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철강경기가 심상찮다. 포항철강공단 업체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도 어둡다고 한다. 대구·경북의 4분기 수출전망도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경제전문가들도 지난 1995년 IMF 경제위기와 2008년 글로벌 외환위기 때와 같은 상황이 다시 도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포항상의가 최근 지역내 5인 이상 제조업체 107개사를 대상으로 4분기 기업경기전망을 조사한 결과 BSI(기업경기실사지수, 기준치=100)지수가 98로 떨어졌다. BSI 전망지수가 기준치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09년 2분기 이후 2년6개월만에 처음이다.그 만큼 경기상황이 심각하다는 얘기다. 기업인들은 미국의 더블딥에 대한 우려와 유럽의 재정위기, 경제대국 중국의 긴축정책 등이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에 대해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기업인들은 기업경영에 미칠 대외불안 요소로 미국의 더블딥 위기를 41.8%로 가장 높게 꼽았고, 유럽재정 위기 28.1%, 중국 긴축정책 20.6%, 중동정세 불안 6.8%로 꼽았다. 수출시장 여건이 녹록치 않다는 것이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대경권(대구·경북)의 BSI 전망지수가 88로 전국에서 가장 낮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경북의 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포항과 구미경제가 불안하다는 얘기다.구미공단 내 삼성전자나 LG전자 등의 주력액정표 시장치(LCD)산업의 경기불황과 포항철강공단의 철강시황이 나빠진 영향 때문이다. 철강업종도 지난 3분기에는 BSI 전망지수가 125까지 올라갔으나 4분기에는 86으로 급락할 것으로 예측돼 불안감을 주고 있다.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의 철강 재고량도 쌓이고 있다고 한다. 국내 건설경기, 해외 조선경기 등이 침체되다보니 수출도 안 되고 내수 공급도 원활치 못하다. 이러다보니 기업들의 경영상태는 말이 아니다. 기업들은 하나같이 자금사정이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또 국내외 수요 감소, 원자재 수급 애로, 환율불안 등도 경제불안 요소로 생각하고 있다. 철강전문가들도 4분기 철강시황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포항철강공단 업체들은 지난 IMF 경제난과 글로벌 외환위기 때에도 끄덕없이 버티어 왔고, 슬기롭게 그 위기를 극복 해냈다. 그 만큼 위기 대처 능력이 뛰어난 것이다. 그동안 느슨하게 풀어 놓았던 허리띠를 이제 다시 졸라매자. 그 저력을 또 한번 발휘하자.
2011-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