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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천안함의 비극은 끝나지 않았다

오는 26일, 천안함 피격 2주년이 되는 날이다. 2년 전 3월 26일 오후 9시 22분께 서해 백령도 해상에서 천안함이 북한 어뢰에 맞아 104명의 승조원 가운데 46명의 해군 용사가 전사가 꽃다운 나이에 산화했다. 한주호 준위는 바닷속에 갇힌 천안함 용사들을 구하다 순직했다. 천안함 폭침의 상처는 아직도 곳곳에 남아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저민다. 더욱이 자식을 가슴에 묻은 천안함 용사들의 가족들은 아직도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46 용사 가운데는 경북 지역 출신으로 조진영 중사와 김선명 병장이 있다.성주에 사는 고 김선명 병장의 아버지 지금도 외부 전화를 일체 받지 않고 사고가 난 평택이나 백령도 쪽은 쳐다보지도 않는단다. 구미 경구고를 졸업한 조진영 중사의 아버지는 아들이 첫 월급으로 사준 에어컨을 비닐로 덮어 놓고 켜지 않는단다. 아들의 아픔이 느껴져 켤 수가 없다고 했다.한 언론기관에서 천안함 용사 가족들의 근황을 확인한 결과 대부분이 대인기피증, 건강악화, 우울증, 불면증, 정신장애 등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대구보훈청 관계자는 “천안함 피격이 2년 가까이 지났지만 지금도 유족들이 전시관을 찾아온다”며 “이들은 한결같이 자식들의 유품을 보면서 2년 전처럼 오열하고 있다”고 전했다.유가족들은 여전히 치유할 수 없는 큰 상처와 응어리를 가슴속에 품은 채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는 이들 46 용사의 넋을 욕되게 하고 그 가족들의 비통한 가슴에 대못을 박는 일들이 이어지고 있다.북한은 천안함 폭거와 연평도 포격도 모자라 서해안 쪽으로 미사일을 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국가 안보가 중대한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일부 단체들은 제주도 해군기지 건설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고 특정정당의 정치지도자들까지 이에 가세해 제주 해군기지 반대를 외치고 있다. 더욱이 제주 해군기지를 `해적기지`라고 표현하는 일까지 생겼다.소말리아 해적에게 인질로 잡힌 우리 선원 20명을 목숨 걸고 구해낸 해군 청해부대 대원, 조국을 지키다 산화한 천안함 46 용사가 해적이란 말인가. 천안함 영령들이 통탄할 일이다. 나흘 후면 천안함 2주기를 맞는다. 천안함 용사들의 영전에 머리 숙여 사죄하고 그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위로를 보내자. 국론을 통일하고 외침에 당당히 맞설 수 있는 국권 수호의 의지를 다져야 할 때이다.

2012-03-22

4·11 총선 정책선거의 場 되어야

여야가 21일 4.11 총선 선거대책위를 출범시키는 것으로 본격적인 선거전에 들어갔다. 법정 선거운동은 오는 29일부터 선거일 하루 전인 4월10일까지지만 22-23일 후보 등록이 끝나면 실질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것이다. 여야가 누누이 다짐한 인적쇄신이나 공천혁명은 결국 말잔치로 끝났다. 마지막까지 경선부정 등 온갖 추태와 잡음으로 국민 불신만 가중시켰다. 벌써부터 19대 국회가 걱정이란 비관론이 나오는 이유다. 공천대결이 허망하게 막을 내리면서 유권자들만 괴롭게 됐다. 볼 만한 인물대결이 물 건너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기회는 남았다. 제대로 된 정책·이슈 대결을 펼치면 국민 신뢰를 조금이나마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흑색선전과 금품살포가 난무하는 탈·불법 또는 혼탁 선거를 결코 되풀이해선 안 된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이번 선거는 20년 만에 대선과 같은 해에 치러진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 막중하다. 총선 결과가 19대 국회만이 아닌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다음 정권의 향배까지 결정한다는 점에서 그렇다는 얘기다. 더구나 올해는 우리뿐 아니라 미국, 중국,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주요국가에서 정치 리더십이 교체되고 북한 역시 김정일 사망 이후 불확실한 권력교체기에 들어섰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지구촌 경제질서를 형성해 온 신자유주의가 미국발 금융위기와 유럽발 재정위기 이후 무너지면서 새로운 발전의 패러다임이 모색되고 있다. 한마디로 격변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런 상황이기에 국민이 누굴 뽑느냐에 `국운`까지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여야 정치권은 이런 시대사적 의미에 들어맞는 정책 대결이 진지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유권자들도 어떤 정당, 어느 후보가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정책대결과 페어플레이를 펼치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이번 선거는 지난 재·보궐 선거에서 이미 의제로 떠오른 복지 논쟁을 확대하는 동시에 집권 세력의 실정을 검증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정책선거로 흘러가야 한다. 이제 공천도 끝난 만큼 여야가 민생을 살리기 위한 정책 대결을 본격적으로 펼치길 기대한다. 조만간 만개할 봄꽃처럼 정책도 만발한 선거가 되도록 정치권의 분발을 촉구한다.

2012-03-22

울릉도 어르신 보금자리 송담실버타운

울릉도의 노인요양시설인 사회복지법인 송담실버타운이 운영할 수록 적자인데다가 냉·방비는 물론 노인들을 위한 각종장비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울릉도 송담실버타운은 요양시설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빼어난 서면 학포리 발밑에 바다가 보이는 천혜의 경관을 자랑하는 장소에 위치하고 있다.이 시설에는 어르신들을 위한 숙박시설, 식당, 목욕탕, 프로그램 실, 가정과 유사한 생활시설을 갖춘 재활훈련실도 갖고 있다.특히 출입구가 사통팔달로 뚫려 있어 위급 시 언제 어디서든 탈출할 수 있게 건축이 된 것은 물론 노인요양을 위한 각종 편의 시설, 육지서 가족이 면회 올 경우 함께 지낼 수 있는 원, 투 룸 가족지원 객실도 갖추고 있다.이 시설은 노인 6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연건평 1천870㎡(625평) 규모에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하며 운동할 수 있는 공간까지 갖췄다.이 아름다운 울릉도 유일의 노인복지시설은 보건복지부 평가에서 일반요양시설에서 좀처럼 받기 어려운 93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건축 당시 예산 부족으로 시스템 냉·난방을 하지 못해 냉·난방비가 한 달에 수천만이 들어 경영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또한, 2014년까지 소방 스프링클러 의무적 설치, 수용인원 30명이 넘으면 물리치료사를 의무 고용해야 하지만 물리 치료실은 현대식으로 잘 지었으나 예산 부족으로 장비가 없다.송담실버타운에는 현재 어르신 27명이 요양 중이고 138명의 지역 어르신을 대상으로 밑반찬, 건강음료배달, 문안 전화, 외출 시 동행 집 안 청소 및 세탁 말벗 도우미 서비스를 하고 있다.또한, 울릉도요양보호사 양성교육을 맡아 1기 14명, 2기 10명 전원을 합격시키는 등 울릉도에서 가장 필요한 노인요양보호시설이다.문제는 지금도 적자지만 수용 어르신이 늘어나면 그만큼 적자다. 운영 주체자에게만 맡길 일이 아니다. 울릉도송담실버타운은 우리 미래의 삶을 편안하게 이어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설이다.지원을 미루고 예산 타령만 할 일이 아니다. 재정이 열악한 울릉군이 감당하기는 어렵다. 육지보다 상대적으로 정주환경, 삶의 질이 열악한 도서 낙도에 대해 정부의 배려가 반드시 필요하다.

2012-03-21

다시 불거진 종교인 과세

종교인에 대한 과세 논의가 다시 불거졌다. 종교인 과세는 그동안 간헐적으로 제기돼왔으나 이번엔 차원을 조금 달리한다. 정부의 주무부처 장관이 그 당위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기 때문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장관은 19일 한 방송에 출연해 “(종교인에 대한 과세는) 국민개세주의(國民皆稅主義) 관점에서 특별한 예외를 인정하기 어렵지 않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회적 공감대를 빨리 이루고 다른 조치를 취해서라도 예외 없이 (종교인) 소득에 대해 과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의 언급이 지극히 당연하면서도 신선하게까지 느껴지는 것은 종교인 과세 논의가 그동안 지지부진했기 때문이다. 일부 종교인의 반발을 의식해 정부가 앞장서 거론하고 추진하지 못해온 게 사실이어서다.우리나라 종교인은 아무리 소득이 많아도 그동안 세금을 내지 않아왔다. 법적 근거도 없는 종교인 비과세가 관행으로 이어져온 것이다. 대부분의 종교인은 이를 당연하게 여겼다. 이를테면 종교 예외주의이자 특권의식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국민들과 종교전문가들의 견해는 달랐다.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이 최근 전국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4.9%가 `찬성한다`고 대답했다. 전국 대학의 법학자 1천500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는 무려 85.1%가 `찬성` 의견을 표시했다. 무엇보다 종교인 비과세는 조세평등주의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눈길을 끄는 것은 천주교와 불교, 개신교의 일부 성직자들이 면세혜택을 사양하고 자발적으로 소득세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천주교의 경우는 1994년 주교회의에서 세금을 내기로 결의했고, 개신교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도 목회자의 자발적 소득세 납부를 교계 연합기관 차원으로는 처음으로 적극 추진하고 있다. 종교인도 국민인 이상 당연히 과세 대상이며 소득이 발생한 이상 마땅히 세금을 내야 한다는 공감대는 벌써 마련돼 있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과세 원칙과 `국민이면 누구나 납세의무를 진다`는 공평과세 원칙이 바로 그것이다. 헌법 제38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납세의 의무를 진다”고 명시하고 있지 않은가. 정당한 사유나 법적 근거 없이 세금을 내지 않는다면 이는 법치주의를 부인하는 처사이고 자기예외주의적 특권의식에 빠져든 결과다.

2012-03-21

법을 우습게 아는 대기업들의 행태에 철퇴를

삼성전자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대, 최고 기업이다. 심지어 `국민기업`이라는 자부심도 대단하다고 한다. 무한경쟁이 펼쳐지는 세계 전자·IT시장에서도 선두권을 형성한 글로벌 기업으로 손꼽힌다. 그런 초일류 기업이 당국의 조사를 방해했다가 거액의 과태료를 물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조사 활동을 방해한 삼성전자에 과태료 4억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작년 3월 휴대전화 가격을 부풀린 혐의를 잡고 현장 조사를 나온 공정위 직원들을 따돌리는 등 악의적으로 조사를 방해했다는 것이다. 4억원의 과태료는 이 부문에서 사상 최고액이라고 한다. 삼성전자는 2005년과 2008년에도 조사 방해로 5천만원과 4천만원의 과태료를 각각 물었다. 조사 방해에 관한 한 가히 상습적이라고 할만하다. 공정위 발표로 드러난 삼성전자의 조사 방해 책동은 경악스럽다. 조직적이고, 치밀한 수법이 첨단 범죄조직을 방불케 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라니 기가 찰 일이다. 조사 요원들의 출입을 저지하고서 조직적으로 증거 자료를 없애거나, 핵심 조사대상자들의 컴퓨터를 바꿔치기했다고 한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런 작업이 모두 고위 임원들의 지시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사전에 짜놓은 시나리오에 따라 악랄하게 정부기관의 조사를 방해한 셈이다. 첨단 글로벌 기업임을 내세우면서 이런 `원시적`인 행태를 보여도 되는건지 묻고 싶다.이 밖에도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행태가 한둘이 아니다. 정부 기관의 조사를 방해하고도 이에 가담한 직원들을 오히려 칭찬했다는 후문이다. 추후 조사를 더 효과적으로 차단하고자 보안 규정을 강화했다는 대목에 이르러선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조직적인 조사 방해 후에는 허위자료 제출로 공정위를 속이려 들었다니 뭐라고 변명할지 궁금하다. 삼성전자는 공정위가 지난 9일 휴대전화 가격을 부풀렸다는 이유로 143억원의 과징금을 물리자 결백을 주장하면서 법적 대응을 들먹였다고 한다. 증거 인멸 등을 통한 조사방해 행위에 비춰 이런 반발이 과연 타당한지도 의문이다.삼성전자가 공정위 조사 방해로 물게 된 과태료 4억원은 역대 최고액이다. 휴대전화 가격 부풀리기 과징금도 143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20조원을 훨씬 웃도는 것을 생각하면 극히 미미한 액수다. 대기업들의 일탈행위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까닭이다. 조사 방해 행위의 처벌 수위를 크게 높인 개정 공정거래법이 오는 6월 시행되면 벌금뿐 아니라 징역형까지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엄격한 시행으로 법을 우습게 아는 대기업들의 행태에 철퇴를 가해야 한다.

2012-03-20

말만 요란했던 새누리당 쇄신 공천

새누리당이 18일로 4·11 총선거 후보자 공천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새누리당은 지역구 현역의원 144명 가운데 60명이 불출마를 포함해 공천에서 탈락함으로써 42%의 교체율을 보였다. 그러나 대구와 경북은 교체율이 상당히 판이하다. 대구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 대구 달서을의 이해봉 의원과 대구 동구갑의 주성영 의원, 그리고 대구 서구의 홍사덕 의원이 모두 불출마하거나 당의 결정에 거취를 맡김에 따라 전체 12명 지역구 의원 가운데 7명의 현역의원이 교체됐다. 교체율로 따지면 58.3%로 역대 최고 교체율이라 할만하다.경북의 경우는 대구와 상황이 달랐다. 현역의원 교체폭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대다수가 친박계 현역의원이어서 총 15개 지역구 가운데 5개 선거구에서만 현역의원이 교체됐다. 현역의원 교체율로 따지면 33%인 셈이다. 지역별로 보면 군위·의성·청송지역에 친박계 핵심이라 할 김재원 전 의원이 초반에 현역인 정해걸 의원을 제치고 공천권을 확보했고, 지난 대선경선때 박근혜 캠프에서 지역언론특보단장을 지낸 김형태 전 KBS보도국장이 포항 남·울릉에 전략공천된 것, 그리고 고령·성주·칠곡에서 이완영 당 환경노동위 수석전문위원이 전략공천된 정도가 공천위가 나서서 한 일이라 할 수 있다. 나머지 현역의원이 바뀐 구미 갑과 상주는 각각 여론조사 경선과 국민참여경선에서 현역의원이 정치신인에게 공천권을 빼앗긴 케이스다.교체율은 그렇다쳐도 지역별 공천자들의 면면을 보면 친박(박근혜)계만 살아남았다는 인상이 짙다. 새 인물이라고는 대구에서 북구갑의 권은희 전 KT네트웍스 사업부문 총괄전무, 달서을의 윤재옥 전 경북경찰청장 정도다. 경북에서는 심학봉 전 지식경제부 경제기획단장, 고령·성주·칠곡의 이완영 수석전문위원, 상주의 김종태 전 국군기무사령관 정도다.새누리당의 최종 공천결과를 놓고 들여다보노라면 새누리당이 공천을 통해 국민앞에 쇄신을 했다고 내세울만한 참신한 인물이 공천됐다는 생각은 그리 들지않는다. 공천자들이 전·현직 의원과 정당인, 관료 출신이 80%를 넘어 눈에 띄는 정치 신인은 거의 없다.이래서야 국민들로부터 19대 국회도 기대할 게 없다는 자조섞인 푸념을 들어도 아무 할 말이 없다. 새누리당이 앞으로 남은 비례대표 공천이라도 새 정치를 이룰 역량 있는 참신한 인물을 발탁해 정치발전을 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12-03-20

정준양 회장 2기 출범에 거는 기대

포스코 정준양 회장 2기 체제가 출범했다. 정 회장은 지난 2009년 제7대 회장에 취임한 이래 3년동안 열린경영, 창조경영, 환경경영을 경영철학으로 내세우고 착실한 질적 성장을 추구해 왔다. 정 회장은 그 동안 CEO와의 대화, CEO블로그 및 아이디어제안방 개설, 직원 조찬간담회 등 소통을 통한 열린경영을 정착시킨 장본인이다. 끊임없는 고유의 혁신기술 개발과 국내외 철강프로젝트의 성공적 수행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 우위를 지속해 왔다. 특히 지난 1월 다보스포럼에서 발표한 `글로벌 지속 가능경영 100대 기업`에서 전 세계 철강사 가운데서는 유일하고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인 30위를 차지해 정 회장의 탁월한 경영능력을 다시한번 입증했다.이제 2기 체제에 들어간 정 회장은 향후 3년을 비전 2020 달성을 위해 기반을 확고히 하는 Build up단계로 설정했다. 정회장은 3不(불확실·불안정·불연속)경영환경 속에서 리얼타임 경영과 패러독스 경영으로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해 최강의 철강 경쟁력을 공고히 함은 물론, 신성장 분야의 발전 토대를 확실히 다지겠다는 구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지난 3년간 규모를 키운 국내외 철강사업의 성과를 배가시키고 그동안 꾸준히 투자해온 소재 및 에너지 분야에서 확실한 수확을 거두어야 한다. 이와 함께 세계 TOP 3 철강사로 우뚝서기 위해 해외 철강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글로벌 성장투자를 계속 진행시켜야 한다. 또 해외 생산기지 외에 글로벌 시장 접근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현재 9개국에서 23개를 운영중인 가공센터를 40개 이상 늘려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정 회장이 유난히 공을 들이는 분야가 바로 신소재다. 포스코는 그 동안 철강분야에서 축적한 노하우와 핵심역량을 활용할 수 있어 철강과 더불어 장기적·안정적 수익창출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한 분야가 종합소재 사업으로 보고 있다. 현재 진행중인 리튬, 마그네슘, 티타늄, 니켈, 망간 등에 대한 사업도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하고 합성천연가스(SNG) 사업에도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이런 성장이면에 포스코가 간과해서는 안될 부분이 사회적기업으로서의 역할이다. 모두가 행복해지는 사랑의 기부, 중소기업과 공생발전, 일자리 창출 등 작고 세심한 부분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소리없이 세상을 움직이는 포스코를 기대해본다.

2012-03-19

소비자 우롱한 휴대전화 `꼼수 할인`

정말 대기업들 못 믿겠다. 담합에 이어 이번엔 `꼼수` 영업이다. 휴대전화 제조업체와 통신사들이 서로 짜고 휴대전화 가격을 부풀린 다음에 마치 크게 깎아주는 것처럼 소비자를 속여온 사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이런 `눈속임` 영업에 가담한 업체를 보면 `이럴수가` 하는 배신감을 느낀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와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 제조 3사가 그들이다. 브랜드 신뢰가 큰 대기업이다. 대졸자들이 가고 싶어하는 `꿈의 직장`이기도 하다. 한국의 간판급 글로벌 기업도 눈에 띈다. 도저히 마케팅에 `속임수`를 쓸 것 같지 않은 기업들이다. 소비자들은 그간 보조금을 많이 준다는 말에 값비싼 휴대전화 단말기를 구입했다. 그런데 사실은 싸게 산게 아니라니 황당할 뿐이다. 공정위는 소비자의 신뢰를 악용한 `착시마케팅`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말이 좋아 `착시마케팅`이지 소비자들은 사기당한 기분이다.문제의 대기업들은 보조금을 활용하는 것이 `정상적인` 마케팅 활동이라고 강변한다. 행정 소송 등 관련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공정위의 조사가 사실이라면 소비자의 심판부터 먼저 받아야 할 것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통신 3사의 출고가 부풀리기는 2008년부터 3년에 걸쳐 자행됐다. 모두 44개 모델에 대해 공급가보다 출고가를 평균 22만5천원 높게 책정하고, 그 차액을 마치 보조금 지급처럼 악용했다. 제조 3사는 `고가 이미지`를 형성하도록 통신사에 높은 출고가를 제안하기도 했다. 제조사들 역시 209개 모델의 공급가를 향후 지급할 보조금을 고려해 부풀렸다. 이렇다 보니 어떤 모델은 국내 가격이 수출가보다 31만원이나 비쌌다. 소비자들은 공급가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제품을 사면서 더 높은 할인혜택을 받으려고 자신의 통신이용 패턴과 관계없이 더 비싼 요금제에 가입하는 등 피해를 봤다. 과연 정상적인 마케팅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까. 무슨 구멍가게도 아니고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이 해괴한 논리로 `면피`만 하려는가.공정위는 이들 휴대전화 제조업체와 통신사에 453억원의 과징금을 물렸다. 또한 공급가·출고가 차이 공개, 월별 판매장려금 내역 공개, 장려금 지급행위 금지 등 시정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이 정도의 과징금 조치로 대기업들의 부당한 영업방식이 사라질지 의문이다.

2012-03-19

비례대표 만큼은 역량있는 인물 뽑아야

민주통합당이 15일 도덕성 논란이 제기된 이화영 전 의원(강원 동해.삼척)과 전혜숙 의원(서울 광진갑)에 대한 공천을 취소했다. 이 전 의원은 유동천 제일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달 불구속 기소됐고 전 의원은 지역 향우회 간부에게 금품을 전달한 의혹을 받고 있다고 한다. 새누리당도 14일 역사인식 논란을 빚은 박상일(서울 강남갑), 이영조(강남을) 후보에 대한 공천을 취소했다. 박 후보는 최근 펴낸 저서에서 독립군을 `소규모 테러단체 수준`이라고 적었고, 한·일병탄 조약에 대해서도 `한국이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게 되어 있다`고 표현해 물의를 빚었다. 뒤늦은 감은 있지만 여야가 국민의 정서와 거리가 먼 이른바 문제 된 후보들의 공천을 취소한 것은 지극히 당연한 조치다.문제는 비리 전력 또는 도덕성 문제 등으로 공천을 취소해야 한다는 논란을 빚는 후보들이 더 있다는 데 있다. 새누리당에선 손동진(경주) 후보가 지역 언론인들에게 금품을 살포한 일에 관여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고, 김형태(포항남.울릉) 후보는 여론조사를 진행하며 후보 홍보를 했다는 제보가 지역선관위에 접수됐다고 한다. 또 홍문종(경기 의정부을), 이재영(평택을) 후보는 `수해 골프` 사건으로 징계를 받았고, 유상곤(충남 서산·태안) 후보는 2010년 6.2지방선거 당시 선거캠프 회계책임자가 자원봉사자들에게 돈을 건네 벌금 400만원을 받고 서산시장직을 잃었다. 민주당에서도 비리에 연류돼 기소된 전력이 있는 후보들이 더 있다. 차제에 여야 지도부는 문제 공천자를 모두 걸러내는 결단을 내리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기 바란다. 선거에서 공천은 절반 이상이다. 선거는 결국 사람을 뽑는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여야 모두 공천쇄신이나 공천혁명을 다짐했지만 실상은 과거와 달라진 것이 없어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무엇보다 참신한 인물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제 남은 것은 비례대표 공천밖에 없다. 여기에서도 새로운 피가 대거 수혈되지 않을 경우 국민의 정치불신은 더 커질 것이다. 비례대표만큼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참신하고 역량 있는 새 인물들을 대거 선보여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지역구 공천에서 속이 상한 유권자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기 바란다.

2012-03-16

검·경 국민권익을 위한 건전한 충돌을

검찰과 경찰이 `내사사건 `지휘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비단 이 뿐 아니라 양측이 충돌을 일으킨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고, 특히 양측은 국민이 곱잖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는 것조차 무시하고 있기 때문이다.최근 경찰 `내사 사건`에 있어 검찰 지휘가 가능하도록 한 개정한 `검찰사건사무규칙`을 두고 일어나는 일련의 사안을 보면 코미디를 능가할 정도로 재미있다.국민과 국가의 안전을 책임지고 보호해야 할 양대 세력이 자기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해당 조직 수뇌부까지 나서고 있다.수사권 조정에서도 두 기관은 국민으로 부터 신뢰를 잃었지만 현재 진행형인 논란 또한 국민 즉 `법률 소비자`로 부터 좋은 인상을 받기는 어렵다는 것이다.검·경 갈등 2탄은 해당 규칙 143조2항이다. 이 조항은 사법경찰관리(경찰)로 부터 범죄인지서가 작성되지 않은 사건의 관계서류와 증거물을 제출받을 때 이를 `수사사건`으로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검찰측은 경찰 내사 사건은 사건 번호가 붙지 않기 때문에 수사사건 조항을 신설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이는 검찰이 경찰 내사 사건에 대해 처리 조항을 만든 것은 직접 지휘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반해 경찰은 새로 도입된 수사사건 개념이 경찰의 내사에 대해서도 검찰이 지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꼼수`라며 반발하고 있다. 그리고 검찰사건사무규칙은 법무부령에 불과하고 법률에 없는 개념이다고 맞서는 등 양측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그런데 꼭 두 기관이 충돌을 하면 희생자가 발생한다는 것을 국민은 잘 알고 있다. 오비이락 격이라도 해도 적절할 정도로 경찰 고위층의 비리가 터지면서 관계자가 사법처리라는 수순을 밟는다.최근만 해도 이철규 경기경찰청장, 해외 주재관, 서울 룸 살롱 관련 경찰 등 사망자가 몇이 될지 모를 정도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고 경찰도 손 놓고 있지는 않다.경남 밀양사건, 나경원 사건 관련 박은정 검사 소환, 지휘거부,용어 평어체 등과 함께 경찰청장까지 나서고 있다.오죽했으면 이명박 대통령이 경찰대 졸업식에서 “국민의 높아진 인권의식에 맞춰 인권보호 규정을 명확히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대통령이 언급한 것처럼 국민들의 의식이 `법 문화`만큼이나 앞서고 있는데, 검·경은 사회적 분위기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어 유감이다. 그리고 혈세를 받는 공복의 직무유기인 것이다.

2012-03-16

한미 FTA시대 농수산업 경쟁력

오늘부터 한국과 미국 간의 경제 국경이 없어졌다. 한미 FTA가 15일 0시를 기해 발효됐다. 두 국가의 공산품과 농축수산물, 서비스 산업의 관세 장벽이 철폐돼 국경 없이 자유롭게 넘나드는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수출이 국가 경쟁력의 기반인 우리나라 입장에서 FTA는 피해갈 수 없는 대세다. 한미FTA 발효 이후 국가 전체적으로 국내 총생산(GDP) 5.7% 증가하고 일자리 35만 개가 새로 만들어지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품목별로 유·불리가 다르게 나타나지만 그중에서도 농축산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란 진단이 나와있다. 특히 농업축산업의 비중이 높은 경북은 FTA로 인한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지난해 말 농촌경제연구원 등 10여 개 연구단체가 분석한 `한미FTA 경제적 효과 재분석`이란 연구자료에 따르면 농수산업 부문은 15년간 연평균 8천445억원(농업 8천150억원, 수산업 295억원) 수준의 생산이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경북의 농업 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 48만 명이고 축산업과 수산업, 임산업을 합하면 경북 전체 인구의 20%가 농수임축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전국 생산량 대비 경북의 사과 64%, 포도 51%, 참외 90%, 복숭아 44%, 고추 30%, 대추 84%, 호도 40%, 한우 24%로 전국 1위이다. 닭과 표고버섯, 젖소, 돼지, 송이, 도라지 등도 전국 생산량 2·3위를 차지하고 있어 가히 국내 농축산업의 중심이라 할 수 있다.김관용 경북지사는 한미 FTA 발효를 앞둔 지난 13일 경북의 농어업 분야 정부 지원을 강력히 촉구했다. 경북도의 농업여건상 FTA 피해에 대한 농가 체감도가 타지역에 비해 크고 피해규모도 전국 대비 35%에 달한다고 설명했다.김 지사는 이어 FTA 수혜업종인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이익금을 농어업 분야에 재투자하고 정부의 FTA대책 재원 24조 원 중 최소 8조 원 이상의 지원과 피해율에 따른 보조율 조정 및 보조금에 대해서도 가중치를 부여해 달라고 요구했다. 우리나라 농업 중심지 단체장으로서 당연한 요구다. 농업은 한민족의 역사와 문화 발전의 토대였고 현대 산업사회를 맞아 갈수록 외면받고 있지만, 여전히 국가의 미래를 밝혀줄 터전이다.정부는 한국 농업의 국가대표인 경북 농업이 미국에 당당히 맞설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2012-03-15

이러고도 원전 걱정하지말라고

부산 기장군 고리 원자력발전소 1호기에서 전원(電源) 공급이 중단되는 `완전 정전(Black out)` 사고가 지난달 일어났었다고 한다. 사고도 문제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한 달여 동안이나 이런 사실이 감춰져 있었다는 점이다. 그것도 뒤늦게나마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아 스스로 상부에 이런 사실을 보고한 게 아니라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국내 첫 상용 원전인 고리원전 1호기에서 `완전 정전` 사고가 일어난 것은 지난달 9일 저녁이었다. 하지만, 원전 운영을 책임진 한국수력원자력은 이 사실을 한 달 넘게 숨겨오다 지난 12일에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했다고 한다. 원전에서는 아주 작은 사고라도 즉각 원자력안전위에 보고해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았다.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될 일이 벌어진 것이다. 더구나 사고가 일어나면 당연히 비상경보가 울려야 하는데도 이마저도 작동하지 않았다니 아연할 따름이다. 원전 측 설명으로는 정전 12분 만에 전원이 복구돼 비상경보를 발령하지 않았다고 한다. 기본 원칙조차 지키지 않은 어처구니 없는 행태가 아닐 수 없다.사고 당시 고리 1호기는 정기 정비 중이어서 원자로는 정지된 상태였지만 원자로 안에 남은 열(熱)을 제거해주는 설비가 기능을 상실했다. 정전이 오래 이어지면 냉각수가 돌지 않아 핵연료봉이 녹아내리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한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바로 그런 사례라는 것이다. 전원이 비교적 짧은 시간에 복구됐기에 망정이지 어떤 대형 사고로 이어졌을지 모를 일이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이번 사고는 `두꺼비집` 역할을 하는 보호계전기를 시험하던 중 외부 전원 공급이 끊기고, 비상 디젤발전기도 작동하지 않아 일어났다는 것이 원전 측 설명이다. 하지만, 비상 디젤발전기가 먹통이 되면 예비 비상발전기를 즉각 가동해야 하는데도 그러지 않았다고 한다. 12분 만에 전원이 복구돼 예비 비상발전기를 가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안전 불감증이 얼마나 심각한지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사고 사실 은폐, 늑장 보고 논란에 대한 해명은 할 말을 잊게 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가뜩이나 긴장한 상태에서 잇단 고장에 가동중지 가처분 신청 등이 겹쳐 분위기가 어수선한 탓도 있었다는 하소연이다. 현장에서 전원 복구에 경황이 없어 보고 시기를 놓쳤다는 해명은 더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2012-03-15

일본의 독도침탈 공세 강화

`다케시마(독도의 일본 명) 문제의 해결을 촉구하는 동경집회`가 오는 4월14일 도쿄에서 개최된다. 지난 2월21일 시마네현의회에서 이 집회를 의결했으며 `다케시마, 북방영토 반환요구 운동 시마네현민회의`와 지난해 울릉도 방문을 시도 했던`일본영토를 지키기 위해 행동하는 의원연맹` 공동주최로 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이 집회는 일본 수도에서 의원들이 참여하는 독도관련 첫 집회는 물론 규모가 큰 행사다. 아무리 자기들 나라 안에서 행해지는 행사라도 다른 나라의 주권을 침해하는 도가 넘은 집회다.일본은 뿐만 아니라 시마네현 오키 섬 `정장`이자 `다케시마 영토권확립 오키 기성 동맹회` 대표 마츠다 카즈히사(松田和久) 등이 후지무라 관방장관에게 독도 전담 부서의 설치를 요구했다.이에 대해 관방장관은 “향후 충분히 검토하겠다”라고 말했다. 또한, 올해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는 민주당의 다카시 중의원, 자민당 스가요시히데 의원과 고이즈미 전 총리의 아들 고이즈미 신지로 청년국장을 비롯해 여야 의원 11명이 참석했다.참석한 의원들은 일본 정부가 자국 EEZ 내의 낙도에 이름을 붙이기로 한 것과 독도를 연계해서 독도에 대한 일본의 실효적 지배권을 확립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결국, 일본의 EEZ 경계를 오키섬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독도라는 의미다. 앞으로 울릉도가 일본과 한국의 중간 수역에 들어갈지도 모른다.또한 `재일 특권을 용서하지 않는 시민 모임(재특회)이라는 일본의 보수단체가 재일 한국 대사관과 영사관에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다케시마 비의 설치를 요구하기도 했다.일본 정부가 불허 방침을 통보하자 이번에는 도쿄 정치 단체가 같은 청원서를 또다시 제출했다. 일본은 이 같은 방법으로 민간단체 및 의원들을 동원, 독도영유권을 주장한 후 한국정부에 관철시킨다.가장 좋은 예가 지난 1999년 체결된 신한일어업협정이다. 오키어민들이 강력히 주장한 독도 어업권이 반영된 신한일어업협정으로 독도가 국제법에도 없는 공동 또는 중간 수역에 들어갔다.애초 한일어업협정은 지난 65년 6월22일 최초로 어업협정을 체결해 그해 12월부터 발효된 협정이다. 한일 국교정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체결됐으며 당시 독도는 중간 수역이 아니라 한국수역이었다.

2012-03-14

한미FTA 발효 부작용 해소해야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이 15일 오전 0시에 공식 발효된다. FTA 발효와 함께 양국은 단계적으로 모든 상품의 관세를 철폐한다. 세계 최대 강국인 미국과의 무한 경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미국은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23%를 차지한다. 덩치만 보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 한미FTA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으려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이유다. 업종간, 계층간 양극화 등 예상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지 않으면 성공을 담보할 수 없다. 정부는 한미FTA 발효후 국내총생산(GDP)이 5.7% 증가하고 일자리가 35만개 창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이는 예측치에 불과하다. 한미FTA는 새로운 기회이면서 엄청난 위기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국민이 한마음으로 뭉쳐야 한다. 하지만 불행히도 여전히 반대 목소리가 적지 않다. 야권에서는 한미FTA 폐기론까지 제기하고 있다. 한미FTA의 앞 길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FTA는 수출로 성장동력을 키우는 우리로서는 피할 수 없는 길이다. 한미FTA 발효는 협상이 타결되고 4년 10개월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그만큼 찬반 논란이 거셌기 때문이다. 정부는 한미FTA가 한국경제에 `독`이 아닌 `명약`임을 입증해야 한다. 물론 한미FTA의 당위성을 부인할 수는 없다. 첫째가 무역강국을 향한 도약의 기회라는 점이다.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세계 경제가 둔화되고 있는 추세여서 한미FTA가 더욱 절실한 측면이 있다. 실제 칠레, 아세안, 인도 등과의 교역은 FTA 시행 후 20~30% 증가했다. 대 유럽연합(EU) 수출은 유럽의 경기침체로 FTA 발효 후에도 줄어들었으나 관세 인하 품목은 15% 가량 증가했다고 한다. 미국과의 FTA도 수출에 긍정적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한미FTA는 국가 신인도를 높여 투자 유치 등에도 유리하게 작용한다. 미국과의 경제동맹뿐 아니라 안보협력관계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국내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농수산물과 질 좋은 공산품을 살 수 있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지금와서 한미FTA를 폐기하는 것은 국가신인도를 추락시키고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자초할 뿐이다. 정부가 할 일은 후유증과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그래야 한미FTA의 당위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2012-03-14

이어도 문제 마저 분열되나

이명박 대통령은 “이어도 문제는 근본적으로 영토분쟁이 아니며, 중국과 수역이 겹치는 구간을 조정하면 자연스럽게 한국 관할에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12일 양재동 서울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대통령과 편집·보도국장 토론회`에 참석해 한·중간 외교 현안으로 부상한 이어도 문제에 대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반면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는 이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중견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이어도는 우리 영토인데도 중국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런 문제가 불거지는 것은 이명박 정권의 외교문제와 깊이 연결돼 있다”며 외교력 부재를 지적했다. 한 대표는 그러면서 “균형 외교를 해야 하는데 중국과의 신뢰 관계가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4·11 총선에서 민주통합당과 야권연대를 결성한 통합진보당의 심상정 공동대표는 “이어도 문제는 중국의 팽창주의만 문제삼을 수 없는 대목이 있다”고 전제하면서 “제주해군기지 건설강행은 중국을 비롯한 주변국에 잘못된 신호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과 두 야당 대표의 3색(色) 발언은 중국이 지난 3일 관영 신화통신을 통해 이어도에 대한 관할권을 주장하고 나선 속내를 우리가 자발적으로 충족시켜주는 것 같아 씁쓸한 심경을 감출 수없다. 주한 중국대사관 담당자는 이날 외교통상부 당국자가 중국 정부의 진의를 따져 물은데 대해 이어도는 중국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속하고 한국이 과학기지를 건설한 것에 대해 계속 항의를 해왔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이어도는 지리적으로 우리 측에 더 근접해있으므로 EEZ 경계획정 이전이라도 명백히 우리의 EEZ에 속한다”며 중국 정부가 관할권을 행사할 경우 단호하게 대응할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지난 2003년 과학기지 설립 이후 중국이 간헐적으로 이어도 해역에 관할권을 주장해왔지만 이어도가 정기순찰 대상에 포함된다고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배경에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싸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국내 정국상황도 한 몫을 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중국 어선의 서해 불법조업 사태와 탈북자 강제북송에 이은 이어도 관할권 분쟁은 수교 20주년을 맞아 중국이 선린우호협력 관계를 강화하기는 커녕 `한국 길들이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2012-03-13

유권자들 마음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4·11 총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의 공천 작업이 막바지로 접어들었지만 판세는 여전히 예측하기 쉽지 않다. 이번 총선은 12월 대선의 전초전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 공천이 시작되기 전만 해도 이명박 정부의 실정과 측근비리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야권의 과반수 의석 확보가 무난한듯 싶었다. 그러나 공천 과정에서 민주통합당의 잇따른 실수가 더 두드러지면서 새누리당이 초반 열세를 만회한 듯했다. 그러더니 지난 주말 야권연대 성사로 야권이 다시 반전을 꾀하게 됐다. 이처럼 판세가 그때그때 출렁이긴 하지만 아직 어느 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진 않고 있다. 유권자들이 다음 정권 선택의 성격도 띤 이번 총선의 중요성을 그만큼 무겁게 받아들여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야권 연대가 이번처럼 전국적으로 이뤄진 것은 총선 사상 처음이라고 한다. 야권은 이번 연대로 일단 새누리당보다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는 평가가 많다. 야권은 단일대오를 짰지만 여권은 새누리당, 자유선진당, 박세일 씨의 국민생각 등으로 쪼개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수도권 경합지역에서 야권 연대가 위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야권 연대가 장밋빛 일색인 것만은 아닐 것이다.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하거나 야권연대로 공천을 받지 못한 후보들의 무소속 출마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또 성향이 다른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이 정책에서 어떻게 연대하느냐도 지켜볼 문제다. 노무현 정부 때 작품인 한미 FTA와 제주 해군기지 등 민감한 외교 안보 분야에서 민주당이 벌써부터 진보당의 눈치를 보며 끌려 다닌다는 얘기가 나온다. 자칫 진보 표를 얻으려다 중도 표를 잃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여야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4·11총선 정책선거실천 협약식을 갖고 정책 경쟁을 다짐했다. 이번 선거는 지난 재·보궐 선거에서 이미 의제로 떠오른 복지 논쟁을 확대하는 동시에 집권 세력의 실정을 검증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정책선거로 흘러가야 한다. 이제 공천도 끝나가는 만큼 여야가 민생을 살리기 위한 정책 선거로 방향을 바꾸어 나가길 기대한다. 곧 시작할 비례대표 공천에서도 새로운 피가 대거 수혈되길 바란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참신하고 새로운 인물들이 선보여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지역구 공천에서 속이 상한 유권자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다. 12월 대선의 전초전인 이번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나라를 맡겨도 좋다는 믿음을 보여줄 것을 각 정당과 후보들에게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한시라도 잊지 말기 바란다.

2012-03-13

포항상의 변화와 개혁이 필요하다

지난 1954년 정부로부터 정식 승인을 받고 출범한 포항상의가 올해로 58년째를 맞고 있다. 그동안 130~150억원대의 외형적 성장은 물론 연간 예산도 60억원대에 이르는 경북도내 최대 조직으로 성장했다. 또한 포항상의 회장은 각종 크고 작은 행사의 주요 내빈으로 초청되는 등 그 위상이 크게 격상됐다. 오늘날 포항상의가 이처럼 급성장하게 된 배경에는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공단 내 회원업체와 지역 기업들의 적극적인 협력이 없었다면 가능했겠는가.하지만 포항상의는 아쉽게도 지역 상공인들로부터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 오고 있다. 포항상의가 하는 일은 새해 신년교례회를 비롯 1년에 몇번의 유명인사 초청세미나를 겸한 조찬간담회, 해외경제교류단 파견, 경제지표조사, 노사정협력, 지역기업인력채용사업, 회원사 지원 등 그 나름대로의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자격(매출액 기준)이 안된다는 이유 때문에 회원사로 참여하지 못하는 영세 소상공인들에게는 눈을 돌리지 못하고 있다. 회비를 납부하는 회원업체끼리만 공유하는 `그들만의 잔치를 벌여왔다`는 지적이다. 그러다보니 상의에 가입하지 못하는 도소매업종 등의 영세 소상공인들은 상의로부터 재정적 지원이나 혜택은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 포항상의는 지역의 상공계 저변에 깔려있는 다양한 목소리를 아우르지 못하는 기형적인 조직을 갖고 있다. 그 때문에 일부 특정 업종에 치우친 대기업 위주의 상의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이제 포항상의도 외형적으로 성장한 만큼 지역의 영세 소상공인들이 내는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들의 애로사항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그들을 도울 수 있는지, 상의가 지원해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 다양한 각도에서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만 상의의 근본 취지인 상공인들의 대변기관 역할에 충실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의 철강, 건설 등 편중된 업종에서 탈피해 도소매, 운송·물류 등 다양한 계층이나 업종에서 상공의원을 배출시켜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포항상의 사무국 조직도 이제 시대에 맞게 변해야 한다. 20~30년 동안 큰 틀의 변화 없이 사무국이 운영돼 오다보니 전반적으로 조직에 활력이 떨어지고 직원들도 매너리즘에 빠져 있다는 것. 변화와 개혁이 요구되는 것이다. 차기 회장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바로 이 문제다.

2012-03-12

임종석·나경원 낙마와 공직자 도덕성

민주통합당 임종석 사무총장이 9일 당직 사퇴와 함께 4·11 총선 후보 공천을 결국 포기했다. 임 사무총장의 결심은 이해찬·문재인 상임고문 등 `혁신과 통합` 상임고문단이 긴급회동을 갖고 비리 연루자들의 총선 불출마를 촉구한 지 하루만에 이뤄진 것이다. 임 총장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것과 관련해 한명숙 대표가 그를 사무총장에 발탁한 지난 1월부터 제기돼왔다. 결국 임 총장은 당안팎의 거센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고 서울 성동을 총선 후보직까지 사퇴하는 독배를 마시게 됐다. 임 총장이 이날 사퇴 기자회견에서 결백을 항변한 불법 정치자금 수수혐의는 앞으로 재판과정에서 유·무죄 여부가 판가름날 것이며 그 결과에 따라 그의 정치운명도 좌우될 것이다. 하지만 민심과 상식의 잣대를 적용할 때 그의 사무총장 발탁과 총선 후보 공천은 애초부터 무리였다는 것이 일반적인 판단이다. 더욱이 한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주창한 `공천혁명`과도 부합하지 않다는 점에서 임 총장의 선택이 비록 실기는 했지만 올바른 결정으로 판단된다.하지만 한 대표는 “그가 진실하다는 믿음에 변함이 없다”며 사무총장직 사퇴를 반려함으로써 논란의 소지를 말끔히 해소하지는 못했다. 한 대표가 사무총장 인사권을 갖고 있어 `법적` 사퇴는 당분간 이뤄지지 않을 것지만 임 총장의 반려 의사를 수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관심의 초점은 이른 바 `친노(친노무현) 세력`의 내부 갈등에 모아지고 있다. 친노의 대표주자격인 한 대표와 이해찬 전 총리, 문재인 당 상임고문 사이에 형성된 냉기류가 향후 공천과정에서 여하히 봉합될 것이냐는 것이다. 특히 이 전 총리는 임 총장 사퇴 불가피론을 제시하면서 탈당 가능성까지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비록 사안의 성격이 다르지만 `기소청탁` 논란 끝에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새누리당 나경원 전 의원과 임 사무총장의 낙마를 계기로 선출직 공직자의 도덕성을 재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국무위원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 과정을 굳이 돌이켜보지 않더라도 임명직과 선출직을 불문하고 공직후보자의 도덕적 기준이 강화되지 않고서는 공정사회의 기치는 한낱 신기루에 불과할 수밖에 없다.

2012-03-12

북한 권부에 대한 자세는 강경해야

김정은 체제의 북한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특히 북한은 미국을 향해서는 `핵을 포기할 수 있다`는 자세 변화를 취하면서도 대한민국에 대해서는 매체를 통해 위기상황을 조장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 등 이중성을 띠고 있기에 우리가 더욱 경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북한은 최근 김정은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평양에서 15만 군중대회를 열거나,사격 표적지에 이명박 대통령과 김관진 국방장관 이름을 붙이는 등 호전적 자세는 여전하다.더욱이 군 수뇌부가 연일 서해안 등 최전선을 방문하고 있다.그렇다면, 북측의 남한에 대한 시각은 대화의 상대가 아닌 경쟁 상대 즉 `적국`으로 간주하고 있는 셈이다.김관진 국방장관은 지난 7일 서해 연평도 해병부대를 방문해 “최근 북한의 수사적 위협과 포병 사격훈련,김정은을 비롯한 북한 지도부의 군부대 방문 횟수가 대폭 증가한 것은 북한의 군사력 승계가 완전하지 않다는 방증”이라고 밝혔다.김 장관은 또 “북한은 김정은의 지도체제 조기정착과 내부의 불안정한 갈등요인을 해소하기 위해 반드시 철저히 계산된 대남 도발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김대중 정부나 노무현 정부 때 우리 군의 위기상황 대응방법은 `선보고 후조치`였다.때문에 `천안함 폭침`이라는 군 역사의 오점을 남기기도 했다.이제 우리 군의 북 군사도발에 대한 대응조치가 `선조치 후보고`로 급변되면서 군의 사기 또한 한층 더 충만될 것은 분명하다. 김정은이 인민군 최고사령관에 오른 뒤 1월 한 달 동안 벌인 14건의 공개활동 가운데 10건이 군 관련 단위 시찰인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북은 항시라도 남한에 도발할 수 있다는 전력 점검으로 분석된다.오는 26일 핵 안보정상회의와 총선 이어 연말에는 대선까지 국내 정치적 변동기를 겪는다.이로인해 북측이 김정은 체제 과시를 위해 도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따라서 우리 군과 정부는 천안함 폭침 사례를 되새기면서 북이 오판할 허점을 보여서는 안 되며, 만일 도발 시 강력하게 응징하겠다는 자세를 취해야 할 것이다.

2012-03-09

신청후보 반발부른 여야 공천

여야가 심각한 공천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공천 작업이 종반으로 치닫고 있지만 곳곳에서 파열음만 들린다. 새누리당에선 4년 전 친이(친이명박)계에 공천 학살을 당했던 친박(친박근혜)계가 이번엔 거꾸로 철저히 보복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진흙탕 계파싸움이 볼썽사납기만 하다. 민주통합당에서도 친노계 쏠림이 지나쳐 당내에서조차 `공천 실패론`이 제기될 정도다. 여야 모두 공천쇄신이나 공천혁명을 다짐했지만 실상은 과거와 달라진 것이 없어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참신한 인물 영입은 찾아보기 어렵고 계파공천 등 신물 나는 정치공학만 난무한다. 무소속 출마 불사를 위협하는 소리도 여전하다. 4년 전과 조금도 달라진 게 없는 것이다.새누리당 친이계 좌장 격인 이재오 의원은 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감정적 보복적 공천을 하지 말라”고 말했다. 전날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공천위가 엄격한 기준에 따라 심사하고 있다”면서 “친이 친박 개념은 아주 없었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한 데 따른 반박회견인 셈이다. 지금까지 확정된 공천자 면면을 보면 `친이계 학살`이란 탈락자들의 반발이 근거 없는 말이 아니다. 이재오 의원만 빼고 친이계 대부분을 도려낸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후보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30% 이상 앞서는 친이계 현역의원이 친박성향 후보에게 밀렸다는 뒷말도 나온다. 탈락한 친이계 의원들이 집단행동에 나설만한 상황이다. 이재오 의원도 공천반납설은 부인했지만 “최종입장은 공천이 마무리된후 밝힐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민주통합당은 공천 후유증으로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다. 1월 통합 전당대회이후 추월했던 새누리당에 다시 역전당했다. 민주당에서 `공천 실패론`이 대두된 것은 무엇보다 유죄판결을 받거나 불구속 기소된 친노 인사들을 우선적으로 공천하는 오만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탈락자들의 반발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호남탈락자들은 무소속 출마를 결행하려 하고 있다. 모바일 경선 후유증으로 후보자 간 고소·고발이 20여 건에 달했다. 또 서울의 한 지역구에 공천 신청했던 후보가 수면제를 다량 복용한 상태에서 발견돼 음독설까지 나왔다. 리더십이 흔들리는 한명숙 대표는 야권연대 타결로 돌파구를 찾으려 한다고 한다. 하지만 통합진보당에 양보한 지역구에서 기존 민주당 후보들보다 못한 인물들이 나와서는 국민지지를 얻을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12-03-09

아름다운 승복

4·11 총선의 정당별 후보자를 정하는 경선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총선 정국이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새누리당 정서가 지배적인 대구 경북지역은 새누리당 예비후보자간의 공천 경쟁이 본선보다 더 치열하다. 새누리당 공천은 곧 당선이란 인식 때문에 예비후보자들은 공천 경쟁에 사활을 걸다시피 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지난 6일 공천확정지역을 비롯해 경선, 전략공천, 미확정지역 등으로 분류해 제2차 공천결과를 발표했다.상당수 현역의원들이 탈락하거나 경선 및 전략공천 지역에 포함되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공천에서 배제된 대다수 예비후보자들의 반발도 만만찮다. 대부분이 공천심사위원회의 공천기준과 평가가 공정하지 못했다고 항의하고 있다. 하나같이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해 유권자들에게 정당한 심판을 받겠다고 벼르고 있다. 매번 선거 때마다 되풀이 됐던 일로 패배에 승복하지 않는 정형화된 선거 패자의 모습을 우리는 또다시 보고 있다.정정당당한 승부, 페어플레이의 본보기로 스포츠 경기의 사례를 든다. 선거 역시 스포츠 경기처럼 선거법이란 정해진 규칙에 따라 진행되는 일종의 스포츠 경기이다. 공천심사위원회가 나름의 경기 규칙을 만들어 경기를 진행했고 승자와 패자가 결정됐다.공심위는 이미 공천을 접수할 때 공천기준과 심사방법, 진행규칙 등을 제시했고 공천 참가한 후보자들은 경기규칙에 따라 페어플레이를 할 것을 약속한 것과 다름이 없다. 스포츠 경기에서도 오심이 있지만, 그 역시 경기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인다. 정당의 공천 경쟁 역시 언제나 정당한 민주주의 절차와 합리성, 객관성을 근거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더러 오심도 있기 마련이다. 경선 불복은 그런 의미에서 정당한 문제제기일 수도 있지만 이미 결정 난 승패를 뒤집겠다며 재경기에 나서는 것은 페어플레이 정신에 어긋난다. 오심 때문에 졌다고 느끼는 입장이면 분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 사회를 지탱해주는 질서와 규칙이 더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승복(承服)은 `어떤 주장이 옳다고 생각할 때 자신의 주장을 버리고 따르는 행위`라고 사전에 풀이돼 있다. 결국, 승복은 자신의 주장을 접고 상대를 인정한다는 뜻이 되고, 그것은 진정한 배려가 없으면 수용하기 어렵다.패인을 `내 탓`에서 찾고 상대를 인정하는 승복은 진정한 용기가 필요다. 패자의 아름다운 승복은 우리 사회에서 진정한 승자로 박수를 보내야 할 것이다.

2012-03-08

`기소 청탁` 의혹 진실 규명해야

새누리당 나경원 전의원의 남편인 김재호 판사가 부인을 비난한 누리꾼을 기소해달라는 청탁을 박은정 검사에게 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이 논란은 한 시사주간지 기자가 지난해 10월 인터넷 팟캐스트 라디오 `나는 꼼수다`에서 김 판사가 한 서부지검 검사에게 이 누리꾼의 기소를 청탁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내용은 김 판사가 지난 2005년 일본 자위대 행사장을 찾은 나 후보를 허위사실로 비난하는 글을 올린 누리꾼을 기소해달라고 검사에게 청탁했다는 것이다. 문제의 검사는 박은정 검사인 것으로 최근 밝혀졌다. 나 전 의원 측은 이 시사주간지 기자를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했고, 기자 역시 같은 혐의로 맞고소한 상태다. 당사자인 박 검사는 이 의혹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다 최근에야 경찰에 A4 용지 한 장 반짜리 진술서를 제출했다. 일각에서는 박 검사가 김 판사로부터 기소청탁을 받았다고 진술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처음 의혹이 제기된 이후 벌써 몇달째 진실게임이 벌어지고 있으나, 당사자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있다. 답답한 일이다.박 검사는 진술서에서 김 판사가 검찰이 기소해주면 법원이 다음은 알아서 하겠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신에 이어 이 사건을 맡았던 최영운 검사에게 이 같은 부탁을 전달했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작 최 검사는 기소청탁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사건에 대한 당국의 수사가 지지부진하면서 의혹이 해소되기는 커녕 오히려 증폭되고 있다. 수사가 시간을 끌면서 일각에서는 나 전 의원에 대한 명예훼손 재판의 공정성을 의심하는 주장까지도 나오고 있다. 이 재판은 자신의 블로그에 `친일파 나경원, 이완용 땅 찾아주기 등 친일에 앞장섰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한 누리꾼에 대한 것이었다. 명예훼손으로 고발당한 이 누리꾼은 1, 2심을 거쳐 대법원에서 벌금 700만원의 형이 확정됐다. 굳이 청탁을 하지 않아도 기소될 만한 사안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김 판사가 청탁을 했다면 그가 왜 그런 무리수를 두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또 만일 그가 “검찰이 기소하면 다음은 법원이 알아서 하겠다”고 말했다면 법원쪽에 어떤 청탁을 했는지도 역시 밝혀져야 한다.

2012-03-08

독도를 정치에 이용 말라

최근 전 문화재청 간부출신 엄모씨가 독도 대포(大砲)에 대해 문화재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과 관련, 찬반 논란이 뜨겁다. 엄 씨가 왜 이 시점에서 그 같은 주장을 했는지, 또 실효성 있는 주장인가 먼저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엄 씨는 모 정당 국회의원 예비후보다.그런데 언론에 공개된 내용을 보면 정치적 경향이 짙다. 독도의 대포는 엄 씨에 의해 최초로 공개된 것이 아니라 항상 공개돼 있다. 대포가 설치된 곳에 독도경비대원이 입초를 서고 있어 높은 분이나 취재 기자들은 늘 들리는 장소다. 또 지난해 2천799명, 2010년 3천266명은 일반 관광객과 달리 입도해서 독도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이들은 모두 대포가 있는 쪽에 갈 수 있다. 항상 공개된 독도시설물이다. 따라서 엄 씨에 의해 최초 공개됐다는 것도 황당한 이야기다. 최근 주위 붕괴 위험이 있어 가능하면 출입을 통제하고 있을 뿐이다.독도는 전역이 천연기념물 336호로 보호받고 있다. 따라서 문화재청의 형상변경허가가 없으면 어떤 것도 할 수 없다.독도에 국기 게양대를 세우고자 경상북도와 울릉군이 문화재청과 몇 년 동안 줄 달리기 하다가 겨우 설치했다. 굳이 문화재로 보호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보호를 받는다. 그는 또 “경상북도가 독도주권 강화를 위해 `정주마을`을 만든다고 해서 실익도 없고 생태계만 파괴할 뿐이라 반대한 바 있다”고 했다.경북도, 울릉군이 실효적지배 강화를 위해 독도입도객지원센터건립을 추진했으나 예산을 확보하고도 문화재청이 3년동안 형상변경을 해주지 않았다. 섬의 지위를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사사건건 문화재청이 제동을 걸고 있다.국제법에서 경제활동, 주민거주 등 실효적 지배가 대륙붕은 물론, 배타적 경제수역(EEZ)경계 지위를 받을 수 있다.일본은 동경에서 남쪽으로 1천740km 떨어져 있는 오키노도리시마라는 파도 치면 새도 앉을 수 없는 작은 암석에 빔을 박아 배타적 경제수역 43만 k㎡(통일 한국의 두 배)를 보유하고 있다.하지만, 독도는 섬의 지위를 받지 못해 일본과 배타적 경제수역 한국 경계가 울릉도에서 시작한다.그런데 문화재청 고위 간부 출신이 정주 여건조성을 반대했다니 매국노다. 독도는 국민의 자유로운 왕래, 경제활동, 사람이 사는 것만이 확고한 우리 땅이 될 수 있다.이제 누구도 제발 독도에 대해 정치적인 발언을 하지 않는 것도 독도를 지키는 길이다.

2012-03-07

선거사범 양형기준 강화 의미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4·11 총선을 앞두고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유권자 또는 다른 후보자를 매수하는 후보자에게 징역형까지 선고하도록 하는 등 각종 선거사범들에 대한 양형기준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양형위가 이날 결정한 사안들 중에는 후보자 매수나 후보자측의 기부행위 금지위반 등의 행위들을 더욱 엄단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주목할만한 것은 인터넷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한 허위사실 공표 등에 대해 당선무효형 이상을 선고하는 엄정한 양형기준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양형위는 또 선거범죄 유형별로 당선 유·무효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세부적인 벌금형 양형기준을 마련하되, 상대적으로 중한 선거범죄 유형에 관해서는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벌금형(100만원)을 넘어 징역형까지 권고하는 양형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그동안 선거사범들에 대한 선고형량이 너무 가볍다는 비판이 있었던 만큼 이번 결정은 때늦은 감도 없지 않다. 이것은 앞으로 우리의 혼탁한 선거풍토를 바로잡는 출발점이 돼야한다. 아직도 공정선거, 깨끗한 선거를 위해 할 일이 많다는 얘기다.양형위의 이번 결정은 무엇보다도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혁신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4·11 총선을 앞두고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그리고 인터넷 등이 빠른 정보 확산 속도 때문에 유력한 선거운동 수단으로 등장하고 있고 그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작용은 지난해 10월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이미 나타났다. 나경원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연회비 1억원짜리 호화 피부과를 이용했다는 한 시사주간지의 오보가 선거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앞으로는 SNS 등 새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통한 허위정보 유포 또는 흑색선전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공정 선거의 관건이 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인터넷과 SNS를 통한 허위 사실 공표 등의 행위를 당선무효형 선고 등으로 엄정하게 처벌한다는 방침은 당연한 것이다.그러나 대법원이 양형기준을 확정한다해도 일선 판사들이 적극적으로 이 기준을 지키면서 선거재판의 절차와 기간 등에 대해 개선의지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2012-03-07

여야 공천, 국민평가에 달려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중간 공천결과가 발표되면서 여야의 공천반발이 현실화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5일 대구 중·남구와 동구갑, 서구, 북구갑, 달서갑 등 5곳을 포함한 전략지역 13곳을 의결했다. 지난달 27일 1차 공천발표에서 전략지역으로 선정된 달서을과 불출마를 선언한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지역구인 달성군 등을 포함하면 대구 지역구 12곳 중 절반 이상에서 현역 물갈이가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당초 우려했던 대로 70%에 가까운 지역구가 물갈이될 것이란 전망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이날 발표된 대구 전략지역의 상당수가 현역 25% 컷오프에 해당되는 것으로 알려져 추후 공천결과에 따라서는 현역의원들의 반발 및 무소속 출마도 잇따를 전망이다.대구 북구갑의 친이계 이명규 의원은 “명확한 근거도 없이 전략지역으로 선정하는 것은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반발했고, 배영식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중·남구 당원협의회도 공천위의 전략지역 선정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낸 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당원협의회 소속 시의원과 구의원 탈당을 불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야당인 민주통합당 역시 이날 `텃밭`인 호남 물갈이 공천을 시작으로 4·11 총선의 인적 쇄신을 본격화했다. 호남권 현역의원 29명 중 김영진 강봉균 최인기 김재균 신건 조영택 의원 등 6명을 공천에서 탈락시키는 등 호남 물갈이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불법 선거인단 모집 사건으로 무공천 지역이 된 광주 동구 박주선 의원과 불출마를 선언한 박상천 장세환 의원을 고려하면 현역 물갈이 비율은 31.0%로 높아진다. 더구나 수도권에 출사표를 던진 정동영 정세균 김효석 유선호 의원까지 포함하면 전체 호남 지역구 교체비율은 44.8%로 올라간다. 다만 지역구 교체비율이 올라갈 수록 당내 반발은 커져만 가고 있다.지금 여야는 모두 뚜렷한 명분이나 검증, 원칙을 제시하기보다 객관성이 보장되지 않은 애매모호한 여론조사나 맹목적인 물갈이, 공천 개혁을 앞세운 주도권 경쟁 또는 실적 위주의 공천에만 골몰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인상이 짙다.아귀다툼처럼 혼란스러운 총선에서 이들의 반쇄신 반개혁적 정치를 심판하는 가장 큰 최후의 보루는 역시 국민뿐이다. 정치 개혁은 결국 깨어 있는 유권자들의 몫이다.

2012-03-06

명명백백 규명해 프로야구 새출발 해야

프로야구 투수들이 마운드가 아닌 검찰청에 줄줄이 `등판`했다. 그리고 완강히 부인하던 승부조작 개입 혐의를 결국 시인했다. LG트윈스의 박현준 선수와 김성현 선수 얘기다. 이중 김성현 선수는 구속됐고, 박현준 선수는 불구속 상태에서 추가수사를 받고 있다. 프로야구계는 물론 스포츠계 전반이 충격의 나락으로 더욱 깊숙이 빠져드는 느낌이다. 파장은 여기서 그칠 것 같지 않다. 검찰은 혐의가 드러난 LG 이외에 3~4개 구단, 4~5명이 경기조작에 더 연루됐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즌 개막을 앞둔 프로야구계로선 전전긍긍하지 않을 수 없다.프로야구계의 승부조작설이 나온 건 이미 오래됐다고 한다. 프로축구 승부조작 수사가 한창이던 지난해부터 “프로야구에도 승부조작이 있다”는 말들로 설왕설래했다. 하지만 프로야구계는 진상파악보다는 파문 확산이 두려운 나머지 쉬쉬하고 말았다니 실로 안타깝다. 스스로 바로잡을 수 없는 잘못은 외부에서 강제로 바로잡게 할 수밖에 없어서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게 된 형국이랄까. 그 사이에 조작은 은폐·확대됐고, 선수들은 무감각해진 죄의식 속에 브로커 등 조작집단과 한통속이 됐다. 투수뿐 아니라 타자도 조작에 가담했을 개연성이 크다고 하니 파문이 어디까지 번질지 알 수 없다.더욱 한심한 것은 약점이 잡힌 선수가 브로커가 원하는 대로 질질 끌려 다니기까지 했다는 사실이다. 검찰은 구속된 김성현 선수의 경우 브로커와 한 집에서 동거까지 하며 다른 선수들과의 매개 역할을 하진 않았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한다. 그뿐 아니다. 경기조작에 실패한 뒤에는 브로커의 협박과 공갈에 시달려야 했고, 급기야 자신이 받은 사례금에다 집 보증금까지 보태 3천만원을 뜯겨야 했다. 이쯤 되면 선수는 브로커의 하수인이나 다름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수가 막전의 주인공이라면, 브로커는 막후의 실력자였던 셈이다. 상황이 이 지경이 되도록 구단들은 한밤중이었다니 구단의 존재이유를 근본적으로 회의케 한다.올해 프로야구 시즌 개막을 한 달여 남겨두고 있다. 이에 앞서 오는 17일에는 LG-삼성전 등 4개의 시범경기가 열릴 예정이다. 하지만 프로야구계로선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랄까. 국내 프로스포츠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종목인지라 대잔치를 앞두고 더욱 썰렁한 불안감 속에 휩싸일 수밖에 없어 안타깝다. 검찰은 수사확대에 박차를 가해 의혹을 신속히, 그리고 명명백백하게 규명해주기 바란다. 환부를 깨끗이 도려냄으로써 시범경기 때부터는 프로야구가 새출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012-03-06

기업들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 참여를

대구지역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 참여율이 저조하다는 통계가 나와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물론 어려운 경제사정을 감안하면 어쩌면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여지지만 그래도 기업의 도덕적 책무는 나눔과 베품이다. 대구상의가 최근 대구지역 100대 기업들의 사회적 공헌도를 조사한 결과 절반이상인 55.1%의 기업이 매출액의 0.1%미만을 사회공헌 사업비로 지출했다고 한다. 0.1~0.2%미만이 16.3%, 0.2~0.3%미만은 12.2%로 조사됐다. 기업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의 도덕적 책무)가 심각하다는 얘기다. 이같은 결과에 시민들과 사회단체들은 기업의 도덕적 책무를 다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외국의 사례를 보듯 사회적 강자인 기업은 그 지역을 바탕으로 성장한 만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상응하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기업들이 사회공헌 활동에 선뜻 참여하기 어려운 대목도 경영여건(40.6%) 때문이다. 사회공헌에 대한 기업의 이해부족(21.7%), 법적·제도적 보상 부족(17.4%), 관련 인력부족(15.9%) 등도 난제로 나타났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기업들 상당수(71%)가 어떤 식으로든지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기업의 주요 사회공헌분야는 사회복지가 85.7%로 가장 많았고, 장학(교육) 42.9%, 환경보호 24.5%, 문화·스포츠 16.3% 등으로 나타났다. 또 사회공헌 방식으로는 사회단체·불우이웃에 직접기부가 77.6%, 봉사단 운영 42.9%, 재단설립 28.6%, 학교나 행정기관을 통한 후원 24.5% 등이었다. 사회공헌이 기업이나 제품의 이미지 상승에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는 비중이 34.7%였고, 그렇지 못하다는 부정적 반응은 28.6%에 그쳐 긍정적 분위기가 우세했다. 다시말해 여건만 되면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싶은데 어려운 경제사정 때문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지역 기업들의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사회공헌에 참여한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보다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정부의 정책적인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 삼성, 현대, 포스코 등 대기업들이 앞다퉈 기부 및 사회공헌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 기업의 도덕적 책임인 사회공헌 활동은 이제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적 흐름이자 트렌드다. 기업이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바탕도 바로 지역사회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2012-03-05

농협 신용-경제분리 계기 거듭나야

농협중앙회가 2일 재탄생 했다. 우여 곡절 끝에 신용사업(금융)과 경제사업(유통·판매)을 분리해 새롭게 출범한 것이다. 농협 조직으로서는 51년 만의 대개편이다. 이번 개편으로 농협중앙회는 농산물 판매·유통 업무를 맡는 `농협경제지주회사`와 은행·보험 기능을 전담하는 `농협금융지주회사`로 분리된다. 농협은 경제부문에서는 판매농협의 토대를 구축하고, 금융부문에서는 국제수준의 협동조합 금융그룹으로 변모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민간 기업과의 본격적인 경쟁이 예상된다. `거대공룡`으로 비유돼온 농협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인력 구조조정을 비롯한 내부 개혁에 속도를 내야할 것이다.지금의 농협은 1961년 농업은행과 농업인 자조 조직인 농업협동조합이 합쳐져 탄생했다. 하지만 이후 경제사업은 만성적인 적자구조를 보인 반면 신용사업은 엄청난 수익을 내면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농민들로부터 `농협이 농민을 지원하기보다 돈놀이에 열중하고 있다`는 불만이 쏟아져나온 것이다. 신경분리가 힘을 얻게 된 것도 이러한 구조적 문제 때문이었다. 두 사업을 분리시켜 농협의 본업인 경제사업을 활성화시키고, 매년 수천억원을 경제사업 지원에 내놓는 신용사업도 정상화하자는 것이 근본 취지다. 정부는 지난 94년부터 신경분리를 정책으로 추진했으나 자본확충 재원문제, 정치권의 이견, 농협중앙회 노조의 반발 등으로 무려 18년간을 끌어오게 됐다. 신경분리를 계기로 농협이 농업인을 위한 조직으로 다시 태어나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농협금융지주는 자산 규모가 240조원에 달해 국내 5번째로 큰 금융지주회사가 됐다. 이번 개편으로 신설되는 은행, 생명보험, 손해보험과 함께 기존 금융관련 자회사 7곳을 거느리게 된다. 농협경제지주도 기존 경제 관련 자회사 13개를 편입하고 중앙회가 맡은 판매·유통 등 경제사업을 오는 2017년까지 단계적으로 맡는다고 한다.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해 6조원을 투입하는 한편 직영하나로마트를 크게 늘리고 영세한 지역농협하나로마트 2천70개를 대형화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신경분리의 목적은 농협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익을 확대해 농민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신경분리는 개혁의 시작일 뿐이다.

2012-03-05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경주로 연결해야

`핵안보정상회의`가 오는 26,27일 이틀간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열린다.서울 핵안보정상회의는 전세계 50여 국가 정상들과 국제기구 대표들이 참여해 핵테러 방지, 핵물질 안전관리 등 국제사회가 당면한 핵안보 과제들에 대해 공동의 지혜를 모으고 그 해법을 논의하는 자리다.또한, 이 정상회의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원자력 안전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국제적인 협력 방안도 논의된다.핵안보정상회의의 기본 취지가 `핵 테러`를 막는 것이지만, 그 이면에는 원자력을 평화적으로 이용하자는 것이다.따라서 이 핵안보정상회의가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이명박 대통령도 “서울 정상회의가 핵안보를 위한 분명한 비전을 제시하고 국제사회가 실천해야 할 과제들을 도출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다”고 밝힌바 있다.특히 서울 정상회의는 규모(참가국 50개국) 면에서도 역대 최대지만,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글로벌 이슈에 대응하는 리더쉽을 발휘하는 위치를 확보했기 때문이다.그리고, 국제 안보 논의에 있어 한국이 미국과 3차 개최예상국인 유럽사이에서 중간역할을 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가 `핵 강국`임을 인정받는 동시에 핵 문제에 대해서도 제 목소리를 내는 위상을 가졌다는 것이다.이를통해 통해 각국 정상들에게 대한민국의 발전상을 보여주는 등 이중 삼중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는 원자력을 주 에너지원으로 택하고 있다.현재 우리나라는 월성원전을 비롯 영광,고리,울진 등 4개 원자력발전소에서 총 21기가 가동되고 있으며,발전량 규모는 전 세계 5위로 `원전강국` 반열에 서 있다.특히, 경주 월성원전의 경우 국내 유일하게 `가압중수로형`과 `경수로형`이 함께 가동되는 등 국내 원전의 모델 케이스이기도 하다.때문에 년간 방문객만 해도 11만명이 넘고,외국 원전 관계자들의 필수 방문시설이기도 하다.그래서 이번 정상회의도 중요하지만 정부는 외국 정상들에게 역사와 원전문화가 공유하는 경주방문을 요청할 필요가 있다. 또, 대한민국의 원전산업 대표지인 경주에는 신라천년의 불교역사와 원전과 방폐장 시설까지 함께 어우려져 있는 지자체이다는 것을 이번 기회를 통해 적극 홍보할 것을 주문한다.

2012-03-02

가정상비약 편의점 판매 무산 위기

국민들이 고대해온 가정상비약의 약국외 판매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국회 때문이다. 국회는 지난 27일 법제사법위원회를 열었으나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약사법 개정안 등 일부 안건의 통과가 무산됐다. 이에 따라 감기약 등 편의점 판매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약사법 개정안은 표류가 불가피해졌다. 법사위 측은 3월 초에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어 법안을 차질없이 통과시키겠노라고 했지만 이 또한 가봐야 알 일이다. 설사 법사위를 통과해도 본회의가 열리지 못하면 만사휴의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국회가 해온 걸로 봐서 본회의 통과까지 이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지극히 회의적인 전망이 많다. 여론의 뭇매를 맞아도 시원치 않은 18대 국회의 자화상이다.총선을 코앞에 두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금의 국회는 너무 심하다. 엊그제 법사위 무산은 소속 의원들이 `지역 일정`을 이유로 들어 법안 심사 자리에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야기되지 않았던가. 입으로는 국리민복을 외치지만 몸으로는 자기안위를 도모하기 급급하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물론 총선이 임박했다는 점에서 제 코가 석 자라는 현실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나 백보 양보하더라도 제게 주어진 일은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마땅하다. `지역 일정으로 바빠서`라면 국회 내 의정활동은 부차적인 일일뿐이라는 얘기인가. 그동안 약사법 개정안 상정에 마뜩지 않은 듯 미적지근한 자세를 취해오던 의원들이 애초부터 처리할 뜻이 없었던 것 같다는 의심과 푸념은 그래서 나온다.누차 강조하거니와 국회는 국민의 의사와 이익, 편의를 무엇보다 우선하여 고려해야 한다. 민의존중이 첫 번째라는 것이다. 여기서 벗어날 때 국회는 자기존재를 스스로 부인하는 셈이 되고 만다. 실제로는 민생을 외면하면서 길거리에서는 한 표를 달라고 호소한다면 이는 후안무치(厚顔無恥)요 면후심흑(面厚心黑)이다.제 할 일을 제대로 한 연후에 다시 한번 밀어 달라고 요청하는 게 당연한 도리 아니겠는가. 정부의 예정대로 오는 8월부터 가정상비약을 국민들이 편의점에서도 살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국회가 소임을 다해주기 바란다.

2012-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