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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포항시·한동대, 지역사회 동반성장 플랫폼 개원

지역사회와 대학의 동반 성장을 위한 ‘환동해 지역혁신원 제1캠퍼스 파랑뜰’이 개원했다. 한동대는 16일 지역밀착형 상생공간 ‘환동해 지역혁신원 제1캠퍼스 파랑뜰’을 개원하고 개원식을 개최했다.이날 개원식에는 이강덕 포항시장을 비롯한 김일만 포항시의회 의장, 지역 시의원, 지역대학 총장, 대학생, 지역주민 등이 참석했다. ‘파랑뜰’이라는 명칭은 동해바다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무한한 상상력을 자유롭게 펼쳐가는 공간을 의미한다. 환동해 지역혁신원은 포항시와 지역대학이 당면한 문제를 학생 주도로 자유롭게 해결하고 지역민들이 언제든 방문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된다. 장량동에 있는 제1캠퍼스는 건축면적 495㎡의 3층 건물로 △지역민과 학생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식 공간 △대여 가능한 소그룹 회의실 △다목적 교육실을 갖춘 복합 문화공간으로 구성돼 있다.또 이날 행사에서 시는 한동대, 포항공대, 포항대, 선린대, 위덕대, 신경주대와 ‘지역과 대학의 상생을 통한 지속가능한 번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역사회 문제해결과 상호 협력을 약속했다.지역 밀착형 상생 공간으로 문을 연 환동해 지역혁신원은 ‘제1캠퍼스’를 시작으로 올해 10월 남구 지역에 ‘제2캠퍼스’를 개원할 예정이다.최도성 한동대 총장은 “이번 개원을 계기로 한동대가 지역사회 및 지역 산업과 연계 발전하는 특성화 대학으로 거듭나 지역혁신을 선도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4-07-16

‘마이스 산업 중심’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 내일 착공

“제철보국의 기적을 일으킨 경북 제1의 도시 포항이 이제 국제전시컨벤션센터를 건립, 세계적 환동해 산업관광도시로 한발 더 나아갑니다. 포항은 지역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글로벌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국제회의 ·전시회) 산업의 중심 도시로 새롭게 도약합니다.”포항의 품격과 경쟁력, 브랜드 이미지를 한층 높여줄 포항시의 오랜 숙원사업인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POEX·포엑스)가 오는 18일 착공된다. 관련기사 14면포항시에 따르면 18일 오후 5시 30분 포항시 북구 장성동 1287번지 일원 (구 캠프 리비) 포엑스 건립 부지에서 이강덕 포항시장과 지역 국회의원, 산자부 장관, 도·시의원, 공사 관계자, 시민 등 2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착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간다.옛 미군 기지(캠프 리비) 2만6880㎡ 반환부지에 세워질 포엑스 건립에는 총사업비 2166억이 투입된다. 오는 2026년까지 1단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포엑스는 연면적 6만3818㎡, 전시면적 7183㎡ 공간에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다. 컨벤션홀, 중·소회의실, 주차장, 2개의 키 테넌트(key tenant·핵심점포)를 비롯해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추고 포항의 도시 가치를 한층 높이고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특히 비슷한 규모로 추진되는 2단계 시설에는 오디토리움, 다목적 홀, 숙박·상업·레저시설이 자리하며, 2단계 확장까지 완료되면 부산 벡스코(BEXCO)에 버금가는 규모를 갖춰 우리나라에서 다섯 손가락에 꼽히는 컨벤션센터로 우뚝 서게 된다.포엑스는 우선 특화 신산업 중심 국제규모 융·복합 전시행사와 글로벌 어젠다를 선도할 대규모 국제회의 개발 및 유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영일만관광특구 지정으로 연간 700만 관광객이 찾는 해양관광의 메카로 자리 잡은 만큼 이 같은 특성을 살려 해양레저와 쇼핑, 숙박과 연계한 국제행사 개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포엑스 일대를 ‘국제회의 복합지구’로 지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포엑스는 포항시가 설립 추진 4년 만에 이번에 착공하는 것으로 그동안 세계 수준의 산·학·연 기반을 갖춰 매년 200차례 이상 국내외 행사가 열렸지만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전문 전시 컨벤션 시설이 없었다.포항시 관계자는 “포엑스 건립이 본격화되면 각종 회의·전시산업의 활성화 뿐 아니라 세계유니버시아드대회 같은 국제행사 유치에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라면서 “특히 이차전지 등 지역 주력산업 및 신성장 산업 중심의 특화된 국제규모 전시회 등과 연계해 우리 포항이 환동해권 관광 거점 도시로 발전해 도시의 브랜드를 새롭게 높여갈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7-16

동해 석유·가스 탐사 첫 시추지 ‘대왕고래’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개발을 위한 첫 탐사시추 장소가 ‘대왕고래’로 낙점됐다. 16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최근 기술적 평가와 전문가들의 검증을 거쳐 첫 탐사시추 장소를 선정했다. 또 산업통상자원부의 시추 승인을 준비 중이다.앞서 석유공사는 액트지오사의 자문 등을 참고해 동해 8광구와 6-1광구 일대에서 모두 7개의 유망구조를 발견했다. 물리탐사 단계에서 탄성파 분석을 통해 도출되는 유망구조는 석유와 가스가 묻혀 있을 가능성이 큰 지형을 말한다. 그간 유망구조에 ‘대왕고래’, ‘오징어’, ‘명태’ 등 해양 생물의 이름을 각각 붙여 관리해 왔다.이번 첫 탐사시추 대상으로 선정된 대왕고래는 영일만 앞바다 일대로 석유·가스 매장량이 가장 많을 것으로 추정돼 지구상 가장 큰 생물의 이름이 붙었다. 대왕고래는 8광구와 6-1광구 북부에 걸쳐 동서 방향으로 길게 형성된 곳이다.1차 탐사시추는 해수면 수㎞ 아래 해저로 시추공을 뚫어 석유·가스 부존 여부와 상태를 확인한다. 1차 시추로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개발의 향배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정부와 석유공사는 첫 후보지로 선정 작업을 마무리하는 대로 오는 12월 첫 탐사 시추 작업이 착수할 수 있도록 배후 항만 마련과 시추선 현장 배치 등 실무 작업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계획대로 1차 시추가 진행된다면 시추로 획득한 자료분석이 통상 3개월 가량 걸리는 만큼 내년 상반기에는 1차 시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석유공사는 유망구조 1곳의 개발 성공 가능성을 약 20%로 보고 향후 수 년에 걸쳐 5000억원 이상을 투입해 5곳을 시추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예산 주도권을 쥔 야당이 ‘정보 공개 부족’을 비판하는 상황에서 국회의 내년 탐사 예산 협조가 불투명한 실정. 우선 산업부와 석유공사는 첫 탐사시추를 위한 착수금 성격의 예산 약 120억원을 확보했다.정부는 해외 기업의 투자 유치에 앞서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사이닝 보너스’, ‘생산 보너스’도입 여부를 포함한 해저자원 투자 유치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사이닝 보너스’는 탐사에서 생산 단계로 넘어가는 계약서가 작성될 때 개발업체가 석유·가스 생산량에 연동돼 부담하는 조광료와 별도로 해당국 정부에 일시금 형태로 내는 인센티브다. ‘생산 보너스’는 유전이나 가스전의 생산량이 일정 수준을 넘어갈 때 개발업체가 추가로 해당국 정부에 일시금으로 주는 인센티브다.아울러 석유공사는 자체 분석 데이터를 개방해 유망성을 검증하게 하는 해외 메이저 기업 대상 ‘로드쇼’를 진행 중이다. 엑손모빌이 지난 5월 탐사 자료를 일부 열람했고 이달 들어 추가 해외 업체들도 순차적으로 진행된다.정부 고위관계자는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사업의 유망성을 보여주고 사업 관심을 끌어내는 단계다”고 말했다./황인무수습기자 him7942@kbmaeil.com

2024-07-16

고물가에 힘겨운 서민경제

서민경제가 어렵다. 다음 달은 주택용 도시가스 요금의 인상이 예고되어 있고 기름값, 교통비, 전기료까지 인상은 불가피해 보인다. 가스 요금은 여름을 지나 사용량이 많아지는 겨울철에는 난방비 폭탄으로 서민경제 부담이 될 거라는 전망이다. 공공요금의 인상이 실질 소득이 줄어드는 서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경제학 용어에 왝플레이션이라는 말이 있다. wage(월급)와 inflation(인플레이션)의 합성어로 월급 대비 물가상승률이 너무 높아서 실질 소득이 감소하는 현상을 뜻한다. 이처럼 고물가 현상이 이어지는 지금의 상황은 왝플레이션이라 할 수 있는데 서민들의 삶이 점점 더 팍팍해지고 있는 것이다.지난 5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고물가와 소비’에 대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4월까지 소비자 물가 누적 환산 상승률이 12.8%, 연간 기준으로 3.8%로 집계됐다. 이는 연간 환산율이 1.4%였던 2010년대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이는 소비자 물가가 5.1%나 올랐던 2022년의 상황이 지난해까지 이어지면서 여전히 서민경제를 힘들게 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고물가 현상은 당연히 소비도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 또 가계의 실질 소득은 1년 전보다 1.6%로 감소했다. 이는 2006년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감소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보유하고 있던 여윳돈도 계속 줄고 있다. 처분가능소득이 줄면서 지난해 인기였던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자금 대출을 받은 가계에서는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고 고금리에 이자 부담까지 커지고 있고 고물가로 실질 소득이 줄자 직장인 16.9%는 본업 외에 부업을 1개 이상 하는 ‘N잡러’ 생활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대구와 경북의 서민경제도 1년 전과 비교해 더 나빠졌다. 동북지방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4년 1분기 대구·경북지역 경제 동향’에 따르면 일자리는 줄고 실업자 수도 10만 명 가까이 늘었다. 반면 소비자 물가는 상승했다. 대구의 소비자 물가는 2.7%, 경북은 3.0%로 상승했고 모든 품목에서 올랐다. 교통이 가장 오름폭이 컸고 식료품과 비주류 음료, 음식, 숙박 순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밥상 물가를 중심으로 생필품 가격이 크게 올라 서민경제의 고통은 더 커지고 있다.경북은 도내의 소상공인 사업체가 36만7000개로 경북 전체 기업의 36%를 차지하고 있다. 종사자는 42만9000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55%를 차지하는 등 서민경제의 핵심 주체이지만 전체 소상공인 61.6%가 매출액 1억원 미만으로 고물가가 계속될수록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포항시 북구 양덕에서 10년째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운영하는 정 모(54) 씨는 “요즘 날씨가 덥고 습하지만 손님이 몰리는 시간에만 에어컨을 최대한 사용하고 대신에 선풍기를 많이 돌리고 있다. 계란값도 많이 오르고 장마철 채소가격도 올라 장사하기 점점 힘들어지는데 최근 배달 수수료와 최저 임금까지 올라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대학생 박 모(22·포항시 북구 장성동) 씨는 “포항에 내려와 방학 동안 알바를 하는데 대부분의 음식점들이 바쁜 점심시간 2시간 동안만 사람을 구하는 곳이 많아졌다. 예전과는 다르게 서민경제가 안 좋다는 걸 실감한다”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7-16

포토 포항 아트페어 2024

사진 전시회가 특이한 공간에서 열린다. 포항시 남구 해도동 형산교차로 부근에 자리한 ‘형산장여관’이 그곳이다. 지도에 온천을 표시하는 기호가 붙은 오래된 건물에 노란 플래카드가 나부꼈다. ‘포토 포항 아트페어 2024’, 이 전시는 갤러리 포항을 운영하는 사진가 연구모임 ‘공간너머’에서 지역 간의 교류가 예술사진 시장의 확장성을 가진다는 주제로 준비한 전시회다. 7월 6일에 오픈했고, 7월 28일까지 ‘갤러리ART436’과 ‘갤러리포항’ 두 곳에서 함께 전시한다.갤러리ART436은 낡아서 사용하지 않던 여관을 리모델링 해서 2층부터는 여러 작가의 작업공간으로 임대하고, 1층은 전시 공간과 카페로 운영한다. 카페436은 지난 6월에 문을 열어 조용하던 갤러리에 많은 손님이 찾아오게 만들었다. 커피도 마시고 사진과 그림도 보며 문화예술까지 즐겨 꿩 먹고 알 먹는 격이다.커피 한 잔 받아 들고 작품을 감상했다. 작품 옆에 제목이 있어 자세히 들여다보니 작은 명함 같은 종이에 많은 정보가 들어 있었다. 작가 이름과 제목이 보이고 그 사진을 언제 찍었는지 몇 년 몇 월을 표시했다. 그 밑의 줄에 사진 출력한 방법, 어디에 출력했는지 소재를 알려준다. 그 밑의 줄에 작품의 크기가 적혔고, 사진의 특성상 작품을 몇 장까지 인쇄할 것인지, 그중에 몇 번째 작품인지 밝혔다. 그 옆에 찍은 날짜와 인쇄한 날짜가 함께 적혔고 아트페어라 작품의 가격을 적었다. 마지막으로 소장자의 이름이 보였다. 작은 명함에 이렇게 많은 정보가 들어있다는 설명을 듣고 보니 작품이 더 눈에 들어왔다.이번 전시는 부산(SPACE.FOFO), 울산(가기갤러리), 진주(숨), 포항(갤러리포항) 네 지역에서 45명의 작가 본인의 작품과 소장품 100여 점을 모았다. 포토아트페어는 동시대 사진 작품을 전시하고 거래하는 장소로, 사진 예술가와 컬렉터, 갤러리와 관람객이 만나는 공간을 만든다. 이 기회에 관람객은 착한 가격으로 예술 사진 작품을 소장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본다.이번 전시는 공간너머 최흥태 대표의 기획이다. 공간너머는 2022년 2월에 개관전을 했고, ‘다름의 파동’ 등의 제목으로 전시를 이어오고 있다. 2024년 9월에 ‘화상’이라는 제목으로 울진 문화회관에서 전시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글로 참여하는 분들과 공동 작업이다. 울진에 화재가 났던 그해부터 3년 동안 매년 찾아가 현장의 변화를 사진으로 기록했다고 한다.최흥태 대표는 전시기획의 목표가 신인 작가를 발굴하고, 다른 지역 사진작가들과 교류를 통해 포항지역을 알리는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동안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다양한 책 읽기와 서울을 포함한 여러 지역의 전시회를 찾아보았다고 한다. 포항에 살고 있으니 포항지역 특히 죽도시장과 송도해수욕장, 초곡리 나환자촌 세 곳을 많이 찍었다고 한다.이번 전시 기간에 7월 27일 오후 3시에 세미나와 더불어 작품 경매를 한다. 이상일 사진작가의 강의와 지역 사진작가들과 함께하는 포럼 형식으로 열린다니 사진에 대한 여러 방면의 소식을 접할 기회이다. 또 각 지역 리더들에게 부탁해서 10점의 사진을 후원받아 경매를 진행하니 좋은 가격에 좋은 작품을 소장할 기회이다./김순희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7-16

아이와 함께 경주 통일전을 산책하다

차가 통일전 근처로 들어서자 여름비에 초록이 한층 더 힘을 내고 있다. 은행나무 단풍이 한창일 땐 근처에 발도 못 들이는 곳이다. 입구에 들어서자 해설사분들이 반갑게 맞아주신다. 동행한 아들을 보시며 어린아이 방문은 드물어 더 반갑다 하셨다. 예상치 못한 격한 환영에 아이도 기분이 좋아 보였다. 느린 걸음으로 둘러보길 원했던 터라 해설은 거절하고 천천히 발을 옮겼다. 티끌 하나 없이 잘 관리되고 있는 느낌이었다. 우측 연못엔 수련이 만개해 있었다. 화랑정을 지나 한 바퀴 돌아보았다. 화려한 꽃들이 많은 계절이나 수련은 더운 여름의 특별한 묘미다.특히 노란색 수련잎은 빛을 품고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연 구경에 빠져 본래 목적을 잃고 있을 때 한 무리의 관광객들이 들어섰다. 무명용사비를 지나 중간 중간 기념사진을 찍어가며 높은 계단을 올라갔다. 한참을 뒤처져 그친 비에 접은 우산을 지팡이 삼아 계단을 오르니 영정 그림이 눈에 들어온다. 문무대왕, 태종무열왕, 흥무대왕으로도 불리는 김유신 장군의 영정들이다. 모두 김기창 화백의 그림이다.‘바보 산수’, ‘세종대왕 어진’ 등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한국 미술사에 끼친 영향이 크지만 1940년대 친일 행적으로 ‘친일인명사전’에 올라있다.건물 화랑에는 기록화 17점이 걸려있다. 오승우, 오원배, 박비오, 정창섭, 김태 등 당대 유명화가들이 그린 기록화들이다. 1세대 서양화가 오지호의 아들로도 잘 알려진 호남 대표 원로화가 오승우 작가의 작품이 10점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기록화는 적게는 100호, 최대 500호짜리 김태 작가의 작품 등 대작이 주를 이룬다. 100호는 물론이거니와 500호 크기의 작품은 여느 작가에게도 쉽지 않은 대작 중 대작이다.그리고 기록화는 당시 시대 상황을 표현하기에 그 시대의 의복이나 장신구 등에 대한 고증이 필요해 쉽지 않은 작업이다. 자연광과 비바람을 그대로 견뎌내고 있는 작품들을 보니 건물을 지을 당시 기록화의 보존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되지 않은 듯하다. 애초에 캔버스에 그려진 유화 작품이 야외나 마찬가지인 회랑에 전시되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당시의 전시 목적은 달성했을지 모르나 지금에 이르러서는 달리 보존 관리되어야 한다.박물관에 모셔진 백자나 유물들도 예전엔 일상생활에 즐겨 쓰인 물건 중 하나였을 것이다. 건물 내 왕들의 영정 대비 회랑의 기록화들은 균열이 눈에 띄었다. 참여 작가 중 오원배 작가를 제외하고 모두 작고하신 상태다. 그림은 재생산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 사후관리가 필요하다. 안타까움과는 별개로 잘 그려진 그림들을 보며 역사에 대해 아이와 이야기하기엔 좋았다.천관과 김유신 장군 이야기가 그려진 그림 앞에서 여기가 할머니 밭일지도 모른다고 하자 아이는 신기한 듯 놀란 눈으로 쳐다봤다. 먼 옛날이야기로만 느껴지던 역사가 현실로 와닿는 순간이었을 것이다. 그림들을 뒤로하고 회랑 양 끝에 마련된 쉼터에 신발을 벗고 올라 내려다본 풍경은 더없이 아름답다. 경치에 반한 건지 먼저 도착한 단체의 사람들도 한참을 머무르고 있었다.오른 만큼 많은 계단을 다시 내려 한 번 더 수련을 감상하고 밖으로 나왔다./박선유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7-16

초복날 오리고기 회식한 60∼70대 3명 중태…식중독과 함께 범죄 가능성 수사

초복을 맞아 음식을 함께 나눠 먹은 봉화군 60~70대 주민 3명이 의식을 잃는 등 중태에 빠졌다.16일 경북소방본부와 봉화군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낮 12시께 봉화군 봉화읍 한 경로당 회원 41명이 마을 내 식당에 모여 오리고기를 나눠 먹은 뒤 이날 오후 1시∼3시께 주민 3명이 심정지나 의식이 저하되는 등 위독한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다.이들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상태가 일부 나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위중한 것으로 전해졌다.봉화군은 환자들 몸에서 샘플을 채취해 경북도보건환경연구원에 식중독균 감염 여부 등에 대한 검사를 의뢰했다.진상 조사 결과 의식을 잃은 주민 3명은 이날 같은 테이블에서 식사한 것으로 확인됐다.봉화군은 피해 어르신 3명은 같은 테이블에서 함께 식사했고, 같은 테이블에서 식사한 사람이 2∼3명 더 있었으나 이들은 피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군은 이어 ”쓰러진 어르신들이 식사를 마친 뒤 추가로 다른 음식 등은 먹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이들이 다른 질환 등을 앓고 있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사건 당일 주민들은 테이블에 있는 오리고기를 각자 덜어서 먹는 방식으로 식사했다.식사 뒤 60대 1명과 70대 1명은 식당 근처 노인복지관으로 옮겨 탁구를 치다가 쓰러졌다. 나머지 70대 1명은 경로당으로 이동했다가 쓰러졌다.봉화경찰서 관계자는 “아직 범죄 피해 정황은 나오지 않아 식중독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보건당국과 자료를 공유해 조사하고 있지만, 범죄 가능성 등도 배제하지 않고 다각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박종화기자 pjh4500@kbmaeil.com

2024-07-16

호우피해 특별재난지역 최대 2년간 세금 납기 연장

국세청은 호우 피해로 특별재난 지역으로 지정된 5개 지방자치단체의 납세자에게 세정 지원을 한다.대상 지역은 경북 영양군 입암면을 비롯해 충북 영동군, 충남 논산시·서천군, 전북 완주군 등이다.이들 지역의 납세자는 부가가치세·법인세·종합소득세 등의 납부 기한 연장을 신청하면 최대 2년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고지받은 국세도 최대 2년까지 납기를 연장할 수 있다.현재 체납액이 있다면 최대 2년까지 압류 혹은 압류 재산의 매각을 유예할 수도 있다. 세무조사 통보를 받은 경우 세무조사 연기·중지를 신청하면 국세청은 이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국세청은 납세자가 사망하거나 실종된 경우 직권으로 납부 기한 연장 등 세정 지원을 할 예정이다.집중호우 피해로 사업용 자산 등을 20% 이상 상실한 경우 재해 발생일로부터 3개월 이내 재해손실세액공제 신청서를 세무서에 제출하면 상실 비율에 따라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세정 지원은 우편이나 국세청 홈택스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국세청 관계자는 “특별재난지역이 아닌 지역이라도 호우피해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납세자에 대해 적극적으로 세정 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4-07-16

AI 근로감독관, 노동자 상담 돕는다

정부가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노동자들의 근로감독과 상담을 돕는다.“노인복지관에 일하다가 퇴사했는데 퇴직금을 못 받았다”라는 질문에 “귀하가 주장하는 퇴직금에 대한 산정내역서 또는 임금을 지급받은 통장거래내역, 임금명세서 등을 가지고 있느냐”고 대답하는 것은 근로감독관이나 노무사가 아닌,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답변이다.모든 근로 상담에 대해 일괄적으로 대답하는 것이 아닌 생성형 인공지능을 이용해 상담자의 사정에 맞춘 ‘맞춤형’ 상담을 해준다.고용노동부는 15일 국민의 노동법 질문에 답을 해주는 한편 진정서 작성 등을 도와주고, 근로감독관의 신속한 사건 처리를 돕는 ‘근로감독관 AI 지원시스템’이 개발된다고 밝혔다. 해당 시스템은 노동부의 신뢰성 테스트를 거쳐 오는 11월에 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근로감독관 AI 지원시스템은 근로감독이 신고사건과 근로감독을 더욱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게 한다. 또 시간의 제약 없이 24시간 동안 답변을 제공한다. 노동부는 이날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대회의실에서 대통령 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공지능 전문기업 마음AI와 함께 시스템 개발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해당 시스템이 상용화되면 퇴직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는 상담 웹사이트에서 AI와 상담하면서 자신이 받아야 할 퇴직금이 얼마인지 미리 확인할 수 있다. 이후 상담자가 진정을 원하면 AI와 상담한 내용을 진정서에 첨부할 수 있어 근로감독관과의 소통을 용의하게 한다.근로감독관이 사건을 처리하는 단계에서도 AI가 진술조서를 분석해 주장의 모순점을 찾아내거나 특정내용을 빠르게 검색해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권창준 노동부 노동개혁정책관은 “이를 시작으로 근로감독 행정 전반에 AI를 활용함으로써 근로감독의 실효성을 높이고 노동약자 보호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성지영 인턴기자 thepen02@kbmaeil.com

2024-07-15

‘사직’ 최후통첩에도 대구 전공의 요지부동

정부가 수련병원에 15일까지 전공의 복귀와 사직 여부 확정을 요청한 가운데 대구지역 전공의 복귀는 요지부동이다.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수련병원은 이날까지 전공의들의 사직 절차를 처리하고 병원별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인원을 확정해 오는 17일까지 보건복지부 장관 직속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의료계는 사직 전공의 대다수는 이날까지 복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미복귀 전공의들은 이날까지 의료 현장에 복귀하지 않을 시 최종 사직 처리될 전망이다.복지부에 따르면 전체 수련병원 211곳에서 출근 중인 전공의는 가운데 8.0% 수준으로 전체 1만3756명 중 1094명에 그친다.대구지역은 오후 5시 기준 사직서를 제출하고 의료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의 복귀 소식은 전무한 실정이다.대구지역 수련병원은 계명대 동산병원의 경우 전체 전공의 140명 중 현재 근무하는 전공의 수는 6명, 미 복귀자는 134명, 대구가톨릭병원 전공의 97명 중 현재 3명이 근무 중이고, 94명이 미복귀 상태다.파티마병원은 전체 전공의 72명 중 현재 10명이 근무 중이고, 의료현장을 떠난 62명은 복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경북대병원과 칠곡경북대병원, 영남대병원도 복귀 의사를 밝힌 전공의가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영남대병원은 이날 긴급회의를 열고, 전공의 사직 처리 여부를 유보하기로 결정했다.수련병원 한 관계자는 “의료계가 예상한대로 복귀 또는 사직 의사를 밝힌 전공의는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

2024-07-15

경북도, ASF 차단 특별방역대책 추진

경북도는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연달아 추가 발생하고 인접 시·군으로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 이어짐에 따라 15일 ASF차단을 위한 긴급 특별방역대책을 수립해 추진한다.경북도는 지난 2019년 9월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운영하면서 ASF 차단에 총력을 기울여 왔으나 올해 영덕(1월 15일) 양돈농가에서 ASF가 첫 발생한 이후, 영천(6월 15일), 안동(7월 2일), 예천(7월 6일) 등 총 4건이 발생했다.이에 경북도는 추가 발생 방지를 위해 야생 멧돼지 방역대 포함 빈도에 따른 차별적 농가 방역관리, 방역 의식 대전환을 위한 3단계 교육, 방역 인프라 재정비, 멧돼지 개체수 저감을 위한 멧돼지 포획 강화 등을 진행한다.특히, 야생멧돼지 ASF 방역대 내(10㎞) 농가에서 잇달아 ASF가 발생함에 따라 특별방역대책의 하나로 방역대 내 발생 위험도가 높은 농가에 대해 집중적으로 방역 실태를 점검한다.점검 결과 위반 농가에 대해서는 과태료 부과 및 2025년 보조사업 미지원 등 패널티를, 우수 농가에 대해서는 2025년 지원사업 우선 배정 등 인센티브를 제공해 자율적 농가 책임방역이 이뤄지도록 적극 유도·홍보한다.또한, 경북 양돈농가 협회에서는 자체적으로 ‘방역 결의문’을 발표, 농장 스스로 방역 기본 수칙을 준수해 ASF 추가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도내 전 농가에서 서명 결의 운동을 추진한다./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07-15

‘집중호우 피해’ 영양 입암면 특별재난지역 선포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집중호우로 피해가 컸던 지역 5곳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경북 1곳(영양군 입암면), 충북 1곳(영동), 충남 2곳(논산서천), 전북1곳 (완주) 등이다. 정부는 이번에 특별재난지역에 포함되지 않은 곳도 이달 말까지 조사를 벌여 요건을 충족할 경우 추가로 포함시킬 계획이다.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은 지자체가 부담해야 하는 복구비의 일부가 국비로 전환돼 재정 부담을 덜 수 있게 된다.해당 지역 주민은 재난지원금 지원과 공공요금 감면 등 간접적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일반 재난지역에 제공되는 상하수도 요금 감면 등 18가지 혜택 이외에도 건강보험·전기·통신·도시가스 요금·지방 난방요금 감면 등 12가지 혜택이 추가로 제공된다.윤 대통령은 “이번 주 장마전선이 다시 북상하면서 추가적인 피해가 우려되므로 피해지역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응급 복구, 피해조사 등을 실시하고, 다른 지역에서도 사전 대비 태세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행정안전부 등 관계기관에 당부했다.앞서 윤 대통령은 대통령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장마 관련 보고를 받으며 “제방과 배수시설 점검 등 집중호우 대응에 만전을 기하라”고 강조했다./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4-07-15

농작물 침수 피해 지원액 2배로 확대

최근 호우로 축구장 1만4000개 넓이의 농작물이 침수된 가운데 정부가 자연재해로 피해를 본 농민에 대한 지원 규모를 2배 정도 확대한다.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14일 농작·시설물 등 피해 복구비 단가를 현실에 맞게 ‘자연 재난복구 비용 산정기준’ 고시를 개정할 계획이다.농식품부는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해 이르면 이번 호우 피해부터 인상된 단가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복구 비용 지원 단가는 대파대(작물을 다시 심어야 하는 종자·묘목대 등 비용), 가축 입식비(소, 돼지, 닭 등 폐사해 어린 가축을 새로 들이는 비용), 농약대, 하우스 등 시중 가격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농식품부는 이번 고시 개정 통해 복구 비용 단가를 시중 가격에 가깝게 인상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비닐하우스나 축사 같은 시설 피해뿐 아니라 시설 내 설비와 농기계까지 확대해 신규 지원 항목에 포함할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더 많은 농가가 농작물재해보험을 통해 재해에 대응할 수 있게 대상 품목을 현재 73개에서 2027년까지 80개로 늘릴 계획이다.특히 사과 생산량이 30% 감소한 원인의 하나인 탄저병 피해도 농작물재해보험으로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현재 농작물재해보험은 벼(벼멸구·도열병 등 7종), 복숭아(세균구멍병 1종), 감자, 고추 등 4개 품목만 병충해를 보장받고 있다.농식품부 관계자는 “기후변화로 재해 피해의 빈도와 강도가 높아지는 것을 고려해 자연재난 복구비용 지원 기준을 개선하고 있다”며“농가의 예방으로 방제하기 어려운 자연재해성 병충해를 보상 받을 수 있도록 농작물재해보험 보상 대상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황인무 수습기자 him7942@kbmaeil.com

2024-07-14

인력부족 포항시, 6급이하 인사 난항

포항시의 인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포항시가 미뤄졌던 5급 인사를 지난 12일 단행하고, 후속 인사로 6급 이하 정기 인사를 앞두고 있지만 심각한 인력난으로 전보 인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14일 포항시에 따르면 7월 현재 포항시 공무원의 정원은 2305명이다. 이 중 육아휴직 144명, 질병 등 기타사유로 60명 등 모두 204명이 휴직 중이다.특히 지난 2019년부터 현재까지 의원면직한 시 직원은 모두 135명이며 이 중 ‘입사 5년 내 면직한 7급 이하 공무원’은 무려 101명에 이른다. 올해 상반기에만 명예퇴직과 정년퇴직으로 58명이 공직을 떠나기도 했다. 게다가 과중한 업무를 이유로 조기 퇴사하는 이들까지 늘고 있는 실정이다.게다가 이를 대체할 공무원이 적기에 충원되지 않으면서 인력 공백 문제가 장기화되고 있다.인력난에도 불구하고 포항시는 역점 추진 중인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오히려 부서를 확대 개편할 예정이다. 시는 지난 7월 1일 조직개편을 통해 본청의 29개 부서를 34개로 대폭 늘렸다.마이스산업과, 컨벤션건립과 등이 새롭게 신설되면서 인원 충원이 필요해졌다. 읍면동에서도 재난재해와 비상근무 등에 따른 인원 부족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일각에서는 시가 부족한 가용인원 속에서 인원을 재배치하는 것에 난항을 겪고 있어, 자칫 하반기 정기 전보 인사가 늦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시는 부족한 인원을 기간제 근로자 등으로 보충하고 있지만, 기존 직원을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포항시 관계자는 “업무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후속 인사를 조속하게 발표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가용인원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지만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도록 해 역점사업들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시라기자sira115@kbmaeil.com

2024-07-14

경북도 저출산 정책 경제적 지원만으로는 성공 보장 못해

경북도가 올해 저출생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다양한 정책을 통해 출생율을 끌어 올리는데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이 같은 정책들이 과연 출생율을 높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갖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경북도는 지난 2월 저출생과의 전쟁을 공식화하고, ‘경북이 주도하는 K-저출생 극복’ 기본구상을 발표했다. 주요 정책으로는 만남 주선, 출산·돌봄 주거지원, 일·생활 균형, 양성평등 6개 분야 100대 과제를 통해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빠르게 구축하고 일·생활 균형 인식 확산 등 결혼과 출산을 선택한 가정의 삶의 질을 보장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를 위한 예산은 1조2000억 원 규모다.문제는 경북도가 추진하는 저출생 대책이 큰 틀에서 지금까지 정부가 해왔던 정책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16년간 280조 원에 이르는 예산을 투입했음에도 출산율은 매년 역대 최저 기록을 세우고 있다.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전국 25~49세 남녀 약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분석 결과를 보면, 89.5%가 저출생 문제에 대해 심각하다고 인지하고 있지만 기존 저출생 정책에 대해서는 90.8%가 효과가 없다고 생각했다.여성계도 경북도의 이 같은 정책에 반발하고 있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은 지난 5월 성명서를 통해 “저출생 문제에 긴밀하게 대응하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우리 사회가 합계출산율 0.65명이라는 수치가 나타나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복잡하게 얽혀있다”고 밝혔다.예성계는 저출생의 원인으로 △OECD회원국 평균보다 연간 122시간 많은 노동시간 △결혼과 출생 비용 및 육아 비용 부담 △불평등한 가사노동 △노동시장에서의 여성 불이익 및 소득 불안정 등을 강조하면서 “경북이 내놓은 정책에서는 이런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여성계의 주장과는 별개로 △출산과 직업 유지의 어려움 △비싼 주택 가격 △청년 취업난 △육아복지 부족 △심각한 비교 문화와 젠더 갈등 △SNS 널리 퍼져 있는 결혼과 출산에 대한 부정적 시각 △늦은 초혼 연령과 이에 따른 노산 문제 △심각한 낙태율 문제 등도 저출산의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이 중 가장 심각한 것은 경제적 이유다. 경북도는 물론 정부에서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꾸준히 모색하고 있지만, 현재 제한적인 지원 정책은 출산율을 높이지 못한다는 것을 지난 16년 간 확인했다. 높은 주택 마련 비용과 육아 비용 등은 제한적인 지원으로 해결이 안되기 때문이다.특히, 부모가 가진 재산과 권력에 따른 계급 문화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아이가 부모의 재력 등으로 인해 다른 아이에게 배척되고 놀림을 받는 사회에서 누가 아이를 낳아 상처를 주고 싶을까?아파트 브랜드별로 나뉘는 계급을 두고는 어떤 지원책도 의미가 없을 것이다. 실제로 최근 우리 사회에 등장한 ‘개근 거지’라는 신조어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이 단어는 학기 중 여행 한 번 못가고 꼬박꼬박 등교하는 학생들을 비하하는 단어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 아이가 ‘개근 거지’가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의 출산 독려는 오히려 반감만 불러올 뿐이다.여기에 여성의 경우 임신과 출산에 따른 불이익과 육아와 집안일은 여성이 하는 것이라는 가부장적인 인식의 존재도 타파해야 할 문제다. 이는 남녀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결혼을 미루는 이유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어느 정도 바뀌고 있다고 해도 아직은 부모 세대를 보고 자란 남성들의 경우 여성들의 육아와 가정일을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반면 여성들은 이런 가부장적인 문화가 여성들을 더 힘들게 한다고 생각한다. 맞벌이 없이는 내집 마련이 어려운 상황에서 아이를 위해 직장을 그만두기도 어렵다. 그러니 일과 가정의 양립이 어렵다고 토로하면서 이를 포기하게 된다.이는 남녀 간 만남을 늦추는 이유가 되고, 자연스럽게 초혼 연령도 높아지고게 만드는 원인이면서 저출산의 원인이기도 하다. 지난해 지난해 우리나라 평균 초혼연령은 남성 33.7세, 여성 31.3세로 집계됐다. 10년 전과 비교해 남성은 1.6세, 여성은 1.9세 늘어난 수치다. 20년 전과 비교하면 남성은 3.9세, 여성은 4.3세 늘었다.초혼 연령이 늦어지면서 노산 문제가 심각해 졌다. 보건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여성들의 난임률은 나이가 들면서 급격히 올라간다. 25~29세 여성들의 난임률은 14.2%지만 35세가 넘거가면 49.3%, 40세가 넘어가면 무려 71.9%가 난임을 겪는다. 여성 31세에 결혼해 신혼생활을 즐긴다는 이유로 몇 년만 출산을 늦추면 아이를 가질 확률이 줄어든다. 심평원 불임·난임환자 진료비 통계를 살펴보면 최근 5년간 약 두 배가 늘었는데 만혼에 따른 출산연령 증가가 가장 높은 이유로 지적됐다.이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다른 문제도 야기하고 있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최근 저출산으로 인한 학생수 급감으로 학교수가 줄어드는데 반해 특수학교의 학생수는 증가하는 문제다. 2018년 특수교육 대상 학생수는 9만780명이었던데 비해 전체 학생수가 줄어든 2022년에는 특수교육 대상 학생수가 10만3695명으로 늘어났다. 이렇다 보니 만혼 가정에서는 아이를 출산하지 못할 바에는 딩크족으로 살겠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낙태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낙태죄 헌법 불합치 결정’으로 입법공백 상태가 장기화되면서 어떤 법적제재 없이 낙태를 선택하는 젊은이가 늘어 우리나라는 최근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낙태율 1위라는 불명예를 기록했다. 대한산부인과 의사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우리나라 낙태 건수는 하루 3000건으로 1년 약 110만 건에 달했다. 지난해 신생아 출산 23여 명 대비 4배가 넘는다.이런 상황에서 경북도가 추진하는 저출산 대책이 효과를 보려면 경제적 지원과 더불어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특히 실제로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인식하고,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전문가의 목소리도 중요하지만 젊은이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숨겨진 목소리를 잘 찾아 듣고 가능한 게 뭔지 따져야 한다.일부 전문가들은 “지금 저출산의 가장 큰 방해 요인은 경제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여성의 역할과 지위에 있어서 전통적이고 고질적인 고정관념들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높은 출산율의 선진국을 보면 출산의 30% 이상이 비혼 출산”이라며 “비혼 출산을 포함한 다양한 가족 지원 정책에 근로시간 단축과 유연한 근무환경, 정시 퇴근문화 조성 등 기업들의 역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07-14

폭우 온다는데… 상습 침수지역서 수백명 마라톤

장마철 폭우가 예보된 상습 침수지역에서 많은 인파가 모이는 체육행사가 강행돼 안전불감증 논란을 키우고 있다. 더욱이 폭우로 인한 인명 피해 대책을 세워야 할 기관장과 공무원들이 대거 행사에 참석해 시민의 안전을 외면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14일 오전 8시쯤 서천둔치 생활체육공원에서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4년 독도수호를 위한 동호인 마라톤 대회 개회식을 진행됐다. 이 대회는 서천둔치에서 출발해 황성대교~알천교 등을 왕복하는 코스에서 열렸다. 기상청은 14일 경북 지역에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20~30mm의 강한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예보하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경주시는 이날 장마철 폭우로 인한 큰 비 피해가 예상된다는 내용의 안전문자를 전날 오후 9시18분쯤 시민들에게 발송했다. 대회가 열린 서천둔치는 상습침수지역으로 폭우시 침수로 인한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곳이어서 대회강행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하지만 주최측은 이날 서천둔치 통행을 막아 놓은 출입구 중 일부를 열어놓고 아침부터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대회를 강행했다. 특히 재난안전상황실을 지켜야 할 경주시장이 개회식에 참석해 상습침수지역 대회 참가자들을 독려하며 인사말을 한 것으로 확인돼 빈축을 사고 있다.폭우 대비책은 고사하고 이른 아침부터 개회식을 준비하면서 식전 공연 행사를 알리는 음악이 스피커를 통해 인근 주택가로 퍼져나가면서 ‘폭우 예보에도 행사를 강행한 게 적절했느냐’며 인근 주민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또한 행사 주최측은 야외행사는 날씨와 많은 관계가 있는 것 같으며 독도수호를 위한 동호인마라톤대회는 예정되로 진행한다면서 경기중 부상등 일체 책임을 지지않음으로 유의 하길 바란다는 글을 홈피에 올려 참가자들에 대한 안전대책에 둔감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높다. 경주시 관계자는 “(폭우에 대비해)차량 통제는 했으며 오전에 열리는 행사인데다 전국적으로 마라톤 참가자들이 이미 방문한 상태여서 진행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2024-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