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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디지털 전환시대, 지혜롭게 사는 법

“65세 이상 어르신에게만 한국시리즈 티켓 양도해 드립니다.”한창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이 진행 중이던 지난달 10일, 중고 거래 플랫폼에 올라온 글이다. 구하기 힘든 한국시리즈 표를 양도하게 된 이유가 무엇이었을까.도쿄올림픽, WBC 참사로 떠들썩했던 것이 무색하게 현재 한국 프로야구는 코로나19 규제 완화와 더불어 젊은 세대의 유입이 크게 늘며 나날이 관중 수가 늘고 있다.이번 한국시리즈에서는 29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 5차전서 이기고 올라온 KT 위즈의 경기를 기대하며 추운 날씨에도 많은 남녀노소가 야구장을 찾았다. 100% 온라인으로 진행된 예매는 시작과 동시에 빠르게 매진되었다. 하지만 성황리에 치러진 한국시리즈는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되진 못했다.해가 갈수록 매크로를 이용하거나 비싼 가격으로 재판매를 위해 표를 구매하는, 소위 암표상이 늘며 티켓 경쟁이 더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도 구하기 힘든 좌석을 디지털에 취약한 노년층은 온라인은 물론 현장에서도 쉽게 구할 수 없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온라인 예매를 진행한 후 나온 취소 표만을 현장 판매하는데, 이 또한 극소량이기 때문에 구경조차 쉽지 않다. 현장에서는 표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웃돈을 주고 파려는 암표상들이 즐비하다.지난달 8일 JTBC 밀착카메라에서 몇몇 팬들은 “MBC 청룡서부터 팬이지만 인터넷으로만 100% 예매해 나같이 나이 칠십이 다 된 사람들은 들어갈 수가 없다, 현장 예매를 10%라도 진행한다면 전날 자정부터라도 기다릴 수 있다”며 인터뷰했다. 해당 방송이 나간 후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에서 많은 누리꾼들이 일부라도 현장 판매를 하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는 반응을 보였다.그로부터 이틀 뒤, 한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LG 트윈스의 팬인 65세 이상 어르신에게 티켓을 정가에 양도하겠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렇듯 온라인 예매에 어려움을 겪기 쉬운 어르신들에게 배려한 선행은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지만 KBO 차원에서 직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설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피치클락, 로봇심판 등을 도입해 경기 시간을 줄이거나 심판 판정으로 인한 논란을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KBO가 앞으로의 야구팬의 유입과 유지를 위해 진정 고민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할 때인듯하다.비단 이런 문제는 스포츠계만의 것이 아니다. 이동 수단도 마찬가지인데, 고속철도는 애플리케이션이나 자동발매기로만 표를 구입할 수 있다. 택시 또한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며 앱을 사용하지 않고 바로 택시를 잡는 것이 이전보다 어려워졌다. 한 누리꾼은 노인 승객을 배려해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서는 택시 호출 앱을 켜놓지 않는다는 택시 기사의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어느 순간부터 각종 음식점에 우후죽순 생겨난 키오스크처럼 생활의 모든 면에서 온라인으로 대체되는 것이 많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변화에 불평하지 말고 모르면 배우면 되지 않냐는 반응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누구나 처음 접하는 것에는 서툴기 마련이다. 급변하는 디지털 사회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도 함께 발맞추어 갈 수 있도록 온라인 서비스 비중을 보다 서서히 늘려가고 시민들은 서로 도와주는 등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최유정 시민기자

2023-12-21

영일민속박물관, 포항 역사를 담다

어느덧 또 일 년이 역사 속으로 포개진다. 이맘때면 한 해를 보내는 송년회며 각종 모임이 줄을 선다. 열심히 살아온 시간을 반추하는 모임이지만 연말 분위기 탓인지 마음에 부산함도 따른다. 여타 모임을 얼추 마치고 마지막 남은 문학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지인을 만나러 간 김에 머리도 식힐 겸 흥해읍 성내리에 위치한 산책하기 좋은 ‘영일민속박물관(迎日民俗博物館)’을 찾았다. 영일민속박물관은 포항 유일의 공립박물관이다.지역의 고유한 향토 문화가 고스란히 전시되어 있는 이곳은 4천600여 점의 소중한 자료들과 향토 유물을 보존하고 있다. 전시된 자료들은 토기류를 비롯하여 의관 류, 관혼상례 용구, 구서적류와 생활 용구류, 농기구, 어구류 등이며 유물들은 이 지역 고유의 유물들로서 지역 특유의 향토 문화 형성과정을 잘 엿 볼 수 있다. 김종철 박물관 관리자의 설명에 의하면 박물관 중심에 위치한 제남헌(濟南軒)은 조선 헌종 원년에 건립되어 옛 흥해 군의 동헌으로 쓰였던 것으로 이 제남헌을 제1전시실로 하여 민속 박물관이란 이름으로 1983년 개관하였다. 제2전시실은 1985년에 신축하여 자료들을 재분류 전시하였고 그해 1월에 경상북도 향토 역사관으로 지정되었으며 1987년 6월 군 단위 민속 박물관으로서는 국내 처음으로 준 박물관으로 공식 지정되었다.박물관 출입문을 통과하면 마주하게 되는, 정갈하게 정돈된 제남헌의 모습은 옛 고택에 들어온 느낌을 준다. 제남헌은 문화재자료로 지정된 지정문화재로 이 건물에서 바라보이는 600년 된 회화나무의 기품은 제남헌의 모습을 한껏 더 운치 있게 한다. 운치를 더하는 이 노거수는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으며 박물관의 상징이자 지역의 역사까지 고스란히 품고 있다.입구 측 전시동인 실내전시실 3개 동은 2023년 12월 현재 수리 중으로 관람 불가이며 야외전시장 2곳은 노란 초가의 지붕을 한 옛 농가의 모습과 곡식을 빻던 연자방아가 있는 곳으로 특히 신기해하는 아이들의 관심도가 높다. 멀리 경산에서 왔다며 열심히 아이들에게 설명하던 관람객이 “지역문화 해설사가 이 곳에도 있었으면 아이들이 더 잘 이해하고 알아들을 수 있었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표했다.박물관이란 유물을 보존하고 있는 것으로 그 역할을 다하는 것이 아니다. 전시된 유물을 그냥 재미삼아 본다는 기본 개념과 달리 전시된 자료들에 대해 제대로 된 관람과 감상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도 필요하다. 창조는 모방에서 온다는 말이 있듯이 무심히 보아 넘길 무디듯 한 유물에서 예술의 감성을 느낄 수 있고 그 영감으로 새로운 관점들을 창조해내는 것이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자신도 모르게 과거로의 여행에 빠져들게 하는 작지만 옹골찬 영일민속박물관. 이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에 대한 역사를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전문 해설사가 없음이 무엇보다 아쉽다.곧 갑진년 새해가 밝아 온다. 새해를 준비하는 차분한 마음으로 가족이나 지인들과 함께 산책하는 마음으로 가까이 우리지역 조상들의 삶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영일민속박물관을 한번 다녀가 보기를 권한다./박효조 시민기자

2023-12-21

머잖아 다가올 우리의 모습

청송군 파천면에 사는 아흔 살의 박씨 할머니는 오늘도 혼자서 벽을 보고 누웠다. 한숨소리가 벽을 친다.11살에 돌림병으로 하루아침에 어린 동생과 둘만 살아남았다. 살던 마을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그녀와 동생은 친척 집으로 뿔뿔이 헤어졌다. 학교는 고사하고 잔심부름으로 뼈가 굳었다.16살에 청송으로 시집와, 어려운 살림에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았던 그녀. 나름 자식 농사에 성공했다고 자부하셨다. 그러나 최근 몇 해, 아들이 연락이 없다. 외면과 무관심으로 그녀는 한숨만 내쉬고 있다.천성이 밝아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그녀는 우울감에 빠진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지금까지의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다. 고생한 세월을 떠올리며 어디 내놔도 번듯한 아들이라고 자랑했다. 으쓱했던 어깨가 요즘은 움츠려 돌아눕는다. 아무 일 아니라고는 하지만, 입을 다문 그녀를 바라보는 이웃은 마음이 편치 않다. 크게 바라는 것도 아니고 전화 한통화면 벌떡 일어날 일이다. 전화 한 통, 따뜻한 말 한마디면 되는데, 같이 늙어가는 아들에게 그것이 어려울 만큼 어떤 일이 생긴 건가 하는 마음이 든다.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연시다. 젊은이들은 분주히 사람들을 만나며 바쁜 날들을 보낸다. 이럴 때일수록 외로이 방 한 귀퉁이를 지키는, 할머니와 어르신들은 더욱 쓸쓸해진다. 바쁜 일정 속에 잠시 시간을 내어 ‘어무이 잘 계시니껴? 진지는 잘 챙겨 드시니껴?’라고 전화 한 통만 해 준다면 그동안 얼어붙었던 마음이 눈 녹듯 녹을 것이다. 하지만 야속한 자식들은 오늘도 깜깜무소식이다.할머니의 외로움, 어르신들의 쓸쓸한 뒷모습은 머잖아 다가올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하지만 자식들은 이런 사실을 생각도 못 한다.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인 듯 보인다. 돌아누운 할머니의 뒷모습에 이미 일흔이나 된 그 아들의 모습이 겹쳐진다. 지금의 그의 행동을 그의 아들이 보고 있다는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을 일이 생긴 걸까. 할머니의 왜소한 어깨가 장차 다가올 자신의 모습이란 것을 모르는 걸까 생각하면 안타깝다.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할머니께 따뜻한 사랑의 처방전 ‘어무이, 밥은 드셨니껴, 오늘따라 어무이가 보고 싶어서 전화 했심더.’라고 전화를 한다면, 할머니의 축 처진 어깨가 단번에 펴질 것이다. 아흔 살의 박씨 할머니의 축 처진 어깨를 보면서 ‘내 자식들이 해 주기 바라는 것과 똑같이 네 부모에게 행하라’라던 테스 형의 명언을 떠올려 본다. /손정희 시민기자

2023-12-21

흰머리 할머니의 비애(悲哀)

“안녕하세요. 그간 잘 지내셨나요?” 예약된 시간보다 조금 늦게 오셨다. 여느 때와는 달리 조금은 무거운 표정이기에, ‘어디가 불편하세요?’ 라고 여쭈었다. 시간 맞추어 집을 나서려니 생리적인 현상으로 긴장감에 변비가 말썽이라 성급히 약국에 가셨다고 한다. 약사에게 증상을 얘기했는데, 빠른 처방을 해주지 않았다고 한다. 다른 환자들은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맘이 급해 재촉을 했더니, 본인이 더 바쁘니 기다리라고 데퉁스럽게 말했다고 한다. 흰머리 노인이라 업신여기는지 눈물이 날 만큼 맘이 불쾌했다고 하셨다.미국에서 30년 살다가 한국으로 오셨다기에 일명 LA할머니라고 부른다. 한국은 태어나고 자란 곳이지만, 낯선 땅 낯선 사람들. 어디 한곳에 정 붙일 때가 없다고 하셨다. 나이(연세) 84세. 미국에 있는 아들, 딸이랑 영상통화로 고독을 견디며 따뜻한 가족애를 느끼며 살아간다. 아들이 한국에 나오면 집안의 곳곳에 미루어 두었던 것을 손보고 정리한다고 한다. 거실등 교체, 샤워기 교체, 건전지 교체 등등. 남동생의 부인인 올케가 소개를 시켜 주었고, 가까이 있어서 가끔씩 안부를 한다고 하셨다. 디지털 시대에 대부분의 것들이 자동화기능에 맞추어 살아야 하니 쉽지 않다. 출입할 때 현관 비밀 번호 익히는데 반복연습, 장보기, 산책하기 등 여러 가지 안전을 전수 받았다고 하셨다. 신문화를 받아들이고 혼자 살아가기에는 다소 어설프기는 해도 문제는 없다고 하셨다.그런데,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 간의 문화 속에서 문제다. 한국인들의 지나친 관심은 오히려 상대를 배려하기 보다는 누군가에게는 상처를 주기 쉬울 수 있다. 있는 그대로만 봐 주면 좋겠는데, 혀를 차며 이야기보따리를 늘어놓고는 깊은 한숨을 내쉬셨다. 젊은 시절부터 수영을 했었고, 나이가 들어 아쿠아로빅으로 바꾸었다고 하셨다.홀로 적적(寂寂)해서 경로당에 가면 며느리 흉보기, 아들 자랑, 손자 자랑, 돈 자랑에 귀가 시끄러워 싫다고 하셨다. 젊은이들 속에서 함께 운동 하는 것이 본인의 삶에 에너지가 된다고 하셨다. 흰머리 할머니가 뒷방구석 차지하고 있지 않고 젊은이들 생활 속에서 주책없다고 눈치 줄까 으레 걱정을 하셨다. 티나지 않게 무리 속에 섞여서 함께 운동 하고 싶은 맘뿐이다. 누군가는 가까이 다가와서 “연세가 어떻게 되냐? 대단하시네요”라고, 그 인사는 차라리 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고 하셨다.목욕탕 갈 때에도 본인이 가고 싶은 시간에 못 간다고 하셨다. 빈 공간에 자리를 잡아 앉으면, 힐끗 쳐다보며 옆으로 자리를 이동한다고 했다. 그래서 젊은이들이 밥하러 가는 시간, 즉 주부들이 집안일로 바쁜 시간을 틈타서 목욕탕에 가신다고 하셨다. 흰머리 할머니가 앉는 것이 냄새나고 싫어 할까봐서이다.인간은 누구나 세월을 거를 수가 없고, 연습도 반복도 없는 것이 인생이다. 하루해가 빠르게 저물듯 나이는 언제 이렇게 따라 붙었는지? 그들은 아무런 뜻 없이 쳐다볼 수 있지만, 연세 드신 어르신들은 눈치가 보이나 싶기도 할 만큼 살아보지 않아서 시민기자는 안타까움이 더 크다. 눈물을 훔치며, 털어놓으니 속이 시원하다고 하시며 말문을 닫으셨다. 누구나 겪어야 할 길인데. 노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 없는 사회를 만들어야 따뜻하고 건강한 이웃이 된다./김영주 시민기자

2023-12-21

급증하는 마약사범… 대구서 728명 검거

마약범죄가 해가 갈 수록 늘고 있다. 단지 거래량이 는것 뿐만 아니라 마약 사용연령까지 낮아지고 있어 사회적 대책이 필요하다.  대구경찰청이 올해 11월까지 마약류 범죄 집중단속을 벌여 728명을 검거하고 이 중 120명을 구속했다.검거 인원 중 10대∼30대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20대가 35.3%로 가장 많았다.20일 대구경찰청이 발표한 ‘마약류 범죄 집중단속 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마약류 범죄 단속 결과 검거 인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8%, 구속 인원은 0.8% 각각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이는 기존 역대 최다검거 인원이었던 지난해 전체 검거 인원보다 26% 늘어난 수치다.유형별로는 투약·소지 등이 342명으로 47.0%로 가장 많았고, 이어 판매책 38.3%(279명), 밀경 사범 13.3%(97명) 순을 보였다.연령별로는 10대∼30대가 56.7%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이 중 20대가 35.3%로 257명에 달했다. 특히, 10대의 경우 4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명보다 4배 정도 늘었는데 대부분 다이어트 약 구매 사례로 확인됐다.또, 전체 마약류 사범 중 인터넷 사범 21.2%(154명)로 가장 많았고, 클럽·유흥업소 일대 마약류 사범 15.4%(112명), 외국인 사범 6.5%(47명) 등이 뒤를 이었다. 이 중 클럽 마약류 사범은 지난해 같은 기간 41명보다 173.1% 늘어남에 따라 경찰은 상시 단속체계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대구경찰청은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마약류 범죄 집중단속을 시행했다.중점단속 대상은 △범죄단체 등 조직적 마약류 유통행위 △마약류 제조·밀수 등 공급 행위 △클럽 및 유흥업소 내 마약류 범죄 △인터넷(다크웹)·가상자산 이용 마약류 범죄 △외국인 마약류 범죄 △양귀비·대마 밀경 행위 등이다.경찰 관계자는 “연말연시 특별형사활동과 함께 연중 상시 단속체제를 유지하고, 관계기관과의 공조를 통해 10대 청소년 마약범죄 예방에 집중하는 등 마약류 범죄가 근절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단속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

2023-12-20

예전보다 덜해졌지만… 국민 4명 중 1명 ‘갑질 경험’

국민 4명 중 1명꼴로 사회생활에서 ‘갑질’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국무조정실이 20일 발표한 ‘갑질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25.7%가 ‘최근 1년 이내에 갑질을 경험했다’고 밝혔고, 응답자의 79.4%는 우리 사회의 갑질이 심각하다고 인식했다.‘과거에는 갑질이라고 보지 않았던 것이 최근에는 갑질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56.4%가 그렇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갑질이 발생하는 관계로 직장 내 상급자와 하급자(36.1%), 본사와 협력업체(19.7%), 서비스업 이용자와 종사자(14.7%), 공공기관과 민원인(14.5%)을 꼽았다.갑질 형태는 부당한 업무지시(43.4%), 폭행·폭언 등 비인격적 행위(32.7%), 불리한 계약조건 강요(27.6%), 사적 용무 지시(21.3%) 등이었다.최근 논란이 된 갑질 중 본인 또는 주변인이 경험한 사례로는 학부모 갑질(20.8%), 원청업체 갑질(15.2%), 가맹본부의 대리점 대상 갑질(11.6%),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의 가맹점 대상 갑질(10.2%) 등이 꼽혔다.갑질 신고 여부에 대해선 응답자 87.4%가 ‘신고하기 어렵다’고 답했다.신고를 쉽게 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신고자 보호 대책 강화(12.6%), 신고자 익명 보장(11.8%), 신고에 따른 불이익 해소(6.4%) 등 피해자 중심의 보완 방안이 제시됐다.다만, 이번 조사에서 갑질이 심각하다고 보는 응답자는 2018년 90%에서 2020년 83.8%, 지난해 79.2%, 올해 79.4%로 과거에 비해서는 완만한 감소 추세를 보였다. 갑질 경험이 있다고 답한 사람 역시 2018년 27.7%에서 완만한 감소세를 나타냈다. /고세리기자

2023-12-20

체납 차량 뜨면 경고음 작동 바로 내려 번호판 영치작업

체납차량을 근처만 지나도 경고음이 울린다.  이제 단속차량도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단속에 나서고 있다. 단속차량이 지나가기만 해도 카메라가 자동으로 체납차량을 찾아주기 때문이다. 20일 오전 10시 포항 북구청 세무과 체납차량 번호판 영치팀 공무원 3명과 기자가 단속차량에 타고 두호동과 양덕동 등지로 출동했다.단속 차량이 거리로 나서자마자 인근 차량들의 번호판을 인식, 체납 차량의 경우 경고음이 울리면 바로 팀원들이 차량에서 내려 번호판 영치 작업에 돌입했다. 말 그대로 체납차량들에게 단속팀은 염라대왕(?)이나 다름 없었다.포항 북구청 단속차량 외부에는 포항시청 로고와 마스코트인 연오·세오가 그려져 있고 내부에는 차량 번호판 인식카메라 2대와 태블릿PC 1대가 설치돼 있었다. 차량 번호판 인식 카메라는 도로 좌·우방향으로 설치돼 주차·주행 차량들의 번호판을 모두 포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번호판 영치를 해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로 영치팀은 주차된 체납 차량들의 번호판만 떼어내고 있다는 것.단속차량 내부에는 전국 체납차량의 모든 데이터 저장 프로그램이 깔린 태블릿PC가 있는데, 카메라에 체납차량 번호판이 인식되면 태블릿PC 화면에 체납 횟수와 금액 등이 뜨면서 경보음이 울렸다.담당 공무원의 휴대전화에도 체납차량 적발 프로그램이 단속 차량 태블릿PC와 연결, 체납차량이 인식되면 바로 경고음이 울렸다.기자가 동승한 단속차량이 출발 10분만에 영일대해수욕장 인근 주차장에 도착하자마자 한 수입차량 앞에서‘띵동’하는 경보음이 울렸다. 단속팀은 태블릿 PC 모니터를 통해 ‘지방세(자동차세) 2건 체납’사실을 확인한 후 바로 소형 프린터기로 영치 통지서를 인쇄하는 동시에 전동 드라이버를 들고 차에서 내렸다.단속팀은 곧바로 체납 차량의 앞 범퍼 번호판을 떼어낸 뒤 전면 유리 와이퍼에 영치 통지서를 꽂았다.이어 단속팀이 찾아 간 곳은 양덕동의 한 공영주차장. 이번에는 주차 차량의 뒷범퍼 번호를 휴대폰 프로그램에 입력하자 ‘번호판이 영치된 차량’이라는 조회 답변이 나왔다. 이 차량은 앞 범퍼에 위조 번호판을 붙여 운행 중인 것으로 추정, 단속팀은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자동차 번호판 영치는 자동차세를 2회 이상 체납했거나 3회 이상 촉탁한 차량을 대상으로 한다.북구청 김미정 단속팀장은“일부 체납차량 운전자들은 앞 범퍼의 번호판만 영치한다는 사실을 알고 번호판을 떼어내지 못하도록 벽에 바짝 붙이거나, 위험한 곳에 주차하기도 한다”면서 “그럴 경우 바퀴에 족쇄를 부착, 차량이 아예 움직이지 못하게 만든다”고 잘라 말했다. 이날 단속팀은 1시간 반만에 차량 3대의 번호판을 압류했다. 압류된 번호판은 지방세를 납부하면 다시 돌려준다.김 팀장은“번호판을 떼는 도중 차주가 달려와 항의하거나 영치 후 구청에 찾아와 협박하는 등 사건·사고도 적지 않다”면서 “또 눈물로 호소하는 민원인도 많아 세금 징수에 애로사항도 있다”고 했다.동행 취재가 끝난 후 북구청에서 만난 강용분 세무과장은 “고의적 체납자에 대해서는 강력한 체납처분을 할 것”이라며 “생계형 체납자에 대해서는 복지서비스를 연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한편 포항 북구청은 체납세 일제 정리기간인 10월24일부터 지난 14일까지 총 460대 차량을 대상으로 번호판 100대를 영치, 33대를 촉탁했으며, 체납세 1억3천448만8천원을 받았다./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3-12-20

대구·경북 첫 장애 친화 산부인과 개소

장애인은 산부인과 처치를 받는데도 어려움이 많다. 그때문에 장애인들은 편안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장애친화적 산부인과 건립을 요구해왔다.  대구·경북지역 최초로 여성 장애인을 위한 ‘장애친화 산부인과’가 지난 19일 구미차병원에서 정식으로 운영을 시작했다.구미차병원 장애친화 산부인과는 전문의 4명과 간호사 26명, 전담 코디네이터 1명 등 40명의 인력으로 운영되며, 여성 장애인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임신·출산서비스와 여성질환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편의시설과 장애친화 장비를 갖추고, 이동지원과 수어통역 등 의사소통 편의를 제공한다.또 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 보건소 등 지역사회 장애인 보건의료기관과 협력해 여성 장애인에게 맞춤형 건강관리를 지원하는 역할도 수행하게 된다.문태경 장애인복지과장은 “앞으로 지역 여성 장애인이 편안하게 산부인과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면서 “많은 여성 장애인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경북도가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한편 현재 장애친화산부인과는 서울대병원과 울산대병원, 인제대부산백병원, 전북 예수병원,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전남대병원, 건국대 충주병원 등에서 운영하고 있다./김락현·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3-12-20

계명문화대·대구 달서구, HiVE 사업 연착륙 성공

지역의 중장기 발전목표에 부합하는 지역 내 특화 분야를 선정하고, 교육체계를 연계·개편하는 등 지역기반 고등직업교육의 거점 역할을 수행하도록 지원하는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HiVE) 사업이 연착륙에 성공하고 있다.계명문화대학교와 대구 달서구가 컨소시엄을 통해 운영하는 HiVE 사업 1차년도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두면서다.지난해 6월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시행하는 HiVE사업에 컨소시엄을 통해 선정된 계명문화대와 대구 달서구는 사업 운영에 본격 나서 지난해 HiVE사업의 움을 틔웠다.HiVE 사업 비전으로‘생(生)동(動)감(感) 넘치는 도시 창출 글로컬 고등직업교육 선도 대학’을 설정하고, ‘활기찬·따뜻한 달서구 정주 청년인재양성 지역밀착형 고등직업교육 거점화’를 목표로 세웠다.핵심 추진 전략으로 △지역 맞춤형 특화분야 교육 집중화 △전생애 역량개발 평생직업교육 활성화 △지속 가능한 협력·연계·공유 거버넌스 체제 구축 등을 추진했다.이를 통해 지역민 전문대학 교육-취업-지역 정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 창출의 발판을 마련하는 등 성공적인 사업 운영을 위해 집중적으로 노력했다. 그 결과 핵심지표인 거버넌스 구축·운영 실적, 지역사회공헌 실적, HiVE 산·학·관 거버넌스 지수 및 교육운영 지수, HiVE 지역 공헌 지수 등 모든 성과지표에서 달성 값 100% 이상의 실적을 올렸다.특히 지역 특화분야 연계 교육 및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올해부터 운영에 들어간 기계과(스마트제조기술), 의료기기과(디지털헬스케어), 커피문화경영전공, 제과제빵과, 유아교육과(다문화보육복지) 등 5개 학과가 학령인구 감소라는 어려운 여건에도 신입생 충원율 100%를 달성했다.계명문화대와 달서구는 HiVE사업의 우수한 성과 공유·확산에도 힘썼다.지난해 10월에 이어 올해 9월에 대학 관계자, 달서구 구의원 및 관계자 등이 참석한‘HiVE사업 워크숍 및 지역 산·학·관·민 교류회’를 열어 HiVE사업 성과 발표, 사업의 성공적인 운영 및 우수한 성과창출 방안에 대해 토론하고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다.지난달에는 ‘평생직업교육 중간발표회’를 개최하고 이달에는 ‘2022학년도 평생직업교육 수료식 및 학습성과공유회’를 열고 HiVE 사업 성과보고와 함께 학습수기 공모전 시상식을 진행했다.아울러 학습수기 공모전 대상 수상자 4명이 학습수기를 발표하는 등 HiVE 사업 성과를 공유했다.앞서 지난 2월에는 ‘재정지원사업 통합 성과공유 포럼’을 통해 HiVE사업 2주기 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 등 지난해 성과를 공유하고 올해 사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해 나가고자 다양한 방안을 모색했다.계명문화대 관계자는 “2022년 처음으로 시행 됐지만 대학 및 달서구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달서구와 함께 인력 양성과 지역 연계 평생직업교육, 지역사회 공헌 등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

2023-12-20

“대구·경북지역 고속도로 정체 대폭 해소”

한국도로공사 대구경북본부(본부장 전형석)는 19일 대구·경북지역 고속도로의 차량정체가 대폭 해소됐다고 밝혔다.출퇴근 시간대에 상습적으로 정체가 발생해 온 경부선 금호분기점(서울방향)과 동대구분기점(부산방향)의 정체 개선을 위해 진출부에만 적용하던 노면색깔 유도선을 본선부까지 확대했다. 기존에는 진출부 바깥 1개 차로에 진출하려는 교통량이 집중되면서 정체가 발생했으나, 색깔유도선 추가설치 등 개선을 통해 2개 차로로 안내 및 유도해 교통량을 균형 있게 분산시켰다.그 결과 금호분기점의 경우 애초에는 40km/h 평균통행속도로 약 1km의 정체길이가 발생했으나, 현재는 교통분산 효과로 인해 평균통행속도가 74km/h로 대폭 향상되면서 정체가 완전히 해소됐다.또 동대구분기점도 평균통행속도가 향상되면서 약 800m의 정체 길이가 대부분 해소된 것으로 조사됐다.이어 경산산업단지 규모 확대로 교통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만성적으로 교통정체가 발생하던 경산IC에 대한 정체해소를 위해 경산시와 사업비 분담 협약을 체결하고 서울방향 연결로를 1차로에서 2차로로 확장하는 공사를 시행해 지난 7일 개통했다.개통 후, 출퇴근 시간대 경산IC 서울방향 연결로의 평균통행속도는 9km/h에서 51km/h로 5배 이상 향상됐고 고속도로 진입부에서 발생하던 교통정체가 크게 개선됐다.전형석 대구경북본부장은 “올 한해 대구·경북지역 고속도로 정체해소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이용고객의 편의와 교통안전에 만전을 기했다”며 “앞으로도 정체구간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최적의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2023-12-19

한국 노인빈곤율 또 OECD 1위 ‘14년째’

한국의 노인 빈곤율이 이번에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OECD가 국가별 노인 빈곤율을 공개한 2009년에 얻은 오명을 줄곧 떨치지 못하고 있다.19일 OECD가 최근 공개한 보고서 ‘한눈에 보는 연금 2023’(Pension at a glance2023)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한국의 66세 이상 노인 인구의 소득 빈곤율은 40.4%로, OECD 회원국 평균(14.2%)보다 3배 가까이 높았다.소득 빈곤율은 평균 소득이 빈곤 기준선인 ‘중위가구 가처분소득의 50% 미만’인인구의 비율이다.OECD 가입국 중 노인의 소득 빈곤율이 40%대에 달할 정도로 높은 국가는 한국밖에 없다. 한국 다음으로 높은 에스토니아(34.6%), 라트비아(32.2%)는 30%대를 지켰고, 일본(20.2%)과 미국(22.8%)은 우리나라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노인 빈곤율이 낮은 국가들은 아이슬란드(3.1%), 노르웨이(3.8%), 덴마크(4.3%), 프랑스(4.4%) 등 주로 북유럽이나 서유럽 국가들이었다.한국 노인의 빈곤율은 고령층으로 갈수록 더 악화했다. 66세 이상 노인 인구 중 66∼75세의 노인 소득 빈곤율은 31.4%인데 비해, 76세 이상은 52.0%로 2명 중 1명 이상이 빈곤층에 속했다.성별로 보면 66세 이상 한국 여성의 소득 빈곤율은 45.3%로 남성(34.0%)보다 11.3%포인트 높았다. OECD 평균은 남성 11.1%, 여성 16.5%였다.OECD는 “여성 노인은 소득 관련 연금 급여가 적고, 기대수명이 길어 남성 노인보다 빈곤율이 높다”며 “한국은 남성과 여성 노인의 빈곤율 차이가 11%포인트가 넘어 비교적 격차가 크다”고 분석했다. 노인들은 대부분의 OECD 회원국에서 전체 인구보다 가처분소득이 적었지만, 한국은 특히 그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OECD 회원국 66세 이상 인구의 평균 가처분소득은 전체 인구 평균 가처분소득의88.0%였다. 66∼75세 93.2%, 76세 이상 80.9%로 나이가 들수록 가처분소득이 줄어들었다.한국의 노인 인구 가처분소득은 전체의 68.0%로, 리투아니아(67.4%) 다음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았다. 76세 이상은 58.6%로 OECD 꼴찌였다. 일본의 노인 인구 가처분소득은 85.2%, 미국은 93.2%였고, 76세 이상은 일본 78.0%, 미국 83.8%였다.한국 노인은 가처분 소득이 적지만, 고용률은 높았다. 작년 기준 한국의 65∼69세 고용률은 50.4%로, OECD 회원국 중 일본(50.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해당 연령대의 OECD 평균 고용률은 24.7%였다. /고세리기자

2023-12-19

“조류 AI 확산, 더 이상 없게”

대구지방환경청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방지에 총력 대응에 나선다. 이에 따라 야생조류 AI 대응상황반을 운영하고,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방지 및 신속 대응에 전력을 기울일 방침이다.19일 현재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가 전국적으로 야생조류 8건, 가금농가 20건이 발견됐고, 대구와 경북은 구미 지산샛강에서 4건이 발생했다.조류인플루엔자는 가금(닭·오리 등), 야생조류(오리·기러기·원앙 등)에서 발생하는 급성 전염병이다.대구환경청은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의 확산방지·신속대응을 위해 지난 10월 5일부터 ‘야생조류 AI 대응 상황반’을 운영하면서 철새 도래지를 중심으로 예찰 등을 시행했다.주요 지역은 낙동강 4곳(구미 해평습지·지산샛강, 고령 사문진, 김천 감천), 금호강 2곳(대구 안심습지, 경산 하양읍) 등이다.대구환경청은 이 지역을 대상으로 예찰(67회), 분변채취(5회) 등을 진행했고, 추가적인 발생 방지를 위해 방역 강화에 힘쓰고 있다. 대구환경청 관계자는 "조류인플루엔자는 전염성이 강해서 조기에 발견하고 방역을 강화하는 방법밖에 없다"며 "한번 발생하면 농가에 주는 피해가 크기 때문에 예방활동을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류인플루엔자 의심증상이 있는 야생조류를 발견 시 관할 시·군·구 환경부서 또는 대구지방환경청 자연환경과(053-230-0799)로 신고하면 된다. /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

2023-12-19

신규분양 절벽에 관련 업체도 ‘죽을 맛’

대구·경북지역 신규아파트 분양이 저조하면서 지역 내 분양관련 업체들이 생사기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19일 지역 분양관련 업체 등에 따르면 대구의 경우 올 12월 현재 50가구 이상 신규아파트 분양(입주자 모집공고일 기준)은 단 한 건도 없고 후 분양을 위해 공사가 진행 중인 현장은 있지만, 올해 신규분양은 대구시의 승인 보류로 단 한 건도 없다.이로인해 대구지역 분양관련 업종으로 분류되는 △분양대행 △광고대행 △인테리어업 △설계회사 등의 산업기반이 뿌리째 흔들리다 못해 사실상 초상집 분위기다.특히 직접 공사에 참여하는 건축, 토목, 설비, 전기, 조경 등의 전문건설업체는 분양사업이 없어도 공사만 진행되면 공정별로 매출이 발생하지만, 신규분양 시 일감을 확보해야 하는 이들 업체의 경우,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로 1년간 허송세월을 보낸 셈이다.(주)애드메이저가 발표한 주택동향보고서에도 지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대구지역 신규주택 현장의 분양광고 수주현황은 전체 151개 단지 중 지역 업체가 분양광고를 진행한 단지는 57개로 37.8%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또 같은기간 지역 건설업체가 분양한 31개 단지를 제외하면 전체 120개 단지 중 26개 단지로 21.7%의 초라한 성적표를 기록하는데 그쳤다.이에 따라 이 기간 동안 전체 151개 단지 중 지역 건설업체는 31개 단지로 전체 물량의 20%에 불과하고 최근 10년으로 확대해보면 그 결과는 더 심각하다.결국, 호황기로 분류되는 지난 10년간의 대구지역 부동산시장은 역외업체들의 잔치로 끝났고 지역업체는 물론이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이바지하지 못한 셈이다.분양관련 업계의 경우 이미 지난해 말부터 부동산경기 침체를 예상하고 대부분 희망퇴직, 탄력근무제 도입 등으로 인력을 감축하거나 고정비 절감에 나서고는 있지만, 일감이 줄어든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없어져 버려 한계상황에 내몰리고 있다.실제로 대구와 서울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A 광고회사는 20명의 인력을 지난 6월까지 절반으로 줄이는 등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이었지만, 남은 인력 10명도 현재 사라진 일감을 감안하면 턱없이 많은 숫자다.B 광고회사는 대부분의 정규직을 없애고 프리랜서를 중심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등 고정비 절감을 위한 최후의 수단까지 강구하고 있다.C 분양대행사는 신규분양이 어려워지자 아예 다른 업종(중개업)에 진출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분양관련 업계를 이대로 방치해 뒀다가는 산업기반 자체가 무너져 회복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뿐만아니라, 경쟁력 회복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이는 부동산관련 업종이 기본적으로 200여 개 협력업체와 함께 지역경제에 기여하고 있으며, 그 하청업체까지 고려하면 파급효과는 기하급수적이기 때문이다.따라서 고용창출 효과가 높은 건설관련 업종이 살아야 지역경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최종태 대구경북 광고산업협회 회장은 “이런 상황이 내년에도 계속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지역의 건설업체가 신규분양을 할 때 외지 분양대행이나 광고대행사를 불러야 하는 촌극이 벌어질 수도 있다”며 “내년 초 분양에 나설 외지기업들이 지역 분양관련 업계를 또 다시 외면할 경우, 침체된 대구 부동산시장에서 지역 관련기업의 기반이 무너질 상황으로 내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2023-12-19

청탁받은 자문 계약 후 비용 지급 배임 혐의 가스공사 전 임원 집유

대구지법 형사2단독 이원재 판사는 19일 불필요한 자문 계약을 체결하고 자문료를 지급해 자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로 기소된 한국가스공사 전 해외본부장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또 자회사 KCLNG 법인장 B씨에게 벌금 1천500만 원, 가스공사 캐나다 LNG 사업팀장 C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A씨 등은 지난 2015년 10월부터 2016년 3월까지 KCLNG와 고위 외교관 출신 D씨 간 필요하지 않은 자문 계약을 체결하게 한 뒤 소속 직원에게 자문 결과 보고서를 쓰게 하는 방법으로 D씨에게 자문료 5천500만 원을 지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인사 청탁에 따라 가스공사 전직 사장을 거쳐 내려온 자문 계약 체결 지시를 받고는 필요성에 대한 검토 없이 KCLNG와 D씨 간 자문 계약을 체결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KCLNG와 D씨 간 자문 계약을 체결한 뒤 계약 규정과 달리 자문 결과 보고서를 실제 받지도 않고 D씨에게 자문료를 지급했고, C씨는 캐나다 LNG 사업팀 팀원들에게 D씨가 작성해야 할 자문 결과 보고서를 대리로 작성하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B씨는 범행을 인정했지만, A씨와 C씨는 범행을 부인했다.이 판사는 “피고인 A씨는 가스공사 임원의 지위에 있으면서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발원한 외풍을 막아주기는커녕 도리어 자문 계약 체결을 지시함으로써 배임 행위에 휩쓸리도록 했다”며 “C씨는 상부의 부당한 지시를 거부하지 않고 팀원들에게 보고서를 대신 작성하라는 지시를 내려 범행 실현에 결정적 역할을 수행해 책임이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영태기자

2023-12-19

화폭에서 꿈꾸는 흰수염 고래와 나비

올해로 두 번째로 열린 G-아트마켓. 주최 한국수력원자력, 경주문화재단 주관, 한국미술협회 경주지부 운영으로 열린 행사로 지난 13일부터 5일간 경주예술의 전당4층 갤러리 해에서 진행되었다. 험지에서 각개전투중인 지역 작가들의 작품 활동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작가별 개별 부스 형태로 진행된다. 한 해 동안 부지런히 가꾸고 키운 작품들을 내보이기 위해 29명의 작가들과 1개의 갤러리가 나섰다. 명제표 옆에 작가도 구경하는 이도 기분 좋게 만드는 붉은 딱지들이 제법 붙어있다.그 중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참여한 꽃님 작가를 만났다. 그림 속 파란 고래처럼 시원한 웃음을 가진 작가. 친숙하면서도 바로 기억에 남는 이름이다. 꽃님 작가는 지역 내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 중 한 명이다.작가에게도 대학을 졸업하고 결혼과 육아라는 과정 속에서 쉬어가던 시기가 있었다. 그 무렵 참여한 전시회를 통해 전환기를 맞게 되었다. 할로겐 조명 아래 반짝이는 작품을 보자 가슴 속에서 무언가가 일렁였다. 그 일렁임은 열정으로 바뀌었고 그 이후 쉬지 않고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그의 작품은 크게 흰수염 고래와 나비로 나눠진다. 둘은 자유를 상징한다. 하늘을 사는 나비, 바다를 사는 고래. 각자는 다른 공간 속에서 머무르다 때때로 한 공간에서 조우해서 꿈의 세계를 넓힌다.화폭 속에서 수많은 고래들이 바다 위를 헤엄치고 다닌다. 지구상 가장 큰 포식자 흰 수염고래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위엄을 가지고 있다. 하늘로 치솟을 것 같은 블리칭 동작을 통해 생명에 대한 경이로움과 자유를 표현했다. 바다는 꽃밭이 되기도 하고 자작나무 숲 혹은 제3의 세계가 되기도 한다. 고래들의 공간은 한정되지 않고 그녀의 상상 속에서 끝없이 펼쳐진다.꽃길 시리즈에서 나비는 몽환적인 꽃밭 위를 날아다니며 보는 이를 꿈꾸게 한다. 다양한 재료에 대해 실험하길 즐기며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그는 버팀 시리즈와 안정 시리즈에 대해 이어 설명했다.버팀 시리즈는 한지라는 매력적인 재료로 개인적으로 힘들었을 때 시작된 작업이다. 여러 겹의 한지에 여러 재료와 기법들로 거칠게 표면을 만들어냄으로 당시 그녀의 시간을 표현했다. 안정 시리즈는 뿌리를 박고 굳건히 버티는 나무로 안정과 꿈의 결실을 맺길 바라는 마음을 나타내고 있다.작가는 고래와 나비가 되어 화폭 위를 채워나간다. 작품 활동을 이어나가는 행위는 결코 쉽지 않지만 관람객, 주변 작가들의 조언과 작품에 대한 좋은 평이 영양제가 되어 힘을 준다고 한다. 그림 속에 빠져 자신조차 잊어버리는 순간 가장 큰 희열을 느낀다는 꽃님 작가. 처음 미술대 진학을 결정한 것도 ‘그냥’ 작품 활동을 하는 것이 좋아서였다고 했다. ‘그냥’ 만큼 순수하면서 강한 말이 있을까.끝으로 그녀에게 앞으로의 계획과 바람을 물었다. 멈추지 않기. 꾸준히 이어나가길 스스로에게 바란다. 쉽지 않은 작품 활동의 길이기에 중단 없이 끝까지 종주할 수 있기를. 그리고 한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폭넓은 지역에서 활동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했다.시공간의 제약 없이 세상을 힘차게 유영하는 작품 속 푸른 고래와 나비처럼 그녀의 삶도 그러하길 바라본다. /박선유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12-19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

영덕도서관의 12월은 결실의 달이다. 이곳에서 열어놓은 여러 강좌에 참여한 회원들의 노력이 책이나 자격증으로 태어난다. ‘당신의 일상이자 습관이 되는 영덕도서관’이라는 운영 지표로 안상기 관장을 비롯한 직원이 가족 같은 분위기로 군민들의 문화생활의 큰 부분을 담당한다.2023년 가을학기에 시작한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강좌에 열 명의 회원이 자신의 이야기를 썼다. 매주 한 가지 주제로 좋은 글 한 편 읽은 후 자신의 경험을 서로 이야기한다. 기억나지 않던 일도 다른 사람의 사연을 듣다 보면 다시 떠올라 좋은 글감이 된다. 그렇게 수필을 쓰고, 시를 써서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12월 15일 마지막 수업에 출판기념회를 했다. 안상기 관장님의 영덕 군민 모두가 글을 쓰면 좋겠다는 축사로 시작해 한 번도 빠지지 않은 박숙희씨와 황숙현씨는 개근상을, 문집에 회원들 사진 대신 초상화를 그려준 김영해씨는 공로상을 받았다. 창포말 등대 근처 마을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오시는 권숙님은 가장 연장자이면서도 가장 열심히 글을 썼다. 도서관에서 책거리 떡을 준비해 주었고, 귤 한 상자를 들고 오신 분, 책 제목을 케이크에 써서 맞춰 온 분으로 인해 분위기가 한층 더 끓어올랐다. 도서관에서 배운 기타 연주로 분위기를 띄운 분도 있었고 다과와 선물로 풍성한 출판기념회를 완성했다.많은 회원이 도서관에서 하는 다른 수업도 듣는다고 했다. 그림그리기와 독서 모임, 매주 첫째 금요일 오전 그림책동아리에서 공부하고 도서관 부모 교육 우리 아이 글쓰기 코칭 그림 편지 수업도 참여한다고 했다. 또 시간 될 때마다 작가 특강에도 참여해 자기개발에 도움이 된다고 도서관이 사랑방이라고 전했다.이렇게 평생교육으로 모여 수강한 강좌에서 즐거움을 느끼면 곧 동아리로 다시 모인다. 도서관에서는 이런 회원들의 의견을 모아 모임 장소와 강사를 지원하는 등의 적극적인 후원을 한다. 도서관의 지속적인 관심으로 지역의 문화를 이끌어가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경북도교육청 영덕도서관은 8만2천여 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전에는 연간 8만여 명이 찾을 만큼 지역 문화의 중심 공간이었다. 위치가 영덕읍 중심지에 있어 군청, 교육청, 경찰서, 법원 등 주요 관공서와 가까워 접근성이 좋다. 또 야성초등학교와 영덕중학교가 코앞이라 1층 도서관 입구 얼음이 나오는 정수기 앞에 학생들이 참새들처럼 들렀다 가기도 한다. ‘책동무 독서회’는 매주 수요일 방과 후에 독서토론과 독서 체험, 글쓰기 지도 등 초등학생들의 독서 습관 형성과 다양하고 독서 활동으로 책앞으로 아이들을 이끈다. 그리고 그림책 작가 연구 및 작품분석, 자녀교육, 영화, 미술 등의 인문학까지 책을 매개로 동아리로 모여 공부하며 다양한 정보를 나눈다.영덕교육지원청은 영덕도서관을 신축해 2024년 경북도교육청 영덕도서관으로 개관할 예정이다. 신축 도서관의 강점은 1층 어린이 자료실이다. 경북지역에서 최고로 꼽힐 만큼 넓은 면적과 고품질의 다양한 도서,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새로운 인테리어가 돋보인다는 평가다. 또 3~4층에 있는 종합자료실에는 일반인들의 꿈을 키울 수 있고 책과 함께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전용 공간이 마련된다. 20~50대 주민을 위해 안락한 독서를 즐길 수 있도록 카페에 버금가는 환경과 양질의 도서를 비치할 계획이며 실버세대의 독서를 장려하고자 큰 글자 도서와 신문 등을 볼 수 있는 장소도 준비한다. 또 전국 최초로 도서관 건물에 북 드라이브 스루를 설치해 코로나19 시대 이후의 도서관 이용 문화를 선도할 것으로 보인다./김순희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12-19

경북의 서낭당을 찾아 사진을 남기다

안동사진동호회는 사진작품 활동을 통해 사진예술과 향토문화 발전에 기여하고자 1981년에 창립한 안동의 대표 예술동호회다. 창립해에 가진 창립전시회를 시작으로 매년 회원전을 갖고 매월 월례회와 촬영회를 통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특히 안동사진동호회가 주목받는 이유는 매년 개최하는 회원전의 주제를 지역의 문제와 이슈, 사라져가는 민속과 문화 등을 선정해 담아내어 지역 문화계의 파동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오늘의 농촌’, ‘댐에 남은 이야기’, ‘안동의 옛집’, ‘도청 이전지’ 등을 주제로 회원전을 개최했다.또한, 1995년 안동시군 통합원년 안동의 모습을 기록한 ‘안동 1995’, 풍천면 가일마을의 사계를 남은 영상기록보고서 ‘가일 2003’을 발간하며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기록해 왔다.이번 창립 40주년 기념 사진집에는 지난 12월 5~10일 안동문화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제43회 사진전에 공개된 100여 점의 사진 외 2년 동안 카메라에 담아낸 경북 지역의 서낭당을 지역별로 묶어냈다. 2010년에 발간한 창립 30주년 기념 사진집 ‘안동을 기억하다’에는 30년간 안동의 사람, 풍경 등 생활밀착형 사진을 담아냈다면 이번 ‘신들의 거처 서낭당’에는 사라져가는 민속, 서낭당의 모습을 담아냈다.코로나19로 당초 계획보다 2년 늦었지만 마을을 수호하는 서낭당(성황당)의 현재를 기록하느라 안동, 문경, 영덕, 영양, 봉화 등 경북 지역 10개 시군 141곳의 서낭당으로 매월 발품을 팔아 사계절의 풍경을 고스란히 담아낸 회원들의 노고가 돋보이는 작품집이다.김복영, 임세권, 윤태권, 김영석, 권일혁, 오기석, 이정희 등 18명의 회원이 참여했으며 특히 작품집 발간을 채 보지 못하고 지난 10월 작고한 창립회원 권찬규(96)씨의 영덕군 창수면 서낭당 사진이 표지를 장식해 아련함을 더했다.이건우 회장은 “눈이 오고 비가 오는 상황에서도 서낭당을 담기 위해 열심히 다녔으며 허물어져 가는 서낭당이 많아 안타까웠다. 사람들의 관심 속에 잘 보존될 수 있도록 이번 사진집을 통해 서낭당에 담겨있는 이야기와 가치를 알리고 싶다”고 했다.마을과 마을주민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며 치성을 드렸던 서낭당. 과거의 모습에서 변화한 현재의 모습까지를 가감 없이 담아낸 사진집 ‘신들의 거처 서낭당’을 통해 마을 어귀에서 노목과 오랜 세월 희로애락을 함께한 서낭당이 갖는 의미와 우리의 풍속을 되새겨볼 수 있을 것이다./백소애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