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보면서 통일은 도둑처럼 갑자기 올 수 있다는 말이 실감으로 다가온다. 평생 북한을 연구해온 학자들도 “북한이 우리의 미래”라 한다. 한국이 새로운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북한과의 협력`이 먼저라는 생각이다. 나진 선봉 개발사업에 우리 기업 몇몇이 참여하고 있는 것도 통일의 길을 닦는 일이다. 북한 지도층이 차츰 개방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도 좋은 조짐이다. 핵문제만 해결되면 남북과 동북아문제가 한꺼번에 풀릴 것이다.북한이 붕괴하면 저절로 한국땅이 될 것인가. 우크라이나 처럼 나라 한 쪽을 외국이 가져가는 시대이다. 따라서 남북 동질성 회복은 무엇보다 시급하다. 역사문제, 언어문제 등에서 남북은 상당한 이질성을 보인다. 심각한 문제다. 북한은 유적을 토대로 고대사를 많이 정리해놓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 식민사관에 묶여 있으니, `역사관의 동질성 회복`을 위한 남북 협력이 급하다.한국 고대사는 일본이 철저히 불태웠기 때문에 사료를 구하기 어려웠지만, 중국에는 관련 사료가 풍부하고, 한·중 관계가 가까워진 지금은 사료협조를 받기도 쉬워졌으니 이 문제를 놓고 남북의 학자들이 머리를 맞댈 여건이 마련됐다.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남북 역사의 동질성` 회복에 매진해야 한다. 그것은 `정신적 통일`의 징검다리가 된다.또 하나 시급한 과업은 `언어 동질성 회복`이다. 제주도 방언을 우리가 이해하기 어려운 것 같이 북한 언어를 이해하는 일도 만만치 않다. TV에 나온 탈북자들이 순수 북한말로 이야기할 때 알아듣기 어려운 현실을 보면서, 이러다가는 `언어를 공유한 남북관계`란 말도 사라질 것 같다는 위기감이 든다. 우리의 `표준어`를 북한은 `문화어`라 한다든가, 북한지역의 방언이 대거 사전(辭典)에 수록된 것부터 언어의 이질성은 시작되었다.헬리콥터는 직승기, 노크는 손기척, 샹들리에는 무리등, 도넛은 가락지빵, 라면은 꼬부랑국수, 장모는 가시어머니, 정크메일은 폐품우편, 브래지어는 가슴띠, 스킨로션은 살결물, 코너킥은 구석차기, 패널티킥은 벌차기, 전구는 불알, 아이스크림은 얼음보숭이, 아랍에미리트(UAE)는 아랍추장연방, 인터넷검색을 망유람, 데이터베이스를 자료기지, 이런 일들은 단순히 표현의 차이지만, 오징어를 낙지라 쓰는 것이라든가, 컴퓨터 자판 배열이 다르다든가 하는 것은 심각한 차이가 아닐 수 없다.다행히 2006년부터 `남북한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시작돼 지금 66% 진척률을 보이고 있는데, 정치적 상황에 따라 지난 4년간 중단됐다가 근래 재개됐다니 다행이다. 북한은 49년도에 한자와 영어를 금지했지만, 지금 조금씩 해제하고 있는 것도 좋은 조짐이다. 역사·언어의 통합이 한반도 통일의 첫 과업이다.
2014-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