의 등교를 위해 청소년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해 회원가입하면 누구나 거리에 세워진 전동 킥보드를 이용하는데 문제가 없다. 또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에게 ID카드를 주고 사용을 권유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러다가 사고로 이어지게 된다.포항시민 A(28)씨는 “얼마 전 주행 중에 한 남학생이 타고 오던 전동 킥보드가 끼어들어 큰 사고가 날 뻔했다. 사이드미러로 미리 보고 있었기 때문에 사고는 없었지만 어린아이까지 있어서 그 당시에 너무 놀랐다. 평소에도 아이들이 무면허에다 안전모도 안 쓰고 둘씩 타고 있는 걸 보면 조마조마한 마음이었는데 부모님들도 아이들의 이런 상황을 아시고 단속 좀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도로교통공단의 최근 5년간(2017~2022년) 교통안전연구에 따르면 전동 킥보드의 무면허 교통사고는 34.9%였고. 이중 무면허 청소년이 낸 사고는 67.6%에 달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에만 24명이 목숨을 잃었다. 대구와 경북에서도 5년간 724건의 전동 킥보드 사고가 있었고 대부분이 10대 청소년들로 나타났다. 계절별로는 여름철(6~8월)이 전체 대비 31%나 더 많이 일어나고 있다.전동 킥보드는 자전거도로에서 운행하는 것이 원칙이고 자전거도로가 없는 곳에선 도로의 우측 가장자리에서 통행할 수 있다. 현재 시속 25㎞의 속도로 달릴 수 있는데 4㎞ 정도로 걷는 보행자들에겐 상당히 위협적이다. 어린아이와 같이 걸을 때는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또 차체에 비해 바퀴가 작아 도로 파임, 높낮이 차이 등 작은 충격에도 넘어지고 외부 충격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해 줄 별도의 안전장치도 없어 사망사고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게다가 도로나 인도 아무 곳에나 주차를 해서 보행을 방해하고 도시미관은 물론 2차 사고의 우려도 낳고 있다.전동 킥보드는 이용할 때 면허가 없으면 이용을 할 수 없지만 다른 사람의 명의를 이용한다든지 다른 여러 가지 방법에 의해서 면허 없이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철저한 규제가 필요한데 아직까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편리와 저렴한 이유로 10대 청소년들의 전동 킥보드 이용은 계속 늘어날 것이고 이를 완벽하게 막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이에 대해 김모(43·포항시 북구 두호동)씨는 “전동 킥보드는 실제 음주운전만큼이나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전동 킥보드가 없어지기를 바라지만 운전면허가 없으면 처음부터 운전을 할 수 없도록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모든 운전자가 전동 킥보드를 ‘차’라는 인식을 가져야 하고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탑승자의 안전 수칙 준수는 물론 운전자 관리와 안전교육 등을 제도권 내에서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허명화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8-13

‘바람의 언덕’ 경주풍력발전단지

입추가 지나도 가을은 아직이다. 여름에 한창인 배롱나무와 해바라기 꽃구경을 하려 해도 폭염이라 낮에는 걷기조차 힘들다. 지인들과 해뜨기 전에 만나서 움직이기로 했다. 새벽, 경주로 향하는 길이 안개로 자욱하다. 천북의 논밭으로 스멀스멀 안개가 서성였다. 이른 시간에 길을 나서니 이런 멋진 풍경이 덤으로 주어졌다. 한적한 시골에 자리한 종오정도 뿌옇게 잠에서 깨기 전이다. 그런 모습을 담으려는 사진작가 몇이 우리보다 먼저 당도해 삼각대를 세워놓았다. 배롱나무는 꽃을 피워 한창 붉고, 연못에 연꽃은 반쯤 진 상태다. 황소개구리 한 마리가 소울음을 울어 골짜기의 아침을 깨운다. 고요한 풍경에 절로 탄성이 나왔다. 종오정 지붕의 기와 뒤로 안개가 산을 기어오른다.고개 너머 보문단지로 들어서니 벚나무 가로수가 터널을 이뤘다. 터널 끝에 한 점 남은 안개가 햇살에 밀려난다. 햇발이 뜨거워지기 전에 해바라기밭을 거닐었다. 사진 몇 장 찍었을 뿐, 오전 8시인데 벌써 정수리가 뜨겁다. 시원한 카페를 찾아 브런치로 아침을 먹었다. 이제는 뜨거우니 어디로 가면 좋을까 의논하다가 시원한 바람의 언덕이 떠올랐다.경상북도 경주시 문무대왕면 불국로 1056-185라고 내비게이션에 주소를 치고 달렸다. 문무대왕면이라 해서 감포 바닷가 쪽인가싶지만, 불국사 방향으로 길 안내를 한다. 따라가다 보면 석굴암으로 오르는 구불구불한 길이다. 한참 구불거리다가 석굴암 방향과 감포 방향의 갈래길이 나온다. 감포 쪽으로 우회전하면 내내 가파르던 길이 조금 쉬어가듯 편안해진다. 드라이브 길로 안성맞춤이다. 여기쯤이면 경주 시내 온도보다 5도 정도 내려가 창을 열고 달려도 된다. 녹색의 나무 그늘과 매미 소리, 산새 소리가 묻은 자연 바람을 느끼니 살 것 같다.5분쯤 달리니 경주 풍력발전단지 부근인지 거인 같은 바람개비가 휭휭 날개를 돌린다. 토함산의 이웃 산인 조항산 정상부에 커다란 바람개비 여러 개가 돌아간다. 친환경 청정에너지 생산을 위해 한국동서발전과 동국SC가 건설한 상업용 풍력발전단지로 총 7기의 풍력발전기가 가동 중이다. 1만여 가구가 쓸 수 있는 양인 평균 4만mwh 정도의 전력을 연간 생산한다.산 능선을 따라 띄엄띄엄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세워져 ‘바람의 언덕’으로 부르는 이 일대를 365일 일반인에게 개방하고 있다. 풍력발전소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정자 ‘경풍루’ 전망대와 함께 바람길 산책로, 피크닉 테이블존 등이 갖추어져 있다. 경풍루에 올라 산 아래를 내려다보니 경치가 그저 그만이다. 산책로 곁에 여름꽃인 목수국이 하얗게 절정이었다.‘바람의 언덕’이라는 별명에 맞게 시원한 바람이 쉼 없이 불었다. 폭염에 밤새 에어컨을 끄지 못하고 지내느라 냉방병이 생겼던 터라 능선을 타고 달려오는 바람에 다들 마음과 몸을 다 내려놓았다. 어떤 이는 정자 밑에 아예 자리를 깔고 누워버렸다. 다들 산을 내려가기 싫은 눈치다.경주풍력발전단지는 일몰 노을이 아름다운 곳으로 알려졌다. 해질녘에 찾아와 언덕 아래를 향해 차 트렁크를 열어놓고 망중한을 즐기는 사람들로 주말엔 자리가 없을 정도이다. 데크에 캠핑 의자를 놓거나 전망대, 바람길 산책로 등 곳곳에서 석양을 감상하기도 한다. 더러는 일몰 후 조금 더 기다려 별빛 쏟아지는 낭만적인 밤까지 즐기고 가는 이들도 많다. 차박하려면 아직 시설이 완벽하지 않아 좀 불편하다. 시설에서 운영하는 화장실을 빌려 쓰는데 가끔 생각 없이 쓰는 사람들로 인해 폐쇄할지도 모른다고 경고문이 붙었다. 애견도 동반 가능하다는 이곳, 시원한 여름 피서지로 오래 아름답게 사용하면 좋겠다. /김순희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8-13

시원한 안동 길안천에서 더위 피하세요

전국 어디랄 것도 없이 8월 내내 지루하게 이어지는 폭염이다. 비라도 좀 내리면 좋으련만 그런 소식은 한참을 들려오지 않는다. 입추, 칠석도 지났으니 이제 여름 더위는 막바지게 다다랐다고 한다. 더위는 원래 학생들의 여름방학에 맞춰, 복날 기간에 맞춰 기승을 부리기 마련이다. 기세등등한 더위를 한풀 꺾을 방법으로는 누가 뭐라 해도 물놀이가 최고다. 녹음이 가득한 곳, 그늘진 다리 아래 돌덩이를 들춰내면 골부리가 가득한 곳, 천혜의 자연이 만들어낸 피서지가 안동에선 멀리 있지 않다.안동 사람이라면 길안천 다리 아래에서 탁족 한번 안 해본 사람이 없으리라. 길안면은 안동시 남동쪽에 있으며 면의 북부산지에는 반변천이 곡류를 이루고 흘러 그 지류인 길안천이 면의 대부분을 경유하면서 흐른다.여름날 돗자리에 파라솔에 그늘막을 치고 길안천 다리 아래에서 피서를 즐기는 모습은 안동 사람들에겐 그만큼 흔한 일이다. 추억 속 사진으로도 많이 남아 있다.옛날에는 솥단지 걸고 가져온 음식을 끓여 먹거나 평평한 돌 위에 삼겹살을 구워 먹기도 했다. 또 낚시한 고기를 요리하거나 물속 돌 아래 옹기종기 붙어있는 골부리를 잡기도 했다. 골부리는 흔히 다슬기라고 부르는데 맑고 깨끗한 길안천 골부리가 유명한 만큼 길안장터에는 성업 중인 골부리 식당이 여러 곳이다. 맛도 있으니 별미를 원한다면 먹어도 후회 없을 듯하다.할아버지 세대부터 이어온 길안 다리 밑 피서는 실내 수영장과 풀빌라에 익숙한 요즘 아이들에게도 색다른 재미를 주는 곳이다.아이들은 차가운 물에 발을 담그고 작은 돌로 이끼며 풀을 찧기도 하고 풀벌레의 행방을 궁금해하기도 한다. 통째로 들고 온 수박을 담가놓고 잘라먹는 대신 이제는 집에서 예쁘게 도시락에 담아와 먹는 것이 달라졌을 뿐, 세대불문 여름 피서는 역시 시골 다리 아래 탁족이 최고다. /백소애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