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자금 부족, 출산과 육아 부담, 결혼에 대한 필요성 느끼지 못함, 불안정한 일자리로 인한 선택적 비혼….20대 후반부터 30대의 미혼이라면 가족과 친척을 넘어 지인들에게도 ‘언제 결혼하느냐’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다. 학원 강사인 시민기자는 이제 학원 아이들에게도 자주 듣는 말이 되었다.“선생님 남자친구 있어요?”“응, 있지.”“거짓말하지 마세요. 있으면 결혼했겠지. 왜 결혼 안 해요?”“선생님이 결혼을 하려니 돈이 부족해요. 영훈이가 좀 보태주면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좀 보태줄 마음이 있나?”“제가 왜 보태줘요. 그럼 돈 있으면 결혼 할 거예요?”“근데, 선생님이나 선생님 남자친구나 30년 넘게 다르게 살아왔는데, 같이 살면 서로 너무 달라서 맨날 싸우면 어떡하지?”“맨날 싸우면 그냥 맨날 싸우면 되는 거죠. 우리 엄마, 아빠도 자주 싸워요.”“그럼 애기를 낳았는데, 영훈이처럼 말 안 듣고 맨날 용돈 달라고 하면 어떡해?”“저 엄마 말 잘 들어요. 학원에서만 그렇지. 그리고 용돈은 심부름 할 때마다 준다고 하면 되죠.”“그러면 선생님 애기 키우느라 영훈이랑 수업하러 못 와서 돈도 못 벌면 어떡하지?”“에이, 그야 벌어놓은 돈으로 아껴 쓰면 되죠. 그리고 선생님 애기가 저처럼 크면 다시 일하면 돼요. 우리 엄마도 일해요.”“그런가? 그래도 결혼하기 싫으면 어떡하지?”“선생님, 그럼 남친이랑 왜 사겨요. 남자친구 불쌍해요. 빨리 헤어지세요.”아이들 이야기에 틀린 말이 하나도 없다. 하지만 결혼이 부담으로만 느껴지는 20, 30대 층에서 선택적 비혼이 늘고 있다.‘연애는 좋은데, 결혼은 싫어.’, ‘외롭긴 하지만 그걸 결혼으로 극복하고 싶진 않아.’라고 생각하며 자기 개발이나 취미활동, 반려동물 키우기와 같은 방법으로 결혼 이외의 자신의 길을 걸어간다. /김소라 시민기자
2023-12-14