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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무면허 음주운전 사고·운전자 바꿔치기 30대 징역형

무면허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낸 뒤 운전자를 바꿔치기한 30대 남성이 징역형에 처했다.대구지법 형사2단독 김석수 부장판사는 무면허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낸 뒤 운전자를 바꿔치기하려 한 혐의(도로교통법 위반 및 범인도피 교사 등)로 30대 남성 A씨(39)에게 징역 1년 4개월을 선고했다.26일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지난 3월 28일 오후 10시 30분부터 이튿날 오전 6시 40분 사이 무면허·음주 상태로 대구 신천시장 인근 도로 등에서 2차례 승용차를 운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A씨는 29일 오전 7시 35분쯤 자신의 무면허 음주운전 사실을 숨기고자 대구 동구 한 도로에서 고의로 교회 표지판을 들이받는 교통사고를 낸 뒤 부인 B씨에게 전화해 “사고 장소로 와 운전했다고 말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사고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A씨가 술 냄새를 풍기며 비틀거리자 음주운전을 했다고 판단해 3차례에 걸쳐 음주 측정을 요구했지만, A씨는 이를 거절했다. 뒤늦게 현장에 도착한 B씨는 경찰관에게 “아이들과 남편을 태우고 운전하다가 사고를 냈다”며 “나는 아이들을 데리고 먼저 집으로 갔고 남편이 사고 수습을 했다”고 허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A씨는 지난해 9월 음주운전 등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재판부는 “피고인은 음주운전 등으로 집행유예 판결을 선고받고 유예 기간에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며 “다만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했다”고 설명했다./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

2024-06-26

“이차전지 관련기업 안전관리 철저히 하라”

이강덕 포항시장이 26일 경기도 화성서 1차전지 제조공장 화재 참사와 관련해 영일만산단 등 이차전지 기업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을 지시했다.포항시는 일자리경제국, 도시안전해양국 공동으로 26일부터 내달 5일까지 지역 31개 이차전지 기업을 대상으로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한다.이번 점검은 현재 공장을 가동 중인 이차전지 기업을 대상으로 화재 발생 소지가 있는 시설물과 자체 안전대책을 집중 점검한다.앞서 24일 화성시 서신면에 위치한 1차전지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 현재까지 31명의 사상자가 나오면서 이차전지 기업이 밀집해 있는 지역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1차전지는 재충전할 수 없는 배터리로 알카리, 수은, 리튬전지가 해당하며 흔히 사용하는 건전지가 해당한다. 2차전지는 재충전을 통해 몇 번이고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로 스마트폰, 전기자동차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포항시에는 이차전지 소재를 생산하는 기업이 대부분이며, 이차전지 자체를 생산하는 공장은 없어 화재발생의 위험은 적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시민들의 우려를 불식하고 화재가 발생하면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하는 만큼 적극적인 예방을 위해 긴급점검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홍순기 이차전지종합관리센터장은 “이번 화성화재는 하나의 배터리 셀에서 단락 등 결함이 발생해 폭발하면서 연쇄적으로 폭발해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며 “포항시에도 다수의 이차전지 관련 기업이 있으나 배터리 셀 공장이 아닌 소재인 양·음극재를 생산하는 기업만 있어 시민들의 우려와 달리 화재 발생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이강덕 시장은 “화재로 소중한 생명을 잃고 부상을 입은 피해자에게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하며, 유가족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안타까운 사고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는 안전한 대한민국과 포항이 되도록 모든 산업 현장에서 안전 점검과 예방 조치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4-06-26

“지역경제 활성화에 힘 쓸터”

“우리는 새롭게 시작 하겠습니다. 대구상공회의소가 다시 전국에서 이름을 떨칠 수 있도록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제25대 대구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취임한 박윤경 회장이 26일 취임 100일을 맞아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그는 취임 100일을 맞아 젊고 역동적인 대구상의, 지역 기업의 글로벌 기능 강화 지원, 지역과 함께 발전하는 상공회의소, 내실 있는 운영과 사무처 역량강화 제고 등을 중점 추진키로 했다.특히, 지역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촉진하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 핵심 거점지역에 대구시와 협력해 대구상공회의소 최초로 해외사무소 설치를 추진할 계획이다.주요 대상은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며 서부개발의 중심지로 부상하는 청두(成都)시와 미국 서부 LA.또 지역기업 제품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해외 판로개척 지원을 위해 포스트 차이나로 부상한 태국, 베트남 등에 지속적으로 무역사절단을 파견하고, 지역경제와 지역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재외도시 상공회의소와의 협력체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박 회장은 기업보국의 신념으로 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다해 진정으로 기업인이 존중받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지역경제의 컨트롤 타워인 대구시를 비롯한 관계기관과 협력을 강화해 ESG 스쿨, 글로벌 플랫폼 등록지원, 기업수요형 인력양성 사업 등 기업경쟁력을 높이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군위지역 경제 활성화와 기업 지원을 위해 ‘군위군 기업 CEO 초청 간담회’ 등을 통해 지역과 함께 하는 상공회의소로 입지를 강화키로 했다.이 밖에도 전시행정을 줄여 예산을 절감하고 집행 효율성을 높여 내실 있는 운영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대구상공회의소가 명실상부한 지역경제 발전의 중추기관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데 힘을 쏟기로 했다.박 회장이 대구상의 118년 역사의 최초 여성 회장이자, 광역시 기준 최초 여성회장인 만큼 지역 경제인들이 거는 기대는 더욱 커지고 있다.박윤경 회장은 “25대 상공의원은 젊은 기업인, 다양한 업종의 경영자들이 참여하는 균형 잡힌 구성을 보여주고 있는데 여러 의견을 청취해 ‘열린 상공회의소’를 만들어 가는데 앞장서겠다”며 “대구상의와 회원 기업의 백년대계를 위해 상의회관의 청사진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

2024-06-26

‘구룡포 눌태리’ 포항 추모공원 설립 부지로 결정

포항시의 오랜 숙원이던 추모공원 설립 부지로 ‘구룡포 눌태리’가 결정됐다. 수년째 부지확보에 난항을 겪으며 표류하던 포항시 종합장사시설 건립에 청신호가 켜졌다.장상길 포항시 부시장은 26일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추모공원 부지선정 결과’를 발표하며 “구룡포읍 눌태리 산 52번지 일원이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건립부지로 선정된 구룡포읍 눌태리는 구룡포읍 40개 마을 자생 단체 등 주민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아 민원수용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추모공원건립추진위는“후보지 모두 정량 평가 점수는 비슷하게 나왔다”며“다만 송라면은 산림보호지역, 장기면 죽정리는 군사보호시설이 인접해 후보지에서 제외했고 주민들의 반대가 가장 적은 곳을 후보지로 선택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포항시는 노후화된 기존 화장시설을 대체하고 친자연적 장례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지난 2019년부터 추모공원 건립 사업을 진행해 왔다.시는 지난 2023년 6월 12일부터 같은 해 9월 10일까지 90일간 제2차 추모공원 부지 신청 접수를 받았다.그 결과 남구 구룡포읍 (눌태1리), 동해면(중산·공당), 장기면(창지2리·죽정리), 연일읍(우복2리)과 북구 청하면 (하대리), 송라면(중산1리) 등 7개 지역에서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각계 전문가 13명으로 구성된 추모공원건립추진위는 신청한 7개 마을을 대상으로 현지 실사와 심의 등을 거쳐 이날 19차 회의를 열고 부지를 최종 선정했다. 추모공원 조감도. 추진위는 “접근성, 주변 여건, 경제성, 토지 활용성, 환경 영향, 주민 추진 의지 등을 종합 평가했다”면서 “신청 읍·면을 방문해 설명회 및 주민 의견을 수렴을 거쳤고, 평가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했다”고 설명했다.설립 예정지로 결정된 구룡포 지역 마을 주민들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황보관현 구룡포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은 “구룡포뿐만 아니라 포항시 전체가 행복한 추모공원이 조성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을 것”이라면서 “기존 노후화된 구룡포화장장을 최신식으로 바꾸는 것은 좋은 생각이고, 천혜의 입지 조건과 주변 관광자원이 어우러진다면 파급효과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말했다.추모공원 부지로 선정된 구룡포읍 눌태리 마을에는 40억원의 주민지원기금과 30년간 화장시설 사용료 20%가 주민들에게 지원된다. 유치지역 해당 읍·면에는 주민지원기금 80억원과 45억원 규모의 주민 편익·숙원 사업이 들어설 예정이다.포항시는 다음달 중순까지 구룡포종합개발 계획을 담당할 TF팀을 구성하고 오는 2028년까지 33만㎡ 규모에 장례식장, 화장시설, 자연장지, 유택동산 등이 들어서는 추모공원 조성사업을 본격 시행하게 된다./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4-06-26

경북적십자사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희망투게더’ 결과보고회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와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난해 7월부터 도내 취약계층 총 1만4400세대, 2만340명을 대상으로 3억9900만 원 상당의 생필품 세트를 지원, ‘지역사회 맞춤형 복지 사업’에 성과를 올리고 있다. 26일 두 기관은 도내 22개 시·군 취약계층 1200세대를 대상으로 매월 생필품 세트를 지원하는 ‘희망투게더 지원사업’ 결과보고회를 개최했다.이 사업은 읍·면·동 단위까지 체계적인 봉사조직을 갖춘 적십자와 우리나라 대표 모금·배분 기관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전국 최초로 협업해 지난해 7월부터 추진되고 있다. 초고령화 사회 및 무연고 사망자 증가 등 경북의 인구 구조적 요인과 사회문제에서 비롯된 새로운 복지서비스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지역사회 맞춤형 복지 사업’이다.두 기관은 지난해 7월부터 도내 취약계층 총 1만4400세대, 2만340명을 대상으로 3억9900만 원 상당의 생필품 세트를 지원한데 이어 올해도 계속해서 지원사업을 이어간다. 또한 앞으로 풀품 지원뿐만 아니라 적십자 이동식 특수차량 활용 등 적십자 고유 사업과의 연계성을 강화해 지원 효과를 높일 방침이다.김재왕 회장은 “양 기관의 협업을 통한 ‘희망투게더 지원사업’은 도내 나눔 문화 확산과 사회적 안전망 구축에 있어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양 기관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따뜻한 경북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전했다.한편, 이날 적십자봉사회 예천군지구협의회 소속 봉사원 30명은 ‘온기나눔 반찬 나눔’ 봉사활동을 통해 희망투게더 지원 세대를 포함한 관내 재난취약계층 200세대를 직접 찾아 희망투게더 지원 물품과 직접 만든 반찬 세트를 전달하기도 했다./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06-26

“뜨거운 지구 피해 막아라” 지자체 ‘폭염과의 전쟁’ 만반의 준비

75년 만의 폭염, 폭우 예보 등 기상 이변을 둘러싸고 경북도, 대구시, 포항시 등 각 자치단체들도 대책 마련을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경북도, 9월30일까지 시군 폭염대책 TF팀 운영경북도는 도내 4개 시군 폭염주의보를 시작으로 오는 9월 30일까지 10개 관련 부서와 시군으로 구성된 폭염대책 TF팀 운영으로 본격적인 폭염대응체제에 들어갔다.도는 이번 폭염대책 TF팀 운영으로 폭염에 따른 도민 재산과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경북도는 폭염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전담 사회복지사, 생활지원사가 노인맞춤돌봄서비스를 이용하는 취약계층에 전화·방문해 안전을 확인하며 방문건강관리사업 전담인력 154명이 건강 상태 확인과 위급상황 발생시 응급조치를 하도록 했다.이를 위해 이통장, 자율방재단 등으로 구성된 마을 순찰대 2만4290명, 전담 사회복지사 259명, 생활지원사 3727명, 농업인 안전리더 61명 등을 활용해 폭염 3대 취약 분야인 농어업종사자, 현장 근로자, 폭염 취약노인 등 폭염취약계층을 설정해 예찰 활동과 집중관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22개 시군에 무더위쉼터(6097개) 정비 및 지원, 폭염저감시설 설치 지원(그늘막 66개소, 통합쉼터 5개소) 등 폭염대책비 2억원, 재난안전 특별교부세 13억4000만원, 경로당 냉방비 24억원 등 총 39억4000만원을 조기 지원해 폭염 피해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있다.◇‘대프리카’ 대구시도 종합대책 마련‘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로 불리는 폭염도시 대구시도 올여름 폭염 피해를 막기 위한 폭염종합대책을 마련했다. 시는 폭염피해 예방을 위해 폭염 경감시설 확충 등 폭염 대책비 11억원을 구·군에 배정했으며, 이달 초 특별교부세 9억1000만원도 배정하는 등 전년도 보다 한 달 이상 빠른 대응을 했다.특히 홀몸노인 등 사회 취약계층과 공사장 야외 근로자, 고령 농업인을 상대로 예방 관리대책을 세워 폭염피해를 최소화할 방침이다.최근 들어 폭염 관련 재난은 폭염일수와 온열질환자 수(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열부종 등)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로, 전국적으로 지난해는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온열질환자가 발생하는 등 피해 규모가 커지는 양상이다. 대구지역 폭염일수 및 온열질환자 수는 2020년 7.7일에 1078명, 2021년 11.8일에 1376명, 2022년 10.6일에 1564명, 2023년 14.2일에 2818명으로 증가추세다. 하지만 온열질환자는 2018년 4526명(사망 48명)이던 것이 2023년에는 2818명(사망 32명)으로 줄었다. 대구시는 향후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점차 확산이 예상되면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사회 취약계층 지원, 공사장 야외근로자, 고령 농업인 등 폭염 3대 취약분야 관리대책 ▲농축수산업 피해 예방대책 ▲실내외 무더위 쉼터 운영 활성화 등 소관 분야별 폭염대책을 강화할 예정이다.◇포항시, 폭염 TF 도우미 지정포항시도 폭염종합대책을 마련하고 보건소 별로 무더위에 따른 비상 대책에 나섰다.남·북 보건소에 따르면 지난해 포항시 관내 온열질환 환자는 46명에 다다른다. 환자의 평균 연령대는 60대. 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폭염 대비 TF 재난도우미를 지정해 폭염취약계층의 건강 상태를 보호하고 있다. 지정된 재난도우미는 노인돌보미, 사회복지사, 장애인 돌봄 인력 등을 포함해 3376명이다.포항시 남·북구보건소는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건강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5월 20일부터 9월 30일까지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운영한다.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는 지역 내 응급의료기관(포항성모병원, 포항세명기독병원, 에스포항병원, 포항의료원, 좋은선린병원)과 협력해 온열질환자 발생 상황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정보를 공유해 시민 건강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마련된 시스템이다.시는 시민들이 더위를 피해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무더위 그늘막 209개, 물안개분사장치(쿨링포그) 3개, 실내 무더위쉼터 629개, 실외 무더위 쉼터 5개를 설치했다. /한상갑기자·성지영 인턴기자

2024-06-25

75년 만의 무더위 ‘온열질환’ 대책을

올 여름 무더위가 심상치 않다. 75년 만의 6월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열대야가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빨리 오면서 대구와 경북지역의 온열대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관련기사 2면전문가들은 폭염의 원인에 대해 ‘예년보다 뜨거운 열대 지역의 바다가 한반도에 폭염과 폭우를 몰고 오는 북태평양고기압을 더욱 강화시켰다’고 분석하고 있다. 고기압이 가마솥 뚜껑처럼 뒤덮는 지역에서는 극심한 폭염이, 북쪽 공기와 충돌하는 지역에선 강력한 폭우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올 여름 더위는 역대 4번째로 더웠던 작년 여름보다 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지난 10일 대구·경북 지역에 첫 폭염주의보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대구와 경북에 내려진 폭염주의보(17일)보다 7일 빠르다.이에 따라 온열질환 환자 수도 지난해보다 일찍 집계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운영하는 온열질환 환자 응급실 감시체계에 집계된 수치를 확인해 보면, 감시 체계를 시작한 5월 20일부터 6월 20일까지의 대구·경북 환자 수는 각각 대구 5명, 경북 3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발생한 대구(1명), 경북(12명)보다 각각 4명, 24명이 늘었다.질병관리청은 지난해 온열질환 환자는 총 2818명(추정 사망자 32명 포함)으로 전년(1564명) 대비 80.2% 증가했다고 전했다. 폭염으로 인한 일일 사망자 수는 온열질환 감시가 시작된 2011년 이후 7명으로 가장 많았다. 연도별 사망자 수도 2018년(48명) 이후로 두 번째로 많았다. 그중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대구 1명, 경북 4명으로 집계됐다.질환별로는 열탈진이 56.7%(1598명)로 가장 많았고 지역별 환자 수는 경기(683명), 경북(255명), 경남(226명), 전남(222명) 순으로 경북이 두 번째로 많았다.열(熱) 탈진은 뜨거운 햇볕에 오랜 기간 노출됐을 때 몸이 체온을 조절하지 못해 생기는 질환이다.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의식저하 등의 증상으로 나타나며 방치하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지난해 집결된 온열질환 사망자 총 32명 중 16명(50%)은 60대 이상의 노년층이 크게 차지했고, 사망원인은 열사병(90.6%)으로 조사 됐다.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 폭염연구센터장은 “올해 7월에는 폭염과 호우가 동시에 나타나는 동시다발 재해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복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기후변화 영향으로 해마다 경험해 보지 못한 기상현상들이 잦아지고 있다며, 극단적인 날씨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상갑기자·성지영 인턴기자

2024-06-25

“공무원 성희롱 한 구미시의장 사퇴하라”

구미경실련이 지난 24일 구미시공무원노조 익명 게시판에 게시된 시의원 성희롱 폭로24일자 4면보도와 관련해 안주찬 시의회 의장을 지목해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구미경실련은 25일 ‘공무원 폭행에 성희롱까지… 안주찬 구미시의회 의장은 의원직을 사퇴하라’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7월 1일 시의회 후반기 의장 선출에 출마해 연임이 유력한 ‘성희롱·폭행 시의원’의 시민대의기관 대표 연임은 구미시민의 수치”라며 비난했다.이어 “안주찬 의원은 지난 2014년 초선 당선 직후 지역구(인동·진미) 조경업체 수의계약 몰아주기 의혹을 받았고, 2018년에는 지역구 정월 대보름 윷놀이 행사장에서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동장에게 폭언도 모자라 멱살까지 잡았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당시 구미시공무원노조는 해당 시의원의 상임위원장 사퇴와 윤리위원회 회부, 방지대책 수립 등을 요구했지만, 폭행 시의원이 안주찬 시의원임을 실명으로 공개하지는 않았다”며 “공무원노조가 약해보이니까 시의회도 무반응이었다”고 강조했다.구미경실련은 “수의계약 몰아주기 의혹, 공무원 폭행, 여성 공무원 성희롱 건 등 이 정도면 구미시의회에서 제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구미시공무원노조도 25일 시 전체 공무원을 대상으로 시의원 성희롱 폭로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공무원노조는 26일부터 구미시 공무원 현재 인원인 1835명을 대상으로 시의원의 성희롱과 갑질에 대한 4가지 문항의 설문조사를 실시한다.곽병주 구미시공무원노조위원장은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시의원들의 성희롱과 갑질 문제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그냥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한편, 지난 24일 구미시공무원노조 게시판에 익명의 글쓴이는 ‘왕관의 자만심’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시의회에서 중요한 자리에 있는 분이 여러 명의 여성 공무원들에게 무례하다 못해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행동들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 음흉한 눈빛으로 훑어보는가 하면 19금 농담을 대놓고 한다. 사적인 문자나 전화를 수시로 하고 개인적인 만남을 요구하기도 한다”고 폭로했다./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4-06-25

유치원생에 생존수영 교육 ‘물 적응력UP’

대구시교육청은 지역내 5세 유아를 대상으로 ‘유치원 생존수영교육’을 운영한다. 유치원 생존수영교육은 유아 단계부터 물에 대한 적응력을 향상시키고 비상시 자기 생명 보호 능력을 강화하려는 것.올해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 18곳 유치원(유아 950명)에서 오는 12월까지 유치원 내 수영장 및 지자체·사설 수영장 등 지역 여건에 맞게 다양한 시설을 활용해 교육을 할 예정이다.이를 위해 대구시교육청은 유아 1인당 8만원씩 총 76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특히, 생존수영 전문 강사, 교사, 학부모 자원봉사자 등을 활용해 유아들이 안전하게 수영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안전조치도 강화한다. 교육 내용은 △물과 친해지기 △물속에서 숨 참기·눈뜨기 △물속의 물건 주워 오기 △다양한 방법으로 물에 뜨기 등 다양한 생존수영법 위주로 구성했다.대구시교육청은 유치원 생존수영교육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지난 3월 업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어 운영 방법과 관리 방안에 대한 사례도 공유했다.또한, 현장 모니터링을 통해 교육 내용과 안전 사항을 점검하고 유아 발달에 적합한 생존수영교육 방법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예정이다.유치원 생존수영교육은 지난 2019년부터 국가시책사업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수영 기능 위주의 교육이 아닌 위험 상황 시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생존 기능 위주의 10차 시 교육으로 이뤄진다. /심상선기자

2024-06-25

콩·밀·보리 등 이모작으로 농가소득 상승

농업대전환의 혁신모델로 추진하는 경북농업기술원의 ‘들녘특구’가 농가 소득증대에 크게 기여하는 결실을 맺고 있다.25일 경북농업기술원은 들녘특구 4개소(포항, 경주, 구미, 울진)에서 밀과 보리 등의 수확이 완료됐다고 밝혔다.먼저 콩과 밀·양파를 수확한 구미 특구는 120㏊에 대한 농업생산액(경영비 제외)이 19억 원으로 벼만 재배했을 때보다 2.4배 늘었다. 콩과 밀을 이모작한 농가의 소득은 ha당 1139만 원으로 1.7배, 콩과 양파는 3837만 원으로 5.8배까지 불었다.벼와 콩에 이어 밀, 보리, 조사료 등으로 110㏊에 이모작을 한 포항·경주·울진의 특구별 농업생산액(경영비 제외)은 9억~10억 원으로 벼 단작에 비해 1.4배 늘었다. 이모작 공동영농에 참여한 농가의 소득은 1.7배 증가한 ㏊당 평균 1045만 원이다.특히, 땅을 가진 고령농가는 주주로 참여하고 농지에 대한 경영은 법인에서 전적으로 책임지는 주주형 농가에게 ha당 750만 원의 배당금을 지급해 벼농사(평균 624만원)보다 높은 소득을 돌려줬다.들녘특구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벼를 이앙하고 콩을 파종하는 여름 작기 작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특히, 콩 파종 작업은 폭염이 시작되는 6월에 주로 이뤄지는데, 첨단 농기계의 도입으로 폭염 속에서도 안전하고 쾌적하게 작업을 하고 있다.또한, 젊은 청년들이 법인 운영에 참여하는 가공·유통, 체험·관광 등 6차산업이 융복합된 혁신모델도 착착 진행하고 있어 올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운영이 시작되면 농가소득은 2배 이상 증대할 것으로 기대된다.김학홍 행정부지사는 “농업의 미래를 책임질 청년이 함께 참여하는 들녘특구의 혁신모델은 지방 소멸에 대응하는 우수사례로 경북뿐만 아니라 전국으로 확산시켜 대한민국이 농업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경북이 주도적으로 앞장서겠다”고 밝혔다./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06-25

‘DIMF’ 장대비 뚫고 화려한 서막 열어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DIMF)의 개막을 화려하게 알리는 제18회 DIMF 개막식&축하공연이 지난 24일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열렸다.관객들은 장대비가 몰아치는데도 전날부터 텐트까지 동원해 줄을 길게 서며 개막식과 축하공연을 향한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이날 식전 공연에는 제10회 뮤지컬스타 대상인 이주찬과 수상자 이한, 홍승희, 주시진이 분위기를 뜨겁게 달구며 시작했다.이어 홍준표 대구시장의 축제 개식통고와 함께 MC 이건명과 김소향의 매끄러운 진행으로 약 2시간 동안 진행했다.보컬이자 뮤지컬배우로도 활동하고 있는 밴드 ‘몽니’가 첫 무대를 열었다. 폭발적인 에너지의 라이브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록 페스티벌급 열기로 축제 분위기로 가득 채웠다.이어지는 무대에서는 배우 신영숙이 밀리언셀러 뮤지컬 ‘레베카’의 넘버 ‘레베카’를 부르며 댄버스 부인 그 자체로 소름 돋는 연기와 압도적인 소화력을 보여줬고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뮤지컬 ‘맘마미아!’의 ‘The Winner Takes It All’을 열창하는 등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공연들이 계속됐다.특히, 다음달 3일 초연을 앞둔 DIMF와 대구시립극단이 공동 제작한 뮤지컬 ‘미싱링크’의 무대가 바로 이어졌다. 떠오르는 스타로 주목받는 제1회 DIMF 뮤지컬스타 대상 수상자 조환지를 필두로 김종헌, 이서하, 김채이 배우가 ‘아메리카’와 ‘별을 꿈꿔’를 선보이며 완성도 높은 넘버를 공개해 초연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더 높였다.마지막 무대에서는 출연진이 모여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하며 ‘알라딘’의 ‘A Whole New World’를 다 같이 부르며 비 내리는 낭만적인 여름밤을 수놓았다.DIMF 관계자는 “우천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장소 변경으로 당초 예정했던 것보다는 많은 시민 분들과 함께 하지 못했지만, 제18회 DIMF 개막식과 축하공연이 예정대로 잘 마무리됐다”고 말했다./안병욱기자 eric4004@kbmaeil.com

2024-06-25

경북도, 구글과 손잡고 AI 인재 육성 본격화

경북도가 25일 국립안동대 국제교류관에서 구글과 협력사업으로 추진하는 ‘경북 인공지능 전문인력 양성사업’ 발대식을 개최하고, AI 인재 육성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지난해 4월 글로벌 인공지능 인재 양성을 위한 구글 클라우드와 업무협약 후속 사업으로 진행되는 ‘경북 인공지능 전문인력 양성사업’은 AI 분야 지역인재 양성을 통해 수도권과의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고 지역 청년들의 취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획됐다.구글 공인 교육파트너사가 참여하는 교육프로그램은 △파이썬 프로그래밍 △GCP(Google Cloud Platform) 활용 △엣지컴퓨팅 기반 AI모델 구축 △GCP 기반 인공지능 처리 △실습 프로젝트 수행 △기업 프로젝트 맨토링 등 인공지능을 비롯한 디지털 최신 기술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과정으로 구성돼 있다.특히, 포인드(주), (주)위니텍, (주)범일정보, (주)우경정보기술, (주)메타에듀시스 등 지역 IT기업과의 프로젝트 멘토링을 통해 기업의 프로젝트를 공동 해결하며, 실무경험을 쌓을 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해당 기업에 취업까지 연계가 가능하다.또한, 교육과정을 수료한 교육생에게는 구글 클라우드 및 구글 파트너사와 함께하는 잡 페어(job Fair)와 취업 특강을 통해 진로 및 취업 상담까지 제공하며,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관련분야 자격증 취득도 적극 지원해 취업 경쟁력을 높여 줄 계획이다.이정우 메타버스과학국장은 “산업과 사회 모든 영역에서 인공지능화 진행에 따라 AI인재 확보가 지역 경쟁력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며 “경북도는 인공지능 전문 인력 양성사업을 도내 권역별 대학으로, 점진적으로 확산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06-25

카투사 입영 내달 5일부터 접수

대구·경북지방병무청은 2025년도 카투사 입영 지원을 다음달 5일부터 11일까지 7일간 병무청 누리집(www.mma.go.kr)을 통해 접수한다.특히 올해부터 타 모집 분야 지원 기회 확대 등 병역의무자의 편익 향상을 위해 모집 시기를 기존 9월에서 2개월 앞당겨 7월에 지원서를 접수한다.모집 인원은 1870명으로 입영계획이 없는 2월을 제외하고 1월 및 3월부터 12월까지는 매월 170명이다. 지원자격은 18∼28세(1996년 1월 1일∼2006년 12월 31일 출생자), 신체등급 1∼4급인 현역병입영 대상자로서 접수일 기준 2년 이내 토익 780점 이상, 토플(IBT) 83점 이상, 텝스 299점 이상 등 일정한 수준 이상의 어학성적을 취득한 사람이다. 병역판정검사를 받지 않은 사람도 지원이 가능하나, 지원서 접수 후 오는 8월 27일까지 병역판정검사를 받고 현역병입영 대상자로 판정받으면 된다. 다만, 카투사 지원은 1회로 제한하고 있어 지난 2023년도 이전에 지원한 사실이 있는 사람은 지원할 수 없다. 최종 선발은 오는 9월 3일 전산 공개 추첨으로 결정되고, 선발된 사람은 카투사 지원 시 본인이 희망한 월에 입영하게 된다.카투사 지원과 관련해 보다 자세한 사항은 병무청 누리집(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며, 병무청 민원상담소(1588-9090) 또는 챗봇상담으로도 안내받을 수 있다. /안병욱기자

2024-06-25

풍기인삼, 홍게와 만나 ‘웰빙 간장’으로

풍기 인삼과 홍게가 만나 맛과 영양이 풍부한 '풍기인삼 홍게 간장'로 탄생했다.인삼은 전통적인 약재로만 알려져 식용으로는 크게 관심을 받지 못해 왔다. 그러나 풍기인삼과 홍게를 주원료로 맛과 매력을 살린 간장이 출시되면서 소비자들로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풍기인삼 홍게 간장은 풍기인삼혁신추진단 이근수(62) 단장이 2021년 개발을 시작해 2022년 5월 시제품이 나왔다. 약재로 알려진 인삼을 식품으로 대중화시킨 성공적인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간장 생산에 사용되는 부재료들 100%가 국내산으로 사용돼 신개념 웰빙 간장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홍게 간장은 인삼혼합추출액 3%에 홍게 추출액 55%를 함유하고 있지만, 홍게 특유의 비린내가 나지 않고 맛과 향이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또 인삼을 원료로 사용해 간장 내 사포닌 함량도 0.136㎎/g으로 높다.HACCP 인증과 특허기술 및 ISO 기업에서 OEM 방식으로 생산되며 900㎖ 1병당 가격은 1만3000원.최근 들어 풍기인삼 홍게 간장이 판매용, 선물용, 답례품 등으로 인기를 끌며 영주시 주요 농특산물 판매점인 홈플러스 The 영주에서 소비자들과 만나고 있다.이 단장은 “최근 인삼 소비량이 늘지 않아 생산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다양한 건강제품들의 출시로 인삼 경쟁력이 떨어진 상태”라고 했다.또 “인삼 경쟁력 확보와 농가소득 향상을 위해 소비촉진 방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에서 약제로 알려진 인삼을 식품으로 전환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이 단장은 현재 인삼을 바탕으로 만든 고추장, 된장 등과 MZ세대와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반려견 사료, 건강식품 개발에 관심을 두고 제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인삼장인인 이 단장은 부친 고 이삼승씨의 대를 이어 영주시 풍기읍에서 약 80년째 인삼 생산에 종사하고 있으며 (사)공인법인 한국문화예술진흥회로부터 2021년 12월11일 인삼재배, 가공식품장인으로 선정됐다./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2024-06-25

수년째 지지부진… 원형복원 시급한 태백산 사고와 각화사

태백산 사고지는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던 5대 사고지 중 한 곳이다. ‘조선왕조실록’은 조선 태조부터 철종까지 472년간의 역사 기록을 오대산·마니산·적상산·춘추관·태백산에 각각 사고를 지어 보관했다.봉화 태백산 사고 건물은 화재로 소실,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원형 복원을 추진 중이나 수년째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조선왕조실록’은 춘추관, 성주, 전주, 충주사고 4곳에 나눠 보관했으나, 1592년 임진왜란으로 전주사고만 남고 모두 소실됐다. 임진왜란 이후 복본해 더 안전한 춘추관, 마니산, 태백산, 묘향산, 오대산 등 깊은 산중 5대 사고에 보관하게 된다.태백산 사고는 1606년(선조 36년) 봉화군 춘양면 석현리 태백산 절집 뒤쪽 원시림에 가까운 숲에 자리했다. 이정표 하나 없는 가파른 산길 너머에 태백산 사고터가 있다.좌측에 ‘왕조실록’을 보관하던 실록각이 있었고, 왕실 족보를 보관하던 선원보각은 오른쪽에 있었으며, 포쇄각 근천관이 있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인 1913년경 태백산 사고의 서책들은 총독부로 옮겨졌다. 이후 1930년경 서울 규장각으로 옮겨졌으며, 1985년 국가기록원 부산기록관에 옮겨져 보존되고 있다. 사고 건물은 1940년경 소실되고 현재는 사고지만 존재한다.사고본은 국보 제151호로 지정됐고, 1997년 유네스코에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보존 가치가 높은 세계적 보물이다.봉화 태백산 사고의 수호 사찰은 각화사였으며, 따라서 수호총섭도 각화사의 주지가 맡았다. 수호 사찰로 지정돼 800여 명의 스님이 수도하였던 국내 3대 사찰의 한곳으로 대사찰이었다. 울창한 산림 속 각화사는 선승들이 수행하는 수도 사찰이다. 위압감이 들 정도의 석축은 큰 바윗돌을 정교하게 쌓아 올렸고, 미움도 고움도 다 벗어두고 번뇌를 떨치고 밟아야 하는 중앙으로 오르는 계단. 30여 계단을 오르면 달 그림자 드리우는 누각이란 뜻을 가진 월영루의 일주문이다. 그곳을 지나면 삼층석탑이 있는 요사체 뜨락. 내쉬는 숨소리조차도 부담스러운데 이따금 들리는 산새 소리는 청아하다.우측으로 대나무 울타리로 경계를 지은 태백선원과 고려시대 삼층석탑이 있으며, 정면으로 팔작지붕의 대웅전과 멀리 산운각이 보인다. 태백선원의 대나무 울타리에는 ‘묵언’이라는 두 글자에서 오는 무거운 침묵의 소리만이 들릴 뿐이다.각화사는 태백산 남쪽에 위치하며 686년 신라의 원효대사가 춘양면 서동리 남화사를 옮겨 창건했다. 1606년(선조 39년)에 각화사 위쪽에 태백산 사고지를 설치, 수호 사찰로 지정되면서 800여 명의 스님이 수도했다고 한다.각화사는 인근에 각화사 귀부, 부도, 김노경 공덕비가 있다. 귀부는 경북유형문화재 제189호다. 고려 초기 김심언이 지은 통진대사비를 비좌했다고 전한다. 원형이 비교적 잘 보존된 고려 초기의 걸작으로 평가된다.‘조선왕조실록’을 보관했던 사고는 존치하거나 복원되었으나 유일하게 봉화 태백산 사고만이 복원되지 않고 시간이 흐르고 있다. 태백산 사고가 하루빨리 복원되기를 기다려본다./류중천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6-25

포항,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포항에 강의가 있어 오는 지인이 있다며 2박 3일 일정 중에 첫 하루를 맡아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스페이스 워크, 곤륜산, 이가리 닻 전망대, 호미곶, 구룡포 일본인 가옥 거리, 영일대, 포항 운하 갈 곳은 많았다. 이곳은 많은 사람에게 알려져 한 번쯤 다녀간 곳일 것이다. 아름다운 포항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코스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려고 며칠 고민했다. 포항에 도착하는 사람과 떠나려는 이들로 늘 붐비는 기차역에 20분 미리 가 주차하고 기다렸다. 다행히 연착 없이 정각에 도착한 손님들을 태우고 감포 송대말등대로 향했다. 우리나라에 한옥 기와를 얹은 등대가 또 있을까 싶어 시간이 다소 빡빡해도 보여드리기로 했다.등대 주변 동네 담벼락에 그려진 그림들, 그 앞을 거니는 노부부에게 등대로 가는 길을 물으니 환하게 웃으며 알려주셨다. 감포항의 역사를 미디어아트로 보여주는 기념관에서 사진도 찍으며 웃음이 넘쳤다. 감포에서 구룡포로 구불거리며 오는 바닷길에 또 돌고래 소리 같은 감탄사에 다 같이 또 웃었다. 그러다 어느 풀빌라에 메어 둔 긴 그네에 올라 푸른 바다 배경으로 인스타에 어울리는 인생샷도 찍었다.저녁은 구룡포 전복죽과 해삼무침이었다. 은근한 전복죽은 구불거린 해안선의 울렁거림을 가라앉히는 맛이었고, 새콤달콤하게 무쳐 김을 방석 삼아 데코레이션한 해삼무침엔 홍삼이 더 많아 주인장의 인심을 느꼈다. 우연히 찾아간 가게 주인이 오래전 학부모라 또 깜짝 놀라며 포항이 넓고도 좁구나 싶었다. 호로록 먹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호미곶 상생의 손을 거쳐 십만 평 펼쳐진 메밀밭에 차를 세웠다. 차에서 내리는 손님들에게 머리에 챙 넓은 모자를, 목에는 샤랄라 진분홍 스카프를, 손엔 해바라기와 수국을, 진홍색의 우산까지 들려서 메밀밭 사이를 거닐었다. 호미곶의 파란 하늘에 새 날개깃을 닮은 구름이 뒷배경으로 화가의 솜씨로 그려놓은 듯해 완벽한 풍경이었다. 바람도 솔솔 불어 스카프를 날렸다. 이런 소품까지 준비하다니 놀라워하면서 또 소품을 마음껏 활용해주었다.하지 무렵이라 해가 길어 얼마나 다행인지, 아직도 해는 지지 않았다. 동해에서 바다의 일몰을 보여주겠다고 하니 그게 가능하냐며 따라나섰다. 구만리를 지나 연오랑세오녀 기념관까지 바닷가에서는 날씨만 좋다면 저녁노을을 볼 수 있다. 호랑이 꼬리 모양의 호미곶 안에 바다가 들어와 영일만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해가 똑 떨어지기 전 발산리에 도착하려고 우린 또 달렸다.발산리에는 캠핑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우리 일행은 동네 맨 끝으로 가서 차를 세웠다. 사람들이 잘 몰라 조용할 거라고 갔더니 낚시꾼 몇이 먼저 와 있었다. 얼른 마지막 남은 해의 그림자를 찍었다. 구름과 햇살의 콜라보, 와아 소리가 절로 나왔다. 옆에 낚시꾼들이 있건 말건 온갖 폼잡으며 꺄르르거렸다.그러고는 준비해간 피크닉 바구니를 꺼냈다. 저기 해파랑길 15코스에 앉아 차를 마시기로 했다. 자리를 펴려니 물고기를 잡던 낚시꾼이 모기 많을 텐데 하며 걱정해 주었다. 모기도 우리의 만찬을 막을 수 없었다. 맛집에서 맞춰온 바스크치즈케익, 얼음 가득 넣어 내려온 커피는 받침까지 있는 우아한 꽃무늬 잔에 따랐다. 체리, 블루베리, 딱 이맘때만 나오는 오디까지 펼쳐놓고 우리의 만남을 축하하며 케익을 잘랐다.노을 지던 하늘이 서서히 어둠이 내려앉았다. 분위기에 취해 찰팍찰팍 발산리 파도 소리에 맞춰 정지용의 시를 읊는 지인, 메밀밭에서 잊어버리고 못 날린 비눗방울을 어슴푸레한 하늘로 날려 보내는 친구,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었다. /김순희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6-25

기회발전특구에 거는 기대

지난 20일 경북 포항은 구미, 상주, 안동과 함께 기회발전특구에 최종 지정되었다. 이로써 지난해 7월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전지보국으로의 새로운 도약을 시작한 가운데 포항의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와 영일만 산업단지의 이차전지특구가 기회발전특구에 새롭게 지정됨으써 앞으로의 신산업을 이끌어가는데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며 동반성장이 가능하게 되어 시민들도 기대감이 크다.기회발전특구는 정부의 지방시대 4대 특구(기회발전특구, 교육발전특구, 도심융합특구, 문화특구) 중 하나로 지방에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 지역의 소멸위기를 해소하고 지역 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이다. 기존의 정책들과 다르게 지방정부가 자율적으로 설계·운영하고, 중앙정부는 세제와 규제 특례와 지역 인프라 개선, 지역 자원 제공, 정주 여건 개선 등을 패키지로 지원하며 4대 특구들과도 연계되어 추진되고 있는 제도이다.포항은 철강산업을 기반으로 새로운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선제적으로 이차전지 산업을 육성했다. 이번 기회발전특구 지정으로 인해 2030년이면 양극재 생산 100만t, 총매출 100조원, 고용인원 1만5000명의 세계적인 이차전지 메가 클러스터가 될 것으로 기대가 되고 있다. 또 타 도시에 비해 포스텍과 포스코그룹이 있는 포항은 산업·RD·인력과 교통 등 기업하기 좋은 인프라를 갖추고 있고 교육발전특구 지정으로 우수 인력의 공급 또한 가능해 기업과 도시가 서로 성장을 할 수 있게 된 장점도 가지고 있다.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된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면적이 크고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등 선도기업을 중심으로 7조7680억원의 대규모 투자가 예정되어 있으며 이차전지 원료-소재-리사이클링 분야에서도 대·중소기업 협력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 기회발전특구 지정으로 앞으로의 포항의 미래 산업에 밝은 빛이 켜진 건 분명하다.기회발전특구처럼 갈수록 인구소멸과 고령화 등으로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볼 수 있다. 그 사례를 살펴보면 먼저 강원도 원주시를 들 수 있다. 활발한 투자유치로 제약과 바이오, 의료기기 분야의 기업 유치로 지역인재의 일자리 창출과 지방세수 증대 등에 크게 효과를 내고 있다. 해외사례를 보면 독일을 들 수 있다. 독일의 드레스덴은 구동독의 초소형전자공학의 중심지였으나 통일 후 국유기업 해체로 와해 되었다. 그 후에 주 정부의 노력으로 글로벌 반도체 칩 개발과 생산의 중심지로 발돋움해 유럽 내 50%의 생산을 담당하는 가장 큰 반도체 생산기지가 되었다. 이는 기존 산업에서 신규 먹거리 육성으로 새로운 생태계를 조성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지역에서는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이를 통해 일자리 창출과 인구 증가 등 선순환 체계 구축을 위해 활발한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포항에서도 기회발전특구를 계기로 세계 제1의 양극재 생산의 메카로 도약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앞으로 투자기업의 지역 융화, 일자리와 지방세, 환경 조성 등 꾸준한 사후관리도 중요하다.포항 북구의 한 공인중개사 A(54)씨는 “최근에 영일만 산단이 직장이 되면서 타지에서 포항으로 이사 오려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 같다. 직장과 가까우면서 주변의 학교, 상권 등 동시에 문의가 많다. 이번 기회발전특구 지정으로 포항이 재도약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포항 시민 최모(60) 씨는 “철강산업 이후로 다시 포항경제가 활성화되면 많은 혜택이 따라올 것 같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6-25

“목숨 바쳐 나라 구한 老兵들에 합당한 예우를”

◇ 20살 나이에 만난 전쟁의 참상“목숨 바쳐 나라 구한 참전 군인들을 잘 예우해줬으면 좋겠어.”6·25 참전용사 이규석(92)옹.구순을 넘긴 나이임에도 그의 눈빛은 여전히 예사롭지 않았다. 이봉창·윤봉길 의사가 청춘과 애국의 열정으로 의거를 일으켰던 1932년에 경북 성주에서 태어난 이옹. 그는 어머니를 15살 때 잃었다. 장남이었기에 일찍 철이 들었고 4명의 동생과 아버지를 봉양하기 위해 열여덟 살 이른 나이에 결혼했다. 아내는 한 살이 적었다.살림은 아내에게 맡기고 농사일을 시작했다. 막내 동생이 당시 5살. 이규석 옹을 제외한 나머지 형제들은 마땅히 할 일이 없었다. 그랬기에 동생들은 대구, 김천, 대전, 천안으로 흩어졌다.이옹이 성주에서 성실하게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던 즈음, 전쟁이 터졌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의 나이 20살 때였다. 전쟁이 났다고 했지만 실상 체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 새 인민군들은 노도와 같이 몰려왔다. 서울을 넘어 부산과 경상도 동해안, 대구, 경주, 영천을 제외한 모든 지역을 점령했다.이규석 옹은 다른 이들과 함께 잠시 피난을 떠나야 했다. 그해 8월 북한군은 대구까지 내려왔다. 하지만 낙동강 전선에서 국군과 미군의 강력한 저항으로 전투는 교착 상태에 빠졌다. 전세가 뒤바뀐 건 1950년 9월 13일 인천상륙작전 이후였다. 서울을 수복하고 두만강까지 국군과 유엔군은 북한군을 몰아붙였다. 하지만, 중화인민공화국의 참전으로 1·4후퇴가 일어났고 이후 지금의 휴전선 부근에서 소규모 전투가 끊임없이 전개됐다.1951년 7월 휴전회담이 개시됐지만 해를 넘긴 1952년 8월까지 능선을 중심으로 여전히 전투에 의한 퇴각과 탈환이 무한 반복됐다.이규석 옹이 한국전에 징집된 것은 이 무렵이었다.“당시엔 날짜를 서기가 아니라 단기로 계산했지. 단기 4286년(서기 1952년) 8월 12일, 스물 둘에 징집을 당해 제주도로 입대했어. 전쟁 중에 군대를 가야한다는 건 지금 생각하면 두려운 일이었지만, 당시엔 어째선지 무섭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어. 다른 사람들도 다하는데 나라고 못할 게 없다고 스스로를 격려했지.”다만 남아있는 가족들을 생각하니 슬픈 마음이 들었다. 이옹은 아직도 자신이 소속된 1연대 17중대 3소대를 기억한다. 입대 이후 임시 훈련을 마치고, 그 해 12월 제주도에서 배에 올라 속초로 갔다.“배를 타고 가는 중에 폭풍우를 만났어. 비바람이 너무 거세서 배 안에서 닷새 동안 꼼짝도 못하고 고생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해. 그렇게 속초에 도착하니 우리 중 반 정도는 다 널브러져서 일어나지도 못했지.”국군 지휘부는 기진맥진해 병력으로 쓸 수 있을지조차 판단이 어려운 젊은이들을 모아 다시 강원도 양구로 이동시켰다. ◇ 통신병 근무하며 유골 수습하기도당시 연병장에서 다다르니 대졸, 대퇴, 고졸, 고퇴, 중졸, 중퇴, 소(소학교·초등학교)졸, 무학 순으로 쭉 불러가며 구분해 20사단을 창설했다. 이옹은 학교를 다녀보지도 못해 소졸, 무학을 부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61연대 3대대에 배치가 됐다. 중대 배치를 받고 특기를 정할 때도 어디에 줄을 서야할 지 망설였다. 끝까지 가만히 있었던 그는 본부중대 통신병으로 뽑혔다.“통신병이 뭐하는 건지도 모르고 근무를 시작했어. 하다 보니 전투 중에 가설을 하거나 무전을 연결하러 참호를 왔다 갔다 하는 역할이더군. 그러다보니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가 흔했어.” 전투병들은 초소에서 싸우거나 돌격하지만, 통신병들은 지역을 막론하고 전선이 끊어졌다하면 그곳이 어디든 뛰어가 수리하면서 이동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널브러진 전우의 시신도 수없이 봤다. 시신은 장소를 기억해 두었다가 전투가 잦아들면 수습, 유골은 화장을 해 유골함에 담아 유족들에게 보냈다. 전방에서는 국군과 북한군 할 것 없이 너무 많이 죽었기 때문에 시체를 한 구씩 제대로 수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전투 중 확인된 아군들의 시신을 수습, 한꺼번에 화장을 했다. 1개 중대 135명이 전투에 투입되면 살아나오는 게 겨우 40~50명 정도 뿐이다 보니 어쩔 수가 없었다. 전사통지서와 함께 유골함을 보낼 때는 공동으로 화장한 유골을 조금씩 나눠 담아 이름을 붙여 보냈다. 그 일도 워낙 죽어나가는 병사가 많아 결코 쉽지 않았다. “고향에서 같이 입대한 사람이 있었는데 사단은 같았지만, 연대가 달라 교류가 없었어. 그 사람이 죽었다고 고향에서 집안 어른이 나를 찾아왔더군. 통지서를 받았는데 어떻게 된 건지 소식을 듣고 싶어 찾아왔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입대 이후엔 부대가 달라 왜 죽었는지, 어떻게 생활했는지 알 도리가 없습니다. 전사자도 수천 명이나 되어 누가 어떻게 죽었는지 내가 다 알 수가 없습니다’라고 말씀드렸지. 그랬더니 ‘아이고~ 아이고~’라며 슬퍼하며 무거운 발걸음으로 돌아가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해.”◇포탄이 떨어진 곳서 구사일생전쟁터는 삶과 죽음이 늘 교차하는 곳이었다. 오성산을 두고 서로 뺏기지 않기 위해 남과 북이 치열하게 전투를 치렀다. 당시 북한군은 높은 고지를 점령한 상태였고, 국군은 오성산을 빼앗기 위해 수천 명이 참호 안에서 위장생활을 하면서 지냈다. 이런 상황에서 어느 날 밤에 적의 포탄이 비 오듯 쏟아졌다. 참호가 무너졌고 옆에 있던 전우들은 팔다리가 찢겨져 나가면서 목숨을 잃었다.“운명이란 참 모를 일이야. 함께 있던 사람은 죽었는데 산 이도 있으니까. 난 그때 산 뒤쪽에 있는 참호 구석에 있었는데 용케도 파편 피해를 입지 않아 살았고, 황해도에서 온 동기는 볼일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통로에 바짝 엎드렸기에 살았어. 부상자들은 육군병원으로 이송됐지.” 한참 후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때 중대원 11명 중 9명이 죽고 2명만 살아남았다. 후송열차를 타고 대전쯤을 지나고 있는데 이승만 대통령이 근처에 온다는 소식이 있었다. 민간인들은 ‘휴전 반대’를 외치며 현수막을 걸고 야단이었다. “휴전 반대를 외치는 사람들을 보면서 화가 났어. ‘이놈들아, 전방에서 사람 죽는 줄 모르고 여기서 휴전에 반대해? 그러면 안 돼. 너희들이 전선에서 하룻밤만 견뎌봐라. 전쟁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될 거야’라고 마음속으로 말했지. 삶과 죽음이 순간순간 바뀌는 비정한 전장을 그들은 모르는 것 같았어. 제대하고 성주에 있는 집에 돌아와 보니 가족은 하나도 없고 아내 혼자 살고 있었어. 그래서 흩어져 있던 가족들을 내가 전부 한 군데 다 모았지. 가진 것 없지만 흩어지지 말고 살자고 했지. 이후 동생들을 다 결혼시키고 나도 아들 하나, 딸 하나를 낳았는데 어려운 형편에도 모두 대학까지 보냈어.”전쟁 이후 한국 사회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치며 또 긴 세월을 보냈다. 시간이 흐를수록 6·25전쟁도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멀어지고 있다. 돌아보면 한국전쟁은 이규석 옹 삶의 뿌리를 바꾼 화인(火印)이었다. 이 옹은 아직도 간혹 6·25 전투 꿈을 꾸곤 한다. 평생 짊어져 온 멍에다. 이 옹은 참전 용사들을 대하는 그간의 정부 시책에 아쉬움을 내비쳤다. 특히 전장에서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킨 행위가 행정서류 하나만도 못하다는 생각이 들 때면 허탈해지기도 한다고 했다.“전방에 가서 전투에 참여했던 사람 중 지금 남아있는 이들은 아마 전체의 3분의 1도 되지 않을 거야. 그 생존자 중 지금 속상한 경우가 많아. 목숨 바쳐 나라를 지켰는데 증명이 되지 않는다고 훈장도 하나 받지 못했다는 것이지. 생각해보라고. 전쟁터에도 안 가보고 후방에 있던 사람도 무슨 훈장 받고 그러는데, 정작 전투 현장을 치열하게 겪은 사람들은 증명이 어렵다는 이유로 되지 않으니 속상하는 거지. 기록증이 있는데도 병무청에 가면 전쟁 당시 상황이 전산 상에서 누락돼 안된다고 한데. 힘든 일이긴 하겠지만, 정부가 이제 삶이 얼마 남지 않은 참전 전투 용사들을 전수 조사해서 명예를 좀 찾아줬으면 해. 조국과 국가를 위해 이 한 몸 불살랐다고 자랑 하고 이 세상 하직 할 수 있도록 말야” ◇ “참전했던 사람들에 대한 예우를 원해요”시간이 흘러 이 옹의 아들과 손자까지도 군대를 거쳤다. 이 옹은 간혹 자녀들에게 “너는 군대생활을 어떻게 했노”라고 묻는다. 그러면 한결같이 “고생 신나게 했다”라는 답변을 내놓는다. 이 옹은 그런 그들에게 “너희들 군대생활은 학교 댕기는 거랑 마찬가지다. 너네는 행복한 인생들이야”라며 웃는다고 했다.어떤 이에게는 인생을 뒤흔든 참혹하고 충격적인 체험이었지만, 전쟁을 영화나 책을 통해 간접 경험한 이들에겐 이 옹의 하소연이 그저 재미없는 옛이야기로 들릴지 모른다.“우리 세대는 전쟁을 겪으며 고통 받았어. 이제 그 사람들이 내 또래들밖에 없어. 젊은이들은 전쟁을 겪지 않았지. 그런 전쟁 없는 세상을 만들어준 윗세대에게 고마운 마음이 있다면 잘 모셔야 한다고 말하고 싶어. 하지만, 요즘 시대에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 싶기도 해. 한때는 통일에 대한 열망도 있었지만 여동생에 딸까지 동원해 체제를 유지하려는 북한 모습을 보면 과연 통일이 이루어질까 의문이 들기도 해”전쟁이 지나간 지 벌써 74년.이제 당시 태어난 사람조차 황혼으로 저무는 나이가 됐다. 그 새 한국은 인구 5000만 이상 국가 중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잘사는 나라 반열에 올랐다. 누군가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길이었고 결과다. 그래서일까. 이규석 옹은 지금 젊은이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라는 것이었다. 그건 우리가 일제강점기를 지금도 기억하고 일제의 만행을 규탄하는 것과도 맥이 닿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한국전쟁 당시 참화를 잊지 말라는 것도 담겨 있을 터다. 이제는 노병으로 늙어버린 참전용사들. 우리가 그분들에게 예우를 갖춰야 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분들의 그 숭고한 희생 덕분에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 있으니까. /안병욱기자 eric4004@kbmaeil.com

2024-06-24

경북과 전남, 서울서 전국민 화합의 손 맞잡아

경북도와 전남도가 문화와 예술로 서로 소통하고 화합해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지방시대를 이끌어가는 영호남 화합 대축전을 펼친다. 24일부터 26일까지 서울 광화문에서 ‘영·호남의 힘으로 모두 함께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 아래 ‘2024 영·호남 상생협력 화합대축전’이 열린다.올해 3년째 열리는 대축전은 평소 남다른 우애와 협력관계를 다져온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함께 제안해 시작됐다. 특히 올해는 대한민국의 중심 광화문에서 개최해 영·호남을 넘어 모두가 함께하는 전 국민 화합 대축전으로 진행된다.광화문 특설무대에서는 첫날인 24일 호남 청소년 댄스 경연 대회 본선과 개막식을 시작으로 25일 영·호남 힐링 버스킹, 상생콘서트, 26일 영·호남 힐링 버스킹 공연이 개최된다. 놀이마당에서는 영·호남 청년작가 ART展과, 관광홍보라운지(경북관, 전남관), 조형물 미디어 큐브, 숏폼 공모전 입상작 전시가 열리고, 육조거리에서는 영호남 농수특산품 판매전인 新화개장터가 열린다.개막식에 앞서 ‘영·호남 청소년 댄스 경연 대회 본선’에서는 예선전을 거쳐 올라온 영호남 청소년댄스팀(6팀)의 본격적인 끼 경쟁이 펼쳐졌다. 경연대회 우승팀은 프로댄스팀(LJ)과 콜라보 퍼포먼스로 주제공연에 참여한다.또한, 뮤지컬 형식의 주제공연에는 2인조 그룹 가수 노라조, 홍지민과 10여 명의 뮤지컬배우, 영호남 100인 합창단이 출연하고, 영·호남 지역의 세대별 인터뷰 영상, 지방에서 미래를 위해 도전하는 청년들의 모습을 영상 및 영·호남 100인 합창단이 부르는 ‘모두 함께 행복하게’라는 주제곡으로 대망의 피날레를 장식하게 된다.이 외에도 영호남 상생협력 발전 방안을 위한 동서미래포럼이 서울 코리아나 호텔에서 개최되고 재경 시·도민회를 비롯해 문화원연합회, 향교재단 등 유림단체, 여성단체협의회, 농협중앙회 경북본부, 경북개발공사 등 여러 분야에 걸쳐 활발한 교류도 추진된다.이철우 지사는 “영·호남 상생협력 화합 대축전을 통해 경북과 전남, 지방과 수도권이 상호 소통하고 화합하며 지방이 잘살게 되는 완전한 지방시대를 함께 열어 가자”고 강조했다./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06-24

동성로, 젊은이들의 열기로 가득 찬다

"대구 동성로 데이트, ‘청년버스킹-오픈캠퍼스’와 함께 즐겨요"오는 27일부터 11월 9일까지 매주 목요일~토요일 대구 동성로에서 대구·경북 10개 대학 동아리 30개팀이 ‘청년버스킹-오픈캠퍼스’를 연다.‘2024 동성로 청년버스킹’은 청년 중심의 공연을 통해 침체된 동성로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동성로 르네상스 프로젝트’ 중 문화관광 분야 핵심으로 추진하는 사업으로, 지난 4월 19일부터 현재까지 전국 청년예술가 50팀의 마술, 인디음악, 클래식 등 총 60회 공연 중 25회 펼쳐졌으며,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오픈캠퍼스’는 지역의 대학 동아리와 연계한 공연으로 음악·댄스 동아리 등 30팀이 10회 참여하는 프로그램이다.상반기는 27일부터 7월5일까지 도심캠퍼스에 선정된 △경북대학교 △계명대학교 △대구대학교 △대구가톨릭대학교 △계명문화대학교 등이 참여한다.오후 7시에 시민참여 프로그램인 ‘오픈마이크’ 1시간 공연 후 오후 8시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각 대학의 3개 동아리팀이 댄스·밴드·보컬 등 젊은 열기가 가득한 버스킹을 선보인다.9월 5일부터 13일까지 펼쳐지는 하반기 공연에는 △영남대학교 △대구교육대학교 △보건대학교 △경일대학교 △대경대학교 등이 참여한다.배정식 대구광역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매주 열리는 버스킹 공연으로 동성로에 점점 활기가 더해지고 있다”며 “오픈캠퍼스 무대를 통해 지역 대학생들이 마음껏 젊음과 끼를 발산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곤영기자lgy1964@kbmaeil.com

2024-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