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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흑구문학상과 통일문학제

호미예술제를 시작된 지 20년이 흘렀다. 수필 `보리`의 현장에 `흑구문학관`을 짓고, 2009년 `흑구문학상`을 제정한 지 6년이 흘렀다. 흑구문학상은 상금이 1천만원이고, 지난해부터 상금 300만원의 `젊은작가상`을 신설, 한국수필문학상 가운데도 가장 권위 있는 상이 되었다. 올해는`제1회 중국 조선족문학상`을 제정하고, `조선족 중·고생 문예공모`를 통해 통일문학의 기틀을 마련했다. 길림성, 흑룡강성 등에 살고 있는 조선족들은 `한반도통일의 매개체`가 된다. 북한 주민들은 이 곳을 통해 한국 소식을 듣고, SNS를 통해 바깥 세상을 안다. 북한 주민들도 이제 비로소 `거주이전의 자유` `직업선택의 자유` `언론의 자유` 등 `자유`와 `기본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흑구문학상`과 `조선족문학상`은 `통일문학`으로 가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 한세광(韓世光)은 1909년 일제강점이 시작되던 해에 평양에서 태어났고, 20세에 미국 유학길에 오르는데, 화물선을 타고 태평양을 건널 때 검은 갈매기 한 마리가 줄곧 배를 따라왔고, 한 선생은 속으로 “너도 미국 유학 가느냐? 너와 내가 같은 운명이구나”라고 생각을 하며 자신의 아호를 흑구(黑鷗)라 지었다. 그는 25세때 유학을 마치고 평양으로 돌아와 `대평양(大平壤)`이란 문예지를 창간, 시, 수필, 소설, 평론을 발표하고, `흥사단 사건`에 연류돼 1년 간 옥고를 치렀다.1945년 해방 후 서울로 내려와 미군정청에 근무하다가 48년 포항으로 이주했고, 59년 포항수산대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70세에 타계할 때까지 포항을 떠나지 않았다. 서울 연세대 영문학과 교수로 초빙받았으나, “나는 포항 송도 송림과 갈대밭과 갈대꽃 위를 날으는 새들을 떠날 수 없고, 포항의 문우들과 작별할 자신이 없다”며 거절한 일화는 유명하다.흑구는 1978년 `북한`지에 `모란봉의 봄`이란 수필을 발표했다. “나의 고향, 모란봉에는 올해에도 봄이 오는가. 내가 고향을 떠나온 지도 어언 33년이 흘렀다....해마다 철이 바뀔때는 고향생각을 잊을 수 없지만, 내 나이 칠십 고개를 올라서는 고향 생각이 더욱이 간절해진다”로 시작되는 작품에는 평양의 모습들이 낱낱이 담겨 있고, “자유가 있으면 제일강산이요, 자유가 없으면 캄캄한 생지옥이다”란 발언도 있다.서상은 호미수회 회장은 “한글과 문학을 통해 한민족의 정체성과 동질성을 찾고 통일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반도의 끝자락인 호미곶에서 시작된 작은 운동이 태백을 거쳐 백두에까지 뻗어나가 조국 통일의 문을 열어가는 문학축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통일문학제의 싹이 영일만 호랑이꼬리에서 움트고 있다는 그 의미가 깊다.

2014-08-04

최경환 경제팀에 희망 보인다

최경환 경제팀은 국민에게 희망을 주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기업인들에게 사정하다시피 했다. 여유자금을 쌓아놓지만 말고 투자를 해 달라 부탁했다. 그러나 기업인들은 서로 눈치나 보면서 민그적거렸다. 그러다가 최경환경제팀이 “기업의 여유자금에 대해 세금을 물리겠다”란 내용의 `기업소득 환류 세제 도입`을 발표하자, 비로소 `뜨거운 줄`을 알게됐다. `좋은 말`이 안 통하는 우리 사회다.경제활성화 정책이 담긴 7·24대책이 발표된 후 주가가 오르고, 부동산시장에서 긍정적 반응이 나타나면서 경제 회복의 희망이 심어졌고, 이것이 야당의 정권심판론을 잠재우고, 오히려 `야당 심판`으로 화살이 역회전을 했다. 야당이 세월호만 붙잡고 공감 없는 씨름을 하는 동안 정부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책을 마련했고, 야당의 `발목잡기`가 이번 7·30 재보선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았다.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최근 한 워크숍에서 “지난해 공공기관 부채 감축 계획 수립 이후 환율이 떨어져 발생한 재원 5조원 이상을 국민의 안전,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했다. 이 돈을 임대주택, 발전소 건설, 학자금 전환대출, 중소기업 지원 등 민생분야에 투입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기존에 발표한 41조원에서 사실상 46조원으로 늘어난 것이다. 또 최 부총리는 “올해 연말까지 재정보강과 정책금융 등을 통해 총 26조원 내외의 자금을 공급하겠다”고 밝혀 성장위주의 경제정책을 당분한 지속할 것임을 재확인했다.새 경제팀의 경제정책방향은 좌고우면하지 않고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성과가 나타날 때까지 끝까지 내실 있게 추진하며, 국민들이 정책변화를 피부로 느끼고 공감할 수 있도록 국민과 함께 추진한다는 3가지에 중점을 두겠다고 했다. 그리고 금융기관의 보신주의를 혁파하고, 평가체계를 개선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다시 말해서, 기업에 대출해줬다가 부실이 생겨도 정당한 절차를 거쳤다면 징계를 받지 않도록 해 금융사가 `적극적으로` 대출을 해주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 중소·벤처기업에 대출을 많이 해주면 성과급을 더 주고 금융회사 평가 때도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 소극적인 안전운행보다 적극적인 모험운행을 권장하는 정책을 펴겠다는 뜻이다.`적극행정`의 다른 모습은 감사원의 감사행태에서도 보여질 전망이다. 최 부총리는 “공무원이 인허가를 해주면, 왜 해주었느냐는 부분만 감사하는데, 앞으로는 인허가를 안 해주면 왜 안 해주었느냐고 묻는 감사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공무원이 보신주의에 사로잡혀 규제만 앞세우고 `접시를 깨는 적극성`을 보이지 않으니, 이것이 경제를 가라앉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모든 정부기관과 민간기업이 한 마음이 되어서 GNP 4만 달러 시대를 만들어가야 하겠다.

2014-08-04

행정불신이 심각한 수준이다

근래 우리사회에 만연한 불신풍조는 `짙은 안개`같다. `유병언 사망`조차 믿지 못한다. 국과수가 발표한 DNA분석까지 믿지 못하고 “시신이 바꿔치기 됐다”는 유언비어가 나돌기도 한다. `치아 형태`는 가장 정확한 신분증인데 유병언의 치과기록도 믿지 않는다. 국과수의 발표보다 음모론을 더 믿는 우리사회의 불신풍조가 심히 걱정이었으나, 이번 7·30재보선은 그나마 `시계 제로의 짙은 안개`를 걷어내주었다. 여당은 당초 9대6으로 보았으나, 11대4로 나타났으니, 국민들은 여전히 중심을 확고히 잡고 있다. 그러나 행정불신은 여전히 심각하다. “현장에 답이 있다”고 외치지만 탁상행정은 만연하고, 편파·편애 행정은 사라지지 않고, 공권력이 무시당하는 경우가 흔히 눈에 띈다. 국민은 `중심`을 확실히 잡아가는데 행정은 아직 흔들리고 있음이다.지난 해에는 양파가격이 폭등하더니 올해는 폭락이다. 그래서 “정부가 권고하는 말을 듣지 않는 것이 최상의 영농계획”이란 말까지 나왔다. 올 5월 정부는 “앙파 생산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고, 과잉 공급량은 20만t”이라 했다. 이 발표 때문에 밭떼기 상인들과 단위농협들은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을 기대하며 수매를 미뤄 가격폭락세를 부추겼다. 정부는 뒤늦게 수매비축, 수출, 양파효능 홍보, 직거래·할인행사 등으로 판촉활동을 펴지만 그 효과는 미지수다.경주의 호텔이나 리조트의 물놀이시설의 이용료가 너무 비싸 혹시 담합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생기고 당국의 지도 단속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오면서, “관광지 경주의 물가가 너무 비싸다”는 인식이 굳어질까 걱정이다. 투숙객을 위한 서비스시설이 돼야 할 수영장을 일반인에게 입장료를 받고, 고객에게는 50% 할인해주는 호텔들도 있다. 세무당국과 시청이 적절한 지도 단속으로 `바가지 경주`의 이미지를 씻어내야 한다.경산시는 시청 네거리와 오거리 구간을 `현수막 없는 거리`로 만들기 위해 철거와 단속활동을 펴고 있지만, 시의 경관디자인 개선사업 계획이 신뢰성을 잃고 있다. 각종 축하현수막들이 매일 내걸리고 있으며 `시의 현수막 철거와 단체들의 반발 충돌`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시가 강한 의지를 가지지 못하고 미온적으로 대응하기 때문에 행정이 무시당하는 현상이다.대구 취수원 구미 이전계획은 국비 6천여억원을 들이는 사업인데, 구미시민들은 “경북 수출의 75%를 담당하는 구미공단의 공업용수 수급 차질을 불러와 구미 산업발전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행정불신이 초래한 갈등 마찰이다. 포항시의원들도 포항시가 건립한 새마을인성교육관에 대해 “공공성과 실효성이 부족하다”며 문제제기를 했다. 행정의 신뢰성 확보에 범정부적 대응이 필요하다.

2014-08-01

당면 현안부터 차분히 풀기를

6·4 지방선거 후 장밋빛 청사진들이 쏟아진다. 새로 선임된 자치단체장들의 의욕이 어느때보다 왕성하다. 의욕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광범위하게 지혜를 모으고, 중앙정부를 상대로 활발한 설득작업을 펴면서, 지역의 미래를 밝게 개척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참으로 든든하다. 그러나 희망찬 미래를 준비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당장 눈앞에 나타난 현안을 해결하는 노력도 긴요하다. 경북도는 총 투자비 6천억원에 이르는 대형 예비타당성 사업에 대해 지역 의원들과 공조, 심사 통과를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도가 추진중인 프로젝트는 `스마트 그리드 확산 사업` `국민안전로봇 프로젝트` `국가백신산업 기술진흥원 유치``하이퍼텍스 기계산업단지 조성사업`등 4가지이고 예산은 국·도비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역 출신 의원들과 경북도 관계자들은 매일 국회와 관계부처를 찾아다니며, 마지막 통과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미래의 먹거리를 위해 뛰는 지역 지도자들의 노력을 성원하면서 김관용 지사가 처음 도지사 선거에 나섰을 때 내 걸었던 슬로건을 회상한다. “제발 좀 먹고 살자” 그는 3선에 성공하면서 그 약속을 본격 추진할 모양이다. 역대 민선 도지사들의 `극성스러움`은 정평이 나 있다. “김 지사의 극성은 아무도 못 말린다”는 농담 같은 진담이 나오는 이유다.밝은 미래를 위한 노력도 중요하지만,당장의 현안 해결도 시급하다. 최근 새누리당 장윤석(영주)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지자체별 외국인 투자 유치 실적`에 따르면, 경북의 투자실적은 전국 17개 시·도중 12위였다. 장 의원은 “전반적으로 외국인 투자가 줄어들지만, 대구 경북은 외국인 투자 기업의 고충을 발견, 해결하려는 노력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대구 경북은 내륙지역에 위치하고 있어서 공장 하나 유치하는 것도 매우 어렵다. 따라서 외국인 투자유치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데, 이처럼 실적이 낮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포항시는 29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포항경제 활성화를 위한 범시민협의회`를 열었다. 50여 명의 각계각층 대표적 인사들이 총 망라돼 기탄 없이 문제점을 제시하고, 해결방안을 내놓는 자리였다. 참석자들은 2006년부터 2011년까지 포항의 경제성장률이 전국 평균인 4.1%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1.8%에 그쳤고 포항철강공단 생산액은 2012년 10월부터 15개월간 연속 감소하고 있다고 했다.김관영 포항제철소 부소장은 “기업유치보다 우선돼야 할 것이 투자유치”라며 공단 입주기업들의 적극적 투자를 촉구했다. 기업들이 자금을 쌓아두기만 하고 투자하지 않으면 세금을 물리겠다고 한 경제부총리의 정책이 투자유치 활성화의 도화선이 돼야 하겠다.

2014-08-01

탈북민 지원에 마음을 열자

대구대학교가 최근 `2014 다문화 학생 2중 언어 말하기 대회`를 열었다. 경북도 내 초·중·고 재학생 20명이 참가했다. 일본, 중국, 베트남, 몽골, 태국, 러시아, 독일 등 여러 나라에서 온 학생들이었다. 초등부에서는 김예미(8·중국어·포항청림초)양이 “나도 한국사람이다”로 최우수상을, 무크진(8·몽골어·구미옥계초)군과 장지림(8·중국어·왜관중앙초)양이 우수상을 받았다. 중등부에서는 김성민(15·중국어·영천영동고)군이 최우수상을, 박준형(17·중국어·경북외국어고)군과 권은희(16·중국어·구미상모중)양이 우수상을 받았다.김예미 양은 “대륙의 찬란한 역사와 문화를 가진 엄마와 세계 최고의 최첨단 디지털 기술을 가진 아빠의 나라 피가 제 몸에 흐르기 때문에 유난히 똑똑하고 특별하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다문화가정 자녀가 부모님 나라 장점을 모두 갖추고 바르게 성장해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당당하게 살아가겠다”고 했다. 베트남인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난 구미옥계초 정민현 군은 “호치민 어느 강가에서 자라 수영을 잘 하는 나는 박태환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말했다. 다문화가정 학생들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을 꼬집는 학생들도 많았다.삼성 사회적 기업 (사)글로벌투게더경산은 이주여성들의 일자리를 위해 `바리스타 양성 교육`을 하고 있다. 지난 3월 기초과정을 수료한 12명의 이주여성 가운데 4명을 선발해 오는 8월 8일까지 총 30회기로 전문가 과정으로 운영한다. 이 심화과정을 마친 이주여성 4명은 정식 직원으로 채용돼 대구대학교 내 북 카페에서 일하게 된다.이주여성들도 분명 `대한민국 국민`이고, 이들의 적응을 돕고, 일자리 창출에 힘쓰는 것은 당연한 움직임이다. 국력이 성장할 수록 문화와 인종도 다양해지기 마련이다. 경제적 번영과 자유를 찾아 한국으로 오는 외국인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자긍심을 가질 일이다. 더욱이 `통일`이라는 민족적 과업을 앞에 둔 우리로서는 다문화가정과 탈북민을 돕는 일을 소홀히 할 수 없게 됐다. 이들의 빠른 적응을 돕고,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노력은 통일을 앞당기는 결과를 낳을 것이기 때문이다.최근 포항YMCA 경북동부하나센터는 북한이탈주민들의 올바른 정착을 위해 `통일합창단`을 창단했다. 여성파트는 탈북민이 맡고, 남성파트는 남한사람이 맡아 `남남북녀 합창단`을 만든 것도 재미 있는 발상이다. 탈북민들은 매사 조심스럽고 경계할 일도 많고 `남한 말`을 새로 배워야 할 부담도 있어서 적응이 더 어렵겠지만, 이같은 합창단을 만들어 함께 활동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모습이다. “탈북민은 미리 온 통일”이라 한다. 이들의 적응을 돕는 일에 모두가 마음을 열어야 하겠다.

2014-07-31

설상가상 해양수산부

최근 경북도는 야심찬 해양수산 발전 계획을 내놓았다. 김관용 도지사와 이강덕 포항시장, 최양식 경주시장, 임광원 울진 군수, 이희진 영덕 군수, 최수일 울릉 군수 등 바다를 낀 자치단체의 수장들이 모여 `21세기 바다의 시대` 개막을 선언하고, “4만불 시대, 바다가 답이다”란 슬로건을 내걸었다. 3조 5천여억원을 쏟아붓는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구상도 발표했다. 그리고 7대 중점 추진 과제도 제시했다. `신성장엔진인 해양산업 개발,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해양관광, 어업인이 잘 사는 행복한 어촌, 깨끗하고 안전한 바다, 신해양 실크로드 개척, 소프트웨어가 강한 해양수산 정보` 등이다. 경북도의 이같은 움직임은 향후 부산·경남과 강원도 등 동해안 전역의 자치단체들이 연합해서 추진할 일을 만들어가는 그 기초작업이 될 것이고, 남북 경제교류의 발판이 될 수도 있다.그런데 찬물을 끼얹는 일이 발생했다. 해양수산부의 무책임한 일처리가 오징어채낚기어선의 러시아 해역으로의 출항을 막았다. 지난 20일 러시아 수역으로 떠나야 할 오징어채낚기어선 87척이 동해안 각 항포구에 발이 묶여 있는 것이고, 언제 출항할 지 기약도 없는 상태다. 러시아 측이 `어선의 e메일 미설치`를 문제 삼은 것이다. 종전까지는 FAX로 어획량을 보고하면 됐는데, 올해부터는 e메일로 보고토록 한 것이고, 이것은 올해 4월 한·러 어업위원회의 실무협상에서 논의된 사항이었다.그런데 기가 막히는 것은 이 사실을 해양수산부는 어선들에 고지(告知)하지 않았고, e메일 기기 설치를 지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태무심하고 있던 어선들은 출어가 임박한 시점에서 이 사실을 알고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으로 해양수산부의 무책임을 성토하는 것이다. e메일을 설치하는데는 1대당 1천만원 가량의 비용이 들뿐만 아니라, 나이 많은 선장들이 기기를 다룰 능력도 없고, 배우는데도 상당한 기일이 소요된다. 미리미리 조치를 취해야 할 일인데, 해양수산부는 “이메일 설치가 협약서에 명시돼 있지만, 그동안 입어제한을 하지 않았고, 올 연초에도 일체 언급이 없다가 갑자기 러시아가 태도를 돌변하니 황당하다”고 한다.우리 어선 87척의 러 수역 쿼터량은 7천t규모이고, 입어료는 72만 1천 달러이며, 10%의 계약금은 이미 지급됐다. 조업기간은 정해져 있는데, 열흘째 출항조차 못하니, 이러다가 계약금만 날리는 것 아닌지 걱정이다. 해수부가 세월호 참사 후 `해피아`란 비난까지 사면서, 이주영 장관은 면도도 못하고 털복숭이 얼굴로 현장에 메달려 있으니, 해수부 전체가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 모양이다.범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속담도 있는데, 어떻게 하든 `이메일 문제와 조업기간 문제`부터 서둘러 해결해야 하겠다.

2014-07-31

나라의 미래를 가꾸는 일

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강원도 소방본부 고 안병국(39) 소방위의 아들 정환(8)군이 아빠에게 쓴 편지 한 장이 온 국민을 울렸다. “사랑하는 아빠, 아빠가 사랑하는 아들 정환이에요. 하늘나라 먼 여행을 혼자 떠나셔서 많이 외로우시지요. 아빠 안 계시는 동안 엄마와 동생 정서를 내가 잘 돌보아 드릴게요. 사랑하는 아빠. 하늘나라 먼 여행 빨리 하시고 우리 같이 살아요. 아빠 많이 보고 싶어요. 아빠를 사랑하는 정환이가” 합동분향소를 찾은 정홍원 국무총리도 이 편지를 읽고 눈시울을 붉혔다. 8살 짜리 어린이가 드러내 보인 문학적 재능이다. 문학 꿈나무의 발견이다.경북 학생들이 제36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비롯, 우수상 5개, 장려상 15개 등 참가자 21명 전원이 입상했다. 최우수상은 문경 농암초 4학년 김태양 군의 오미자 음료를 만드는 과정의 불편함을 없앤 `거꾸로 거름 뚜껑`이, 우수상은 포항제철지곡초 6학년 최우진 군의 `수동예초기`, 문경 모전초 3학년 최수현 군의 `통을 돌리면 과자가 올라와요`, 경주금장초 5학년 최하민 군의 `편리한 윗접시 저울`, 경산 삼성현중학교 3학년 곽채영 군의 `네모네모 로직`, 안동심성초 5학년 김경환 군의 `밸런스 팡팡`이 받았다.차세대 빙상과 롤러스케이트 스피드 유망주 안동 길주초 6학년 김경서 양에게 안동상공회의소 이재업 회장이 사비로 장학금 200만원을 전달했다. 조손가정의 김양은 지난 5월 제43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3천m에서 대회 신기록을 수립, 2관왕에 이어 여자초등부 최우수 선수로 선발됐고, 2월에는 제95회 전국동계체육대회에서 스피트스케이트 500m, 800m에서 2관왕을 차지했다. 이 회장은 “어려운 환경에도 열심히 노력하고 밝게 자라는 김선수는 한국 체육의 확실한 꿈나무”라고 격려했다.문경여고 3학년 박지향 양은 지난 6월 중앙대 주최 `2014 전국고등학교 디자인 실기대회`에서 전체통합부문에서 대상을 수상, 장학금 300만원과 중앙대학교 디지인학부 입학시 장학금(학기당 200만원, 2년간 800만원)을 받게 됐다. 중앙대의 전국 미술실기대회는 가장 큰 규모와 전통을 가진 전국대회로, 대상(전체통합) 1명, 금상 4명, 은상 9명, 특선 및 입선으로 시상하는데, 박양이 최고상을 받은 것이다.포항 오천고 2학년 전수지 양은 제헌절 66주년 기념 `법질서 확립을 위한 전국웅변스피치대회`에서 대상을 차지, 안전행정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전양은 “사고발생 100일이 다 돼가도록 유가족들은 물론 전 국민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긴 세월호 참사는 모두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이런 꿈나무들을 가꾸는 일은 나라의 미래를 풍요로이 하는 일이다.

2014-07-30

복지예산이 악성 블랙홀이다

해양수산부가 최근 `연안관리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국비지원을 줄이고 지방비 부담을 대폭 늘리는 내용이다. 국가가 시행하는 연안정비 사업 규모를 `총사업비 100억원 이상에서 200억원 이상`으로 올리겠다는 것이다. 결국 바다를 끼고 있는 동·서·남해안 지역들은 예산압박을 더 받게 되고, 연안정비사업이 중단되거나 장기간 지연되게 되었다. 기후변화와 해류의 변화 등으로 해안이 계속 깎이고, 대규모 공장이나 방파제가 지어짐으로써 해안과 해류의 변형이 일어나 해변이 침식된다. 가장 대표적인 변화가 포항 송도해수욕장의 망실이다. 포스코가 들어서면서 형산강의 물흐름이 달라져 모래가 쓸려나가고, 대형 태풍으로 변형이 일어나는 등 `쓸려나가는 모래양은 많고, 퇴적되는 모래양은 적으니`해수욕장의 모래밭은 줄어들고, 해수욕장은 기능을 잃고, 상권도 시들어버린다.과거 송도해수욕장은 포항의 랜드마크였다. 전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송도 솔밭과 도심 속 해수욕장으로, 해당화로 유명한 북한의 명사십리 해변과 함께 동해안의 여름 명소였지만, 포스코가 들어선 후 송도해수욕장은 그 명성을 잃어버렸다. 지역의 뜻 있는 원로들은 `송도 살리기`에 갖은 지혜를 다 동원했다. 하와이 호놀루루 해변의 사례를 원용해서, 잠제(潛堤·모래 쓸림을 막기 위해 물속에 구축한 제방)를 설치한 후 외부에서 모래를 실어와 사장(砂場)을 채우는 `양빈`을 시도했다.그러나 2015년 예산편성 과정에서 우려스러운 일이 예감되었다. 기획재정부가 해양수산부에 한 가지 예산상의 요청을 했던 것인데, “연안정비사업비 중 전액 국비로 시행하기로 돼 있던 양빈사업에 지방비 부담을 요구”한 것이다. 이로 인해 2012년 12월부터 착공해 2018년 말에 완공예정이었던 송도해수욕장 복원사업에 차질이 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게 됐다. 이미 시행중인 사업에서는 별 다른 변화는 없겠지만, 차후에 일어날 수많은 연안복원 사업에서 생겨날 차질은 불가피하다. 기후변화 등으로 연안침식은 계속 일어나기 때문이다.중앙정부가 예산편성에서 압박을 받는 것은 복지예산 때문이다. 대선 때 여야가 다투어 내놓은 복지정책은 `국가예산 블랙홀`이 되었다. 그리스 등 남유럽 각국들의 불행을 우리는 잘 보고 있다. 선거때 마다 쏟아낸 복지공약 때문에 공짜의식만 쌓아놓은 나라들이 국보급 보물들을 다 팔아도 빚을 갚을 수 없는 지경이 됐고, `국제 구걸국`이 될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우리나라는 재정자치가 없는 지방자치를 하고 있다. 모든 예산이 중앙통제하에 놓여 있고, 지방은 중앙에 `구걸`하는 구조이다. 지방재정의 자치가 없는 상황에서 “지방비 부담을 늘려라”고 하는 것은 모순이고, 자가당착이다.

2014-07-30

마구잡이 행정이 부른 뒷탈

포항TP2사업이 시작도 못해보고 무산됐다. 관계 법령 등을 고려하지 않은 막무가내식 독단 독선행정이 빚은 당연한 결과였다. 포항 출신의 이명박 대통령의 힘을 너무 믿고 무리하게 밀어붙였던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결국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리고 말았다. 법치국가에서 법을 위반하는 행정행위는 결코 무사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 한 사례가 되었다. 비록 포항이 먹고 살 문제를 해결해 줄 신성장 동력이 될 산업단지를 만들겠다는 선의(善意)는 인정되지만, “상수원 보호구역에 일반산업단지 건설은 불가하다”는 법원의 판결 또한 정당하다. 더욱이 감사원 감사에서도 “일반산단 건설을 포기하는 것이 옳다”는 권고를 한 일이다. 법원과 중앙감사기관이 같은 결론을 내린 일이니, 결국 백지화의 길을 갈 수밖에 없게 됐다.포항TP2사업은 1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기환 시장은 당초 RD산업 위주로 계획했었다. 첨단과학연구개발단지로 구상했고, 연구소 위주로 건설할 계획이어서 상수원보호구역 관련 법규에도 저촉되지 않았다. 그냥 그대로 추진하면 될 일이었는데, 박승호 시장이 당선돼 후임 시장이 되자, 그는 욕심을 냈다. 연구소 위주로는 만족할 수 없고 `일반산업단지`로 `포항산업의 다각화`를 실현하겠다는 것이었다. 그 뜻은 좋으나, 관련 법규에 대한 고려가 없었던 것이 화근이었다. 이 시기에 왜 주변의 참모들이 조언이나 만류를 하지 않았는지 모를 일이다. 아니면, 조언을 했으나 박 전 시장이 막무가내로 밀어붙였던 것인가.어쨌든 그 때 한번 잘못 꿴 첫 단추가 결국 감당하기 어려운, 엄청난 후폭풍을 몰아왔다. 포항시는 환경청이나 국무총리실 등 관계 요로를 찾아다니며 애타게 설득했지만, 속수무책이라는 답변만 들을 수밖에 없었고, 궁여지책으로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 판결이 돌아왔을 뿐이다. 소송의 결과는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것이었다. 토지가 묶인 학전리 일대 지주 590여명과 주민 90여 가구들은 소송이 진행될 때 이미 포항시의 패소를 점치고 있었고, 시에 찾아가 `보상문제`를 문의했었다.12년이나 토지가 묶여 있어서 아무 재산권 행사도 못했으니 주민들로서는 당연히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것이고, 포항시의 패소는 자명하다. 11개 법인이 이미 출자한 300억원 중에서 171억원은 써버렸으니 이를 메꿔주는 일도 포항시가 감당해야 할 지출이다. `법을 무시한 출발`이 초래한, 가혹한 `후과(後果)`이다. 고등법원 항소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법원에 의한 `조정`은 기대할 수 있겠다. 일반산업단지 조성 계획은 백지화시키고, 애당초 계획했던 첨단연구단지 조성으로 환원하는 방향으로 나간다면 후유증이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2014-07-29

도약·창조를 위한 노력들

예천군(군수 이현준)은 지방재정 균형집행 분야에서 3년 연속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돼 상사업비와 특별교부세를 인센티브로 받게 됐다. 군은 그동안 각 사업별로 대상지를 조기에 선정해 발주하고, 연초에 소규모 주민숙원사업 합동설계반 운영, 균형집행 추진상황실 운영, 부서별 보고회 등 균형집행에 총력을 기울였고, 서민경제 활성화에도 효과를 거뒀다. 봉화군(군수 박노욱)은 `2014 대한민국 경영대상`에서 친환경경영분야 대상을 받았다. 군은 군청사 태양광발전시설, 수축열시스템 교체, LED 조명기구 교체, 창호 단열필름 부착 등 친환경 그린 청사 구현으로 저탄소 녹색성장과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주도해왔다. 군은 또 봉화환경농업대학 운영, 백두대간광역친환경단지 유치 등 앞서가는 친환경 농산물 생산행정을 펴왔다. 군은 또 2014년 지방재정 조기집행 추진 실적에서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4년 연속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영주시(시장 장욱현)는 제4회 대한민국 경관대상에서 `영주 원 도심 10년 느린 경관 만들기`로 우수상을 받았다. 시는 2004년부터 관사골 주거환경 개선과 2010년 전국 최초로 디자인 관리단을 구성, 통합마스터플랜을 수립해 타 부서 사업과 연계한 장소 단위로 사업을 통합 조정 및 개선에 나섰다. 또 2009년부터는 통합마스터플랜에 따라 주요 공공 건축물을 거점으로 하는 가로광장 및 공원을 적극 조성했다.문경시는 오미자를 활용한 고부가가치 산업화와 건강기능성 연구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문경시농업기술센터(소장 김길태)는 부산 동의대 항노화연구소(소장 최영현)와 건강기능성식품 수출업체인 남해흑마늘주식회사(대표 정윤호)와 함께 문경오미자의 항노화 관련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문경오미자는 지역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나, 대량 수입으로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어서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로 활로를 찾지 않을 수 없게 되었고, 그 첫 사업으로 관·연·산이 힘을 모았다.울릉군(군수 최수일)은 `넓미역`으로 새로운 소득 창출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울릉도에는 본래 넓미역이 자생하지 않았는 데, 기후변화 등으로 지난해부터 발견돼 빠르게 화산되고 있다. 또 넓미역과 일반미역이 만나 교잡종이 확인되기도 했다. 현포 울릉·독도 해양연구기지의 윤성진 박사는 “교잡종은 일반 미역보다 오래 생장하는 특징이 있어 앞으로 식용 및 전복 등의 먹이로 대체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또 넓미역에는 다량의 미네랄과 필수 아미노산의 함량이 비교적 높기 때문에 향후 이를 이용한 기능성 식품, 화장품 및 의약품 등의 소재로 사용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자치단체들의 부단한 노력이 창조경제를 밀어가는 활력소가 되기를 기대한다.

2014-07-29

지역대학들의 재능 기부

한동대는 교육기부에 앞장 선 공로로 교육기부지역센터 시범운영기관이 됐다.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하는 `경상권 교육기부 지역센터 시범운영기관 사업`에 선정됐는 데, 특히 저소득층, 한 부모가정, 차상위계층 등 사회소외계층 교육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활동을 벌일 것이라 한다. 정숙희 교수는 “경상권 교육기부 분야의 컨트롤타워가 되며, `배워서 남주자``세상을 변화시키자`는 한동대의 교육철학을 실현하고, 힘들고 어려운 분들이 혜택받도록 교육기부 문화 확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한동대 경상권교육기부센터(센터장 정숙희)는 최근 예천군 귀농인회(회장 박덕근)와 청소년 농업분야 교육기부 활동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양 기관은 교육기부활동에 관한 협력, 농업분야 교육기부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 프로그램 수행을 위한 자원 공유 등에 협력하고, 대학, 기업, 공공기관, 개인, 사회단체가 보유한 인적, 물적 자원을 일선 학교와 학부모에게 교육기부하도록 연계한다.대구대는 캄보디아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보급하는 전진기지를 운영하게 됐다. 대구대는 캄보디아 시엠 레아프에 있는 앙코르대학과 공동으로 세종학당 설립을 최종 인가받았다. 시엠 레아프 지역은 앙코르와트 등 관광자원이 많고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한국인 대상 현지 가이드와 요식업 종사자 등을 중심으로 한국어 교육에 대한 수요가 높다. 세종학당은 9월부터 문을 여는데, 한국 학생들에게는 해외 취업 기회를, 현지인에는 소득 증대 기회를 줄 것이며, 양국 간 교류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대구대 언어치료햑과 학생들은 여름방학 동안 경산지역 유치원, 초 중 고교생들을 대상으로 청각선별검사 봉사활동으로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소아 청소년기의 청력 손상은 언어발달과 학업수행력, 인지, 정서, 사회성 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대구대는 또 2012년 안전행정부 주관 `대학 공공자전거 구축사업`에 선정돼 전국 대학 최초로 스마트폰을 이용한 공공자전거 운영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또 `DU 바이크`를 발표했다.영남대는 2년 연속 코스닥상장사 CEO 배출 대학 전국 6위에 올랐다. 수도권 대학을 제외하면 영남대가 가장 많은 코스닥 상장사 CEO를 배출한 것이다. 최근 노석균 총장은 영남대 출신의 성공한 CEO들에게 특강을 부탁했다. “학생들이 창업에 관심은 높으나 실패의 두려움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한다. 성공한 선배들이 길을 가르쳐주었으면 좋겠다”고 했고, 2학점의 일반선택과목 `창업 솔루션 CEO 특강`을 신설했다. CEO들은 흔쾌히 재능기부를 약속했으며, 수도권과 지역에서 20여명이 호응했다. 이런 멋진 재능·경험 기부가 더 왕성했으면 한다.

2014-07-28

경주시·시의회, 달라지는가

경주시는 지금 대 변화를 앞두고 있다. 올 연말에는 화백컨벤션센터가 개관되고, 내년 말에는 한수원 본사가 이전되고, 2016년에는 보문단지에 대형 아울렛매장, 복합영화상영관, 테마파크 등이 문을 연다. 또 궁궐 및 황룡사, 쪽샘지구 복원 등 왕경지역 복원사업이 진행되면 경주는 환골탈태할 것이다. 지금은 관광과 자동차부품산업 일색인 경주지만, 향후 관광수입 만으로도 먹고사는 시대가 올 것이다. 그 시대에 걸맞는 행정과 의회의 모습을 갖춰야 한다. 그러나 지금 많은 부분에서 경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주시의 관광행정이 아직 주먹구구식이다. `세계테권도 선수권대회`후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경제유발효과가 있었는지 모르고 그저 “호황을 누렸다”라는, `배추장수 문서`만 내놓는다.올해 국제태권도대회는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경주시는 지역 모 대학에 `경제적 효과 분석`을 의뢰했는데, 통계조사 전문기관이 아니었던지, 설문조사 문구가 마치 세무서의 조사 내용 같아 참가자들이 기분 상했다고 한다. “이번 대회에 참가해 돈을 얼마나 썼느냐” “세부적으로, 항공권, 숙박, 교통비, 식대, 음료수 구입비, 쇼핑, 입장료, 심지어 노래방과 워터파크 등 유흥비에 쓴 돈은 얼마냐”라고 물어서 “경주시는 태권도대회를 돈벌이 수단으로 삼느냐”는 반응이 나왔다고 한다. 이런 조사는 경험 많은 전문조사기관이 기술적으로 조사 대상자가 기분 상하지 않게 시행해야 한다.경주시보건소는 시민보건을 위해 써야 할 예산을 경주관광 홍보에 사용해 물의를 빚었다. 4천500만원을 들여 `경주에서 길을 찾다`란 제목의 힐링투어 가이드북을 출판하고, 시장과 시의장 등을 초청해 출판기념회까지 거창하게 거행했다는 것이다. `힐링`이란 단어를 집어넣었으나, 내용에는 전혀 보건과 관련된 것이 없다. 보건소가 시와 시의회에 잘 보여야 할 무슨 이유가 있는 것인가.경주시 국민체육센터 수영장 관리가 엉망이란 지적도 받았다. 수온이 너무 낮아 감기환자가 그치지 않고, 머리카락이 떠다녀 역겨움을 느끼게 하며, 수영장 안은 정원을 훨씬 초과해 북새통이고, 자칫 피부병 발생 우려까지 있다는 것이다.반면에 제7대 경주시의회에는 변화의 바람이 분다. 새정치민주연합 정현주 의원(비례)는 의회발언에서 “집행부 공직자들은 밤을 새우며 자료를 준비해 업무보고를 하는데, 위원장은 다른 행사 참석을 위해 졸속으로 회의를 진행시켰다”고 질책하고, “일부 시의원들은 시정에 대한 업무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면서 집행부를 고압적으로 청문회 하듯 다그친 것에 대해 같은 시의원으로서 부끄럽고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의원이 집행부에 사과까지 한 경우는 이 일이 전국에서 처음이 아닌가 한다. 경주가 변화하고 있는 조짐이라 반갑다.

2014-07-28

경주시의 일방통행식 행정

경주시가 개인의 호텔을 사들여 노인복지회관으로 리모델링하겠다고 했으나 1년 반이 지난 지금 리모델링 대신 60여억원의 시비를 더 들여 건물을 허물고 노인회관을 신축하겠다고 한다. 특히 이 호텔건물은 지은지 30년이 지났고, 매입 전에 전문가집단의 진단을 거친 후 신중하게 시 예산을 들여 매입하는 것이 순리이고 정상인데, 경주시는 일방적인 수의계약으로 건물을 매입했으며, 리모델링을 `신축`으로 변경한 것에 대해서도 시민들은 의문을 제기한다. 당초부터 그렇게 계획된 `밀실행정`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그런 의혹을 살만한 이유가 있다. 호텔 주인은 유력자의 부친이다. 지난 6·4지방선거에서 경북도의원에 당선된 A의원(새누리당)의 부친이고, 선거가 끝나자 마자 경주시가 `노인회관 신축`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경주시의회도 이 안건을 승인했는데, 견제·균형이라는 의회 설립 목적에 맞지 않는 결정이다. 이 호텔 매입에 46억5천만원이라는 시예산이 들어갔고, 신축하는데 60여 억원이 더 들어가는 사업이며, 납세자인 시민들이 의아해 하고, 언론들이 지적하는데도 시의회가 이의 제기 한 마디 없이 무사통과시킨 그 저의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의회와 집행부가 `한통속`이 되는 것은 `의회 설립 목적`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도의원의 부친이 대표로 있는 호텔은 경주시 노서동 130의 5 벨루스호텔인데, 부지 3천372㎡에 연건평 3천610㎡인 3층짜리 건물 3개 동이다. 유력자가 관련된 부동산의 거래에는 으레 `내막`이 있기 마련인데, 투명하지 못한 사업에 시민혈세를 쓰는 일은 당연히 시민과 언론의 감시를 받아야 한다. 이 일에는 시의회의 책임도 없지 않다.시 관계자는 이번 일을 두고 “지난 일은 묻어두고 추가 예산 확보와 신축 문제를 두고 고민할 시기”라고 말했다고 한다. 경주시 공무원들이 그동안 얼마나 `잘못된 관행`에 길들여져 왔는지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대목이다. 시민여론을 무시하고 어거지로 밀어붙이면서 어영부영 그냥 넘어갔던 그 비정상이 어느새 정상으로 굳어진 현상이다. 그런 비정상적인 관행이 세월호 사건 등 근래에 일어나는 많은 사고들의 원인임을 경주시 공직자들은 아직 실감하지 못할만큼 정신이 마비돼 있는가.경주시가 언론으로부터 지적받는 사항은 한 둘이 아니지만, 줄곧 오불관언이라 한다. 멀쩡한 도로를 절개한 뒤 원상복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예산낭비는 물론 업자와의 유착 의혹도 사고, 경주시는 타지역보다 아파트 분양가가 높아 인구 유입이 어렵다는 지적을 받고 있으며, 불법광고물이 거리환경을 어지럽히고, 생활민원 해결에는 소극적인 반면 눈에 띄는 대형사업에는 행정력을 쏟는 `보여주기 행정`으로 일관한다는 비판도 받는다. 경주시에는 `소통행정`이 없는가.

2014-07-25

행정이 치밀하지 못하다

포항 중앙상가 실개천은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유지 보수 비용이 만만치 않다. 2007년 시비 23억8천만원을 들여 포항역에서 육거리까지 657m의 실개천거리를 조성, 음악회나 각종 공연을 열기도 하는데, 지난해에는 6차례에 걸쳐 3억9천200만원의 보수비가 들었고, 올 2월에는 8천7백만원을 들여 목재 데크 보수 등 시설물들을 정비했으며, 가로등 정비와 벽천 보수 등으로 2억6천600만원이 드는 등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7억원 가까운 시민혈세를 썼다.차량 통행을 막는 돌기둥(볼라드)이 뽑혀져 있고, 이른 새벽이나 늦은 밤시간에 상가 화물차량이 드나들기 때문에 시설물이 훼손된다는 것이다. 인근의 한 시민은 “시가 중앙상가 상인들의 편의를 위해 묵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차량통행만 막아도 세금 낭비는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치밀하지 못한 행정을 비난했다.울릉도~포항·독도 항로의 여객선 승객들은 “이동전화 연결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동통신사들의 홍보와는 전혀 다르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 울릉도의 주요 관광지와 독도에 LTE-A망을 개통하고, 최대 속도 150Mbpsd의 LTE-A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했다.또 KT도 지난해 6월 포항-울릉도-독도 간 여객선 해상로에 3G 및 LTE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했지만 육지에서 1시간 30분 정도의 거리가 되면 통화가 되지 않는다. 허위 과장 광고를 당국은 왜 묵인하는가.`나들가게`는 소상공인진흥공단이 중소종합소매상(골목수퍼 등)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컨설팅 및 시설개선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점주 교육, 점포운영 컨설팅, 경영분석 서비스, 점포환경 개선에 필요한 자금(1억원 이내) 지원도 받는다. 그런데 경주의 나들가게들이 바가지를 씌워 관광지의 이미지를 훼손시키고 있으며,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더 심하다는 것이다.나들가게가 정찰제를 하지 않는 것이 문제다. 33㎡이상의 소매점은 의무적으로 가격을 표시해야 하고, 위반시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지켜지지 않는다. 이같은 행태는 결국 `나들가게 기피증`을 유발시킬 것이다. 소비자고발센터와 연결해 처벌을 엄히 하고, 단속활동도 강화돼야 한다.경주 보문단지 인근의 한 펜션이 `무인모텔` 형태로 변칙 운영되고 있으나 당국은 일손 부족을 이유로 단속에 손을 놓고 있다. 이 문제의 펜션은 지난해 경주시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자, 건물주의 명의를 바꿔 영업신고를 다시 해 계속 모텔경영을 한다는 것이다. 미풍양속을 저해할 경우, 1차 적발시 시정명령, 2차 영업정지, 3차는 폐업조치를 당하는데, 건축주가 바뀌면 원점으로 돌아간다. 이 법의 맹점을 이용한 변칙경영을 막기 위해 `명의 중심`에서 `업소 중심`으로 규정을 바꿔야 한다.

2014-07-25

전기절약, 생활습관화를

위성사진을 놓고 보면서 우리는 자부심을 느낀다. 한반도의 밤 모습을 찍은 사진에서 남북한의 격차가 확연히 드러난다. 북쪽은 까만색이고 남쪽은 밝은 불빛으로 표시된다. 전력사정이 그만큼 차이 난다는 뜻이다. 북한의 전력사정은 매우 열악하다고 한다. 공장 가동이 자주 중단되고 병원에서는 수술 도중 정전되는 경우도 있어 아슬아슬하다고 한다. 폐쇄체제인 북한이 이런 치부를 드러내지 않으려 하지만 위성사진이 다 폭로한다. 북한의 김정은이 요즘 부쩍 외신을 많이 탄다. 한결같이 웃는 모습이다. 전방 군대를 시찰하거나, 사업소를 지도방문할 때의 사진이다. 그 `웃는 얼굴`은 국내용일 수도 있고 외부용일 수도 있다. 내부적으로는 “걱정말라”는 신호이고 외부적으로는 `유화적인 국제관계`를 희망한다는 뜻일 수 있다. 방송에서는 갖은 악담 독설을 퍼붓지만 그것은 `국제조폭식 언어`에 길들여진 북한의 관습이라 쉽게 순화되지 않겠지만, 자존심도 지키면서 “우리를 도와달라”는 메시지가 `김정은의 웃음` 속에 들어 있지 않나 여겨진다.해방 직후 북한의 전력사정은 좋았고 남한에 전력 지원을 해주었다. 일제가 북한에 수력·화력 발전소를 많이 지어놓고 있다가 패전 후 돌아갔기 때문이다. 지금에 이르러 남한은 북한에 전력을 지원할 수 있을 정도로 상황이 바뀌었다. 해방공간에서의 빚을 갚아야 할 때가 지금이다. 남북한은 어떤 방식으로든 화해 협력의 분위기를 잡아가야 할 시점이다. `통일준비위원회`가 발족됐고 북한에 대한 전기 지원도 통일을 준비하는 일이 될 것이다.경북 북부지역에 마른장마가 계속돼 안동댐과 임하댐의 수위가 지난해의 절반 수준이고 그 때문에 전력 공급에도 차질이 예상된다고 한다. 5월에서 7월 사이의 강우량이 평년의 20~30% 수준이고, 발전량도 지난해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고 한다. 현재의 안동댐 수위가 134m인데 130m까지 떨어지면 전력생산을 중단해야 할 형편이라 한다. 그러나 농·공용수 등 하천 유지수는 방류해야 하니 앞으로가 걱정이다. 전기뿐 아니라 생활용수도 비상이다. 경북도는 40억원을 지원해 용수원을 개발하고 있다.마른장마가 계속되면 전기 생산에 차질을 불러오니 올 여름도 `무더위와의 전쟁`을 각오해야 할 모양이다. 그러나 `전기낭비 불감증`이 여전하다는 소식이다. 시원한 아침시간에 에어콘은 틀어놓은 주민센터가 있어서 직원들이 긴팔 저고리를 입고 있고 `문 닫고 영업`규칙을 지키지 않는 상점들이 많다. `실내온도 28도 이상``문 열어놓는 영업 금지`규정이 생활습관화되지 않은 탓이다. `권고`단계를 지나 `처벌강화`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다. 전기를 최대한 절약해서 북한에 보내주자는 생각이 자리잡게 해야 하겠다.

2014-07-24

다들 상생하자 하건만

김관용 경북지사와 권영진 대구시장은 서로 예방하면서 상생 협력의 의지를 다졌다. 양 기관장은 “대구와 경북은 한 뿌리다. 문화와 정서가 같다. 시·도민이 하나 된 힘으로 대구 경북 발전은 물론 국가발전을 견인하는 계기를 마련하자”고 했다. 남부권 신공항 유치, 도청이전 후적지 개발, 세계물포럼 개최, 시·도 공무원 교류협력 등등, 선의의 경쟁도 하고, 적극 협력도 하자고 했다. 또 김 지사는 이동희 대구시의회 의장을 만나 지역간 계층간 보이지 않는 갈등과 반목을 함께 치유하자고 했다. 대구시와 8개 구·군들도 민선6기 첫 정책회의를 갖고 공동관심사를 논의했다. 경쟁력 강화와 상호 일체감 조성을 위해 인사교류 활성화 등의 협약을 체결하고, 협의회를 정례화 하기로 했다. 또 동구 혁신도시 공원부지 내에 조상 대대로 살아오다 이주한 주민들을 위해 `고향관`건립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국토부가 달서구 한실들 그린벨트에 추진하고 있는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에 협의체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키로 했다.이처럼 지자체 장들은 손을 잡는데, 국회의원들은 전혀 다르다. 전통적인 `TK 정치권`이란 말조차 무색하다. 새누리당 전당대회때부터 조짐이 이상했다. 경북지역은 김무성 후보에, 대구지역은 서청원 후보에 표를 몰아주었다. 선거란 `사람 갈라놓기`라는 후유증을 남긴다. 당 대표 선발이 끝난 후 양 지역 국회의원들은 `틈을 메우는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다. 16일 대표 선거 후 양 지역 국회의원들은 따로 모임을 가졌다. 지방선거때도 서로 무관심한 태도를 보였었다.연말 예산과 관련한 문제도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고속도로와 철도 등 광역권 SOC사업이 주를 이뤘지만, 현재는 해당 지역별 SOC사업이 대부분이다. 지역의 한 국회의원은 “과거 17대 이전의 국회와는 사뭇 다른 광경”이라며 “겉으로는 TK는 한 식구라고 말하지만 이익이 걸린 일이 발생하면, 각자 도생의 길만 찾는다”고 했다. 대구 경북지역은 지난 지방선거 때 충격적인 상황에 당면했었다. 부산지역 16명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부산 가덕도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를 갖고 “가덕도 신공항 유치 다짐 결의문”을 발표한 것이다.당시 대구지역 국회의원 12명은 항의 성명서를 발표했고, 권영진 후보와 김관용 후보는 `직을 걸고 막겠다`는 배수진까지 쳤었다. 신공항문제는 앞으로 줄곧 `현안`이 될 것이고, 대구 경북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의 과제가 될 것인데, 같은 운명체인 지역 국회의원들이 각자 `제 팔 제 흔들기`를 해서 어쩌자는 것인가. 김영란법, 유병언법, 세월호법 등을 두고도 재빠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미적거리는 이유가 뭔가”라는 질책이나 받는 국회의원들이 상생노력까지 소홀히 해서는 미래가 어두울 것이다.

2014-07-23

부실감리의 책임 소재

안전행정부가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지금까지는 비위에 연루되거나, 자질이 부족하거나, 형사사건으로 기소되거나, 중징계 의결 요구를 받거나, 근무성적 불량으로 고위공무원단의 적격심사 대상에 올랐을 때 한해 직위해제했으나, 앞으로는 사회적 물의를 빚어 조사 혹은 수사 개시 통보만 받아도 직위해제된다. 부동산이든 채무면제든 종류를 불문하고 재산상 부당 이익을 제공받거나 공유재산 또는 물품을 횡령 유용하는 경우 일반적 과실보다 2년 더 긴 5년의 징계시효가 적용되고, 징계처분때 수수액의 5배 이상으로 징계부과금이 매겨진다. 홍콩의 한 사정기관은 비리 신고된 공직자에 대해 그 즉시 수사에 들어간다. 조사대상이 됐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는 공직 수행에서 배제된다. 우리나라 조선조에서도 사헌부로부터 탄핵을 받은 관리는 그 즉시 직위해제되었는데, 오늘날 그 역사적 전례를 따라 공무원법이 개정되는 것이다.포항시는 `휴가철 공직기강 특별감찰`을 실시한다. 휴가철에는 기강이 느슨해지기 때문이다. 감사담당관실(조사담당)은 여름철 식품위생과 환경기초시설에 대한 지도점검을 강화하고, 시민생활과 밀접한 분야에 대한 인·허가를 지연시키고, 재량권을 남용하는 행위, 소극적인 행정실태를 적발, 엄중 문책하고, 직무관련 업체로부터 휴가비 명목의 금품 향응 선물수수를 집중 감찰하고, 관용차량의 사적 사용, 운주운전, 도박 등을 엄중 감시하며, 각 기관별 보안실태 점검, 우기 재난 대비 주요 기반시설을 점검하며, 익명 제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민원 부조리 게시판 등을 설치한다.정부와 자치단체들이 이렇게 공직기강 확립과 안전행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아직도 오불관언하는 곳이 있다는 소식이다. 경북동해안 연안정비사업 현장 중 일부의 상주감리원이 장기간 근무지를 이탈, 부실감리가 우려되고 있다. 감리란 공사의 계획, 시공, 민원, 현장관리 등 관리청을 대신해 현장에서 사업 전반에 관여하고, 각종 상황에 대해 보고하는 의무를 진다. 각종 건설현장의 사고는 감리 부실에서 나온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주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도 감리부실에 한 원인이 있었다.포항지방해양항만청은 월송지구 15억600만원, 포항송라해수욕장 15억1천400만원으로, (주)한국항만기술단 등 2개 사와 위탁계약을 맺어 감리를 맡겼다. 그런데 울진군 기성면 구산해수욕장 인근에 설치된 월송정 연안정비사업의 현장사무소는 늘 문이 잠겨 있고, 사업이 착수된 지난 3월부터 상주감리원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건설기술관리법에는 부실감리에 대해 벌점을 주고, 1년간 각종 입찰에 불이익을 주며, 교체도 가능하게 돼 있지만, 이런 법규가 무시되는 그 원인을 엄히 따져 문책해야 한다.

2014-07-23

기강이 무너지는 사회

인천시 강화군에 있는 한 요양병원은 노숙인을 강제로 입원시킨 후 요양급여 15억원을 받아 챙기다가 적발됐다. 알코올중독을 치료한다며 환자의 손과 발을 묶어 독방에 감금하기도 하고 가혹행위로 환자가 숨지기도 했다. 가족이 있는 사망자를 `무연고자`처리해달라고 군청에 요구했고 담당 공무원은 병원측의 요구대로 행정조치를 해주었다. 탈북자들이 보이스피싱 조직을 만들었고 1년간 38명에게 5억원을 뜯어내다가 적발됐다. 이들은 또 필로폰 2억1천만원어치를 국내에 들여와 판매했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3명 구속, 1명 불구속 입건, 4명을 수배했으며, 범죄조직이 통장을 만들도록 명의를 빌려준 김모(19)군을 입건했고, 필로폰 관련자 11명을 사법처리했다. 탈북자 관리를 부실하게 한 관계당국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세월호 사건 이후 정신을 차리는 것 같았으나 아직은 요원해 보인다. 최근 포항북부경찰서는 한국도로공사 영수증과 계량확인서를 위조해 5개월간 제강회사로부터 1억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취한 물류회사 대표 김모(48)씨 등 59명을 입건했다. 또 포항, 경주 등지에서 고철을 싣고도 부산이나 경남 창원시에서 실은 것처럼 속여 제강회사로부터 1억원을 챙겼다. 대구에서는 고의로 폐업 및 자금세탁 역할을 각각 담당하는 업체를 앞세워 수십억대를 탈세한 고철업자들이 무더기로 검찰에 구속됐다.우리사회에는 아직 위조와 탈세가 횡행한다. 여전히 가짜 식품이 활개친다. 수입 삼겹살을 국산과 비슷하게 가공해 팔고, 수입산 배추김치와 쇠고기, 고춧가루 등도 국산으로 비싸게 팔리고 있다. 국내산 삽겹살은 칼로 자르기 때문에 절단면이 불규칙하고, 수입산은 기계로 자르기 때문에 매끈하다. 수입산 절단면에 손을 대 불규칙하게 만든 후 국산으로 둔갑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원산지를 속여 팔면 갑절 이상의 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원산지 표시 위반이 횡행한다. 농산물품질관리원 경북지원은 올 상반기에만 벌써 379곳을 적발했다. 원산지를 속여 표시하면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중형에 처해지지만 범죄행위는 근절되지 않는다. 당국의 단속활동이 더 적극화돼야 할 부분이다.경북 동해안 지역의 올 상반기 실업급여 부정수급액이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지방고용노동청 포항지청은 2014년 상반기 동안 포항, 경주, 영덕, 울진, 울릉 등지에서 실업급여 부정수급자 112명을 적발하고, 2억1천여만원을 환수했다. 허위로 고용보험에 등록하고, 자진 사퇴를 권고사직으로 신고하고, 실업급여 수급기간 동안 취업하고도 속이고 계속 돈을 받아내기도 한다. 국민세금이 범법자들에 의해 도둑질 당하는 현상은 기강이 풀린 사회의 상징적 모습이다.

2014-07-22

문제있는 용역은 배제돼야

대구도시철도 차기노선 수요조사를 하고 있는 용역기관과 독도 표준영상 제작을 맡은 사진작가가 말썽이다. 2단계 중장기 도시철도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맡은 한국교통연구원은 수차례 부실조사로 소송을 당했으며, 독도의 4계절을 담는 독도표준영상 파일 제작을 맡은 사진작가는 불법 벌목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과가 있다. 이런 용역사업 기관이나 개인을 굳이 선정할 이유가 없다.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가 의뢰한 용역에 대해 대구시의회 김원구 의원은 “한국교통연구원은 김해, 용인 등 다른 여러 지역에서 전철 수요예측 잘못으로 많은 질책을 받았다”며 “심지어 예측의 과다한 오차에 대한 책임을 물어 소송까지 당한 연구기관을 구태여 다시 선정해도 되는가” 질타하면서 “문제 있는 기관을 안일하게 지정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정확한 수요예측을 위해 합리적이고 신뢰성 있는 기관으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한국교통연구원의 용역 결과는 너무나 부실했다. 수요예칙이 빗나가도 한참 빗나간 것이었고, 그것도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예측이 상습적으로 빗나갔다면 그 기관은 이미 `전문기관`이 아니거나 `성의 없는` 기관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한국교통연구원은 부산~김해 경전철의 경우, 지난 2013년 감사원 감사결과 보고서에서 1일 승객 19만8천여명으로 예측했지만 실제 운행 결과 예상치의 18% 선에 불과한 3만7천여명이었다. 예측이 정확하기는 어렵지만, 이런 식으로 크게 빗나간 것은 결코 `전문기관의 분석`이라 할 수 없다.그래서 이 교통연구원은 부산, 김해 지역 주민들로부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했다. 수요예측 잘못으로 막대한 재정부담을 안게 됐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또 경기도 용인 경전철 1일 예상 승객 수를 17만1천여명으로 잡았으나 실제 9천여명 정도에 불과했다. 이 또한 소송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기관은 당연히 용역에서 배제돼야 하지만,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는 “이미 11개 노선에 대한 용역 상당 부분이 진행된 점과 용역비를 지급해 용역기관 변경은 어렵다”고 했다. 참으로 이상한 논리다.경북도가 2억원을 들여 추진중인 독도표준영상 파일 제작사업에 대해 독도수호대(대표 김점구)는 성명을 내고 “사진작가 장국현은 사진을 찍기 위해 금강송들을 무단 벌목한 범죄자”라 하고 “범죄자의 사진을 독도 표준영상으로 사용한다는 사실을 좌시할 수 없다”고 했다. 지난 5월21일 대구지법 영덕지원은 장씨에 대해 산림보호구역 내 수목 25그루를 불법벌목한 혐의로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장씨는 220년 된 금강송과 활엽수들을 베냈다.전과가 있는 개인이나 기관이라면 주저할 것 없이 교체해야 한다. 행정기관이 로비에 취약하다는 의심을 받아서는 안된다.

2014-07-22

경주시민이 卒로 보이나

“역사문화의 도시 고도 경주에 방폐장이 웬말이냐”란 비난을 감수하면서 투표를 통해 방사성폐기물 처리장을 유치한 경주이다. 고도(古都)라는 이유로 개발사업을 함부로 못하고, 개인의 집도 마음대로 고치지 못하며, 재산권 행사가 크게 제한되는 경주 시민들은 `최후의 수단`으로 방폐장이라도 유치하자는 `피 맺힌 결단`을 내렸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경주 시민들은 후회를 한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방폐장 가져가라!”는 절규까지 나온다.한수원은 그동안 “한수원은 경주의 대표 기업으로 경주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한수원 가족들은 경주 시민의 일원으로 항상 경주시민과 함께 하겠다”했다. 그러나 그것은 한낱 `입에 발린 말`이었다. 한수원은 지난 연말까지 본사 조기 이전 약속조차 지키지 않았고, 자립형사립고 설립 약속도 흐지부지될 공산이 크다. 측간 갈때 마음과 나올때 마음이 다른 것같이, 한수원은 지금 완전히 甲으로 돌아섰다. 당초 “시내에다 한수원 직원사택 단지를 조성한다”는 약속도 버리고 지난해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황성동, 동천동, 진현동으로 분산해 사택을 건립한다”했다.한수원은 지난해 12월 국회의원, 경주시장, 시의회 의장이 참석한 4자회동에서 “직원 사택 예정지로 황성동에 300세대, 동천동에 200세대, 진현동에 500세대를 건립한다” 했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난 지금, 황성동 300세대는 민간업자가 짓는 아파트를 분양받기로 약정했고 동천동과 진현동의 사택 부지는 물색조차 못하고 있다. 시 측은 “일방적으로 부지를 지정했다가, 일방적으로 취소 재검토를 발표한다”고 비난하고, 한수원 측은 “지난해의 사택 후보지 선정은 한수원이 배제된 채 경주시 간부와 관련 교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뤄졌는데도, 경주시가 지금 와서 딴소리를 한다”고 한다.어느쪽 말이 맞는지 판단하기 어렵지만 경주시민의 불신감은 한결같다. “한수원이 또 다시 사원 경주 이주를 무산시키려는 꼼수를 부리는 것 아니냐” 한다. 한수원 조기 이전약속을 무산시킨 전례를 본 시민들이고, “이런 저런 핑계를 찾아 약속을 어긴 한수원의 말은 신뢰성을 잃었다”는 소리가 나온다. 신뢰란 한번 잃으면 회복하기 어렵다. “믿음을 잃는 것은 순간이지만, 회복하는데는 10년도 더 걸린다”는 명언도 있다.모든 가치가 서울 중심으로 돼 있는 한국적 현실에서 `서울 근무지`를 `지방`으로 옮기는 것이 달가울 사람은 드물 것이다. 온 가족이 와야 하니 자녀 교육도 문제가 될 것이다. 이 핑계 저 구실 갖다대며 주춤거리는 심정이 이해는 되지만, 그렇다고 모든 일이 원점으로 돌아갈 리는 없다. 국토균형발전이라는 대의(大義)를 생각하면서 국가가 정한 방향으로 순조롭게 가는 것이 만번 옳다.

2014-07-21

부실·무책임 행정 여전하다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 공무원들이 관급공사에 참여한 업체로부터 상습적으로 금품·향응을 받아왔음이 드러났다. 특히 상수도본부 사업소의 경우 시의 감사를 받지 않고 자체 감사로 떼워왔다고 한다. 지역 업계에서는 “터질 것이 터졌다. 이런 일이 동부사업소만의 일은 아닐 것”이라 하니, 이미 관행화된 비리 부정이란 암시다. 차제에 `자체감사`제도를 `시 감사`로 바꿔야 하겠다. 자체감사란 아예 무용지물이다.포항시는 지난 2월부터 경찰서와 자율방범대의 협조를 받아 아동과 여학생, 여성들을 대상으로 `밤길 안심 귀가 스카우트` 를 시행하고 있다. 밤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시 콜센터로 신청하면 당직자가 지역 파출소와 자율방범대에 도움을 요청하고, 대원 2명이 출동한다. 그러나 시행 5개월이 지났지만 이용실적은 고작 15건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1시간 전에 예약을 해야 하는 등 절차도 까다롭고, 방범대원이 전화를 받지 않으면 그만이다.구미시는 지난해 여성가족부로부터 `2013 여성친화 도시`로 지정받았다. 시는 근거리무선통신(NFC)를 활용한 여성·아동 안심귀가 서비스를 시행중이다. NFC태그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가족 또는 보호자의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위치정보가 전달된다. 포항시도 이 시스템을 원용하고, 정기적으로 실적을 평가해야 하겠다.포항시 이인지구 도시개발 공사가 토지보상도 마치지 않은 채 막무가내로 진행되고 있다 한다. KTX신역사 부지 인근인 이인리 34번지 일대에 지난 5월부터 도시개발사업의 하나로 동인종합건설(주)이 도로공사를 완공해 현재 차량이 통행되고 있는데, 이 도로는 보상절차가 끝나지 않은 개인 사유지를 포함하고 있다.특히 준공된 포장도로의 빗물이 지주의 논으로 유입되도록 PVC배수파이프 2개가 몰래 설치돼 벼 생육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한다. 땅 소유주 A씨는 “장마철이라 도로 갓면과 사면에 깔려 있는 고로 슬래그가 논으로 흘러들어 작물이 중금속에 오염될 수 있다”며 빗물배수로 설치 등을 요구한다.경주시는 지난 2009년 2억1천여만원을 들여 36개소에 42대의 `무인관광안내 키오스크`와`디지털 안내도`를 설치했으나, 부실한 정보내용과 관리 미흡으로 관광객들이 실망, 외면하고 있어, 예산낭비성 전시행정이란 비난을 받고 있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를 지원하지만 내용이 빈약하다는 것이다. 외국어로 관광지를 검색하면, 전화번호, 주소, 사진만 있고, 그 곳이 어떤 곳인지, 어떻게 찾아가고, 어디서 버스를 타야하는지, 운영시간은 언제인지 전혀 알 수 없다는 것이다.이런 형식적인 전시행정으로 예산을 낭비하고, 도시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일이 없도록 상급 감사기관의 활동과 언론의 감시가 더 강화돼야 하겠다.

2014-07-21

지역 학생들의 화려한 비상

최근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 주최한 `2014 대한민국 어린이 국악 큰잔치`에서 대해초등학교 사물놀이 판굿 동아리팀이 `풍물부문` 최고상을 수상했고, 안동 강남초등학교 6학년 임우성군은 `현악부문`에서 금상울 받았다. 관악, 현악, 풍물, 판소리, 민요, 무용 등 6개 종목에서 경연이 펼쳐졌다. 대해초등 6학년 김현정 양 등 5명으로 구성된 사물놀이 판굿동아리는 상모돌리기와 풍물놀이가 어우러지는 무대를 선보여 큰 인기를 모았다. 지난 2012년에 결성된 이 동아리는 방과후 시간을 이용한 꽹과리, 장구, 북, 징 등 4물을 연주하고, 머리로 상모돌리기, 발놀림과, 남사당놀이 중의 하나인 접시돌리기 등을 연습했고, 방학중에도 쉬지 않고 정진해 이같은 성과를 거두었다.안동 강남초등 6학년 임군은 가야금산조 부문에 출전해 능숙한 솜씨를 선보였다. 이전에도 임군은 KBS국악한마당 `국악신동 코너`에 출연해 높은 기량을 선보여 시청자들을 놀라게 한 일도 있었다. 현재 임군은 국립관현악단의 지도를 받으며 국립국악중학교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 학생들이 가진 끼와 재능을 조기에 발견하고 육성하는 이런 기회가 더 많이 만들어졌으면 한다.초등학생들의 화려한 비상(飛翔)과 함께 지역 대학생들의 성과도 눈부시다. 한동대 학생들이 최근 연세대 원주캠퍼스에서 열린 `제20회 전국대학생 모의UN대회`에서 대상(외교부장관상)을 비롯, 최우수상(유엔한국협회 회장상)과 옵저버상을 수상했다. 참가자들은 실제 유엔총회에 파견된 외교관이 돼 국제사회의 문제를 놓고 협상과 타협을 거쳐 해결책을 모색한다.오경준(법학부 4학년), 박영찬(국제어문학부 3학년)은 `포괄적인 유엔안보리 개혁을 위한 진전방안`을 주제로 대상을 받았고, 이예원(법학부 2학년)은 옵저버상을 수상했다. `대량살상무기 확산문제 대응을 위한 유엔체제 강화방안`을 들고 참가한 김주형(국제어문학부 3학년)·박한나(국제어문학부 4학년)은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번 모의유엔대회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60여개 대학 500여명의 대학생들이 참가했다. 한동대는 많은 국제변호사를 배출하는 등 국제사회 진출이 출중한 지역 대학이다.안동과학대 건축인테리어과 2학년 양현수 학생은 강원도 관광협회가 주관한 제18회 강원관광기념품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이번 공모전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대비해 국내외 참가자와 관광객들에 선보일 관광기념품을 개발하기 위한 행사였다. 한편 대구대 물리학과 전하이(25·여)씨는 최근 열린 `나노코리아 2014`에서 최고 포스터상을 받았다. 그는 호치민대 재료학과를 거쳐 대구대 응용물리학과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지역 학생들의 화려한 비상에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2014-07-18

불빛축제, 시민대토론회를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한 두 번”이라는 속담도 있지만 아무리 감동적인 장면도 두어 번 보고 나면 식상하기 마련이다. 포항 불빛축제는 실로 `한국 불꽃놀이의 원조`라 할만 했고, 포스코가 많은 돈을 내고 포항시가 `포항시민의 날`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주도했다. 그러나 `좋은 일에는 마(魔)가 끼기 마련`이어서 지금 포항불빛축제가 `관심의 핵`에서 밀려나고 있다. 서울에는 한강불빛축제가 생겼고, 부산에서도 바다위에 건설된 광안대교의 불빛축제가 성황이기 때문이다.서울과 부산은 풍부한 재정이 있고, 교통 접근성이 탁월하니 `원조 포항`을 추월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포항도 KTX가 개통되는 내년부터 접근성이 좋아지겠지만, 재정에서 밀리고, 특히 서울과 부산에는 좋은 아이디어를 내는 예술인층이 두껍기 때문에 물량면이나 내용면에서 포항은 매우 불리하다. 이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고 경쟁력을 제고시킬 것인가. 이 문제를 놓고 포스코와 포항시가 숙고를 하는 중이다.브라질의 삼바축제를 롤 모델로 삼자는 의견도 있으나, 사육제와 불빛축제는 `출신성분`이 다르다. 삼바축제는 애당초 `참가하는 축제`였고, 포항불빛축제는 `구경하는 축제`였다. 삼바축제에 참가할 팀들은 1년 내내 그 준비에 골몰한다. 더 특징적이고, 더 눈에 띠고, 더 많은 관중을 모아들이고, 더 많은 환호성을 듣기 위해 갖은 아이디어를 다 짜내는, `노래하고 춤 추는 참여축제`인 것이다. 그러니 하늘에서 터지는 불꽃놀이를 구경하는 축제와는 근본이 다르다.피서객들을 대상으로 7월 말, 8월 초로 축제기간을 정한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 무더위 속에서 준비하는 관계자들의 고충은 그렇다 하더라도 `장마철의 볼꽃놀이`는 문제가 많다. 비에 젖은 화약이 터질 리 만무하니, 주최측이 하늘을 쳐다보며 애간장을 태우는 일이 해마다 반복된다. 특히 가만히 있어도 피서객들이 모이는 시기에 굳이 불빛축제를 벌일 것까지는 없지 않느냐는 의견도 일리 있다. 차라리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은 계절에, 서울과 부산과 겹치는 날짜를 피해서 여는 것도 한 방안이다.격년제 의견도 나오는데 고려해 볼 일이다. 한해는 `포항시민축제`로 시민들이 참여하는 축제로 하고, 다음해에 불빛축제로 해서 `참여와 구경`을 번갈아 펼치는 것도 생각해볼 일인 데, 일본에서 열리는 `왓소`같은 거리축제도 참고가 될 것이다. 20여억원의 돈을 하룻밤 사이에 하늘에 산화시킬 것이 아니라, 시민들과 포항의 기업인들이 함께 즐거워할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을 궁리해야 할 일이다.포스코와 포항시만 머리를 싸맬 것이 아니라 시민대토론회를 열어서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광범하게 취합해야 한다. 변화하지 않으면 낙후하는 시대에 그런 노력은 불가피하다.

2014-07-18

포스텍 총장 선임문제 신중을

포스텍 총장 선임에 관한 규정에 의하면, 임기 만료일 10개월 전에 선임을 완료하도록 돼 있다. 현 김용민 총장의 경우 내년 8월 말이 임기 만료일이니 올해 10월까지 총장선임위원회가 결정해야 한다. 포스텍 총장의 선임은 손쉬운 일이 아니었다. 수많은 인물들을 놓고 치밀하게 평가하는 일이 시한 막바지까지 이어졌다. 총장 선임절차가 이렇게 어려우니 한 번 선임된 총장은 연임되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이 7월 중순이니 10월 말까지는 3개월 반 정도 남았다. 그 동안에 현 총장이 연임되거나 신임 총장을 선발해야 한다. 포스텍의 경우 총장을 선출하는 `총장선임위원회`가 있고, 영향력 있는 `교수평의회`가 있다. 상당수 대학들이 교수회의에서 총장을 선거하는데 여기에도 부작용이 있다. 총장 후보자들이 “교수 봉급을 올려주겠다” 공약을 하고, 그 자금 마련을 위해 학생들의 주머니를 쥐어짜 등록금 인상의 요인이 됐다. 그러나 포스텍은 총장선임위가 교수회의 의견을 들어서 선임한다.최근 교수평의회가 `김용민 총장 연임 문제`를 놓고 여론조사를 했다. 전임교수 270명 중 219명이 참여했는데 180명이 반대했고, 찬성은 17%인 37명뿐이었다. 반대의 이유는 `소통 부재`였다. `소통`이란 말은 추상적이어서 해석이 구구하다. `독단`이란 뜻으로, 혹은 `소신`으로 새길 수도 있다. 중구난방(衆口難防)으로 쏟아지는 요청들을 다 들으려다가 죽도 밥도 안될 수 있고, 남의 말에 흔들리지 않고 소신 있게 추진해 일을 성사시키는 경우가 있다. `김용민 총장의 소통부재`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 것인가.과거 자유당 정권때 이승만 초대 대통령은 “장관을 바꾸라”는 야당의 요청에 대해 “강을 건너면서 말을 바꿀 수는 없다”는 말로 거절했다. 지금 포항의 상황이 흡사 `강물을 건너는 형국`이다. 이강덕 신임 시장이 야심차게 포항 성장동력에 시동을 걸고, 미국 석학이 `포항이 앞으로 먹고 살 문제`에 대한 조언을 하고 있으며, 포스텍의 김용민 총장은 AP포럼(Advance Pohang Forum)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신임 시장과 포스텍이 손발을 맞추어서 포항의 미래를 설계해야 할 시점을 맞은 지금 총장선임문제는 시민들의 지대한 관심사다.AP포럼은 `민·관·산업체·학계`가 결집된 협의체이다. 유령도시 처럼 황량했던 미국 피츠버그시를 새롭게 일으켜 세운 힘이 바로 단결된 힘에서 나왔고, 그 경험을 포항시가 받아들여 새로운 성장동력을 형성하려는 것이다. 이런 시점에 그 주역을 맡은 포스텍 총장의 거취는 시민의 초미의 관심사가 된다. 물론 교수들의 의견을 존중해야 하지만, 이해하려는 아량도 필요하고, 무엇보다 김 총장이 이번 기회를 깊이 자성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AP포럼 자체가 `소통`의 장이기 때문이다.

2014-07-17

김무성 대표와 포항의 인연

압도적 지지로 새누리당 대표가 된 김무성 의원은 중량감 있고, 믿음직하고, 소신과 도덕성을 충분히 갖춘 `대인(大人)의 풍모`를 지니고 있다. 그를 뽑아준 표심은 바로 대구 경북의 표심이다. 이 지역은 새누리당의 뿌리로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고, 가장 많은 당원을 가지고 있으며, 투표율도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그리고 이 지역의 현역 의원이 출마하지 않았기 때문에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었다. 그래서 출마자들이 가장 열심히 찾아와 공을 들였고, 그 표심이 `김무성 낙점`으로 나타났다.김 대표는 포항과 각별한 인연을 맺었다. 유년시절을 포항에서 보냈고, 청년시절에는 포항에서 기업을 창업했으며, 포항청년회 회원으로 7년여 활동했다. 따라서 포항은 바로 김 대표가 젊은 꿈을 키웠던 고향이다. 수구초심(首丘初心)이라 했다. 그는 1951년 부산에서 태어났고, 화랑초등학교와 경남중학교를 졸업한 후 서울로 갔지만, 포항과의 인연은 한때 `포항에서 출마`를 생각할 정도로 각별했다.김 대표의 선친인 고 해촌 김용주 전 전남방직 회장이 포항영흥초등학교를 설립하면서 김 대표는 포항에서 유년시절을 보냈고, 또 선친의 유지에 따라 동빈동과 송도동에 있던 땅과 건물을 이웃에게 아무 조건 없이 나눠주기도 했다. 이처럼 부자(父子)는 `선행의 씨앗`을 뿌린 선근(善根)이었다. 부의 사회환원과 기부문화의 원조라 할만했다.지난해 재보선때 그는 지인들로부터 `포항출마`를 권유받기는 했으나, 부산 영도에서 나와 가뿐히 여의도에 재입성했다. 그는 2012년 18대 대통령선거때 새누리당 선대위 총괄본부장을 맡았고, 선거 끝난후 사무실 앞에 편지 한장을 남기고 홀연히 사라졌는데 “이제 제 역할이 끝났으므로 당분간 서울을 떠나 좀 쉬어야겠습니다”라 했다. 그때 그가 찾은 곳이 바로 포항이었다. 죽도시장을 돌아보고 호미곶 한민족해맞이광장을 찾았으며, 지인의 집에서 머물기도 했다. 강해중 경보화석박물관 대표는 “김 대표는 늘 포항에서 노후를 보내고 싶다는 말을 했다”고 회고했다.김 대표는 포항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겨주었으면 한다. 지금 국회는 `부산 경남세`일색이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부산이고, 집권당 대표가 또한 부산이다. 그리고 국회의 유력한 실세들이 상당수 부산 경남 출신이다. 오늘날 부산이 얼마나 발전하고 있는지를 보면 그 `힘의 실체`를 실감할 수 있고, `남부권 신공항의 가덕도` 입지가 그래서 유력시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구 경북지역은 그 힘에 밀려온 게 사실이다. 자칫 `부산·경남 국회`가 될 것같다는 염려가 생긴다. 김 대표는 이 점을 중시해 주었으면 한다. 경북지역의 경제자유구역 착수나 포항운하 부지 매각 등에 힘을 보태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2014-07-17

대가대·한동대처럼

대구가톨릭대는 최근 남미 페루 우루밤바시와 교류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연구와 교육과정 개발 증진을 위한 공동 프로젝트, 사회봉사와 인턴십을 목적으로 하는 학생교류, 교육, 관광, 의료, IT분야 등의 협력을 약속했다. 이 협약으로 대구가톨릭대 학생들은 페루에서 관광, 한국어 교육, 문화홍보 등의 인턴십을 가질 기회가 넓어졌다. 페루는 신비의 잉카문화 발상지이고, 우루밤바시는 불가사의한 역사유적 마추픽추로 가는 관문도시이다. 또 대구가톨릭대는 지난달 26일 홍콩 한인상공회의소와 인턴십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재학생을 홍콩에 파견하게 되는데, 학생 6명이 오는 8월부터 코차이나 홍콩에 있는 한인기업과 홍콩 한인상의에서 6개월 간 인턴십을 수행한다. 이 일은 대구상공회의소가 지원했다. 대가대는 지난해 미주 한인상공회의소, LA 한인상공회의소 등과의 협약을 통해 학생들의 해외인턴 기회를 확대하고 해외취업을 돕고 있다. 한국의 `경제영토`가 눈부시게 넓혀지는 추세에 발맞춰 대학들이 해외로 활동범위를 넓혀가는 노력은 매우 바람직하다.한동대(총장 장순흥)가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서울어코드 활성화지원사업에 4년 연속 선정됐다. 최근 미래창조과학부는 전국 5개 대학교의 IT분야 학과 지원 대상을 선정했는데, 대구 경북지역에서는 한동대와 영남대가 뽑혔다.서울어코드 활성화 지원사업은 서울어코드와 연계한 IT교육 혁신으로 산업수요에 부응하고 국제수준의 IT학부 인력을 양성할 목적으로 IT관련 능력 강화, 교수평가, 학사관리 등 대학제도 개선 등을 추진하는데, 한동대는 2010년, 2011년, 2012년에 이어 올해까지 4회 연속 선정되었고, 전산전자공학부 컴퓨터공학전공이 7월부터 1년간 1억4천만원의 국비 지원을 받아 참여 학생 인건비, 참여기업 멘토의 활동비, 연구기자재 및 재료비 등에 사용한다.이에 따라 전산전자공학부는 `산학협력 캡스톤 프로젝트 팀구성 및 주제 선정` `교과과정 및 인턴십 연계 추진` `연구개발 기초역량 제고` 등 기업 맞춤형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주진하게 된다. 서울어코드는 세계 최초로 4년제 대학 컴퓨터·정보통신 관련 전공 졸업자들이 참가회원국내에서 자유롭게 취업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상호 보장하는 국가들 간의 국제협약으로, 지난 2007년 `서울선언`을 통해 본격적화된 이후 현재 한국, 미국, 영국, 일본 등 8개국이 회원국으로 활동하고 있다.지금은 대학들이 우물안 개구리를 벗어나 세계를 활동무대로 진출할 시점이다. `국내용 대학 줄세우기`나 `일류병에 의한 사교육 광기`는 국제화시대에 아무 의미가 없다. 국내 일류를 뛰어넘어 `국제일류대학`으로 도약하는 대가대와 한동대를 본받아야 하겠다.

2014-07-16

지역 자구노력이 돋보인다

과거 `시민증` `도민증`이란 말이 있었다. 시민증은 도시사람이고, 도민증은 촌사람이란 뜻이었다. `도민증`은 공연히 무시당하고 기가 죽었다. 그래서 `시민증`이 되기 위해 도시로 도시로 이주를 했다. 날품팔이나 행상으로 출발해서 돈푼이나 번 사람들은 이른바 `도시에 나가 성공한 사람`이 되어서 `양복 입고` 금의환향해, 부러움을 샀고, 도시는 점점 `인구과잉문제`를 발생시켰다. 과거의 `시골 차별풍조`는 지금도 여전하다. 2003년 참여정부는 일자리 창출과 국가경쟁력 향상을 위해 경제자유구역 조성 정책을 시행했다. 물론 재정지원 세금감면 등 인센티브도 주어졌다. 지자체들은 너도나도 다투어 신청을 했고, 전국에서 98개가 지정됐다. 그러나 그것은 대부분 장미빛 꿈에 불과했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착공조차 못한 곳이 절반이고, 완료된 곳은 인천의 27개 중 7곳, 부산·진해의 20개 중 6곳, 광양만권의 23개 중 4곳에 불과하다. 심지어 6곳은 지정을 해제할 방침이다. 장기간 사업은 진척되지 않고, 토지가 묶여 재산권 행사를 못하니, 생일날 잘 먹으려다가 굶어죽는다고, 지주들이 해제를 건의한 것이다. 구미 디지털 사업지구의 8월 4일 해제위기가 그 대표적 사례다.그런데, 대구와 경북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는 점에서 `시민증·도민증`이야기가 나온 것이다. 대구시의 경우 5곳 중 대부분이 완료되었는데, 경북지역은 사업 시행자인 수자원공사나 한국토지공사 등이 빚더미에 올라앉아 있어서 투자 여력이 없어 손을 놓고 있는 형편이고, 설상가상으로 지난 대선때 여야가 다투어 내놓은 복지공약이 `예산 블랙홀`이 되어서 경제자유구역 조성에 필요한 예산을 대거 빨아들인다. 이렇게 되니 예산쟁탈전이 치열하게 벌어지는데, 여기서 국회의원과 자자체장의 `힘대결`이 벌어지고, `도민증`은 `시민증`에 밀릴 수밖에 없었다.그렇다고 탄식이나 하고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포항시가 분발하는 모습이 돋보인다. 포항시는 차세대 산업으로 부상되는 전기버스사업을 미래성장동력의 기반으로 삼을 생각이다. 이미 시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시행하는 전기버스시스템 구축에 2년간 24억원을, 국토부에서도 2년간 8억원을 지원받게 됐으며, 한국정책금융공사는 1천억원의 펀드를`배터리 자동교환형 전기버스`와 관련해 조성키로 했다.한편 포항테크노파크(TP)와 포항가속기연구소는 지역 강소기업 육성에 나섰다. 기업에 지원할 수 있는 분야를 상담하고, 기업이 활용 가능한 기술과 장비를 소개하고, 공동연구와 마케팅 지원 등으로 `작지만 강한 기업`을 키워내는 일에 지원기관과 연구기관이 능동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는 명언이 새삼스럽게 다가오는 지금이다.

2014-07-16

부실 행정이 낳은 결과들

영덕군 병곡들판이 지금 무법천지 골재채취장으로 변해간다는 소식이다. 생때같은 농경지가 황폐화되고 있는 것도 못마땅한 일인데, 온갖 불법 무법 탈법이 판을 치는데도 행정당국이 제대로 대응을 못한다. 병곡지역은 동해안의 알토란 같은 곡창지대인데, 이렇게 먼지 날리는 황무지로 추락해가는 것을 언제까지 방관할 것인가.지난해 허가받은 A업체는 당초 1만1천㎡ 허가량을 초과 채취하다가 고발당해 현재 경찰의 조사를 받는 중이다. 특히 그 업체 대표 B씨는 민원을 제기한 인근 토지 주민에게 폭언과 협박을 일삼이 더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이 지역에는 10개의 골재채취업체가 들어와 있는데, 그 중 5개 업체가 고발됐다. 이들은 `해결사`까지 동원해 돈으로 무마하려 하고, 상당수 업체들이 허가 시간이 아닌 심야나 새벽시간에 작업을 하는 등 불법채취행위가 도를 넘고 있다.불·탈법이 이렇게 횡행하는데도 단속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은 `토착비리`탓이다. 모 군의원이 개입하고 있다는 설도 있고, 전·현직 간부들이 뒤를 봐주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영향력에 막히고, `아는 처지에 박절히 못해` 행정권이나 사법권이 맥을 쓰지 못하는 것이 토착비리이고, 그것이 부패의 진원지이다. 외부 감사기관이 철저히 파헤쳐 썩은 곳을 도려내야 한다.포항시 북구 흥해읍 오도리 해병대1사단 흥해중대본부 인근 불법건축물 신축에는 군폭(군대를 상대로 한 폭력)이 개입돼 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건축주 J(47)씨는 부대 서문 앞에서 술병으로 자신의 머리를 쳐 자해하고, 부대 출입로를 자동차로 막기도 했으며, 만취한 상태로 옷을 다 벗고 소초장실에 돌을 던져 유리창을 깨고, 부대 상황실에 침입해 난동을 부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군과 경찰은 서로 미루며 단호한 대처를 하지 않았고, 포항시는 벌금 200만원만 부과한 후 추가 행정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한다. `군폭`에 군·경찰·행정기관이 맥을 쓰지 못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구미경제자유구역 조성사업`은 2008년부터 2020년까지 지식기반제조업 기능 수행이 가능한 전 업종을 유치해 부품, 소재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한다며, 470만㎡ 를 토지거래계약허가구역으로 지정해 재산권 행사를 못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사업 시행자인 한국수자원공사가 4대강 사업에 너무 많은 투자를 해 빚더미에 올라앉았고, 다른 사업에 투자할 여력이 없어졌다. 이에 주민 502명은 사업 해제 건의서를 경북도에 제출했고, 8월 4일 해제되게 돼 있다. 그리고 주민들은 “장기간 재산권 침해를 당해 막대한 손해를 봤다”며 집단소송도 불사할 태세이다.국민을 乙로 보고 마구잡이 행정을 벌인 결과이다. 토착비리, 군폭 등 비정상이 척결돼야 나라가 제대로 갈 것이다.

2014-07-15

경주·포항 상생 협력시대

경주가 새로운 도약의 시대를 맞고 있다. 방폐장 유치에 대한 인센티브도 적지 않은데다가, 박근혜정부가 경주 왕경 복원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식물원과 새박물관을 겸한 동궁원이 개원돼 지금 성황을 이룬다. 한수원 본사 이전으로 인구가 늘어날 것이고, 인구가 늘면 경제규모가 확대될 것이다. 경주 보문단지가 개설 35년만에 재도약의 조짐을 보인다. 지난 10여년간 보문단지는 실로 `흐르지 않는 물` 같았다. 개발자금 마련을 위해 경북관광공사가 소유한 상가 등을 매각하려 했으나 번번이 유찰되었는데, 근래에 이르러 민간투자 붐이 일면서 그것이 팔리기 시작한 것이다. “경주에 희망이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에 민간기업들이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확실히 경주에는 희망이 있다.민간기업들의 투자는 보문단지의 면모부터 바꿔놓을 것이다. 한 기업은 대형 아웃렛매장을 지을 생각이고, 한 기업은 테마파크를 조성할 예정이며, 또 어떤 기업은 복합영화상영관을 지을 계획이다. 또 농헙중앙회는 240실 규모의 연수관과 부대시설을 추진중이다. 또 올 연말에 준공될 화백컨벤션센터는 5천석 규모여서 어지간한 국제회의도 다 소화할 수 있다. 지금의 관광객 1천만명 시대를 뛰어넘어 2016년에는 2천만 시대가 예상된다.경주의 도약에 발맞춰 인근 도시인 포항시와의 연계 협력도 생각해볼 일이다. 경주의 양성자가속기와 포항의 방사광가속기가 연계하면 엄청난 시너지효과가 나온다. 경주의 역사문화관광과 포항의 산업관광이 협력하면 상생의 길이 열린다. 신라시대 경주와 포항은 `같은 신라땅`이었고, 신라 8대 아달라왕 때의 연오랑·세오녀는 연일 사람이었다. 신라 3대 남해왕의 왕비는 연일 출신의 운제부인이었다. 같은 뿌리를 가진 경주와 포항이 상생 협력의 길을 함께 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8년간이나 표류하던 포항의 RDF(생활폐기물 에너지화 시설)사업이 마침내 내년 6월 착공된다. 공사기간은 통상 30개월인데, 2017년 12월 완공, 2018년 1월부터 상업가동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전기를 생산하게 된다. 처치곤란인 쓰레기를 태워 전기를 만드는 일이다. 물론 경주의 생활폐기물도 소화되니, 인근 도시들이 쓰레기 처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을 필요가 없게 된다.내년 초에는 포항에 KTX가 운행된다. 경주신역사와 직통되는 철도노선이라 경주와 포항의 거리가 엄청 가까워졌다. 포항~울산 간 산업고속도로가 조만간 개통될 것이니, 포항-경주-울산이 보조를 맞추기 좋다. 포항시는 지금 포항운하 주변 상업부지가 팔리지 않아 걱정인데, 문화관광과 산업관광이 연계되면 포항운하도 더 활성화되어서 민간투자자들이 매력을 느낄 것이다. 인근 도시간 상생 협력이 더 희구되는 지금이다.

2014-07-15

사기 수법에 당하지 않으려면

기초연금제도를 이용하는 사기수법이 기승을 부린다. 벼룩의 간을 빼먹는 치사한 사기꾼들이다. 어려운 노인들이 몇 푼 받아 `최소한의 품위`라도 유지하려는 그 기초연금까지 손을 대려는 자들이라면, `사회의 기본윤리 유지`차원에서 가중 처벌해야 하고, 이런 사기꾼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완벽히 구축해야 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임을 자칭하는 자가 전화를 걸어 “기초연금 신청을 받고 있는데, 기초연금을 더 받게 해주겠다”면서 개인정보를 묻는 일이 요즘 빈번하다. 순박한 농촌 노인들은 그대로 믿고 계좌번호와 비밀번호 등을 불러준다. 그러면 이들은 신청비와 접수비를 내야 한다며 금품을 갈취한다. 빼낸 개인정보를 보이스피싱 등 다른 범죄행위에 이용하고, 주소를 알아내 절도행각을 자행한다. 농촌에서 농작물을 수확해 목돈이 생길 무렵에는 더 심하다.기초연금제도는 기초노령연금을 받고 있던 기존 대상자는 신청할 필요가 없으며, 신규로 받을 대상자는 신청서류와 신분증 등을 준비해 국민연금공단 지사나 주민센터 등을 방문하면 되고, 접수나 신청에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는다. 국민연금공단 하상철 포항지사장은 “기초연금은 마음대로 늘릴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연금을 더 받게 해주겠다는 말을 절대 믿어서는 안된다”면서 “국민연금공단 직원을 사칭해 신청비 등의 돈을 요구하면 즉각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했다.말벗이 아쉬운 외로운 노인들을 상대로 `살가운 손주 노릇`을 해주거나 `선물공세`로 환심을 산 후 터무니 없는 고가로 건강보조식품을 만병통치약으로 팔고, 그 대금은 자식들에게 받아내는 사기꾼들은 여전히 설친다. 그래서 가정불화를 조장하고, 부모 자식간에 `극언`이 오가게 만드는 이런 사기꾼들은 사회악 척결 차원에서 대응해야 할 것인데, 왜 아직 이런 자들이 활개치고 있는지 모르겠다. 사법당국이 단속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처벌을 솜방망이로 하고있지 않은지, 감사기관이 일제 점검을 해봐야 하겠다.근래 신선한 소식이 전해진다. 전북경찰청 홍보담당관실이 경찰청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동영상 `범죄예방 시리즈` 4편을 올렸다. `보험사기 예방편` `아동 음란물 방지편` `보이스 피싱 방지편` 그리고 최근에는 `방문판매사기 예방편`등 4편이다. 경챨관들이 사비를 들여 제작한 동영상이고, 경찰과 주민들이 배우로 분장하고 나와 연기를 했다. 사기범들의 행태를 보여줌으로써 시청각교육 효과를 노린 것이다. 이 동영상이 올려지자, 전국의 관련 기관들이 “교육용으로 쓰겠다”며 원본을 보내달라는 요청이 쇄도한다. 7분가량 진행되는 동영상을 재미 있게 보면서 자연스럽게 사기 예방 효과를 얻는 이런 노력이 모든 관계기관에 확산되어서 사기꾼이 발붙이지 못하는 신뢰사회를 만들어야 하겠다.

2014-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