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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태양광발전소 설치 놓고 갈라진 문중

태양광발전소가 한 부락에 사는 같은 성씨의 문중을 갈라놓았다. 문경시 가은읍 민지리 섬안마을이 태양광발전소 설치를 놓고 떠들썩하다. 이 마을 A이장은 지난 11일 마을회관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태양광발전소가 마을에 들어서는 것에 대해 찬반 투표를 부쳤다. 동네 33가구 중 23명이 참석한 투표에서 22명이 반대 의견을 냈다.  1명은 무효표였다.  이 마을은 모  성씨 집성촌으로,  주민 B씨가 창고 위에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려하자 갈등이 생겼다.  주민들은 사업주 외엔 대부분 반대 의견이다. 사업 부지를 조성한 곳에서 과거 장마 때 돌과 토사가 집 앞으로 들이닥쳐 피해를 본 적이 있을 뿐만 아니라, 태양광 모듈이 반사되면 생활에 불편을 겪게된다는 것이다.   사업자인 주민 B씨는 "적법하고 규모가 작아 피해 등은 억지"라고 주장하며 맞서왔다.   B씨는 이날 실시된 투표에도 참가하지 않았다.   반대 표를 던진 동민 23명은 마을회관에 모여 문경시 관계 공무원과 태양광발전소 사업자 B씨, 태양광발전소 설치 업체 관계자들로부터 의견을 듣고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문경시 업무 담당은 발전소 인허가 과정과 태양광발전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경시 입장에선 "시 조례 등을 살펴봐도 불허할 근거가 없다"며 사업 자체는 적법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동민들은 "사업주가 창고 위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하면 이격거리 등에서 제한을 받지 않아 인허가가 된다는 사실을 알고 먼저 창고부터 지었다"고 주장하며 거듭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사업자 B씨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적법하게 추진해 왔고 마을 어느 집에도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고 있는데,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며 “이미 허가 난 부분을 변경해야 할 일이 생기면 그 비용은 마을 주민들이 모두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맞섰다.  양측 간 공방이 격해지자 시 관계자는 “주민들 간에 원만한 합의가 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찾아보겠다"면서 평생을 함께 살아온 주민들이 이 문제로 갈라서는 게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   A이장은 “사업이 이미 진행된 데다 적법하다면 무조건 반대할 수 없지만, 현재 설치하려는 건축물의 높이가 너무 낮아 이 상태로 모듈이 배치되면 빛 반사에 의한 위험이 있을 수 있다”면서 “주민과 사업자의 상생을 위해 모듈 설치를 보통 건축물 높이인 3~4m 이상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실상의 중재안이었으나 이날 이에 대한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   이 문제가 발생 후 가장 곤란한 사람은 A이장이다. 그는 B사업자와 같은 씨족으로 지근 거리에서 그동안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며 지내왔다. 하지만 동민 의견을  대표해야 하는 A이장은 태양광발전소 설치를 놓고 B씨와 의견이 엇갈리면서 서로 감정이 상할대로 상해버렸다.   여기에 B사업자와 A이장은 최근 선조의 의병활동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지은 보훈시설을 놓고도 설전을 벌여 자칫 문중 싸움으로 번질 조짐도 보이고 있다.  /고성환기자 hihero2025@kbmaeil.com

2025-02-13

국내 첫 납작복숭아 품종 ‘새빛반도’ 개발

경북농업기술원(이하 기술원)이 일명 납작복숭아 신품종 ‘새빛반도’사진를 국내 최초로 육성해 국립종자원에 품종보호출원했다. 13일 기술원에 따르면 ‘새빛반도’는 지난 2016년부터 반도형(넓은 편원형) 품종 육성에 주력해 2018년‘대구보’와 ‘만생유도반도’를 인공교배한 후 실생을 양성하고, 생육과 과실 특성을 평가해 2024년 최종 선발된 품종이다. 특히, 일반 복숭아보다 크기가 작고 납작한 형태를 지녀 ‘납작복숭아’ 또는 ‘도넛복숭아’로 불린다. 과실 무게가 150~190g이며, 당도는 11.2브릭스(Brix)로, 향기가 풍부하다. 기존 반도형 품종에서 문제로 지적됐던 과정부(꼭지 반대편) 열과 발생이 적어 생산성과 상품성이 개선된 것이 특징이다. 청도복숭아연구소는 ‘새빛반도’ 품종을 출원한 뒤, 국립종자원의 2년간 재배 심사를 통과해 품종보호 등록을 마치면, 종묘 업체와 통상실시권 계약을 체결해 묘목을 생산하고 농가에 보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역 농가의 소득을 높이고, 고품질의 복숭아를 생산하기 위한 기술 지원과 재배 매뉴얼을 개발해 보급할 예정이다. 김현석 청도복숭아연구소장은 “‘새빛반도’는 국내 최초로 개발된 납작복숭아 품종으로 생산자와 소비자의 관심이 큰 만큼 신속한 농가 정착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며 “앞으로도 품질이 우수한 복숭아 품종 개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2-13

“농작물 절도 꼼짝마!” 이동형 CCTV 대여·설치

경북자치경찰위원회가 농작물 절도와 빈집털이범 등 각종 생활 범죄로부터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경북경찰청과 이동형 CCTV를 대여해 농작물 절도를 예방한다. 13일 경북자치경찰위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범죄 취약시설 주민의 신청을 받아 현장 확인을 거쳐 유의 사항과 대여 기간 등을 협의 후 설치한다. 또한, 필요시 경찰관이 직접 발굴·설치할 수도 있다. 앞서 양 기관은 실시간 범죄 감시와 신속한 대응을 위해 2023년부터 현재까지 700여 건의 신청을 받아 대마 재배 지역 절도 예방 감시, 재난지역 범죄예방, 지역축제 안전관리 등의 성과를 거뒀다. 특히, 농촌지역의 경우 경작지가 332개소로 가장 많았고 그외 112신고 다발 지역, 공·폐가 등 265개소, 농산물저장소 90개소로 뒤를 이었다. 이는 수확기 농산물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는 긍정적인 반응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경북자치경찰위는 올해 경로당 등 다중이용시설에 CCTV 대여·설치 홍보전단지를 배포하고, 이·통장 회의, 시·군 소식지 게재 등 홍보활동을 통해 실효성 있는 장소 선정, 범죄예방 효과를 더욱 높일 계획이다. 아울러, 오는 10월 경주에서 개최되는 APEC 정상회의에도 지능형 CCTV를 운영해 각종 안전사고와 범죄예방 치안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손순혁 위원장은 “경북경찰청, 시·군 등 관계기관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지속적인 안전 인프라 개선을 통해 도민들의 생활안전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2-13

포항시립 포은흥해도서관에서 여유를 즐기다

봄날 같던 겨울이 입춘을 만나더니 외려 기온이 뚝 떨어진다. ‘입춘 추위는 꿔다 해도 한다’ ‘입춘 추위에 김칫독 깨진다’ 등의 속담이 옛 어른들의 경험치에서 얻어진 것처럼 올해 입춘은 유난히 더 추운 듯하다. 입춘이 지나고 겨우내 내리지 않던 눈까지 내리는 날, 따끈한 커피 한잔 챙겨들고 포항시립 포은흥해도서관으로 향한다. 뚜껑이 있는 텀블러의 음료는 반입 가능하다. 설 명절에 내려온 아들이 연휴동안 공부할 곳을 찾아다니다 포은흥해도서관을 만난다. 연휴동안 도서관들이 모두 휴관일 때, 3월 중 개관을 앞둔 신축 도서관으로 임시개관 운영 중이었다. 지난 1월 22일 임시개관 이후 누구나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용가능하다. 아직 정식 개관전인 도서관을 4층까지 둘러보는 동안 따뜻하면서도 세련된 실내 분위기가 기대 이상으로 훌륭해 둘러보는 내내 입에서는 감탄사가 예고 없이 터진다. 이미 소문이 났는지 이용객이 많다. 넓은 도서관임에도 빈자리 구하기가 쉽지 않다. 2017년 11월 15일 포항을 공포에 떨게 했던, 지열발전소 건립과정에서 발생한 ‘촉발지진’의 발원지는 흥해읍이었다. 그만큼 지진 피해가 컸던 흥해 지역을 특별재생지역으로 지정하고 피해지역 재건을 위한 ‘흥해 특별 재생사업’이 추진되었다. 그 일환으로 마산사거리에 위치한 지진 당시 전파된 대성아파트 부지에 복합 문화공간인 포은흥해도서관과 나란히 재난트라우마센터 및 북구보건소를 통합 건립한다. 흥해읍 마산사거리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흥해 특별 재생 사업으로 추진된 또 하나의 흥해복합커뮤니티센터는 흥해소방서(119안전센터) 맞은편에 있다. 수영, 탁구, 요가, 배드민턴, 헬스 등 잘 갖춰진 실내 체육시설은 저렴한 강습료로 시설 이용이 부담스럽지 않다. 수영을 마치고 나오던 주민이 “일일 3000원으로 우현동까지 가지 않고 수영을 즐길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말한다. 65세 이상은 월 1만5000원으로 수영을 즐길 수 있어 “우리 동네에 실내수영장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며 거들던 어르신의 발걸음이 활기 차 보인다. 그러나 흥해전통시장 식당가 상인은 이런 신축건물들이 사뭇 못마땅하다. 이미 2007년에 개관한 흥해종합복지문화센터 만으로도 지역민의 문화 활동에 부족함이 없는데다 커뮤니티센터 부지 거주민과 지역에서 나름 큰 주거단지였던 대성아파트 거주민들이, 기대했던 주상복합아파트가 아닌 공공시설이 들어서며 많은 이들이 흥해읍을 떠나 타동(他洞)으로 이사를 갔다. 지역 전통시장을 이용하는 읍민이 그만큼 줄어든 것이다. 조금은 불편해진 시선으로 포은흥해도서관을 다시 찬찬히 둘러본다. 비치된 책장들이 아직은 많이 비어있지만 읽을 책은 충분하다. 음악자료실에는 추억 속 명곡을 LP판으로도 즐길 수 있다. 예쁜 의자들과 책상이 있는, 카페보다 더 아름답고 아늑하게 꾸며진 그 곳은 앙증맞은 아이들이 꿈을 키우고, 층을 잇는 쉼터 공간에서 책 한 권으로 사색도 즐기며, 자신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고군분투하는 청장년들이 빈틈없이 앉아 공부한다. 그러나 그 모습이 지역민의 눈에 곱게만 보이지 않는 것은 이용객이 타지 사람이 많아서 일까? 흥해읍 마산사거리에 훤칠하게 들어선 재난트라우마센터·북구보건소가 지진으로 힘들었던 지역민들의 트라우마 치료에 도움이 되고, 카페 같은 도서관은 그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힐링 공간이 되길 바라본다. /박귀상 시민기자

2025-02-13

앞선 이들의 노고 덕에 풍요로운 오늘이 있다

설 연휴를 앞두고 시댁 형님에게 연락이 왔다. 이번 설에는 차례를 지내기 어렵다는 말이었다. 한동안 소식을 전하지 못해서 그저 잘 계시려니 했는데 몸이 아파서 무척 고생하셨단다. 마음이 짠했다. 윗 동서이지만 나와는 나이 차가 많이 나서 엄마 같은 형님이다. 어린 나이에 결혼해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막내 동서를 한번도 야단치지 않고 늘 이쁘게 봐주는 고마운 형님이다. 다섯 형제의 둘째 며느리지만 첫째 아주버님이 일찍 돌아가시고 집안 제사며 각종 집안일은 항상 형님이 다 맡아서 해왔었다. 어릴 때부터 고생이라면 진력이 나게 해온 형님은 늦은 나이까지 일을 놓지 못했다. 어려운 집안 형편에 조금이라도 손을 보태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일은 연약한 여자가 하기에는 너무나 힘든 일이었다. 물류센터에서 판매장으로 물건을 배송하는 일이었다. 형님은 체구도 작고 마른 몸이라 무거운 물건을 드는 일에는 취약했다. 거기다 장 수술을 크게 한 적이 있어서 더욱 조심해야 함에도 새벽 4시면 일을 나가 남자도 하기 어려운 일을 계속했다. 그 모습이 안쓰러워 형님을 모델로 쓴 시이다. “그녀의 다리에는 거미줄이 있네 / 얽히고설킨 푸른 거미줄 / 그녀의 다리에 언제부터 거미가 살았는지는 아무도 모르네 / 어미의 헌 자궁을 발길질할 때부터인지 / 여덟 달 만에 세상에 나와 / 버둥거리며 울 때부터인지 / 기집애가 배워서 뭐 하냐며 / 아궁이에 던져진 교과서가 불타던 때부터인지 // 그녀의 다리에는 거미 한 마리 사네 / 학교 다니는 친구들을 부러워하며 / 남의집살이할 때 / 아마도 거미는 그녀의 슬픔처럼 집을 짓기 시작했으리 / 가난한 남편 만나 식당 종업원으로 돌아칠 때 / 그 다리에서 푸른 핏줄 뽑아내어 / 한 줄 한 줄 지었으리 // 중늙은이가 된 그녀가 / 물류센터에서 온갖 상자를 나를 때 / 다리에 지어진 그 집 푸르게 울었네 / 뒤엉킨 슬픔들이 이무기처럼 울었네”- 엄다경 시 ‘하지정맥류’ 작은 몸으로 무거운 물건을 오래 나르다 보니 형님 다리에는 시퍼런 하지정맥류로 가득했다. 그걸 보며 마음이 아파서 썼던 시이다. 이번에는 더는 버티지 못한 무릎이 완전히 고장이 난 모양이다. 양 무릎을 다 수술하고 회복하느라 고생 고생한 소식을 듣는 내내 마음이 아렸다. 그동안 못 배운 죄로 몸 무너지는 줄 모르고 죽자 살자 일만 하고 산 것이 너무나 후회된다며 울먹이는 가여운 분. 내 아픔 아무도 모르더라며 이제 내 몸 아끼면서 나만 생각하고 살겠다고 하소연한다. 형님을 보면 한 세대 차이인데 우리 윗세대 여성들의 삶이 얼마나 고달프고 지난했는지가 보인다. 여자라고 못 배우고 순종하는 삶만 살아야 했던 가슴에 한이 가득한 분들. 어쩔 도리 없는 시대의 슬픔에 마음 먹먹하다. 이제는 모든 것이 풍족하고 넘치는 시대, 지금을 사는 젊은 층은 윗세대 어른들의 이런 희생과 노고를 얼마나 알까 싶다. 변화하는 시대야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지금의 삶이 이렇게 여유 있고 풍요로운 데에는 한 시절을 온몸으로 밀고 살아 내어온 분들의 노고가 있었음을 잊지 말아야겠다. 공부하는 내게 자신은 못 배운 게 한이라 공부하는 모습이 기특하다며 엄마처럼 늘 응원해주던 고마운 형님. 곧 영양제라도 사 들고 가서 맛있는 밥 한번 대접해야겠다. /엄다경 시민기자

2025-02-13

‘초현실주의 100년의 환상: 스코틀랜드 국립미술관 특별전’을 가다

1924년 지구 건너편에선 초현실주의 선언문이 발표되었다. 그리고 100주년을 기념한 전시가 경주예술의전당 4층 갤러리해에서 열리고 있다. 2024년 한수원 아트페스티벌 ‘초현실주의 100년의 환상: 스코틀랜드 국립미술관 특별전’이다. 이 전시에서는 스코틀랜드 국립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초현실주의 작품 약 100점과 함께 관련 자료를 접할 수 있다. 긴 콧수염의 사내 살바도르 달리, 오묘한 빛의 집 풍경으로 유명한 르네 마그리트, 막스 에른스트, 호안미로 등 익숙한 이름의 작가들의 작품들을 관람 가능하다. 이들뿐만 아니라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여성 초현실주의 작가들의 작품을 함께 볼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초현실주의는 꿈이나 상상을 표현한 예술이다. 곰브리치가 서양미술사에서 언급했던 이론적인 부분은 접어두고 오직 감상에 집중하기로 하고 전시장에 들어섰다. 초현실주의자들을 이해한다는 것은 채식주의자가 고깃집 앞에서 웃고 있는 소나 돼지를 이해하는 것만큼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첫 작품은 막스 에른스트다. 막스 에른스트는 익숙하지 않은 이름일지라도 그가 발전시킨 기법은 전 국민 중 꽤 많은 비율로 경험해 본 적이 있다. 바로 ‘프로타주’ 기법으로 문지르기다. 어릴 적 동전을 공책이나 교과서 아래에 두고 연필심으로 열심히 문지른 기억이 날 것이다. 막스 에른스트는 그냥 문지르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재질의 느낌을 살려 작품으로 승화시켰다는 점이고 보통의 사람들은 쓸데없는 짓으로 치부되어 혼만 났다는 극명한 차이가 있지만. 막스 에른스트의 상상들을 뒤로하고 자주와 보라의 경계에 놓인 벽 위로 마그리트의 인물사진이 등장했다. 귀여운 강아지와 함께 찍힌 사진을 함께 동행했던 아이는 전시물들 중 가장 좋아했다. 작품만이 아니라 작가들의 실물 사진을 볼 수 있는 점도 이번 전시 중 만족한 부분이었다. 이번 전시회를 가기 전 기대했던 것은 초현실주의자들이 생생한 색으로 펼쳐낸 유화작품이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았다. 그 중 막스 에른스트의 삶의 기쁨이라는 작품이 눈에 띄었다. 초록의 수풀 속 곱게 핀 꽃들 사이로 숨어있는 위협적인 존재들. 날카로운 이는 금방이라도 평화로운 풍경을 물어 뜯어버릴 듯하다. 작품명에서 보이듯 앙리 마티스의 작품을 풍자적으로 참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평범하게 살기엔 지나치게 풍부한 감정을 가진 작가들이 전쟁을 마주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앙드레 브르통이 가장 초현실주의적인 인물이라 평한 호안 미로. 허기가 만들어내는 환각 상태에 이르기 위해 말린 무화과 몇 조각을 먹으며 버텼다니 작품을 보는 내내 묘하게 허기가 느껴졌다. 잡아당기고 싶은 꼬리를 가진 의자 작품을 뒤로하고 전시장을 나오는데 살바도르 달리가 남긴 말이 적혀있다. “레스토랑에서 구운 바닷가재를 주문하면, 왜 구운 전화기를 내오는 일이 단 한 번도 없는지 이해할 수 없다.” 이 말이 이 전시의 요점이 아닌가 싶다. 전시는 2024년 12월 24일부터 2025년 5월 11일까지 진행된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며 전시설명 프로그램은 오전 11시, 오후 2시, 4시에 진행된다. /박선유 시민기자

2025-02-13

문경 산골 ‘동로중’ 5명 빛나는 졸업장

문경시에서 가장 오지인 동로면 동로중학교(교장 성은순)에서 5명의 졸업생이 배출됐다. 동로중은 지난 7일 천주관에서 제52회 졸업식을 했다. 이 학교는 농촌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가장 먼저 소멸 위기를 맞았다. 타 지역에서는 보기 드물게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같은 교장이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 학교는 5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내년 학년도에는 11명의 신입생을 받을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2학년 5명, 3학년 7명 등 23명의 학생이 재학하는 어엿한 농촌학교가 되는 것이다. 더 희망적인 것은 초등학교 학생 수가 학년별로 골고루 10명 내외로 분포하고 있어, 중학교도 덩달아 앞으로 6년간은 학생 수 부족 문제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날 졸업식에서 받은 졸업생들의 졸업장은 더욱 빛났고, 졸업식은 참석한 교사, 학생, 지역인사, 학부모들의 흐뭇한 표정 속에서 이뤄졌다. 박모 졸업생은 “중학교 생활이 벌써 끝이라니 실감이 나지 않는다. 3년 동안 선생님, 친구들과 좋은 추억을 많이 쌓아서 감사하다. 고등학교에 가서도 중학교에서 배운 것을 잊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말했다. 문경시에는 총 9개 중학교가 있고 이 가운데 농촌지역으로 산양, 산북, 마성, 동로 등 4개 중학교가 있다. 동로면 인구는 1950명으로 마성면 3400명, 산양면이 3000명, 산북면이 2600명에 비해 가장 적다. 반면 학생 수는 산양 26명, 동로 21명, 마성 19명, 산북 18명이다. 동로중의 학생수가 인구가 더 많은 지역 중학교보다 오히려 많다. 성은순 교장은 “동로초와 중학교 학생 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은 예와 효를 귀중하게 여기는 문화가 있고, 주민들의 애향심도 높다. 특히 사과, 오미자 등 고소득 농업에 유리한 지형을 갖고 있어 젊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고성환기자 hihero2025@kbmaeil.com

2025-02-13

무서운 10대들...촉법소년 104명 딥페이크 성범죄-투데이 핫 클릭!

미성년자 범죄의 심각성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지는 이미 오래 전이다. 스스로가 법에 의해 처벌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죄책감 없이 절도나 폭행 등의 범죄를 저지르는 촉법소년(형사미성년자) 관련 사건이 신문과 방송에 오르내리는 경우도 흔해졌다. ‘14세가 되지 아니한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는 형법 제9조의 악용 사례다. 최근 경찰청에 의해 촉법소년 범죄 문제가 다시 한 번 현실에서 불거졌다. 지난해 검거된 ‘딥페이크(인공지능 기술로 사람의 얼굴과 특정 부위를 합성한 영상물) 성범죄’ 피의자 수는 682명. 경찰청 발표에 의하면 이 가운데 10대가 548명이고, 형사 처벌을 받지 않는 10세 이상 14세 미만 촉법소년도 104명이나 됐다. 검거된 딥페이크 성범죄 피의자 중 80% 이상이 10대라는 사실은 사람들의 추측을 뛰어넘는 수치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딥페이크가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른 지난해 하반기 이후론 하루 평균 사건 접수 건수도 이전의 3배 이상 많아졌다는 게 경찰청의 부연. 상황이 이러함을 감안해 “촉법소년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엔 이에 관한 구체적 논의가 진행되는 듯한 모양새도 얼핏 보인다. 중국의 경우엔 살인·중상해·상해치사·강간·강도·마약 밀매·방화 등의 범죄에 관해서는 촉법소년 연령을 12세로 낮췄다. 아랍 일부 국가에선 누구도 나이를 이유로 형사 책임을 피해갈 수 없다.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고 강력한 처벌을 하는 게 딥페이크를 포함한 디지털 성범죄를 효과적으로 막아낼 수 있을 지에 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다만, ‘죄를 지으면 벌을 받는다’는 사실은 나이의 많고 적음과 무관하게 인간이면 누구나 인지해야 할 당위가 아닐까?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5-02-13

‘애물’에서 ‘귀물’로 대접 달라진 함평군 황금박쥐상-투데이 핫 클릭!

“세금 낭비라고 많은 사람들이 손가락질 했는데, 이젠 귀한 대접을 받게 됐네요. 세상일이란 참 알 수 없어요.” 전남 함평군의 지자체 조형물로 만들어진 ‘황금박쥐상’이 애물에서 귀물로 존재를 전이했다는 뉴스가 네티즌들 사이에서 뜨거운 화제로 떠올랐다. 지난 2008년 봄 함평군이 만든 황금박쥐상은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던 붉은박쥐가 그 지역 일대에 집단 서식하고 있다는 게 확인되면서 관광 활성화를 위해 함평군이 제작했다. 국내 순금 조형물 중 가장 많은 금이 투입된 작품으로 당시 제작비는 약 30억4800만원. 그때는 “귀한 혈세로 왜 저런 걸 만든 거냐”는 지탄의 목소리가 있었으나, 이후 지속된 금값 상승으로 현재는 평가액이 260억원을 넘어서는 ‘함평군의 귀물’로 신분이 높아졌다. 이 황금박쥐상 제작에 사용된 금의 양은 162㎏.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금 1g의 가격은 15만8870원이다. 금값은 최근 한 달 보름 사이에 23%가 넘게 올랐다. 경제의 불확실성을 우려하는 사람들의 금을 소유하려는 태도가 사라지지 않는 한 금값 상승은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현재 황금박쥐상은 전남 함평군 함평추억공작소 1층 특별전시관에 보관돼 있다. 번쩍거리는 위용을 자랑하며. 지자체의 애물에서 귀물로 바뀐 이 순금 조각상의 가격이 앞으로 얼마나 높아질 것인지를 두고 점심 내기를 하는 직장인들도 있다니 고공 행진하는 금값이 낳은 웃지 못할 세태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5-02-13

국민연대 “보건복지부, 불법의료행위 철저조사 촉구”

국민연대 등 시민단체는 대리·유령수술 논란이 일고 있는 서울 서초구의 Y병원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봐주기 의혹을 제기하며 강력 규탄했다.  13일 국민연대에 따르면 시민단체는 지난 11일 보건복지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대리·유령수술이 의심되는 의사에 대한 보건복지부 장관 및 건강보험심사평가 원장의 선제적 행정처분 및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병원의 불법 의료행위가 근절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뭉친 시민단체들은 병원 행위에 대한 경찰조사, 법원 판단 외 행정적 조사도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날 시민단체는 보건복지부가 Y병원 사건과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와 엄중한 행정처분을 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의 보건복지부 장관 및 심평원장 등의 발언에 대한 것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대리·유령 수술 문제가 다뤄졌고,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과 건강보험심사평가 원장은 문제가 있다며 “조사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감에서 제기된 Y병원 문제에 대해 “철저한 조사는 고사하고 어떠한 행정처분도 하지 않고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직무를 유기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대리수술 및 유령수술을 근절하기 위하여 해당의사의 국민과 약속한 철저한 조사와 행정처분을 즉각 시행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무자격 대리·유령 수술 등의 불법행위로 1인이 5년간 무려 1만8000여건 이상의 건강보험 허위부당청구 의심사건에 대한 형식적 조사의 원천철회와 보건복지부의 직접조사 및 처분을 촉구한다”며 “특정의사 봐주기 조사는 보건복지부 출신 관료의 전관로비에 의한 불법카르텔에서 비롯된 것으로 관련자 색출 및 엄중한 징계 및 고발을 촉구한다”고 했다.  특히 이들은 보건복지부가 Y병원이 위치한 지역 관할 보건소에 조사를 떠넘겼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들은 앞서 해당 보건소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경찰에 고발한 바 있다. 한편 시민단체가 주목하고 있는 Y병원 사건 관계자들은 지난해 5월 대리·유령수술 등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02-13

출마 자격 까탈… 전국 동시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 ‘조용’

오는 3월 5일 치러지는 ‘제1회 전국동시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가 막이 올랐지만 출마 자격이 까다롭게 돼 있어 관심이 저조하다.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는 대의원 간선제로 선출해 왔으나 2021년 새마을금고법이 개정되면서 대폭 바뀌어 이번부터는 중앙회장과 이사장을 회원이 직접 뽑도록 하고, 선거의 운영과 감독도 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이사장 직선제는 2023년 평균 자산 기준이 2000억 원 이상의 새마을금고는 의무적이며, 그 이하는 직선제와 간선제를 택할 수 있도록 단서조항이 달려 있다. 이번에 지역에서 새마을금고이사장 선거가 실시되는 대상은 대구 86곳, 경북 104곳이다. 대구는 직선제가 41곳, 대의원 간선제 44곳, 총회 방식 1곳이며, 경북지역은 직선제 20곳, 대의원 간선제 83곳, 총회 방식 1곳으로 나타났다. 18, 19일 후보자로 등록할 수 있으며 공식 선거운동기간은 20일부터 3월 4일까지다. 앞서 선거관리위원회는 예비후보 등록도 받았었다. 새마을금고 이사장은 4년 임기로 연임할 수 있으며 연봉은 1억 원 내외다. 너무 과열돼 문제가 되고 있는 농수축협장 대우와 엇비슷하지만 오히려 관리해야 할 회원은 적다는 점에서 더 메리트가 있다. 하지만, 최종 후보 등록이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아직까지 후보 예비 등록을 하지 않은 곳이 허다하다. 실제, 대구지역 경우 예비후보는 12일 기준으로 총 27명에 불과하고, 경북지역은 24명의 예비후보만이 등록했다. 특히, 경북지역의 경우 김천, 영주, 문경, 예천, 청도, 고령, 영양, 영덕 지역은 예비후보가 단 한 명도 없는 상황이다. 이는 이사장 선거 출마 자격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이사장 선거에 나오려면 일단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기초적으로는 새마을금고에서 4년 이상 일하거나 다른 금융 관련 기관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자 등 매우 제한적이며 결격 사유가 없어야 한다. 금고에 따라서는 이사 등 별도의 추가 자격 조건이 있는 곳도 있다. 사실상 이 조건도 맞추기란 쉽지가 않는 마당에 또 상당수는 현 이사장에 유리하게 조건을 달아 놓고 있다. 그러다 보니 무늬만 직선제란 소리가 적잖다. 포항 울릉의 경우 이사장 선거가 치러지는 29개소 중 영일새마을금고만 4명 정도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을 뿐 나머지는 비교적 조용하다. 모 금고 이사장은 “현재 흐름으로 보아선 29개 중 선거를 실시하는 곳은 10개 미만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선거를 치르지 않는 19개 새마을금고 경우 현 이사장이나, 이사들이 미는 특정후보가 무투표로 당선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구도 이사장이 3선 연임으로 출마하지 못하는 금고만 후보들이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선거 분위기가 없다보니 회원들은 선관위가 위탁해 선거를 치른다는 사실조차도 모르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이런 분위기에 대해 대구지역 한 금고 회원은 “현 이사장이 대의원이나 회원을 사실상 관리하기 때문에 도전이 쉽지 않은 면도 있지만 출마 자격 조건이 너무 까다롭게 돼 있는 점도 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에 선거를 실시해보고 문제점을 파악해 개선해야 당선되는 이사장이 긴장감을 갖고 일할 것”이라면서 그래야 서민금융인 새마을금고가 성장하고 발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부 지역이긴 하나 새마을금고이사장 선거가 내년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차기 총선과도 맞물린 나머지 과열 및 혼탁 양상이 빚어지는 곳도 있다. /김진홍경제에디터·김락현기자

2025-02-12

“벌써 22년… 추모공원 조성 약속 지켜라”

대구지하철참사 유족들이 “추모공원 조성 약속을 이행하라”고 대구시에 촉구했다. 대구지하철참사 희생자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12일 대구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 ‘기억공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시에 합의 사항 이행을 요구했다. 또 대책위는 “희생자 유골을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에 안치시켜달라고 대구시를 상대로 낸 소송의 1심 결과에 항소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지난 6일 대구지법 민사11부(재판장 성경희)는 대책위가 대구시를 상대로 제기한 수목장지 사용권한 확인 청구 소송에서 원고 기각 판결을 내렸다. 대책위는 “추모공원 조성 등의 내용이 담긴 대구시와 대책위 사이에 비공식요청사항(안)을 담은 이면 합의가 있다”면서“재판부는 이면 합의 내용을 마땅히 확인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앞서 유족은 2005년 대구시와 참사를 계기로 건립된 시민안전테마파크에 희생자 유골 수목장과 추모탑, 추모공원을 세우기로 하는 등 내용이 담긴 ‘이면 합의’를 근거로 들며 민사소송을 제기했었다. 하지만 대구시는 줄곧 “이면 합의를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2·18대구지하철참사 22주기 시민추모위원회’는 오는 18일까지 추모 주간을 운영한다. 이 기간 기억공간에는 희생자들에게 헌화할 수 있는 추모공간이 마련됐다. /황인무기자

2025-02-12

해병대 1사단 ‘동계 설한지 훈련’ 수색대대 소속 장병 230명 참가

해병대 1사단은 지난 4일부터 오는 14일까지 평창 산악종합훈련장과 황병산 일대에서 동계 작전수행능력 향상을 위해 ‘2025년 동계 설한지 훈련’ 을 실시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이 훈련은 ‘적지종심작전’ 이라는 수색대대만의 고유한 임무수행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매년 시행한다. ‘적지종심작전’ 은 적 부대와 적 후속부대가 전방으로 이동과 증원을 하지 못하도록 고립, 지연, 저지, 차단, 격멸시켜 적 전투력의 수적 우세를 방지해 아군의 근접 지역 작전을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올해 훈련은 동계 주특기 훈련, 설상기동훈련, 대대전술훈련으로 구분해서 순서대로 진행하고 있다. 수색대대 소속 장병 230여 명이 참가했다. 부대는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기구·전술 강하를 비롯한 침투와 전사상자 처리, 응급처치법과 생존술, 통신 및 정찰, 감시 등 개인·제대별 과제를 집중숙달 했다. 이어진 설상기동훈련에서는 스키 운용능력 숙달, 팀 단위 대형 유지, 부상자 이송 및 설피를 활용한 야지기동 등을 통해 전시 발생 가능한 극한 상황 극복능력을 배양했다. 이번 설상기동훈련에는 수색대대 소속 장병 이외에도 강인한 교육훈련을 받고자 희망하는 해병 중 평소 성실한 복무자세로 모범이 된 50여 명도 함께 했다. 모범장병으로 훈련에 참가한 김기환 상병은 “영하의 날씨 속에서 진행된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어떠한 환경에서도 임무를 완수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배양했다” 며 “앞으로도 강인한 해병대정신을 바탕으로 국가가 부여한 임무수행에 최선을 다하겠다” 고 의지를 밝혔다. 이대철 수색대대장은 “불확실한 전장환경 속에서도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며, 군사전략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수색대대의 임무와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며 “앞으로도 교육훈련에 매진하여 국민이 늘 신뢰할 수 있는 강한 해병대가 되겠다” 고 말했다. /김보규 수습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2-12

해양사고 사망·실종 81% 구명조끼 미착용

지난 9일 39t급 대형 트롤 어선인 제22서경호가 여수 하백도 동쪽 약 17㎞ 해상에서 침몰해 승선원 14명 가운데 5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하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선장 A(66)씨는 구명뗏목에서 구조됐으나 사망했고, 선원·조리장·기관장·갑판장은 각각 해상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모두 사망 판정을 받았다. 베트남 국적 2명, 인도네시아 국적 2명 등 4명은 생존했다. 실종자 5명은 통신장·항해사·기관사·선원 등으로 추정되는데, 일부는 사고 직전 선체 내에 남아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 선원들은 모두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여수해경은 파악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구명조끼와 생존가능성의 상관관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의미있는 통계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12일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에 따르면 최근 5년(2019∼2023년)간 발생한 해양 사고 사망·실종자 231명 가운데 81%가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어선에서 발생한 해양 사고 사망·실종자 192명 가운데 구명조끼 미착용자가 157명으로 무려 전체의 81.8%에 이른다. 어선에서 추락해 사망·실종된 50명 중에선 48명(96%)이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공단은 밝혔다. 공단은 “연근해어선의 경우 좁은 공간에서 반복적인 활동이 잦아 구명조끼를 착용하면 활동성이 제약돼 착용률이 저조하다”며 “일반 어선은 태풍이나 풍랑 특보 발효 등 일부 상황을 제외하면 착용 의무가 없어 자발적인 구명조끼 착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포항에서 수십 년째 어업에 종사하는 70대 선주 B씨는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그물을 끌어올리는 조업을 하다 보면 몸동작이 불편해져 아예 벗어두고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레저활동 중 발생한 연안 사고 피해자 대다수도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작년까지 5년간 레저활동 등으로 발생한 연안 사고 피해자 중 구명조끼 미착용자는 87.1%에 이른다. 사망자의 미착용률은 91.9%로 나타났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5월 ‘어선안전조업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오는 10월 19일부터 ‘어선에 승선하는 인원이 2명 이하인 경우’에도 구명조끼 상시 착용을 의무화하도록 했다. 공단은 승선 인원이 2명 이하인 어선에 구명조끼를 보급할 계획이다. 해외에서도 어선원의 구명조끼 착용을 의무화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본에서는 1인 조업 시 구명조끼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와 뉴브런즈윅주는 모든 어선 선원의 구명조끼 착용을 의무화했다. 포항해양경찰서 관계자는 “자동차에 탈 때 안전벨트를 착용하는 것처럼 어선에 승선할 때도 제일 먼저 구명조끼를 착용하는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구명조끼는 반드시 착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단정민기자

2025-02-12

“황망한 소식 비통·참담 다시는 이런 일 없어야”

대전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1학년 여학생을 흉기로 살해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전국이 들썩이고 있다. 교육부가 생긴 이래 첫 발생한 충격적인 사건이다. 12일 교육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은 긴급협의회를 열고 대응에 나섰다. 정치권에서는 ‘하늘이법’ 제정에 대한 의견도 나왔고, 슬픔을 공감하는 학부모도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이날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역시 주요 일정을 취소하고 사건 관련 상황을 점검했다. 이 부총리는 “대전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사망 사건에 대해 애도를 표하고 유가족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우리 학생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배우고 생활할 수 있도록 조속히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교원단체 “당국의 적극적인 개입 필요” 교원단체들은 피해 학생에게 애도를 표하면서 교육 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을 통해 “가해 교사는 동료 교사에게도 폭력적 행위를 하는 등 이상 징후를 보였음에도 학교에 계속 출근했다”면서 “교육청이 적극적으로 개입했다면 비극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수사기관과 교육부, 대전교육청은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 진상과 원인을 규명하고 예방 및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역시 “황망한 사고 소식에 비통하고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다시는 이런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육 당국이 철저한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부모 “학교 보내기 불안하다” 아이를 가진 학부모는 슬픔을 공감하고 불안한 마음을 전했다. 초등 2학년과 중등 1학년 자녀를 둔 이모(31·대구 달성군)씨는 “맞벌이 부모라면 돌보교실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고 정부와 학교를 믿고 늦은 시간까지 학교에 아이를 맡기는 입장”이라며 “아이들이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에 큰 불안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하늘이 부모가 오죽하면 사진을 공개했겠나.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 당국은 안전이 보장되는 학교를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교원 스트레스 관리 나선 대구·경북 가해 교사가 우울증을 앓았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신질환 교원에 대한 관리가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학부모 등에게서 받는 스트레스가 가중돼 정신질환을 앓는 교사가 크게 늘어나는 만큼 이들의 휴직과 복직 과정에서 ‘필터링’이 제대로 이뤄져야 하고, 교육 당국이 평소 교사들의 스트레스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대구·경북 교육청은 각각 대책을 내며 교육 환경 조성에 역량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대구시교육청은 아이들의 안전한 교육활동과 소진교사의 교육력 회복 등을 살필 예정이다. 경북교육청 역시 학생안전을 최우선으로 교원관리와 학교 안전대책을 대폭 강화한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대전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 유족에게 애도의 뜻을 전한다”며 “우리 아이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들을 전체적으로 다시 철저히 점검할 예정이며, 이런 사건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저를 비롯한 교직원 모두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2018-2024 상반기 우울증·불안장애 진료현황’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에 우울증 진료를 받은 보육 시설·교육기관 종사자는 1만 6408명으로 집계됐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2-12

“얼마나 무서웠을까?”...대전 초등생 기사에 쏟아진 추모의 목소리들-투데이 핫 클릭!

“어린 아이가 얼마나 무섭고 아팠을까. 너무 슬프다.” 지난 10일 자신이 다니던 학교에서 교사에 의해 살해된 여덟 살 대전 초등학생 관련 기사가 세간의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네티즌들도 이 사건의 진상 규명과 향후 수사 진행 과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사람들은 숨진 초등학생과 살인 혐의자인 교사, 유족 반응을 다룬 기사를 접한 후 댓글을 통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하는 중. 한 네티즌은 “사태가 이렇게 되도록 방관한 학교 관계자, 교사들, 교육청도 처벌해야 한다”며 숨기지 못한 분노를 드러냈다. “왜 자신의 불만을 연약한 어린 학생 살해로 해소하려 했냐”고 묻는 목소리도 있었다. 상당수 사람들은 “비슷한 연령대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아빠)로서 너무나 큰 슬픔과 분노를 느낀다”고 토로하고 있다. 자식을 가진 부모라면 당연한 반응이다. 몇몇 네티즌은 향후 재발 방지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제 망설이지 말고 교사들이 앞장서 아이들 보호를 위해 교내에 CCTV를 달자고 요구해야 하는 것 아닌가” 또는, “지금은 근본적인 문제를 생각할 때다.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을 돌봄이라는 이름으로 하루 종일 학교에 두어야 하나?”라는 의견도 눈에 띄었다. 한편, 경찰은 12일 흉기로 8세 초등학생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40대 교사에 대한 수사에 본격 돌입했다. 전날 밤 체포·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은 경찰은 교사의 집과 차량에 대한 수색을 진행했고, 휴대전화도 확보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5-02-12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내일채움공제 3년 만기 상품 출시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3년형 내일채움공제’를 신규 출시한다. 12일 중진공 대구경북연수원에 따르면 내일채움공제는 중소·중견기업 근로자의 장기 재직과 자산 형성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금융 상품으로, 지난 2014년부터 2024년까지 총 9만6000개 사, 27만 명이 가입했다. 이번에 출시한 3년형 내일채움공제는 공제가입자와 가입기업 대상 선호도 조사 결과를 반영해 최소 가입기간을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했다. 가입기간이 축소된 만큼 가입 기업과 근로자의 부담이 완화돼 보다 많은 중소기업과 근로자들이 가입할 것으로 기대된다. 3년형 공제상품은 가입기간은 단축되지만 세제지원, 교육·복지 혜택은 기존의 내일채움공제와 동일하게 유지된다. 특히, 만기 시 가입기업은 세액공제 및 중소기업 지원사업 선정평가 우대 혜택이 제공되고, 근로자는 본인 납입금 대비 3배 이상 수령금인 최소 1224만 원+α(운용수익금)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 3년형 내일채움공제 가입은 중진공 내일채움공제 누리집에서 기업과 근로자 모두 회원가입 후 신청 가능하다. 최소 납입금 기준이 있기 때문에 기업 대표와 재직자는 월 납입금액을 반드시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 강석진 중진공 이사장은 “내일채움공제 사업이 보다 더 경쟁력 있는 상품 개발과 소비자 편의성 제고로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 지원뿐만 아니라 우수한 인력이 중소기업에 유입되고 장기재직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2-12

대구 경북지역 대설주의보 발효…일부 도로 차량 통행제한

12일 새벽부터 대구·경북 전역에 눈이 내려 도로 일부가 결빙 등으로 통제됐다. 기상청은 12일 오전 8시 20분 안동·예천·의성·청송·영양군 평지, 오전 8시 10분 포항·구미·경산·경주·영천에 대설주의보를 발효했다. 앞서 오전 6시 김천·칠곡, 오전 6시 30분 상주·문경·성주·청도·고령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됐다. 대설주의보는 24시간 동안 눈이 5㎝ 이상 쌓일 것으로 예측될 때 내려진다. 눈길 운전이나 보행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대구기상청에 따르면 오전 6시 30분 현재 대구 달성군 1.9㎝를 비롯해 경북 안동·문경 등 22개 시군에는 최대 2.1㎝가량 눈이 내렸다. 이에 따라 대구 달성군 비슬교∼공영주차장 1㎞ 구간이 결빙 우려를 이유로 통제됐다. 경북에서는 칠곡 동명면 학명리∼남원리 군도 20호선 2㎞ 구간과, 석적읍∼가산면 군도 3호선 2㎞ 구간 등에서 차량 운행이 제한되고 있다. 새벽 이른 시간부터 눈이 내리자 대구시는 직원 189명과 장비 54대 등을 동원해 달구벌대로, 신천대로 등 주요 간선도로와 이면도로 등에서 사전살포 및 제설작업을 벌이고 있다. 대구기상청 관계자는 “오후 들어 기온이 올라가면서 저녁 늦게까지 대구·경북에는 눈 또는 비가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2-12

대구·경북 최대 2.1㎝ 적설…쌓인 눈에 결빙 우려, 일부에서는 도로 통제

갑작스러운 대설로 인해 대구·경북이 비상대응에 돌입했다. 12일 새벽부터 대구·경북 전역에 눈이 내렸으며, 도로 일부가 결빙 등으로 통제되고 있다. 이날 대구기상청에 따르면 오전 6시 30분 현재 대구 달성군 1.9㎝를 비롯해 경북 안동·문경 등 22개 시군에는 최대 2.1㎝가량 눈이 내렸다. 이에 따라 대구에서는 달성군 비슬교∼공영주차장 1㎞ 구간이 결빙 우려를 이유로 통제됐다. 또 파계삼거리∼팔공CC 6.5㎞구간도 같은 이유로 통제됐다가 오전 7시 5분 기준 해제됐다. 경북에서는 칠곡 동명면 학명리∼남원리 군도 20호선 2㎞ 구간과, 석적읍∼가산면 군도 3호선 2㎞ 구간 등에서 차량 운행이 제한되고 있다. 현재도 문경, 상주, 김천, 칠곡, 성주, 고령, 청도 등 경북 7개 시군에는 대설주의보가 발령된 상황이다. 이른 시간부터 눈이 내리자 대구시청은 직원 189명과 장비 54대 등을 동원해 달구벌대로, 신천대로 등 주요 간선도로와 이면도로 등에서 사전살포 및 제설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한, 대구시청은 긴급재난문자(CBS) 3회, 재해문자전광판을 통해 대설 주의보를 알렸다. 대구기상청 관계자는 “오후 들어 기온이 올라가면서 저녁 늦게까지 대구·경북에는 눈 또는 비가 내리겠다”고 밝혔다. /피현진·김재욱기자

2025-02-12

“고유 권한” 尹 대통령 VS 정청래 정면충돌 

탄핵심판의 소추위원인 정청래 국회 법사위원장과 소추된 당사자인 윤석열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서 공개적으로 충돌했다. 정 위원장이 “탄핵은 국회의 권한”이라고 말하자 윤 대통령이 곧바로 “계엄도 대통령 권한”이라고 반박했다.  정 위원장은 11일 오후 헌재에서 열린 탄핵 심판 7차 변론에서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의 증인 신문이 끝난 뒤 발언권을 얻어 “탄핵과 예산, 특검은 대한민국에서 헌법적으로 법률적으로 보장하고 있는 국회의 권한”이라며 “권한 행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국회를 척결의 대상, 반국가 집단, 범죄자 집단의 소굴로 인식했다면 이것이 과연 경고성이었을까라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말 경고성이었다면 헌법에서 보장하지 않는 엄연한 헌법 파괴 행위, 국회에 군대를 보내지 말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민주당의 고위 공직자 탄핵 등을 비상계엄 선포 배경으로 거론하며 야당에 대한 경고성 계엄이었다고 주장한 것을 반박한 것이다.  정 위원장의 발언이 끝나자 윤 대통령은 곧바로 “비상계엄의 선포와 그에 따르는 후속 조치도 엄연히 헌법상 대통령의 권한이라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소추위원단과 민주당에서 내란 프레임으로 만들어낸 체포, 누구를 끌어내는 일, 그런 일이 전혀 일어나지 않았고 국민들에게 군인들이 억압이나 공격을 가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군인이 오히려 시민한테 폭행당하는 그런 상황이었다”고 했다. 간첩법이 통과되지 않을 것을 놓고도 윤 대통령과 정 위원장은 설전을 벌였다. 신원식 실장의 증인 신문 과정에서 민주당이 간첩법 통과를 막았다고 주장하자 정 위원장은 “간첩죄를 거대 야당이 막았다고 하는데 저희는 막은 적이 없다”며 “공청회 등 숙의 과정을 거치자고 해서 보류된 상태”라고 반박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위헌적인 법들, 핵심 국익을 침해하는 법들을 일방적으로 신속하게 국회에서 그렇게 많이 통과시켜 놓고 왜 간첩법은 문제가 많다는 얘기가 나온 지 오래됐는데 아직도 계속 심사숙고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며 “개정하기로 여야가 합의를 다 해놓고 중국인 문제가 생기니까 갑자기 야당에서 보류했다”고 주장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02-12

“단전·단수 쪽지 얼핏 봤지만, 지시는 없었다”

행정안전부 이상민 전 장관이 11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전 장관에 대한 증인신문의 핵심 쟁점은 윤 대통령이 단전·단수를 지시했는지와 국무회의 의결절차가 적법했는지다. 이 전 장관은 이날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7차 변론에서 윤 대통령이 언론사 등의 단전·단수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윤 대통령 검찰 공소장에 적시된 “비상계엄 선포 후 윤 대통령이 이 전 장관에게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가 적힌 문건을 직접 건넸고, 이 전 장관이 조지호 경찰청장과 허석곤 소방청장에게 전화해 지시를 하달했다”는 내용을 부인한 것이다. 이 전 장관은 “이번 비상계엄에서 그런 조치는 아예 배제돼서 지시할 이유가 없었다고 생각한다”며 “행안부 장관에게 경찰이나 소방을 지휘할 권한이 없다는 건 다 알려진 상황이다. 대통령께서 누구보다 그 점을 잘 알고 있어서 저에게 그런 유형의 지시를 내릴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전·단수가 소방청의 업무인지도 여전히 의문”이라며 “단전하면 한국전력공사, 단수는 수도사업소를 상상하지 쌩뚱맞게 소방에서 단전, 단수를 한다는 게 너무 이상했다”고 덧붙였다. 이 전 장관은 다만 “대통령실(집무실)에서 종이 쪽지 몇 개를 멀리서 본 게 있다. 그 쪽지 중에 소방청 단전, 단수, 이런 내용이 적혀 있었다”며 “(윤 대통령에게 계엄 선포를) 만류하러 들어간 자리에서 짧게 1∼2분 머무를 때 잠깐 얼핏 보게 됐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후 행안부 장관 사무실에 돌아와 소방청장에게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꼼꼼히 챙겨달라는 취지의 당부를 했을 뿐 언론에서 보도되는 것처럼 제가 소방청장에게 단전·단수를 지시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만약 대통령께서 저에게 어떤 지시를 했다면 비상계엄이라는 급박한 상황에서 최대한 신속하게 소방청장에게 전달하지, 대통령의 지시를 무려 2시간 넘게 뭉개고 있다가 소방청장에게 전화하는 기회에 전달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이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비상계엄과 관련한 지시 사항이 적힌 쪽지를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사실도 전혀 없다”며 “대통령이 (문건을) 주면 줬지, (공소장 표현처럼) 보여줬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간다”고도 했다. 이 전 장관은 또 실질적인 국무회의를 거쳤고, 계엄 선포가 위헌·위법하다고 생각한 국무위원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형두 재판관이 ‘국무회의가 아닌 간담회 수준으로 인식했다’는 한덕수 국무총리의 진술을 언급하자 이 전 장관은 “대부분의 국무위원들이 국무회의라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국무회의가 아니라면 뭐 하러 윤 대통령이 11명이 모일 때까지 기다렸겠나”라고 반문했다. 일부 국무위원이 수사기관 조사에서 ‘실질적인 국무회의가 아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것과 관련해서는 “조사받는 과정에서 계엄을 ‘내란’이라는 프레임으로 누르니까 일부 국무위원들이 그렇게 답한 것 같다”며 “국무위원이 대통령실에 간담회 하러 오거나 놀러 왔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