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사회

경주에서 펼쳐지는 흥미로운 도자기축제

뿌연 하늘을 닦아내듯 봄비가 내리던 날 간절한 기다림, 설레임, 희망을 가득 담아 ‘바램’을 주제로 ‘22회 경주도자기축제’가 열렸다. 이 행사는 경주시 주최, 주관 경주도예가협회, 경상북도, 한국수력원자력(주) 월성원자력본부 후원으로 황성공원 실내체육관 광장에서 펼쳐졌다.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을 다수의 관람객에게 선보일 수 있고 구매자들은 한자리에서 다양한 작품을 관람하고 비교하며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행사로 매해 개최되고 있다.궂은 날씨에도 많은 내빈들과 회원들이 참석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다. 경주도예가협회는 회원과의 교류, 그리고 협동조합처럼 전시 판매를 할 수 있는 행사를 기획하고자 1995년에 결성된 단체다. 경주에는 현재 120여 명의 도자기 작가가 활동 중이다. 그중 협회 회원은 60여 명으로 출발, 현재 50여 공방이 참여하고 있다.이번 축제에는 27개의 도예공방과 9개의 기타공예공방이 참여했다. 공방마다 저마다의 개성을 보이는 작품들로 공간을 만들어냈다. 전통적인 도자기 작품에서 현대적 미와 실용성을 보여주는 작품까지 다양하다.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컵이나 그릇 이외에도 작가의 고유성을 보여주는 작품들도 함께 선보이고 있어 볼거리가 더욱 풍성하다.흙, 불, 물이란 자연과 작가의 마음이 만나 탄생된 작품들은 손님들을 맞느라 저마다 광을 잔뜩 낸 모습이다. 이번 축제에선 기계로 다량 생산하는 기성품이 아닌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만들어낸 작품들이 선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은 도자기축제의 큰 장점이다. 다양한 개성은 기본, 재료에 변화를 주어 반전매력을 보이는 공방도 보인다.두툼하게 올린 흙으로 얼핏 무겁게 보이는 다기들이 가볍게 들려진다. 부스를 지키고 있던 작가로부터 재료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맥반석이 도자기에도 활용된다는 사실이 새로웠다. 자주 사용하는 식기는 손목에 무리 가지 않는 가벼움도 구매요건 중 하나다. 또한 이번 축제에선 ‘만원의 행복’이란 행사도 진행해 참여하는 공방 앞에선 주머니와 마음 모두 가볍게 구매도 가능하다.19일부터 28일까지 이어지는 축제의 주요 행사로는 개막식 공연을 비롯해 부대행사로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포함돼 있다. 그 중 개막식에 열린 이색적인 패션쇼는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그 외에도 청화백자전시관, 흙 밟기, 토우 만들기 체험, 유명작가 발물레 시연, 물레체험 등 가족들과 함께 하기에 좋은 행사가 준비되어 관람객을 맞고 있다.특히 흙을 가까이 하기 쉽지 않은 요즘 아이들에게 흙과 함께 하는 시간은 더 없이 좋을 기회다. 행사장 운영시간은 오전 10시에서 오후 6시까지며 가족, 어린이 도자기 만들기 대회 신청은 당일 오후 1시부터 선착순으로 30팀 접수 가능하다. /박선유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4-23

“교통 방해된다고 순종 동상 철거라니…”

이태진(80·전 국사편찬위원장) 서울대학교 명예교수가 대구 중구의 ‘순종 황제 동상’ 철거 결정에 대한 재고를 촉구했다.22일 이 교수는 “대구의 구 철도역사를 이용해 순종 황제 순행 기념관을 만든다는 소식을 들은 것이 엊그제 같은데 그새 많은 돈을 들여 세운 황제의 동상이 교통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철거 결정을 내린 소식을 접했다”며 “아무리 망국의 황제라고 하더라도 한 나라를 대표한 국가 원수의 동상을 세웠다 헐었다 하기를 마음대로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이 교수는 “고종, 순종은 언젠가부터 망국의 책임 ‘원흉’으로 간주해 제멋대로 도마에 올리는 풍조가 만연하고 있다”며 “1919년 3월 1일, 1926년 6월 10일 두 차례 황제의 죽음을 애도하는 인파가 대한문과 돈화문 앞에 모여 부른 만세 함성의 역사는 결코 아무나 흔들어 놓을 대상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이어 “순종 황제의 순행(巡幸)은 통감 이토 히로부미가 구상한 것이 사실이지만, 순종은 결코 굴종해 나선 꼭두각시가 아니었다”면서 “당시 황제는 대구에 도착하자 바로 달성공원을 순찰하고 여기서 각 학교 운동회를 직접 보고 관찰사를 비롯한 관리들을 접견하는 자리에서 교육과 실업 장려에 쓸 돈으로 7000원을 내렸는데 이는 1897년 독립협회 건립 때 왕실이 낸 3000원보다 배가 넘는 것이라 대구시야말로 기념할 만한 역사를 가진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러면서, “돌아오는 길에 개성의 환영 또한 성대했다. 연로 좌우에 늘어서 만세를 부르는 환영 인원수는 10만 명에 달했다”면서 이토 히로부미는 두 차례의 순행에서 목격한 한국인의 황제에 대한 충성이 연출한 장면들을 보면서 자신의 보호국 정책이 실패한 것을 자인했다”고 덧붙였다.아울러, 이 교수는 “이토 히로부미가 구상한 황제의 순행은 이토의 사임으로 끝났다”며 “순행의 항일 역사 진실이 대구시의 조치를 재고하게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고 말했다.한편, 이 교수는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국사학과 교수를 거쳐 역사학회 회장 및 동북아역사재단 이사 등을 역임했고, 지난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직을 지낸 바 있다./안병욱기자 eric4004@kbmaeil.com

2024-04-22

영덕 고래불 파크골프장 조성사업 ‘총체적 난맥’

속보= 영덕군 고래불 비치 파크골프장 조성 사업 본지 2024년 4월 15일 자 5면 보도과 관련, 규정과 절차가 무시된 행정 난맥상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지난 3월 19일 공사를 착공 한 이 사업은 총사업비 15억 원 (도비 50% 군비 50%)이다. 영덕군은 ‘긴급성’을 이유로 당연히 선행 돼야 할 설계도면과 시설물 이전 내역서도 없는 상태에서 부지정리와 평탄작업, 돌쌓기 공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또 경쟁입찰을 하지 않고 공사량을 분할·발주하는 ‘쪼개기 수의계약’ 등으로 업체를 선정했다. 설계용역 계약 또한 지난 2월 20일 입찰을 통하지 않고 영천 소재 A 사회적기업과 수의계약을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21일 영덕군 관계자는 “당초 18홀 구장 조성계획이었으나, 27홀 구장 변경 의견이 있어 최종 도면은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6월 말 준공을 목표로 한 사업이라 선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수의계약 등이 불가피 했다”고 말했다.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간이 해역 이용 협의, 공유수면 점사용 신청 서류에 첨부된 경계측량설계도면을 작성 제출한 업체가, 영덕군과 실시설계 용역을 맺은 A 업체가 아닌, 영덕군 소재 B 업체가 작성한 도면이 첨부됐다는 것.논란이 일자 A설계 용역사 관계자는 본지와 전화 통화에서 “단순 실수였다”라며 “지난 18일 군청 해당 부서와 협의 후 측량설계도면(구적도)을 바꿔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허위 설계도면을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은 채 허가를 내준 영덕군, 설계도면을 바꿔치기한 과정에서 사문서 위조 논란까지 제기돼 파장이 커지고 있다.규정과 절차가 무시된 이번 공사에 대해서는 또 다른 문제도 제기됐다. 측량 후 경계지점을 명확하게 지정하지 않아 ‘허가 구역 (1만8000㎡)을 벗어난 곳에 돌쌓기 공사가 진행된다’는 의혹이 제기 되고 있다. 재측량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측량결과에 따라 재시공이 이뤄질 경우 예산 낭비까지 예상된다.군민 A씨는 “영덕군은 이같은 문제, 위법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수수방관 하고 있다”면서 “관련 기관의 철저한 감사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군민 B씨는 “지방계약법 및 행안부 예규에 따라 관련 사업을 통합·발주하면 예산 절감이 가능한데도 행정절차까지 무시하면서 쪼개기 계약을 맺은 것”이라며 “공사 완료 후 설계 짜맞추기 신공법(?) 사업을 추진하는 영덕군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박윤식기자 newsyd@kbmaeil.com

2024-04-22

포항 불필요한 신호등, 교통 혼란·혈세 낭비

포항 도심 곳곳에 설치된 불필요한 신호등들이 엄청난 혈세를 낭비하고 교통 혼란을 도리어 가중시킨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때문에 교통신호등 설치와 운영 권한을 각각 가진 경찰과 포항시가 향후 교통량을 제대로 분석, 정확한 지역 교통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21일 오전 북구 덕산동 포항CGV 인근 리플러스 마트 앞 사거리의 대형 신호등은 가동하지 않고 점멸신호만 내 보내고 있었다.이곳은 십수년전 신호등 설치 당시부터 교통량이 적은 것으로 평가됐으나, 경찰과 포항시가 ‘무리하게 신호등을 설치한 것 아니냐’는 눈총을 받고 있다. 신호등 설치 얼마뒤 ‘도리어 교통 혼란이 생긴다’는 주민 민원이 발생, 결국 신호등을 점멸등으로 기능을 축소 운용하고 있다.시내 중앙상가에서 연화재로 넘어가는 북구 용흥동 우방아파트 인근 왕복 4차선 도로에도 대형 신호등과 횡단보도 신호등이 설치돼 있지만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다. 당초 교통량 평가를 엉터리로 한 탓에 현재 점멸등만 가동중이다.북구 죽천리 죽천해변 인근 영일만산단 방향 왕복 4차선 도로에는 당초 신호등과 황색 점멸등이 함께 설치됐다. 하지만 운전자들이 ‘신호등과 점멸등이 헷갈려 운전이 불안하다’는 민원을 제기하면서, 신호등을 아예 꺼버렸다.남구 송도동 송도해변삼거리 앞 신호등에서 동빈대교 방향 50m 지점에 설치된 신호등과 횡단보도 신호등 역시 수년째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또 북구 두호동 맥도날드 북편 편도 1차선 골목길 입구에도 ‘있으나 마나한’ 횡단보도 신호등이 설치, 현재 운용중이다.현재 도심 네거리의 신호등과 횡단보도 등 설치에는 대략 4000천만원 안팎의 많은 비용이 든다. 신호등 기계, 전기시설에다 콘크리트 지반공사가 추가되기 때문인데 유지·보수비용은 별도다.포항 도심 특정 구간에 과밀하게 운용 중인 신호등도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교통량에 비해 너무 많은 신호등이 촘촘하게 가동중이어서 교통 혼란이 가중된다는 것. 물론 혈세 낭비에 대한 문제도 많다.구 포항역사교차로 ∼ 용흥고가차도 왕복 4차선 950여m 구간에는 모두 13대의 신호등이 설치돼 있다. 도로 73m 구간 마다 신호등 1개씩 설치돼 있는 셈이다. 이곳은 도로 사정에 비해 교통량이 많은데다 신호등까지 겹치면서 출·퇴근시간대 교통체증이 심하다.두호동 주민 A(59)씨는 “신호등 설치와 관련, 경찰·행정기관 교통량 분석이 너무 현실과 맞지 않다”면서 “이로 인해 운전자, 보행자, 예산 낭비 등 부작용이 너무 많은 것 같다”고 비난했다.경찰 관계자는 “신호등으로 설치했으나 나중에 민원 발생으로 점멸등으로 운영 중인 곳이 지역에 많다”면서 “점멸등은 운전자 경각심 효과가 있기 때문에 철거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한편 현재 포항시에는 신호등 4900여대가 설치돼 있다. 신호등 설치 지역 선정은 경찰이 교통심의위원회를 열어 결정하고, 설치 공사는 포항시가 진행하고 있다. 또 신호등 설치 후 운용은 경찰이, 유지 보수는 시가 담당하고 있다. /구경모기자

2024-04-22

‘양문석 대출’ 서류위조 확인 새마을금고, 전체 지점 점검

새마을금고중앙회(이하 중앙회)가 4·10 총선 과정에서 ‘사기대출 의혹’을 받은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당선인과 관련, 위·변조 서류가 제출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중앙회는 지난 1∼12일 대구 수성새마을금고에 대해 실시한 조사 결과를 검찰에 통보하고 업무 관련자에 대한 제재를 추진키로 했다.중앙회에 따르면, 검사 과정에서 대학생인 양 당선인의 딸을 개인 개인사업자로 꾸며 이른바 ‘작업 대출’을 받기 위해 서류를 위·변조한 사실을 확인했다.대구 수성새마을금고는 기업운전자금 대출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현장 실사를 하지 않았거나 사업체에 대한 점검을 소홀히 하는 등 부적정 사항이 검사 결과 확인됐다.중앙회는 대출 실행 후 주택구입자금으로 사용하는 등 목적과 달리 사용한 금액에 대해선 회수 조치하기로 했다. 또한, 사실이 확인된 대출 실행 과정 내 위·변조 서류를 제출한 것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에 관련 내용을 통보한 상황이다.중앙회는 동일한 사례가 있는지 전체 금고에 대해 자체 점검토록 조치했다. 향후 금융당국과 공조해 관리해 나갈 계획이다.앞서 중앙회는 수성새마을금고의 작업대출 의혹이 언론에 보도되자 지난 1일 해당 금고에 대한 종합검사에 들어갔다. 이어 3일부터 9일까지 5일간은 금융감독원이 새마을금고중앙회의 검사를 지원했다.중앙회 관계자는 “앞으로도 개별 새마을금고에 대한 기업대출 부실심사나 위변조 사례를 지속적으로 적발해 위법·부당한 대출을 근절할 것”이라며 “관련 임직원에 대한 엄중한 제재를 실시함으로써 새마을금고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한편, 양 당선인은 지난 2020년 서울 서초구 한 아파트를 31억원에 매입했다. 당시 해당 아파트는 15억원을 초과한 초고가 주택에 해당돼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었으나, 양 후보는 11억원의 대출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양 당선인은 대출을 위해 대학생 딸을 사업자로 만들어 대구의 한 새마을금고에서 사업자 대출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4-04-21

울릉 촛대암 해안산책로, 재개통 1년 안돼 또 폐쇄

울릉도 해안 지질공원으로 세계적 명성이 높은 촛대암(행남) 해안산책로가 또 폐쇄됐다. 착공 6년이 지나도록 제 기능을 하지 못하자 일각에선 설계에 문제가 없었는지 사업 전반에 대해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촛대암(행남) 해안산책로는 울릉도 도동항~행남등대~저동항 촛대바위를 연결하는 구간으로, 미국 CNN-TV가 한국에 가면 꼭 가봐야 할 곳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최초 지질공원 구역이기도 하다.이 산책로는 지난 2007년 총 예산 52억6400만 원(국비 26억2500만 원, 도비 7억8700만 원, 군비 13억3800만 원)을 들여 개설했다. 총연장은 0.915㎞(해안 산책로 358m)다.특히 주상절리로 절개된 구간은 구름다리 및 일반다리 7개(빨, 주, 노, 초, 바, 랑, 보)로 해상과 육상으로 연결했고, 울릉읍 도동방향에 직벽 높이 54m에 소라 계단을 설치, 올라가면 지나온 다리와 바다를 조망할 수 있도록 만들어 개통 후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KBS2 TV인기 프로 1박2일에서도 두 차례나 방영되면서 울릉도내에서 가장 핫한 관광지로 이름을 날렸다.그러나 계속되는 낙석 사고가 명성에 발목을 잡았다. 급기야 군은 안전 예방을 위해 총 사업비 60억 원(국비 40억 원, 도비 9억5000만 원, 군비 10억5000만 원)을 들여 보완공사에 들어갔다. 문제의 낙석 우려 일부 구간에 지붕을 가설하는 등의 이 공사는 A 업체가 낙찰받아 지난 2018년부터 공사를 시작했다.이 공사는 여러가지 이유로 중단되기를 반복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7월 폐쇄 된 후 3년여에 걸친 보완공사 끝에 재개통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재개통 1년도 안돼 통행이 차단됐다. 행남산책로 저동구간 낙석 및 피암터널 설치공사로 인한 것이다.주민들과 관광객들은 어떻게 이런 일이 되풀이되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처음부터 낙석 문제를 심도깊게 들여다보고 접근, 설계했어야 함에도 이 부분을 소홀히 한 결과라는 비판도 적잖다.주민 김모씨는 “해안산책로는 사실상 6년째 산책로 기능을 못하고 있는 셈이다”면서 “군의 안일한 행정 집행과 설계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상급기관에서 감사를 해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A씨(69·대구시)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해서 울릉도 올 때마다 이곳을 찾았는데 3번 모두 실패를 했다”며 “무슨 공사를 이렇게 오래 동안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2024-04-21

대구 신축 아파트 무리한 사전 점검, 입주자 피해

대구 신축 아파트 마다 건설사들이 준공 승인을 위해 무리한 사전점검 강행하면서 입주자들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21일 대구 달서구에 준공 예정인 두산 뉴센트럴 두산위브더제니스 아파트 앞에서 입주예정자 200여 명이 모여 집회를 했다.80일 가량 미뤄진 입주 지연 문제가 걸려 있는 가운데 시공사가 공사판이나 다름없는 현장에서 사전점검을 강행했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사전점검일인 이곳 현장은 굴착기 등 중장비를 이용한 외곽공사가 한창이었고, 내부 역시 공사 자재들도 가득했다.이날 집회에서 입주예정자 A씨는 “올해 2월 입주를 앞두고 있었으나, 자재 원가 상승, 화물연대 및 건설노조 파업, 정부의 근로시간 단축 등의 이유로 입주가 오는 5월 21일로 약 80일가량 미루어진 상태”라며 불만을 터트렸다.이어 “아파트 계약서에는 입주 지연이 발생할 경우 지체 보상 지원금 지급으로 명시돼 있으나, 시행사인 케이비에스테이트는 금전 부족 문제로 입주 후 협의한다는 입장”이라며 “시공사 두산건설 또한 소극적 태도”라고 비난했다.또다른 입주자 B씨는 “3월 기준 공정률이 94.59%라고 표기돼 있지만 호이스트 및 타워크레인 해제도 이뤄지지 않는 등 타 현장과 비교, 공정률을 신뢰할 수 없다”면서 “현장 소장과 구청에게 민원을 제기했으나 돌아온 대답은 ‘믿고 기다려 달라는 말뿐’”이라고 하소연했다.입주자 C씨는 “현장 방문을 해 보니 경악 그 자체였다”면서 “이런 상황에서도 시행·시공사는 계약서상 명시된 준공 승인 지연 계약 해지 상황을 피하고자, 사전 점검 및 준공을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호소했다.이들은 “하자투성인 아파트 무제한 준공연기”, “위험천만 부실시공 두산건설 책임져라” 등을 집회 내내 외쳤으며, 비장한 마음으로 입주예정자 대표들은 삭발식까지 거행했다. 입주예정자들이 가장 문제 삼는 건 시행사 측 불만도 있지만, 지체 보상 지원금이다.입주예정자 가운데 입주예정일에 맞춰 이사를 해야 하거나,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세대가 꽤 많아서다. 이에 지체보상금 지급 및 하자보수 시간 확보를 요구하고 있다.시행사 관계자는 “준공 연기는 시공 관련 문제여서, 시공사가 지체보상금을 지급해야 하지만, 계약서상 1년 전에 준공 연기를 미리 알리면 지체보상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면서 “준공 예정일 전까지 모든 공사를 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달서구 관계자는 “입주자들을 위해 5월 초쯤 사전점검을 다시 진행할 예정”이라며 “공사가 제대로 안 되면 구청의 사용검사 승인이 나지 않을 것이고, 사전점검 후에도 하자 보수를 위한 시간이 마련될 수 있다”고 밝혔다.한편 지난 하반기부터 경북 경산, 대구 수성구 파동, 대구 중구 등 신축아파트마다 준공승인일을 맞추기 위한 공사판 사전점검을 진행해 입주예정자들의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부동산업 관계자는 “현재 여러 가지 요인으로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은 같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현 상황에 맞는 관련법을 제정해 입주민들의 편의를 도와야 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김재욱·안병욱기자

2024-04-21

“조선왕조 마지막 황제 욕되게 하지 마라”

대구 중구가 달성공원 앞 순종황제 어가길에 설치된 ‘순종 황제 동상’을 4억 원을 들여 철거한다고 밝히자본지 2024년 4월 18일 자 9면 보도 순종 황제의 후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21일 의친왕기념사업회는 입장문을 내고 “70억 들여서 짓고 4억 들여 철거분해할 바엔 조선왕릉 유릉이나 창덕궁 희정당에 기증해 조선왕조의 마지막 황제를 욕되게 하지 마라”고 주장했다.입장문은 고종황제의 3남 1녀(순종황제, 의친왕, 영친왕, 덕혜옹주) 중 둘째 황자인 독립운동가 의친왕 이강의 장손자로 고종황제의 장증손으로서 황실가 후손들을 대표하고 있는 이준(62) 씨가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그는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로 태어나 망국에서 일제의 24시간 감시 속에 폐인으로 사셨던 순종황제 동상을 정책 논리에 따라 만들었다가 교통통행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부수는 것에 대해 개탄한다”고 말했다.이어 “일제가 철저히 대한황실을 비하하고 짓밟고 희화화해 식민사관을 씌웠는데, 이는 한국인 스스로 마지막 황제를 희화화하는 행위”라며 “일부 단체에서 주장하는 역사 왜곡은 가당치도 않다”고 덧붙였다.그러면서, “국민 혈세 70억 원으로 조성한 순종 큰 할아버지 조형물을 부디 창덕궁, 조선왕릉 유릉, 황실후손들 등 사랑받고 예우받을 수 있는 곳으로 이전 설치를 해달라”고 중구에 요청했다.이는 앞서 중구가 22일부터 달성공원 앞 순종 황제 어가길(달성공원로8길 일원)에 지난 2013년에 조성한 동상을 약 11년 만에 철거하고, 진입로 확장공사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한편, 의친왕기념사업회는 지난 2022년 대한제국 황실 후손들과 독립운동가 의친왕과 항일운동을 함께한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모여 결성한 단체로, 의친왕의 황실 독립운동사를 밝히고 대한황실의 문화를 선양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의친왕의 5녀 이해경 여사가 명예회장으로, 의친왕의 장손자 이준 황손이 회장을 맡고 있다./안병욱기자 eric4004@kbmaeil.com

2024-04-21

안동고용노동청 신고사건 접수 업체 대상 수시근로감독 실시

안동고용노동지청은 22일부터 5월 31일까지 안동, 의성, 청송, 예천 지역에서 신고사건이 1회 이상 접수된 제조업 분야 사업장을 대상으로 근로감독을 실시한다.이번 근로 감독은 임금 체불, 연장근로시간 한도 위반, 직장 내 괴롭힘 등을 포함한 노동관계법 전반에 대한 종합감독이다.예방근로감독의 기조에 맞춰 사전에 자율적으로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을 점검(교육+자가진단)한 뒤 자가진단 결과에 따라 감독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 점검 후 확인된 문제점 및 개선방안, 조치 계획 등에 대해 사업주와 근로자 대표 등을 상대로 컨설팅을 실시할 예정이다.또한, 감독 결과, 법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시정조치토록 하고 미시정지 즉시 사법처리할 예정이다고재광 지청장은 “대구·경북 지역 내에서 근로계약서 미작성, 임금체불, 직장내 성희롱 및 괴롭힘 등의 신고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사업장 자체적인 자율점검을 통하여 개선 기회를 부여하고, 그 결과에 따라 감독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꼭 필요한 경우 사후적으로 근로감독을 실시하는 예방 근로감독의 기조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04-21

이시활 경북대 평의원회 의장 ‘지위 유지’

이시활 경북대 대학평의원회 의장이 법적 지위를 그대로 유지하게 됐다.대구지법 민사11부(부장판사 성경희)는 18일 대학평의원 A씨가 이시활 경북대 대학평의원회 의장을 상대로 제기한 ‘대학평의원회 의장 지위 부존재 확인 청구’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각하했다.A씨가 이 의장을 상대로 낸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은 지난해 10월 기각됐고 이어 재항고 역시 기각된 뒤 이번에 본안 소송마저도 각하돼 소송에서 패소하게 됐다.이는 법원이 원고의 주장 자체를 심리하지 않고 재판절차를 끝낸 것으로 결국 이 의장은 법적 지위를 인정받게 됐다.대학평의원회는 학칙 재·개정 등 대학의 주요 사항을 학교 구성원이 심의·자문하는 기구로 경북대는 지난해 이 기구의 수장인 이 의장의 임기를 놓고 갈등이 빚어졌다.대학 본부는 지난해 4월 29일 자로 이 의장의 평의원 임기가 만료돼 의장 임기도 동시에 끝났다며 공문을 보냈다.이에 이 의장은 임기 만료 전 비정규직교수노조에서 평의원으로 재추천을 받았다며 임기를 2년 더 수행한다고 맞섰다.변호사이자 동창회 추천으로 평의원이 된 A씨는 개인 자격으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이 의장은 대학 본부 측을 대신해 소송을 낸 것으로 보고 있다./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2024-04-18

대구서 한때 심한 전투기 소음… 공군 “20일 에어쇼 모의 비행”

18일 오후 한때 평소보다 심한 전투기 소음으로 인해 대구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공군 제11전투비행단(이하 11전비)은 오는 20일 진행되는 ‘제45회 Space Challenge 2024 in 대구’의 에어쇼 준비를 위해 모의 비행 연습을 진행 중이라고 18일 밝혔다.이날 진행된 모의 비행으로 인해 대구 시내에는 오후 한때 큰 소음이 발생해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했다.수성구에 거주하는 이모(26)씨는 “평소보다 소리도 크게 나고 전투기도 낮게 날아서 무슨 일이 생긴 줄 알았다”고 말했다.이날과 같은 비행 소음은 행사 당일인 오는 20일에도 한때 발생할 전망이다. 다만, 19일에는 헬기 비행만 예정돼 있어 심한 소음은 없을 예정이다.이에 11전비는 시민들에게 전투기 비행 소음에 대한 양해를 부탁했다.11전비 관계자는 “올해 처음 지역에서 진행되는 에어쇼 행사인데다가 대구가 전국 최초로 시행되는 장소라서 연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행사 준비를 위한 모의 비행을 전개하다 보니 평소보다 소음이 크게 발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한편, 오는 20일 진행되는 ‘제45회 Space Challenge 2024 in 대구’ 행사에서는 블랙이글스 특수비행이 오전(10시 10분∼11시 30분)과 오후(2시∼3시 20분)으로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안병욱기자 eric4004@kbmaeil.com

2024-04-18

저출생·고령화… 경북도·22개 시군 ‘인구 지키기’ 안간힘

지방소멸 위기에 놓인 경북도와 22개 시·군이 인구감소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18일 경북도에 따르면 경북의 인구는 2013년 269만9천여 명에서 2015년 270만3천여 명까지 증가하다 2017년 270만 명대가 무너지고 지난해 260만 명대도 무너졌다. 이는 6년만에 10만 명이 줄어든 것으로, 단순 수치 계산으로는 2030년 250만 명대가 무너진다는 계산이다. 문제는 고령화와 저출생, 수도권 쏠림 현상으로 250만 명 붕괴는 2030년보다 빠를 수 있다.이에 경북도와 각 시·군은 지역 특색에 맞는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먼저 경북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포항시의 경우 지난 2022년 6월 인구 50만 명대가 무너지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다. 인구 50만 명 이하로 2년 이상 유지되면 구청이 폐지되고, 경찰서나 소방서 등도 축소되는 등 행정적인 면에서 문제가 나타나기 때문이다.포항시는 임신·출산부터 영유아, 아동, 청소년, 청년, 중장년, 노년에 이르기까지 생애주기를 분류하고, 각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어려움에 대한 지원으로 인구 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또한 포항형 내일채움 공제, 포항청춘센터 및 청년창업플랫폼 운영, 일자리 공감페이 지원사업 등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 확충, 청년들의 수도권 유출을 막는다는 방침이다.구미시는 청년인구 회복을 통한 인구 41만 회복을 위해 학업·취업·창업을 연계해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청년자립, 정책 기반 강화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공공시설 무료 이용 등 다자녀 우대 정책을 도입해 출산을 장려하고, 인구 유입 활성화를 위해 전입지원금 지급, 전입 고등학생 및 대학생에게 전입 후 1년에 걸쳐 20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2022년 인구 25만 명대가 무너진 경주시는 현재도 50대 이하 인구는 줄고 60대 이상 인구는 증가하는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에 경주시는 △전입지원 △귀농·귀촌지원 △예비엄마·아빠 △영·유아 △아동·청소년 △청년 △중장년 △어르신 △가족 등 9개 분야 138개의 인구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동국대 WISE캠퍼스, 위덕대, 신경주대 등 지역 3개 대학 재학생을 대상으로 전입 시 연 40만 원을 지원하는 경주사랑 장학금 사업과 1년 이내 타 시·군에서 전입한 세대(2인 이상)를 대상으로 한 상수도 감면, 중소기업 재직 근로자 중 전입자를 대상으로 한 1인당 최대 월 40만 원을 지원하는 중소기업 기숙사 임차비 지원사업 등을 통해 청년인구 유입을 유도하고 있다.이 밖에 인구 10만 회복을 목표로 잡은 영주시와 10만 명이 위태로운 영천시도 정주 여건과 보육·교육환경 개선, 생활인구 유입 등 다양한 지원책을 바탕으로 인구감소에 대응하고, 나아가 지방소멸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경북에서 인구 지키기에 가장 골몰하고 있는 지자체는 인구 5만 명을 넘나드는 군 단위 지자체다. 경북에서 인구 4만 명 이상 지자체는 예천군·의성군·울진군·성주군·청도군으로 이중 의성군의 경우 인구 5만 명을 근처에서 눌었다 줄었다를 반복하고 있다.인구 5만 명은 각종 정책과 재정을 결정하는 중요 지표이면서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에 주는 교부세를 산정하는 여러 기준 중 하나다. 이에 의성군은 결혼·임신·출산, 보육·돌봄, 교육, 귀농·귀촌, 일자리, 전입, 기업유치·정주 여건조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부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공직자 1인 1명 전입, 관계기관 및 기업체 전입, 관외 주소자 전입 등을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경북도에서도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전방위적인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먼저 3대 전략, 9개 전략과제, 27개 세부 추진 과제로 구성된 경북형 이민정책과 저출생과의 전쟁 선포를 통한 저출생 극복을 ‘제2의 새마을운동’으로 확산한다는 계획 아래 청년·신혼부부의 주택 구입·전세 자금 대출 지원, 육아기 단축 근무 근로자의 소득을 보전 400만 원까지 보전, (가칭) 인구정책연구원 설립을 통한 대한민국 인구정책 컨트롤타워 집적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하지만 경북도와 각 시·군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원 미비와 홍보 부족 등으로 인구 감소를 막기에는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타나고 있다. 인천시의 경우 ‘아이 낳으면 18세까지 1억’, 충남도 ‘주4일 출근제’, 울산시 ‘친기업 정책’ 등 경북도에서도 참고할 만한 정책들이 제시돼 경북도와 각 시·군이 추진하는 지원책이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20대와 30대를 위한 다양한 정책과 일자리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20~30대의 수도권 유출을 막기 위해 다른 지자체보다 한층 강화된 지원 정책과 양질의 일자리, 주거 및 교육, 문화생활 등을 통해 이탈을 막고, 유출된 이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이와 관련 유정근 경북도 인구정책과장은 “지방소멸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중앙-경북도-시·군의 공동 대응이 절실하다”며 “중앙과 시·군의 연계강화를 통해 지역에 맞는 다양한 정책을 발굴해 인구감소로 인한 지방소멸을 막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04-18

전세사기 피해 ‘속출’, 시·군은 ‘나몰라라’

속보 =최근 수년간 포항에서 발생한 300억원대 전세사기사건본지 지난 5일자 5면 보도 등과 유사한 수법에 의한 피해사례가, 경북 타지역에서 잇따르는 것으로 확인됐다.상황이 이런데도 도내 22개 일선 시·군들이 전세 보증금 보호 법규 근거를 위한 ‘전세사기 피해 관련 조례’ 제정과 관련, 대부분 ‘나몰라라’하고 있어 이에 대한 비난이 많다.18일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지난 15일까지 접수된 도내 전세사기 피해 신고 건수는 무려 315건이다.지역별로는 경산이 86건으로 가장 많았고, 포항 77건, 안동 42건, 구미 35건 등이었다.여기에다 최근들어 22개 시·군으로 거의 매일 전세사기 피해 신고가 연이어 접수되고 있어, 피해 건수와 규모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하지만 18일 현재 도내 시·군 가운데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를 위한 기본 법규 ‘전세사기 피해 관련 조례’를 제정한 지자체는,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올해 초 경북도의회가 겨우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조례안’, ‘주택임차인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료 지원 조례안’을 발의한 뒤 시행하는게 전부다.지난해 5월에는 정부가 전세 보증금 보호를 위한 ‘전세사기 특별법’을 제정해 시행했다.이 특별법에 따르면 국가와 지자체가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 피해 조사와 전세사기 피해주택 매입, 피해자 법률상담·금융·주거 대책 등을 지원토록 돼 있다.특별법 후속조치로 경북도 일선 시·군들은 조속히 자체 조례를 만들어 관련법을 보완해야 함에도 불구, 1년이 다 돼도록 손을 놓고 있고 있으면서 사실상 특별법이 유명무실해졌다.경산의 전세사기 피해자 A씨는 “경북도와 시·군들의 소극적 행정이 피해를 더 키우고 있다”며 “현행 중앙정부의 특별법만으로는 법의 사각지대가 많다”고 말했다.지자체의 전세사기 대응 인력 부족도 문제점으로 제기된다.현재 22개 시·군에는 각각 공무원 1명만이 전세사기 피해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담당 공무원은 기존 행정업무에다 하루에 수십 통씩 걸려오는 전세사기 민원 때문에 ‘과부하가 걸린지 오래’라는 것.이때문에 이들은 실제 접수된 ‘피해 신고’를, 국토교통부로 전달만 하는 단순 업무만 처리하고 있다.특히 지난해 4월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전세사기 피해를 사회 재난으로 인식하고 반복 피해가 없도록 관련 대책과 제도를 개선해 달라”고 주문했으나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가 없다.또 당시 경북도는 “공인중개사협회와 경찰 등과 협력, 사기피해 현황 파악과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설 것”이라며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벌였으나, 지난 1년간 실태조사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포항전세사기피해대책위 한 관계자는 “특별법이 있지만 피해 구제와는 무관해 대다수 피해자가 방치되고 있다”면서 “피해자들이 피해 사실을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어려움과 행정의 무능·방관 때문에 두 번 울고 있다”고 울분을 터트렸다.경북도는 “전세사기 피해를 일일이 파악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유튜브 등을 통해 전세사기 피해 구제와 지원 방안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4-04-18

1박 2일의 합천여행

경남 합천 영상테마파크는 다양한 공간과 시대적 배경을 지니고 있어 ‘태극기 휘날리며’, ‘암살’, ‘강철비’ ‘덕혜옹주’ 등과 같은 많은 영화와 드라마의 세트장으로 유명하다. 본래는 세트장의 목적으로 지어지고 기능했으나 합천군에서 영상테마파크 관광지로 개발하여 합천의 대표적인 관광명소가 되었다. 영화 세트장인만큼 일제강점기부터 힌국전쟁까지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있다. 조선총독부와 서울역, 국민학교 등의 건물들과 작은 상점과 집터가 마치 과거로 타임머신을 타고 온 듯 생생하게 재현되어있다.모노레일을 타고 아름다운 꽃과 나무들을 감상하며 올라가면 청와대와 넓은 정원을 볼 수 있다. 청와대는 실제와 최대한 유사하게 지어진 건물이라 안팎에서 기념 촬영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이들에게 인기있는 대형 코끼리 미끄럼틀은 국내 최대 규모로 길이가 47m로 길게 이어져있다. 분배온실에는 기암괴석을 축소한 암석을 가운데 두고 다양한 나무들이 있으니 눈이 즐거워진다. 청와대 세트장 옆에는 카페와 함께 숙박시설이 있는데, 여행 온 가족들이 주로 숙박한다. 하룻동안 많은 체험을 즐기고 한옥으로 꾸며놓은 따뜻한 온돌방에서 편안한 밤을 보내고 새롭게 맞이하는 청와대 정원은 전날과 다른 상쾌함을 준다. 아침을 먹고 새로운 볼거리를 위해 차로 약 15분 거리의 장소를 이동했다.합천 8경 중 하나인 황계폭포를 보았다. 주차장에서 500m정도만 걸으면 폭포를 볼 수 있으니, 잠깐의 시간 투자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랠 수 있다. 한참을 폭포를 바라보다 꽃놀이를 위해 이동했다. 약 1시간 가량을 이동하여 생초국제조각공원으로 갔다.생초국제조각공원에는 ‘제5회 산청 생초국제조각공원 꽃잔디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다양한 색으로 수놓아진 꽃잔디가 물고기, 하트, 축구공 등 여러가지 모양으로 꾸며져 있어 마음을 빼앗는다. 산청 생초가 국가대표 축구감독 박항서 감독의 고향이라서 축구공 모양의 꽃잔디와 실제 박항서 감독이 온 듯한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어 그와 함께 사진을 남기는 사람도 있었다.마지막으로 동의보감촌으로 갔다. 동의보감촌은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동의보감을 주제로 한 한방테마공원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사슴과 반달가슴곰도 볼 수 있고, 다양한 약초와 체험장 한의학박물관도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체험은 한방미로공원 체험이었다.‘인생은 미로와 같다’고 적힌 입구를 따라 들어가니 기나 긴 미로가 이어졌다. 이 미로는 동의보감의 내경편에 나오는 신형장부도를 형상화하여 만들어졌다. 신형장부도는 사람의 체내에서 정기신의 흐름과 오장육부의 운행을 그린 개념도이다. 휴일에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 즐기며 몸과 마음을 새롭게 해보는 건 어떨까?/김소라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4-18

가슴 졸이는 봄날

지난 3월 중순 어느 날, SNS에 서설이 내렸다며 좋은 징조이기를 바란다는 남편의 글이 농장 사진과 함께 올라왔다. 초봄 날씨에 민감한 농부가 걱정스러운 마음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보였다. 아직 주말부부로 살고 있기에 청송의 날씨를 모르는 나는, 글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곧바로 전화했다. 아침에 서설은 내렸으나 다행히 오전 중에 다 녹아서 괜찮다는 말을 듣고 안도의 숨을 쉬었다. 자신도 불안한 마음일 텐데 아내를 안심시키는 농부가 안쓰러웠다.농부의 아내로 날씨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뭐가 바쁜지, 며칠 챙기지 못했다. 해마다 3, 4월이면 날씨에 민감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나날이 조심스럽다. 꽃 필 시기의 기상 상태가 한 해 농사를 좌우하기 때문이다.지난해 집중호우와 냉해, 긴 장마로 농사를 망쳐 모든 농가가 피해를 보았다. 우리 낙원농장도 예외가 아니었다. 해마다 수확기에 태풍이나 잦은 비로 다 된 열매를 제대로 수확한 일이 한 번도 없었다. 개화 시기의 이상 기온이나 긴 장마, 자두 수확기인 9월에는 어김없이 태풍과 지루한 비가 찾아온다. 귀농 후 매년 같은 일을 겪으면서 100% 성공적인 수확한 해가 없었다. 그래도 작년과 같이 허무한 피해는 없었다. 예년의 30%도 안 되는 수확에 하늘이 하는 일이라며 눈물을 삼켜야 했다. 재해보험에 가입하였기에 안심이 되었다.지난해 집중호우와 냉해로 직격탄을 맞은 사과 농가에 ‘농작물 재해보험’에서 지급된 돈이 전년 대비 두 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는 기사를 보았다. 농작물 재해보험은 자연재해 등으로 손해를 입은 농가의 소득을 보전해 주는 제도이다. 농작물 재해보험에 가입하는 비용도 정부 예산으로 지원한다. 가입자가 늘면서 매년 예산 규모가 늘어나는 추세다. 일부에서는 농가 소득 보전을 위해 정부가 예산을 너무 많이 쓰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지난해 잦은 재해가 발생했음에도 농작물재해보험 보험금 지급과 직불금 확대 등으로 농가 소득은 늘어났다는 모 신문의 농업 현장의 현실을 모르는 기사에 은근히 화가 났다.지난가을 냉해 피해와 잦은 비로 인한 착과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그나마 잘 익은 자두를 보면서 위로받으며 수확 일을 기다리고 있었다. 막 자두를 딸 시기에 태풍이 올라왔다. 연일 거센 바람과 비는 탐스럽게 익은 자두를 거세게 흔들어 무참히 떨어트렸다. 나무에서 썩고, 멀쩡하다 싶으면 꼭지 쪽이 터져있었다. 상품이 되는 열매가 손꼽을 정도였다. 우리는 조심스러워 서로 입 밖으로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 갔다.착과기와 수확기 두 차례 손해사정인이 피해 조사를 나왔다. 예년의 30%도 안 되는 수확에 마지막으로 기대했던 보상액은 너무나 동떨어진 금액이었다. 손해사정인의 현장 조사는 적기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조사에 대해 ‘착과 조사의 표본 축출이 적절했는가?, 일일이 낙과 수를 조사한 것을 제대로 적용했는가?’라는 의문을 가졌다. 그들이 농민의 피해에 진심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가졌다면 이런 결과가 있을 수 없다 싶었다.해마다 재해보험을 꼭 가입했다. 혹시 모를 피해에 피해액의 보전을 기대하면서 매년 넣었다.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이 있어도 자부담 10% 남짓한 보험료는 적은 금액이 아니었다. 적은 피해에 보상을 받게 되면 정작 큰 피해에 영향을 미칠까 웬만한 피해는 보험 청구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작년 같은 엄청난 재해에 보상액은 턱없이 적었다. 화가 난 남편은 농협 직원의 거듭된 권유에도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 올해는 재해보험도 넣지 않아 더 걱정이다.조심스러운 4월을 무사히 넘길 수 있도록 기도하면서 매일 날씨를 살핀다. 올가을엔 우리 농장과 전국의 모든 농가가 환하게 웃을 수 있는 대풍을 이루도록, 하늘이 도와주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봄날 마음 놓고 꽃놀이를 즐기고 아기 솜털 같은 신록에 마음껏 기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손정희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