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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동남권 도의원의 단결

내년 하반기에는 도청이 안동으로 가고, `북부권 도청시대`가 열린다. 따라서 동남권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제10대 도의회를 이끌어갈 의장도 안동 출신의 장대진 의원이 차지했다. 제1부의장 자리도 북부권인 구미시 출신의 윤창욱 의원이 가져갔고, 포항 출신의 장경식 의원은 제2부의장에 머물렀다. 포항 출신의 장두욱 의원은 의장 물망에 올랐으나 포항출신 도의원들의 협조를 얻지 못해 포기했다. 10명의 도의원들이 단결했다면 의장 자리 하나 가져올 수도 있었는데, 제각각 자신의 몫 챙기기에 정신이 팔려 단결된 힘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포항시는 인구 53만을 바라보는 경북 최대 도시이고, 환동해·환태평양시대를 열어가는 관문이다. 향후 남북관계가 순풍을 타면 유라시아철도가 연결되고, 러시아 가스관이 매설되고, 북한의 나진 선봉 자유무역지대가 형성되는 등 `경제통일시대`가 열릴 것이고, 그때 구심체 역할을 할 곳이 포항이다. 이 시대를 대비해 이강덕 포항시장은 “인근 시군과 동반성장을 위해 포항시가 맏형 구실을 해야 한다”고 했다. `멀리 보는 눈`을 가진 시장의 포부이다.포항출신 10명 도의원들의 역할도 다르지 않다. 인근 경주, 영천, 영덕, 울릉, 울진 등 동남권 출신 도의원들 사이에서 `맏형`구실을 해야 한다. 수적 힘을 가진 포항출신 도의원들이 구심체가 되어서 힘을 결집하는 것은 자연의 이치다. 우주속에서도 큰 행성이 작은 행성을 끌어당기는 만유인력의 법칙이 작용한다. 그런데 유감스러운 것은 포항출신 도의원들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 몫 챙기기나 하고, 제 팔 제 흔들기나 하는데 정신이 팔려서….”라는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다.포항시의원에서 도의원에 당선된 박문하 의원은 “60명 도의원이 23개 시 군 출신 지역 별로 각종 현안을 놓고 각축전을 벌일 수밖에 없는 현실”임을 강조했다.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도 얼마의 예산을 더 따오느냐에 따라 `능력`이 평가되는 시대다. 도의원이라고 다를 바 없다. 개인의 영달보다 지역의 발전을 더 생각해야 정치생명이 길 것인데, 포항출신 도의원들은 지난번의 제9대에서도 “단결보다 반목에 치중했다”는 혹평을 받았는데, 그 잘못된 습관이 이번에 또 드러났다.향후 동남권 지역은 해양 수산을 중심으로 한`제2도청 유치`가 최대 현안이다. 이 일을 위해서도 동남권 출신 도의원들이 단결된 힘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구심체 역할을 할 도의원들이 바로 포항 출신의 10명이다. 그런데 거기서`핵분열 현상`이 나타나니 걱정이다. 시민들과 언론들이 이 문제를 예의 주시하면서 감시를 철저히 해야 하겠다. 계속 분열한다면 차기에 물갈이를 할 수 밖에 없다.

2014-07-11

새들과 함께 살아가는 세상

10여년 전 일본의 한 신문에 실린 사진 한 장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한적한 시골마을 시냇물을 한 농부가 건너고 있는데, 그 주변에 두루미들이 한가롭게 거니는 장면이었다. 새는 사람을 경계하지 않고, 사람은 두루미와 자연스럽게 어울려 공존하는 그 평화로운 모습이 세계인을 감동시켰다. 그 마을은 순식간에 유명 관광지가 됐고, 많은 다른 지역들이 벤치마킹해서 `새들과 공존하는 냇물 만들기`에 예산을 책정했다. 우리 조상들도 제비를 귀빈 대접했다. “곡식에 제비”란 속담도 있지만, 제비는 곡식에 전혀 해를 끼치지 않고, 오히려 해충을 잡아 먹으니 익조(益鳥)라 해서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절대 제비집을 건드리지 말고 해롭게 하지 말라”고 가르쳤다. 그래서 제비들은 인간이 사는 집 처마밑에 집을 짓고, 봄부터 가을까지 함께 살았다.벼가 익어가는 논에 떼로 덮쳐 해를 끼치는 참새도 애증(愛憎)이 겹치는 조류였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이렇게 가르쳤다. “참새고기가 맛 있지만, 반드시 겨울에만 잡아야 한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볏논의 해충을 잡아먹는다” 그리고 참새떼를 쫓아내는 `새보기`를 하면서 요란한 파열음을 내는 `뙈기`를 치기도 하지만, 새를 쫓을 때도 이렇게 말했다. “이놈의 참새들! 오늘만 이 논에서 먹고, 내일은 저 등넘어 김도령네 논으로 가거라!” 박절하게 내쫓지 않고 `오늘 하루 먹이`는 허용하는 아량을 보였다.인간과 새들은 이렇게 서로 도우면서 공존하는 관계이기 때문에 `새무리들의 변화`는 바로`인간 삶의 변화`로 연결된다. 본지 취재팀에 의해 안동호에 존재하는 8곳의 무인도에 쇠제비갈매기떼가 새롭게 발견됐고, 거기서 20여㎞ 떨어진 와룡면 절강리 인근 모래섬에서도 둥지와 새끼가 추가로 발견됐다. 또 구미 낙동강 본류 합류 지점과 금호강과 신천 합류지점 모래톱에서도 서식지가 잇달아 발견되었다.조류 서식지의 변화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경북대와 부산지역 조류학자들로 구성된 연구진이 쇠제비갈매기의 최대 서식지인 낙동강 하류의 도요 등 신자도 등지에서 현지조사를 진행했고, 최근 그 결과를 발표했다.그 원인은 대략 3가지로 압축되었다. 첫째는 지자체의 무분별한 환경정비활동이고, 둘째 바닷물이 넘쳐들어와 모래톱을 잠식해 서식지를 파괴한 것, 세째 4대강 사업과 보(洑) 건설로 인한 서식지 환경변화 등이라 분석했다.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없다”는 말처럼 청소를 너무 지나치게 해버리면 새들의 먹이감이 줄어든다. 기후변화로 인해 바닷물이 넘쳐 들어오고, 보를 너무 많이 건설하면 물의 흐름에 영향을 미쳐 모래쌓임을 방해한다.모든 개발사업이 `인간중심`이어서는 안된다. 새와 물고기 등 모든 다른 생물들과의 공존을 생각해야 한다.

2014-07-10

여기에서 희망을 본다

DGB금융지주가 한국기업지배구조원과 한국거래소가 주최하는`2014 지배구조 우수기업 시상식`에서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환경경영``사회책임경영` `지배구조`에 대한 평가에서 DGB는 주주총회에서의 소액주주 권리 적극 보장, 협력업체와의 상생간담회 등을 통한 지역경제 발전, 상생과 화합의 노사관계, 전사적인 환경경영 추진 및 환경경영 수준을 반영한 신용평가시스템 운영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고, 금융권으로서는 유일하게 지배구조가 우수한 기업이 됐다. 박인규 회장은 “앞으로도 기업시민으로서의 사회적 책임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 했다.달성군은 국토교통부가 주관한 2015년도 도시활력증진지역 개발사업 공모에서 `창조문화바람, High-Five 현풍`이 신규사업으로 선정돼 2015년부터 2년간 국비 30억원을 지원받고, 시비 15억원, 군비 15억원을 합쳐 총 60억원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현풍면과 유가면 일대에 조성되고 있는 대구테크노폴리스로 인해 현풍면의 중심시가지가 신도시로 이동함에 따른 현풍면 원도심의 공동화 현상을 막기 위해 계획된`중심시가지 재생을 위한 도심재생사업`인데, 총사업비의 50%를 국가예산으로 보조한다.안동포(안동삼베)가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한다. 대마 재배 허가를 받아 삼을 키워 그 껍질로 실을 뽑아 짠 삼베는 우리의 전통적 옷감이었다. 목화·목면이 들어오기 전까지 서민들은 삼베옷을, 상류층은 모시옷을 입었던 것인데, 섬유기술이 발달한 지금 삼베는 상복, 수의, 제사때의 도포 등의 옷감으로만 사용되고 있는데, 안동시는 삼베의 부가가치 창출과 실용성을 갖춘 의류제품을 개발했다.통풍이 좋고 시원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여름교복이나 직장인의 여름 근무복 등으로 활용하기 좋고, 색깔도 연분홍이나 하늘색으로 염색해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삼베의 수요가 적어 걱정인데, 중국산이 범람해 안동포가 더 위기에 처한 지금, 안동시가 좋은 아이디어를 내 안동포의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대구시 안용모 도시철도건설본부장이 올해의 자랑스러운 기술사로 선정돼 기술인의 노벨상이라 불리우는 `덕원기술대상`을 받았다. 한국기술사회가 주관하고, 미래창조과학부와 국토교통부가 후원한 제8회 전국기술사대회에서 `올해의 자랑스러운 기술사`로 선정된 것이다. 안 본부장은 모노레일 철도기술 분야 등 30여편의 연구논문과 15편의 학술논문을 발표했고, 철도보선설계, 철도시공, 철도궤도토목 등의 철도 전문기술서적을 출판했으며, 공기단축 및 사업비 절감, 고용유발, 로열티 수익 등 국내 도시철도 건설사상 유래 없는 성과를 거둔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런 쾌거들을 보면서 우리지역에 희망의 빛이 보이고 있음을 실감한다.

2014-07-10

지역대학들의 대견스러운 모습

대구에는 노숙인들의 경제적 재활을 돕는`늘품 공방`이라는 작업실이 있다. 40여명의 노숙인들이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하는 곳으로, 나무를 소재로 오르골과 볼펜 등을 만든다. 그러나 판매를 할 길이 없다는 것을 안 대경대는 늘품공방과 MOU를 체결했다. 온라인 마케팅과가 제품 홍보와 판매를 돕는 강좌를 개설하고, 현장마케팅 실습을 중심으로 한 수업을 진행하면서 이미 올 상반기에 매출 1천만원을 달성했다. 원목 볼펜 `우든 펜`이 대구·경북 패션, 생활 커뮤니티와 SNS상에서 착한 제품으로 이슈화되면서 주문량도 늘었던 것이다. 학생들은 홍보 판매 실습을 하고, 노숙인들의 제품은 판로가 개척되는 `상생의 강좌`는 매우 이례적이다.대구과학대는 결혼과 육아 등으로 직장을 그만둔 경력단절 여성 48명을 대상으로 `학교폭력상담사`교육과정을 개설했다. 대구시가 여성들의 사회 참여를 확대하고 권익증진을 위해 지원하고, 대구과학대 사회복지상담연구소가 교육을 주관하는데, 총 88시간의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우성진 소장은 “최근 학교폭력, 왕따, 집단따돌림 등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 이번 교육과정이 경력단절 여성에게는 새로운 취업 창업의 기회가 되는 전문 컬설턴트 양성이 될 것”이라 했다.안동대학교 3개 사업단이 교육부 주관 `지방대학 특성화 사업`에 선정돼 5년간 총 60억4천500만원의 사업비를 지원받게 됐다. `인문학 기반 SW 생태계 구축을 위한 창의인력 양성사업단` `국제관광 전문인력 양성사업단` `국학 글로벌 미래 창의인재 양성사업단` 등이 선정된 것이다. 공모에는 전국 195개 4년제 대학 중 160개 대학 989개 사업단이 신청서를 냈고, 교육부는 엄정한 심사를 거쳐 108개 대학 342개 사업단을 선정했다.이 지방대학 특성화사업은 지역사회의 수요와 특성을 고려해 강점분야 중심의 대학 특성화 기반을 조성하고, 대학의 체질 개선을 유도하는 사업이다.영남대가 최근 3일간 개최한 `2014 국제대학생 자작 자동차대회`는 올해 19년째를 맞는데, 인도 방갈로르대공대, 마하라슈트라공대 등 국내외 26개 대학 43개팀 등 총 770여 명이 참가했고, 영남대 YUSAE NT팀이 종합우승을 차지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과 트로피, 우승기를 받았다. 준우승은 영남대 CMD팀이, 종합 3위는 창원대 AK팀이 차지했다. 경기위원장 황평 교수는 “대회 참가를 위해 약 1년간 자동차 설계에서 제작까지 학생들이 직접 손으로 작업하고 발로 뛰었다. 강의실에서 배운 이론을 현장에서 실습 적용하는 소중한 기회였다”고 했다.대학이 지역사회와 소통하면서 상생의 길을 찾는 모습이 너무나 대견하고, 이것이 진정한 대학의 본분이 아닌가 싶다.

2014-07-09

국군의 권위가 너무 실추됐다

22사단에서 벌어진 임모 병장의 총기 난사사건으로 우리 군의 권위가 너무 훼손됐다. 예편이 몇 개월 남지 않은`제대 말년의 병장`이 사고를 저질렀다는 것은 군(軍) 기강문제이고, 군 당국은 `감추기·거짓말`로 일관, 국민의 신뢰를 크게 잃었다. 군은 늘 기밀을 앞세워 진실을 덮는 `습관`을 익혀왔다. 이번에도 군당국은 `금방 들통날 거짓말`을 태연히 되풀이했다. 군은 `가짜 임병장`을 만들어 후송하는 연극을 했다. 언론들은 금방 이를 알아냈다. 사망자가 아닌 환자의 얼굴을 모포로 덮는 일은 없다. 군은 또 거짓말을 했다. “병원측이 요청해서 그랬다” “병원은 그런 요청 한 사실이 없다” “129 구급차가 그랬다” “군에 그런 부탁을 한 일이 없다” 말이 서로 엇갈렸다. 운집한 취재진을 피해 환자를 안전하게 후송하려는 의도를 충분히 이해하고 넘어갔지만, 군에 대한 신뢰는 크게 손상됐다.더 큰 문제는 `임병장의 메모 공개 여부`였다. 군은 “유가족의 강력한 반대로 공개할 수 없다”고 했지만, 유가족측은 “그런 요청 한 일 없다”고 했다. 메모가 공개되면 군 당국이 곤란해질 사태가 벌어질 것이 염려되어서 쉬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만 부풀렸다. 자식을 군에 보낸 부모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거짓말하다가 들통나는` 어리석음은 피해야 한다. 언론과 국민이 과거처럼 그렇게 어수룩하지 않기 때문이다.최근 포항지역 해안에서 국군의 권위를 크게 실추시킨 일이 드러났다. 포항시 북구 흥해읍 오도리 해병대1사단의 흥해 중대본부 인근 해변 절벽에 한 건물이 지어지고 있다. 팬션 영업을 목적으로 지어지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 건축물은 `무허가 불법 건축`이고, `군사보호법`도 위반했으며, 공유수면 부지에 관한 규정도 위반한 것으로 밝혀졌다. 더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이 건물로 진입하는 시멘트 포장도로가 군부대를 가로질러 개설되고 있다는 것이다. 어째서 이런 불법이 자행될 수 있는가.이 건축물은 지난해 초에 공사에 들어갔다고 하니 그동안 1년 반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리고 군 당국은 대책 마련을 위해 지난해 7월 포항시에 민원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꼬박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아무 대책도 세우지 않았다는 뜻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가. 군이 묵인한 것인가. 시청이 묵과한 것인가. 군부대 경계선에서 50m이내에는 민간인이 건물을 지을 수 없고, 공유수면 부지 내에서는 개인 이익을 위한 사업은 불가능하며, 군사기밀을 보호할 조치를 철저히 취해야 한다.군의 권위와 위상을 재정립하기 위해서라도 이같은 `간 큰 건물`에 대한 조사와 조치를 철저히 해야 한다. 지금의 남북상황에서 안보 국방만큼 엄중한 국가적 책무가 없다.

2014-07-09

포항운하와 `밤의 문화`

이강덕 신임 포항시장의 첫 과업이라 할 수 있는 포항운하 주변 워터파크 사업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신임 시장의 의욕이 출발점에서 좌절되니 시민들도 유감스럽다. 기업이 사업성 없다니 서운하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이 시장은 취임 전부터 상업지구 총 28필지 3만3천㎡에 대해 일괄매각을 추진, A기업을 비롯해 레저전문인 S기업, K기업 등과도 접촉했었다. 그러나 최근 A기업이 포기의사를 통보해옴에 따라 다른 기업들도 멀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각 회사 마다 분석방식이 다르고, 기업목표도 다를 것이므로 S기업, K기업의 의향도 기다려볼 일이지만 `사업성`에 걸린다면 문제다. A기업이 사업성 없다고 본 이유는 경주 보문단지 같은 대규모 관광단지가 형성되지 않은 점, 사업지구의 전체 면적이 협소한 점, 포항운하 주변 여건(공해업체가 많은 철강공단이 인근에 있다는 점) 등이었다. 그리고 표면적으로 지적하지 않았지만 유흥주점 등 즐길거리가 들어설 수 없도록 막아놓은 것도 저해요인 중 하나가 됐을 공산이 크다.휴양(숙박) 2필지 8천365㎡, 유희시설(워트파크·편익시설) 1필지 7천593㎡, 특수시설(테마파크·편익시설) 1필지 2천826㎡, 편익시설(수변상가) 24필지 1만4천660㎡로 구역별 용도를 정해놓았던 것인데, 편익시설에 유흥주점이 들어설 수 없도록 규제를 해놓은 것이 커다란 걸림돌이 된 것이 아닌가 싶다. “당초 포항시가 너무 품위만 생각하고 관광지의 특수성을 도외시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관광지는 다소 흥청거리고 들뜬 분위기가 있어야 관광지 다운 맛이 나는 법이고, 물을 가까이 둔 친수공간은 더 그러한데, 포항운하 주변은 너무 `교과서적 분위기`를 강조한 감이 없지 않다.박근혜 정부의 최대 화두는 규제개혁이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업적인 순리`를 따르는 것이 옳다. 관광지에 유흥업소 진입을 막는 규제는 기업의 순리에 역행하는 일이다. 어떤 도시든 관광객들이 모이는 곳에는 야시장 같은 `밤의 문화`가 있다. 그 나라를 알아보려면 그 나라의 밤문화를 체험하라는 말이 있다. 관광의 진정한 묘미는 밤의 문화를 즐기는데 있다는 말이다. 포항에 밤의 문화를 만들어내기 가장 좋은 곳이 운하주변이 아닌가 싶다. 죽도시장과 포스코의 불빛 찬란한 7개의 고로가 분위기를 충분히 조성하는 곳이 포항운하이다.개별 매각되면 난개발이 우려되기도 하지만 어느 나라 야시장도 난개발이 문제된 일은 없다. 그것은 행정의 묘를 살리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다. 포항운하가 포항의 대표적 관광지로 부상되려면 `교과서적 품위`만으로는 안된다. 포항의 대표적 `밤의 문화 거리`가 돼야 한다.

2014-07-08

지역발전을 이끄는 사람들

소방방재청이 주관하는 `2014 아름다운 소하천 가꾸기 사업` 공모에서 안동시의 천리천이 전국 최우수상을 수상, 40억원의 사업비를 받았다. 전국에서 60개 소하천이 출품했고, 서류심사와 현장 실사로 심사가 진행됐는 데, 치수안전성, 친수경관성, 생태 환경성, 지역특성화 등을 종합 평가했다. 시가지를 관통하며 생활하수로 악취 풍기던 천리천은 2012년부터 78억원을 투입해 올 3월까지 도심속 자연형 소하천으로 재탄생시켰다.의성군은 정경숙(56·행정6급)씨가 제안한 `행복한 농어촌, 장보기 퀵서비스 운영`이 도민체감 경북발전 아이디어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우수상은 경북도청 정무호(57·행정4급)씨가 제안한 `회의문화 개선을 위한 스탠딩 회의실 설치`와 경북도청 허윤홍(47·행정6급)씨가 제안한 `Dr 지바고 운동`이 선정됐다. 최우수상인`행복한 농어촌, 장보기 퀵서비스 운영`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퀵서비스 요원들이 생필품 구입 등을 돕는 한편,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 예상된다.울릉군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울릉도·독도 해양연구기지에 울릉 특산 수산품종 양식생산기본구성 연구용역을 의뢰했는데, 특히 홍합 및 따개비는 울릉군이 국내 최초로 양식화를 시도하고 있다. 연구 결과 홍합은 산란기에 자연채묘 및 수온자극을 통해 울릉도에서 홍합의 대량생산 가능성이 확인됐고, 따개비는 예비실험을 통해 산란 유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무분별한 남획과 갯녹음 등으로 자원이 급감하는 지금 이같은 연구활동은 적절한 대응책이 되고 있다.영덕지역 자활센터가 전국 247개 지역자활센터를 대상으로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2014 지역자활센터 평가`에서 우수기관에 선정돼 3년 연속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고, 1천400만원의 인센티브를 받았다. 자활 참가자들은 바다애수산사업단, 블루로드 관리 등 9개 사업단과 참조은건축(집수리) 등 3개 자활기업에 참여해 활동하고 있다. 정일웅 센터장은 “지역 저소득층의 근로의욕 고취와 자립 자활을 위한 제반 활동을 통해 공익형 자활사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계획이며, 내년에는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 했다.포항시와 (재)포항테크노파크 바이오정보지원센터가 최근 부추와 과메기를 활용한 오메가3 비누를 개발했다. 경북도와 포항시가 지원하는`지역특산물 고부가가치화 사업`의 일환으로 포항TP 1인창조 입주기업 스킨세이브(대표 이근자)와 공동으로 기술개발한 제품이다. 과메기의 오메가3에 부추의 항염증 및 항아토피 기능성을 추가한 비누이다. 포항TP가 개발한 신상품을 지역민들이 더 관심을 갖고 소비해주어야 하겠다. 지역개발을 이끄는 이들의 노력에 격려의 찬사를 보낸다.

2014-07-08

남북 `역사·언어의 동질성`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보면서 통일은 도둑처럼 갑자기 올 수 있다는 말이 실감으로 다가온다. 평생 북한을 연구해온 학자들도 “북한이 우리의 미래”라 한다. 한국이 새로운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북한과의 협력`이 먼저라는 생각이다. 나진 선봉 개발사업에 우리 기업 몇몇이 참여하고 있는 것도 통일의 길을 닦는 일이다. 북한 지도층이 차츰 개방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도 좋은 조짐이다. 핵문제만 해결되면 남북과 동북아문제가 한꺼번에 풀릴 것이다.북한이 붕괴하면 저절로 한국땅이 될 것인가. 우크라이나 처럼 나라 한 쪽을 외국이 가져가는 시대이다. 따라서 남북 동질성 회복은 무엇보다 시급하다. 역사문제, 언어문제 등에서 남북은 상당한 이질성을 보인다. 심각한 문제다. 북한은 유적을 토대로 고대사를 많이 정리해놓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 식민사관에 묶여 있으니, `역사관의 동질성 회복`을 위한 남북 협력이 급하다.한국 고대사는 일본이 철저히 불태웠기 때문에 사료를 구하기 어려웠지만, 중국에는 관련 사료가 풍부하고, 한·중 관계가 가까워진 지금은 사료협조를 받기도 쉬워졌으니 이 문제를 놓고 남북의 학자들이 머리를 맞댈 여건이 마련됐다.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남북 역사의 동질성` 회복에 매진해야 한다. 그것은 `정신적 통일`의 징검다리가 된다.또 하나 시급한 과업은 `언어 동질성 회복`이다. 제주도 방언을 우리가 이해하기 어려운 것 같이 북한 언어를 이해하는 일도 만만치 않다. TV에 나온 탈북자들이 순수 북한말로 이야기할 때 알아듣기 어려운 현실을 보면서, 이러다가는 `언어를 공유한 남북관계`란 말도 사라질 것 같다는 위기감이 든다. 우리의 `표준어`를 북한은 `문화어`라 한다든가, 북한지역의 방언이 대거 사전(辭典)에 수록된 것부터 언어의 이질성은 시작되었다.헬리콥터는 직승기, 노크는 손기척, 샹들리에는 무리등, 도넛은 가락지빵, 라면은 꼬부랑국수, 장모는 가시어머니, 정크메일은 폐품우편, 브래지어는 가슴띠, 스킨로션은 살결물, 코너킥은 구석차기, 패널티킥은 벌차기, 전구는 불알, 아이스크림은 얼음보숭이, 아랍에미리트(UAE)는 아랍추장연방, 인터넷검색을 망유람, 데이터베이스를 자료기지, 이런 일들은 단순히 표현의 차이지만, 오징어를 낙지라 쓰는 것이라든가, 컴퓨터 자판 배열이 다르다든가 하는 것은 심각한 차이가 아닐 수 없다.다행히 2006년부터 `남북한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시작돼 지금 66% 진척률을 보이고 있는데, 정치적 상황에 따라 지난 4년간 중단됐다가 근래 재개됐다니 다행이다. 북한은 49년도에 한자와 영어를 금지했지만, 지금 조금씩 해제하고 있는 것도 좋은 조짐이다. 역사·언어의 통합이 한반도 통일의 첫 과업이다.

2014-07-07

대학 연구·개발팀의 개가

영남대 연구팀이 최근 무인 자율자동차에 적용할 신기술을 발표, `제11회 정보기술 국제컨퍼런스`에서 최우수 논문상을 받았다. 빅용완(54) 정보통신공학과 교수와 허수정(37) 박사, 강민성(24) 석사 등이 이룬 쾌거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무인 자율자동차가 주행중 장애물이 발생했을 때 이를 회피할 수 있는 경로를 정확하고 빠르게 다시 설정해주는 경로 생성 알고리즘을 제안했다. 특히 연구팀의 이번 수상은 자동차공학 전공자가 아닌 정보통신공학 전공자의 연구논문이 선정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또 이 기술은 자율자동차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집약해 성능을 향상시키고, 휴대성을 갖춘다면 시각장애인의 보행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등 기술의 활용도를 넓힐 수 있다.영남대 학술동아리 하우투(How To)는 삼성전자로부터 후원을 받게 됐다. 정보통신공학과 내 네트워크 프로그래밍 학술동아리 하우투는 삼성전자와 삼성스프트웨어멤버십에서 미래의 우수 RD 인력 양성을 위해 소프트웨어 연구 개발 우수동아리를 발굴하고, 활동을 지원하는`삼성 소프트웨어 프렌드 십` 동아리로 선발됐다. 이는 매년 대학 동아리를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선발하는 후원프로그램이고, 동아리 기자재 및 비품 구입비 500만원과 지원금 300만원을 1년간 지원받게 된다.하우투가 제안한 `무선통신 긴급재난방송` 시스템은 해상, 산악지대, 고층빌딩 등 재난의 위험이 큰 장소에 무선통신 장비를 설치해 재난이 발생하면 누구나 해당 장비에서 구조요청을 하면 특정 무선 주파수를 통해 구호요청 사항이 동시에 재난구호기관으로 전달되는 시스템이다. 하우투는 1998년에 결성됐고, 정보통신공학도 70명으로 이뤄진 대규모 동아리인데, 취업준비도 체계적으로 수행, 동아리 출신들이 대거 대기업에 취업했다.대구대 창업동아리 맨땅에 헤딩하는 사람들팀이 최근 경북도가 선정한 최우수 벤처 창업동아리에 선정돼 450만원을 지원받는다. 이 동아리는 지난해 9월 대구대 재학생 10명이 모여 수제화를 아이템으로 결성한 창업동아리로 지금까지 8개의 크고 작은 창업경진대회에서 수상했다. 지난 4월에는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지원하는 `청년창업사관학교`에 합격, 창업자금으로 1억원을 지원받아 `Brush Leather Goods`을 창업하고, 제품 생산을 눈앞에 두고 있다.이들이 개발한 제품은 `폐타이어를 활용한 업사이클 수제화`인데, 폐타이어로 수제화 밑창을 만들었고, 발목 부위에 탈부착할 수 있도록 디자인해 멋스러움과 실용성을 더했다. 또 이들은 손으로 천연염색약을 입히는 이탈리아 전통 염색기법인 파티나 공법을 활용해 고급스러운 수선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대학들의 연이은 쾌거에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2014-07-07

최대 화두는 경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0여명의 수행원을 거느리고 한국에 왔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3차례에 걸친 한중정상회담이 있었지만, 매번 중국 주석은 북한을 먼저 방문할 후 방한했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북한에는 곁눈 한 번 주지 않고 한국에 먼저 온 것이다. 이번으로 정상회담 2번, 국제행사 참석때 만난 것이 3차례, 한·중관계가 북·중 보다 훨씬 가까워졌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북핵을 포함한 한반도 평화, 지역 및 국제문제 협력 강화, 양국간 교류 협력 강화, 일본의 자위권 확대와 역사문제`등이 논의됐지만 그것은 표면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경제협력에 관한 것이 주제였다. 이번 시 주석 방한에는 200여명의 중국 경제인들이 동행했다. 무엇을 사 갈 것이고, 무엇을 팔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을 탐지하기 행보이다. 정치 이데올로기의 시대는 가고, 경제협력의 시대가 왔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이다. 그런 정황을 감안해서 박근혜 대통령도 `한·중 경제 통상 협력 포럼`에 시 주석과 함께 참석하기로 했다.경제가 최대 화두인 것은 국내외적으로 마찬가지다. 경북도는 2일부터 4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리는 제11회 부산 국제 수산 무역엑스포에 경북 동해안 특산 과메기, 홍게맛장소스, 문어, 오징어, 미역, 조미김 등을 취급하는 7개 지역 업체가 참가했고, 도는 참가하는 업체에 부스 임차료와 장비 대여료 등을 지원했다. 이 행사는 25개국 350업체 700 부스 규모를 가진 국내 최대 수산종합전문 박람회이다. 김태주 도 수산진흥과장은 “중소기업이 국내외 관련 업계 바이어간 구매·수출 상담을 통한 신제품 홍보, 잠재 바이어 발굴 등의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포항시의 최대 화두도 경제다. 이강덕 시장은 취임후 즉시 경제관련 모임을 갖고 `포항이 앞으로 먹고 살 문제`를 협의했다. RD기관, 대학, 기업체 대표들이 최근 한 자리에 모여 `포항의 강소기업 육성`에 관해 토의한 것이다. KTX가 개통되면 포항~수도권 간 2시간에 주파하니, 포항도 이제는 교통의 오지가 아니라 “포항도 수도권이다”라고 말하며 기업 유치에 박차를 가하자고 했다.참석자들은 “현장의 애로사항을 잘 들어달라”“벤처기업이 창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달라” “연구 성과를 산업이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는 등의 건의를 했다. 의미 있게 새길 사항이다.이강덕 시장은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3급 정무직 경제콘트롤 타워`의 필요성을 거론했다. 직제상 3급을 둘 수 없게 된 것이 걸림돌이다. 중앙부서 근무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가 반드시 필요하다면 어떻게 하든 성사시킬 일이다. 시민들이 두루 지혜를 모아야 하겠다.

2014-07-04

지역 명문大들의 약진

`지방대학 푸대접론`도 나오지만 또 한편 열심히 대학 발전에 매진한 지방 명문대들은 그 노력만큼의 보상을 받기도 한다. 대학을 치부의 수단으로 삼는 대학도 있고, 돈과 관련된 불미스러운 사건도 터지고, 학문의 전당으로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비리도 있으며, 평가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비열한 수법을 동원하는 대학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열성으로 대학발전을 위해 노력한 대학들은 응분의 보상을 받는다.대구가톨릭대는 `잘 가르치는 대학`으로 연거푸 선정됐고, 포항 한동대는 `대학 특성화 사업`에 2개씩이나 선정됐으며, 구미 금오공대는 `창조 ICT 융합 인재양성사업`에 선정됐다. 모두 적지 않은 정부 지원금을 받아 국제적 명문대학으로 도약할 기틀을 마련하게 되었다. 정부도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지방대학에 관심을 두고 발전 잠재력을 보이는 대학에는 힘껏 지원하려는 것이다. 이제는 지방 학생들이 서울로 가는 것이 아니라, 수도권 학생들이 지방으로 내려오는 시대, 부실대학은 자동으로 퇴출되는 시대를 맞게 됐다.대구가톨릭대는 교육부가 주관하는 학부교육 선도대학(ACE) 육성사업에 재선정돼 향후 4년간 지원을 받는다. 대구가톨릭대는 다른 6개 대학과 함께 2010에도 선정됐는데, 올해 또 재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대구 경북지역 대학 가운데 이 대학만이 유일하게 ACE사업에 선정됐다는데 의미가 깊다. 이 대학은 지난 4년간 1단계 ACE사업을 통해 기초교양교육원, 외국어교육원, 교수학습개발센터, 글쓰기센터, 다문화교육원 등 다양한 지원기관을 설립해 교양교육과정을 혁신했다. 또 교육의 질 관리를 위한 학사제도를 개혁하고, 학생의 졸업후 사회활동을 위한 역량을 높이는데도 집중했다.한동대는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발표한 `대학특성화 사업`에서 2개 사업단이 선정됐다. `지역전략전형`에서는 `동해안 에너지-환경 융합 인재 양성 사업단`이, `국제화전형`에서는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글로벌 창조혁신 인재재양성 사업단`이 선정돼 향후 5년간 130억원의 국고지원을 받게 됐다. 장순흥 한동대 총장은 “우리 대학의 글로벌 현안 중심 교육·연구·창업 연계체계를 구축하여 대학 역량을 한 차원 더 발전시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금오공과대학교는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서 주관하는 `창조 ICT 융합 인재양성사업`에 선정돼 향후 4년간 총 44억원에서 최대 66억원까지 지원받게 됐고, 사업성과가 우수할 경우 2년간 추가지원도 받게 된다. 금오공대는 이 사업의 체계적인 수행을 위해 ICT 융합 특성화 연구센터를 설립, 지자체, 지역산업체와 함께 연구역량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이같은 지역 명문대학들에 많은 우수 인재들이 몰려들기를 기대한다.

2014-07-04

7월 1일에 생긴 일들

올해 7월 1일은 특별했다. 여경(女警) 창설 68주년이 되는 날이고, 제19회 여성주간이 시작되는 날이며, 민선 제6기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업무를 시작하는 날이었다. 경사스러운 일들이 공교롭게 이 날에 모여 있다. 그동안 궂은 일들이 많았는데, 이 날부터 `한국호`가 중심을 회복하고, 순항(順航)하기를 마음으로 빌어본다.1946년 7월 1일 대한민국 여경이 창설됐다.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는 말처럼 여경은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왔다. 억센 시위대를 미소로 조용히 진압하고, 여자와 어린이들을 앞세운 시위대와 여성 성범죄 피해자들을 전담했다. 이 날 문경경찰서 소속 여경들이 조손(祖孫)가정을 찾아 도서 100권과 장학금을 전달하고, 말벗이 돼줬다. 오정미 경장은 “약자를 돌보고 그들의 말을 경청하고, 언제든 손을 뻗을 수 있는 경찰관으로서의 자세를 잃지 않겠다”고 말했다.1996년 7월 1일 `여성발전기본법`이 제정됐고, 이 날을 기념해 일주일 간 `여성주간 행사`를 가져왔다. 이 주간행사는 여성의 문화축제 중 가장 성대한 행사이다. 여성의 사회적 활동을 진작하고, 양성 평등을 실현하자는 목적이 담겨 있다. 특히 포항의 여성들은 `포항세오녀문화제`를 17년째 열고 있는 데, 올해는 10일까지 포항문화예술회관과 청소년수련관 등 시내 일원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펼친다.포항여성영화제-우리가 기억해야 할 역사 `위안부 생존자`는 아베정권의 망동에 경종이 될 것이다. 청소년 성매매 방지를 위한 시화전, 예술작품 전시회·체험, 여성 취·창업 상담부스, 공연과 함께하는 인성교육, 법률강좌 등 총 15개의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박춘순 포항시여성단체협의회장은 “사회에서 소외되기 쉬운 다문화가족, 장애여성 등 각계각층의 여성과 가족이 함께 어우러지는 포항 최대의 여성축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7월 1일 지자체장들이 일제히 업무를 시작, 4년간의 민선6기 출범의 닻을 올렸다. 김관용 경북지사는 독도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참석자 70명과 함께 태권도 품세 시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김 지사는 태권도 공인 3단인데, 독도 영토수호 의지를 확고히 다지고, 동해시대를 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취임식을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에서 시민과 함께 하는 `열린 취임식`으로 거행하고, 시민들과 대화·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이날 새벽 죽도어시장 등 민생현장 방문을 시작으로 수도산 충혼탑을 참배했다. 남유진 구미시장은 별도의 취임식 행사 없이 박정희 대통령 생가 참배, 생활현장에서 시민들과 만나며, 그들의 진솔한 말을 듣는 것으로 업무를 시작했다.모두들 초심을 잃지 않고, 한국호가 건강하게 항해할 기틀을 마련하는 날이 됐으면 한다.

2014-07-03

자치단체장들의 초심(初心)

박근혜 대통령은 1일 통합청주시 출범식에 참석, “각 지자체들은 지역 특성에 맞는 발전방안을 찾아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내고, 중앙정부는 맞춤형 지원으로 새로운 발전모델을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하고, “국민 중심의 효율적 행정과 지방경쟁력의 강화를 통해 지역주민의 행복을 높일 수 있도록 지역자치의 내실을 기해야 한다” 면서 “정부는 지자체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지자체는 행정의 투명성과 재정의 건전성을 높이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의 이 치사는 단순한 원칙론이 아니라, `지방과 중앙의 역할 분담`을 정해놓은 것이다. 따라서 지자체들은 대통령이 정해놓은 이 방향에 따라 지방행정을 수행하면 될 것이다. 민선 6기 출범과 함께 지자체장들의 포부와 행정방향이 드러났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3선을 가뿐히 통과했다. 지난 8년간 “더 이상 열심일 수 없는 도지사”란 평가를 받으면서, 애당초 유력 경쟁자들이 스스로 포기해 `거의 무투표 당선`처럼 보였다. 김 지사는 독도에서 태권도 시범을 보이면서 일본의 망동에 경고를 보내고, “도민의 뜻을 하늘처럼 받들어 더 큰 경북의 꿈을 완성시키는데는 도정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하고, 오가는 뱃길에서 선박관계자들에게 안전당부를 잊지 않았다.권영진 대구시장은 중앙에서 활동하면서 쌓은 인적네트워크를 십분 활용해 국비확보에 전 행정력을 쏟아붓겠다고 했다. 정부의 기본방침이 `안전·질서·복지`에 모아져 있는 지금의 현실에서 대구시가 벌여놓은 대규모 SOC사업도 재정난에 부딪힐 것이 염려되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기획재정부 등 중앙 예산부서와 국회에 매일 출근하다 시피해서 설명하고 설득하는 노력을 게을리 할 수 없게 됐다. 도시철도, 외곽순환고속도로, 지능형 로봇, 지능형 자동차, 첨단의료, 3D 융합 등 대형사업의 성취에 권 시장이 얼마나 역량을 발휘할 것인지, 매우 기대가 된다.이강덕 포항시장은 “물류 첨단산업 중심의 창조경제, 안전한 행복도시, 기업과 근로자, 시민과 기업이 상호협력 상생하는 문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다. 취임식 참석자도 인터넷을 통해 선착순 신청으로 선정하고, 취임식 자리도 시장은 앞자리가 아닌 중간자리에 앉아 `권위보다 소통`을 중시했다. 또 시청 공무원들에 대해서도 “시야를 넓게 갖고 10년 20년 후 시민과 공직자들에게 어떤 포항시를 물려줄 것인지, 깊이 고민하면서 미래지향적 시정을 펴야 한다”고 당부했다.남유진 구미시장은 “관광 역사 문화분야에서 신르네상스를 창조하고, 노후 공단을 체질 개선하고, 미래 유망 업종을 유치하고, 도농상생의 복합도시로 만들어 인구 50만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모든 지자체장들의 꿈이 차질 없이 실현되기를 기대해본다.

2014-07-03

내부고발촉진법 서둘러야

온갖 검은돈을 다 거둬들인 국회의원이 있고, 청부살인까지 한 서울시의원이 있고, 사건이 나면 갖은 거짓말로 진실을 덮으려는 정부부서가 있다. 적폐가 근래 들어 한꺼번에 곪아 터진다.`고질병 종합병원` 같은 `환자 한국`이 지금 수술대에 누웠다. 박상은 국회의원은 민간협회로부터 해외출장비를 너무 많이 받아 수사대상에 올랐고, 전직 비서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데 이어 그의 아들 집에서 출처 불명의 현금뭉치 6억여원이 발견됐다. 박 의원이 공동 혹은 대표 발의한 해운업계 이익과 관련한 법안·결의안은 무려 9건이나 된다. 그는 해운관련 업체가 즐비한 인천 지역 국회의원이고, 대한제당 대표이사, 인천시 정무부시장, 이명박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참여한 재선 의원이다. 그의 비리가 연이어 드러난다.전 비서 장모씨는 “비서의 급여 일부를 박 의원의 요구에 따라 후원금으로 냈는데, 총 2천382만원이다. 권력을 이용해 불법을 일삼는 정치인은 사라져야 한다는 생각에 양심선언을 했다”고 했다. 또 전 경제특보 김모씨는 정치후원금을 모으는 일을 4년간 했는 데, 월급 300만원씩 주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박 의원을 고발했다.박 의원의 비리는 이 뿐만 아니다. 최근 그의 운전기사 김모씨가 3천만원이 든 돈가방을 검찰에 넘기면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수사해 달라고 했다. 박 의원은 “2천만원이 든 돈가방을 잃어버렸다”고 신고했는 데, 검찰은 “돈 액수도 모르는 박 의원이 수상하다”며 수사중이다. 또 박 의원의 아들 집에서 6억여원의 현금을 발견하고, 그 돈의 출처를 수사중이다. 검찰은 인천 지역 건설·해운업체에서 후원금이나 공천헌금으로 받은 돈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자들이 국민의 선량(選良)으로 행세해 오고 있었는데, 위선(僞善) 정치인이 이 인간 뿐이겠는가.새정치민주연합 소속으로 재선까지 한 김형식(44) 서울시의원은 친구 팽모씨를 시켜 청부살인까지 했다. 7천여 만원의 빚을 탕감시켜준다는 조건이었다. 청부살인을 한 후 팽씨는 중국으로 도주했고, 중국 공안에 잡힌 후 김 의원에 전화를 걸었는데 “중국에서 죽거나 탈옥하라”는 대답을 들은 것에 격분해 그간의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다. 청부살인까지 한 시의원이 있다니, 억장이 무너질 일이다.22사단 임모 병장의 총기난사 사건을 둘러싸고 국방부는 갖은 거짓말로 진실을 덮으려 했다.`가짜환자 만들기`, `임 병장의 메모 공개 공방` 등등. 군사기밀 보호라는 구실로 자행돼온 비밀주의 탓이다. 이런 비정상을 이제는 척결해야 한다. 그러려면 내부고발자를 보호하고 고발을 촉진시킬 법을 서둘러 제정해야 한다. `투명사회`로 가는 길을 밝혀주는 등불이 내부고발촉진법이다.

2014-07-02

한·중 간의 인문교류

시진평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양국 관계는 박근혜 정부 들어오면서 급격히 개선됐다. 지난해 6월 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 9월 샹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양국 정상의 만남, 10월 발리의 APEC 정상회의에서, 또 올해 3월에는 헤이그에서의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양 정상이 만났다. 그리고 이번에 시진핑 주석 내외의 국빈방문이 있다. 한국과 중국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인문(人文)이 서로 통하고, 공유하는 언어가 많다. 왕조시대 당시의 국제정세 속에서 한국은 중국의 영향권에 있었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고, 그 인문의 공유가 오늘날 한·중 관계를 친밀히 하는 계기가 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때 청화대학에서 “중국철학사를 읽고 큰 감명을 받았다”는 연설이 중국민들을 감동시킨 것이 좋은 사례이고,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의 70%이상이 한자 한문에서 온 것도 마찬가지다.오늘날 한국은 중국의 3대 무역파트너이자 중요한 투자 유치 대상국이 돼 있다. 최근까지 이뤄진 대중국 투자는 577억 달러에 달하고, 중국의 대한국 투자는 12억 달러로 최근 들어 급증하는 추세다. “수교 22년만에 더 이상 좋을 수 없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다. 따라서 궁극적으로 “중국은 한반도 통일의 유일한 지랫대” 역할을 할 것이라는 믿음이 생기는 것이고, 그런 점에서 이번 시진핑 주석의 방한에 대한 기대감이 특별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추궈홍 주한 중국 대사는 “중국 입장은 분명하다.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고,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 이 점은 한·중 양국의 공동 이익에도 부합하는 것이요, 함께 이뤄야할 목표”라고 했다. 최근 시 주석 방한을 앞두고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몽니를 부리고 있지만, 그것은 단순한 불만의 표시로 치부하며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모양이다.얼마 전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한팡밍 부주임이 방한했다. 동국대에서 명예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기 위함이었다. 그는 한·중 간의 인문교류에 관한 연구를 많이 한 학자이고, “최치원 한·중 공공외교 대상을 신설할 것을 중국 정부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9세기 신라와 당나라를 오가며 한반도와 중국의 문화교류에 큰 역할을 한 고운(孤雲)의 공로를 기리기 위함이었다. 그는 또 안중근 의사의 동상을 세우는 일도 추진중인데, 대학시절 한국의 한 기업인이 만든 `안중근 장학금`을 받은 인연도 있다.한·중 간의 인문교류는 그대로 남·북간의 인문교류로 연결된다. `한-중-북의 문화`는 그 맥을 같이 하기 때문이다. 비정치적 분야부터 교류를 시작하는 것이 남북정상화의 지름길이다. 한·중·북 간의 인문교류가 그래서 중요한 과제인 것이다.

2014-07-02

北·日은 `관심병사` 되나

근래 들어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이상기류를 보인다. 이 변화는 통일의 기회가 될 것이라 여겨지기도 한다. 북한의 `나진 선봉 자유무역지구`가 제대로 되려면 통일이 전제돼야 하고, 러시아가 가스를 한국에 공급하는 것도 그러하다. 또 중국의 한반도정책이 큰 영향력을 가지는데, 중국은 이미 북한과 혈맹관계를 버린지 오래이고, 북한도 `옛친구`지만, 남한정부도 `오랜 친구`이다. 항상 요구만 하는 북한에 비해 남한은 `이익을 주고받는` 관계이고, 대등한 외교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7월 3, 4일 한국을 국빈방문한다. 시 주석은 이전에도 3번 한국에 온 적이 있고, 주석이 된 후 처음으로 방한하게 된다. 이 일이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것은 `순방`이 아니라 `단독방문`이라는 점이다. 여러 나라를 순방하는 가운데 한국을 끼워넣은 것이 아니라, 한국만을 찾아오는 행보라는 것이다. 또 시 주석은 북한과는 눈에 띄게 거리를 두고 있다. 김정은이 특사까지 보내 방중을 간청했지만, 계속 시큰둥한데, 한국 박근혜 대통령과는 두 차례나 정상회담을 할 정도로 친밀하다.중국은 3, 4년 전부터 “한국과 미국의 북한 침략으로 6·25가 일어났다”는 말을 쓰지 않고 있다. 또 중국의 전쟁 개입에 대해서도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대항하고 조선을 지원함)란 용어를 쓰지 않고, 6·25를 `조선전쟁`이라 표현한다. 중국이 사실대로 “북한이 스탈린의 지원을 받아 남침했다”라고 말할 시점이 바로 북·중관계가 붕괴할 시점이다.시 주석은 지난해 10월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설립계획을 발표하고, 한국에 가입을 제안했다. 지금 미국과 일본 등 경제대국들이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을 설립해서 경제블럭을 만들었는데, AIIB는 이에 대항하려는 성격이 짙다. 가입 대상국은 아세안, 몽골, 파키스탄 등 22개국이고, 중국이 지분 50%를 차지하며, 한국이 가입하면 지분 5%에서 10% 선일 것으로 보여진다. 시 주석의 이번 방한도 `가입 독려`의 의미가 있다. 여기에서 한국은 대미(對美) 관계에서 `외교적 묘수`를 찾아야 한다. 미국정부는 이미 한국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또 하나의 국제기류의 변화는 핵문제로 따돌림당하는 북한과 야스쿠니 참배와 위안부 강제동원 문제로 외톨이가 되는 일본이 `일본인 납치문제와 경제제재 해제`를 조건으로 손을 잡고 있다는 점이다. 두 `관심병사`가 유엔결의에 대해 `사고`를 칠 조짐이 보이고, 그럴 수록 태평양전쟁 피해국인 한국과 중국은 더 가까워질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이와 같은 미묘한 국제정세의 변화를 박근혜정부가 어떻게 슬기롭게 헤쳐나갈 것인지 국민과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2014-07-01

새누리당, 자숙할 시점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은 “면피는 했다”고 자평했지만 사실상 패배나 다름 없었다. 고작 대구 경북지역의 텃밭만 공략했을 뿐 부산 경남까지 고전했다. 충청지역의 참패는 `새누리당의 참패`를 의미한다. 국민이 여당에 표를 몰아주었지만 제 구실을 다하지 못했고, 국회선진화법에 동의함으로써 국회를 `마냥 노는 국회`로 만들어버린 책임에서 새누리당은 결코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그나마 정의화 신임 국회의장이 “반드시 국회선진화법을 고치겠다”고 장담했으니 두고 볼 일이다. 새누리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표 선출문제로 또 시끄럽다. 서청원, 김무성 두 거물이 격돌하는 와중에 `용호상박 파장`이 거세다. 지금 돼가는 사정을 보면 `자중지란`이나 `적전분열`과 별로 다르지 않다. 이러다가 “새 대표 뽑으려다가 당이 금 가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당의 원로라면 처신에도 상당한 무게가 실려야 할 것인데, 여느 `기타 의원`이나 다름 없이 말싸움이나 한다면, 너무나 실망스럽다. 심지어 대통령을 두고도 `친박`을 강조하는 편이 있고, `비판`을 가하는 쪽이 있으니, 이래서야 야당의 공세를 어찌 감당할 것인가.집권 여당의 위상을 제대로 세우려면 새누리당은 `지역정당`을 뛰어넘어야 한다. 그러려면 의연한 체통부터 갖춰야 한다. 서청원·김무성이라는 양 거물의 무게감으로 보면 새누리당은 `충분한 무게`를 갖췄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언행`에서 `너무나 가벼운`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실망스럽다는 것이다. 그것은 민심의 향배를 읽지 못한 탓으로 돌릴 수밖에 없다. “지방정치에 중앙당이 간섭하지 말라”는 것이 민심인데, 새누리당은 그 여론에 귀를 막고 있다.“재정도 중앙정부에 예속되고, 지방정치까지 중앙당에 매달리는 상황에서 지방자치는 이미 물건너갔다”는 소리가 국민여론이고, 새누리당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이미 식언(食言)을 했다. 그러고도 지방의원 의장·부의장 선거에 또 입김을 불어넣고 있다. 새누리당의 지역별 당원협의회가 모임을 갖고, 의장·부의장 후보를 선정해놓는 모습이 여기저기 보인다. 경주시의회는 권영진·서호대 의원을 후보로 선출했고, 상주시의회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포항시의회는 여론이 좋지 않자 다소 자제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무소속 당선자들은 당연히 반발한다. “이는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 번복에 이은 새누리당의 지방의회 예속화 및 당헌당규의 지방자치법 무력화 시도”라고 했다. 당헌 당규가 지방자치법 위에 군림할 수는 없는 일이고, 집권여당이 지방의회를 손아귀에 넣으려는 어떤 시도도 역풍을 맞을 수밖에 없다. 여당이 `책임정치`를 구실로 내세우지만, 그것은 이미 `약효`가 떨어진지 오래다. 오직 `욕심 내려놓기`가 정당의 살길이다.

2014-07-01

불쾌지수를 돋우는 현상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북지원은 최근 수입산 콩과 국내산 콩을 6:4로 섞어 재배한 콩나물과 수입산 숙주나물을 국내산으로 표시해 학교 급식용으로 공급해온 A씨(57)를 구속했다. 그는 지난 2년간 105t, 2억여원 어치나 납품했다. 이 업체는 `무농약농산물인증 마크` 표시까지 하는 지능적 모습까지 보였다. 학교급식용 식자재는 주로 새벽시간대에 납품되며, 조리 후에는 원산지 확인이 어렵다는 맹점을 이용해 중국산 숙주나물을 4년간이나 학교급식에 공급했다. 구미경찰서는 최근 타인의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사들여 선불폰 2천100대를 개통해 4억3천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S씨(27) 등 일당 3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1년6개월 간 건당 5천원에 개인정보 3천여건을 사들인 후 선불폰 2천165대를 개통, 4억3천만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취한 혐의다. 이들은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수시로 오피스텔이나 PC방을 옮겨다니며 범행을 했고, 가상시설망(VPN)을 이용했다.새정치민주연합 경북도당은 최근 포항 곡강천 생태공원의 관리와 홍보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시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는 논평을 내고, 적절한 관리를 촉구했다. 포항시가 2009년 10월부터 국비 70억원을 포함, 사업비 117억원을 투입해 친수공간으로 조성했지만 현재 전혀 생태공원의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곳을 찾는 방문객도 얼마 되지 않을 뿐 아니라, 교량공사에서 버려진 쓰레기와 건설 자재들이 그대로 널려 있고, 조경이나 시설물 관리도 미흡해서 애초 계획했던 `포항시의 새로운 랜드마크` 조성과는 거리가 멀어졌다는 것이다.곡강천은 청동기시대부터 대규모 주거지였다고 한다. 그 시절에는 사람들이 주로 강을 중심으로 취락을 이뤄 살았다. 어패류를 채취하고 강물로 농사를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곡강천 하류인 칠포 뒷산에는 선사시대 유적인 암각화가 많이 발견돼 암각화 연구가들이 그 자료들을 모아 책을 펴낸 적도 있다. `곡강천 생태공원-칠포해수욕장-뒷산의 암각화군`이 어우러지면 포항의 새로운 랜드마크도 가능한 일이다. 시와 시의회가 이 일을 관심 있게 검토했으면 한다.중국 시안에 있는 진시황 무덤의 병마용은 중국의 대표적 관광명소인데, 경주의 문화재 발굴현장도 이를 공개해 관광객들이 관람토록 하기 위해 `쪽샘 유적 발굴관`을 조성했으나 관광객들의 호응도 얻지 못하고 주변 관리도 제대로 안 돼 볼썽 사납다고 한다. 경주시와 문화재청이 3년간 26억원을 들여 `발굴관`을 완공했고, 최근 개관식을 성대히 거행했지만 홍보 부족과 관리 부실로 예산만 낭비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고 한다. 아직은 초창기라 기대만큼의 성과는 없겠지만 서둘러 개선책을 마련해야 하겠다.

2014-06-30

木月 시인이 남긴 민족정서

정지용 시인으로부터 “북에는 소월(素月), 남에는 목월(木月)”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국민 서정을 오롯이 길어낸 민족시인 박목월 생가가 최근 복원됐다. 초가로 된 안채와 사랑채, 봉숭아가 핀 장독대, 디딜방아간 등이 복원되고, 시 낭송장, 관리동이 섰으며, `나그네`의 배경인 밀밭도 조성됐다. 생가 마당에는 목월의 동상이 섰고, 동상 옆에 목월의 약력을 새긴 바위가 놓여 있다. 관리동에는 여성 해설사가 상주한다.목월은 1915년 1월6일 경북 경주군 건천읍 모량리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건천 수리조합장`이었고, 목월은 출퇴근하는 아버지의 자전거 뒤에 실려 10리길 건천국민학교에 다녔으며, 목월의 장남 박동규 서울대 국문학과 명예교수도 이 학교를 다녔다. `논개`의 시인 수주(樹州) 변영로의 호 樹자의 변인 木자를 따고 `진달래`의 시인 김소월의 月자를 따 木月이란 아호를 지었다.“문인은 평생 고향을 가슴에 품고 산다”는 말이 있다. 작품의 배경은 어쩔 수 없이 고향이라는 뜻이다. 목월의 절창 `나그네`, `청노루`, `윤사월` 등은 바로 생가를 둘러싼 단석산 자락과 그 아래에 펼쳐진 들판일 수밖에 없다. 어린 시절부터 시인의 가슴을 채웠던 그 고향의 정한은 고스란히 작품이 되어서 한국인의 심성을 적셔주고 있다. 어떤 문인은 “한겨울 함박눈이 내리는 창가에 서서 목월의 시를 읊으면, 눈송이들이 문득 하얀 나비가 되어서 훨훨 날아내리는 듯한 착각을 느낀다. 평범한 언어도 목월의 시 속에 들어가면 특별한 생명력이 생긴다”라고 했다.“강나루 건너서 밀밭길을/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리/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노을/강나라 건너서 밀밭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나그네) “송화가루 날리는/외딴 봉우리/윤사월 해길다/꾀꼬리 울면/산지기 외딴집/눈 먼 처녀사/문솔주에 귀 대이고/엿듣고 있다”(윤사월) “먼산 청운사 낡은 기와집/산은 자하산 봄눈 녹으면/느릅나무 속잎 트는/열두 구비를/청노루/ 맑은 눈에/도는/구름”(청노루) 등등은 소년 목월의 가슴을 채웠던 고향의 `우물`에서 길어낸 맑은 샘물이다.박목월, 박두진, 조지훈 등 3명은 작품을 모아 `청록집`을 펴냈는 데, 그 동인지 이름도 `청노루`에서 따왔고, 그의 작품은 중학교 교과서에 여러 편 실렸다. 그는 시전문지 `심상(心像)`을 창간해 지금까지 장남 박 교수가 지켜온다. 문학지의 경영이 최악인 지금까지 교수 월급과 방송 출연료 등을 쏟아부어 유지한다. 아버지의 유업을 이어가려는 의지가 굳다.지역민들이 `심상`을 많이 구독하는 것도 돕는 길이다. 지금 생가터에 밀밭은 만들어져 있는데, 작품을 새긴 시비는 없다. 경주시가 예산을 세워서 보완해야 할 일이다.

2014-06-30

관광자원 개발을 위한 노력

경북도는 최근 `정도전과 함께하는 인문기행 팸 투어`과 `경북 천주교 성지순례 팸 투어`를 진행했다. TV드라마로 재조명되는 정도전(鄭道傳)의 고향인 영주지역의 관련 유적지, 드라마 촬영지, 주요 관광지를 역사학자와 함께 돌아보았다. 경북 북부지역 소백산 자락에는 신라유적지와 신라고찰이 즐비하고, 고려 말 최초로 성리학을 전래한 순흥 안문 안향 선생과 봉화 정문 정도전 선생의 고향이다.8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에 맞춰 천주교 성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경북도는 이 점에 착안해서 천주교 성지와 인근 관광지를 연계한 관광코스를 개발한 것이다. 아직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은 성지를 소개하고, 홍보할 목적으로 서울 지역의 천주교 신자 50여명이 경북을 방문, 1박2일간 문경, 칠곡, 군위 지역의 성지를 탐방했다. 군위군은 김수환 추기경의 부모가 옹기를 구워 팔아 생계를 유지했던 고향이고, 지금 생가를 중심으로 기념공원이 조성돼 있다.한편 영주시는 회헌 안향 선생과 삼봉 정도전 선생을 선양하는 기념사업을 펼 계획이다. 안향 기념 음악회, 안향 뮤지컬, 회헌사상연구원 등을 기획하고 있으며, “백성은 물과 같아서 배를 띄울 수도 있고 뒤집을 수도 있다”는 맹자의 민본사상을 정치에 실현한 정도전사상을 기리는 뮤지컬과 기념공원 조성을 구상하고 있다. 영주에는 최초의 사액서원인 소수서원과 부석사가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신라고찰 숙수사가 있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숙수사는 안향선생이 과거시험 공부를 했던 신라고찰이고, 세조의 형인 금성대군이 단종 복위운동을 모의했던 곳이다. 그래서 숙수사는 화를 입어 철저히 파괴되었고, 그 자리에 소수서원이 들어서게 되었다. 영주 풍기 지역은 당시 순흥부라는 큰 고을이었으나 단종복위사건이 발각된 후 “5살 이상 된 남자는 모두 죽여라”는 세조의 명령에 따라 온 고을이 피로 물들게 되었고, 소수서원 앞 개울은 며칠 간 피로 물들여 `핏걸`이라 불리게 되었으며, 밤 마다 원혼의 흐느끼는 소리가 들리자 퇴계 선생이 냇가 바위에 `공경경(敬)`자를 새기자 울음소리가 사라졌다는 일화가 전해진다.경주시의 서쪽, 남북으로 길게 뻗은 산맥이 단석산이다. 김유신 장군이 무예를 연마했다는 `신선사 석굴`이 있고, 산마루에는 말 달리고 활 쏘던 연병장이 있으며, `참나무진` `숯골` `소야동`이라 불리우는 산골에는 조선 말 고종시절에 박해를 피해 피난 와 살았던 천주교도들의 마을이 있다. 이들 중 허인백, 이양동, 김종륜 3명은 체포돼 혹독한 고문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신앙을 지켜 순교했고, 8월의 시복시성자 명단에 들어 있다고 한다. 우리의 정신을 풍요롭게 살찌우는 이같은 관광자원은 많을수록 좋다.

2014-06-27

포항항만청은 누구 편인가

울릉도여객선대책추진위원회가 단단히 화났다. 성수기 마다 선표 구입이 어렵고, 겨울철에는 정기점검 선박검사를 구실로 결항이 잦아 울릉도민의 불편이 심한데, 포항항만청은 대형 여객선 취항을 허가해주지 않고 있으니, 울릉 주민들은 “포항항만청은 도대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울릉도 관광 발전과 주민 불편 해소를 위해 복수노선이 절대 필요한데, 신규 허가를 반려하는 의도가 무엇인가”라고 성토하고 “신규 사업자의 진입 문턱을 높여 기존의 업권을 보호해주려는 게 아닌가”라고 했다.(주)대아고속해운의 여객선 및 노선을 인수한 (주)씨스포빌(대표 최연희)은 3천t급 카페리호를 포항~울릉에 운항하겠다며 수차례 사업신청을 했지만 적치율(수요미달 등)을 이유로 불허됐고, 이번에는 이 구간을 운항하던 아라퀸즈호의 면허가 취소되는 시점에 곧 바로 신청했지만 포항항만청은 해운법 제5조 제1항에 따른 면허기준에 부적합(수송수요 기준 미달, 계류시설 부족, 포항여객선터미널 협소)을 이유로 반려했다.씨스포빌 측은 이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다. 아라퀸즈호는 다른 장소로 이동해야 하니 계류시설 부족은 이유가 되지 않고, 썬플라워호와 씨스포빌의 출발시간이 몇 시간씩 차이가 나니 포항터미널이 협소하다는 것도 이유가 되지 않는다. 업체 측이 승산 있다고 판단하고 사업에 뛰어들었고, 성수기의 선표 구입난과 겨울철 고질적인 결항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형 여객선의 운항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같은 사업자 측의 의견은 울릉군민의 여론과 일치한다. 그런데 당국은 `안 되는 이유`만 댄다는 불만이다. 그러니 “기존 업체의 이익을 위해 경쟁체제를 막으려는 속셈 아닌가”하는 소리를 듣는 것이다.포항항만청과 울릉주민들 간의 마찰 갈등은 이 뿐만 아니다. 썬플라워호는 1995년 취항 당시 화물 일부와 승용차 16대를 선적할 수 있는 화물칸이 있었지만 당시에는 차량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지난 20여년간 울릉 주민들의 생필품과 우산 고로쇠 수액, 명이나물 등을 수송하는 공간으로 활용되며, 울릉주민의 생활에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당국은 세월호 참사 이후 차량 선적 장소에 차량만 선적하게 하고, 일반 다른 화물을 싣지 못하게 막고 있다. 이로 인해 우체국 택배는 중단됐고, 주민들도 생활불편과 특산품 판매 감소 등 엄청난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법과 규정을 지키는 것도 좋지만 예로부터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했다. 지나치는 것은 모자람만 못한 법이다. 타당성이 의심되는 이유를 들어 면허 신청을 불허하는 것이나 규정만 내세워 주민의 불편과 불이익을 초래하는 것은 올바른 위민행정(爲民行政)이 아니다. 주민 반발이 더 거세지기 전에 당국은 합리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

2014-06-27

6·25 학도병의 발자취

1950년 7월25일, 피난민 학생들은 대구역에서 이런 격문을 보았다. “조국을 사랑하는 학도여! 조국의 운명은 여러분들의 손에 달려 있다. 가자! 김석원 장군의 휘하로!” 이날 80여명의 학생들은 대구역 앞 동아빌딩 2층 학도의용대 사무실을 찾아가 입대했다. 6·25 학도병이 탄생한 날이다. 일본군이 버리고 간 구식 소총과 1인당 실탄 50발을 지급받고, 겨우 총쏘는 법만 배운 채 학도병은 7월31일 안동지구에 투입됐고, 남하하는 북한군을 막았다.8월11일 영화 `포화속으로`의 배경이 되는 포항여중 전투가 벌어진다. 경주·포항 등지의 학생들이 참전한다. 수도산을 넘어오는 북한군을 맞아 11시간 넘게 싸웠고, 87명 중 48명이 전사한다. 정부는 수도산 머리에 `포항지구 전적비`를 세웠고, 국군과 학도병이 어깨동무하는 모습을 새겼다. 칠곡군 왜관 낙동강 방어전과 안강·형산강 방어전은 연합군이 인천상륙작전을 준비할 시간을 벌어주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9월 18일 인천상륙작전은 성공했고, 북한군의 보급로는 차단됐으며, 전세는 역전됐다.북진하는 연합군을 따라 학도병은 10월 7일 원산에 도착, 치안을 맡기도 했으며, 10월 13일에는 북한 출신 학생들을 중심으로 학도호국단을 결성하고, 시가행진을 하며 승세를 완전히 굳혔다. 그러나 51년 1월 중공군이 참전해 인해전술을 쓰면서 순식간에 38선까지 진격했고, 연합군은 그 뼈아픈 `흥남철수`, `1·4후퇴`를 맞으며 정전협정을 제의했으나 중국군이 거부함으로써 전쟁은 53년 7월까지 계속됐다. 중공군과 연합군이 38선에서 팽팽히 맞서 있을 무렵인 51년 3월 6일 학도병은 임무를 마치고 해산했다.당시 재일교포 학생들도 참전했다. 1천여 명이 지원했으나 신체검사와 가정형편 등을 따져 642명으로 의용대를 구성했다. 이들은 인천상륙작전 등 서부전선에 투입됐고, 135명이 전사했다. 53년 휴전협정이 체결돼 일본으로 돌아가려 했으나 일본정부는 이들의 입국을 거부했다. 출국 허가 없이 나라를 떠난 범법자란 것과 중·일 간 외교관계도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13년이나 지난 후 65년 한·일국교 정상화 이후에야 일부 돌아갈 수 있었다. 이처럼 학도병은 국내외적으로 박대를 많이 받았다.학도병은 `군번`이 없기 때문에 `보훈단체`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군 자료라든가 공식적인 기록이 없다. 현재 생존해 있는 학도병은 2천여명이고, 재일 학도의용군은 37명(국내에 25명, 일본에 12명)이 생존해 있다. 이들은 대부분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을 앓으며, 생활도 어렵다. 나라 살림도 이만큼 됐고, `학도의용군전우회`가 모든 자료를 갖고 있으니 이를 바탕으로 정부는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2014-06-26

피츠버그 부침(浮沈)의 교훈

피츠버그대 마크 노덴버그 총장이 포항에서 피츠버그시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이 도시는 100년 이상 제조업 중심으로 호황을 누렸지만 1980년 초 포항제철소 등 후발주자들의 맹렬한 추격에 밀려 철강경기는 쇠퇴했고, 83년부터 시민들은 더 이상 희망이 없다며 도시를 떠났다. 그러나 지난 30년 간 피츠버그대학교를 중심으로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했으며, 지금은 산업다각화를 통해 새로이 부활하고 있다.피츠버그시는 현재 RD, 바이오 메디컬 분야에 특장을 보이고 있다. 소아마비, 백신 분야와 수술분야, 약물분야에서 우수하다. 세계 최초로 피츠버그대는 장기 이식수술을 성공시켰고, 알츠하이머병 조기 진단약품을 개발했고, 사지 마비나 절단된 환자가 뇌파를 활용한 로봇으로 움직이는 기술이 개발돼 국제뉴스를 탔다. 제조, 에너지, 보건, 생명공학, 정보기술에 집중 투자한 결과였다. 대학은 열정적으로 연구에 매진했고, 정부가 적극 지원했으며, 기업들이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한 그 결과물이 바로 `피츠버그의 화려한 부활`이었다.연구개발투자는 시너지효과를 보여 새로운 기업을 불러들였다. 세계적인 기업인 구글도 피츠버그에 둥지를 틀었다. 대학이 길러낸 우수 인력에 끌린 것이다. 유입된 기업들은 한결같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결국 피츠버그시는 대학이 중심이 돼 다시 일으켜 세워진 도시이고, 철강도시에서 지식 기반 도시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경험은 `포항위기`를 해결할 대안이 되기에 충분하다.포스텍 산하에 가속기연구소가 있고, 경주에는 양성자가속기가 있으며, 그 외에도 포스텍 안에 `아시아·태평양 이론물리센터`가 있는데, 현재 13개국 연구진이 와 있는 국내 유일의 국제 이론물리학연구소이다. 또 수년전 독일 막스프랑크연구소도 포스텍에 `atto조 과학 및 복합물질 연구센터`를 설치했다. 보건의료·생명공학·환경·로봇 등 다양한 연구에 매진하면서 상당한 연구성과도 내고 있지만, 산업화 실적은 미흡하다. 거액이 들어가는 제품화에 기업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이 점에 착안해서 경북도가 내놓은 대안이 `동해안 RD 특구 지정`이다. 지정이 되면 기업들이 연구 비용 지원과 세금 감면 등 혜택을 받아 큰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RD특구로 지정된 곳은 대전 부산 광주 대구 4곳 뿐이다. 특구로 지정되려면 정부출연연구소 3곳이 있어야 하는데, 포항·경주에는 2곳 뿐이다. 그래서 포스텍은 가속기연구소를 정부에 기부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정부가 지원하고, 기업들이 부담 없이 참여하면 대학의 연구기능은 더 힘을 받을 것이다. 매사 3위1체가 되어야 안정적 성장이 가능하다. 경북 동해안은 그 길을 향해 열정적으로 달려가야 한다.

2014-06-26

공직사회가 달라지고 있다

중국은 관료중심 사회이고, 언론자유가 미흡해서 공직 부패가 일상적이지만 우리가 배울 점도 없지 않다. 우리나라는 대체로 세월만 가면 자동으로 승진되는 구조지만 중국은 `엄격한 승진심사제도`를 가지고 있다. 상관·동료·부하들에 의한 도덕성·리더십·실적 등을 평가받고, 일반 국민의 평가까지 받는다. “아무개가 지금 승진 대상에 포함돼 있는데, 며칠까지 그에 대한 의견을 제시해주시기 바람”이라는 공고문을 여러 곳에 붙인다. 이를 현능(賢能)정치라 부르는데, 치명적인 제보로 인해 승진이 취소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중국은 최근 `판·검사 종신 책임제`를 도입했다. 법관과 검찰관은 자신이 맡은 사건에 대해 퇴직 후에도 책임을 지는 제도이다. 중국의 법원과 검찰은 대부분의 사건에 대해 상부의 지시에 따라 처리하는 게 관례인데, 그 상부의 부당한 압력이나 지시를 막기 위한 조치이다. 이 제도는 상하이나 광동 등 6개 성과 시에서 올해 시범 실시하고, 단계적으로 전국에 확대하게 된다. 또 법원과 검찰의 권력 남용을 막기 위해 사법분야의 정보 공개제도도 확대될 예정이다.새누리당 박명재(포항남·울릉)의원은 최근 형사소송법·국가공무원법·지방공무원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공무원이 직무상 인지한 범죄에 대해 고발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징계하는 법”이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인식한 범죄를 고발`하게 돼 있지만 고발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 `처벌규정`은 없어 사실상 실효성이 없다. 박 의원은 “소속기관장이 고발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직원을 반드시 징계처분해서 어긋난 온정주의를 방지하겠다”고 취지를 설명했다.성주군 김항곤 군수는 최근 `공무원의 직무관련 범죄행위 고발규정`과 `공익신고자 보호 및 공익신고 활성화에 관한 규정`을 제정, 발령했다. 제식구 감싸기, 범죄행위 은폐 등 온정주의를 방지하고, 처벌을 엄정히 함으로써 공직사회의 반복적인 부패요인을 차단하기 위함이다. 이 규정은 또 신고자와 신고내용에 대해 비밀을 보장하고 이를 누설한 자에 대한 처벌도 포함하고 있다.포항시는 공직자 청렴도를 유지하고, 솔선수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5급 이상 공무원에 대한 청렴도 평가를 실시한다. 간부 108명에 대해 이달 16일부터 23일까지 내부 행정시스템을 통해 무기명·비공개 설문투표로 실시됐는 데, 1차로 개인에 대한 내부 설문평가가 완료되면, 2차 평가로 5가지의 준법성 관련지표를 점수화해 청렴도 평가점수를 체계화한다. 이 평가결과를 당사자에게 주어 취약분야를 자율관리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경북도의회는 `의원 행동강령 조례안`을 의결했다. 처벌규정 없는 단순 `강령`이지만 실천의지를 보이도록 언론이 감시를 잘 해서 `보여주기식`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해야 하겠다.

2014-06-25

포항운하 부지의 용도변경

포항운하 크루즈선은 인기가 높은데, 주변 상가부지 매각은 얼어붙었다. 주변 부지를 LH에 넘기는 조건으로 LH가 800억원을 투자했는데, 땅이 전혀 팔리지 않는다. 적자가 많이 누적된 공기업으로 분류되는 LH인데 포항운하 사업에서까지 투자비를 회수하지 못하고 있으니 걱정이다. 대책을 세워야 할 일인데 `부지의 위치별 용도`를 특정한 것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당초 이 일대 상업지구를 일괄 매각하겠다는 계획은 너무 낙관적이었다. 운하만 개통되면 곧장 원매자가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은 완전 빗나갔다. 경기 침체기에 세월호 참사까지 겹쳐 경기는 더 얼어붙었으니 선뜻 대규모 투자에 나설 기업이 없었다. 그렇다고 무한정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결국 LH 포항사업단은 일괄매각이 아니라 개별 공개입찰을 하겠다고 했다.매각 대상 상업지구는 총 28필지, 3만3천㎡인데 휴양시설(숙박) 2필지, 유희시설(워터파크 및 편익시설) 1필지, 특수시설(테마파크 및 편익시설) 1필지, 편익시설(수변상가) 24필지 등이다. 또 구역별로 용도가 특정돼 있어서 편익시설에는 커피숍, 상가, 호프집, 식당 등만 들어갈 수 있고 단란주점 노래방 룸살롱 바 등 유흥시설은 입주할 수 없도록 했다. 관광지에 유흥시설이 없다. 관광지란 다소 흥청거리는 분위기도 있고, 주위에 있는 죽도시장과 함께 전통시장의 분위기도 살려야 제격이다.그러나 포항시는 당초 `품위`를 너무 강조한 측면이 있다. 포항운하 주변은 생태계 복원케이스여서 포항의 이미지를 제고시켜야 한다며 업종 선정에 경직적이었다. 그러나 품위만 너무 앞세우면 `손님`이 적고, 결국 상업성이 떨어지니 투자자들이 선뜻 손을 내밀지 않는 것이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 하나의 좋은 사례가 있다. 서울 세종문화회관이 당초 품위만을 강조해 “대중가수를 무대에 세우지 않는다”는 윈칙을 세웠다. 그렇게 되니 만성적인 적자를 면할 수 없었다. 몇 년이 지난 후 결국 세종문화회관은 `국민가수`라 불리우는 이미자, 조용필, 세시봉 등에 대관(貸館)을 허용해 적자를 메웠다.포항시는 운하 주변이 유흥 환락가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음을 걱정하는데, 그렇게 극단적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고 `어느 정도 품위를 유지하면서 다소 흥청거리는 분위기도 만들 방법`을 찾으면 될 일이다. 지역별 땅값이 차이가 나는데, 운하 주변 목 좋은 곳은 비쌀 것이고 외진곳은 쌀 것이니 외져서 잘 팔리지 않는 부지에 단란주점·바·노래방 등을 입주시키면 될 일이 아닌가.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주제 발표를 하고, 일반 시민들이 대거 참여해 의견을 제시하는 토론회를 열어볼 만 하다. 그리고 투자 가능성이 있는 기업인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야 한다.

2014-06-25

`희망`이 꽃피는 민선6기

영국 정치가 처칠은 `솔직한 말과 행동`으로 국민의 신뢰를 획득했다. 그가 한번은 이런 말을 했다. “유능한 정치가는 장밋빛 약속을 잘 하는 사람이다. 그 약속이 다 지켜질 리는 없다. 그때 그럴듯한 핑계거리를 잘 만들어내는 정치가가 유능하다” 역풍을 맞을 수 있는 발언이지만, 곱씹어보면 매우 솔직담백한 고백이다. 7월1일부터 민선 6기가 시작된다. 김관용 도지사는 3선으로 행정의 연속성이 보장되지만,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강덕 포항시장은 새로이 선출된 지자체 수장이므로 “앞으로 시정을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가” 주목하게 된다.3명의 지자체장들이 `절대적 지지`를 받은 만큼 기대감도 그만큼 크다. 이들은 최근 `민선6기의 청사진`을 내놓았다. 희망을 주기에 충분한 약속들이다.김관용 지사가 `새출발위원회`를 구성하고, `혁신의 전권`을 준 것은 매우 혁신적이다. 경직적이라 할 수 있는 관료에게 `변화`를 맡기지 않고, 창의성 있는 민간에 맡긴 것이 참신하다. “관료사회의 개혁을 관료에 맡기면 판판이 실패한다”는 진단도 있지만, 창조경제의 동력을 민간 기업 출신에 맡긴 것이다. 김 지사는 5대 아젠다를 발표했는데 공공개조, 경제혁신, 민생행복, 안전개혁, 사회상생이 그것이다. 여기서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이 `공공개조`이다.`공공개조`란 말 속에는 `관료마피아`란 유행어가 얼비친다. 그리고 `규제개혁`이라는 국가적 대과업이 연상된다. “관료사회가 먼저 바뀌지 않으면 개조란 백년하청이다”란 말 속에 그 해답의 실마리가 들어 있다. 쉽게 말해서 `행정권의 횡포`가 `규제`로 나타나는 데, 현 정부가 `독한 마음 먹고` 감행하려는 규제개혁을 지방정부가 얼마나 실천해내느냐 하는 것이 초미의 관심사이다. 나쁜 규제와 좋은 규제를 우선 구분해내는 작업부터 시작할 일이다.권영진 대구시장 당선인은 `변화와 혁신`을 내세웠다. 구체적으로 `진영논리`를 넘어 “보수와 진보라는 관계를 뛰어넘어 대구의 변화와 혁신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경제혁신, 공직혁신, 교육혁신, 분권혁신, 안전혁신 등 5개의 `혁신`을 제시하면서, 기업하기 좋고, 창업하기 좋고, 청년들이 머무는 도시로 만들 것이라 했다. 그러려면 구체적인 `규제개혁 구상`을 짜야 한다. 경제에 채워진 족쇄부터 제거하라는 말이다.이강덕 포항시장 당선인은 `창의정신`을 강조하며 `창조경제`를 실현시키겠다고 했다. 철강일변도의 포항경제를 어떻게 다변화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는 결국 창의·창조정신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는 진단에는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문제는 그 창의를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가에 있다. 그 구체적 방법론은 세워져 있는 것인지. “관료사회가 먼저 변해야 한다”는 명제에 집중해주었으면 한다.

2014-06-24

축구 매너와 외교 반칙

아프리카 축구선수들은 신체적 기능이 뛰어나 선진국 기술만 접목하면 세계 축구를 석권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 그런 기대는 무너졌다. 지금까지 1승1무4패의 초라한 전적을 기록하고, 게다가 상대 선수를 팔꿈치로 가격해 퇴장당하고, 같은 팀 선수에 박치기를 하는 등 자중지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카메룬은 크로아티아와의 접전에서 0-4로 참패하고, 국제적 망신까지 샀다.카메룬의 알렉스 송 선수의 삼촌도 1994년 미국 월드컵과 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난폭한 행동으로 퇴장당한 적이 있었다. 가문 자체가 `폭력 DNA`를 타고난 모양이다. 카메룬은 또 후반전에서 공격수와 수비수 사이에 `내란`이 벌어졌다. 결국 카메룬은 전반전에서 1골, 후반전에서 무려 3골을 내주며 참패했고, 국제적 망신까지 사면서 16강에도 들지 못했다.카메룬 선수들은 보너스 지급 문제로 정부와 갈등을 빚어 파업을 벌이기도 했고, 감독이 경기를 앞두고 팀을 떠나 잠적했다가 돌아오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아프리카나 남미에서는 축구선수로 출세하는 것이 신분상승의 가장 유력한 길인데 이런 메너는 제 발등을 찍는 짓이고 국제적으로도 따돌림을 당하기 십상이다. 경기에도 참패하고 스포츠맨십까지 훼손을 당하니 결국 2중 참패를 당한 꼴이다. 경기에 지더라도 `깨끗하게` 지면 오히려 박수를 받는 것이 스포츠의 세계이다.반칙과 메너 불량은 스프츠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정치 외교의 세계에서도 그런 일은 드물지 않게 보인다. 특히 일본의 외교를 보면 `섬나라 소인배 근성`이 잘 나타난다. 아베정부는 최근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일·한간 협의 경위`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고노담화에 `문제점`이 있다는 것이었다. 보고서는 “한국이 담화 발표 전 일부 내용을 구체적으로 수정할 것을 희망했다”고 말하고, 당초 일본측의 원안에는 위안소 설치의 주체가 `군 당국의 의향을 받은 업자`였으나 수정 문안에는 `의향`이 `요청`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또 위안부 강제동원 경위에 대해서도 “감언, 강압 등에 의해 모두 본인들의 의사에 반해”라는 부분도 양국 간 수정 과정을 거쳤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그리고 “양국 정부가 수정에 대해 언론에 일체 밝히지 말 것”을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런 보고서는 일본의 `일방적 검증`이었다는 점에서 우리정부는 “전혀 사실이 아니고, 고노담화의 신뢰성을 훼손하려는 의도”라고 했다. 이는 명백히 `아베정권의 외교반칙”이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동남아 여러 피해국들이 명백한 증거를 가지고 있다. 일본은 카메룬이 저지른 폭력·반칙·참패를 고스란히 외교에 가져왔다. 자신의 치부를 감추려는 몸부림이 오히려 망신과 고립을 자초하고 말았다.

2014-06-24

친구같은 신문을 만들겠다-창간 24주년에 부쳐

시계도 낡고 고장나면 분해 청소 수리하는 것같이 국가도 오래 적폐(積弊)가 쌓이면 수선을 해야 한다. 올해 갑오년은 `한국호 대수리 기간`이라 여겨진다. 수십년 쌓인 먼지를 털어내고, 비정상적인 것이 정상적인 것으로 둔갑하는 관행을 바로잡고, 구석구석 켜켜이 피어나던 곰팡이를 닦아내고, 썩어 악취 심한 곳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음습한 곳에 햇빛을 쬐어주는 작업을 지금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연초부터 지금까지 각종 붕괴사고, 충돌사고, 화재, 선박의 침몰과 300여명의 인명 희생 등은 지난 수십년 묵은 비리와 부패가 쌓이고 쌓여 썩었던 곳이 마침내 곪아 터지는 현상이었다. 이같은 적폐를 지난 어떤 정권도 손을 대지 못하고, 그냥 모른 척 덮고 지나갔지만, 박근혜정부는 그냥 넘기지 않았다. 하늘이 `한국호 환골탈태의 기회`를 주었다고 보아지는 것이다. 삼봉(三峰) 정도전(鄭道傳)이 갈데까지 다 간 고려왕조를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없어서 유교 이념에 바탕을 둔 근본적 개혁을 통해 조선왕조라는 새로운 국가를 세운 것과 같이 지금 우리나라도 대 변혁을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국가개조(國家改造)란 바로 그와 같은 뜻을 가진 낱말이다. `규제개혁`을 통해 관료중심의 나라를 국민중심의 나라로 만들고, 기업활동을 활성화시켜 창조경제를 가능케하고, 관료마피아 등 각종 마피아라는 곰팡이가 핀 곳에 바람과 햇볕을 쏟아넣고, 문제 행정부서를 해체 재조립하는 대혁신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이 과업의 성공 여부에 따라 한국호가 산뜻한 새출발을 하느냐 마느냐가 달렸다.이 대과업은 관료사회 자체의 노력만으로는 성취되기 어렵다. 온 국민의 단결된 성원과 언론의 끊임 없는 독려가 필요하다. 미국 3대 대통령 제퍼슨이 “언론 없는 정부와 정부 없는 언론을 양자택일하라면, 나는 서슴치 않고 정부 없는 언론을 택하겠다”라고 말한 그 `언론의 역할`을 이제 한번 펴볼 기회가 온 것이다.독수리 부활의 지혜독수리의 평균수명은 70년 가량이다. 40살 쯤을 살면 부리도 흔들리고, 발톱도 무디어지고, 날개도 힘을 잃어 다른 새들이 무시하는 시기가 된다. 이 때 독수리는 아무도 오지 않는 높은 산 절벽속으로 숨어들어가 `새로운 몸`을 만들기 시작한다. 부리를 바위에 부딪혀 뽑아내고 새 부리가 돋아나올때까지 기다린다.새부리가 나오면 그 부리로 낡은 발톱을 뽑아낸다. 그리고 다시 헌 깃틀을 뜯어낸다. 새 발톱과 새 날개가 생기기까지 5개월 가량 걸린다. 이렇게 새몸이 만들어지면 그 때 비로소 산 아래 숲으로 내려온다. 탈태(脫胎)한 독수리를 무시하는 새는 전혀 없고, 그는 계속 숲의 제왕으로 살아간다.한국호는 지금 새몸 만들기에 돌입했다. 권력자들 끼리 독점적 특혜를 누리는 `끼리끼리 마피아`를 청소해야 한다. 거짓말도 자꾸하면 습관이 되어서 무엇이 거짓이고 참인지 헷갈리는 것같이 비리도 오래 쌓이다 보면 둔감해져서 부패불감증으로 발전한다. 대형 참사를 막기 위해서는 안전수칙을 지켜야 하지만, 부패가 만연하면 그것이 무시된다. 이른바 안전불감증에 걸리게 되고, 이런 적폐가 결국 세월호 참사라는 결과를 낳았다. `나쁜 규제-비리성 로비-불법의 관행화-부패불감증·안전불감증=대형참사`라는 공식이 만들어진다.독수리가 새몸을 만들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의 고통과 외로움을 견디는 인내가 필요한 것같이 한국호의 환골탈태를 위해서도 적지 않은 진통의 시간들이 필요하다.바로 `세월호와 유병언 게이트`와의 전쟁이다.`유병언왕국`은 `대한민국`과 한판 대결을 벌이려 한다. 국법(國法)과 맞서겠다는 왕국이다. 법무장관은 `유병언 커넥션`을 말했다. “유병언을 비호하는 세력이 도처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란 언급이다. 검찰이 항상 뒷북이나 치면서 그를 체포하지 못하는 이유를 다른데서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낡은 부리를 뽑는` 첫 과업을 한국호는 지금 수행하고 있다. 4조원의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이 밀항에 성공한 것은 막대한 `도피자금`을 권력 주변에 뿌렸기 때문이다. 유병언의 도피도 그 전례를 따르는 것인가.따뜻한 정이 흐르는 신문신문은 감시자, 비판자, 바른길 인도자, 정보제공자의 기능을 해야 하고, 때로는 냉혹한 자세를 견지해야 하지만, 또 한편 따뜻한 정이 흐르는, 곁에 있으면 믿음직스러운 친구같은 신문이 될 필요가 있다. 특히 중앙언론이 지방언론을 지배하는 지금의 현실에서 지역의 목소리를 충실히 대변하는 지방언론의 역할은 더 막중하다. 한 겨울의 솜이불 같은, 무더위 속의 얼음 한 조각 같은, 늘 다정한 말을 걸어주는 친구같은,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정인같은 그런 지역언론이 필요하다.지방자치는 아직 미완성이다. 정치적 자치는 정당공천제라는 덫에 걸려 반쪽이고, 재정자치는 흉내조차 내지 못할 정도로 중앙재정에 매달려 있다. 자치단체장들의 능력이 “얼마나 많은 특별교부세를 받아오느냐”에 달려 있고, 지자체장들은 자존심 접고 `구걸 예산로비`에 나서는 굴욕을 감내한다.이것이 바로 `가장 가려운 부분`이다. 경북매일신문은 이를 긁어 줄 `효자 손`이 되려고 한다. 중앙이 `돈으로 지방을 조종하는` 재정정책이나, 중앙인맥이 자치단체장의 역량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는 것은 문제다.`지역사업의 연속성과 행정의 일관성`도 중요 과제이다. 자치단체장이 바뀌면 전임자의 업적을 깎아내리고 자신의 업적을 부각시키려는 행태가 나타난다. 그것은 막대한 재정의 낭비를 초래한다. 납세자인 주민들로서는 분개할 일이다. 이를 잘 감시하는 것도 `친구같이 따뜻한 언론`이 되는 길이다.

2014-06-23

노인 복지와 노인 일자리

과거 유교사회에서는 충효(忠孝)를 최상의 덕목으로 교육시켰기 때문에 노인문제는 순전히 `자식들의 당연한 임무`였지만 산업사회 핵가족시대에는 그런 윤리관도 사라졌다. 심지어 `자식에게 재산 다 물려주고 빈곤층이 되는` 시대가 되었다. “부모 자식 관계는 채권 채무 관계”란 말이 우스개 소리로 들리지 않는 시대다. 늙은 부모는 봉양의 대상이 아니라 애물단지로 취급되는 오늘 날이다. 여기에 모순이 발생한다. 경제는 발전하고, 의료수준은 높아가고, 생활은 향상되니 평균수명은 계속 늘고 따라서 노인인구도 늘어난다. 노인이 박대당하는 시대에 노인인구는 많아지는 모순이다. 그러니 부모 자식간에 갈등 마찰을 빚는 가정도 늘어난다. 이 노인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노인문제를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이것이 답이고, 1981년에 `노인복지법`이 제정됐다. 노인연금제도 실시, 경로우대제 혁신, 노인복지시설 확충, 노인복지예산 증가 등이 법의 내용이다.그러나 법의 목적을 이루려면 아직 많은 세월이 필요하다.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시대를 맞은 일본도 미흡하기는 마찬가지다. 일본에서는 종일 도로가에 나와 앉아 있는 노인들이 많다고 한다. 자동차가 오면 뛰어들어 상해보상금을 받기 위함이다. 간혹 목숨을 잃기도 하지만, “곧 죽을 목숨 좀 일찍 가면 어떠냐”하는 생각으로 자해를 한다는 데, 우리나라는 아직 거기까지 가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우리나라 노인도 4고(苦)를 안고 산다. 건강악화, 경제적 빈곤, 외로움, 사회적 소외 등 4고를 견디다 못해 자살하는 노인들이 많다. 이 같은 노인의 고통을 경감시킬 수 있는 방법이 공동체생활과 사회적 활동이다.노인복지시설에 나가 남들과 어울리고 무언가를 배우며 두뇌활동을 하고 용돈이라도 버는 경제활동도 하는 것이 집에 가만히 있는 것보다 평균수명을 2배 늘린다는 연구도 있다. 지역마다 시니어클럽을 운영하면서 노인일자리를 만들거나 대규모 복지시설을 지어 가르치면서 쉼터 등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 대표적이다.그러나 `경로당`이 너무 많은 것은 분명 문제다. 경로당 수가 행정단위 동네 수보다 많은 곳도 있고, 일부 경로당은 연중 한 두차례만 사용하고, 줄곧 폐가처럼 비어 있다. 그러나 경로당 운영비와 냉·난방비, TV수신료, 수리비 등 복지예산이 적잖이 들어간다.쓰레기매립장 인센티브로, 단체장의 선심성 행정과 보건복지부의 느슨한 규제 등이 경로당 난립의 원인이다. 이에 상주시는 신축을 억제하고, 대규모 경로당 대신 소규모 `삼백사랑채`를 지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가뜩이나 복지예산 증가로 인해 SOC사업에 차질을 빚는데, 경로당보다는 노인들이 재능개발이나 봉사 등 활동할 아이템을 많이 개발하는 것이 낫다.

2014-06-20

국민이 정부를 불신한다면

지난 1일 울릉도 해상 2마일에서 주낙연승(100~150여개의 낚시를 연이어 달아 고기 낚는 어업)작업을 하던 Y씨(울릉읍 도동)의 어선에 낡은 배 한 척이 다가왔고, 타고 있던 20~30대 3명이 “선장동무, 기름이 없어 표류하고 있는데 기름 좀 달라” 말을 붙였다고 한다. 말투가 북한 말이라 겁이 난 Y씨는 주낙을 끊고 급히 도망쳐 동해 해경 울릉파출소에 신고했고, 해경과 경비함이 현장에 출동, 괴선박을 검거했다. 북한 목선에 타고 있었던 3명 중 2명은 귀순 의사를 밝혔고, 1명은 북한 귀환을 희망했다고 한다. 북한은 당연히 어선과 선원 모두 돌려보내줄 것을 요구했지만 귀순 의사를 밝힌 2명에 대해서는 자유의사를 존중해야 할 것이므로 남북간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정부가 사건 전모를 사실대로 밝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통일부는 “동해상에서 엔진고장으로 표류중인 북한 선박을 해양경찰 경비함정이 구조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북한 선박은`엔진고장`을 일으킨 것이 아니었고, 엔진음을 내며 Y씨의 어선에 다가왔던 것이다. 또 `경비함정이 구조했다`는 말만 했을 뿐 `어민의 신고가 있었다`는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동해에서는 과거에도 북한의 소형잠수함이 어장에 쳐놓은 그물에 걸려 좌초된 일이 있었고, 마침 그 해안가를 지나가던 택시 운전기사가 괴잠수함을 발견, 당국에 신고했다. 그리고 바다에서 철야조업을 하는 어선들에 의해 간첩선이 발견된 적이 많았다. 민간 어선들은 조업만 하는 것이 아니고 경계선을 넘어 남하하는 북한 선박을 발견해 신고하는 `최전선 방첩망`이라는 말이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북한 어선 검거사건의 경우 한 어민의 신고가 결정적이었는데, 정부는 그 사실을 빼고 당국의 검거 사실만 적시했다. 이런 민간어민들을 자랑스럽게 밝히고 표창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울릉도에는 동해 전체를 탐지하는 해군 레이더 기지가 있고, 공군 레이더가 있으며, 의심 선박 및 비행물체를 감지하는 부대가 있는데, 어떻게 해서 우리 어선에 접근하는 북한 선박을 미리 발견하지 못했는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3중의 첨단 감시망이 있다지만 `표류`나 `어선`을 가장해서 간첩이 침투한다면 그냥 당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울릉도민들은 “해군 해경의 해상 경비에 구멍이 난 것이 아닌가”해서 불안해하고, 정부가 사실대로 밝히지 않는 점을 더 못마땅하게 여긴다. 국민이 정부를 신뢰하지 않을 때 무서운 결과를 가져온다. “국방, 경제, 신뢰 이 3가지 중 신뢰만은 최후까지 지켜야 한다”는 금언을 되새길 일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한 지금이라 더 그렇다.

2014-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