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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체납 차량 뜨면 경고음 작동 바로 내려 번호판 영치작업

체납차량을 근처만 지나도 경고음이 울린다.  이제 단속차량도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단속에 나서고 있다. 단속차량이 지나가기만 해도 카메라가 자동으로 체납차량을 찾아주기 때문이다. 20일 오전 10시 포항 북구청 세무과 체납차량 번호판 영치팀 공무원 3명과 기자가 단속차량에 타고 두호동과 양덕동 등지로 출동했다.단속 차량이 거리로 나서자마자 인근 차량들의 번호판을 인식, 체납 차량의 경우 경고음이 울리면 바로 팀원들이 차량에서 내려 번호판 영치 작업에 돌입했다. 말 그대로 체납차량들에게 단속팀은 염라대왕(?)이나 다름 없었다.포항 북구청 단속차량 외부에는 포항시청 로고와 마스코트인 연오·세오가 그려져 있고 내부에는 차량 번호판 인식카메라 2대와 태블릿PC 1대가 설치돼 있었다. 차량 번호판 인식 카메라는 도로 좌·우방향으로 설치돼 주차·주행 차량들의 번호판을 모두 포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번호판 영치를 해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로 영치팀은 주차된 체납 차량들의 번호판만 떼어내고 있다는 것.단속차량 내부에는 전국 체납차량의 모든 데이터 저장 프로그램이 깔린 태블릿PC가 있는데, 카메라에 체납차량 번호판이 인식되면 태블릿PC 화면에 체납 횟수와 금액 등이 뜨면서 경보음이 울렸다.담당 공무원의 휴대전화에도 체납차량 적발 프로그램이 단속 차량 태블릿PC와 연결, 체납차량이 인식되면 바로 경고음이 울렸다.기자가 동승한 단속차량이 출발 10분만에 영일대해수욕장 인근 주차장에 도착하자마자 한 수입차량 앞에서‘띵동’하는 경보음이 울렸다. 단속팀은 태블릿 PC 모니터를 통해 ‘지방세(자동차세) 2건 체납’사실을 확인한 후 바로 소형 프린터기로 영치 통지서를 인쇄하는 동시에 전동 드라이버를 들고 차에서 내렸다.단속팀은 곧바로 체납 차량의 앞 범퍼 번호판을 떼어낸 뒤 전면 유리 와이퍼에 영치 통지서를 꽂았다.이어 단속팀이 찾아 간 곳은 양덕동의 한 공영주차장. 이번에는 주차 차량의 뒷범퍼 번호를 휴대폰 프로그램에 입력하자 ‘번호판이 영치된 차량’이라는 조회 답변이 나왔다. 이 차량은 앞 범퍼에 위조 번호판을 붙여 운행 중인 것으로 추정, 단속팀은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자동차 번호판 영치는 자동차세를 2회 이상 체납했거나 3회 이상 촉탁한 차량을 대상으로 한다.북구청 김미정 단속팀장은“일부 체납차량 운전자들은 앞 범퍼의 번호판만 영치한다는 사실을 알고 번호판을 떼어내지 못하도록 벽에 바짝 붙이거나, 위험한 곳에 주차하기도 한다”면서 “그럴 경우 바퀴에 족쇄를 부착, 차량이 아예 움직이지 못하게 만든다”고 잘라 말했다. 이날 단속팀은 1시간 반만에 차량 3대의 번호판을 압류했다. 압류된 번호판은 지방세를 납부하면 다시 돌려준다.김 팀장은“번호판을 떼는 도중 차주가 달려와 항의하거나 영치 후 구청에 찾아와 협박하는 등 사건·사고도 적지 않다”면서 “또 눈물로 호소하는 민원인도 많아 세금 징수에 애로사항도 있다”고 했다.동행 취재가 끝난 후 북구청에서 만난 강용분 세무과장은 “고의적 체납자에 대해서는 강력한 체납처분을 할 것”이라며 “생계형 체납자에 대해서는 복지서비스를 연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한편 포항 북구청은 체납세 일제 정리기간인 10월24일부터 지난 14일까지 총 460대 차량을 대상으로 번호판 100대를 영치, 33대를 촉탁했으며, 체납세 1억3천448만8천원을 받았다./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3-12-20

대구·경북 첫 장애 친화 산부인과 개소

장애인은 산부인과 처치를 받는데도 어려움이 많다. 그때문에 장애인들은 편안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장애친화적 산부인과 건립을 요구해왔다.  대구·경북지역 최초로 여성 장애인을 위한 ‘장애친화 산부인과’가 지난 19일 구미차병원에서 정식으로 운영을 시작했다.구미차병원 장애친화 산부인과는 전문의 4명과 간호사 26명, 전담 코디네이터 1명 등 40명의 인력으로 운영되며, 여성 장애인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임신·출산서비스와 여성질환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편의시설과 장애친화 장비를 갖추고, 이동지원과 수어통역 등 의사소통 편의를 제공한다.또 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 보건소 등 지역사회 장애인 보건의료기관과 협력해 여성 장애인에게 맞춤형 건강관리를 지원하는 역할도 수행하게 된다.문태경 장애인복지과장은 “앞으로 지역 여성 장애인이 편안하게 산부인과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면서 “많은 여성 장애인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경북도가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한편 현재 장애친화산부인과는 서울대병원과 울산대병원, 인제대부산백병원, 전북 예수병원,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전남대병원, 건국대 충주병원 등에서 운영하고 있다./김락현·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3-12-20

계명문화대·대구 달서구, HiVE 사업 연착륙 성공

지역의 중장기 발전목표에 부합하는 지역 내 특화 분야를 선정하고, 교육체계를 연계·개편하는 등 지역기반 고등직업교육의 거점 역할을 수행하도록 지원하는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HiVE) 사업이 연착륙에 성공하고 있다.계명문화대학교와 대구 달서구가 컨소시엄을 통해 운영하는 HiVE 사업 1차년도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두면서다.지난해 6월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시행하는 HiVE사업에 컨소시엄을 통해 선정된 계명문화대와 대구 달서구는 사업 운영에 본격 나서 지난해 HiVE사업의 움을 틔웠다.HiVE 사업 비전으로‘생(生)동(動)감(感) 넘치는 도시 창출 글로컬 고등직업교육 선도 대학’을 설정하고, ‘활기찬·따뜻한 달서구 정주 청년인재양성 지역밀착형 고등직업교육 거점화’를 목표로 세웠다.핵심 추진 전략으로 △지역 맞춤형 특화분야 교육 집중화 △전생애 역량개발 평생직업교육 활성화 △지속 가능한 협력·연계·공유 거버넌스 체제 구축 등을 추진했다.이를 통해 지역민 전문대학 교육-취업-지역 정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 창출의 발판을 마련하는 등 성공적인 사업 운영을 위해 집중적으로 노력했다. 그 결과 핵심지표인 거버넌스 구축·운영 실적, 지역사회공헌 실적, HiVE 산·학·관 거버넌스 지수 및 교육운영 지수, HiVE 지역 공헌 지수 등 모든 성과지표에서 달성 값 100% 이상의 실적을 올렸다.특히 지역 특화분야 연계 교육 및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올해부터 운영에 들어간 기계과(스마트제조기술), 의료기기과(디지털헬스케어), 커피문화경영전공, 제과제빵과, 유아교육과(다문화보육복지) 등 5개 학과가 학령인구 감소라는 어려운 여건에도 신입생 충원율 100%를 달성했다.계명문화대와 달서구는 HiVE사업의 우수한 성과 공유·확산에도 힘썼다.지난해 10월에 이어 올해 9월에 대학 관계자, 달서구 구의원 및 관계자 등이 참석한‘HiVE사업 워크숍 및 지역 산·학·관·민 교류회’를 열어 HiVE사업 성과 발표, 사업의 성공적인 운영 및 우수한 성과창출 방안에 대해 토론하고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다.지난달에는 ‘평생직업교육 중간발표회’를 개최하고 이달에는 ‘2022학년도 평생직업교육 수료식 및 학습성과공유회’를 열고 HiVE 사업 성과보고와 함께 학습수기 공모전 시상식을 진행했다.아울러 학습수기 공모전 대상 수상자 4명이 학습수기를 발표하는 등 HiVE 사업 성과를 공유했다.앞서 지난 2월에는 ‘재정지원사업 통합 성과공유 포럼’을 통해 HiVE사업 2주기 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 등 지난해 성과를 공유하고 올해 사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해 나가고자 다양한 방안을 모색했다.계명문화대 관계자는 “2022년 처음으로 시행 됐지만 대학 및 달서구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달서구와 함께 인력 양성과 지역 연계 평생직업교육, 지역사회 공헌 등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

2023-12-20

“대구·경북지역 고속도로 정체 대폭 해소”

한국도로공사 대구경북본부(본부장 전형석)는 19일 대구·경북지역 고속도로의 차량정체가 대폭 해소됐다고 밝혔다.출퇴근 시간대에 상습적으로 정체가 발생해 온 경부선 금호분기점(서울방향)과 동대구분기점(부산방향)의 정체 개선을 위해 진출부에만 적용하던 노면색깔 유도선을 본선부까지 확대했다. 기존에는 진출부 바깥 1개 차로에 진출하려는 교통량이 집중되면서 정체가 발생했으나, 색깔유도선 추가설치 등 개선을 통해 2개 차로로 안내 및 유도해 교통량을 균형 있게 분산시켰다.그 결과 금호분기점의 경우 애초에는 40km/h 평균통행속도로 약 1km의 정체길이가 발생했으나, 현재는 교통분산 효과로 인해 평균통행속도가 74km/h로 대폭 향상되면서 정체가 완전히 해소됐다.또 동대구분기점도 평균통행속도가 향상되면서 약 800m의 정체 길이가 대부분 해소된 것으로 조사됐다.이어 경산산업단지 규모 확대로 교통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만성적으로 교통정체가 발생하던 경산IC에 대한 정체해소를 위해 경산시와 사업비 분담 협약을 체결하고 서울방향 연결로를 1차로에서 2차로로 확장하는 공사를 시행해 지난 7일 개통했다.개통 후, 출퇴근 시간대 경산IC 서울방향 연결로의 평균통행속도는 9km/h에서 51km/h로 5배 이상 향상됐고 고속도로 진입부에서 발생하던 교통정체가 크게 개선됐다.전형석 대구경북본부장은 “올 한해 대구·경북지역 고속도로 정체해소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이용고객의 편의와 교통안전에 만전을 기했다”며 “앞으로도 정체구간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최적의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2023-12-19

한국 노인빈곤율 또 OECD 1위 ‘14년째’

한국의 노인 빈곤율이 이번에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OECD가 국가별 노인 빈곤율을 공개한 2009년에 얻은 오명을 줄곧 떨치지 못하고 있다.19일 OECD가 최근 공개한 보고서 ‘한눈에 보는 연금 2023’(Pension at a glance2023)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한국의 66세 이상 노인 인구의 소득 빈곤율은 40.4%로, OECD 회원국 평균(14.2%)보다 3배 가까이 높았다.소득 빈곤율은 평균 소득이 빈곤 기준선인 ‘중위가구 가처분소득의 50% 미만’인인구의 비율이다.OECD 가입국 중 노인의 소득 빈곤율이 40%대에 달할 정도로 높은 국가는 한국밖에 없다. 한국 다음으로 높은 에스토니아(34.6%), 라트비아(32.2%)는 30%대를 지켰고, 일본(20.2%)과 미국(22.8%)은 우리나라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노인 빈곤율이 낮은 국가들은 아이슬란드(3.1%), 노르웨이(3.8%), 덴마크(4.3%), 프랑스(4.4%) 등 주로 북유럽이나 서유럽 국가들이었다.한국 노인의 빈곤율은 고령층으로 갈수록 더 악화했다. 66세 이상 노인 인구 중 66∼75세의 노인 소득 빈곤율은 31.4%인데 비해, 76세 이상은 52.0%로 2명 중 1명 이상이 빈곤층에 속했다.성별로 보면 66세 이상 한국 여성의 소득 빈곤율은 45.3%로 남성(34.0%)보다 11.3%포인트 높았다. OECD 평균은 남성 11.1%, 여성 16.5%였다.OECD는 “여성 노인은 소득 관련 연금 급여가 적고, 기대수명이 길어 남성 노인보다 빈곤율이 높다”며 “한국은 남성과 여성 노인의 빈곤율 차이가 11%포인트가 넘어 비교적 격차가 크다”고 분석했다. 노인들은 대부분의 OECD 회원국에서 전체 인구보다 가처분소득이 적었지만, 한국은 특히 그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OECD 회원국 66세 이상 인구의 평균 가처분소득은 전체 인구 평균 가처분소득의88.0%였다. 66∼75세 93.2%, 76세 이상 80.9%로 나이가 들수록 가처분소득이 줄어들었다.한국의 노인 인구 가처분소득은 전체의 68.0%로, 리투아니아(67.4%) 다음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았다. 76세 이상은 58.6%로 OECD 꼴찌였다. 일본의 노인 인구 가처분소득은 85.2%, 미국은 93.2%였고, 76세 이상은 일본 78.0%, 미국 83.8%였다.한국 노인은 가처분 소득이 적지만, 고용률은 높았다. 작년 기준 한국의 65∼69세 고용률은 50.4%로, OECD 회원국 중 일본(50.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해당 연령대의 OECD 평균 고용률은 24.7%였다. /고세리기자

2023-12-19

“조류 AI 확산, 더 이상 없게”

대구지방환경청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방지에 총력 대응에 나선다. 이에 따라 야생조류 AI 대응상황반을 운영하고,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방지 및 신속 대응에 전력을 기울일 방침이다.19일 현재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가 전국적으로 야생조류 8건, 가금농가 20건이 발견됐고, 대구와 경북은 구미 지산샛강에서 4건이 발생했다.조류인플루엔자는 가금(닭·오리 등), 야생조류(오리·기러기·원앙 등)에서 발생하는 급성 전염병이다.대구환경청은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의 확산방지·신속대응을 위해 지난 10월 5일부터 ‘야생조류 AI 대응 상황반’을 운영하면서 철새 도래지를 중심으로 예찰 등을 시행했다.주요 지역은 낙동강 4곳(구미 해평습지·지산샛강, 고령 사문진, 김천 감천), 금호강 2곳(대구 안심습지, 경산 하양읍) 등이다.대구환경청은 이 지역을 대상으로 예찰(67회), 분변채취(5회) 등을 진행했고, 추가적인 발생 방지를 위해 방역 강화에 힘쓰고 있다. 대구환경청 관계자는 "조류인플루엔자는 전염성이 강해서 조기에 발견하고 방역을 강화하는 방법밖에 없다"며 "한번 발생하면 농가에 주는 피해가 크기 때문에 예방활동을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류인플루엔자 의심증상이 있는 야생조류를 발견 시 관할 시·군·구 환경부서 또는 대구지방환경청 자연환경과(053-230-0799)로 신고하면 된다. /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

2023-12-19

신규분양 절벽에 관련 업체도 ‘죽을 맛’

대구·경북지역 신규아파트 분양이 저조하면서 지역 내 분양관련 업체들이 생사기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19일 지역 분양관련 업체 등에 따르면 대구의 경우 올 12월 현재 50가구 이상 신규아파트 분양(입주자 모집공고일 기준)은 단 한 건도 없고 후 분양을 위해 공사가 진행 중인 현장은 있지만, 올해 신규분양은 대구시의 승인 보류로 단 한 건도 없다.이로인해 대구지역 분양관련 업종으로 분류되는 △분양대행 △광고대행 △인테리어업 △설계회사 등의 산업기반이 뿌리째 흔들리다 못해 사실상 초상집 분위기다.특히 직접 공사에 참여하는 건축, 토목, 설비, 전기, 조경 등의 전문건설업체는 분양사업이 없어도 공사만 진행되면 공정별로 매출이 발생하지만, 신규분양 시 일감을 확보해야 하는 이들 업체의 경우,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로 1년간 허송세월을 보낸 셈이다.(주)애드메이저가 발표한 주택동향보고서에도 지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대구지역 신규주택 현장의 분양광고 수주현황은 전체 151개 단지 중 지역 업체가 분양광고를 진행한 단지는 57개로 37.8%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또 같은기간 지역 건설업체가 분양한 31개 단지를 제외하면 전체 120개 단지 중 26개 단지로 21.7%의 초라한 성적표를 기록하는데 그쳤다.이에 따라 이 기간 동안 전체 151개 단지 중 지역 건설업체는 31개 단지로 전체 물량의 20%에 불과하고 최근 10년으로 확대해보면 그 결과는 더 심각하다.결국, 호황기로 분류되는 지난 10년간의 대구지역 부동산시장은 역외업체들의 잔치로 끝났고 지역업체는 물론이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이바지하지 못한 셈이다.분양관련 업계의 경우 이미 지난해 말부터 부동산경기 침체를 예상하고 대부분 희망퇴직, 탄력근무제 도입 등으로 인력을 감축하거나 고정비 절감에 나서고는 있지만, 일감이 줄어든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없어져 버려 한계상황에 내몰리고 있다.실제로 대구와 서울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A 광고회사는 20명의 인력을 지난 6월까지 절반으로 줄이는 등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이었지만, 남은 인력 10명도 현재 사라진 일감을 감안하면 턱없이 많은 숫자다.B 광고회사는 대부분의 정규직을 없애고 프리랜서를 중심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등 고정비 절감을 위한 최후의 수단까지 강구하고 있다.C 분양대행사는 신규분양이 어려워지자 아예 다른 업종(중개업)에 진출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분양관련 업계를 이대로 방치해 뒀다가는 산업기반 자체가 무너져 회복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뿐만아니라, 경쟁력 회복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이는 부동산관련 업종이 기본적으로 200여 개 협력업체와 함께 지역경제에 기여하고 있으며, 그 하청업체까지 고려하면 파급효과는 기하급수적이기 때문이다.따라서 고용창출 효과가 높은 건설관련 업종이 살아야 지역경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최종태 대구경북 광고산업협회 회장은 “이런 상황이 내년에도 계속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지역의 건설업체가 신규분양을 할 때 외지 분양대행이나 광고대행사를 불러야 하는 촌극이 벌어질 수도 있다”며 “내년 초 분양에 나설 외지기업들이 지역 분양관련 업계를 또 다시 외면할 경우, 침체된 대구 부동산시장에서 지역 관련기업의 기반이 무너질 상황으로 내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2023-12-19

청탁받은 자문 계약 후 비용 지급 배임 혐의 가스공사 전 임원 집유

대구지법 형사2단독 이원재 판사는 19일 불필요한 자문 계약을 체결하고 자문료를 지급해 자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로 기소된 한국가스공사 전 해외본부장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또 자회사 KCLNG 법인장 B씨에게 벌금 1천500만 원, 가스공사 캐나다 LNG 사업팀장 C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A씨 등은 지난 2015년 10월부터 2016년 3월까지 KCLNG와 고위 외교관 출신 D씨 간 필요하지 않은 자문 계약을 체결하게 한 뒤 소속 직원에게 자문 결과 보고서를 쓰게 하는 방법으로 D씨에게 자문료 5천500만 원을 지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인사 청탁에 따라 가스공사 전직 사장을 거쳐 내려온 자문 계약 체결 지시를 받고는 필요성에 대한 검토 없이 KCLNG와 D씨 간 자문 계약을 체결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KCLNG와 D씨 간 자문 계약을 체결한 뒤 계약 규정과 달리 자문 결과 보고서를 실제 받지도 않고 D씨에게 자문료를 지급했고, C씨는 캐나다 LNG 사업팀 팀원들에게 D씨가 작성해야 할 자문 결과 보고서를 대리로 작성하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B씨는 범행을 인정했지만, A씨와 C씨는 범행을 부인했다.이 판사는 “피고인 A씨는 가스공사 임원의 지위에 있으면서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발원한 외풍을 막아주기는커녕 도리어 자문 계약 체결을 지시함으로써 배임 행위에 휩쓸리도록 했다”며 “C씨는 상부의 부당한 지시를 거부하지 않고 팀원들에게 보고서를 대신 작성하라는 지시를 내려 범행 실현에 결정적 역할을 수행해 책임이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영태기자

2023-12-19

화폭에서 꿈꾸는 흰수염 고래와 나비

올해로 두 번째로 열린 G-아트마켓. 주최 한국수력원자력, 경주문화재단 주관, 한국미술협회 경주지부 운영으로 열린 행사로 지난 13일부터 5일간 경주예술의 전당4층 갤러리 해에서 진행되었다. 험지에서 각개전투중인 지역 작가들의 작품 활동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작가별 개별 부스 형태로 진행된다. 한 해 동안 부지런히 가꾸고 키운 작품들을 내보이기 위해 29명의 작가들과 1개의 갤러리가 나섰다. 명제표 옆에 작가도 구경하는 이도 기분 좋게 만드는 붉은 딱지들이 제법 붙어있다.그 중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참여한 꽃님 작가를 만났다. 그림 속 파란 고래처럼 시원한 웃음을 가진 작가. 친숙하면서도 바로 기억에 남는 이름이다. 꽃님 작가는 지역 내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 중 한 명이다.작가에게도 대학을 졸업하고 결혼과 육아라는 과정 속에서 쉬어가던 시기가 있었다. 그 무렵 참여한 전시회를 통해 전환기를 맞게 되었다. 할로겐 조명 아래 반짝이는 작품을 보자 가슴 속에서 무언가가 일렁였다. 그 일렁임은 열정으로 바뀌었고 그 이후 쉬지 않고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그의 작품은 크게 흰수염 고래와 나비로 나눠진다. 둘은 자유를 상징한다. 하늘을 사는 나비, 바다를 사는 고래. 각자는 다른 공간 속에서 머무르다 때때로 한 공간에서 조우해서 꿈의 세계를 넓힌다.화폭 속에서 수많은 고래들이 바다 위를 헤엄치고 다닌다. 지구상 가장 큰 포식자 흰 수염고래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위엄을 가지고 있다. 하늘로 치솟을 것 같은 블리칭 동작을 통해 생명에 대한 경이로움과 자유를 표현했다. 바다는 꽃밭이 되기도 하고 자작나무 숲 혹은 제3의 세계가 되기도 한다. 고래들의 공간은 한정되지 않고 그녀의 상상 속에서 끝없이 펼쳐진다.꽃길 시리즈에서 나비는 몽환적인 꽃밭 위를 날아다니며 보는 이를 꿈꾸게 한다. 다양한 재료에 대해 실험하길 즐기며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그는 버팀 시리즈와 안정 시리즈에 대해 이어 설명했다.버팀 시리즈는 한지라는 매력적인 재료로 개인적으로 힘들었을 때 시작된 작업이다. 여러 겹의 한지에 여러 재료와 기법들로 거칠게 표면을 만들어냄으로 당시 그녀의 시간을 표현했다. 안정 시리즈는 뿌리를 박고 굳건히 버티는 나무로 안정과 꿈의 결실을 맺길 바라는 마음을 나타내고 있다.작가는 고래와 나비가 되어 화폭 위를 채워나간다. 작품 활동을 이어나가는 행위는 결코 쉽지 않지만 관람객, 주변 작가들의 조언과 작품에 대한 좋은 평이 영양제가 되어 힘을 준다고 한다. 그림 속에 빠져 자신조차 잊어버리는 순간 가장 큰 희열을 느낀다는 꽃님 작가. 처음 미술대 진학을 결정한 것도 ‘그냥’ 작품 활동을 하는 것이 좋아서였다고 했다. ‘그냥’ 만큼 순수하면서 강한 말이 있을까.끝으로 그녀에게 앞으로의 계획과 바람을 물었다. 멈추지 않기. 꾸준히 이어나가길 스스로에게 바란다. 쉽지 않은 작품 활동의 길이기에 중단 없이 끝까지 종주할 수 있기를. 그리고 한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폭넓은 지역에서 활동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했다.시공간의 제약 없이 세상을 힘차게 유영하는 작품 속 푸른 고래와 나비처럼 그녀의 삶도 그러하길 바라본다. /박선유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12-19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

영덕도서관의 12월은 결실의 달이다. 이곳에서 열어놓은 여러 강좌에 참여한 회원들의 노력이 책이나 자격증으로 태어난다. ‘당신의 일상이자 습관이 되는 영덕도서관’이라는 운영 지표로 안상기 관장을 비롯한 직원이 가족 같은 분위기로 군민들의 문화생활의 큰 부분을 담당한다.2023년 가을학기에 시작한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강좌에 열 명의 회원이 자신의 이야기를 썼다. 매주 한 가지 주제로 좋은 글 한 편 읽은 후 자신의 경험을 서로 이야기한다. 기억나지 않던 일도 다른 사람의 사연을 듣다 보면 다시 떠올라 좋은 글감이 된다. 그렇게 수필을 쓰고, 시를 써서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12월 15일 마지막 수업에 출판기념회를 했다. 안상기 관장님의 영덕 군민 모두가 글을 쓰면 좋겠다는 축사로 시작해 한 번도 빠지지 않은 박숙희씨와 황숙현씨는 개근상을, 문집에 회원들 사진 대신 초상화를 그려준 김영해씨는 공로상을 받았다. 창포말 등대 근처 마을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오시는 권숙님은 가장 연장자이면서도 가장 열심히 글을 썼다. 도서관에서 책거리 떡을 준비해 주었고, 귤 한 상자를 들고 오신 분, 책 제목을 케이크에 써서 맞춰 온 분으로 인해 분위기가 한층 더 끓어올랐다. 도서관에서 배운 기타 연주로 분위기를 띄운 분도 있었고 다과와 선물로 풍성한 출판기념회를 완성했다.많은 회원이 도서관에서 하는 다른 수업도 듣는다고 했다. 그림그리기와 독서 모임, 매주 첫째 금요일 오전 그림책동아리에서 공부하고 도서관 부모 교육 우리 아이 글쓰기 코칭 그림 편지 수업도 참여한다고 했다. 또 시간 될 때마다 작가 특강에도 참여해 자기개발에 도움이 된다고 도서관이 사랑방이라고 전했다.이렇게 평생교육으로 모여 수강한 강좌에서 즐거움을 느끼면 곧 동아리로 다시 모인다. 도서관에서는 이런 회원들의 의견을 모아 모임 장소와 강사를 지원하는 등의 적극적인 후원을 한다. 도서관의 지속적인 관심으로 지역의 문화를 이끌어가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경북도교육청 영덕도서관은 8만2천여 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전에는 연간 8만여 명이 찾을 만큼 지역 문화의 중심 공간이었다. 위치가 영덕읍 중심지에 있어 군청, 교육청, 경찰서, 법원 등 주요 관공서와 가까워 접근성이 좋다. 또 야성초등학교와 영덕중학교가 코앞이라 1층 도서관 입구 얼음이 나오는 정수기 앞에 학생들이 참새들처럼 들렀다 가기도 한다. ‘책동무 독서회’는 매주 수요일 방과 후에 독서토론과 독서 체험, 글쓰기 지도 등 초등학생들의 독서 습관 형성과 다양하고 독서 활동으로 책앞으로 아이들을 이끈다. 그리고 그림책 작가 연구 및 작품분석, 자녀교육, 영화, 미술 등의 인문학까지 책을 매개로 동아리로 모여 공부하며 다양한 정보를 나눈다.영덕교육지원청은 영덕도서관을 신축해 2024년 경북도교육청 영덕도서관으로 개관할 예정이다. 신축 도서관의 강점은 1층 어린이 자료실이다. 경북지역에서 최고로 꼽힐 만큼 넓은 면적과 고품질의 다양한 도서,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새로운 인테리어가 돋보인다는 평가다. 또 3~4층에 있는 종합자료실에는 일반인들의 꿈을 키울 수 있고 책과 함께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전용 공간이 마련된다. 20~50대 주민을 위해 안락한 독서를 즐길 수 있도록 카페에 버금가는 환경과 양질의 도서를 비치할 계획이며 실버세대의 독서를 장려하고자 큰 글자 도서와 신문 등을 볼 수 있는 장소도 준비한다. 또 전국 최초로 도서관 건물에 북 드라이브 스루를 설치해 코로나19 시대 이후의 도서관 이용 문화를 선도할 것으로 보인다./김순희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12-19

경북의 서낭당을 찾아 사진을 남기다

안동사진동호회는 사진작품 활동을 통해 사진예술과 향토문화 발전에 기여하고자 1981년에 창립한 안동의 대표 예술동호회다. 창립해에 가진 창립전시회를 시작으로 매년 회원전을 갖고 매월 월례회와 촬영회를 통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특히 안동사진동호회가 주목받는 이유는 매년 개최하는 회원전의 주제를 지역의 문제와 이슈, 사라져가는 민속과 문화 등을 선정해 담아내어 지역 문화계의 파동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오늘의 농촌’, ‘댐에 남은 이야기’, ‘안동의 옛집’, ‘도청 이전지’ 등을 주제로 회원전을 개최했다.또한, 1995년 안동시군 통합원년 안동의 모습을 기록한 ‘안동 1995’, 풍천면 가일마을의 사계를 남은 영상기록보고서 ‘가일 2003’을 발간하며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기록해 왔다.이번 창립 40주년 기념 사진집에는 지난 12월 5~10일 안동문화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제43회 사진전에 공개된 100여 점의 사진 외 2년 동안 카메라에 담아낸 경북 지역의 서낭당을 지역별로 묶어냈다. 2010년에 발간한 창립 30주년 기념 사진집 ‘안동을 기억하다’에는 30년간 안동의 사람, 풍경 등 생활밀착형 사진을 담아냈다면 이번 ‘신들의 거처 서낭당’에는 사라져가는 민속, 서낭당의 모습을 담아냈다.코로나19로 당초 계획보다 2년 늦었지만 마을을 수호하는 서낭당(성황당)의 현재를 기록하느라 안동, 문경, 영덕, 영양, 봉화 등 경북 지역 10개 시군 141곳의 서낭당으로 매월 발품을 팔아 사계절의 풍경을 고스란히 담아낸 회원들의 노고가 돋보이는 작품집이다.김복영, 임세권, 윤태권, 김영석, 권일혁, 오기석, 이정희 등 18명의 회원이 참여했으며 특히 작품집 발간을 채 보지 못하고 지난 10월 작고한 창립회원 권찬규(96)씨의 영덕군 창수면 서낭당 사진이 표지를 장식해 아련함을 더했다.이건우 회장은 “눈이 오고 비가 오는 상황에서도 서낭당을 담기 위해 열심히 다녔으며 허물어져 가는 서낭당이 많아 안타까웠다. 사람들의 관심 속에 잘 보존될 수 있도록 이번 사진집을 통해 서낭당에 담겨있는 이야기와 가치를 알리고 싶다”고 했다.마을과 마을주민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며 치성을 드렸던 서낭당. 과거의 모습에서 변화한 현재의 모습까지를 가감 없이 담아낸 사진집 ‘신들의 거처 서낭당’을 통해 마을 어귀에서 노목과 오랜 세월 희로애락을 함께한 서낭당이 갖는 의미와 우리의 풍속을 되새겨볼 수 있을 것이다./백소애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12-19

학령인구 절벽 시대, 내실 있는 적정규모학교 활성화해야

학령인구 절벽 시대, 적정학교의 육성 정책은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가 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학교의 통폐합이 당면 과제처럼 되고 있고 복식학급이 공존하는 등 여러 가지로 교육의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경북의 상황을 보면 초등학교 입학생 수가 내년도 1만7천413명으로, 올해 1만8천 802명에 이어 2년 연속 2만명 아래로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올해는 초등학교 입학생을 받지 못한 곳도 본교 18곳, 분교 14곳을 포함해 32곳으로 나타났다. 그중 3년 동안 신입생이 없는 학교도 있었고 입학생이 1명인 학교를 30곳을 포함해 10명 이하인 학교도 경북이 최다였다.학교의 학생 수도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학령인구의 감소 문제는 유치원과 초등학교 폐교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경북에서는 초등학교 2곳, 공립유치원 2곳과 사립유치원 5곳이 문을 닫았다. 이처럼 학교의 폐교가 지역소멸 문제로까지 이어지고 있어 통폐합도 쉬워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소규모 학교에 대한 정부의 정책의 기조는 ‘통폐합’이다. 이유는 작은 학교 여러 개를 하나의 일정 규모 이상의 학교를 만들면 예산뿐 아니라 교육과정도 효율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소규모 학교 통폐합 정책인 정적규모의 학교육성사업은 단순히 소규모 학생을 가진 학교의 통폐합만을 의미하지 않으며 통폐합과 함께 신설 학교 대체 이전 재배치, 학교 통합 운영 등을 포함하고 있다. 경북교육청에서는 지난 2018년부터 현재까지 적정규모의 학교 육성을 추진한 결과 폐교 30교, 신설 대체 이전 3교 분교장 개편 1교 등 총 34교를 통폐합 추진해 교육부로부터 1천80억원의 인센티브를 지원받았다. 또 2019년부터 작은 학교 학구제를 시행하고 있는 경북교육청은 꾸준히 큰 학교에서 작은 학교로 유입되고 있고 초등학교까지 그 범위를 넓혀 추진한다. 하지만 학부모들이 반대하는 통폐합은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유는 작은 학교이지만 교육활동이 잘 이뤄지고 있어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이 높은 편이어서다. 그러면 단순한 통폐합이 아닌 내실 있는 적정규모의 학교가 돼야 한다. 적정규모의 학교 육성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동문, 지역사회 등 이해 관계자들의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적정규모 학교의 우수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경기도 포천에서는 3개의 초등학교를 통합한 포담초등학교가 문을 열었다. 이는 3개 초교 학부모를 상대로 적정규모학교 육성계획에 대한 설문조사 실시, 89.1%의 찬성을 얻어 추진의 방향을 잡았다. 폐교 위기에 처한 초등학교를 통합해 신설학교를 설립해 적정규모의 학교 정책이 빛을 본 사례이다. 경남 남해와 전남 곡성은 성공적인 통폐합 사례로 꼽히는데 남해에서는 100명 이하의 5개 초등학교를 1개교로 통합해 연간 8억원의 재정 절감과 교육과정 운영 정상화라는 효과를 거뒀다. 곡성에서는 군 단위의 전제학교를 재구조화, 유·초·중·고 전체 28개교를 14개교로 통폐합해 연간 63억원을 절감했다.두 자녀를 키우는 김 모 (45·포항시 북구 송라면)씨는 “해마다 입학생이 줄어들면서 아이가 다닐 학교가 없어질 수도 있겠다 생각한다. 작은 학교는 선생님들이 복식학급으로 교육과정운영에 어려움도 겪고 있다. 통페합이 대세라면 무엇보다 학부모와 교육청과의 소통을 통한 내실 있는 적정규모학교가 되어야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12-19

야구공 속에 ‘꽁꽁’… 태국산 마약 ‘야바’ 8만여정 몰래 들여와

마약청정 지역은 옛말이다. 경북지역의 마약 유통 건수가 점차 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신종 마약인 야바를 사용 유통하는 이들까지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경북경찰청은 태국에서 밀반입한 야바(YABA)를 전국의 외국인 노동자 밀집 지역으로 유통하고, 이를 투약한 태국인 마약사범 47명을 검거하고, 이중 16명을 구속했다.18일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이들 일당은 올해 8월부터 11월까지 국제 우편을 통해 태국에서 국내로 반입하는 방법으로 시가 41억 원 상당의 야바 약 8만2천 정을 밀반입, 국내에 거주하는 유통책을 통해 각 지역 중간판매책들을 거쳐 경북, 경기, 대구, 울산의 외국인 밀집 지역에 거주하는 태국인들에게 야바(태국어로 ‘미친 약’이란 뜻으로, 강력한 각성·흥분 효과를 가진 필로폰과 카페인의 합성물-붉은색 알약 형태로 대부분 태국에서 제조·유통)를 유통한 혐의다.경찰은 지난 8월 외국인 마약류 유통·투약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해 경북 일대 국내 유통책 검거를 시작으로 중간판매책 및 매수·투약자를 순차 특정·검거했다. 또한, 중간판매책은 경북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마약류를 판매해 경기, 대구, 울산 등에서 검거했다. 특히, 이들은 화장품, 의약품, 식품 등에 넣어 밀반입하던 기존의 수법과 달리 야구공 실밥을 뜯어 해체 후 그 속에 있는 플라스틱 공에 야바를 숨겨 재포장한 뒤, 밀반입한 것으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교묘하고 치밀한 수법이었던 것으로 수사 결과 밝혀졌다. 사진이들로부터 마약을 구매한 태국인들은 대부분 불법체류자로 농촌이나 공단 인근에 무리를 지어 생활하면서 집단으로 투약하는 한편, 일부는 출근하기 직전이나 근무 중에 상습투약하고 환각 상태에서 일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경북경찰은 밀반입된 야바 6만7천 정(시가 33억 원 상당)을 압수했으며, 태국에 있는 밀반입 총책 등 공범 5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와 국제공조 수사를 통해 신속히 검거하고, 향후 지역에 퍼져있는 마약류 유통을 근절하기 위해 강도 높은 단속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마약류 확산 차단을 위한 예방 활동과 마약 중독자 치료 보호 등 마약 퇴치 활동에도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피현진기자

2023-12-18

1447년 과거시험 답지 발견 ‘현존 最古’

조선시대의 고시라고 할 수 있는 '과거'의 답안지는 어떻게 생겼을까?  한국국학진흥원이 조선 세종대인 1447년(세종 29)의 문과 중시 시권의 원본 2건을 온전한 형태로 발견했다.시권이란 과거를 볼 때 글을 지어 올리던 종이를 말한다.18일 진흥원에 따르면 해당 자료는 한국학중앙연구원 박성호 교수가 한국국학진흥원 자료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발견, 내용을 치밀하게 분석해 한국국학진흥원 등재학술지 ‘국학연구’ 52집에 수록했다.특히, 임진왜란 이전의 문과 시권은 현재까지 그 사례가 12건밖에 확인되지 않을 정도로 희소성이 높은 자료로, 그동안 알려진 가장 이른 시기의 문과 시권은 보물로 지정된 1507년(중종 2) 충재 권벌(1478~1548)이 작성한 문과 전시(殿試) 시권이다. 이번에 발견한 시권은 이보다 60년 앞선 것으로, 시권 원본을 온전한 형태로 발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시권의 주인공은 세종대 문신 정종소(鄭從韶)이다. 본관은 영일이며, 증조대인 고려말 경상도 영천에 입향했다. 부친 정문예는 포은 정몽주와 팔촌 사이였다. 정종소는 다섯 명의 형제가 있었는데 이 중 3명이나 문과에 급제할 정도로 당대에 큰 명성을 얻은 집안이었다. 정종소의 현손은 호수 정세아(鄭世雅)로 임진왜란 당시 큰 공을 세운 의병이다. 본 시권은 바로 정세아의 집안인 경북 영천 영일정씨 호수종택(湖叟宗宅)에서 한국국학진흥원에 기탁한 자료다.정종소는 1447년(세종 29) 문과 중시에 응시하여 을과 삼등 제1인으로 급제했다. 당시 동기생은 성삼문, 신숙주, 박팽년, 정창손 등 당대 명망 있는 인사들이다. 이들 문집에도 당시 과거시험의 답안 내용이 수록돼 있지만, 실물이 남아 있는 경우는 없다.한국국학진흥원에 소장된 정종소 문과 시권은 보존상태도 매우 양호해 내용을 파악하는 데 전혀 무리가 없다. 이 자료는 그간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15세기 문과 중시의 유일한 실물 사례라는 점에서 그 가치가 매우 높다. 특히 당시 시권의 형태적 특징을 분석할 수 있는 중요한 원본 자료로서도 의미가 있다.한편, 현재 국내 최다인 62만여 점에 이르는 민간기록유산을 보유한 한국국학진흥원은 최근 소장자료를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RFID를 도입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피현진기자

2023-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